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2025-04-28 18:50:0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독일] 작은 컵케이크라도 좋아요
<인 디 아일> 리뷰
독일 감독 토마스 스터버의 영화 <인 디 아일>(In the Aisles, 2018)은 대형마트라는 일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고독과 연대, 그리고 삶의 작은 온기를 세심하게 포착해낸 작품이다. 화려한 사건이나 드라마틱한 전개 없이도, 반복되는 노동의 리듬과 섬세한 감정선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야기는 신입 직원 크리스티)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과거의 그림자를 지닌 그는 대형마트에 입사해 선임 직원 브루노에게 지게차 운전을 배우며 서서히 새로운 일상에 스며든다. 캔디 코너에서 일하는 마리온과의 조심스러운 교류 역시, 크리스티안이 외부 세계와 맺는 첫 번째 유의미한 관계다. 이들은 커피 자판기 앞에서 짧은 대화를 나누며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지만, 서로에게는 말하지 못할 깊은 상처가 자리하고 있다.
<인 디 아일>은 마트라는 닫힌 공간 안에서 각기 다른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조용히 위로를 건네는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거대한 사회적 구조 속에서 소외된 개인들이 어떻게 서로를 지탱하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드라마처럼 다가온다.
이 과정에서 지게차는 단순한 노동 도구를 넘어 인물 간 소통과 위로의 매개체가 된다. 브루노는 크리스티안에게 지게차 포크를 끝까지 올렸다가 내리면 파도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작은 자유의 순간을 발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영화의 마지막, 크리스티안과 마리온이 함께 그 파도소리를 듣는 장면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교감의 순간을 담아낸다. 지게차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이 파도소리로 변하는 순간, 두 사람은 잠시나마 각자의 고독과 상처를 내려놓고, 조용하지만 확실한 연대를 느낀다.
영화는 인물 각각의 내면에 천천히 다가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크리스티안’, ‘마리온’, ‘브루노’라는 챕터 구성을 통해, 단순히 하나의 시선에 머무르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고독과 상처, 그리고 그들이 서로를 통해 경험하는 미묘한 변화를 입체적으로 비춘다. 이 구조는 영화의 섬세한 정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일상의 리듬을 통해 감정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대형마트의 기계적인 노동 소리, 클래식 음악(특히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왈츠)의 선율, 그리고 인물들의 조심스러운 눈짓들이 어우러지면서, 관객은 눈에 띄는 사건 없이도 인물들의 감정선에 서서히 이입하게 된다. 크리스티안이 마리온의 집에 꽃을 놓고 나오는 장면에서는 불안과 순수함이 교차하고, 그의 사랑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진심어린 것인지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배경으로 설정된 동독 지역의 대형마트는, 통일 이후 독일 사회의 변화와 여전히 남아 있는 소외의 문제를 은근하게 반영한다. 영화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그 변화의 잔물결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개인들의 얼굴과 목소리에 집중한다. 덕분에 특정 시대나 지역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인 디 아일>은 고요하지만 깊은 파동을 남기는 영화다. 반복되는 노동과 고독 속에서도, 인간은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음을, 그리고 아주 작은 순간들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일러준다. 화려하지 않은 대신,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여운을 남기며, 현대인의 고독과 연대에 대한 가장 진실한 이야기 중 하나로 기억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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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남겨지는 사진과 사라지는 기억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초청받아 시사회 참석해 관람한 작품입니다.
[토마스 회프커와의 사진여행 스틸컷 / 출처: 씨네랩 제공]
토마스 회프커 작가님의 커리어와 시대의 흐름까지사진에 문외한인 나로써는 처음 들어봤지만 “매그넘 포토스”라는 유명 사진 스튜디오에 소속되신 역사적인 사진작가분의 다큐멘터리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과거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무하마드 알리 옆에서 동행하며 사진을 찍으셨던 일화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대단한 위치에 계셨던 분인지 실감했다. 또한 영화의 스토리가 작가님의 마지막 사진 여행임과 동시에 작가님의 일생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다보니 중간중간 작가님이 지금까지 찍어오신 많은 사진들이 나온다. 그래서 마치 영화를 보는 것과 동시에 사진전을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이전에 비비안 마이어 전시를 보러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라는 다큐멘터리는 보지 않고 갔다가 전시회 먼저 보고 영화는 나중에 봐야지 하고 미뤄둔 적이 있었다.이번 다큐멘터리를 보다보니 작가님이 전시회를 하신다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참에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영화 속에서는 작가님의 지금까지 커리어에 대해서 차근히 말해주곤 하는데, 처음 포토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당시 찍었던 사진들이 보여진다. 아무래도 저널리즘의 특성상 미국 내에서 이뤄졌던 다양한 사건과 역사가 등장하고 현 시점의 미국이 대비되면서 나타난다. 이러한 영화 흐름은 마치 작가님의 커리어를 비춤과 동시에 미국의 역사를 함께 보여주면서 시대적인 흐름과 변화도 보여주었다.사진 작가라는 직업이 사진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 이야기까지 함께 그려내는 직업이라는 점이 영화에서도 보여지는 것이다.이후 그의 사진이 변하는 과정을 보여진다. 처음에는 사건에 집중하던 모습에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분위기를 담아내는 것으로 넘어가고 마지막에는 자연을 찍은 사진까지 등장하면서 마치 나이를 먹어감과 비슷한 커리어를 보인다. 그것이 실제로 작가님이 나이를 들어가심에 따라 가지게 된 변화인지 단순한 우연인지, 편집에 의한 연출인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마지막 사진 여행을 떠나는 지금의 모습에 너무 어울리는 서사로 다가왔다.마지막 여행과 사진작가의 삶작가님은 알츠하이머를 3년 간 앓으면서 많은 기억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마지막 여행을 떠나신다. 이전에 알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제는 떠나버린 사람들을 추모하지만 대부분은 기억하지 못하시는 장면들이 나온다.특히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이제는 떠나간 이전에 친했던 동료 “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다. 작가님은 아내와 함께 폴을 추모하지만 끝내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사실 그가 찍은 사진은 기억이 나지만, 그에 누군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 대화는 이전에 아침을 먹으면서 했던 대화와 묘하게 연결되는데, 사진이라는 것은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억을 잃어가면서 사람은 잊혀지기도 하지만 그가 찍은 사진만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처럼 작가님이 지금 알츠하이머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많은 것들을 기억 못하겠지만 찍으신 사진만큼은 우리에게 남아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또한 사진작가라는 직업조차도 사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 사진을 찍은 작가님들은 기억에 남지 못한다는 점이 이 다큐멘터리가 그러한 인물을 그리고 있음과 동시에 그 인물의 기억도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남은 것과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반복되는 이야기를 남기는 것만 같았다.<토마스 회프커와의 사진여행> 상영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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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 매치업] <레토> VS <비긴 어게인>
- [무비 매치업 Movie Match-Up]:
[무비 매치업]에서는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비슷하지 않은 듯 비슷한 두 영화 혹은 어디를 하나 보더라도 완전히 다른 두 영화를 비교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그러한 두 영화가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여 그 속에 숨겨진 의미까지 낱낱히 파헤쳐 본다.어느 여름, 해가 지고 익숙한 도시를 거닐 때에 어디선가 음악이 들려온다.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니 그 곳에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누군가가 서 있다. 푸른 눈의 남자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장발의 한 남자, 오합지졸의 밴드 사이에서 웃고 있는 한 여자. 그 시간에 그 곳에 있어서 일까. 이들의 노래는 내가 평소에 들었던 무언가와는 유독 다르게 느껴진다. 이번 [무비 매치업]에서는 다른 시간과 다른 도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그리고 영화에 담긴, 시간과 도시의 이야기. 그것을 하나로 이끌고 채우는 음악을 중심으로 글을 준비했다. 지금부터 완전히 달라 보이는 음악 영화 두 편 <레토>와 <비긴 어게인>에 담긴 특별한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레토 Лето>
#여름과 영화- 영화: 레토 (2018)
-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 출연진: 유태오, 로만 빌릭,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外1980년대 초 소련의 한 해변, 기타를 멘 두 남자가 즐거워 보이는 젊은 무리로 향한다. 두 남자의 이름은 ‘료나 (필리프 아브데예프 分)’와 ‘빅토르 (유태오 分)’. 그들은 ‘펑크’의 소개를 받고 왔다며 유명 락밴드 ‘주파르크’의 멤버 ‘마이크 (로만 빌릭 分)’와 그의 무리에게 자신들을 소개한다. 처음보는 그들에게 던져지는 조롱 섞인 농담들. 그러나 빅토르와 료나의 짧은 노래는 금새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어느덧 완전히 섞인 그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빅토르와 마이크의 아내 ‘나탈리야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分)’는 남다른 눈빛을 주고 받는다.새로운 밴드의 재능에 반한 마이크는 그들에게 ‘가린과 쌍곡선’이라는 이름을 선물한다. 그렇게 가린과 쌍곡선의 친구이자 든든한 후원자가 된 마이크. 가린과 쌍곡선의 공연이 ‘레닌그라드 록 클럽’에서 열리도록 담당자를 설득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이크의 도움과는 별개로, 빅토르와 마이크가 갖는 음악적 지향점은 점점 더 극과 극으로 향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나탈리야와 빅토르의 가까워진 관계는 마이크의 신경을 조금씩 건드린다.어느덧 공연 날, 주파르크의 무대 바로 다음 순서로 가린과 쌍곡선이 올라온다. 그러나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신생 밴드의 연주에 관객들의 반응은 좋지 못하다. 보다 못한 마이크는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무대에 올라와 그들과 함께 연주한다. 그렇게 공연을 무사히 마쳤지만, 나탈리야가 바라보는 사람이 자신이 아닌 빅토르임을 알게 된 마이크는 약속이 있는 척, 그들을 두고 자리를 비킨다.그날 밤, 마이크와 나탈리아 부부의 아파트에는 마이크 대신, 빅토르가 머물게 된다. 그렇게 누구도 막지 않는 빅토르와 나탈리야의 관계는 점점 더 끝을 향해 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장애물이 없으니, 죄책감도 쉽게 몰려온 것일까. 나탈리야는 빅토르를 보는 것도 안 보는 것도 힘들며 마이크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빅토르 역시 그녀의 이야기에 수긍하며 짧지 않았던 그들은 서로를 보내준다.시간이 지나, 가린과 쌍곡선은 레토가 되었고, 하락세인 마이크의 인기와 반대로 빅토르는 소련의 슈퍼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빅토르는 나탈리야를 찾아와 자신의 공연에 초대한다. 밤이 된 레닌그라드 록 클럽,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들은 가득 찼다. 그러나 왜인지 노래를 시작하지 않는 빅토르. 그 순간, 손을 잡고 들어오는 마이크와 나탈리야. 그들을 본 빅토르는 노래를 시작하며, 영화는 끝난다.#억압과 자유"날 건드리지 마 폭발 직전이니까"<'Psycho Killer'>
- Alexander Gorchilin & GSH
-원곡: 토킹 헤즈 Talking Heads
https://www.youtube.com/watch?v=uN2s_aLQn28레토의 시간은 억압과 자유의 시간이다. 종교가 고난과 핍박 속에서 만개하듯, 음악도 그러했다. 영화의 배경인 1980년대 초 소련은 냉전 시기가 한창이었고, 많은 소련 국민들에게 록 음악은 자본주의에 찌든 부르주아적이고 부패한 적국의 음악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저물어가는 전세계적인 흐름에서도 여전히 피와 투쟁만을 외치는 사람들. 그 외침에 평생을 시달린 것은 소련의 젊은이들이었다.그런 그들을 매료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적국의 록 음악이었다. 그러나 ‘레닌그라드 록 클럽’에서 노래하는 젊은 밴드들의 집에는 ‘AC/DC’, ‘데이비드 보위’, ‘티렉스 와 같은 록과 펑크 가수들의 LP판이 가득했고 이러한 흐름은 소련의 다른 젊은이들에게도 해당되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욕망에 대한 가감 없는 표출, 자유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었다. 기존에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주제와 이야기는 ‘소비에트 록’ 더 나아가, ‘레닌그라드 록’을 탄생시켰다.#레닌그라드와 음악영화는 1980년 초, 소련의 ‘레닌그라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록 음악씬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에는 레닌그라드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등장한다. 흑백의 화면 속에서도 인물들은 레닌그라드 안에서 강하게 숨쉬며 살아간다."혜성이 오고 있다고, 여름"<바닷가- 'Summer'>
- Zveri춤추고 노래하는 젊은이들과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가. 이 곳은 아마 레닌그라드의 주변 도시인 ‘세스트로레츠’의 바닷가일 것이다. 이 해변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여름’이다. 영화의 테마곡이기도 한 이 노래는 영화 초반, 빅토르를 만나기 전 바닷가에서 마이크가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이다. 영화의 제목임과 동시에 노래의 제목, 그리고 여름을 의미하는 단어인 ‘레토’는 노래 내내 반복된다. 춤추는 젊은이들과 마이크의 웃음, 그리고 그의 연인 나탈리야까지. 빅토르는 분명 주인공이며 그의 삶은 아름다워 보인다.하지만 노래가 끝나고 빅토르가 등장하자마자, 영화와 인물들 모두의 초점은 빅토르에게 맞춰진다. 심지어 그녀의 연인 나탈리야까지도. 마이크의 삶에 빅토르는 친구이자 경쟁자가 되었고 마이크의 삶은 예전처럼 즐거울 수는 없게 된다. 바닷가와 노래 ‘여름’은 마이크의 뜨거웠던 마지막 행복을 의미한다. 아무런 걱정이나 불안 없이, 음악적으로나 사랑으로나 완벽했던.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고 춤추며 노래하던 그의 자유롭고 즐거웠던 삶을 상징하는 것이다."나는 승객. 차를 타고 또 타고"<도로- 'Passenger'>
-Anton Sevidov
-원곡: Iggy Pop
https://youtu.be/yRfZ4hvI4DU?si=1PbD00qI7JfY6Kn4상점에서 유명 가수들의 앨범 그림을 팔고 있는 빅토르. 그리고 그를 찾아온 나탈리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탈리야는 마이크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줘야 한다며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 그러자 함께 가자는 빅토르. 마이크가 좋아하는 커피를 가져다주기 위해 커피잔까지 구해, 마이크의 직장으로 가는 그들.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너무나 즐거워보인다. 이들의 목적이 마이크를 위한 것인지 아닌지 그들을 위한 것인지 잠시 까먹을 정도이다. 빅토르와 나탈리야가 버스에 타자 ‘이기 팝’의 ‘Passenger’가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옆에 있는 노신사가 노래를 부른다.빅토르와 나탈리야를 빼고 일제히 노래를 부르는 승객들. 정거장을 놓쳤다는 빅토르의 말에도 승객들은 차에서 내리지 말고, 우리는 승객이 되어야 한다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자 버스의 윗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버리는 빅토르. 버스 위를 사뿐 사뿐 밟고, 다시 내려와 버스의 앞문을 열어버린다. 부끄러운 줄 알라는 시민의 말을 뒤로 한 채 빅토르와 나탈리야는 버스에서 내려, 자신들만의 길을 간다. 인형처럼 우리는 승객일 뿐이라고 노래하는 버스의 승객들. 그들은 그들만의 의지를 상실하고 조종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승객들과는 대조적으로, 목표를 위해서라면 없던 길과 문까지 만드는 빅토르와 나탈리야. 금기의 사랑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자유와 주체성이 노래와 비교되며 강조된다."이렇게 완벽한 날, 계속 곁에 있어줘요"<거리- 'Perfect day'>
-Elena Koreneva, Anton Sevidov
-원곡: Lou Reed
https://youtu.be/sp9dFJlmgOI?si=SRN2K3gIsY-o36VA나탈리야가 가져온 커피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씁쓸함, 몰래 토마토를 나눠먹는 빅토르와 나탈리야의 웃음은 마이크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점점 시려오는 마이크의 마음. 여름의 뜨거운 열기마저 마이크의 마음에 따뜻함을 가져오지 못했다. 가린과 쌍곡선의 첫 공연이 끝나고, 마이크는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나타샤에게 먼저 들어가라 말한다. 자신이 없는 자리에 빅토르가 있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마이크는 친구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그저 비 오는 밤, 전화 부스에 서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에게 전화하려고 그 곳에 서 있었던 것일까. 그는 결국 어느 누구에게도 전화를 걸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여인에게 자리를 내준다. 동전을 빌려달라는 여인의 말에 동전까지 건네주는 마이크. 여인에게 향한 그의 조건 없는 베풂은 마치, 빅토르에 대한 그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는 듯하다. 물론,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었고, 오히려 사랑하는 애인마저 빼앗겼지만 말이다. 노인은 마이크를 향해 노래한다. 이렇게 완벽한 날, 내 곁에 있어달라고, 그러나 마이크는 조용히 듣고 있을 뿐이다. 그에게 이 날은 완벽한 날도 아니었으며, 곁에 있어달라고 말할 누군가도 없기에."난 알아 내 나무가 이 도시에서 죽는다는 걸."<레닌그라드 록 클럽-‘ 'The Tree’>
-Petr Pogodaev, Petr Tishkov, Zveri
https://youtu.be/wNuBq5dmFVo?si=0MvK7yt3xaW1tY7V빅토르와 그의 밴드는 자신들이 처음 공연했던 그 곳, 자신들이 탄생했던 그 곳 ‘레닌그라드 록 클럽’으로 돌아온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되는 ‘키노 (Кино)’라는 이름을 달고 말이다. 그들의 인기는 레닌그라드를 넘어 소련 전체에서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빅토르의 잊지 않았다. 그를 있게 해준 그 도시, 그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도시, 레닌그라드를 말이다.수많은 도시와 휘황찬란한 공연장을 가봤을 그이지만, 초라해 보이는 레닌그라드 록 클럽이 갖는 의미는 그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를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관중들, 그러나 그가 찾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두 사람, 마이크와 나탈리야. 결국 오지 않는 그들을 뒤로하고 노래를 시작하려는 그 때, 손을 맞잡은 마이크와 나탈리야가 들어온다. 세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기에 서로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야 빅토르는 노래한다. 그의 나무는 이 도시에서 죽을 것이라고.#다시 돌아올거야
"이 여름도 곧 끝이 나겠지"<'Summer Will Be Over Soon'>
-KINO영화는 고려인 출신 소련의 슈퍼스타 록 가수 ‘빅토르 초이’의 전기영화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영화는 빅토르 한 명이 아닌, 두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 인물은 빅토르, 그리고 마이크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지지하는 동료 사이에서 갖는 그의 개인적 고뇌는 레토의 또 다른 핵심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마이크 (마이크 나우멘코)는 빅토르가 1991년 사망하고, 바로 1년 뒤에 세상을 떠났다.그는 생애 후반, 빅토르에게 인기를 상당 부분 넘겨주게 되지만, 마이크 역시 훌륭한 재능이었고 당대를 빛낸 스타였다. 이처럼 짧은 시기, 두 재능을 잃은 소련의 음악계는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음악적 지향점이나, 사상적으로나, 그리고 사랑이나, 끊임없이 엇갈렸던 빅토르와 마이크의 대립은 영화 내내 흥미진진한 요소였다. 그들은 자유를 이야기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자유는 달랐다. 정면돌파를 통해 쟁취한 완전한 자유를 원하는 빅토르와, 주변을 챙기고 돌아보며 모두와 함께 자유로워지기를 원했던 마이크. 그들의 미묘한 차이는 작품에서 느껴진다.<레토>는 흑백영화이지만, 다양한 편집과 연출들로 보는 재미가 있다. 중요한 장면 속 노래들과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와 같은 연출. 거기서 오는 펑키한 편집과 흑백 배경과 대조되어 더욱 튀는 갖가지 색들. 꿈과 상상처럼 표현한 자유에 대한 욕구. 그리고 이러한 욕구가 불러일으킨 상상과 현실의 간극을 리마인드시키는 ‘회의론자’라는 이름의 관찰자 캐릭터. 이것들은 마치 한 편의 영화 속에서 연극, 광고 아니면 또 다른 작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이처럼 레토에서만 볼 수 있는 재치 있고 세련된 요소들은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눈부신 재능에서 온 것이다. 가진 것 없던 이방인이 거둔 꿈만 같은 성공과 짧지만 강렬했던 삶. 영화라는 의미의 러시아어 ‘키노’처럼 참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여름은 끝이 났지만, 다시 찾아온다. 뜨거웠던 그때 그 여름처럼 잊혀지지 않고 찾아올 영화 ‘레토’였다.
<비긴 어게인 Begin Again>
#젊음과 희망- 영화 : 비긴 어게인 (2014)
- 감독 : 존 카니
- 출연진 :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르빈 外뉴욕의 한 바, 그 곳에서 ‘그레타 (키이라 나이틀리 分)’가 노래를 부른다. 모두가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오직 한 사람 ‘댄 (마크 러팔로 分)’만이 숨겨진 재능을 알아본다. 그레타에게 다가가 자신이 유명한 프로듀서라고 소개하는 댄. 그러나, 볼품 없고 허세 부리는 듯한 그의 모습은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댄의 끈질긴 설득으로 그레타는 결국 앨범을 만들기로 한다. 사실 그레타와 댄은 비슷한 처지였다.남자친구 ‘데이브 (에덤 르빈 分)’를 따라 뉴욕에 오게 된 그레타. 그레타처럼 무명 가수였던 데이브는 그의 노래가 영화에 삽입되며 한 순간에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렇게 평생을 행복할 것 같았던 그들. 그러나 데이브가 LA 출장을 다녀왔고 자신이 만든 노래 “A Higher Place”를 들려준다. 그 노래를 듣자마자, 그레타는 데이브가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결국 그들은 이별한다. 성공한 음악 프로듀서였던 댄 역시도 아내 ‘미리엄 (캐서린 키너 分)’의 불륜으로 결국 이혼하고, 딸의 양육권 문제까지 앓고 있는 그야말로 나락에 떨어진 상태였다.이러한 절망 속에서도, 댄과 그레타는 다시 희망을 가지고 앨범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앨범의 컨셉은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뉴욕을 돌아다니며 야외녹음을 하는 것이었다. 앨범을 만들면서, 댄은 그의 딸 ‘바이올렛 (헤일리 스테인펠드 分)’와 화해했고, 그레타 역시 과거를 잊고 자신만의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었다. 그들의 앨범은 뛰어난 완성도로 큰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댄과 그레타는 점점 가까워졌지만 더 나아가지 않고, 그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짧은 포옹을 끝으로 헤어진다.시간이 지나, 그레타의 노래를 들은 데이브. 그는 그녀에게 사과하며 공연장에 찾아와달라 부탁하게 된다. 고민을 하다 데이브의 공연장에 간 그녀. 공연에서 데이브는 그레타를 바라보며 그녀가 선물해준 ‘Lost Stars’를 원곡의 버전으로 부르지만, 이내 대중들이 좋아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꿔 부르게 된다. 그 모습을 지켜 본 그레타는 결국, 공연장을 떠난다. 그리고 그레타는 댄과 보낸 시간의 상징인 듀얼잭을 돌려주며 그동안의 시간을 정리한다. 댄은 이 듀얼잭을 통해 아내, 미리엄과 다시 화해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댄의 아파트에 찾아온 그레타. 그녀는 앨범을 인터넷에 올리고 싶다고 말하고, 그 결정을 댄은 존중해준다. 그리고 그들의 찬란했던 모습이 담긴 사진들과 함께 영화는 끝난다.#실패와 도전
"우린 길 잃은 별인가요"<'Lost Stars'>
-Keira Knightley
https://youtu.be/3RPkTAMNvSY?si=CdfSlP0DYHz84n6U<레토>의 시간이 억압과 자유의 시간이라면, <비긴 어게인>의 시간은 실패와 도전의 시간이다. 연인과 꿈 모두를 잃고 떠나려던 그레타에게 댄은 거칠지만 진심이 담긴 손을 내밀었다. 댄이 데이타에게 향했을 때, 그들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댄이 먼저 손을 건넸을 뿐, 그레타가 용기를 내어 그 손을 잡아주었기에 그들은 함께 할 수 있었다. 서로의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들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고 누구보다 서로를 위했다. 가장 뜨거웠던 사랑을 잃어버렸던 그레타와 댄. 그들은 사랑과 함께, 꿈과 희망마저 잃어버렸다. 완전히 추락해버렸고, 그들의 인생에 있어 새로운 도전은 불가능해 보였다.그러나 그들은 음악을 통해, 그리고 서로를 통해 위로 받았고 도전했다. 길 잃은 두 별은 어둠 속에서 다시 용기를 내었다.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들은 다른 별들과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가시밭길을 지나자, 새로운 길이 보였다. 두려움과 괴로움으로 주저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함께하는 별이 그 여정동안 함께 빛나주었기에 그들은 그 곳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무엇보다 밝게 빛났다.#뉴욕과 음악
비긴 어게인은 음악 영화이기도 하지만, 음악과 함께 뉴욕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레타와 댄은 자연스러운 뉴욕의 소리를 앨범에 담기 위해, 골목과 차도, 건물 옥상 등 다양한 곳에서 녹음을 진행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뉴욕의 모든 것을 담은 앨범, 그리고 영화는 특별했다."마지막 한걸음을 내딛을 준비가 되었나."<바- 'A Step You Can’t Take Back'>
-Keira Knightley
https://youtu.be/--byHxoPRwQ?si=cclo6k6O9utkl2pp그레타와 댄이 처음 만난 뉴욕의 작은 바는 모든 것들의 시작이었다.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댄. 그런 그에게 들려오는 그레타의 노래. 통기타 하나를연주하며 진솔하게 노래하는 그녀는 댄을 완전히 매료시켰다. 댄에게는 그녀의 뒤에서 저절로 연주되는 악기들이 보였다. 그녀에게 조금의 도움만 있다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함께 앨범을 만들자고.댄의 허름한 모습을 보고 프로듀서가 맞는지 의심하며, 무례하게 말하기 시작하는 그레타. 하지만 댄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의 집착에 가까운 제안에 그레타는 결국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그들의 음악색은 영 맞지 않는다. 그레타는 음악성을, 댄은 대중성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인연은 성사되지 못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는 길만 달랐지, 결국 댄과 그레타의 진정성은 같았다.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 그들은 다시 만났고, 정말 마지막이 될 한걸음을 내딛었다."내 인생도 이제 풀리기 시작했거든."<골목 -' Coming Up Roses'>
-Keira Knightley
https://youtu.be/K6wiDpf5ogk?si=oPCbIWv3Tu41BNNf다양한 곳에서 밴드의 구성원들을 모아온 댄과 그레타. 그들은 뉴욕의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잘 담기 위해, 여러 장소를 찾아다녔다. 그들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뉴욕의 한 골목, 쓰레기통과 낙서 가득한 벽 옆에 그들은 악기를 설치했다. 댄과 그레타의 절실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농구를 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 댄은 그 아이들의 목소리까지, 모두 음악에 사용하기로 한다. 이 모든 소음이 하나의 음악이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자동차의 경적 소리와 고함 소리 모두 음악에 고스란히 들려온다. 그러나 그레타가 노래를 시작하고,내 인생도 이제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하자, 걱정거리였던 소음들은 모두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노래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순탄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레타와 댄을 괴롭히던 걱정거리와 고민거리들. 이것들은 골목의 소음들과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했을 때의 소음은 그들을 무너지게 할 정도로 크게 느껴졌다. 그러나 악기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하니, 소음은 그저 그레타와 댄이라는 사람을 더 다채롭게 해주는 것들이 되었다."그대여, 돌아갈 건지 말해줘."<옥상-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Keira Knightley
https://youtu.be/Tk1G5DVWRp8?si=DjosSlx3JhPxaagX골목에서의 녹음을 끝낸 그들의 다음 장소는 건물의 옥상이었다. 엠파이어 빌딩이 보이는 높은 건물. 밤이 되자 그들이 준비한 조명이 반짝였다. 이번 녹음에는 특별한 이가 함께했다. 바로 댄의 딸 바이올렛이다. 준비가 되면 시작하라며 긴장을 풀어주는 아빠, 댄. 댄도 이 날은 베이스 기타를 연주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천천히 일어나 무대로 나오는 바이올렛. 딸이 연주하는 리드 기타와 아빠가 연주하는 베이스 기타.오해와 갈등을 끝내고 완전히 하나가 된 이들의 모습은 영화 전체를 보아도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다시 돌아갈 것인지 말해달라는 노래 가사에, 댄은 고개를 끄덕였다. 슬픔과 고통을 혼자만 감내했던 댄. 그는 이 슬픔과 고통을 넣어두고 딸 바이올렛과 화해했으며, 좋은 아빠로 돌아갔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에게 상처를 줬던 아내 미리엄과도 화해한다. 그렇게 가족과 집으로 돌아간 댄.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는 그레타. 아마 이 노래는 댄과 그레타의 관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있어 ‘끝’이라는 대답이다."내 이름을 부르는 너의 목소리를 들었지."<공연장- 'Lost Stars'>
-Adam Levine
https://youtu.be/5U-JroWwFkw?si=TNdT4X1SK6yZ0QAY댄과의 인연을 끝내고, 데이브의 공연장에 찾아온 그레타. 그녀가 공연장에 찾아오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자신을 찾아온 그녀를 바라보며 노래하는 데이브. 데이브는 그레타가 선물했던 ‘Lost Stars’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레타가 선물한 그때 그 발라드 버전으로 부르는 노래. 그레타 역시 웃음으로 화답한다. 그러나 2절이 시작되자 데이브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발라드가 아닌 자신만의 빠르고 신나는 버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변해버린 자신의 곡과 변해버린 데이브. 결국, 그레타는 공연장을 떠나고, 데이브는 그레타가 떠난 자리를 허무하게 바라본다. 수많은 사람이 가득 찬 공연장. 모든 사람들이 데이브를 보기 위해 모였다.하지만 데이브는 그레타만이 신경 쓰인다. 처음 뉴욕에 왔을 때처럼 수염 없는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는 데이브. 영화 속 시간이 지나면서 자라나는 데이브의 수염은 점점 인기를 얻고 변해가는 그의 상태를 의미했다. 그러나 데이브가 마지막 장면이 되어서, 원래 모습처럼 깔끔하게 면도했다는 것은 그레타와 다시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겉만 돌아왔지, 데이브는 결국,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레타와 데이브가 부른 완전히 다른 버전의 ‘Lost Stars’처럼 그들은 너무나 달라졌다. 그레타는 분명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데이브의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그녀는 떠났다.#사랑을 말하지 않아도"그래도 난 널 사랑해왔어"
-Keira Knightley
https://youtu.be/KvZLvJc_ry8?si=8j6tSWjgSRZhzaP_영화는 결국, 음악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감독은 댄과 그레타에게 사랑의 정서를 입히지 않는다. 분명 둘 중 한명이라도 조금만 더 다가갔으면 그들은 연결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둘 다 그러지 않았다. 결국, 댄은 가족에게 돌아가고, 그레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영화는 끝난다. 실제로 댄과 그레타의 키스신도 존재했으나, 최종 편집과정에서 사라졌을 정도로 둘의 관계는 애틋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존 카니’ 감독이 직접 영화를 만들었던 누구도 그들의 키스신을 바라지 않았고, 이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이 둘이 이어지는 것은 작품의 의미와는 맞지 않았다. 댄과 그레타가 서로를 아꼈고 사랑했기에 더 나아가지 않고 멈췄다는 것이다. 댄은 가족에게 돌아가기를, 그레타는 새로운 사랑을 하기를 그 둘은 바랬을 것이다.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첫사랑과 같은 둘의 관계는 바보 같지만 아름다웠다. <원스>와 <싱 스트리트>처럼 음악을 주제로 영화를 만드는 존 카니답게 <비긴 어게인>역시 음악 자체나 음악과 영화 속 장면의 조화는 더할 나위 없었다. 원스나 싱 스트리트보다 등장인물의 정서를 이해하기 쉽게 묘사했고 영화의 톤 역시도 어둡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던 영화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주제마저 가벼웠던 것은 아니었다. 그레타와 댄의 정서를 섬세하게 묘사했으며, 이야기의 흐름도 억지 없이 논리적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이를 통한 결말은 현실적이었고 이해도 갔다. ‘그래도 난 사랑해왔어’라는 노래 가사처럼 댄과 그레타는 말은 하지 않았도 서로를 사랑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사랑할 가치가 있는 영화 ‘비긴어게인’이었다.
#흑백의 사실, 컬러의 픽션<레토>와 <비긴 어게인>은 흑백영화와 컬러영화라는 차이점에서 시작하여 사실과 픽션, 기존 명곡의 사용 여부 등의 차이점이 존재한다. 시대와 인물 중 어디에 초점을 맞췄는지도 다르고, 미국과 소련이라는 사상적/사회적으로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국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 역시 달랐다. 공통점도 존재한다. 레닌그라드로 온 빅토르와 뉴욕으로 온 그레타라는 이방인. 마이크와 데이브라는 음악과 인생의 라이벌.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하게 된 두 뮤지션 ‘즈베리’의 ‘로만 빌릭’과 ‘마룬5’의 ‘에덤 르빈’. 빅토르와 마이크, 댄과 그레타라는 투톱 주인공 체제 등의 공통점이 바로 그것이다. 끝으로 두 영화 모두 인간의 의지와 자유, 그리고 사랑을 노래한다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영화와 음악을 사랑한다면, <레토>와 <비긴 어게인>을 한번쯤은 감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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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호〉, 신파가 죽어야 한국영화가 산다
암울한 모습의 2092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승리호〉는 나쁘지 않은 오락 영화다. UTS라는 거대 기업이 주도하여 환경오염으로 황폐해진 지구를 버리고 화성 이주를 시도한다는 게 영화의 큰 얼개다. 여기에 우주 쓰레기 청소부가 UTS의 음모를 발견하고 쫓는다는 설정이 더해진다. 캐릭터들은 적당한 매력을 갖췄고 비주얼은 ‘한국형 우주영화’라는 수식어를 빼고 봐도 어색함이 없을 만큼 빼어나다. 〈승리호〉는 적당한 교훈과 재미, 시각적 쾌감이 어우러진 영화다.
하지만 나쁜 점도 있다. 〈승리호〉의 이야기 동력은 신파다. 태호(송중기 배우)의 부성애가 없으면 영화는 전개되지 못한다. 부성애가 언제나 신파인 것은 아니지만, 〈승리호〉의 부성애는 신파가 맞다. 부성애에 대한 ‘보편적’인 이미지에 기대 그 어떤 새로운 감정선도 만들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신파를 욕함에도 왜 신파는 상업영화에서 걷어지지 않는 걸까?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 스틸컷 ⓒ넷플릭스
신파가 보편적 정서를 대변한다고 가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신파는 주로 가족적 감정에 기반을 둔다. 가족이 주는 평온함, 안온함을 기본 전제로 삼는다. 많은 상업영화는 이 안온함·평온함이 어떻게 깨지고 복원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문제는 여기에 몰입하지 못하는 관객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형 신파가 가족주의를 당연한 감동의 코드로 삼을 때 상상되는 대중의 범주는 지나치게 협소하다. ‘정상가족’으로 포괄할 수 없는 다양한 가족 실천 혹은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해석할 수 없는 다양한 삶이 여기저기서 가시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가족주의적 신파가 ‘보편적 정서’의 구체적 내용으로 상상될 때, 이들은 ‘대중’의 범주에서 배제된다. 가족주의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대중으로 인정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대중의 바깥으로 밀려난다. 언젠가부터 한국영화는 상업성을 들먹이며 규범적 정상성의 경계를 확정짓는 판관 역할을 하고 있다. 누구도 한국영화에 그런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어쩌면, 가족주의 신파는 보편적이라서 선택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상업영화에 선택됨으로써 보편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선택의 이유는 창작자의 무능(혹은 게으름)이다. 변화를 마주하길 거부하고 익숙한 상상력을 아무 고민 없이 끌어다 쓰는 것이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설령 한때 가족주의적 신파가 ‘보편’ 정서였다 하더라도, 이제는 변화한 현실에 맞는 다양한 감정선이 영화의 전면에 드러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무책임한 자기복제를 반복하며 철 지난 상상력을 재생산하는 한국영화의 가족주의적 신파는 폐기되어야 한다.
〈승리호〉가 ‘한국형 SF의 시작’이 아닌 ‘한국형 신파의 게으른 반복’으로 평가되어야 하는 이유다. 신파의 폐기는 상업영화가 사는 길이다. 상업영화가 관객 수를 이유로 낡고 보수적인 습관을 반복하는 한, 기민한 감각으로 무장하여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내는 영화는 영원히 '독립영화', '예술영화'의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더 좋은 미래를 꿈꿀 자격이 있다. 〈승리호〉도 같은 꿈을 꾸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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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억압에 맞서 추는 나만의 춤
당신의 억압에 맞서 추는 나만의 춤
메라비는 무용단 댄서로 활동하면서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집안 사정은 조금 빠듯해 보이지만 메라비 가족은 나름대로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날, 언제나처럼 연습과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병행하던 그의 눈에 이라클리가 들어온다. 이라클리는 동성과 관계를 맺었다는 추문과 함께 무용단을 나간 동료의 자리에 새로 들어온 대타 댄서다. 불현듯 나타난 새로운 동료에 대한 메라비의 호기심은 이내 경쟁심리로 바뀌어 간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알리코 선생이 언급했던 메라비의 부족한 점을 이라클리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못처럼 꼿꼿하면서 힘 있는 춤", 유연하고 섬세한 메라비의 춤과는 정반대의 스타일이다. 본부에서 무용수 1명을 더 뽑기 위한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메라비와 이라클리는 본격적으로 서로의 경쟁 상대가 된다. 메라비는 오디션 기회를 따내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연습실에 가 연습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라클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새벽마다 함께 춤 연습을 하면서 우정을 키워나간다.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순간은 마리네 집 뒷마당의 어느 바위 앞에서다. 메라비가 이라클리가 피우던 담배를 뺏으면서 둘은 몸싸움을 하기 시작하고, 곧장 서로의 몸에 대한 탐색으로 넘어간다. 이때 배경에서 들려오는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와 소음은 호모포비아적인 조지아 문화 안에서 위태로울 수밖에 없는 둘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두 사람이 안전하게 있을 공간은 고작 바위 뒤편의 작은 공간이며, 그곳 또한 온전히 자유와 안전을 보장받는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이 영화가 훌륭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바로 이런 것이다. 이 영화는 조지아라는 국가의 현재를, 그 안의 개인과 집단의 모습을 세심하고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메라비의 여자친구 마리가 런던과 관련된 경험을 자랑하는 모습에서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지역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과 맞물려 유럽의 것들을 선호하는 조지아 젊은 층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버스에서 급하게 옷을 갈아입는 메라비에게 퉁명스럽게 불평하다가 옷매무새를 정돈해주는 승객의 모습, 아무렇지 않게 모르는 사람의 어깨에 기대 자는 모습에서는 조지아 특유의 따듯하고 가족적인 문화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조지아의 따듯한 정(情)을 담아내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다. 영화에는 오히려 조지아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그 속에는 조지아의 집단적이고 보수적인 문화를 안팎의 경계에 선 외부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감독의 날선 시선이 존재한다. 실제로 레반 아킨 감독은 조지아인 부모를 둔 스웨덴인으로, 자신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건 '부끄러움'의 감정 때문이라 밝혔다. 감독은 2013년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극우 성향 정교회 단체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접했고, 충격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이를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결심했다. 그것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었고, 영화는 곳곳에서 그러한 부분을 꼬집는다. 특히나 메라비의 아버지 요셉은 이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자신 또한 과거에 댄서였던 요셉은 "조지아 춤에는 미래가 없고, 댄서의 삶은 개 같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으며 메라비가 다른 직업을 찾길 진심으로 권유한다. 그는 메라비의 유연하고 남성적이지 않은 춤 스타일이 조지아에서 인정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레반 아킨 감독은 자신의 게이 정체성을 점차 알아가는 주인공의 서사와 조지아 춤의 전통적 가치관을 결합해 조지아의 억압적이고 보수적인 전통 사회상을 전면적으로 드러냈다. 그리고 그런 사회의 집단 가치관에 충돌해 좌절하지 않고, 그 상처와 아픔을 딛고 성장해나가는 주인공의 서사를 성공적으로 구축시켰다. 영화에서 이런 메라비의 성장에 대해 확신을 주는 부분은 단연 극후반부의 두 개의 연속되는 롱테이크 숏으로 이루어진 씬이다. 메라비는 자신의 형 다비드의 결혼식장에서 이라클리와 오랜 이별 끝에 재회하고, 그를 다시 볼 수 있음에 안도한다. 메라비가 이라클리를 찾으면서 트래킹 숏이 시작되고, 카메라는 거울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그의 모습을 멀리서 잡다가 이라클리가 있는 방으로 찾아가는 그를 따라간다. 메라비의 기대가 무색하게 이라클리는 어머니를 혼자 둘 수는 없어 여자친구와 약혼했다며, 자신은 이제 트빌리시를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한순간에 연인을 잃은 메라비는 그에게 화를 내고 침대에 앉아 흐느낀다.
여기서 잠시 흐름이 끊긴 뒤, 다시 롱테이크 숏이 시작된다. 카메라는 방문을 열고 나가 터벅터벅 걷는 메라비의 모습을 잡는다. 메라비는 거울을 보며 눈물을 닦고 옷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전의 롱테이크 숏과는 상반되게 메라비의 결연한 표정이 눈에 띈다. 메라비는 곧장 건물을 나가고, 마리는 그런 그를 지켜본다. 그리고 카메라는 결혼식 피로연 현장을 보여주는 것 같더니 창문 밖의 메라비와 마리에게로 넘어간다. 둘이 멀리 있어 둘의 목소리가 들려서는 안 되는 구도지만 마리의 말이 선명히 들린다. "용서해 줘, 내가 이해를 못 했어. 미안해." 그리고 둘은 포옹을 나눈다. 집으로 돌아온 메라비는 벽의 무용 관련 사진들을 다 뜯어버리고, 침대에 눕는다. 얼굴에 상처를 가득 입은 형 다비드가 옆에 누워 호모라는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말한다. 메라비가 대답이 없자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 괜히 얻어맞은 거야?" 메라비가 답한다. "아마도." 형에게 이라클리와의 관계를 들키는 꿈을 꿨을 정도로 그에게 이 상황은 무서운 순간이었을 테지만, 형은 오히려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넌 늘 나보다 나았어." "넌 조지아를 떠야 해. 여긴 가망이 없어." 그리고 두 사람은 진한 포옹을 나눈다. 그렇게 메라비는 마리, 다비드와 포옹을 나누며 그들의 진정한 이해와 존중을 받는다.
오디션 날이 되고, 마리는 메라비를 응원하기 위해 그와 함께한다. 2층에서 응원하는 마리의 모습과 함께 메라비의 독무가 시작된다. 점프 후 착지하다 발을 삐끗하는 메라비는 그대로 멈추는가 싶더니 다시 이어서 춤을 춘다. 북을 치는 연주자는 이에 맞춰 연주를 재개한다. 그의 유연하고 아름다운 춤동작을 보며 본부 측 인사는 조지아 춤을 모욕하고 있다며 화를 내며 나간다. 메라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춤을 춘다. 알리코 선생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춤을 끝까지 지켜본다. 메라비가 인사를 마치고 오디션장을 나가면서 영화의 타이틀 "And Then We Danced(그리고 우리는 춤을 추었다)"가 뜬다. 이 영화의 마지막 씬은 왜 이 영화의 제목이 "그리고 '나는' 춤을 추었다"가 아닌 "그리고 '우리는' 춤을 추었다"인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리는 씬이며, 또한 조지아의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씬으로 보인다. 그의 춤이 끝날 때까지 북 연주를 계속 진행하는 연주자와 2층에서 춤추는 그를 지켜보는 마리는 그를 응원하는 존재들이다. 그의 춤을 탐탁지 않게 여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의 춤을 지켜보는 알리코 선생의 모습 또한 정도는 다를지 모르나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메라비는 국가의 억압과 편견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과 자유를 향한 춤을 열렬히 춘다. 그런 그의 주변인에게서 보이는 변화의 몸짓은 또 하나의 춤으로 느껴진다. 결국 이 씬에서 춤을 추는 건 메라비만이 아니다. 영화 내외의 관객들을 끝내 인물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방향으로, 그 변화의 시작점으로 이끌고야 마는 이 영화의 태도는 이 영화를 무척 응원하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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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헌 감독 축구 영화 '드림' 리뷰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드림
(2023.04.26 개봉)
감독: 이병헌
출연: 박서준, 아이유 등
안녕하세요!
오늘은 극한직업, 스물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 축구 영화 '드림' 리뷰를 써 보려고 해요!
드림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축구 선수 홍대,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감독으로 나서게 된다.
열정리스 PD 소민이 다큐 제작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특별한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이들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드림> 줄거리
드림은 실화를 각색한 영화거든요!
실제로 2010년에 열린 홈리스 월드컵이 있었는데요
드림처럼 대회 참가에 필요한 돈이 부족해서 참가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대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 축구 협회 등에서 후원받은 돈으로 겨우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2019년부터 코로나로 인해 잠시 중단되었었는데 2023년부터 다시 홈리스 월드컵이 열린다고 하니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병헌 감독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 뚜렷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스물의 치호와 멜로가 체질의 진주가 생각나는데요
겉으론 멀쩡하지만 어딘가 고장나 있는... 돌I 같은 생각을 하는 캐릭터들이죠
드림에서는 소민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멜로가 체질 영화판 같단 리뷰를 남기셨는데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고...
그 이유가 모든 캐릭터들의 말투가 비슷해서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본 스물,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 드림만 놓고 봐도
캐릭터들이 다 높낮이 없는 일정한 톤으로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팩폭을 말하거든요
물론 그게 웃기긴 하지만 이제는 지겹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같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럼에도 드림이 재미를 놓치지 않을 수 있던 이유는 효봉, 문수 등 새로운 캐릭터를 넣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많은 캐릭터들 각각의 사연을 풀어 주는 데 애썼기 때문이고요
모두가 소민 같은 말투를 구사하는 코믹 영화였다면
사실 2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많이 지루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동진 평론가님의 평을 보았습니다
영화보다 해설가가 해 주는 말이 더 많다였던가??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드림에서 우리가 감동받을 수 있는 부분은 한국팀이 1점이라도 따내는 경기 부분이잖아요?
근데 경기 씬 30분...? 정도를 외국인 해설가의 나레이션과 함께하게 되는데요
그렇다 보니 캐릭터들의 감정을 느끼진 못하겠더라고요
해설가가 말하는 상황 자체(지문)를 이해하고 있을 뿐
머리띠를 쓴 인수가 어떤 감정으로 임하고 있는가, 다리까지 다쳤던 환동이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등
캐릭터에 몰입이 안 되는 거예요...
저 진짜 BGM만 깔아 줘도 우는 애인데 그냥 재미있다~뿐이지 감동적이진 않았어요
저는 이병헌 감독님의 개그 코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예고편을 보고 코믹을 기대했던 것도 있는데
아무래도 실화 기반 스포츠 영화다 보니까 완전히 웃음만으론 갈 수 없겠나 보더라고요...
웃긴 건 정말 예고편으로 보는 장면이 다였고 가끔씩,, 피식거릴뿐
박장대소할 정도로 웃긴 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스포츠 영화로 최고였냐? 그건 또 아녜요
사실 스포츠 영화는 깊은 울림과 함께 여운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슬램덩크가 대표적인 예시겠죠?
저 강백호 빼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 막판 1점에선 숨도 못 쉬고 진짜 눈물이 차올랐거든요
그 정도의 감동을 원하고 보는 게 스포츠 영화인데... 그렇게 보았을 땐 아쉬웠습니다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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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5월 셋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오늘 최고 기온은 30도로 굉장히 무더운 날씨를 보인다고 합니다.오늘뿐만 아니라 이번 주부터 기온이 오르니 더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영화 <범죄도시2 >의 개봉 주 주말의 관객 수'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범죄도시2> (▲1)▶ 프리미어 유료 상영회만으로 2위를 차지했던<범죄도시2>가 5월 셋째 주에는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범죄도시2>는 <기생충> 이후 최단 흥행 기록을 경신하며 극장가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주말 동안 (5월 20일~5월 22일) 관객 수 253만 4,13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55만 809명을 돌파하였습니다.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1)▶ 아직 개봉 전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였는데요.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닥터 스트레인지 속편이 <범죄도시2> 개봉과 동시에 한 단계 하락해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5월 20일~5월 22일) 관객 수 32만 8,08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47만 2,09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배드 가이즈> (-)▶ 개봉 4주차임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에서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배드 가이즈>!
주말 동안 (5월 20일~5월 22일) 관객 수 3만 5,94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7만 5,40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01회 예측 이벤트는 5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유저분들이 예측해주신 영화 <범죄도시2> 의 5월 20일, 5월 21일, 5월 22일의 관객 수 스코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범죄도시2>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0%, 여성 40%로 남성이 더 높은 비율을 가진 걸 알 수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20대가 아주 살짝 낮은 비율인 3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범죄도시2>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13세 미만 여성(2,100,000명)과 20대 초반 여성(1,171,469명)이었습니다.
또한 <범죄도시2>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0.5%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범죄도시2>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 (▲1)▶ <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는 4주 동안 박스오피스 순위권을 유지했는데요.
59분으로 짧은 러닝타임과 탄탄한 팬층을 보유했기에 긴 시간 박스오피스 순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5월 20일~5월 22일) 관객 수 8,00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4만 7,17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아치의 노래, 정태춘> (NEW)▶ 정태춘 데뷔 40주년을 맞아 정태춘의 데뷔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가 개봉했습니다.
고영재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전 국민이 공감할 만한 영화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정태춘을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주말 동안 (5월 20일~5월 22일) 관객 수 6,79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만 4,33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10대 가수상, 가요 사전심의 철폐운동 그리고 음악시장을 홀연히 떠나기까지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노랫말과 서정적인 음율로 시대와 함께한 뮤지션.
데뷔 40주년, 우리가 몰랐던 정태춘의 음악과 삶을 만나다!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3주 연속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가 차지했습니다.
셋째 주 주말에는 총 두 작품이 새롭게 등장했는데요. 바로 2위의 <Downton Abbey: A New Era>, 5위의 <Men>입니다.
<Men>은 올해 국내 개봉 예정이고, <Downton Abbey: A New Era>는 국내 개봉이 불확실합니다.
주말 동안(5월 20일~5월 22일)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의 매출액은 $31,600,000 (한화 약 402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총 누적 매출액은 $342,080,485 (한화 약 4,354억)을 기록했습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5월 6일 ~ 2022년 5월 8일)1.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3,160만 달러 (누적 3억 4,208만 달러)2. <다운튼 애비: 새로운 시대> 1,602만 달러 (누적 1602만 달러)3. <배드 가이즈> 609만 달러 (누적 7,436만 달러)4. <수퍼 소닉2> 394만 달러 (누적 1억 8,100만 달러)5. <멘> 329만 달러 (누적 329만 달러)...씨네픽의 5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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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리뷰/소개]시간이 흘러도 이 영화가 좋은 이유
#집으로#집으로리뷰#추석개봉영화
추석을 맞이하여 재개봉하는 영화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좋은 영화는 좋은 영화인가 봅니다. 여러분의 기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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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메인 예고편
불안이 X 당황이 X 부럽이 X 따분이 등장? 올여름, NEW✨ 감정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라일리 작전이 시작됩니다? [인사이드 아웃 2] 6월, 극장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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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개와 결혼하는 남자> 메인 예고편
어릴 적 가족을 잃은 상처로 사람들에게 마음을 잘 열지 못하는 랜디.
대학에서 룸메이트로 만난 마이크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그의 도움으로 제시카를 만나 약혼까지 한다.
어느 날, 랜디가 다니던 회사에 문제가 생겨 형편이 어려워지자 냉정하게 떠나버린 제시카.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랜디는 괴로워한다.
아픔을 치유하고자 동물 보호소를 방문한 랜디는 우연히 만난 개 '코코'에게 깊은 교감을 느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