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1-13 11:54:57
1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비교적 낮은 스코어로 1위에 올라선 <더 마블스>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한 흥행 성적에 기를 못 피고 있는데요. 젊은 감독과 뉴페이스 배우들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아쉬운 수치입니다.
과연 마블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국내 박스오피스]
마블 스튜디오 신작 <더 마블스>가 개봉 이후 첫 주말을 맞아 3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영화는 지난 8일 개봉 이후 5일째 1위를 달리며 누적 관객 수
44만6천여명을 기록 중인데요.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긴 했으나 마블 영화로서는 실패라고 할 수
있는 수치로 현재 추세라면 10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고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더 마블스>는 10~12일 47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마블이 지난 15년 간 내놓은 영화 33편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더 마블스> 이전엔 2008년에 나온 <인크레더블 헐크>가 가진 5540만 달러가 최저였지만 올해 나온 마블 영화 중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가
개봉 첫 주말 성적도 1억600만 달러인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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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소년과 초여름을 기다리는 어느 소녀의 이야기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스프링 블라썸> 시사회를 관람한 후 작성한 리뷰글입니다.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
<스프링 블라썸>은 수수한 블라우스를 입고 광장을 배회하며 한 소년과 초여름을 기다리는 '수잔'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프랑스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랑에 빠진 수잔을 바라보다보면 어느덧 그녀의 마음에 동요되어 몽글몽글해진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수잔(수잔 랭동)'은 학교와 또래 친구들에게 재미를 못 느끼고 하루하루가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는 16살의 여자다.
거리와 광장을 배회하던 수잔은 우연히 한 극장 앞에서 '라파엘(아르노 발로아)'을 발견한다.
라파엘에게 첫 눈에 반한 수잔은 그가 연극배우라는 것을 알아챘고, 자꾸 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수잔은 극장에 몰래 들어가서 그가 연극 연습을 하는 장면을 지켜보기도 하고, 부모님께 대뜸 연극 보러 갈 생각은 없냐고 질문하기도 한다.
그리고 라파엘이 빵에 딸기잼을 발라먹는 모습을 본 뒤 집에 돌아와서 엄마께 빵에 딸기잼을 발라달라고 하기도 한다.
어느 날은 고장난 스쿠터를 고치고 있는 라파엘의 모습을 발견하고 집에 돌아와 아빠께 고장난 스쿠터는 고칠 때 오래 걸리냐, 와 같은 질문도 한다.
또한, 아빠께 남자들은 치마 입은 것을 좋아하냐, 바지 입은 것을 좋아하냐, 라는 질문을 던진 뒤 아빠가 치마라고 대답하니까 바로 치마를 입고 라파엘을 만나러 가기도 한다.
항상 모든 시선은 그를 향해 있고, 부모님께 대뜸 그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고, 하지만 자세한 상황은 얼버무리고, 그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해보고.
모두 내가 한 번쯤은 겪어본 행동들이어서 수잔을 보며 그저 웃음이 났다.
그리고 수잔의 마음에 100% 공감이 되었다.
수잔의 서툴지만 또렷한 행동에서 그녀의 순수한 마음이 비춰져서 그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다.
한편, 라파엘은 같은 연극을 계속 반복해서 하면서 점점 연기에 재미를 잃어가던 35살의 남자다.
그리고 연기하는 것을 잊어버릴까봐 항상 걱정하는 사람이다.
라파엘 역시 수잔에게 끌렸다. 그녀에게 호감을 가졌다.
어느 날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 라파엘에게 수잔이 책을 들고 다가왔다.
그런 수잔을 보고 라파엘은 책을 좋아하냐, 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먼저 말을 건넨다.
이때 수잔은 소설을 주로 읽지만 극작품도 좋아한다는 답을 한다.
극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함으로써 연극배우인 라파엘과의 공통점을 형성하려는 수잔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지만, 한편으로는 좋아하던 사람과 닮은 점이 많다는 사실을 어필하고 싶어하던 예전의 내 모습이 비춰져서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이 순간만큼은 정말 어딘가로 숨고 싶었다.
이후 라파엘은 수잔이 시킨 석류 레모네이드를 맛보더니 자신도 같은 음료를 하나 주문한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함께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라파엘은 스쿠터를 가지고 수잔의 집에 왔다.
하지만 수잔은 아직 미성년자여서 부모님이 스쿠터를 못 타게 하시기 때문에 결국 라파엘은 이 스쿠터를 힘겹게 끌면서 다녔다.
이 영화는 이렇게 소소한 웃음포인트가 곳곳에 가득한 작품이다.
이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다.
특히나 수잔은 남자에게 큰 호감을 가졌지만, 35와 16이라는 큰 나이차라는 현실의 벽을 깨닫게 되었다.
이 감정이 북받칠 정도로 커진 어느 날, 수잔은 펑펑 울면서 엄마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너무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고, 그런데 그 남자와의 나이차가 너무 크다고.
엄마는 딸을 안아주며 조용히 그녀를 위로해준다.
이 장면을 보자마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마지막 즈음의 엘리오와 엄마의 장면이 떠올랐다.
첫사랑과 현실을 마주하고 처음으로 느껴보는 북받치는 감정들로 인해 펑펑 우는 아들을 조용히 위로해주는 엄마.
자식의 서툴지만 진심이었던 감정을 이해하고, 조용히 토닥여주는 엄마.
시간이 지난 뒤, 수잔의 뜨거운 감정과 짝사랑은 점점 식어갔다.
날 것 그대로였던 감정은 점점 그 뚜렷한 형태를 잃어갔다.
라파엘을 사랑하는 수잔의 감정은 자연스레 사그라들었고, 영화의 마지막, 항상 그의 근처를 배회하던 그녀는 그의 극장을 그저 바라본 뒤 자신의 길을 떠났다.
그런 영화가 있다.
독특한 전개나 색다른 내용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지닌 분위기 자체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런 작품.
이 영화가 바로 그렇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영화가 지닌 분위기만으로 관객을 홀리고, 관객을 설레게 하고, 살풋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또한, 러닝타임 내내 관객도 영화 속 공간에, 영화에 담긴 봄과 여름 사이에 있는 선선한 날씨의 순간에 살게끔 만든다.
이 영화를 보는 순간에는 나도 내가 좋아하는 셔츠나 블라우스를 입고 내 온마음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프랑스의 거리와 광장을 배회하는 경험을 했다.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영화의 곳곳에 있는 뮤지컬 요소였다.
뮤지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처럼 수잔이 거리를 걷다 갑자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라파엘과 수잔이 극장에서 음악에 맞춰 조화롭게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그리고 라파엘이 수잔에게 자신의 헤드셋을 씌워준 뒤 같은 동작으로, 같은 호흡으로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처음에는 조금은 느닷없게 느껴져서 놀라기도 했지만,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오히려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장면들로 인해 영화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더 깊어졌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수잔 랭동의 노래가 나오며 끝이 난다.
나는 봄과 여름 사이의 날씨였던, 기분 좋은 선선함이 가득한 날에 이 영화를 봤다.
리뷰를 쓰는 이 순간, 그 날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분위기와 딱 맞는 날씨에 이 영화를 관람하다니.
수잔은 자신을 한 소년과 초여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이 영화를 보다보니 어느덧 나도 초여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완연한 여름이 다가오기 전에 이 낭만적인 영화를 꼭 관람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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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코미디 영화 추천 7
많은 분들께서 이용하시는 넷플릭스에도 재밌는 코미디 영화가 많이 있습니다
그중 제가 좋아하는 코미디 영화 10가지 리스트를 꼽아봤습니다
(추천 영화는 가나다순으로 작성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스파이는 없었다.
<스파이> (2015)
이전까지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에단 헌트 (톰 크루즈) 같은 전형적인 남성 캐릭터 이미지가
첩보영화의 메인 캐릭터였습니다.
그런데 <스파이>는 CIA의 여성요원 수잔 쿠퍼 (멜리사 맥카시)가 현장에 가게 되며 펼쳐지는 코미디 첩보영화입니다. <분노의 질주>시리즈나 <익스펜더블>시리즈에서 최정예 액션 요원으로 주로 활약한 제이슨 스타뎀은 몸게그와 언어유희를 구사하고, 수잔 쿠퍼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돌격하는 장면마다 병맛 넘치는 상황이 발생해 큰 웃음을 줍니다.
* 마지막 쿠키영상까지 깨알같은 웃음을 주는 코미디 첩보 액션 영화입니다!
힐링 로맨틱 코미디
사랑 때문에 아픈 상처를 거침없이(?) 극복! 하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0년대 <엑스맨>시리즈와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빛나는 활약을 하는 제니퍼 로렌스
<행오버>와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너구리 로켓으로 친숙한 브래들리 쿠퍼가 커플로 나온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후 괴로워하는 팻 (브래들리 쿠퍼)
그리고 남편의 죽음 이후 회사의 모든 남자 직원과 관계를 가진 티파니 (제니퍼 로렌스)
한 성격하는 인물들이 동네 이웃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팻과 티파니가 티격태격하다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그런데 정말 어느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도 찾기 힘든 솔직하고 가식 없는 인물들이 사랑스럽습니다
특히 헐리우드의영화들도 개인의 상처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인물들을 다룰 때 작위적인 감정선이 포함된 경우가 많은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다른 어떤 영화들보다도 솔직합니다
* 근 20년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중, 로맨틱 코미디 성격의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제니퍼 로렌스가
유일합니다. 그만큼 솔직하고 가식 없는 캐릭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찰떡같은 연기 보는 재미 쏠쏠
회사 생활하며 겪는 스트레스까지 공감 가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보그] 등 패션지 편집장으로 유명한 안나 윈투어를 모델로 한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원작 영화입니다
회사 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신 작품이지요?
직장 상사이지만 때때로 악마처럼 느껴지는 미란다로 열연한 메릴 스트립
사회초년생 앤드리아로 열연한 메릴 스트립의 연기 대결도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화려한 커리어'와 '나다운 삶' 사이에서 고민하는 앤드리아의 모습이 공감가는 영화인데요
배우들의 연기, 주제, 이야기, 유머도 좋은 작품이지만 특히 이 영화에서 다양한 옷을 찰떡같이 소화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영화의 명장면이 아니라 패션쇼 현장의 런웨이처럼 느껴졌습니다
* 특히 앤드리아의 출근길 장면, 다양한 옷을 멋지게 소화하는 장면을 잘 이어붙여서 편집한 장면, 적절한 영화음악은 빛났습니다
까칠한 이웃 아저씨의 사람 되기 프로젝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90년대 명화 중에는 코미디 영화의 웃음, 드라마 영화의 감동이 이상적으로 조화된 작품이 많았습니다
웃음과 감동을 주는 명화 중 대표작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강박증 있는 할아버지 유달 (잭 니콜슨)이
로맨티스트로 변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영화입니다.
유달을 로맨티스트로 만든 인물 식당의 웨이트리스 캐롤 (헬렌 헌트)도 아들이 아프고 이런저런 생활고에 억눌려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소중한 인간관계를 통해 발견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집니다
주인공 할아버지 유달(잭 니콜슨)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아무래도 창의적인 작업에 대한 강박 때문에 때때로 괴팍한
성격이 있는데 (귀엽지만 괴팍한! 성격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집니다) 인간관계를 통해 회복하는 과정이 감동적입니다.
10여분이 지나면 열리는 독특하고 판타스틱한 코미디, 영화의 세계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일본의 한 영화감독이 하나의 컷으로 구성된 논스톱 좀비 영화를 찍으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1917>의 장면들처럼 쉼 없이 이어지는 듯한 좀비 영화를 찍고 싶었던 겁니다
(실제로 <1917>은 끊김이 없는 1개의 컷으로 구성된 영화처럼 촬영/편집한 영화이지만 1컷으로 구성된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가 시작한 10여 분, 촬영 중 사고, 갈등이 한바탕인 촬영장은 전쟁터 같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연출하고자 하는 감독님
제작자, 배우 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영화 촬영에 임했을까요?
하나의 테이크로 구성된 좀비 영화를 만들기 이전 열정이 넘치는 열혈 감독님, 소심한 제작자, 영화 본편 보다 다른 것에 관심이 많은 듯한
배우들의 엉뚱한 모습이 엉뚱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진 코미디 영화입니다
병맛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의 독특한 매력에 빠지실 겁니다 (퐁~!)
인생영화로 꼽히는 코미디 영화
<트루먼 쇼>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사실은 방송국 작가가 짜 놓은 각본이라면,
살고 있는 집이 사실은 방송국 초대형 세트의 일부라면 어떤 생각을 하실까요?
영화 <트루먼 쇼>는 알고 보니 진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수십만의 국민이 보는 방송국 프로그램의 세계에 살고 있던 트루먼 (짐 캐리)의 이야기입니다
트루먼이 거주하는 세계가 실제 세계가 아니라 방송국 세트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들이 흥미롭고
트루먼이 인생에서 진실한 것은 무엇인지 깨닫고 새로운 세계로 걸어나가는 과정은 커다란 감동을 줍니다
여자로 변장한 흑인 형사들의 코미디
<화이트 칙스>
80년대 고전영화 중 더스틴 호프만이 여장을 하며 열연한 <투씨>라는 작품이 있지만
남자가 여장을 하는 소재의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FBI 흑인 형사 2명 마커스와 케빈이 범인 검거 작전을 실패한 이후 얼떨결에 한 파티의 경호를 맡게 됩니다
그러던 중 호텔 재벌 윌슨 자매를 경호하는 임무를 수행했는데, 마커스와 케빈 형사가 귀한 윌슨 자매의 얼굴에 상처를 냅니다
그래서 두 형사는 윌슨 자매로 여장을 하게 되는 코미디입니다
건장한 남자 형사가 여장을 하게 된 설정 때문에 다양한 몸게그와 유머를 활용하는 코미디영화입니다
- 이상으로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영화 7개 추천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혹시나 포스팅에서 다루지 못한 영화가 있으면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본 콘텐츠는 블로거 리얼리스트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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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알몸 동영상의 유포자를 찾는 어느 한 남자의 이야기
도유빈은 친구인 공상범의 꼬드김으로 클럽에 가게 된다. 클럽은 VIP 고객으로 마련된 자리였고 술을 따라주는 여자 2명이 있었는데 술을 마신 도유빈은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집까지 도착한다. 그런데 도유빈의 알몸이 자신을 맞이했던 여자 2명에게 동영상으로 찍히고 유포가 되기 시작한다. 한편 집에서 일어난 도유빈은 자신의 약혼자인 선애가 유럽에서 돌아오자 자신이 여러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숨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알몸 노출 사건은 이제 시작일 뿐인데... 과연 자신에게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 그리고 도유빈의 과거가 어떤 사람이었길래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을까?
도유빈은 과거에 자신이 사귄 여자들과 성관계하는 동영상을 찍어서 인터넷에 배포했다.
과거에 했었던 잘못이 지금에도 계속된다면?
도유빈은 서울의 예술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집안 좋은 여자를 만나 잘 살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알몸 노출이 동영상으로 유포되자 그 범인을 찾게 된다. 그 범인은 수화기로 전화하며 도유빈에게 3400만원을 갖고 오라는 협박을 한다. 자신이 온갖 방법을 다 써도 범인이 잡히지 않자 경찰을 불러 조사를 하게 만들고 자신이 과거에 했었던 연인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했다는 것을 밝힌다. 또한 그가 지나가는 여자들을 몰카로 찍은 전교 1등 학생과 자신의 조카를 매로 때리며 혼냈지만 자신에게는 늘 떳떳하지 않았고 숨겨진 성적 사생활을 약혼자인 선애에게 알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자신의 인생을 잘못된 방식으로 끌고 가는 도유빈은 결국 모든 수단을 다해 유포자를 찾는다. 그리고 이 영화는 자신의 잘못을 그저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도유빈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없는 가해자의 태도를 비판한다. 약간 무거운 주제를 다루어서 그런지 심각한 스토리를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몰카 범죄에 엄격한 경고를 내리는
영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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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역사 속에서 피 흘리며 사라진 이들을 추모하다
돌아온 참전용사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 오클라호마에 다시 돌아온 남자 어니스트다. 세계 1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미국 오클라호마. 1900년대 초 미국은 인디언 오 세이지 부족을 강제로 이주시켰다. 하지만 미국이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있었다. 오클라호마에 석유가 터진 것이다. 부자가 된 원주민들. 다른 부족의 원주민들과는 다르게 오세이지 부족은 엄청난 부를 누린다. 현대문명을 정면으로 누리는 오세이지 부족. 전쟁도 끝났으니 돈 쓸 일만 남았다.
이 영화의 다른 주인공은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하는 윌리엄 킹 헤일이다. 조카 어니스트를 불러들인 킹. 두 사람이 연락을 자주 하던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킹이라고 불러.” 분위기를 편하게 만드는 킹. “너 여자 좋아하냐?” 격식 없는 몇 마디를 나눈다. 어니스트는 격하게 답한다. “당연하죠.” 킹 헤일의 입에서 신기한 말이 나온다. “너. 오세이지 부족 중에 돈 많은 ‘몰리’라는 애가 있어. 걔랑 결혼해 봐라.” 마침 어니스트는 택시 운전사로 취업했다. 몰리? 기억이 난다. 몰리라는 여자는 어니스트의 단골손님이었다. “아. 그 여자 제 단골이에요.” 몰리에게 접근하기로 한 어니스트. 어니스트의 인위적인 로맨스 이면에 깔리는 살인사건들이 있었다.
아이리시맨
이 영화는 그동안 마틴 스코세이지가 유지해 온 영화의 톤을 유지하고 있다. <비열한 거리>부터 <아이리시맨>까지 마틴 스코세이지는 미국의 흑역사를 들추고 조롱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 예술가라고 볼 수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 중 대표작인 <택시 드라이버>는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코멘트를 남기고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 비클. 망상에 사로잡히다가 몇 명을 살해하고 미국사회의 히어로가 된다. 이 트래비스 비클 서사는 20세기 중반의 미국과도 겹쳐 보인다. 냉전이라는 이념 대립이 망상이라는 정신병력과 대치되고, 살인이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으로 비유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주인공이 ‘베트남전 참전 도중에 얻은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미국사회가 사회에서 주류가 되지 못한 인물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영화가 지적한 것이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누아르/갱스터 영화를 만들며 미국사회의 단면을 폭로한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선 돈이라면 영혼까지 바친 미국사회의 자본주의를 조롱하고, <아이리시맨>에선 지미 호파 실종사건을 톺아보며 이민자들과 마피아들과의 관계를 비튼다.
이 <플라워 킬링 문>은 역시 미국의 어두운 역사 한 장면을 들춰낸다. 오세이지 족을 착취하고 부숴버렸던 미국의 근현대사를 소재로 삼았다. 이 소재를 위해 두 가지 연출법이 사용됐다. 첫째로 비극과 시대배경과의 상관관계다. <아이리시맨>에서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지미 호파라는 인물이 전국구적인 인기도를 끈 환경이었다. 이 환경에는 대공황이라는 시대 배경과 마피아라는 집단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인물들의 전락극을 보면 이 두 요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전적으로 감독이 의도한 바다. <플라워 킬링 문> 역시 오세이지족의 강제이주와 인디언들을 차별하는 시대배경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대표적으로 영화에서 극 중 등장인물이 사망한다. 사망했으니까 관을 짜야한다. 이때 관련 업자가 오세이지 족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묘사가 있다. 미국인들이 오세이지 족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영화에서 플래시백이 사용되는 부분이나 극 중 마지막 장면을 생각해 보면 ‘이 일 이면에 깔린 것’때문에 영화 플롯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둘째로 영화의 톤을 잔잔하고 건조하게 짰다는 점이다. 이 점은 <아이리시맨>과의 공통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경력이 50여 년이 넘는다. 이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백인들의 악행을 더 뜨겁고 적나라하게 묘사할 수 있다. 영화는 극적인 고양감 없이 악행들을 묘사한다. 이는 악행이 주인공이 아니라 이를 행하는 인물들의 악함을 보여주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 장면을 잔인하거나 긴장감 넘치게 묘사한다면 이 영화의 핵심이 범죄 그 자체가 되어 작품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플라워 킬링 문
이 영화의 원작은 논픽션 소설 <플라워 문>이다. 이 책은 논픽션이라는 특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게 실화라고?'를 충격적으로 전달하려면 역시 장르는 미스터리/스릴러물이 적당하다. 잘 읽힌다는 뛰어난 가독성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물음표 투성이었던 오세이지 족 연쇄 살인사건을 탐구한다.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톰 화이트라는 인물이다. 극 중에는 톰 화이트라는 인물의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책에서는 중요한데, 저자 데이비드 그랜이 장르적인 재미를 잡고 싶어 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또 책에서는 에드가 후버를 위시로 한 FBI라는 집단을 소재로 쓰기도 했다).
이 영화는 영화가 인물의 마음을 보여줘야 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이용한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에게는 각기 다른 아이러니가 있다. 삼촌 헤일은 스스로의 내면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이유로 인물이 원주민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이해가 된다. 대표적으로 극 중 인물 중에 누군가가 사망하고 난 다음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킹은 영화의 모든 전후사건을 통제하면서도 유일한 변수를 만드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 또 후반부에서 어니스트가 특정 인물들에게 둘러싸이는 장면을 보면 이 인물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타인에게까지 옮겨간다는 특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잘 아는 킹과는 다르게 어니스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의문점이 많은 인물이다. 어떤 식으로 의문점이 많은지는 사실상 영화의 핵심이 되어 후반부까지 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자기를 둘러싼 세상이 너무나도 어려운 어니스트. 끊임없이 고뇌하고 생각하지만 어니스트는 이 상황들을 돌파할만한 힘이 없다. 어니스트를 둘러싼 또 다른 딜레마는 아내 몰리에 관한 것이다(이 부분은 여러분이 직접 보시길 바란다). 두 딜레마는 이야기를 이끄는 미스터리가 된다. 당연히 미스터리를 받아줘야 할 주인공이 필요하다. 이 무력감을 디카프리오라는 명배우가 표정연기로 보여준다. 이는 책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영화의 가시성이 가진 힘이다.
탐구하는 카메라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각본이다. 영화를 끌고 가는 두 가지의 흐름이 흥미롭다. 첫째로 어니스트 서사다. 어니스트라는 인물에게 중요한 건 몰리와 자식들이다. 주인공은 가족들을 지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지키는 방법에 대해 영화가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지 않다. 삼촌 킹 헤일이 조카(어니스트)에게 지시하긴 하지만 어니스트는 이에 대해 더 캐묻거나 '이게 진짜인가?'확인하지 않는다. 간단한 설정 같아 보이지만 이 부분은 영화의 핵심과도 닿아있다. 그것은 이 영화가 메시아라는 단어와 가장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어니스트가 자기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하고 있다면 그건 적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반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게 선한 일이라고 영화가 규정짓는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자기도 모르는 일을 벌이고 있고, 영화도 이것이 어떤 일인지 모른다. 마치 백인이 인디언들에게 도움이 된 적이 있을까?라고 관객에게 묻는 것처럼.
둘째로 이 영화의 나긋나긋한 템포를 살린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3시간 26분이다. 200분에 다다르는 장대한 분량이다. 눈을 확 잡아끄는 사건이 있으면 집중이 쉬울 텐데, 초반부는 이야기의 진상을 일일이 다 설명해주지 않는다. 비슷하게 영화에서 범죄가 일어날 때 촬영한 방식을 보면 극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범죄/수사물 장르 형식을 띠고 있는 것 치고는 희귀한 케이스다. 이 빠르고 강한 전개 대신 카메라가 선택한 것은 일상성이다. 오세이지족이 더듬거리면서 카메라를 만지는 장면, 킹 헤일과 어니스트가 잡담 나누는 장면, 어니스트가 차 운전하는 장면 같은 것들이다. 이런 일상성의 묘사는 주인공 어니스트와 몰리의 내면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에 영화가 둔 수로 보인다. 이 영화 자체가 두 사람의 내적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영화의 핵심과도 닿아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를 담기 위해서 관객은 카메라와 같은 시선에 놓인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템포가 느린 것이다. 영화는 이 느린 템포를 바탕으로 단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논픽션 여부를 떠나) 이야기의 중심이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인물들은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천천히 폭력에 스며들어간다. 물론 영화가 폭력 묘사를 게을리 한 건 아니다. 폭발이 일어나는 몇몇 장면은 끔찍하다. 하지만 이 폭력 묘사보다 영화의 후반부가, 또 초반부의 어니스트, 몰리의 모습 그리고 사라져 간 오세이지 족이 기억에 남는다.
곰 때려잡은 지 7년 차
이 영화에서 세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드 니로, 릴리 글래드스톤이 보여준 연기는 탁월하다. 세 사람 모두 아카데미 후보군에 충분히 오를 수 있을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장면은 주사에 관한 부분이다. 거기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특유의 화내는 연기가 아닌 신선한 모습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어니스트라는 인물이 가진 역설적인 모습이 여기 다 드러난다. 또 디카프리오는 발음, 발성도 평소와는 영 다르다. 얼굴 이목구비 구조도 우리가 알던 모습과는 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인물 자체가 기존 디카프리오가 맡던 배역들 중에서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런 연기법이 더욱 두드러진다. 몰리 역을 맡은 릴리 글래드스톤은 분기점이 되는 연기를 보여준다. 한 지점에서 인물의 성격이 변하며 영화의 흐름이 바뀌는데, 이야기에서 이 장면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영화를 2 회차하게 되면 눈에 띈다. 이 인물은 모순되지 않음이 핵심인 듯하다. 겉과 속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양면성을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후반부 두 인물의 하이라이트 신에서 특히 그렇다. 이 사람은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해 온 행적의 연장선상을 보면 이 인물은 그답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고, 이에 흐트러짐이 없다. 악함을 새롭게 해석한 베테랑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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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워즈의 반대편에서 쓴 불완전한 SF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류를 이롭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AI가 LA에 핵폭탄을 터뜨린 후, 인간은 AI와의 전쟁을 선언한다. 전쟁 끝에 AI를 뉴아시아 지역에만 고립시키는 데 성공하자, 미군은 아예 AI를 만든 창조주 '니르마타'를 죽여서 전쟁을 끝내기로 결심한다. 이에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는 니르마타의 딸로 알려진 '마야'(젬마 찬)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조슈아는 되려 마야와 사랑에 빠지고, 작전 중 그녀가 실종되자 실의에 빠진다.
이후 몇 년이 지나도 니르마타를 찾지 못한 미군은 다시 한번 조슈아를 작전에 투입하기로 결정한다. 마야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주기로 약속하면서. 아내를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작전에 합류한 조슈아는 니르마타와 인류를 위협할 강력한 신무기를 찾아 나선다. 그러던 중 그는 신무기가 아이 모습의 AI 로봇 '알피'(매들린 유나 보이스)란 사실을 알게 되고, 아내 마야의 비밀도 깨달으면서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선다.
가렛 에드워즈의 <스타워즈> 뒤집기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이하 <로그 원>)의 감독 가렛 에드워즈와 각본가 크리스 와이츠가 의기투합한 SF 영화 <크리에이터>. 소재나 주제만 놓고 보면 새로운 작품은 아니다. SF 영화사에서 고전으로 기억될 작품이 보여준 이야기를 되풀이한다.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전쟁은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인공지능과 로봇의 인간성에 대한 고찰은 <블레이드 러너>, <A.I.> 등이 다룬 바 있다.
달리 말해 <크리에이터>는 의도와 목적을 찾기 쉬운 영화다. 유사점을 지우고 나면 지향점이 곧바로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가렛 에드워즈의 전작이 <로그 원>이라는 점에 주목하면 <크리에이터>의 성취와 한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로그 원>은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이후 가장 호평받은 <스타워즈> 영화다. 클래식과 프리퀄 시리즈 간에 연결고리를 더했을 뿐만 아니라, 제다이가 아닌 일반인의 관점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그를 두고 <스타워즈> 세계관을 가장 잘 이해한 감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하지만 그렇기에 가렛 에드워즈는 <스타워즈>를 가장 확실히 전복할 수 있는 이야기꾼이기도 하다. 그 세계의 모순과 약점을 뼛속까지 알고 있을 테니까. 실제로 <크리에이터>는 <스타워즈>의 정반대 편에서 자기만의 SF 세계를 '창조'하고픈 야심으로 가득하다. 단지 그 욕망이 스크린 위에 온전히 구현되지 못했을 따름이다.
프런티어 정신의 그림자
<스타워즈> 시리즈는 미국의 신화라고도 불린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이고, 첫 편이 나온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스타워즈>가 미국의 정체성을 가장 잘 반영한 작품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는 없다.
<스타워즈>에서 가장 돋보이는 미국의 정체성은 바로 프런티어(Frontier) 정신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항상 팽창하는 국가였다. 루이지애나, 뉴멕시코, 서부, 알래스카, 하와이, 필리핀, 전 세계, 심지어 달과 우주까지 개척했다. 서부극이 가장 할리우드다운 장르였던 것도 우연이 아닌 셈이다. <스타워즈>도 마찬가지다. 배경이 우주일 뿐, 새로운 행성과 은하에서의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이야기였기 때문.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크리에이터>의 전체적인 갈등 구도는 프런티어 정신의 이면, 그림자를 비추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극 중 전쟁은 외견상 A.I. 와 인류의 전쟁이다. 하지만 덧대어진 여러 이미지와 내러티브를 고려하면 미국의 여러 대외 분쟁에 대한 비유임이 분명하다. 실제로 <크리에이터>는 전지구에 영향력을 투사하려던 미국의 실패 사례를 망라해서 보여준다.
예를 들어 계단식 농업을 하고, 정글이 가득한 곳에서 인공지능 게릴라와 공습 위주로 전투를 벌이는 미군의 모습은 1960~70년대 베트남에서 싸우던 미군을 닮았다. 인공지능 창조자를 찾는다며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건 '테러와의 전쟁'을 다시 보는 듯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말라며 뉴아시아를 압박하는 장면에서는 탄소 감축을 위해 개발동상국의 산업을 제재하는 현실을 볼 수 있다.
<스타워즈>의 오리엔탈리즘에 도전하다
심지어 <크리에이터>의 고발은 단순히 영토나 대외 분쟁에 머무르지 않는다. 타 국가나 인종의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무시하고, 탈취하고, 마음대로 재단하는 미국의 오리엔탈리즘도 꼬집는다. <스타워즈>도 문화적 프런티어 정신의 악영향에서 기실 자유롭지 않다. 핵심 설정인 '포스 The Force'만 해도 동양 사상의 '기氣'를 가져간 셈이고, 포스를 수양하는 제다이도 도사라는 개념을 취한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가렛 에드워즈는 이처럼 동양의 정신문화를 표면적으로 활용해 쌓아 올린 미국의 신화를 부수려 한다. 타 문화권의 유산을 입맛대로 재단하는 대신, 스크린 위에 온전히 살려내어 <스타워즈>로 대표되는 SF 세계의 전형에 도전한다. 그 중심에는 조슈아가 있다. 그는 니르마타를 추적하기 위한 첩보원이다. 얼핏 보면 그가 아내를 만난 것도, 잃은 것도, 다시 그녀를 찾아 나서는 것도 다 인공지능 창조주를 찾는 추격전의 일부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는 조슈아의 서사를 뒤집는다. 그의 첩보극을 개인적인 성찰과 발견의 서사로 다시 쓴다. 니르마타를 찾는 첩보극은 이제 고통의 원인을 찾는 정신적 여정이다. 그는 추격전 끝에 결국 아내와 재회한다. 아내의 모든 비밀도, 아내를 놓아주어야 자기 아픔이 끝난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대신 자기 아들의 모습을 한 로봇 알피와 모든 AI를 구해내면 아내를 향한 사랑과 자기 아픔을 승화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배운다.
동양의 진짜 정신문화를 살리다
이러한 조슈아의 여정을 동양적으로 보면 수행과 득도의 과정과도 같다. 특히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강조하는 가르침인 보리심(菩提心)이 조슈아의 서사에 반영된 듯 보인다. 보리심은 모든 중생을 고통에서 구하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중생이 고통을 여의기를 바라는 대비심(大悲心)에서 비롯되는 마음이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이를 실천하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부른다.
이 관점에서 보면 조슈아라는 인물은 보살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AI와 가족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모든 AI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실천에 옮겼으므로. 이는 과거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해 차별적으로 수용, 생산한 동양의 문화를 새로이 직시하고 그 정수를 살리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네팔, 티베트 같은 고산지대에서 AI가 승려 복장을 한 모습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더 나아가 이는 <크리에이터>가 나름 색다른 SF 영화로 보이는 이유다. 영화 속에는 AI와 인간의 차이를 결정짓는 기준에 관한 여러 윤리적, 철학적 질문이 등장한다. "인간은 AI와 공존할 수 있는가, 아니면 AI를 파괴해야 하는가?" "AI도 인간처럼 공감하고 사랑할 수 있는가?" 등. 다른 SF 영화에서도 볼 수 있는 뻔한 질문이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는 이전까지의 영화와 확실하게 구분되는 차별성을 갖추는 데 성공한다. 동양 철학에 기반해 AI도 인간과 다르지 않다는 확실한 대답과 당위성을 내놓기 때문이다.
미처 피하지 못한 자기모순
그러나 <크리에이터>의 도전은 절반의 성공이다. <스타워즈>가 범했던 잘못을 똑같이 반복한다. 중국과 일본, 베트남이 뒤섞인 듯한 '뉴아시아'의 지형과 도심만 봐도 실책은 명백하다. 극 중 뉴아시아의 도심은 도쿄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 외곽 지역은 베트남이나 중국 남부의 농촌 모습으로 설정돼 있다.
사실 한중일 관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동아시아 국가는 국가별로 정체성도, 개성도 확연히 다르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대외적으로 한 팀이 되길 바라는 실수를 미국이 반복하는 이유다. 베트남 역시 수백 년에 걸쳐 중국으로부터 독립한 바 있다. 그런데 <크리에이터>는 '뉴아시아'라는 이름 하에 상이한 국가의 정체성을 합쳐 버렸다. 이는 아시아 국가를 단순히 '동양'으로 범주화하는 오리엔탈리즘의 발현으로 보일 여지가 충분하다.
<크리에이터>의 핵심 요소인 종교를 활용하는 방식 또한 실수와 몰이해의 연속이다. AI 창조주의 이름인 '니르마타'(निर्माता)는 네팔어로 창조주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다. 문제는 불교의 창시자인 싯다르타가 네팔에서 태어나기는 했으나, 정작 네팔은 힌두교 인구가 90% 이상인 국가라는 점. 이는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을 핵심으로 품은 영화에서 간과하기에는 작지 않은 실수다.
또 고산 지대에 위치한 불교 사원은 티베트를 배경으로 한 듯 보이지만, 정작 뉴아시아에 거주하는 AI들은 힌두교 방식으로 장례를 치른다. 이는 불교와 힌두교의 차이와 아시아 지역의 종교사에 대한 이해 부족이 탄로 나는 대목이다. 물론 영화의 지향점을 고려하면 악의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시각적인 요소가 빚어내는 오해로 인해 영화의 메시지나 의도에 설득력이 부족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제대로 써먹지 못한 맵시
이에 더해 시각적인 장점도 제대로 써먹지 못한다. 가렛 에드워즈는 <고질라>나 <로그 원>에서 압도적인 힘 앞에 무력한 인간의 시점으로 스펙터클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웅장한 자연 풍광, 강력한 미군의 공습이 대표적이다. AI 로봇이 농사를 짓고 절에서 생활하는 모습도 SF 영화의 본분에 충실하다. 하지만 독특한 세계관은 점점 모습을 감춘다.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후, 영화의 초점이 멜로드라마로 옮겨 가기 때문.
그 결과 장르 간에 불협화음이 생긴다. 멜로드라마에 집중하다 보니 마야의 비밀, 니르마타의 진짜 정체와 관련된 미스터리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더 나아가 영화의 결말도 아쉬움이 크다. 윤리적, 철학적, 종교적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려야 할 순간에 로맨스가 부각되다 보니 스스로 잠재력을 제한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마지막으로 액션씬도 디테일이 부족하다. 일례로 미군이 AI 마을을 탱크로 습격할 때 미군과 인공지능은 순서대로 한 번씩 공격을 주고받는다. 전투 중 극대화되어야 할 절박함이나 긴장감은 크지 않고, 오히려 템포가 끊긴다는 느낌이 크다. 물론 할리우드 기준으로 적은 제작비(약 8천만 달러)를 고려해야겠지만, 초중반부 좁은 공간에서의 액션씬이나 <로그 원> 속 전투 시퀀스를 떠올려 보면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결국 <크리에이터>는 거대한 야심을 지녔고, 그 야심 자체는 시의적절했으나, 야심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길을 잃은 미완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히 누군가는 감독의 야심이나 새로운 도전에 박수를 보낼 것이고, 누군가는 레퍼런스 활용이나 블록버스터로서의 미흡함을 지적할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되겠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
Acceptable 무난함
뒤집고 되짚는 과정에서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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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뤽 고다르 하고 싶은 대로
제목 <네 멋대로 해라>와 비슷하게 감독이 그 전에 본 고전 영화들과 다르게 기존 영화 문법을 깨트리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찍은 영화였다. 주인공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영화의 흐름과 스토리도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구성이었다. 영화의 컷들이 딱딱 끊기는 장면들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다가 뒤로 갈 수록 장 뤽 고다르 만의 새로운 스타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뉴 웨이브 영화라고 불려지는구나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점프컷이 너무 자주 나오고 뒤로 갈 수록 이 영화 속 스토리가 집중이 안되어서 나에게는 약간 지루하기도 하였다. 수업 때 보았던 영화들은 사회적인 의미가 있고, 대사가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면, 이 영화는 대사도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하고, 개연성이 없다고 느껴져서 감독이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미셸과 패트리샤가 호텔에 있는 장면은 ,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고 대화를 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마지막 쯤 대사에서 각자의 얘기만 했다는 대사를 듣고 일부러 의도한 대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이 영화가 1960년대여서 미셸이란 캐릭터를 만들어도 좋은 작품이라고 칭송 받 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1년의 시점에서 본 미셸 캐릭터는 자유분방함이 아닌, 허세가 있으 며, 여성을 외모와 성적인 존재로만 바라보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치마를 들추거나 계속 여성의 외모 얘기, 잠자리 얘기를 해서 오히려 불쾌했던 캐릭터였고 굳이 필요한 장면 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주인공에 이입하는게 아니라 주인공의 불행을 더 바라면서 영화 를 보았다.
결말에서 미셸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했었다. 여성 캐릭터 패트리샤는 미셸이 자신의 몸을 만지면 똑같이 때려주고, 브래지어를 안하고, 남성을 신고를 했다. 고전 영화에서 단지 성녀,창녀로 쓰이던 여성 캐릭터가 이 영 화 속 에서는 행동하고 자신의 생각이 있는 여성으로 나온 점은 좋았다. 이 영화의 기법과 진행 방식은 기존의 영화와 다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영화로 자리매김했지만, 그 안의 스토리나 캐릭터들은 몰입하면서 보기 어려웠던 영화였다.
결말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패트리샤의 대사와 표정이 좋았다. 패트리샤와 미셸이 이어지는 결말 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미셸이 시키던 대로 하던 패트리샤가 미셸을 신고한다. 결 국 미셸은 총을 맞고 죽었지만, 패트리샤의 마지막 표정과 대사는 전혀 죄책감이나 미안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이 결말 이후 패트리샤의 삶은 사랑에 휘둘리는 삶이 아닌 진정한 자유를 누릴 것이다. 또 비도덕적이고 자유라는 면목하에 범법을 저지르고 다녔던 미셸이 죽음으로써 나에게는 오히려 통쾌한 결말을 맞이했다.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아직도 나에게는 어렵다. 개연성이 없고 틀에서 벗어난 영화는 나의 취향이 아니지만 , 이렇게 도전을 해보고 새로운기법을 창조하는 도전 정신은 예술 그리고 영화에 있어서 중요하고 그런 점에선 <네 멋대로 해라>가 가지는 상징성은 가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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