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3-11-13 22:49:47
고독정식보단 시끌시끌 투게더지
영화 '더 마블스' 리뷰
쓸쓸한 고독정식을 먹는 것보단 시끌시끌하지만 투게더가 더 보기 좋다는 걸까. 솔로보다 팀이 낫다고 '더 마블스'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너무 재미없고 유치하게 풀어낸다는 게 아쉽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5의 3번째 영화이자 캡틴 마블의 두 번째 실사영화인 '더 마블스'는 우주를 지키는 최강 히어로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초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모니카 램보(티요나 팰리스),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과 위치가 바뀌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새로운 팀플레이를 펼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실 캡틴 마블 캐릭터 설정이 다른 캐릭터들보다 압도적인 능력치를 지닌 '먼치킨'에 가깝기 때문에 재밌게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크리족 리더이자 빌런인 다르-벤(자웨 애쉬튼)이 자신의 나라 할라를 구원하기 위해 사용하는 아이템 퀀텀 뱅글과 그로 파생된 점프 포인트 여파로 캡틴 마블, 모니카 램보, 그리고 미즈 마블이 서로 엮이게 되는 스토리로 밸런스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풀버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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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울리는 사진 한 장, 그리고 하나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 2000
드라마 / 대만, 일본 / 173분
감독: 에드워드 양
가슴 울리는 사진 한 장, 그리고 하나
사람들은 살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 사실 자신이 보지 못하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무한정 허비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뿐더러 대부분 어른에게 고민은, ‘결과적으론 다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 그리고 둘>은 어린 양양의 사진을 통해 세상을 한쪽 눈으로만 보는 이들의 두 눈을 뜨게 하고, 그동안 외면하기만 했던 진실을 깨닫게 한다.
주인공 양양은 하나의 진실을 알기 위해선 앞과 뒤를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보이는 것이 곧 전부인, 순수한 아이 덕에 가족들은 자신들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삶의 이면을 알게 된다. 결국 우린 아이에게서 삶의 철학을 배우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관객까지도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영화다.
출처: 영화 <하나 그리고 둘> 중
“아빠가 보면 내가 못 보고, 내가 보면 아빠가 못 봐요. 그럼 우린 반쪽짜리 진실만 보는 건가요?
양양의 삼촌은 길일에 결혼식을 올린 이유만으로 자신의 인생에 좋은 일만 가득할 거라 믿는다. 행복하게 잘 살아보려는 그의 노력엔 가장 중요한 점이 빠져있다. 그 점을 양양이 사진으로 찍어 그의 손에 쥐여준다. “삼촌은 뒤를 못 보니까 내가 찍었어요.”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제때 쓰레기봉투를 버리지 않아 할머니가 쓰러졌다고 생각하는 양양의 누나, 팅팅에겐 세상은 언제나 불공평하다. 팅팅에겐 참고 견디는 것이 그녀의 완전하고 진실한 삶의 자세다. 그러나 그녀 역시 고작 앞만 보고 있을 뿐이다. 누가 그녀에게 그런 자세를 강요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팅팅에게 자신의 뒤를 볼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녀가 하루아침에 당당하게 진실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본인이 아는 것도 직접 보지 않으면 확신할 수 없음에도 훈수를 두고, 핀잔을 주는 양양의 선생님 같은 어른들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출처: 영화 <하나 그리고 둘> 중
아빠(NJ)의 30년 전 실패한 첫사랑과 팅팅의 설레는 첫 연애가 교차편집되는 이유를 감독에게 묻지 않아도 관객은 알 수 있다. 옷깃만 스쳐 간 사랑도 사랑이라 했다. 그렇기에 누구에게나 후회는 찾아온다. 후회는 삶을 되돌리기 위한 발판이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이자 기회다. 과거의 선택이 다시 주어진다 해도, 우린 꺾이지 않고 곧게 나아가야 한다. 유독 밝은 곳만 눈에 담으려는 몹쓸 고집들이 있기 때문이다.
깨어나지 않는 엄마를 앞에 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양양의 엄마나, 가족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껴보지 못해 자꾸 거짓된 사랑만을 느끼는 옆집 소녀 리리의 뒷모습엔 어둠에 짙게 깔려있다. 우린 모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싶은 뒷면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뒷면을 본인까지도 외면해 버린다면, 당신에게 완전한 ‘하나’는 영원히 존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깨달은 건, 사는 게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거야. 왜 그걸 전엔 몰랐을까.”란 양양 엄마의 말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양양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각자가 가진 ‘모든 내면’이다. 반쪽짜리 진실만 갖고 타인을 비난하고,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고, 쉽게 절망하는, 즉 한 인간이 가진 ‘수많은 나(자아)’ 말이다.
<하나 그리고 둘>은 다양한 인생을 담고 있다. 특정 인물의 이야기에만 치우쳐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들의 삶의 굴곡을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엮어 천천히 풀어나간다. 감각적인 영상미부터 배우들의 명대사까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 170분이 넘는 상영시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출처: 영화 <하나 그리고 둘> 중
귀여운 나비넥타이를 하고 할머니 영정사진 앞에 서서 편지를 읽는 양양의 모습은 <하나 그리고 둘>의 명장면이다. 그의 모든 말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이 말 한마디가 여전히 웃음을 나게 한다.
“… 아, 나도 이제 다 컸나 보다.”
많은 이가 꼭 이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 아직도 우린 양껏 크지 못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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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권에서 씹어먹은 장르 '청춘멜로' 영화 추천작
씁쓸하면서도 찬란하고, 아련하면서도 아름답다.
중화권의 ‘청춘멜로’는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중화권의 젊은 세대는 전통적 가치와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경험하며
혼란을 겪어왔기 때문에, 그들의 '시절'을 되짚어 보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너’ ‘시절’ ‘우리’ ‘청춘’이란 단어가
영화 제목에 자주 사용되는 이유가 아닐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청춘적니
17살, 빈 교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링이야오'에게 첫눈에 반한 '뤼친양'. 그의 순수한 고백에 '링이야오' 역시 호감을 느끼며 두 사람은 사랑을 쌓아 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이 전부일거라고 생각했던 10대와 달리 20대에 들어선 두 사람은 점차 현실적인 문제들로 지쳐가고, 마침내 두 사람이 사랑한 지 10년이 되는 날, '뤼친양'은 '링이야오'를 위해 운명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내 청춘 속 누구보다 빛났던 너, 세상 끝에서 다시 함께하게 될 거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이제 막 17살이 된 ‘커징텅’은 ‘쉬보춘’, ‘아허’, ‘라오차오’, ‘랴오잉홍’과 친한 친구가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교 최고 모범생 ‘션자이’를 좋아한다는 것! 어느날, 수업 중에 상상도 못할 장난을 치다 딱! 걸린 ‘커징텅’은 ‘션자이’에게 특별 감시를 받게 된다. 범생이와 문제아 사이, 절대 좁혀질 것 같지 않았던 거리는 점차 가까워져 가고… 잘해보려는 속마음과 달리 자꾸만 엇나가는 순간, ‘커징텅’은 자기 나름대로 마음을 고백하지만 ‘션자이’는 대답하지 않고, 15년이 지난 후에야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 반짝이는 열일곱, 첫사랑이 시작됐다! 영원히 기억될 두근거림이 다시 한번 극장가에 돌아온다!
소년 시절의 너
시험만 잘 치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고 가르치는 세상에서 기댈 곳 없이 세상에 내몰린 우등생 소녀 ‘첸니엔’과 양아치 소년 ‘베이’.
비슷한 상처와 외로움에 끌려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 두 사람은 수능을 하루 앞둔 어느 날, ‘첸니엔’의 삶을 뒤바꿔버릴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첸니엔’만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베이’는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 모든 것을 해결하기로 마음 먹는데… “고마워. 내 세상의 전부, 소년시절의 너.”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1987년, 오랜 세월 지속했던 계엄령이 해제된 대만. 같은 반 남학생 자한과 버디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사방에 퍼져 있는 동성애 혐오.
그리고 너무나 무거운 부모님의 기대. 두 사람은 이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먼 훗날 우리
2007년 춘절, 귀향하는 기차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린젠칭’과 ‘팡샤오샤오’. 베이징에서 함께 꿈을 나누며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현실의 장벽 앞에 결국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된다. 10년이 흐른 후, 두 사람은 북경행 비행기에서 운명처럼 재회하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남색대문
단짝 친구 ‘위에전’에게 사랑을 느끼는 ‘커로우’ 같은 학교 남학생 ‘시하오’를 짝사랑하는 ‘위에전’ 그리고 ‘커로우’의 비밀을 알지만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시하오’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내 마음이 선명해질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어쩔 줄 몰랐던 열일곱 가슴 아린 짝사랑과 설레는 첫사랑 사이에서 한 여름의 성장통을 지나는 세 청춘의 이야기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만일 그때 너에게 내 마음을 전했다면 지금의 난 달라졌을까?” 18년 전의 대만 타이난.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 ‘지미(허광한)’는, 배낭여행 중 잠시 일자리를 찾아 온 일본인 ‘아미’를 만난다. 천진난만한 그녀와 지내는 동안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이 자라는 ‘지미’. 그러나, 돌연 ‘아미’가 귀국을 하게 되고 갑작스런 이별에 충격을 받은 ‘지미’에게 ‘아미’는 서로의 꿈을 이룬 뒤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떠난다.
“나 지금, 너에게로 가고 있어” 시간이 지나 현재. 타이페이에서의 성공한 삶에 지쳐 고향에 돌아온 ‘지미’는, 예전에 ‘아미’로부터 받은 그림엽서를 발견한다. 첫사랑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녀가 나고 자란 일본으로의 여행을 결심하는 ‘지미’. 도쿄부터 가마쿠라, 나가노, 니가타 그리고 ‘아미’의 고향 타다미로 향하는 도중 예기치 않았던 소중한 만남을 되풀이하며 ‘지미’는 ‘아미’와 보냈던 그 여름의 나날들을 떠올린다. 이윽고 다다른 ‘아미’의 고향에서 ‘지미’가 알게 된 18년 전 ‘아미’의 진짜 마음이란...
여름날 우리
처음이었다, 사랑이 싹트는 기분 너에게 풍덩 빠져버렸던 17살의 여름. 너를 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21살의 여름. 그리고 몇 번의 여름이 지나고 다시 만난 너, 이젠 놓치지 않을 거야. “널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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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직한 엔딩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엔딩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으로 만약 영화의 마지막이 해피엔딩이었다면, 그 울림이나 묵직함은 이만큼 깊고 크진 않았을 것이다.
내 삶을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는 존재가 나 자신이 아닌, 사회 공권력과 그것을 실무에서 적용시키는 자라는 사실을 자각하지만, 그들 앞에 무릎꿇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고자 애쓰는 블레이크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의외로 자존심이 내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 여기는 이들은 이 세상에 꽤 많다.
하지만 그들 또한 누군가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대상이 있음을 보면, 사회적인 서비스 체계 역시 그들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내가 가진 기술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사회적 연결망은 서로가 서로의 도움이 되어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지지와 의지처가 되어줍니다.
영화가 준 묵직한 울림이 스크린 안에만 머물지 않길 바라며 켄 로치 감독의 차기작 '나의 올드 오크' 이후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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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히 기억될 영화 속 댄스 장면
다들 영화를 보면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에디터는 영화 속 댄스 장면이 유독 오래 기억에 남고는 합니다.
그래서 에디터 마음속 기억을 모아 모아 준비해 보았습니다!
춤추는 장면들만 보아도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여러분만이 간직하고 있는 댄스 장면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조조 래빗 Jojo Rabbit> (2020), 타이카 와이티티 Taika Waititi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와 단둘이 살고 있는 10살 소년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원하던 독일 소년단에 입단하지만 겁쟁이 토끼라 놀림 받을 뿐이다. 상심한 ‘조조’에게 상상 속 친구 ‘히틀러’(타이카 와이티티)는 유일한 위안이 된다. ‘조조’는 어느 날 우연히 집에 몰래 숨어 있던 미스터리한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를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왜 여기에?! 당신을 웃긴 만큼 따뜻하게 안아줄 이야기가 펼쳐진다!
<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2001), 스티븐 달드리 Stephen Daldry
영국 북부 탄광촌에 사는 11살 소년 빌리. 매일 복싱을 배우러 가는 체육관에서 우연히 발레 수업을 보게 된 그는 토슈즈를 신은 여학생들 뒤에서 동작을 따라한다. 그에게 재능을 발견한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은 빌리에게 특별 수업을 해주고 로얄발레학교의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한다.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거라며 반대하는 아버지 몰래 신나게 춤을 추던 어느 날, 빌리는 불쑥 체육관에 찾아온 아버지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데몰리션 Demolition> (2016), 장 마크 발레 Jean Marc Vallee
“슬프게도… 그녀가 죽었는데 괴롭거나 속상하지도 않아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성공한 투자 분석가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한 그를 보고 사람들은 수근거리고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데이비스는 점차 무너져간다 “편지 보고 울었어요, 얘기할 사람은 있나요?” 아내를 잃은 날, 망가진 병원 자판기에 돈을 잃은 데이비스는 항의 편지에 누구에게도 말 못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어느 새벽 2시, 고객센터 직원 캐런(나오미 왓츠)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뭔가를 고치려면 전부 분해한 다음 중요한 게 뭔지 알아내야 돼” 캐런과 그의 아들 크리스(유다 르위스)를 만나면서부터 출근도 하지 않은 채, 마음 가는 대로 도시를 헤매던 데이비스는 마치 자신의 속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망가진 냉장고와 컴퓨터 등을 조각조각 분해하기 시작하고 끝내 아내와의 추억이 남아있는 집을 분해하기로 하는데…
<어나더 라운드 Another Round> (2022), 토마스 빈터베르그 Thomas Vinterberg
각각 역사, 체육, 음악, 심리학을 가르치는 같은 고등학교 교사 니콜라이, 마르틴, 페테르, 톰뮈는 의욕 없는 학생들을 상대하며 열정마저 사라지고 매일이 우울하기만 하다. 니콜라이의 40번째 생일 축하 자리에서 “인간에게 결핍된 혈중 알코올 농도 0.05%를 유지하면 적당히 창의적이고 활발해진다”는 흥미로운 가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마르틴이 실험에 들어간다. 인기 없던 수업에 웃음이 넘치고 가족들과의 관계에도 활기가 생긴 마르틴의 후일담에 친구들 모두 동참하면서 두 가지 조건을 정한다. [언제나 최소 0.05%의 혈중 알코올 농도 유지할 것! 밤 8시 이후엔 술에 손대지 않을 것!] 지루한 교사, 매력 없는 남편, 따분한 아빠, 최적의 직업적, 사회적 성과를 위해 점차 알코올 농도를 올리며 실험은 계속되는데… 과연 술은 인간을 더 나은 상태로 만들 수 있을지, 도전의 결말은?!
<애프터 양 AFTER YANG> (2022), 코고나다 Kogonada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어느 날 작동을 멈추자 제이크 가족은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 무엇을 남기고 싶었어, 양?
<써니 Sunny> (2011), 강형철
전라도 벌교 전학생 나미는 긴장하면 터져 나오는 사투리 탓에 첫날부터 날라리들의 놀림감이 된다. 이때 범상치 않는 포스의 친구들이 어리버리한 그녀를 도와주는데… 그들은 진덕여고 의리짱 춘화, 쌍꺼풀에 목숨 건 못난이 장미, 욕배틀 대표주자 진희, 괴력의 다구발 문학소녀 금옥, 미스코리아를 꿈꾸는 사차원 복희 그리고 도도한 얼음공주 수지. 나미는 이들의 새 멤버가 되어 경쟁그룹 ‘소녀시대’와의 맞짱대결에서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사투리 욕 신공으로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대활약을 펼친다. 일곱 명의 단짝 친구들은 언제까지나 함께 하자는 맹세로 칠공주 ‘써니’를 결성하고 학교축제 때 선보일 공연을 야심차게 준비하지만 축제 당일, 뜻밖의 사고가 일어나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그로부터 25년 후, 잘 나가는 남편과 예쁜 딸을 둔 나미의 삶은 무언가 2프로 부족하다. 어느 날 ‘써니짱’ 춘화와 마주친 나미는 재회의 기쁨을 나누며, ‘써니’ 멤버들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하는데… 가족에게만 매어있던 일상에서 벗어나 추억 속 친구들을 찾아나선 나미는 그 시절 눈부신 우정을 떠올리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자신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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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이 지나가도 사라지지 않을 소중한 순간들
노웨어 스페셜 (Nowhere Special,2020)
개봉일 : 2021.12.29. (한국 기준)
감독 : 우베르토 파솔리니
출연 : 제임스 노턴, 다니엘 라몬트, 에일린 오하긴스
죽음이 지나가도 사라지지 않을 소중한 순간들
죽음을 가장 가까이 접하는 직업을 가진 ‘존 메이’의 이야기를 다루며 삶과 죽음, 외로움과 보이지 않는 인연에 대해 풀어낸 영화 <스틸 라이프>로 유명한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개봉 날짜 기준)이 2021년의 끝, 아주 살포시 국내에 개봉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영화, <노웨어 스페셜>은 서른네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아빠 존과 네 살짜리 아들 마이클의 이야기다. 존은 매일같이 다양한 모양의 창문을 닦으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의 수많은 일상을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그의 인생의 가장 큰 행복, 아들 마이클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존은 끝없이 사랑하고, 사랑하기에 그만큼 미안한 아들을 바라보며 잠시 시름을 내려놓고 웃기도 하고, 또다시 책임감 한 아름을 짊어지기도 한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
부모와 자식이란 인연은 한없이 소중하면서도 복잡하고, 아프고,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끊어낼 수는 있지만 끝내 부정할 순 없는 단 하나의 인연이니까. <노웨어 스페셜>은 가장 힘이 될 수도 가장 큰 아픔과 죄책감이 될 수도 있는 이 인연으로 이어진 존과 마이클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며 잔잔한 슬픔과 감동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 존과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어린아이 마이클. 존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마이클을 보며 여러 고민에 빠진다. 순수한 어린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또 아이는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죽음이 지나간 자리에 홀로 남겨진 아이를 위해 어떤 것을 남기고 가야 할지. 아이의 새로운 인생을 위해 어떤 이들에게 아이를 맡겨야 할지.. 같은 답 없이 무거운 고민들 말이다.
존은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 얹어진 짐을 묵묵히 견디며 마이클을 위한 새로운 가족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는 풍족하지 못한 현실에 놓인 마이클을 보며 항상 미안함을 느낀다. 비싸고 멋진 장난감을 사주지 못하는 집안 형편, 존이 일을 나갈 때면 엄마가 아닌 보모의 손에 맡겨져야 하는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사회통념상 그다지 자랑스러운 아버지는 아닌 것 같다는 죄책감까지. 존은 이제 부족한 아버지의 손을 떠날 마이클을 위해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 주고 싶어 한다.
최선을 다하고, 모든 걸 줘도 항상 미안한 아버지의 마음과 아버지를 향한 순수한 사랑을 뿜어내는 아이의 커다란 눈망울에 소중한 인생의 한순간이 비치고, 그 안에서 죽음이 지나가도 사라지지 않을 무한한 사랑을 느꼈다.
주연을 맡은 연기 천재 다니엘과 제임스의 눈빛
<노웨어 스페셜>의 강점은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에도 있지만, 주연을 맡은 두 배우 제임스 노턴과 다니엘 라몬트의 연기도 큰 몫을 한다. 4살의 나이로 <노웨어 스페셜>을 통해 데뷔한 다니엘 라몬트와 따뜻하고 깊은 눈빛을 보여준 제임스 노턴 배우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따로 설명해 주지 않아도 온갖 부자 서사가 뚝딱 만들어진다.
특히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대사를 읊는 다니엘을 보면 미소가 절로 나며 나의 4살 시절을.. 반성하게 된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 그때쯤 나는 엄마한테 “이건 뭐야?” 정도의 질문만 반복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게 바로 진정한 ‘연기 천재’구나 싶다. 내가 결혼을 일찍 했으면 .. 저만한 아이가 있을 수도 있는.. 나이니까.. 이모를 넘어 사실상 엄마의 눈으로 흐뭇하게 지켜봤던 것 같다. 이 배우가 어떻게 성장할지 정말 정말 기대된다. 만약 <노웨어 스페셜>이 뛰어난 영화가 아니었다고 해도, 다니엘 라몬트를 발굴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을 만큼 말이다.
자연스러운 인생의 한순간
툭,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인생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영화이자 ‘우리 감정에 솔직하게, 오랜만에 울어보자’는 느낌이 드는 영화다.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부터 그렇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홀로 남겨질 어린아이. 그리고 ‘새 부모를 찾는다’는 포스터에 박힌 절절한 문구와 대놓고 관객들의 눈물을 뽑아낼 영화라며 경품으로 쓰인 두루마리 휴지까지. 누가 봐도 ‘이 영화는 슬플 것이다,’, ‘눈물 나는 영화다.’라는 느낌이 확 온다.
하지만 <노웨어 스페셜>은 감정 없이 눈물을 쥐어짜는 영화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아버지와 아들의 상황을 봐, 슬프지. 울어봐!하는 식으로 절망과 슬픔을 쌓아가는 형식이 아니다. 이야기는 잔잔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간혹 고통을 느끼는 존의 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존은 묵묵히 평소처럼 일을 하고, 마이클과 시간을 보내고, 함께 책을 읽고 케이크를 만들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공원을 거닌다.
새로운 가족이 되어줄 이들을 만나는 약속을 제외하면, 존과 마이클의 일상은 평소처럼 흘러간다. 평온하고 온전하게, 사소한 행복으로 가득 찬 모습으로 말이다. 커다란 흔들림 없이 두 사람의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가고, 존과 마이클은 죽음에 대해 조금씩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리고 존은 이 이야기의 끝에서 마이클의 새로운 선택을 접하며 지금껏 알지 못했던 마이클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사실 관객들을 울리는데 어린아이와 부모의 눈물만큼 확실한 장치가 없지만 <노웨어 스페셜>은 그런 치트키 같은 장치를 전혀 쓰지 않는다. 그리고 ‘죽음’을 마냥 이별, 마지막 같은 슬픈 의미로 풀어내지 않으며 이별보다는 죽음 앞에서도 온전할 사랑에 대해, 앞으로 더 긴 인생을 살아갈 아이의 선택에 집중한다.
나는 <노웨어 스페셜>을 보며 만들어진 관객들의 눈물엔 억지 눈물이 단 한 방울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느낀 <노웨어 스페셜>은 억지가 아닌 진실된 감정이 가득한 영화였으니까.
노웨어 스페셜 시놉시스
서른네 번째 생일을 맞은 창문 청소부 ‘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그에게는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다. 바로 네 살짜리 아들 ‘마이클’에게 새로운 부모를 찾아주는 것. 세상에 혼자 남을 아이를 위해 ‘존’은 특별한 부모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창문 너머로 비치는 다양한 인생의 흔적들,
그리고 존의 눈에 들어오는 다른 가족들의 순간들
창문 청소부인 존은 매일같이 여러 손님들의 창문을 닦는다. 화려한 장식품이 가득한 가게, 음식점, 아이를 키우는 잘 사는 가정집의 창문. 크기와 모양새, 달려있는 높이도 모두 다른 창문 너머엔 방주인의 인생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가득하다. 부족함 없이 자란 아이의 놀이방엔 장난감이 바닥에 굴러다니고, 존이 닦고 있는 가게 유리창 너머엔 비석 모양의 장식품이 가득하고, 그 가게 반대편엔 화목해 보이는 한 가족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는 모습이 보인다.
존은 자신의 인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마이클은 자신과 다른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자신이 해주지 못한 것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집의 자식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가끔 마이클이 던지는 “우리 엄마는 어디 있어?”라는 물음이 “나도 엄마가 있어?”라는 의미가 아닌, 정말 말 그대로 “엄마는 어디로 외출했어?” 정도의 질문이길 바랐을 것이다. 조금 더 배워 선망받는 위치에서 일하고, 부유한 환경에서 마이클이 원하는 강아지도 키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을 것이고, 마이클이 자라 친구들과 운동을 배울 때면 그 옆에서 유니폼을 챙겨들고 응원하고 싶었을 것이다. 존의 눈에 비치는 다른 가족들의 모든 순간들이, 특별하고 아리게 다가온다. 평범하고 완전한 가족, 존은 마이클에게 그런 가족이 되어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일
이제야 4살이 된 어린 마이클은 존을 가장 좋아한다. 존의 팔뚝에 있는 타투를 따라 그리고, 함께 생일 케이크를 고르고, 존의 목에 올라타 아이스크림을 먹는 순간을 좋아하고, 장난감이 많은 놀이방이 없어도, 그저 우리가 함께하는 ‘우리 집’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순수한 아이. 그게 마이클이다. 마이클에게 존은 사랑하는 아버지이자 유일한 가족이다. 불만 같은 부정적인 감정 하나 없이, 마이클은 그저 존을 사랑한다.
마이클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는 어린아이다. 마이클은 존의 34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당연하게도 초를 1개 더 꽂을 35번째 생일이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존은 마이클에게 죽음을 설명해 주기 위해 함께 동화책을 읽고, 죽은 딱정벌레를 보며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죽음은 마냥 슬픈 것이 아닌, 영혼이 육체를 떠난 것뿐이라고, 떠난 것은 사라지지 않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의 주변에 남아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렇게 마이클은 조금씩 죽음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죽음에 대해 질문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에 이른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마이클뿐만이 아니라 존 또한 죽음에 대한 태도를 조금씩 바꿔간다. 영화의 초반, 존은 새로운 가족 후보들을 만나면서 아이가 아빠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하냐는 질문에 그저 “창문 청소부로요.”라고 답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어린 마이클이 부족했던 가족과 그에 대한 기억을 잊고 새로운 삶을 살길 바랐지만, 영화의 후반부엔 생각을 바꾸고 마이클을 위한 편지와 자신의 물건 몇 가지, 그리고 떠나버린 아내의 장갑을 남긴다. 나의 죽음이 마이클의 괴로움과 상처가 아닌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길 바라며, 마이클이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준다면 우리의 아름다운 순간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존은 그렇게 초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인다.
멈추지 않고 흐를 마이클의 시간, 그리고 마이클의 선택
함께 카니발에 놀러 간 존과 마이클이 거울의 방을 지나는 장면을 보면, 거울에 비친 마이클이 존보다 더 크게 표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존이 떠나더라도 마이클의 시간은 계속될 거란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존이 세상을 떠나도 아이의 시간은 계속될 것이고, 언젠간 존보다 더 큰 어른이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날이 오기 위해선 우선 어린 시절을 보살펴줄 새로운 가족을 만나야 하는데.. 존은 이 문제에 대해 혼자 무거운 고민을 반복한다. 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에서 홀로 중대한 결정까지 짊어진 존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진다. 그러던 중, 존은 문득 ‘내가 이 아이의 결정을 대신해도 되는 걸까?’ 의문을 갖게 된다. 앞으로 새로운 가족과 살아갈 사람은 마이클이고, 마이클도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궁금증을 표할 수 있는 한 사람인데 말이다.
강아지를 키울 수 있는 마당,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부유한 집안, 장난감 하나쯤은 쉽게 사줄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부모, 사회 통념상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두 부모가 있는 가정. 존은 이러한 조건들에 집중했지만, 마이클은 조금 달랐다. 마이클은 자신과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사탕의 수를 세나갔던, 처음으로 “아줌마는 언제 죽어요?”라고 질문했던 집을 선택한다. 그 집은 마당도 없었고, 부유한 집안도 아니었고, 안정적인 커플도 아니었지만,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아이만큼, 새로 올 아이를 사랑해 줄 수 있다’고 말하던 유일한 집이었다. 새로운 가족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른의 눈으로 본 가정 환경이나 부유한 경제력도, 커다란 마당도 아닌 새로운 가정에서 살아갈 아이의 마음, 그리고 아이를 향한 어른의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존은 전혀 부족함 없는 훌륭한 아버지가 아니었을까? 마이클이 아버지와의 시간을 오래도록, 아프지 않게 아름답게 지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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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도 지도가 있대
‘해녀’는 어떤 전형(典型)으로 기억되어왔다. 검은색 잠수복과 둥근 물안경을 쓰고, 조그마한 그물망을 맨 채 잠수했다가 물 밖으로 나오기를 반복하는 여자들, 바다 근처에서 살면서 딱딱한 껍데기를 지닌 생물을 채집하기를 반복하는 여자들. 어쩌면 멸종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직업. 모두 틀린 묘사는 아니다. 그러나 <물꽃의 전설>은 한발자국 더 다가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동시대 관객에게 전달한다. 과장하거나 연민하지도 않고, 전형을 깨부수거나 극화하지도 않은 채로.
<물꽃의 전설>이라는 제목은 무릇 판타지 장르 같은 인상을 주는 제목이다. 자연스레 ‘물꽃’이 무엇인지, 또 해녀들의 이야기에 왜 전설이라는 제목이 붙었는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는 러닝타임 전체에 걸쳐 그 이유를 말한다. 영화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전설’이라는 단어에서 두 가지 의미가 읽힌다. 첫번째는 한 분야에 통달해 최고의 전문가가 된 사람, 두번째는 말 그대로 신화처럼 오래오래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자그마치 87년을 물질해온 현순직 해녀와 이제 막 1년여의 경력을 쌓은 채지애 해녀를 중심으로 해녀들의 일년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관객은 자연스레 그들만이 가진 세계를 보게 된다. 뭍에서 물끄러미 관찰하기만 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고, 제사를 지내고 옷을 입고 도구를 골라 챙겨 들고 잠수하는 그들의 업무를 카메라에 담았다. 날이 좋고 물이 맑아 소라와 팔뚝만한 전복을 발견하는 때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설이 내리는 날 물질해야하는 때도 모두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현순직 해녀가 가진 노하우를 초보 해녀와 관객이 함께 듣는 것이다. 그렇게 <물꽃의 전설>은 해녀들을 전설로 만든다. “그들은 용궁에서 태어나 뭍으로 오고, 봄이 되면 바다의 여신에게 제사를 드린대. 그러면 바다가 소라와 해삼과 전복을 내어 주고, 바다 지도를 전부 욀 만큼 자라면 빨간 물꽃을 선물해 준대. 그러다 때가 되어 여신이 불러 숨을 거두면 다시 용궁으로 돌아간대.” 라고 말하는 전설.
‘물꽃’은 다름 아닌 형형색색의 산호초이다. 먼 바다와 강한 해류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경력이 쌓이고, 제주 바다를 구역별로 나누어 만든 지도를 줄줄 꿸 정도가 되면 비로소 전설인 줄로만 알았던 물꽃을 목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멋진 전설에서 행복하게 이야기를 마치지 못한다. 이 불가피성은 어떤 개인적인 비극이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가 침투하면서 나타난다. <물꽃의 전설>이 카메라에 담은 2016년부터 2021년경까지, 바다는 너무나도 빨리 황폐해진다. 처음에는 공장에서 뿜어내는 폐수가 시야를 흐리더니, 해가 갈수록 전복과 소라, 성게가 차례로 사라진다. 자신의 얼굴만큼 큰 전복을 잡아오던 채지애 해녀는 작은 보말로 망을 가득 채워 돌아온다. 그리고 애써 찾아간 먼 바다에, 물꽃은 피어 있지 않다. 물꽃은 영화의 제목처럼 그야말로 전설로 남아 버린 것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면 영화가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은연중에 걱정어린 마음이 찾아온다. 어쩌면 전복과 소라, 성게, 보말조차 바다의 여신이 거두어 갔다는 전설로 남아버리는 것 아닐까?
이런 질문을 남겨 두고 <물꽃의 전설>은 끝이 난다. ‘훈훈하고 애연하며 무엇보다 숨 막히게 아름답다’는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평처럼, 영화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따스하다. 한편 ‘예찬만 할 수 없었다’라는 고희영 감독의 말처럼 모든 것이 그저 전설로 남아 이야기로만 전해지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극장을 나서게 한다. 그렇게 영화는 신비화도, 대상화도 없이 ‘전설’이라는 말의 의미와 그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힘을 거머쥔다.
(이 리뷰는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에서 초대받은 시사회에 참석 및 관람한 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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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빗구미입니다!
🐰✨ 오늘은 김태용 감독의 신작 '원더랜드'에 담긴 세 가지 감정을 알려드립니다. 🎥🍿
이번 원더랜드의 평가가 좋지는 못한 상황인데요. 😢🔍
영화 속에 담긴 감정은 잘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저와 함께 영화 속에 담긴 감정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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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포함】로리콘의 충격적인 최후
#롤리타 #로리타 #lolita
안타까운 소식이 끊이질 않습니다
시국이 정말 뒤숭숭한 요즘이 시국 이 시점에서
우리에 책임은 없는가
우리를 되돌아봤으면 합니다영화 롤리타를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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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작가 슈라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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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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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원티드 킬러> 메인 예고편
전설적인 총잡이 ‘빌리 더 키드’(데인 드한)는
미국을 뒤흔든 희대의 현상 수배범으로 쫓기고 있는 상황.
여기에, 자비 없는 추격자 ‘개릿’(에단 호크)까지 합류하며
‘빌리 더 키드’는 벼랑 끝에 내몰려 결국 체포되고 만다.
이에, ‘빌리 더 키드’는 탈옥을 하고자
미국을 향해 선전포고하며 전면전을 감행하는데…
쫓고 쫓기는 무법 질주 액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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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틀라스> 공식 예고편
실력은 뛰어나지만 염세적인 데이터 분석가 아틀라스 셰퍼드(제니퍼 로페즈). AI를 극도로 불신하는 그녀가 비밀스러운 과거를 공유한 로봇 반역자를 체포하는 임무에 합류한다. 그러나 곧이어 계획이 틀어져 버리고, 이제 아틀라스는 AI로부터 인류의 미래를 구하기 위해 AI를 믿는 수밖에 없다. 《아틀라스》, 5월 24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