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3-10-09 21:07:52
[BIFF 데일리] 지상낙원을 찾는 어리석은 인간의 기대에 대하여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파라다이스'

한 인도인 커플이 지상 낙원 스리랑카를 여행한다. 그러던 중 숙소에 들이닥친 도둑에 의해 핸드폰과 노트북을 잃어버린다. 그 길로 커플은 스리랑카 경찰을 찾아가는데 스리랑카 경찰은 게으름을 피우기 일쑤다. 기름이 모자라서 못간다는둥 이 경찰 생각보다 강적이다. 이에 케사브는 위력을 행사하며 소위 갑질을 시전한다. 그의 갑질에 겁먹은 경찰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긴 한데, 어째 억울한 사람들만 죽어나가는 것 같다. 이들의 여행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1. 지상낙원에서 지옥을 맛본 커플

케사브의 행동은 여러모로 분노를 유발한다. 여행을 와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워커홀릭인 그는 핸드폰을 잃어버리자 절망하고 예민해지며 소위 진상이 된다. 경찰이 사건을 적당히 뭉개는 걸 보자, 인도 정부에 그를 고발할 것이라는 둥 고압적으로 나가기도 하고 직원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기도 한다.
이런 그의 예민함은 경찰로 하여금 보여주기식 수사를 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억울한 사망자를 만들어내 안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 스리랑카인들의 폭동을 만들어낸다.
그와 대조되는 아내, 암리사는 특히 사슴에 꽂히기도 하며 스리랑카의 전설과 자연에 관심이 많다. 그녀는 자신의 성공이 날아갈 위기에 처한 케사브의 예민함이 억울한 사람들을 향하는데도 뻔뻔한 케사브의 이기적인 행보를 보며 여러번 정떨어져하는 모습을 보인다.
케사브에게 스리랑카라는 지상낙원은 성공을 날려버린 곳으로, 암리사에게는 남편의 이기심을 확인하며 각기 다른 이유의 지옥이 되었다.
2. 지상낙원과는 너무 먼 스리랑카의 현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스리랑카인들이 기름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기름도 부족하니 전기도 부족하고 뭐 하나 있는 게 없다. 경찰도 보면 시민들을 지키기보다는 시민 위에 군림하고 있으니 폭동들이 난무하고 테러가 난무한다.
한 관광객의 위력 행사로 공권력이 시민들의 편이 되지 않는 것만 봐도 그 사회의 참상은 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나온 역사에도 비슷한 모습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물품조차도 제대로 수급되지 않는 사회에서의 국민들의 고통이 그저 즐기려고 온 관광객의 모습과 대비되며 시타와 라마 전설이 어쩌고저쩌고가 무슨 소용일까 싶었다. 그와중에 자연풍경은 참 아름답고 평화로워서 그들의 참상과 비교되어 더욱 안타끼움을 자아낸다.
3. 전설은 각자만의 버전이 있다.
이 영화의 인상적인 지점이 있다면 영화에 주요한 소재로 쓰인 라마야나 전설의 해석이다. 스리랑카 안에서도 전설에 대한 해석이 다 다르게 퍼져있다. 한 전설을 두고, 어떤 사람은 세기의 러브스토리로 묘사하고, 한 사랑은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린 작품으로 묘사한다. 다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보는 것이다. 혹은 가장 잘 팔릴 버전으로 왜곡하기도 한다. 다 각자만의 관점대로 해석하고 퍼트린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진리는 결국 없는 것 같다. 종교인들의 숨과도 같은 성경조차도 이리 다양한 해석본이 있으니 진리라는 것은 어쩌면 없을지도 모르겠다. 당신만의 진리만 있을 뿐.
총평
영화를 보고있자면, 그리고 지상낙원에는 선인들만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지상낙원에 살던 아담과 이브 사이에도 뱀이 등장했던 것처럼 어디에나 케사브나 경찰 같은 기회주의자들은 있다. 그러니 완벽한 선인들만 사는 천국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야 공존하면서 살 수 있다. 공존은 나와 다른 사람까지 사랑하지 않아도 그저 그런 인간도 있다고 인정하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그리고 지상 낙원은 없다는 것을 다시금 인정하게 된다. 완벽한 지상낙원은 없기에, 그래서 전설 속에서나 그런 곳들이 존재한다는 것이겠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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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비우스 / Morbius, 2020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테니, 해당 작품이 '어떤 청사진을 펼쳤는지?'를 말해보겠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멀티버스(다중우주)"를 인정하며 3명의 스파이더맨을 비롯해 악당들까지 종합선물세트로 내놓은 결과물은 제작진과 관객들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제는 관객들의 바램과 제작진들의 의도가 '얼마나 일치하는지와 상충되는지?'에 걱정과 기대가 공존하는데요.
그런 점에서 첫 타자로 나서는 <모비우스>는 어땠는지? - 영화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희귀 질환을 앓고 있던 "모비우스"는 자신을 비롯해 똑같은 질환에 걸린 이들의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흡혈박쥐와 인간의 DNA 결합에 성공하고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에 나서는데요.
결과는 성공하나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사람의 피를 갈구하는 것을 알게 되는데...왜, 박쥐 중에서 "배트맨"만 있는 줄 알아?
1. 면접관의 느낌이 이런 건가?
솔직히, 영화 <모비우스>는 본 작품보다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를 비롯한 "SSU(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구성하는 하나의 퍼즐로 더 관심이 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하나의 영화로 끝나지 않을게 관객들이나 제작진 모두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모비우스>를 어디에 초점을 두고서 봐야 우리는 좀 더 재밌고 만족스럽게 극장을 나갈 수 있을까요?그래서, 니 이름이 뭐니?
영화 <모비우스>는 104분의 분량의 상당 부분을 자기소개에 할애합니다.
"박쥐"라는 점에서 경쟁사의 "배트맨"이 연상되나 <모비우스>는 처음이라 관객들과는 처음이라서 이런 부분이 꼭꼭 필요한데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다름 영화들이 해왔기에 관객들에게는 호기심보다는 피로함부터 앞서니 나름의 차별화는 보여줘야만 합니다.
그렇게, 선보이는 "으스스한 분위기"에서 보여주는 폭주한 상태에서의 액션은 나름 시선을 이끄는데 충분했습니다.2. 여러 갈래로 퍼지는 이야기들
하지만, 이후 각 캐릭터들의 동기에 있어 살짝의 아쉬움이 엿보입니다.
먼저, "모비우스"는 능력을 얻고 치료가 되지만 이후 일정 시간마다 피를 마셔야 하는 부작용에 부득이한 피해에 고민을 합니다.
이에 관객들도 납득할 수 있는 데에는 자신과 비슷한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는 이야기를 사전에 제공했기에 그런 그의 고민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의 친구 "마일로"에는 "모비우스"와는 다르게 생략된 설명이 많아 보였습니다.그래도, 악당이고 친구인데...
극중. "마일로" 역시, 똑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인물이나 "모비우스"가 만든 혈청을 맞으며 그와 똑같은 능력을 얻게 되는 캐릭터로 대척점에 서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일로"는 '왜 이를 뽐내는지?'를 설명해야 하는데요. (앞에서 '자신과 비슷한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는 이야기'처럼 말이죠)
그러나, 영화를 보면 그의 행동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만을 합니다. - 아버지와 같은 "니콜스 박사"에게는 "차별적 사랑"에 이야기하지만, 전혀 모르는 바입니다.
여렸을 적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편지를 다른 아이들에게 빼앗겨 얻어맞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비우스"입니다. (이를 "마일로"로만 바꿨어도...)
그러면서, "모비우스"와의 힘을 합치자는 이야기와 그의 연인 "밴 크로포드 박사"와의 사랑까지 중구난방으로 뻗치는 느낌이죠.3. 결국, 쿠키 2개에 마음이 녹는다.
이렇게, "마일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에는 이를 맡은 "맷 스미스"의 연기가 주인공 "모비우스"를 연기한 "자레드 레토"도 만들지 못한 스팟을 만들거든요.
바로, <유주얼 서스펙트, 1995>의 "카이저 소제"가 점점 똑바로 걸어나가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거든요.
물론, 앞서 말한 해당 능력에 따른 부작용까지의 설명이 된 상태라서 다른 의미로의 섬뜩함마저 불러오니 더더욱 설명에 아쉬움이 생깁니다.
이렇게, 본다면 영화 <모비우스>는 아쉬움 투성의 영화로 남겨지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나쁘지만은 않습니다.이래서, 화날 때 쿠키가 좋다는 거야!
이번 영화를 연출한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의 이름만을 들어봐선 모르겠지만, 그가 연출해온 <세이프 하우스, 2012>와 <라이프, 2017>를 봤다면 그의 스타일이 뭔지는 잘 아실 겁니다.
특출난 작품보다는 공식대로 무난하게 만드는 연출자입니다.
그런 점에서 <모비우스>는 특별히, 모나지도 않는 작품으로 충분히 바라볼만한 작품입니다.
다만, 전작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인 만큼 그 모나지도 않는 평범함이 살짝 아쉽게 다가오지만요.※ 쿠키 영상은 2개로 "엔딩 크레딧"이 나오기 전에 다 나옵니다.
※ 앞서 말한 "SSU(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스파이더맨"이 "꼭, 톰 홀랜드만은 아니겠다"는 예측이 됩니다.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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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 없이도 북한을 논할 수 있다는 자신감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군부대. 10년 만에 제대를 앞둔 중사 ‘규남’(이제훈)은 남몰래 휴전선 철책 너머로의 탈주를 준비한다. 부모님도 모두 돌아가셨고, 낮은 출신성분 때문에 미래를 마음대로 계획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 하지만 규남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는 자신보다 먼저 탈주를 시도한 하급 병사 ‘동혁’(홍사빈)을 말리던 중 함께 탈주병으로 체포되어 버린다.
그런데 꼼짝없이 총살형을 기다리던 규남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온다.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보위부 소좌 ‘현상’(구교환)이 규남을 탈주병을 체포한 영웅으로 둔갑시킨 것. 현상 덕분에 사단장 직속보좌가 된 규남은 곧바로 그 자리를 이용해 본격적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현상은 자기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물러설 길 없는 추격에 나선다.
북한 사용법 리뉴얼
한국 영화에서 '북한'이라는 소재는 활용법이 어느 정도 확립됐다. 작품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공식에 충실하다. 우선 주인공은 대부분 공작원 혹은 군인이다. 그들을 도와주든, 견제하든 고위 정치인도 자주 개입한다. 자연히 장르는 첩보물이거나 전쟁 영화다. 간혹 가다가 <크로싱>처럼 탈북민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작품도 등장하지만, 상업영화라는 틀 내에서는 그 빈도가 잦지 않다.
스토리텔링에서는 '민족'을 빼놓을 수 없다. 이데올로기 차이 때문에 갈등을 빚던 이들이 한 민족임을 실감하면서 점차 동료애나 전우애를 쌓아 나간다. 하지만 그들의 우정이나 사랑은 언제나 미완의 완성이다. 잠깐동안 외국에서 만나거나, 본국으로 송환되거나, 애틋함만 남기고 죽는다. <공동경비구역 JSA>, <공조>, <고지전>, <의형제> 등 모두 마찬가지다. <사랑의 불시착>도 로맨스를 중심에 뒀을 뿐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
이종필 감독의 신작 <탈주>는 이 공식에 반기를 든다. 주인공은 여전히 군인이지만, 스토리텔링은 신선하다. 북한 사람만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남한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냈기 때문. 또 곁가지를 과감히 쳐내고 제목에 걸맞은 템포와 긴장감을 조성해 장르적 쾌감도 극대화했다. 그렇기에 <탈주>의 도전은 충분히 유의미해 보인다. 비록 한국 영화 공식을 완전히 전복하지는 못해도, 꽤 큰 균열을 낸 것만큼은 확실하니까.
간결해서 남다른 시작
<탈주>는 시작부터 남다르다. 탈주라는 콘셉트에 충실한 연출과 편집이 눈을 사로잡는다. 모두가 잠자는 새벽에 몰래 깨어나 비밀 통로를 이용해 부대 밖으로 나가는 규남. 그는 지뢰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조금씩 완성하고, 초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부대 막사와 DMZ를 전력으로 오간다. 조금의 여백도 허락하지 않는 컷 전환과 사실적인 묘사 덕분에 이 장면은 질주하는 주인공의 에너지로 가득하다.
독립적인 시퀀스로서도 강렬한 이 장면은 영화의 성격과 전개를 암시하는 시작점으로서도 부족함이 없다. 영화가 오프닝만큼이나 간결하기 때문. <탈주>에는 불필요한 잔가지가 거의 없다. 노래 '양화대교'를 삽입한 플래시백이 대표적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님도 먼저 떠나보낸 규남. 영화는 그의 개인사를 가사와 오버랩하면서 탈북을 선택한 그의 절박함과 결연함을 구질구질한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각인시킨다.
이에 더해 현실적인 묘사 덕분에 규남의 현재 심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겨우 잡은 멧돼지 고기를 전부 장교들에게 빼앗기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제대 후에도 당의 명령대로 살아야 한다는 현실을 자각하거나, 밝은 조명이 가득한 남한 측 휴전선을 바라보는 순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북한군의 꿈이 남 일이 아닌 이유
스토리텔링도 신선하다. 북한을 다룬 기존 한국 영화와는 달리 북한군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도 남한 관객이 감정이입하고 몰입할 수밖에 없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규남과 현상의 미묘한 관계성이 있다. 러시아로 피아노 유학을 갔다 온 엘리트 장교, 현상. 현상네 집안 전속 운전수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흙수저, 규남. 이들은 '실패할 자유'를 대할 때 가장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규남에게는 실패마저도 자유다. 이미 인생이 정해진 북한 체제 하에서 그는 실패할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기에 실패할 자유마저도 갈망한다. 반면에 현상은 자유가 두렵다. 피아니스트로서 실패하고 군인이 된 그에게 자유란 실패를 껴안고 견뎌야 하는 책임과 부담이다. 그래서 현상은 규남에게 실패할 자유를 포기하고 정해진 대로 살라고 충고한다. 이렇게 보면 현상의 추격은 북한군 장교로서의 책무 이전에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처럼 보이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양가적인 감정선 덕분에 규남의 탈주는 마냥 남 일이 아니다. 이미 정해진, 안정적인 길을 따르라는 사회의 압력은 휴전선 이남도 지배하기 때문. 더 나아가 압박에 시달린 청년들이 실패할 자유를 요구하며 몸부림치는 광경은 남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이 대목에서 <탈주>는 한국 영화의 전형성을 탈피한다. 민족이라는 프레임 없이도, 북한을 그저 은유로써 활용하면서도 색다른 감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대담한 스토리텔링에는 한 가지 장애물이 있다. 현상이라는 캐릭터 설정이 문제다. 고위층 자제, 피아니스트, 클래식 애호가라는 묘사가 기시감이 짙다. 이는 <브이아이피> 속 '김광일'(이종석), <사랑의 불시착> 속 '리정혁'(현빈) 같은 북한 고위층 캐릭터의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배우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현상이라는 인물은 다소 도식적으로 느껴진다.
서사에 걸맞은 탁월한 스릴러
규남과 현상의 묘한 관계성과 서사는 장르의 매력을 살릴 줄 아는 연출을 만나 필사적인 추적극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일례로 <탈주>는 상황을 영리하게 설정한다. 일기 예보와는 달리 2일 후에 폭우가 쏟아질 거라는 정보는 비 때문에 지뢰 배치가 바뀌기 전 휴전선을 넘어야 한다는 긴박함을 강조한다. 이는 사단 본부에서 탈출하고, 보위부를 사칭하는 규남의 무리한 행동에도 강력한 당위성을 부여한다.
이에 더해 서스펜스를 조절하는 완급조절도 탁월하다. 이 영화는 94분 내내 도망자와 추적자 구도가 강강강강으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평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사단 본부나 경무부대에서 빠져나오는 순간처럼 중간중간 개그씬이 삽입된 덕분에 관객의 피로감은 우려만큼 크지 않다. 이에 더해 규남과 현상의 갈등 구도만 부각돼 지루해질 만한 순간에는 동혁 캐릭터가 분위기를 환기한다.
물론 모든 장면이 의도대로 기능하지는 않는다. 유랑민들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의도를 유추할 수는 있겠지만, 불필요해 보인다. 아마도 규남처럼 북한 체제에 불만을 지닌 이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규남의 탈주극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깊이를 더하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또 추격극 중에 변수를 더해 결이 다른 위기감을 고조하려는 목적도 느껴진다.
후자의 의도는 적중했다. 모든 탈출로를 차단한 후 규남을 포위하는 현상의 계획은 한정된 공간에서 조여들어가는 서스펜스를 조성한다. 이는 속도감과 에너지가 부각되는 전후 장면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하지만 유랑민들이 단순히 도구적으로 소비되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그들에 대한 복선도 없었고, 그들의 사연도 피상적으로 제시되다 보니 규남과 그들의 서사가 매끄럽게 맞아 들어가지는 않는다.
결국 문제는 뒷심
마지막으로 후반부는 뚝심이 부족하다. 초중반부의 임팩트가 워낙 강렬해서인지는 몰라도, 익숙한 전개에 기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동혁이 사살되고 규남이 탈출하는 장면에서는 신파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는 그전까지 시원하게 내달리는 영화 콘셉트와는 상반된 답답함을 안기며, 이 괴리감은 에필로그까지도 이어진다.
거듭되는 편의적인 전개도 몰입감을 저해한다. 충분히 저격할 수 있는 순간마다, 그리고 남한이 눈앞인 상황에서 영화는 한 템포씩 늦추며 전개를 억지로 꼬려고 노력한다. 다른 사람들은 한 발만 밟아도 죽는 지뢰밭을 유달리 주인공만 손쉽게 피하는 식이다. 이는 규남과 현상의 외적 갈등과 현상의 내적 갈등이 마지막 순간 최고조에 이르는 장면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탈주>의 클라이맥스는 피로감이 가중된다. 반복되는 클리셰로 인해 거침없는 전반부가 미리 쌓은 점수를 다 까먹은 셈이다. 무엇보다도 초중반에서 보여준 남다른 가능성이 유달리 인상적이다 보니, 익숙함과 타협한 후반부의 선택은 되려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Acceptable 무난함
민족 없이도 북한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영화적 명제의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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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훈이 형은 은퇴할 수 있을까?
이 글은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2]의 스포일러 및 전반적인 이 시리즈에 대한 제 개인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리뷰 1편을 읽고 오셔도 재밌습니다(??)
사진출처:한경 국제뉴
코스트코 회장은 한국 생각만 해도 좋아서 눈물이 날 것만 같다고 했다. 당연하다. 사업가에게 매출이 잘 나오는 것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니 넷플릭스 CEO가 오징어게임의 참가자가 입는 체육복을 기꺼이 입고 홍보영상에 나오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단돈 300억으로(?)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니.
그뿐만이 아니다.
에미상에서 비영어권으로는 처음으로 수상 및 6관왕 달성. 누적 시청시간 16.5억 시간(역대 최고). 94개국에서 53일간 1위(자료출처:한경국제뉴스). dalgona를 비롯해 오징어 게임에 나온 한국의 전통문화(놀이)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친밀감이 생긴 것은 물론, 이 작은 나라의 콘텐츠는 두유노 시리즈에도 당당히 합류했고. 출연진 모두를 글로벌 인기를 얻는 배우 반열에 올려놓기까지 했다. 빨강머리 기훈이 다시 게임을 시작하려는 듯한 결연한 표정으로 공항에서 뒤돌아서는 그 순간부터. 글로벌 팬들은 이 시리즈의 후속 편을 기다려왔다.
사진출처:보그 코리아
그러나 이 시리즈에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성 캐릭터의 소모적인 사용에 대한 목소리는 시즌2 캐스팅의 성비(性比)가 공개되면서 더더욱 심해졌다. 또한 한 출연자의 범법행위를 감싸는 듯한 반응에 시리즈의 후속 편을 기다리면서도 욕하게 되는 애증의 목소리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막상 공개된 시즌2는 전편에 비해 그다지 좋은 평을 듣고 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는 스스로가 세운 최초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기세등등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딱지맨의 하드캐리가 시즌2의 포문을 열었다면. 영원히 전재준으로 불릴뻔했던 박성훈은 이제 현주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다. (외국인들에겐) 새로운 전통놀이들은 이미 유튜브나 숏츠들에서 무한반복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남는다. 시즌2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자 그런 의문 혹은 찜찜함은 더 커진다. 시즌제 드라마, 혹은 (최근의) 마블 영화가 많이 들었던 혹평이 저절로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바로 다음 편을 위한 발판 마련.이라는 평 말이다. 제작진의 말을 빌리자면 너무 길어져서 시즌을 나누었다고 하는데 이 말은 곧바로 내가 [더 글로리]와 [외계인]을 떠올리게 했다.
사진출처:한국 경제시즌제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보통 시간적인 단절이 이뤄지거나 한 사건의 가장 극적인 부분에서 마무리가 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더 글로리]의 경우는 그다지 끊지 않아도 되는 시점에서 파트를 나누는 바람에, 후반부에서 시리즈 혹은 작가가 가진 단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후자인 [외계인]의 경우는 늘이지 않아도 될 것만 같은 이야기를 두 편에 나눠 진행하며 제작비를 회수조차 하지 못하는 참패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는 아직 모든 파트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쪽에 속할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시즌2를 보며 느낀 점을 얘기하자면 외계인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관이 넓어지며 캐릭터가 많아지다 보니 이야기가 풍부해지는 것은 좋으나. 그와는 별개로 이미 기훈의 이야기는 시즌 1에서 다 해버렸기에 기훈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시간도. 각각의 캐릭터에 이입할 시간도 줄어든다.
결정적으로 죽고 사는 것이 각 게임마다 긴장감을 갖게 하는 요소인데. 어차피 시즌3에서 다 결판이 날 테니 시즌2는 상대적으로 밍숭밍숭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시즌3은 "당연히"기다릴 수밖에 없기는 하겠지만 시즌3이라고 해서 다음 시리즈의 발판이 되지 않으리라 속단할 수는 없게 되고. 결국 다이어트할 때 절대 찾아오지 않는 "내일"처럼 그저 질긴 생명만 유지하게 될 위험도 커질 것이다.
사진출처:한국 경제이런 현상은 내게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게 한다. 과연 오징어 게임은 시즌4 이상 나오게 될까?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의 시즌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즌3에서 만약 기발 씨훈이형이 죽는다면 당연히 시즌4에서는 새로운 인물을 찾아 메인에 내세워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시즌1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뉴비가 만약 이미 기훈처럼 시즌3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라면. 시즌2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성기훈이 죽지 않는다 해도 이야기는 똑같다. 애초에 오징어 게임을 주최하는 세력 자체가 척결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면서 게임이 다시 열린다 해도. 결국 움직여야 하는 것은 장기판의 말 같은 참가자들이므로. 위에서 말한 것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흐름으로 극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글로벌한 인기를 불러일으킨 이 드라마는, 피곤하다 못해 아주 틀에 박혀버린 시즌제 드라마가 되어버릴 것이고. 이젠 당구마저 한국의 전통게임이라 우길 것이며, 기훈이 형은 영원히 은퇴하지 못한 채 "얼음"을 외치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YTN
이럴 때마다 나는 사바하의 장재현감독을 떠올린다.
사바하 2편을 만들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 혹은 마음은 있지만 지켜보겠다. 정도로 말했었다. 물론 후속 편이 나온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수요일 조조영화로 볼 사람에 속하는 나지만. 끝날 때. 혹은 맺음을 언제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남는 아쉬움을 쓰다듬을 줄 아는 것이 이젠 덕목이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밀려드는 작품의 홍수와 거의 모든 드라마가 시즌제화 되고 있는 트렌드 앞에서. 이제는 한 편에 온전히 모든 것을 담던 예전 영화들이 그리워지기까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이 화려한 문제작을 보면서도 머리 한편에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피로감. 혹은 숙제로 남는 것만 같아 열심히 뛰어다니는 기훈이 형을 볼 때마다 안쓰러우면서도 덤덤해진다. 진심으로 기훈이 형이 은퇴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글의 TMI]
1. 감기 너무 독하다.
2. 입으로 숨 쉬니까 더 힘들다.
3.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ㅠ
4. 하지만 그러기엔 난 이미 너무 잘 먹지. 냠
#오징어게임 #OTT #넷플릭스 #이정재 #영화리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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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의인가 위선인가
천재의 삶은 녹록치 않다는 사실은 마치 운명과도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핵폭탄을 만들던 모든 과학자들의 선택이 다 같지 않았기에 그들의 삶도 전부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다만, 가장 비극적이거나 가장 모순적인 사람만이 역사에 남을 뿐이다.
나치를 제압하겠다는 대의 아래 시작했던 맨하탄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던 오펜하이머가 바로 그 모순적인 인간이다. 나치가 더 이상 위협대상이 되지 못하자, 갈팡질팡하면서도 핵폭탄을 만들어내지만 후에 가선 핵폭탄을 저지하는 법안도 만들어낸다. 삶이 일관적이질 못해서 위선자인지 성자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던 사람이었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그의 일대기를 다뤘지만 그의 인생을 둘러쌌던 사람들의 삶에도 관심을 가지게 한다. 세상은 결국 책임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 잘된 결과에서도 꼭 영웅을 만들어야 하고 실패한 결과에서도 제낄 사람 하나를 만들어내야 한다. 맨하탄 프로젝트는 마치 오펜하이머가 진두지휘해 그가 이룩한 성과같지만 그는 이론가보다는 그저 쇼플레이어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그로브스가 그를 뽑은 이유 중에 그의 연극적인 성향도 한몫 하지 않았을까 싶다. 가장 쇼맨십이 강한 사람으로, 그 프로젝트의 성공을 가장 잘 홍보해줄 사람으로 뽑은 게 아닐까. 물론 그 전에 프로젝트 성공이 우선이었지만.
2. 선악의 구분은 한없이 의미없다
모든 면에서 선한 사람은 없다. 그건 동화에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선한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장면들을 보고싶어한다. 선인이 악역이 되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생각하지만 악역을 자처하던 인물이 선인이 되면 그건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오펜하이머에게 스트로스가 씌우고 싶었던 프레임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스트로스는 뼛속까지 정치인이었기에 과학자들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 오펜하이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편이 되어줄 것이란 다소 순진한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오펜하이머와 프로젝트를 함께했지만 다른 길을 갔던 사람들도 학문적 의견은 달랐을지언정 그들은 뼛속까지 학자였기에 정치적인 스트로스를 더 경멸했을지도 모른다. 스트로스 같은 정치적인 사람들은 자리가 사람을 증명한다고 생각해 더 높은 자리를 갈구하지만 과학자나 교수 집단이 가진 자존심을 가끔 망각하는 듯하다. 그들은 엄연히 학자이며 그 학자라는 자리가 결국 그들의 자존심이기에 그들의 연구가 1순위고 정치는 그들이 하고자 하는 연구의 윤활제일 뿐이라 언제나 후순위로 뒤처진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결국 절대적인 선도 없고, 악도 없다. 각자의 이해관계와 입장만이 있을 뿐이다. 입장과 이해관계만으로는 선악을 구분지을 순 없고, 그 이해관계를 위한 특정한 행동만이 그들을 평가할 수 있게 한다. 스트로스가 오펜하이머에게 했던 행동만으로 그의 훈장은 의미없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렸고, 오펜하이머는 핵무기에 대해 찬반을 가로지르는 행보를 보여 그의 진심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다.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기 때문이다.
3. 누구도 위너는 아니다
영화 상에서 스트로스가 장관이 되지 못한 것이 패배자가 된 것 같겠지만 오펜하이머도 보안 인가를 받지 못하는 결말로 영화는 끝이 난다. 현재의 영광이 미래에는 굴욕이 될 수 있는 것인만큼 완벽한 위너는 없다. 그저 잘 연출되었는지 포장이 실패했는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고로 현재에 안주하지 말자. 과거는 끊임없이 회고하되, 더 앞을 바라보며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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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
영화 <로봇 드림> 리뷰
반려 로봇(Robot)을 가지게 된 도그(dog)
마치 미래를 그린 SF같지만, 배경은 아이러니 하게도 1980년대 뉴욕이다.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빈티지 무드의 뉴욕에 사람같은 동물들과 로봇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소한 풍경. 하지만 그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물과 로봇은 지금의 우리와 너무도 닮아 있어,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 처럼 보게 되는 영화<로봇드림>
도그의 삶은 외롭다. 인스턴트 음식을 데워 먹고, 혼자 따분히 TV를 보는 삶 다른 건물의 따듯한창엔 다정한 커플들이 보이는데, 나만 외로운 것 같은 기분. 그러다 문득 TV속 광고중에 눈에 띄운 문구 ARE YOU ALONE? 도그는 눈이 반짝 빛나며, 주문을 한다. 로봇이다. 그 때 부터 도그의 삶은 달라진다. 종종걸음으로 택배를 기다리고, 조립 설명서를 읽으며 어려운 로봇 조립을 해낸다. 도그가 로봇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어쩌면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도그는 포기 하지 않고, 로봇을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 그리고 마침내 도그는 로봇과 ‘함께’ 라는 것의 기쁨을 누리는 일상을 살게 된다. 마치 갓 태어난 아기 처럼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처음인 로봇에게 도그는 많은 것을 알려주고, 보여준다. 손을 잡는 법 부터, 음악을 듣고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핫도그를 먹고 바다에 간다.
이 행복이 끝나지 않을 것 처럼 즐거웠지만, 도그도 로봇이 처음이라, 물놀이 후 멈춰 버린 로봇을 데려 올 수 없게 되어 헤어지게 된다. 로봇을 다시 일으킬 설명서를 찾고, 장비를 구해 다음날 다시 해변으로 달려 가지만 해수욕장을 문을 닫았고, 도그는 로봇을 데려오기 위해, 몰래 들어 가려다 경찰에 잡혀 가고 만다. 피치 못할 사정.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도그와 로봇은 그렇게 이별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기에, 도그는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날을 메모해 냉장고에 붙여둔다.
시간이 흐르며 도그는 다시 일상을 살아나간다. 둘이 함께 들었던 음악을 들으며 로봇을 그리워 하고, 다른 친구들을 만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의 즐거운 순간을 느끼며, 로봇을 떠올리지만 그 감정의 모양은 로봇과 다름을 느낀다. 한편 로봇은 모래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도그를 기다린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로봇은 꿈을 꾼다. 서로를 행복하게, 삶을 무지갯빛으로 다채롭게 채워 준 존재지만, 지금은 함께 할 수 없는 사이. 꿈은 그립고 슬펐다. 일상을 살아가며 그리워 하는 것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것 어느 쪽이 더 괴로울까? 모래밭에 파 묻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 하루를 보내는 로봇의 일상을 지켜보는 동안, 이별의 참담함을 마음의 동굴 속에 들어가 겪어내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대사는 없지만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해주는 귀에 익은 음악들이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세심하게 연출 된 장면들로 각자 다른 사정에, 다른 방법으로 관계의 변화를 지나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리고 있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느끼게 해준다.
때로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들. 곁에 있는 사람의 눈과 표정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 오히려 대사가 없어서 더 많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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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여러분들, 주말은 건강히 보내셨나요?
또 다시 시작된 한 주의 월요일!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감기조심하시고,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씨네픽과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보면서
힘든 월요병을 극복하시길 조심스럽게 바랍니다.
이번 주 월요일 콘텐츠는 지난 12월 10일, 11일, 12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콘텐츠'입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시작해볼까요?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연애 빠진 로맨스>(▲2)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연애 빠진 로맨스>가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주말동안 (12월 10일~12일) 관객 수 7만 563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현재 52만 9469명입니다.
<연애 빠진 로맨스>가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개봉 첫주차 주말과 2주차 주말 모두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었습니다. 신선하고 유쾌한 정가영 감독의 연출과 손석구, 전종서 두 주연배우의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입소문이 좋았던만큼 박스오피스 역주행이라는 기분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과연 <연애 빠진 로맨스>는 이 역주행의 성공으로 이번 주 또한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
2위. <유체이탈자>(▼1)
▶이번 주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개봉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오던 윤계상 주연의 <유체이탈자>입니다.
주말동안 (10~12일) 주말 관객 수 7만 4399명을 동원했고, 총 누적 관객 수는 76만 5621명입니다.
<유체이탈자>의 순위하락은 <연애 빠진 로맨스>의 좋은 입소문의 결과로 역주행 성공, 그리고 코로나 방역 대책의 변화로 극장 가에 관객 수가 다소 줄어든 점 등을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함에 따라 박스오피스의 순위 변동이 예상되며, <유체이탈자> 또한 순위 하락이 예상됩니다.
과연 이번 주에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3위. <엔칸토: 마법의 세계>(▼1)
▶주말 박스오피스 3위는 월트 디즈니 사의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입니다.
같은 기간(10~12일)동안 주말 관객 수 6만 4453명을 동원했으며, 충 누적 관객 수는 53만 7781명입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한국 영화들의 개봉 속에서도 5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78회 예측 이벤트는 12월 2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한 <돈 룩 업>을 포함한 주말 박스오피스와 이벤트에 참가한 씨네픽 유저분들이 예측한
박스오피스 결과도 알아보도록 할게요!
먼저 12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연애 빠진 로맨스>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49%, 여성 51%로 여성 관객들이 조금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46%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30대가 3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제78회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에 참여한 씨네픽 유저들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씨네픽의 이번 주 78회 예측 이벤트에서 <연애 빠진 로맨스>의 박스오피스 1위를 예측한 참가자분들은 20대 - 33%, 30대 - 22%입니다.
또한 남성 참가자 - 55%, 여성 참가자 - 44%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네요.
제 78회 박스오피스 순위예측에 참여하여 1위, 2위, 3위를 모두 맞힌 정답자분들은 모두 26명입니다.
제 78회 예측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상금을 받으신 정답자분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더 재밌고 유익한 제 79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위. <돈 룩 업>(NEW)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지난 12월 8일 개봉하여 새롭게 박스오피스에 진입한 <돈 룩 업>입니다.
<돈 룩 업>은 주말 관객 수 3만 4170명을 기록, 총 누적 관객 수는 5만 4374명을 기록했습니다.
<돈 룩 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빅쇼트>, <바이스> 등을 연출하고 아카데미 수상 경력도 있는 아담 맥케이 감독의 연출작입니다.
무엇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티모시 살랴메 등 할리우드의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돈 룩 업>은 천문학자들이 우연히 태양계 궤도를 돌고 있는 한 혜성을 발견하고, 그 혜성이 얼마 지나지 않아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주변에게 알리려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5위. <듄>(-)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전 주 박스오피스 순위와 동일한 <듄>이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2만 7767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154만 283명을 기록했는데요.
<듄>은 꾸준히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있습니다.
개봉한 지 어느 덧 한달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고, 총 누적 관객 수 150만명을 돌파하며 장기흥행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북미 12월 10일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뮤지컬 영화 <West Side Story>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12월10일~12일) $10,500,000 (한화 약 123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West Side Story>는 할리우드의 레전드 거장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첫 뮤지컬 영화로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1957년 뉴욕, 라이벌 갱단인 제트와 샤크 사이의 갈등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토니'와 '마리아'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라고 합니다.
극 중 토니 역은 '베이비 드라이버'의 베이비 역으로 유명한 안셀 엘고트가 맡았으며, 마리아 역은 2022년부터 제작에 돌입하는
'백설공주' 실사영화의 백설공주 역으로 화제를 모은 '레이첼 지글러'입니다.
국내개봉은 2022년 1월 12일 개봉 예정이니,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번 주 12월의 둘째 주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은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재밌게 보셨을까요? 그렇다면 많은 좋아요와 스크랩 부탁드립니다! :)
그럼 여러분들 오늘 하루도 건강히 안녕하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안녕! :)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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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흩어진 밤 리뷰 -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가족의 해체
#흩어진밤 #가족 #독립영화
[공지?]해당 영상은 배급사 '씨네소파'의 저작권이용 허락을 받아 제작된 영상입니다 :)?
작품 "흩어진 밤"은 오는 24일 개봉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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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같이 살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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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집에 찾아드는 낯선 사람들.
엄마와 함께 공부에 집중하는 오빠.
일주일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아빠.
그리고 원치 않게 떠맡게 된 힘든 선택.
어둠 속에서 흩어지는 마음들을 바라보는 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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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흩어진 밤]은 10살 수민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의 해체와 원치 않는 선택을
사실적이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낸 웰메이드 영화입니다.
관객들을 천천히 그 상황에 데려다 놓으면서 어떤 기억에 한 켠에 있던
지난 날을 다시 마주하게 하는데요.
과연 수민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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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리뷰/결말포함]군필이라면 다 아는 그 영화 분대장 교육장에서 틀어주는 바로 그 영화
#군대영화#밀리터리영화#전쟁영화
영화 ' 위 워 솔저스 ' 2002년
구독은 여러분의 큰 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Nqd...#무비워크 #영화리뷰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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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포칼립스: 인류 최후의 날> 메인 예고편
절체절명의 위기,
기계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종말론자들이 개발한 기계들의 공격에 도륙 당한 인류.
AI 로봇들은 인간의 언어를 감지해 생존자들을 추격하고,
궁지에 몰린 인류의 저항은 무위의 연속이다.
목숨을 걸고 탈영한 ‘토마스’는
레지스탕스의 생존자 ‘릴리아’를 만나 용기를 얻게 되고,
최후의 결전을 위해 기계들의 메인 통제 센터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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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이스> 티저 예고편
부산 건설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보이스피싱 전화로 인해 딸의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
당일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같은 돈을 잃게 된다.
현장작업반장인 전직형사 서준(변요한)은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
개인정보확보, 기획실 대본입고, 인출책 섭외, 환전소 작업, 대규모 콜센터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놀라고,
그곳에서 피해자들의 희망과 공포를 파고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드디어 마주한다.
그리고 그가 300억 규모의 새로운 총력전을 기획하는 것을 알게 되는데..
상상이상으로 치밀하게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실체!
끝까지 쫓아 반드시 되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