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필 K2022-10-09 00:46:13
대혼돈의 멀티버스 속에서 굳건히 존재하는 미친 가족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리뷰
필자가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들을 관람했기에, 대다수의 영화들은 시놉시스나 예고편 정도만 보면 어느정도 스타일이 예상이 가는 편이다.
원래 장르에는 클리셰라는 것이 따르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가끔씩, 시놉시스랑 예고편만을 보고서는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도저히 감이 안 잡히는 영화들이 종종 있다.
이번에 시사회를 통해 관람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이러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민자 가족 이야기 같은데, 멀티버스라니? 대체 무슨 조합인걸까?
이러한 조합은 상상이 안될것 같지만, 이 영화는 이 조합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정말 흡입력과 매력도 겸비하여 만들어냈다.
이 영화는 멀티버스라는 주제답게 정말 많은 장르와 표현들을 넘나든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호러, 액션, 드라마, 고전부터 통상적인 영화의 형태를 벗어난 실험영화의 형태로도 변주된다.
이러한 방식은 일반적인 상업영화의 형태를 벗어나 예술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화려하고 세련된 영상미로 오락성도 겸비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존의 영화를 벗어난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보편적인 한가지 주제를 꾸준히 관통하는데, 그건 바로 '가족애' 이다.
이러한 주제가 있기에 앞에서 말한 기존적인 영화에서 벗어나는 많은 요소들이 있음에도 많은 사람에게 편하게 추천드릴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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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비교적 낮은 스코어로 1위에 올라선 <더 마블스>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한 흥행 성적에 기를 못 피고 있는데요. 젊은 감독과 뉴페이스 배우들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아쉬운 수치입니다.
과연 마블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국내 박스오피스]
마블 스튜디오 신작 <더 마블스>가 개봉 이후 첫 주말을 맞아 3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영화는 지난 8일 개봉 이후 5일째 1위를 달리며 누적 관객 수
44만6천여명을 기록 중인데요.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긴 했으나 마블 영화로서는 실패라고 할 수
있는 수치로 현재 추세라면 10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고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더 마블스>는 10~12일 47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마블이 지난 15년 간 내놓은 영화 33편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더 마블스> 이전엔 2008년에 나온 <인크레더블 헐크>가 가진 5540만 달러가 최저였지만 올해 나온 마블 영화 중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가
개봉 첫 주말 성적도 1억600만 달러인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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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비할수록 채워지는 이상한 마법을 손끝으로 느껴본다면
※영화 〈시티 라이트〉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 도시를 떠돌아다니는 한 남자가 있다. 가진 것이라고는 낡고 펑퍼짐한 양복과 맞지 않는 모자, 지팡이뿐인 그가 걸음을 멈추었다. 길모퉁이에서 꽃을 팔고 있는 한 소녀가 있었다. 그에게 부토니에를 사려했을 때 남자는 알게 되었다. 소녀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잠깐의 만남 이후 그는 길 위의 삶을 그만두기로 한다. 대신 자신을 위해 웃어주는 한 사람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는다.
20세기 문화예술을 말할 때 빼놓아서는 안 되는 최고의 예술가이자 감독, 제작자 찰리 채플린의 영화 〈시티 라이트〉는 사랑에 빠진 눈먼 소녀를 지키기 위해 가난한 남자가 벌이는 고군분투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로맨스 장르에는 언제나 두 사람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는 중세 기사도 문학인 ‘로망스’부터 시작되었다. 기사와 귀부인이라는 계급과 신분의 차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플라토닉 사랑을 자아낸다. 닿지 못하는 사랑의 결실은 곧 귀족 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수호하는 매뉴얼이 된다. 명예와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겸손하고 금욕적인 기사도의 원형은 당대의 사회 질서를 지배했다. 이후 로망스가 로맨스 소설로 변화하면서 ‘낭만적 사랑’의 서사가 등장하고, 현대에 와서는 사라진 신분과 계급 대신 다양한 심리적, 물질적 장애물로 세분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가로막은 집안과 신분을 지난 현대의 작가는 사장과 평직원, 북한의 장교와 남한의 유명 배우, 심지어는 도깨비와 인간 사이의 장애물까지 만들어낸다. 독자, 시청자, 또는 관객은 이 미끄러지는 위치와 관계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격차로 발생하는 오해와 편견, 이별과 재회에 이목을 집중한다. 하지만 로맨스 장르의 또 다른 특징은 독자의 바람을 충족시키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사랑과 이별에 갈등하고 위기를 맞는 이들은 결국 절대적인 사랑의 힘이라는 우연 혹은 필연으로 재회하고, 행복한 결말을 이룬다. 롤러코스터처럼 종잡을 수 없는 갈등의 연속에도 이미 독자는 이 바람 잘 날 없는 사랑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은연중에 품는다. 독자는 로맨스 안에서 현실과 다른 환상적 사랑의 결실을 바라기 때문이다.
과거의 로맨스는 주로 우월적 지위의 완벽한 남성이, 그보다 낮은 지위의 선량하지만 수동적인 여자 주인공을 구원하고 해방하는 드라마였다. 이는 현대의 로맨스 장르에서도 여전히 통용되는 법칙이다. 다만 그 안에서 여러 설정과 관계성의 변주를 준다. 앞서 언급했던 도깨비와 인간의 사랑처럼 믿을 수 없는 능력의 탈인간을 남자 주인공으로 설정하거나,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근대의 조선 양반집 여성과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한국계 미국인 남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 로맨스 장르에서 특징 중 하나는 한쪽의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두 사람의 결핍이 서로 마주하며 성장해 동등한 지위를 만든다는 점이다. 이는 시대의 변화에 영향을 더 많이 받은 여성 캐릭터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 이제 로맨스의 여성은 과거의 인습에 따라 ‘도덕적 미덕’을 구현하는 존재로 남아있지 않다. 자신의 욕망과 목표를 정확히 인식하고 주체적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무조건 선량하거나 씩씩한 캐릭터도 아니다. 좌절과 절망, 탐욕과 부정을 숨기지 않기도 하며,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거침없이 행동한다. 과거 남성과 여성의 구도가 전복되기도 하며 미스터리, 공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확장된 장르의 변용과 해체도 이루어진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현실적 인식과 다양성의 확장이 맞물린 로맨스의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연대와 성장의 길로 함께 들어서는 관계가 된다.
〈시티 라이트〉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마법에 빠진 것처럼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를 관통하는 이 무조건적 선의와 환대의 가치는 유성 영화의 시대에 들어선 1930년대를 마주 선 찰리 채플린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연결된다. 찰리 채플린이 연기하는 남자는 거리를 떠돌아다니며 생활하는 단벌 신사다. 평소처럼 길을 걷다 첫눈에 반한 소녀는 소리만 듣고 우연히도 고급 자동차에서 나오는 부유한 남자와 그를 착각한다. 남자는 당황하지만 소녀의 사정을 이해하고 그를 돕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집도 절도 없는 사정은 본인도 마찬가지기에 여느 때처럼 방황하며 고민을 하던 중 강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한 남성을 구한다. 그는 이 도시의 백만장자였고, 목숨을 살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찰리 채플린을 금세 친구로 사귀고 집으로 초대한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술을 즐기는 이 백만장자는 찰리의 여러 사정을 묻지 않고 통 크게 그를 환대한다. 소녀를 돕기 위해 돈을 건네주기도 하고, 잠자리도 제공해 주는 등 선의를 베풀어 준다. 불의의 사고로 그와의 기억을 잃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성영화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1930년대 음향 기술의 도입에 반기를 들었던 그는 사회의 부조리에도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부의 불평등과 인간의 가치 하락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로써 영화는 사회의 약자들에게 가닿을 수 없는 도시의 불빛에 휘청거리는 소시민을 연기한다. 소녀의 집세와 개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얻으려 했던 그의 노력은 안타까움 속에 담긴 익살스러운 슬랩스틱에 담겨 웃음과 함께 복잡한 감정을 자아낸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 보려는 노력은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경찰에 쫓기는 범죄자 신세가 되어서야 소녀에게 돈을 쥐여줄 수 있던 그의 마음은 오로지 한 곳으로 향한다. 자신도 변변치 않은 현실에도 소녀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는 남자의 일대기는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의 무성영화가 주는 그 울림과 가치를 고집스럽게 지켜내려는 감독 찰리 채플린의 심정과 닮았다.
이 영화를 말할 때 헬렌 켈러라는 인물을 빼놓을 수 없다. 찰리 채플린과 그의 짧은 만남은 영화의 스토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찰리 채플린과 헬렌 켈러는 국가의 억압과 독선에 당당히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내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대중과 미디어에 비치는 헬렌 켈러는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딛고 삶을 이어 온 투혼의 인물’ 정도였다. 모두가 행복한 동화 속 헬렌 켈러의 삶은 그의 스승 설리번 선생님과의 유대관계와 우정, 박애와 사랑의 성녀, 그 정도뿐이다. 정말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는 철저히 가려지고 윤색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헬렌 켈러는 서른 살까지의 인생까지다. 알려지지 않은 그는 공산주의 사회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였고, 1900년대 초반 미국 사회당에 입당해 여성과 노동자, 유색인종의 권리와 평등을 위해 싸웠다. 여러 신문의 칼럼과 저서로 부정의한 사회로부터 투쟁해 온 헬렌을 보며 사람들은 그가 장애인과 사회복지 운동 외의 다른 운동에 투신하는 것을 싫어했다. 대중이 정해놓은 성스러운 이미지로 ‘숭배’ 해야 하는 ‘천사’가 정치 세력에 옮아 ‘불순한’ 사회운동을 하다니. 견디지 못한 언론은 그를 향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장애인이라는 그의 정체성을 과거에는 ‘삼중 장애의 역경을 딛고 세상에 나온 영웅’으로 추앙했지만 비난의 대상이 된 이후 ‘세상 물정 모르는 장애 여성의 치기’로 격하한 언론의 이중성은 극에 달했다. 장애를 단지 극복해야 할 비정상적 양태로 바라본 편협한 시각은 등을 돌렸을 때 더욱 모진 차별과 비난의 무기로 활용되었다.
찰리 채플린도 같은 곤경에 처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면과 빈곤의 굴레를 풍자와 해학으로 표현한 그의 영화는 냉전 시대의 광풍 앞에 ‘공산주의적 선동’으로 몰린다. 소아성애자라는 근거 없는 가짜 뉴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그는 결국 미국을 떠나 이민을 간다. 여성이자 장애인으로 사회의 진보를 위해 투신했던 헬렌의 삶에 감명을 받은 찰리는 〈시티 라이트〉에서 도시의 불빛을 볼 수 없던, 아니 도시의 따가운 시선에 가려진 한 소녀가 선한 의지와 노력으로 결국 주체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만든다.
이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는 영화사적으로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영화 줄곧 원경에서 시민들의 군상, 그 안의 찰리 채플린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던 카메라는 눈을 뜬 소녀가 그의 얼굴이 아닌 손끝으로 남자를 알아보는 장면에서 또렷이 서로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관객은 무조건적 희생과 사랑의 연대라는, 자본주의와 거리가 멀어 보이던 가치를 묵묵히 이어나간 끝에 마침내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게 되는 두 사람의 표정을 만난다. 고난 끝에 찾아온 행복이 현실이 되기 바라는 감독의 간절함은 참고 참다 마지막에 드디어 시선을 가까이 두는 탁월한 완급조절로 드러난다. 설명을 듣기 전에는 그 의미를 전혀 알 수도 없는 ‘평화와 번영’ 동상 위에서 대범하게 잠을 청하는 유쾌하고 날카로운 찰리 채플린의 시선은 이렇듯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마음을 울리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표출한다.
우리는 사랑과 연대가 가진 힘을 알고 있다. 저 큰 도시 한 구석에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동상 하나 세운다고 그 가치는 실현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몸부림이겠지만, 자신의 곤궁함을 받아들이면서 한 인간의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그의 몸이 오히려 가장 시대의 변화를 추동하는 상징으로 내세울 만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상이 아닌 행동이다. 우리의 진가는 사회에 겉돌고 외면받는 사람들을 포용하고 같은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지난달부터 우리는 서아시아의 한 나라가 무너지는 장면을 바라봤다. 한순간에 억압의 과거로 퇴보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바라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타인을 포용할 만큼 충분히 밝은 도시의 불빛에 비해 비좁은 시민들의 인식은 여러 이유를 들어 세상의 불의와 고통을 애써 외면하고 만다. 사회에 내 집 하나 없이 무시당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해학을 담아 웃음과 눈물을 만든 찰리 채플린은 영화 내내 웃지도 않고 전 세계의 관객을 웃겼다. 어쩌면 우리는 난민과 이주민을 카메라 뒤편에서 남의 일처럼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닫힌 우리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꺼이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줌을 당겨 그들을 만나고 손을 잡는 것이다. 다정함은 세상을 구한다. 그래야 절망 앞에 웃을 수 있고, 선의지를 담은 표정으로 타인을 반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마침내 행복을 찾은 남자의 이름은 리틀 트램프, 작은 방랑자이다.
※ 이 글은 파랑달의 브런치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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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산업에 진출 예정인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최근 게임회사인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임원과 페이스북 부사장을 지냈던 마이클 버듀를 영입하며 게임 산업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버듀의 채용 소식을 처음 접한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내년 안에 비디오게임을 서비스 목록에 추가시키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이러한 새 시스템에 대한 추가 요금을 부과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적 있죠.
마이클 버듀는 넷플릭스 입사 전,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Facebook Reality Labs)에서 근무하며 오큘러스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이용한 게임 콘텐츠 개발을 진행한 적 있습니다. 또한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임원으로 지내며 ‘심시티(SimCity)’와 ‘식물 대 좀비(Plants VS Zombies)’ 등을 운영하는 모바일 스튜디오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넷플릭스에서 그레그 피터스 최고집행책임자(COO)의 직속으로 일할 예정입니다. 블룸버그는 또 넷플릭스가 이미 게임 개발 관련 직원 모집을 진행하고 있어 수개월 안에 비디오게임 전담팀을 꾸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게임 진출을 통해 춘추전국시대에 이른 OTT 시장에서 새로운 가입자 확보의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국내의 쿠팡 플레이, 왓챠, 티빙, 웨이브의 성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유입될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의 존재까지 감안하면, 이는 좋은 시도라고 볼 수 있겠죠.
현재 넷플릭스의 경쟁사인 디즈니 플러스는 자체 콘텐츠를 지닌 기업들을 인수하는 전략을 나서고 있으며, 아마존도 최근 영화 제작사 MGM을 인수했죠. 그러나 게임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OTT 플랫폼은 없기에,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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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2월 둘째 주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드리려고 해요.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세계 유수 영화제의 찬사를 이끌어낸 <다음 소희>부터
개봉 25주년을 맞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하는 <타이타닉>까지!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다음소희
Next Sohee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38분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시은 등
개봉: 2023.02.08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시놉시스
“나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막을 수 있었잖아. 근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 오랜만에 복직한 형사 유진.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취를 쫓는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언젠가 마주쳤던 두 사람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그 애를 만난 적이 있다.
CINE PICK!
<다음 소희>는 지난 2017년 1월,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의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이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지켜주지 못했던 소희를 위로하고 또 다른 소희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작되었으며, <도희야> 이후 9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정주리 감독의 탁월한 연출과 베테랑 배우 배두나, 신예 김시은의 호흡이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되었으며,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어 좋은 평가를 얻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타이타닉: 25주년
Titanic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드라마 | 미국 | 195분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등
개봉: (재) 2023.02.08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씨네힐
시놉시스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은 당신을 만난 거야" 우연한 기회로 티켓을 구해 타이타닉호에 올라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화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막강한 재력의 약혼자와 함께 1등실에 승선한 로즈(케이트 윈슬렛)에게 한눈에 반한다. 진실한 사랑을 꿈꾸던 로즈 또한 생애 처음 황홀한 감정에 휩싸이고, 둘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는데… 가장 차가운 곳에서 피어난 뜨거운 사랑! 영원히 가라앉지 않는 세기의 사랑이 펼쳐진다!
CINE PICK!
세기의 로맨스 영화로 불리는 <타이타닉>이 1998년 개봉 이후 25주년을 맞아 4K 3D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전 세계 역대 흥행 3위이자 아카데미 역대 최다인 11개 부문 수상 기록 등을 달성하며 전 세계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았던 전설적인 영화를 4K 3D로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
The Blue Skies at Your Feet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SF | 일본 | 93분
감독: 유키 사이토
출연: 후쿠모토 리코, 마츠다 겐타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이놀미디어
시놉시스
푸른 하늘 아래 매월 1일마다 영화를 보기로 약속한 ‘미유’와 ‘슈야’. 하지만 ‘슈야’의 변심에 약속은 깨지고 만다. 충격에 빠진 ‘미유’ 앞에 다시 나타난 ‘슈야’, 그 순간, 트럭이 돌진하고 ‘슈야’는 ‘미유’를 감싼 채 교통사고를 당한다. “딱 하루만 시간을 돌려주세요!” 눈을 뜬 ‘미유’ 어제와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슈야’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미래를 바꿔야 한다!
CINE PICK!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은 고등학생 미유가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몇 번이나 같은 날을 반복하며 그의 진실을 알게 되는 시간 초월 타임 루프 로맨스입니다. 600만 이상 누적 조회 수, 행부수 23만 부 이상을 기록했던 동명의 대히트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사랑스러운 감성 판타지 로맨스 영화를 기다리던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 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 11월 개봉해 호평을 얻고 있는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고 해도>에서 열연을 선보였던 후쿠모토 리코가 주인공을 맡아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디텍티브 나이트: 가면의 밤
Detective Knight: Rogue
ⓒ 네이버 영화
개요: 범죄, 액션 | 미국 | 105분
감독: 에드워드 드레이크
출연: 브루스 윌리스, 로슬린 먼로, 지미 장 루이스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디스테이션
시놉시스
미국 전역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하고 현장에 나간 동료 형사 ‘피츠제럴드’가 목숨을 잃는다. 전직 스포츠 선수들이 범인이라는 단서를 찾은 ‘나이트’는 그들의 배후에 불법 도박업자 ‘위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복수와 정의를 위해 그들의 본거지인 뉴욕으로 향한 ‘나이트’ 과연 정의를 사수하고 복수를 실현할 수 있을까…
CINE PICK!
<디텍티브 나이트: 가면의 밤>은 할리우드가 낳은 최고의 액션 스타 브루스 윌리스를 주인공으로 한 '디텍티브 나이트'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영화는 나이트 형사가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작년 은퇴를 선언한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인 만큼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스러운 거미
Holy Spider
ⓒ 네이버 영화
개요: 범죄, 스릴러 | 덴마크, 독일, 스웨덴, 프랑스 | 118분
감독: 알리 아바시
출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 메흐디 바제스타니 등
개봉: 2023.02.08
배급: 판씨네마(주)
시놉시스
‘순교자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 그곳에서 1년 사이 16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 ‘거미’는 자신의 범행과 시체 유기 장소를 직접 언론에 제보하는 대담한 행동을 이어간다. 살인마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여론이 일고 정부와 경찰마저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는 가운데 여성 저널리스트 ‘라히미’만이 홀로 살인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그의 뒤를 쫓는데…
CINE PICK!
영화는 <성스러운 거미>는 데뷔작 <설리>와 <경계선>으로 잇따라 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알리 아바시 감독의 신작입니다. 2000년부터 1년간 이란 최대 종교도시인 마슈하드에서 어린 자녀를 둔 싱글맘과 생계가 막막해진 암산부를 포함한 성매매 여성 16명이 잇따라 살해당했던 비극적인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로,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 역을 맡은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지난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연쇄살인범이 뻔뻔하게 활보하는 세상에서 오히려 여성들은 히잡 안에 숨어 살아야만 하는 이란의 현실과, 오랜 여성 혐오 습관으로 인해 연쇄살인마를 잉태하는 이란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감 없이 담아내 호평을 받았습니다.
안녕, 소중한 사람
More Than Ever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 123분
감독: 에밀리 아테프
출연: 비키 크립스, 가스파르 울리엘 등
개봉: 2023.02.08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엘렌과 마티유는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커플이다.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엘렌이 희귀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 두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함께하고 있지만 서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이 각자의 마음에 켜켜이 쌓여가던 중, 엘렌은 자신처럼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미스터’라는 남자의 블로그를 발견한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스스로를 연민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의 풍광에 매료된 엘렌은 난생처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고요하고 장엄한 자연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되찾게 된 엘렌은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마티유에게 전한다. 하지만 차마 이 사랑을 놓을 수 없는 마티유는 마지막으로 엘렌을 설득하기 위해 노르웨이로 향한다.
CINE PICK!
영화 <안녕, 소중한 사람>은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시선'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죽음을 피하지 않으려는 시한부 환자 엘렌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티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연출을 맡은 에밀리 아테프 감독은 BBC 드라마 '킬링 이브' 시즌4, 그중에서도 IMDB 평점이 가장 높았던 5화, 6화를 연출한 실력파로, 각본과 연출을 함께 소화한 이번 영화에서 오랫동안 투병한 어머니를 지켜본 경험을 녹여냈다고 합니다. 빼어난 영상미와 세련되고 절제된 두 배우의 연기 조화가 돋보이는 영화로 평가되며,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영화 팬들을 슬픔에 빠지게 했던 가스파르 울리엘의 유작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더욱 가슴 아프고 애틋한 작품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Someone You Loved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3분
감독: 형슬우
출연: 이동휘, 정은채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영화특별시SMC
시놉시스
이별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연락처의 애칭을 풀네임으로 바꾸면? 카톡 친구를 삭제하면? SNS 팔로우를 끊으면? 사랑하는 사람에서 아는 사람으로 아는 사람에서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현실 이별 프로세스
CINE PICK!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다양한 단편으로 시체스영화제,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뛰어난 연출과 감각을 인정받은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실제 경험담에 기반한 사실적이고 통통 튀는 에피소드와 세련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만남보다 이별이 어려운 청춘들에게 공감을 자아낼 영화입니다. 주연을 맡은 정은채 배우와 이동휘 배우의 호흡 또한 기대되는 지점입니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Love My Scent
ⓒ 네이버 영화
개요: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 대한민국 | 108분
감독: 임성용
출연: 윤시윤, 설인아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콘텐츠존
시놉시스
삶에 치여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남자 ‘창수’(윤시윤). 낯선 이에게 받은 향수를 뿌리자마자 여자들이 달려든다?! 가족에 치여 누굴 좋아해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여자 ‘아라’(설인아)는 어느 날, 매일같이 타던 버스에서 나는 향기에 두근대기 시작한다 ‘창수’에게 이끌린 ‘아라’는 영문도 모른 채 사랑에 빠지고, 서툴러도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가던 그때! 갑작스럽게 등장한 전 애인 ‘제임스’(노상현)가 폭로한 ‘창수’의 비밀! 내가 사랑에 빠진 게, 향수 때문이라고?
CINE PICK!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한 남자가 정체 모를 향수를 손에 넣으면서 몇 년째 짝사랑해왔던 여자와 연인이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데뷔작인 <지붕뚫고 하이킥>부터 꾸준히 로맨스 연기를 해온 윤시윤과 지난해 방영됐던 인기 드라마 '사내맞선' 속 사랑스러운 연기로 인기를 얻었던 설인아의 첫 영화 주연작으로, 두 배우의 호흡이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다가오는 밸런타인 데이에 가볍게 볼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트윈
The Twin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핀란드 | 108분
감독: 타넬리 무스 토넨
출연: 테레사 팔머, 스티븐 크리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쌍둥이 아들을 잃은 레이첼 가족을 향해 위로를 가장한 이교 집단의 손길이 뻗친다.
CINE PICK!
<트윈>은 쌍둥이 중 한 명을 잃고 새 출발하려는 ‘레이첼’ 가족에게 다가오는 이교 집단의 광기와 사악한 진실을 담은 오컬트 호러입니다. 오컬트 호러를 표방한 만큼 마니아들이 눈여겨볼 기괴한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모든 것을 잃은 엄마이자 아내 레이첼을 연기한 테레사 팔머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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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 구심점 없이 흩어지는 이야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깊은 숲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전영하'(김윤석).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의 소원이 담긴 펜션을 소중히 운영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께름칙한 손님 한 팀이 나타난다. 어린 남자아이와 함께 펜션을 예약한 '유성아'(고민시). 그녀는 아이에게 지나치게 무관심하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영하를 불편하게 만든다.
다음날 아침, 영하는 유성아가 새벽 일찍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관심을 보이던 LP판에는 혈흔을 묻혀 놓고, 화장실은 락스로 깨끗하게 청소했으며, 수장 두 건을 없앤 채로. 직감적으로 유성아가 데려 온 아이를 살해했음을 눈치챈 영하. 하지만 그는 남은 증거를 불태우고 모른 척하기로 결심한다. 혹시나 소문이 나면 펜션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1년 뒤, 유성아가 그의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보상받지 못한 호불호
작품성과 대중성. 영화, 드라마 제작진이 언제나 고민할 딜레마다. 다른 예술도 다르지 않지만, 특히 영상 매체는 막대한 제작비를 필요로 하기에 항상 대중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대중성이 언제나 옳은 길인 것도 아니다. 안정적으로 보이는 선택이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대중은 언제나 새로운 자극을 원하니까.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OTT의 성장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OTT가 불러온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는 작가와 제작자의 두려움이 줄었다는 것. 크리에이터의 비전에 크게 개입하지 않으니 이전까지는 관객 수나 시청률, 대중의 호불호를 우려해 제작하지 않던 작품이 빛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대중성과 괴리되는 작품이 늘어나면서 OTT의 파급력도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적지 않다.
<부부의 세계>의 모완일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실험적인 스릴러다. 관련 없어 보이는 과거와 현재를 느린 호흡으로 교차하다가 마지막에야 모든 감정선을 폭발시킨다. 서스펜스보다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듯 보이고, 대중적으로 익숙한 작법이 아니니 호불호도 필연적이다. 하지만 호불호를 불사한 선택이 역으로 드라마 전체의 만듦새를 무너뜨린 나머지 실험은 무위에 그쳤다.
돌 맞은 개구리 이야기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간단하다. 우연히 범죄자와 마주쳐 피해자가 된 이들의 사연이다.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범죄자가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가 그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비춘다. 과거 모텔 사업을 하던 '구상준'(윤계상)은 연쇄살인범 '지향철'(홍기준)을 만난 후 가정이 무너진다. 현재 펜션을 운영하는 영하도 사이코패스 살인자 유성아를 고객으로 만난 뒤 일상이 파괴될 위기에 처한다.
이에 더해 개구리에게 돌을 던지는 또 다른 사람들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살인자뿐만 아니라 기자나 경찰, 자극적인 이슈에 몰입한 이들 또한 돌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극 중 기자와 경찰 모두 그럴듯한 대의나 정의감 대신 특종이나 자기만족을 위해 상준과 영하를 이용하니까. 신문사 기자는 지향철 관련 특종을 잡으려 상준과 인터뷰하려 하고, '윤보민'(하윤경/이정은)도 연쇄살인범을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에 상준을 이용한다.
이 상황에서 개구리에게는 두 선택지가 있다. 상준처럼 과거에 갇힌 채 무너질 것인지, 아니면 상준의 아들인 '기호'(박찬열)처럼 자기 방식으로 과거와 맞서 싸워 트라우마를 이겨낼 것인지. 이 지점에서 무관해 보이는 과거와 현재는 접점이 생긴다. 아직 유성아와의 악연이 끝나지 않은 영하는 상준이 될 수도 있고, 기호가 될 수도 있으니까. 따라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영하가 어떤 결정을 할지 쫓는 심리극이라 할 수 있다.
잘못된 역할의 부작용
그러다 보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느낌이 다르다. 중반부까지는 미스터리 드라마에 가깝다.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전개돼야 비로소 그들의 공통점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 그들의 접점을 눈치채기 전까지는 전체적인 흐름을 종잡을 수가 없을 정도로 모호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스릴러를 기대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필연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여기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악수를 뒀다. 각 캐릭터에게 역할을 잘못 부여하면서 이질감을 극대화한다. 사실 상준과 영하의 시점으로 나뉜 이야기를 접합하려는 시도가 없지는 않다. 윤보민이 그 접착제다. 과거 신참 형사로서 상준 사건에 참여했고, 지금은 새로 부임한 소장으로서 영하 사건에 개입하는 윤보민. 드라마는 그녀를 매개로 접점이 없는 두 아버지의 이야기를 엮어내려 한다.
그런데 정작 윤보민은 철저한 관찰자다. 그녀가 주도적으로 두 사건을 해결한다기보다는, 두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을 때 옆에서 조망할 뿐이다. 여기에 더해 그녀 자신의 이야기도 과거와 현재 두 시점에서 따로 펼쳐진다. 그 결과 윤보민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드라마는 오히려 구심점을 잃어버린다. 두 이야기를 엮기 위해 만든 인물 때문에 오히려 서로 다른 세 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후반부로 갈수록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가지가 너무 많아진다. 각 플롯이 각자 할 말만 한다. 영하와 유성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려고 하면 상준의 이야기가 끼어든다. 성인이 된 기호가 등장하면서 상준의 플롯은 더 복잡해지고, 기호와 영하의 접점을 묘사하는 동안에는 유성아가 잠시 잊히는 느낌마저 든다. 차라리 철저히 윤보민의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갔다면 난잡함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미진한 캐릭터 활용
이에 더해 반전을 주려고 전개를 꼬는 중에 메시지와 스토리의 모순도 노출하고 만다. 그 중심에는 유성아가 있다. 사실 시청자 입장에서 그녀는 좀처럼 알 수 없는 인물이다. 그녀가 동기가 뭔지, 그녀가 왜 아이를 살해했는지, 왜 영하의 펜션에 집착하는지. 그녀의 행동과 표정 하나하나가 이해할 수 없어서 두렵다. 그러다 보니 영하가 돌 맞은 개구리가 되는 과정에도 몰입하기 쉽다. 영하만큼이나 시청자도 영문을 알 수 없기 때문.
하지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사족을 덧대 매력을 스스로 가린다. 재벌가 출신 사이코패스라는 개인사가 드러는 순간, 유성아는 개성을 잃는다. 그녀는 이제 익숙한 한국형 악역이다. 그러니 그녀에 대한 신비감이나 공포감도 일순간 사라지고, 그녀가 원우먼쇼로 지탱해 온 서스펜스도 단숨에 사라진다. 그녀가 그린 그림, 펜션 인테리어, 고민시의 연기가 어우러지며 자아낸 답답한 분위기마저 불친절한 과시로 보이기 십상이다.
결국 드라마의 주제마저 모호해진다. 사고와도 같은 범죄자와의 만남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핵심 소재다. 그런데 유성아의 가족사는 그 사고를 통속적인 가족극으로 뒤바꿔 버린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딸, 유성아가 아버지 영하의 사랑을 받은 딸, '의선'(노윤서)을 노리는 꼴이다. 즉, 메시지를 집약하고 있는 상준과 영하의 접점 대신 유성아와 영하의 딸의 차이만 부각되면서 평범한 범죄 드라마로 귀결된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범죄자나 형사의 시점이 아니라 피해자 관점에서 진행되는 스릴러라는 특징이 확실했다. 범죄 사건 피해자의 고통보다 사건의 자극성에만 열광하는 세태를 지적하는 의도도 시의적절했다. 그저 일관된 방향성을 잡지 못한 나머지 주요 플롯이 중구난방으로 흩어졌을 따름이다.
결국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애매한 스릴러, 평범한 넷플릭스 작품 중 하나로 남는다. 캐릭터가 인상적이지도 않고, 특별한 메시지가 뇌리에 꽂히지도 않는다. 전달 방식이 독특하지도 않다. 그나마 고민시라는 배우의 필모그래피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사실이 수확이라면 수확이지 않을까.
Poor 형편없음
산해진미도 요리사가 레시피를 잘못 선택하면 무의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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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크맨> 할아버지와 손자의 정(精)
최고의 사격수로 미국에서 3번째로 높은 ‘은성훈장(Silver Star)’을 받은 예비역 군인 ‘짐(리암 니슨)’은 애리조나 국경지역을 지키며 조용히 말년을 보낸다. 아내를 암으로 떠나보내고, 90일 안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목장은 압류될 위기에 처한다. 어느 날 우연히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쫓기는 모자를 구해지만, 조직원의 총격에 소년의 어머니가 숨을 거둔다. 소년(제이콥 페레즈)을 시카고에 있는 친척에게 데려가 달라는 그녀의 마지막 부탁을 외면할 수 없었던 `짐`이 길을 나서는 일종의 로드무비다.
일흔을 코앞에 둔 리암 니슨과 소년이 유사 할아버지와 손자관계를 맺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다. 이 대목에서 아마 비슷한 내용의 영화들이 많이 떠오를 것 같다. 그리고 <어니스트 씨프>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 아내를 일찍 떠나보낸 홀애비로 나오며, 전직 군인출신이며, 액션보다 드라마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리암 니슨의 고령의 연세를 고려해서 액션은 '저격 장면' 위주로 짜여져 있다. 잔잔하지만, 소년과 교감을 나누는 이야기가 제법 볼만하다. 투덜대며 소년을 챙겨주는 할아버지와 가족은 잃은 소년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드라마에 가깝다. 특별한 서사는 없지만, 사람 냄새가 풀풀 나서 좋았다. 다만, 긴박감 넘치는 추격 장면이나 인상 깊은 액션영화를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 (2.7/5.0)
Good : 무난한 로드무비
Caution : 심심한 내용!
●북미에서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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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부바> 메인 예고편
웃고 즐기고~ 행복 만선이데이~♥♡ 찡하고 유쾌한 혈육 코미디 [어부바] 5월 11일 개봉확정! 온가족 극장으로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