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채원2025-02-11 21:00:39
반복 속 파동을 그리다
영화 <잔느딜망>리뷰
저녁 식사를 위한 재료를 준비하는 한 여성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 <잔느 딜망 (Jeanne Dielman, 23 Commerce Quay, 1080 Brussels)> 은 아들과 함께 생활하는 잔느의 3일간의 일상을 드러낸다. 롱 -테이크로 인물의 반복되는 일상을 천천히 쫓고, 첫째 날, 둘째 날과 같은 시간적 표지도 직접적으로 등장 시키는 영화는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반복되는 듯 날마다 조금씩 변주 되어 등장하는 잔느의 일상은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여느 때와 같이 흘러가는 일상 중 그녀에게 찾아온 작은 파동과 미묘한 균열을 감지할 수 있게 한다.
앉아있는 잔느의 뒤로 비치는 창살이 있는 찬장과 그녀가 집안으로 들어가기 전 거치는 수많은 문들, 집 내부까지 <잔느 딜망>에는 다양한 창과 문의 이미지가 등장한다. 외출 후 돌아오는 길, 공동 현관의 우체통을 지나 창살이 있는 여러 겹의 문을 닫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잔느의 모습은 아들과 함께 지내며 매춘으로 생활을 이어 나가고,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가정적 행위를 반복하는 현재 자신의 삶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닫는 여러 겹의 문들은 그녀가 스스로를 현재의 일상에 갇히게 만든 새장처럼 보이기도 하며, 내부로 향하며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통로의 문을 닫는 행위로서 잔느가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다른 삶으로 향하고 꿈꾸려는 가능성을 닫는 행위처럼 보이기도 한다. 잔느는 매춘부 생활을 통해 생계를 이어감으로써, 매춘은 그녀에게 사랑하는 아들과의 삶을 유지해 갈 방법이자 생계를 이어갈 수단이 된다.
아무리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라고 해도 마냥 달갑지 만은 않을 매춘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다름 아닌 그녀의 집 안방이다. 보통 집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공간으로 외부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가정적인 공간으로 여겨지는 반면, <잔느 딜망>에서 잔느의 집은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평온한 공간인 한편, 매춘의 행위가 이뤄지고 아들의 말을 통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함이 부정 당하게 되는 공간으로서, 외부의 시선이나 관음적인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보호받을 수 없는 공간으로 나타난다. '창'은 히치콕의 <이창>에서처럼 어떤 대상을 응시하는 관음적인 시선을 돕는 도구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이 잔느의 집으로 향하는 통로에 놓여진 문들을 비롯해 부엌에 앉아있는 그녀의 뒤로 보이는 창살이 있는 찬장과 그녀가 안방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열리고 닫히는 문 등 <잔느 딜망>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창'과 '문' 은 그녀가 스스로 그녀를 가두고 제한한 그녀의 삶을 보여주는 동시에 위험에 노출된 매춘부로서의 그녀의 삶을 느끼도록 하고, 이러한 점은 그녀의 집이 사적이고 안락하기보다는 무방비하게 노출된 상태라는 것을 극대화 시킨다.
한편, 잔느를 응시하는 관음적 시선은 극 중 인물의 시선, 혹은 극 내부에 존재하는 불특정한 시선뿐만 아니라, 극 밖에서 그녀를 응시하고 있는 관객의 시선이 될 수도 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은 카메라의 시선과 동일시되어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그녀의 3일간의 일상을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스크린 밖에서 자신의 삶을 지켜보는 관객과 카메라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데, 이는 스크린이라는 창을 통해 관객이 그녀의 일상을 일방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영화는 관객에게 참여자의 위치 대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인물을 관찰하는 관찰자로서의 위치와 특권적 관점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잔느 딜망>은 잔느의 삶을 반복적이고 단조로우며 평범하게 비추는 한편, 조금씩 변주되는 매일의 행동을 통해 인물의 미묘한 심경 변화와 일상 속 균열을 느끼게 하는데, 이러한 변주는 크게 표현되지는 않을지언정 같은 루틴이 반복될 것으로 생각했던 관객의 예측을 깨트림으로써 예상치 못한 그녀의 행동 변화에 집중하게 하고, 변주가 있기 전까지 일어나는 반복은 집안일, 식사와 같은 재생산의 굴레에 놓인 여성과 그 지속시간을 느끼게 만든다. 한편, 영화에서 등장하는 창살이 있는 '창'의 이미지는 히치콕의 <이창>을 떠올리게 하며, 매춘부라는 직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강한 모성애를 보여주는 모습은 오영강의 <신녀>를 연상하게 만든다. 그렇게 <잔느 딜망>에서 잔느라는 여성의 3일간의 일상은, 단조롭고도 위태롭게, 사적인 동시에 공개적으로 흘러간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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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우리 사회에 숨어있는 ‘신분제’에 대하여
신데렐라 스토리
신데렐라 스토리는 진부하다. 단순히 반복적 활용 때문에 생긴 싫증은 아니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왕자를 만나 삶이 역전된다는 서사는 적어도 내가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노라>의 이야기는 그런 신데렐라 스토리를 정면으로 비튼다. 그래서 지극히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욱 마음 아프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여운에 묻혀 자리를 뜨지 못하였던 것은 외면했던 현실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아노라>의 이야기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에게도 작용될 만큼 우리가 외면해 왔던 냉혹한 사회의 현실을, 그 현실에 살아가고 있는 한 여성을 조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아노라 그녀의 꿈과 현실
‘아노라’는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는 성 노동자이다. 그렇다고 별반 다를 게 없다. 기계적으로 일을 하며, 일을 마친 후 좀비처럼 집으로 퇴근하는 모습은 지하철 속 직장인의 얼굴과 다를 게 없다. 호화롭게 살진 못해 밤에 일하고 낮에 자야 하는 삶임에도 교각 위 지하철이 시끄럽게 울려대는 집에서 도움 안 되는 수면 안대를 끼고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는 삶이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순간 꿈만 같은 남자 ‘이반’이 찾아오게 된다. 스트립 클럽 손님으로서 맞이하게 된 ‘이반’은 재벌 2세이다. 그것도 소위 ‘다이아 수저’라 불릴 만큼 돈이 많은. ‘아노라’는 그런 그와의 행복한 삶, 신분 상승을 꿈꾸게 된다. 대체 왜 마약, 파티, 섹스의 끝이 결혼이었던가. ‘아노라’와 ‘이반’은 그렇게 충동적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까지 하게 된다.
행복했던 나날들도 잠시, 그들의 결혼 문제가 기사화가 되며 러시아에 사시는 ‘이반’의 부모님은 하수인 세 명을 시켜 ‘이반’의 결혼을 무효화시키려 한다. 그렇게 둘의 집으로 불청객 세 명이 무단 침입하게 되고, 부모님의 화가 무서웠던 ‘이반’은 ‘아노라’를 버리고 도망가며 영화는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신분의 벽과 권력의 작용
<아노라>는 우리가 외면해왔던 소외 계층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에게 작용하는 권력 관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러한 사회 현실에 대해 교훈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영화에 반영함으로써 반감 없는 큰 공감을 이끌어낸다. 스트리퍼인 ‘아노라’는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시종일관 쾌락에만 관심있는 ‘이반’과 달리, 그녀는 신분 상승의 욕망, 돈에 대한 욕심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도 결혼 문제, 가정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도 내비치는 입체적인 인물로서 그려진다. 그녀가 갖고 있는 신분 상승의 욕망은 이미 어그러질 것을 짐작하고 있는 관객의 입장에서 안쓰럽고 처량하다. 그러한 모습은 동시에 ‘블랙코미디’와도 맞닿아 있다. 하수인 세 명이 맨션에 침입한 씬에서,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이반’을 시종일관 찾으며 나는 이반의 아내임을 끊임없이 주장하는 ‘아노라’와 그런 그녀를 쩔쩔매며 통제하려는 건장한 러시아 아저씨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 시퀀스에서 그녀는 처량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웃기다’.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발버둥은 사라진 줄 알았던 우리 사회의 ‘신분제’ 시스템이 아직도 인식 차원에서 잔존해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행동 대장인 ‘이고르’, ‘가닉’ 그리고 그들의 보스인 ‘토로소’와 ‘아노라’의 육탄전에서 그러한 미묘한 권력 관계를 엿볼 수 있다. ‘가닉’과 ‘토로소’는 ‘이반’의 가문에서 고용한 수행원들로, ‘이반’의 ‘사고’를 어떻게든 수습하기 위해 투입되었다. 그들은 꽤나 건장한 체형의 ‘몸을 쓰는’ 남자들이지만 ‘이반’에게 손을 대면 안 된다. 그러나 그들은 ‘아노라’를 대할 땐 다르다. ‘창녀’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그녀가 ‘이반’의 가문에 ‘결혼 제도’로써 들어오게 된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 물론 그러한 인식은 그들이 자발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아닌 그들의 고용주인 ‘이반’의 부모에게 잘 보여야 하고 이번 사고를 수습하지 못하면 이 고용 관계가 끊길 수도 있다는 압박이 오기 때문이다. 세 하수인과 ‘아노라’ 그리고 도망가버린 ‘이반’과 그의 가문에 명확히 보이는 ‘계급’이 존재한 것이다. 재밌는 인물은 ‘이고르’이다. 그는 ‘가닉’이 오늘 일만 도와줄 사람으로 부른 어찌 보면 세 하수인 중 권력이 가장 낮은 인물이다. 멍청하게도 보이는 그는 ‘아노라’에게 어색한 공기 속에서 연신 미안하다, 이러면 안 된다 등의 말을 되풀이한다. 이런 사소한 유머 씬에서도 우리는 더 미묘한 권력 관계를 엿볼 수 있게 된다.
비극적 희극, 씁쓸한 웃음
영화는 이러한 미묘한 관계를 블랙코미디 요소와 결합하여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세 하수인과 ‘아노라’의 도망가버린 ‘이반’을 찾는 좌충우돌 로드 무비도 인상적이다. 하는 일마다 꼬이고 난관에 봉착하며 시종일관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서는 미묘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 상황에서도 권력 관계는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미묘하게 드러난다. 영화를 보며 씁쓸한 웃음을 계속 짓게 되는 이유이다. 이런 미묘한 권력 관계와 블랙코미디를 적재적소에 배합하여 하나의 극을 이끌어 간 그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의 여운을 자아내는 엔딩씬, 여러 해석이 존재하지만 그런 해석의 다양성이 이 영화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신분이란 무엇인가. 분명 조선시대 이후로 봉건 사회가 개혁되며 노예 제도, 신분 제도는 분명 없어진 것 아니었나. 단지 ‘스트리퍼’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한 인물의 욕망이 좌절되며 바꿀 수 없는 큰 벽에 부딪히게 된다. 소위 ‘결정사(결혼정보회사)’라고 불리는 곳에서 아직도 남아있는 신분제의 모습을 더욱 적나라하게 확인 할 수 있다. 남자의 학력, 연봉, 여자의 외모와 직업.... 이 모든 것이 평가에 대상이 되고 등급이 매겨진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다.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곳을 보면, ‘돈’을 매개로 육체적 관계를 놓고 일종의 ‘거래’가 이루어지며 돈 있는 자와 몸을 파는 자의 권력 관계가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그러고 보니 과연 그뿐만일까. 우리 사회에 곳곳에 이러한 권력 관계는 미묘하게 숨어있다. 그러니 영화의 마지막, ‘아노라’가 ‘이고르’와 관계 도중 갑자기 울어버리는 그 장면에서 아직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그녀의 울음은 아마 진실된 사랑을 찾은 안도감에서 나오는 눈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신분’이라는 큰 사회적 장벽에 부딪히고, 자신을 ‘애니’가 아닌 ‘아노라’ 자체로 봐줄 수 있는 남자가 있음에도 변하지 않는 자신의 위치와 정작 그 남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섹스뿐인 그 비참한 현실에 낡은 차를 가득 뒤덮는 현실의 무거운 눈처럼 먹먹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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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 영화제 포스터 속 영화.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9일, 칸 영화제의 공식 포스터가 공개됐는데요.
공개된 포스터는 영화 <트루먼 쇼>의 마지막 장면을 담았습니다.
이번 뿐만 아니라 칸 영화제에서 종종 포스터를 제작할 때 특정 영화를 차용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칸 영화제에서 쓰인 영화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٩( ᐛ )و
오명 (1946)
ⓒ IMDB
SYNOPSIS나치 첩자의 딸로 낙인찍힌 여인이 미국을 위한 마타 하리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랑을 통해 구원받기를 염원하는 이야기.CINE PICK!
1993년에 열린 제46회 칸 영화제 포스터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오명>의 스틸 사진을 활용했습니다. <오명>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데, 인간의 본성에 관해 진지하게 탐구하는 로맨스 영화이다.
OTT | seezn
화양연화 (2000)
ⓒ IMDB
SYNOPSIS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CINE PICK!
2006년에 열린 제59회 칸 영화제 포스터에는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의 장만옥 배우가 등장했습니다.
<화양연화>는 제53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과 기술대상을 수상했는데요. 많은 이들에게 인생 영화로 꼽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seezn
뉴 카인드 오브 러브 (1963)
ⓒ IMDB
SYNOPSIS멜빌 샤벨슨의 코미디 영화입니다.CINE PICK!
2013년에 열린 제66회 칸 영화제 포스터는 멜빌 샤벨슨 감독 <뉴 카인드 오브 러브>의 한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 배우 커플이던 폴 뉴먼과 조앤 우드워드가 출연한 작품입니다.
8과 1/2 (1963)
ⓒ IMDB
SYNOPSIS일과 사생활 모두에서 혼란에 빠진 한 영화감독이 겪는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펼쳐진다.CINE PICK!
2014년에 열린 제67회 칸 영화제 포스터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8과 1/2>의 한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이 영화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고,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경멸 (1963)
ⓒ IMDB
SYNOPSIS인간관계를 다룬 드라마이며,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각색해 만드는 영화현장에 대한 이야기이다.CINE PICK!
2016년에 열린 제69회 칸 영화제 포스터는 장 뤽 고다르 감독 <사랑과 경멸>의 한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 속의 영화를 찍는 과정을 담아, 할리우드 제작자들의 황금만능주의, 어리석음, 탐욕에 대한 풍자를 담았습니다.
OTT | 웨이브, 왓챠
미치광이 피에로 (1965)
ⓒ IMDB
SYNOPSIS영화는 공허한 일상을 벗어나 무작정 길을 떠난 한 남녀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죽음을 다룬다.CINE PICK!
2018년에 열린 제71회 칸 영화제 포스터는 장 뤽 고다르 감독 <미치광이 피에로>의 한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제69회 포스터에 이어 두 번째로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영화가 사용됐는데요. 이 영화는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했지만,
완결된 시나리오 없이 촬영장에서 원작을 참조하며 현장에서 배우와 소통하여 대사를 즉흥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OTT | 웨이브, 왓챠
트루먼 쇼 (1998)
ⓒ 칸영화제
SYNOPSIS작은 섬에서 평범한 삶을 사는 30세 보험회사원 트루먼 버뱅크 아내와 홀어머니를 모시고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진다! 의아해하던 트루먼은 길을 걷다 죽은 아버지를 만나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라디오에 생중계되는 기이한 일들을 연이어 겪게 된다. 지난 30년간 일상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이 어딘가 수상하다고 느낀 트루먼은 모든 것이 ‘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첫사랑 ‘실비아’를 찾아 피지 섬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가족, 친구, 회사…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가짜인 ‘트루먼 쇼’ 과연 트루먼은 진짜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CINE PICK!
2022년에 열릴 제75회 칸 영화제 포스터는 피터 위어 감독의 <트루먼 쇼>의 마지막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이 영화는 폭력적인 매스미디어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리얼리티 쇼의 범람을 예측하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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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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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구심과 배덕감 사이의 스릴러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메이 디셈버'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을 가리키는 영어의 관용구이다. 영화 <메이 디셈버>는 이 관용구를 그대로 가지고 와 실제로 인생에서 초여름에 놓인 남자와, 겨울에 놓인 여자 그리고 그 둘을 관찰하는 제삼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13살 소년 조와 사랑에 빠진 36살 여자 그레이시는 복역 후 결혼을 하고, 무려 23살이나 차이가 나는 둘의 러브스토리는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이들의 사랑이 영화화가 결정되고 주연을 맡은 엘리자베스는 이들의 삶을 관찰하여 연기에 도움을 얻고자 한다. 엘리자베스는 과연 대중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그들의 사랑을 볼 수 있을까. 아니, 그 들의 사랑을 애초에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23살의 나이차이를 뛰어넘은 사랑의 대상이 아동임을 부정할 수 없기에, 그레이스와 조의 사랑은 이성애로 아무렴 시간이 지나고 둘 사이에 자녀가 있음에도 쉬이 인정받지 못한다. 2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장성한 청년이 된 조와 여전히 아름다운 그레이스를 보자면 그저 나이차이가 나는 커플일 뿐이라 생각되지만 그 들의 시작이 아동성범죄자라는 얄팍한 토대 위에 세워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엘리자베스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그레이스라는 캐릭터를 깊이 탐구해 보고자 하지만, 실제 그녀가 얻은 것은 입체적이라기보단 단편적인 것에 가깝다. 그레이스를 연기한 엘리자베스가 결국 그녀를 고뇌하는 한 명의 인간이 아닌, 색욕을 지닌 인물로 그리니 결국 그녀는 조와 그레이스에게 그저 질문하는 이의 역할만을 하고 떠난 것이다.
그러나 엘라지베스가 던진 질문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 보이는 조와 그레이스 삶의 큰 파동이 되었기에, 무시할 수 없다. 동년배임에도 불구하고 한 명은 아이를 대학교에 곧 입학시키는 부모이지만 한 명은 이제 결혼을 앞둔 미혼이다. 얼핏 보면 어른의 세계로 진입한 이는 아이를 가진 아버지 쪽에 가까워 보이지만 그는 아들보다도 여리고 어릴 뿐이다. 엘리자베스에게 '제가 원해서 그랬어요'라는 말을 24년이 지나도 똑같이 내뱉는 조의 말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 뿐이다.
그레이스를 변호했던 변호사는 엘리자베스에게 그녀는 스스로를 그저 잘생긴 소년과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정도로만 여겼다고 말했지만 이전에 조에게 보낸 그레이스의 편지에서 이미 그녀가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인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는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를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레이스이지만 매일밤 불안함에 눈물바람으로 조에게 안긴다. 할머니와 손녀뻘이라는 나이차이를 이기지 못해 자식과의 불화도 겪으니 오히려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반면 조는 성장한 3명의 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른의 화법을 알지 못한다. 그레이스 몰래 틈틈이 연락을 주고받는 여성과 마치 소꿉놀이에 신난 아이처럼 함께 공통의 관심사인 나비를 보러 가자며 해맑게 묻지만 이내 돌아오는 것은 결혼하지 않았냐는 물음뿐이다. 일반적인 연애를 하고, 관계를 가져본 30대 중반의 기혼남성이라면 자신의 물음이 어떠한 파장을 가지고 올 것임을 알기에 쾌락을 위해 행동하거나, 혹은 자중할 것이다. 조는 그조차도 알지 못한 채로 마치 엄마와 몰래 친구와 약속을 잡는 어린아이처럼 문자를 주고받았을 뿐이다.
그리하여 조와 엘리자베스의 섹스는 이 영화에서 큰 변곡점을 가진다. 자신을 좋아해서 섹스한 줄 알았다는 조의 처연한 질문에 엘리자베스는 그저 어른의 일이었음이라 말한다. 그 의미 없는 섹스를 통하여 조는 자신이 미처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연히 깨달았고, 늦게나마 그레이스에게 그동안 차마 묻지 못한 질문을 건넨다. '어쩌면 당시 나는 어렸고,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을지도 몰라'라는 의구심. 이에 그레이스는 어렸던 조에게 책임을 돌리며 먼저 시작한 사람은 조임을 주입시키지만 알맹이 없는 그 외침은 그레이스의 묵혀둔 배덕감을 채 가리지 못한다. 조는 아이들의 졸업식 날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들을 보며 눈물이 고인다. 그 눈물에 담긴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처럼 보인다.
<메이 디셈버>를 굳이 하나의 장르로 분류해야만 한다면 스릴러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보다도 진실에 대해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이를 애써 마주 보지 않는 이의 배덕감과 자신이 보호받았어야 할 존재였음을 뒤늦게 깨달은 이가 품은 의구심. 그 둘 사이에서 질문하는 자는 그저 어떠한 답도 가져가지 못한다. 평범한 사람의 비도덕적인 면을 깊이 탐구해보고 싶었던 엘리자베스에게 남겨진 것은 혐오일 뿐이다. 애당초 엘리자베스의 질문은 중요하지 않았기에, 영화는 그녀의 물음에는 명쾌한 답을 내린다.
다만 남겨진 이들이 서로의 진실을 외면할지 혹은 마주 볼지에 대해선 오로지 관객의 상상에 맡긴다. 미처 질문하지 못한 진실과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과거에 사이에서 과연 진실됨이란 존재할 수 있을까. 토드 헤인즈는 <메이 디셈버>를 통해 자극적인 소재 안에 숨긴 철학적인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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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인생은 찾는 즐거움의 연속이니까요
<동네책방 폴란>의 주인 교스케씨가 말했듯, 인생은 찾는 즐거움의 연속이고, 이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찾은 이 보물 같은 작품에 들어맞는 말이기도 하다.ⓒ 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던 2021년 2월, 도쿄의 작은 서점 '폴란'(Polan) 역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35년이라는 세월을 뒤로하고 '폐점'을 결심했다. 2021년 2월, 영업 종료를 한 달밖에 남겨두지 않은 않은 시점에서도 언제나처럼 '새' 중고책을 선반에 채워 넣던 주인 부부는, 35년이 넘는 세월 동안의 그들의 일상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낸 것이다.
ⓒ 전주국제영화제
처음 헌책방의 영업 등록을 하러 갔을 때, '교스케' 씨의 머릿속에 아버지가 자신에게 자주 하던 말이 떠올랐다고 한다. '챠란포란'(ちゃらんぽら). 이 헌책방은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하는 방식을 뜻하는 이 단어처럼 시작되었을지 몰라도, 35년간의 세월을 거치며 점차 '다양성'을 존중하는, 편중되지 않고 모든 걸 수용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에 따라 운영되어왔다. 심지어 폐점이라는 마지막 순간까지 '교스케' 씨는 팔다 남은 책만 두는 것 대신, 새로운 '헌책'으로 선반을 채워 넣으며 손님들에게 찾는 즐거움을 안겨 주었으니 말이다.
ⓒ 전주국제영화제주인 '교스케' 씨는 계산대 옆에 자리 잡은 고릴라 인형, 일명 고리쨩을 보러 매일 가게를 찾는 손님을 보며 '헌책방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말한다. 팬데믹이라는 재앙으로부터 자신의 '폴란'은 지키지 못했지만, 종이책은 지키고 싶다는 그에게 있어 '종이책'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전자책은 종이책을 대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종이책과의 대결에서 참패하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앙 이후, 사람들은 OTT로 인해 극장에 가야 할 이유를 굳이 찾지 않고 있다. 많은 감독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작품은 '극장'에서 보아야 한다 설파하지만,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조차 관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극장이 마주한 현실이다. VR 놀이기구가 대체할 수 없는 롤러코스터의 스릴, 전자책은 가질 수 없는 종이책의 질감. 영화도, 극장도 결국 "Cinema"의 의미를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 전주국제영화제
"책은 돌고 돈다"라는 3부 제목처럼, 책방에서 주인 부부와 직원 '유키' 씨의 사랑을 듬뿍 받던 책들이 폐지 처리장에서 푸대접 받을 때, 이 책들은 더 이상 '책'으로써의 가치는 남아있지 않지만, 결국 다시 제 역할을 찾아갈 것이다. 마치, 직원 '유키'씨가 '폴란'의 폐점 이후 자신의 취향을 담은 '책방'을 연 것처럼 말이다.
화려하진 않아도 누군가의 삶을 통해 내 삶을 반추할 수 있는,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라는 장르, 그리고 평양냉면보다 슴슴한 이 영화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었으며, 최후의 보루로 '푸대접' 받던 이 작품을 전주에서 만났다니, 정말 인생은 찾는 즐거움의 연속이지 아니한가?
ⓒ 전주국제영화제
동네책방 폴란(Polan)
나카무라 코타
일본 | 2022 | 75min | DCP | Color/B&W | Documentary | G | International Premiere
시네마천국 - <동네책방 폴란> -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시간표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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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출신 영화인'이 변명이 되지 않을 때
복수는 못 참지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알아주는 건달 경철(오대환)이다. 쫓기는 경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향한 곳은 교회다. 몸을 숨기는 경철. 인성(김정태)의 급습에 죽을 위기에 처할 뻔했다. 와신상담이 따로 없다. 복수의 칼날을 가는 경철. 하지만 경철이가 몸을 숨긴 곳은 교회다. 교회라고 함은 그 교회에 방문하는 신도가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들이닥친 손님에 꽂힌 신도들. 신도들은 손님 경철이 메시아라고 추앙한다. 이 따뜻한 분위기는 무엇? 하지만 경철에겐 상처와 분노가 남았다. 복수는 못 참는다. 칼을 가는 경철. 목표는 인성이다. 이 영화의 다른 주인공은 태용(이용규)이다. 대머리인 용규. 심지어 험상궂게 생겼다. 누가 봐도 조폭인 태용. 태용 역시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았다. 절로 숨은 태용. 대머리니까 아주 적절한 곳에 몸을 숨긴 셈이다. 무소유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니 이 평화로운 곳에 잠시 머무르는 것이 아주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복수는 못 참는다. 복수의 칼날을 가는 태용. 경철과 함께 인성을 공격하는 목표를 세운다. 영화의 마지막 주인공은 도필(지승현)이다. 도필은 경찰이다. 하지만 좀 특별하다. 왜? 도필은 어느 날부터 갑자기 신에 빙의하는 병이 생겼다. 혼자 있을 때만 이런 일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일할 때도 빙의를 겪으니 죽을 맛이다. 하지만 일상의 페널티에도 불구하고 역시 복수는 못 참는다. 인성을 잡아넣고 싶은 도필. 과연 경철, 용규, 도필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흥미롭기는 했었어
우선 결론부터. 신선하기만 했다는 게 총평이다. 왜 신선했을까? 이 영화의 기본적인 틀은 들어본 적 없던 것 같다. 혹자는 ‘조폭 코미디 한 번도 안 봤냐?’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글쓴이는 힘주어 ‘종교와 복수’라는 아이러니를 어디서 봤냐고 역설하고 싶다. 목사, 스님, 박수무당이 각자 종교인으로서의 숙제를 나름대로 이행하면서 사적 복수를 추구한다? 세 종교인이라고 서로 싸울 것 같은데 그것도 심지어 경찰과 조폭, 건달이? 이거 신선하지 않아? 차라리 ‘박목스’면 사람 이름 같고 좋을 걸 ‘목스박’이래서 느껴지는 C급 영화적인 기운도 신박한 아이디어 아래에선 별거 아니게 느껴진다.
이 외에 영화의 다른 장점을 찾자면 다들 ‘열일’을 했다는 게 느껴진다. 특히 도필 역의 지승현 배우는 이 영화에서 배우로서 가진 모든 역량을 보여준다. 1인 다역부터 액션 코미디까지 지승현 배우의 열연은 이 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오대환 배우도 이 영화에서 좋았다. 오대환 배우가 연기하는 방식은 지승현 배우와는 다르다. 캐릭터가 가진 카리스마를 좁고 날카롭게 깎아야 영화의 무기가 된다. 이 캐릭터를 설정하는 이상한 요소가 많음에도 경철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유가 이 배우의 역량에 있는 것이다. 감독의 역할에 있어서도 고훈 감독은 이 영화의 기획의도에 맞는 재기 발랄한 연출을 몇 번 보여준다. 이 영화는 고의적으로 품격 있는 누아르이자 복수극을 거부하는 듯하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에서 이 의도를 읽을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무언가 깨지는 장면이 좀 진부하긴 해도 기획의도를 살리는 좋은 연출이었다.
내내 고루해
하지만 이 영화는 내내 고루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첫 번째. 이 영화의 주인공 세 명의 분량에 대한 부분이다. 경철/도필이 아닌 다른 주인공 태용은 이 이야기에서 코미디를 담당하는 핵심 캐릭터 중 한 명이다. 어떤 코미디? 태용 옆에서 스님 동료로 설정되어 있는 ‘환장스님’이라는 인물과의 캐미다. 이 캐미가 영화에서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 이야기의 흐름상 감정선이 급작스러워 ‘왜 저래’ 싶기도 하고, 두 배우가 과한 연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의 장애물이 된 것이다. 또 어느 부분에서는 이 영화의 이야기를 끌고 갈 생각이 없나?라는 느낌마저 든다. 구체적으로 주인공 3인방이 각자의 가치를 깨닫는다는 성장영화로서의 테마와 환장스님과의 노닥거림이 큰 관련이 없는 것이다. 차라리 후반부에서 이 환장스님이 등장하는 근거를 찾을 수는 있다. 근데 그 후반부를 뒷받침하려면 전반부에서도 역시 임팩트가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에선 그렇지 못했다. 다른 주인공 도필은 지승현 배우의 열연만 두드러질 뿐 이야기를 끌고 가는 데 있어 구멍이 많다. 대표적으로 이 인물이 직업인으로서 찾아올만한 위기가 몇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편의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라이터’에 관한 장면이나 중반부 찍고 경철에게 하는 대사가 이 도필이라는 캐릭터의 약점을 집약한 듯하다. 또 이 인물을 설명하는 방식에도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미친개’라는 별명이다. 이 ‘미친개’라는 수식어구는 굉장히 자주 들린다. 작년 <소년들>에서 설경구 배우가 맡은 역할도 ‘미친개’였고, 1998년 <여고괴담>에서 빌런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의 별명도 ‘미친개’였다. 이 ‘미친개’는 본작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올드한 영화의 톤을 집약하는 낡은 설정이었다. 또 이 영화의 핵심 세팅인 박수무당으로서의 역할과 능력을 어떻게 묘사할 것인가?라는 점에서 이 영화가 둔 선택지가 그렇게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도필이 상황에 대한 인지를 더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나? 코미디를 위해 인위적으로 짠 설정들이 영화의 맛을 떨어트리는 듯 했다.
그리고 글쓴이에게 이 영화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김정태 배우가 맡은 역할이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단점과 이어져있다. 영화가 이야기의 흐름이나 연출의 흠으로, 기술의 힘으로 젊은 톤을 유지하지 않는다. 단지 그런 척을 한다. 무슨 말이냐. 이 인성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의도가 지나치게 투명하다는 점에서 이 <목스박>이 ‘젊은 층도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표방한 흔적이 너무 대놓고 드러난다고 쓰고 싶다. 이를 어디서 읽을 수 있느냐. 인물의 행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 인물이 가진 욕망은 간단하다.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뭘 할까. 인스타그램을 공부하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 사진을 올려서 좋아요 수가 올라가고. 인맥을 넓혀서 팔로워 수를 늘리는 것들이 인성의 목표다. 하지만 인성이 인스타그램 스타가 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당연하다. 힙한 사람이 이미 아니니까 힙해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럼 억지로 힙해지려고 들지 않는 게 중요하겠지? 이 새삼스런 발견을 영화는 처음부터 알려줄 생각이 없는 듯 인성을 ‘공감성 수치’의 한가운데로 내몬다. 가령 영화 중후반부에 인스타 팔로워에 관한 장면이 있다. 여기서 이 인물이 이렇게 행동할 필요도 없고 이에 대한 부분을 자막으로 구현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인물의 악함이나 행보가 이 ‘젊어지려 하는 것’과 그렇게 잘 맞아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둘 다 따로 논다. 이말은 곧 '인성이의 셀럽 도전기'가 영화에서 불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목스박>이 인물의 성격을 기능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까지 보다 보면 이 인물이 굳이 이렇게까지 분량이 많았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 조직원 중에 여성 캐릭터가 있는 것 자체는 좋았다. 이거 하나만 유일하게 뻔하지도, 작위적이지도 않았다.
억지로 젊은 척
주인공이 아닌 조연들에게도 올드한 필치가 느껴지는 건 마찬가지다. 영화 도중에 게임이라는 소재가 나온다. 당연히 뭐든 과하면 안 좋다. 특히 이 영화에 등장하는 게임 중독자 묘사에겐 더 그렇다. 하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게임이라는 소재는 왠지 어떤 아이디어에 기반해서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 바로 게임 중독자는 누군가의 치유가 필요하다는 전제다. 이 캐릭터가 자기 입으로 "나는 방구석에서 게임만 합니다"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꺼낸다. 그럼 이 인물이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구원이 필요한 것인가, 인생을 막 살아서 구원이 필요한 것인가? 영화는 그 부분을 전자로 선택해 인물들의 성장요소로 활용한다. 이 부분은 영화에서 굉장히 올드하게 느껴지는 접근방법이다. 무언가 좋아하는 마음 자체가 문제라면 현세대의 덕후들 전부가 잘못됐다는 의미인가? 차라리 이 인물이 이 영화에서 타인에게 가하는 무례함은 치유가 무조건 필요하다. 이것에 대해 경철이 예절을 주입시키는 방식이었다면 납득이 갈 것이다. 또 이 캐릭터가 불법도박을 하는 인물이었다면 구원이 필요한 인물이 맞다. 방구석에서 시간만 잡히고 돈만 뺏기는데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체로 은인이다.
또 영화에 등장하는 조연 중 깜짝 카메오가 있다. 이 두 사람은 말 그대로 대세다. 특히 여자 배우 인기 정말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굳이 나올 필요가 없었다. 왜? 이 부분은 두 사람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에 근거한다. 이 둘을 영화가 보여주는 방식이 전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자 배우가 <30일> 같은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것이 무색하게 이 배우는 어디선가 본 이상한 제스처를 취하고, 남자 배우는 사실 그 장면이 영화에 아예 없었어도 큰 무리가 없었다. 뭐 이런 빈약한 인물서사가 여기에만 국한되는 이야기일까? 태용의 사찰 소속 주지스님, 경철의 조직, 경찰이라는 공권력, 장갑을 이용한 장면, 경철과 갈등을 겪는 인물까지 이 영화는 ‘스타일리시함’을 추구하다 실패한 결과물이 이야기를 이끈다. 아직도 기억난다. 경철이 건달 출신 목사라는 디테일을 강조하기 위해 징 박힌 가죽장갑을 낀다? 솔직히 이런 목사님이 세상에 존재하나? 몸을 숨겨 복수극을 이행한다는 설정과 잘 맞는 연출이라고 볼 수 있나?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이음새가 꼼꼼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이 영화의 음향 믹싱 상태와 후시녹음의 싱크로율은 더 꼼꼼하게 검수할 필요가 있었다. 이 두 요소가 중요한 이유는 후반부의 전개를 살리기 위함이다. 생동감이 넘쳐야 인물의 동선에 설득력이 생기고 하이라이트에 감동이 전해지는 것이다. 특히 도필의 액션은 반 박자 느린 ‘퍽’ 소리에 김이 샌다. ‘액션이 들어가면 관객들이 좋아하겠지?’를 생각하고 쓴 각본이라는 게 너무 잘 느껴 저서 이 구멍은 더 아쉽다. 이는 영화의 편집에서도 느껴지는 단점인데 이물감이 느껴지는 플롯을 영화 스스로 만드는 느낌까지 들었다. 경철이 목사로서 목회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은 그냥 해결책만 딱 보여줘도 이야기의 흐름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목스박>은 그 과정에 대해 자연스럽게 보여주지 못하고 널뛰기한다. 그냥 해결책만 딱 보여줘도 그 전의 과정을 관객들이 이해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응원하지
글쓴이가 이 영화를 본 이유는 간단하다. 제주는 영화 불모지다. 영화를 폭넓게 볼 수 있는 환경은 고사하고 공부할만한 판이 깔려있지 않다. 그런데 이 영화를 만든 고훈 감독은 제주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아 2018년에 무려 칸 영화제에도 초청받은 바 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글쓴이의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제주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라고 하면 어설픈 사투리를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빈약한 선례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결과까지 냈기 때문에 고훈 감독의 영화가 궁금했다. 이 <목스박>은 이 불모지에 자란 한 줄기 꽃 같은 존재다. 충분히 제주에서도 상업영화로 데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측면에서 글쓴이는 이 고훈 감독님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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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음원은 없지만 영화는 있는 밴드, ‘듣는 건 너의 책임’
‘듣는 건 너의 책임’. 도발적인 밴드 이름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음악을 할 테니 들을지 말지는 당신이 결정하라는 이들. 각자의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좋아하는 음악에서만큼은 그런 책임감에서 자유로워보자는 취지가 담긴 이름이라 한다. 내내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노래, 그리고 그 노래에 얽힌 각자의 사연은 서로의 깊이를 더하며 켜켜이 쌓여간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장편 경쟁 부문 선정작 ‘듣는 건 너의 책임’ 유최늘샘 감독에게서는 설렘과 기쁨, 수줍음이 함께 묻어났다.
‘듣는 건 너의 책임’ 영화가 한국경쟁 장편 후보작에 선정되었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부터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꼭 상영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천처럼 통영 인구도 13만 명인데, 한반도 제일 남쪽의 바다마을 이야기를 충북 제천에서 처음 공개하게 되어서 너무 영광입니다. 저희 밴드 멤버, 스태프들과 함께 눈물을 흘릴 정도로 뛸 듯이 기뻐했어요. (웃음)
감독님께서는 통영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통영에 있는 미륵섬에서 태어났어요. 20대 때부터는 서울에서 단편 영화를 만들었고요. 영화라는 꿈을 좇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를 해보자 싶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큐 쪽으로 오게 됐고요. 편의점에서 일할 땐 편의점 영화를, 육체노동 현장에서는 그분들 이야기를, 여행할 때는 여행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은 제가 통영에 사니까 통영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통영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고 싶었다
지역에서 예술하면 단점보다 장점이 많아
영화 전체가 통영 올 로케 뮤비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통영에는 섬이 되게 많아요. 그런 느낌을 많이 담고 싶었는데 마침 드론 촬영도 그때 시작해서 영화에도 담았어요. 중간에 멤버들과 같이 작은 섬에 가서 버스킹을 하면서요. 영화에 다양한 통영 모습을 담고 싶어서 버스킹 때도 다양한 배경을 선택해 촬영했고요.
감독님은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 예술인이기도 하시죠.
통영의 자연은 너무 아름다워요. 그런데 현실적인 지역의 어려움이나 인구 소멸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와 닿는 부분들이 있어요. 멤버 중에도 통영을 떠났다가 돌아온 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낙향 같은 느낌도 있어요. 꿈을 이루고 돌아왔다기보다는 휴식처럼요. 제게도 그런 느낌이 있었고요. 그래도 위기 속에서도 분명히 존재하는 사람들, 서로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이 만나는 계기가 주어지기도 하잖아요. 저희 밴드처럼요. 이 영화가 지역의 활기나 커뮤니티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지역에서 예술하는 일의 장단점은 뭔가요?
제대로 된 공연을 할 만한 공간이 전무해서 거리 공연을 할 수밖에 없어요. 통영에 어르신이 많다 보니까 노래를 하면 트로트를 불러달라고 많이 하시고요. (웃음) 그런데 홍대 같은 곳에는 실력 좋은 밴드가 수백 개 있어서 관심을 받기가 어렵잖아요. 반면에 통영에는 자작곡 밴드가 두세 개밖에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지역에 작은 행사가 있으면 공연 초대도 받고, 지역 신문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대도시의 밴드가 삶의 퍽퍽함을 노래하는 경우가 많다면 통영의 밴드는 자연이나 로컬 라이프를 담아낼 수 있으니까 음악적 개성이 되겠단 생각도 들어요.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많이 느끼고 있어요. 에너지를 많이 받죠.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에서 성장해가는 중
무명 밴드이지만 자부심 느껴
영화에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미묘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긴장의 순간들도 나옵니다.
멤버 중 한 분은 이렇게 말했어요. 아무리 실력이 모자란 음악이라도 누군가는 좋아해줄 수 있으니까 활기차게 해보자고요. 프로가 아니면 입도 떼기 어려운 분위기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분도 있고요. 그런데 공연에 초대받다 보면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야 되지 않나 싶은 고민도 있어요. 공연 섭외가 오면 그냥 하자는 쪽과 이번 공연은 넘기고 연습하면서 역량을 쌓자고 말하는 쪽이 있어요. 반반 정도인 듯해요. 그 부분에서 갈등이 있죠. 그 과정이 성장이지 않을까요?
밴드 활동을 담은 영화를 촬영한다 했을 때 멤버 반응은 어땠나요?
다들 긴가민가했어요. 아직 우리 음원도 없는데 영화까지 만들 수 있을까 싶었던 거죠. 그런데 영화가 완성된 후 함께 보면서는 많이 웃고 뿌듯해했어요. 자기 턱이 접혀서 나온다거나 뾰루지가 보인다거나 이런 불만은 있었지만요. (웃음) 영화제 상영 소식에 뛸 듯이 기뻐해주셨고 통영에서 버스 타고 차 타고 제천으로 오고 계세요. 쟁쟁한 음악인 사이에서 우리가 제일 무명 밴드 아닐까 하지만 자부심을 갖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웃음) 보는 분들도 저희처럼 웃고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밴드 이름에 얽힌 사연도 궁금합니다.
처음 이름 정할 때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너무 대충 지은 거 아닌가,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닌가 싶었어요. 적응하는 데 1년 정도 걸렸어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책임감 있게 해내고 있는데 음악 창작 활동에서만큼은 그런 책임감으로부터 자유롭게 해보자는 마음이 담긴 이름 같아요. 누군가는 밴드 이름을 듣고 싸가지 없다거나 ‘뭐야?’ 하실 수도 있지만요. (웃음) 그래도 많이들 새롭게, 힙하게, 도발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
밴드에 위기나 갈등의 순간이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밴드가 해체될 만한 위기는 없었어요. (웃음) 음원도 못 냈고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요. 그런데 공연의 질, 실력이나 연습량을 조율할 때 의견이 다른 경우가 있어요. 다들 성향이 다르다 보니까요. 선호하는 장르도 다르고요. 그러다 보니 공연 선곡을 하는 데 미묘한 신경전과 눈치도 있어요. (웃음) 그래서 한 번씩 허심탄회하게 터놓는 수다회를 열어요.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죠. 음악 말고는 공통점이 없으니까 많은 대화가 필요해요.
통영의 다채로운 모습 영화에 담아내고파
애증의 관계인 멤버들과 오랫동안 잘 해나갔으면
‘우도마을 다이어리’(2021), ‘푸른 바다의 비밀’(2023) 등 통영의 풍경과 삶을 영화에 담아오셨습니다. 혹시 계획이나 구상 중인 다음 작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도마을 다이어리’는 이삼십 분 남짓 거주하는 섬인 우도 이야기고, ‘푸른 바다의 비밀’은 통영 바다 이야기예요. 통영이 바다가 땅보다 많은 지역이니 수산업이 중요한데 해양오염이 세계적으로 큰 문제잖아요. ‘듣는 건 너의 책임’을 포함해서 세 작품 촬영을 비슷한 시기에 진행했어요. 차기작은 ‘듣는 건 너의 책임’ 배급 상황에 따라서 연작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인 상상은 아직 못 해봤어요. 통영에 수산업이 많다 보니 이주민분들도 많이 계신데 그분들 인터뷰 작업도 진행한 적이 있고요. 지금은 중단했지만요. 이전에 여행 영화 작업을 했다보니 통영에서의 여행 이야기도 해보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관객분들 그리고 밴드 멤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제 인생에서 참여한 제일 큰 영화제라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제 개막식 마치고 오늘 오전에 다른 영화를 펑펑 울면서 봤어요. ‘테일러의 히든 트랙’이요. 시간 맞추느라고 급하게 뛰어서 들어갔는데 정말 펑펑 울었어요. 시민 분들이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박수치고 할 때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리고 멤버들에게는… 애증의 관계인데요. (웃음) 저희 좋아하는 분들 생기고 있으니 앞으로도 오랫동안 잘 해나가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말미, 밴드 멤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유최늘샘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해나가는 동료들에 대한 진정어린 신뢰와 감사의 마음이 엿보였다. 지역, 청년, 예술. 청량하면서도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영화 ‘듣는 건 너의 책임’에 담긴 키워드다. 모두 굵직굵직한 주제들이다. 그러나 ‘듣는 건 너의 책임’은 이 무거운 주제를 다룰 때 반드시 진중하고 음울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방향으로 우리를 이끈다. 밴드 ‘듣는 건 너의 책임’과 유최늘샘 감독의 다음 발걸음이 궁금해진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박해민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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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이 비밀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엑스맨의 빌런 (feat. 소드, 완다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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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
*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영상 타임라인*
00:00 What is 소드?!
00:55 원작 속 S.W.O.R.D.
01:42 MCU 속 소드, 쉴드?
03:43 슈퍼히어로를 무기로 보는 단체
05:35 노드VPN 사용하고 완다비전 보자! (광고스킵은 6:55)
06:55 미래가 창창한 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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