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3-11-13 22:45:34
힘들고 지친 당신에게도 아침이 와요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리뷰
어두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 하지만 '밤의 시간'이 지속되는 어떤 누군가에겐 아침이 과연 올 지 불안감과 걱정이 앞선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이렇게 답한다. "언젠가는 아침이 옵니다"라고.
동명 웹툰을 영상화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내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전과한 간호사 정다은(박보영)과 자신이 근무하는 정신병동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담아낸다. 드라마는 정신병동 근무가 처음인 정다은이 고군분투하며 적응하는 과정에서 정신병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첫 회에 첫 장면부터 눈길을 끈다. 정다은이 자기 전, 그리고 출근하면서 현대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최근 현대인들이 정실질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걸 알린다. 그러면서 다른 병과와는 달라 보이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자들의 복장, 풍경을 담아내 관심을 사로잡는다.
풀버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Relative contents
-
- 괜찮아! 잠시 멈춰도, 틀려도
한국 사회는 어린 시절부터 끝없이 달리게 만든다. 어쩌면 급속한 성장을 경험했던 어른들은 빠르게 달리는 것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들의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교육을 통해 더 빨리 달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달리다 보니, 교육 시스템 자체가 효율성과 결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형성되었고,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성장이 정상적인 과정으로 느껴지게 된다.
영화 <괜찮아, 앨리스>는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꿈틀리 인생학교의 사람들을 보여주며, 우리가 지금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를 던진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2016년에 설립되었으며, 설립자는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이다. 이 학교는 1년간 기숙 생활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삶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 사회의 일반적인 교육과는 다르게, 이 학교에서는 '멈추기'를 권장하며, 그 멈춤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첫 번째 감정] 아이들의 혼란
영화 속 아이들은 지금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그저 앞으로 달리는 것에 지친 아이들이다. 그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치고 대학 입시에 매달리며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이러한 삶에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다. 달리기만 하는 이 생에 회의감을 느끼던 아이들은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의 삶을 다시 계획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이들을 열차에서 떨어진 '낙오자'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영화는 묻는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이들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잠시 시간을 주어, 자기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가? 우리는 아이들이 잠시 멈추어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히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이들은 달리기만 하는 삶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목표는 중학교 입학, 고등학교 입학, 대학교 입학, 취업, 결혼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목표에 도달하면 또 다른 목표가 주어지며,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생각할 여유를 갖지 못한 채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간다. 이렇듯 주어진 목표들만을 따라가던 아이들이 혼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을 줄이고, 아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은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
[두 번째 감정] 설립자의 안타까움
꿈틀리 인생학교의 설립자인 오연호 대표는 한국 사회의 교육 현실을 깊이 고민하며 이 학교를 세웠다. 그는 덴마크의 애프터 스콜레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에 이러한 전환기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다. 애프터 스콜레는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1년 동안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전환기 학교로, 학생들이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길을 갈지 고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연호 대표는 덴마크를 여러 차례 방문하며, 그곳에서 아이들이 더 많은 선택과 고민을 스스로 하도록 돕는 교육 과정을 보게 되었고, 이는 꿈틀리 인생학교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어린 학생들이 너무 일찍 경쟁에 내몰리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현재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마주한 경쟁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과거의 부모들이 겪었던 경쟁이 '성장'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끊임없는 평가와 비교 속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잠시 멈추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설립된 공간이며, 오연호 대표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세 번째 감정] 아이들의 희망
꿈틀리 인생학교의 과정을 마친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가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꿈을 꾸며,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마음속에 자라나는 것은 '희망'이다. 영화는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비추며,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찾아가고 있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어쩌면 이 아이들에게 1년간의 시간이 없었다면, 그들은 여전히 앞만 보며 달리기만 했을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을 하고, 사회의 요구에 떠밀려 살아가며, 마음속의 혼란과 우울을 결코 떨쳐내지 못한 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1년간 아이들에게 멈춤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며,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이 메시지는 단순히 타인이 전하는 위로가 아니다. 아이들은 스스로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며,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에게 이러한 말을 건네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는 희망을 키워나간다. 이러한 희망은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영화는 이 과정을 아름답고 진솔하게 그려냈다.
<괜찮아, 앨리스> 가 던지는 질문
<괜찮아, 앨리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아이들은 자신만의 모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자신만의 모험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갔던 것처럼, 현재의 아이들도 다양한 모험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그러한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영화 속 꿈틀리 인생학교의 학생들은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곳에서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으며, 이는 그들의 삶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공부만을 강조하며, 아이들이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은 아이들을 병들게 할 뿐이다. 꿈틀리 인생학교와 같은 공간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꿈틀리 인생학교는 계속해서 운영되어야 한다. 달리기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꿈틀리 인생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괜찮아, 앨리스>는 관객들에게 지금의 교육 시스템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영화는 '괜찮아'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통해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야 할 사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며,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괜찮아, 잠시 멈춰도 돼'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0OQgQlPHg1g
-
- AI의 세상에 사랑을 담다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다가온다. 친척이나 지인, 가족 중에서 돌아가시는 분이 있을 때 처음 경험하는 죽음은 때론 슬프고 때론 조용하다. 조금 가까웠던 사람의 죽음을 만나게 된다면, 슬픔과 처음 맞닥뜨리게 된다. 어느 정도 마음이 정리된 이후에는 상대방을 현실에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길게 남는다. 장례식을 통해 짧게나마 작별인사를 하지만, 더 이상 상대방의 반응은 들을 수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 그렇게 죽음은 아주 긴 이별이 된다.
여기에 특별한 AI프로그램이 있다. 죽음을 맞은 가족이나 지인의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가 있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AI 프로그램 안에 그 사람이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준다. 만들어진 가족과 영상통화 형식을 통해 대화하고 소통을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죽음 직전에 자신의 정보를 관련 회사에 보내 자신의 모습을 AI 프로그램 안에 만들어둔다. 장례식이라는 이별의 절차를 보내지만, 그 이후에도 가족들은 큰 상실감 없이 그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다루는 영화가 바로 <원더랜드>다.
[첫 번째 감정] 엄마 바이리의 배려
바이리(탕웨이)는 불치병에 걸려 죽음 직전에 있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될 자신의 딸을 걱정한다. 그 걱정은 결국 원더랜드라는 AI 서비스를 신청하게 만든다. 자신을 디지털화하는 그녀의 결정은 바로 딸을 배려한 것이었다. 직접 만나는 건 더 이상 할 수 없지만, 영상 통화를 통해 딸은 엄마와 계속 소통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리의 죽음과 장례식은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딸이 바이리와 영상 통화하는 장면은 실제 살아있는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딸을 위한 그 배려로 딸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 바로 바이리의 엄마 화란(니나 파우)다. 그녀는 화면 속의 바이리를 진짜 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화를 하면서 진짜 딸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화란은 이미 딸의 죽음을 받아들인 상태고 개인적으로 장례를 치르고 난 이후였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란에게는 AI로 만들어진 바이리가 아무리 딸과 똑같은 말투와 행동을 하고 있더라도 인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원더랜드라는 AI 세상 속의 바이리는 생전의 그녀가 원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고고학자로서 유물을 탐사하는 장소에서 일을 하는데, 그런 모습을 자신의 딸에게도 보여주어 꿈을 키워주는 역할도 해주고 싶어 한다. 그러니까 죽음 직전 만들어낸 원더랜드의 세상은 모두 딸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대화를 하고,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주면서 그는 딸에게 무한한 사랑을 선사한다.
모든 진실이 딸에게 공개된 순간은 이 영화에서 가장 감정적인 장면이 만들어진다. 딸은 그 사실을 생각보다 금방 받아들이고, 이내 그 상황에서 자신이 계속 엄마와 소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 장면은 아직 어린 딸의 심리를 무척 현실감 있게 담은 장면이다. 딸은 화면 속 엄마에게 잘 때 책을 계속 읽어줄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 옆에 있던 바이리의 엄마 화란이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 역시 무척 좋은 장면이다. 화란은 화면 속 바이리를 그제야 비로소 딸로 인정한다. 그리고 딸이 죽은 이후의 슬픔을 그제야 터뜨린다.
[두 번째 감정] 연인 정인의 그리움
원더랜드에 자신이 그리워하는 존재를 넣은 다른 사람이 있다. 정인(수지)은 연인인 태주(박보검)를 원더랜드의 세계에 만들어 넣어두었다. 실제 태주는 사고로 혼수상태로 병원에 누워있다. 매일 찾아가 자신의 연인을 보고 오지만 현실에서는 대화할 수가 없다.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 정인이 택한 건, 이별이 아니라 자신만의 태주를 AI로 만드는 것이었다. 혼자 남았다는 그리움은 정인을 원더랜드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 세계와 접속하면서 정인은 자신이 가진 그리움을 잊어간다.
아침마다 정인을 깨워주는 AI 태주는 친절하고 밝다. 늘 웃는 얼굴로 우주비행사의 모습을 한 태주가 화면 속에 등장하면 정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해진다. 화면을 보며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고 같이 게임을 하기도 한다. 여느 연인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비록 현실의 태주는 누워있지만 정인의 태주는 원더랜드의 세계 속에 이미 존재한다. 그렇게 정인은 현실의 태주와 점점 멀어진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태주는 진짜 태주의 모습과 진짜 똑같을까?
현실에서 결국 태주가 깨어나는 걸 본 정인은 원더랜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하지만 여전히 혼란스럽다. 아직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현실의 태주는 삶의 안정성을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듯, 여러 실수를 반복하면서 정인을 당황스럽게 한다. 하지만 AI에 만들어놓은 태주는 그렇지 않다. 정인이 원하는 정보를 알려주고, 자신의 기분에 맞춰 대해주는 존재다. 현실의 태주와 AI태주 사이의 괴리를 느낀 정인은 꽤 오랜 시간 동안 혼란스러워한다. 정인이 자신이 사랑하는 태주를 너무나 그리워해서 만들어낸 AI 태주는, 어쩌면 정인이 기억하는 태주의 좋은 면만 담긴 것이 아닐까.
[세 번째 감정] 원더랜드에 담긴 사랑
AI프로그램인 원더랜드는 아직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근미래에는 이런 서비스가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미 특정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가상 VR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감명 깊게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영화 <원더랜드>의 설정은 충분히 현재의 우리들이 공감할 만한 것이다.
영화 속 인물들이 원더랜드에 특정 인물을 넣어두는 것은 대부분 사랑 때문이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혹은 곧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을 사랑해서, 그 존재를 AI로 만들어 프로그램 속에 넣고 시간이 날 때마다 평소처럼 대화를 해나간다. 그렇게 상대방을 보고 위안을 얻고 관계를 계속 이어나간다. 어떤 이들은 그것이 과한 욕심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죽음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원더랜드와 같은 기술이 발전하여 실제로 실현 가능해진다면, 죽음은 완전한 이별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랑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도 있다. 지금 현재 시점에 AI 와 삶 그리고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를 던진다.
가족을 위해서, 연인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영화 속 사람들은 AI 세상 속에 자신을 넣는다. 그리고 죽음 이후에도 서로 상대방의 사랑을 확인한다. 기술로 만들어진 사랑의 세상이 바로 원더랜드다. 원더랜드 안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때론 그 기술적인 것들이 과하게 느껴지지도 하지만 결국에는 모든 사랑은 영원히 이어진다. 영화는 각 인물들이 이 새로운 세계 때문에 겪게 되는 혼란과 고민을 세심하고 감성적으로 담았다.
영화 <원더랜드>는 다양한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특히 바이리 역을 맡은 탕웨이는 엄마로서 자신이 가진 감정을 극에 그대로 녹여 폭발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들보다 바이리의 서사가 특히 더 인상적이다. 여기에는 탕웨이와 바이리 엄마를 연기한 니나 파우의 연기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정인 역을 맡은 수지의 얼굴에선 이제 비로소 배우의 느낌이 나고, 정인의 감정이 널뛰는 모습을 잘 표현해 냈다.
무척 아름다움 화면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감성적으로 풍부한 느낌이 드는 영화음악을 사용해 원더랜드라는 새로운 세상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보여준다. 이 기술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 영화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은 이 시스템으로 인해 변화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은 긍정적인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다. 각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각각 따로 노는 느낌을 주지만, 적어도 바이리 가족의 에피소드는 이 영화의 단점을 상쇄할 힘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
- #마이 미씽 발렌타인 / 消失的情人節, 2020
피아노만으로 소개되는 <말할 수 없는 비밀2007>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청설2009>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 "넷플릭스"에 공개된 <나의 Ex2018>는 "대만 영화"가 무엇을 잘하는지를 보여준 영화들입니다.
마치, 버블티에 담아있는 "타피오카 펄"처럼 관객들의 가슴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데, "대만 로코"만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국내 성적을 기대했는데, 영화는 첫 주 박스오피스 6위에 그쳤으며 누적 관객은 5,588명(01.19 기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 들려오는 평가가 좋았음에도 그게 성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이런 이유에는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이 "메가박스"만에서 상영하는 제한적인 부분이나 유달리, 신작들이 많았다는 점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해 들은 것들이며, 직접 느낀 것들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직접 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정확하고 빠르기에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과연, 영화는 들려온 것처럼 재밌었는지?' -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모든 것이 빠른 여자, "샤오치"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처음으로 다른 누군가와 "밸런타인데이"에 데이트를 한다는 것에 기대하지만, 정작 "밸런타인데이"는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신발에는 모래가 가득하며 피부는 어딜 갔는지 빨갛게 익어버렸고요.
그리고 이 일이 있고 난 후, 매일 우체국에 편지를 보내는 남자 "타이"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샤오치"는 잃어버린 밸런타인데이에 "타이"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의심하는데...
1. 시간이 지날수록 다르게 보이는 이야기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는 119분으로 많은 분량을 가진 영화로 관람 전부터 부담스러울 겁니다.
웃고 즐기자는 분량과는 거리가 꽤 되니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말을 할지 또 그것을 잘 알아먹을지도 걱정이 들 겁니다.
하지만 <마이 미씽 발렌타인>는 이런 예상과는 다르게, 가벼우면서도 즐거운 느낌으로 전개되는데요.
무엇보다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를 "샤오치"와 "타이"라는 두 캐릭터로 나눠 각각 전개하며, "샤오치"의 이야기가 앞서 언급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하루를 바라보는 두 캐릭터의 차이
먼저, "샤오치"의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앞서 언급하듯이 재밌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그녀가 "밸런타인데이"를 잃어버리는 결과가 과정 없이 통보되기 때문인데요.
<부부의 품격>이나 <펜트하우스>와 같이 "막장"을 다룬 작품들이 이를 활용하는 이유에는 "막장"에는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정 이상의 설명이 쌓이면, 이를 해소하듯이 터지는 것이 일반적인 작품이라면 "막장"은 이런 과정보다 결과부터 발표하고 과정을 쌓아올리는데요.
그런 점에서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샤오치"이야기는 그녀가 "밸런타인데이"가 사라진 이후 과정이 주되기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외에도 깨방정을 떠는 그녀의 모습도 가벼운 분위기의 해당 이야기에 어울리기까지 하니 더더욱 첫인상이 나쁘지만은 않을 겁니다.
2. 똑같은 구성?, 아니 조금 달라요.
그렇다면,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후반전 "타이"이야기는 어떤 느낌일까요?
앞서 "샤오치"와 비슷한 구성이나 후자에 속한 만큼 앞선 이야기를 활용하며, 첫 관람인데도 N회차하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그렇기에 앞서 바라본 "샤오치"의 이야기도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앞에서 소개하듯이 "샤오치"는 "타이"가 아닌 "류원썬"이라는 남자와 연애를 하는데, 앞선 이야기에서는 이 캐릭터는 완벽한 남자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타이"의 이야기에서는 이 남자의 정체가 밝혀지는데요.
이로 인해, 인상이 달라지니 이를 막으려는 "타이"의 모습은 "샤오치"의 깨방정과 다르지만 웃음을 만들어내는 똑같은 결과로 치닫습니다.
후반전, 인저리 타임도 추가해서...
이렇게 본다면, 영화는 다른 캐릭터로 이야기를 북붙한 것으로 보일 겁니다.
그러나 "타이"의 이야기에는 "샤오치"가 궁금했던 잃어버린 밸런타인데이의 질문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이를 자신만의 비유들을 섞어낸 소재들과 함께 소개하여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오는데요.
그러면서, 내내 밝은 분위기를 유지해왔던 <마이 미씽 발렌타인>이 처음으로 분위기가 촥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영화는 "사진"과 "편지"로 "타이"가 "샤오치"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합니다.
3. 시간을 맞춰나가는 노력!
포스터에서도 있듯이 "샤오치"는 뭐든지 빠른 여자, "타이"는 뭐든지 느린 남자로 서로가 맞질 않습니다.
여기에 "샤오치"에게는 썸남까지 생겼으니 "타이"로서는 더 이상 그녀와 접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타이"가 선택한 "사진"과 "편지"는 어떤 의미일까요?
먼저, 연인에게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의 발걸음이 맞지 않아 누구는 앞서고 뒤처지는 모습이고 춤으로는 서로의 발을 밟아 고통만 더하니 정상적인 관계로 볼 수 없는데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점에서 "타이"가 선택한 "사진"과 "편지"는 과거에 있던 일들을 기록하는 것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현실과는 다르게 정적이기만 합니다.
그렇기에 앞에서도 말했듯이 서로 다른 보폭을 가진 두 캐릭터의 간격은 더 벌어지고 말테니 사랑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요?
이렇게, "타이"와 "샤오치"가 서로 시간이 맞지 않겠지만 "사진"과 "편지"는 시간에 구애받는 물건들입니다.
이를 기록하고, 바라봄으로써 두 캐릭터는 비로소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니까요.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의 단연, 가장 큰 쾌감은 서로 달랐던 두 캐릭터의 시간이 차차 맞아들어가는 점입니다.
4. 결국, 당할 수밖에 없는 엔딩
그도 그럴 것이 두 캐릭터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각자의 시간에 맞춰진 것이 보입니다.
앞에서도 소개하듯이 "샤오치"는 모든 것이 빠른 여자로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나 영화를 보면서 웃는 것으로 일반인에 비해 빠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우편물을 보내는 과정에서 "타이"보다 빠르게 잔돈을 거스르는 것으로 시간이 맞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타이"의 이야기에서도 이런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고요.
서로의 시간을 맞추며...
역시 앞에서 소개하듯이 모든 것이 느린 "타이"는 남들보다 느린 반응들과 버스를 운전하는 것으로 자기가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이들은 각자의 이야기에 자신에게 익숙한 시간을 보여줄 뿐 "샤오치"는 "타이", "타이"는 "샤오치"에게 맞춰주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엔딩에 비로소, 이들의 시간이 맞는 장면이야말로 최고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에 보기 꺼려 하는 관객들은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는 영화가 "시간"을 다루었기에 그럴듯한 이론을 바탕에 촘촘한 설정까지 있어 어려운 영화로 인식될 테니까요.
하지만 <마이 미씽 발렌타인>은 본 관객들은 그런 딱딱한 영화가 아님을 알 겁니다.
그렇기에 두 주인공의 시간대가 맞물린다는 마지막 장면도 옳고 그르냐를 떠나 살짝, 눈감아줘도 되지 않을까요?
-
- 다섯 가지 짧지만 강렬한 공포
단편 영화들을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시절은 이제 지난 것 같다. 올해 6월에는 문병곤 감독의 <밤낚시>가 단편 한 편을 단독으로 극장에 개봉하기도 했고, 영화제에서 소개되었던 단편들을 특정 장르나 주제로 묶어서 상영하는 <숏버스>나 <기기묘묘> 같이, 극장에서 일반적인 상영 방식으로 단편 영화들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기기묘묘는 2022년에 1편이 공개되었고 올해 2편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제목부터 기묘한 이 단편 영화들은 공포 영화에 목마른 관객들이라면 흥분할 것이고 이런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단편으로 만나는 공포라는 신선함을 제공할 것이다.
<기기묘묘2>의 막을 여는 첫 번째 에피소드는 정경렬 감독의 <블랙박스>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섹션에서 소개된 바 있다. 늦은 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승무원, 그러나 택시 기사와의 분위기는 불편하기만 하고, 설상가상 내비게이션과 휴대전화까지 먹통이 된다. 그러던 와중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블랙박스라는 제목에 걸맞게 영화 내내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들로만 전개가 된다. 이러한 촬영은 제한적이면서 기존 극영화들과는 다르게 아주 거칠고 동시에 현실적이게 느껴진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를 좋아하거나, 근래 유행했던 아날로그 호러들(유튜브에서 유행한 바 있는 <백룸>, <LOCAL58'>)을 좋아한다면 아주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남순아 감독의 <탄생>이다.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섹션에서 소개된 바 있다. 요양원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환자 '미숙', 그러나 의료진과 가족들은 집으로 보내주지 않는다. 그런 미숙에게 수상한 다른 환자가 접근해 집으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자신의 제안을 따른다면 말이다. 늙어간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하지만 동시에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젊은 시절의 자신과는 달라지는 외적, 내적인 것들이 두렵게 느껴지는 이들 또한 많을 것이다. 이미 누군가는 겪고 있고, 누군가는 곧 겪을 이러한 공포를 샤머니즘적인 요소들과 결합해 기괴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무채도, 흑백에 가까운 영상의 색감은 명도를 더 명확하게 느끼게 해 독특하면서도 기괴한 영상미를 선보인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구자호 감독의 <과외 선생님>이다.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엑스라지 섹션에서 소개된 바 있다. 명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과외 선생님을 1 대 1 과외를 하기 위해 이곳저곳 전단을 붙인다. 그러다 '소연'이라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연락이 온다. 영어를 죽도록 하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한 단어라도 쓰게 해달라는 어머니. 과외 선생님은 소연과의 영어 과외를 시작한다. 과외를 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인 이 에피소드는 이러한 제한된 설정을 통해 펼쳐진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제한된 설정들은 극 중에서 펼쳐지는 기괴한 상황들을 더더욱 기괴하게 관객들을 미궁에 빠뜨리게 한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송원찬 감독의 <이방인>이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섹션에서 소개된 바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컨테이너 물류 단지의 선박 하역장. 이곳에서는 현장 관리직과 외국인 노동자 사이의 위계로 인해 불편한 분위기가 맴돌고 있다. 그러던 와중 한 외국인 노동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고, 회사에서는 산재 처리를 거부한다. 그러던 와중 현장 관리직 '우진'에게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관한 사회 비판을 기괴한 연출로 담아냈다. 현실인지 악몽인지 모를 알 수 없는 사건들이 상업 영화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급의 연출로 더욱 공포를 자아낸다. 누군가는 서류 한 장, 누군가에게는 가족, 이런 대조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하역장이라는 공간 속에서 진짜 공포는 무엇일까?
마지막 다섯 번째 에피소드는 정재희 감독의 <기억의 집>이다.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섹션에서 소개된 바 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엄마는 쓰러져 있었다. 심폐소생술을 해봐도 반응이 없다. 그러나 엄마의 호출벨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오고, 엄마는 알 수 없는 것을 보며 두려움에 떤다.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지만, 깔끔한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공간과는 다른 전통적인, 한국적인 분위기의 가정집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기괴한 사건들이 마치 해외 공포 영화에서 나오는 집들을 보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동시에 이런 제한된 공간이지만, 영화 속 시간과 사건들이 마치 악몽, 기억처럼 뒤섞이며 관객들에게 과연 무슨 사건이 일어난 것인가 고민하게 만들며, 충격적인 엔딩은 진실이지만 결코 편하지 않은 진실이 관객들을 덮칠 것이다.
다섯 개의 단편은 각자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한 문장이나 단어로 규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장르로 구분하자면 '오컬트'라고 부를 수 있겠다. 괴물, 샤머니즘, 저주, 악몽과 같은 요소들을 각자 다른 감독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선보인다. 단편인 만큼 러닝타임은 짧지만, 영화의 충격과 여운은 결코 짧지 않을 것이다.
*본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
-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이야기
넷플릭스에 공개된 [수리남]은 에너지가 넘치는 시리즈다. 한 번 시작하면 그 힘에 이끌려 6편을 내리 정주행 하게 만드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정주행 욕구가 든 시리즈였다. 마침 개봉된 시점이 추석 연휴 직전이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시리즈를 넷플릭스에서 찾아봤을 것 같다. 여기에 개봉한 영화도 <공조2> 한 편 밖에 없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이밍에 공개를 했다.
추석이 지나고 여기저기서 여러 가지 평이 들려온다. 정말 많은 사람이 본 것 같다. 웬만해서는 이렇게 까지 이야기가 되지 않는데, [수리남]에 대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가지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각 배우들이 너무 잘하는 역할 혹은 그동안 해왔던 역할의 캐릭터를 맡아 기시감이 느꼈다는 평도 있었고, 이야기의 허점이 있었다고 평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여러 가지 평가들의 반응이 이 시리즈가 '싫었다'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렇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모든 사람들이 시리즈를 보기 시작해서 명절 연휴에 모든 에피소드를 끝까지 봤다는 이야기다. 시리즈의 특성상 흥미가 느껴지지 않으면 에피소드 보기를 중단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끝까지 시청을 완료한 것 같다.
나 역시 이 시리즈를 처음 보기 시작하고 4일 정도 기간에 모두 시청을 완료했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재미있게 봤고, 하정우와 황정민이 협상을 벌일 때 연기가 무척 좋았다. 전반적으로 연기가 무척 좋은 시리즈다. 박해수와 조우진의 연기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조금 논란이 있는 건 배우 유연석의 연기다. 황정민이 맡은 전요한의 수석 변호사로 등장하는 그의 연기가 어색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유연석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거의 본 적이 없다. 크게 연기가 인상적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던 배우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그에게 딱 맞았던 것 같다.
일단 얄밉게 느껴지는 껄렁대는 연기와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자신이 배운 사람이라는 걸 일부러 티 내는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기억에 그가 악역이나 껄렁한 연기를 하는 걸 잠깐이라도 본 적이 없다. 외형적으로 가지고 있는 반듯한 이미지를 깨는 이번 연기는 그가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줬다.
하정우가 맡은 강인구는 판타지적인 인물이다. 한국에서 단란주점과 카센터를 운영하던 그가 수리남으로 가서 홍어를 수입하려다 마약 밀매범으로 감옥에 간다. 출소 이후 국정원 요원과 함께 마약 사범 전요한을 잡으로 가서 벌이는 그의 대처 능력은 무척 인상적이다. 흔들림 없이 협상을 하고 전요한의 협박을 받고 그대로 강하게 되치기를 던진다. 완전히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그는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상대방의 바닥을 꺼내기 위해 침착하게 자신의 수를 던진다. 이런 시리즈의 모습은 실제 배우 하정우가 겪었던 보이스 피싱에 대처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 배우가 피싱범에게 대하는 모습이 시리즈를 보면서 떠올랐다. 이런 점을 보면 하정우를 캐스팅한 건 아주 좋았던 것 같다.
시리즈의 악당 전요한을 맡은 황정민의 연기도 좋다. 그런데 그의 연기는 과거 <신세계>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런 톤으로 보이는 그의 연기는 기시감이 들기는 하지만 이 시리즈 안에 무척 잘 어울린다. 아무도 믿지 않지만 주변을 잘 구슬려 자신의 사업을 진행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시리즈에 긴장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시리즈에는 수리남에서 차이나타운에 살고 있는 조직 보스 첸진도 등장한다. 배우 장첸이 연기하는 이 인물도 이 이야기에서 꽤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첫 등장부터 그가 보여주는 위압감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후반부에 조금은 부속품처럼 소비되어 버리는 역할이지만 전요한, 강인구, 첸진이 서로 엮이고 서로를 이용하면서 벌이는 상황들이 무척 재미있게 구성되어있다.
윤종빈 감독은 <공작>, <범죄와의 전쟁> 같은 영화를 통해 긴장감 넘치는 인물 구도를 선보인 적이 있다. 여기에 꼼꼼하게 만든 미장센이나 촬영이 이번 [수리남]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시리즈를 보는 내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개도 좋았지만 역시나 가장 좋았던 건 배우들의 연기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였지만, 일반인이 첩보를 한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을 설득하게 만드는 건, 결국 배우들의 연기다.
오랜만에 정주행 하고 싶다는 욕구가 드는 시리즈를 본 것 같다. 대부분의 시리즈는 한 편 보고 약간의 텀이 생긴다. 그런데 [수리남]은 멈추지 못하고 달려가게 만든다. 아직도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넷플릭스에서 이 시리즈를 보라고 꼭 추천하고 싶다.
구독 할인 행사 중입니다!
주간 영화이야기 뉴스레터!
구독하여 읽어보세요 :)
https://rabbitgumi.stibee.com/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도 제 뉴스레터를 구독하실 수 있어요. 단, 네이버에는 이미 이메일로 발송된 과거의 뉴스레터가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https://contents.premium.naver.com/rabbitgumi/rabbitgumi2
-
- 유쾌, 상쾌, 통쾌 모두를 느끼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하였습니다.
영화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3월 19일 바로 오늘 개봉된 영화로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영화는 당시 치명적이었던 독일 잠수함 U보트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영국에서 탄생한 비밀 특수 부대의 작전 과정을 유쾌, 상쾌, 통쾌하게 담고 있다. 시사회에 참석하여 영화를 관람한 후 크게 세 가지 매력 포인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3월 19일에 극장에서 개봉된 <언젠틀 오퍼레이션>에서 주목해야 하는 세 가지 포인트에 대해 알아보자.
화려한 경력의 제작진과 출연진
영화를 보기 전 주목해야 하는 첫 번째 포인트는 바로 화려한 경력의 제작진과 출연진이다. 영화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출연한 <셜록홈즈> 시리즈와 <젠틀맨> 그리고 천만 관객을 이끈 <알라딘>의 감독인 ‘가이 리치’가 극본과 감독을 맡았다. 제작에는 <탑건>, <아마겟돈>, <블랙 호크 다운> 등 이미 유명한 작품을 다수 제작한 ‘제리 브룩하이머’ 가 참여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 또한 제작진과 마찬가지로 이미 다수의 작품을 통해 실력이 증명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가장 먼저 <슈퍼맨>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헨리 카빌’은 이번 영화에서 주연인 ‘거스 마치 필립스’ 역을 맡아 무자비함과 유머 그리고 리더십을 겸비한 군인을 연기했다. ‘헨리 카빌’ 외에도 넷플릭스 시리즈인 <삼체>에서 '오기 살라자르' 역을 맡은 '에이사 곤살레스'가 독일군 장교를 유혹하는 역할을 맡아 독일군 장교와의 아슬아슬한 텐션을 보여줘 영화의 흥미진진함을 돋보이게 했다. 또한 <듄>에서 자미스 역을 맡은 뱁스 올루산모쿤까지 부대원으로 등장하는 등 이미 눈에 익숙한 배우들을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2016년에 영국 기밀문서가 공개되면서 알려진 제2차 세계대전 영국 총리 처칠의 지도하에 시행된 ‘우체국장 작전’을 그린 영화로 실화 기반 제작 영화이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사실이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으며 긴장감 있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제작된 영화라는 점에서 부대원들이 무사히 임무를 완성할 것이라는 예측은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다소 내용이 뻔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결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토리 전개 중 드러나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의 등장 특히 중간에 계획했던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부대원들이 성공시킬지를 보는 과정은 관람객으로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게 한다.
어두운 배경과 상반되는 통쾌함과 유쾌함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지만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굉장히 코믹한 영화이다. 영화는 ‘거스 마치 필립스’의 부대원들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독일군을 만나면서 시작한다. 독일군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부대원들은 결국 독일군에게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그 순간 부대원들은 순식간에 모든 독일군을 무자비하게 그리고 잔인하게 처리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독일군의 큰 배를 폭파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작전을 완수하러 떠난다. 길지 않은 이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가 이후의 영화 흐름을 모두 설명해 준다고 봐도 된다. 독일군을 절도 있고 잔인하게 처리하는 부대원들의 모습과 배 한 척이 폭파되는 화려한 액션, 독일군을 상대하면서 나오는 코미디스러운 장면과 동시에 느껴지는 긴장감이 오프닝 시퀀스에 모두 담겨 있다. 특히 부대원들의 화려한 액션과 함께 플레이되는 음악은 장면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든다. 드럼 소리에 집중하면서 영화를 즐긴다면 더 긴장감 있고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하였습니다.
-
- 10월 2주 최신 개봉영화(베놈2, 졸트, 실: 인연의시작, 십개월의 미래, 푸른호수)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0월 2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베놈2 #졸트 #실 인연의 시작 #십개월의미래 #푸른호수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
-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 액션은 줄고 좀비도 줄고 지루함은 늘어난 리부트!
콘솔 게임을 원작으로한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새로운 리부트 영화죠.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가 개봉했습니다.
사실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영화인데요.
주인공 클레어 역할로 카야 스코델라리오가 주연을 맡았어요.
아직까지는 레지던트 이블 하면,
과거 밀라 요보비치가 앨리스로 출연했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더 먼저 떠오르게 됩니다.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중심이되었던 이전 시리즈와는 달리 이번 리부트된 영화는 액션이 줄었는데요.
그럼 어떤 부분이 달라졌고, 영화는 어떨까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봐주세요! :)
제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ug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
- 영화 <경관의 피> 1차 예고편
경찰 잡는 경찰의 위험한 수사. 조진웅X최우식의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강렬한 범죄드라마 [경관의 피] 1차 예고편 공개!
-
-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예고편
14세기를 뒤흔든 충격 실화 두개의 검,
하나의 진실과 부딪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