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10-08 18:42:09
[BIFF 데일리] 각자의 누에고치 안에서
영화 <노란 누에고치 껍데기 속> 리뷰
Director] 팜 티엔 안 PHAM THIEN An
Program note]
호치민시의 시끌벅적한 야외 식당. 세 남성이 대화를 나누던 중 바로 옆 도로에서 오토바이 사고가 난다. 늘 있는 일이라 별 관심이 없는 티엔. 하지만 알고 보니 사고 피해자가 다름 아닌 티엔의 형수이다. 티엔은 졸지에 사망한 형수의 시신과 홀로 남겨진 다섯 살배기 조카를 시골 고향으로 데려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이들을 남겨놓고 떠난 형을 찾는 것도 티엔의 몫이다. 베트남의 신예 감독 팜 티엔 안의 장편 데뷔작. ‘신예’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놀랍도록 아름다운 영상과 흡입력 있는 연출로 삶과 믿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올해 칸영화제에 출품되어, 1993년 트란 안 홍 감독의 <그린 파파야 향기> (1993) 이후 30년 만에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베트남어 영화로서 평단의 극찬과 함께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알렸다. (부경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아하는 순간이 참 많지만, 영화가 상영되기 전 감독의 짤막한 인사 영상을 보는 순간도 내게는 큰 즐거움이다. 팜 티엔 안 감독은 영화의 호흡이 아주 느리다면서, 1/3만 참고 보면 그 이후로는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기 어렵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나는 이 영화에 매료되고 만다.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내 눈에도, 미장센이나 사운드가 너무 훌륭해서 모든 장면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장면에서 장면으로 연결되는 방식 하나하나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껌 파는 인형 탈과 스포츠 경기를 보며 왁자지껄한 사람들, 맥주를 홍보하는 여성 아르바이트생과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고한 표정으로 영생을 말하는 친구. 그 대비 안에서 하나의 생이 거두어지는 사고가 일어나는 또 하나의 대비. 기차처럼 흘러가는 병실의 풍경을 지나고 지나, 고인의 유류품을 전달받는 병원 사무실은 공간을 뚫듯이 보여준다. 저녁거리를 사러 나왔다가 작은 새를 줍는 장면, 이어지는 결혼식 촬영 장면 또한 대비와 대비를 계속 이어가며 생(生)을 생각하게 한다. 분명 감독의 말대로 호흡이 느리지만, 미장센과 사운드가 들려주는 말이 워낙 많아서 느려도 느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영화를 잘 모르는 스스로가 아쉬울 만큼, 카메라의 시점이 흥미로웠다. 고향으로 돌아와 거행되는 장례 행렬은 마치 묘지에서 바라보는 듯한 시점으로 찍혀 있고, 이어 땅을 파는 장면은 관이 아닌 새를 묻는 장면이었다.
시신 염습을 도와준 이웃 노인과의 대화는 어둑한 집안이 보이지 않는 창문을 배경으로 목소리만 들려오다가 대화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노인의 집안 벽을 훑어 준다.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전달되는 것임을 암시하기라도 하듯이. 인생의 전리품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던 노인은 전쟁 당시 자신의 갈비뼈를 관통했던 총알을 보여주는데, 그 직후 갈비뼈 자리를 만져보는 티엔의 모습은 예수의 부활을 의심하며 옆구리를 만져 보았던 제자 도마를 떠올리게 한다.

죽음은 영원한 기쁨이라는 말을 써 붙여 놓은 가톨릭 장례식 이후, 식구들은 장례 단 앞에 모여서 기도를 하고, 우중에 전깃불은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데 황금빛 나비가 날아간다. 죽은 자의 영혼이 나비라면, 죽음이 나비가 되는 거라면, “노란 누에고치 껍데기 속”은 삶이 아닐까.
티엔은 “노란 누에고치 껍데기 속” 같은 삶에서 번민한다. 형수의 유류품에 있던 한 장의 결혼 사진, 사랑이 영원하길 비는 문구가 담겨 세월 따라 낡아 버린 사진 속 형과 형수를 가만 바라보면서. 신의 계획이란 과연 무엇인지. 왜 형은 떠난 것이며, 형수의 목숨은 거두어졌는지. 그러나 우리는 삶을 조망하면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 고치 안 번데기는 차곡차곡 변신로봇처럼 모양을 바꾸는 게 아니라, 애벌레였던 몸을 완전히 녹였다가 새로이 만들어진다. 고요해 보이는 누에고치 껍데기 속에서는 격렬한 변화의 과정이 있는 것이다. 삶도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티엔이 사랑한 사람들이 자꾸 티엔의 삶을 떠나갈 때, 이해할 수 없는 삶을 티엔으로서는 결결이 살아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별도 사랑도 모두 녹여내어 변태하는, 누에고치 안의 시간을 티엔도 겪어낸다.

후반부에 만난 마을의 할머니는 “사람이 온 천하를 얻어도 자기 영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겠냐는 성경의 말을 인용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자기 영혼을 얻는다면 온 천하를 잃어도 괜찮다는 대우 명제가 될 것이다. 티엔은 어두운 세상을 계속해서 걷는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순간도 있고, 궂은 비를 맞으며 지치는 시간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걸어가고 흘러간다. 각자의 누에고치 안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견고해질 삶을, 알 수 없어도 우리는 계속 그렇게.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2023. 10. 04-13) 상영시간표]
10월 06일 11: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9관 (106)
10월 10일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9관 (415)
10월 11일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8관 (472)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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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녀의 잉태가 결코 축복일 수 없는 이유!
수녀가 임신했다. 과연 이 일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판단은 누가 주체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신부와 수녀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축복하고, 임신을 맞닥뜨린 수녀는 저주처럼 느낄 것이다. 신이 내린 운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어떻게 종교인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한다면 오해 마시라. <이매큘레이트>의 내용이다. 티 하나 없이 깔끔한 의미를 지닌 제목과 달리, 극 후반부는 피로 범벅된 주인공 수녀의 모습을 마주하며 그녀의 절규를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영화는 수녀의 수난사인 동시에 한 여성의 수난사를 보여준다.
수녀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로 건너온 미국 소녀 세실리아(시드니 스위니)는 테데스키 신부(알바로 모르테) 소개로 어느 수녀원에 도착한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 악몽에 시달리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그녀는 조금씩 타지에서의 적응을 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영문 모를 구토를 한 세실리아는 추기경과 신부에게 수녀가 되기 전 성관계 유무를 했냐는 질문을 받는다. 불쾌할 겨를도 없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녀. 신에게 선택받은 자로서 성당 모든이에게 축복을 받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다. 그리고 점점 이곳의 이상한 점을 알게 되고, 아무도 모르게 탈출을 감행한다.
<이매큘레이트>는 수녀의 임신이라는 소재를 차용했다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 개봉한 <오멘: 저주의 시작>이 떠오른다. 미국인 수녀가 홀로 이탈리아의 한 수녀원으로 온 후, 영문 모를 임신을 하는 설정은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하지만 두 영화는 약속이나 한 듯 후반부에서 서로 각자의 길을 간다. <오멘: 저주의 시작>은 화자가 수녀이지만, 결국 시리즈의 악마 데미안의 실체를 찾아가는 여정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반대로 이 영화는 갑작스럽게 임신을 한 수녀의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심리적 여정을 주의 깊게 아니, 끈질기게 따라간다.
보통의 수녀에서 성녀가 된 그녀의 삶은 한순간에 뒤바뀌는데, 감독은 카메라를 통해 초반 로우 앵글로 신을 비춘 것과 동일하게 성녀가 된 세실리아를 보여준다. 하루아침에 신격화가 된 세실리아를 우러러보는 수녀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안개 속에 싸여 있는 것 같은 수녀원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그녀는 신이 아닌 그릇된 믿음에 사로잡힌 이들이 누군가에게 바치는 재물처럼 여겨진다.
이후 세실리아가 겪는 고난의 과정이 그려지는데, 그 감정의 폭이 들쑥날쑥하다. 감독은 고난의 과정을 견고한 서사 흐름으로 보여주기보다는 그녀의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를 영상으로 오롯이 옮긴다. 마치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처럼 고통스런운 주인공의 내면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서사가 아닌 심리의 방점을 둔 이야기 흐름 때문에 기본적인 정보 전달이 미흡하고, 각 인물의 행동 근거가 약하다. 특히 비밀을 감춘 채 그녀에게 접근하는 신부와 수녀들의 180도 다른 모습은 개연성이 부족하다. 넌스플로테이션(수녀들의 삶을 다룬 장르)을 차용해 장르적 재미를 살리려고 했지만, 점프 스케어와 피칠갑 장면에만 의존해 호러 장르의 재미를 십분 살리지는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공포가 남다른 건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두려움을 잘 옮겼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하는 공포 영화는 시대의 가장 어둡고 두려운 부분을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해왔던 게 사실. 그런 점에서 <이매큘레이트>는 현대 여성들이 가진 임신과 출산 자체의 공포, 자신의 의지가 아닌 결혼 후 당연히 임신해야 한다는 기성세대의 주장에 따른 현대 여성들의 잠재적 두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세실리아 임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수의 재림인데, 이는 예로부터 전해진 종교의 원칙, 가족 윤리 등 굳어진 여성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억압이 내포되어 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압박은 극 중 세실리아의 마음에 불안과 고통을 심고, 임신의 궁극적 목적이 밝혀진 이후 억압된 감정이 싹을 틔우면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주를 일으킨다. 그녀의 피칠갑은 이유가 있다.
더불어 영화는 지금도 미국에서 첨예한 대립을 겪고 있는 낙태 금지법에 대한 은유적 항의의 뉘앙스를 풍긴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마지막 세실리아의 마지막 절규와 행동만 보더라도 이를 잘 나타낸다.
뭐니 뭐니해도 <이매큘레이트>의 가장 큰 매력은 핏빛 열연을 펼친 시드니 스위니다. 그녀는 불안, 당혹, 슬픔, 분노 등 세실리아의 다층적 감정선을 큰 눈망울과 세밀한 표정 연기, 그리고 떠나가라 지리는 목청으로 표현한다. 드라마 <유포리아>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후, 다수의 작품을 거쳐오면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시드니 스위니에게 이 영화는 완성도를 떠나 그녀의 연기 인생에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후반부 시드니 고라니, 아니 시드니 스위니의 절규와 외침, 그리고 마지막 결단을 주목하길 바란다.
P/S: 참고로 시드니 스위니는 연기는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다. 몇 년 전 오디션을 위해 읽은 스크립트가 준 강렬한 섬뜩함을 오래도록 잊지 못했던 그는 미공개로 남은 그 작품을 자신이 직접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유포리아> 시즌 2 이후, 이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을 재게, 마이클 모한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고, 제작의 시작을 알렸다. 이 작품에 담긴 그녀의 애정을 알았다는 듯 <이매큘레이트>는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드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엔케이컨텐츠
평점: 3.0 / 5.0
한줄평: 시드니 스위니가 열고 닫는 여성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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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국 텐트폴 영화 BIG4 중 마지막 주자 <콘크리트유토피아>! 벌써 시사회 입소문과 함께 높은 예매율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과연 <밀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그럼 같이 8월 2주차 영화 개봉예정작 알아볼까요?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30분
감독: 엄태화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등
개봉: 2023.08.0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아파트는 주민의 것”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 규칙 따르거나 떠나거나
CINE PICK!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일으키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한국영화 예매 순위 2위에 올라 있는 <밀수>보다 예매량이 2배 가량 많아 개봉일에 무난히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를 거로 전망됩니다.
마에스트로
Maestro(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88분
감독: 브뤼노 시슈
출연: 이반 아탈, 피에르 아르디티, 미우미우 등
개봉: 2023.08.09.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권위 있는 빅투아르 음악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지휘자 ‘드니 뒤마르’.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다름 아닌 같은 지휘자이자 음악계의 거장인 아버지 ‘프랑수아 뒤마르’이다. 한편, 아버지 ‘프랑수아’는 존경받는 최고의 지휘자지만 곧 정상의 위치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과 함께, 같은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들 ‘드니’에게 묘한 경쟁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프랑수아’는 평생을 소망하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지휘자 자리를 제안하는 전화를 받고 뛸 듯이 기뻐한다. 하지만 아들 ‘드니’는 자신에게 가야 할 제안이 아버지에게 잘못 전달되었음을 알게 되고,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진다. 꿈의 무대를 두고 마주한 아버지와 아들! ‘라 스칼라’ 무대에 서게 될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CINE PICK!
'마에스트로'는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꼬장꼬장 슈콜닉 교수의 남모를 비밀'(2011)을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원작에선 부자가 연구자로 나온다. 시슈 감독은 둘 다 의사인 자기 아버지와 형을 소재로 각색하려다가 사위와 남편 모두 지휘자인 지인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고 설정을 바꿨다고 합니다.
이름 없는 춤
The Unnameable Dance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 | 일본 | 115분
감독: 이누도 잇신
출연: 타나카 민
개봉: 2023.08.09.
배급: (주)디오시네마
시놉시스
1966년 솔로 활동을 시작해 1978년 파리 데뷔 이후 전 세계 아티스트와 다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노장 댄서 다나카 민. 이누도 잇신 감독의 시선을 따라 다나카 민이 포르투갈, 파리, 도쿄, 후쿠시마, 히로시마 등에서 선보인, 그의 독보적인 '장소의 춤'을 만난다.
CINE PICK!
<이름 없는 춤>은 노장 댄서 다나카 민이 세계를 돌며 선보인 '장소의 춤'을 담아낸, 이누도 잇신 감독이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등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으며 <이름 없는 춤> 개봉을 맞아 내한한다고 합니다.
퀴어 마이 프렌즈
Queer My Friends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드라마, 가족 | 한국 | 81분
감독: 서아현
출연: 송강원, 서아현
개봉: 2023.08.009.
배급: ㈜영화사 그램
시놉시스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강원’과 한 번도 자신에 대해 질문 하지 않았던 ‘아현’ 언럭키한 서로의 인생에 럭키한 우정이 찾아왔다! 삶의 배경도 성 정체성도 모두 다른 두 친구의 현실공감 100% 짠함 200% 사랑스러움 MAX 서로의 세상을 넓혀가는 삐뚤빼뚤 성장담
CINE PICK!
<퀴어 마이 프렌즈>는 한국의 서울, 미국의 뉴욕 등 대도시 공간을 오가며 우정을 이어 나가는 강원과 아현의 이야기로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국적을 바꾼 강원의 삶을 친구인 아현의 카메라가 따라가며 강원의 삶을 통해 ‘한 개인에게 소속될 공동체를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 개인의 정체성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합니다.
런닝맨: 리벤져스
Running Man: Revengers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한국 | 73분
감독: 엄영식
출연: -
개봉: 2023.08.10.
배급: (주)NEW
시놉시스
“슈퍼벨트를 가진 자, 이 세상을 다스릴 절대 왕이 되리라!” 진정한 용기와 팀워크로 세상의 평화를 지켜낸 런닝맨! 히어로TV의 BJ팡팡이 축하 인터뷰를 위해 찾아와 전설로만 내려오던 일급 비밀 정보를 알려주는데…! 바로 이 세상의 절대 왕이 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아이템 ‘슈퍼벨트’가 존재한다는 것! 런닝맨들은 각자의 목표를 위해 레이싱을 펼치지만, 의심과 욕심은 이들의 끈끈한 우정에 금이 가게 만드는데… 과연 런닝맨들은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CINE PICK!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모티브로 한 <런닝맨: 리벤져스>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악당에 맞서 세상을 구하기 위한 런닝맨들의 슈퍼벨트 쟁탈전을 그린 작품으로 2018년 <런닝맨:풀룰루의 역습>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신작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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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트로지만 구식은 아니야
레트로지만 구식은 아니야
영화 <빅토리> 리뷰
응원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응원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든!
<빅토리>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1999년, 춤을 좋아하는 필선과 미나는 댄스 연습실을 마련하기 위해 치어리더 세현과 함께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각자의 목적은 다르지만 일단 뭉친 셋이서 치어리딩 공연을 준비하게 된다. 동아리 유지를 위해 새로운 멤버를 모으는데, 9인 9색? 달라서 좋지만 너무 다른 9명. 소녀들은 어떻게 자신과 모두의 ‘빅토리’를 응원하는 치어리더가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레트로지만 구식은 아니야
영화 속 배경은 1999년 지금에서 25년 전이다.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볼 때, 어쩔 수 없이 시대가 맞지 않는 불편함을 관객이 다 감수해야 한다.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가 의미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가끔 그 시절에도 지금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을까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지금의 사람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바뀐 것이다. <빅토리>에서는 통쾌할 정도로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래서 단순 구식이 아니다. 2025년을 살아가고 있는 나도 공감되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영화이다.
로맨스가 아니라도 빛나는 존재
<빅토리> 속 여자들의 청춘은 정말 아름답다. 우정도 아름답다. <빅토리>의 중심은 우정과 꿈이다. 친구와 자신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이고, 남녀의 로맨스가 서브로 빠졌다. 실제로 우리 삶에서 가치있는 것은 로맨스 외에도 많다. 하지만 많은 콘텐츠에서는 사랑에 집중한다. 특히 한국의 미디어는 심하다. 전문직 드라마에서도 꿈은 뒷전 로맨스가 메인이다. 이런 질리고 질린 흐름에서 <빅토리>는 빠져나왔다. 환상적인 사랑도 좋지만 우리 곁에 있는 우정과 꿈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들에 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어떻게 로맨스뿐인가. <빅토리>는 관습에서 벗어나 우정과 꿈을 비췄다. 특히, 소녀들은 로맨스가 아니라도 빛나는 존재이다.
우리 모두에게 응원이 필요한 지금, 딱 맞는 주제
영화를 보다가 감동한 포인트는 생활 곳곳 어디든 필요한 곳에 응원하러 다니는 주인공들의 모습이었다. 영화 속 대화에서 응원을 하면 사람들의 눈이 빛난다고 했던 대사가 이상하게도 눈물이 났다. 누구나 힘들고, 지칠 수 있다. 응원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 부러웠다. 빅토리를 보고 나와선 큰 응원을 받는 기분이었다. 응원이라는 마음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메시지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앞으로 나아갔고, 주위를 응원하며 함께 기뻐한다. <빅토리>는 응원다운 응원을 해주는 영화이다.
2번 보면 더 재밌을 영화!
연출 구성이 나름 잘 짜여있다. 뒷장면을 보다보면 ‘아!’하고 앞장면이 생각난다. 이런 부분은 영화를 2번째 볼 때 재미를 만들어주고, 완성도를 높여주기도 한다. 이런 부분을 보면 빅토리가 단순히 청춘, 학교만을 표방한 영화가 아니라 영화의 완성도를 지니고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것이 보인다. 다소 가볍게 느껴질 분위기와 소재들이지만 완성도를 지녔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개운한 느낌이 느껴진다. 특출난 연출과 화려한 이미지는 아니더라도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은 충분하다.
한 줄 코멘트
레트로의 매력과 함께 상쾌한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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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화와 불화하며
살아서도 죽어서도 파파라치와 가십의 대상이었던 프린세스 다이애나를 다룬 영화에서, 마찬가지로 수많은 파파라치와 가십에 둘러싸여 여기까지 온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한다. 자연히 이 영화를 기대하는 눈길은 많았지만, 과연 지금은 그 눈길에 파파라치의 시선이 없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도, '사건'을 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없었다고는 못하겠다.
그만큼 사건이 많은 삶이었다.
사진 속 프린세스 다이애나의 미소는 지금 보아도 산뜻하다. 지금 보아도 한 컷 한 컷이 화보처럼 보일 만큼 당대 최고의 패션 아이콘이었고, 왕세자의 불륜과 영국 왕실의 '지엄한 법도'에 눌리면서도 누구보다 선명한 존재감을 보인 사람이었으며, 봉사활동을 다니거나 아이들을 돌보는 면에서는 단단한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전 세계의 열광을 받은 사람. 삶의 어느 조각을 잘라내어도 극적인 사건을 찾을 수 있을 듯한 사람.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도 다르지 않다. 판타지를 결합한 하이틴 로맨스 <트와일라잇>으로 로버트 패틴슨과 나란히 인기를 끌었고, 두 사람은 반짝 스타처럼 보였다. 연기력이나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질 것만 같았고, 둘의 연애사는 지구 반대편까지 알려지는 걸로도 모자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에 친히 (그것도 몇 번이나) 언급되었다.
그러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세간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자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반짝 스타처럼 보였던 이들은 (공교롭게도 둘 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끝까지 끌고 가면서도, 동시에 결이 전혀 다른 작품을 파고들며 자기 자리를 직접 만들어 간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최근작만 살펴보아도 <트와일라잇> 때와는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나 <퍼스널 쇼퍼>, 가장 최근에는 <세버그> 등 다양한 작품을 해온 (사이에 트럼프의 트위터를 방송에서 읽기도 하면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마침내 <스펜서>에 다다른다.
가십과 파파라치에 둘러싸인 두 존재의 만남이었다. 불화와 불화하며 걸어온 존재의 만남.
그 자리, 영화 <스펜서>는 프린세스 다이애나 삶의 어느 특정한 사건보다는, 그를 둘러싼 분위기와 감정을 공 들여 재현했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별장에서 왕실 식구들이 머무르는 3일을 배경으로 한다. 그 3일 동안 다이애나는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고, 보여야 하고, 가려야 한다. 시놉시스는 그게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실존 인물의 삶에 대해 알려진 바에 비하면 기승전결의 낙폭이 큰 영화는 아니다. 대신 촘촘하게 나아가 감정에 사람을 가둔다.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입을지, 무엇을 보이고 무엇을 가릴지 엄격하게 정해진 세상에서 다이애나를, 뒤이어 관객을.
다이애나는 그 3일의 휴가를 시작하러 들어가는 길부터 규정을 깬다. 누구의 엄호도 받지 않고 직접 차를 운전해, 길가의 식당에서 여기가 어딘지 묻는다.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여기는 그 감정의 내부. 습도 90%의 무더운 날씨처럼 답답한. 여기에는 다이애나가 처한 상황 못지않게, 3일이라고 시간 배경을 딱 잘랐음에도 시간이 선형적이라 느껴지지 않는 전개 탓도 크다. 영화의 많은 장면은 현실과 다이애나의 상상을 오락가락하여,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즉각 파악이 어렵다. 그 여부가 관객에게는 조금 지나고야 도달하게 된다. 진주 목걸이를 힘껏 뜯어버리는 상상, 고풍스러운 복도를 헐떡거리며 걸어가는 모습,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변기 앞에 고개를 숙인 마른 등뼈, 스펜서 저택에서 계단을 밟는 모습.
그런 사람들이 있다. 과거를 덧입고 현재를 사뿐 뛰어넘어 미래로 날아가 버리려는 사람. 그의 고향은 미래가 아니었을까 묻게 만드는 사람. 현재에 들어맞지 않아 불화하지만, 물리적으로 현재를 벗어날 수 없으니 미래에 속할 수도 없다. 현재에 같이 있는 이들의 눈에는 더없이 불안해 보인다. 점멸될 듯 깜빡깜빡 현재를 산다.
대신 그가 죽은 후, 그에게 미래라 불렸을 시간이 도래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먼 훗날, 그의 미래를 현재라 부르는 이들이 돌이켜보면, 그는 과거의 사람임에도 자신이 존재했던 시절에 매이지 않고 현재에까지 유령처럼 남아 부유하고 있다. 그가 날아든 미래가 바로 여기였던 것이다.
다이애나는 그런 사람이다. 잊히지 않고 미래에서도 계속 언급되는 사람이다. 영화 <아멜리에>의 등장인물들이 계속 다이애나 이야기를 하듯이. 사후에도 그의 일부가 살아 있지만, 살아생전에도 그의 어떤 면은 유령처럼 부유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스펜서>는 프린세스 다이애나를 둘러싼 사건과 가십들을 걷어내고, 그의 유령을 옷과 목걸이 아래 재생해 놓은 영화다.
그러니 다이애나가 끊임없이 유령을 인식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는 앤 불린에게서 자꾸 자신을 본다. 오래된 방의 먼지에서는 과거의 여왕에게서 탈각된 신체 일부를 느낀다. 훗날 유령이 되는 이들만이 유령을 볼 수 있다. 과거의 유령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것도 이들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물리적으로 매인 몸이 시간을 유영하는 마법은 오직 마음으로만, 연민으로만 이루어진다.
다이애나가 영화 속에서 계속 거부하는 행위들은 철저하게 몸에만 속한 행위들이다. 먹기와 입기. 엄밀히 말해, 정해진 대로만 먹고 정해진 대로 입기. 대신 그는 계속해서 어디론가 움직인다. 걷고 뛰고 운전한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옆에 놓인 패스트푸드 봉지는, 그가 먹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그가 자유롭게 움직여 구입한 물건이기도 하다. 그가 운전한 자동차처럼, 그가 뛸 때 흩날리는 모자처럼, 몸 이전에 마음에 속한 행위의 결과물인 셈이다.
유령을 보다가 유령이 되다가 하는 느낌으로, 상상과 현재를 뒤섞어서, 다이애나라는 인물은 어딘가에 갇힌다. 음습한 공기마저 담아내는 클레르 마통의 카메라, 그 습도에서도 팽팽하게 목을 옥죄는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이, 갇힌 자리에 자물쇠를 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다이애나에 가려졌다가, 보였다가, 반복하면서 그 자물쇠를 걸어 잠근다.
갇힌 그 자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우리는 유령을 기다린다. 다이애나의 영혼을, 미래에서 기다린 이들과 조우하게 만든다. 사실 다이애나 생전에도 정직한 애정만으로 그를 바라본 이들은 있었을 것이다. 황색 언론 너머에서 호의 어린 미소를 짓고 있었을 것이다. 샐리 호킨스가 연기한 캐릭터 매기처럼, 너무 다정해서 오히려 환상 같고 미래 같은 그런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허수아비가 입고 있던 아버지의 옷을 수선해 준 매기의 손길처럼, 어떤 애정이 다이애나의 어깨에 걸쳐진다.
다이애나가 책을 통해 앤 불린의 영혼을 소환했듯이, 관객이 갇힌 자리에 다이애나의 유령이 현재로-즉 다이애나의 미래로- 소환된다. 이것은 일종의 위령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앤 불린이 다이애나에게 한 것 같은 위로로 누군가에게 다가갈 것이다. 당대와 불화하며, 선대의 유령과 먼지에 자신을 비춰보는 존재들에게. 당신을 환대하는 마음이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당신은 사라져도 아주 사라지지 않는다고.
불화와 불화하며 현재를 사는, 미래에서 다시 만날 누군가를 생각하며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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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살아 숨쉬는 따스함
테크노 사피엔스가 보편화된 사회 안의 한 가정을 조명하는 영화, 애프터 양은 특별하지만 잔잔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가족과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은 어떤 작별의 인사도 남기지 않은 채 작동을 멈춘다. 제이크는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으나 여전히 작동하지 못하는 양을 뒤로한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여 그의 기억 속을 보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애벌레에겐 끝이지만 나비에겐 시작이다.”
나무, 바람, 그 외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그의 기억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보면 볼수록 따뜻해지는 기억이 거리를 두고 있던 가족의 틈을 메우며 당연하다고 느꼈던 가족이라는 단어에 물음표를 찍는다. 가족이라는 단어만으로 존재했던 서로의 거리는 양이 작동을 멈춰 그의 기억을 바라보고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다가오는 따스함을 마주한다. 그를 기억하게 만드는 노래, 장소, 얼굴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다.
어떤 도구로 쓰임을 시작한 ‘양’은 그들에게 있어서 ‘인간’이 아닌 그저 ‘안드로이드’로 남는 순간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만들었지만, 결코 그들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어떠한 선이 느껴진다는 것이 왠지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들의 거리는 ‘양’에 의해 좁혀졌으나 과연 ‘수단’과 ‘도구’로 쓰이지 않았을까. 인간보다 더 인간 답지만 인간은 아닌 그를 바라보면 ‘인간다움’이라는 단어가 인간에게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어떤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보다는 그동안 정의되어 온 현재의 인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지만, 이것 또한 사람의 초점에서 바라보고 내리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아시안에 대해 신비로움이 걷히지는 않은 모양새에 다소 실망감을 끼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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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모네이드의 씁쓸한 맛은 왜 그녀의 몫이 되었나.
여러 시선이 모여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 우리는 어느 곳을 봐야 할까. 당연하게도 여러 시선이 모인 한 방향을 봐야 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사소한 진실로 인해 발버둥 치듯 현실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레모네이드를 소개하려고 한다. 영화의 끝맛이 쓸지 달지는 보는 관점에 달렸다. 루마니아에서 온 마라는 미국인과 결혼하여 아메리칸드림을 꿈꾸고 있다. 다니엘과 함께하며 안정을 찾고 싶은 마라는 사랑해 마지않는 아들도 만났고 이제 영주권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왠지 모를 두려움에 둘러싸인 마라는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서 더욱 불안해진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고향으로 인해 그 상황을 견디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미국인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지만 그를 대가로 하는 현실을 맞닥뜨린다. 나아갈 수도 없고 뒷걸음칠 수도 없는 마라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디즈니랜드는 아니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나아가는 수많은 사람은 마라를 통해 비친다. 미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책임지고 동시에 잔혹해지며 거짓이 섞인 진실을 타협해야만 했다. 그것이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현실이자 현재였으니까. 이질감과 이분화된 개념들이 소외감을 불러일으켜 버겁게 느껴지지만 그런데도 나아가는 마라의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우직해서 이 사랑 섞인 환상이 환상이지 않기를 바랐던 마음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특정인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닌 만큼 영화가 내어주는 분위기가 굉장히 힘들게 느껴졌다. 상황을 전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 영화는 끊임없이 자기 세계로 빨아들이려는 사람들로 인해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깨닫는 방식이 아프게 느껴졌다. 타인의 약점 앞에 선 인간은 한없이 잔혹해지는 것 같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헤쳐 나가는 마라가 무사히 살아가길 바라며 이 영화의 달콤씁쓸한 맛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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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이 우릴 완벽하게 속인 순간들
#산돌구름 #마블반전 #랄프보너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2021. 03. 20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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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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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이번에도 속았다..
00:44 오딘? NO I’M 로키
01:52 퀵실버? NO I’M 보너
02:38 만다린? NO I’M 트레버
03:44 닉퓨리’s EYES
04:49 구독자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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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섀도우 앤 본>
[2021년 4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유일무이한 희망. 빛의 힘을 지닌 소녀여, 어둠의 공포를 몰아내라. 그리샤버스로 들어갈 준비를 하라.
전쟁과 어둠으로 찢긴 세계. 그곳에 빛의 힘을 지닌 소녀가 나타난다. 평범한 고아 알리나는 세상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하지만 사악한 힘이 그녀의 길을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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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비상선언> 칸 영화제 공식 예고편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