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2-07 12:21:03
2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다음 소희>부터 <성스러운 거미>까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2월 둘째 주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드리려고 해요.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세계 유수 영화제의 찬사를 이끌어낸 <다음 소희>부터
개봉 25주년을 맞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하는 <타이타닉>까지!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다음소희
Next Sohee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38분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시은 등
개봉: 2023.02.08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시놉시스
“나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막을 수 있었잖아. 근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 오랜만에 복직한 형사 유진.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취를 쫓는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언젠가 마주쳤던 두 사람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그 애를 만난 적이 있다.
CINE PICK!
<다음 소희>는 지난 2017년 1월,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의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이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지켜주지 못했던 소희를 위로하고 또 다른 소희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작되었으며, <도희야> 이후 9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정주리 감독의 탁월한 연출과 베테랑 배우 배두나, 신예 김시은의 호흡이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되었으며,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어 좋은 평가를 얻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타이타닉: 25주년
Titanic

개요: 멜로/로맨스, 드라마 | 미국 | 195분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등
개봉: (재) 2023.02.08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씨네힐
시놉시스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은 당신을 만난 거야" 우연한 기회로 티켓을 구해 타이타닉호에 올라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화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막강한 재력의 약혼자와 함께 1등실에 승선한 로즈(케이트 윈슬렛)에게 한눈에 반한다. 진실한 사랑을 꿈꾸던 로즈 또한 생애 처음 황홀한 감정에 휩싸이고, 둘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는데… 가장 차가운 곳에서 피어난 뜨거운 사랑! 영원히 가라앉지 않는 세기의 사랑이 펼쳐진다!
CINE PICK!
세기의 로맨스 영화로 불리는 <타이타닉>이 1998년 개봉 이후 25주년을 맞아 4K 3D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전 세계 역대 흥행 3위이자 아카데미 역대 최다인 11개 부문 수상 기록 등을 달성하며 전 세계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았던 전설적인 영화를 4K 3D로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
The Blue Skies at Your Feet

개요: 멜로/로맨스, SF | 일본 | 93분
감독: 유키 사이토
출연: 후쿠모토 리코, 마츠다 겐타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이놀미디어
시놉시스
푸른 하늘 아래 매월 1일마다 영화를 보기로 약속한 ‘미유’와 ‘슈야’. 하지만 ‘슈야’의 변심에 약속은 깨지고 만다. 충격에 빠진 ‘미유’ 앞에 다시 나타난 ‘슈야’, 그 순간, 트럭이 돌진하고 ‘슈야’는 ‘미유’를 감싼 채 교통사고를 당한다. “딱 하루만 시간을 돌려주세요!” 눈을 뜬 ‘미유’ 어제와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슈야’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미래를 바꿔야 한다!
CINE PICK!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은 고등학생 미유가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몇 번이나 같은 날을 반복하며 그의 진실을 알게 되는 시간 초월 타임 루프 로맨스입니다. 600만 이상 누적 조회 수, 행부수 23만 부 이상을 기록했던 동명의 대히트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사랑스러운 감성 판타지 로맨스 영화를 기다리던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 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 11월 개봉해 호평을 얻고 있는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고 해도>에서 열연을 선보였던 후쿠모토 리코가 주인공을 맡아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디텍티브 나이트: 가면의 밤
Detective Knight: Rogue

개요: 범죄, 액션 | 미국 | 105분
감독: 에드워드 드레이크
출연: 브루스 윌리스, 로슬린 먼로, 지미 장 루이스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디스테이션
시놉시스
미국 전역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하고 현장에 나간 동료 형사 ‘피츠제럴드’가 목숨을 잃는다. 전직 스포츠 선수들이 범인이라는 단서를 찾은 ‘나이트’는 그들의 배후에 불법 도박업자 ‘위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복수와 정의를 위해 그들의 본거지인 뉴욕으로 향한 ‘나이트’ 과연 정의를 사수하고 복수를 실현할 수 있을까…
CINE PICK!
<디텍티브 나이트: 가면의 밤>은 할리우드가 낳은 최고의 액션 스타 브루스 윌리스를 주인공으로 한 '디텍티브 나이트'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영화는 나이트 형사가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작년 은퇴를 선언한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인 만큼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스러운 거미
Holy Spider

개요: 범죄, 스릴러 | 덴마크, 독일, 스웨덴, 프랑스 | 118분
감독: 알리 아바시
출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 메흐디 바제스타니 등
개봉: 2023.02.08
배급: 판씨네마(주)
시놉시스
‘순교자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 그곳에서 1년 사이 16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 ‘거미’는 자신의 범행과 시체 유기 장소를 직접 언론에 제보하는 대담한 행동을 이어간다. 살인마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여론이 일고 정부와 경찰마저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는 가운데 여성 저널리스트 ‘라히미’만이 홀로 살인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그의 뒤를 쫓는데…
CINE PICK!
영화는 <성스러운 거미>는 데뷔작 <설리>와 <경계선>으로 잇따라 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알리 아바시 감독의 신작입니다. 2000년부터 1년간 이란 최대 종교도시인 마슈하드에서 어린 자녀를 둔 싱글맘과 생계가 막막해진 암산부를 포함한 성매매 여성 16명이 잇따라 살해당했던 비극적인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로,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 역을 맡은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지난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연쇄살인범이 뻔뻔하게 활보하는 세상에서 오히려 여성들은 히잡 안에 숨어 살아야만 하는 이란의 현실과, 오랜 여성 혐오 습관으로 인해 연쇄살인마를 잉태하는 이란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감 없이 담아내 호평을 받았습니다.
안녕, 소중한 사람
More Than Ever

개요: 드라마 |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 123분
감독: 에밀리 아테프
출연: 비키 크립스, 가스파르 울리엘 등
개봉: 2023.02.08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엘렌과 마티유는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커플이다.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엘렌이 희귀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 두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함께하고 있지만 서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이 각자의 마음에 켜켜이 쌓여가던 중, 엘렌은 자신처럼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미스터’라는 남자의 블로그를 발견한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스스로를 연민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의 풍광에 매료된 엘렌은 난생처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고요하고 장엄한 자연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되찾게 된 엘렌은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마티유에게 전한다. 하지만 차마 이 사랑을 놓을 수 없는 마티유는 마지막으로 엘렌을 설득하기 위해 노르웨이로 향한다.
CINE PICK!
영화 <안녕, 소중한 사람>은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시선'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죽음을 피하지 않으려는 시한부 환자 엘렌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티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연출을 맡은 에밀리 아테프 감독은 BBC 드라마 '킬링 이브' 시즌4, 그중에서도 IMDB 평점이 가장 높았던 5화, 6화를 연출한 실력파로, 각본과 연출을 함께 소화한 이번 영화에서 오랫동안 투병한 어머니를 지켜본 경험을 녹여냈다고 합니다. 빼어난 영상미와 세련되고 절제된 두 배우의 연기 조화가 돋보이는 영화로 평가되며,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영화 팬들을 슬픔에 빠지게 했던 가스파르 울리엘의 유작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더욱 가슴 아프고 애틋한 작품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Someone You Loved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3분
감독: 형슬우
출연: 이동휘, 정은채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영화특별시SMC
시놉시스
이별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연락처의 애칭을 풀네임으로 바꾸면? 카톡 친구를 삭제하면? SNS 팔로우를 끊으면? 사랑하는 사람에서 아는 사람으로 아는 사람에서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현실 이별 프로세스
CINE PICK!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다양한 단편으로 시체스영화제,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뛰어난 연출과 감각을 인정받은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실제 경험담에 기반한 사실적이고 통통 튀는 에피소드와 세련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만남보다 이별이 어려운 청춘들에게 공감을 자아낼 영화입니다. 주연을 맡은 정은채 배우와 이동휘 배우의 호흡 또한 기대되는 지점입니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Love My Scent

개요: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 대한민국 | 108분
감독: 임성용
출연: 윤시윤, 설인아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콘텐츠존
시놉시스
삶에 치여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남자 ‘창수’(윤시윤). 낯선 이에게 받은 향수를 뿌리자마자 여자들이 달려든다?! 가족에 치여 누굴 좋아해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여자 ‘아라’(설인아)는 어느 날, 매일같이 타던 버스에서 나는 향기에 두근대기 시작한다 ‘창수’에게 이끌린 ‘아라’는 영문도 모른 채 사랑에 빠지고, 서툴러도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가던 그때! 갑작스럽게 등장한 전 애인 ‘제임스’(노상현)가 폭로한 ‘창수’의 비밀! 내가 사랑에 빠진 게, 향수 때문이라고?
CINE PICK!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한 남자가 정체 모를 향수를 손에 넣으면서 몇 년째 짝사랑해왔던 여자와 연인이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데뷔작인 <지붕뚫고 하이킥>부터 꾸준히 로맨스 연기를 해온 윤시윤과 지난해 방영됐던 인기 드라마 '사내맞선' 속 사랑스러운 연기로 인기를 얻었던 설인아의 첫 영화 주연작으로, 두 배우의 호흡이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다가오는 밸런타인 데이에 가볍게 볼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트윈
The Twin

개요: 공포 | 핀란드 | 108분
감독: 타넬리 무스 토넨
출연: 테레사 팔머, 스티븐 크리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쌍둥이 아들을 잃은 레이첼 가족을 향해 위로를 가장한 이교 집단의 손길이 뻗친다.
CINE PICK!
<트윈>은 쌍둥이 중 한 명을 잃고 새 출발하려는 ‘레이첼’ 가족에게 다가오는 이교 집단의 광기와 사악한 진실을 담은 오컬트 호러입니다. 오컬트 호러를 표방한 만큼 마니아들이 눈여겨볼 기괴한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모든 것을 잃은 엄마이자 아내 레이첼을 연기한 테레사 팔머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Relative contents
-
- 절벽 끝에서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며
몇 년 전, 친구와 미국 서부 자동차 여행을 했다. 샌프란에서 출발해 LA를 찍고 샌디에이고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LA로 올라오는, 나름의 모험이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몇 번을 왕복할 정도의 거리를 달리면서 온갖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를 했고, 미국이란 땅이 낯선 나를 위해 유학 중인 친구가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소개해주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흔한 미국 사람이 홈리스가 되는 시나리오'가 기억에 남는다. 친구에 따르면 미국 서민들의 경우 차를 한번 수리하는 비용과 인건비가 원체 비싸기 때문에 차 유리창이 깨져도 신문지로 붙이고 다니기도 한다. 도심 외곽에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이 어느 날 차가 완전히 고장 나기라도 하면, 수중에 단돈 몇 천 달러가 없어서 수리비를 변통하지 못한다.(렌트와 보험비를 포함한 기본 생활비가 비싸기 때문에 수중에 현금이 많이 없다고 한다. 저축이란 개념도 약하다.) 그러면 그 사람은 차를 타고 직장에 가지 못 하여 직장에 잘린다. 직장에서 잘리면 렌트와 보험을 내지 못하고, 그러다 어처구니없게도 홈리스로 전락한다.
샌프란 도심 거리에 보이는 홈리스들은 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있었는데 실은 파트타임 일을 몇 개씩 뛴다고 한다. 이들은 차가 없기 때문에 다운타운을 떠나지 못하고 슬럼을 형성한다. 미국인에게는 마치 신발과도 같은 자동차가 없다는 것은 일자리의 선택 범위를 확연히 좁히면서, 삶의 방식까지도 제한한다. <노매드랜드>를 보았다면,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먼드)과 위와 같은 홈리스들이 질적으로 어떤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 물을 수 있다. 펀이 자처한 유목민 생활은 도심의 홈리스의 삶보다도 더 척박하고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그녀는 의도치 않게 동정 어린 눈길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함과 동시에 마주친 옛 학생 앞에서 펀은 자신이 홈리스(homeless)가 아니라 엄연한 하우스리스(houseless)라고 선포한다. 홈은 곧 하우스라는 공식에 들어맞지 않을 뿐, 그녀는 홈리스와 다르게 기동력과 안식처를 동시에 쟁취했다고 청중을 설득하고자 한다. 후반부에 카센터에서 구제불능이 된 고물 밴을 집이자 안식처라고 고백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 그녀의 주장에 진정으로 동조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펀은 마치 60년대 히피 라이프를 시대착오적으로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며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 유아적이라는 인상마저 주기에 이른다. 이러한 세간의 오해를 뒤로하고 그녀의 여정은 계속된다.
현대인의 끝나지 않는 노동이 궁극적으로 다다르고자 하는 욕망의 종착점은 어디인가?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고들 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중산층에게는 소박하게는 집 한 채 마련, 궁극적으론 경제적 자유가 최종 목표라고도 한다. 그러나 2008년 서브프라임이 촉발한 금융위기부터 지금의 Covid-19까지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그 10년 간 경제적으로 낙오한 이탈자들 뿐 아니라 이제 막 노동시장에 진입한 밀레니얼 세대에게도 이 '소박했던' 바람은 신기루 같은 꿈이 되어가고 있다. 현실 앞에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 떠도는 주체로 남을 수는 없는 것일까? 그러한 삶을 실제로 실천하고 사투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존재하고 있음을 영화는 증명한다. 클로이 자오의 <노매드랜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생활의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이 마치 구석기시대로 회귀한 듯한 생활 풍경을 묘사한다. 이들은 수렵과 채집을 하듯 아마존 물류센터, 캠핑장, 고속도로 식당에서 단기 일자리를 구하며 동굴에 몸을 누이듯 밴 안에 몸을 누인다. 특히 영화는 실제 노매드인 린다 메이, 스웽키, 데이브와의 우정을 통해 이들의 다공성(porous)이면서도 쉽게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노매드 식의 연대에 주목한다. 구석기인들처럼 이들은 서로 평등하고 계급을 의식하지 않으며 식량과 불을 나눈다. 또한 필요 없는 물건은 서로 교환하거나 나누고, 노동의 품앗이를 한다. 불을 지피는 모습, 공룡, 화석, 먼 별빛 등 태곳적을 상징하는 고고학적인 소재들이 도처에 등장한다.
방법론에 대하여
본 영화는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 저, <노매드랜드 : 21세기에 미국에서 살아남기>라는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하였으며 주인공 펀과 데이브를 제외한 일군의 조연 역으로 실제 노매드의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연기하도록 하였다. 어딘가 익숙한 이 작법은 다름 아닌 TV 다큐멘터리의 DNA를 가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법과 닮아있다고도 할 수 있다. 마침 최근에 그의 20년간의 영화 자서전을 읽을 기회가 있어서 이 감독의 작업 방식과, 영화에 대한 생각들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데뷔작 <환상의 빛>에서 본래 의도와는 달리 이국적이고 동양적 가치관을 읽어내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서 그는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부러 무관한 정서의 작품을 찍고자 하였으며 마치 재즈에 비유할 수 있는 TV의 즉흥적인 성격을 가진 비연극적인 작품을 찍고자 한 것이 바로 <원더풀 라이프>이다. 그는 <원더풀 라이프>의 방법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 다시 말해 다큐멘터리나 픽션이라는 식으로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해석하며, 눈앞에 있는 사람이 배우든 일반인이든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자는 규칙을 정한 것입니다.
다큐와 픽션의 경계를 허문 장르 안에서 그는 자신의 삶을 직접 연기하는 인물들의 자기표현 욕구가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그것이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놀라운 화학작용을 발견한다. 이로써 인터뷰는 기억의 재현이 아니라 표현의 생성 과정이 된다.
<노매드랜드> 역시 픽션과 다큐가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지점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이를 두고 '픽션에 다큐멘터리식 터치가 들어갔다'거나, '페이크 다큐'라고 단순 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역시 그의 영화에 다큐식 터치가 가미되었다는 평가에 억울하다고 반응한다. 그는 자신의 영화들을 다큐식 촬영을 단순 차용하여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여긴다). 그 이유는 아마 다음과 같은 자오의 섬세한 연출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카메라는 광활한 대자연과 그 안에서 늙고 풍화되어 가는 인물들을 자연주의적이면서도 애정 어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말하자면 극적이거나 작위적인 연출을 지양하는 대신, 대상이 스스로를 자연스레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을 애정과 시간을 들여 지켜보고자 한다. 특히 현실 고발의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여 한 생태계를 파괴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감독은 노매드의 삶에 미묘하고도 아주 깊숙이 그러나 그들의 존엄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침투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카메라의 존재와 배우의 존재는, 노매드들이 스스로의 삶을 인식하는 태도에도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노매드인 출연진들도 이제 카메라 앞의 배우처럼 자기 삶에 대한 표현 욕구를 드러낸다. 그때 우리는 이들만이 가진 긍지, 강인함, 존재론적 고독을 발견한다.
펀 역을 맡은 프랜시스 맥도먼드 또한 본인이 연기를 한다는 사실, 스스로가 배우라는 사실조차 잊고 5개월의 긴 여정 동안 순전히 펀이라는 인물로 살아간다. 맥도먼드는 실제로 아마존에 이력서를 내고 취업도 하고, 밥 웰스가 설립한 RTR(Rubber Tramp Rendezvous)에 머무는 노매드들과 교류를 하며 함께 생활한다. 그동안 누구도 그녀를 유명 여배우라고 의심해본 적 없을 만큼, 맥도먼드는 생활 연기에 녹아들어 완벽하게 한 캐릭터를 체화할 수 있었다. 이 성실하기 그지없는 배우는 나중에 펀이라는 인물의 핵심 코어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인터뷰한다(링크). RTR에 처음 입성했을 때 펀은 처음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그들의 사연과 이야기를 조용히 듣는 역할만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밥 웰스와 일대일로 대면할 때 자신의 이야기(실은 픽션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두 사람의 독대 장면은 후반부에 한번 더 반복되는데, 맥도먼드 배우는 자신의 이야기를 순수한 진실로 받아들이는 밥 웰스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그 장면이 끝나고 배우라는 사실을 털어놓고 말았다고 한다. 바로 이 지점이 이 영화가 타인의 삶을 대하는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는 완전히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일 수 없으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감독이나 제작자의 생각을 투영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 감독은 배우 양쪽에게 정보의 불균형을 주고 돌발적인 지시를 내린다든가 하는 '조작'과 테크닉을 통해 즉흥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밥 웰스가 그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상실에 대해 고백하는 장면은, 펀이라는 같은 처지의 청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토로이자 고백이었다. 이 장면은 밥 웰스를 외부인으로서 관찰하면서 얻어내기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상대가 사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배우였고 그녀의 남편도 멀쩡히 살아있다 한들, 그가 드러낸 진실된 감정은 결코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영화은 이런 진귀한 장면을 포착, 발굴하면 그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맥도먼드가 자신의 정체를 공개해버리고 용서를 구한다. 그 순간 아주 밀도 있게 형성된 특별한 관계는 다음 국면을 맞이한다. 이 영화는 배우와 카메라를 통해 실존하는 인물들의 삶의 가장 내밀한 곳까지 다가가려고 하지만,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성숙한 태도를 취한다.
애도를 마치고 나면
이제 비로소 펀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2008년 경기침체로 미국 엠파이어의 석고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마을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마을은 폐허가 되고 만다. 사랑하는 남편 '보'마저 병으로 떠나보내자, 펀은 집을 청산하고 밴 한대를 몰고서 노매드의 생활을 시작한다(영어로는 hit the road라고 표현하는데 모든걸 박차고 길 위로 떠나는 이미지가 상기된다). 이 유랑길은 1) 생존을 위한, 2) 도피를 위한, 그리고 3) 애도를 위한 유랑이다. 먼저 1) 생존이란, 삶의 터전을 잃은 이가 때때로 자신에게 떨어지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수렵/채집하는 과정이다. 초반에 비치는 아마존 물류 시스템의 부감은 왠지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우리의 주인공이 저 18세기의 낭만적인 방랑객이 아니라 21세기 자본주의 시스템의 변방을 떠날 수 없는 취약계층 노동자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장면이다. 다음으로 2) 도피는, 상실로부터의 도피이다. 펀은 늘 새로운 시도나 친구들의 초대를 거절하는 습성이 있다. 펀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모든 옛 기억들을 자신의 밴에 차곡차곡 쌓아서 들고 다닌다. 그리고 데이브가 이를 훼손했을 때 노여워하고 심지어 다시 접착제로 붙이기도 한다.
이런 회피형 인물이, 의도치 않게 다른 노매드들과 스치고 대자연의 존재를 마주하며 하나둘씩 상처를 씻어내려가게 된다. 그녀는 한시적인 일을 하면서 유독 오물을 치우거나 얼룩을 닦는 일을 많이 한다. 샤워를 하는 뒷모습에서 검은 물이 씻겨내리는 장면 또한 인상적이다. 즉, 펀은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씻고 정화하게 된다. 그리하여 자신도 모르게 자신에게 주어진 애도의 과업을 완수해가게 되는데, 이런 점에서 우리는 이 영화를 노년의 성장 영화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서사는, 무언가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떠났다가 깨닫고 돌아오는 서사인가? 그렇다기보다는 오히려 돌아오기 위한 떠남이 아니라 떠남을 위한 떠남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해보인다. 첫번째에는 도망치고 잊기 위해, 두번째에는 기억하고 되찾기 위한 떠남이다. 예컨대 펀에게는 몇번 정착할 기회가 주어진다. 사실 주변에는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 안전망이 있다. 데이브와 언니 부부의 존재가 그러한데, 이들은 펀이 도피와 애도의 순례를 끝마쳤을 때 노매드의 삶을 버리고 정착하게 될 것인지를 다시한번 자문하도록 하는 역할이다. 로드무비의 여정이 반지처럼 한 번의 원을 그렸을 때, 그녀를 추동하는 힘은 생존을 위한 갈구도, 과거로부터의 도피도, 상실한 자의 애도도 아닌 태생적인 자유로움과 독립심, 강인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녀는 프레임 바깥으로 사라지며, 망자의 시선으로부터 끝내 자유로워진다.
스웽키가 마침내 알래스카에 도착하여 보내온 영상에서 제비들은 알을 깨고 나온 껍질을 물가에 떨구고 어디론가 한없이 떠돈다. 겉으로 보기에 목적이 없는 어지러운 비행일 지라도 자연의 순리 안에서 이들은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비상하고 있는 것일 테다. 이처럼 스스로의 방랑에서 각자 그 목적을 찾아내는 것이 노매드들이 거쳐야 할 통과 의례이자 숙명일 것이다. 어쨌거나 이런 해석을 차치하더라도, 거대한 자연의 풍광과 목격한 자의 내면의 풍경을 2.39:1의 웅장한 시네마스코프 안에 담아내는 데 성공하였는데, 과연 테렌스 멀릭 스쿨이라고 자처할만하였다. 또 한편으로 감독은 노매드의 삶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지 않는 균형을 잡기 위하여, 평범한 가정의 일상 안에서도 생의 경이로움을 발견하려 한다. 펀이 데이브의 집에 초대받아서 데이브 손자를 어색하게 안고 있다가 잠든 아기의 손을 쥐어보는 장면은, 거대한 나무와 자라나는 여린 잎을 보듯이 자연을 바라볼 때와 같은 순일한 감정을 자아낸다.
마치며
이 글의 서두는 홈리스가 되는 취약계층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길 위를 달리고 대자연의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우리들의 시선은 점차 미국 사회와 자본주의 시스템으로부터 대자연 그 자체, 자연 앞의 나의 미약한 존재에 대한 감각으로 옮겨갔다. (<노매드랜드>도 이러한 순차를 따르고 있다) 우리가 샌디에이고에 도착했을 때 꽤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위험해보이는 절벽임에도 어떠한 보호막도 쳐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안내 간판에는 <접근하지 마시오, 바다사자 어미가 갓 낳은 새끼들을 떠날 수 있음>이라고 적혀있었다. 인간에게 추락할 수 있다, 위험하다고 경고하기는 커녕, 너의 위험은 내 알 바 아니고 생태 환경을 위해 접근하지 말라는 말이 미국 특유의 자유주의적인 사고라고 생각되었다. 노매드들이 살아가는 방식도 이를 닮아있다. 야생에 맨몸으로 뛰어든 사람들은 앞으로 닥칠 상황이 얼마나 위험할지를 스스로 가늠하고 판단하면서 더듬거리며 길을 나아간다. 스페어타이어도 없이 서부를 횡단하는 펀에게 선배 스웽키가 조언해주듯이, 이들은 사회적 보호막에 의지하는 대신 절벽에 떨어지지 않도록 서로의 외침과 손길을 의지한다.
우리의 자동차 여행은 사실 험난했다. 하루 50불짜리 에어비앤비 숙소는 형편없었고 위험한 다운타운 동네의 안 좋은 집을 예약하여 숙소를 옮긴 적도 있었다. 그때 든 생각은 자동차로 미 서부를 횡단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나는 절대 못하겠단 생각이었다. 여행을 좋아하고 늘 떠나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그만큼 정주하는 삶에 익숙해져 있고 제대로 잘 정착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살기도 했던 것 같다. 영화 전반부에 노매드들이 무모하고 고집스럽단 인상마저 받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그 판단을 진정으로 거둘 수 있었다. 제비들이 알을 깨고 날아다니는 데에는 어떤 말과 해석도 필요 없듯이, 자연에서 태어나 다시 자연으로 풍화하는 삶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그동안 나름 여러 대륙의 대자연들을 찾아다니면서 눈물이 흐를 만큼 위엄있는 그 풍경들이 여행자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리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장면들은 강하게 뇌리에 박혀 때때로 기억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지금 내 삶에 작용하고 있다. 어쩌면 <노매드랜드>도 그런 영화가 될 것만 같다.
2018년 겨울, 몬테레이 베이의 석양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자서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지수 옮김 pp. 32-45
이미지 출처
https://www.vogue.com/article/oscar-predictions-2021https://tonebenderspodcast.com/159-nomadland-with-sergio-diaz-and-zach-seivers/
https://edition.cnn.com/style/article/nomadland-film-making-of-spc-intl/index.html
https://i.pinimg.com/originals/1c/77/90/1c779035984fbca2c3080c4e93fb8490.jpg
https://www.imdb.com/title/tt9770150/mediaindex/?ref_=tt_mv_sm2021년 4월 26일 감상 / 2021년 4월 28일 씀
* 본 콘텐츠는 브런치 karenine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미스터 피그, 당신의 따뜻한 시선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스터 피그 2016 제작
멕시코 / 드라마 / 95분
감독 : 디에고 루나
미스터 피그, 당신의 따뜻한 시선
미스터 피그, 유뱅크스는 전 재산인 농장이 팔릴 위기에 처해있다. 몸도 성치 않은 그가 유일하게 다 쓰러진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 동물은 돼지 한 마리, 하위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걱정과 원망 속에 지칠 대로 지친 유뱅크스는 죽기 전 딸에게 목돈이라도 남겨주려 하위를 도살장에 데려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그는 하위를 도살장에 팔지 못하고 도망치듯 달아난다. 도살장을 점령하고 있는 최신식 기계들을 보곤 불같이 화를 내며 이런 곳에 하위를 죽게 놔둘 수 없다고 소리치면서. 최신식 기계들은 그의 눈에 야만적이며 모든 것을 망쳐버리는 망할 기계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유뱅크스는 하위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그렇게 <미스터 피그>의 진정한 여행기는 시작한다. 영화 초반 유뱅크스와 하위의 관계가 흔한 농장 주인과 동물의 관계가 아님을 알 수 있다면, 영화 중반 이후로는 그의 숨겨진 이야기가 드러나면서 꼬여있던 매듭이 점점 풀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유일한 말동무이자 삶의 동반자인 하위를 친한 친구에게 데려가는 내내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어 산소통을 찬 자신보다 더. 나아가 그는 모텔까지 찾아온 딸을 설득해 하위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한 여정을 이어간다.
출처: 영화 <미스터 피그> 중
<미스터 피그>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돋보이는 영화다.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린 아버지를 어떻게든 이해하려는 딸과 굳이 진실을 말하지 않고 혼자 모든 책임을 지려는 아버지. 그들의 여정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다. 그러나 점차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부녀 간 꺼내지 못했던 진심이 하위로 하여금 조금씩 밖으로 넘치듯 흘러나온다. 모텔 침대 위에서, 도로 위 차 안에서, 그리고 배 위에서.
그는 아내를 너무 사랑했기에 그녀의 외도를 눈치챈 후 조용히 떠났었고, 딸을 너무 사랑하기에 자신의 병도 알리지 않았다. 딸은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어쩔 수 없었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한다. 그의 짧은 몇 마디였지만, 어느새 딸은 아버지의 꿈을 무모하다고 비난하지 않고, 그와 눈을 맞춰 함께 걷기 시작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꺼지는 거였어."
"언제나 난 너에게 보살핌을 받는구나. 미안하다."마지막 장소를 향해 가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은 이제 더는 불안하거나 초초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산소통 배터리 포기하면서 하위를 섬으로 데려가는 유뱅크스. 그의 곁에 묵묵히 함께 있는 딸. 이제 그들 사이엔 엉켜버린 감정도 없으며 못다 한 이야기도 없다. 엉켜있을 시간이 그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했고, 딸은 하루빨리 아버지의 마음에 짐을 덜어주고 싶었으니까.
출처: 영화 <미스터 피그> 중
도착 장소까지 가기 위해 탄 배 위에서 유뱅크스의 여정은 끝난다. 청명한 하늘과 웃음을 머금은 딸의 얼굴, 그리고 자신의 품 안에 있는 하위를 끝으로 그의 눈은 스르륵 감긴다. 미스터 피크의 삶은 너무나 고단했고, 외로웠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은 정말 아름다웠다. 해변에 도착하고 배에서 내린 딸의 뒤로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 눈을 감고 있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손을 핥고 있는 하위, 그를 껴안고 우는 딸의 모습. 그들의 뒤에서 환하게 비추는 햇살까지. 슬퍼하고 안타까워해야 할 그 장면은 <미스터 피그>의 최고의 장면이다.
가족에게서 스스로 도망쳐 나온 아버지는 다시 딸을 만나고, 새 가족이었던 하위를 보내주면서 코 앞에 다가온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제야 자신을 이해하는 딸과 함께 살 수 있는데도, 충분히 병원에서 치료 받을 수 있는데... 오히려 그는 담담하게 자신의 결정과 그 이유를 딸에게 털어놓는다.
"사람들은 죽음을 너무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 그래서 죽기 전 중요하고 의미 있는 얘길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그러나 사실 그렇지 않아. 모두 의미 없어. 의미 없는 것들이야."
살면서 충분히 했으면 된 것이다. 더는 부족한 자신을 옭아맬 필요가 없다. 아버지는 딸에게 자신의 죽음이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우린 죽음을 앞둔 그에게서 초초함이 아닌 따뜻함이 느껴진다. 질투, 욕망, 배신과 같은 어두운 요소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한없이 깨끗하고 정겨우며, 평화롭다. 죽음마저도 <미스터 피그>에선 따사로워 보인다.
하위가 주인의 마음을 안다는 듯 해변 모래사장에 누워 파도를 맞다가 일어나 자연스럽게 카메라 앵글에서 사라진다. 그 마지막 장면이 긴 여운으로 남는 건 분명 이유가 있다. 난 이를 글로 다 풀어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에 또 한 번 따뜻함을 느낀다.
-
- 뒤엎어진 테이블, 그 위에 남은 추한 본성들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요소들
- 붕괴되는 부모
- 사건의 피해자들이 의미하는 것
- 거울 같은 연출
보통의 가족 (A Normal Family, 2024)
뒤엎어진 테이블, 그 위에 남은 추한 본성들
개봉일 : 2024.10.16.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스릴러
러닝타임 : 109분
감독 : 허진호
출연 :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개인적인 평점 : 4 / 5
쿠키 영상 : 엔딩크레딧 시작 전에 하나
나는 보통 아주 재밌거나 취향에 딱 맞는 영화를 만나면 미쳤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미쳤다는 뭔가 한순간 강하게 후려치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보통의 가족>은 미쳤다기보단 시종일관 우아하게 돌고 있는, 돌아있는 영화라고 표현하려 한다.
<보통의 가족>은 왈츠를 추듯 우아하게 합을 맞추는 배우들과 함께 부드럽게 턴을 돌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예상을 벗어나는 이야기의 흐름은 호기심을 일으키고 서서히 상승하는 대비감과 극 전반에 흐르는 클래식 음악은 우아한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한눈 팔 틈을 주지 않는다.
<보통의 가족>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한 테이블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보통의 가족처럼 보이는 이들의 이면을 거침없이 털어내는 작품이다.
영화는 다른 성격의 두 형제,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내부인과 외부인 같은 두 여자, 속을 알 수 없는 아이들 사이에 얼룩진 거울 한 장을 대놓고는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자, 이런 문제가 생겼어. 너는 어떻게 할래?”
동시에 튀어나온 각자의 응답은 서로 얽히고 설키며 새로운 쟁점을 만들고 거울 앞에 앉은 인물들은 시시각각 태도를 바꾸며 식은땀을 흘린다. 땀이 지나간 자리엔 서늘함과 축축한 불쾌감만이 남는다.
영화는 주인공들에게 자극적인 음식을 반복해 대접하며 그들이 언제까지 태평한 척을 할 수 있는지 실험한다. 이들은 애써 꼿꼿한 자세와 평온한 호흡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키지만 결국엔 폭발하여 테이블을 뒤엎는다. 이제 이 가족의 테이블 위에 오가는 건 이기적인 합리화와 책임 전가, 추한 본성뿐이다.
아이들을 사이에 두고 충돌하는 어른 재완, 재규, 연경, 지수 역을 맡은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배우는 예리하게 갈아낸 각자의 캐릭터를 손에 쥐고 쉴 틈 없는 칼싸움을 펼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팽팽한 대립구도는 극의 텐션과 몰입력을 한도 없이 끌어올린다.
개인적으로 설경구, 장동건 배우의 경우 최근 필모그래피의 방향이 조금 아쉽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아직은 이 배우들을 더 믿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다른 신념을 가진 재완과 재규. 연경과 지수재완은 살아있는 멧돼지를 사냥하고 재규는 죽어가는 사람을 살린다. 재완은 악질 가해자에게 ‘(돈을) 얼마나 줄 수 있냐’고 묻고 재규는 피해자가 병원 수납을 마치지 못했음에도 그의 생명을 위해 우선 다음 수술 날짜를 잡는다. 돈을 좇는 재완과 돈보다 올바름이 중요한 재규. 재완과 재규는 형제지만 다른 신념을 갖고 있다.
재규의 아내인 연경은 재규와 비슷하게 선한 신념을 갖고 살아간다. 그는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아동 복지에 힘을 보태는 어른이며 치매가 온 시어머니를 돌보는 착한 며느리다. 최근 가족이 된 재완의 아내 지수는 재완의 재력 덕분에 생긴 여유를 즐기고 있다. 지수는 자신을 외부인 취급하는 연경과 약한 대립각을 잡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오래 유지하지 않고 스스로 이 가족과 한 발자국 정도 거리를 둔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붕괴되는 부모들
아이들 사건의 피해자, 노숙자가 의미하는 것재완은 나래 사건의 합의를 위해 가해자와 대화를 나눌 때 이렇게 말한다.
“(부모는) 자식 앞에선 약해지기 마련이죠.”
이 말은 혜윤의 부모인 재완, 시호의 부모인 재규, 연경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재완, 재규, 연경은 자신의 삶에 있어선 각자 다른 신념을 가진다. 하지만 ‘내 아이가 죄를 저질렀다’는 문제에 있어선 각자의 신념을 무너트린 채 비슷하게 행동하고 결국 같은 결론을 낸다.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눈물 흘리고 싸운다. 그리고 붕괴된다.
억울한 피해자인 노숙자와 나래는 재완, 재규 형제의 신념 변화를 보여주는 장치다. 노숙자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폭행이라는 큰 신체적 충격을 받고, 나래는 어른들의 싸움 때문에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입원한다. 재완, 재규는 아이들이 독단적으로 벌인 폭행 사건을 알고 큰 충격을 받는다. 노숙자는 혼수상태가 되고 나래는 큰 수술을 받으면서도 삶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재완, 재규는 충격을 받은 후에도 아직 남아있는 각자의 신념에 따라 ‘이대로 숨길 수 있다’, ‘시호를 자수 시켜야 한다.’ 주장하며 옥신각신 싸움을 한다. 그러다 노숙자는 사망, 나래는 상태가 다시 나빠지게 되고 그 시점에 시호와의 진솔한 대화, CCTV 영상의 발견이라는 상황을 뒤집을 사건이 터진다. 이때 형제의 굳건했던 신념은 붕괴되고 뒤바뀌게 된다.
처음엔 피해자의 눈물에 공감하며 나래 엄마에게 예배당을 알려주던 재규는 그곳에 앉아 가해자인 아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고 피해자인 노숙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갑자기 입맛이 돌기라도 하는지 식판을 싹싹 비워낸다. 아내인 연경은 시어머니의 냄새 나는 옷을 갈아입히다 이 소식을 듣고 여러모로 깨끗하게 해결된 상황에 만족하며 웃음 짓는다. 반대로 돈을 위해 가해자를 옹호하던 재완은 복잡한 얼굴로 노숙자의 집에 찾아가 돈 봉투를 밀어 넣는다. 이후 세 사람은 바뀐 신념을 주장하며 더 강하게 충돌한다.
지수는 이 ‘신념의 붕괴’라는 사건에서 제외되는 유일한 어른이다. 연경은 지수를 혜윤의 엄마가 아닌 사람, 외부인으로 반복해 칭하는데 지수는 여기에 열을 내기보단 그럭저럭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수는 혜윤과 큰 친밀감이 없고 부모라기엔 조금 먼 느낌이 있다. 그래서 지수는 재완, 재규, 연경과는 다르게 객관적인 외부인의 시선으로 혜윤, 기호의 사건을 바라보게 되고 마지막엔 CCTV 영상을 공유하며 엇나간 재완의 신념을 붕괴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숨겨둔 양면성을 꺼내놓다
인물들의 심경 변화, 거울 같은 연출사람에겐 한 가지 면만 있을 수 없다. 누구나 추하고 부끄러운 면을 갖고 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보이는 게 다를 뿐이다. 영화는 우아하게 와인을 마실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론 턱에 초고추장을 묻히고 와인을 소주처럼 들이키는 지수, 고급스러운 정장을 차려입고 꼿꼿하게 앉아있지만 사실은 꽉 끼는 옷에 숨도 못 쉬어 화장실에서 몰래 지퍼를 푸는 연경, 정정당당함을 이야기했으면서 시호를 위해 극단적인 사고를 치는 재규를 보여주며 완벽함 뒤에 숨겨진 부끄러운 모습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재완은 이들과 다르게 부끄러운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후반부에 들어 그 뒤에 있는 보통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 중에서 양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은 재규다. 그는 가족들 앞에서 정의로운 척을 하지만 뒤에선 아이들과 똑같은 일들을 저지른다. 그는 술을 먹고 노숙자를 폭행, 유기한 아이들처럼 술을 먹고 고라니를 친 후 사체를 유기한다. 두 사고 장면은 비슷한 연출 요소들로 채워진다. (피해자를 질질 끌고 가는 가해자와 바닥에 그려지는 피, 비슷한 카메라 구도)
노숙자의 소식을 듣고 시호와 대화를 나누며 포장을 걷어낸 재규는 CCTV 속 아이들이 했던 말과 비슷한 결의 발언들을 내뱉고, 재완이 가해자를 옹호하며 했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며 그를 차로 쳐버린다. 이제 재규에게 남은 건 뻔뻔한 본성뿐이다. 흘러가듯 들렸던 ‘재규가 알고 보면 무서운 사람’이라는 어머니의 말, ‘너랑 나랑 진짜 나쁜 형제 새끼’라는 재완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상영이 끝난 후에도 이래저래 떠들고 싶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보통의 가족>이 딱 그렇다. 영화가 끝나면서 테이블 위 조명도 모두 꺼졌지만 극 중 인물들이 남긴 첫맛과 끝 맛은 여전히 입안을 맴돌며 아쉬움을 남긴다. 나는 아직 이 화려한 갈등의 테이블 위에 차려진 인물들을 더 씹고 뜯고 맛보고 싶다.
-
- [가족/드라마] 내 어깨위 고양이 밥2
<영화정보>
개 봉 : 2020.12.24.
등 급 : 전체 관람가
장 르 : 가족, 드라마
국 가 : 영국
러닝타임 : 92분
배 급 : ㈜영화특별시SMC
<영화소개>
기적 같은 만남 이후 여전히 런던에서 버스킹을 하며 빅이슈 판매원으로 지내는 제임스와 그의 소울메이트 어깨냥 밥. 누구보다 밥을 아끼는 제임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에 밥과 헤어질 위기에 처하는데…
<영화내용>
연례 크리스마스 작가의 밤 행사에 초대된 밥과 제임스
그리고 출판사쪽에서 새로운 책을 쓰고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단 한단어도 쓰지 못한걸 재클린에게 들키고만다
행사장을 빠져나온 제임스와 밥은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던 제임스는 버스킹중에 잡힌 노숙인을 도와준다
그 노숙인을 체포해 경찰에 넘긴 사람은 자신을 신고하고 다신 밥을 만사지 못하게 하려했던 사람이었다
노숙인의 버스킹이 불법이 아니었음을 알려주고 풀려난 노숙인에게 밥을 사주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해준다
제임스의 집 근처 가게의 주인 무스는 제임스에게 친절하고
제임스를 도와주는 친구 베아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위해 제임스 집을 꾸며준다.
제임스는 버스킹을 하며 잡지를 팔러 나갈 때 다연하다는 듯 따라나서는 밥을 어쩔수없이 데려간다.
크리스마스였지만 제임스를 경계하는 훼방꾼들로 인해 잡지도 팔지 못하게 되고 버스킹도 못한채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집을 가던 중 넘어질뻔한 여성을 도와준다.
버스킹중 옆에 앉아있던 밥은 개에게 공격당하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동물보안관 루스와 함께있던 남자는 제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양이가 불쌍해 보인다며 보안관 루스를 설득하지만 루스는 밥을 공격한 개의 주인에게 간다.
집에 돌아간 제임스는 밥에게 저녁을 주지만 밥은 먹지 않으려하고, 제임스는 밥의 몸에 난 상처를 확인하게 된다
다음날 제임스는 친구 베아가 추천한 친구의 무료 동물검진에 간다.
어딜가나 밥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밥의 팬인 아이린은 밥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다.
그리고 아이린이 준 밥의 선물을 입고 제임스는 버스킹에서 밥캐롤송을 부르고
이틀뒤 관광객들을 위해 버스킹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동물보호보안관 루스는 제임스를 찾아와 밥에 대해 물어보고 진술서를 써달라고하며 제임스가 밥을 키울수있을지 조사를 한다.
보증인으로 자선단체에서 일하던 베아의 연락처를 알려주는 중 제임스를 마음어ㅣ 안들어하던 조사관은 밥을 제임스가 키우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자신이 밥을 데려갈수도있다고 말하면서 제임스를 도발한다. 화가 난 제임스는 보안관과 싸우게 되고 그 모습을 누군가가 찍는다.
놀란 제임스는 베아를 찾아가지만 자선단체에 도둑이 들었고 베아는 제임스의 얘기를 들을 여유가 없다.
제임스는 관광객 버스킹을 하기로 한 날 약속 장소로 가던 중 공원에서 마약판매상을 만나 몸싸움을 하다가 기타가 부서진다.
그리고 동물보호협회에 제임스와 조사관의 싸움장면이 담긴 영상이 메일로 오게되고, 그들은 자신들이 언론에 거론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임스에 대해 더 조사하고 영상을 찍은 목격자를 찾도록한다. 그리고 밥이 정상행동패턴을 보이는지 관찰하라그한다
마약판매상과의 몸싸움으로 약속 시간에 늦어버렸고, 제임스가 관광객 버스킹 공연장소에 갔을때 관광객들은 이미 돌아가는중이었다. 집에 돌아온 제임스는 외출전 히터를 끄고 가지 않아 충전한 전기를 다 써버려 실내가 너무 추웠고 냉장고도 꺼져 음식이 다 상했다.
제임스가 전기를 충전하러 무스의 가게에 간 사이 밥은 쓰레기통을 뒤져서 음식을 먹고 있었고, 집에 돌아온 제임스는 놀라서 밥을 말린다.
동물보호협회에선 TV에 나와 밥과 제임스를 아는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를 한다.
베아를 찾아간 루스는 제임스가 약물치료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리고 베아는 제임스가 밥을 잘 돌보고 있으며, 매일 아침 나서기 전 밥에게 항상 함께 나갈것인지 물어 보고 밥의 동의에 의해 함께 동행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버스킹을 위해 제임스가 집을 나설때 밥은 쇼파에 가만히 누워있었고,
밥이 나가기싫어한다고 생각한 제임스는 밥을 두고 버스킹하러 나간다.
집으로 돌아가던 제잉스는 함께 잡지를 파는 사람들을 만나 맥주를 마시게 되고 늦게 귀가한다.
집에 돌아와 밥에게 밥을 챙겨주려던 제임스는 토해 놓은것을 보고 밥이 아픈것을 알게된다.
베아의 친구 수의사에게 급하게 연락을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제임스는 무스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제임스를 도와주러 온 무스는 아들을 잃은 이야기를 하며 제임스를 위로 한다.
제임스는 아픈 밥을 보며 추운날씨에 밥을 데려가는게 아니었다고 후회하고 동물보호단체가 데려가는게 맞는걸까라고 생각한다.
밤새 제임스는 밥을 돌보고
다음날 밥은 기운을 차려간다.
다음날 수의사가 왔고 밥은 배탈이 난거라고 했다.
크리스마스날 버스킹을 하러간 제임스는 사람들로 부터 많은 축하와 선물 카드를 받는다.
다가오는 동물보안관 루스를 보며 제임스는 밥이 더 나은 곳에서 생활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밥을 보내려했지만 루스는 둘은 떨어져지낼수 없다고 말한다.
동물보호협회에 많은 사람들이 제임스와 밥에 대한 알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전해지고 있었다며 제임스와 밥으로 인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한 편지를 읽어준다. 그리고 무디로 인해 밥과 제임스에 대한 청원이 시작되었고, 하루만에 800명의 서명이 이루어졌다.
'영감을 주는 동물들'이라는 동물들과 함께 환자들의 마음을 치료해주는 자선단체에서 제임스와 밥을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제임스에 길에서 도와주었던 여성은 크리스마스선물을 가지고나타난다
그녀른 유명한 셰프였고 여왕의 사촌이라고 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한다.
현재의 크리스마스
제임스가 도와주었던 노숙자 벤과 베어와 함께 크리스마스식사를 하고
제임스를 책을 다시 쓰게 된다.
"밥은 나에게 친구 이상이었다
내 곁에서 내가 잊고 있던 삶의 방향과 목표를 찾아줬다
언제까지나 그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 밥의 집사, 제임스 보웬의 부고문 중 -
<영화속 대사>
"네가 얼마를 버는지는 관심 없어.
만난게 행운이라고.
누군가를 돌보게 되면
삶의 의미가 생기거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거지"
"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게 해선 안돼
그럼 가야할 곳으로 갈 수 있어"
<리뷰>
작년 #내어깨위고양이밥2 개봉 소식을 듣고 여러가지 뉴스들을 검색하던 중 밥이 고양이별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제임스가 쓴 밥의 부고문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밥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었고, 자신의 역할을 직접 연기를 한 것 또한 너무 똑똑하고 영리한 고양이였다.
영화 촬영을 하고 고양이별로 갔다니 그 기사를 보는 순간에도 너무 슬펐다.
직접 본 적도 없고 영화로만 만난 나도 이렇게 슬픈데 제임스는 얼마나 슬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으로 인해 제임스의 인생은 영화같았고, 변할 수 있었다.
물론 제임스의 마음과 노력도 컸다.
그런 마음을 먹기 까지, 그런 노력을 하기까지 밥의 도움이 컸다.
유튜브에 보면 제임스의 버스킹 현장에 함께 있는 밥의 모습과 하이파이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국에 동물보안관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누구보다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을 잘 아는 사람.
오직 동물들의 복지만을 위하는 일을 하는 직업이 있다는게 놀랍기도 하고 부러웠다
우리나라도 동물들을 위한 제도가 더 많아지고 동물들을 보호 할 수 있는 법의 테두리가 더 강화되고 새로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겠됐다.
밥을 다시 볼 순 없겠지만 동물들에게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누군가에겐 은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많은 것을 느끼게 된 영화였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exceptional ruby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DMZ DOCS] 방탄조끼에 진심이었던 리처드 데이비스
감독:라민 바라니
출연진:리처드 데이비스와 그의 지인들
시놉시스
방탄조끼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북부에 150차례가 넘도록 총을 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리처드 데이비스가 그 사람이다. 그는 과거에 피자 가게를 운영했다가 범죄자들에게 쑥대밭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세컨 챈스라는 방탄조끼를 만드는 사업을 하게 된다. 겹겹이 쌓은 나일론을 자신의 북부 위에다 덮고 총을 발사하는데 이런 행위가 위험한 걸 아는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더 좋은 방탄조끼를 만드는 동력이 되어 미국의 수많은 경찰들과 군인들에게 쓰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범죄자들의 총격으로 인해 경찰들이 사망하기도 했지만 방탄조끼가 보급되면서부터 총격으로 인한 피해가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리처드 데이비스는 자신의 욕망을 더 충족하기 위해 자본을 써서 자신의 저지른 중죄를 경범죄로 낮추고 감옥에 가지 않고 사격 행위를 걔속 하게 되는데...
그가 만든 방탄조끼로 인해 얻게 된 것과 잃게 된 것들!
리처드 데이비스는 방탄조끼를 연구하고 탄생시킨 대가로 많은 자본과 권력을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사격 행위를 끝내지 않고 무고한 사람까지도 다치게 만든다. 그는 자신의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죄를 없애지만 결국 꼬리표도 길면 잡힌다는 속담이 있듯이 새로 만든 방탄조끼가 불량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그의 전성기는 쇠퇴하기 시작한다. 한때는 잘나가는 사업가에 영화도 만들 정도로 영화 제작자이기도 했던 리처드 데이비스에게 방탄조끼는 그의 삶을 바꿔놓은 위대한 발명품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돈과 권력을 손에 쥐게 되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없애려고 했고 결국에는 진실이 드러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미국이 가진 물질만능주의의 문제점과 무전유죄 유전무죄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 문제점들은 우리나라에도 존재하는 사회의 문제점들이기에 더욱 공감이 가는 건 왜일까?
방탄조끼는 총알만 막지만
결백함은 잘못도 막는다.
2022.09.23 (금) 14:00 메가박스 백석점 3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09월 22일 - 09월 29일
-
- 기록만이 균열을 낸다
DIRECTOR. 러우예
CAST. 저우쉰, 자훙성 외
SYNOPSIS.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쑤저우강. 비디오 촬영기사인 나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두 연인 마다와 무단의 목숨까지도 버리는 열렬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연인 메이메이가 있지만 그들과 같은 사랑을 하지는 않는다. 마다의 사랑이 꾸며낸 거짓이라고 믿었던 메이메이는 마다와 무단의 시체를 보고는 그것이 사실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에게 마다와 같은 사랑을 요구한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요구를 무시해 버린다.
POINT.
✔️ 미장센이 아름답고 감성이 세기말이에요. 이거 안 좋아하는 법 아시는 분?
✔️ 사랑은 역시 지난 세기의 사랑이 진짜다... 낭만주의적 장면
✔️ 그리고 거기 남아 있는 깊은 역사적 의미. (정성일 평론가가 알려주신 바에 따르면) 천안문 사태를 목도하고 카메라를 쥔 중국 6세대 감독이 무엇을 담았는지 바라보아야 할 영화.
✔️ 1인 2역을 소화하는 저우쉰의 연기 저력
영화 <쑤저우강>은 블랙아웃된 화면에서, 사랑을 시험하는 연인의 질문을 들려주며 시작한다. 이어 강과, 강을 둘러싼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더러 기울어지고 더러 초점이 맞지 않는, 강과 공사 현장과 배... 같은 모습이 점프컷을 통해 불연속적으로 펼쳐진다.
이내 내레이션을 이끌고 가는 사람은 카메라 촬영 기사로, 앵글이 1인칭 시점으로 움직인다. 카메라 촬영 기사는 동네 술집인 '해피 바' 사장에게 인어 분장을 하고 수조에 들어가 춤을 추는 여성을 촬영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인어 역할을 한 메이메이와 사랑에 빠진다.
가까이에서 연인을 보는 카메라는 이런 느낌이구나. 보이는 거라곤 상대 뿐이라, 사랑에 빠진 시선은 타이트해진다. 맹목적으로 상대를 본다. 그러나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만으로 꽉 차지 못한다. 메이메이가 연인에게 던진, 사랑을 시험하는 질문 이야기로 한 겹 더 들어간다. 메이메이의 표현에 의하면 사랑을 잃어버리고 미쳐갔다는 남자 마다의 이야기로.
촬영 기사는 마다와 그의 연인 무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서부터 관객은 다소 혼란스러워지는데, 이야기가 피자치즈처럼 하나로 쭈욱 이어지는 게 아니라, 마치 페이스트리처럼 베어 물 때마다 후두둑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황상 마다와 무단의 사랑 이야기는 메이메이가 촬영 기사에게 들려준 것인데, 이야기를 관객에게 서술하는 사람은 촬영 기사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궁금했던 건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하는 것이었다. 0에서 100까지의 스펙트럼 전체가 가능성이었다. 마다와 무단이 실존인물일 가능성과 그냥 도시 전설일 가능성. 메이메이가 이야기를 만들어냈을 가능성. 메이메이의 이야기에서 촬영기사가 변형시켰을 가능성.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고, 마다와 무단 이야기의 진상은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펼쳐지는 쑤저우 강의 흐름에 묶어서 나는 막연하게 느꼈다. 강은 아름답기만 한 곳도 아니고, 교과서적인 표현으로 '생명의 젖줄'이기만 한 곳도 아니다. 때로는 사람을 살리고 때로는 사람을 삼키는 강 위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어나고 흘러간다. 영화 초입에 보여주었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가, 강에 계속해서 누덕누덕 기워진다. 역사는, 인간사는 결국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이따금 윤슬처럼 무언가 반짝 빛난다. 도저히 인어가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희뿌연 강에서 (애초에 강에 인어란 생물체도 없지만) 사람들은 반짝이는 인어의 환상을, 깨진 사랑의 이야기가 사금파리처럼 반짝거리는 것을 본다. 공장 굴뚝 연기와 짓다 만 공사 현장의 투박한 사이로, 그런 이야기들이 반짝반짝 살아남아 흘러간다.
어디까지가 만든 이야기이고, 어디서부터가 진짜인가. 그건 중요하지 않다. 강을 따라 흐르는, 누덕누덕 내려앉은 이야기 중에는 사랑도 이별도 망설임도 추억도 있다.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도 애틋한 도시 전설이 되어 흘러갈 뿐이다.
이야기는 어쩐지 허무하게 끝나고, 페이스트리처럼 후두둑 떨어진 이야기 조각들을 보며 나는 슬퍼진다. 강에는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후두둑 떨어지고 또 누더기처럼 덧대어지며 흘러가겠지. 어찌 보면 허무하고 암담하지만, 나는 이야기를 계속 붙이는 주체를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계속해서 목소리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끌어 가지만 이름도 얼굴도 나오지 않는 촬영 기사 같은 존재를 생각한다. 이야기를 남기고 재구성하는, 사람을 생각한다. 도도한 시간의 흐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건 결국, 인간의 기억과 기록 뿐이다.
왕가위 영화가 생각난다는 평이 많았는데, 내겐 그다지 왕가위 생각이 나는 영화가 아니었다. 그냥 이 영화 자체로 고유했고, 영화가 주는 에너지가 커서 좀더 곱씹고 싶었다. 그러나 이내 시작된 라이브러리톡에서 정성일 평론가가 들려준 이야기는 더욱 커서, 일부분만 요약해서 기록을 남겨두고 싶다.
정성일 평론가는 러우예라는 감독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 러우예는 학생 시절이었던 1989년 천안문에서 민주화 항쟁과 광장에서의 학살을 목격했다. 그의 첫 영화 <주말정인weekend lovers>는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순회했지만, 정작 중국 당국의 검열로 2년간 영화 촬영을 금지당했다. 그는 다음 영화를 찍기까지 5년 가량을 기다려야 했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쑤저우강>이다. 그는 이 영화로 또 다시 1년간 촬영을 금지당한다. 다음 영화 <자호접>은 1931년 반일 레지스탕스를 소재로 하면서 좀 체제 순응적인 것처럼 보였으나, 2006년 대놓고 1989년을 배경으로 한 <여름 궁전>을 내놓는다. 정성일 평론가의 표현을 빌자면 러우예의 "폭탄 같은" 영화였다. 결국 그는 또 다시 5년 동안 영화 촬영을 금지당한다.
정성일 평론가는 이러한 배경을 상세히 풀어내며, 그렇기에 이 영화를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만 보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천안문 이후의 절망과 실패, 좌절 등이 담겨 있는 영화라는 것이다. 이미 블랙리스트에 오른 감독이었기에 직접적인 알레고리를 사용할 수 없지만, 지극히 간접적인 알레고리를 넣었음에도 중국 공산당은 이를 느끼고 촬영을 금지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천안문 이후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개방, 정치적으로는 폐쇄를 지향하는 이중의 정책을 펼쳤고, 이 영화는 그 이후 중국 인민들의 정신과 마음 상태를 그려내고 있다. 혼탁한 진흙탕 같은 물. 간명하게 설명되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서사. 마치 유리잔을 깨뜨려 파편을 사방으로 흩듯, 의도적으로 그렇게 찍은 영화라고 했다.
2000년 당시의 중국 상황과 끊어 이해할 수 없는 영화라고 하면서도, 정성일 평론가는 우리가 중국 내부인이 아니라는 한계를 명확히 언급했다. 검열을 당하는 국가에서 알레고리는 지극히 간접적이고 소극적일 수밖에 없으며, 외부자의 해석은 언제나 한계를 갖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언제든 교정될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 타는 열정으로 해석에 접근하는 능동적인 마음과,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외부자의 겸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발언이라 인상 깊었다.
"왕가위의 아류"라는 흔한 해석 또한 정성일 평론가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그런 해석은 왕가위도 납득하지 않을 거라는 말과 함께, 탁류 위를 흘러가는 배 같았던 당대의 중국 상황과, 길 잃은 듯 돌아다니던 <중경삼림> 시기의 홍콩 상황은 차이가 있음을 명확히 했다. 반환 앞에서 길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홍콩의 상황보다, 떠돌아다닐 수도 없이 수동적으로 흘러가야만 했던 당시 중국의 절망적 감정을 담은 것이다.
더불어, 왕가위의 점프컷은 세심하게 모두 쪼개어 이어붙인 느낌이지만, 러우예의 점프컷은 노골적인 NG컷까지 포함함으로써 찍은 풋티지를 모두 보여주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차이점도 짚었다. 이는 영화의 서술자가 카메라 촬영 기사임을 생각할 때 더욱 절묘한데, 중국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게 익명의 누군가가 최선을 다해 찍은 것을 모두 보여주는 형태로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이 1인칭 기법을 서방 세계의 미학적 해석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당시 중국의 상황에서 관객과 영화를 이어주는 매개로 자리하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는 그의 설명이 마음을 울렸다. 언제든 중단될 수 있을 만큼 불안하게 흔들거리는 핸드헬드, 서사와 무관한 쇼트까지 포함한 느낌으로 의도된 편집 또한 그 느낌을 뒷받침했다.
정성일 평론가의 설명을 들으며, 아무리 제재와 검열이 아스팔트처럼 뒤덮어와도 예술은 한 평 땅의 흙처럼 숨 쉴 구멍의 역할을 하는구나 생각했다. 그가 지나가는 말처럼 일갈한, 최근 한국 독립영화의 '나(자신)만 불쌍'하게 보는 시각 또한 한편으로는 비판받을 지점이라 생각되면서도, 동시에 2024년의 한국 현실과 공명하는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사회를 배경으로 피어난다.
영화와 설명까지 모두 끝난 자리, 내겐 동일하게 한 문장이 남는다. 기록만이 균열을 낸다. 사회의 거대한 기조, 도도한 시간의 흐름, 괴로운 현실에... 이름도 얼굴도 남지 않는다 해도, 기록하는 손의 방향성만큼은 뚜렷하게 남아 균열을 낸다. 지금 우리는 무슨 균열을 낼 수 있는가. 사유하고 반응하고 싶은 마음으로 탁류를 응시한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
- 챌린저스 - 젠데이아의 매력이 가장 빛나는 테니스 영화
-
테니스 코트 밖, 진짜 경쟁이 시작된다! 스타급의 인기를 누리던 테니스 천재 ‘타시’(젠데이아)는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하고 지금은 남편 ‘아트’(마이크 파이스트)의 코치를 맡고 있다. 연패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아트’를 챌린저급 대회에 참가시킨 ‘타시’는 남편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자 자신의 전 남친인 ‘패트릭’(조쉬 오코너)를 다시 만나게 된다. 선 넘는 세 남녀의 아슬아슬한 관계는 테니스 코트 밖에서 더욱 격렬하게 이어지는데… 결승전 D-DAY, 가장 매혹적인 랠리가 시작된다!
-
- 이 정도면 골프 영화 아닌가? / 로비 영화 맞아? / 하정우 감독,주연의 "로비" / 골프 접대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로비" 후기입니다.
*쿠키영상 비슷한게 엔드크레딧 전 하나 있어요~
-
- 영화 <헝거> 티저 예고편
만약에 ?손금을 바꾸면 우리도 바뀔까?? 내가 아닌 내가 되고 싶었던 우리의 성장통 [헝거] 티저 예고편 대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