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M2022-05-04 16:37:04
우연과 상상 / 偶然と想像
일본영화 리뷰
우연과 상상 / 偶然と想像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 받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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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작 '드라이브 마이 카'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작품인만큼 큰 기대를 품고 상영관으로 향했습니다.
/ 줄거리 /
세게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입니다.
첫번째 이야기:
절친의 사랑이야기를 들은 메이코, 근데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한 사람이 떠오른다.
두번째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교수님을 싫어하는 남친.
남친의 간절한 부탁으로 미인계를 사용해 교수에게 다가가는 나오.
복수.. 할 수 있을까?
세번째 이야기:
20년만에 고향에 간 나츠코. 그 곳에서 우연히 아주 그리워하던 고등학교 동창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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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일단, 2시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가나 싶었다.
세개의 에피소드를 넣어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길게 끌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빠르게 진행시키고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이러한 형식이 '우연'이라는 소재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우연'을 말하면서 한사람의 스토리만 다루기에는 심심하니까.
이런 우연이 비단 당신, 한 사람한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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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영화를 보면서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우연'이 과연 진짜 우연일까?
어디까지가 우연이고 어디까지 필연이지?
그 우연조차 결국은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다면, 그게 바로 필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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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우연과 필연 그 사이의 애매하면서 촘촘한 연결고리가
이 영화 속 세개의 에피소드들을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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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상 +
중간중간 특히 두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좀 불필요한 대사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일본영화 특유의 약간 감성적인 대사들..
이런 대사들이 중간중간 나의 몰입을 방해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었기에 이게 나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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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일까나 필연일까나
YELM
10점 만점에 6.5점 드립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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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상실을 위하여
*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아 참석한 영화 <로스트 도터>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많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모성'에 대한 착각
'모성 신화'의 역사는 유구하다. 인간이 언어를 구사한 이래, 우리는 끊임없이 '어머니'라는 존재를 아가페적 사랑의 원천으로 숭배해 왔다.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그를 귀애해 마지 않는 어머니의 이미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래도록 칭송 받아온 바 있다. '어머니'는 현명하고 자애로우며 자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불사할 수 있다. 사랑하는 자식만을 평생토록 바라보며 자신의 꿈마저 저버리는 자기 희생적인 어머니들의 이야기는 사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숱하게 남아있는 이러한 '모성 신화'에 대한 숭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고릿적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모성애'는 타고난 것이므로 아이를 낳기만 하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터득될 것이라고.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세상의 어느 동물인들 없으랴마는, 인간들이 오래도록 쌓아온 '모성'이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것은 뭍 주장들과는 상반되게도, 다분히 개인의 본능과 욕망을 인위적인 방식으로 억압하고 제약함으로써 '만들어진다.' 달리 말하자면, 인간 사회의 '어머니'들은 단순히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만인의 인정을 받는 '어머니'가 될 수 없다는 소리다.
올리비아 콜먼 주연의 <로스트 도터>는 이러한 모성 신화의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2. '엄마'라는 이름의 족쇄
레다는 일견 성공한 중년 여성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는 이탈리아어문학 교수로 일하고, 홀로 며칠씩 해변이 딸린 리조트에 휴가를 올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의 소유자다. 그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는 품위있고 고상하다. 휴가를 와서까지 하루종일 육아에 시달리는 '니나'가 더 없이 여유로워 보이는 그를 부러워하며 '당신 처럼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적하게 책이나 읽으며 휴가를 즐기는 레다와는 달리,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 아이를 낳은 '니나'는 한시도 쉴 틈이 없다. 그의 귀여운 딸이 언제나 그의 곁을 맴돌기 때문이다. 남편과 남편의 가족들은 저희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바쁘고, 육아는 언제나 그의 몫이 되고 만다. 딸아이는 집착적으로 니나에게 매달린다. 마치 그가 제 세상의 전부라는 듯이. 제 인형에 제 엄마를 투영하고, 엄마와 꼭 같은 자리에 타투를 그리고 그를 성심껏 돌보는 딸아이의 모습은 가히 광적인 수준이다.
젊은 엄마는 눈에 띄게 지쳐 있다. 그의 그러한 모습이, 레다의 눈에 들어온다. 보지 않으면 그만일텐데, 아이의 높은 웃음 소리, 혹은 울음 소리가 자꾸만 귀에 스미고, 피로한 니나의 낯이 자꾸만 시선을 빼앗는다.
그것은, 서로 너무나 다를 것만 같던 두 사람이 실상은 같은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레다는 니나나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멋진 엄마'가 아니다.
그는 여느 엄마들처럼 딸들을 사랑했으나 그 처참한 육아의 현장을 숭고하게 버티고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견고하지는 못했다.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보채고 울고 떼를 썼다. 유일한 공동 양육자인 남편은 스스로의 커리어를 빌미로 모든 육아를 그에게 떠안겼다. 그 또한 꿈과 욕망이 있지만 그의 가정은 그것을 충족시키기는 커녕 도리어 박탈했다.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아이의 울음 소리는 사이렌처럼 귓가에 울렸다. 제 엄마와 다르게 일과 육아, 모두를 해내고 싶었던 그는 마침내 폭발했다.
'이상적인 어머니'의 틀을 벗어나 일탈을 감행한 것이다. 레다는 부도덕해졌다. 육아로 인해 채 완전해지지 못했던 논문은 저명한 학자와의 하룻밤으로 말미암아 세상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잠시나마 육아의 현장 밖에서 자신의 욕망과 야망을 펼친다. 그것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엄마'가 아닌 '사람'인 레다는 훨씬 생기 있고 사람다웠다. 그러나 그 부정한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날, 레다는 비로소 깨닫는다. 이 집으로,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는 한, 자신은 그 족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또 떠나면 아이들은 네 어머니에게 맡길 거야.
레다의 남편은 말했다.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남편은 처음부터 그의 '공동' 양육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육아는 두 사람 모두에게 끔찍했을테지만, 남편은 그것을 또다른 '어머니'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자 했다. 마치 본래 제 일이 아니었다는 것처럼.
그래서 레다는 딸들을 떠났다. 무책임해졌다. 그 족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아이들을 떠나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 ...라는 이야기였다면 무정할지언정 레다 개인에게는 좋은 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레다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사랑했고 그애들이 보고 싶었던 그는 끝내 몇 년만의 일탈 끝에 그들의 품으로 돌아갔노라고 고백한다. 그는 끝내 육아에서 해방되지 못했고 젊은날 저를 괴롭히던 육아의 단면들은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토록 그를 괴롭힌다. 그렇다, 마치 채 떼어내지지 않는 혹이나 종양처럼 말이다.
이런 레다가 '엄마'라는 비슷한 처지의 니나에게 자꾸만 시선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레다에게 '니나'는 자신의 과거의 단편과도 같다.
3. '엄마'를 훔치다
두 사람은 '니나'의 딸의 실종으로 말미암아 가까워진다. '니나'는 딸을 찾아준 '여유로운 중년 부인'인 레다를 기꺼워하고, '실은, 엄마로 산다는 게 너무나도 지치고 괴롭'노라고, 차마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한 비밀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런 그가 미처 깨닫지 못한 바가 있다면, 그것은 제 눈 앞의 상대가 바로 그를 이번 휴가 내내 괴롭게 한 사건의 원흉이라는 점이리라. 니나의 딸은 아끼던 애착 인형을 잃어버려 몇 날 며칠 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았는데, 그 인형을 훔쳐간 이가 바로 '레다'였던 까닭이다.
부족할 것 없는 레다가 왜 하필 아이의 인형을 훔쳤을까? 그것은 이 영화에서 '인형'은 '엄마'를 투영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레다도 딸인 '비앙카'가 어릴 적에 제가 소중히 여기던 인형을 선물한 바가 있었다. 그는 제 딸에게 말했다. '자, 내 소중한 인형이야. 이게 이제부터 네 엄마라고 생각해.'라고. 소중하게 돌보라는 뜻으로 한 말이었겠지만 몇 시간 후 인형의 꼴은 처참했다. 온 몸에 낙서가 그려져 있고 만신창이가 된 인형의 모습은 시종 아이에게 시달려 망가져 가는 레다 본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니나의 인형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니나의 딸 역시 인형에게서 제 엄마인 니나를 본다. 아이는 한시도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듯 엄마를 비춰보는 인형 역시 제 품에서 떨어트려 놓지 않고, 제 나름의 방식으로 엄마를 귀애하듯 인형을 귀애한다. 인형은 망가져 간다. 레다의 인형이 그러했듯이.
레다가 인형을 훔친 것은 어쩌면 이러한 까닭에서인지도 모른다.
레다는 아이에게서 '엄마'를 빼앗고, 빗질하고, 옷을 갈아 입히고, 뱃속 깊숙이 채워진 구정물과 벌레 따위를 토해내게 한다. 그리고 아주 소중하게 찬장에 넣어두고 그것을 보살핀다. 그러나 그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는 불안해진다. 아이는 끊임없이 '엄마'를 찾아 헤메고, '엄마'는 다른 무엇(예컨대 다른 인형)으로도 대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형은 본래 제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레다가 결국은 제 딸아이에게로 돌아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엄마는 그럼에도 엄마이기 때문에. 그 견고한 '어머니'라는 이름의 족쇄를 그럼에도 차마 끊어내지 못했으므로.
니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영화가 보여주는 그의 많은 면모는 레다의 과거와 무척 닮아 있다. 레다가 제 딸인 비앙카들에게 결국 돌아갔던 것처럼 그 역시 그 지긋지긋한 독박 육아의 세계를 차마 박차고 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부정을 저지를지라도, 부도덕을 감내하고서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을 사랑하기 때문에. 혹은 그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인간 사회에서 '엄마'가 되거나 되어야 했던 사람들의 보편적인 운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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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이 영화를 떠올리느라 리뷰를 쓰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나도 엄마의 딸이었고 나도 '비앙카'로서 엄마를 내 세계의 전부로 여기며 내 엄마가 '엄마답게'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기를 바랐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만 하더라도 나는, 엄마가 내 엄마이기 때문에 내 갖은 투정과 슬픔을 당연히 감당해야하노라고, 엄마가 나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소위 '잘못된 훈육'을 했던 일을 곱씹으며 '엄마는 그래선 안 됐어'라며 당신을 비난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배은망덕한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변명하자면, 그것이 사회가 우리에게 강요하고 세뇌시킨 모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는 성인군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었던지라 때때로 내게 성을 내기도 하고, 실수를 하거나 슬퍼하기도 했다. 그래도 엄마는 여전히 엄마였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엄마는 나를 사랑했고, 그래도 당신께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레다'의 이야기를 쓰면서도 자꾸만 엄마를 떠올리게 된 것은 나의 엄마 역시 '모성 신화'의 피해자면서 '엄마'로 살아간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이 글은 <로스트 도터>에 대한 분석 및 감상이자 '엄마'의 딸로서 쓰는 일종의 반성이기도 하며, 이 지독한 모성 신화의 세계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우리는 엄마에 대한 색안경을 좀 벗을 필요가 있다. 엄마는 거창한 존재가 아니다. 엄마는 엄마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인데 우리는 오래도록 이 사실을 망각하거나 외면하곤 한다.
나는 이제 엄마를 그만 애틋해 하고 싶다. 이 세상의 엄마들이 스트레스, 경력 단절 따위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들이 엄마이기 이전에 개인으로서의 욕망과 야망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가부장 문화와 '모성 신화'가 실재하는 오늘날의 인간 사회에서 이것이 얼마나 실현 가능한 일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점진적으로 변하고 있고, 나는 그것으로 말미암아 행복한 엄마를 꿈꿔 본다. 어제의 엄마보다는 오늘의 엄마가 더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의 엄마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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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아나 2 |뻔한 레시피, 쉬운 재료, 평범한 플레이팅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다른 섬에 사는 부족들을 찾기 위해 꾸준히 항해에 나서던 '모아나'(아울리이 크러발리오). 그녀는 전설적인 항해자이자 길잡이를 뜻하는 '타우타이' 칭호를 받은 직후 고대의 조상이 등장하는 환영을 본다. 인간 세계의 이야기를 지우고자 하는 폭풍의 신 '날로'(토피카 페푸리이)가 숨긴 섬, '모투페투'를 찾아내어 바닷길을 열지 못하면 모아나의 부족이 고사하게 될 것이라는 예지를 받은 것.
이에 모아나는 발명가 '로토'(로즈 마타페오), 농부 '켈레'(데이비드 페인), 이야기꾼 '모니'(후알랄라이 청)와 함께 다시 바다로 향한다. 그러나 모아나 일행은 날로가 보낸 괴물들을 만나 위기에 처하고, 그녀는 타우타이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런 그녀 앞에 오랜 파트너이자 반신반인 영웅 '마우이'(드웨인 존슨)가 나타나고, 그의 격려에 힘입어 모아나는 다시 한번 모투페투를 찾는 여정에 나선다.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전 세계에서 6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모아나>. <모아나>의 매력은 신선함이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폴리네시아 신화는 이전까지의 디즈니 작품에서 보지 못한 볼거리였다. 족장의 '후계자'로서 생산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여자 주인공의 등장도 파격적이었다. <겨울왕국>의 엘사, 안나 자매만 해도 전통적인 공주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으니까.
반면에 8년 만에 돌아온 속편 <모아나 2>는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 개봉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디즈니의 2024년 1분기 실적 보고회에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던 속편이 돌연히 극장용으로 전환되었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 전편의 OST를 맡았고, 현재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곡가 린 마누엘 미란다가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뉴스도 불안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모아나 2>는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말았다. 전편을 답습하는 데 그친 전반적인 얼개와 스토리, 고막을 유혹하는 데 실패한 OST는 본래 TV용 작품이었던 초안의 방증이나 다름없었다. 예상치 못하게 흥미로운 특이점은 있지만, 그조차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본래 특징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결국 <모아나 2>도 완성도 측면에서는 <스트레인지 월드>와 <위시>로 이어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진을 끊어내지 못했다.
익숙한 이데올로기를 담은 환상
개봉 전에 <모아나 2>에서 보고 싶었던 장면을 하나만 꼽자면 카누를 타고 망망대해를 시원하게 가르는 모아나와 독수리로 변신해 그 위를 날아가는 마우이의 투샷일 것이다. 그런데 <모아나 2>는 이 장면에 예상치 못한, 하지만 디즈니라서 자연스러운 함의를 불어넣었다. 폭풍의 신 날로의 방해를 뚫고 모투페투 섬을 찾아서 자유로운 바닷길을 열어야 하는 모아나의 항해가 '항행의 자유 작전'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승전한 후 지금까지도 미 해군은 서방 진영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했다. 국가 간 무역을 활성화해 시장 경제를 키우며 자국 중심 질서를 정립한 것. 근래 중국처럼 이를 방해하려는 세력이 나타나면 군사 작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모아나 2>는 놀라울 만큼 현실적인 작품이다. 모아나는 미 해군, 마우이와 동료들은 미국의 동맹국, 날로 신은 중국처럼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는 국가에 정확히 대응되기 때문.
물론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 해석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바닷길의 중요성은 미국만의 가치가 아니며, 바다를 통한 소통과 교류는 역사를 발전시키는 핵심 원동력이었으니까. 명나라가 정화의 원정 이후 돌연 바닷길을 포기한 이후 서구 열강이 중국의 국력을 추월한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따라서 바닷길을 끊어서 인간 세계를 암흑 속에 빠트리려는 날로의 존재는 인류 문명 공통의 공포이자 두려움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모아나 2>는 어디까지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디즈니는 대공황 이후부터 미국 사회가 추구하고 유지할 가치와 윤리를 충족시키는 환상 속에서 재미와 쾌감을 추구한 스튜디오였으니까. 자연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미국식 이데올로기를 은연중에 관객에게 심어주는 역할을 맡아 왔다. 그렇기에 <모아나 2>가 보여주는 모험과 항해를 미국 중심적 시각에서 이해해도 무리는 아니다.
신화로 가린 이데올로기
다만 미국 패권에 대한 은유는 전면에 부각되지 않는다. <모아나 2>가 전편의 미덕을 본받아 인간 영웅이라는 신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 대다수 신화는 초자연적 존재를 조력자나 대적자로, 인간 영웅을 주인공으로 묘사하는 공통의 작법을 공유한다. 대체로 신적 존재는 아무리 강해도 여러 제약이 있다. 그렇기에 금기로부터 자유로운 인간만이 신과 인간 세계 양쪽을 넘나들면서 모험을 펼치고, 운명을 성취한다.
<모아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다'와 같은 강대한 존재도 세계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는 못했다. 그 대신 모아나를 영웅으로 낙점하고, 그녀가 좌절하거나 포기하려 할 때마다 간접적으로 도울 뿐이었다. 남태평양 섬의 원주민들이 공통적으로 숭배하는 영웅, 마우이로부터 항해술을 배우도록 난파된 모아나의 배를 그의 섬으로 이끌어주는 식이었다. 모험을 계속할지 말 지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모아나의 몫이었다.
<모아나 2>도 마찬가지다. 전편이 반신반인이 아닌 인간의 모험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면, 속편은 이를 구체화한다. 날로와 전투를 펼치는 클리아맥스가 대표적이다.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는 가운데, 모아나는 자신과 마우이의 역할을 바꾼다. 날로가 능력이 더 뛰어난 반신이 아니라 오직 인간만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눈치챘기 때문. 이는 뻔할 수 있었던 후반부를 변주시키며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원동력이 된다.
아는 맛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안타깝게도 <모아나 2>의 장점은 여기까지다. 우선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은 전편을 답습했다. 고향 모투누이 섬에 위기가 닥치는 환영을 본 모아나. 선조들이 발견하지 못한 전설 속의 섬을 찾아내지 못하면 부족 사람들이 모투누이에서 고립된 채 고사할 것이라는 예지를 받자 그녀는 다시 한번 항해에 나선다. 이는 모투누이에 찾아온 재앙을 풀기 위해 항해를 떠난 전편과 다를 게 없다.
발단 이후의 전개도 전편과 거의 동일하다. 서로 떨어져 있던 모아나와 마우이는 항해 도중에 합류해서 다시금 한 팀을 이룬다. 최종 빌런을 마주하기 전에 한 차례 실패를 겪는 것도, 좌절한 일방을 다른 일방이 위로하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도 유사하다. 단지 전편에서는 모아나가 마우이를, 속편에서는 마우이가 모아나를 일으켜 주는 게 다를 뿐이다.
물론 기시감을 옅게 만들려는 시도는 있다. 돼지 '푸아'와 닭 '헤이헤이'에 더해 모아나의 여동생 '시메아', 동료 선원 모니와 로토 등에게 적잖은 분량을 부여하고, OST에서도 로토에게 래퍼 역할을 맡기는 식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모아나와 마우이의 분량이 줄면서 도리어 그들의 캐릭터성이 평면적으로 변한다. 일례로 전설적인 길잡이의 칭호까지 받은 모아나의 내적 갈등은 스케치 수준으로 스쳐 지나간다.
귀가 허전해
마지막으로는 음악의 쾌감도 전편에 미치지 못한다. 더 이상의 검증이 불필요한 린 마누엘 미란다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그는 모아나가 항해에 나서기로 결심을 굳힐 때 부르는 노래인 'How Far I'll Go'를 작사, 작곡하면서 <모아나>의 흥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었다. 엘사가 부른 'Let It Go'가 <겨울왕국>을 상징하듯이, 'How Far I'll Go' <모아나>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으니까.
린 마누엘 미란다가 제작에 불참한 <모아나 2>는 'How Far I'll Go'와 같이 뇌리에 각인될 만한 OST를 들려주지 못했다. 두 번째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Beyond'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하지만, 이전 곡과 같은 임팩트를 주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물론 노래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편에서 모아나가 항해에 나서기까지 겪은 역경만큼 극적인 전개를 속편이 고안해내지 못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에 가깝다.
귀가 허전한 아쉬움을 비주얼로 만회하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클라이맥스 전투 시퀀스는 확실히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모아나의 카누가 거대한 파도를 빗겨 타는 순간을 4d로 본다면 마치 서핑을 하는 듯한 쾌감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음악의 아쉬움을 온전히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클라이맥스 외의 장면에서는 특별히 놀랄 만한 장면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모아나 2>는 쿠키 영상에서 예고하는 3편을 위한 징검다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듯 싶다. 그와 동시에 과연 <모아나 2>가 징검다리 역할을 온전히 해냈는지는 끝나는 순간까지도 의문이다. 세 번째 애니메이션보다는 약 1년 반 뒤에 개봉할 <모아나> 실사 영화가 더 궁금해지니까.
Acceptable 무난함
디즈니가 디즈니한 무색무취한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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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계속하는 시원함으로
SYNOPSIS
4대 국창 가문의 마지막 전수자인 정의진(79세)은 동편제 수궁가의 전수자를 찾고 있다. 서편제의 인기에 밀린 동편제 ‘수궁가’를 지키는 길은 2020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가 되는 길뿐이라고 믿는 정의진은 문화재 선정을 위해 4시간이 넘는 완창 공연을 준비한다. 정의진은 많은 제자 중에서도 마땅한 전수자를 찾지 못하지만, 제자들은 소리를 하며 행복하다고 말한다.
PROGRAM NOTE
판소리는 시간이 흘러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소리가 익어 삶을 응축했을 때, 그때야 비로소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올 수 있다. 〈수궁〉에서 소리를 하고, 배우고, 또 이어가려는 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시간의 예술, 판소리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악보도 없이 500여 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음표도 없어 전수자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제대로 익힐 수 없는 판소리는 무엇보다 시간을 붙잡고 또 흘려보내는 일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시간은 여성 소리꾼들에게서 소리를 앗아간 원인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수궁〉은 4대 국창 가문의 마지막 전수자 정의진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소리를 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에 대해 차분히 풀어 놓는다. ‘수궁가’를 전수하고자 제자들을 가르치는 그의 모습에는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를 알고 있는 자의 조심스러움이 묻어나고, ‘수궁가’를 배우는 이들에게선 앞으로의 고됨을 짐작하면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소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들의 분투를 먹먹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은 가문도 목청도 소리를 할 수밖에 없이 태어났지만, 마음가는 만큼 소리를 쫓을 수 없는 이들의 삶이 비단 과거의 것만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송아름]
이 영화는 자신의 목적을 분명하게 한 문장으로 말하고 시작한다. 사라져가는 판소리를 전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수궁가라니 어쩐지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노래를, 별주부전 애니메이션에 ‘범 내려온다’를 얹어 보여주어 사실 우리와 멀지 않은 노래임을 깨닫게 한다. 별주부전의 판소리가 수궁가였던 것이다.
이 영화에 담긴 인물, 정의진 선생님은 양암제 수궁가의 전승을 고민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쪽 찐 머리 아래 경량 패딩과 트레이닝복 바지. 어느새 판소리의 세계에도 이만큼이나 시간이 흘렀다. 그래도 89년생 제자에 01년생 제자까지, 계속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정의진 선생님은 이 오랜 세월 내내 판소리계에 있던 사람은 아니다. 결혼과 육아로 '경력 단절'이 되어 있던 시간. 뭐, 이유와 양상은 조금씩 달라도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정의진이라는 이름의 역사를 훑는다. 국악을 무서워했다는데, 무서워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그 무게를 무의식 중에라도 가늠했기 때문이 아닐까. 정말 모르는 사람은 무서워도 않았을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끌려 결혼했고 육아를 하며 소리와 멀어졌지만, 그는 끝내 소리를 마주한다.
일순 무서워도 괜찮다. 때로는 숨기고 싶어도 괜찮다. 우리가 평생을 들여 마주해야만 하는 것들은, 언젠가 헷갈리지 않고 마주하게 된다. 이는 정의진 선생뿐 아니라 그 제자들의 삶에서도, 아직 살 날이 창창한 제자들의 삶에서도 어른어른 비춰지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훑는 정의진 선생님의 인생사도 기구하고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그런 일이 있었어.” 라고만 말하고 마시는 순간이었다. 가끔 너무 거대해 말하기 어려운 것들, 아마 그렇게 말하는 게 최선일 만큼 수없이 많았을 일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후회가 없다. 다만 견뎌야 할 것이 많을 뿐이다.
나 같으면 그렇게 뒷걸음질치지 않겠다고 말하며 제자들을 가르치는 단호한 모습에서, 정의진 선생님의 그 마음이 묻어난다. 물론 그 선생님의 마음 못지 않게 제자들의 마음도 굳건하다. 정의진 선생님 못지 않게 그 제자들의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차라리 돈 벌 걸 그랬나 했다가도 쭉 가보기로 했다 말하는 다슬 씨, 소리는 타고 나야 한다는 말에 좌절했지만 스마트폰을 켜고 소리를 연습하는 01년생 은영 씨, 무대에 서는 일에 이미 익숙한 은서 씨, 그리고 배우는 사람인 동시에 가르치는 사람으로 20년 넘게 소리를 해온 지선 씨. 연습 장소로 쓰려고 노래방을 만들고, 가진 걸 다 내어서라도 전수자가 될 수 있다면 하는 소망을 품었다는 지선 씨의 이야기가 특히나 흥미로웠다.
소리를 전수할 사람을 고민하는 정의진 선생님 앞에서 제자들은 흔한 상상도처럼 서로를 시샘하거나 모함하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길을 계속 간다. 간절히 바라는 것과 별개로 각자의 길을 계속. 선생님이 힘겹게 계속해 가듯, 제자들 또한 이어가고 있다. 그 모습을 세심히 비춤으로써, 이 영화는 정의진 선생님과 제자들을 딱딱한 수직선에 도열하는 대신 각자의 둥근 세계를 품은 예술가들의 풍성한 세계로 알알이 그려낸다.
그 덕분에 이 여성 예술가들의 대화와 노래는 더없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퓨전’을 하면 소리를 버린다는 선생님과 그 이유를 묻는 제자 사이에 감도는 것은 아옹다옹 감정 싸움이 아니라, 두 예술인의 진지한 고찰과 주관이다. 각자의 길을 쭉 가보는 여성들이, 그 길에서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통감하며 체득한 각자의 예술 세계다.
오랜 하대와 괄시의 역사에서도 계속해갈 방법을 찾고, 아무튼 이어갈 길을 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겨 있어 좋았다. 서로 고마워하는 30년대생부터 50년대생까지의 어르신들 모습도 보기 좋았다. 서로 옷 매무새를 다듬어 주고, 꼬맹이 많이 늘었다며 칭찬도 해주는 모습이 좋았다. 망가져도, 예쁜 분장 아니어도, 예술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여 자기 일을 사랑하는 직업인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목 상태부터 결혼이나 출산까지 무수한 각자의 현실 앞에서 고민하며 계속하는 예술가들의 모습이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 '계속한다'는 것이 단순히 일직선을 그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따금 끊어지고 떨어져도 다시 시작하기를 계속한다는 의미이다. 정의진 선생님의 생애부터가 그렇다. 선생님의 시간은 회피하고 싶었던 과거, 여전히 숨기고 있는 현재, 소리가 사라질까 두려운 미래로 깜빡깜빡 불안하게 빛나며 여기까지 왔다. 거기에는 선생님이 처한 사회의 상황과 사람들의 시선 같은 것들이 작용했다.
여전히 정의진 선생님의 이름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유명세를 위해 소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청청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사람으로서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니까.) 얼핏 보면 세간에 널리 알려진 소리꾼들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하는 시선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게는 깜빡깜빡 점멸과 반짝임을 이어간 선생님의 시간이, 전 생을 다해 보내온 모스 부호처럼 느껴졌다. 순간순간 보면 불안하게 깜빡이는 것 같아도, 이어 보면 의미를 갖는. 정의진 선생님의 소리 생애는 미래에 어떤 의미로 가 닿을 것이다. 살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할, 더러는 그만두기도 할, 그러나 끝내 소리를 향한 애정을 품을 제자들의 삶에 이미 가 닿았듯, 이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시대가 변하여 이제는 청바지를 입고 연습실을 대여해서 소리 연습을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하지만, 그 애정은 표표히 살아남아 몸에서 몸으로 전파된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각자의 벽 앞에 앉아 각자의 소리, 각자의 고독, 각자의 싸움을 계속하는 작업이다. 영영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세계에 손을 뻗는 마음이다. 방에서 시작하여 산에서 폭포 소리를 이겨내고 동굴과 바다로.
그러나 소리가 단지 외로움만 먹고 크는 예술은 아니다. 소리는 어디까지나 공명이니까. 같이 울리는, 감정을 전하는 것이니까. 정의진 선생님이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나서 ‘소리를 계속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을 때쯤, 할 수 있다 해준 다른 소리꾼의 존재가 있었으니까. 무대를 함께 멋지게 빛낸 동료들이 있었으니까. 할 사람은 해야 한다는 걸 잘 아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어려웠던 시절, 예술이 예술 되지 못하게 했던 세상의 차가운 시선,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다시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가치를 지키는 사람 못지 않게 그를 알아보고 심사하여 기록하는 사람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평가는 절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귀한지를 알아보고 기록하는 작업이니까.
장소를 가득 메우고 울리는 소리처럼, 저들이 지키는 꿈과 사랑도 앞으로 쭉 가득가득 울려 퍼지길. 원대한 유명세나 큰 무대만이 성취라서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자기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저들이니 그 아름다운 모습이 계속되길 바라니까. 그냥 좋아서 한 사람들, 앞으로도 그냥 좋아서 계속 할 수 있길 바라니까.
마지막으로 꼭 언급하고 싶은 것.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풍성한 면면 중에는 우리 소리 자체의 재미와 의의도 있다. 저잣거리에서 왕을 까내리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사 하나하나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녹아 있는 게 너무나 우리답고 좋았다. 자진모리와 휘모리, 어쩌면 그보다 더 빠른 세상의 속도에 설설 깎여 나가는 우리의 소리들이 즐겁게 지켜지면 좋겠다. 그리고 좋아서 계속하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을 만큼의 관객, 이들의 가치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감상과 해석이 뒤따라 주었으면 좋겠다.
2023.08.27. 16:00-17:32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4관 (상영코드 322)
2023.08.29. 19:30-21:09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5관 (상영코드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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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처음 그리고 계속
처음 그리고 계속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리뷰감독] 권하정, 김아현
출연] 권하정, 김아현, 구은하, 이승윤
시놉시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최종 우승자이자 "장르가 30호"라는 수식어로 불리며 일약 스타가 된 이승윤이 유명인이 되기 직전, 우린 무명이었던 그를 찾아갔다. 우연한 기회로 그의 노래를 듣고 팬이 된 우리는 2년 뒤 무작정 그를 찾아가 뮤직비디오를 찍어주겠다고 했다. 뮤직비디오는 한 번도 찍어본 적 없는 무명인들의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시작으로 우리들의 이름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음악 예능을 좋아한다. 무대를 준비하는 가수들의 고생이 너무 느껴져서 미안할 정도지만, 아무튼 좋아한다. ‘무명 가수’들의 이름을 가리고 진행되었던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도 열심히 봤다.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가수 이승윤의 우승 후, 이전에 그가 남긴 말들이 인상깊다는 말을 듣고 과거의 라디오를 찾아 들어보았다. 이루지 못했으면서 애초에 꿈꾸지 않은 척하는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 올해 사활을 걸고 뭐든 할 것이라는 말을 미래에서 듣는 기분이 묘했다. 그가 사활을 건 결과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알기에.
당시 내게 아무런 성장이 없는 듯해 괴로웠던 때였기에, 라디오를 듣고 일기를 썼다. 내 글이 읽히면 좋겠다고. 글쓰기를 자기만족만으로 한다는 건 내게, 사실 이루지 못했으면서 꿈꾸지도 않은 척하는 거짓말이라고. 지치지 않으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자고 일기장에 썼다. 그리고 지금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데일리에 글을 쓰고 있다. 내일 일은 알 수 없지만, 아직 나는 지치지 않았고 또 행복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다.
처음: 안녕 난 무명성 지구인이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영화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더없이 진솔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가 촬영되던 시점을 기준으로 미래인 지금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무명실로 뭔갈 기워 가는데 그게 무언진 나도 잘 모르겠어” 노래했던 이는 ‘유명’ 가수가 되었고, 이 다큐멘터리는 다양한 영화제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는 것을. 그러나 카메라가 돌아가던 그때의 이들에게는 미지의 일이다.
이들은 아직 모든 게 처음이다. 영화를 전공하고 뮤직비디오라는 낯선 세계에 성큼 뛰어든 것도, 정성스러운 작업물을 받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협업하는 것도. 그러나 이들은 자신이 처음이라는 점에 기가 죽어 우려하기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더 적극적으로 일한다. 전문가들이 연신 말하는 ‘No’를 들어도,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이 묶여도, 어떡하지 싶은 순간에도 계속해서 해야 할 일들을 한다.
이들은 서로가 다 처음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힘을 얻는다. 시작했고, 하고 있다는 자체로 서로가 서로에게 감동이 된다. 각자의 처음을 나란히 어깨동무처럼 걸치고 더 힘이 되어주는 마음이다. 모두가 그런 마음이었기에, 이들이 ‘듣보인간’이든 ‘무명성 지구인’이든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툰 시작을 불안해하는 모든 이들이 참고할 법한, 다정하고 안전한 자세다.
계속: 힘든 길은 같이 올라가자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점은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협업이다. 옷을 입어보거나 비대면 회의 중에 오물오물 뭔가를 먹는 등 사소한 일상에서도 재미있는 것을 숨 쉬듯 발굴해 내고, 둥근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음식을 먹고,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신뢰하며, 의견을 경청한다.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들 때나, 마음이 복잡할 때, 부끄러울 때조차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털어놓은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여 주면서도 서로 다정한 말을 쌓아 올려준다.
‘영웅 수집가’라는 강렬한 곡을 데모 버전으로 받아 밑그림을 그리면서, 농담처럼 “이렇게 데모 받았는데, 나중에 어쿠스틱 돼 있고…” 하며 웃는 모습은 이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최종 완성본이 아니기에 다른 느낌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데모 버전 노래처럼, 이들이 하는 일 자체가 오락가락한다. 커졌다 작아졌다, 뚜렷했다 희미했다 반복하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이지만 이들은 밝은 에너지로 웃으며 올라간다. “오르기 힘든 길은 같이 올라가자!” 외치면서. 설령 그 뒤에서 우황청심환을 먹거나 26시간째 깨어 있을지라도.
이들의 노력은 두 편의 뮤직비디오와 한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로 열매를 맺었지만, 설령 열심히 한 프로젝트가 중간에 엎어졌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우리가 이들의 다른 열매를 만나볼 수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이미 죽어버린 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눈물이 났던 것 같”다던 이승윤의 노래가 우리 곁에 흐르고 있듯, 이들의 프로젝트 또한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찾아왔을 것이다. 꼭 세상의 성공이 기준일 필요는 없지만, 서로 다독이고 격려하고 신뢰를 주고받으며 ‘으쌰으쌰’ 애쓰는 이들이라면, 이런 사랑스러운 협업은 자랑스러운 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평생 이렇게 살래
열심 있게 시작해서 뚝심 있게 계속해 가도, 어느 선 이상으로 가면 지칠 수밖에 없다. 지쳤지만 일에 계속 몰두해 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얼굴은 마치 아수라 백작처럼 일의 기쁨과 슬픔이 반반씩 묻어나기 시작하는데… 그 상태로 시장을 뒤져 소품을 준비하고, 몰드에 석고를 떠서 직접 소품을 만들고, 세트장을 조금씩 세워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 승모근까지 뻐근하게 아파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들은 짜증이나 투정이 아닌 미소와 함께 말한다. “평생 이렇게 살래!” 비록 “하루 3~4시간씩 자면서 이렇게 일하는 거 되게 힘들다”는 말이 바로 딱 돌아오지만, 평생 이렇게 살겠다고 툭 내뱉은 권하정 감독의 얼굴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걷는 피로와 행복이 물씬 느껴졌다.
창작하는 마음은 결국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깊이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마음 끝에서 손을 움직일 때, 결과물도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다. 처음 이승윤이라는 가수에게 제안을 보내기 위해 ‘무명성 지구인’ 뮤직비디오를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면서, 스마트폰을 끼운 삼각대를 드르륵 밀며 어설픈 달리 인, 달리 아웃을 하던 이들이 이제는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제대로 레일을 깔고 달리 인, 달리 아웃을 하며 이승윤을 직접 찍은 것처럼. 아주 멀어 보이는 것들도 그렇게 한 걸음에서 시작되고, 그 한 걸음은 언제나 “평생 이렇게 살”아도 좋겠다는 깊은 애정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애정에는 전염성이 있다. 묵묵히 사랑해온 음악에 사활을 걸었던 이승윤의 음악이 두 감독에게 또 수많은 사람에게 전해진 것처럼. 두 감독의 영화가 수많은 사람에게 ‘처음’ 그리고 ‘계속’의 감각을 일깨워준 것처럼. 그래서 우리가 두 감독을 응원하게 되는 한편, 나도 무언가 시작하고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 솟는 것처럼.
두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과 만나면서 “계속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 “계속”이라는 말이 내 마음에도 와 박혔다. 두 감독을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관객으로서 앞으로도 그들을 더 만나고 싶다. 더 이상 ‘듣보인간’이 아닌 이들의 또 다른 생존신고가 언젠가 유리병 편지처럼 동동 찾아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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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충격적인 소재와 독특한 시각으로 연쇄살인 장르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영화 <레드 룸스>가 10월 9일 개봉합니다.
<레드 룸스>은 다크 웹 속 미지의 공간 ‘레드 룸’에서 3명의 10대 소녀를 살해한 과정을 생중계한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를 추종하는 의문의 여성을 다룹니다.
감독은 “우리 사회의 범죄에 대한 집단적 매혹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일종의 ‘반(反) 연쇄살인범 영화”라고 설명하였는데요. “이 영화가 인간 본성의 가장 어두운 부분으로 깊이 파고들어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오랜 불편함을 남기길 바란다”며 관객들이 느끼길 원하는 바를 전했습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상영 후 <추락의 해부>, <괴물> 등 쟁쟁한 상영작 사이에서도 관객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던 <레드 룸스>를 전국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레드 룸스
Red Rooms
개요: 스릴러 | 캐나다 | 118분
감독: 파스칼 플랜트
주연: 줄리엣 가리에피, 로리 바빈, 맥스웰 맥케이브 로코스
개봉: 2024.10.09.
배급: 찬란
줄거리
10대 소녀 3명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생중계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슈발리에’ 그리고 슈발리에의 재판을 매회 방청하는 모델 겸 해커 ‘켈리앤’. 심증만 있을 뿐, 물증 없는 재판이 길어지는 가운데 슈발리에를 추종하는 팬들과 희생자 가족이 대립한다. 한편, 존재하지 않는 줄로만 알았던 마지막 희생자 영상이 다크 웹에 등장한다.
너의 색
The Colors Within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1분
감독: 야마다 나오코
주연: 스즈카와 사유, 타카이시 아카리, 키도 타이세이, 아라가키 유이
개봉: 2024.10.12.
배급: CJ CGV
줄거리
음악으로 이어진 세 사람을 비춘 가장 찬란한 청춘의 색! 사람을 색으로 느끼는 엉뚱한 여고생 ‘토츠코’ ‘토츠코’는 어느 날 학교에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찬란하고 아름다운 색을 가진 소녀 ‘키미’를 만난다. 그리고 우연히 작은 책방에서 조우한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 ‘루이’까지 합세하여 오랫동안 꿈꾸던 밴드를 결성하게 되고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하는데..! 무지갯빛 청춘을 위한 노래가 시작된다!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When Evil Lurks
개요: 공포 | 아르헨티나, 미국 | 100분
감독: 데미안 루냐
주연: 에지킬 로드리게스, 데미안 살로몬
개봉: 2024.10.09.
배급:(주)팝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외딴 마을, 잔혹한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쫓던 형제는 마을 속에 숨어 지내는 한 가족이 관련된 것을 알게 된다. 악령이 깃들어 온몸이 부패해 죽어가는 아들 ‘우리엘’을 숨겨왔던 것. 두 형제는 ‘우리엘’을 마을 밖으로 유기하려 하지만 이미 악령의 봉인이 풀리고 마을을 잠식하는데...
싱글 에이트
Single 8
개요: 드라마 | 일본 | 112분
감독: 코나카 카즈야
주연: 후쿠자와 노조미, 우에무라 유, 쿠와야마 류타, 타카이시 아카리
개봉: 2024.10.09.
배급: 오드 AUD
줄거리
"찍는다 레디, 액션, 컷!" 우리들의 시간 역행 SF 영화 만들기 1978년 스타워즈를 보고 흥분한 고등학생 히로시와 그의 절친 요시오, 사사키는 8mm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카메라 가게 직원의 제안으로 ‘시간 역행’을 주제로 한 SF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오랜 짝사랑인 나츠미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우려는 히로시의 열의와 함께, 학교 축제에서 상영을 목표로 이들의 청춘 가득한 영화 만들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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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연말에 다소 무거웠던 <서울의 봄> <노량: 죽음의 바다>를 벗어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재의 영화로 관객들에게 찾아온 <시민 덕희>!
영화는 실화바탕의 '보이스 피싱' 소재로 통쾌한 스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주 개봉예정작 같이 만나보실까요?
시민 덕희
Citizen of a Kind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4분
감독: 박영주
출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안은진 등
개봉: 2024.01.24.
배급: ㈜쇼박스
시놉시스
내 돈을 사기 친 그 놈이 구조 요청을 해왔다! 세탁소 화재로 인해 대출상품을 알아보던 생활력 만렙 덕희에게 어느 날, 거래은행의 손대리가 합리적인 대출상품을 제안하겠다며 전화를 걸어온다. 대출에 필요하다며 이런저런 수수료를 요구한 손대리에게 돈을 보낸 덕희는 이 모든 과정이 보이스피싱이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고 충격에 빠진다. 전 재산을 잃고 아이들과 거리로 나앉게 생긴 덕희에게 어느 날 손대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는데… 이번엔 살려달라는 전화다! 경찰도 포기한 사건, 덕희는 손대리도 구출하고 잃어버린 돈도 찾겠다는 일념으로 필살기 하나씩 장착한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 칭다오로 직접 날아간다.
CINE PICK!
이 영화는 2016년에 발생한 사건을 모티브로 경기도 화성시에서 작은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성자씨의 보이스피싱 사기로 직접 보이스피싱 총책의 사진, 은신처 정보, 중국에 소재한 사무실 주소 등을 모아 경찰에 제출하며 경찰이 총책을 검거하는데 성공한 실화 사건을 영화로 옮긴 작품입니다.
넥스트 골 윈즈
Next Goal Wins
ⓒ 네이버영화
개요: 코미디 | 미국, 영국 | 104분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오스카 카이틀리 등
개봉: 2024.01.24.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인성 논란으로 퇴출 위기에 놓인 축구 감독 ‘토머스 론겐’은 31: 0이라는 기록적인 패배로 창설 이후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FIFA 랭킹 최하위 아메리칸사모아 국가 대표팀의 감독을 어쩔 수 없이 맡게 된다. 승률 제로, 단합 제로, 용기 제로 모든 것이 부족한 선수들과 ‘론겐’은 고군 분투하게 된다. 그들의 목표는 승리도, 우승도 아닌 오직 한 골!
CINE PICK!
<조조 래빗> <토르: 라그나로크>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과 <엑스맨: 아포칼립스>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연기력을 보여준 마이클 패스벤더가 만난 영화로 2014년에 나온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바탕으로 미국령 사모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2014fif a 월드컵 브라질 오세아니아 1차예선 시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클럽 제로
Club Zero
ⓒ 네이버영화
개요: 미스터리, 스릴러 |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프랑스, 덴마크 | 110분
감독: 예시카 하우스너
출연: 미아 와시코브스카 외
재개봉: 2024.01.24.
배급: 판씨네마㈜
시놉시스
STEP 1. 깊게 심호흡하고 눈앞의 음식에만 집중해 보세요 STEP 2. 한 번에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 먹어보세요 STEP 3.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세요 모든 단계를 통과한 여러분을 이제 ‘클럽 제로’의 회원으로 임명합니다! 최고급 기숙사 시설에서 학생들에게 일대일 특별 교육을 제공하는 엘리트 학교의 새로운 영양교사로 임명된 ‘미스 노백’. 건강을 유지하면서 학습 능력을 키우는 ‘의식적 식사법’을 가르치는 ‘미스 노백’의 다정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수업에 아이들은 점차 빠져들게 되고 더 극단적이고 위험한 식사를 이어가는데…
CINE PICK!
<슬픔의 삼각형> 제작사 참여, <스토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미와 와시코브스카의 만남으로 영화 <클럽 제로>는 독특한 식사법을 설파하는 미스 노백과 이를 맹목적으로 믿는 앨리트 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영화입니다.
도그맨
DOGMA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미국 | 115분
감독: 뤽 베송
출연: 케일럽 랜드리 존스 외
개봉: 2024.01.24.
배급: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 뉴저지의 한 도심, 핑크 드레스에 짙은 화장을 한 남자가 수백 마리의 개와 함께 긴급 체포된다.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던 그는 정신과 의사에게 15년간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는데... 개들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한 남자의 쇼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CINE PICK!
<도그맨>은 안티히어로가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휴먼드라마로 <레옹> <루시>를 연출한 뤽 베송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2021년 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케일럽 렌드리 존스, 폭스테리어, 도베르만, 그레이하운드와 같이 열연을 펼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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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테인티드> 메인 예고편
조직에게 버림받고 15년의 수감생활 끝에 출소해 두문불출하던 ‘랜스’는
과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고자 또 한 번 위험천만한 제안을 수락한다.
반대파 조직원들을 순식간에 해치운 ‘랜스’의 범행 현장을 목격한 생존자가
경찰의 보호를 받게 되자 위협을 느낀 조직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랜스'를 제거하려하고,
그의 유일한 친구인 ‘안나’에게 마저 손길을 뻗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