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04-11 18:02:36
4월2주차 신작 개봉 영화
4월 2주 개봉영화 5편
2022년 4월 2주 개봉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 , 2022
덤블도어의 충격적 비밀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는 머글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 군대의 대결 속 가장 거대하고 위험한, 세상을 구할 마법 전쟁을 그리는데요
‘신비한 동물사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 이어 J.K. 롤링이 각본을 썼습니다.
중국, 영국, 뉴욕, 독일, 오스트리아 알프스, 부탄 등을 배경으로 그린델왈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덤블도어 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본격적인 그린델왈드와의 대결을 마법들과 함께 펼쳐집니다.
또한 호그와트 마법학교, 호그스미스 마을이나 마법 주문 등 ‘해리포터’ 시리즈 팬들이라면 반가울 장면이 곳곳에 등장해 재미를 더 해줄것입니다.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과거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이 마침내 밝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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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임씨를 부탁해 Take Care of My Mom , 2021
한국영화 실력파들이 함께한 휴먼 가족 드라마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는 효자 코스프레하는 아들과 가족 코스프레하는 요양보호사 사이에 낀 85세 정말임 여사의 선택을 그린 휴먼 가족 드라마입니다.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여성 배우 김영옥의 65년 연기 인생 첫 주연작으로 영화에서 정말임 역을 맡아
연기 내공으로 현실 속에 엄마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는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국 전통의 전통적인 부모자식 관계에서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인 정서를 전하는데요
효도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고통스러워하며 다소 어긋나버리고 마는 아들,
그리고 그런 아들을 감싸는 어머니의 모습은 결코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 K-엄마를 비롯해 K-아들, K-모자, K-가족에 이르기까지 공감 100%의 캐릭터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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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식당 Awoke , 2021
사회곳곳 제도의 모순 덩어리를 파헤친다
영화 "복지식당"은 사회곳곳 제도의 모순으로 생(生)의 사(死)각지대에 놓여 인권과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장애인 감독의 자기체험과 비장애인 감독의 객관적 시선이 어우러져 빚어낸 진정성과 꾸밈없이 현실을 반영해 만들어낸 리얼리티 휴먼 드라마로
비장애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의 진짜 삶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존엄한 삶을 위해 문제적 질문을 던지는데요
몸의 장애가 삶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후천적 장애인 ‘재기’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 제도의 실태와 현안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장애인 그리고 비장애인 감독의 공동연출이 빚은 투박한 진심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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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길 잘했어 The Slug , 2020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는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손에 땀 마를 날 없는 ‘다한증’ 때문에 외로움과 부끄러움이 전부가 되어버린 ‘춘희’가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랑스러운 성장담을 그린 영화입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광주여성영화제, 대구여성영화제, 전북여성인권영화제, 서울구로국제영화제 등
국내 주요 영화제에 초청받았으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판타지아영화제 초청 및 오사카아시안영화제에서는 재능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한강에게' 강진아부터 '지슬' 홍상표, '족구왕' 황미영까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들 총출동해 기대를 더 하고 있습니다.
전주 출신 감독이자, 전주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최진영 감독의 첫 장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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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배틀 포 서바이벌 The Pilot. A Battle for Survival , 2021
제2차 세계대전의 현장을 리얼하게
영화 "파일럿: 배틀 포 서바이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외딴 숲에 불시착하며 생존을 위해 처절한 사투를 시작한 파일럿 니콜라이의 생존기를 그립니다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를 상대로 펼쳐진 전투의 현장을 리얼하게 재현하며
파일럿의 실화 바탕 생존 사투극을 그려냈는데요
적진을 뚫고 전쟁터로 향하는 파일럿인 주인공의 모습은 강인한 면모와 리더십이 느껴지는 한편,
매서운 추위와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내 실제 치열한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하는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달할 것입니다.
세계대전 당시 리얼한 현장을 담아낸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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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까지 본 적 없는데 그냥 꿀잼
청개구리란 말이 있다. 동물 청개구리를 구글에 검색해보면 '옛날에는 자주 보였지만 지금은 잘 안 보이는 동물'이라는 결과물이 나온다. 난 사실 실제로 청개구리를 본 적은 없다. 그 대신 단어는 많이 들었다. '남들이 하지 말라는 거 굳이 하는 사람'이라는 뜻 아닌가? 어릴 때 말 더럽게 않는 사람들에게 청개구리라는 말을 붙였다. 또 비슷한 단어로 황소개구리가 있다. 황소개구리는 이름에서 오는 느낌처럼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동물로 흔히 알려져 있다. 많이 쓰는 단어는 아니지만 존재 자체가 반칙인 사람들을 묘사할 때 흔히 쓰인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 청개구리적 특성과 황소개구리적 특성을 모두 담은 감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유혈이 낭자한다. 또 수위도 세다.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에서 이마에다가 낙인을 찍는 것이나 <킬빌 1>에서 엔딩부의 결투 장면이 생각난다. 뭐 잔인한 걸 표현하는 감독이야 아~주 많겠지만 타란티노처럼 묘사하는 사람은 그냥 전 세계에 없다. 무슨 칼싸움을 해도 타란티노 느낌이 나고, 말싸움읋 해도 인장이 있으니 청개구리와 황소개구리의 특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의 필모그래피 중 (비교적) 언급이 덜한 작품이 있으니 여러분에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1. 무엇에 관한 영화인가요?
굉장히 잘 짜인 스릴러 영화다. 또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줄거리라고도 생각한다. 어느 날, 여자 네 명이 모여서 어느 산장에 놀러 가기로 한다. 요즘도 유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아는 '여은파''쯤 될 것이다. 네 명이서 서로 야한 이야기부터 사는 에피소드까지 별의별 대화를 하고 차에 탄다. 그러다가 어느 술집에 도착한다. 술집에는 남정네들이 득시글하다. 연애를 하고 싶어서인지 남자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여자들을 꼬실 생각뿐이다. 그렇게 남자 몇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혼자서 나초를 야무지게 먹는 한 아재가 있다. 얼굴에 큰 상처도 있고 먹는 것도 무슨 곰처럼 먹어 좀 튀어 보이는 이 남자. 이 남자에게는 얼굴에 난 상처처럼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닐까? 이 남자처럼 혼자 온 여자가 있다. 이 여자는 비가 주룩주룩 오는 지금 집에 갈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능수능란한 남자의 화법에 점점 멀리 떨어져 있던 거리를 좁히는 여자. 그렇게 그녀는 그의 차에 동승하게 되고 끔찍하게 살해당하게 된다. 그리고 1년이 지난다. 네 명의 여자가 다시 남자의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되고 다시 같은 위험에 빠진다. 영화는 이런 '차를 활용해 사람을 죽이는' 전대미문한 사이코패스를 인물들이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보여준다.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평범한 범죄물을 여러 번 비틀어 카체이싱을 통한 강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2. 배우들의 연기 합은 어떤가요?
이 영화는 고난도의 액션이 들어가 있다. 차를 활용해서 사람을 죽이거나 살리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1. 카체이싱 2. 때에 따라 차 내/외부에서 연기를 해야 함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있다. 또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 아닌가? 말로 관객들을 웃기는 테크니컬 한 모습도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타란티노의 영화는 배우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고유한 시그니처가 있다는 말은 그거에 맞게 배우들이 훌륭하게 소화해왔다는 뜻인데, 배우들이 타란티노랑 다른 사람인데 그걸 어떻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어렵겠지? 근데 이 영화는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 유사하게 배우들이 큰 무리 없이 배역을 소화해낸다. 후반부는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지점까지 있을 정도다. 특히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조'역을 맡은 배우다. 찾아보니까 이 인물은 실제 스턴트맨이라고 한다. 이 말은 배우가 실제로 이 인물에게 주어진 액션을 소화했다는 뜻이 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부분에 놀라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가감 없는 액션만으로도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를 떠나 그냥 배우의 호연이 영화의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3.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나요?
그냥 친구들의 대화가 이어지는 장면만 봐도 웃긴 데다 플롯도 쉬워서 이해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원초적인 재미로 가득 차 있다.
4. 보기 전에 알아야 할 지식이 있나요?
이게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쿠엔틴 타란티노가 손꼽히는 덕후라는 것을 알 것이라 생각한다. <킬 빌>에서 홍콩의 무술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있었다는 것이나 일본 애니 좋아한다는 일화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듯. 이 영화도 고전 명작 <배니싱 포인트>를 비롯한 다양한 영화들의 오마주가 담겨있다는 말이 있다. 근데 사실 그냥 왓챠에 8천 원 내고 보는 이들에게 이런 부분은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작품이다.
5.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이 영화가 무난하진 않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을 보면, 초입부에 야한 농담을 하는 주인공들이 보인다. 이런 감독의 특성이 영화 줄거리 전체에서 보인다. 19금 코드가 영화 전반적으로 깔려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실 이 글과 영화를 보는 분들은 대부분 성인 아닌가? 원초적으로 웃기고 스릴이 넘치는 작품이니 만큼 이것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이라면 아주 좋은 킬링타임 무비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이 작품을 본다면 거의 '안 본 눈 삽니다' 급이다. 무난한 영화도 아닌데 장르적인 재미도 있고 감독의 강점까지 박혀있으니 어디에도 없는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또 장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스릴러로서도 아주아주 탁월하다. 후반부 절정으로 치닫는 액션이나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감독이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로 결말이 나는 부분이 흥미롭다. 이렇게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강한 주인공의 문제 해결을 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아, 그냥 이 영화는 재밌다. 타란티노 감독은 뭐 이 영화가 내 필모그래피 중에서 제일 구리다고 해서 뭐 어쩌라고? 그냥 영화가 재밌어서 아무나 봐도 좋다. 구구절절이 글로 쓸 필요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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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을 뜯어내고 사랑을 꿰매다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연인에게 내가 중요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랑이 있다. 때론 연인을 위해서 내 한 몸을 바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랑이 있다. 상대가 이성이건 동성이건, 나이가 많고 적던, 사랑의 형태는 그렇게 다양하게 나타난다. <팬텀 스레드>가 그리는 사랑도 그 다양한 모습의 사랑 중 하나에 속한다. 어떤 외양을 가진 사랑이 더 멋있고, 더 괜찮은 것인지는 우리의 눈으로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은, 사랑하는 이를 위하는 마음을 갖고, 상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음을 만드는 사랑은 당연하게도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흔히 아는 모성에서부터 다양하게 존재하는 그 수많은 ‘사랑’ 안에는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현존한다.
다름을 직시해야 시작되는 사랑
알마(빅키 크리엡스 분)의 그런 사랑은 레이놀즈 우드콕(다니엘 데이 루이스 분)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누이인 시릴(레슬리 맨빌 분)의 제안으로 고향에 있는 집을 찾아가면서 우연히 시작한다. 우연히, 한순간에 시작된 알마와 우드콕 두 사람 간의 사랑은 빠르게 피어난다. 둘의 사랑에 대한 속도감은 연출을 통해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첫 만남에서 한 저녁 식사 약속을 위해 두 사람이 차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하는 장면에서의 연출이다. 해당 장면의 연출은 고전 영화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빠르게 지나가는 배경, 무언가 급해 보이는 두 사람의 표정까지. 무언가 급하고, 어딘가로 당장 달려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한편으로는 마치 히치콕의 <현기증>에서 운전하는 모습으로 주인공 스코티의 심리를 연출해 낸 장면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점에서 관객은 <팬텀 스레드>가 2018년 작이기는 하지만 고전 영화의 느낌을 일부 차용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런 고전 영화적 연출의 참조가 영화의 분위기나 흐름에 아주 잘 어울린다는 것은 인상적이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쏜살같이 이루어진 두 사람의 사랑에 당연히 아름다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드콕이 계속해서 패션업계 속에서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디자이너라는 점, 그 점이 두 사람 간의 사랑을 깊게 파고든다. 때에 따라서는 우드콕의 누이이자 사업 파트너인 시릴이 늘 그의 곁에 함께 있다는 것도 방해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게 알마는 행복할 줄 알았던 우드콕과의 생활이 그의 지나친 예민함, ‘둘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의 부재함으로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드콕의 성격과 행동양식, 가정사는 알마와 같을 수 없다. 비슷하기를 바라는 것마저 어쩌면 과한 욕심일 수 있다. 우리들도 상대를 사랑하는 일에는 수많은 차이와 걸림돌을 해결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것을 수없이 경험한다. 알마도 이를 해결해야 한다. 해결하지 않으면 그를 떠날 수밖에 없다.
변화를 끼워 넣고 꿰매 붙이다
우드콕은 패션 디자이너이지만 전통을 중시한다. ‘세련됨(영화에서는 chic이라는 표현이 사용된다.)’이라는 표현을 혐오할 정도로 기존의 것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어쩌면 작고한 어머니를 잊지 못하는 마음으로도 보인다. 우드콕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그녀를 계속해서 그리워하고, 심지어는 병상에 있을 때 그 환영을 본다. 어머니의 일을 물려받은 우드콕이기에 그녀가 해온 일을 지키고 그 방향을 잃지 않으려 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일이다.
알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고 자신의 방식으로 우드콕이 두려워하는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 영화의 핵심, 서로가 엮어지는 플롯의 형태가 생겨난다. 알마는 우드콕에게 변화를, 우드콕은 그에 대한 반발과 부정으로 그의 복원을 각자의 플롯으로 만들어낸다. 너무 많이 엮여버려 실이 전진할 수 없을 때는 크게 충돌함으로써 관계를 재정립하고 다시 과정을 반복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우드콕에게는 쉼이 없고, 쉬지 않는 우드콕은 언젠가 스스로 파멸하게 되기에 알마는 우드콕의 방식이 아닌 것을 그의 삶에 끼워 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드콕이 자기 내면에 숨겨진 두려움과 나약함을 꺼내 승화시킬 수 있고, 뱉어낸 그 족쇄들을 밟고 그가 원하는 일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드콕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이룰 수 있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를 다 해내는 일, 그것이 알마가 그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보수적인 우드콕의 삶에 변주를 주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는 계속해서 반발하고, 예민하게 굴며 알마를 자신의 공간과 삶에서 빼내려는 마음마저 먹는다. 그 반발의 강세가 거칠어질수록 알마는 결단해야 한다. 식용 버섯과 독버섯을 구분하게 해 주는 책을 꺼내어 식용 버섯이 아닌 독버섯을 찾아야 하고, 비로소 우드콕을 쓰러뜨려 어머니의 빈자리를 자신으로 채워야 한다. 그래야 우드콕이 어머니에 대한 미련을 놓고 변화에 대한 강박적 공포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우드콕에게 걱정은 필요 없다. 그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알면서도 알마의 행동을 용인한다.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것, 겁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알마는 우드콕이 드레스의 마감 안에 꿰매 놓은 그의 비밀을 뜯어내고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쉽지 않은 길임을 알면서도 그녀의 행동을 온전히 품는 것이 우드콕이 그녀를 사랑하는 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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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너를 사랑한다는 것
해길랍 (海吉拉, Hijra in Between, 2018)
개봉일 : 2021.03.31 (한국 기준)
감독 : 채밀결
출연 : 허광한, 요애녕, 임의잠
그저 너를 사랑한다는 것
해길랍(海吉拉, 히즈라). 여성의 성 정체성을 갖고 있는 생리적인 남성 계층을 뜻하는 말. 남자이면서 여자의 정체성을 가진, 남자이기도 여자이기도 한 사람.
처음엔 <해길랍>이라는 영화 제목의 뜻을 모르고 허광한 배우만을 바라보며 이 영화를 골랐더랬다. 예고편으로 공개된 영상들의 분위기도 그렇고, 시놉시스 상으로도 그렇고 당연하게도 달달한 첫사랑 이야기쯤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당연함의 범위가 아닌 색다름의 범위로 빗겨나간다.
새로운 소재와 영화의 초반부의 결은 상당히 좋다. <해길랍>은 허광한이라는 배우를 보며 가장 먼저 기대하게 되는 이미지를 온전히 만족시켜주며 한순간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 새로운 소재와 다소 가파르게 마무리되는 결말은 끝내 진한 호불호라는 결과를 낳게 되어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 짧은 러닝타임의 탓도 있겠지만 초반부 로맨스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버린 느낌이랄까. 끝이 애매모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그냥 허광한을 보시라.. 말하고 싶다.
해길랍 시놉시스
등굣길 버스 안, 반짝이는 서로에게 반한 ‘탕셩’과 ‘완팅’은 가슴 뛰는 첫사랑을 시작한다. 서로의 세상이 되어가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고로 ‘완팅’은 한 통의 편지와 ‘탕셩’만 남겨둔 채 곁을 떠난다. 몇 년 후, ‘탕셩’ 앞에 새로운 친구 ‘류팅’이 등장한다. 낯선 익숙함에 잊지 못했던 감정이 자라나는데…
* 아래 내용부터는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원탕셩과 완팅은 등굣길에 매일 같은 버스를 탄다. 서로에 눈에 띈 두 사람은 무방비로 첫사랑에 빠지고 벅찬 두근거림을 느끼며 서로를 알아간다. 하지만 완팅의 사고와 동시에 이들의 첫사랑은 깨져버리고, 끝나지 않는 그리움만이 남은 시점에 새로운 모습을 한 인연이 다가온다.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며 "이런 모습으론 널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하는 완팅과 "어떤 모습이든 사랑할게."라고 말하는 원탕셩. 상대방을 너무도 사랑하기에 사랑할 수 없다고, 사랑하기에 그마저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두 사람. 결론은 다르지만 결국엔 '사랑'이라는 한 방향으로 향하는 이들의 마음이 온전하게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하나의 사랑을 향해 달려가던 중 커다란 갈림길을 만난 청춘의 흔들림이 미세한 진동을 타고 전해진다. 저주 같은 현실 앞에서도 너라는 사람을 사랑하기로 마음 먹는다는건 어떤 기분일까. 잘 상상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다.
모두가 지겨울 만큼 외쳐대는 사랑이란 건 무엇일까. <해길랍>은 청춘 남녀 3명을 통해 대부분의 사랑이 아닌 특별한 사랑을 그려낸다. 소심하지만 인연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착한 소녀 완팅,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완팅의 오래된 친구 시전, 용기 있게 첫사랑을 시작하고, 첫사랑을 잊지 못해 기다리고 있는 소년 탕셩. 세 사람은 아주 잠시지만 사랑의 라이벌이 되기도 하고, 빛나는 청춘을 함께 한 둘도 없는 절친 사이가 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을 선사하는 혼란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우정이라 생각했던 감정이 사랑이 되기도 하고 사랑이었던 그를 향한 감정이 먼 거리감으로 변하기도 하고, 다시 용기를 내 한걸음 다가서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한다. 탕셩, 완팅, 시전은 우정과 사랑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사랑과 우정이 완팅의 변화와 함께 깨져버리고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던 각자의 정체성은 사정없이 흔들린다. 그리고 흔들림 끝에 만난 새로운 갈림길에서 세 사람은 용기를 짜내 마음이 이끄는 길로 향한다.
왠지 어색해진 사이 속에서 완팅의 변화는 사랑이란 감정을 더욱 명확히 정의해 줄 행운이었을지, 저주였을지 모르겠다. 이 이야기에서 단 하나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건, 세 사람 모두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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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두 번째 미래
7★/10★
〈썸머 필름을 타고!〉는 청년/성장영화에 SF 요소를 곁들인 영화다. 고등학교 영화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주인공 ‘맨발’은 심혈을 기울여 시나리오를 집필한 사무라이 영화 〈무사의 청춘〉이 촬영 지원작 심사에서 탈락해 매우 우울한 상태다. 맨발은 자신의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타령만 하는, 이름부터 맘에 안 드는 낯 간지러운 영화 〈사랑한단 말밖에 할 수 없잖아〉에 밀렸다는 게 영 불만이다.
그래서 결심한다. 학교에서 지원받지 못하더라도 자신만의 걸작을 만들어내기로. 맨발은 아르바이트로 촬영 예산을 모은다. 동시에 “너희들의 청춘을 내가 좀 살게”라는 멋들어진 대사로 절친한 친구 ‘킥보드’, ‘블루 하와이’를 비롯한 영화 스태프도 꾸린다. 소리만 들어도 투수의 구질을 알아채는 야구팬 소년은 음향감독, 바이크에 요란한 조명을 달고 다니는 반항아는 조명감독이 되는 식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분명한 애호하는 마음을 가진 청춘의 한 순간이 맨발의 영화로 모이기 시작한다.
마지막은 배우다. 맨발은 허름한 소극장에서 열린 사무라이 영화제에서 만난 린타로라는 남자를 주연으로 점찍는다. 린타로는 영화 출연을 완강히 거부하지만 맨발의 끈질긴 설득 끝에 팀에 합류한다. 드디어 시작된 촬영. 그러나 현장은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의 연속이다. 열정 충만한 아마추어들이 어설프게나마 어려움을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이 영화의 큰 재미 요소다. 맨발은 이 모든 순간이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마냥 행복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다. 린타로가 엉겁결에 들려준 이야기 때문이다. 사실 린타로가 맨발의 부탁을 거절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린타로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왔다. 그가 증언하는 미래는 맨발에게 기쁨과 절망을 함께 안긴다. 기쁨은 맨발이 미래에 영화계 거장이 되었다는 데서 온다. 고등학고 영화 동아리에서조차 예산을 지원받지 못했던 맨발이 영화계 거장으로 성장했다니 엄청난 소식이다. 그러나 이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맨발이 거장이 된 미래는 영화가 사라진 시대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는 미래 사람들은 2시간이나 되는 영화를 감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1분짜리 영상조차 너무 길다. 그래서 몇 초 분량의 쇼츠 영상이 영화를 대체한다. 린타로의 과거 여행은 여기서 시작된다. 영화가 사라진 시대, 거장이 된 맨발의 팬인 린타로는 상영기록은 있으나 필름은 남아 있지 않은 맨발의 첫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떠나온 것이다.
영화 촬영이 결국 폐기될 장르의 역사를 쌓는 일일 뿐이라는 데서 오는 허무한 아릿함에 맨발의 고뇌는 점점 깊어진다. 그러던 중 첫 번째 변곡점이 찾아온다. 맨발의 팀이 공유하는 정서가 있다. 사무라이 영화가 경쟁작인 멜로 영화보다 ‘우월하다’는 생각, 즉 자신들만이 ‘진짜’ 영화를 찍고 있다는 자의식이 그것이다(이것은 열등감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그런데 맨발의 절친한 친구인 블루 하와이에게는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사실 그녀의 진짜 취향은 멜로 영화다. 맨발과의 우정 때문에 촬영을 돕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는 몰래 로맨스 만화를 보고, 〈사랑한단 말밖에 할 수 없잖아〉 촬영 현장을 궁금해한다. 맨발과 그의 팀이 공유했던 팀 스피릿이 정작 팀원의 실재하는 욕망을 억누르고 있던 셈이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블루 하와이의 솔직한 마음을 알게 된 맨발은 불의의 사고로 촬영에 위기를 맞은 〈사랑한단 말밖에 할 수 없잖아〉 팀에 블루 하와이의 출연을 제안한다. 맨발이 블루 하와이 사건을 계기로 ‘진짜’ 영화, 더 ‘우월한’ 영화 따위는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맨발은 블루 하와이와 〈사랑한단 말밖에 할 수 없잖아〉의 감독에게서 멜로 영화 역시 승부를 다룬다는 사실을 배운다. 어떤 스토리와 장르에 담아내는지가 다를 뿐, 사무라이 영화와 멜로 영화는 승부라는 공통의 주제에 천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맨발은 현실의 경험으로 영화 세계를 확장한다. 그리고 또다시 영화적 깨달음을 현실의 실천으로 전환한다. 한층 성장한 맨발 앞에 두 가지 최종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첫째는 사라질 운명의 영화를 위한 승부고, 둘째는 린타로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에 관한 승부다.
맨발에게 영화와 현실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 두 승부는 하나의 승부로 결합된다. 맨발은 동아리 발표회에서 한창 무르익은 〈무사의 청춘〉 상영을 중단한다(이 장면은 〈썸머 필름을 타고!〉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그러고는 즉석에서 배우들을 불러 모아 디렉팅하며 기존 결말과는 다른 새로운 결말의 영화를 연출한다. 두 사무라이가 적당히 화합하며 공존하는 결말 대신 모든 것을 걸고 결투하는 결말, 즉 진정한 승부로 영화를 마무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맨발의 지시에 따라 즉석에서 바뀐 결말을 연기하는 배우들 그리고 그 과정에 동참하는 관객으로 인해 영화와 현실의 경계에 이어 영화와 연극의 경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여기가 바로 맨발의 승부처다. 영화가 사라지는 미래를 바꿔보겠다는 다짐,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 영화가 있다면 영화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 그리고 이를 버무려내는 영화의 연극적 연출 말이다. 맨발과 린타로가 검 대신 빗자루를 들고 무대에서 즉석으로 펼쳐내는 연기와 그들의 눈빛은 말한다. 영화가 그리 호락호락하게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이들이 극장가의 부활을 이끌 주요 키워드로 4D, 4DX, 스크린X, 아이맥스, 돌비시네마 등의 특수 상영관을 꼽았다. 실제로 화려한 스펙터클을 선보인 영화의 특수 상영관 관람이 고사 직전인 극장의 희망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쇼츠 플랫폼 성장으로 영화의 자리가 위협받고, OTT 플랫폼의 대중화로 ‘극장에서 볼 영화’를 고르는 관객의 기준이 까다로워진 시대에 위기를 맞은 영화 산업이 나아갈 ‘첫 번째 미래’로 화려한 스펙터클을 극대화하는 특수 상영관을 꼽는 분석에는 합당한 데가 있다.
그러나 단일한 미래는 늘 균열의 가능성을 품는다. 모두의 욕망을 충족해주지도 않는다. 마츠모토 소우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썸머 필름을 타고〉를 기획하던 해에 5분, 1분짜리 짧은 드라마 작품 의뢰를 여럿 받았다고 밝혔다. 영화를 찍고 싶었던 감독은 자신의 욕망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 하지만 시대의 요구에 발맞추는 대신 영화의 ‘또 다른 미래’에 천착하기로 마음먹었다. 맨발과 마찬가지로 연극적 방법론을 차용함으로써 말이다. 〈썸머 필름을 타고!〉 촬영은 배우, 스태프에게 대략적인 설정만 전달한 후 이후의 전개는 모두 현장의 즉흥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진행됐다고 하는데, 이는 영화보다는 연극에 더 어울리는 현장성과 그로 인한 생생한 감정선이 이 영화를 해석하는 키워드일 수 있음을 가늠케 한다.
마츠모토 소우시 감독의 방법론과 메시지에는 스펙터클의 극대화라는 영화의 첫 번째 미래가 품지 못한 ‘두 번째 미래’가 잉태되어 있다. 쇼츠 영상이 대세가 되고, OTT로 개봉 영화를 곧바로 즐길 수 있는 시대일수록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 이른바 비(非)상업영화의 영화관 상영은 중요해진다. 이들 영화는 인물의 감정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긴 호흡으로 전한다. 줄거리만 봐서는 뻔해 보이는 영화라도 숨 죽여 2시간 동안 영화를 따라가고 나면 마치 내가 그 인물이 된 것 같은 진한 감동이 묻어나 ‘평온하고 안전한 세계’에 자그마한 파문이 인다. 즉 이들 영화는 관객에게 자신의 세계관을 설득하기 위해 ‘승부’를 건다. 뉴스의 단신으로 접한다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괴상한’ 존재와 사건들이 인식 가능한 세계 ‘내부’로 진입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쇼츠 영상과 OTT에서 맛보기는 어렵다. 우리의 영상 경험이 쇼츠에 익숙해지고, 언제든 끊어 볼 수 있는 OTT에 맞춰질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삶’을 느린 호흡으로 담아내는 영화를 감상하는 일이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존재가 사실은 우리의 이웃임을, 우리와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임을 자각하게끔 해주는 영화를 포기할 수 없다. 영화관에서만 가능한 2시간의 ‘강제된 감상’이 필요한 이유다. 〈썸머 필름을 타고!〉가 보여준 길, 즉 위기를 맞은 영화에 대한 다소 낭만적인 ‘구닥다리’ 믿음과 연극의 현장성 차용, 그리고 이로써 가능해지는 세밀한 감정 전달은 영화의 두 번째 미래를 위한 최적의 길이다. 10초로 줄이기가 불가능한, 중간에 끊어 봐서는 그 감동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운, 상업영화가 포괄하지 못하는 낯선 울림을 담아내는 영화가 가야 할 길이 여기에 있다.
마츠모토 소우시 감독과 〈썸머 필름을 타고!〉가 보여준 영화의 두 번째 미래는 결코 첫 번째 미래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세 번째, 네 번째 미래로 밀리는 일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고 오래된 미래’는 영화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비관적 전망에 저항하는 든든한 토대가 되어 영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곁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 이것이 언젠가 거장이 될 맨발의 첫 영화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김소미, “‘썸머 필름을 타고!’ 마쓰모토 소우시 감독 “좋아하는 마음의 힘!””, 《씨네21》, 2022. 0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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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억 2천만불짜리 특색없는 SF 가족영화
굿 한 번 해야 하나! <어벤져스> 시리즈의 루소 형제와 넷플릭스와 궁합이 너무 안 좋다. 전작 <그레이 맨>도, 이번 작품인 <일렉트릭 스테이트>도 하나같이 이들이 연출한게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특히 3억 2천만불의 제작비가 들어간 이번 영화는 더더욱 그렇다.
1990년대 미국에서 내전이 벌어진다. 남과 북이냐고? 인간 vs 로봇이다. 인간을 위해 봉사하던 로봇이 자유를 외치며 반란을 일으킨 것. 하지만 전쟁의 승자는 인간이 되고, 패한 로봇은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추방 구역 ‘일렉트릭 스테이트’에 모여 산다. 한편, 교통사고로 부모와 남동생을 잃은 미셸(밀리 보비 브라운)은 목적없이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다 동그란 얼굴의 노란 로봇 ‘코즈모’가 그녀를 찾아온다. 인간 세계에서 로봇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법범행위. 본의 아니게 이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동행하게 되고, 괴짜 밀수업자 키츠(크리스 프랫)와 로봇 동료 허먼과 함께 일렉트릭 스테이트로 들어가게 된다.
<일렉트릭 스테이트>는 시몬 스톨렌하그의 동명의 그래픽노블을 영상화 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사이버펑크 장르인 원작의 세계관은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소녀의 마음을 대변하듯 우울하고 공허한 디스토피아를 그린다. 작은 로봇과의 여정을 통해 이 작품이 보여주는 건 첨단 기술 사회가 무너진 황폐한 모습이다. 전쟁 이후 방치된 로봇 잔해, TV 대신 가상현실 기술인 뉴로캐스터에 의존하는 사람들 등 어쩌면 우리의 가까운 미래가 될 지 모르는 모습을 그린다.
루소 형제에게 이 원작 세계관은 흥미로웠을 터. 감독은 기본 원형과 주요 소재는 가져오되, 영화적 재미를 위해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들을 대거 투입한다. 무엇보다 너무나 무거운 분위기를 살짝 업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하는데, CG와 모션캡쳐로 구현한 다양한 종류의 로봇들과 흡사 만담군처럼 보이는 키츠와 허먼 콤비가 그 요소다.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레트로 로봇들의 향연 그 자체로 시선을 모으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통해 증명한 크리스 프랫의 실없는 농담은 어느 정도 들을만 하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오래가지 못한다. 극 중 세계관은 매력적이지만 새롭지는 않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SF 장르 영화에서 숱하게 봤던 요소들이 자꾸 겹치는 건 물론, 인간 캐릭터들의 매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미셸과 키츠는 물론 빌런 들도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라 너무나 예상 가능한 모습으로 나온다.
배우들의 연기 문제라기 보다는 가족 타깃 취향에 맞추다 보니 생긴 문제로 보인다. 액션 수위 조절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캐릭터와 로봇들의 이야기와 매력이 뻗어나가지 못하고 예상 가능한 지점까지만 간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후반부 대규모 액션도 그렇고 적절히 순화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이 나온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결과적으로 제작비의 향방만 찾는 자신을 발견한다.
극 중 대사에도 나오지만 영화는 사람 사이의 인간적인 연결과 접촉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그 장애물이 뉴로캐스터로 나오는데, 영화 속 사람들은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이 장비에 의존한채 살아간다. 두려움에 휩싸여 전자 기기에 의존하는 삶을 택한 사람들은 더 외롭고 고립되어 가는데, 이는 SNS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의 모습을 비판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더불어 로봇과 인간의 대결은 흑인과 백인, 이민자와 미국인의 대립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 영화 취향에 너무 맞춘 탓일지 이런 현실적인 메시지는 너무 가볍게만 담긴다.
<일렉트릭 스테이트>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루소 형제와 넷플릭스의 협업은 잠시 쉬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제작비를 최대한 적절히 배치하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어마어마한 제작비는 너무 과해보인다. 부족한 완성도가 계속 눈에 밟힌다.사진제공: 넷플릭스
평점: 2.0 / 5.0
한줄평: 너무 과한 제작비, 너무 부족한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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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시록 | 용두사미로 끝난 종교 미스터리 스릴러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본질을 놓친 종교 미스터리 스릴러
관점에 따라 종교의 정의는 달라지지만, 크게 두 가지의 공통된 조건은 꼽을 수 있다. '초월적 존재'와 '직관'이다. 인간과는 다른 초월적 존재나 현재 살고 있는 세상과는 별개인 초월적 세상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존재에 대한 직관적 경험을 토대로 믿음을 갖는다는 것. 이때 주관적인 경험이 여러 차례 반복되거나, 여러 사람에 의해 객관적으로 진술 또는 관찰될 수 되는 경험이나 사건이 있다면 이를 종교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정의를 따르면 종교는 일반 사회, 세속과 긴장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종교적 경험이 본질적으로 초월적인 존재와 세상의 질서와 규칙에 근거하는 한, 일반 사회의 범과 규범에 어긋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세속의 관점에서는 시민적 합의 대신 초월적 존재에 근거하는 종교적 규범이나 질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유럽이나 중동에서 이슬람 전통과 민주주의 체제가 쉽사리 융화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계시록>은 바로 이 간극과 긴장 상태에 주목했다. 사회의 규칙과 다른 차원의 질서 간에 존재하는 갈등을 한 성범죄자를 추적하는 목사와 형사의 스릴러 내에 녹여낸다. 문제는 종교적 소재를 다른 메시지를 꺼내기 위한 도구로만 소비하는 연상호 감독의 고질병이 도졌다는 것. 그로 인해 <계시록>은 종교적 통찰과 메시지도, 미스터리 스릴러다운 장르적 쾌감도 놓치고 말았다.
종교 vs 사회
<계시록>의 전반부는 예상외다. 그간 연상호 감독의 영화는 대체로 캐릭터 개개인의 서사를 다루는 데 미숙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정이>, <선산>에서도 반복되는 문제였다. <계시록>은 다르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제작자로 합류한 효과인지는 몰라도, '성민찬'(류준열)과 '이연희'(신현빈)의 내면을 세심히 들여다보며 긴장감을 쌓아 올린다. 그 덕분에 두 주인공이 속한 전혀 다른 세계도 직관적으로 대조를 이룬다.
민찬의 세계는 종교적이다. 계시를 따르면 현실 문제가 해결되는 경험이 반복된다. 딸이 실종됐다는 전화를 받은 민찬은 교회에 방문했던 성범죄자 '권양래'(신민재)를 범인으로 의심하며 그의 뒤를 밟는다. 미행을 들킨 민찬은 몸싸움 끝에 양래를 산비탈 아래로 밀어버린다. 그런데 민찬의 살인미수는 밝혀지지 않는다. 양래의 집 앞 CCTV가 고장 나고, 그와 몸싸움을 벌인 현장도 폭우 때문에 증거가 사라진 행운이 뒤따른 덕분이다.
이에 민찬은 양래를 밀어버린 뒤 목격한 예수의 얼굴이 계시라며 그를 단죄하는 게 신의 뜻이라고 믿는다. 그 이후로 민찬에게는 행운이 이어진다. 새로 생길 대형 교회 담임 목사직도 제안받고, 우연히 방문한 양로원에서 겨우 살아난 양래를 발견해 그를 완전히 단죄할 기회도 잡는다. 민찬이 차 안에서 아내에게 불륜 사실을 고백하라고 외치는 기괴한 장면은 그의 세상이 직접 경험한 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희의 세계는 정반대다. 그녀가 양래를 죽여야 할 동기는 누구보다도 명확하다. 복수다. 여동생 '연주'(한지현)가 그에게 강간당했고, 그가 정신병력을 이유로 감형받자 연주는 자살했으니까. 연희 본인도 여동생의 환시와 환청을 겪을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중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사회의 질서를 준수하고, 법의 처벌을 믿는다. 여동생 사건을 겪은 후로도 연희가 경찰복을 벗지 않은 것이 그 방증이다.
롱테이크 액션에 담긴 함의
민찬과 연희의 세계는 양래를 기점으로 충돌한다. 그들은 양래가 흉악범죄자이고,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크다. 민찬은 신의 뜻대로, 신의 정의대로, 신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규율에 따라서 양래를 죽여야 한다고 믿는다. 그가 본 계시에 따르면 살인이 사회적으로 살인이 금지된 행위일지언정 신의 정의에는 부합한다.
연희는 민찬의 세계를 용납할 수 없다. 아무리 그 의도나 목적이 선하다 하더라도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는 사회적 합의이니까. 이렇게 보면 두 주인공의 충돌은 인간의 관점에서 만들어낸 세속의 질서, 윤리나 선악의 기준이 초월적인 존재의 규범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암시한다. 여기에 양래의 서사가 더해지면 <계시록>의 종교적, 윤리적 딜레마는 더욱 깊어진다.
양래는 이미 계부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한 차례 감형을 받은 바 있다. 출소한 후에도 연주에게 했듯이 '아영이'(김보민)에게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계부 핑계만 늘어놓는다. 속죄하지 않는 그를 보다 보면 '그에게 과연 법의 처벌만으로 충분히 정의를 세웠다고 할 수 있을까?' '민찬의 방식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 '그런데 민찬이 법의 잣대를 어긋나도 그가 옳다고 할 수 있을까?'와 같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버려진 건물에서 펼쳐진 원테이크 액션 시퀀스가 <계시록>의 하이라이트인 이유다. 물론 액션 연출 자체도 박진감 넘치고, <그래비티>와 <로마>에서 인상적인 롱테이크 장면을 보여준 알폰소 쿠아론의 존재감도 인상적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 악인을 두고서 전혀 다른 정의와 질서, 우주와 세계가 치열하게 맞부딪히는 상황을 고스란히 액션에 담아냈기에 이 시퀀스는 특히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계시라는 신기루
하지만 이 액션 시퀀스 이후로 <계시록>은 급작스레 길을 잃는 듯하다. 정신과 의사를 등장시키고, 그의 입을 빌려서 명확한 답을 알려주며 손쉽게 갈등을 매듭짓는다. 민찬의 계시가 서로 연관성이 없는 대상 사이에서 의미 있는 연결을 인식하는 심리적 경향인 '아포페니아(Apophenia)' 현상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가 믿는 존재와 그가 사는 세계를 부정함으로써 두 우주, 질서의 충돌을 무마한다.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민찬을 양래와 같은 범주의 인물로 묶고, 그들과 연희의 차이점을 부각해 상술한 딜레마를 해결하려 한다. 이를 위해 <계시록>은 민찬이 본 계시를 일종의 신기루로 취급한다. 양래가 자신의 성범죄를 계부의 학대로 인해 어쩔 수 없는 행동이라고 변명하듯이, 민찬도 계시라는 합리화 기제를 통해서 살인미수를 신의 정의라고 변명한다는 것이다.
연희는 다르다. 자신의 행동을 신과 계부의 탓으로 돌린 두 사람과는 달리 자기 행동을 온전히 책임지려 한다. 복수심에 매몰되는 대신 자기 의지로써 동생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을 아영이의 안위를 우선순위에 두려고 애쓴다. 이들의 차이를 통해 <계시록>은 한 인간을 악과 선으로 가르는 건 자신의 생각이고 의지라는 점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계시록>이 포기한 것
위와 같은 <계시록>의 결론은 윤리적으로 깔끔하다. 일반적인 상식에도 부합한다. 하지만 메시지의 설득력, 당위성과는 별개로 <계시록>의 답변은 영화적으로 영리하지 않다. 중반부까지 <계시록>은 민찬이 본 환시가 그의 합리화일지 아니면 진짜 계시일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를 스토리텔링의 원동력으로 삼았는데, 이 장점과 특색을 스스로 포기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민찬과 연희의 추격전에는 이중의 긴장감이 감돈다. 연희가 스릴러의 서스펜스를 담당할 때, 민찬은 다른 결의 긴장감을 쌓는다. 신의 정의를 내세우는 민찬에게 맞받아치는 양래의 하소연에 철학적 논쟁이 담겨 있기 때문. 만약 신이 전지전능하고 선하다면, 어린 양래가 계부에게 학대당할 때 신이 무엇을 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 신이 회개하는 죄인을 사랑한다면, 민찬이 신의 계시를 잘못 이해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민찬의 계시를 허상이라고 결론짓는 순간, 그의 서사는 그저 비겁한 정신이상자의 틀 안에 갇힌다. 종교적 현상에 기대어 쌓아 올린 신비로운 분위기와 상이한 질서의 충돌이 빚어낸 긴장감도 한순간 허물어진다. 그렇다고 복수심을 극복하는 연희의 이야기만으로 그 공백을 채우지도 못했다. 인간의 의지가 선과 악을 가른다는 주제의식은 <다크 나이트> 같은 히어로 영화에서 자주 다뤄진 만큼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익숙한 용두사미로 끝나다
더 나아가 연희가 극을 주도하는 후반부에서는 신비한 분위기와 미스터리에 가려졌던 부족한 완성도도 두드러진다. 사실 <계시록>은 첫 10분 정도만 보더라도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주인공들이 어떻게 얽히게 될지를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연희가 아영이를 구해내는 후반부 전개는 그 예측으로부터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자연히 <계시록>의 결말은 범죄 스릴러 작품에게 기대할 법한 장르적 쾌감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또 종교적 미스터리를 포기하고 범죄극을 취했지만, 정작 범죄 드라마로서의 특별함도 부족하다. 양래가 아영이를 숨긴 위치를 찾아내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가해자의 트라우마를 드러내는 상징과 범죄 장소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 이는 <마인드헌터>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과 같이 프로파일러가 등장하는 범죄 심리극의 패턴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전개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종교를 이용해 판을 깔지만, 정작 종교를 깊이 못 다루는 작법은 연상호 감독의 고질병처럼도 보인다. 전작 <선산>에서도 선산에 얽힌 오컬트처럼 분위기를 잡다가, 결국 가족 관계의 비밀을 풀어내기 바빴으니까. 즉, 좋게 말해 예상외의 전개가 주는 재미가 있고, 나쁘게 말해 소재의 잠재력을 밀어붙일 용기가 없는 스토리텔링이 연상호 감독 영화의 트레이드마크임을 <계시록>이 확언해 주는 듯하다.
Poor 형편없음
연상호의 트레이드마크는 용두사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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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2] (브런치작가/영화리뷰/결말x) 진짜 저스티스리그가 찾아왔다!
잭 스나이더가 하차하면서 자신의 버전을 완성하지 못했던 저스티스 리그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2017년 조스웨던이 완성한 버전은 여러모로 평가가 좋지 못했죠.
이번 HBO max에서 공개된 영화는 한국에서는 Vod로 공개 되었어요.
4시간의 상영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큼 완성도 자체는 조금 올라갔어요.
여전히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전 버전에 비해서는 캐릭터 서사가 나아졌고, 액션 장면도 좋아졌어요.
또한 음악감독을 맡은 정키XL의 음악도 영화에 힘을 줍니다.
마지막 전투도 조금 바뀌어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 합니다.
잭 스나이더의 다음 편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래도 좀 더 나은 저스티스 리그를 볼 수 있어 좋네요.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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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리뷰/결말포함]군필이라면 다 아는 그 영화 분대장 교육장에서 틀어주는 바로 그 영화
#군대영화#밀리터리영화#전쟁영화
영화 ' 위 워 솔저스 ' 2002년
구독은 여러분의 큰 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Nqd...#무비워크 #영화리뷰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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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마스크걸> 티저 예고편
3개의 이름 3번의 인생 3번의 살인 ""난 마스크걸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8월 18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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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침범>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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