Movie Trailers
OTT 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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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인들만의 문제가 아닌, 범인류적인 문제를 다룬 코미디
영화 좋아한다고 하니 어떤 분이 내게 이 영화를 추천해 주셨다. 다만, 뇌를 빼고 봐야 한다는 조언과 함께. 이 영화는 코미디영화인데 내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나만 이상해지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좋은 인상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보게 되었던 이유는 여성 주연 4명의 개성이 각기 달랐고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들에 대한 생각, 또한 그들 자신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서의 자각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서도 인종적 비주류로 살아본 적 없어서 영화에서 그들을 묘사한 지점이 정확했는지는 알길이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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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에이트 쇼 | 메시지도 이야기도 놓쳐버린 불상사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평범하게 살아가던 '진수'(류준열). 하지만 그는 지인을 따라서 주식에 손을 댔다가 투자한 돈을 다 잃고, 사채업자에게 쫓기던 중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릴 결심을 한다. 그 순간 갑자기 도착한 입금 문자와 게임 참가를 종용하는 메시지. 계좌에 꽂힌 엄청난 액수의 돈에 놀란 진수는 그 자리에서 게임 참여를 결정한다.
3층 카드를 골라 방에 입주한 그는 1분에 3만 원씩 버는 규칙에 놀라고, 다른 참가자 7명, '8층'(천우희), '7층'(박정민), '4층'(이열음), '6층'(박해준), '2층'(이주영), '5층'(문정희), '1층'(배성우)과 안면을 튼 후 게임을 가능한 오랫동안 지속할 규칙을 만들어 간다. 그러나 우연히 갈린 층수에서 비롯된 불평등이 가시화되자 참가자 8명은 서로를 짓밟고 더 많은 돈을 쟁취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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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한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모습
매우 독특하면서도 잔혹하다. 인간의 본성을 끄집어내는데 꽤나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올해 넷플릭스 상반기 라인업 중 '기대작'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The 8 Show'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관상', '더 킹', '비상선언'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기도 하다.
'The 8 Show'는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적절하게 섞어서 드라마로 각색했다. 언뜻 보면 전 세계를 강타했던 '오징어게임'과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 다른 결을 띤다. 매우 정교한 게임 속에서 펼쳐내는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가 강력하게 다가온다.
'아무도 죽지 않고 정해진 시간을 살아내면 그게 곧 돈이다' 게임의 진짜 룰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훅 빠져든다. 이와 함께 인간의 탐욕과 계급적 교만, 갑을 관계 등이 섞이면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심오한 화두를 던지지만 군데군데 웃음 장치로 심어놓으며 블랙 코미디 요소를 완벽하게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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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등한 사회라는 환상
다른 모든 것이 평등하지만, 그 공간에 처음 부여받은 부의 조건이 다르다. 모두가 신사 같은 젠틀함으로 관계를 시작하고 서로를 돌봐주지만, 맨꼭대기 층인 8층이 가진 힘이 그 평등함에 균열을 가한다. 8층에는 가장 많은 돈을 버는 방이다. 그리고 하루 한 번씩 제공되는 물과 도시락 10개가 그 방에 최초로 배달된다. 방 안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아래층으로 내려줘야 모두가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마치 스페인 영화 <더 플랫폼>의 설정처럼 위에서 먹고 남은 음식이 밑에 내려가는 구조다. 그래서 층이 높을수록 더 많은 걸 가지게 된다.
꼭대기 층의 주인인 8층(천우희)은 예측불가능한 인물이다. 그가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자 방문을 걸어 잠그고 식량을 내려보내지 않는다. 그 때문에 다른 층의 사람들은 생사를 위협받게 된다. 그리고 방 안에서 해결하던 대변과 소변 봉투도 아래로 내려온다. 결국 최하층인 1층(배성우)이 그걸 도맡아 처리하지만, 위층에서 내려오는 부담을 아래층이 계속 나눠서 떠안아야 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방 안에서 원하는 물건을 인터폰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 지불해야 할 가격은 실제 금액의 100배 수준이다. 이건 결국 기존에 자본이 많았던 사람들에겐 더 많은 편리함을 누릴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8층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춘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에서 이 과정은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8층은 여왕이 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아래층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물과 음식을 제공받는다. 이 쇼의 기본 룰에 누군가 죽음을 당하면 쇼가 끝난다. 그러니까 8층을 죽인다는 것은 모두가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을 끝내버리는 것이다. 마치 우리 사회의 노동자들이 기업이나 사회의 우두머리를 끝장내면 모두가 돈을 벌 수 없는 혼란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이 쇼는 누군가의 비위를 맞춤으로서 이미 만들어진 계층 사회가 계속 지속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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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라는 불가해한 존재 ‘마이어로위츠 이야기’
어린 시절 상처받은 경험을 객관화해서 말할 수 있게 됐을 때, 심지어 농담의 소재로 삼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더 이상 그 경험에 휘둘리지 않는 어른이 된 게 좋아진다. 어떤 날엔 내가 쓸모 있는 자식이 되어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됐고, 또 어떤 날엔 내 부족함이 엄마를 불행하게 할까 봐 불안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어떤 형태로 내 삶에 관여했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된 지금, 비로소 어린 시절에서 분리되는 통쾌함을 느낀다.
노아 바움벡의 <마이어로위츠 이야기>의 다 큰 남매들도 어린 시절에 관한 불만을 터뜨린다. 이들은 자의식 강한 예술가 아버지로 인해 각기 다른 상처를 받으며 자랐다. 아버지의 작품 활동과 재혼으로 인해 누군가는 방치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과한 관심을 받았다. 부모 자식 관계도 각각의 인간관계라 그 사이에서 주고받는 감정은 균질하지 않다. 아버지 해롤드는 매슈의 이름을 딴 조각 작품을 남겼지만 대니라는 작품도, 진이라는 작품도 남기지 않았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남매들 사이의 질투와 열등감을 유발했고, 여전히 다 큰 어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첫째 아들 대니가 “아빠는 나를 이류 시민처럼 취급했”다고 분통을 터뜨릴 때, 둘째 아들 매슈는 “아빠 관심이 나한테만 집중돼서 내 인생이 개판이 됐”다고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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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유아인만 문제였을까
배우 유아인의 마약류 투약 혐의 건으로 인해 그가 출연하는 작품들은 비상에 걸렸다. 특히 촬영 완료하고 공개를 앞둔 작품들은 이도저도 못하는 매우 난감한 상황인데, 넷플릭스 드라마 '종말의 바보'가 그중 하나다. 한동안 공개 보류했으나 고심 끝에 지난 26일에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종말의 바보'에게서 '유아인 리스크' 여파가 느껴지긴 한다.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를 걷어낼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걷어냈지만, 유아인이 극을 이끌어가는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하윤상 역을 맡았기에 흐름이 툭툭 끊기는 부분도 확실히 있었다.
그러나 유아인 탓만 하기엔 '종말의 바보'의 전반적인 퀄리티에 물음표가 붙는다.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200일을 앞둔 한반도라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되, 긴박한 상황 전개보단 종말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감정호소하는 듯한 휴머니즘으로 풀어내려고 한 것이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시청자들을 유입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1, 2회에서 '종말의 바보'는 임팩트를 심어주기는커녕 다소 산만하고 루즈하게 풀어냈다. 시작부터 대한민국의 소행성 충돌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소식과 함께 곧장 시위 및 폭동으로 연결해 개연성이 부족했다. 이런 점 때문에 초반을 넘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는 반응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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