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07-15 15:18:46
게임 산업에 진출 예정인 '넷플릭스'
ott 플랫폼의 차별화를 이끌 수 있을까?
넷플릭스가 최근 게임회사인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임원과 페이스북 부사장을 지냈던 마이클 버듀를 영입하며 게임 산업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버듀의 채용 소식을 처음 접한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내년 안에 비디오게임을 서비스 목록에 추가시키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넷플릭스는 이러한 새 시스템에 대한 추가 요금을 부과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적 있죠.
마이클 버듀는 넷플릭스 입사 전,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Facebook Reality Labs)에서 근무하며 오큘러스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이용한 게임 콘텐츠 개발을 진행한 적 있습니다. 또한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임원으로 지내며 ‘심시티(SimCity)’와 ‘식물 대 좀비(Plants VS Zombies)’ 등을 운영하는 모바일 스튜디오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넷플릭스에서 그레그 피터스 최고집행책임자(COO)의 직속으로 일할 예정입니다. 블룸버그는 또 넷플릭스가 이미 게임 개발 관련 직원 모집을 진행하고 있어 수개월 안에 비디오게임 전담팀을 꾸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게임 진출을 통해 춘추전국시대에 이른 OTT 시장에서 새로운 가입자 확보의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국내의 쿠팡 플레이, 왓챠, 티빙, 웨이브의 성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유입될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의 존재까지 감안하면, 이는 좋은 시도라고 볼 수 있겠죠.
현재 넷플릭스의 경쟁사인 디즈니 플러스는 자체 콘텐츠를 지닌 기업들을 인수하는 전략을 나서고 있으며, 아마존도 최근 영화 제작사 MGM을 인수했죠. 그러나 게임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OTT 플랫폼은 없기에,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Moon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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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질라 X 콩 | 더 크고 화려하지만 특별함을 잃은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고질라와의 혈투를 끝낸 후 할로우 어스에 남은 콩은 새로운 집을 꾸리고, 사냥을 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공허하다. 그래서 그는 할로우 어스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도 모를 자기 동족을 애타게 찾아 헤맨다. 한편, 지상 세계에서 동면을 취하던 고질라는 갑작스레 잠에서 깨어나더니 원자력 발전소를 습격해 방사능을 충전하는 등 전투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느 날, 콩과 헤어지고 지상 세계에 남은 이위 족 소녀 '지아'(케일리 호틀)는 할로우 어스로부터 구조 신호를 받기 시작한다. 신호의 발신지를 할로우 어스에 내려간 '아일린'(레베카 홀)과 모나크는 이내 상황을 파악한다. 콩이 찾아낸 동족 스카 킹이 알고 보니 할로우 어스와 지상 세계를 모두 정복하려는 빌런인 것. 이에 콩과 인간은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한 고질라와 팀을 이룰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몬스터버스의 고질병
2014년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를 시작으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콩: 스컬 아일랜드>, <고질라 VS. 콩>까지 착실하게 성장한 몬스터버스. MCU를 비롯한 다른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비해 작품이 나오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몬스터버스는 확실한 스타 괴수 둘, 고질라와 콩을 앞세워서 세계관을 키웠다. 작년에는 Apple TV+와 손잡고 드라마 <모나크: 레거시 오브 몬스터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몬스터버스는 인간 캐릭터의 비중과 스토리텔링 문제라는 비판을 거듭 피하지 못했다. 팬들은 괴수들의 싸움을 원한다. 그 싸움을 붙이는 역할은 인간이다. 하지만 정작 도시를 파괴하는 싸움에서 인간의 역할은 한정적이다. 자연히 스토리텔링은 산으로 간다. 그렇다고 인간의 비중을 키울 수도 없다. 자칫하면 변신 로봇의 싸움 대신 로봇 잡는 미군이 나오는 마이클 베이 표 <트랜스포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기 때문.
몬스터버스의 신작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이 고질병을 없애기 위해 발버둥 친 흔적이 역력한 영화다. 고질라, 콩, 인간 세 파트로 플롯을 나눈 후 공통 모티브를 부여해 통일감을 부여했다. 또 이를 더욱 커지고 화려해진 액션과 세계관으로 포장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모순이 튀어나왔다는 것. 그 결과 <고질라 X 콩>은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몬스터버스의 고질병을 고치는 데 실패했다.
가족을 찾는 여정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이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선택한 치료제는 바로 '가족'과 '집'이다. 영화는 콩, 인간, 고질라의 서사 모두 가족과 집이라는 공통 모티브 하에서 하나로 엮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우선 전작의 끝에서 본래 자기 영역인 할로우 어스에 정착한 콩은 자기 종족을 찾으려는 탐색을 멈추지 않고, 우연히 스카 킹이 지배하는 동족의 왕국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이는 인간 쪽 이야기도 다르지 않다. 이위 족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콩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인 지아. 콩을 떠나보낸 후 아일린에게 입양된 그녀는 좀처럼 현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할로우 어스에서 전송된 전파 신호의 영향력 때문에 환상을 보며 더욱 괴로워한다. 영화는 그런 그녀가 할로우 어스에서 숨어 지내던 이위 족과 재회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준다.
각자의 집을 지켜라
가족을 찾은 콩과 지아는 이제 스카 킹을 막아야 한다. 이때 <고질라 X 콩>은 역사적으로 콩이 인간을, 고질라가 지상세계를 보호했다는 설정을 등장시킨다. 그 덕분에 고질라는 스카 킹과의 전투에 자연스럽게 합류할 수 있다. 고질라가 원자력 발전소를 습격하고 다른 타이탄의 영역을 침범한 행위에도 당위성이 부여된다. 그렇게 콩, 고질라, 인간은 각자의 집을 지키기 위해 팀으로 뭉친다.
물론 이 전개가 매끄럽지는 않다. 이위 족 마을을 찾아내는 과정은 우연의 연속이라 억지스럽고, 흥미롭지 않으니 극의 템포도 늘어진다. 이위 족 묘사는 바깥 세계를 대하는 서양인의 타자적 시선을 답습한 듯한 인상을 준다. 콩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고질라의 분량, 이유를 알기 어려운 모스라의 등장도 문제다. 하지만 전작들의 빈약한 스토리텔링을 고려하면, 어떻게든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 자체는 헛되지 않아 보인다.
액션은 만족 3, 실망 7
이처럼 나름대로 착실히 쌓아 올린 토대 위에서 <고질라 X 콩>은 화끈한 액션을 통해 가족과 집을 지키려는 싸움을 묘사한다. 일단 인간이 철저히 조력자와 목격자 역할만 맡은 결과, 액션이 끊기지 않고 시원하게 이어진다. 또 초점을 철저히 괴수들의 전쟁에만 맞춘 덕분에 괴수들의 액션 분량도 상당하다. 후반부 30~40분 정도가 오로지 액션으로 가득한 수준이다. 콩과 고질라의 새 무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도 팀을 이룬 액션 시퀀스가 눈길을 끈다. 콩은 고질라와, 스카 킹은 시모와 편을 이뤄 혈투를 벌인다. 그간 몬스터버스 작품에서 클라이맥스가 1 대 1 내지는 2 대 1 구도로 이뤄진 것에 비해 경우의 수가 늘어난 셈이다. 어린 유인원 타이탄, 수코가 싸움에 참여하자 3 대 2 구도가 나오기까지 한다. 그러다 보니 본 작의 액션 구성이나 연출은 전작의 홍콩 시퀀스에 비해서도 더 다양해졌다.
그러나 실망도 적지 않다. 일단 빌런의 역할이 애매하다. 전작에서 메카고질라가 고질라와 콩을 혼자 상대한 것과 달리, 스카 킹은 콩을 상대하기도 벅차한다. 스카 킹의 조력자인 시모 역시 줄줄이 붙은 설정에 비해 고질라만큼의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한다. 자연히 전투씬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느슨하다. 이에 더해 스크린이 박을 화면에서 고질라와 시모의 CG가 유독 어색한 나머지 몰입감이 깨지기도 한다.
정체성의 변화가 낳은 모순
이에 더해 특히 고질라의 액션은 이질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지브롤터 해협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고, 두 발로 사막을 질주하며, 콩을 상대하면서 프로레슬링 기술을 보여주는 고질라의 모습은 지나치게 사람 같아 보인다. 전작들에서 묵직하고 위엄 있는 액션을 주로 선보였던 고질라와는 차이가 크다.
이는 <고질라 VS. 콩>부터 세계관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모순이라 할 수 있다. 이전 솔로 영화 두 편에서 고질라는 지구라는 자연의 힘 그 자체를 상징했다. 그 앞에서 인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고질라를 경외했다. 자연히 영화의 분위기도 무겁고, 진중했다.
반면에 이번 영화나 전작 속 고질라는 자연의 힘을 상징화한 존재보다는 하나의 인격체에 가깝다. 구체적으로는 지상과 할로우 어스의 균형을 보호하는 심판자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고질라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과정에서 액션 연출과 분위기는 미묘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세계관의 차원에서는 일관성이 약해지고, 관객 입장에서는 기대와 다른 묘사에 실망하기 쉽다.
세계관 확장이 능사는 아니야
결이 비슷한 문제가 또 있다. <고질라 X 콩>은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해 할로우 어스를 본격적으로 등장시켰다. 그런데 정작 할로우 어스에서의 시퀀스는 지상에서의 장면보다 지루하다. 모든 생명체가 거대해진 할로우 어스 공간에서는 콩이든 고질라든 기대되는 스케일과 위압감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 콩이 괴수를 사냥하고 스카 킹의 본거지를 찾는 장면만 보더라도 몬스터버스보다는 <혹성탈출>에 가깝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당장 콜로세움에서 잠을 청하고,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를 파괴하는 고질라의 모습만 모더라도 할로우 어스의 등장이 몬스터버스의 정체성과 매력 확립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콩과 고질라가 피라미드를 한 손으로 부수는 카이로에서의 액션 시퀀스도 다르지 않다.
결국 몬스터버스의 고질병을 해결하려는 야심 찬 포부와 달리 <고질라 X 콩>은 오히려 더 복합적인 문제만 안겨버린 모양새다. 내실을 다지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지 않고, 더 크고 화려한 볼거리를 추구하다가 오히려 시리즈 고유의 매력마저 약해져 버렸으니까. 고질라와 콩의 화제성이 뒷받침한 몬스터버스의 미래가 우려되는 신작, <고질라 X 콩>이다.
Poor 형편없음
스케일과 완성도의 반비례는 몬스터버스의 기본 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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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산으로서 살아가는가
도시에 사는 '피에트로'와 산에 남은 유일한 아이 '브루노' 알프스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소년은 자연을 누비며 우정을 나눈다. 그 후 성인이 된 '피에트로'는 아버지 '조반니'가 세상을 떠난 뒤 산으로 돌아오고 '브루노'와 재회한다
<여덟 개의 산> 줄거리
브루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벽돌공으로 피에트로는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며 집을 나오며 방황하는 삶을 이어나간다. 자연에서 우정을 이어나가던 둘은 그렇게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듯 보인다. 긴 시간 동안 부모와 연을 끊고 살아가던 피에트로는 아버지 부고 소식을 듣고 예전에 브루노와 함께 놀던 곳으로 돌아간다. 연락 한번 않던 아들, 피에트로와는 달리 브루노는 피에트로의 부모님과 자주 만나며 지냈고, 그런 그에게 피에트로의 아버지는 예전에 셋이 갔던 산 중턱에 위치한 베이스캠프에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했었는데, 이 부탁은 그가 죽은 뒤 피에트로와 브루노가 다시 그 산에서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낸다.
한참을 방황하며 자신의 가족들과도 어울리지 못했던 피에트로는 그와 반대로 살아가고 있던 브루노와 함께 집을 만들면서 가족들과 다시 소통을 하고 산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그들은 다시금 우정을 회복하며 자신들을 삶을 꾸려나가기 시작하는데, 피에트로와 브루노는 산에서 뛰어놀며 같은 위치에 있었지만 삶이 이어져 나가면서 서로의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실패나 사랑 등을 하며 다르게 살아간다. 서로 다른 삶이 어떻게 교차되고 이어지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호흡이 매우 긴 영화이다.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후반부쯤 가서는 거의 결말에 가까워지는구나 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씬이 나와도 계속 영화가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하지만 화면에서 보여지는 지연의 광활함만으로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영화 중반 즈음에 피에트로가 브루노에게 여덟 개의 산과 중심에 있는 수미산에 대해 얘기해 주면서 영화 제목이 등장하는데, 브루노와 피에트로는 수미산을 오른 사람과 여덟 개의 산을 오른 사람 중 누가 더 우월한가에 대한 얘기를 한다. 세계 각지의 산들을 오르면서 살아온 하지만 아버지와 브루노가 올랐던 산은 아직 오르지 못한 피에트로와 자신이 평생 산 곳의 산만을 오르며 살고 있는 브루노 둘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처럼 생각했을 때 각자의 삶에서 서로를 부러워 하기도 하고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기 때문에 둘 중 더 우월한 것은 없다는 나만의 답을 내놨다.
피에트로는 결국 자신의 아버지와 브루노가 올랐던 산들도 하나하나 올라가며 지도를 채우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며 그 역시 브루노, 그리고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브루노와 함께 만든 아버지의 집이 있는 산이 수미산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떠났던 수미산을 아버지의 죽음에 의해 다시 돌아오고 그곳에서 뿌리를 내린 브루노와 그의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냈지만 브루노의 죽음으로 다시금 그 산을 떠나게 된다. 아마도 피에트로는 그 산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고, 돌아간다 한들 그 산은 더이상 피에트로의 수미산이 아닐 것이다. 여덟 개의 산, 그리고 중심에 있는 수미산을 통해 두 사람의 다른 삶을 그려낸 <여덟 개의 산>을 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여덟 개의 산>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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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 코드를 보고 두서없이 주절거리는 글
댄 브라운을 한때 좋아했었다. 아주 과거의 일이다. 그런 그를 좋아하는 나는 음모론에 흥미를 느끼는 걸까.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그것이 알고싶다'인 것을 보면 그런 험악한 범죄를 재구성하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나 사이코패스인걸까. 아 모르겠고 걍 미스터리 분야에 관심있다는 것으로 정리하자. 댄브라운에 심취한 건 '다빈치코드' 때문이었다.
미스터리에 미치는 인간이 종교계의 끝판왕인, 그 분의 삶을 다시 추적하는 내용에 흥미기 안갈 수 있었겠는가. 그저 미지의 세계인데. 하지만 그 추론과정에 역사적인 사료의 객관성이 고려된 것 같진 않다. 사실 음모론으로 시작해 음모론으로 끝나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신성모독이라고 할테지만 내게 종교는 탐구의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은 아니라서 그저 이상한 애가 뜬소리하네 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예수는 사실 한 명의 인간이었고 가정도 있었으며 아내도 있었다는 가정은 너무나 위험한 추론이다. 그런 설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 서사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세상에 산재하는 다양한 상징에 대한 해석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성과 남성을 가르는 기호 뿐만 아니라 다빈치의 그림에서 숨겨놓은 의미가 있다니, 분석적이면서 공상이 많은 나에게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찾아보니 서사 속 의미들과 예수에 관련한 주장들은 거의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주장들이던데, 또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듣고 있으면 재미는 있다. 그러니 호사가라는 단어도 있는 거겠지.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한 내용은 소설을 기반으로 한 감상이었다. 영화도 최근에 봤는데 글만 못했다. 아무래도 영화라는 매체 특성상 역사를 함축해 설명해야 하고 서스펜스도 있어야 햐고 하는데, 워낙 방대한 역사를 두 시간으로 설명하려니 부족한 지점이 보였다. 방대한 역사를 대사로 처리하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갈수록 소설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해가 갈까 싶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소설을 잘 묘사한 영화임은 틀림없다. 그정도로 표현해내기도 쉽지 않았겠다 싶다. 어딘가 상징을 찾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로버트랭던은 얼마나 멋있는 인간이었겠는가.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끝까지 봤다고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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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타란티노 입문기
이은경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하 <원스... 할리우드>)는 나를 쿠엔틴 타란티노의 세계에 처음 입문하게 해준 작품이다. 작년 어느 날, 동아리 단체 톡방에서 한 회원이 이 영화를 추천해주기 전까지는 감독과 그의 영화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나름 유명한 영화들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내가 <원스... 할리우드>를 보게된 결정적인 요인은 주연 배우들이다. 무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조합은 안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
특히 나는 중년이 된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무척 궁금했다. 나에게 디카프리오는 여전히 파릇파릇한 20대 청년의 모습으로 멈춰있었고 그가 30세의 나이에 찍은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내가 본 그의 마지막 연기였다. 어쩌면 일부러 안 찾아봤을 수 있다. 전설로 기억되고 있는 그의 유년시절을 나는 아직 보내줄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원스... 할리우드>는 넷플릭스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던 덕분에 쾌적한 환경(좋은 화질과 좋은 자막)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었다.
러닝타임은 2시간 40분으로 꽤 길었고 후반 전까지 전개가 빠르지 않고 여유롭게 진행된다. 감독의 몇몇 팬들의 리뷰를 보면 타란티노답지 않게 지루하다라는 말이 나왔으나 나는 감독이 연출한 60년대 미국 할리우드 모습을 마치 전시회 온듯 감상하다보니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믿고 보는 두 주연배우의 농익은 연기력은 역시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었다. 작품 속 릭 달튼(디카프리오)과 클리프(브래드 피트)의 케미도 의외로 굉장히 좋았다. 둘이 같이 있는 장면보다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더 비중있게 나오기는 하지만 둘이서 연기할 때나 혼자 연기할 때나 영화를 이끄는 힘이 똑같이 강하게 느껴졌다. 대배우들의 롱런은 다 이유가 있는듯 싶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69년의 할리우드다.
영화 극초반부터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언급되면서 벌어질 사건을 암시해준다. 그 사건의 모티브는 할리우드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꼽히는 맨슨 패밀리의 폴란스키 가 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둔 대신 실제와 허구를 적절하게 섞어서 역으로 살인범에 복수하는 통쾌한 이야기로 변신했다. 일종의 '대체역사극'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의 사건을 예로 들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영화로 만들되, 피해자 옆집의 두 남자가 범인을 잡아 죽이는 이야기로 각색한 셈이다.
극과는 달리 샤론 테이트가 살해당한 사건이라는 걸 알게 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현실감없는 끔찍한 사건이었기에 이것이 실화라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그녀의 죽음으로 사건이 정리된 매정한 현실에 그저 슬퍼할 따름이었고 50년 늦게나마 마음 속으로 애도를 표했다.
영화 속 샤론 테이트의 모습은 항상 행복하게 그려졌다.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할리우드의 풍경은 평화롭다. 그녀가 거리를 거니는 아름다운 모습과, 극장에서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보며 박장대소하는 관객들의 모습 등, 당시를 살아보지않은 사람이라도 향수가 생기는 듯한 장면들이었다. 자신의 출연 장면을 보고 웃는 관객들을 보며 진심으로 뿌듯해하는 샤론 테이트의 모습은 보는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이처럼 타란티노는 그녀를 그저 억울한 희생자가 아닌 재능과 열정을 갖춘 '배우'로 보여주길 원했다고 한다. 그가 영화인을 얼마나 진중한 자세로 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맨슨 패밀리라는 범죄집단은 찰스 맨슨과 그의 추종자들로 구성되어있다. 맨슨에게 살인 명령을 받은 추종자들은 ‘히피’들이다.
1960년대의 미국 히피 운동은 가존 사회 질서를 부정하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며, 물질 문명을 부정하고 자연을 중시하는 운동이다.
온갖 좋은 이야기들은 다 포함되어있지만 막상 그들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반항이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영화 속 히피도 문란하고 퇴폐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우리나라에서의 반항과 미국에서의 반항은 그 레벨이 달라보인다.
정신나가보이는 찰스 맨슨의 모습도 잠깐 나오지만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살인자에게 분량을 내주지 않은 것은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맨슨 패밀리가 릭 달튼의 집을 습격하는 장면부터 사건이 극단으로 치닫는다.
극 중 맨슨 패밀리의 표적은 폴란스키의 집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끌고 온 자동차 소음에 짜증이 난 릭이 이들에게 고함을 지르자 릭의 집으로 타깃을 변경한다. 여기서 영화 <이웃사람>에서 주차 문제로 마동석과 살인자인 이웃이 대면하는 장면이 떠올라서 섬뜩함을 한번 느꼈다.
결국 맨슨 패밀리 일당은 타깃을 잘못 골라서 클리프와 그의 개, 릭의 화염방사기로 죽임을 당한다.
잔잔하게 흘러가더니만 영화 전반에 억제돼있던 피칠갑의 본능이 후반에 몰아서 터져나왔다. 하지만 액션이라기보다 그냥 내키는대로 패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다.
온갖 비명과 피범벅과 무언가 뜯기고 찔리는 소리가 난무한 장면은 보는 나까지도 고통스러웠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맨슨 패밀리가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당해야 할 명분이 없어보여 과격하게 느껴지겠지만 사건을 아는 사람들은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
실제 사건에서 맨슨 패거리가 저지른 범행은 그보다 더 극악무도했기에 이제보니 감독이 오히려 화를 많이 참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폭력 장면을 만들내는 것이 바로 타란티노 감독의 특기다. 그러나 그의 폭력 장면은 눈에 보이는 잔혹함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속의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그 맥락을 이해했다면 그의 영화를 단순히 폭력적이라고 비난하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할 것이다.
릭과 클리프를 동원한 복수전을 다 치룬 후 영화는 완전히 무사한 폴란스키 가의 샤론 테이트 부부와 릭 달튼의 만남으로 막을 내린다. 타란티노는 할리우드를 훼손한 그 날 밤을 지우고, 대신에 릭이 샤론을 만나 꼭 안아주는 전개를 이어갔다. 릭과 스피커로 대화하는 그녀의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오면서부터 다시 할리우드에 평화가 찾아왔다. 폭풍같던 복수전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샤론을 재등장시켜서 그녀와 그녀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위로를 담아냈다.
비록 영화는 감독이 지어낸 판타지 세계였지만 영화를 보는 3시간 동안 만큼은 아름답지도, 재밌지도 않은 현실에 벗어나 이상적인 세계를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물론 실제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 말이다.
비록 배경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봐서 더 재밌게 못 본게 아쉽지만 꼭 아는 지식이 없더라도 명배우들의 연기와 연출과 재밌는 대사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통쾌하고 유쾌하지만 워낙 잔인해서 호불호가 갈린다. 나는 다행히 극호였고 넷플릭스와 왓차를 병행해가면서 시중에 올라온 감독의 작품들을 모조리 찾아봤다. 그래서 비위가 좋고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타란티노의 모든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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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영혼을 위한 영화 "소울 (SOUL)"
<영화 정보>
개 봉 : 2021.01.20.
등 급 : 전체 관람가
장 르 : 애니메이션
국 가 : 미국
러닝타임 : 107분
배 급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소개>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되길 포기한 영혼 ‘22’ 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 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영화내용>
학교에서 미술 선생님으로 일하는 조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을 들은 날 꿈에 그리던 무대인 도로테아가 있는 재즈 밴드와 함께 저녁에 하프노트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된다.
너무 기쁜 조는 하프노트에서 나와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집으로 돌아가던중 도로 중간에 뚜껑 열린 하수구에서 실수로 빠지게 되고 몸과 분리된 조의 영혼은 '머나 먼 세상'으로 가는 계단으로 순식간에 이동하게 된다. 자신이 어디있는지 알게 된 조는 뒤에 보이는 지구로 역주행 하지만 다른 공간인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지게 된다.
'머나먼 세상'의 회계사인 테리는 영혼 한 명이 없어진 걸 알고 찾아다닌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 조는 태어나기 전 세상의 카운슬러 제리들을 만나게 되고 제리들은 조를 새로운 멘토로 착각한다.
살았을 때 위대한 업적을 이룬 영혼이 멘토가 되어 새롭게 태어날 영혼들인 멘티를 이어주는 '유세미나'에서 조는 영혼 22를 만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은 새로운 영혼들이 지구로 가기전에 독특한 자신만의 성격과 관심사를 부여받는 곳으로 여러 멘토들의 도움으로 여러 직업을 체험해보면서 자신의 주요 재능이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이 완성되고 지구로 돌아가 새로 태어날 수 있다.
조는 다른 머나먼 세상으로 떠나다 떨어졌기 때문에 멘토가 아니었고 아동심리학자였던 다른 멘토의 이름표로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유일하게 지구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아하는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영혼 22는 무하마드알리, 간디, 마더테레사, 링컨 마저 포기한 영혼이다.
조는 저녁 하프노트의 재즈 공연에 서야 했기에 영혼 22의 지구 통행증의 마지막 칸인 관심사를 채워서 지구 통행증을 자신이 가지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고 영혼 22는 지구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니 서로에게 좋은거라 생각하며 22 역시 조의 거래에 적극 참여 하기로 한다.
조와 22는 모두의 전당으로가 22의 관심사를 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22는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다.
그러던 중 22는 조를 데리고 길 잃은 영혼들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는 자신의 일에 집중해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지구의 영혼들이 오기도 하는데 그곳에는 긍정적인 일에 대한 무아지경 상태도 있지만, 집중을 넘어 집착을 하게 되면서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길 잃은 영혼들이 오기도 한다. 이런 길 잃은 영혼들을 지구의 모습과 연결해 집착의 무아지경에서 구출해 내는 문윈드를 만나게 되고 문윈드의 도움으로 병원에 혼수상태에 빠진 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조는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
문 윈드의 도움으로 집중을 통해 지구에 있는 자신의 영혼과 연결을 시도하다가 문윈드가 만든 홀로 영혼 22와 함께 떨어지게 된다.
지구로 떨어진 조와 영혼 22는 서로의 모습에 당황한다.
조의 영혼은 혼수상태에 빠진 조의 무릎 위에 앉아 있던 치료용 고양이 미튼스의 몸에 들어가게 되고 영혼 22의 영혼이 조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고양이 미튼스의 주인이 미튼스를 데리고 가려고 하자 조의 몸에 들어간 영혼 22는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해 시간을 번 사이 둘은 병원을 도망친다.
그리고 둘이 지구로 오는데 도움을 준 문윈드를 찾기 위해 문윈드가 무아지경에 빠져 있는 뉴욕의 거리로 찾아 나선다.
둘은 문윈드를 찾게 되고 문윈드는 둘을 돕기로 하고 5시 30분까지 하프노트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조의 집으로 가던 중 환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조의 모습을 보게 된 도로테아는 조를 이상한 사람으로 착각해 저녁 공연의 피아노연주자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버린다.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조는 도로테아밴드의 드러머의 도움으로 공연보다 일찍 하프 노트에서 만나기로 한다.
조 대신 조의 흉내를 내고 있는 영혼 22는 난생처음 피자, 도넛, 사탕을 맛 보게 된다. 그리고 조의 머리를 깎기 위해 들른 이발소에서 자신을 비아냥 거리던 친구를 영혼22만의 방법으로 내쫓고, 오랜시간 함께 했던 이발사 친구의 속사정까지 듣게 된다. 그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양이 몸에 들어간 조는 그동안 자신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몰랐던 점을 영혼22 덕분에 알게 된다.
그리고 옷을 수선하기 위해 엄마에게 찾아갔지만 엄마는 이미 조의 재즈 밴드 공연 소식을 알고 정직원 자리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영혼 22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엄마를 설득하고 엄마는 조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숨겨놨던 정장을 꺼내며 조가 입고 갈 수 있도록 즉석에서 수선을 해준다.
공연을 하러 가던 중 나무에서 떨어지는 단풍나무 씨앗을 본 영혼 22는 지구에 와서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고, 맛보면서 삶의 기쁨을 알아가게 되고 더 경험해 보기 위해 조의 저녁 공연에 가지 않기로 하고 도망을 간다.
그 시간 회계사 테리는 누구의 영혼이 없어졌는지 찾게 되고 지구로 간 조와 영혼 22를 찾기 위해 지구로 내려와 있다.
영혼 22를 잡기 위해 따라가던 조는 테리가 둔 덫에 걸려 다시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오게 되고 둘은 영혼의 모습으로 바뀐다.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돌아 온 영혼 22의 가슴에 붙어 있던 지구통행증은 완성이 되어 있고, 제리들은 영혼22 에게 축하해준다.
하지만 이를 본 조는 자신의 몸속에 들어갔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취향으로 인해 음악을 좋아한다고 느꼈고, 여러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던 거라며 소리를 지르고 영혼 22는 화가나 지구통행증을 조에게 던지고 사라진다.
조는 제리로 부터 Spark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영혼이 살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임을 듣게 된다.
지구통행증을 주운 조는 지구를 향해 떨어지고, 그 순간 영혼 22는 자신의 Spark와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혼자 중얼거리다가 길 잃은 영혼이 되어버린다.
지구로 돌아온 조는 도로테아에게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후회할거라고 말하며 한 번 더 무대에 오를 기회를 갖게 된다.
그날 저녁 조는 최고의 연주 무대를 보이고 조의 꿈을 인정해준 조의 엄마도 공연을 보러 왔다.
그동안 그토록 원하던 무대에 서서 최고의 뮤지션들과 연주를 하게 되면 자신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그 꿈을 이룬 지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도로테아가 들려주는 바다를 찾는 어린 물고기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집으로 돌아간 조는 영혼 22가 모아놨던 피자조각, 도넛조각, 사탕, 단풍나무 씨앗들을 모며 무아지경의 상태에서는 길 잃은 영혼들이 가는 곳으로 가서 문윈드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피아노 연주에 몰입한다.
영혼 22에게 사과하고 싶었던 조는 문윈드에게 22의 소식을 듣지만 영혼 22는 잃어버린 영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조는 문윈드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영혼22는 오직 목적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그동안 자신을 담당했던 멘토들이 쏟아냈던 온갖 나쁜 말들을 기억하며 자신은 아무것도 찾을 수 없고 해낼 수 없는 영혼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었고, 그런 영혼 22를 쫓아가 조는 단풍나무 씨앗을 건냈다. 그러자 영혼 22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고, 조는 사과를 한다.
그동안 조는 자신의 꿈과 삶의 목적은 재즈 음악이었고, 성공한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었지만 영혼 22를 보면서 삶에는 어떤 특정한 목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삶은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 지는게 아니라 그저 매 순간 살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바로 앞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혼22는 조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어 지구로 내려가고 조는 자신이 가야했던 '머나먼 세계'로 가던 중 제리를 만나게 된다.
제리는 조의 모든 행동이 그들에게 영감이 되었기에 다시 한 번 더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상을 해주겠다고 한다.
정확한 숫자에 집착하는 회계사 테리는 한명이라도 빠진걸 안다면 다시 찾아 나설것이기 때문에 제리들은 몰래 테리의 숫자판을 바꾸고 조가 다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리는 조에게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거냐고 묻는다.
조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매 순간 순간을 살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난다.
<영화 속 대사>어린 물고기가 있었어.
그 어린 물고기는 나이 든 물고기에게 다가가
"전 바다라고 불리는 엄청난 것을 찾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 때 나이 든 물고기는 "그건 지금 네가 있는 곳이야"라고 말했어.
그러자 어린 물고기는 "여기는 물이에요.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구요"라고 말했어.
그 작은 순간들이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도록 만들어 줬어.<리뷰>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소울'은 누가 봐도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
사후 세계와 태어나기 전 세계를 보여주고, 그런 과정을 통해 삶의 목적 보다는 하루하루 순간에 감사하며 즐기며 살아가야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지구는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라며 수 천년 간 다시 태어나길 거부해온 영혼 22가 조의 몸에서 잠깐 경험해 본 것 만으로 지구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시 태어나기 전 세계로 돌아갔을 땐 지구 통행증이 완성되어있다.
처음엔 지구통행증이 완성되는 마지막 Spark가 재능이나 지구에 가서 하고 싶은 일 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혼 22가 지구에서 경험한 건 특정한 무엇을 하고싶은것이 아니라, 그토록 가기 싫어했던 지구가 아름다워보이고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는 거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멘토와 연결해 멘토링 과정에서 여러가지 직업들을 체험해보고 흥미나 열정을 가지게 되면 지구가 재미있는 곳이고, 지구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이런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그 많은 영혼들은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혼 22는 정말 지구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지구에 대한 기대감도 없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지구는 영혼 22의 생각보다 재미있고 살만한 곳이었다.
그리고 제리가 조에게 해준 삶의 목적이 Spark가 아니라는 말.
삶의 목적은 그냥 하루 하루를 잘 살아가는 것 같다.
누구나 알아주는 위한 업적을 이루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 최고의 목적인 것이라고 영화에서 말하는 것 같다.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음식에서도,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새로 알게 된 모습, 주변에서 나는 소리들, 바람, 나무에서 떨어지는 씨앗 등 모든 것이 소중하고 재미있고, 즐겁고 내일을 살만하게 만드는 일들이다.
조가 영혼22를 멘토링 하기 전 자신은 멘토가 아니라고 밝히며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보게 되는데,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정말 무의미 하게 인생을 살았다면서.....
그 장면을 보고 나도 무서워졌다. 나중에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무의미한 인생이었으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에 말이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게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머나 먼 세계' '태어나기 전 세계' '유 세미나' '길 잃은 영혼' '스파크' 등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나온다.
삶에 대한 희망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사후세계와 전생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태어나기 전 영혼들은 동글동글 너무 귀여웠고, '태어나기 전 세계'의 대부분의 색체가 프리즘처럼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영혼들은 입체적인 3D로 표현되어 있고, 제리나 테리는 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제리가 조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양자물리학이 어쩌고 어디에나 있는데 누구나 알 수 있는 모습들로 보이기 위해 자신들이 원래는 형체가 없지만 형체를 갖춰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처럼 말을 했었던것 같고, 모양은 다르지만 영혼들을 돌보는 사람들은 다 이름이 똑같은 제리 였다. 리뷰를 쓰다가 찾아보니 제리는 우주의 모든 양자화된 장의 총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진 모르겠지만 영혼을 관리하고 그들이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이다.
조가 가는 이발소의 이발사는 수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딸의 병원비를 위해 최대한 돈을 빨리 많이 벌어야했고 이발사가 되었던 거다 그러나 그나 불행하지 않다고 한다. 손님과의 대화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직업에 대한 몰입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보다 즐겁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아마 이 이발사의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의 Spark는 수의사가 되는 것이었겠지만 막상 지구에서 태어난 후 된 건 이발사였다. 이렇게 태어나기 전 세계에서의 스파크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지구에 와서 어떻게 살 것인지 삶의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을 이발사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성격 형성을 위해 다양한 감정도 경험해 보는 모습도 보인다.
조가 처음 '머나먼 세계'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머나먼 세계'로 떠나는 다른 영혼 들 사이에서 한국말이 들려 반갑기도 했고, 영화 속 뉴욕의 모습에서 한글 간판도 있었다.
픽사에서 23년을 준비한 새로운 세계관이라는 기사를 봤는데 픽사는 단 하나의 작품도 허투로 만들어 내는 게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쿠키 영상은 있다.
보고 나면 허무하지만 안 보면 찝찝해서 본다는 쿠키 영상 일 정도로 허무하지만 궁금해서 안볼수가 없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10분정도를 기다렸고, 엔딩 크렛딧이 올라가는 동안 '태어나기 전 세계'의 어린 영혼들이 중간 중간 나와서 춤을 추기도 하고 구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마지막 쿠키 영상엔 회계사 테리가 나온다.
"Hey! movies over.
Go Home!"
이라고 말하고 끝난다.
10분 기다렸지만 테리가 말하는 건 5초? ㅋㅋㅋㅋㅋㅋ
영화 시작 전 보여주는 '토끼굴'애니메이션도 너무 귀여웠다.
대화는 한 마디도 없지만 땅 속에 각자의 집을 살고 있는 동물들이 나오는데 토끼는 조금만 이동하면 연결되는 땅속 집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립된 집을 갖고 싶어서 땅 속 깊이 깊이 파다 보니 물이 지나가는 길까지 파 내려가게 된다. 물이 지나가는 길이 터지면 땅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위험해 진다는 것을 알고 토끼는 가장 무서워 하던 오소리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고 오소리의 큰 소리에 땅 속에 살던 동물들은 다 모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일어난 일에 토끼는 미안하고 부끄러워 오소리 뒤로 숨지만 오소리는 토끼에게 직접 말하게 하며 토끼를 동물들 앞으로 내보낸다. 토끼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동물들은 힘을 합쳐 물길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땅을 호수 근처로 파낸다. 물에 잠길뻔한 토끼를 구해주기도 하면서 무사히 물길을 호수까지 파내게 되고 땅 속 동물들은 안전해 진다.
도움을 받은 토끼는 사실 자신의 집을 만들고 싶어서 그랬다는 듯 집 설계도를 동물들에게 보여주고 동물들은 토끼를 도와 설계도를 다시 만들고 토끼의 집도 함께 만들어 준다.
잠깐의 이야기해서도 협동과 서로 돕는 따뜻함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일상과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면
#영화소울 을 보면서 새로움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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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높은 영상 속 질낮은 이야기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건 어떤 것일까. 살기 위한 의지가 사그라든 상황에서도 다시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아마도 가족은 다시 살아야 할 큰 이유가 될 것이다. 다시 직접 만나서 서로를 안고 보듬으면서 일상을 살아간다는 생각은 의지를 주기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자신이 맡은 일이 국가적으로 기대가 있었던 일이라면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 더 힘을 쓰게 된다. 여러 동료를 잃은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목표점에 근접한 남은 인물은 끝까지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 <더 문>은 한국 최초로 달 탐사를 하기 위해 우주로 향하는 우리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호에는 3명의 대원이 타고 있었지만 태양풍으로 인한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황선우 대원(도경수)만 살아남는다. 그를 구하기 위해 5년 전 첫 번째로 탐사선을 만들었던 김재국 센터장(설경구)이 다시 우주센터로 돌아와 도움을 주게 된다. 김재국 센터장은 5년 전 달탐사를 위해 나래호를 발사시켰다가 폭발로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우리호는 나래호와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탐사선을 잘 알고 있는 김재국 센터장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국 최초 달 탐사선인 우리호에 닥친 재난
다른 대원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기체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달탐사를 강행하겠다고 결정한 황선우 대원은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해 결국 달에 도착한다. 사실 황선우 대원은 우리호에 탄 3명의 대원 중 가장 우주 비행에 대한 지식과 능력이 떨어진다. 3명 중 가장 초보자라고 할 수 있는 그가 탐사선에 남아 관제센터와 협력을 하고 그것을 통해 달에 결국 도달하는 과정이 영화에서 꽤나 긴장감 있게 담겨있다. <더 문>에서 보여지는 모든 과정은 그 황선우 대원의 의지 때문에 만들어진다.
영화는 황대원이 반복되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보여주는 가운데 우주적인 재난인 유성우를 등장시켜 큰 위기를 만들어낸다. 수많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황대원의 의지와 김재국 센터장의 원격 지원으로 많은 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이어진다. <더 문>의 내용을 이 정도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우주 재난 영화라고 부를 수 있을 이 영화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 반복되는 위기와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모두가 예상 가능한 따뜻한 결말로 달려간다.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건, 할리우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어진 CG다. 달의 상공과 달 지면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은 어색하지 않고 영화에 몰입감을 더해준다. 유성우가 떨어져 지면이 폭발하는 장면들과 그것을 피해 움직이는 탐사선의 모습들이 꽤 실감 나게 담겨있다. 그 장면에 과학적인 오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어색함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가능하면 극장에서 직접 질 높은 영상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훌륭한 우주 장면과 CG
이런 영상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각 장면들의 신선함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달탐사선의 고장으로 두 명의 우주비행사가 탐사선 외부로 나가있는 장면부터 시작하는 영화는 <그래비티>를 떠올리게 하고, 달에 혼자 살아남은 대원을 무사히 귀환시키는 이야기에서는 <마션>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달에서 유성우를 피해 차량으로 질주하는 모습은 <애드 아스트라>의 달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기본적으로 할리우드에서 이미 선보였던 여러 설정과 장면들을 참고하여 장면을 구성했다는 기시감이 많이 든다. 그러니까 화면의 질은 우수하지만 신선함은 떨어진다.
이야기의 전개도 아쉽다. 황대원이 달에 도착해서 유성우를 만나게 되어 큰 위기가 발생하는데 중반부터 시작된 유성우가 끝까지 쏟아진다. 또한 그렇게 많은 유성우가 쏟아지는데 탐사선과 황대원에게는 쏟아지지 않는 시간이 꽤 길어 의아함을 느끼게 할 정도다. 그리고 미국 나사에서 한국을 공식적으로 돕지 못한다는 설정인데, 영화의 말미 나사 디렉터인 윤문영(김희애)의 신파적인 연설로 윗선의 동의 없이 진행되는 구조작전도 이해할 수 없게 느껴진다. 영화 곳곳에 포함된 신파 코드 역시 SF 영화로서의 매력을 많이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아쉬운 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들이다. 혼자 남은 대원을 살리기 위해 투입되는 김재국 센터장은 과거에 일했던 사람이고 탐사선의 구조나 기능을 잘 안다. 하지만 그가 현재 우주센터에서 어떤 지위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종종 현재의 센터장을 무시하고 헤드셋을 빼앗아 황대원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직원들에게 일을 지시한다. 그의 지시에 따라 센터의 인물들이 업무를 진행하는 것 또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달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황선우 대원의 아버지는 과거 김재국 센터장과 같이 나래호 발사 준비와 진행을 했던 인물이다. 그 당시 나래호의 실패로 3명의 대원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것으로 인한 죄책감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그 당시 책임자였던 김재국 센터장 역시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다. 그래서 김센터장은 황선우 대원을 구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황대원은 김센터장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에 황대원의 아버지의 편지와 김센터장의 고백을 보여주며 황대원이 마음의 변화를 하게 만들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니까 초반에 가졌던 김센터장에 대한 증오가 아버지의 편지 이후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바뀌고, 김센터장의 고백 이후 김센터장을 용서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다. 글로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영화를 보면서도 이 둘 간의 감정변화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이야기와 캐릭터
이 주 인물의 주변에 있는 인물도 아쉽다. 이야기 내내 센터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조한철) 캐릭터는 달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는 리액션을 많이 보여준다. 장관으로서 책임을 보여주거나 나쁜 역할을 맡아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역할이 아니라 그저 놀라고 무서워하는 과한 리액션을 계속 보여준다. 또한 김센터장과 같이 일하고 있는 한별(홍승희)의 존재도 물음표를 만든다. 한별은 위기의 상황에 꽤 좋은 아이디어를 전달하지만 그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어떤 성격의 인물인지를 거의 설명하지 않으면서 기능적으로만 활용시키도 만다.
영화 <더 문>이 한국에서 제작한 SF영화로서는 적지 않은 예산으로 좋은 화면의 영화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영상만큼 성공적이지 못하다. 인물들의 감정은 과잉이 된 듯 신파를 유발하고 각 인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관계를 설정해 가는 과정에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 영상이 주는 재미는 있지만 이야기가 주는 재미는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달에서 벌어지는 탈출 장면은 긴장감 있게 보게 되지만 지구에서의 모습에서는 흥미가 떨어진다. 이야기와 캐릭터만 놓고 보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본 것은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이 영화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은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만큼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감독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더 문>에서 그의 장기가 유기적으로 잘 발휘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관객이 캐릭터에 대해서 공감하기 어렵다 보니 영화에 등장하는 신파 부분에서도 하품이 날 수밖에 없다. 기술적으로는 좋은 영상을 보여주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아쉽다.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 같은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하지 못하게 구성된 이야기가 배우들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지 못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야기와 캐릭터에 대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영화 <더 문>은 극장에서 보기 최적화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달에 남은 대원의 의지가 발휘되면서 벌어지는 탈출 장면은 훌륭하고 깔끔한 그래픽으로 만들어져 있고 스케일도 크기 때문에 작은 화면보다는 큰 화면에서 보는 것이 좋다. 이야기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만든 SF영화가 만들어낸 우주 장면이 궁금한 관객들에게는 극장 관람을 추천한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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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영화 VIP 시사회란??
?씨나병의 영화정보? ⠀ ?첫번째 주제? ⠀ 영화 VIP 시사회가 궁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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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 시사회 후기 - 메마른 관계일수록 불은 빨리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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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미스러운 일로 고향을 떠났던 `에런`은
친구 `루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20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가족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루크`
유가족의 요청으로 사건을 파헤치던 `에런`은
여자친구였던 `엘리`의 죽음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묻혀있던 두 개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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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페이블> 메인 예고편
어떤 상대든 6초 안에 죽인다! 전설의 킬러 ‘페이블’!
살인 불가! 강제 휴업 중!전설의 킬러 ‘페이블’은 자신을 길러준 보스에게서 1년 동안
일반인으로 살 것을 명령 받아 파트너 ‘요코’와 함께 오사카로 떠난다.
이들은 난생 처음 ‘평범한’ 삶에 적응하려고 성실히 노력하지만
주변에서는 좀처럼 그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러던 중 페이블에게 소소한 일상을 가르쳐 준 직장 동료
‘미사키’가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
페이블은 과연 보스의 ‘아무도 죽이지 말고 평범하게 사는’ 미션을 통과하고
미사키를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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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솔로 지옥> 공식 예고편
세상에서 가장 HOT한 지옥에 갇힌 싱글남녀 천국도로 탈출할 유일한 방법은 커플이 되는 것! 무인도에서 펼쳐질 만남의 결말은? 짜릿 X 설렘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 12월 18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