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글다2025-04-02 00:27:33
동심을 잃은 디즈니에 남은 것은 관객의 무관심뿐
영화 <백설공주> 후기
1937년 디즈니의 시작을 알린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를 재해석하며 야심 차게 준비한 영화 <백설공주>(2025)는 공개 전 배우 캐스팅으로 인한 잡음부터 개봉 후 영화 퀄리티 등 다양한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이전부터 디즈니 실사화의 새로운 공식은 ‘주인공의 미스캐스팅’인지 헷갈릴 정도로 주인공의 낮은 싱크로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악역인 그림하일드 역의 ‘젤 가돗’이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것과 달리 백설공주역의 ‘레이첼 지글러’는 인종을 떠나 코스프레 같은 드레스는 물론이고 백설공주 스타일링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알라딘>, <위대한 쇼맨>의 파섹 앤 폴이 음악감독을 맡아 보여준 영화 속 OST는 원작에서 가지고 온 ‘하이 호(Heigh-Ho)’, ‘휘파람 불며(Whistle While You Work)’와 새롭게 추가된 메인 넘버 ‘간절한 소원(Waiting On A Wish)’ 등을 내세우며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준비한 빌런 송 ‘뭐든 돼(All Is Fair)’는 준수하지 못한 젤 가돗의 노래 실력으로 제대로 된 매력을 볼 수 없고, 그와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연출과 더해져 이질적인 모습을 보인다. 메인 넘버이자 한국에서 수지를 주인공으로 공개한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기도 한 ‘간절한 소원(Waiting On A Wish)’은 많은 호평을 받고 있지만 <위대한 쇼맨>의 ‘Never Enough’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같은 음악감독이기에 유사성을 보이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백설 공주>만의 고유한 매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넘버 ‘휘파람 불며(Whistle While You Work)’에서 함께 청소하는 동물들이 사라진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외로웠던 백설공주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비록 혓바닥으로 그릇을 핥지만, 열심히 청소해 주는 동물들의 모습들은 <백설공주>에 등장하지 않는다. 동물들과 대화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이 ‘백설공주’ 캐릭터의 정체성이 될 정도로 원작의 백설공주와 동물들의 유머러스하면서도 힐링되는 장면들이 중요한 요소였음에도 말이다. 준수한 CG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동물들이 등장하는 많은 장면을 삭제한 결과는 영화에 큰 영향을 미쳐 아무리 같은 드레스를 입고, 독사과를 먹어도 원작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영화는 동심을 잃었다.
무엇보다 계속해서 강조하는 능동적인 모습을 고려하지 않고 욱여넣은 ‘원작의 순수하고 선한 모습’은 전혀 통일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혁명군을 이끄는 지도자의 모습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선함을 강조한 연출은 어리석음을 부각하고 캐릭터의 정체성을 흔든다. 그로 인해 터무니없는 빌런의 죽음을 만들고 영화는 우스운 결말로 이어진다. ‘백설공주’라는 이름의 근간을 흔들어 놓으면서까지 만든 영화에서 여전히 왕비는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고 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아름다움’ 하나에 집착하며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
동심을 지키는 것이 단 하나의 소명 같았던 디즈니는 PC(정치적 올바름)에 눈이 멀어 그것을 버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PC(정치적 올바름)에도 의문만이 존재할 뿐이고, 결국 디즈니에 남은 것은 관객들의 무관심뿐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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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피커 인터뷰] 프로덕션 대표 / 영화, 그리고 나
저는 지금 인천에서 영상 프로덕션 풀림 필름을 운영하고 있는 안소회라고 합니다.
Q. 자기소개 해주세요.
A. 저는 영화과를 졸업을 했고 연출을 전공을 했습니다. 연출을 전공을 하고 나서 졸업하자마자 했었던 거는 사실은 좀 강사 일을 좀 했었어요. 이제 입시학원에서 영화 제작반 같은 아이들과 같이 뭔가 호흡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수업을 좀 했었고, 그다음에 예전에 아시던 감독님이 장편영화 독립 장편 영화 조 감독을 좀 부탁을 하셨어서 조 감독을 하고 그다음에 또 이제 계속 우연의 반복인데 사실은 그게 또 우연히 알게 된 제작사 대표님이 한번 이거 각색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각색을 또 하다가 군 문제를 해결을 해야 되는 상황이냐 이것들을 좀 불안정하지만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냐 나는 갈래길에서 군대를 선택을 했었고 그 시기와 비슷하게 프로덕션을 창업을 했었던 것 같아요. 뭔가 영화라는 직업 혹은 영화라는 일을 한다는 것이 사실은 상당히 좀 불안정한 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런 것들을 좀 내가 마음 놓고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단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 생각의 끝에 도달한 결론이 이제 프로덕션 창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Q. 감독님의 작품 소개 해주세요.
A. 사실 화려하다고 할 것까지는 없는 것 같은데 그냥 뭐 열심히 했던 작품들이 운 좋게 성과가 좋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작품에 썼던 것들은 사실 이렇게 밖에 잘 내놓지는 않는데 개인적으로 되게 애증의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야쿠르트 형이라는 작품이 있었고 처음으로 영화제에서 대중들한테 선보였던 작품은 무단조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학교도 영화를 전공을 했다 보니까 단편 작업들을 꾸준히 해왔었는데 일단 크게 기억에 남는 작품 세 가지가 <무단조퇴>랑 <코리아타운>이라는 단편 영화랑 ,<이종>이라는 단편 영화 이렇게 세 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Q.영화 <이종>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사실 항상 GV 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했던 똑같은 대답들이 있는데 촬영 감독이랑 같이 이제 학교 앞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가 진짜 졸업 작품으로는 좀 재밌는 걸 해보고 싶다. 흔히 말하는 단편 영화 독립영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좀 재미없다 너무 지루하다 너무 심오하다 그런 것들이 아니라 진짜 재미있는 것들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그때 그 맥줏집에서 tv에 UFC가 나오고 있는 거예요.그래서 이종 격투기의 영화를 찍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그리고 또 촬영 감독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런 격투기를 되게 좋아해서 이런 것들을 한번 여기에 이제 서사를 담아보자라고 좀 시작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Q. 영화 <이종> 속 이정현 배우 섭외 비하인드?
A. 센 이미지를 원했었고 저는 몸을 쓸 줄 아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고민을 하면서 찾아보던 중에 그때 또 당시에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드라마에서 되게 이미지가 강하게 나오셨었고 저 배우랑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PD님 한테 저 배우랑 나는 하고 싶다 해야겠다 그랬더니 뭐 알겠다 하고 하시더니 캐스팅을 해오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작업을 했었죠.Q. 영화 <이종>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아무래도 <이종>이라는 영화가 되게 몸을 쓰는 영화고 실제로 액션 합이 되게 중요했던 영화였다 보니까 배우들이 되게 고생을 많이 했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제 이정현 배우죠. 극 중에 겸수 역을 맡은 이정현 배우가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딱 쓰러지는데 팔이 빠졌었나 발목이 돌아갔었나 그래서 되게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래가지고 잠깐 촬영을 멈췄던 기억도 있고 그런데 결국은 다시 또 반대쪽으로 돌려서 촬영을 하더라고요. 한 번은 연습을 하다가 이제 막 액션 합을 맞추다가 갈비뼈가 아프다. 그래서 제가 그때 막 녹용을 보내주기도 하고 그랬었던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Q. 연출을 전공한 계기는?
A. 막연했던 것 같아요. 막연하게 꿈꿨었던 게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었고 그렇게 하려면 뭘 해야 할까 뭐 다양한 파트가 있잖아요. 촬영도 있고 제작자도 있고 미술 음향 다양하게 있는데 그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그대로 이미지로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고 했을 때에는 연출이 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입시반 강사시절 이야기해주세요!
A. 제가 가장 많이 맡았었던 바는 이제 입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고2 기초반이라고 하는 반이랑 아이들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영화 제작반을 가장 많이 맡아서 했었는데요. 입시반에서 가르치는 것들 어떻게 보면 영화과 입시에 필요한 정형화된 것들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그냥 영화를 가지고 아이들이랑 좀 재미있게 접근하는 것들이 좀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좀 더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이랑 이제 같이 시나리오 아이템 기획 개발부터 콘티를 짜는 것들, 편집을 하는 것들 이런 것들을 좀 많이 했었고, 어쨌든 제가 배웠던 곳에서 누군가를 가르치고 있다는 건 되게 남들은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고, 과거의 나일 수도 있고 이들이 보는 게 그 학생들이 보는 게 미래 그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다른 곳에서 강의를 할 때보다는 조금 더 유의미했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Q. 영화과 선택하게 된 계기는?
A.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큰 이유는 없었고요. 뭔가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던 있었었는데 현실적으로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어 그런 고민들을 한참 했을 때가 있었고요. 그러면서 제가 이제 진로를 고민할 때 초등학교 때부터 생활기록부에 직업을 어떤 걸 써놨을까 하고 쭉 봤더니 뭐 개그맨도 있었고 방송 작가도 있었고 그런 식으로 쭉 뭔가 그쪽이랑 연관된 직업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다가 영화과라는 학교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저기에 들어가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되게 많은 사람들한테 하면서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영화과를 자연스럽게 가게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안소회님의 인터뷰 영상은 [여기]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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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2019)> 리뷰
이따금 영화를 보러 갈 때 나는 최소한의 시놉시스도 읽지 않고 가곤 한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하시모토 나오키의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2019)>가 일본 영화라는 것 정도만 알았고, 원작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그래서 영화가 시작되었을 때,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가 소녀의 성장담이고, 그 성장의 저변엔 아이가 너무도 사랑했던 반려견이 있다는 걸 알자마자 감독이 '치트키를 썼다'라고 느꼈다. 아마 어린 시절 반려동물과 잠시간이라도 시간을 보냈던 사람이라면 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원할 것만 같은 행복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상실은 우리를 너무나 크게 흔들어놓기 마련이니까. 실제로 상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순간부터 영화관에선 훌쩍거리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사실, 나 역시 훌쩍인 관객 중 한 명이었다. 영화가 끝난 후 엉엉 울어 충혈된 눈으로 대중교통을 타게 되는 걸 걱정했을 만큼.
하지만 이 영화, 아쉽다. 배우 개개인의 연기가 뛰어났던 것은 물론 아련하기 그지없는 풍경도 훌륭하게 담겼는데 말이다. 어째서일까? 나는 그것이 감독의 욕심 때문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주인 시즈카가 쓴 원작의 모든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마음이 오히려 영화의 메시지를 불분명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굳이 비유하자면……. 코스 요리를 컴팩트하게 대접하려면 최소한 '정식' 정도는 되어야 했는데, 이 영화의 분량은 일 인분-한 그릇 요리에 불과했던지라, 재료가 좋았음에도 영 소화가 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 이하 스포일러 주의
위에서 짤막하게 말했듯,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반려견과 이별한 소녀 사야카(닛츠 치세)가 상실을 어떻게 수용하며 성장하는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내가 쓴 표현이 다소 애매한 까닭은, 나는 이 영화가 소녀의 성장을 그리는 데에 실패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리무라 카스미의 모놀로그를 통해 사야카가 '어찌 되었든 유년기의 상실을 겪었으며 많은 흔들림을 겪었음에도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뿐, 영화 내내 사야카는 결코 얕지 않은 수렁으로 거듭 떨어진다. 영화 말미 아이가 보이는 발돋움은 너무나도 미약하여 성장/치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뿐, 앞으로 모든 것이 잘 되리라고 안도하기엔 부족하다. 내가 꼽고 싶은 문제는 사야카를 온전히 이해하고 감싸 안는 어른이 부재한다는 사실이고, 나는 이 점에서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가 소프트한 버전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가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영화의 큰 줄기를 시간순에 맞추어 나열하자면 대략 이렇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소녀 사야카는 우연히 자신처럼 사람들에게 거부당하는 강아지 루를 만난다. 동질감을 느낀 사야카는 부모님을 설득하여 루를 데려오는 데에 성공한다. 사야카는 루를 아꼈고, 루 역시 사야카를 잘 따랐다. 매 순간이 추억이었으나 행복한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일 년을 채우지 못하고 루가 돌연 무지개다리를 건넜던 것이다. 긴 시간 병을 앓은 것도 아니었기에 상실은 너무도 급작스러웠고, 사야카는 어른들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거라며 루의 죽음을 외면한다. 아이는 죽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사야카는 이미 할머니를 잃은 경험이 있고, 이후 조우하는 재즈카페 레이디버드의 주인 후세(오이다 요시)가 아들을 잃었음을 영민하기 눈치채기도 한다. 다만, 루의 죽음을 수용하지 않을 뿐이다. 안다는 것과 받아들인다는 것, 그것은 너무도 다른 영역이기에.
사야카의 모습은 분명 애도와 우울 사이 어드매에 위치한다. 물론 사야카가 루를 잃은 후 외부 세계에 맹렬한 적개심을 보이거나, 스스로를 학대하지는 않는다. 또한 눈물을 흘리거나 자신을 평가절하하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실이 가져온 낙담은 아이의 여름을 삭제한다. 사야카의 여름은 루가 존재하던 과거에 머물러있다. 예컨대 아이는 루와 함께 다니던 산책길을 홀로 걸으며 존재하지 않는 강아지의 목줄을 잡고 있거나, 함께 뛰놀던 공터에서 마치 루가 있는 양 공을 던진다. 그런데 가족은 아이의 방황에 대해 침묵한다. 아무래도 소녀의 가족은 다정하지만, 아이의 외로움을 눈치챌만큼 사려 깊진 못한 것 같다. 심지어 숙모는 마당에 놓인 루의 집을 이젠 치울 때가 되지 않았냐고 넌지시 운을 떼기도 했다.
그러던 중, 아이는 떠돌이 개(혹은 그저 주인을 잃은 개일 수도 있으나 명시되지는 않는다) '루스'를 키우는 후세 할아버지와 친해지게 된다. 후세 할아버지는 아주 오래전 아들 고이치로(사토 유타로)를 잃고 아들의 죽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평생을 보낸 인물로, 사야카와 다소 삐꺽이는 첫 만남을 가졌음에도 쉽게 친해진다. 영화 포스터상에선 '외톨이들의 우정'이라는 표현으로 축소되었으나 두 사람이 나눈 우정은 심장이 나락까지 떨어지는 경험을 한, 슬픔을 간직한 이들이 나이를 뛰어넘어 서로를 치유하는 여정이었다. 그것이 퍽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사야카가 저도 모르게 내뱉은 '소중한 건 기다리는 게 아니야, 찾으러 떠나는 거야!'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 아이는 다시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떼었다.
그러나 문제는 후세 할아버지가 병을 앓고 있었다는 데에 있다. 후세 할아버지와 사야카가 바다에 놀러 갔던 날 기적이 일어난 것인지 둘은 서로의 결핍을 환상을 통해 마주했다. 아마 별 일이 없었더라면 두 사람은 각자를 절망에 빠뜨렸던 상실과 화해를 이뤘으리라. 하지만 후세 할아버지는 병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난다. 그는 고이치로와 캐치볼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모종의 후련함을 느꼈던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완전한 치유라 보기 어렵다. 상실을 떠나보내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그에겐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의 죽음은 사야카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어찌하겠는가. 어린 소녀는 루를 잃은 상처에서 완전히 회복하기 전, 슬픔을 공유할 수 있었던 친구마저 떠나보내게 된 셈이지 않나. 결국 사야카는 후세가 유언처럼 남긴 기차역을 찾아 헤맨다. 공터에서 루와 함께 발견했던 철근 앞에 선 순간 소녀가 후세와 고이치로, 루가 있는 '건너편'으로 가려하는 모습은 적지 않게 상징적이다. 아이가 삶이 아니라 죽음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았으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영화는 아이가 죽음으로 가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을 암시하고 후세 할아버지의 개 '루스'와의 재회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이 진실로 치유를 향한 유일한 해답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스럽다. 시간이 이별의 아픔을 해결해준다는 낙관은 무정하다. 비교적 공유 가능한 죽음인 '루'의 상실조차 오로지 후세와 나누며, 홀로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찬 아픔을 견디고 있던 아이에게 찾아온 두 번째 상실은 정말이지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다. 병원의 간호사가 말하는 "너는 가족도 아니잖니, "라는 말은 마음을 도려내듯 아프다. 샤아카가 겪는 시련이 폭력적이라고까지 느껴지는 까닭은, 아이가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면의 슬픔을 어루만지지 않는 어른들의 무참한 모습 때문이리라.
글쎄,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시련/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말한 바 있으나, 나는 그의 말을 모든 이에게 적용하고 싶지 않다. 아무리 개인이 그리 생각할지라도 상실/시련을 겪는 주변인들이 지녀야 하는 윤리적 자세가 과연 침묵과 망각, '묻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배려뿐이겠는가. 상흔이 가득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당신과 나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서로에게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먼저 내어줄 수 있는 용기와 온기가 아닐까.
이밖에,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의 특징 중 하나로 러닝타임 내내 회상과 환영이 자주 오버랩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영화가 주로 초점을 맞추는 시간대가 루의 죽음 이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겠으나, 논리적으로 회고하지 않는 아이들 특유의 시간선을 재현하기 위한 장치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만 나는 영화에서 모놀로그는 제외했거나, 영화 말미에 짧게라도 모놀로그를 맡은 아리무라 카스미가 등장하여 사야카의 모습을 비춰주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만일 감독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처럼 아이의 시선으로 받아들이는 상실과 상실 극복의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면 전자를, 한 개인이 자신을 성장하게 한 시련에 대한 회고를 기획한 것이었다면 후자를 선택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감독은 어린 사야카가 이끄는 극 중 성인이 된 사야카의 목소리를 덧입혔다. 이에 영화는 영상 속 메인 롤과 화자가 일치하지 않는 상태로 진행되었고, 메울 수 없는 시간적 간극은 평행선을 달렸다. 영화를 이끄는 주체인 사야카가 분열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상황인데,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후세와 고이치로, 사야카의 조부모님, 강아지 루 등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욕심껏 전달한다. 결국 영화는 과도한 메시지/이야기가 콜라주 된 채 마무리된다.
이렇듯 아쉬움이 적지 않으나 언급했듯,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훌륭했다. 또한 영화 내내 펼쳐지는 일본의 따스한 풍경은 영화가 지닌 부드러운 톤의 이야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져 몰입하기가 놀라우리만큼 쉬웠다. 영화관에서 한참 울고 나왔으면서도 믿기지 않아 스스로에게 되물어본다. 외국 영화를 보며 이토록 노스탤지어에 젖는 게 가능할까?라고.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고 괜스레 놀리던 어린 시절의 나는 오래 전의 기억이기에 빛바랜 지 오래라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다시금 생명력을 얻었는지 떠올리기만 해도 코끝이 괜히 시큰해진다.
★★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한 후, 주관적 견해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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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이 선택한 영화, 황금종려상 모아보기
❣️Cinelab Curation❣️
지난 5월 13일 개막한 칸 영화제!
어느덧 한 주가 지나 시상식과 폐막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총 22편의 작품이 황금 종려상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고 하는데요!
이름만 봐도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이 후보에 오른 가운데,
과연 어떤 작품이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안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๑・̑◡・̑๑)
오늘은 지난 10년간 어떤 작품들이 칸 영화제의 선택을 받았었는지,
황금 종려상 수상작들을 확인해 보려고 하는데요!
명작 파티가 이어지는 오늘의 큐레이션! 만나 보시죠🤍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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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적인 카체이싱을 담은 영화 추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신청 받은 주제는 바로 '베이비 드라이버' 영화입니다.
이 게시물 혹은 씨네픽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동일 내용의 콘텐츠 게시물에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 적어주신다면 다음 콘텐츠를 올릴 때 여러분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작해볼까요?٩( ᐛ )و
베이비 드라이버
ⓒ 네이버 영화
synopsis
귀신 같은 운전 실력,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갖춘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긴 그에게 음악은 필수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그녀 데보라를 만나게 되면서 베이비는 새로운 인생으로의 탈출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같은 팀인 박사, 달링, 버디, 배츠는 그를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는데...cine pick!
스타일리쉬한 연출과 신선한 액션과 음악이 만나 색다른 카체이싱 영화를 선보인 <베이비 드라이버>. 현지 개봉 당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제치고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제작비를 훌쩍 뛰어넘는 1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기까지 하였다.
모가디슈
ⓒ 네이버 영화
synopsis
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cine pick!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CG 없이 실제로 배우들이 운전하며 촬영해 리얼리티를 더했다. 모로코 올로케이션으로 진행해 영화의 스케일과 웅장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포드 V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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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매출 감소에 빠진 ‘포드’는 판매 활로를 찾기 위해
스포츠카 레이스를 장악한 절대적 1위 ‘페라리’와의 인수 합병을 추진한다.
막대한 자금력에도 불구, 계약에 실패하고 엔초 페라리로부터 모욕까지 당한 헨리 포드 2세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박살 낼 차를 만들 것을 지시한다.
세계 3대 자동차 레이싱 대회이자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르망 24시간 레이스.
출전 경험조차 없는 ‘포드’는 대회 6연패를 차지한 ‘페라리’에 대항하기 위해
르망 레이스 우승자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맷 데이먼)를 고용하고,
그는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지만 열정과 실력만큼은 최고인
레이서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를 자신의 파트너로 영입한다.
포드의 경영진은 제 멋대로인 ‘켄 마일스’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춘 레이스를 펼치기를 강요하지만
두 사람은 어떤 간섭에도 굴하지 않고 불가능을 뛰어넘기 위한 질주를 시작하는데…cine pick!
토론토 국제 영화제, 런던 국제 영화제, 텔루라이드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으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음향편집상과 편집상을 수상하였다. 많이 알수록 더 보이는 영화이기 때문에 미리 관련 이야기를 본 후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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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으로 멸망한 22세기.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독재자 임모탄 조가 살아남은 인류를 지배한다.
한편, 아내와 딸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사막을 떠돌던 맥스(톰 하디)는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납치되어 노예로 끌려가고, 폭정에 반발한 사령관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는
인류 생존의 열쇠를 쥔 임모탄의 여인들을 탈취해 분노의 도로로 폭주한다.
이에 임모탄의 전사들과 신인류 눅스(니콜라스 홀트)는 맥스를 이끌고 퓨리오사의 뒤를 쫓는데...cine pick!
2015년에 개봉해 3번이나 재개봉을 한 많은 이들이 꼽는 최고의 카체이싱 영화이다.
미국의 유명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토마토와 국제 영화 비평가 협회에서 2015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섬세한 미술과 속도감 있는 편집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 네이버 영화
synopsis
도미닉(빈 디젤)은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형제 제이콥(존 시나)이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연합해
전 세계를 위기로 빠트릴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패밀리들을 소환한다.
가장 가까운 자가 한순간, 가장 위험한 적이 된 상황
도미닉과 패밀리들은 이에 반격할 놀라운 컴백과 작전을 세우고
지상도, 상공도, 국경도 경계가 없는 불가능한 대결이 시작되는데…cine pick!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9번째 작품이자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이다.
화려한 액션과 카체이싱 그리고 스펙타클한 스토리와 전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대작전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전 세계가 열광하는 올림픽을 앞둔 1988년 서울.
패션은 올드 스쿨! 음악은 감성 충만! 레이싱은 월드 최강!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된다.cine pick!
1980년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올드카부터 패션 그리고 음악까지!
스피드 있는 전개와 코믹 요소가 가득한 영화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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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다양성을 품은 전주, 경계를 넘어서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24년 5월 1일부터 2024년 5월 10일까지 개최된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우린 늘 선을 넘지 Beyond the Frame”라는 슬로건을 통해 경계를 넘어서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체성을 강조하는 이번 영화제는 다양성만큼 개막작으로 선정된 <새벽의 모든>을 시작으로 10일 간 232개의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채로운 색을 담은 만큼 많은 관객들이 전주국제영화제의 향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 기자 자격으로 참여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시사를 비롯한 기자회견과 개막식은 ‘전주’에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일단 개막작부터 강렬하다. 잘 다뤄지지 않은 소재와 더불어 다양성을 섬세하게 다루는 영화라 더욱 의미 있었다. 영화를 여러 번 봐도 부족함이 없다는 감독의 말처럼 따뜻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영화이다. 우리는 없어지는 것에 대해 얼마만큼의 관심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결코 당연하지 않을 것이다. 소설을 다룬 영화인만큼 감정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며 주인공에 대해 애정이 드러나는 대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영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얼마만큼의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177명의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밟았고 전주국제영화제의 빛을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레드 카펫 게시글을 통해 더 다룰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운영하는 ‘전주씨네투어 X마중‘이 이번에는 ‘바로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9명의 배우가 참여한다는 소식과 함께 많은 관중들이 레드카펫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타들의 등장은 환호를 자아냈고 그가 등장하는 순간, 땅이 흔들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중심에는 여심을 훔친 대세 배우.
바로, 변우석 배우였다.
이희준 배우와 공승연 배우의 개막식 소개와 두 공동집행위원장님의 환영식, 우범기 조직위원장님의 개막선언까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선을 넘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어쩌면 무모하게 보일 만큼 큰 도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경계를 넘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믿습니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세계로의 초대 우리는 늘 선을 넘지, 천년 전주의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선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 우리는 늘 선을 넘지 ‘는 전주 국제영화제를 상징하는 제대로 된 슬로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도 두려워하지 말고 선 넘는 거 한 번 넘어보면 굉장히 쉽습니다. 과감히 선을 넘어서 우리 전주가 선을 넘는데 어느 도시에 비추지 않는 그런 도시를 함께 만들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라고 전했다. 영화가 우리의 인생을 담은 만큼 전주국제영화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또한 우리의 인생을 그리는 것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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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사과의 무게
[SICFF] 사과의 무게
영화 <라스는 웃음버튼> 리뷰
감독] 에이릭 새터 스토르달
시놉시스] 11살 아만다는 새로 전학 온 다운증후군이 있는 라스를 특별히 돌봐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놀랍게도 아만다는 라스와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지만, 친구들 사이에 속하기 위해 라스를 배신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아만다는 라스와 다른 친구들까지 모두 잃게 된다. 용서 받기 위해, 아만다는 용기내어 자신을 드러내고 진정한 자신이 되어야 한다
#스포일러 유의#
그의 시각으로 세상을 함께 바라보는 것
영화 라는 웃음버튼에서 아만다는 새로운 학기를 맞이해 고학년으로써 신입생과 짝꿍이 될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선생님으로부터 색다른 제안을 받는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라스라는 친구가 전학을 오는데 아만가가 짝꿍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처음에 아만다는 이 상황을 탐탁지 않아 한다. 또래 집단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이 시점에서 자신과 조금은 다른 라스가 자신의 짝꿍이 되었을 때 자신에게 벌어질 미래의 일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 앞에서 라스의 짝꿍을 아만다라고 소개하며 아만다와 라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해리포터를 좋아하니 친해지기 쉬울 것 같다고 말해준다. 그렇게 서로 짝꿍이 된 라스와 아만다. 아만다는 라스에게 곁을 내주려 하지 않지만 라스는 천천히 아만다에게 다가간다. 조심스럽게 자신의 집에서 같이 놀자며 집을 초대를 하고, 그곳에 라스의 아빠와 라스의 행복한 마법 놀이를 보며 아만다도 그들과 함께 즐겁게 어울리기 시작한다.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라스와 아만다. 아만다는 라스에게 마음의 문을 열면서 라스의 언어인 마법언어로 라스와 소통을 시작했고, 라스의 세계에서 라스의 시각으로 그와 함께 놀이를 시작한다. 영화 라스는 웃음버튼은 아만다와 라스가 친해지는 이 모습을 통해 우리가 누군가와 친해질 때 각자의 세계가 융합되어감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사과의 무게
서로에게 편안하고 함께 있을 때 즐거운 존재가 된 라스와 아만다. 하지만 라스는 자신의 마법 언어를 학교에서도 사용하길 바랐고, 아만다와 이 과정에서 조금씩 부딪히게 된다. 아만다의 입장에서는 마법 언어가 학생들의 놀림을 받을 것이라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이 난 라스는 춤을 추다가 마법언어를 외쳐버리고, 흥분한 라스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만다는 어쩔 수 없이 자신 역시 마법언어를 쓰고 만다. 그래서 모두의 웃을 사버리게 되고, 이 보든 상황이 영상으로 녹화되고 있었다. 아이들은 완지라는 폐쇄형 블로그에 그동안 라스의 모습을 올리고 있었다. 사이버불링이 시작된 것이다. 아만다는 이를 알게 되자 선생님에게 말을 하겟다며 당장 그 블로그를 없애라고 하지만 오히려 그들은 라스와 함께 노는 아만다의 사진과 영상을 게시하겟다며 협박을 한다. 또래집단으로부터의 배척이 무서웠던 아만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진과 영상을 그들에게 넘기게 되고, 결국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신이 찍은 라스의 웃긴 사진이 공개되며 라스에게도, 학교의 모든 이들에게도 실망을 안기게 된다.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린 아만다. 그녀는 오랜시간 라스에게 전화도 하고, 집에도 직접 착아가지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진심을 전할 방법은 라스의 언어로 라스의 방식대로 그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하는 것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를 위해 일단 아만다의 오랜 친구들에게 찾아가 그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연극을 준비하고, 성탄제에서 라스가 만든 마법의 언어로 된 공연을 하면서 라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얼마나 진심 어린 사과가 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잇었다. 그저 말 뿐인 ‘미안해’가 아닌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그 표현의 방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무게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었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기에 사과의 무게를 알려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영화 라스는 웃음버튼은 어린 아만다의 진심어린 사과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고, 되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뻔뻔함에 부끄러운음 느끼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상영시간표>
2024. 9. 5. (목) 19:00 롯데시네마 은평 1관
2024. 9. 8. (일) 14:00 롯데시네마 은평 6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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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355> 15초 예고편
인류를 위협하는 사상 초유의 위기 발생! 글로벌 범죄 조직에 의해 전 세계 국가 시스템을 초토화 시킬 일급 기밀 무기를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CIA 요원 '메이스'는 전 세계 최정예 블랙 에이전트를 모아 TEAM'355'를 결성한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원팀이 된 TEAM'355'는 역대급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비공식 합동 작전에 돌입하는데.. 월드클래스 블랙 에이전트 TEAM '355' 드디어 그들이 움직인다! 모두가 기다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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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사운드트랙#1> 티저 예고편
강아지상 대표주자 박형식? 고양이상 대표주자 한소희? 이들의 멍냥꽁냥한 캐미가 궁금하다면? 로맨스 뮤직? 드라마 [사운드트랙 #1] 3월, 디즈니+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