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3-02 19:11:24
컴플리트 언노운 | 반골 음유시인의 시작
<컴플리트 언노운>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61년. 무명 뮤지션 '밥 딜런'(티모시 샬라메)이 뉴욕으로 향한다. 롤모델이자 시대를 대표하는 포크 가수 '우디 거스리'(스쿠트 맥네리)가 입원했다는 뉴스를 듣자마자 그를 만나기 위해 곧장 뉴욕으로 떠난 것. 우디를 만나고, 그를 위한 노래를 불러준 밥. 우디의 절친이자 우디 옆에서 밥의 노래를 들은 '피트 시거'(에드워드 노튼)는 밥에게서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고, 그가 작곡한 노래를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준다.
피트가 내어준 무대에서 펼친 밥 딜런의 공연은 '조안 바에즈'(모니카 바바로), '조니 캐시'(보이드 홀브룩)를 비롯한 뮤지션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더 나아가 뉴욕에서 만난 사랑 '실비 루소'(엘 패닝)의 응원 속에 작업한 앨범마저 성공을 거두자 밥은 새로운 포크의 상징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밥은 겉잡을 수 없는 관심과 유명세를 견디지 못하고, 그는 상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노래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반골 음악가, 밥 딜런
전기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으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인물 자체가 흥미로워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이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자 그의 인생을 조명한 <스티브 잡스>와 <잡스>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바 있다. 본인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복귀해 회사를 살려낸 스토리는 그 자체로 극적이었기 때문.
하지만 인물이 전부는 아니다. 두 작품의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호평은 전자에게, 혹평은 후자에게 집중됐다. 취사선택의 차이가 원인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미니멀한 형식으로 잡스의 인생을 재구성했다. 세 번의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에만 집중했다. 주변 인물 간의 대화와 갈등을 통해 잡스의 인간됨과 성장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잡스>는 과유불급이었다. 애플 설립부터 복귀까지의 여정을 영화 한 편에 무리해서 밀어 넣었다.
두 영화의 차이는 전기 영화의 매체적 한계에서 기인했다. 한 인물의 생애를 모두 보여주기에는 분량과 형식이 애초에 부적절한 것. 따라서 전기 영화는 확실한 주제나 아이디어에 닻을 내린 채 그 외의 내용은 과감히 생략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영화의 의도가 관객에게 분명히 전달될 수 있다. 일례로 <오펜하이머>는 오펜하이머의 핵무기 개발과 청문회에만, <링컨>은 링컨의 수정헌법 제13조 발의 및 통과에만 집중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밥 딜런 전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취사선택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사실 밥 딜런의 인생을 영화 한 편에 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시대를 노래한 음유시인', 밥 딜런은 60여 년 동안 정규음반만 40개를 발표할 정도로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했기 때문. 그래서 맨골드는 1961년부터 65년까지의 밥 딜런을 요약하는 한 단어를 세 가지 층위로 나눠서 보여주는 데 열중한다. 바로 '반골'이다.
반골의 음악
가장 먼저 돋보이는 층위는 밥 딜런의 음악이다. 이는 <컴플리트 언노운>의 오프닝 시퀀스가 흥미로운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전기 영화치고 이 작품의 오프닝은 이상하다. 밥 딜런의 전기 영화인데 그보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등장하기 때문. 영화는 '우드 거스리'라는 포크 가수가 출연한 방송과 함께 그의 음악을 들려주고, 그다음에는 '피트 시거'라는 가수가 포크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재판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컴플리트 언노운>을 밥 딜런의 반골 기질을 압축한 작품이라고 보면 이보다 밥 딜런을 잘 소개하는 오프닝도 없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초창기 음악 세계를 지탱한 저항 정신의 겉뜻과 속뜻을 모두 들려주기에 최적화됐기 때문. 더 나아가 전체 영화 내용에 대한 요약, 암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초창기 음악 세계는 물론, 그의 음악 스타일과 활동 영역이 돌연 달라진 이유를 넌지시 암시하고 있으니까.
우선 거스리가 출연한 TV 방송은 초창기 밥 딜런 음악 정체성을 알려주는 장치다. 미국 포크 음악의 전설인 그는 사회 운동 메시지를 노래에 담았다. 밥 딜런은 그로부터 노래에 저항 정신을 담아내는 법을 배웠다. 밥 딜런이 "그로부터 나는 가장 위대한 교훈을 배웠네"라고 노래했고, 그를 음악적 아버지로 부를 정도였다.
피트의 재판 장면은 1960년대 미국 사회에서 포크 음악은 단순히 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사회 저항 운동을 이끄는 주체였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의 노래에 담긴 변화에 대한 열망은 포크 음악을 만들고 듣던 음악가와 팬들에게 직관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었다. 이는 밥 딜런이 데뷔와 동시에 포크 음악의 상징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이유였다.
이 두 장면 덕분에 빕 딜런이 스타덤에 오르는 과정은 전형적이지만, 깊다. 밥 딜런, 거스리, 피트와의 만남이 군수산업에 대한 비판을 담은 ‘Masters of War'나 자유와 평등을 꿈꾸는 'Blowin’ in the Wind’ 등의 노래 가사에 담긴 저항 정신을 음미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밥 딜런이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 삽입된 흑인 민권 운동, 쿠바 핵 미사일 사태, 케네디 대통령 암살 뉴스 등도 가사의 의미에 집중할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반골의 앙시앵 레짐
흥미롭게도 그의 반골 기질은 음악과 가사로만 표출되지 않는다. 그는 특정 도그마에 갇힌 채로 규정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타고난 예술가였으니까. 그래서 피트가 그에게 포크 가수냐고 물을 때, 그는 그저 포크를 좋아하고 포크를 할 뿐이라고 대답한다. 이 문답은 그의 반골 기질 중 또 하나의 층위를 보여준다. 바로 자기 정체성을 규정하는 외부의 권위와 교의를 거부하고 맞설 줄 아는 용기다.
포크의 스타가 밥 딜런. 피트와 동료들은 그가 상징적 존재로서 민중 운동과 사회 운동을 계속 이끌어야 한다고 압박한다. 이에 밥은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 마지막 날 일렉기타를 든 채 그 유명한 'Like A rolling Stone'을 답가로 불러준다. 포크의 저항 정신은 사회 운동의 도구여야 한다는 교의와 레짐 앞에서 포크 록 음악을 연주하며 공개적으로 맞선 것. 설령 자신을 향한 기대와 유명세가 파괴되더라도, 곧 '완전한 무명(Complete Unknown)이 되더라도 자기 정체성과 음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이 장면은 통쾌하면서도 안타깝다. "당신의 낡은 길은 빠르게 낡아가고 있어/새로운 길에서 비켜나 주세요"라고 노래한 밥 딜런의 ‘The Times They Are a-Changin’에는 열광하던 이들이, 정작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이를 비난하는 모습이 한국 사회에서도 낯설지 않기 때문. 본인이 기득권인 걸 인지하지 못한 채 저항과 혁명을 논하는 이들에게 맞서는 쾌감, 그 변화를 스크린에서 만나야 한다는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는 이유다.
그렇기에 밥 딜런과 거스리의 만남이 장식하는 결말은 특히 감동적이다. 대부분의 동료들에게 배신자라고 비난받은 밥. 그는 과거 거스리가 선물한 하모니카를 돌려주려 하지만, 거스리는 밥이 계속 하모니카를 간직하라고 부탁한다. 밥의 변화가 배신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본질을 표현하는 방식임을 거스리만큼은 이해한 것. 이 만남 덕분에 우디 거스리를 보여준 오프닝과 결말은 의미심장하게 수미상관을 이룬다.
반골의 사랑과 상처
반골이라서 포크 가수로 스타덤에 오르고, 또 반골이라서 과감하게 음악적 도전과 변화를 추구할 수 있었던 밥 딜런. 하지만 반골 기질이 언제나 그에게 따스한 빛만 비쳐주지는 않았다. 누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기 힘든 상처와 그림자도 안겨주었으니까. <컴플리트 언노운>은 반골의 이면이라는 세 번째 층위를 두 여성과의 관계를 통해서 보여준다.
밥의 반골 기질은 실비와 조안, 둘과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사회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실비는 여러 시위 현장에 그를 데려가면서 그의 음악 세계가 확장되고 깊어지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피트 시거, 우드 거스리와 같은 결의 포크 가수였던 조안도 그가 반골이기에 그와 사랑에 빠졌다. 시대의 기득권을 비판하는 그의 노랫말을 들으면서 유망한 뮤지션 정도로 여겼던 그를 다시 본 것.
하지만 밥은 반골이라서 그들과의 관계를 이어가지 못했다. 고정된 관계성을 견디지 못한 그가 떠나고 되돌아오기를 반복했기 때문. 이때 두 여성은 각자 밥의 인간적인 상처를 하나씩 상징한다. 실비는 유명세에 짓눌려 고통받는 밥을 보여준다. 자신에게 열광하는 대중이 두려운 밥은 공포가 커질 때마다 실비를 찾는다. 하지만 실비는 그의 자유로움을 이해할지언정, 그와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들의 관계는 진전되지 못한다.
조안은 예술가로서의 상처를 상징한다. 그와 조안은 항상 음악 때문에 싸운다. 합동 투어에서 신곡을 부르려다가 조안과 다툰 후 공연을 포기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밥의 반골 기질, 새로움에 도전하는 그의 음악 스타일이 동료들과의 더 큰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는 암시나 다름없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동료들을 향한 원망과 실망이 조안과의 연애에 압축되어 있는 셈이다.
불친절하지만, 끝까지 읽게 되는 시집
다만 <컴플리트 언노운>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는 밥 딜런의 별명답게 영화도 한 편의 시와 같다. 압축적이고 간결해서 설명이 많지 않다. 그래서 불친절하다. 당시 좌파 진영, 사회운동가들의 갈등 양상이 짧은 뉴스 장면 등으로 스쳐 지나간다. 그러다 보니 그가 동료들과 갈등을 빚게 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밥 딜런의 과거를 잘 모르는 관객이라면 갑작스럽다고 여겨질 정도다.
그 결과 클라이맥스인 뉴포트 페스티벌 공연은 덜 직관적이다. 설명이 부족하다 보니 그가 부른 노래에 담긴 의미도, 좌파 진영과 운동가들이 그에게 원한 역할을 그가 거부하는 쾌감도 명확히 전해지지 않는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라이브 에이드 공연으로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 역경 극복 서사에 방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심심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다만 오히려 그래서 음유 시인의 전기 영화다워 보이는 게 아이러니다.
그래도 배우들의 역량이 설명의 공백을 일부분 채워준다. 5년 간 작품을 준비했다는 티모시 샬라메는 숱한 남우주연상 수상의 이유를 증명한다. 특히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 이어 재회한 엘 패닝과의 비슷한 듯 다른 호흡은 영화의 감성을 극대화한다. 모니카 바바로도 <탑건: 매버릭> 속 '피닉스'가 전혀 생각나지 않는 노래 실력과 매력을 자랑한다. 그 덕분에 <컴플리트 언노운>이라는 시집을 도중에 덮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Acceptable 무난함
밥 딜런을 깊이 알면 알수록 배가되는 감동과 전율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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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영화/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오늘은 5월 셋째 주 주말 동안의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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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연이은 할리우드 영화 개봉 소식과 함께
5월 셋째 주 주말 관객 수 1,315,176명을 기록한 극장가!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는 지난 주말 동안 약 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개봉 동시 정상의 자리를 지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38만명의 수치로 2위를 차지 했으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극장판:짱구는 못말려>는 3,4위의 기록하였습니다. 지난 주말 6위였던 <스즈메의 문단속>은 다시 5위의 순위로 상승하였습니다.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new)
2001년에 시작하여 현재 시리즈 10번째 영화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가 17일 개봉 동시 5일 연속 1위 자리를 놓지 않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누적 관객 수는 84만 명으로 곧 100만을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CGV 골든에그지수 94%, 롯데시네마 평가 8.9점, 메가박스 8.9점 등 각종 실관람객 지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며 앞으로의 흥행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
여전히 식지 않는 열기로 꾸준한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가.오.갤!
개봉 이후 줄곧 1위 차지하였으나 <분노의 질주>가 개봉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주말 관객수 약 38만 명, 2위를 차지했습니다. 누적 관객 수는 334만 7346명입니다.
3.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
2023년 개봉작 중 최초로 글로벌 수익 10억을 돌파해 화제를 모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또한 4월 26일 개봉하여 지속적인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4.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 (-)
지난 4일 개봉한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 는 주말관객 수 68,549명 누적 관객 수 60만2278명을 기록했습니다.
5. 스즈메의 문단속 (+)
지난 주 주말 스코어 6위를 차지했던 <스즈메의 문단속>은 다시 5위를 석권하였으며 <문재인입니다>, <드림>, <슬픔의 삼각형>은 각 6,7,8위를 차지하였습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5월 셋째 주 북미 박스오피스 역시 ‘Fast X’인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가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19~21일 북미에서 6750만 달러, 북미 외 나라에서 1억9980만 달러를 벌어들여 총 수익 2억673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북미 또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2,3위를 차지했으며 국내 6월 7일 개봉 예정인 <북 클럽: 넥스트 챕터>가 4위를, 국내 개봉 미정인 공포영화 <이블 데드 라이즈>가 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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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5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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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마지막 주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했을까?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에 사람이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계속 개봉을 한다는거!
7월 마지막 주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7월 4주 개봉영화 5편!
모가디슈 Escape from Mogadishu , 2021
1991년 소말리아 내전,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입니다.
김윤석 조인성의 첫 호흡이자 류승완 감독을 필두로, '베를린' 의 제작진이 다시 모여 확장된 2021년 해외 도시 프로젝트죠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의 상황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진행된 100% 올로케이션으로 현실감을 올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김윤석 조인성의 신선한 조합과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까지
존재감 있는 배우 캐스팅부터
이국적인 풍광의 모로코 올로케이션
첫번째 추천영화 "모가디슈"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정글 크루즈 Jungle Cruise , 2021
캐리비안의 해적을 이을 디즈니 액션 어드벤처의 신세계
영화 "정글 크루즈"는 재치 있는 선장 ‘프랭크’와 용감하고 자유분방한 식물 탐험가 ‘릴리’가
신비로운 힘으로 둘러싸인 아마존에서 고대 치유의 나무를 찾기 위해 벌이는 스릴 넘치는 모험을 그린 와일드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디즈니가 전설의 어트랙션과 함께 미지의 세계 아마존으로 옮겼는데요.
오랜 기다림 끝에 월트 디즈니의 "정글 크루즈"에 탑승한 주인공은 바로
드웨인 존슨과 에밀리 블런트입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비롯, 모험과 액션 장르에서 최고의 흥행 배우인 드웨인 존슨
'콰이어트 플레이스 2'를 통해 대체 불가한 매력으로 새로운 여성 액션 배우상을 만들어 가는 에밀리 블런트
월트 디즈니의 상상 속으로 떠나는 환상적인 여행
살아있는 숲, 고대 전설, 신비로운 생명체, 그리스 신화 아마존두번째 추천영화 "정글 크루즈"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방법: 재차의 The Cursed: Dead Man’s Prey , 2020
드라마에서 영화로 확장된 '방법'
드라마'방법' 의 특별한 세계관을 스크린으로 확장한 영화 "방법: 재차의"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방법'의 연상호 작가와 '부산행' 김용완 감독이 만났는데요
"방법: 재차의"를 위해 드라마 오리지널 제작진과 '부산행', '곡성', '검은 사제들', '사바하'의
미스터리 흥행 제작진이 총출동했다고 합니다.
한자 이름과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 ‘방법’(謗法)을 소재로
한국의 샤머니즘과 오컬트를 접목한 신선함 그 특별한 세계관을 스크린으로 확장한거죠
죽음의 저주 ‘방법’(謗法)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在此矣)엄지원, 정지소, 정문성, 김인권, 고규필, 권해효 ,오윤아,이설
'방법' 오리지널 패밀리와 새롭게 합류한 NEW 캐릭터까지세번째 추천영화 "방법: 재차의"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배틀크랙 Breach , 2020
살아남기 위한 우주 최후의 서바이벌!
영화 "배틀크랙"은 제2의 지구로 가는 우주선 헤라클레스 호에
인류가 아닌 다른 생명체가 침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구수로 인해 새로운 지구로 인류를 이동시켜야 한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통해 '에일리언'을 잇는 새로운 SF영화로 관심을 모으고 있죠
거기에 브루스 윌리스의 믿고 보는 액션 씬으로 기대감을 더하면서
에일리언을 생각나게 하는 외계 생명체까지 새로운 SF액션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다시 돌아온 브루스 윌리스와 새로운 에일리언의 탄생
네번째 추천영화 "배틀크랙"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갈매기 Gull , 2020
2021년 가장 압도적인 올해의 여성영화
영화 "갈매기"는 일평생 스스로를 챙겨본 적 없는 엄마 ‘오복’이 험한 사건을 당한 후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 맞서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올해의 여성영화 "갈매기"는 신예 김미조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으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신동민 감독의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와 함께 공동 대상을 수상한 화제작이죠
‘오복’을 연기한 정애화 배우의 현실감 있는 연기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도움이나 증언을 뿌리치는 사회 속 여성문제!
어머니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오복이라는 존재가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두 발 딛고 일어서는 투쟁의 과정
다섯번째 추천영화 "갈매기"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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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문턱에서 거짓말로 살아남은 자의 고백
한 유대인 남자가 독일군에게 끌려가 총살되기 전 갑자기 외친다. 자신은 페르시아인이라고. 그는 이전에 샌드위치와 맞바꾼 페르시아어 책으로 페르시아인으로 위장해 살아남는다. 이에 긴가민가하던 독일군은 페르시아인을 찾던 장교에게 그를 소개한다. 그렇게 페르시아어는 아빠밖에 모르는 그는 한순간에 페르시아어 선생이 되어 살아남기 위해 매일 엉터리 페르시아어라도 가르쳐야 하는데....... 과연 그는 이 사실을 들키지 않고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까?
1. 비정한 전쟁 속 피어난 불안한 우정
유대인 질은 독일군 장교 코흐에게 자신을 페르시아인 레자 준이라고 소개하고 매일같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 그에게 가르쳐야 한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 단어들을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에게 벅찬 일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많은 고비를 거쳐 코흐에게서 특혜를 받는다. 다른 이들이 다른 수용소로 가 죽고 있을 때 그는 수용자 명부를 작성하고 페르시아어를 가르치면서 말이다.
그렇게 코흐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코흐는 레자와 우정을 쌓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질은 그저 얼음판 위를 걸었던 것이다. 코흐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산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없었기에 몰랐겠지만. 빵이라고 가르쳤던 단어를 나무라고 잘못 말했을 때 그의 편애가 폭력으로 변하는 것을 겪어내며 질은 깨닫는다. 코흐의 친절은 언제 어떻게 죽음으로 되돌아올지 모르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어쩔 수 없는 적이라는 것을.
2. 전쟁 중 우정은 사치스러운 위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특혜는 질에게 독이 되었다. 그의 특혜 때문에 코흐의 독일군 부하들은 그를 질투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코흐에게 무시당하던 한 군인은 그가 유대인임을 어떻게든 알아내어 분풀이를 하려고 했으며 열등감을 표출했다. 코흐의 편애는 '내가 저 열등한 유대인보다 못할 리 없다' 라는 전쟁 시기 만연했던 인종차별에 기름을 붓는 행동이었다.
코흐는 수용소 내에서 지배 계급이고 질은 피지배 계급임을 감안하면 수용소 내에서 지배자 계급 내에서 알게 모르게 벌어지는 눈치 싸움에 질이 끼어들어버린 셈이다. 코흐의 친절은 질이 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도 피지배 계급인 질에게 그저 위선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전쟁 중 꽃피어난 우정이라고 하기엔 질과 코흐의 위치가 너무나 달라 그들에게 동질감을 생길 수 없었다. 질에게 코흐의 친절은 다른 이들의 표적이 되게 했으며 이 사실이 그가 걷고 있는 얼음장을 더 얇게 할 뿐이었다.
3.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
이 영화는 각 인물의 마지막 장면이 정말 압도적으로 인상적이다. 전쟁 후 벨기에인으로 위장해 페르시아에 입국하려던 코흐는 공항에서 엉터리 페르시아어를 구사하다 공항에서 잡히고 질은 전쟁 이후 파견된 조사관에게 자신이 기억하는 수용자들 이천 여 명의 이름을 외운다. 이는 그가 코흐에게 가르쳤던 그 언어가 이들의 이름에서 비롯됐고 이 엉터리 언어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뇌에 넣어야 했기에 가능했다.
또한 그가 그들의 이름을 이렇게 외우고 있지 않으면 죽어야 했던 아이러니한 그의 처지를 대변했던 장면이기도 하다. 이들의 이름을 이렇게 외우고 있는 질을 보고 있자면 전쟁 중 유실된 희생자들의 이름을 조금이나마 기억할 수 있어서, 또 몇 년 간 질이 레자로서 살아온 위태로운 시간을 엿볼 수 있어 마음이 아리고도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총평
이 마지막 장면을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가도 될 정도로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임팩트 있는 장면 중 하나였다. 실화 기반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기승전결을 보여준다. 생존을 위한 거짓말이 한 장교의 예기치 못한 친절을 만나 파지배 계급으로서의 복수로 이어지는 서사라니, 영화로 만들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완벽한 서사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을 꼽자면 두 사람이 엉터리 페르시아어로 유창하게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두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암호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유대감 조차 불안함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언제 질의 거짓말이 들킬 지 모르는 일이기에.
* 해당 영화의 시사회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참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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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 OTT '동시 공개'에 대한 우려
DC의 R등급 신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8월 첫째 주 주말 3일 동안 북미 총 4,002개의 극장에서 2,650만 달러 (한화 약 300억 원)을 벌어들이며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을 기록하였습니다.
제작비를 비롯한 여건을 고려하여 보았을 때, 300억 원이라는 매출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매우 어울리지 않는 수치였는데요. 그럼에도, 델타 변이의 확산이라는 조건 하에서 개봉한 만큼 박스오피스 1위는 쉽게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워너의 텐트폴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이 매출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디즈니가 <블랙 위도우> 등의 영화를 자사 OTT 플랫폼 디즈니+에 30달러의 추가 요금과 함께 공개한 데에 비해, '워너브라더스'는 자사 OTT 플랫폼인 'HBO Max'에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구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기 때문인데요. 워너 측에서 HBO Max 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통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기에 정확한 수치 판단은 어렵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델타 변이의 확산 하에서 개봉한 <스페이스 잼: 새로운 시대>와 <정글 크루즈>와 같은 메이저 스튜디오의 텐트폴 영화에 비추어 보았을 때, 대작의 개봉주 주말 기대 수치는 3,000만 달러로 추산되는데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이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한 것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현재 로튼 토마토 92%를 유지하며, 전편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비해 훨씬 좋은 평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블랙 위도우>와 <정글 크루즈>에 이어 중국 내 개봉을 하지 못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8월 첫째 주 주말, 한국을 포함하여 총 70개국에서 4,57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7,22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마케팅비를 제외한 순제작비만 1억 8,500만 달러 (한화 약 2,12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인 만큼,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제작비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제임스 건의 신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8월 둘째 주 개봉작인 디즈니의 <프리 가이>는 어떤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오랜만에 극장 선개봉을 택한 영화인 만큼,
<프리 가이>로 인해 활기찬 극장을 볼 수 있길 바라면서,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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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디즈니의 새로운 프린세스 실사영화 <백설공주>가 북미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에 왕좌에 올랐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백설공주>는 북미에서 4,300만 달러, 해외에서 4,43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세계 개봉 수익 8,739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습니다.
당초 1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오프닝 수익을 기대한 바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입니다.
2억 7,000만 달러의 높은 제작비로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최소 7억 달러 이상을 벌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백설공주>도 앞서 개봉했던 디즈니의 실사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처럼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며 안정적인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편, 케이트 블란쳇, 마이클 패스벤더가 주연으로 나선 <블랙 백>은 개봉 2주 차에도 한 단계 더 올라서며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안착했습니다.
개봉 주말 대비 42% 감소에 그치며 꾸준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순위권에 돌아온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현재까지 전 세계 4억 80만 달러를 벌어들여 올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1억 8,000만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를 고려하면 기대만큼의 흥행 성적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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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에게 즐거운 한때가 되었기를, <로봇 드림>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담겨 있습니다.
로봇 드림(Robot Dreams), 2024
스페인 / 애니메이션 / 102분
감독: 파블로 베르헤르
모두에게 즐거운 한때가 되었기를, <로봇 드림>
어두컴컴한 집 안, 맛없는 냉동 도시락이 전자레인지 안에서 빙빙 돌아간다. 2인용 게임을 혼자 하는 게 익숙한 도그의 저녁밥이다. 도그는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 설렘이나 기쁨, 행복은 곁을 떠난 지 오래다. 일상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간혹 찾아오는 새로움은 앞으로 다가올 지겨움으로 여겨질 뿐이다. 무엇 하나 즐겁고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삶 속에서 도그는 오늘도 옆집 커플의 행복을 애써 외면하며 입에 숟가락을 집어넣는다. 무료한 하루가 또 이렇게 가나 싶었는데, 돌연 TV 광고 하나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외로우신가요? 지금 바로 주문하세요!” 도그는 곧바로 반려 로봇을 주문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나를 위한 존재가 등장하자 도그의 일상은 180도 바뀐다. 도그의 친구이자 가족, 어쩌면 그 이상의 존재가 된 로봇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을 알아간다. 반려 로봇이지만, 나의 짝을 의미하는 ‘반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로봇 역시 (도그처럼) 하나의 인격체로 묘사된다. 영화는 도그와 로봇의 존재를 특정한 종으로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표현한다. 우린 냉동 도시락이 데워질 때부터,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 속에 어떻게든 머무르고 싶어 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로봇 드림>은 모두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도그와 로봇을 만나게 했다.
출처: 영화 <로봇 드림> 스틸컷(다음)
둘의 시너지는 순풍을 타고, 재미없던 삶은 무한한 행복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그들의 시간은 해수욕장에서 강제 종료된 로봇으로 인해 멈추고 만다. 로봇이 고장 난 이유는 언급되지 않는다. 바다를 헤엄치고 잠수까지 한 로봇이 고장 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영화는 이를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도그가 외로움에 빠진 이유나 로봇을 움직이는 주요 부품에 관한 설명, 로봇의 자연스러운 감정 및 이성 습득도 마찬가지다. 전부 영화의 몰입도를 깨트릴 수 있는 물음표지만 이야기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전개된다. 눈에 빤히 보이는 빈 곳에 별표를 붙이고 시간을 들여 메우려 하지도 않는다. 움직이지 못해 주인과 더는 함께할 수 없는 로봇에 더 집중한다. 무엇보다, 도그와 로봇의 과거가 아닌 현재에 의미를 두고 앞으로 직진하기 바쁘다. 일찍부터 작고 사소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중요한 건 뒤가 아니라 앞에 있고, 어제도 오늘도 아닌 ‘내일이 될 오늘’이 더 가치 있다는 <로봇 드림>만의 심지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폐장을 선언하고 여름 개장을 예고한 해수욕장 공고문 앞에서 도그는 절망한다.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반려 로봇을 샀는데 한순간에 외로움을 반납받게 된 상황이라니, 도그와 로봇에게 벌어진 첫 번째 위기가 분명했다. 그러나 둘의 첫 이별(위기)은 별다른 사건충돌 없이 영원한 이별로 남는다. 이야기는 도그와 로봇의 각자 입장으로 나눠 두 갈래로 진행된다. 역시 <로봇 드림>이 가진, 아주 능숙하고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로봇을 데려올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한 도그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보라는 신문 광고에 또 반응한다. 설산에서 처음 본 동물들과 썰매를 타며 나름 어울리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눈사람에 눈코입을 선물하며 제2의 로봇을 만나고, 새해 기념으로 연을 날리다 멋진 선글라스를 낀 오리도 사귀지만, 역시나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의 마음만을 기준으로 한, 기울어진 저울을 가진 도그에게 다른 동물과의 관계 형성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해수욕장에 멈춰 있던 로봇은 꿈을 연속적으로 꾸며 진짜 세상을 경험한다. 꿈이 전부 악몽이지만, 꿈을 꾸고 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로봇은 ‘성장’한다. 도그 없이도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보고, 관계는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영역임을 몸소 체험한다. 슬픔과 별개로 기존 관계가 깨지면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인생의 아이러니한 흐름도 깨닫는다.
출처: 영화 <로봇 드림> 스틸컷(다음)
뜻하는 대로 되지 않는 관계(삶)가 주는 진짜 교훈은, 전제를 잘 알고 있음에도 매번 다시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로봇은 해수욕장 개장 후 원숭이에게 구출되지만, 악어가 운영하는 철물점에 팔려 온몸이 산산이 조각난 후 전원이 꺼진다. 삶이 끝났음을 받아들인 순간, 너구리의 도움으로 다시 태어난다. 외로움에 결국 굴복한 도그는 상점에 반값으로 나온 틴(로봇)을 산다. 한때 도그의 반려였던 로봇은 몸통 대신 달린 카세트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완전한 이별과 함께, 낯설지만 곧 익숙해질 ‘반려’가 또 등장한 순간이다.
너구리와 살기 시작한 로봇은 틴과 함께 걸어가는 도그를 우연히 발견한다. 둘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낀 로봇은 다시 한번 꿈꾼다. 도그는 몸이 바뀐 로봇을 단번에 알아보고, 둘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껴안지만, 곧이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한다. 틴은 도그를, 너구리는 로봇만을 바라보는 순간이다. 로봇은 카세트 되감기 버튼을 눌러 꿈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곤 도그와 함께 들었던 노래를 틀고 볼륨을 높인다. 도그는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고, 로봇도 팔과 다리를 흔든다. 나란히 서서 같이 췄던 춤을 각자 다른 곳에서 추는 도그와 로봇. <로봇 드림>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이다음에 등장한다. 호텔 꼭대기 층에서 춤추던 로봇이 도그의 시선이 느껴지자 재빨리 숨는 장면이다. 로봇과의 추억에 젖어있던 도그는 돌아선다. 그렇게 틴과 손을 잡고 로봇과 영영 멀어진다.
출처: 영화 <로봇 드림> 스틸컷(다음)
우리는 알고 있다. 왜 로봇이 꿈을 꾸고, 도그가 왜 틴을 사고, 로봇이 마지막 순간에 왜 숨어버렸는지. 우린 모두 각자의 외로움에 벗어나기 위해 애쓴다. 나를 위한, 오직 나만을 이해하는 단 한 사람을 찾느라 시간을 두 배로 더 빨리 쓰기도 한다. <로봇 드림>은 이를 로봇(꿈)과 도그(외로움 탈피)로 보여줬다. 로봇이 겪은 불행과 도그가 겪는 슬픔은 형태만 다른 특별한 데칼코마니였다. 꿈(로봇)은 현실(도그)이고, 현실을 겪은 로봇은 다시 현재를 살기 위해 꿈을 꿨다. 도그도 멈추지 않고 로봇과 같은 모양을 찍어내며 아침을 맞이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원하는 대로 되는 일 하나 없는 세상에서 외로움과 이별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한다. 나아가 전반에 깔려있던 구멍에 과거가 돼버린 관계(기억)들을 채우게 하고, 불완전한 관계를 향한 갈망이 메마르지 않도록 열심히 응원한다. 특히 도그와 로봇이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의 <어나더 라운드> 속 엔딩과 연결되면서 짜릿한 쾌감을 선물한다(주인공도 삶에 허덕이다 마침내 자기만의 알코올 농도를 찾고, 엔딩 삽입곡 Scarlet Pleasure의 'What A Life'에 맞춰 막춤을 춘다).
출처: 영화 <로봇 드림> 스틸컷(다음)
완벽하지 않고 때론 상식적으로나 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인간관계 안에서 꿈을 꾸다 다시 꿈을 접고, 또다시 꿈꾸며 사는 모두에게 즐거운 한때가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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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있던 두 개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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