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4-07-02 00:01:40
치명적인 터프가이 & 섹시가이
영화 '핸섬가이즈' 리뷰
느슨해진 극장가에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등판했다. 외형은 더티 터프, 더티 섹시가 풀풀 풍기는데 내면은 큐티 뽀짝함을 갖췄다. 영화 '핸섬가이즈'의 매력에 푹 빠진 나머지 관객들은 웃참에 실패해 계속 웃음이 터진다.
'핸섬가이즈'는 뇌리에 강렬하게 박히는 외모를 자랑하는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잔혹 코미디다.
시작부터 두 캐릭터의 외모는 범죄자로 오해받는 '추남형'으로 정의하긴 했지만, 보는 이들에게 불호로 다가오지 않는다. 극 중 서로를 향해 '터프가이', '섹시가이'라 칭하는 등 되려 시선강탈하는 외모로 웃음을 유발하며 포문을 열어젖힌다.
'핸섬가이즈'는 단순히 두 주인공의 외모만으로 웃기지 않는다. 캐릭터들의 동심과 세심함, 배려심을 녹여 러블리한 남성 캐릭터로 발전시키는 등 캐릭터 설계를 훌륭하게 해낸다. 특히 상구는 지켜주고 싶은 크고 소중한 '쁘띠가이'로 매력을 철철 흘리면서 관객들을 제대로 홀린다. 상구로 분한 이희준은 이번 작품에서 연기력으로 정점을 찍는다.
호러 코미디 장르이긴 하나, '핸섬가이즈'는 웃음과 잔혹함 둘 다 잡겠다고 갈팡질팡하지 않고 웃음부터 공략하며 관객들을 제대로 터뜨린다. 그러면서도 오컬트스러운 분위기도 살포시 깔아 두며 균형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 흥미를 끊임없이 유발한다.
원작의 할리우드 B급 잔혹코미디를 국내 정서에 맞게 잘 심어놓는 영리함도 발휘한다. 원작인 '터커 & 데일 Vs 이블'의 슬래셔 요소를 일정 부분 완화시켜 잔혹한 장면에서도 관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B급 정서로 A급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핸섬가이즈'에 등장한 배우들의 연기도 웃음을 빵빵 터뜨리는 데 제대로 한몫했다. 이희준 이외 '자칭 터프가이' 재필을 통째로 집어삼킨 이성민과 두 주인공을 서포트하는 미나 역의 공승연은 확실히 눈에 띈다. 이들 이외 박지환, 이규형, 우현 등 조연들의 신스틸러급 연기는 영화 속 빅웃음 포인트를 선사하기도 한다.
다만, 영화 자체가 대중적이진 않다. 그래서 보는 이에 따라 확실히 취향을 탈 것이다. '핸섬가이즈'가 자신의 취향이라면 껄껄 웃다가 나올 101분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이게 무슨 내용인가' 생각하며 와닿지 않을 것이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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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츠 인 더 무비] ‘아이스크림’ 인 더 무비
- [왓츠 인 더 무비 What’s In the Movie]:영화가 시작되고 들려오는 첫 사운드부터 엔딩 크레딧이 나오기 직전까지, 당신의 귀와 눈을 자극하며 들어오는 모든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영화를 만든 이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그것들은 모두 영화 속에서 저마다의 의미를 갖는다. 지나가는 행인 7의 신발색부터 ‘인셉션’의 팽이까지, 영화 속 요소가 얼마나 사소한지, 혹은 얼마나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각각의 대상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토대로 작품을 바라볼 건지는 전적으로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달렸다. [왓츠 인 더 무비]는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대상들을 생각해 보고, 의미를 느껴본다.4월의 오락가락한 날씨 속 느껴지는 뜨거움, 벌써부터 올 한 해도 유독 뜨거운 여름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흔히 우리는 ‘여름을 이겨낸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사실 여름이 이겨내고 극복해야만 하는 대상인 것은 결코 아니다. 해수욕장과 계곡에서의 물놀이부터, 야구와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대회들까지 여름은 즐길 것 천지다. 물론 삼계탕과 냉면, 수박 등 과일들까지 다양한 여름 먹거리도 빠질 수 없는데, 이러한 여름의 먹거리들을 제쳐두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아이스크림’이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입만으로 여름의 더위를 가시게 하는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은 우리 일상뿐 아니라 다양한 영화에도 특별한 의미와 함께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극의 상황을 이 차갑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대신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번 [왓츠 인 더 무비]에서는 아이스크림이 가지는 의미를 중심으로 작품들을 소개한다. 지금 아이스크림 하나를 입에 물고, 아이스크림처럼 차갑지만, 달콤한 영화의 세계에 빠져보자.<로마의 휴일>“함께였기에 더욱 자유로웠던”감독 : 윌리엄 와일러출연진 : 그레고리 펙, 오드리 헵번. 에디 알버트, 마가렛 로우링스아이스크림과 영화, 이 두 가지의 단어를 놓고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단연 ‘로마의 휴일’이다. 특히 극 중에서 ‘앤’ 공주 역할을 한 ‘오드리 헵번’이 스페인 광장에서 젤라토를 먹는 장면은 아이스크림과 관련된 영화 장면 중에서 제일 유명할 뿐만 아니라, 장면 자체도 영화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면이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오드리 헵번이 먹는 젤라토는 아이스크림이 아니지만 말이다.‘앤’ 공주는 유럽의 여러 국가를 순방하게 된다. 그러나 공주로서의 너무나 가혹한 스케줄로 그녀는 결국 일탈을 시도한다. 숙소를 몰래 빠져나간 앤 공주는 그날 밤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를 만나게 되는데, 처음에 그는 그녀의 신분이 공주인 줄 몰랐기에 그녀를 잠깐 재워주고 보내주려 한다. 그러나 기자였던 조 브래들리는 신문에 나온 사진으로 앤이 공주인 것을 알게 된다. 조 브래들리는 앤을 통해 특종을 잡기로 하고, 집에 있던 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보내주는 척을 한 후 그녀를 미행한다. 작별 인사를 마친 앤 공주는 대사관으로 바로 가지 않고 로마의 일상을 즐기는데, 그러던 중 신발을 사고 머리도 자른 뒤 스페인 광장에서 젤라토를 먹게 된다. 젤라토를 먹는 앤을 보고 타이밍을 잡 은 조 브래들리는 우연을 가장해 다시 그녀 앞에 나타난다.“잊지 못할 달콤함은 녹아버리고”이 장면에서 바로 앤 공주가 조 브래들리 곁에서 젤라토를 먹는 그 유명한 장면이 등장한다. 극 중에서 젤라토는 기본적으로 주인공의 주체성을 상징한다. 앤은 한 나라의 공주로 극진한 대접을 받지만, 실상은 누구보다 완벽한 모습을 강요받는 새장 안에 갇힌 새와 같은 신분이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본인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타국에서 자유로운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소해 보이지만 공주로서가 아닌 한 손님으로서 자신이 직접 값을 지불하고, 사람들 많은 광장에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젤라토를 먹는다는 것은 그녀의 처음이자 다시 오지 못할 자유이다. 많은 동화와 연극에서 그러하듯 해당 작품에서도 앤 공주와 조 브래들리의 사랑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한여름 밤의 꿈처럼 잊지 못할 평생의 추억을 선사한 조 브래들리와의 만남은 쉽게 설명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 있다. 그들의 만남이 더욱 달콤하게 느껴졌던 것은 어쩌면 앤의 입안에 아직 남아있던 달콤한 젤라토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본다.<포레스트 검프>“목적 없이 아름다운”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출연진 : 톰 행크스, 로빈 라이트, 게리 시니스, 마이클티 윌리엄스남들보다 낮은 지능으로 태어난 포레스트 검프 (톰 행크스). 그는 남들보다 몇 배는 어려운 자신의 환경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누구보다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그러한 과정에서 미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을 겪음과 동시에 자신과 함께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흔히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거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로 흔히 알려져 있다. 베트남 전쟁과 ‘핑퐁외교’, ‘엘비스 프레슬리’와 애플 컴퓨터를 소재로 다루기도 하는 등 미국의 문화를 알기에 좋은 영화로 많이 소개되곤 한다. 하지만 단순히 미국인들의 국민 영화로 치부되기에는 포레스트 검프가 갖는 의미는 넘쳐난다.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게 된 포레스트 검프는 졸업식 때 모병관이 준 지원서에 순진하게 지원하게 되면서 베트남 전쟁까지 참전하게 된다. 전쟁 중에, 검프는 언젠가 함께 새우잡이 배를 하기로 약속한 절친한 친구 ‘버바’를 잃게 된다. 검프는 친구를 잃었지만, 엉덩이에 총까지 맞으며 자신의 상관인 ‘댄 중위’를 구하게 되고, 댄 중위와 그는 군 병원에 함께 입원한다. 군 병원에 검프와 댄 중위를 비롯한 군인들은 원하는 대로 아이스크림을 제공받게 되는데, 검프는 이에 굉장히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중에서 검프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대로 먹을 수 있던 점이 엉덩이에 총을 맞아 좋았던 점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러한 순진무구한 검프와 별개로 검프의 옆자리에 있던 댄 중위는 검프가 준 아이스크림을 바로 변기에 버려버린다. 그 이유는 그의 두 다리가 절단되었기 때문이다.“달진 않지만, 마냥 쓰지도 않은”이처럼 포레스트 검프에서 아이스크림은 검프의 순수함, 그에 대조되는 댄 중위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는 메타포로 사용된다. 친구를 잃고 자신도 부상당한 비참한 상황에서 도 아이스크림 하나로도 즐거워하는 모습은 현실적인 댄 중위와의 극명한 차이를 이룬다. 그러나 동시에 아이스크림으로 대표되는 검프의 따뜻함이 결국 댄 중위의 마음을 녹이게 된다는 것도 의미한다. 위로를 위해 검프가 댄 중위에게 아이스크림을 주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는 위로의 정서로 작용해 댄 중위의 마음을 움직였다. 당시에 댄 중위가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고 버리긴 해도 댄 중위는 매춘부들이 검프를 괴롭힐 때 검프의 편을 드는가 하면 나중에는 검프를 믿고 새우잡이배 사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마침내 댄 중위는 세상과 화해한다. 비극적 상황에서 건넨 검프의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결국 못 먹을 정도로 썼던 누군가의 농도를 조금이나마 희석해 준 것이다.<헤어질 결심>“온전히 끌려가기에 사랑인가?”감독 : 박찬욱출연진 :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박용우부산에서 모범적 형사로 근무 중인 해준 (박해일)은 남편의 살해 용의자로 수사선상에 오른 서래 (탕웨이)를 만난다. 해준은 서래에게 용의자에게는 느낄 수도, 느껴서도 안 되는 감정을 갖게 된다. 서래 또한 그러한 해준의 태도를 이용하는가 하면, 그녀 역시 해준 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는다. 서래에게만 유독 관대한 태도의 해준은 그녀의 알리바이와 증언을 받아들이며 그녀에 대한 의심을 없애게 된다. 그와 동시에 해준은 며칠동안 서래의 집을 몰래 보며 그녀를 관찰한다. 그러던 중 서래가 아이스크림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을 알게 된다. 해준은 본인만이 서래를 관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서래 역시 해준을 관찰하고 있으며 자신이 해준에게 관찰당하고 있다는 상황 또한 알고 있다.“맛보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마침내”작중에서 아이스크림의 의미는 해준을 향한 서래의 유혹이다. 서래는 해준이 자신에게 이끌리고 있으며, 사랑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녀 역시 품위있는 그에게 이끌리고 있다. 그러한 해준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래는 해준의 욕망을 자극한다. 천천히 아이스크림을 먹는 서래의 모습은 검거를 마치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해준과 대치된다. 그와 동시에 서래의 입이 천천히 부각된다. 이는 해준을 적극적으로 유혹하는 서래의 태도와 그녀에게 해준이 빠져들게 됨을 보여준다. 해준은 부인 정안 (이정현)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에 있어서 어딘가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관심과 사랑의 대상인 서래를 대하는 태도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인 것이다.서래의 아이스크림은 유혹의 상징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동정심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한 끼 한 끼 먹는 것에 있어서 진심인 해준과 달리 매번 아이스크림으로 식사를 마치고 담배마저 태우는 서래의 모습은 그녀에 대한 해준의 동정심을 끌어낸다. 또한 해준과 서래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준다. 잠을 못 자는 해준에게는 서래가 잠을,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하는 서래에게는 해준이 식사를 제공한다. 이처럼 서래가 자신이 필요한 것과, 또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을 모두 드러내는 이유는 그녀가 해준을 필요로 하고 해준 역시 그녀가 필요할 것을 알고 있어서이다.서래의 아이스크림은 녹아있다. 서래는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굳이 치우지 않고 방치한다. 차갑고 딱딱한 아이스크림이 흐물흐물한 액체가 되어 뚝뚝 흐르는 장면은 고고하고 품위 있던 형사 해준이 그녀에게 완전히 빠져버려 흔들린다는 것을 암시한다. 서래의 대사에 나오는 ‘아무 생각도 못 하고 바다 밑으로 점점 내려가는 해파리’처럼 말이다. 결국 헤어지기 위해 결심까지 필요했던 그들의 사랑은 붕괴된다. 미제사건처럼 영원히 남자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던 여자의 말은 아마 이루어질 것이다. 이미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은 다시 얼려보아도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수 없기에.<플로리다 프로젝트>“디즈니월드 반대편 또 다른 천국”감독 : 션 베이커출연진 : 윌렘 데포, 브루클린 피니스, 브리아 비나이테, 발레리아 코토천진난만한 미소의 세 아이 뒤에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들이 사는 곳은 플로리다주의 올란도이다. 6살의 무니 (브루클린 피니스)는 매직캐슬이라는 이름의 모텔에서 엄마 핼리 (브리아 비나이테)와 살고 있다. 매직캐슬이라는 이름도 근처 올란도 디즈니월드에서 따왔을 정도로 꿈과 희망의 나라 디즈니월드와 그들의 집은 가깝다. 그러나 언제나 아름답고 환상적인 디즈니월드의 반대쪽에 거주하는 그들은 매주 방세를 내며 간간히 살아간다. 핼리 역시 미혼모로 향수를 팔거나 성매매로 돈을 벌어 무니와 살고 있다. 무니는 그런 환경 속에서도 항상 쾌활하고 즐겁다. 모텔의 전기를 끊어 버리거나 집에 불을 내기도 하고, 때때로는 관광객들에게 구걸해 아이스크림을 사먹기 도 한다.“하나의 아이스크림도 행복을”영화 속 아이스크림은 아이들의 순수함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친구들과 함께 하니 무엇이든 즐거운지, 구걸로 번 돈으로 산 아이스크림콘을 세명이서 나눠먹는 아들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선 무언가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어른들이 울 것 같으면 자신은 바로 안다’는 무니의 말은 아이들의 순수해 보이는 모습이 결코 아무것도 몰라서가 아니라 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도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현실을 이겨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모습은 어른스럽다라는 말 자체를 부끄럽게 한다. 더운 날씨 탓에 금방 녹은 아이스크림은 빨리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와 달리, 뛰어다니며 한입씩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는 그들의 모습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어느 순간 녹아버려 사라지는 아이스크림처럼 불안정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그들의 삶은 어쩌면 작지만 황홀한 한 입처럼 누군가와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즐겁고 가치 있을 것이다.플로리다 프로젝트에 악역은 없다. 성매매를 하며 싸구려 향수를 판다고, 무책임하고 불법적으로 보이는 헬리는 조금 자유로울 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무니와 함께 살아간다. 무니 역시 가족, 친구와 함께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영화의 마지막에 무니를 보호하기 위해 위탁 가정에 보내려는 아동 보호국이 오히려 악역으로 보일 정도이다. 이처럼 1967년 디즈니 월드의 건설 초기 프로젝트를 의미하던 ‘플로리다 프로젝트’든, 집 없는 이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말하는 ‘플로리다 프로젝트’든 어떤 대상도 누군가에게 모두 나름의 가치가 있고 의미를 갖는다. 필요 없게 여겨지는 작은 동전 하나 하나가 모여 최고의 아이스크림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8월의 크리스마스>“여름보다 뜨거웠던 사진의 온기”감독 : 허진호출연진 : 한석규, 심은하, 신구, 이한위무더운 여름날 정원 (한석규)는 땀을 흘리며 사진관으로 들어온다. 사진관에서 기다리는 주차단속원 다림 (심은하)은 그런 정원에게 사진을 뽑아달라 닦달한다. 정원은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듣고 장례식장에 다녀온 직후였다. 다음에 오라고 정원은 약간은 짜증을 내지만, 그러한 짜증이 못내 미안했는지 다림에게 아이스크림 하나를 건낸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투의 정원에게 다림은 호감을 느끼게 되고 그들은 가까워진다. 정원과 다림은 다른 연인들처럼 대놓고 애정 표현을 하지도, 사랑을 입으로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고, 달리기를 하고, 산책하면서 그들의 말과 표정은 사랑을 전한다.
“한 순간의 달콤했던”“지난 20년간 한국 멜로는 결국 허진호였다”라는 ‘이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오글거리는 사랑 노래 없이도 뛰어난 연출 덕에 영화의 정서는 온전히 느껴진다. 이러한 정서를 나타내기 위해 영화에는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영화 내내 정원과 다림 곁에 함께 등장한 것은 바로 아이스크림이었다. 바 아이스크림, 컵 아이스크림, 콘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아이스크림들이 영화 속에서 역할을 한다. 시한부라는 비참한 삶과 현실에도 사소한 말 한마디에 상처받을 수 있었던 다림을 먼저 신경 쓴 정원, 그가 건넨 미안함과 선함이 담긴 아이스크림 바 하나는 얼마 남지 않은 그에게 삶의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준비한 아이스크림을 쑥스럽게 건넨 정원과 그의 사과를 흔쾌히 받아주는 다림. 그렇게 둘의 아름다운 사랑을 시작된다.존대하던 사이에서 반말을 하고 함께 스쿠터를 탈 정도로 가까워진 그들은 어느 순간 또 하나의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장남이었었던 정원과 오 남매였던 다림은 가족 이야기를 하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나의 아이스크림을 퍼먹는다. 이 장면은 서로가 서로를 온전히 사랑함을 보여줄 뿐 아니라 둘의 더욱 가까워진 사이를 암시한다. 다림과 정원은 다림이 퇴근한 후 술을 마시기로 하는데, 왠지 모르게 그날 다림은 오지 않는다. 그리고 며칠 후 화장을 한 다림은 정원의 사진관에 찾아오는데 이번엔 정원의 아이스크림도 거절하고 함께 술을 마신다. 사소한 대화를 나누던 중 다림은 ‘서울랜드’에서 일하는 친구 덕분에 언제든지 가면 공짜 표를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녀의 마음은 눈치챈 정원은 웃는다.서울랜드에 놀러 가 벤치에 앉은 그들은 다시 아이스크림을 먹게 된다. 딱 붙어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저번과 달리 둘의 거리는 마치 한 사람의 자리만큼 벌어져 있다. 이러한 거리를 의식한 터일지 다림은 먼저 다가가 거리를 좁히는데, 정원은 그저 웃음만 보인다. 마지막 아이스크림은 그들이 함께 보내는 마지막 날에 먹은 아이스크림이다. 정원의 상황을 모르기에 다가가는 다림과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정원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가슴 아픈 장면이다.놀이공원 데이트를 마치고 목욕탕에 갔다가 산책까지 하면서 알차게 하루는 끝나지만, 결국 정원이 쓰러지고 입원하면서 그 둘은 더 이상 만나지 못한다. 영화는 정원의 웃는 영정사진과, 자신의 사진이 걸린 사진관을 보며 웃는 다림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결국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처럼 한순간이었던 다림과 정원의 사랑은 끝이 났지만 너무나 달콤했던 여름날의 사랑은 그들에게 남아있을 것이다.“영화와 아이스크림”차갑지만 따뜻하며, 딱딱하지만 부드러웠던, 녹아서 사라지기에 더욱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영화의 가치는 공유된다. 자유부터 사랑까지,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아이스크림 하나가 주는 남다른 의미는 어떤 대상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다. 지금까지 아이스크림의 의미를 중심으로 다섯 가지 영화를 함께 살펴보았다. 이러한 의미를 조금은 생각해보며,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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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남편의 죽은 전 부인... 그녀의 망령이 깃든 저택
내 남편의 죽은 전 부인... 그녀의 망령이 깃든 저택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레베카'
최근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 세계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가 2억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저도 그중의 한 명이 되었는데요. 앞으로는 종종 넷플릭스 작품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이 첫 번째가 되겠네요. 미스터리, 멜로가 뒤섞여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레베카' 입니다.
극 중 화자이자 맥심 드 윈터의 두 번째 부인으로 등장하는 배우 릴리 제임스.
밴 호퍼 부인의 비서 격으로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저녁에 잠드는 것까지 일일이 챙기는 ‘그녀’. 일찍부터 부모님을 여의고 여행 겸 돈을 벌 목적으로 호퍼 부인을 따라다니고 있죠. 이번엔 몬테카를로로 떠나 온 그녀는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맥심 드 윈터, 잉글랜드의 제일가는 맨덜리가의 주인이자 작년에 안타깝게도 부인 레베카를 잃은 그 남자를 말이죠.
밴 호퍼 부인은 맥심을 자신의 조카에게 소개하려 그녀에게 레스토랑에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맥심과 그녀는 첫 만남을 갖게 됩니다. 이후 맥심은 그녀에게 ‘드라이브하러 가자', ‘정원을 걷자'는 쪽지를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요. 밴 호퍼 부인을 속이며 매일 같이 비밀 데이트를 즐기게 되죠.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이를 밴 호퍼 부인이 눈치채지 않을 리가 없겠죠. 사실을 알고 바로 뉴욕으로 떠나자고 하는데요. 이대로 떠날 수 없던 그녀는 맥심의 객실로 찾아가 마지막 인사를 전합니다. 이에 맥심은 그녀에게 자신과 결혼해 맨덜리 저택으로 가자 하죠.
결국 그를 선택한 그녀는 드 윈터 부인의 자격으로 맨덜리 저택에 입성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맨덜리가의 집사 댄버스 부인이 기다리고 있었죠. 첫날부터 왠지 모르게 거리감을 두는 듯한 댄버스 부인과 죽은 아내 이야기만 나오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남편 맥심. 그리고 집안 곳곳 레베카의 흔적이 남겨져 있는 으리으리한 맨덜리 저택에는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이곳에서 사랑하는 남편 맥심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맥심 드 윈터 역의 아미 해머(왼쪽). 여행지에서 만난 그들은 끝내 결혼까지 하게 된다.
‘레베카’라는 이름은 이미 익숙하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영국의 소설가 대프니 듀 모리에 여사가 1938년에 발표한 소설책 레베카가 그 시작이었죠. 이후 연극, 영화, 뮤지컬의 형태로 다양하게 변형되었는데요. 잉글랜드 출신이자 서스펜스의 대가라 불리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이 1940년 처음 미국에 진출해 만든 영화가 이 작품입니다. 그의 영화 중 유일하게 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기도 했죠.
저는 이 작품을 오래전 뮤지컬로 처음 접하게 됐는데요. 소설도, 영화도, 뮤지컬도 모두 보지 못한 분이라 하더라도 이 뮤지컬 넘버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극 중 드 윈터 부인과 댄버스 부인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장면인데요. 레베카를 어렸을 적부터 키우다시피 했던 댄버스 부인이 드 윈터 부인에게 ‘당신은 절대 레베카와 맨덜리 저택의 주인을 대신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하고 있죠.
영화에서는 이 장면을 맨덜리 저택의 ‘거울의 방', 레베카의 침실에서 대화하는 장면으로 처리했는데요. 사면이 다 거울인 방에서 감정이 격해져 울먹이며 말하는 드 윈터 부인과 다르게 조용하지만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하는 댄버스 부인은 뮤지컬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맨덜리가의 집사로 등장한 댄버스 부인 역의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위).
주의 깊게 본 분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영화에 단 한 장면도 등장하지 않으면서 가장 많이 불리는 ‘레베카'는 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면서 이름으로는 불리지 않는 ‘그녀’와 묘하게 대비되기도 하는데요.
이 영화의 화자이며 ‘막심 드 윈터 부인’이라 불리는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 이름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반 호퍼 부인의 비서였을 땐 그저 ‘얘' 아니면 ‘저기'로 불렸고, 맥심과 결혼한 후에는 ‘드 윈터 부인'이라 불렸죠.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살아왔던, 어쩌면 끌리면 끌리는 대로 살아왔던 그녀가 레베카와 댄버스 부인, 맥심 사이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면서 점점 강인한 여성으로 성장해나갑니다.
이런 그녀의 심리 변화와 함께 원작 또는 동명의 영화, 뮤지컬 등을 먼저 접하신 분들이라면 그와 비교하면서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수리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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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우리가 모두 아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새롭게 담아낸 영화 <하얼빈>이 드디어 개봉합니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연이은 성공으로 대중에게 믿고 보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임과 더불어 국내 최초 아이맥스(IMAX) 포맷으로 특정 장면이 1.90:1로 확장되는 특별 제작 영화인 만큼, 3개국 로케이션과 실제 대자연을 담아냈다고 알려져 기대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영상 색보정 작업을 진행한 덱스터 DI본부 컬러리스트 박진영 상무는 “시대물 하면 떠오르는 빈티지 질감의 색채를 벗어나, 최신 기술로 제작된 영상의 선명함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강한 컨트라스트와 날렵한 질감으로 ‘하얼빈’만의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며,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담은 영화인만큼 중심인물들의 작은 표정 하나하나를 살리는 데 집중한 한편, 신아산 전투, 꽁꽁 언 두만강 장면 등에서는 위아래가 확장된 아이맥스 화면비로 전해지는 시각적 압도감에 주력해 작업에 임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순 제작비 265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기에 약 650만 명을 동원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 만큼 영화의 흥행 여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습니다.
과연 <하얼빈>은 올겨울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하얼빈
HARBIN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14분
감독: 우민호
주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릴리 프랭키, 이동욱
개봉: 2024.12.24.
배급: CJ ENM
줄거리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에서 안중근이 이끄는 독립군들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둔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따라 전쟁포로인 일본인들을 풀어주게 되고, 이 사건으로 인해 독립군 사이에서는 안중근에 대한 의심과 함께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1년 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안중근을 비롯해 우덕순, 김상현, 공부인, 최재형, 이창섭 등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마음을 함께하는 이들이 모이게 된다.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와 협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안중근과 독립군들은 하얼빈으로 향하고, 내부에서 새어 나간 이들의 작전 내용을 입수한 일본군들의 추격이 시작되는데… 하얼빈을 향한 단 하나의 목표, 늙은 늑대를 처단하라.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ARMAND
개요: 드라마 |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 117분
감독: 하프담 울만 튼델
주연: 레나테 레인스베
개봉: 2024.12.25.
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그건 제 아들이 한 짓이 아니에요” 어린 아들 ‘아르망’의 담임 ‘순나’로부터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게 된 ‘엘리자베스’ 학교에 도착한 그는 ‘아르망’이 불미스러운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아이들이 남긴 비밀과 어른들이 삼킨 진실은 무엇인가?
더 폴: 디렉터스 컷
The Fall
개요: 드라마 | 영국 | 119분
감독: 타셈 싱
주연: 리 페이스, 카틴카 언타루
개봉: 2024.12.25.
배급: 오드 AUD
줄거리
무성영화 시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스턴트맨 ‘로이’는 같은 병원에 입원한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와 친구가 되고, 매일 다섯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를 해준다. 이야기는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면서 ‘알렉산드리아’를 신비의 세계로 데려간다.
니코: 오로라 원정대의 모험
Niko: Beyond the Northern Lights
개요: 애니메이션 | 독일 | 85분
감독: 캐리 주스넌, 요르겐 레르담
주연: 옹성우, 김지은, 박예린, 정재헌, 사성웅, 김사라
개봉: 2024.12.25.
배급: TCO(주)더콘텐츠온, 메가박스중앙㈜
줄거리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클로스의 썰매가 사라졌다고?! 산타 비행단이 되어 전 세계에 크리스마스를 선물하는 꿈을 키워나가는 사고뭉치 꼬마 사슴 ‘니코’. 비행 스킬 만렙의 사슴 ‘스텔라’가 나타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서서히 친구가 되어가던 어느 날, 돌연 ‘스텔라’와 산타의 썰매가 자취를 감춰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크리스마스가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니코’는 썰매를 되찾기 위해 날다람쥐 ‘줄리어스’, 흰 족제비 ‘윌마’와 함께 꽁꽁 얼어붙은 북쪽 땅으로 향하는데… 과연, ‘니코’와 친구들은 신비한 오로라 속 비밀을 밝혀내고 무사히 크리스마스를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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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함으로부터의 구원
*본 영화의 내용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272kg의 거구로 세상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대학 강사 ‘찰리’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10대 딸 ‘엘리’를 집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매일 자신을 찾아와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하면 전 재산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더 웨일> 줄거리
처음 시작부터 강렬하다. 우연히 들른 집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찰리의 모습을 본 토마스에게 찰리는 종이에 적힌 글을 읽어달라고 한다. 그 글이 도대체 뭐길래 곧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응급조치가 아닌 읽어달라는 부탁을 한 것일까?
자신의 친구이자 간호사인 리즈가 도착하고 나서야 진정된 찰리에게 토마스가 왜 이 글을 읽어달라고 했는지 물었을 때 그 의문이 해결된다.
'이것을 들으며 죽고 싶었다.' 찰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럼 여기서 죽음을 목도에 둔 찰리를 발견한 토마스를 살펴보자. 토마스는 왜 연고도 없는 찰리의 집 문을 두드린 걸까?
그는 새생명 교단의 선교사이다. 집들을 방문하며 자신들의 교리를 전파하려는 다르게 말하면 타인을 '구원'시키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찰리라는 인물이 눈에 띄었다.
곧 죽을 것 같은 모습을 하면서도 자신을 살려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 에세이 하나를 읽어달라고 하는 인물이 말이다. 그래서 찰리는 그를 '구원'해주기로 한다.
하지만 구원에 회의적인 찰리의 태도뿐만 아니라 찰리의 친구인 리즈는 새생명 교단에 적대적이까지 해 그의 구원은 순탄치 않다.
그들의 태도는 언뜻 보면 평범한 사람들의 반응 같지만 자세히 들여보면 사연이 있다.
리즈의 오빠이자 찰리의 연인이었던 이는 새생명 교단에 속해 있었지만 내쳐졌고 결국 끝은 죽음이었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오히려 토마스를 반기는 찰리가 이상할 정도이다.
하지만 리즈의 적대적인 태도에도 토마스는 계속해서 찰리를 찾아오고, 찰리는 친절하지만 선을 긋는 듯한 태도를 유지한다.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토마스의 '구원'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찰리의 딸, 엘리이다. 찰리에게 소중한 존재 중 하나인 엘리의 등장은 곧 그에게 ‘구원’이 내려올 것이라는 생각을 자아내게 만든다.
엘리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찰리를 증오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엘리가 가장 솔직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찰리는 에세이를 쓸 때 솔직함을 강조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고, 리즈는 찰리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의 의지와는 반대로 그가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토마스는 사실 교단의 돈을 훔치고 도망친 자신의 의견대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렇게 모순 투성이인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솔직함을 가지고 있는 엘리는 파란을 가져온다.
엘리는 끊임없이 찰리의 가장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하는 부분을 건드렸고, 종국에는 찰리를 비롯한 리즈, 메리(리즈의 엄마), 토마스까지 파멸로 이끈다. 아니, 이끄는 듯하다.
엘리에 의해 찰리와 다시 만난 메리는 찰리에게 숨기던 엘리의 탈선을 들켜버린다. 또한 리즈는 자신을 속이고 엘리를 위한 돈을 모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엘리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토마스의 말을 녹음해 토마스의 부모님과 교단에 보낸다. 이런 행동은 이들을 파멸로 이끄는 듯 보이지만 메리는 찰리와의 대면을 통해, 리즈는 실망하여 떠나지만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면, 또 토마스가 흥분한 듯 찰리에게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도리어 엘리의 솔직한 행동이 그들을 구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찰리의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는 엘리의 행동을 시작으로 찰리는 각종 외부에서 오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온몸으로 받게 된다. 자신이 자주 시키던 피자집의 배달원의 놀라 달아나는 모습을 보며, 토마스가 자신에게 구원을 내리기 위해 찰리의 사랑을 부정하다 끝내 숨겨놨던 찰리에 대한 혐오감을 내비치는 모습을 보며 결국 자기혐오를 터뜨려 버린다. 자신의 강의를 듣던 학생들에게 카메라를 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지나가는 새들에게도 먹을 것을 나눠주던 심성을 가진 이었다. 즉, 찰리는 다들 악마라고 하는 엘리의 행동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엘리의 솔직함이 다른 이들에게 구원이 됐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자신 역시 남에게 가감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도리어 솔직함을 드러냈다는 것을 깨닫는다.
깨달은 찰리는 엘리에게 계속해서 그가 완벽하다 말해주고, 끝끝내 엘리가 읽어주는 엘리 자신이 쓴 '모비딕'에 대한 에세이를 들으며 자기혐오를 버리고 엘리에게 직접 걸어감으로써 스스로를 구원한다.
이 영화 속 찰리는 '모비딕' 속 에이허브 선장이 되기도 하고 모비딕이 되기도 한다. 에이허브 선장이 복수심에 불타는 것처럼 자신(모비딕)에 대한 혐오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결국 엘리가 지신의 에세이 속에서 불쌍하다 평했던 에이허브 선장(찰리)은 결국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모비딕(찰리)에 대한 혐오를 버리며 스스로를 구원하게 된다. <더 웨일>은 결국 구원은 누구에게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솔직함에서 나오게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본 영화의 내용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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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가족 이야기, 영화 <위국일기>
<위국일기(違国日記)>는 갑작스럽게 함께 살게 된 이모와 조카가 서로를 이해하며 서서히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일본 영화입니다. 소설가 마키오는 소식을 끊고 지내던 언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참석합니다. 그곳에서, 고아가 된 조카 아사를 두고 ‘버려진 대야 같은 신세’라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모습을 본 마키오는 충동적으로 아사를 맡기로 결심합니다.
‘위국일기(違国日記)’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어긋난 나라의 일기’입니다. 이 제목은 이모와 조카의 태생적 거리감과 서로의 성격과 생활방식이 달라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을 상징합니다. 두 사람이 전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같은 제목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가족과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차분하게 돌아보게 합니다. 주연을 맡은 아라가키 유이(이모 역)와 하야세 이코이(조카 역), 카호(이모 친구 역)의 섬세한 연기는 마치 그들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몰입감을 줍니다. 감독의 서정적인 연출 역시 이들의 일상을 조용히 담아냅니다.
씨네랩의 영화 크리에이터로 영화의 시사회에 초대받아 좋은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위국일기>는 일상 속에서 각자가 품고 있는 외로움과 상처를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모와 조카의 복잡한 감정선과 세대 간의 이해와 소통을 담아낸 이 영화는 관객에게 잔잔한 감동과 따뜻한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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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을 처단하는 직쏘 모방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도덕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살아가며 누구나 하나 즘은 잘못을 하면서 살아간다. 아주 큰 범죄가 될 수도 있지만 말실수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작은 무언가를 몰래 가져오는 것 같은 아주 사소한 일들도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잘못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면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를 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사람마다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에 대한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잘못을 인지했더라도 은근슬쩍 그냥 그 순간을 넘기기도 한다.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법을 만들고, 그것에 위반되는지를 사법기관에 판단을 요청한다. 그리고 잘못이 있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이 일련의 과정은 수십 년 이상 인류가 사회에서 질서를 지키기 위해 확립한 어떤 체계다. 하지만 모든 잘못을 법이 다 잡아낼 수는 없다. 어떤 잘못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고 그 잘못을 아는 사람이 없어지면 그 잘못도 자연스럽게 묻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영웅 같은 존재를 이상화한다. 경찰이나 검찰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의 잘못도 누군가가 바로 잡아 주길 원한다. 하지만 그 존재는 분명 인류가 만든 법의 테두리에서는 벗어나 있다.
영화 <스파이럴>은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 가지고 있는 잘못들을 바로잡는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다룬다. 경찰들의 잘못은 큰 것도 있고 사소한 것도 있지만 받는 형벌은 매우 가혹하다. 공포 스릴러 <쏘우>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는 극 중 유명한 연쇄살인범 직쏘(토빈 벨)는 등장하지 않지만 그 모방범을 등장시켜 비슷한 패턴의 연쇄살인을 묘사한다. 과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희생자들은 잔인한 고문 기계에서 깨어나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테스트를 받는다. 원작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특정 신체를 절단하는 것과 목숨을 구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인데 고민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서 잔인한 결과로 이어지고 이 장면들이 그대로 화면에 묘사된다.
비리 경찰을 처단하는 연쇄살인범 이야기
<쏘우>의 스핀오프 영화라고 할 수 있는 <스파이럴>은 돼지 머리 인형을 내세우는 직쏘 모방범과 그를 쫒는 지크 형사(크리스 록)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지크 형사는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지 못하지만 꽤 도덕적이고 믿을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과거 경찰서장이었던 마커스(사무엘 잭슨)의 아들인 지크 형사는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고, 새로 온 신참 파트너 윌리엄(맥스 밍겔라)만이 그를 따르고 있을 뿐이다. 그 상황에서 지크의 동료 형사들이 하나둘씩 직쏘 모방범에게 납치되어 살해당한다. 결국 연쇄살인범과 직접적으로 대결을 벌이게 되는 것 지크 형사뿐이다. 다른 형사들도 같이 추적을 해나가지만 왠지 모르게 지크와 협력하기보다는 독립적으로 수사를 하며 움직인다.
경찰은 사회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잡아 처벌할 수 있는 집단이다. 그래서 그들이 가진 도덕적인 신념은 중요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지크 형사는 도덕적인 신념이 꽤 명확한 인물이다. 주변 동료를 챙기면서도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동료라고 해도 동료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직언을 할 줄 아는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런 성향은 그에게 동료들이 등을 돌리게 만든다. 지크 형사는 동료들이 연쇄살인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동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어찌 보면 그는 경찰 내부에서 마지막 남은 최후의 보루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전 시리즈가 그랬듯이 지크 형사는 늘 범인보다 한 발씩 늦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아주 잔혹한 묘사를 하는 시리즈의 특성을 조금은 완화시켜준다. 또한 범인의 단서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도 어느 정도는 설득력이 있다. 과거 시리즈보다 속도감은 조금 떨어졌지만 논리적 서사를 보강했고, 무엇보다 영화를 끝까지 흥미롭게 보도록 만드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지크 형사 캐릭터에 대한 신뢰감 때문일 것이다. 그는 최대한 동료를 구하려고 뛰어다니고 단서를 찾아 결국 모든 살인의 범인을 찾아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결정의 딜레마에 빠지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그래서 긴장감이 높아진다.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스파이럴>은 일그러진 영웅의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연쇄살인범 직쏘가 그랬던 것처럼 개인적인 원한으로 시작된 살인은 비리나 잘못함 일이 있는 경찰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형벌을 준다. 과거 언젠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고문 기계에서 눈을 뜬 순간 자신이 과거에 잘못한 모든 것을 나열하며 생각할 것이다. 거기에 살인범이 들려주는 특정 사건에서 자신의 죄를 마주하고 결국 형벌에 처해진다. 아주 잔인한 살인범의 형벌은 세상을 위한 정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반론권이 전혀 주어지지 않으므로 올바른 정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를 영웅으로 보기는 힘들다. 그 자신이 행하는 정의에 이유와 원칙을 가지고 있지만 그저 잔혹한 악당으로만 보인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
또한 연쇄살인범은 돼지 가면과 인형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스코트만 바뀌었을 뿐, 직쏘가 이용했던 방식 그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살인범 역시 새로운 직쏘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동일한 방식과 메시지는 <스파이럴>의 이야기가 <쏘우> 시리즈의 동어반복처럼 느끼게 한다. 이미 했던 이야기를 다른 캐릭터를 가져와 재구성하여 풀어가기 때문에 스핀오프라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리부트로 보이기도 한다.
감독 대런 린 보우즈만은 공포영화 전문 감독으로 <쏘우 2> 편으로 연출 데뷔를 한 이후, <쏘우 3>. <쏘우 4>까지 연출하여 <쏘우> 시리즈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감독이다. 이후 여러 가지 공포영화들을 연출하고 있지만 만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많지 않다. 이번 <스파이럴>로 다시 <쏘우> 시리즈의 연출을 맡게 되면서 자신이 가장 잘했던 영화를 다시 한번 만들어냈고, 팬들이 만족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기시감을 느끼게 하지만 과거 시리즈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고, 서사의 구멍도 그렇게 많지 않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릴러로 탄생시켰다.
영화 주인공 지크 형사를 연기한 크리스 록은 <쏘우> 시리즈의 팬으로 <스파이럴>의 기획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각본 작업에도 참여하여 이 시리즈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코미디 배우로 많이 알려져 우스꽝 스러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이번 <스파이럴>에서는 과거와 다르게 심각하고 진지한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를 비롯해 감독까지 시리즈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든 영화 <스파이럴>은 여러 가지 단점을 보여주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가 이어갈 동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스파이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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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비우스 리뷰 - 베놈2의 단점을 답습하다 (스포일러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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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합니다]
1. 베놈, 모비우스는 마블의 작품이지만 MCU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는 않는 독자적인 소니 스파이더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01:25 ~ 01:27 01:53 ~ 02:02
2. 제가 러프하게 마블의 작품이라고 한 부분이 디테일한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을 말씀드리며 다음번엔 조금더 검토를 하고 영상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영상 시청에 불편함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분명 영화 모비어스에도 장점은 있었습니다. 정말 박쥐처럼 공간을 인식하는 시각적인 효과도 인상적이었고, 액션씬 중간중간에 나오는 슬로 모션도 기억에 꽤나 남았습니다. 하지만 작품에서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될, 흔히 말하는 겉멋 가득한 무의미한 연출들은 아쉬웠고, 샹치 텐 링즈의 전설에 이은 갑작스러운 에너지파 결말은 실소를 머금게 만들었습니다.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아쉬운 이야기를 들었던 블랙위도우, 베놈 2, 샹치, 이터널스로 인해 식어가던 마블에 대한 애정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다시금 살리는가 싶더니, 이번엔 모비우스가 그 불씨를 다시 꺼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아쉬움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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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낫 아웃 영화 후기 / 고3 야구선수 / 불공정한 세상의 서바이벌 / 돈으로 대학가나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낫 아웃”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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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서핑업> 예고편
카이트 서핑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빌리는 코치의 지원으로 꿈의 대회, 윈드보이저에 참여하게 된다.
그의 여자친구 사라는 제대로된 직장을 구하는 대신 서핑 대회로 떠나는 그가 탐탁치 않고, 결국 둘은 크게 싸우고 만다.
한편 대회로 길을 떠난 빌리는 도중 사연이 많은 스카이를 만나고 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마침내 도착한 서핑 대회에서 그는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선발전에 나선다.
과연 빌리는 이 대회에서 서핑과 사랑, 둘 다 거머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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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메인 예고편
누가 봐도 아름다운 부부 가후쿠와 오토.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말없이 묵묵히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조용한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눈 덮인 훗카이도에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