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4-08-23 15:23:16
다시 부활한 코스믹 호러
- <에이리언 로물루스>(2024)





세상에 태어나 삶을 살아가는 것은 그 누구도 선택할 수 없다. 우리는 부모의 DNA를 이어받아 작은 존재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한 길을 걷게 된다. 태어난 순간부터 먹고, 자라며, 배우고,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는다. 이 과정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 적용된다. 학자들은 이것을 종족 유지라는 학문적 개념으로 설명하지만, 사실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그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단지 살아가는 본능에 의해 우리는 존재하며, 계속해서 그 본능을 이어갈 뿐이다.
이러한 생명체의 본능적인 삶은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 더욱 극적으로 묘사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SF 호러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인조인간, 그리고 에이리언이라는 세 가지 다른 존재가 자신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명확한 본능을 지닌 존재는 바로 에이리언이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며, 다른 이들을 해치고 자신을 지키려 한다. 이 점에서 그들의 삶은 극도로 본능적이며,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들이 그저 생존을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주인공은 10대 인간들이다. 그들은 새로운 식민 행성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 환경은 무척 열악하다. 부모들은 일하다 죽거나 병에 걸리며, 아이들은 희망 없는 삶 속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는다. 그 중심에는 레인(케일리 스패니)이 있다. 레인은 부모를 잃고 나서, 이 우울한 행성에서 벗어나 태양이 떠오르는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기를 꿈꾼다. 이 여정에서 레인과 인조인간 동생 앤디(데이비드 존슨),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은 버려진 회사의 함선을 타고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 함선에 숨어있던 에이리언들이 그들의 여정에 큰 위협으로 등장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변화한다.
[첫 번째 감정] 인간 레인의 희망

레인은 직접 태양이 떠오르고 지는걸 보고 싶어한다. 종일 비가 내리는 식민행성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장면이다. 부모의 죽음이후 열심히 일하는 시간을 채워 다른 행성 이주를 꿈꿨지만, 정부에서 그것조차 허가하지 않는다. 레인의 희망은 태양이다. 태양을 볼 수 있는 어딘가로 가는 것이 그에게 남아있는 작은 희망의 조각이다. 레인은 자신이 왜 태어나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야하는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모든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왜 살아가야하는가.
그 의문이 레인을 움직이게 만든다. 레인 뿐 아니라 그녀의 친구들도 그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버려진 함선에 가려고 한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지만 태어난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드는 방법은 조금 위험한 일이라도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레인 역시 고민하지만 그 일을 해보려고 한다. 태양을 꿈꾸는 그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고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레인에겐 동생이 있다. 기능 오류로 버려져있었던 인조인간 앤디다. 레인에겐 정말 동생같이 챙겨줘야하는 존재이고, 레인이 힘들어보이면 시덥잖은 농담을 던지며 레인에게 위로를 준다. 인조인간 앤디 역시 자신이 왜 세상에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에겐 명확한 목표가 있다. 바로 레인을 위한 선택과 행동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감정] 인조인간 앤디의 미안함

앤디는 스스로를 인간과는 다른 존재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안함을 자주 느낀다. 그의 몸이 고장나고, 움직이지 못할 때마다 레인이 그를 리부트해 주는 장면이 반복되는데, 이는 앤디가 자신의 한계에 대해 느끼는 미안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중반부에서 앤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더 강력한 인조인간이 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감정은 점차 사라진다. 앤디는 점차 기계적인 존재로 변해가지만, 그의 본질적인 존재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레인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며, 그 목적이 그를 움직이게 만든다.
앤디의 이러한 존재는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등장했던 인조인간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의 철학적인 고민과도 닮아 있다. 데이빗은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인간과 인조인간의 경계가 어디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던 존재다. 앤디 역시 인간적인 감정과 기계적인 존재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의 미안함과 혼란은 단지 기계적 오류를 넘어서, 그가 가지는 존재의 이유에 대한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앤디가 다시 원래의 고장난 앤디로 돌아왔을 때, 우리가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건 거기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적인 느낌 때문일 것이다. 마치 가족처럼 레인을 생각하고 챙기는 그의 모습은 자신의 존재가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난 그 자체가 바로 가족을 위해서라는 아주 단순한 결론에 도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비록 인조인간이지만, 이 영화 안에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존재다.
[세 번째 감정] 에이리언의 본능
이 영화에서 가장 순수한 본능을 가진 존재는 에이리언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단지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다른 생명체를 공격하고,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싸운다. 에이리언들은 자신들이 왜 태어났는지,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그들의 목적은 단순하다. 살아남고, 더 많은 생명을 빼앗아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는 것. 그들은 극도로 폭력적이고 잔인한 존재지만, 그것은 그들의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이 에이리언들을 바라볼 때, 그들의 폭력성에 경악할 수 있지만, 사실 그들 역시 생명체로서 자신을 지키고, 생존하기 위해 싸우는 존재다. 이 점에서 에이리언들의 존재는 인간과도 일맥상통한다. 인간 역시 생존을 위해 싸우고, 때로는 폭력을 행사하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이러한 본능적인 생존에 대해 인간과 에이리언의 경계를 허물며, 우리가 그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에이리언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지만, 그들이 가진 본능은 그 자체로 생존의 이유를 설명한다. 반면 인간은 그 존재를 넘어 더 위대한 존재가 되고자 하며, 때로는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 역시 결국에는 에이리언의 본능과 다를 바가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진화하고자 하는 욕망, 더 강력한 존재가 되려는 욕구는 결국 더 큰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시도에 불과할 수 있다.
성공적으로 돌아온 코스믹 호러
영화를 연출한 페데 알바레즈는 <맨 인더 다크>와 같은 작품을 통해 관객의 심리를 자극하는 스릴러와 호러 장르에서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 감독이다. 이번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도 그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강렬한 비주얼로 에이리언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알바레즈는 공포의 본질을 깊이 탐구하며, 단순한 시각적 충격을 넘어 심리적인 공포를 강조하는 연출을 통해 관객을 몰입시킨다. 그의 연출 스타일은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단순한 공포 영화에서 벗어나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깊이를 담고 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알바레즈가 기존의 에이리언 시리즈에 대한 존경을 담아, 그 설정들을 재구성하면서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그는 에이리언의 원초적인 공포를 유지하면서도, 우주적 공포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기존 시리즈의 코스믹 호러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관객에게 새로움과 익숙함을 동시에 전달했다.
케일리 스패니가 연기한 레인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자신의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그녀의 연기는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을 감성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이 그녀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도록 만든다. 인조인간 앤디를 연기한 데이비드 존슨 역시 기계적인 존재와 인간적인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며, 그의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이들의 연기는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단순한 생존 영화가 아니다. 인간과 인조인간, 그리고 에이리언의 대립을 통해 생존의 본질과 그 이상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인간이 결코 에이리언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극악의 존재로부터 오는 공포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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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위에 도전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가장 권위 있는 TV 시상식으로 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오로지 한국어로만 이루어진 드라마로, 매우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 시리즈 사상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였는데요. 미국 대표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지가 확인한 결과, 이 서바이벌 드라마는 한국어 드라마 최초로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대에 오를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아카데미 대변인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이 한국어 드라마이긴 하지만, 미국 회사인 '넷플릭스'의 지휘 하에 제작된 드라마이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배포될 목적으로 만들어졌기에 프라임타임 에미 레이스에 참가할 자격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제작된 "오징어 게임"은 국제 시상식에 나갈 자격은 취득하였지만, 에미 측의 이중 수령을 방지하는 규정에 의하여, L.A의 TV 아카데미 혹은 뉴욕의 국제 TV 예술 과학 아카데미 중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TV 아카데미 측에서 규정한 바에 의하면, "외국 TV 시리즈 제작은 미국 본토와 외국 파트너들 사이의 공동 제작이 아니거나, 미국 텔레비전에 보여질 목적이 없다면 아카데미의 자격이 없다"고 하는데요. 영어가 아닌 외국어가 50% 이상 나오는 TV 시리즈의 경우, 제작부터 배포까지 모든 성과를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오징어 게임"에 매료된 해외 팬들은 이 시리즈가 <기생충>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이라는 기대에 차있는데요.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오스카 시상식에서 취우수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보다 훨씬 적은 참가자를 제치기만 하면 되는 "오징어 게임"의 수상 경쟁력은 매우 높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해외에서 매우 독창적인 TV 시리즈라 평가받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보수적인 아카데미의 장르 기준을 뛰어넘어야 하는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는데요. 이미 "왕좌의 게임", "러브크래프트 컨트리" 등의 수상을 통해 그 기준이 넓혀지긴 했지만, 그와는 결을 달리하는 "오징어 게임"이 과연, 새 지평을 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에미상을 시험해 볼 것 같은데요. 이에 따라, 에미상은 물론, SAG Awards, 크리틱스 초이스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상 등의 레이스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TV 시장이 OTT의 급부상과 함께 빠르게 변모함에 따라, 자연스레 TV 시상식 또한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요. 미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며, 프라임타임 에미와 인터내셔널 에미 사이를 확실하게 구분 지었던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외국 TV 시리즈 제작에 대한 정의는 국제 공동 제작 시대에 매우 까다로워졌는데요. 시리즈가 100% 영어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프라임타임 에미에 진입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역시 보통 비영어 프로그램의 경우 인터내셔널 에미에 출품하곤 했습니다.
프라임타임 에미상은 현재 비영어 프로그램에 대한 부문이 없는 상태이지만, 언제까지나 이 상태에 머무를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영어 이외의 언어에 대한 관심과 접근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프라임타임 에미에서 비영어권 작품의 수상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과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기생충>에 이어 북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의 시상대에 오를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 결과를 함께 지켜보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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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7월 4주차 개봉예정작을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는 데드풀과 울버린 !
데드풀 실사영화 시리즈의 주조연 캐릭터들의 재등장은 물론, 영화 로건의 타임라인까지 등장하는듯 한데요!
한국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개봉된 첫 번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자 영화 예고편 조회수가 3억 6천만회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시청 기록했다고 합니다.
과연 데드풀의 대사처럼 마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데드풀과 울버린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주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개봉: 2024.07.17.
배급: (주)디스테이션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을 찾아가게 되며 펼쳐지는 도파민 폭발 액션 블록버스터
미니언즈 4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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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024.07.17.
배급: (주)디스테이션
슈트-업 하고 악당 전담 처리반 AVL이 된 ‘에이전트 미니언즈’와 미니언즈 만큼 귀여운 ‘그루 주니어’가 태어나면서 더욱 완벽해진 ‘그루 패밀리’. 이들 앞에 과거 그루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그에게 체포당했던 빌런 ‘맥심’이 등장하고, 오직 그루를 향한 복수심에 불타올라 탈옥까지 감행한 맥심은 그루 패밀리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는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주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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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33살의 폴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준 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진주의 진주
개요: 공포 | 미국, 이탈리아 | 89분
감독: 마이클 모한
주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개봉: 2024.07.17.
배급: (주)디스테이션
영화감독 진주는 촬영을 일주일 앞두고 촬영장소인 카페가 없어지는 일을 겪는다. 다행히 선배의 소개로 찾아간 진주에서 주환을 만나고, 영화 시나리오에 딱 맞는 낭만적인 카페 ‘삼각지 다방’을 발견한다. 50년 동안 지역 예술가들이 모이는 아지트였던 '삼각지 다방'은 사람들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만, 이곳 역시 철거가 예정된 상태. 엉겁결에 진주는 예술가들과 함께 철거 반대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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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스타인 톰(아론 테일러 존슨)의 대역을 주로 맡고 있다. 콜트는 늘 위험한 장면을 마무리하고 나면, 엄지를 척하고 올린다. 어딘가는 다치고 아플 텐데도 일단 큰 사고가 없었다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일단 주변을 안심시킴으로써 영화 촬영 현장의 긴장을 줄인다. 기본적으로 그들의 마음속엔 영화 촬영 현장에 대한 존중이 포함되어 있다.
영화에서 그가 스턴트 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크게 위험한 액션 장면을 촬영해야 할 때, 그는 일단 모든 장비가 괜찮음을 확인하고, 스턴트 직전 심호흡을 여러 번 한다. 그렇게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은 그는 ‘오케이’를 말하며, 사인한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그가 스턴트를 시작한다. 차가 구르고 폭탄이 터지고, 점프를 뛰는 다양한 스턴트가 끝나고 나면, 주변이 조용해진다. 그때만큼은 모두가 스턴트맨의 안위에 신경 쓰고 있다.
안전요원들이 스턴트맨의 안전을 확인하고 나면, 스턴트맨은 엄지 척을 한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헬멧을 벗고 살짝 미소를 보인다. 그 이후 촬영 현장엔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가득해진다. 스턴트맨이 촬영 현장에 다시 긍정의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기본적으로 스턴트맨은 긍정적이다. 아마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위험한 스턴트 장면들을 무사히 마치고, 또 주변에도 그런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하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런 스턴트맨의 긍정적인 기운을 관객에게도 전달하고 있다.
두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분노를 느끼는 이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스턴트맨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일에 집중한다. 촬영현장에서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태도다 좋지 않아도, 같은 장면을 수십 번 반복해서 찍어도 그들은 크게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주인공 콜트도 마찬가지다. 몇 번이고 몸에 불이 붙고 몸이 바위에 던져저도 엄지 척을 보이며 계속 그 행위를 반복한다. 이 영화의 설정상 콜트는 자신이 사랑하는 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 스턴트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건 스턴트맨으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직업 정신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스턴트맨을 크게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최고의 스타로 등장하는 톰이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톰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스턴트 더블인 콜트의 액션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다. 자신이 최고의 스타라는 것을 본인도 잘 아는 듯한 그의 거만한 모습은 스턴트맨에 대한 태도로 이어진다. 그는 그의 스턴트 더블이 자신이 만든 그늘에서 활동하는 노동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파티를 할 때 스턴트 더블에게 위험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여러 번 위험한 스턴트를 반복해서 시키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스턴트맨에 대한 존중은 없다. 톰은 모든 스턴트맨들의 액션 장면들을 자신이 했다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모든 액션 장면을 본인이 직접 연기했다는 인터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무척 거만하고 무책임해 보인다. 모든 스턴트맨들은 그의 거만함에 분노한다. 하지도 않은 연기를 자신이 했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누가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특히 이 영화에서 톰은 스턴트맨을 거의 소모품처럼 취급한다. 스턴트맨이 사고를 당하면 바로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버린다. 기존 스턴트맨에게는 어떤 위로도 없다.
세 번째 감정 - 스턴트맨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
영화 <스턴트맨> 에는 로맨스가 포함되어 있다. 콜트와 조디의 얼굴에는 사랑이 있다. 조디는 촬영감독이었고, 현재는 새로운 영화의 연출을 맡았다. 콜트가 큰 사고로 일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면서, 조디와 잠시 멀어졌지만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잊지 못한 상태다. 거의 2년 만에 다시 영화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당황스러움이 동시에 보인다.
조디는 콜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콜트는 촬영장에서 늘 최선을 다했고, 그 모든 위험한 스턴트 촬영을 하고서도 늘 괜찮다는 말을 먼저 전했다. 촬영감독이었던 조디는 그 모든 장면을 보면서 콜트의 따뜻함과 전문성을 발견했다. 업무적은 전문성도 서로의 마음을 이끌었지만, 무엇보다 모두에게 보이는 존중감과 태도는 조디가 사랑에 빠지게 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스턴트맨은 모두 전문적이고 긍정적이다. 한 장면, 그것도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의 촬영을 위해 방법을 연구하고 집중한다. 수십 번을 굴러 떨어지는 자동차 안에서 나오면서 엄지 척을 하는 그들을 관객이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영화는 관객도 수많은 스턴트맨들과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 감정은 결국 주인공인 콜트와 조디의 사랑을 응원하는 큰 동력이 된다.
영화 <스턴트맨>은 영화 촬영장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하지만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스턴트맨의 고충과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콜트와 조디의 러브스토리에 악당 노릇을 하는 배우를 등장시켜 다양한 액션 장면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까지 살짝 추가하여 보여주면서 진짜 이들의 얼굴을 드러내 놓는 영화다. 그들이 작업에 임할 때 갖게 되는 감정, 그들을 이용한다고 느낄 때 갖게 되는 감정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을 극에 녹여내면서 결국은 모든 스턴트맨을 응원하고 사랑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연출한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 본인이 스턴트맨 출신이다. 전작은 <존윅> 1편과 <아토믹 블론드> 같은 다양한 액션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그가 겪었을 감정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카체이싱, 근접격투, 총격전 같은 다양한 액션 장면들이 로맨스 장면들과 적절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무척 즐겁게 영화를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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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랑하는 모든 다큐들에게.
N년차 OTT 구독자로서,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다양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중에서도 다큐멘터리를 제일 좋아하는데, 항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볼 때 어딘가 아쉬운 몇 % 의 부분들을 마저 채워주는 느낌이다. 그동안 봐왔던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겠다.
1. 섹스토피아(2017)
원제_Liberated: The New Sexual Revolution
미국 대학생들의 성에 대한 인식과 문화의 민낯을 확실히 알려준 다큐. 감독이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나와서 대학교 봄방학을 즐기는 모습을 촬영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성에 대해 다소 개방적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만남을 추구한다는 것에 사실 좀 많이 충격을 받았다. 이제는 '사랑'의 개념과는 많이 멀어진, 그저 단순한 즐거움을 위해 하루를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보내는 것이 다반사 된 그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사람을 한 인격이 있는 개체로 보지 않고, 그저 자신을 위해 필요한 수단으로 보는 비정상적인 생각이 일반화되고 있다. SNS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에서 비추는 고정적인 여성과 남성의 역할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하게 되고, 소외되지 않기 위해 평소에는 하지 않을 법한 행동들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어딘가 씁쓸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바닷가에서 페스티벌을 즐기는 내내 그들은 남자들의 무차별적인 접촉을 피해 도망 다니기도 하고, 너무 대놓고 이상한 행동을 요구하는 사람들에 맞서 대항하고, 당황해하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에게 진정한 해방이란 외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고 과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와 몸을 되찾고 심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이런 실상을 촬영하고 있던 시기, 해당 구역에서 집단 강간 사건이 일어나 큰 파장을 일으킨다. 오히려 피해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그 상황을 촬영하고 방관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크게 분노한다. 정말 점점 미친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 봤던 다큐멘터리 중에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은 작품이다.
2.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2019)
원제_Fyre
FYRE, 이 축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용두사미이다. 셀럽 모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제껏 경험할 수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축제인 양 홍보를 해놓고, 막상 초대받은 인플루언서들이 도착했을 때는 기본적인 주거시설조차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음악 페스티벌 하나를 준비하는데 드는 사람들의 노력과 수많은 비용을 한 사람의 무지와 우매함으로 인해 물거품으로 만든 최악의 비극적인 사건이다. 최근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솔직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고, 처음 균열을 발견했을 때에도 그저 강압적으로 축제만 진행하면 된다는 식으로 마구 밀어붙인 대표의 태도에 말을 잃게 된다.
직장인으로서 개인적으로 사건의 흐름보다는 이 페스티벌을 담당하게 된 수많은 직원들이 겪는 심적인 고통과 스트레스에 나도 모르게 이입하면서 보게 되었다. 마치 마감일이 다가왔는데도 기본적인 틀조차 무시한 채 그저 마무리만 하면 된다는 상사에게 시달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심지어 급여 문제도 있어서 기존에 받기로 했던 금액조차도 받지 못하고 일을 진행해야 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 사건이 끝난 후 지금까지 트라우마와 심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그 축제에 초대받은 인플루언서들에게는 정말 인생에 몇 없을 비극적인 일 중 하나였을 것이다. 최고급 숙박을 제공한다는 것과 엄청난 게스트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에 한껏 기대하고 도착한 곳은, 왠 짓다 만 텐트였던 것이다. 심지어 방수시설도 되어 있지 않아 물이 새고,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었다고 한다. 대표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사기꾼인 게 분명하다. 제일 화가 나는 포인트는 이 모든 사건에 대한 판결 이후이다. 결국 이 대표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고, 지금은 또 다른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제2의 Fyre 사기극을 준비할지도 모르는 법이다. 오히려 핵심 사건보다 그 이후의 근황을 보는 게 더 힘 빠지는 일인 것 같다.
3. 슈퍼맨 각성제(2018)
원제_Take Your Pills
각성제라고 불리는 '애더럴'을 포함한 약물들의 남용 사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 또한 고등학교 입시 생활을 할 때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적은 있지만, 각성제를 주기적으로 먹어본 기억은 없다. 이미 지나치게 경쟁을 하고 있지만, 일종의 부스터로 각성제라는 옵션을 추가하게 된 사회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런 것에서도 사회 구조가 드러나는 점이 흥미롭다. 고소득층의 자녀들은 여러 가지 과외를 받으면서 좋은 점수를 받을 기회가 비교적 많아지는데, 소득이 낮은 부모의 자녀들은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성적을 감당해내야 한다. 좋은 점수는 받고 싶은데, 자신이 없을 때에는 이런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이들의 인터뷰가 놀라웠다. 이 또한 어떻게 보면 부정행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또한 ADHD가 있는 아이들이 애더럴을 섭취하게 되면 집중력이 좀 더 좋아진다고 믿는 부모들도 있다. 한 어머니는 아들의 예술적 재능이 약을 통해서 더 잘 발현되었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약을 먹어야 하는 게 정말 싫었다고 말한다. 그 아이는 거의 10년간 약을 먹어왔는데, 실제로 이렇게 약에 의존하는 아이들의 수가 상당하다고 한다. 너무 어릴 때부터 약에 길들여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것보다는, 순간의 완화 효과 때문에 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제법 많은 것 같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애더럴은 필수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증권사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먹는 약들 중 하나라고 한다. 대체 경쟁에서 이기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길래 다들 이렇게까지 하는지, 경각심까지 들게 한다. 심지어 어떤 제약회사에서는 업무 효율을 증가시켜주는 약을 개발 중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약으로까지 경쟁하는 시대라니, 다음엔 뭐가 될지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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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우연들과 상상들이 모이고 모여 일으키는 강력한 힘
2021년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게 있어 의미있는 해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와 <우연과 상상> 이렇게 한 해에 두 작품을 공개했을 뿐더러 드라이브 마이 카는 칸 영화제 각본상, 우연과 상상은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감독 세계를 인정받아왔지만, 그의 감독 세계와 우상을 더욱 견고히 하였다.
이 중 필자는 <우연과 상상>을 이야기하고 싶다.
3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로, 이 3편의 단편은 서로 연계되지 않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전작들에서 보여주는 일부 씬들에 대한 실험적 시도나 재편성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첫번째 단편인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것)"에서 택시 씬은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후반부 가후쿠랑 다카츠키가 차에서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문은 열어둔 채로"는 대화 스타일이나 영상의 톤이 전체적으로 '열정'이 연상됐으며, "다시 한번"은 해피아워에서 온천으로 놀라가서 서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떠올랐다.
이처럼 옴니버스이기에, 3가지 단편을 통해 감독이 보여줄 수 있었던 각자의 스타일을 보여줬다고 생각이 든다.
영화는 설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많은 대화를 통해 상황과 설정을 나열하는데, 그것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흥미롭게 전개되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특유의 담담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영상미 덕분에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하마구치 류스케의 영화는 현실적이면서 신비롭다고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영화는 SF, 판타지 같이 비현실적이지 않으면서 그 상황과 분위기는 전혀 평범하지 않고, 때로는 서스펜스까지 존재하는 신비로움을 풍긴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에서의 사건들은 정말 제목 그대로, '우연'과 '상상'들로 부터 이루어진 사건들이다.
우연히 만나고, 어떠한 상황을 떠올리고, 누군가를 떠올리고, 우연이 알아채는 수많은 우연들과 상상들이다.
이런 작고 작은 우연들과 상상들은 개별적으로는 정말 작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모이고 모여 보이지 않게 강력한 힘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점점 영화의 힘에 사로잡히고, 그렇기에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날 때면 큰 여운을 남기게 된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전작인 <아사코>나 <드라이브 마이 카>에 비해 장소의 변환이나 인물이 적어 소품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지닌 영화적 연출과 영화적 힘은 여전히 강력하게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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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시를 쓰는 김종석씨와 그림을 잘 그리는 김춘나씨가 보여주는 전시회!
김춘나씨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고 김종석씨는 시를 멋지게 잘 짓는다. 이 두 부부는 예술을 본업으로 하지 않는 자칭 아마추어 예술가이다. 김춘나씨는 자연의 풍경을 본 것을 그대로 그림으로 그리고 취미로 배우는 서예 실력도 상당하다. 김종석씨는 경비원으로 자신이 겪은 경험을 시로 쓰는데 그가 쓴 시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똑같은 종이책에 적는다. 서로를 사랑하는 두 부부는 각자 자신의 별명이 있다. 김춘나씨는 별명은 작은새이고 김종석씨의 별명은 돼지씨이다. 고단한 삶을 살아온 김춘나씨와 슈퍼를 차렸지만 생업이 잘 안됐던 김종석씨는 자신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하기로 한다. 딸인 김새봄씨는 자신의 부모인 김춘나,김종석씨에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두 부부는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삶의 고단함을 그림으로 표현한 김춘나씨와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시로 쓴 김종석씨에게 진짜 예술가는 무엇이냐고 물을 때 어떻게 대답할까?
두 부부의 삶의 흔적이 담긴 작품들은 각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세월이 지나도 작품은 영원히!
김춘나씨는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이 회사원이었고 일찍 취업을 해서인지 대학교에 가거나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젊은 나이에 다 해보라는 그녀의 말은 지금의 청춘들에게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전해준다. 또한 김종석씨는 슈퍼를 차렸으나 집주인이 나가라는 핀잔이 계속되면서 자신의 생업을 그만두었다. 그 이후로 그는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힘든 과거를 통해 만든 시가 많기에 그중에 아주 잘 쓴 게 많다고 딸인 김새봄씨는 칭찬한다. 그동안 세월이 흘러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김춘나씨의 그림과 김종석씨의 시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들로 전시회에 전시된다. 이들에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엇이냐고 딸인 김새봄씨가 묻자 자신들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는 딱히 구분이 없다고 한다. 과연 프로와 아마추어는 어떤 것이 다를까? 이 영화는 작은새(김춘나)와 돼지씨(김종석)의 이야기이다.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세월의 노고를 견딘 그들의 작품은 프로와 견주어도 아깝지 않다.
프로 되기가 쉽지 않지만 아마추어라도 프로만큼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니엘의 주관적인 영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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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18] 아동학대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
영화 고백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아동학대를 다루도 있는 영화여서 어둡고 슬픈 영화인데요.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사회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면서
주변의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긎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알려주는 영화입니다.
박하선 배우의 연기와 하윤경 배우의 연기가 좋아요.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영화여서 많은 분들이 불편하겠지만 꼭 보면 좋을 것 같아요,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 하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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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대가족> 티저 예고편
넝쿨째 굴러들어 온 금쪽이들🧒🏻👧🏻💝 [대가족] 티저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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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구독좋아요알림설정> 메인 예고편
10년차 듣보 크리에이터
무제한 핏빛 라이브 스트리밍 시작!100만 유투버를 꿈꾸며 장장 10년간 '커트의 세상'에 꾸준히 콘텐츠를 올려온 커트(@KurtsWorld96). 하지만 조회 수는 두 자릿수를 넘긴 이력이 없다. 그렇게 삶의 의미조차 희미해지던 그때, 확실하게 대박을 낼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바로 카풀 서비스를 운전하며 만나는 승객들과 특별한 라이브 소통 콘텐츠를 만드는 것. 지금부터 조회 수 떡상을 향해, 인생을 남김없이 갈아 넣은 욕망과 광기의 스트리밍이 시작된다.
너도 내가 궁금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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