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5-05-25 15:41:02
댕겨진 불씨는 반드시 타오른다
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 리뷰
DIRECTOR. 모함마드 라술로프
CAST. 마흐사 로스타미, 세타레 말레키, 소헤일라 고레스타니, 미삭 자레
SYNOPSIS. 꿈에 그리던 수사판사 승진을 하게 된 ‘이만’, 때마침 테헤란에서는 대규모 히잡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이만’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총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딸들과 논쟁을 벌인 어느 날, 총이 집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가족의 믿음에는 균열이 생긴다. 지금 반드시 목격해야 할, 올해 가장 용감한 걸작.
POINT.
✔️ 2022년 히잡 시위를 둘러싸고, 이란의 국가폭력을 비판하는 영화입니다. 감독과 두 딸 역할의 배우는 이 영화 이후로 망명했고, 함께 나오지 못한 엄마/아빠 역할의 두 배우 사진을 높이 올려든 채 레드카펫에 섰습니다. 어머니 역할을 맡은 배우 소헤일라 고레스타니는 2022년 당시 시위에 연대하여 수감되었고, 현재 자택 연금 상태라고 합니다. (해당 내용을 비롯, 영화 외부적 이야기는 배급사 그린나래미디어 SNS에서 참고했습니다.)
✔️ 의미 있는 영화인 동시에,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인데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집안에서 없어진 총을 둘러싼 가족 간의 이야기가 아주 잘 짜여 있는 구조라서, 다음을 궁금해하면서 끝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영화입니다.
✔️ 영화는 6월 3일 개봉합니다.

체호프의 총이라는 개념이 있다. 1장에서 총이 등장한다면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 총이 반드시 쏘아져야 하며, 쏘지 않을 총이라면 이야기에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를 역이용해 신경 쓰이는 위치에 놓여 있던 아이템이 별 의미 없는 맥거핀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지만, 집안에서 총이 사라진 이 영화에서 총은 맥거핀일 리 없어 보였다. 총을 쏘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관객은 총의 행방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겠지.
이 영화에서 총이 맥거핀일 리 없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맥거핀으로 장난을 치기엔 이 영화가 너무 절박한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담고 있었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체제 비판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감시와 탄압을 받는 상황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 감옥이냐 망명이냐, 다소 극단적인 두 가지 선택지만 남아있던 상황에서 감독은 망명을 택한다. 칸영화제는 <신성한 나무의 씨앗>에 '심사위원 특별상'이라는, 기존에 없던 상을 만들어 수여했다. 한 해가 지난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다른 이란 감독인 자파르 파나히 감독에게 돌아갔다. 심사평에는 "저항과 생존"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어, <신성한 나무의 씨앗>도 함께 떠오른다. 무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수년간 이어진 노력, 인내, 그리고 저항 끝에 이슬람 공화국 체제 아래에서 썩고 텅 빈 검열의 체계는 마침내 밀려나기 시작"했다며 '검열을 거부하는 영화'들이 "보다 단단한 기반 위에 올라섰"다는 내용이 담긴 축사를 보냈다. 히잡에 대한 검열은 2022년 이전의 이란으로 돌아갈 수 없고, 영화에 대한 검열 또한 2025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1. 이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사건은 2022년 마흐사 아미니라는 이름의 여대생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고 '도덕 경찰'에게 끌려가 구금 끝에 의문사한 사건, 그리고 거기서 촉발된 대규모 히잡 시위다. 수많은 사람들이 "여성, 삶, 자유"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수만 명이 구금되었고 사망자도 (사망 사유와 숫자는 제각각 다르게 밝히고 있지만) 수백 명에 달한다. 의문사에서 시작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공개 처형까지 불사하면서, 이란은 '신정일치' 즉 종교와 정치를 접붙인 시스템을 공고히 하려 애썼다.
이 '신정일치'의 나라는 1979년 혁명으로 들어섰다. 이란의 마지막 왕조였던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시위였는데, 당시 왕조의 급격한 서구화 정책과 경제적 어려움이 맞물리면서 군주제에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사건이었다. 비밀경찰이 돌아다니고 반대파가 '정치범'으로 탄압받는 사회를 끝내고자 자유와 민주주의를 부르짖은 시민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당시 혼란과 의견 차이의 우여곡절 끝에 설립된 국가가 이슬람 교리와 정치를 내세우면서 도덕 경찰이 돌아다니고 정치적 탄압이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여성 인권은 그야말로 추락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남성과 동등한 투표권을 누렸고 이란혁명에서도 굵직한 역할을 여성들이 해냈는데, 혁명 끝에 여성들에게 남은 것은 히잡을 뒤집어쓰고 다니라는 강요, 히잡을 쓰지 않고 운전하다가 벌금을 물거나 차량을 압수당할 수도 있다는 현실이다. 시위 이후 수많은 여성들이 히잡을 벗어던지는 시민 불복종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여전히 강경하다. 히잡은 여전히 법령으로 강제되고 있고, 공개 처형과 구금은 셀 수 없으며, 심지어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던 남자 축구 선수들에게까지, 선발 제외 소문부터 사형 선고까지 다양한 탄압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짓밟아도, 외치고 버티고 항의하는 목소리는 죽지 않는다. 끝내 살아남아 우리에게 도달한다. 검열과 탄압이 아무리 이어져도 이 목소리는 제 갈 길을 간다. "1명을 죽이면 1,000명이 일어난다!" 하고 분연히 일어났던 이란의 여자들처럼. 검열 시스템은 "공포와 위협으로 마치 모든 걸 감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종의 섬광탄 같은 효과"일 뿐 "실질적으로 모든 걸 볼 수는 없다"는 무함마드 모술라프 감독의 말처럼.

#2. 우회하여도 반드시 길은 이어진다
이 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세대와 성별에 따라 다른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 점이다. 불안한 시위의 소식 앞에서 엄마는 텔레비전을 켜 보지만, 텔레비전은 엄마에게 아주 간단하고 정제된 뉴스 이상의 정보를 주지 못한다. 마치 세상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한 드라마까지 보고 나면 텔레비전을 끄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체제의 수호자인 동시에 체제의 피해자인 기성세대 여성은 가장 혼란스러운 자리에 놓여 있다.
딸들은 SNS로 다양한 소식을 접한다. 온라인에 게재된 영상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자매는 방 한구석에 앉아서도 거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안다. 마치 히잡이나 부르카처럼, 두껍고 검은 커튼으로 자신을 가린 채 창 밖을 내다보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자체 검열'의 집안에서도, 자매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뿐 아니라 통제 안에서 우회하는 법을 이미 알고 있다. 빨간 하트로 이름을 저장해 두면 남자친구인 걸 들킬 테니까 하얀 하트를 쓴다든지. 이들에게 미디어는 양방향이고, '모바일'하다.
반면 아버지는 그 어떤 미디어도 접하고 있지 않다. 그에게 그나마 미디어라고 부를 법한 것은 직장 동료와의 대화가 전부이며, 그 또한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대화는 아니다. 그의 공간은 눈도 귀도 막혀 있다. 복도 가득 '굳은 믿음'을 보여주는 손동작을 한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등신대이며, 눈을 가리고 손을 묶인 채 고요하게 끌려 다니는 이들의 존재만이 이 공간에서 유일하게 생명을 갖고 움직이는 이들이다. 죽은 공간에서 이들은 자신의 폭력이 자승자박의 미련 일로를 걷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심지어 총이 사라진 후로 "내 집인데도 안심이 안된다"며 불안과 혼란을 체험하고도, 그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와중에 자신의 혐오와 억측만큼은 확신을 갖고 밀어붙인다.

이 미련의 핵심에는 언어의 혼탁이 있다. "여성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히잡을 써야 한다고 하는 이들의 언어 논리 그대로다. "가족의 믿음을 회복"하고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가 가족에게 가하는 행동은 이 나라의 여성들이 겪는 일상의 폭력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보호라는 귀한 단어가, 명예라는 아름다운 단어가, 이토록 해악밖에 남지 않은 방향으로 혼탁해지고 무너졌다. 이렇게 깨지고 더럽혀진 언어로 짜인 지배구조는 시스템 안의 모든 사람을 옭아매는 폭력밖에 되지 못한다.

#3. 반쪽은 피와 어둠 아래 있어도, 나머지 반쪽은 빛 아래 있기에
이 영화에서 인상 깊은 것은 단연 여성들의 얼굴이다. 과연 셋 중에 누가 총을 가져갔을까 궁금해지는, 어머니와 두 딸뿐 아니라 잠깐 등장하는 큰딸의 친구까지 이들 모두 폭력적인 구조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솔직히 영화 보기 전부터) 관객이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영화에서 이들의 얼굴은 이따금 절반씩 나뉘어 다른 빛 아래 놓인다. 친구의 다친 얼굴은 처참한 피범벅이 되어 있는데, 코를 기점으로 반대쪽에서 보면 그 상처를 눈치채지 못할 만큼 말끔하다. 그 얼굴을 영화는 햇빛 아래 공들여 오래 보여준다. 마치 보라는 듯이. 현실의 참혹한 이 상처를, 보라는 듯이. 이 느낌은 이후 캠코더 앞에 선 큰딸과 엄마의 얼굴에서 재현된다. 캠코더 화면 안에서 이들의 얼굴 절반은 어둠 속에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나머지 반쪽 얼굴은 빛을 받아 새하얗게 드러난다.

이는 살뜰한 시중 손길을 받던 아버지의 얼굴과 매우 대조적인데, 그의 얼굴은 아내의 세심한 손길을 받지만, 물로 씻고 머리를 빗어 넘기고 잔털 관리까지 꼼꼼하게 이루어지지만, 역실 불빛 아래 클로즈업된 그의 얼굴은 분명 밝은 빛 아래 있음에도 살아있는 신체보다는, 마치 명화 속에 이미 베어버린 목처럼 보인다. 이는 어둠과 피에 절반이 묻히고, 눈물 혹은 불안을 감추지 못한 채로도 생명력이 하얗게 빛나던 여자들의 얼굴과 대조적이다.
어쩌면 이 얼굴이 이란이라는 나라의, 그리고 기본권 수준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모든 국가 폭력과 싸우는 나라들의 얼굴이 아닐까 생각한다. 베어버린 목처럼 보이는 얼굴들이 지배구조를 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어둠과 피에 짓밟혀도 빛 아래 생명력이 형형한 얼굴들이 일어나고 있다. 권위적인 반지를 낀 손은 그 빛나는 얼굴들을 결코 파괴할 수 없다.

체호프의 총이 반드시 쏘아져야 하듯이, 불씨가 댕겨진 혁명은 반드시 타올라야 한다. 이란의 여자들도 영화들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 주요한 분기점을 함께 숨 쉬고 있는 이 순간, 이 '신성한 나무의 씨앗'이 어떻게 피어나 무엇을 뒤덮고 자라나는지 지켜보기로 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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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사람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 웃음이 나온다."
Cast
Walter ASMUS
Director
Declan CLARKE
시놉시스
20세기 연극의 지형을 뒤흔든 혁신가라는 평을 듣는 부조리극의 대표작가 사무엘 베케트와 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가장 잘 연출하는 연출가로 알려진 발터 아스무스와의 깊은 동료애와 우정을 보여준다.
들어가며
최악의 상황에서 어떻게 웃음이 나올까? 말이 안되는 말이지만 어쩌면 누구나 경험해본 적이 있는 상황일 것이다. 기쁠 때 눈물이 나듯, 절망할 때 인생의 놀라움에(negative) 웃음이 터져본 사람만이 인생을 입체로 바라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화는 ‘부조리’는 단순하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이 아니라 세상의 다채로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설 수 있는 인간이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현존하는 영화중 가장 ‘베케트적’ 영화
<내가 넘어져도 내버려둬>는 극적인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관습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어떤 사건에 휘말리고 그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진짜 초목표를 찾고 갈등을 해결하는 류의 드라마가 없다. 거기다 영화엔 그 흔한 음향효과도 없고 줌인이나 줌아웃도 없으며 대사도 없다. 설명은 최소한의 나레이션과 자막으로 대신하는 것으로 인위적 연출을 최소화했다. 오직 영화에 쓰인 모든 편지, 대본자료를 제공한 ‘발터 아스무스’를 제외하고는 움직이는 인물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이걸 영화라고 부를 수 있나 의문이 들때쯤 문득 기시감이 들었다. 그렇다. 이 모든 반응은 내가 ‘부조리극’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느낌과 정확히 일치했다.
재미는 없어도 의미는 있을 수 있잖아?
부조리극은 극도의 미니멀리즘, 형식을 파괴함으로써 형식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연극의 사조다. 역사적으로는 2차 세계대전이후 등장하여 우리가 상실한 인간성, 소통의 가능성, 세계와의 관계에 주목하며 실존주의와 함께 다뤄지곤 한다. 영화의 모든 관습을 거부하고 아카이브의 힘으로 재현된 데클란 클라크의 <내가 넘어져도 내버려둬>는 베케트와 아스무스의 오랜 우정을 다룰 뿐만 아니라 형식적으로도 우리가 익숙하게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부조리 사조의 특징을 계승하고 있었다.
영화가 이어붙이는 베케트와 아스무스의 편지와 사실에 근거한 자료들을 보고 있다보면 사실 편집과 연출을 거친 영화야 말로 인위적인 진실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자연이 그러하듯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이면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사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우리가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깨달음에 도착하게 된다. 화려한 편집과 각색 대신 고도로 절제된 효과, 침묵, 리듬, 존재의 본질을 살린 미니멀리즘으로 말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 안에 딱딱하게 자리잡고 있던 부조리극 사조의 정의 역시 바뀐다.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 위한 마음먹기였다. 동시에 이 작품의 제목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오해도 풀린다.
“내가 넘어져도 내버려둬.”는 넘어져도 타인의 도움을 거부하는 꼬장꼬장한 예술가의 아집이 아니다. 매번 넘어지지만 스스로 일어나는 힘이 사실 우리 인간이 가진 위대함이라는 묵묵한 응원에 가깝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최악의 상황에서 웃을 수 있는 우리는 사실 얼마나 강한 존재인가?
[Schedule in JIFF]
2025.05.01(목) 13:30 메가박스 전주객사 10관 [상영코드 140]
2025.05.04(일) 10:30 메가박스 전주객사 4관 [상영코드 414] GV
2025.05.06.(화) 17: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0관 [상영코드 656] GV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 2025.04.30 ~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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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욕과 모순으로 가득 찬 100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유포자들>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능력과 미모를 모두 갖춘 '선애(김소은)'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고등학교 교사 ‘도유빈’(박성훈). 그는 약혼자가 유럽 출장을 떠난 사이 절친 ‘공상범(송진우)'과 함께 클럽으로 향하고, 클럽에서 만난 여성들과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집에서 눈을 뜬 유빈은 좀처럼 전날 밤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핸드폰마저 사라지자 불안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전화가 걸려 오고, 수화기 너머 범인은 3천3백만 원을 구해오지 않으면 그날 밤 찍힌 유빈의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 시작한다. 이에 유빈은 범인의 요구를 맞춰주면서도 그를 찾아내려는 계획을 짜기 시작하고, 자신의 과거와 직장을 오가며 숨겨져 있던 진실에 다가서기 시작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장 공론화가 많이 된 유형의 범죄라고 할 수 있다. 뉴스에서 접한 굵직한 사건만 해도 2018년 ‘버닝썬 게이트’, 2020년 ‘N번방 사건’에 이어 ‘제2 N번방 사건’까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디지털 성범죄의 급격한 증가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작성한 ‘2021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접수된 피해 사례만 총 18만 8,083건에 육박한다.
디지털 성범죄의 위험성은 그 속도와 친숙함으로부터 기인한다. 현대인들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누구든 당할 수 있으며 피해 규모도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대중이 불안해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유포자들>은 바로 이 불안감을 전면에 내세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영화다. 디지털 공간에서 암약하는 유포자들이 누구이고, 그들의 범죄 행각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인지를 낱낱이 파헤치려 한다.
<유포자들>의 목적은 분명하다. 디지털 범죄의 피해를 관객이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게 목표다. 주인공 도유빈의 설정만 봐도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 고등학교 교사인 그는 두 학생을 체벌하면서 등장한다. 서울대를 노릴 정도로 성적이 뛰어난 학생과 곧 처남이 될 학생의 핸드폰에서 불법 촬영 사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빈은 학생들을 몇 대 때린 후에 교실로 그냥 되돌려 보낸다. 그저 비슷한 짓을 반복하지 말라고 지적할 뿐이다. 해당 촬영물이 어디까지 유포됐는지, 공범은 더 없는지, 왜 그런 범죄를 고등학생들이 저질렀는지를 더 묻지도 않고 징계 절차도 밟지도 않는다.
영화는 이처럼 불법 동영상 이슈에 대해 꽤 무감각한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핸드폰을 해킹당한 도유빈은 불법 동영상 유포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된다. 그는 금전을 갈취당하며, 경력과 결혼이 깨질 위기에 처한다. 심지어 그가 (비록 의도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전 여자 친구와 성 동영상 촬영을 했다가 해당 영상이 유출된 적이 있다는 과거사가 드러난다. 그 난리를 겪고도 약혼자와 섹스 영상을 찍었다는 것도.
결국 <유포자들>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마인드로 사태를 묵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디지털 성범죄를 방조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디지털 성범죄가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라고, 방관자들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문제의식은 교도소에 수감된 본인이 자신에게 미소 짓는 허상을 보는 유빈의 마지막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메시지가 과연 유효할지는 의문이 남는다. 이는 <유포자들>이 KBS 드라마 스페셜 2022-TV 시네마 작품이라는 점이 새삼 실감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좋게 말해 공익적 목적이 분명하고, 나쁘게 말해 이미 알고 있는 당연한 이야기를 구태여 길게 말하는 것 같은 인상이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는 의문이다. 우선 다루고자 하는 사회적 이슈가 너무 광범위해서 영화 자체가 피상적으로 느껴진다. <유포자들>은 다음 범죄들을 전부 등장시킨다. 리벤지 포르노 문제, 클럽과 약물 문제, 불법 촬영과 유포 문제, 해킹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N번방 문제를 연상케 하는 음성 채팅방 내에서의 괴롭힘 등 다양한 사례들이 모두 제시된다. 하지만 해당 범죄 중 근본적인 원인과 처벌, 재발 방지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깊이 깊게 이야기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어찌 보면 그저 관객들의 호기심을 돋우고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그 결과 영화는 무리수를 남발한다. 한 명의 주인공이 10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모든 범죄 사례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해야 하니 각 에피소드 사이 연결고리는 헐거울 수밖에 없다. 도유빈을 나락으로 이끄는 여성, '다은(임나영)'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방송 BJ인 그녀는 범인의 사주를 받고 유빈에게 접근한다. 약물로 유빈을 인사불성 상태로 만든 뒤에 엽기적인 성 착취 동영상을 찍은 후 돈을 받고 영상을 범인에게 넘긴다. 거칠게 말하자면 전형적인 '꽃뱀'이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물론 현실에서 꽃뱀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디어가 특정한 여성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생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의 주요 원인인 왜곡된 성 관념을 비판하는 영화라면 자가당착에 빠진 셈이다.
자연히 캐릭터들의 완성도도 하락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도유빈의 위기 상황을 설명하기에도 급급하기에 다른 인물들을 차분히 등장시켜서 활용할 여유는 없다. 결국 작중 유빈 외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인물은 전무하다. 그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하는 상범은 영화의 전개를 한 번 꼬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약혼녀인 선애도 유빈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강조하기 위한 장면에만 등장한다. 굳이 그녀가 직접 등장하는 대신 그가 결혼을 앞둔 상황이라는 점을 알려주기만 해도 충분해 보인다. 유빈에게 의문을 품은 형사들도 이미 그의 과거사와 잘잘못이 모두 드러난 후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영화의 흐름이 끊기는 느낌만 들 뿐, 특별히 긴장감을 불어넣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외에도 스릴러 영화로서의 장르적 완성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복선이 너무 명확하게 드러나서 서스펜스나 서프라이즈가 없다시피 하며, 반전을 유추하는 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유빈의 핸드폰에 전달된 작위적인 기프티콘의 존재가 대표적이다. 유빈에게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를 관찰하는 진범을 짧은 쇼트에 담아내는 연출도 마찬가지다.
결국 모든 문제는 장면마다 극의 분위기가 널뛰는 것으로 귀결된다. 영화는 진지한 스릴러와 유머러스한 코미디를 자주 오간다. 그런데 스토리의 얼개부터 등장인물의 완성도까지 정돈된 대목을 찾기 어려운 관계로 마치 서로 다른 두 영화가 하나로 붙여진 듯 느껴진다.
사실 <유포자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어렵지 않았다. 모든 초점이 주인공 1인에게 맞춰져 있으니, 주인공과 관객 사이에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면 원했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환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포자들>은 끝내 미션에 실패했다. 그러다 보니 차라리 KBS 드라마 스페셜이라는 형식을 더 과감하게 활용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제목에 맞게 다양한 유포자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옴니버스 영화를 보여줬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그러면 영화에서 다루고자 했던 범죄들의 심각성과 문제점, 필요한 관심까지도 더 구체적이고 정밀하게 다룰 수 있었을 테니.
D(Dreadful, 끔찍한)
정의를 꿈꾸는 과욕이 일으킨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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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감을 자극하는 대리만족 미식여행
일상이 잠시 멈춘 지금, 제일 그리운 건 무엇인가요?
손이 가요 자꾸만 손이 가는 옆좌석 사람의 갈릭 반 캬라멜 반 팝콘 냄새, 막차 놓친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24시간 음식점, 돗자리 펼쳐놓고 함께 뛰노는 한여름 밤의 뮤직 페스티벌 등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아무래도 해외 여행이 제일 많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인지 요즘 유튜브로 떠나는 대리만족 여행 콘텐츠도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하죠. 그럼에도 역시, 지금 이 순간 나와 다른 공간에서 다른 삶을 사는 누군가가 되어보기에 ‘영화’보다 좋은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곳의 풍경부터 주변 인물까지 모든 것이 담겨있기에 그 틈으로 빠져들기 더 좋은 영화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떠나볼까요?
잇츠 CINE PICK!!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Kamome Diner, 2006)코미디, 드라마 | 일본 | 102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오기가미 나오코 | 출연 : 고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었거든요
헬싱키에 작은 일식당을 차린 일본인 여성. 파리만 날린 지 한 달, 우연히 만난 일본인 여행객을 데려와 함께 운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손님이 찾아오기 시작하고, 아담한 주방에서 짓는 따뜻한 밥과 이야기가 모두를 기다린다.
씨네pick : ‘카모메’는 갈매기를 뜻하는 일본어로, 마치 일본의 어느 바닷가에 붉은 지붕과 흰 벽의 작은 식당일 듯싶지만, 영화의 배경은 바로 먼 나라 이웃나라 핀란드의 헬싱키입니다. 한국이 처음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모 프로그램 덕분에 ‘핀란드’라는 나라가 조금은 귀에 익었지만, 방송에서 비춰지는 그 나라의 모습이 한국과는 사뭇 달라 더 궁금해지는 곳이기도 하죠. 영화 <카모메 식당> 속 세 주인공에게도 무척 낯설었을 도시에서 그들에게 가장 친숙한 요리 ‘오니기리(주먹밥)’를 만듭니다. 그들은 그렇게 음식에 진심을 담아내고, 서서히 모두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 갑니다. (영화를 보면, 주먹밥보다 시나몬롤이 먹고 싶은 건 안 비밀)아메리칸 셰프 (Chef, 2014)코미디 | 미국 | 114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존 파브로 | 출연 : 존 파브로, 엠제이 안소니, 소피아 베르가라It's a blank canvas for your dreams.
창의력이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세프.
똑같은 메뉴만 고집하는 주인과 지지고 볶은 후 허름한 푸드트럭을 차리면서 맛깔나는 좌충우돌 여정에 오른다. 과연 칼은 셰프로서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씨네pick : 영화 초반을 장식한 성게알을 비롯한 값비싼 식재료를 활용한 ‘레스토랑’ 요리보다 모두가 웃고 떠들며 만드는 쿠반 샌드위치가 더 먹고 싶은 이유가 뭘까요? 빵이 황금빛으로 바뀌고, 치즈가 흘러나오는 그 순간!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면 귀에 하바나 음나나 가사가 들리는 것 같은 마법까지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사실 이 영화는 눈보다 귀가 더 행복해지는 영화입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음식 영화임이 분명하니, 절대 배고플 때 시청하지 마세요~
남극의 쉐프 (南極料理人, The Chef of South Polar, 2009)코미디 | 일본 | 125분 | 전체 관람가
감독 : 오키타 슈이치 | 출연 : 사카이 마사토, 코라 켄고, 토요하라 코스케밥 식겠어요
평균 기온이 영하 54도인 남극 기지. 이 극한의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8명의 대원이 있다. 집과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묵묵히 견뎌내야 하는 외로운 생활. 이럴 땐 달리 방법이 없다.
맛있는 음식으로 푸는 수밖에!
씨네pick : 평생 갈 수 없을 것 같은 곳이기에 더 궁금해지는 이곳은 최근 퀴즈를 푸는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한정된 식재료로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내는 ‘남극의 쉐프’는 예나 지금이나 쭉 그곳을 지켜온 것 같습니다. 제목만 보면 다큐멘터리일 거라 생각되는 이 영화는 일본 영화 특유의 따스함이 잘 녹아있는 영화인데요. 약간 엉뚱하면서도 기발하기까지 한 영화 속 음식들은 영화와 참 닮아있습니다.
"세상 어디에 있어도 슬픈 사람은 슬프고 외로운 사람은 외로워요."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의 슬픔을 안고 사는군요"
- <카모메 식당> 中
학습된 문화가 다를 뿐, 세상은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일 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여행을 그리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
낯선 곳을 벗어나 이방인이 되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요?
언젠가 낯섦 가득한 공간에서 처음 보는 음식을 먹게 될 그날을 기다리며
그때까지 영화로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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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걸 왜 봐요마 소다팝 마이 리틀 소다 팝!
이 글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엘르/넷플릭스
5분만 참으면 된다.
그러면 웬만한 뮤지컬 뺨치는 퀄리티의 노래들도, 이 세상 만으로도 모자라서 저세상까지 호령하는 아이돌들도. 게다가 왕크왕귀의 정석답게 왕발로 쓰러트린 것들에 집착하는 더피도 모두 누릴 수 있게 된다.
사실 최근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었던 [퇴마록] 덕분에 한동안 마음에 드는 작품은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제목에다 떡하니 케이팝이라는 말이 박혀 있어서 거부감이 좀 컸던 것도 부인하지는 않겠다. 설상가상으로 재생버튼을 누르자마자 얼토당토않은 소다팝 타령을 해대는 바람에 살짝 위기가 왔지만, 정말로 딱 5분이다. 그것만 넘기면 된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생각해 보면 반가운 점(?)들이 참 많은 작품이다. 한국적인 색채가 가득하기 때문에 그다지 씹어 삼키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샤이니 이후로는 아이돌의 계보에서 멀어진 나 같은 사람들에게도 부담감 없는 노래와 콘셉트(소다팝 제외)이었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에 대한 편견이 서서히 사라져서, 보면서 꽤 몰입할 수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한국 사람들을 제외하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요소들을 가득 담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이질감을 전형적이지만 언제나 먹히는 서사와 구조로 안정화시켰다. 게다가 고리타분함을 피하기 위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먹히고" 있는 한국형 아이돌의 모티프를 차용한 셈이다.
사진출처:미주 중앙일보
이 절묘함은 작품이 가진 확실한 차별점이 된다. 그리고 그 차별점은 신선함이 되어 이 낯선 것들로 가득한 작품의 배경인 한국, 더 크게는 한국 문화(불교 포함)에 대한 궁금증까지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우리는 사자 보이즈가 갓끈 돌리는 것에 가장 열렬한 물개박수를 치는 관중들이 되는 동시에 저걸 나는 알고 있다.라는 자부심 비슷한 것 마저 느낄 수 있게 된다.
분명 소다팝이 울려 퍼질 때 머리를 싸매며 꺼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말했던 나였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니 나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리는 내가 싫어요마 소다팝 마이 리틀 소다팝.
[이 글의 TMI]
1.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웃겼던 것은 HAN의원이었음.
2. 더피 시무룩해할 때 나도 같이 시무룩해짐.
3. 그래도 저승사자한테 가터벨트는 너무한 거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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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사회주의에 맞서는 러우예의 영화!
시놉시스
상하이의 쑤저우강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있다. 고독한 사람,자식과 부모,일을 하는 사람,다리에 몸을 던지는 사람 등등... 그중에 비디오 촬영기사는 사람들에게 촬영 의뢰를 받고 일을 한다. 그런데 해피바라는 유흥주점에 있는 사장에게 의뢰가 들어오고 비디오 촬영기사에 눈에 들어온 건 인조 어항에서 춤을 추는 인어쇼를 본 것이다. 인어의 정체는 바로 메리메리라는 여자였고 둘은 커플이 된다.
하지만 메리메리에게는 사연이 있는 것 같이 느껴졌고 비디오 촬영기사가 할 수 있는 건 그녀에게 메시지를 남기거나 전화를 하는 건데...
러우예 감독은 중국 정부의 감시와 블랙리스트 추가에도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게 만드는 중국 영화들은 수면에 올라왔고 그렇지 않은 영화들은 수면 아래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중국 공안의 감시에도 러우예 감독은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었는데 중국의 사회주의 사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렇게 중국에 맞지 않는 서방 세계의 자유로움과 다양성이 묻히는 게 20세기 말과 21세기 이후를 살아가는 중국 영화감독들의 큰 골칫거리였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비디오 촬영기사는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과 핸드헬드 캠코더로 자신의 연인 메리메리뿐만 아니라 마다라는 인물과 메리메리와 닮은 무단이라는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무슨 의미를 주는 걸까라고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양한 관점들이 있다. 감독이 1980년대 당시 쑤저우강의 혼탁함을 비유하며 중국 인민들의 혼란스러운 정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메리메리가 없는 것에 대해 가지는 환상과 그걸 채워주는 욕구 그 이후에 나타나는 불만 같은 관점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관점은 허구와 현실이 반이 섞인 이야기라는 것이다. 비디오 촬영기사가 사실은 마다 역할도 했고 메리메리도 무단 역할을 했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다.
이 영화가 끝나고 정성일 평론가님이 해석하신 다양한 관점들을 후기로 적어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영화감독들은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씨네필이 되는 걸 주저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중국 공안의 감시도 너무 강해서이기도 하고 씨네필이 될 수 없게 만드는 환경도 한몫했다고 한다.
중국에 가보면 해적판 DVD방이 많다고 한다. 결국에는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영화들은 음지로 갈 수밖에 없는 걸까? 영화 <쑤저우강>은 이러한 사회주의에 대한 중국의 방식을 영화로 표현하고 있다.
중국 기류의 혼탁함을 영화화하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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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름끼치는 불안을 저주로 승화시킨 영화 스마일!
?Rabbitgumi 입니다!
헐리우드 공포영화 스마일이 개봉했어요.
예고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는 인물을 기억하실텐데요.
영화는 무척 이성적으로 보이는 정신과 전문의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그런 그가 환자의 자살을 목격한 이후 이상한 일을 겪게 되죠.
무엇보다 이성적인 그녀가 점점 불안에 잠식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공포영화 답게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들도 많구요.
무척 흥미로운 영화인데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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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드리의 솔루션북] 끝장리뷰 | 결말해석 | 상승과 하강 | 공드리월드 분석 | 해결-책(솔루션북) 상징 | 파편화된 의식의 총합
([공드리의 솔루션북](2024)은 씨네랩(cinelab) 측에서 제공한 시사회권으로 관람하였습니다)
[공드리의 솔루션북](202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말하는 대로
Chapter 2 상승과 하강
00:00 공드리의 솔루션북
01:10 말하는 대로
03:12 해결-책
04:02 상승과 하강
06:04 결말해석
07:05 별점 및 한 줄 평
07:23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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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채플웨이트> 15초 예고편
저희 집에 놀러오세요. 오늘부터 열려있으니 겁내지말고 오세요? 스티븐 킹 소설 원작, 〈채플웨이트〉! 왓챠시 왓챠동에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지금, 왓챠! ▶︎ https://wcha.it/3FkMl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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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예스, 노 또는 반반> 메인 예고편
모두가 좋아하는 인기 절정의 아나운서 구니에다 케이.
낮에는 누구보다 완벽한 아나운서로
밤에는 말과 행동에 자유로운 백수로 이중생활 중이다.
애니메이션 작가 츠즈키 우시오를 취재하던 구니에다는
어느 밤, 우연히 동네에서 무방비한 차림으로 그와 마주친다.
하지만 평소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구니에다를 알아채지 못하는 우시오.
구니에다 때문에 우시오는 팔을 다쳐 일을 못하게 되고
그런 우시오에게 자신을 오와리라고 소개한 구니에다는
어쩔 수 없이 오와리의 모습으로 그의 일을 돕기 시작한다.
낮에는 구니에다, 밤에는 오와리와 일하게 된 우시오는
점점 그 둘을 향한 자신의 감정 때문에 혼란스워지는데…
신분을 숨기고 시작된 묘한 삼각관계의 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