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2021-03-04 00:00:00
[넷플릭스] 너의 모든 것 [You] 미국 드라마
스토킹 가해자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스릴러 로맨스
어릴 적 학대를 겪으면서 인간관계 형성에 문제를 겪고 있는 남주인공이 자신만의 관점으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미드, 너의 모든 것 [You].
청불의 넷플릭스 드라마답게 스토리가 굉장히 자극적이다. (스토킹, 납치, 감금, 살인, 섹스까지)
덕분에 한 편을 보기 시작하면 모든 시즌 끝까지 쭉쭉 보게 되는 몰입도 높은 마성의 드라마.
드라마가 끝날 쯤엔 주인공에게 동화되어 주인공의 도피를 응원하게 되는데, 살인, 납치, 감금을 한 주인공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자각한 순간 참 무서운 미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주인공의 생각 회로는 일반적이지 않고 잘못되어 있다. 자신에게 벌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살인을 한다거나, 첫눈에 반한 상대를 스토킹하는 것처럼 대놓고 범죄로 규정된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
드라마는 그런 남주인공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 어린 소년을 돕거나 좋은 일을 하는 그의 선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하... 뭐야 주인공이 대놓고 범죄자인데 왜 이렇게 재미있는거야.)
시즌 1 에서는 작가를 꿈꾸는 작가 지망생인 여자와의 달콤 살벌 로맨스이고, 시즌 2 에서는 요리사인 미망인 여자와의 로맨틱 사이코 로맨스이다.
그리고 2021년 3시즌에서는 어떤 로맨스가 이어질지.
이 드라마를 보고 떠오른 가장 강한 생각은 저런 걸 보고 따라 하는 사람은 없겠지? 주인공을 지나치게 매력적으로 그려서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이 따라 할까 봐 무섭기까지 한 몰입도 높은 드라마였다.
절대로 청소년 관람 불가가 되어야 할 드라마, 너의 모든 것!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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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열정 - 사랑이라는 이름의 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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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영혼마저 잠식한 열병 같은 사랑에 빠져버린 엘렌,
통제되지 않는 자신의 욕망 그리고 육체적 탐닉을 마주할수록
점점 혼란에 빠지고, 일상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 아니 에르노의 베스트셀러 원작!
그의 뜨거운 고백을 스크린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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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메인 예고편
불안이 X 당황이 X 부럽이 X 따분이 등장? 올여름, NEW✨ 감정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라일리 작전이 시작됩니다? [인사이드 아웃 2] 6월, 극장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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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 홀리데이 예고편
클리포드와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홀리데이! 추운 겨울에 딱인 따뜻한 스토리.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왕 귀요미 클리포드와 지금부터 마법 같은 모험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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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의 정서로 감동을 주는 드라마 <겨우, 서른>
넷플릭스에서 어느 날 중국 드라마 하나를 발견했다. <겨우, 서른>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는 넷플릭스의 다른 중국 드라마와는 왠지 달라 보였다. 중국인인 아내에게 물으니 이미 중국에서는 꽤 많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최근 대부분의 중국 영화나 드라마가 그렇듯 또 실망스러울 거라는 예상을 하며 보기 시작한 드라마를 모두 시청했다. 총 43편이라는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꽤 재미있었다.
이제 막 서른 살 즈음이 된 세 여자가 나온다. 구자(퉁야오)는 폭죽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사는 인물이다. 늘 남편이 하는 폭죽 공장에서 사고나 날까 노심초사하며 가능하면 안전하게 운영하길 원한다. 무엇보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도 좀 더 좋은 집에서 살기 원한다. 이야기 안에서 못하는 것이 없고 침착한 인물이다. 만니(장수잉)는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는 미실의 판매원이다. 지방에서 올라와 상하이에 정착해 직업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상하이라는 큰 도시에서 잘 적응하는 것 같지만 늘 외로움을 느끼고 미혼은 그에게 연애도 쉽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샤오친(마오샤오퉁)은 방송사 편집자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지만 시시때때로 남편과 부딪친다. 평범한 사무직에 있는 그는 일과 가정에서 큰 욕심이 없다. 드라마 속 세 인물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절친이 되고 서로를 의지한다.
나는 왜 이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을까. 아마도 이 드라마는 어떤 인생의 분기점에서 만날 수 있는 고민들을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대사와 연기로 잘 전달된다. 친구 한 명이 괴로워할 때, 옆에서 안아주는 친구들을 보면서 보는 나도 어떤 위로를 받았다. 각자가 느끼는 고민과 어려움은 다 다르다. 특히나 서른이라는 나이는 이제 삶이 정해져야 한다거나 끝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나이다. 물론 한국에선 아마도 그 나이가 마흔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캐릭터들의 상황들로 어떤 이야기를 던진다. 만니의 이야기로는 미혼 상황인 여자의 결혼, 연애에 대한 고민 그리고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야기를 다 보고 나면 만니는 서른이라는 나이를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무엇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한다. 전통적으로 결혼에 얽매이기보다는 조금 힘들더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도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서른 즈음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만니는 지방에서 대도시로 와서 혼자 도전하는 인물인데 그가 중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겪는 일들도 담는다. 마치 영화 <브루클린>의 주인고이 다시 대도시로 돌아가는 것처럼 만니도 고향이 자신이 살 터전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그런 만니의 심리와 생각도 차분히 잘 담겼다.
샤오친의 이야기로는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어떤 걸 결정할 줄 모르는 사람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다. 샤오친은 우유부단하고 커리어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리고 아직은 철이 덜 든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결혼도 부모님의 중매로 하게 되었다. 같이 사는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지만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그때까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샤오친의 고민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남이 자신의 결정을 하게 만드는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구자의 이야기는 결혼과 이혼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사실 구자는 비현실적으로 슈퍼우먼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이도 잘 보고 요리도 잘하고 회사 경영에도 소질이 있다. 인간관계도 잘해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육아 때문에 커리어를 잠시 중단한 그는 다시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고, 문제가 있으면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줄 아는 어찌 보면 완벽한 캐릭터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 인물에 대한 글이나 리뷰를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겨우, 서른>을 검색해보면 다양한 리뷰와 글들이 검색된다. 대부분 세 인물 어딘가에 자신들의 고민과 삶들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드라마에서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샤오친을 보면 결혼 전 연애하던 아내의 모습이 보이고, 만니를 보면 결혼 후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애쓰던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구자를 보면 지금의 아내가 보였다. 어쩌면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향과 순서가 다를 뿐 이 드라마 안의 세 인물에 자신과 주변 사람의 모습이 스며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드라마를 보는 많은 이들이 어떤 모습에서는 공감하고 또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볼 것이다.
이 드라마는 재미도 있지만 좋은 대사들도 많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대사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자식은 우리 전생의 업보라고 하잖아요. 능력이 없으면 우리가 나룻배가 되어 죽기 전까지 자식들을 태워줘야죠. 능력이 있으면 자식들은 커다란 크루즈가 되고 우린 그 크루즈의 구명 보트가 돼야 해요. 만일 일이 터지면 우리가 마지막에 자식들을 해안가로 데려다줘야 해요.
구자의 아빠가 친구와 이야기하다 하는 말이다. 부모가 된 입장에서 이미 자녀를 다 키운 선배 부모가 해주는 이야기로 들렸고 공감이 되었다. 나도 부모니까.
상하이에 있을 때 전 거기가 저의 집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집으로 돌아왔는데 여기가 더 나의 집이 아닌 것 같아요.
만니가 고향에 돌아갔다가 부모님께 다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하며 한 말이다. 결국 자기 자신이 있는 곳이 진짜 집이라는 이야기를 꽤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지금까지 전 결혼생활이란 서로 완전히 다른 물고기 두 마리를 억지로 한 어항에 넣어서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30살이 되고 나서야 좋은 배우자와 포근한 가정이 멀리 떠날 수 있는 충분한 용기와 힘을 준다는 것 깨달았죠. 진심으로 대해야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행복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길 바랄게요.
샤오친이 출판 기념회 때 거의 드라마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말이다. 결국 이 드라마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말이다. 철부지 아이 같았던 샤오친의 입에서 나온 말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밖에도 좋은 장면들이 많다. 마지막 구자가 남편의 바람 때문에 힘들어 다른 도시로 혼자 여행을 가서 시간을 보낼 때, 연락 없이 떠난 구자를 걱정하는 남편이 여러 개의 메시지를 보내며 걱정한다. 그때 구자는 남편의 걱정 문자를 받고 다시 상하이로 돌아가려고 한다. 공항으로 향한 그는 티켓 검사대에서 불꽃놀이 광고를 본다. 그리고 다시 원래 머물던 호텔로 돌아간다. 남편과 행복하게 지냈던 과거의 10년이란 시간이 그립고 또 붙잡고 싶지만 남편으로 인한 상처는 구자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렇게 구자는 이혼을 결정한다. 이 장면이 좋은 건 이혼에 대한 결정에 대한 마음을 정말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는 연애와 커리어, 결혼생활 그리고 육아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이들이 하는 고민을 보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다양한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하는 선택이 수긍이 가게 구성되어 있다. 이 드라마가 약간의 막장 요소도 있지만 결국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다.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본 드라마의 한 회가 끝나면 마지막 30초 정도는 길거리에서 총유빙을 파는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대사가 없이 그들의 일상과 일하는 모습 그리고 결국에 자신의 가게를 차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굉장히 감동적이다. 안 보신 분들은 꼭 챙겨보면 좋겠다.
드라마의 가장 마지막, 세 주인공이 화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우리에게 던지는 말이 참 좋다.
30살, 허둥지둥하며 한 해를 겨우 보냈어요. 하지만 과거를 바라보고 앞날을 바라보면 어느 해나 그렇게 보낼 테죠. 30살은 시간이 우리의 청춘을 조금 앗아간 나이일 뿐이에요. 하지만 우리에게 바꿀 수 없는 경험을 주죠. 사랑을 경험하게 해 주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할 동력을 줘요. 인생은 아마 편도 여행일 거예요. 특정한 숫자가 우리가 앞을 향해 나아갈 속도와 멈출 순간을 정할 수 없어요. 우리 모두가 '다만'이라는 용기를 갖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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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의 날, 바다 배경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5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고 있으신가요?
오늘은 바로 바.다.의.날!
5월 31일 '바다의 날'은 바다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해양 수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날인데요.
그러하여 오늘 씨네랩은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바다’ 배경 다큐멘터리 영화 5편을 준비했습니다 :)
환경 오염, 해양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과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다큐멘터리 5편,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씨스피라시 (2021)
Seaspiracy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알리 타브리지
개봉일: 2021년 3월 24일
상영 시간: 90분
▶︎소개
그가 사랑하는 바다가 죽어간다. 인간이 그 경이의 세계를 파괴한다. 그리하여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 감독. 그가 맞닥뜨린 것은 전 세계에 걸친 부패의 그물이었다.
ⓒ넷플릭스
해양 생태계, 그리고 어업의 진실과 환경의 경각심을 고취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나의 문어 선생님 (2020)
My Octopus Teacher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피파 얼릭, 제임스 리드
개봉일: 2020년 9월 7일
상영 시간: 85분
▶︎소개
남아프리카의 바다, 해초 숲을 헤엄치던 영화감독이 특별한 문어를 만난다. 경계에서 교감, 우정으로 반절하는 두 생명의 관계. 세계에 숨은 신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넷플릭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박물학자 크레이그 포스터(Craig Foster)가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문어와 주인공 사이의 교감과 치유를 넘어 대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받았습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2020)
David Attenborough: A Life On Our Planet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데이비드 애튼버러
개봉일: 2020년 9월 23일
상영 시간: 1시간 23분
▶︎소개
바다가 죽어간다. 얼음이 사라진다. 인간이 파괴한 야생의 세계. 일생에 걸쳐 지구의 몰락을 지켜본 방송인이 혼신을 다해 경고한다. 우리 손으로 파멸을 막아야 한다고.
ⓒ넷플릭스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인 다큐멘터리 거장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직접 출연하여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지구를 살리고자 하는 현인의 메세지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산호초를 따라서(2017)
My Octopus Teacher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제프 올롭스키
개봉일: 2017.06.08
상영 시간: 91분
▶︎소개
산호초 탈색 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사상 첫 타임랩스 카메라를 발명하겠다는 목표 아래, 광고인과 자칭 산호초 마니아, 일류 카메라 디자이너들, 저명한 생물학자들이 서로의 지혜를 한데 모으기로 한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영상이 특징인 <산호초를 따라서>는 가슴 졸이게 하는 긴장감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넷플릭스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담은 동시에 중반부를 넘어서면 아름다운 산호의 모습은 사라지고
백화 현상이 진행되어 수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관찰을 담은 다큐멘터리 입니다.
제33회 선댄스영화제 미국 다큐멘터리 관객상과 제15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미션블루(2015)
Mission Blue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로버트 닉슨, 피셔 스티븐
개봉일: 2015.02.20.
상영 시간: 94분
▶︎소개
어류 남획과 독성물질 배출 등의 위협으로부터 전 세계 해양을 구하려는 해양학자 실비아 얼의 캠페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넷플릭스
환경오염의 경각심과 함께 어류남획의 문제점을 다룬 다큐멘터리 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바다' 배경 다큐멘터리 5편, 어떠셨나요?
추후 더욱 알차고 유익한 영화 큐레이션으로 돌아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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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그빌 / Dogville
도그빌 / Dogville
/ 감상 /
지루한데 라스 폰 트리에 영화 중에서는 가장 안지루한 영화
음.. 역시나 이 영화도 라스폰트리에의 다른 영화들처럼 사람의 본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이 권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부터 가장 영악해지고, 오만해지고, 잔인해지는 것 같다. 그 권력이 무엇이든 간에.
이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다 다른 권력을 행사한다.
(물론 그레이스를 찌르겠다는건 당연한거고)
여성들은 본인이 이곳에 더 오래 살았다고, 본인이 나이가 더 많다고, 그 미모로는 당연히 가벼운 여자일거라고 그레이스를 깎아내린다.
남성들은 본인이 남성이라는 점을 이용한다.
그레이스가 물리적힘이 본인들보다 약하다는 것을 이용하여 그녀를 강간한다.
당연히 앞서 말한 협박은 덤으로.
그리고 그레이스는 본인이 약자일때는 참고 견뎌왔던 이 모든 수모들을 본인이 권력을 가진 권력자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대로 되갚아준다.
내 기준 가장 통쾌한 결말이긴하지만 이 장면 또한 결국 권력이 주는 오만함과 이기심, 잔인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개 모세만큼은 살려준 이유가, 그 모세만이 진정으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기 때문아닐까 싶다.
+ 엔딩씬에서 ‘she wants the young americans’라는 가사가 흘러나오며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음악이 상징하는게 분명히 있을거라는 생각이든다.
음.. 내 생각에는 American인 도그빌 주민들의 모습을 통하여 미국이 세계의 평화를 위한답시고 다른국가들에게 행사하는 그들의 권력을 비판하고자 하는 라스 폰 트리에의 큰 그림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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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행복을 찾아서(2007)> 리뷰
얼마 전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행복을 찾아서(2007)>를 감상했다. 현재는 사업가이자 연설가로 부유한 삶을 누리는 크리스 가드너의 삶의 한 부분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일까. <행복을 찾아서>는 러닝 타임의 대부분을 주인공의 고달픈 시절에 집중한 후, 영화 말미에 이르러 간신히 행복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이렇듯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놓친 적 없는 이의 이야기는 욥기에서도 찾을 수 있을 만큼 인류에게 오래되고 익숙한 플롯이다. 필립 모슬리의 삶을 기반으로 삼았다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나 존 카니 감독 본인의 이야기가 기본 뼈대였다는 <싱 스트리트(2016)> 등을 비롯한 영상 매체와 다양한 문학은 물론, 신문 기사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전형적이라 해도 뻔하진 않고, 감동과 교훈을 한 번에 선물하는 소위 ‘안전한’ 서사이다 보니 많은 이들이 <행복을 찾아서>를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은 영화로 추천하는 듯하다.
그러나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리뷰를 남기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굳이 사회 고발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심지어 한 개인을 영광스럽게 그려내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할지라도, 이따금, 어떤 예술이 세상의 허점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내 흥미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행복을 찾아서>를 보는 동안엔 여러 책이 머리를 스쳤다. 예컨대 대런 맥가비의 『가난 사파리』, 스테퍼니 랜드의 『조용한 희망』, 조문영의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내게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장밋빛 아메리칸드림 홍보영화로 다가오지 않았다.
간단히 <행복을 찾아서>의 시놉시스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는 구식 스캐너를 파는 세일즈맨이다. 당장 매일의 생계가 걱정되는 상황이지만 불안이라는 파도를 가족과 함께 견뎌왔다. 그런데 세금, 집세,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 가드너(제이든 스미스)의 어린이집 비용을 부담하는 것조차 힘들어진 순간 아내 린다(탠디 뉴튼)는 떠나겠다고 한다. 아들을 임신한 순간부터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자신했던 크리스의 말이 오래도록 실현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그의 얼굴은 참담하리만큼 무표정하다. 이렇게 아내와 헤어진 크리스 가드너는 딘 위터 레이놀즈의 주식 중개인 인턴십 프로그램을 택한다. 우연히 추천받은 이 프로그램은 6개월 동안 지속되지만, 합격률은 단 5%에 불과하고, 심지어 그 동안 봉급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린다는 그에게 묻는다. 그건 후퇴 아니야?
우리는 크리스 가드너가 결국 모든 기회를 쟁취하고 백만장자가 되었음을 알기에 린다를 향해 조금만 더 남편을 믿어주었으면 좋았으리라 말하기 쉽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자. 당신이 린다의 상황이었더라면 어땠을까? 당장 생존의 위협이 다가왔다면 합리적인 사람들은 대개 결과를 보장받을 수 없는 꿈을 추구하는 대신, 매일의 삶을 연장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린다가 아들 크리스토퍼를 데리고 뉴욕으로 떠나 가족의 식당 일을 도우려 했듯.
그러나 크리스는 이 미치도록 적은 확률의 ‘가능성’을 선택했다. 이것이야말로 그를 타인과 다르게 만든 지점이고,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생각한다. 개인을 저토록 궁지에 내모는 사회는 얼마나 취약하고 몰인정한가?
“결과적으로” 크리스 가드너는 노력 끝에 자수성가에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지만, 만일 그가 인턴직 기회를 몰랐더라면? 도둑맞은 스캐너를 찾지 못했거나, 교통사고를 더욱 크게 당했더라면 어땠을까? 대런 맥가비는 자신의 책 『가난 사파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가난은 일자리 부족도 문제지만,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예측 불가능성 속에서 살아가면서 실수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게 문제이기도 하다.” 그의 말은 영화 곳곳에서 증명된다. 크리스 가드너는 끊임없이, 쉼 없이 달려야 한다. 페인트칠하다 경찰서에서 밤을 보내고 달려가 면접을 보는 그의 모습, 부유한 이들 앞에서 자신의 서러운 상황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애쓰는 장면, 당장 모텔을 전전할 돈조차 부족해 아들의 손을 잡고 교회의 자선사업에 의지하고 발을 구르거나 전철역의 화장실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던 삶의 편린은 너무도 절박하다. 일련의 상황과 조건이 크리스의 열정에 기름을 부었을 수 있겠지만, 이렇듯 성공하는 사람이 있으니 희박하기 짝이 없는 가능성에 기대어 살아야 한다고 보편적 대중에게 설파하는 건 지나치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현대 사회는 단순히 한 개인의 열정과 노력, 희망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더욱 많다.
심지어 영화의 제목의 유래가 되었고, 크리스가 언급했던 문장조차 그다지 찬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토머스 재퍼슨이 미국의 헌법에 명시했다는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라는 구절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저서 『혁명론』을 통해 이렇게 주장한다. 재퍼슨이 뜻한 바는, 우리가 관습적으로 생각하는 개인적 차원의 행복이 아니라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공적 행복이었다고. 실제로 재퍼슨이 어떤 생각을 하며 해당 문구를 헌법에 넣었는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간단히 미국이 영국 왕정의 핍박을 피해 온 이들이 세운 국가였다는 점, 당시 미국이 민주주의를 최초로 제도화한 근대적 국가인지라 많은 용어가 보편적이지 않았으리라는 점만이라도 고려한다면 아렌트의 주장은 퍽 설득력 있게 들린다. 진실로 재퍼슨이 헌법에 급작스레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기까지 한 ‘행복의 추구’를 포함한 이유가 개인의 사적 행복을 보장하기 위함이 아니었다면, 삶의 설움을 떨치기 위해 개인적으로 발버둥 친 크리스의 노력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에 가슴 한 켠이 허해지기까지 한다. 그가 가진 불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한 편으로는 그저 약간의 행운이 부족해 제2, 제3의 크리스 가드너가 되지 못했을 이들이 틀림없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일방적으로 국가가 개인의 행복을 '일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그저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의 신념처럼,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산 사람을 해치지 않을 방어 체제는 언제고 필요하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필요하다면 인간의 기본 권리와 개인의 삶이 소외되지 않기를 고민했던 헤겔의 법철학을 가져와도 좋겠다. 현대에 오며 낡아버린 철학일지라도 그가 했던 고민의 뿌리는 작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하루의 생존조차 살얼음판인 이에게 “행복은 환경을 비롯한 외부적 요소와 무관하며, 개인의 힘만으로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공허하다 못해 잔인한데다가,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할 수 없게 만들지 않는가.
잠시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의 내용을 인용해본다.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썼더니,
한 친구가 이런 내용으로 답글을 달았어요.
"선생님 이야기처럼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바꿔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바꾸려고 하는 것이고,
우리가 그 당사자이기 때문에 그걸 바꿀 수 있는 힘은 우리에게 있다.
꼭 높은 사람이 되어야지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두 명의 예외적인 성취를 칭송하고 지금의 시스템에 만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전히, 우리에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일인분의 행복을 위해선 당신과 세상이 필요하므로 이것은 나를 위한 일이자 당신을 위한 일이며 사회를 향한 발돋움이다. 사다리를 걷어차지 않는 세상, 개인의 능력에 맞는 사다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점차 세계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가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요즈음이지만, 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민사회에 대해 낙관을 가져본다.
* 참고 문헌
조문영.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김누리 .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대런 맥가비. (김영선 옮김) 『가난 사파리』
소병일.(2018).헤겔의 행복한 인간.철학사상,(68),129-153.
이재정. (2015). 행복의 공공성: 한나 아렌트의 관점에서. 철학연구, 133, 263-282
정원규. (2020). 아렌트 공적 행복 개념의 발전적 재구성을 위한 보충적 논제들. 사회와 철학, 40, 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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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한 영화’는 ‘나쁜 영화’인가?
5★/10★
솔직하게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제라드 버틀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분노의 추격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뻔하다. 줄거리는 이렇다. 별거와 이혼 위기를 겪는 부부가 아내의 고향집으로 향하던 중 아내가 사라졌다. 어떻게든 아내의 마음을 되돌리고 싶은 남편은 다급한 마음에 경찰에 연락하지만 베테랑 수사관은 남편을 첫 번째 용의선상에 올린다. 아내에게도, 남편에게도 어딘가 구린 구석이 있는 듯 보이고 범죄 조직이 개입한 듯한 정황도 나온다. 남편과 경찰은 각자의 위치에서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진실을 좇고, 꽁꽁 감춰진 거대한 비밀은 영화가 끝날 때쯤 빗장 풀린 듯 쏟아져 모든 갈등을 해소한다.
사실 이런 유의 영화는 적당한 재미와 긴장을 선사하지만 전혀 새롭지는 않다. 〈300〉, 〈런던 해즈 폴른〉 〈지오스톰〉, 〈앤젤 해즈 폴른〉 등 극장에서든 영화 채널에서든 제라드 버틀러가 출연한 영화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새로움, 전위성 등 예술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을 때, 이 영화는 분명 낙제점이다.
그러나 새로움과 전위성만이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익숙한 쾌락’이 더 끌릴 때가 있는 법이다. 만약 내가 이 영화를 돈을 내고 극장에서 봤다면 솔직히 짜증이 났을 것이다. TV와 OTT에서 얼마든지 대체재를 찾을 수 있는데 왜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을 것이다. 그러나 금요일 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맥주 한 잔 마시며 TV나 OTT에서 이 영화를 봤다면 꽤 만족했을 것이다. 새로움, 전위성을 가진 영화는 영화의 메시지와 기법을 직접 느끼고 소화하는 데 정신적‧신체적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익숙한 쾌감’을 제공하는 영화는 아무리 지친 상태라도 편안히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평론가들이 이런 유의 영화에 박한 것도, 관객들이 평론가들을 욕하며 영화와 자신의 감상 경험을 옹호하는 불만에도 모두 나름의 합리성이 있다. 이들은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이 다를 뿐이다. 영화를 보는 단 하나의 기준 따위는 없다.
〈분노의 추격자〉는 모든 장면이 익숙하다. 하지만 이 말은 〈분노의 추격자〉가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을 능숙히 활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듦새도 매끄럽다. 즉 ‘익숙하고 편안한 쾌감’을 원하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제라드 버틀러의 필모그래피의 관점에서 봤을 때도 흥미로운 점이 있다. 대체로 액션이나 스펙터클에 치중한 그의 전작과는 달리 이 영화는 심리 스릴러적인 요소가 제법 강하다(그렇다고 액션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아끼는 관객이라면 〈분노의 추격자〉 역시 충분히 ‘새로울’ 것이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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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 Battle After Another(2025) 예고편 공개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a.k.a PTA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베니치오 델 토로, 숀 펜 등
개봉일: 2025년 9월 26일 (북미 예정)
드.디.어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짧은 영상 클립 공개 일주일 만인 3월 28일, 워너 브라더스가 SNS를 통해 공식 예고편을 발표했는데요.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직접 유튜브 계정을 개설하고 첫 게시물로 예고편을 올리며 기대감을 고조시켰습니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프렌치 75라는 혁명 단체 소속이었던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곤경에 처한 딸을 구하기 위해 전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암호를 잊어버리며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입니다. 1990년 발표된 토마스 핀천의 소설 바인랜드(Vineland)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앤더슨 감독은 이전에도 핀천의 작품을 다룬 바 있습니다. 2014년 개봉작 <인히어런트 바이스>가 바로 핀천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핀천의 소설은 방대한 분량과 난해한 특성 때문에 영화화가 드물었는데, 앤더슨 감독이 이번에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네요.
이번 작품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커리어 최대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제작비가 무려 1억 4천만 달러(한화 약 2,06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앤더슨 감독은 평단의 호평에 비해 흥행 성적은 다소 부진했습니다. 독특한 소재 때문에 진입장벽이 있는 탓이겠지요. 그렇지만 'PTA교'라고 불릴 만큼 매니아층이 두터운 감독이라는 점, 디카프리오의 티켓 파워가 강력하다는 점을 고려해 제작사가 넉넉한 지원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디카프리오의 출연과 관련된 흥미로운 비화도 있습니다. 그는 과거 GQ 인터뷰에서 1997년 앤더슨 감독의 <부기나이트> 각본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 촬영 일정과 겹쳐 출연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래도 타이타닉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거절하기는 어려웠겠죠. 타이타닉 이후 28년 만에 고대하던 앤더슨의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네요.
음악은 이번에도 조니 그린우드가 맡았습니다. 전설적인 영국 밴드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인 그는 <데어 윌 비 블러드>부터 앤더슨 감독과 스코어 작업을 함께해왔고, 이번이 여섯 번째 협업입니다. 늘 새로운 디카프리오의 미친 연기, 앤더슨 감독의 놀라운 독창성, 그린우드의 찰떡 스코어 그리고 워너 브라더스의 전폭적인 지원이 어우러진 만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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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열정 - 사랑이라는 이름의 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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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영혼마저 잠식한 열병 같은 사랑에 빠져버린 엘렌,
통제되지 않는 자신의 욕망 그리고 육체적 탐닉을 마주할수록
점점 혼란에 빠지고, 일상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 아니 에르노의 베스트셀러 원작!
그의 뜨거운 고백을 스크린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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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메인 예고편
불안이 X 당황이 X 부럽이 X 따분이 등장? 올여름, NEW✨ 감정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라일리 작전이 시작됩니다? [인사이드 아웃 2] 6월, 극장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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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 홀리데이 예고편
클리포드와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홀리데이! 추운 겨울에 딱인 따뜻한 스토리.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왕 귀요미 클리포드와 지금부터 마법 같은 모험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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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의 정서로 감동을 주는 드라마 <겨우, 서른>
넷플릭스에서 어느 날 중국 드라마 하나를 발견했다. <겨우, 서른>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는 넷플릭스의 다른 중국 드라마와는 왠지 달라 보였다. 중국인인 아내에게 물으니 이미 중국에서는 꽤 많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최근 대부분의 중국 영화나 드라마가 그렇듯 또 실망스러울 거라는 예상을 하며 보기 시작한 드라마를 모두 시청했다. 총 43편이라는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꽤 재미있었다.
이제 막 서른 살 즈음이 된 세 여자가 나온다. 구자(퉁야오)는 폭죽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사는 인물이다. 늘 남편이 하는 폭죽 공장에서 사고나 날까 노심초사하며 가능하면 안전하게 운영하길 원한다. 무엇보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도 좀 더 좋은 집에서 살기 원한다. 이야기 안에서 못하는 것이 없고 침착한 인물이다. 만니(장수잉)는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는 미실의 판매원이다. 지방에서 올라와 상하이에 정착해 직업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상하이라는 큰 도시에서 잘 적응하는 것 같지만 늘 외로움을 느끼고 미혼은 그에게 연애도 쉽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샤오친(마오샤오퉁)은 방송사 편집자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지만 시시때때로 남편과 부딪친다. 평범한 사무직에 있는 그는 일과 가정에서 큰 욕심이 없다. 드라마 속 세 인물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절친이 되고 서로를 의지한다.
나는 왜 이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을까. 아마도 이 드라마는 어떤 인생의 분기점에서 만날 수 있는 고민들을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대사와 연기로 잘 전달된다. 친구 한 명이 괴로워할 때, 옆에서 안아주는 친구들을 보면서 보는 나도 어떤 위로를 받았다. 각자가 느끼는 고민과 어려움은 다 다르다. 특히나 서른이라는 나이는 이제 삶이 정해져야 한다거나 끝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나이다. 물론 한국에선 아마도 그 나이가 마흔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캐릭터들의 상황들로 어떤 이야기를 던진다. 만니의 이야기로는 미혼 상황인 여자의 결혼, 연애에 대한 고민 그리고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야기를 다 보고 나면 만니는 서른이라는 나이를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무엇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한다. 전통적으로 결혼에 얽매이기보다는 조금 힘들더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도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서른 즈음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만니는 지방에서 대도시로 와서 혼자 도전하는 인물인데 그가 중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겪는 일들도 담는다. 마치 영화 <브루클린>의 주인고이 다시 대도시로 돌아가는 것처럼 만니도 고향이 자신이 살 터전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그런 만니의 심리와 생각도 차분히 잘 담겼다.
샤오친의 이야기로는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어떤 걸 결정할 줄 모르는 사람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다. 샤오친은 우유부단하고 커리어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리고 아직은 철이 덜 든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결혼도 부모님의 중매로 하게 되었다. 같이 사는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지만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그때까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샤오친의 고민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남이 자신의 결정을 하게 만드는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구자의 이야기는 결혼과 이혼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사실 구자는 비현실적으로 슈퍼우먼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이도 잘 보고 요리도 잘하고 회사 경영에도 소질이 있다. 인간관계도 잘해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육아 때문에 커리어를 잠시 중단한 그는 다시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고, 문제가 있으면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줄 아는 어찌 보면 완벽한 캐릭터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 인물에 대한 글이나 리뷰를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겨우, 서른>을 검색해보면 다양한 리뷰와 글들이 검색된다. 대부분 세 인물 어딘가에 자신들의 고민과 삶들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드라마에서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샤오친을 보면 결혼 전 연애하던 아내의 모습이 보이고, 만니를 보면 결혼 후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애쓰던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구자를 보면 지금의 아내가 보였다. 어쩌면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향과 순서가 다를 뿐 이 드라마 안의 세 인물에 자신과 주변 사람의 모습이 스며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드라마를 보는 많은 이들이 어떤 모습에서는 공감하고 또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볼 것이다.
이 드라마는 재미도 있지만 좋은 대사들도 많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대사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자식은 우리 전생의 업보라고 하잖아요. 능력이 없으면 우리가 나룻배가 되어 죽기 전까지 자식들을 태워줘야죠. 능력이 있으면 자식들은 커다란 크루즈가 되고 우린 그 크루즈의 구명 보트가 돼야 해요. 만일 일이 터지면 우리가 마지막에 자식들을 해안가로 데려다줘야 해요.
구자의 아빠가 친구와 이야기하다 하는 말이다. 부모가 된 입장에서 이미 자녀를 다 키운 선배 부모가 해주는 이야기로 들렸고 공감이 되었다. 나도 부모니까.
상하이에 있을 때 전 거기가 저의 집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집으로 돌아왔는데 여기가 더 나의 집이 아닌 것 같아요.
만니가 고향에 돌아갔다가 부모님께 다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하며 한 말이다. 결국 자기 자신이 있는 곳이 진짜 집이라는 이야기를 꽤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지금까지 전 결혼생활이란 서로 완전히 다른 물고기 두 마리를 억지로 한 어항에 넣어서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30살이 되고 나서야 좋은 배우자와 포근한 가정이 멀리 떠날 수 있는 충분한 용기와 힘을 준다는 것 깨달았죠. 진심으로 대해야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행복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길 바랄게요.
샤오친이 출판 기념회 때 거의 드라마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말이다. 결국 이 드라마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말이다. 철부지 아이 같았던 샤오친의 입에서 나온 말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밖에도 좋은 장면들이 많다. 마지막 구자가 남편의 바람 때문에 힘들어 다른 도시로 혼자 여행을 가서 시간을 보낼 때, 연락 없이 떠난 구자를 걱정하는 남편이 여러 개의 메시지를 보내며 걱정한다. 그때 구자는 남편의 걱정 문자를 받고 다시 상하이로 돌아가려고 한다. 공항으로 향한 그는 티켓 검사대에서 불꽃놀이 광고를 본다. 그리고 다시 원래 머물던 호텔로 돌아간다. 남편과 행복하게 지냈던 과거의 10년이란 시간이 그립고 또 붙잡고 싶지만 남편으로 인한 상처는 구자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렇게 구자는 이혼을 결정한다. 이 장면이 좋은 건 이혼에 대한 결정에 대한 마음을 정말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는 연애와 커리어, 결혼생활 그리고 육아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이들이 하는 고민을 보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다양한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하는 선택이 수긍이 가게 구성되어 있다. 이 드라마가 약간의 막장 요소도 있지만 결국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다.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본 드라마의 한 회가 끝나면 마지막 30초 정도는 길거리에서 총유빙을 파는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대사가 없이 그들의 일상과 일하는 모습 그리고 결국에 자신의 가게를 차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굉장히 감동적이다. 안 보신 분들은 꼭 챙겨보면 좋겠다.
드라마의 가장 마지막, 세 주인공이 화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우리에게 던지는 말이 참 좋다.
30살, 허둥지둥하며 한 해를 겨우 보냈어요. 하지만 과거를 바라보고 앞날을 바라보면 어느 해나 그렇게 보낼 테죠. 30살은 시간이 우리의 청춘을 조금 앗아간 나이일 뿐이에요. 하지만 우리에게 바꿀 수 없는 경험을 주죠. 사랑을 경험하게 해 주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할 동력을 줘요. 인생은 아마 편도 여행일 거예요. 특정한 숫자가 우리가 앞을 향해 나아갈 속도와 멈출 순간을 정할 수 없어요. 우리 모두가 '다만'이라는 용기를 갖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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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의 날, 바다 배경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5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고 있으신가요?
오늘은 바로 바.다.의.날!
5월 31일 '바다의 날'은 바다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해양 수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날인데요.
그러하여 오늘 씨네랩은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바다’ 배경 다큐멘터리 영화 5편을 준비했습니다 :)
환경 오염, 해양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과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다큐멘터리 5편,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씨스피라시 (2021)
Seaspiracy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알리 타브리지
개봉일: 2021년 3월 24일
상영 시간: 90분
▶︎소개
그가 사랑하는 바다가 죽어간다. 인간이 그 경이의 세계를 파괴한다. 그리하여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 감독. 그가 맞닥뜨린 것은 전 세계에 걸친 부패의 그물이었다.
ⓒ넷플릭스
해양 생태계, 그리고 어업의 진실과 환경의 경각심을 고취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나의 문어 선생님 (2020)
My Octopus Teacher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피파 얼릭, 제임스 리드
개봉일: 2020년 9월 7일
상영 시간: 85분
▶︎소개
남아프리카의 바다, 해초 숲을 헤엄치던 영화감독이 특별한 문어를 만난다. 경계에서 교감, 우정으로 반절하는 두 생명의 관계. 세계에 숨은 신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넷플릭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박물학자 크레이그 포스터(Craig Foster)가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문어와 주인공 사이의 교감과 치유를 넘어 대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깊은 메시지를 전하며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받았습니다.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 (2020)
David Attenborough: A Life On Our Planet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데이비드 애튼버러
개봉일: 2020년 9월 23일
상영 시간: 1시간 23분
▶︎소개
바다가 죽어간다. 얼음이 사라진다. 인간이 파괴한 야생의 세계. 일생에 걸쳐 지구의 몰락을 지켜본 방송인이 혼신을 다해 경고한다. 우리 손으로 파멸을 막아야 한다고.
ⓒ넷플릭스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인 다큐멘터리 거장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직접 출연하여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지구를 살리고자 하는 현인의 메세지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산호초를 따라서(2017)
My Octopus Teacher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제프 올롭스키
개봉일: 2017.06.08
상영 시간: 91분
▶︎소개
산호초 탈색 과정을 기록할 수 있는 사상 첫 타임랩스 카메라를 발명하겠다는 목표 아래, 광고인과 자칭 산호초 마니아, 일류 카메라 디자이너들, 저명한 생물학자들이 서로의 지혜를 한데 모으기로 한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영상이 특징인 <산호초를 따라서>는 가슴 졸이게 하는 긴장감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넷플릭스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담은 동시에 중반부를 넘어서면 아름다운 산호의 모습은 사라지고
백화 현상이 진행되어 수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관찰을 담은 다큐멘터리 입니다.
제33회 선댄스영화제 미국 다큐멘터리 관객상과 제15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미션블루(2015)
Mission Blue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각본: 로버트 닉슨, 피셔 스티븐
개봉일: 2015.02.20.
상영 시간: 94분
▶︎소개
어류 남획과 독성물질 배출 등의 위협으로부터 전 세계 해양을 구하려는 해양학자 실비아 얼의 캠페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넷플릭스
환경오염의 경각심과 함께 어류남획의 문제점을 다룬 다큐멘터리 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바다' 배경 다큐멘터리 5편, 어떠셨나요?
추후 더욱 알차고 유익한 영화 큐레이션으로 돌아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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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그빌 / Dogville
도그빌 / Dogville
/ 감상 /
지루한데 라스 폰 트리에 영화 중에서는 가장 안지루한 영화
음.. 역시나 이 영화도 라스폰트리에의 다른 영화들처럼 사람의 본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이 권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부터 가장 영악해지고, 오만해지고, 잔인해지는 것 같다. 그 권력이 무엇이든 간에.
이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다 다른 권력을 행사한다.
(물론 그레이스를 찌르겠다는건 당연한거고)
여성들은 본인이 이곳에 더 오래 살았다고, 본인이 나이가 더 많다고, 그 미모로는 당연히 가벼운 여자일거라고 그레이스를 깎아내린다.
남성들은 본인이 남성이라는 점을 이용한다.
그레이스가 물리적힘이 본인들보다 약하다는 것을 이용하여 그녀를 강간한다.
당연히 앞서 말한 협박은 덤으로.
그리고 그레이스는 본인이 약자일때는 참고 견뎌왔던 이 모든 수모들을 본인이 권력을 가진 권력자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대로 되갚아준다.
내 기준 가장 통쾌한 결말이긴하지만 이 장면 또한 결국 권력이 주는 오만함과 이기심, 잔인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개 모세만큼은 살려준 이유가, 그 모세만이 진정으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기 때문아닐까 싶다.
+ 엔딩씬에서 ‘she wants the young americans’라는 가사가 흘러나오며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음악이 상징하는게 분명히 있을거라는 생각이든다.
음.. 내 생각에는 American인 도그빌 주민들의 모습을 통하여 미국이 세계의 평화를 위한답시고 다른국가들에게 행사하는 그들의 권력을 비판하고자 하는 라스 폰 트리에의 큰 그림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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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행복을 찾아서(2007)> 리뷰
얼마 전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행복을 찾아서(2007)>를 감상했다. 현재는 사업가이자 연설가로 부유한 삶을 누리는 크리스 가드너의 삶의 한 부분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일까. <행복을 찾아서>는 러닝 타임의 대부분을 주인공의 고달픈 시절에 집중한 후, 영화 말미에 이르러 간신히 행복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이렇듯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놓친 적 없는 이의 이야기는 욥기에서도 찾을 수 있을 만큼 인류에게 오래되고 익숙한 플롯이다. 필립 모슬리의 삶을 기반으로 삼았다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나 존 카니 감독 본인의 이야기가 기본 뼈대였다는 <싱 스트리트(2016)> 등을 비롯한 영상 매체와 다양한 문학은 물론, 신문 기사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전형적이라 해도 뻔하진 않고, 감동과 교훈을 한 번에 선물하는 소위 ‘안전한’ 서사이다 보니 많은 이들이 <행복을 찾아서>를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은 영화로 추천하는 듯하다.
그러나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리뷰를 남기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굳이 사회 고발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심지어 한 개인을 영광스럽게 그려내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할지라도, 이따금, 어떤 예술이 세상의 허점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내 흥미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행복을 찾아서>를 보는 동안엔 여러 책이 머리를 스쳤다. 예컨대 대런 맥가비의 『가난 사파리』, 스테퍼니 랜드의 『조용한 희망』, 조문영의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내게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장밋빛 아메리칸드림 홍보영화로 다가오지 않았다.
간단히 <행복을 찾아서>의 시놉시스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는 구식 스캐너를 파는 세일즈맨이다. 당장 매일의 생계가 걱정되는 상황이지만 불안이라는 파도를 가족과 함께 견뎌왔다. 그런데 세금, 집세,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 가드너(제이든 스미스)의 어린이집 비용을 부담하는 것조차 힘들어진 순간 아내 린다(탠디 뉴튼)는 떠나겠다고 한다. 아들을 임신한 순간부터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자신했던 크리스의 말이 오래도록 실현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그의 얼굴은 참담하리만큼 무표정하다. 이렇게 아내와 헤어진 크리스 가드너는 딘 위터 레이놀즈의 주식 중개인 인턴십 프로그램을 택한다. 우연히 추천받은 이 프로그램은 6개월 동안 지속되지만, 합격률은 단 5%에 불과하고, 심지어 그 동안 봉급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린다는 그에게 묻는다. 그건 후퇴 아니야?
우리는 크리스 가드너가 결국 모든 기회를 쟁취하고 백만장자가 되었음을 알기에 린다를 향해 조금만 더 남편을 믿어주었으면 좋았으리라 말하기 쉽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자. 당신이 린다의 상황이었더라면 어땠을까? 당장 생존의 위협이 다가왔다면 합리적인 사람들은 대개 결과를 보장받을 수 없는 꿈을 추구하는 대신, 매일의 삶을 연장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린다가 아들 크리스토퍼를 데리고 뉴욕으로 떠나 가족의 식당 일을 도우려 했듯.
그러나 크리스는 이 미치도록 적은 확률의 ‘가능성’을 선택했다. 이것이야말로 그를 타인과 다르게 만든 지점이고,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생각한다. 개인을 저토록 궁지에 내모는 사회는 얼마나 취약하고 몰인정한가?
“결과적으로” 크리스 가드너는 노력 끝에 자수성가에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지만, 만일 그가 인턴직 기회를 몰랐더라면? 도둑맞은 스캐너를 찾지 못했거나, 교통사고를 더욱 크게 당했더라면 어땠을까? 대런 맥가비는 자신의 책 『가난 사파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가난은 일자리 부족도 문제지만,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예측 불가능성 속에서 살아가면서 실수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게 문제이기도 하다.” 그의 말은 영화 곳곳에서 증명된다. 크리스 가드너는 끊임없이, 쉼 없이 달려야 한다. 페인트칠하다 경찰서에서 밤을 보내고 달려가 면접을 보는 그의 모습, 부유한 이들 앞에서 자신의 서러운 상황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애쓰는 장면, 당장 모텔을 전전할 돈조차 부족해 아들의 손을 잡고 교회의 자선사업에 의지하고 발을 구르거나 전철역의 화장실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던 삶의 편린은 너무도 절박하다. 일련의 상황과 조건이 크리스의 열정에 기름을 부었을 수 있겠지만, 이렇듯 성공하는 사람이 있으니 희박하기 짝이 없는 가능성에 기대어 살아야 한다고 보편적 대중에게 설파하는 건 지나치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현대 사회는 단순히 한 개인의 열정과 노력, 희망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더욱 많다.
심지어 영화의 제목의 유래가 되었고, 크리스가 언급했던 문장조차 그다지 찬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토머스 재퍼슨이 미국의 헌법에 명시했다는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라는 구절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저서 『혁명론』을 통해 이렇게 주장한다. 재퍼슨이 뜻한 바는, 우리가 관습적으로 생각하는 개인적 차원의 행복이 아니라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공적 행복이었다고. 실제로 재퍼슨이 어떤 생각을 하며 해당 문구를 헌법에 넣었는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간단히 미국이 영국 왕정의 핍박을 피해 온 이들이 세운 국가였다는 점, 당시 미국이 민주주의를 최초로 제도화한 근대적 국가인지라 많은 용어가 보편적이지 않았으리라는 점만이라도 고려한다면 아렌트의 주장은 퍽 설득력 있게 들린다. 진실로 재퍼슨이 헌법에 급작스레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기까지 한 ‘행복의 추구’를 포함한 이유가 개인의 사적 행복을 보장하기 위함이 아니었다면, 삶의 설움을 떨치기 위해 개인적으로 발버둥 친 크리스의 노력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에 가슴 한 켠이 허해지기까지 한다. 그가 가진 불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한 편으로는 그저 약간의 행운이 부족해 제2, 제3의 크리스 가드너가 되지 못했을 이들이 틀림없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일방적으로 국가가 개인의 행복을 '일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그저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의 신념처럼,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산 사람을 해치지 않을 방어 체제는 언제고 필요하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필요하다면 인간의 기본 권리와 개인의 삶이 소외되지 않기를 고민했던 헤겔의 법철학을 가져와도 좋겠다. 현대에 오며 낡아버린 철학일지라도 그가 했던 고민의 뿌리는 작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하루의 생존조차 살얼음판인 이에게 “행복은 환경을 비롯한 외부적 요소와 무관하며, 개인의 힘만으로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공허하다 못해 잔인한데다가,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할 수 없게 만들지 않는가.
잠시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의 내용을 인용해본다.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썼더니,
한 친구가 이런 내용으로 답글을 달았어요.
"선생님 이야기처럼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바꿔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바꾸려고 하는 것이고,
우리가 그 당사자이기 때문에 그걸 바꿀 수 있는 힘은 우리에게 있다.
꼭 높은 사람이 되어야지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두 명의 예외적인 성취를 칭송하고 지금의 시스템에 만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전히, 우리에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일인분의 행복을 위해선 당신과 세상이 필요하므로 이것은 나를 위한 일이자 당신을 위한 일이며 사회를 향한 발돋움이다. 사다리를 걷어차지 않는 세상, 개인의 능력에 맞는 사다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점차 세계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가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요즈음이지만, 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민사회에 대해 낙관을 가져본다.
* 참고 문헌
조문영.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김누리 .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대런 맥가비. (김영선 옮김) 『가난 사파리』
소병일.(2018).헤겔의 행복한 인간.철학사상,(68),129-153.
이재정. (2015). 행복의 공공성: 한나 아렌트의 관점에서. 철학연구, 133, 263-282
정원규. (2020). 아렌트 공적 행복 개념의 발전적 재구성을 위한 보충적 논제들. 사회와 철학, 40, 4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