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2-09-06 13:50:19
흔적이 모여 기적을 이루다.
영화 <블랙폰> 리뷰
호러 영화 전문 제작사 블룸 하우스와 스콧 데릭슨 감독이 만난 이 영화는 조 힐 작가의 '20세기 고스트' 속 단편 '블랙폰'이 원작이다. 어두운 밤과 비, 그리고 축축함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이 영화는 9월 7일에 개봉을 한다. 올해 개봉한 호러 영화 중 로튼 토마토 팝콘 지수 최고의 수치를 기록하여 더욱 주목할만하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연쇄 납치 사건과 일상에 공포가 스며든 전화기를 들어 올릴 각오가 되었다면 지금 바로 '블랙폰'을 보자.

작은 마을에 연쇄적으로 아이들이 납치되며 마을은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하다. 피니를 비롯한 아이들도 그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 그리고 어느 날, 가면을 쓰고 접근한 남자에 의해 피니는 캄캄하고 축축한 지하실에 납치되고 만다. 전화선이 끊긴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리며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그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탈출을 위한 사투와 충격적인 이야기 뒤에 숨겨진 진실이 드러난다!

지하실에 갇힌 피니는 의문의 전화를 받게 되고 공간에 흔적으로 남은 목소리들이 울려 퍼진다. 혼란스러움 앞에 또 다른 혼란 앞에 선 피니의 탈출이 시작되고 피니를 찾으려는 그웬의 노력과 탈출하려는 피니의 노력이 대비된다.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내부와 외부의 지점에 의해 공포보다는 스릴감으로 인한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늘 그랬듯 서로를 감싸 안았던 남매가 서로에게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가면과 전화기, 그리고 꿈. 사람을 잇는다.

메가박스 시사회로 미리 관람하고 온 영화 '블랙폰'은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소재가 맞물려 흥미로움을 불러오지만 서사가 부족하다. 폭력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니와 그웬, 그리고 왠지 모를 범인의 이야기가 다루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전후 사정이 서술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이야기 속의 의외의 액션이 인상적이다. 정통 호러 영화를 기대한다면 조금 아쉬울 것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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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뛰게 만드는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
가슴 뛰게 만드는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
ⓒ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멜로/로맨스, SF | 일본 | 98분
감독 마츠모토 소우시
출연 이토 마리카, 카네코 다이치, 카와이 유미 등
줄거리
시대극 찐팬으로 영화 감독을 꿈꾸는 고교생 ‘맨발’. 영화 동아리에서 자신이 기획한 <무사의 청춘>이 탈락되자
직접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절친 ‘킥보드’, ‘블루 하와이’와 드림팀을 결성한다.
우연히 극장에서 만난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를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한 ‘맨발’은
꿈에 그리던 촬영을 시작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는데…
누가 출연하나요?
맨발 | 이토 마리카
@ 네이버 영화
시대극의 엄청난 팬인 '맨발'은 영화 동아리에서 로맨스 영화만 제작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이 쓴 각본 <무사의 청춘>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킥보드 | 카와이 유미
@ 네이버 영화
맨발의 절친이자 천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킥보드'.
<무사의 청춘>을 만드는데 든든하게 지원하며 영화의 촬영을 담당한다.
블루 하와이 | 이노리 키라라
@ 네이버 영화
<무사의 청춘>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맨발의 절친인 '블루 하와이'.
영화의 스태프로 참여하였고, 배우들의 무술을 담당하였다.
린타로 | 카네코 다이치
@ 네이버 영화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 영화관에서 우연히 마주친 '맨발'에게
<무사의 청춘>의 주인공으로 출연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주인공을 맡게 된다.
최대한 스포를 뺀 리뷰
ⓒ 네이버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는 마츠모토 소우시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인데, 감독의 자유로운 연출 스타일 돋보였던 영화였다.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일본 영화에서 주제로 삼는 '연애'가 아닌 주인공들의 '청춘'에 초점을 맞췄다.
요즘에 보기 힘든 소위 말하는 '착한 영화' 그리고 '청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외적인 부분인 색감부터 시작해서 내적인 부분인 영화에 담긴 메시지, 주인공들의 대화, 생각 등을 보면
청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의 설정, 성격 모든 부분이 사랑스러웠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이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어린 시절이 보였기 때문에 영화의 메시지가 더욱더 와 닿았던 것 같고, 감동도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영화는 성인이 된 후 사그라들었던 열정을 다시 불태워주고, 불확실한 것에 대한 도전에 임할 용기도 불어 넣어줬다.
무기력함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어떤 나이의 사람이 보든,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보든, 어떤 사람이 보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다만, 이 영화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영화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면 꼭 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이 처음 영화를 제작했을 때의 감정, 분위기, 열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줄 뿐만 아니라 영화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생각까지 하게 만들 것이다.
영화의 계절이 여름인만큼 꼭 이 시기에 극장에서 보길 추천하며,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혹은 다니는 친구와 함께 봐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썸머 필름을 타고>의 간단한 정보를 살펴보고, 리뷰를 해봤는데
어떠셨나요?!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꼭 한번 보러 가세요!!!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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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달달해지는 로맨스 영화 -7-
❣️[CineLab Curation] ❣️
이번 주 씨네랩의 뉴스레터 씨네-뉴스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달달한 로맨스 영화를 준비해 봤어요!
우리 모두 혈당 스파이크 조심해야 하니까..
초콜렛 대신 씨네랩이 준비한 영화와 함께 달달한 발렌타인 데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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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스포가 있습니다.
*
청소년기는 불안하다. '나'밖에 없던 세상에 갑자기 '세계'가 들이닥치기 때문이다.
나와 세계의 간극을 인지하는 동시에 타자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때 우리는 무언가가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거나, 친구와 나를 일치시키기도 한다. 또래집단의 영향력이 가장 강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어떤 감성을 가진 어른이 될지를 좌우한다.
학교폭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데, 가장 마음이 아픈 건 자아가 형성되는 이 시기에 한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렸고, 그것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폭력 뒤에는 트라우마가 남는다.
노래며 영화며 유행처럼 제목이 길다.
직관적이어서 한번에 이해할 수 있긴 하나 이제 사람들이 은유를 이해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편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는 직관적인 듯 보이지만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하기는 어려웠다.
원제인 <All the Bright Places>를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로 번역한 건 <보니 앤 클라이드>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번역한 것과 비슷하겠다.
전형적인 하이틴 영화는 아니다.
하이틴 영화라 하면 축제 같은 데서 우연히 만난 청소년들이ㅡ이때 여학생이 모범생이고 남자에게 관심이 없거나, 남학생이 찐따 캐릭터로 무리에서 서열이 낮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ㅡ 어쩌다 보니 사랑에 빠지고, 어쩌다 보니 주변에서 모함하고, 어쩌다 보니 극복하지만, 대입이 그들을 가로막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난관을 다 극복한 후 해피엔딩.
매일 조깅을 하는 시어도어 핀치는 같은 학교 학생인 바이올렛 마키를 만난다.
바이올렛은 다리 난간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다. 당장이라도 뛰어내릴 기세다.
시어도어는 바이올렛을 잘 구슬려 다리에서 내려오게 한다.
바이올렛이 궁금해진 시어도어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친해질 구상을 한다.
하이틴 영화의 상큼하고 기분좋은 부분들이다. 어른들에게서 보이는 질퍽한 욕망 같은 게 보이지 않으니까.
시어도어는 바이올렛의 상처를 본다. 교통사고로 언니를 잃고, 생존자에게서 보이는 죄책감 같은 것들.
시어도어는 마이애미의 아름다운 곳을 소개하는 숙제를 빌미로 바이올렛과 함께 한다.
각종 어려움에 봉착하나, 시어도어는 끈질기다. 여기까지만 보면 시어도어는 굉장히 밝고 에너제틱한 친구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시어도어의 방에는 온갖 문구로 채워진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학교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로 상담을 받고 있지만 불성실하며, 학교에서는 '괴물'이라 불린다.
가끔 사라졌다 나타나는데, 시어도어의 친구들은 '원래 그렇다. 곧 돌아온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바이올렛도 시어도어의 어두운 면들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는 별일 아니라고 할 뿐이다.
이들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의 영상미에 빠지게 된다.
처음으로 갔던 '마이애미에서 가장 높은 곳'. 해발 300미터가 조금 넘는 언덕과 낡은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모습, 꽃과 호수, 낡은 오두막.
내가 선생이라면 그런 곳을 찾으라고 숙제를 내어주었을 것 같다.
아주 가까워진 두 사람. 하지만 학교에서 시어도어 핀치는 여전히 괴물이다.
바이올렛에게 핀치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는 남자애를 핀치가 패버리고, 또 숨어들어간다.
바이올렛은 핀치를 찾아 그의 집에 갔다가, 벽에 붙은 수많은 포스트잇을 본다.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버린 핀치.
바이올렛은 핀치로부터 위로를 받고 상처를 조금씩 치유했던 것처럼 그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핀치는 집안 살림을 다 부술 듯이 던지고는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또 사라진다.
그가 발견된 곳은 둘이 함께 뛰어들었던 호수.
지구 반대편으로 이어져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그 호수에서 시어도어의 운동화와 옷이 발견된다.
말할 수 있는 상처들은 이미 어느 정도 극복한 상처일 것이다.
너무 아픈 것들은 차마 꺼내어 볼 수도 없어서 마음 속 어딘가에 숨겨두고 꽁꽁 얼려버린다. 다시는 꺼낼 수도 없게.
그래서 별 거 아닌 걸로 치부하기도 쉽다.
때로는 상처 많은 사람들이 더 밝아 보인다. 그들은 스스로의 상처를 돌보는 것이 두려워 남의 상처들을 대신 어루만진다.
그리고 우연히 타인에게 자신의 상처를 보였을 때 전속력으로 도주한다.
시어도어는 그런 인물이다.
그러므로 영화에서도 시어도어의 서사가 부족하다.
그의 우울과 불안과 폭력성을 대변해 줄 이야기가 없다.
시어도어가 죽지 않기를 바랐다. 어디선가 나타나서 이제 나도 준비되었으니, 다시 시작해 보자고 말하기를 기다렸다.
100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내내 위태하고 불안했다.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건 폭력적이다.
이런 이유로 우울하고, 혹은 이런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서사가 없을 때, 사회는 우울증 환자를 비난한다.
의지가 부족하다, 남들도 다 그만큼 힘들다, 너만 유난이다, 예민하다.
"깨어 있기"를 간절히 바랐던 시어도어는 깨어 있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깨어 있는 게 대수냐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저 깨어 있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진 힘을 다 쓰기도 한다.
이 영화의 미덕이라 하면, 친구의 자살 후 남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 것이다.
자살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빠지지 않고, 바이올렛은 시어도어와 함께 했던 여행을 발표하며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었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그와 함께한 여행의 궤적을 다시 한 번, 그것도 스스로 운전하여 따라간다.
어쨌든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눈부신 세상 끝까지, 너와 내가 함께 가면 좋겠다.
*
정말 좋았지만 너무 아파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영화들이 있다.
아마 나는 다시 이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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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겐 익숙한데, 걔네들에겐 낯선가 보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성적을 살펴보자!
$411,331,607의 북미 수익과 해외 수익까지 합친 총 수익 $955,775,804은 현재(22년 9월 7일 기준), 전 세계 박스오피스 3위이다. - 북미 수익은 2위이다!
그렇다면, 영화 <블랙폰>은 어떨까?
$89,610,100의 북미 수익과 합친 총 수익 $158,206,100으로 현재(22년 9월 7일 기준), 전 세계 박스오피스 21위이다.
근데, 이 두 영화를 왜, 연결 지었을까? - 그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감독에서 하차하고서 만든 작품이 <블랙폰>이기 때문이다.흥행만 본다면, 진한 아쉬움이 남겠지만 반응은 오히려, <블랙폰>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보다 더 좋았다.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전문가 74%와 관객 86%, <블랙폰>은 전문가 84%와 관객 90%로 더 높다.
영화는 "그래버"에게 납치된 "피니"가 방 안에 전화기를 통해, 희생당한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이곳을 탈출하는 내용이다.1. 우리에겐 익숙한데, 걔네들에겐 낯선가 보네
근데, 북미 호평과 다르게 국내에서 관람하는 <블랙폰>은 김이 빠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에는 해당 작품에서 보여주는 "피니"의 조력자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국내 귀신의 모습이 겹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컨저링 시리즈, 2013-21>만 보더라도, "귀신"은 대상자들을 정하는 데에는 불특정 대다수로 원인 없이 결정되어 "악(惡)"으로만 바라본다.
그에 비해서, 국내 귀신은 '한(恨)'이라는 정서를 통해 "원인 - 결과"로 이야기를 만든다.어찌 보면, 지난 북미에서 <블랙폰>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것이 클 것이다! - 퇴마(退魔)와 성불(成佛)의 차이?
그렇기에 더더욱 "스티븐 킹"의 <그것, 2017-19>시리즈와 겹치기까지 한다.
아이들의 두려움으로 탄생한 "페니 와이즈"로부터 성장담을 보여줬던 양화 <그것>처럼 해당 작품 <블랙폰> 역시,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버지와 귀신을 보지만 자신과 달리 적극적인 여동생 "그웬" 등을 배치하며, 궤를 같이 가려 한다.2. 마동석이라면, 달랐을까?
그렇기에 악당을 맡은 "그래버"의 "에단 호크"는 그야말로, 미친 연기를 선보이나 단순한 "싸이코"에 그친다.
이런 이유에는 "페니 와이즈"가 각 아이들의 두려움으로 변했던 설정과 서사에서 나왔던 것과 달리, 이야기가 없다.
앞서 "하우스 호러의 클리셰를 깨부쉈다"라는 말이 머쓱할 정도로 "그래버"는 지고지순하게 "정도(正度)"에 벗어나지 않는다.
이외에도 영화 <블랙폰>의 이야기 전개에 아쉬움이 생긴다.이야기에서도 말했듯이 귀신을 볼 수 있는 "그웬"과 죽은 아이들과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는 극의 긴장감을 현저하게 줄인다.
결국,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해답 또한 준비되었으니 문밖에 무서운 "그래버"가 있다 한들, 극의 서스펜스를 느끼기에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도움을 주는 아이의 모습은 <샤먼킹, 1998-2004>과 <블리치, 2001-16>같이 "혼령"이 나오는 만화도 연상시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엔터테이닝 영화"로 봐야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tmi. 1 - 원작자 "조 힐"은 가능한다면, 실사화를 "스콧 데릭슨"을 선택했지만 당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촬영으로 무산될 뻔했으나, 하차함과 동시에 "러브콜"을 보냈다고 합니다.
· tmi. 2 - 이후 "스콧 데릭슨"이 승낙하자 제작사 "블룸 하우스"는 그의 자택 지하실에 똑같이 전화기를 설치해 캐스팅 소식을 알려줬다고 한다. (감독님, 정말 무서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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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기에 도전하는 쾌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2년 전 남편과 사별한 60대 여성 '낸시(엠마 톰슨)'. 교직에서 퇴직하고 아이들마저 성인이 되어 자신을 떠나 홀로 남게 되자 그녀는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인생의 숙원이었던 버킷리스트를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한다. 단 한 번도 섹스에 만족해 본 적이 없으니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갖기로 한 것. 그런 그녀의 앞에 젊고 매력적이며 자신의 일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리오 그랜드(다릴 맥코맥)'가 나타난다. 마침내 버킷리스트가 현실이 되려는 찰나에, 긴장해서인지는 몰라도 낸시는 리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리오도 유려하게 답하며 그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대화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두 남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생의 방향성을 둘러싼 고민에 직면한다.
8월 11일에 개봉하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여러모로 놀라운 영화다. 수많은 영화팬들에게 익숙한 대배우 엠마 톰슨이 처음 노출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자, 성매매자들의 이야기를 양지에서 다루는 영화이기도 하고, 성을 사는 이가 중년 여성이고 파는 이가 청년 남성이라서 거듭 예상을 빗겨나가는 영화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 어떤 작품보다도 선정적이고 논란으로 가득한 영화일 것 같다고 느낌을 받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첫인상만으로 평가받기에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를 관통하는 주제의 가치가 눈에 밟힌다. 이 작품은 단순히 성매수자와 성매매자가 네 차례에 걸쳐 만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상 밖의 사람을 만나 수십 년간 자신을 감싸고 있던 금기라는 단단한 알을 깨고 나오는 부화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목적이 단지 성적인 만남을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낸시와 리오의 첫 만남에서부터 두드러진다. 카메라가 리오 그랜드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낸시가 아니라, 서비스의 존재 자체에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남편과 사별한 그녀는 평생 사회의 규칙을 충실히 따른 인물이다. 은퇴한 60대 종교 교사였던 그녀는 대학원에 다니는 아들과 스페인에서 예술을 하는 딸을 하나씩 두고 있고, 오랜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했으며, 자신의 오랜 커리어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그런 그녀는 리오의 서비스를 예약하면서 두 개의 서로 다른, 그러면서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반응을 보인다.
낸시는 우선 섹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 그녀는 섹스를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담대하고 솔직히 드러낸다. 그간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 대신 남편의 쾌감만을 우선시했던 그녀는 경험한 상대방의 수나 다양한 체위에 대해 물어본다. 리오의 청산유수 같은 대답을 들으면서 그녀는 완벽해 보이던 자신의 삶이 사실은 완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는 리오보다 오랜 기간을 살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그래서 공허한 것들이 많다는 현실을 알게 된다. 만약 그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태를 그대로 두었다면 그녀를 감싸고 있던 알과 껍질들은 더 강해졌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리오 그랜드를 만나면서 낸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새롭게 눈을 뜬다. 그래서 그간 억압된 삶을 살던 그녀는 리오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크게 변하기로 결심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섹스에 도전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녀는 리오를 궁금해한다. 낸시는 수십 년간 자신의 삶을 구성한 원칙과 신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리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더 알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리오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서는 용기와 결함이 동시에 느껴지고, 깨달음만큼이나 깊은 고정관념과 편견도 함께 드러난다. 낸시는 리오가 숨기려 했던 사적인 정보를 캐내고, 호텔방 밖에서도 만날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고 착각하며, 당당하게 직업을 밝히며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해보라고 말한다. 정작 그녀가 모범적인 삶을 사는 아들을 지루해하고 정반대로 열정적으로 자유롭게 사는 딸을 골치 아파하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녀의 조언은 리오에게 모순적이다.
이는 모든 갈등이 끝난 뒤, 호텔방이 아닌 호텔 커피숍에서 리오를 만난 다음에야 낸시가 난생처음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리오와의 섹스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힘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마치 그녀가 섹스로 상징되는 스스로를 향한 억압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타인에게 지닌 고정관념과 편견마저도 떨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한 단계 성장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지 섹스와 성매매를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그것들은 그저 트리거에 불과할 뿐, 성을 비롯한 다양한 금기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개인들이 비로소 금기를 깨고 자유로워지는 순간을 영화는 진정으로 그려내고 싶어 하는 듯 보인다. 그렇기에 리오에게 이별을 고한 낸시는 거울 앞에서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바라볼 수 있다. 단순히 섹스라는 금기에 갇혀 있지 않고, 60여 년간 살아온 자신의 삶과 자기 자신마저 되돌아보는 것이다.
낸시의 섹스 파트너인 리오 그랜드도 다르지 않다. 그는 사실 상당히 신선한 캐릭터다. 열의를 다해 감정적으로 건강한 쾌락을 주고자 하는 파트너는 스크린에서 쉽게 만나는 인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건강한 성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낸시에게 진정한 섹스의 의미를 알려준다. 그는 섹스, 접촉, 쾌락의 관점을 모든 소통으로 확대한다. 섹스는 언제나 대화의 일부이며 친밀감과 교감을 향한 갈망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되짚어 준다. 비록 그의 직업은 윤리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섹스를 바라보는 리오의 시각만큼은 교과서적으로 건강하고 개방적이다. 그 덕분에 수치심을 느껴야 하고 통제해야 하고 몸을 가꿔야 한다는 규칙 하에서 살던 낸시는 자신의 신체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뀐다. 사실 리오는 가족들에게 석유 회사에 다니면서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석유 탐사를 하고 있다고 말해놨는데, 이는 리오의 직업과 일맥상통하며 꽤나 섹슈얼한 알레고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런 그조차도 낸시와의 만남 이후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또 다른 억압과 금기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점이다. 세대가 다르면 섹스와 쾌락에 관한 이해도 다른데, 영화는 이를 놓치지 않는다. 실제로 낸시와의 네 차례에 걸친 만남과 대화, 그리고 갈등은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분기점이 된다. 고등학생 시절 어머니에게 문란한 모습을 보인 후 가족과 의절하며 성적인 수치심을 겪은 바 있는 리오. 이처럼 어머니와 연관된 깊은 상처는 자기 일을 잘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쾌락을 개방적으로 탐색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오에게 낸시와의 갈등과 말다툼은 또 다른 기회가 된다. 그는 본래 자신의 과거사를 고객에게 절대 밝히지 않는다. 다름 사람과의 다양한 육체관계와 소통을 즐기면서도 그 선을 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하지만 낸시를 만난 그는 때로는 규칙을 어기며 인간적 교류를 하고, 그 과정에서 그가 낸시에게 알려주었듯이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온전히 긍정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자신의 치부라고 생각해서 완전히 단절되었던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펼치고, 리오 그랜드라는 가명 대신 그의 진짜 이름을 알아낸 낸시를 다시 만나며, 본인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한다.
이처럼 두 남녀가 진정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가 호텔 방이라는 한 공간에서 진행되기에 더욱 흥미롭다. 기본적으로 질감이 느껴지는 푸른 카펫과 소파, 베개처럼 관능성이 느껴지는 가구들의 배치가 눈길을 끈다. 또 그 방 안에서도 나뉘어 있는 공간들의 기능도 흥미롭다. 호텔 방 안의 공간은 크게 소파, 침대, 거울, 화장실로 나눌 수 있다. 이때 소파에서는 낸시와 리오가 서로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침대에서는 모험에 나선 낸시의 과감한 도전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한편 화장실은 잠시 그들이 호텔 밖 현실을 만나는 공간이자 순간이다. 딸에게 걸려 온 전화를 낸시가 화장실에 받는 사이에 어떻게 하면 더 섹시해 보일까 하고 고민하는 리오의 짧은 고뇌를 담아낸 장면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거울에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마인드의 변화를 새삼 깨닫는 낸시의 사색과 해방의 쾌감이 담겨 있다.
하지만 눈길은 이내 방의 한쪽 면을 모두 차지하는 창문으로 향한다. 두 사람의 만남이 같은 공간에서 반복되더라도, 넓디넓은 창문에 담기는 조명과 풍경의 변화는 마치 외부 세계의 이야기들을 실내 공간 안으로 미묘하게 끌어들이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 만남에서는 맑기 그지없었던 창문 속 날씨는 선을 넘은 낸시와 개인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리오가 다툼을 벌일 때 비로 가득하다. 이처럼 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은 마치 낸시와 리오의 몸에 대한 비유 같기도 하다. 그들이 어떤 감정과 생각을 투사하느냐에 따라 호텔방은 대화의 공간이었다가 도전하는 공간이고, 갈등하고 싸우는 장소였다가 쾌감으로 가득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몸도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공간적 배경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보면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참으로 스마트한 영화라고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물론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그 자체로 논란일 작품이다. 소재이자 발단인 성매매를 둘러싼 논쟁의 연장선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들을 둘러싸고 구매자가 판매자의 우위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성은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여성의 성을 구매하는 남성과 달리 남성의 성을 구매하는 여성은 자신이 구매자이지만 판매자인 남성에게 우위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본과 젠더 권력의 우열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는 성매매에 대한 전통적인 문제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신선하다. 사실 여성의 신체는 남성의 신체보다 자주 스크린에 전시되고 소비된다. 그런데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남성의 성과 신체를 판매 대상으로 삼으면서 그 문화적 서열을 역전시킨다. 덕분에 성매매를 둘러싼 옹호와 부정 사이에서 성매매를 매개로 만난 두 남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틈이 생겨난다. 물론 시작점이 성매매이기에 그 관계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는 것은 여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호불호를 이유로 눈길을 안 주기에는 금기 내지는 성역이라 여겨지는 소재를 이용해 보편적인 삶의 자세와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도전적인 스토리텔링의 맛이 찰진 것도 사실이다. 소피 하이드 감독이 데뷔작 <52번의 화요일>로 제30회 선댄스영화제 감독상과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받은 이유가 새삼 느껴지기도 한다.
A(Acceptable, 무난함)
발칙한 소재를 끝까지 끌고 가는 뚝심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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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탈북 청년과 한국 청년, 우리들의 같고 다름에 관하여
믿을 수 있는 사람/A Tour Guide
Korea/2023/95min/한국경쟁
통계*에 따르면 2022년까지 남한에 들어온 탈북민의 숫자는 3만 4천여 명 정도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의 주인공 박한영은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곽은미 감독이 창조한 인물로, 3만 4천이라는 추상적 숫자에 감춰진 구체적 얼굴을 상상해보게끔 하는 인물이다. 한영은 이제 막 한국에 들어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이드로 경력을 쌓는 중이다. 탈북 후 중국에 있을 때 강제 북송의 위협에 시달렸기에 얼른 돈을 벌어 안정적인 생활을 일구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다. 함께 탈북한 동생 인혁과 북에 있는 엄마와 다시 재회해 새 출발하기를 꿈꾸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과 “생긴 건 똑같지만 외국인보다도 못하게 대우받는” 탈북민인 한영이 한국사회에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다. 직장 동료들의 텃세를 견디며 돈을 벌기에도 바쁜데, 동생 인혁은 감감무소식이고 한영의 핸드폰에 ‘감시자’로 저장된 보호 담당 경찰관 태구의 연락도 귀찮기만 하다. 그나마 먼저 한국에 넘어와 자리를 잡은 선배 탈북민만이 한영의 비빌 곳이 되어준다.
가이드의 수입과 연계된 쇼핑에서 읍소하듯 화장품을 반 강제로 팔고, 경복궁이 중국의 자금성을 모방해 만들었다는 둥의 거짓말로 중국인 관광객의 호감을 얻으며 어찌어찌 가이드 일에 적응한 한영. 그러나 한영이 한국사회에 온전히 정착할 수 있는지는 그녀의 의지에만 달려 있지 않다. 주지하다시피, 2016년 한국이 사드(THAAD) 배치를 결정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외교적 대치가 이어졌다. 관광 산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였다. 일명 ‘사드 보복’이 이어지자 한영은 일자리를 잃고 어렵게 일군 성과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다. 더불어 점차 새 출발을 다짐했을 때의 산뜻한 마음을 잃어간다. 새 출발의 꿈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한영에게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탈북민 동료들은 각자의 생존과 미래를 치열하게 모색하느라 바쁘고, 한국인 동료는 한영의 성장을 경계한다. 처음엔 성가셨으나 꾸준한 진심으로 한영의 마음을 연 태구와의 관계는 사적인 친밀성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토록 어렵게 탈북했는데도 한영이 다시 공항으로 향하는 건 이 때문이다. 다시 한번, 그녀는 한국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소수자는 책임지고 짊어져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한영이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탈북민 전체를 투영하여 비난한다. ‘탈북민이라 못 미덥다’, ‘탈북민이라서 그렇다’ 등등. 탈북민 정체성은 내내 한영의 삶을 그녀 자신이 인지하는 것 이상으로 점유한다. 그리고 이는 곧 한영의 삶에 ‘사소한’ 잘못이 누적되어 꼬여가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소수자를 향한 편견 속에서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일탈’이 주류 사회에서는 ‘범죄/잘못’으로 인식되고, 이를 통해 또다시 소수자를 뭉뚱그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한영이 겪는 고난을 전시하듯 늘어놓지 않는다. 사실, 누군가는 한영의 객관적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탈북민이든 아니든 한국에 사는 많은 청년이 먹고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올해 하반기에 개봉 예정이라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을 볼 관객들이, 이 보편적 퍽퍽함에 더해지는 ‘소수자라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외로움’을 가만히 응시해보길 희망한다. 영화의 마지막, 조금은 원망하는 듯한 감정이 담긴 한영의 눈빛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우리의 구체적인 같고 다름에 관한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http://www.sp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392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 초청으로 제24회전주국제영화제에 기자로 참석해 작성한 글입니다.
★이 영화는 제 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4월 28일 13시, 5월 3일 13시 30분, 5월 5일 19시에 상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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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싱타는 여자들 리뷰 - 열둘, 열세 살 여공들의 울분에 대하여
*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2022년 1월 개봉예정인 작품 [미싱타는 여자들]의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1970년대 평화시장에는 가난해서 혹은 여자라서 공부 대신 미싱을 타며 `시다` 또는 `공순이`로 불린 소녀들이 있었다 저마다 가슴에 부푼 꿈을 품고 향했던 노동교실 그곳에서 소녀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노래를 하고, 희망을 키웠다 다른 시대를 살았던 청춘이 오늘의 청춘에게 보내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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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독립운동가]:영화 암살, 밀정, 박열로 풀어보다.
#박열#한국사#여성독립운동
3월달 역사컨텐츠 2편을 만들어 봤습니다. 1편에 이어지는 내용이니 1편을 시청하고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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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3> 공식 예고편
여행 시즌은 끝났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3, 넷플릭스에서 곧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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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tv+ <샤이닝 걸스> 공식 예고편
로런 뷰커스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기반으로 한 시리즈 '샤이닝 걸스' - Shining Girls. 주인공 커비 마즈라치는 잔혹한 공격을 당한 뒤 끊임없이 뒤바뀌는 현실을 겪게 된다. 수년 후, 시카고의 한 신문사 기록 보관소에서 일하다 최근의 살인 사건이 과거 자신이 받은 공격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커비. 그녀는 베테랑 기자 댄 벨라스케스와 함께 끝없이 바뀌는 자신의 현재를 이해하고, 마침내 과거에 직면한다. 엘리자베스 모스, 바그너 모우라와 함께 필리파 수, 에이미 브레너먼, 제이미 벨 등이 열연하며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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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뛰게 만드는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
가슴 뛰게 만드는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
ⓒ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멜로/로맨스, SF | 일본 | 98분
감독 마츠모토 소우시
출연 이토 마리카, 카네코 다이치, 카와이 유미 등
줄거리
시대극 찐팬으로 영화 감독을 꿈꾸는 고교생 ‘맨발’. 영화 동아리에서 자신이 기획한 <무사의 청춘>이 탈락되자
직접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절친 ‘킥보드’, ‘블루 하와이’와 드림팀을 결성한다.
우연히 극장에서 만난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를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한 ‘맨발’은
꿈에 그리던 촬영을 시작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는데…
누가 출연하나요?
맨발 | 이토 마리카
@ 네이버 영화
시대극의 엄청난 팬인 '맨발'은 영화 동아리에서 로맨스 영화만 제작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이 쓴 각본 <무사의 청춘>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킥보드 | 카와이 유미
@ 네이버 영화
맨발의 절친이자 천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킥보드'.
<무사의 청춘>을 만드는데 든든하게 지원하며 영화의 촬영을 담당한다.
블루 하와이 | 이노리 키라라
@ 네이버 영화
<무사의 청춘>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맨발의 절친인 '블루 하와이'.
영화의 스태프로 참여하였고, 배우들의 무술을 담당하였다.
린타로 | 카네코 다이치
@ 네이버 영화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 영화관에서 우연히 마주친 '맨발'에게
<무사의 청춘>의 주인공으로 출연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주인공을 맡게 된다.
최대한 스포를 뺀 리뷰
ⓒ 네이버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는 마츠모토 소우시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인데, 감독의 자유로운 연출 스타일 돋보였던 영화였다.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일본 영화에서 주제로 삼는 '연애'가 아닌 주인공들의 '청춘'에 초점을 맞췄다.
요즘에 보기 힘든 소위 말하는 '착한 영화' 그리고 '청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외적인 부분인 색감부터 시작해서 내적인 부분인 영화에 담긴 메시지, 주인공들의 대화, 생각 등을 보면
청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의 설정, 성격 모든 부분이 사랑스러웠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이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어린 시절이 보였기 때문에 영화의 메시지가 더욱더 와 닿았던 것 같고, 감동도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영화는 성인이 된 후 사그라들었던 열정을 다시 불태워주고, 불확실한 것에 대한 도전에 임할 용기도 불어 넣어줬다.
무기력함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어떤 나이의 사람이 보든,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보든, 어떤 사람이 보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
다만, 이 영화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영화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면 꼭 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이 처음 영화를 제작했을 때의 감정, 분위기, 열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줄 뿐만 아니라 영화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생각까지 하게 만들 것이다.
영화의 계절이 여름인만큼 꼭 이 시기에 극장에서 보길 추천하며,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혹은 다니는 친구와 함께 봐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썸머 필름을 타고>의 간단한 정보를 살펴보고, 리뷰를 해봤는데
어떠셨나요?!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꼭 한번 보러 가세요!!!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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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달달해지는 로맨스 영화 -7-
❣️[CineLab Curation] ❣️
이번 주 씨네랩의 뉴스레터 씨네-뉴스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달달한 로맨스 영화를 준비해 봤어요!
우리 모두 혈당 스파이크 조심해야 하니까..
초콜렛 대신 씨네랩이 준비한 영화와 함께 달달한 발렌타인 데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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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스포가 있습니다.
*
청소년기는 불안하다. '나'밖에 없던 세상에 갑자기 '세계'가 들이닥치기 때문이다.
나와 세계의 간극을 인지하는 동시에 타자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때 우리는 무언가가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거나, 친구와 나를 일치시키기도 한다. 또래집단의 영향력이 가장 강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어떤 감성을 가진 어른이 될지를 좌우한다.
학교폭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데, 가장 마음이 아픈 건 자아가 형성되는 이 시기에 한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렸고, 그것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폭력 뒤에는 트라우마가 남는다.
노래며 영화며 유행처럼 제목이 길다.
직관적이어서 한번에 이해할 수 있긴 하나 이제 사람들이 은유를 이해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편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는 직관적인 듯 보이지만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하기는 어려웠다.
원제인 <All the Bright Places>를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로 번역한 건 <보니 앤 클라이드>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번역한 것과 비슷하겠다.
전형적인 하이틴 영화는 아니다.
하이틴 영화라 하면 축제 같은 데서 우연히 만난 청소년들이ㅡ이때 여학생이 모범생이고 남자에게 관심이 없거나, 남학생이 찐따 캐릭터로 무리에서 서열이 낮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ㅡ 어쩌다 보니 사랑에 빠지고, 어쩌다 보니 주변에서 모함하고, 어쩌다 보니 극복하지만, 대입이 그들을 가로막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난관을 다 극복한 후 해피엔딩.
매일 조깅을 하는 시어도어 핀치는 같은 학교 학생인 바이올렛 마키를 만난다.
바이올렛은 다리 난간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다. 당장이라도 뛰어내릴 기세다.
시어도어는 바이올렛을 잘 구슬려 다리에서 내려오게 한다.
바이올렛이 궁금해진 시어도어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친해질 구상을 한다.
하이틴 영화의 상큼하고 기분좋은 부분들이다. 어른들에게서 보이는 질퍽한 욕망 같은 게 보이지 않으니까.
시어도어는 바이올렛의 상처를 본다. 교통사고로 언니를 잃고, 생존자에게서 보이는 죄책감 같은 것들.
시어도어는 마이애미의 아름다운 곳을 소개하는 숙제를 빌미로 바이올렛과 함께 한다.
각종 어려움에 봉착하나, 시어도어는 끈질기다. 여기까지만 보면 시어도어는 굉장히 밝고 에너제틱한 친구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시어도어의 방에는 온갖 문구로 채워진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학교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로 상담을 받고 있지만 불성실하며, 학교에서는 '괴물'이라 불린다.
가끔 사라졌다 나타나는데, 시어도어의 친구들은 '원래 그렇다. 곧 돌아온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바이올렛도 시어도어의 어두운 면들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는 별일 아니라고 할 뿐이다.
이들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의 영상미에 빠지게 된다.
처음으로 갔던 '마이애미에서 가장 높은 곳'. 해발 300미터가 조금 넘는 언덕과 낡은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모습, 꽃과 호수, 낡은 오두막.
내가 선생이라면 그런 곳을 찾으라고 숙제를 내어주었을 것 같다.
아주 가까워진 두 사람. 하지만 학교에서 시어도어 핀치는 여전히 괴물이다.
바이올렛에게 핀치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는 남자애를 핀치가 패버리고, 또 숨어들어간다.
바이올렛은 핀치를 찾아 그의 집에 갔다가, 벽에 붙은 수많은 포스트잇을 본다.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버린 핀치.
바이올렛은 핀치로부터 위로를 받고 상처를 조금씩 치유했던 것처럼 그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핀치는 집안 살림을 다 부술 듯이 던지고는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또 사라진다.
그가 발견된 곳은 둘이 함께 뛰어들었던 호수.
지구 반대편으로 이어져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그 호수에서 시어도어의 운동화와 옷이 발견된다.
말할 수 있는 상처들은 이미 어느 정도 극복한 상처일 것이다.
너무 아픈 것들은 차마 꺼내어 볼 수도 없어서 마음 속 어딘가에 숨겨두고 꽁꽁 얼려버린다. 다시는 꺼낼 수도 없게.
그래서 별 거 아닌 걸로 치부하기도 쉽다.
때로는 상처 많은 사람들이 더 밝아 보인다. 그들은 스스로의 상처를 돌보는 것이 두려워 남의 상처들을 대신 어루만진다.
그리고 우연히 타인에게 자신의 상처를 보였을 때 전속력으로 도주한다.
시어도어는 그런 인물이다.
그러므로 영화에서도 시어도어의 서사가 부족하다.
그의 우울과 불안과 폭력성을 대변해 줄 이야기가 없다.
시어도어가 죽지 않기를 바랐다. 어디선가 나타나서 이제 나도 준비되었으니, 다시 시작해 보자고 말하기를 기다렸다.
100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내내 위태하고 불안했다.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건 폭력적이다.
이런 이유로 우울하고, 혹은 이런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서사가 없을 때, 사회는 우울증 환자를 비난한다.
의지가 부족하다, 남들도 다 그만큼 힘들다, 너만 유난이다, 예민하다.
"깨어 있기"를 간절히 바랐던 시어도어는 깨어 있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깨어 있는 게 대수냐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저 깨어 있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진 힘을 다 쓰기도 한다.
이 영화의 미덕이라 하면, 친구의 자살 후 남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 것이다.
자살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빠지지 않고, 바이올렛은 시어도어와 함께 했던 여행을 발표하며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었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그와 함께한 여행의 궤적을 다시 한 번, 그것도 스스로 운전하여 따라간다.
어쨌든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눈부신 세상 끝까지, 너와 내가 함께 가면 좋겠다.
*
정말 좋았지만 너무 아파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영화들이 있다.
아마 나는 다시 이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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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겐 익숙한데, 걔네들에겐 낯선가 보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성적을 살펴보자!
$411,331,607의 북미 수익과 해외 수익까지 합친 총 수익 $955,775,804은 현재(22년 9월 7일 기준), 전 세계 박스오피스 3위이다. - 북미 수익은 2위이다!
그렇다면, 영화 <블랙폰>은 어떨까?
$89,610,100의 북미 수익과 합친 총 수익 $158,206,100으로 현재(22년 9월 7일 기준), 전 세계 박스오피스 21위이다.
근데, 이 두 영화를 왜, 연결 지었을까? - 그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감독에서 하차하고서 만든 작품이 <블랙폰>이기 때문이다.흥행만 본다면, 진한 아쉬움이 남겠지만 반응은 오히려, <블랙폰>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보다 더 좋았다.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전문가 74%와 관객 86%, <블랙폰>은 전문가 84%와 관객 90%로 더 높다.
영화는 "그래버"에게 납치된 "피니"가 방 안에 전화기를 통해, 희생당한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이곳을 탈출하는 내용이다.1. 우리에겐 익숙한데, 걔네들에겐 낯선가 보네
근데, 북미 호평과 다르게 국내에서 관람하는 <블랙폰>은 김이 빠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에는 해당 작품에서 보여주는 "피니"의 조력자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국내 귀신의 모습이 겹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컨저링 시리즈, 2013-21>만 보더라도, "귀신"은 대상자들을 정하는 데에는 불특정 대다수로 원인 없이 결정되어 "악(惡)"으로만 바라본다.
그에 비해서, 국내 귀신은 '한(恨)'이라는 정서를 통해 "원인 - 결과"로 이야기를 만든다.어찌 보면, 지난 북미에서 <블랙폰>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것이 클 것이다! - 퇴마(退魔)와 성불(成佛)의 차이?
그렇기에 더더욱 "스티븐 킹"의 <그것, 2017-19>시리즈와 겹치기까지 한다.
아이들의 두려움으로 탄생한 "페니 와이즈"로부터 성장담을 보여줬던 양화 <그것>처럼 해당 작품 <블랙폰> 역시,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버지와 귀신을 보지만 자신과 달리 적극적인 여동생 "그웬" 등을 배치하며, 궤를 같이 가려 한다.2. 마동석이라면, 달랐을까?
그렇기에 악당을 맡은 "그래버"의 "에단 호크"는 그야말로, 미친 연기를 선보이나 단순한 "싸이코"에 그친다.
이런 이유에는 "페니 와이즈"가 각 아이들의 두려움으로 변했던 설정과 서사에서 나왔던 것과 달리, 이야기가 없다.
앞서 "하우스 호러의 클리셰를 깨부쉈다"라는 말이 머쓱할 정도로 "그래버"는 지고지순하게 "정도(正度)"에 벗어나지 않는다.
이외에도 영화 <블랙폰>의 이야기 전개에 아쉬움이 생긴다.이야기에서도 말했듯이 귀신을 볼 수 있는 "그웬"과 죽은 아이들과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는 극의 긴장감을 현저하게 줄인다.
결국,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해답 또한 준비되었으니 문밖에 무서운 "그래버"가 있다 한들, 극의 서스펜스를 느끼기에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도움을 주는 아이의 모습은 <샤먼킹, 1998-2004>과 <블리치, 2001-16>같이 "혼령"이 나오는 만화도 연상시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엔터테이닝 영화"로 봐야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tmi. 1 - 원작자 "조 힐"은 가능한다면, 실사화를 "스콧 데릭슨"을 선택했지만 당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촬영으로 무산될 뻔했으나, 하차함과 동시에 "러브콜"을 보냈다고 합니다.
· tmi. 2 - 이후 "스콧 데릭슨"이 승낙하자 제작사 "블룸 하우스"는 그의 자택 지하실에 똑같이 전화기를 설치해 캐스팅 소식을 알려줬다고 한다. (감독님, 정말 무서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