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2023-02-02 13:07:12
태어남, 혈연, 죽음은 선택할 수 없다
[영화] 유전 스포일러 리뷰
유전을 다시 보게 되었다. 대낮에 졸린 상태인 다섯이서 좋지 않은 화질과 음질로 보긴 했지만, 두 시간 내내 긴장이 풀리지 않는 상태로 영화를 봤다.
역시 다시 봐도 이 영화는 깜짝 놀라게 하는 영화가 아니고 영화 내내 이어지는 불쾌감과 긴장을 후반에 극대화시키는 영화인 것 같다. (이후 스포일러)
영화를 보면서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등장인물들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직면해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결국 파멸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의 흐름 때문이었다. 곡성에서는 '뭣이 중헌디'라는 대사로 대표되는 무지가 핵심이었다면 유전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 그 자체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같은 오컬트 공포 영화인 랑종과 비교하면 유전은 초자연적인 부분보다는 악마 숭배자 조직과 관련된 반전, 가족은 선택할 수 없다는 주제의식이 더 강조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복선이 많고 모든 복선을 다 회수하려는 의지가 느껴지는 영화이기 때문에 혼자서 처음 봤을 때보다 이번에 봤을 때 보이는 것들이 많았고 대화하면서 새로 이해되는 부분도 많았다. 영화를 보고 포스터를 보면 정말 묘한 느낌이 드는데, 주인공인 애니와 딸인 찰리의 눈 색이 똑같은 것과 목이 잘린 듯한 장난감이 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 영화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와 마지막 장면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첫 장면과 끝 장면이 수미상관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첫 장면은 마치 파이몬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처럼 주인공 가족의 집이 디오라마로 보이고, 파이몬 강림 의식인 마지막 장면 역시 같은 시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은 인간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여긴다는 노자의 말처럼 인간들의 증오, 숭배, 사랑 등의 발버둥을 아무런 감정 없이 그냥 그 자체로 보고 있는 초자연적인 존재의 시선처럼 느껴져 소름이 돋았다.
영화 유전의 줄거리를 정말 간단하게만 적어 보자면 악마 숭배자인 앨런이 아들에게 파이몬을 넣으려다 남편과 아들이 죽고, 남자로 태어나길 원했던 손녀 찰리에게 빙의시키는 것에 성공한 후 숭배자들의 계략으로 인해 결국 손자인 피터에게 찰리의 영혼이 옮겨감으로써 결국 파이몬이 남자의 몸으로 강림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줄거리만 봤을 때는 그냥저냥 재밌게 볼 수 있는 오컬트 영화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성인부터 아역까지 모든 배우들의 미친 연기와 흔한 점프 스퀘어 없이 많은 장면을 롱테이크로 찍어 관객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것 때문에 줄거리를 아는 상태로 영화를 보더라도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항상 영화를 보고 함께 영화의 각 장면에 대해 떠들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유전은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공포영화인 것 같다. 당장 지금 생각나는 장면들만 적어도 몇 문단은 넘어갈 것 같아서 적지는 않지만, 이 영화를 아직 안 본 사람들이 있다면 미드소마까지 이어서 본 뒤 같이 떠들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이 영화에는 정말 너무 불쾌한 장면이 2~3개 나온다는 것 정도? 그래도 아직 보지 않았다면 당장 혼자서 보길 추천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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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 끝장(p)리뷰 | *전용예매권 이벤트* | 여섯 가족 중 X맨은 ?! | Here 의미 | 세 개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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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예매권 이벤트 공지
안녕하세요 수란잔입니다^^
2025년 2월 19일(수) 개봉 예정인 영화 [히어](2024)에 대한 전용예매권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저에게 이 작품은 인간이라는 보편성과 미국이라는 특수성이라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영화였는데요. 개인적인 추천작이기도 합니다!!
이벤트 참여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참조 바랄게요~~~
📌참여방법
1. 프리뷰 영상을 끝까지 감상한다!
2. 보고 싶은 이유와 기대평을 '프리뷰 영상'에 댓글로 작성한다!
3. 댓글 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히어] 전용예매권을 드립니다! (1인 2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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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2025)에 대한 헐거운 프리뷰
Chapter 1 X맨은 누구인가?!
Chapter 2 Here?, 세 개의 공간
00:00 로버트 저메키스
02:55 X맨은 누구?
07:49 Here란?
09:59 세가지 공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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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10대 소녀 ‘조야’
어느 날, 그녀는 전쟁에 참여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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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군에 붙잡히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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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야’의 역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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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은 나아간다 새로운 세계로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8년 후, 영국은 고립되었고 그것들은 진화했다.
영화 제목 그대로 23년만에 관객을 찾아온 <28일 후>의 속편 <28년 후>는 보다 방대해진 스케일과 서사로 극장을 찾아오게 되었다. (감독이 다른 <28주 후>는 해당 글에서 배제)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감염자 커뮤니티이다. 통칭 '알파' 라고 불리는 대장 감염자를 필두로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고 침입자들을 사냥하며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공고히 한다. 이들이 주로 경계하는 것은 비감염자 커뮤니티인 '홀리 아일랜드 연합'으로 이들은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본토를 넘나들며 물자를 확보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어떻게 보면 늘 비감염자의 일방적인 생존기로 그려지던 대다수의 좀비물과 달리 <28년 후>는 위와 같이 두 세력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이며 세계관을 이끈다.
아픈 어머니와 다수의 사냥 경험이 있는 아버지를 둔 소년 '스파이크'는 분노 바이러스 사태 이후의 세대이다. 영화 중 침몰한 감시선 해병 '에리크'와의 대화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는 핸드폰도 필러도 택배의 존재도 모른다. 그가 익혀야 하는 것은 오로지 감염자는 심장과 머리를 쏘아야만 죽는다는 것, 그리고 알파를 상대하지 말 것이 전부이다. <28년 후>의 세계관은 섬나라인 영국을 유럽연합으로부터 격리시켜 전세계적인 팬데믹을 막고자함을 그 배경으로 한다. 새로 태어난 아이들은 수렵과 채집을 익히는 반면 바로 옆나라에서는 여전히 택배를 배달하고 현대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한정된 곳에만 찾아온 멸망에 이질적인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12살 소년 스파이크에는 과업이 존재하기에 도리어 에리크가 보여준 신기한 문물들은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한다. 현대 문명은 스파이크의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버지 '제이미'를 따라 느린 감염자를 처치하는 법을 익히거나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것만이 스파이크의 삶이다. 이러한 점에 있어 영화가 보이는 전개 방식이 눈길을 끈다. 바로 영화가 다름아닌 좀비물을 보이기보단 한 소년의 성장서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크의 여정은 아버지의 불륜을 기점으로 초반과 후반으로 나뉜다. 초반 스파이크는 아버지로부터 생존의 방식을 배우게 된다. 그간 비감염자 커뮤니티가 자신들을 지켜온 방식일 것이며 그 다음 세대로 되물려줄 전통이었을 것이다. 12살 소년에게 가혹하더라도 아버지는 그에게 끝까지 사냥의 기회를 주며 알파와 맞닥트린 위기 상황에서도 그에게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소년을 성장시킨다. 따라서 커뮤니티를 지켜야만 한다는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스파이크의 도주는 무척이나 쉽게 이루어진다. 아버지의 불륜은 그러한 내적 외적 커뮤니티에 대한 배신으로 받아들여지며 한 차례에 지날지 몰라도 이미 다음 세대로의 계승은 이루어진 상태였기에 아직 소년일지라도 그는 단순히 커뮤니티 속 안정만을 추구하지는 않게 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공고하게 지켜왔던 커뮤니티만의 안정이 그에게는 다름아닌 허상이었으니 말이다. 아포칼립스보단 판타지 장르에서 더욱 자주 등장했던 이러한 소년의 성장은 마치 하나의 설화이자 전설처럼 내려오는 어머니를 낫게하는 의사를 찾고자 하는 그의 첫 목표로 이어지게 된다.
좀비가 다루어지는 아포칼립스물에서의 단독 행동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다수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고 그럴수록 커뮤니티가 안겨주는 안정성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스파이크는 과감히, 아픈 어머니와 함께 그녀를 고쳐줄 의사를 찾아 새로운 여정을 떠난다. 이렇게 시작된 후반부에서 소년은 아버지가 알려준 생존의 방식과는 다른 삶의 계기를 알게 된다. 다시 말해 소년은 아버지로부터 생존을, 어머니로부터 삶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28년 후>라는 영화가 무엇보다 빛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실 그간 감염자가 커뮤니티를 이룬다는 설정은 마냥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에서 볼 수 있듯 이미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전쟁으로 이어지는 설정 자체는 한 번쯤 접할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폭력의 되물림 속에서 태어난 소년이 어머니와의 여정에서 보게 된 것은 바로 '죽음을 바라보는 방식' 이다. 죽음을 막기 위해 떠난 여정은 도리어 죽음을 기억하게 된 여정이 되었지만 이는 그간 가장 생명이 경시되는 좀비물에서 찾아보기 힘든 형태의 메세지였다.
좀비물은 감염으로 인해 반시체가 된 괴물들을 상대로 생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다시 말해 소수의 생존을 위해서 다수의 감염자를 마구 쏴죽이는 것은 필연적이었으며 그들의 죽음은 생존자의 생존 가능성을 더욱 높혀주는 필수요소나 다름 없었다. 비극을 위해서라면 늘 생존자 중 한명이 비참하게 뜯어먹히기도 하였으며 처절하게 생존을 부르짖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기나긴 여정 끝에 소년이 맞이하게 된 것은 추정컨대 면역자인 아기, 즉 새 생명이며 또 하나로는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죽음이다. 캘슨 박사는 좀비라 불리어지는 이들은 그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에 지나지 않았음을 자신이 만든 건축물로 하여금 강조한다. 생존을 위해 서로를 죽이는 것이 정당화 된다면 그들이 가지는 죽음의 가치도 같을 것이다. 한 차례 전세계적인 팬데믹을 거친 지금의 관객으로써도 공감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감염된 자와 감염이 되지 않은 자일 뿐이다. 죽여 마땅한 좀비는 없으며 그저 서로의 커뮤니티를 형성한 채 지금의 영국은 영토 전쟁 중일 뿐인 것이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은 생명이 경시되던 장르에서 강조되기 쉽지 않다. 그야말로 홍수같이 죽음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몇 십년간 켈슨 박사는 챙길 수 있는 모든 시체를 수습해 그들의 뼈로 건축물을 형성한다. 토양 아래 뼈는 바스라질지라도 건축물은 시간을 통과하는 장소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영화는 덧붙인다.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는 장르에서 등장한 이 뼈탑의 의미는 그러하다. 이 바이러스가 불러온 비극을 기억하고 살아가겠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스파이크는 그곳에서 어머니를 쌓아올린다. '메멘토 아모리스', 소년은 그렇게 죽음을 기억함으로 사랑했다는 사실 마저 기억에 남기게 된다. 직접적인 죽음의 경험이 아니었더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성장이었을 것이다.
결말부 스파이크는 어머니의 이름을 딴 아기를 홀리 아일랜드에 넘겨주고는 다시금 모험을 떠난다. 이미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성장한 소년은 더더욱이 스스로가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스파이크는 영화 전반에 걸쳐 미스테리로 남은 '지미'와 마주하게 된다. 부모를 전부 잃으며 시작된 지미의 서사는 더욱이 이런 스파이크의 서사와 대비된다. 자신의 커뮤니티를 공고히 하기 보단 고독한 모험을 떠난 그와 달리 자신만의 독자적인 종교 커뮤니티를 형성한 지미가 추후 그와 어떤 마찰을 빚게 될지 속편을 기대시키며 말이다.
한편 영화는 <28일 후>의 오마주도 놓치지 않는다. 오프닝 시퀀스를 비롯해 스파이크의 첫 사냥까지 저예산으로 제작 된 <28일 후>에서 돋보이던 특유의 화면 질감이나 편집, 음악 사용 방식을 철저하게 따라간다. 이때의 효율적인 편집은 굳이 인물의 입을 빌려 세계관을 설명하지 않고 말 그대로 야생으로 회귀하게 된 영국의 상황을 보여주며 이들이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떻게 생존해왔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정글북>으로 유명한 러디어드 키플링의 작품 <부츠>가 인용된 사냥 시퀀스의 음악은 <28일 후>를 떠올리게 하는 최적의 장치이자 주인공이 처한 배경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군화를 강조하며 '제대 할 수 없다' 라는 가삿말은 작중에서는 전쟁 이후에도 트라우마에 갇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군인들을 뜻했으나 영화 내에서는 지속되는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대치 상황을 강조하는 동시에 대물림 되는 폭력을 보여주는 구간이기도 하다. 또한 감염자 역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집단인 것으로 미루어보아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단순 생존일 뿐만 아니라 양 진영간에 벌어지는 영원한 전쟁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해당 곡의 사용은 지난 28년 간 이루어진 대치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뿐 만 아니라 후반부 켈슨 박사를 찾아나선 스파이크의 여정은 지난 <28일 후>에서 짐이 보여준 경로와 유사한 점이 있다. 성당을 비롯해 철길, 생존 병사와의 만남 등은 지난 몇 십년 간 <28일 후>의 귀환을 기다렸던 이들에게 원작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때 눈여겨볼만한 흥미로운 지점은 폭력을 되물림하던 아버지와 아들이 몰고온 것은 알파, 즉 진정한 폭력과 분노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그들의 뒤를 쫓아오던 알파를 상기한다면 그의 모습은 침입자를 응징하고자 쫓아왔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이미 한 차례 스파이크와 제이미는 순록의 머리로 표시된 영역을 침범한 바 있으며 영토 침범은 전쟁의 선포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했던 여정 이후 스파이크는 그런 죽음과 폭력 속에서 태어난 새로운 생명을 갖고온다. 아이의 이름이 어머니를 따 만들어진 것을 생각한다면 아이는 그 자체로 '메멘토 아모리스' 기억된 사랑과 다름이 없다.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계속되는 전쟁과 폭력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그저 뺏고 빼앗길 뿐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존중과 기억은 세대를 다른 곳으로 이끌어주리라고. 스파이크는 서사 속에서 아주 노골적인 교두보 역할을 담당한다. 유약했던 소년은 두 차례에 걸친 부모의 전승으로 고립된 시대의 새로운 바람이 되어줄 것이다. 아직은 그 여정을 조금 더 지켜봐줘야 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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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역대 수상작 & 화제작 모아보기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영화제! 베니스영화제는 매년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로 최초의 국제영화제인데요. 영화제 상징물인 ‘사자’ 형상이 들어간 ‘황금사자상’이 최고권위상으로,
한국작품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수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오늘은 역대 황금사자상 리스트와 2023년도의 화제작들을 정리해 보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작품이황금사자상을 수상할 것같나요?
‘황금사자상’이란?
3대 국제 영화제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의 최고 상으로, 영화제에 출품된 최우수 작품에 수여된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 베를린 영화제의 황금곰상에 해당한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제 79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사진 작가 낸 고린의 커리어와 제약회사 창립가 새클러가의 몰락을 다룬 작품
<레벤느망>
제 78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노매드랜드>
제 77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남겨진 ‘펀’.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 위의 세상에서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게 되는데
<조커>
제 76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은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 하지만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그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되는데… 이제껏 본 적 없는 진짜 ‘조커’를 만나라!
<로마>
제 75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멕시코시티 내 로마 지역을 배경으로, 한 중산층 가족의 젊은 가정부인 클레오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는 흘러간다. 감독 자신을 키워낸 여성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은 이 작품은 1970년대 멕시코의 정치적 격랑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가정을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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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을 찾는 과정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그동안 너무 때리고 부수고 사기 치는 화끈한 영화만 보다가
오랜만에 잔잔하면서 울림이 넘쳐났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고 왔어요!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결과만 중요시하는 이 사회에서
결과를 찾아가는 기나긴 여정이 왜 아름답고 훌륭한지에 대하여
함축적으로 잘 나타내서 더욱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오늘은 최민식 배우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음악, 학원
감독 : 박동훈
각본 : 이용재
출연진 :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
개봉일 :2022년 03월 09일
평점 : 7.89
스트리밍 :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기획 의도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리학성'.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리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친 '리학성'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여담
대체적으로 수학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믿고 보는 최민식 배우와 김동휘의
조합이 신선하면서 재미있는 소재로 많은 사람들에게 평이 좋았다.
그동안 최민식 배우의 연기를 보자면 주로 강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면
이번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경우 평범하지만 따뜻하고, 감성이 넘쳐났던
캐릭터 설정을 잘 해내서 신선하게 또 다른 의미의 연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결말을 살펴보자면
시험지 유출 사건에 힘도 빽도 돈도 없는 한지우(김동휘)를 희생양으로 삼아
모든 일을 꾸민 것은 학교 선생 김근호(박병은)이였다.
리학성(최민식)은 모든 사실을 강당에서 폭로 하면서
한지우를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게 해줬다.
이후 자신을 감시하던 정부 요원 안기철(박해준)의 도움으로
수학의 성지 독일로 떠나게 되며,
시간이 흘러 지우와 학성은 독일에서 재회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결과만 중시하는 지금 이 시대에서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과정을
한 번 더 설명해 주며, 결과만 중시하는 이 사회를 꼬집는 게 아닌가 싶다.
담백하면서 울림이 강했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번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줄평 : 정답을 찾기위한 아름다운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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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추운 날씨를 더욱 오싹하게 만들 한국 공포 영화 <미혹>과 <귀못>의 개봉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20세기 소녀>의 공개까지!
그럼 10월 셋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미혹
ⓒ 네이버 영화
개요: 미스터리 | 한국 | 114분
감독: 김진영
출연: 박효주, 김민재, 차선우 등
개봉: 2022.10.19
배급: (주)엔케이컨텐츠줄거리
셋째 아이의 비극적인 죽음 후,'현우(박효주)'와 '석호(김민재)' 부부는 새로운 아이의 입양을 결심한다.
하지만 입양 온 '이삭'에게 죽은 아이가 보이고, 이웃 '영준(차선우)'은 이들 가족의 비밀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며 기이한 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관전 포인트
기존 공포 영화와 달리 캐릭터들의 관계를 보여주며 서서히 몰입감과 긴장감을 전하는 색다른 연출 방식을
택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인상적인 공간 설정과
촬영 구도로 서스펜스를 극대화시켰다.
귀못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한국 | 111분
감독: 탁세웅
출연: 박하나, 허진, 정영주 등
개봉: 2022.10.19
배급: 와이드릴리즈(주)줄거리
과거 대부호였던 왕할머니의 대저택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간병인으로 입주하게 된 보영.
보영을 고용한 왕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인 김사모는, ‘아무도 데려오지 말 것, 특히 아이’,
‘저수지 근처에 가지 말 것’이라는 조건을 건다. 하지만 보영은, 금기를 깨고 자신의 딸 ‘다정’을 몰래 데리고 가는데...
관전 포인트
한국 정통 호러 영화 <귀못>은 배우 박하나, 허진, 정영주 세 배우를 주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공포 영화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수살귀'를 내세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블랙 아담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25분
감독: 자움 콜렛 세라배우: 드웨인 존슨, 노아 센티네오, 피어스 브로스넌 등
개봉: 2022.10.19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줄거리
기원전 가장 번성하고 위대한 고대 국가였지만
현재는 국제 군사 조직 인터갱의 독재 국가로 전락한 칸다크.
인터갱의 눈을 피해 고대 유물을 찾던 '아드리아나'는
우연히 5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블랙 아담'을 깨우게 된다.
엄청난 괴력과 스피드, 방탄 능력과 자유자재의 고공비행, 번개를 쏘는 능력까지.
온몸이 무기인 '블랙 아담'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인터갱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칸다크 국민들은 이에 열광한다. 한편, 그의 폭주를 막기 위해 호크맨, 닥터 페이트, 아톰 스매셔,
사이클론으로 구성된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칸다크에 나타나는데...
관전 포인트
다양한 영화에서 시원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드웨인 존슨의 첫 슈퍼 히어로 영화 <블랙 아담>.
블랙 아담과의 완벽한 싱크로율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압도적 스케일의 액션과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수프와 이데올로기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일본, 한국 | 118분
감독: 양영희배우: 양영희, 강정희, 아라이 카오루
개봉: 2022.10.20
배급: (주)엣나인필름줄거리
일본인 사위를 극구 반대하던 부모님. 엄마는 오사카로 처음 인사 오는 일본인 사위를 위해
터질 만큼 속을 꽉 채운 닭 백숙을 정성껏 끓입니다. 내게는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지만
남편에겐 그저 신기할 뿐인 내 가족.
어느 날, 엄마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향 제주도의 기억을 들려줍니다.
이제는 점점 잊혀져 가는 아픈 기억을 안고 사위가 끓인 닭 백숙을 먹고
태어나 처음으로 함께 제주도에 갑니다.
관전 포인트
국내외 유수 영화제로부터 초청받았을 뿐만 아니라 수상까지 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화제의 작품
<수프와 이데올로기>.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역사 제주 4.3 사건을 개인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근현대사로 이어지며 풀어나간다.
낮과 달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1분
감독: 이영아배우: 유다인, 조은지, 정영섭
개봉: 2022.10.20
배급: 찬란줄거리
남편과 사별 후 평소 남편이 살고 싶어 했던 제주도로 이사 온 민희는
성격 좋은 동네 이웃 목하와 그의 음악하는 아들 태경을 만나 친분을 다지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한 순간,
목하가 남편의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관전 포인트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제주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상영 후 뜨거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제주도 올로케이션으로 따뜻한 힐링을 관객에게 전할 예정이다.
OTT 공개 영화
20세기 소녀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9분
감독: 방우리
출연: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등
공개: 2022.10.21
스트리밍: 넷플릭스줄거리
1999년, 사랑보다 우정이 더 중요한 17세 소녀 ‘보라’에게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숙제가 생겼다.
심장수술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연두’를 대신해 첫사랑을 관찰해 소식을 전해주는 것.
'백현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절친 ‘풍운호’를 집중공략하기 시작하는 ‘보라’.
하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고, ‘보라’에게도 예상치 못한 두근거림이 찾아오는데…
관전 포인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 이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영화 <20세기 소녀>.
첫사랑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내 사람들에게 공감과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레이먼드 &레이
ⓒ Apple TV+
개요: 가족 | 미국 | 106분
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
출연: 에단 호크, 이완 맥그리거 등
공개: 2022.10.21
스트리밍: Apple TV+줄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오랜 세월 외면해온 아버지의 과거를 알아가며 성장하는 두 형제의 이야기
관전 포인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처음으로 선보인 <레이먼드 & 레이>는 예정되어 있던 3회차 상영이 빠르게 매진되며,
추가로 1회차 상영을 오픈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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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이름에게 얼만큼 떳떳한가요
만약 궁지에 몰려서 다른 사람들을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트려야 내가 살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유망한 스키 선수였던 몰리 블룸은 대회에서 부상을 당하고 이른 나이에 은퇴합니다. 다른 돈벌이를 찾는 도중, 엄청난 부자와 유명인이 참여하는 포커 클럽을 운영하는 딘의 비서 일을 맡게 됩니다. 첫날 팁으로 3천 달러를 받은 몰리는 운영을 도우면서 포커 세계에 점점 빠져들게 되고, 평소에 자신을 무시하던 딘에게서 벗어나 직접 하우스를 운영할 마음을 먹죠. 호화로운 호텔의 스위트룸, 고급 음식과 술까지 준비한 다음, 딘의 고객들에게 몰래 메세지를 돌립니다. ‘오늘 하우스는 포시즌스 1401호에서 열립니다’.
성공적으로 자신의 포커 하우스를 만든 몰리는 점점 더 큰 부자를 고객으로 맞이합니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비밀스러운 포커 하우스의 운영자가 되죠. 그러던 어느 날 밤, 몰리는 FBI에게 체포됩니다. 표면적인 혐의는 ‘불법 도박장 운영’이지만, 사실 정부는 몰리에게서 고급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기소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증언에 협조하면 재판으로 넘기지 않겠다, 이메일과 문자가 들어 있는 하드 드라이브를 넘기면 몰수한 전 재산을 돌려주겠다. 누구나 쉽게 넘어갈 법한 상황이지만 몰리는 절대 정보를 노출하지 않습니다.
몰리가 절벽 끝에서도 고객들의 정보를 밝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의리? 아니면 남들이 비난할까 봐 두려워서? 저는 몰리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였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인은 몰리에게 이제는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계속 설득하지만, 몰리는 ‘다른 사람들이 직장과 가족을 잃고, 인생이 파괴될 문자 메세지도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친다’며 끝까지 거부합니다. 그는 자신의 명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명예까지 지킬 줄 아는, 자기 양심에 충실한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과연 이런 사람이 존재할까, 라는 의구심이 든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실제 인물 ‘몰리 블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실화라는 점보다는 몰리를 연기한 배우가 제시카 차스테인이라는 점이 영화의 더 설득력을 높여 주어요. 제시카 차스테인이 그동안 <마션>과 같은 영화에서 맡은 캐릭터 덕분에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죠. 특히 14호에서 소개한 <미스 슬로운>에서 ‘피도 눈물도 없지만 자신의 신념을 향해 경쟁하는 로비스트’를 맡았을 때의 이미지를 잘 활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덕에 영화에 몰입해서 '내가 만약 몰리라면 과연 어느 선까지 타협하거나 고수할까'를 고민하게 되지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서 얼만큼 희생할 수 있을지, <몰리스 게임>은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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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서 <몰리스 게임>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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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훈함이 곧 트렌드
사실 이 드라마 처음 풀렸을 때, 나만 볼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글을 쓰는 작품의 기준은 인기가 있든 없든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싶은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기란 결국 흐름을 알 수 없는 파도와 같은 것이기에, 좋은 작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기가 있지도 않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 방영 첫 주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라니,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그래서 아주 뿌듯하다. 뭔가, 내가 좋은 작품만 보고 다니는 사람인 것 같아서....... 하핫. 이 드라마가 인기있는 이유 그리고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 메시지는 무엇일까.
1. 판타지와 현실이 교묘히 섞인
처음에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자폐인 변호사의 천재적인 모습을 배우가 잘 구현해내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대한 상승 효과로, 박은빈 배우의 인기는 고공행진했다. 장애가 없는 사람이 장애우들을 이질감없이 표현해내는 것은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어려워보이기 때문이다. 배우의 호감도와 배우의 능력치에 대한 인정이 합쳐져 큰 시너지를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있다. 최근 잘 되는 플롯은 확실히 훈훈한 내용인 듯 하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쟁, 현실적인 인간관계 등등을 드라마에서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드라마에서 만큼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쿨하고 멋있는 상사(정명석), 매너있고, 공사구분 확실한 남자주인공(이준호), 장애에 대한 차별 없이 츤데레처럼 챙겨주는 동료(최수연) 이런 캐릭터들은 실제로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렇게 훈훈한 인간 관계는 그리 흔하지 않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저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캐릭터가 이 드라마의 지나친 판타지화를 막고 있다. 권모술수 권민우 캐릭터, 이 캐릭터가 있어 이 드라마는 현실에서 있을 법한 법정드라마가 되었다. 그만큼 중요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소중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람들로 하여금 드라마 판타지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게 도와주고,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트위터 주내..ㅠ^^
하지만 그래서인지 온갖 커뮤니티, 트위터 계정에서 그를 위협하는 짤이 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현실 속의 밉상들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이다 보니........하하.
2. 매화 미묘하게 다른, 하지만 같은 방향의 메세지
이 드라마는 그저 장애우 변호사의 사회생활 고군분투기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 각 에피마다 짠한 포인트가 있다. 사람들이 장애우를 바라보는 시선, 장애우 가족이 바라보는 시선, 학교 안에서의 시선, 그리고 영우가 변호사로서 가진 핸디캡. 그로 인해 알게 모르게 고립된 영우, 이모든 복합적인 요소들이 매화에 조금씩 녹아있다. 이 드라마를 보며, 나를 돌아본다. 나는 장애우를 그저 동정만 한 건 아니었는지, 그리고 그 동정을 통해 나의 멋있음에 취해본 적은 없는지.
장애우를 챙겨주는 것은 단돈 얼마를 기부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장애우라고 해서 배려라는 명목 하의 왕따를 한 적이 없는지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니, 바빠죽겠는데, 한 번 더 생각해가며 행동할 시간이 어딨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변해가는 사회의 가치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어 왕따시켜야 한다. 대단히 멋있어 보이게 장애우를 도와주는 것보다 그저 밥먹을 때 소외시키지 않고, 길가에 차가 올 때 알려주는 소소한 행동만으로도 장애우를 위할 수 있다. 그런 소소함은 장애우가 아니더라도 할 수 일이지 않은가.
그래서 준호 캐릭터, 수연 캐릭터, 명석 캐릭터가 빛나는 것 같다. 마치 우리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 드라마는 영우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다양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장애우에 대한 태도를 가다듬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3. 증인 그리고 우영우
이 드라마의 작가가 영화 증인의 작가 분이라고 한다. 자폐 소재에 관심이 많으신 작가분이신 것 같은데, 증인도 굉장히 잘 만든 영화여서 브런치에 리뷰에 올렸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 두 스토리는 비슷한 듯 하지만 명백히 다르다.
영화 속에서는 자폐가 증인으로서 영향력이 있는 증언을 하는 존재인지에 대해 증명해내는 내용이었다면, 드라마에서는 자폐인을 변호사로 그려, 조금 더 주체적인 캐릭터로 그린다는 차이가 있다. 자폐아의 말은 믿을만한 말인지 고민하는 플롯과 자폐인을 전문직으로 그려 공신력있는 사람으로 대우하는 내용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훨씬 하나의 사회인으로 인정받을 만한, 인격체로 대우받는 존재로 쓰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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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키퍼 - 벌집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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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위에 있는 비밀 기관 '비키퍼' 그곳의 전설로 남은 탑티어 에이전트 '애덤 클레이'는 기관의 눈을 피해 자취를 감추고 양봉가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거대 보이스 피싱 조직으로부터 유일한 친구 '엘로이즈'를 잃게 된 그는 피의 복수를 위해 잠재웠던 진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전 세계가 열광할 NEW 킬링 액션 유니버스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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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 끝장(p)리뷰 | *전용예매권 이벤트* | 여섯 가족 중 X맨은 ?! | Here 의미 | 세 개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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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예매권 이벤트 공지
안녕하세요 수란잔입니다^^
2025년 2월 19일(수) 개봉 예정인 영화 [히어](2024)에 대한 전용예매권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저에게 이 작품은 인간이라는 보편성과 미국이라는 특수성이라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영화였는데요. 개인적인 추천작이기도 합니다!!
이벤트 참여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참조 바랄게요~~~
📌참여방법
1. 프리뷰 영상을 끝까지 감상한다!
2. 보고 싶은 이유와 기대평을 '프리뷰 영상'에 댓글로 작성한다!
3. 댓글 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히어] 전용예매권을 드립니다! (1인 2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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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2025)에 대한 헐거운 프리뷰
Chapter 1 X맨은 누구인가?!
Chapter 2 Here?, 세 개의 공간
00:00 로버트 저메키스
02:55 X맨은 누구?
07:49 Here란?
09:59 세가지 공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히어 #히어프리뷰 #히어영화 #히어리뷰 #히어후기 #히어해석 #HEREMOVIE #HEREREVIEW #톰행크스 #로버트저메키스 #로빈라이트 #RobertZemeckis #TomHanks #히어가이드리뷰 #전용예매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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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보타지 1941> 메인 예고편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10대 소녀 ‘조야’
어느 날, 그녀는 전쟁에 참여했던
사랑하는 남자 ‘진’의 죽음을 알게 되고
자원입대로 사보타주 대원이 된다.
하지만 작전을 수행하던 중
나치군에 붙잡히게 되는데…
그들에게 결코 굴복하지 않은
‘조야’의 역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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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피 뉴 이어> 티저 예고편
올 연말도 혼자 쓸쓸히 보내시나요?? 12월 29일! 소중한 인연을 만나는 '호텔 엠로스' 문이 활짝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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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은 나아간다 새로운 세계로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8년 후, 영국은 고립되었고 그것들은 진화했다.
영화 제목 그대로 23년만에 관객을 찾아온 <28일 후>의 속편 <28년 후>는 보다 방대해진 스케일과 서사로 극장을 찾아오게 되었다. (감독이 다른 <28주 후>는 해당 글에서 배제)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감염자 커뮤니티이다. 통칭 '알파' 라고 불리는 대장 감염자를 필두로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고 침입자들을 사냥하며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공고히 한다. 이들이 주로 경계하는 것은 비감염자 커뮤니티인 '홀리 아일랜드 연합'으로 이들은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본토를 넘나들며 물자를 확보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어떻게 보면 늘 비감염자의 일방적인 생존기로 그려지던 대다수의 좀비물과 달리 <28년 후>는 위와 같이 두 세력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이며 세계관을 이끈다.
아픈 어머니와 다수의 사냥 경험이 있는 아버지를 둔 소년 '스파이크'는 분노 바이러스 사태 이후의 세대이다. 영화 중 침몰한 감시선 해병 '에리크'와의 대화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는 핸드폰도 필러도 택배의 존재도 모른다. 그가 익혀야 하는 것은 오로지 감염자는 심장과 머리를 쏘아야만 죽는다는 것, 그리고 알파를 상대하지 말 것이 전부이다. <28년 후>의 세계관은 섬나라인 영국을 유럽연합으로부터 격리시켜 전세계적인 팬데믹을 막고자함을 그 배경으로 한다. 새로 태어난 아이들은 수렵과 채집을 익히는 반면 바로 옆나라에서는 여전히 택배를 배달하고 현대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한정된 곳에만 찾아온 멸망에 이질적인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12살 소년 스파이크에는 과업이 존재하기에 도리어 에리크가 보여준 신기한 문물들은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한다. 현대 문명은 스파이크의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버지 '제이미'를 따라 느린 감염자를 처치하는 법을 익히거나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것만이 스파이크의 삶이다. 이러한 점에 있어 영화가 보이는 전개 방식이 눈길을 끈다. 바로 영화가 다름아닌 좀비물을 보이기보단 한 소년의 성장서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크의 여정은 아버지의 불륜을 기점으로 초반과 후반으로 나뉜다. 초반 스파이크는 아버지로부터 생존의 방식을 배우게 된다. 그간 비감염자 커뮤니티가 자신들을 지켜온 방식일 것이며 그 다음 세대로 되물려줄 전통이었을 것이다. 12살 소년에게 가혹하더라도 아버지는 그에게 끝까지 사냥의 기회를 주며 알파와 맞닥트린 위기 상황에서도 그에게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소년을 성장시킨다. 따라서 커뮤니티를 지켜야만 한다는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스파이크의 도주는 무척이나 쉽게 이루어진다. 아버지의 불륜은 그러한 내적 외적 커뮤니티에 대한 배신으로 받아들여지며 한 차례에 지날지 몰라도 이미 다음 세대로의 계승은 이루어진 상태였기에 아직 소년일지라도 그는 단순히 커뮤니티 속 안정만을 추구하지는 않게 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공고하게 지켜왔던 커뮤니티만의 안정이 그에게는 다름아닌 허상이었으니 말이다. 아포칼립스보단 판타지 장르에서 더욱 자주 등장했던 이러한 소년의 성장은 마치 하나의 설화이자 전설처럼 내려오는 어머니를 낫게하는 의사를 찾고자 하는 그의 첫 목표로 이어지게 된다.
좀비가 다루어지는 아포칼립스물에서의 단독 행동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다수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고 그럴수록 커뮤니티가 안겨주는 안정성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스파이크는 과감히, 아픈 어머니와 함께 그녀를 고쳐줄 의사를 찾아 새로운 여정을 떠난다. 이렇게 시작된 후반부에서 소년은 아버지가 알려준 생존의 방식과는 다른 삶의 계기를 알게 된다. 다시 말해 소년은 아버지로부터 생존을, 어머니로부터 삶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28년 후>라는 영화가 무엇보다 빛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실 그간 감염자가 커뮤니티를 이룬다는 설정은 마냥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에서 볼 수 있듯 이미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전쟁으로 이어지는 설정 자체는 한 번쯤 접할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폭력의 되물림 속에서 태어난 소년이 어머니와의 여정에서 보게 된 것은 바로 '죽음을 바라보는 방식' 이다. 죽음을 막기 위해 떠난 여정은 도리어 죽음을 기억하게 된 여정이 되었지만 이는 그간 가장 생명이 경시되는 좀비물에서 찾아보기 힘든 형태의 메세지였다.
좀비물은 감염으로 인해 반시체가 된 괴물들을 상대로 생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다시 말해 소수의 생존을 위해서 다수의 감염자를 마구 쏴죽이는 것은 필연적이었으며 그들의 죽음은 생존자의 생존 가능성을 더욱 높혀주는 필수요소나 다름 없었다. 비극을 위해서라면 늘 생존자 중 한명이 비참하게 뜯어먹히기도 하였으며 처절하게 생존을 부르짖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기나긴 여정 끝에 소년이 맞이하게 된 것은 추정컨대 면역자인 아기, 즉 새 생명이며 또 하나로는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죽음이다. 캘슨 박사는 좀비라 불리어지는 이들은 그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에 지나지 않았음을 자신이 만든 건축물로 하여금 강조한다. 생존을 위해 서로를 죽이는 것이 정당화 된다면 그들이 가지는 죽음의 가치도 같을 것이다. 한 차례 전세계적인 팬데믹을 거친 지금의 관객으로써도 공감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감염된 자와 감염이 되지 않은 자일 뿐이다. 죽여 마땅한 좀비는 없으며 그저 서로의 커뮤니티를 형성한 채 지금의 영국은 영토 전쟁 중일 뿐인 것이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은 생명이 경시되던 장르에서 강조되기 쉽지 않다. 그야말로 홍수같이 죽음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몇 십년간 켈슨 박사는 챙길 수 있는 모든 시체를 수습해 그들의 뼈로 건축물을 형성한다. 토양 아래 뼈는 바스라질지라도 건축물은 시간을 통과하는 장소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영화는 덧붙인다.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는 장르에서 등장한 이 뼈탑의 의미는 그러하다. 이 바이러스가 불러온 비극을 기억하고 살아가겠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스파이크는 그곳에서 어머니를 쌓아올린다. '메멘토 아모리스', 소년은 그렇게 죽음을 기억함으로 사랑했다는 사실 마저 기억에 남기게 된다. 직접적인 죽음의 경험이 아니었더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성장이었을 것이다.
결말부 스파이크는 어머니의 이름을 딴 아기를 홀리 아일랜드에 넘겨주고는 다시금 모험을 떠난다. 이미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성장한 소년은 더더욱이 스스로가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스파이크는 영화 전반에 걸쳐 미스테리로 남은 '지미'와 마주하게 된다. 부모를 전부 잃으며 시작된 지미의 서사는 더욱이 이런 스파이크의 서사와 대비된다. 자신의 커뮤니티를 공고히 하기 보단 고독한 모험을 떠난 그와 달리 자신만의 독자적인 종교 커뮤니티를 형성한 지미가 추후 그와 어떤 마찰을 빚게 될지 속편을 기대시키며 말이다.
한편 영화는 <28일 후>의 오마주도 놓치지 않는다. 오프닝 시퀀스를 비롯해 스파이크의 첫 사냥까지 저예산으로 제작 된 <28일 후>에서 돋보이던 특유의 화면 질감이나 편집, 음악 사용 방식을 철저하게 따라간다. 이때의 효율적인 편집은 굳이 인물의 입을 빌려 세계관을 설명하지 않고 말 그대로 야생으로 회귀하게 된 영국의 상황을 보여주며 이들이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떻게 생존해왔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정글북>으로 유명한 러디어드 키플링의 작품 <부츠>가 인용된 사냥 시퀀스의 음악은 <28일 후>를 떠올리게 하는 최적의 장치이자 주인공이 처한 배경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군화를 강조하며 '제대 할 수 없다' 라는 가삿말은 작중에서는 전쟁 이후에도 트라우마에 갇혀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군인들을 뜻했으나 영화 내에서는 지속되는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대치 상황을 강조하는 동시에 대물림 되는 폭력을 보여주는 구간이기도 하다. 또한 감염자 역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집단인 것으로 미루어보아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단순 생존일 뿐만 아니라 양 진영간에 벌어지는 영원한 전쟁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해당 곡의 사용은 지난 28년 간 이루어진 대치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뿐 만 아니라 후반부 켈슨 박사를 찾아나선 스파이크의 여정은 지난 <28일 후>에서 짐이 보여준 경로와 유사한 점이 있다. 성당을 비롯해 철길, 생존 병사와의 만남 등은 지난 몇 십년 간 <28일 후>의 귀환을 기다렸던 이들에게 원작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때 눈여겨볼만한 흥미로운 지점은 폭력을 되물림하던 아버지와 아들이 몰고온 것은 알파, 즉 진정한 폭력과 분노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그들의 뒤를 쫓아오던 알파를 상기한다면 그의 모습은 침입자를 응징하고자 쫓아왔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이미 한 차례 스파이크와 제이미는 순록의 머리로 표시된 영역을 침범한 바 있으며 영토 침범은 전쟁의 선포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했던 여정 이후 스파이크는 그런 죽음과 폭력 속에서 태어난 새로운 생명을 갖고온다. 아이의 이름이 어머니를 따 만들어진 것을 생각한다면 아이는 그 자체로 '메멘토 아모리스' 기억된 사랑과 다름이 없다.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계속되는 전쟁과 폭력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그저 뺏고 빼앗길 뿐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존중과 기억은 세대를 다른 곳으로 이끌어주리라고. 스파이크는 서사 속에서 아주 노골적인 교두보 역할을 담당한다. 유약했던 소년은 두 차례에 걸친 부모의 전승으로 고립된 시대의 새로운 바람이 되어줄 것이다. 아직은 그 여정을 조금 더 지켜봐줘야 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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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역대 수상작 & 화제작 모아보기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영화제! 베니스영화제는 매년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로 최초의 국제영화제인데요. 영화제 상징물인 ‘사자’ 형상이 들어간 ‘황금사자상’이 최고권위상으로,
한국작품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수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오늘은 역대 황금사자상 리스트와 2023년도의 화제작들을 정리해 보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작품이황금사자상을 수상할 것같나요?
‘황금사자상’이란?
3대 국제 영화제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의 최고 상으로, 영화제에 출품된 최우수 작품에 수여된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 베를린 영화제의 황금곰상에 해당한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제 79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사진 작가 낸 고린의 커리어와 제약회사 창립가 새클러가의 몰락을 다룬 작품
<레벤느망>
제 78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노매드랜드>
제 77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남겨진 ‘펀’.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 위의 세상에서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게 되는데
<조커>
제 76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은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 하지만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그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되는데… 이제껏 본 적 없는 진짜 ‘조커’를 만나라!
<로마>
제 75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멕시코시티 내 로마 지역을 배경으로, 한 중산층 가족의 젊은 가정부인 클레오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는 흘러간다. 감독 자신을 키워낸 여성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은 이 작품은 1970년대 멕시코의 정치적 격랑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가정을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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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을 찾는 과정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그동안 너무 때리고 부수고 사기 치는 화끈한 영화만 보다가
오랜만에 잔잔하면서 울림이 넘쳐났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보고 왔어요!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결과만 중요시하는 이 사회에서
결과를 찾아가는 기나긴 여정이 왜 아름답고 훌륭한지에 대하여
함축적으로 잘 나타내서 더욱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오늘은 최민식 배우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음악, 학원
감독 : 박동훈
각본 : 이용재
출연진 :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
개봉일 :2022년 03월 09일
평점 : 7.89
스트리밍 :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기획 의도
"정답보다 중요한 건 답을 찾는 과정이야"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리학성'.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리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친 '리학성'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여담
대체적으로 수학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믿고 보는 최민식 배우와 김동휘의
조합이 신선하면서 재미있는 소재로 많은 사람들에게 평이 좋았다.
그동안 최민식 배우의 연기를 보자면 주로 강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면
이번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경우 평범하지만 따뜻하고, 감성이 넘쳐났던
캐릭터 설정을 잘 해내서 신선하게 또 다른 의미의 연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결말을 살펴보자면
시험지 유출 사건에 힘도 빽도 돈도 없는 한지우(김동휘)를 희생양으로 삼아
모든 일을 꾸민 것은 학교 선생 김근호(박병은)이였다.
리학성(최민식)은 모든 사실을 강당에서 폭로 하면서
한지우를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게 해줬다.
이후 자신을 감시하던 정부 요원 안기철(박해준)의 도움으로
수학의 성지 독일로 떠나게 되며,
시간이 흘러 지우와 학성은 독일에서 재회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결과만 중시하는 지금 이 시대에서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과정을
한 번 더 설명해 주며, 결과만 중시하는 이 사회를 꼬집는 게 아닌가 싶다.
담백하면서 울림이 강했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번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줄평 : 정답을 찾기위한 아름다운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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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추운 날씨를 더욱 오싹하게 만들 한국 공포 영화 <미혹>과 <귀못>의 개봉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20세기 소녀>의 공개까지!
그럼 10월 셋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미혹
ⓒ 네이버 영화
개요: 미스터리 | 한국 | 114분
감독: 김진영
출연: 박효주, 김민재, 차선우 등
개봉: 2022.10.19
배급: (주)엔케이컨텐츠줄거리
셋째 아이의 비극적인 죽음 후,'현우(박효주)'와 '석호(김민재)' 부부는 새로운 아이의 입양을 결심한다.
하지만 입양 온 '이삭'에게 죽은 아이가 보이고, 이웃 '영준(차선우)'은 이들 가족의 비밀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며 기이한 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관전 포인트
기존 공포 영화와 달리 캐릭터들의 관계를 보여주며 서서히 몰입감과 긴장감을 전하는 색다른 연출 방식을
택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인상적인 공간 설정과
촬영 구도로 서스펜스를 극대화시켰다.
귀못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한국 | 111분
감독: 탁세웅
출연: 박하나, 허진, 정영주 등
개봉: 2022.10.19
배급: 와이드릴리즈(주)줄거리
과거 대부호였던 왕할머니의 대저택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간병인으로 입주하게 된 보영.
보영을 고용한 왕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인 김사모는, ‘아무도 데려오지 말 것, 특히 아이’,
‘저수지 근처에 가지 말 것’이라는 조건을 건다. 하지만 보영은, 금기를 깨고 자신의 딸 ‘다정’을 몰래 데리고 가는데...
관전 포인트
한국 정통 호러 영화 <귀못>은 배우 박하나, 허진, 정영주 세 배우를 주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공포 영화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수살귀'를 내세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블랙 아담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25분
감독: 자움 콜렛 세라배우: 드웨인 존슨, 노아 센티네오, 피어스 브로스넌 등
개봉: 2022.10.19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줄거리
기원전 가장 번성하고 위대한 고대 국가였지만
현재는 국제 군사 조직 인터갱의 독재 국가로 전락한 칸다크.
인터갱의 눈을 피해 고대 유물을 찾던 '아드리아나'는
우연히 5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블랙 아담'을 깨우게 된다.
엄청난 괴력과 스피드, 방탄 능력과 자유자재의 고공비행, 번개를 쏘는 능력까지.
온몸이 무기인 '블랙 아담'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인터갱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칸다크 국민들은 이에 열광한다. 한편, 그의 폭주를 막기 위해 호크맨, 닥터 페이트, 아톰 스매셔,
사이클론으로 구성된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칸다크에 나타나는데...
관전 포인트
다양한 영화에서 시원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드웨인 존슨의 첫 슈퍼 히어로 영화 <블랙 아담>.
블랙 아담과의 완벽한 싱크로율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압도적 스케일의 액션과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수프와 이데올로기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일본, 한국 | 118분
감독: 양영희배우: 양영희, 강정희, 아라이 카오루
개봉: 2022.10.20
배급: (주)엣나인필름줄거리
일본인 사위를 극구 반대하던 부모님. 엄마는 오사카로 처음 인사 오는 일본인 사위를 위해
터질 만큼 속을 꽉 채운 닭 백숙을 정성껏 끓입니다. 내게는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지만
남편에겐 그저 신기할 뿐인 내 가족.
어느 날, 엄마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향 제주도의 기억을 들려줍니다.
이제는 점점 잊혀져 가는 아픈 기억을 안고 사위가 끓인 닭 백숙을 먹고
태어나 처음으로 함께 제주도에 갑니다.
관전 포인트
국내외 유수 영화제로부터 초청받았을 뿐만 아니라 수상까지 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화제의 작품
<수프와 이데올로기>.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역사 제주 4.3 사건을 개인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근현대사로 이어지며 풀어나간다.
낮과 달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1분
감독: 이영아배우: 유다인, 조은지, 정영섭
개봉: 2022.10.20
배급: 찬란줄거리
남편과 사별 후 평소 남편이 살고 싶어 했던 제주도로 이사 온 민희는
성격 좋은 동네 이웃 목하와 그의 음악하는 아들 태경을 만나 친분을 다지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한 순간,
목하가 남편의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관전 포인트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제주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상영 후 뜨거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제주도 올로케이션으로 따뜻한 힐링을 관객에게 전할 예정이다.
OTT 공개 영화
20세기 소녀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9분
감독: 방우리
출연: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등
공개: 2022.10.21
스트리밍: 넷플릭스줄거리
1999년, 사랑보다 우정이 더 중요한 17세 소녀 ‘보라’에게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숙제가 생겼다.
심장수술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연두’를 대신해 첫사랑을 관찰해 소식을 전해주는 것.
'백현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절친 ‘풍운호’를 집중공략하기 시작하는 ‘보라’.
하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고, ‘보라’에게도 예상치 못한 두근거림이 찾아오는데…
관전 포인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 이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영화 <20세기 소녀>.
첫사랑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내 사람들에게 공감과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레이먼드 &레이
ⓒ Apple TV+
개요: 가족 | 미국 | 106분
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
출연: 에단 호크, 이완 맥그리거 등
공개: 2022.10.21
스트리밍: Apple TV+줄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오랜 세월 외면해온 아버지의 과거를 알아가며 성장하는 두 형제의 이야기
관전 포인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처음으로 선보인 <레이먼드 & 레이>는 예정되어 있던 3회차 상영이 빠르게 매진되며,
추가로 1회차 상영을 오픈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