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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봄은 대만 첫사랑 로맨스 <해길랍>과 함께!
출처: 네이버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등 풋풋하고 몽글몽글한 첫사랑 영화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대만 로맨스 영화가 올 봄 다시 한번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첫 만남의 떨림과 첫 연애의 풋풋함, 그리고 첫 이별의 아픔까지 떨어지는 벚꽃과 함께 그 때 그 시절로 우리들을 소환할 영화 <해길랍>은 가슴 뛰는 첫사랑 '탕셩'과 '완팅'이 충격적인 사고로 이별하게 되고, 몇 년 후 '탕셩' 앞에 낯선 익숙함을 가진 '류팅'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특별한 로맨스다.
<해길랍>은 특히 대만 드라마 <상견니>로 단숨에 새로운 아시아 첫사랑에 등극한 '허광한'이 주연을 맡아 1020 여성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스타성은 물론 빛나는 비주얼과 출중한 연기력까지 모두 겸비해 범아시아적 인기를 끌고 있는 그는 이번 <해길랍>으로 첫사랑만 바라보는 순정 직진남의 모습부터,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섹시미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의 마음을 훔칠 허광한은 일명 '첫사랑 재질'의 모습을 통해 대만 로맨스 사상 가장 완벽한 남자 주인공으로 만인의 이상형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해길랍>은 국내 레전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나의 소녀시대>와 <장난스런 키스>보다도 훨씬 더 폭발적인 반응으로 눈길을 끈다. 핑크빛 로맨스를 기다려온 관객들에게 '대만 로맨스의 봄 흥행 매직'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앞서는 가운데, 이미 팬들 사이에서 <해길랍>은 절대 놓쳐선 안될 허광한의 최애 필모그래피로 꼽히고 있어 2020년 대한민국을 비롯해 대만,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메가 히트 드라마 <상견니>의 뒤를 이을 흥행 돌풍이 예상된다.
다가오는 따사로운 봄, 누구에게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기억과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금 불러 일으키며 우리 모두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로맨스를 선물할 <해길랍>. 대만 영화 특유의 예쁜 색감과 감성으로 극장가에 핀 한 송이 따뜻한 봄 꽃 같은 작품이 되길 기대해 본다.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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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년시절 꿈꿨던 환상 속 이야기 영화 《이웃집 토토로》
엄청나게 폭신폭신할 것 같은 영화 《이웃집 토토로》. 어렸을 적 토토로 같은 거대하고 폭식한 생명체 배 위에서 굴러다녀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던지라 영화 《이웃집 토토로》는 언제나 나에게 유년시절을 기억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영화 《이웃집 토토로》 시놉시스
숲속에 살고 있는 특별한 친구를 만났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 온 ‘사츠키’와 ‘메이’는 우연히 숲속에 살고 있는 신비로운 생명체 ‘토토로’를 만나 신비한 모험을 함께 한다.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의 병원에서 위태로운 소식이 도착하고 언니 ‘사츠키’가 정신없이 아빠에게 연락을 취하는 와중에 ‘메이’가 행방불명 된다.
유년시절의 환상을 표현하다
누구나 유년시절 숲속에서 놀아보진 않았더라도 학교 앞 운동장이나 공원에 무언가를 숨겨놓고 보물게임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놀다보면 무엇인가 만나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같기 마련이다. 실제로는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날 수 없겠지만 이웃집 토토로에서는 그 유년시절의 환상을 채워주고 있었다. 이웃집 토토로가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어렸을 적 자신들의 환상을 채워주는 작품이어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는 정원에서 놀다가 귀여운 작은 토토로들을 만나 쫓아가면서 나무 동굴 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 장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습이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평소 루이스 캐럴의 작품을 좋아했다는 것을 보면 아마 이 장면을 통해 오마주를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린 아이들의 불안을 다루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의 일상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영화 후반부에서는 어린아이들의 불안감을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긍정적일 것만 같았던 사츠키와 메이의 모습에서 엄마의 퇴원이 늦어지고 병원에서 엄마의 상태가 나빠졌다는 전보를 듣자 ‘싫어!’, ‘안돼’, ‘무서워’ 등 부정적인 단어를 내뱉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마와 떨어져 있다는 것에 한계를 느끼는 듯 직접 찾으러 나가는 무모함까지 보인다. 부모의 존재가 어린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것인지 부모의 부재가 아이들에게 분리 불안을 안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언젠가는 부모와 분리될 아이들
메이의 불안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영화를 끝을 맺지 않는다. 메이를 찾은 사츠키는 고양이 버스를 타고 어마의 병원으로 향한다. 엄마의 부재로 불안감을 느끼던 자매는 엄마를 보러 바로 달려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토토로와 함께 나무 위에서 엄마와 아빠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엄마가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꽃을 창가에 선물로 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엄마의 부재로 분리불안을 느끼지만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한 자매들이 언젠가는 부모로부터 독립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렸을 적 봤던 영화 《이웃집 토토로》는 그저 귀여운 토토로를 보면서 어쩜 이렇게도 귀여운 생명체가 있을까 했었는데 다시 보니 어린아이들의 감정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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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4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영화로 주목받는 <파벨만스>부터
전종서의 할리우드 데뷔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까지!
영화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파벨만스
The Fabelmans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51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미셸 윌리엄스, 폴 다노, 세스 로건, 가브리엘 라벨 등
개봉: 2023.03.22.
배급: CJ ENM
시놉시스
난생처음 극장에서 스크린을 마주한 순간부터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 ‘새미’(가브리엘 라벨). 아빠 ‘버트’(폴 다노)의 8mm 카메라를 들고 일상의 모든 순간을 담기 위해 열중하던 새미는 우연히 필름에 포착된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고 충격에 휩싸인다. 진실을 비추는 필름의 힘을 실감한 새미에게 크고 작은 삶의 변화가 일어나고 엄마 ‘미치’(미셸 윌리엄스)의 응원으로 영화를 향한 열정은 더욱 뜨거워져만 가는데… 영원히 간직하고픈 기억, 영화의 모든 순간과 사랑에 빠진다!
CINE PICK!
<파벨만스>는 수많은 명작들을 배출한 할리우드의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감독 본인이 "이 영화는 내가 가진 기억 그 자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성장 과정 속에 겪었던 에피소드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그의 영화제작 일대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이혼,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 등 한 개인이 그의 삶을 통해 투영해 낼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녹여내 수많은 영화인들과 평론가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듄>, <컨택트> 등으로 유명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이 영화를 '기적'이라고 평가하며 시네마의 힘을 다룬 영화들 중 가장 위대한 영화라고 극찬했다고 합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총 7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지요. 일평생 영화를 사랑했던 감독의 삶을 그린 영화다 보니, 영화와 관련한 레퍼런스가 많이 등장하고 시네마 자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선물 같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Mona Lisa and the Blood Moon
ⓒ 네이버 영화
개요: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 107분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
출연: 전종서, 케이트 허드슨, 크레이그 로빈슨 등
개봉: 2023.03.22.
배급: 판씨네마(주)
시놉시스
붉은 달이 뜨던 밤, 폐쇄병동에서 스스로 탈출한 '모나'(전종서)는 화려한 조명에 이끌려 도착한 낯선 도시에서 자신의 특별함을 알아챈 기묘한 사람들을 만난다. 모나의 능력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댄서 '보니'(케이트 허드슨), 모나한테 첫눈에 반한 로맨티시스트 DJ '퍼즈'(에드 스크레인), 모나에게 락 스피릿을 가르친 11살의 소울메이트 '찰리'(에반 휘튼), 그리고 모나를 뒤쫓는 언럭키한 경찰 '해롤드'(크레이그 로빈슨)까지. 완벽한 밤… 완전한 자유? 완성된 운명!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모나'의 모험이 펼쳐진다.
CINE PICK!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은 독보적인 분위기와 눈빛으로 <버닝>의 '해미', <콜>의 '영숙' 등 매번 전례 없는 개성을 지닌 캐릭터를 탄생시켜 온 배우 전종서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폐쇄병동을 도망친 의문의 존재 '모나'가 낯선 도시에서 만난 이들과 완벽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미스터리 펑키 스릴러라고 합니다.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와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더 배드 배치>로 단 두 작품만에 전 세계에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으며 <유전>, <미드소마> 등 다수의 작품들을 함께한 아리 애스터 사단의 촬영감독 파웰 포고젤스키가 합세해 화려하고 독창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다고 하는데요, 일찌감치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을 시작으로 BFI런던국제영화제, 취리히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멜버른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감각적인 영상과 더불어 EDM과 블루스, 하우스, 락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사운드트랙이 깔려 영화의 펑키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한층 배가시켰다고 전해지며, 전종서 배우의 넘치는 에너지와 도발적인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는 독보적인 매력의 영화일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웅남이
Woong Nam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액션 | 대한민국 | 97분
감독: 박성광
출연: 박성웅, 이이경, 염혜란, 최민수, 오달수 등
개봉: 2023.03.22.
배급: CJ CGV
시놉시스
태초에 마늘과 쑥을 100일 동안 먹고, 곰에서 사람이 된 최초의 인물이 있었으니 그 이름 웅녀… 아니 웅남이??!! 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가졌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곰의 수명을 우연히 알게 된 충격에 경찰을 그만두고 빈둥빈둥 곰생인생을 살게 된다. 하지만 자신과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이 생긴 테러 조직의 2인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엄마의 소원인 경찰 복귀를 위해 형사, 구독자 10명의 유튜버, 동네 순경과 공조하여 국제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공조 수사대에 합류하게 되는데…
CINE PICK!
<웅남이>는 개그맨 박성광이 감독한 네 번째 연출작이자 첫 장편 상업 영화로,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단군 신화를 모티프로 해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쌍둥이 곰'이라는 참신한 설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인데요, <신세계>, <내안의 그놈>, <젠틀맨> 등으로 느와르부터 액션, 코미디까지 폭넓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박성웅이 전직 경찰이자 동네 백수인 '웅남이', 그리고 그와 180도 상반되는 모습의 국제 범죄 조직 2인자 '웅북이'를 동시에 연기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어떤 모습도 찰떡같이 잘 해내는 배우이기에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그의 매력이 여과 없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코믹 대세 배우 이이경과 베테랑 배우 염혜란, 최민수의 출연으로 더욱 다양한 재미를 첨가해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작품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틸
Till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31분
감독: 치노늬 추크우
출연: 다니엘 데드와일러, 제일린 홀, 헤일리 베넷 등
개봉: 2023.03.22.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1955년 시카고. 엄마 메이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14살 흑인 소년 에밋 틸은 미국 남부에 사촌을 만나러 갔다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온다. 메이미는 에밋의 참혹한 모습을 세상에 공개해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로 결심하는데… 피부색으로 정의를 가리던 시대, 그녀의 용기 있는 외침이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 <틸>은 195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에밋 틸 피살 사건' 이후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려 남부 전역에 민권운동의 확산을 불러일으킨 엄마 '메이미'의 감동 실화를 담고 있습니다. 제76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 주연상 후보를 포함하여 전 세계 영화제 81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21개 부문에서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아들의 충격적인 죽음을 목도하게 된 엄마 메이미의 참담한 심경부터 아들을 잃은 비극에 침잠하지 않고, 스스로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강인한 엄마이자 여성의 모습을 단단하게 그려내 가슴 아픈 공감과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메이미의 행동은 지역 사회의 분노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북부와 남부의 흑인들이 연대하는 계기가 되어 수많은 투쟁 끝에 1964년 인종과 피부색, 종교, 성별, 출신 국가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국 연방 민권법이 제정되는 데 일조하였고, 나아가 2022년 3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에밋 틸 안티 린칭 법안(The Emmett Till Antilynching Act)으로 이름을 붙인 반린치 법안에 서명하는 데 이르렀습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3년 2월 16일 백악관에서 <틸> 상영회를 개최하며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진실, 국가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조명하는 것. 그래서 이 영화가 중요하다. 우리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
The Brand New Testament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벨기에, 프랑스, 룩셈부르크 | 115분
감독: 자코 반 도마엘
출연: 브누와 뽀엘 부르드, 욜랜드 모로, 까뜨린느 드뇌브 등
개봉: 2015.12.24.
공개: 2023.03.24.(왓챠)
배급: (주)엣나인필름
시놉시스
유럽 브뤼셀의 수상한 아파트, 그곳에는 못된 심보의 괴짜 신이 살고 있다. 어엿한 가정까지 꾸리고 있지만 인간을 골탕 먹이기 좋아하고, 아내와 자식들에겐 소리 지르기 일쑤, ‘진상’ 그 자체가 바로 ‘신’이다! 심술궂은 아빠 ‘신’의 행동에 반발한 사춘기 딸 ‘에아’는 아빠의 컴퓨터를 해킹해 지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죽는 날짜를 문자로 전송하고, 세상은 일대 혼란에 빠진다. 세상을 구원할 방법은 오로지 신약성서를 다시 쓰는 것뿐! 에아는 새로운 신약성서에 담을 6명의 사도를 찾아 나서는데 …
CINE PICK!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인간을 괴롭히기 좋아하며 아내와 자식들에겐 진상 짓을 서슴지 않는 고집불통 괴짜 신과 그로부터 세상을 구하려는 사춘기 딸 에아가 새로운 신약성서를 쓰기 위해 6명의 사도를 찾는다는 독특하고 위트 넘치는 설정의 이야기로, <토토의 천국>, <제8요일>, <미스터 노바디> 등을 연출하며 재치 있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유럽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으로 인정받는 자코 반 도마엘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다크한 블랙코미디 장르의 특성과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 표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영화인데요, 지난 2월 28일 넷플릭스에서 서비스가 종료된 뒤 왓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이며 혹시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관람 시기를 놓친 분들이 계시다면 이번 기회에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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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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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안에서 즐기는 봄!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
방 안에서 즐기는 봄!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
봄,봄,봄 봄이 왔어요~ 이번 봄은 유독 실감이 안나는 계절인 것 같아요 :(
하지만 저희에겐 집에서 봄을 대신 느낄 수 있는 '영화'라는 좋은 매체가 있어요 ! 밖에 나가지 않아도 내 방에서 봄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영화!
씨네랩이 여러분들을 위해 따스한 봄같은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5편을 가져왔으니 함께 즐겨보아요!
1. 러브 앳 Love at Second Sight (2019) - 위고 젤랭
" #어느 날, 눈 떠보니 평행세계!
아내 ‘올리비아’와 다투고 만취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 ‘라파엘’은 평소와 다름을 느낀다. 같은 듯 다른 세상. 베스트셀러 스타 작가로서의 삶은 간데없고 중학교 선생님이라고!
베프 ‘펠릭스’는 탁구광이 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아내 ‘올리비아’는 자신을 아예 모른 채 유명 피아니스트로 살고 있다.
#이 사랑을 기억하니?
평행세계로 오게 된 원인이 운명적 사랑이었던
올리비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라파엘’은 다시 그녀의 사랑을 얻으면 현실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고 다가가지만 그녀 곁엔 모든 게 완벽한 ‘마크’가 버티고 있다.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 ‘펠릭스’의 도움으로그녀의 마음을 공략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과연, 그들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프랑스 영화 <러브 앳>은 평행세계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로맨스 영화입니다. '익숙함의 속아 소중함을 잃지말자'라는 명언을 담고있는 영화이기도 하죠. 추가로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에 눈이 즐거운 영화입니다. 여행을 못가 아쉬운 마음을 <러브 앳>으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2. 너의 결혼식 on your wedding day (2019) - 이석근
" 고3 여름, 전학생 ‘승희’(박보영)를 보고 첫눈에 반한 ‘우연’(김영광).
승희를 졸졸 쫓아다닌 끝에 마침내 공식커플로 거듭나려던 그때!
잘 지내라는 전화 한 통만 남긴 채 승희는 사라져버리고,
우연의 첫사랑은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했다.
1년 뒤, 승희의 흔적을 쫓아 끈질긴 노력으로 같은 대학에 합격한 우연.
그런데 그의 앞을 가로막은 건… 다름 아닌 그녀의 남.자.친.구!
예술로 빗나가는 타이밍 속
다사다난한 그들의 첫사랑 연대기는 계속된다!"
첫 사랑이야기 <너의 결혼식>은 박보영, 김영광 배우가 주연을 맡아 완벽한 로맨스 케미를 보여준 영화입니다. 고등학생, 대학생, 취준생, 사회 초년생 등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들의 감정선을 잘 담아내,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입니다.
3. 귀를 기울이면 Whisper Of The Heart, (1995) - 콘도 요시후미
" 중학교 3학년 시즈쿠는 평소 책을 많이 읽는 소녀이다. 여름방학, 매번 도서카드에서 먼저 책을 빌려간 세이지란 이름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어느 날 아버지의 도시락을 전해주러 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 혼자 탄 고양이를 보게 된다. 신기하게 여긴 시즈쿠는 고양이를 따라가다 골동품가게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주인 할아버지와 손자를 보게 된다. 그 손자는 다름 아닌 아마사와 세이지, 사춘기의 두 사람은 점차 서로의 사랑에 대해 알게 된다. 시즈쿠는 바이올린 장인을 자신의 장래로 확실히 정한 세이지를 보면서 자신의 꿈과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 후 이탈리아 연수를 간 세이지가 돌아 올 때까지 작가가 되고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소설을 쓰게 된다."
영화 <귀를 기울이면>은 누구나 좋아하는 '지브리'사의 애니메이션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극찬한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귀를 기울이면>은 스토리 뿐만 아니라 ost도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죠. 이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이 영화에서 만들어낸 설정으로 제작된 영화 <고양이의 보은>도 추천드립니다.
4. 클래식 The Classic (2003) - 곽재용
"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이 들려온다!! 1968년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댁에 간 준하(조승우)는 그곳에서 성주희(손예진)를 만나, 한눈에 그녀에게 매료된다. 그런 주희가 자신에게만 은밀하게 '귀신 나오는 집'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해온다. 흔쾌히 수락한 준하는 흥분된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며 주희와의 약속 장소에 나간다. 그런데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나 배가 떠내려가면서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이 일로 주희는 집안 어른에게 심한 꾸중을 듣고 수원으로 보내진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주희를 향한 준하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친구 태수에게 연애편지의 대필을 부탁받는데, 상대가 주희란 사실에 깜짝 놀란다. 하지만 태수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태수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희에게 편지를 쓴다. 운명이 던져준 또 한번의 인연 편지를 대신 써주며 사랑이 깊어간 엄마와 자신의 묘하게도 닮은 첫사랑. 이 우연의 일치에 내심 의아해하는 지혜는 상민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만 간다. 하지만 이미 친구의 연인이 되어버린 그를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데..."
영화의 제목처럼 클래식한 영화 <클래식>은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특히 영화 ost와 극 중 상민과 주희의 옷으로 비를 피하는 장면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장면이죠. 고전적인 한국 로맨스 영화가 보고싶은 날엔, <클래식> 추천드립니다.
5. 파도가 지나간 자리 The Light Between Oceans (2016) - 데릭 시엔프랜스
"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톰’(마이클 패스벤더)은 전쟁의 상처로 사람들을 피해 외딴 섬의 등대지기로 자원한다.
그곳에서 만난 ‘이자벨’(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마음을 열고 오직 둘만의 섬에서 행복한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으로 얻게 된 생명을 2번이나 잃게 되고 상심에 빠진다. 슬픔으로 가득했던 어느 날, 파도에 떠내려온 보트 안에서 남자의 시신과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완벽한 가정을 이룬다.
그러나 수년 후 친엄마 ‘한나’(레이첼 와이즈)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가혹한 운명에 놓인 세 사람 앞에는 뜻하지 않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는데..."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는 M.L 스테드먼의 <바다 사이 등대> 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제 7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도 공식 초청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입니다. 극 중 톰과 아지벨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이 영화 이후 실제 부부가 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운있는 로맨스 작품을 찾는다면, <파도가 지나간 자리> 추천드립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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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고 일어났는데 코 끝이 시큰하다. (안녕, 나의 조제)
자고 일어났는데 코 끝이 시큰하다.
안녕, 나의 조제
울고 싶다.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어두컴컴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혹은 알고 있지만 그저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 혹은 보고 싶지 않아하는) 사회의 이면들을 비추며 시작된다. 걸을 수 없는 빈민층의 조제가 추운 날 자신의 다리나 다름 없는 휠체어에서 넘어졌을 때, 주위에 아무도 도움 줄 사람이 없었을 때, 얼마나 세상은 그녀에게 차가웠을까. 아니 어쩌면, 차가울 거라고 느끼는 건 관객인 나의 몫일지도. 내가 겪어 본 적 없는 불행 아니던가. 그녀의 마음은 이미 혼자인 세상 속을 유영하고 책들에게서 나온 상상의 나래 속에서 충분히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 견고한 유리 구슬 속 세상을 깬 것은 대학생 영석이다.
조제는 말한다. 누가 뒤에서 덥석 가슴을 만지려고 해서 피하다가 넘어졌다고. 장애인 여성을 범하려는 사람들은 추잡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건드리는 악인들은 어느 사회 뒷골목에나 존재할 터. 원작인 일본판에서의 조제는 영석 역의 츠네오를 연모하던 여대생에게 외친다. '이게 그 사람을 잡는 무기 같다면 너도 차라리 다리를 분질러 버려!' 라고. 한국의 조제는 조금 다르게 자신을 지킨다. 조금 더 삐뚤어진 듯한, 조금 더 어두컴컴한 세상 속에 갇힌 듯한, 조금 더 많이 현실 보다는 허구의 세상 속에 있는 그녀다. 신체가 자유롭지 않은 사람을 대하는 시선이란, 상상할 수도 없다.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조차 '정신과 다녀'라는 손가락질로 대하는 사람들인데, 원치 않았던 이유로 걷지 못하는 정신이 말짱하고 건강한 사람은. 어느 쪽도 불행하겠지.
(우에노 주리가 연기한 카나에가, 수경을 연기한 배우보다 좋았던 건 순전히, 그 전 부터 그녀를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하고 잔망미 넘치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던 그녀의 모습이, 꼭 나의 20대 모습 같아서 좋았다. 곧 죽어도 직진하던 나는 어디에 있나)
이제와 생각해 보건데 내가 조제라는 영화를 참 좋아했던 이유는 지난 찬란한 사랑의 추억 속에서, 내가 온전히 나 자신이었던 순간들을 남기고서, 그 안에서 자유롭게 고요히 살아갈 '바다'를 발견한 조제의 마지막 미소 때문이었다. 영석 역의 츠네오는 다시 만나지 못하고 안지 못할 조제를 떠올리며 울음짓지만, 좀 더 안락하고 편안한 현실로 도피했다. 조제의 세상으로 들어오려고 했던 그의 사랑은 그러나 거짓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츠네오가 조금 더 명민한 사람이었다면, 사랑이라는 감정과 조제에의 호기심어린 마음에 취해 그녀와 오랜 시간 함께 보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니까. 서로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것이, 사랑에 어떻게 금을 그어버리는지, 서서히 어떻게 두 사람 사이에 틈이 생기는지 잔잔하게, 위트있게,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여서, 참 좋았다.
나는 그래서 한국판 '조제'에서도 그런 미소와 상큼한 이별을 기대했다. 러시아산 권총보다 글렌리벳 위스키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조제는, 좀 더 천천히 말하고, 좀 더 저온으로 사랑하는 듯한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고, 영화의 전반에 걸쳐 호랑이와 물고기를 만나는 과정들은 천천히 아주 느리게 간다. 밤 늦은 시간 두 사람이 데이트하는 유원지에서, 관람차에 처음 올라타는 조제는 방금 전까지 남아프리카에서 열기구를 탔다는 허영은 온데간데없고, 난생 처음 올라와 보는 상공에서 미세하게 떨며 영석에게 의지한다. 그런 그녀를 업고 관람차에서 내리려는 찰나, 직원의 실수로 문은 열리지 않고 다시 관람차는 허공으로 솟아오르며, 조제를 업어올린 영석을 바라보는 직원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었다가 멀어져간다. 관객들은 영석과 조제를 바라본다.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 직원처럼, 그랬을까. 아렸을까, 아니면 아련했을까.
(관람차를 바라보던 두 사람의 시선은 시작점 부터 좀 다르다. 출처 포토뉴스. 관람차 안에서 조제를 업은 영석의 사진은 찾을 수 없었다.)
물고기 대신 커다란 돌고래를 만나러 간 수족관에서 조제는 이별을 직관한듯 영석의 손을 잡고 '나는 괜찮아' 라는 말을 조용히 읊조린다. 둘의 대화는 많지 않다. 많을 필요가 없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영석이 말하는 '어떻게 그래...'의 눈물은, 큰 울음보다 더 아프게 다가왔다. 한국 정서에서 더 당연하게 느껴지는, 결말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부터 한국 사회에 이렇게 냉소적이 되었을까? 나부터도 신체 부자유한 사람들에게 관심 조차 없지 않았나? 당연히 그들이 우리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던 불친절한 내가 아니었나 싶다. 일본의 조제는 좀 더 생기발랄했다. 한국의 조제도 선방했다. 배우 한지민이 영석에게 말하는 대사 '독이라도 탔을까봐' 라는 말을 듣자니, 그녀가 영화를 위해 쌓아올린 그녀의 세상이 조금은 느껴졌다.
스코틀랜드에서 촬영한 듯한 상상씬은 진짜 그랬으면, 하고 바랄 정도로, 보기 좋았다. 그리고 한국판 조제의 당찬 마지막 모습도, 전혀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만의 방식대로 세상과 맞닥뜨리며, 영석을 만나기 전과 전혀 다른 조제의 마음으로 살아갈테니. 사랑과 성취의 경험이라는 건 그런 것 같다. 누군가를 많이 사랑했고 또 이해받고 행복했던 기억은, 내 마음 속에 고요히 작고 예쁜 성을 만들어 준다. 가끔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외로울 때, 슬며시 들여다 보고 추억할 수 있도록, 그렇게 힘을 주는 것 같다.
(한지민 인스타그램에서 나온 비하인드 컷이라고 한다. '때로는 너와 함께 아주 먼 곳까지 가고 싶었어'라던 조제의 대사가 귓가에 맴돈다.)
영화에 관한 글을 쓰는 건 거의 한 달 만인 것 같다. 그 한 달 동안 마음이 힘들었다. 내 마음을 자꾸 두드리는 사람이 있고, 나는 아직 지난 사랑과 이별이 만들어놓은 우울의 동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만 같고. 오늘 두 시간 정도 요가를 하면서 여전히 가슴을 펴는 동작에서는 잔기침이 나고,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욱하는 것들이 올라왔다. 비로소 내 안의 우울감 속에 편하게 오랫동안 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나의 견고한 세계를 부수고 다시 사랑하고 싶다. 눈이 부시도록. 마음이 터지도록. 끝을 예상하며 도망치지 않으면서, 사랑하고 싶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아일린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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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만 성장하는 성장영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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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잘 짓는 것은 정말 어렵다.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이다. 내용은 잊혀도 제목만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져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제목은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셀링 포인트가 될 것이다.
서두에 밝히자면, 이 영화는 제목만 좋았다.
<태어나길 잘했어>는 다한증이 있는 박춘희의 성장 이야기다. 박춘희를 위한, 박춘희에 의한, 박춘희만의 이야기. 박춘희의 주변인물과 배경과 사건들은 파편처럼 흩어져 저 멀리로 사라지고, 광활한 우주에 박춘희 혼자 남겨진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너무 많은 어려움들
춘희는 중학생 때 부모가 죽는 바람에 외삼촌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된다. 왜 죽었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데, 아무튼 부모가 죽어 혼자 남겨진 춘희는 외삼촌 부부와 외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그 누구도 춘희를 환영하지 않고, 여분의 방이 있는데도 굳이 다락방을 내어준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지만 방금 부모상을 치른 아이에게 참으로 불친절한 외삼촌네 가족이다.
설상가상으로 춘희에게는 다한증까지 있다. 다한증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도 어렵다. 하필이면 학교에서 폴카댄스를 춰야 하는 상황인데, 손을 잡고 춤을 출 파트너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선생조차 불쾌해 한다. 명상센터에서 '저는 쩔어 있어요, 땀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춘희. 땀은 인생의 모든 고난과 역경에 쩔어있는 춘희의 메타포이자 상징이다.
춘희는 어른이 된 이후 외삼촌네 식구들과 함께 살던 집에서 혼자 산다. 외삼촌네 식구들은 고등학생이 된 춘희만 내버려두고 새 아파트로 이사가버렸기 때문이다. 춘희는 혼자 살아도 조그만 다락방에서 지내고, 다한증을 수술할 돈을 모으기 위해 매일 마늘을 깐다. 끼니도 오직 컵라면뿐이다.
중학생 정도의 아이에게 조실부모도 엄청난 충격일 테니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건은 사실 조실부모와 눈칫밥 먹는 것, 이후 버려진 집에서 버려진 채로 살아가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왜 굳이 다한증까지 설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혹은 다한증 하나로도 충분하다. 부모를 잃거나 잃지 않거나, 평범한 가정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다한증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풀어나갈 만한 이야기이다. 달리 말하면 주인공의 캐릭터가 그렇게까지 입체적이지 않다. 춘희는 그저 딱한 아이이다.
우리나라는 국가보장시스템이 있는 나라이고, 생활고로 힘들 때는 각 동 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 핍진한 이야기는 차치하자. 이 영화는 불쌍한 춘희 이야기이니까.
춘희와 NPC들
외삼촌네 딸, 춘희의 외사촌 유라는 춘희를 너무 싫어한다. 유라는 충분히 춘희를 싫어할 만하다. 그러지 않아도 예민한 사춘기에 갑자기 사촌이 우리집에서 살게 된다니. 더군다나 같은 학교이기까지. 영화에서 보여지는 유라는 성질머리가 보통이 아니다. 여자들은 원수의 자식에게도 생리대는 빌려준다는데, 생리대를 가져가는 춘희를 도둑년이라고 욕하는 개인적인 악행에서 나아가 수학여행에 술을 챙겨가고 담배를 피우는 불량학생이기까지. 춘희를 선량한 희생자로 만들기 위해 유라가 꼭 못되처먹은 아이가 되어야 했나?
유라의 오빠이자 춘희의 사촌오빠는 식당을 운영한다. 춘희는 그 식당에서 쓸 마늘을 까주고 3만 원씩 받는다. 그 오빠란 사람은 대학생 때 학생운동을 했다. "혁명에도 실패하고 사랑에도 실패"했다며 술 마시고 징징거린다. 도대체 왜 학생운동을 했는지 이유도 명분도 없고, 왜 하필 춘희에게 마늘까는 일을 주는지 모를 일이며(홀서빙직을 제안하기는 하지만), 왜 이혼위기에 처했는지 모를 일이다. 오빠를 설명하는 일련의 사실들은 그의 캐릭터를 형성하지 못한다. 혹시 춘희가 마늘을 까는 알바를 하기 위해 오빠가 있어야 했나?
춘희와 잠깐 사랑에 빠지는 주황이라는 캐릭터를 보자. 스토리상 남자주인공에 가깝다. 주황은 말을 더듬는데, 어릴 때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말을 더듬게 되었다고 한다. 거기까진 좋다.
그런데 주황의 역할은 춘희를 갑자기 사랑하고, 춘희가 돈이 없으니 돈 주겠다고 말하고, 춘희에게 차이는 것뿐이다. 춘희에게 잠깐의 행복을 맛보게 하기 위해 굳이 말을 더듬는 남자가 있어야 했나?
가장 골때리는 인물은 노숙자이다. 단순한 도식으로 보았을 때 집이 없다는 점에서 노숙자는 춘희보다 불쌍하다. 춘희는 집에 가는 길에 여자 노숙자를 발견하고, 노숙자가 맨발인 걸 보고 사촌오빠에게 받은 마사이족 신발을 준다.
이 노숙자는 총 세 번 등장한다. 춘희가 신발기부를 하기 위해 등장, 번개맞은 춘희를 살려주기 위해 등장, 춘희에게 마사이족 명언도 아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해주기 위해 등장. 춘희에게 자기보다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경험을 하게 만들기 위해 노숙자가 나와야 했나? 굳이 마사이족 신발이었어야 했나?
그 외 외할머니, 외삼촌, 외숙모, 기타 등등 모든 영화 속 인물들은 춘희의 성장을 돕기 위한 NPC에 불과하다. 심지어 춘희에게 꽤 중요한 인물이었던 외할머니의 죽음도 외숙모의 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진다. 그때 춘희가 문상을 갔는지, 울었는지, 절망에 빠졌는지, 무감정했는지 궁금하다. 외할머니는 유일한 춘희 편이었으니까.
갑자기 들이닥친 이방인에게 부모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유라의 불안, 혁명도, 사랑도, 이도저도 해내지 못한 사촌오빠의 좌절감, 비록 말을 더듬지만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기를 좋아해주는 것을 경험하고,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될 주황의 성장, 춘희가 선물해준 신발을 신고 새로운 삶을 향해 걸어나가게 될 노숙자의 변화는 춘희에게 하등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이 영화는 오직 춘희의 성장만을 위해 전개된다. 반대로 말하자면 춘희 외에는 그 누구도 성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계는 전혀 넓어지지 않고 오직 춘희의 자아만 부풀어오른다.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 만나기
다시 말하지만 춘희는 '불쌍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에 조실부모와 천대와 왕따 등등을 모조리 경험했다. 작은 다락방에 갇혀 살았던 춘희는 어른이 되어도 전혀 성장하지 못하고 다락방 같은 안전기지에 갇힌다.
그런 춘희가 우연히 책을 기부하려다 명상센터를 알게 되고 거기에서 주황을 만나 타인과 관계를 맺어보고, 사기도 당해보고, 자기보다 불쌍한 사람을 도움으로써 춘희는 조금씩 성장한다.
이야기 초반에 춘희는 번개를 맞고 쓰러진다. 우리는 번개를 맞은 춘희의 앞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날 것을 예상하게 되는데, 그 변화란 어린 춘희의 등장이다.
1.조실부모한 고아 / 2.다한증 / 3.눈칫밥 먹는 더부살이 / 4.매일 컵라면 먹기 / 5.평생 마늘까기 / 이 정도의 설정도 너무 많은데, 6.번개맞기 / 7.어린 춘희 만나기가 추가된다.
어린 춘희를 등장시키기 위해 번개를 때리는 게 뜬금없지만, 아무튼간 어린 춘희를 만난다는 것은 위로받지 못했던 내면의 어린아이와 마주하는 일이다. 차마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던 그 시절의 불쌍하고 어린 나를 어른인 내가 안아주는 것, 그렇게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앞으로 나가가는 것. 그러므로 너는 쓸모없는 아이가 아니라 태어나길 잘한 아이라는 것. 그것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이다.
결국 춘희는 그 집을 떠난다. 자발적으로 떠났으면 좋았으련만, 사촌오빠가 투룸 정도 얻을 수 있는 돈이라며 봉투를 내밀고, 사촌오빠에게 갑자기 왜 그랬냐고 화를 내며, 라면이 아닌 고기를 사먹고 나서 이사간다. 이사를 가도 여전히 마늘을 깐다.
어른 춘희가 몇 살이나 되었는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춘희는 이제 다락방이라는 안전기지와 상처받은 어린아이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영화에서는 보여주지도, 다루지도 않더라도 외삼촌네 식구나 주황, 노숙자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곳에서 성장하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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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다른 영화들을 다 보려고 한다. 다른 작품들이 좋더라도 이 작품을 좋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건 어쩔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들의 영화들 중에서도 절망적인 영화들이 한두 편씩은 있으니까.
어린 시절의 상처를 직면하고 과거와 화해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 분명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똑바로 바라보는 건 너무 무섭고,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상처받을 것 같다. 상처받은 어린이는 마음 속 어딘가에 꼭꼭 숨어있다 별안간 툭 튀어나온다. 우리에게 번개가 떨어질 일은 극히 드무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상처투성이 불쌍한 어린이를 잘 위로하고 달래주어서 마음 속 감옥에서 풀어주는 수밖에.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춘희에게 떨어진 번개처럼, 커다란 위로가 될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모두 태어나길 잘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시사회에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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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의 화원 - 평범한 여직원이 분노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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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12월 15일 개봉한 작품
‘지옥의 화원’의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 받는 대양아치의 시대… 왕년의 양아치, 폭주족들이 최강 자리를 놓고 사내 파벌을 형성하며 군웅할거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회사 생활을 보내던 나오코는 새로 입사한 란과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뛰어난 싸움 실력을 지닌 란이 사내 서열을 평정한 후 전국 양아치들의 표적이 되고 나오코 역시 주먹 세계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마는데… 회사원은 언제나 싸우고 싶다. 심장을 뜨겁게 할 오피스 코믹 액션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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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공식 예고편
" 다 죽을거야. 희망 같은 거 갖지마요." 학교는 생존을 위한 전쟁터로, 친구는 가장 위험한 적으로 변했다. 우리는 함께 살아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죽기 싫다. 죽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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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피 뉴 이어> 티저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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