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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얼어붙게 할 영화 속 설원
첫눈을 맞이한 뒤, 부쩍 날씨가 추워져 진짜 겨울이 된 것을 실감하게 되는 요즘!
겨울의 서늘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을 꾸려왔습니다.
이번 겨울은 영화 속 설원을 보며 색다르게 즐겨보아요 ٩( ᐛ )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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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적으로 착한 인간은 없다
한 여자가 법정에 등장한다. 하지만 그녀는 법정복을 입지 않는다. 수많은 재력가, 사교계 셀러브리티들의 환심을 사고, 그들의 돈을 뜯어간 당돌하다 못해 위험한 여자. 이 여자의 이름은 애나 델비. 본명은 애나 소로킨이다. 하지만 이 여자는 자신이 사기를 치고 다녔다는 증거가 이렇게도 많은데, 끝까지 자신은 소로킨이 아니라 애나 델비라고 우긴다.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각기 다른 상반된 입장을 표출하니, 애나를 취재하는 기자인 비비안은 점점 더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어가 버린다. 과연 진짜 애나 델비는 어디 있는 걸까, 그리고 그녀의 측근들은 그녀의 어떤 매력에 매료되었던 걸까.
1. 셀러브리티의 시대, 셀럽의 이면.
애나 델비를 두고, 그 주변 인물들이 느꼈던 감정은 복합적이다. 누군가는 불여우로 보았고, 누군가는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연약한 여자로 보기도 했으며, 누군가는 거만한 여자로 보기도 했다. 그만큼 그녀는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내릴 수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를 명확히 정의내릴 수 있는 단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셀러브리티". 그녀는 셀럽이었다.
셀럽이라는 단어는 그녀가 유명하다는 것을 뜻하지만 그녀가 유명하다는 사실은 그녀 한 명을 판단내리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쥐고 흔드는 잣대들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녀는 인스타 셀럽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외면을 부러워하며, 그녀를 추종했던 수많은 팔로워들이 있었지만 그녀를 질투하며, 그녀를 까내리려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그녀의 관종력에 박수를 쳤든, 비판을 했든 그녀를 판단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그녀라는 한 사람을 상대로 각자의 경험, 편견을 대입해 그녀를 판단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애나 델비가 제공한 제한된 정보로 그녀를 보고 싶은 대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셀럽들이 보여주는 한정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한 사람을 모두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는데, 우리들은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들이 전부라고 "착각"하고, 그 한정된 정보들을 가지고, 한 사람의 인생, 행동 등을 단정짓는다. 마치 자신이 홈즈라도 되는 듯이, "내가 다 경험해 봤어"라고 으스대며, 경험의 늪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확증 편향의 동물이라는 것이다.
2. 하이에나들이 득실거리는 뉴욕 사교계
애나 델비라는 사람에 대해 각기 평가가 달랐지만 그녀에 대한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그녀는 돈 많은 독일의 상속녀였다는 것이고, 그녀는 항상 자신의 부를 드러내어 상대의 호의적인 태도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항상 도도했고, 높은 수준의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애나의 일부 성격만을 보고, 그녀의 전체를 단정지어 섣불리 판단했던 그들, 이 드라마는 그들이 오히려 주인공인 드라마이다.
상류층들은 그녀의 높은 취향과 도도한 성격에 시선이 사로잡혀 그녀의 거짓말의 맹점을 보지 못헀다. 이런 걸 보고 있자면, 확증 편향은 사회적 지위, 경제적 지위와는 상관없이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범할 수 있는 오류인 것이다. 하지만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이 사람을 판단할 때, 그들이 범하는 오류는 그들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기에 자신의 판단이 무조건적으로 옳을 것이라는 자신감, 오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를 판단할 때에 내 판단이 전부 옳다는 오만 이전에 열등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경우가 그녀의 친구인 네프였다. 그녀의 친구들 중 하나였던 네프는 그녀의 사기행각의 전말을 눈으로 보고도 그녀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이 되어준다. 그녀의 사기 행적의 증거들을 보고도 끝까지 그녀의 조력자가 되어준다. 그녀는 그 삶이 거짓이었다고 하더라도 애나가 선사한 상류층의 삶을 맛보게 해준 것만으로도 애나에 대한 충성심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애나가 네프에게 충족시켜 준 것은 가난한 자신의 삶에 한 줄기 화려함이었기 때문에 애나가 무너진다는 것은 자신이 누려온 화려함이 끝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애나의 실패를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다. 혹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였던 그녀가 그 정도의 화려함을 이룩해내었다는 점에서 그녀를 존경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친구로 시작했지만 원수로 끝난 레이첼의 경우도 독특하다. 레이첼이 애나와 친구가 된 동기는 네프와 비슷하다. 애나의 화려한 삶의 일부라도 누리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레이첼은 네프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레이첼은 애나와의 관계에서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다. 둘은 서로를 그저 이용당해 주고, 이용했을 뿐이었다. 애나는 레이첼을 시녀처럼 이용했고, 레이첼은 애나가 가진 이름값을 이용하고자 했던 것이다.
애나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들이 모두 애나에게 이용당했다고 주장헀지만 사실은 그들도 애나를 이용하고 있었다. 사실 애나를 취재했던 비비안조차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에 알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정의로운 글을 쓰는 척했지만 사실 그녀도 자신의 망가진 커리어를 되살리기 위해 애나를 이용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3. 애나를 두고 드러나는 인간의 다양성
애나 델비는 자신이 되고 싶었던 fake self를 현실화하려고 노력했던 인물이다. 그 과정이 사기였지만. 그런 그녀의 처절한 노력의 근원에는 그녀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자신이 되고 싶은 fake self를 재창조해내는 사람들이 많다. 애나 델비는 그 수많은 인스타 스타들 중 안 좋은 쪽으로 배짱있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드라마를 보다보면, 상류층의 오만에 어퍼킥을 날렸다는 이유로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비안과 애나의 변호사,네프 등, 그런 사람들이 꽤 많다. 특히 애나의 변호사가 그녀에게 시달리면서도 그녀에 대해 안쓰러움을 느끼는 이유는 상류층의 오만, 판단에 지쳐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질려버린 상류층의 독단적인 태도에 폭탄을 던져버린 애나의 모습에 되려 그가 대신 통쾌함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비비안이 애나를 취재하면서 애나와 싸워가면서 정드는 모습, 그녀에 대해 인간적으로 호감을 느끼는 모습 등을 통해 애나 델비라는 문제적 인물을 두고,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모두 다르고, 그 감정들이 모두 입체적이라는 데에서 인간은 정말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이 드라마에서 애나델비는 수많은 착한 사람들에게 범죄를 저지른 용서할 수 없는 나쁜 사람으로 설정하지 않고, 그녀에게 당한 사람들도 무조건적인 착한 사람으로 설정하지 않아 도대체 인간에게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 나는 오히려 마음이 더 복잡해진다. 내 자신이 관계에 대한 불안으로 복잡한 생각을 오래하기 싫어 사람에 대해 쉽고 빠르게 단정지으려고 하지는 않는지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결국, 이 드라마는 한 여자의 사기극을 관망하기 위해 가볍게 시작하지만 관계에 대한 무거운 고민으로 끝맺게 되는 드라마인 것이다.
한 줄 평
사람은 인간을 평가내릴 때, 빠른 단정적 판단으로 안정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인간이 왜 다른 이들을 한정된 정보로 단정지으려 하는가에 대해 성찰해보면, 결국 인간의 복잡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그에 대해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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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전태일 혹은 제1의 신순애, 이숙희, 임미경…
1977년 9월 9일. 청계피복노조는 건물 사무실에서 노동교실을 사수하기 위한 집단 농성을 벌였다. 청계피복노조는 전태일이 분신한 후 결성된 노조로 전태일의 뜻을 이어 다양한 노동환경 개선 운동과 노동자 교육을 진행하던 단체다. 이들이 농성을 벌인 이유는 건물주가 9월 10일까지 노조 사무실과 노동교실을 비우라고 통보했기 때문이었다.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퇴거 통보를 받은 건 배후가 있는 정치적 탄압이었다. 당시 위정자들에게 전태일과 그의 어머니 이소선의 이름은 노동운동‧민주화운동 세력을 상징하는 위협적인 이름이었는데, 청계피복노조가 이 둘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피복노동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의욕적으로 전개해나가는 게 영 못마땅했던 것이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청계피복노조 투쟁의 중심에 있었던 활동가들이 1977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들에게 노조는 무슨 의미였는지, 그날을 다시 기억한다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질문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은 대부분 여성이다. 여자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편견, 찢어지게 가난해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절박함 등 미싱을 돌리는 노동자들이 대부분 여성이었던 이유는 많다. 그녀들은 평화시장에서 일을 시작한 계기, 학생이 아닌 노동자라서 겪어야 했던 설움, 열악한 노동환경, 노조를 만나 변화한 삶, 동료들과 맺은 우애, 투쟁을 결심한 계기 등에 관해 말한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몸이 부르르 떨리는 분노,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슬픔을 담은 그녀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전태일의 수혜자가 아닌 동지였음을 분명하게 증언한다.
청계피복노조의 노동교실 사수 투쟁은 그녀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었다. 노조와 노동교실이 없었다면 평화시장의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 형편없는 노동환경에 내내 시달렸을 것이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투쟁 과정에서 투신, 자해 등의 다소 과격한 결의가 나온 건 이 때문이다. 전태일을 계기로 빼앗긴 삶을 조금씩 되찾아오던 그녀들에게 노조를 그만두라는 건 다시 전태일 이전, 즉 지옥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하지만 과정, 맥락은 사라지고 법적 처벌과 빨갱이라는 낙인만 남았다. 재판은 주먹구구식이었다. 1962년생 노동자를 성인 교도소로 보내기 위해 1960년생이라 조작한 것은 재판이 노조 와해를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음을 보인다. 청계피복노조가 농성을 시작한 9월 9일이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구구절’과 겹친다며 그들을 빨갱이라 부른 것도 마찬가지다. 청계피복노조의 투쟁에 정말 ‘빨갱이’가 개입했다면, 차라리 피복노동자에게 9월 10일까지 사무실을 비워달라고 통보한 건물주가 그랬다고 주장하는 게 합리적이다. 예나 지금이나 법은 약자 앞에서 더 가혹하고 우스워진다.
법적 처벌과 빨갱이는 모두 핑곗거리다. 그들은 여성 노동자가 자기 목소리를 갖고, 자기 삶을 기획하는 존재로 거듭나는 게 두려웠던 것이다. ‘고도성장’을 위해서는 기계처럼 수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모범'이기에 자유, 권리를 요구하는 자들은 눈엣가시다. 청계피복노조에 대한 탄압은 '뒷바라지하는 아내'와 '수동적 노동자' 말고는 여성에게 아무것도 허락할 수 없다는 체제‧위정자의 추악한 폭력성을 까발린다.
청계피복노조의 투쟁을 이끌었던 피복노동자들은 징역을 살았다. 함께했던 친구‧동지들은 흩어졌고, 이들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과거를 말하지 않았다. 세상이 자유롭고자 하는 여성 노동자를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뼈저리게 배웠기 때문이었다. 50년이 흘렀지만 그녀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무대인사에 오른 피복노동자들은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일을 꺼내 영화 촬영에 응한 이유로 자신들의 싸움이 기록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음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오랜 침묵을 거스르는 말하기의 사회적 의의를 믿은 것이다. 영화에 나타나듯, 1977년에 이어 이번에도 그녀들의 선택은 옳았다.
동시에 이들의 말하기는 젊은 시절의 '과거의 나'에게 건네는 치유와 화해의 시도이기도 하다. 삶에 깊이 새겨졌음에도 그렇지 않은 듯, 없었던 일인 듯 살아온 시절을 건너 환한 얼굴로 과거의 나와 대면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감동을 자아낸다. “그분들이 전태일이었어요”라는 한 남성 동료의 말처럼, 청계천피복노조의 여성 노동자들이 이제는 웃는 얼굴로 당당히 과거를 회상하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기를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다. 그들이 제2의 전태일을 넘어 제1의 신순애, 이숙희, 임미경…으로 거듭날 때 한국의 노동운동사는 더 풍부해질 것이고, 소리 내지 못했던 더 많은 삶에 다시 목소리를 부여할 것이며, 흩어진 동료들의 삶을 더 크게 모아낼 수 있을 것이다. 미싱타는 여자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뜨거운 응원과 연대의 박수를 보낸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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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시각장애인이 살인현장을 목격했다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IMDB 역대 평점 TOP 200과 로튼토마토 100%를 등극한 흥행작인
영화 <블라인드 멜로디>입니다.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영화입니다.
누가 출연하나요?
아유쉬만 커라나 | 아카쉬
FILMOGRAPHY
드림걸: 수상한 콜센터 (2019)
블라인드 멜로디 (2018)
메리 피아리 번두 (2017)
AWARDS
BIG Star Entertainment Awards, India, 2012
Apsara FIlm Producers Guild Awards, 2013
Asiavision Awards, 2018
타부 | 시미
FILMOGRAPHY
산주 (2018)
블라인드 멜로디 (2018)
골말 어게인 (2017)
AWARDS
Alliance of Women FIlm Journalists, 2007
Zee Cine Awards, 2019
Indian FIlm Festival Of Melbourne, 2019
라디카 압테 | 소피
FILMOGRAPHY
시크릿 에이전트 (2019)
블라인드 멜로디 (2018)
매들리 (2016)
AWARDS
Indian Film Festival of Los Angeles, 2016
Tribeca FIlm Festival, 2016
GQ Awards, India, 2018
어떤 내용인가요?
가짜 시각장애인으로 살고 있는 피아니스트 아카쉬.
라이브 레스토랑에서 공연을 하던 그는 단골 손님에게
결혼 기념일을 맞아 아내를 위해 깜짝 연주를 해달라는 제의를 받게 된다.
연주를 하러 단골손님의 집으로 간 그는 손님의 시체를 보게 되고
그는 당황하지 않은 척 손님의 아내에게 화장실로 데려가 달라고 하는데
화장실에서는 단골손님을 죽인 범인까지 만나게 된다.
집에서 나오자마자 그는 경찰에 신고하러 갔고, 그곳에서 남편을 죽인 범인을 마주치게 되는데...
Reviews
"반전의 반전의 반전"
영화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추리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에게 딱인 영화가 될 것 같은데요. 정말 예측하기 힘든 영화일 것입니다.
"인도영화 = 음악"
인도 영화 하면 빠질 수 없는 요소 하나가 있죠! 바로 음악입니다.
사실 영화가 스릴러 장르라 음악이 나올까 싶었는데 역시나 불변의 진리였습니다.
음악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음악이 나오는 순간만큼은 재밌고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답니다.
지금까지 <블라인드 멜로디>를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블라인드 멜로디>는 인도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추리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고 계시는 분에게 추천 드리고 싶은데요.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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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을 되감기 하고 싶은 사람들
대니와 마이클 필리포 감독들은 이제 신뢰할 수 있는 공포영화 감독이 된 것 같다. 전 작품인 <톡투미>에 이어 <브링허백>으로 2연타를 치며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호러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신선한 공포의 비쥬얼을 놓치지 않으면서 샐리 호킨스의 연기력에 도움을 받은 서정적인 감성 한스푼을 얹고 가는 공포영화, <브링허백>이다.
<브링허백> 줄거리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고아가 된 이복남매 파이퍼와 앤디. 두 사람은 오빠 앤디가 성인이 될 때까지 3개월간 위탁모 로라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로라는 첫만남부터 시각장애가 있는 파이퍼를 극별히 아끼는데, 앤디는 묘하게 자신을 배척하는 듯한 그녀가 불편하다. 게다가 마치 유령처럼 그녀의 집안을 돌아다니는 올리라는 소년의 존재 역시 수상하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파이퍼는 자신에게 온 마음을 표현하는 로라에게 마치 엄마가 생긴 듯한 애정을 느끼고, 두 남매의 사이에는 조금씩 간극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장마가 시작되자 로라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의식을 행하고자 한다. 그것은 죽은 딸의 영혼을 파이퍼의 몸에 되돌리는 것. 사실 로라에게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던 딸이 있었고, 자신의 딸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딸의 영혼을 옮겨줄 매개자(올리)와 딸과 닮은 아이(파이퍼)가 필요했기에 그녀는 15년차 사회복지사이자 위탁모 일을 하며 오랫동안 자신의 딸과 같은 또래의, 시각장애가 있는 아이를 기다려왔던 것.
로라의 의식이 준비되어갈 때쯤 앤디는 로라가 사촌이라고 말했던 '올리'가 실종된 소년 '코너'라는 것을 알아채고 로라로부터 파이퍼를 구하고자 한다.
*여기서부터 <브링허백>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되돌릴 수 있다면,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세련된 공포
"이것은 컬트 영화가 아니다."
'잔혹하다'는 말은 이 영화에서 로라가 자신의 딸을 되찾아오기 위한 일종의 소환의식으로써 자행된 카니발리즘 장면만을 놓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의 운명에서 있어 가장 잔혹한 일은 사랑하는 이를 잃는 것일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나의 실수라면? 이보다 잔혹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것은 비단 로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파이퍼와 앤디 역시 이 잔혹한 운명의 희생자이기 때문이다.
서사의 출발점과는 별개로 이 공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서 출발한다. 로라는 딸을 잃었고, 파이퍼와 앤디는 아빠를 잃었다. 때로 믿을 수 없는 슬픔은, 믿을 수 없는(혹은 믿어선 안되는) 것을 믿게 만든다. 자책에 지친 자아는 빼앗긴 내것을 되찾아오겠다는 그릇 된 욕망으로 변하기도 한다. 영화상에에서 이 욕망과 로라를 이어주는 매개는 비디오 테이프다.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에는 영혼을 되돌리는 법을 시연하는 영상이 녹화되어 있다.
사실 조악한 화면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악질 사이비 종교의 부활 시연 영상이나 3류 공포영화 같다. 그들은 산 사람을 목을 매달고 악마에 빙의된 듯한 한 사람이 오래 된 사체를 뜯어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방금 막 시체가 된 그에게 토사물을 뱉자 마치 영혼을 들이키기라도 한 것처럼 죽은 자는 살아나 가족과 감격적인 상봉을 한다. 검증할 수 없는 이 비디오 테이프가 딸을 잃어버린 시간 갇혀사는 로라에겐 유일한 희망이자 구원이자 종교가 된다. 사실 화려한 종교의식이나 복잡한 주술, 소환 논리로 표현되는 컬트의 탄생에는 그런 것을 믿게 만드는 절박함이 먼저 있었다. 이 세상에서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공포'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사람은 더 무서운 일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게 된다. 그걸 감당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주인공의 세계
복잡한 심리를 가진 샐리 호킨스의 연기는 정말 말할 것도 없이 역동적이고 매혹적이었는데 (엔딩에 크게 마이너스 없이 납득되는 것도 그녀라서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연기를 뒷받침 해준 건 고립된 공간과 박제된 강아지, 더 이상한 일하지 않고 옛동료도 가족도 없이 오직 죽은 것들에 대한 추억만 쌓인 로라의 집이었다.
개인적으로 감탄했던 것은 순환을 의미하는 최소한의 장치 (비, 소환의 방식, 원을 그리는 동작, 집과 그 주변 숲 어느 정도를 포함한 동그란 주술원, VHS비디오)만으로 로라가 믿고 있는 세계를 정확히 표현해주었다는 점이다. 영화는 소환의식을 소재로 사용하는 보통의 컬트 영화처럼 관객을 설득시키기 위해 기타 주술사나 의식에 필요한 사람들은 전혀 등장시키지 않은 채, 그 빈 부분을 파이퍼를 원하는 로라의 절박함과 반대편에서 역시 파이퍼를 구하려는 앤디의 절박함을 그리는데 충실하길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소재의 잔학성(잔인하긴 합니다)을 넘어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공포를 다룬다는 인상을 주는 데 성공한 셈이다. 로라의 집을 둘러싼 원형 진 역시 인상적이다. (집 밖의 원은 코너가 올리라는 캐리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의 정신을 잡아두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 우리가 아는 콤파스로 그린듯한 마법진이 아니라 삐뚤빼둘 겨우 연결된 저 원을 그리기 위해 자기 몸만한 페인트통을 들고 허리를 숙인 채 구불구불 어두운 숲속을 빙 둘러 가는 한 여자. 땀과 수풀이 범벅된 얼굴을 닦을 새도 없이 숨을 헐떡이며 걸어온 길을 확인하다 저 멀리 보이는 텅 빈 수영장을 보고 속절없이 또 무너지는, 자식을 잃은 짐승의 어미가 상상되지 않는가?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남은 것은 남겨진 자의 몫.
그러나 간절한 마음과 별개로, 프로 살인마나 교주가 아닌 그녀는 자신이 행하려는 의식에 서툴기 때문에 그녀가 유일하게 가진 희망인 비디오 테이프를 끝없이 돌려본다. 처음 그녀가 비디오 데크에 비디오를 넣어 돌려보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그 옛날 공포영화의 황금기에 히트를 쳤던 '링'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해서 어떤 오마주일까 했는데, 자꾸보다보니 그녀의 벗겨진 네일과 영상 속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행복했던 한 때, 그렇게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던 때로 돌아간 그녀의 눈빛은 ' 되감기'라는 액션은 단순히 그녀가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라 딸과 행복했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하는 마음이 투영된 행위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슬프게도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발사된 총알, 뱉어버린 말, 떠나버린 영혼, 죽음 같은 것들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브링허백>은 선언한대로 정서적인 부분에선 <컨저링>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의 애틋함이 겹쳐지는 순간도 있었다. 이상하게 서양영화를 보는데 어딘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예컨대, 로라의 방에 있는 장식장의 창호무늬나, 아이를 잃은 뒤 스스로를 자책하는 비이성적일 정도로 찐한 모성판타지 같은 것들이 말이다. 로라가 딸의 주검을 껴안고 물 속에 반쯤 잠겨 있는 엔딩은 샐리 호킨스의 전작인 <쉐이프오브워터>가 겹쳐지면서, 동시에 가족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해 주검과 함께 지냈다는 사회면의 기사를 떠오르게 했다. 아름다운 것과 그래선 안되는 것. 그것이 공존하고 있는 불편함을 <브링허백>은 정확하게 그려냈다.
그렇다. 영화의 오프닝이 시작되기 전 자막으로 선언했던 것처럼 이것은 컬트 영화가 아니다. 먹으려는 존재와 몸 안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던 올리(실제로는 코너 버드)가 선 밖을 벗어나 고통을 느끼며 인간으로 되돌아오는 장면은 타인의 몸을 공간화 했다는 부분에서 <겟아웃>을 떠올리는 관객들도 있을 것 같다. 거기서 그쳤으면 아쉬웠을텐데 감독은 올리가 '인간적인 존재'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한 방식으로 사물을 뜯어먹고 제 살을 뜯어 먹는 장면은 비슷비슷한 설정 속에서도 자기들만의 한 칼이 보이는 장면이었다. 필리포 감독들의 세계는 깊어지고 있는 중 같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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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피커] 촬영팀 세컨드 / 학생에서 현장으로
촬영 5년 차, 막내에서 시작해 이제는 촬영팀 세컨드가 되어 열심히 현장을 누비고 있는 촬영팀 형정훈님. 지난 인터뷰 이후, 7월 6일에 방영을 시작한 tvN 드라마 <감사합니다>에서 촬영팀 세컨드로 참여 중이라고 하는데요. 드라마를 보면서 괜히 더 반갑고 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오늘은 촬영팀을 꿈꾸는 많은 분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를 여쭈어보았어요. 영화를 만드는 일을 꿈꾸던 학생에서 OTT 제작 현장에서 실제 작품을 만드는 것에 참여하기까지 형정훈님의 지난 시간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요즘은 독학으로 시작하는 1인 크리에이터도 많지만, 제작팀으로 촬영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 같아서, 꼭 촬영 혹은 영화 전공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더라구요.
A. 만약 제대로 내가 이 일에 관심이 있다, 이 일이 해보고 싶다면 전공 관련된 공부나 대학교 이런 곳에서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 이 일에 관심이 있어서 학교가 아니라 현장으로 바로 투입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전공을 거치지 않고 오시는분 중에 저보다 더 일찍 시작하고 어린 나이에 워크플로를 이해하시고 뛰어난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0에서 시작한다고 봤을 때 저는 전공을 하면서 카메라에 관해 공부하고, 직접 촬영감독으로써 앵글을 잡고 작품을 만들어 본 경험이 좋았어요. 제 말이 정답이 아닐 수 있는데, 저는 정말 많은 도움을 느껴서 전공하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Q. 사실 영화 제작에 많은 분야가 있잖아요. 그런데 특별히 ‘촬영’을 선택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우선 대학교 진학할 당시에는 연출 전공이었어요. 연출 전공을 희망해서 글도 써봤는데 ‘ 아 나는 연출은 하고 싶은데 글은 못 쓰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누군가 작가가 있다면 내가 그 글을 받아서 연출하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너무 어린 나이에 그런걸 생각했던 것조차 너무 웃겼던 것 같아요. (웃음) 제가 현장을 봤을 때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촬영 감독님이었던 것 같더라구요. 연출 감독님은 배우들과 디렉팅이라던지 모든 분야에 신경을 쓰고 있어서, 오히려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촬영 감독님이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걸 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보다 촬영이 재미있고, 작품을 할 때마다 저의 실력이성장하는 걸 보면서 촬영 감독을 꿈꿨던 것 같아요.
Q. 학교에서 여러 경험을 하면서 길을 구체적으로 그리게 된 거네요. 그래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는 전공을 추천했군요. 시간을 거슬러 영화전공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도 궁금해요.
A. 학생 때 ‘정말 이 직업을 하고 싶다’라는 뚜렷한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공부하고 성적에 맞춰서 대학을 가는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스펙도 열심히 쌓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게 없었던 거죠.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까 이제 슬슬 장래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기도 한데, 그 당시에는 전공보다 ‘학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교가 어디 있을까 고민하는 상황이었어요. 그즈음에 인천 아시안 게임 자원봉사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기자분께 느껴지는 에너지가 좋더라구요. 그래서 ‘아, 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신문방송학과를 검색해 보니까 커트라인이 너무 높은거예요. 그래서 조금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영화를 공부하는 친구가 “내신 성적 비율보다 면접 비율이 높은 영화과가 낫지 않아?”라는 말을 해서, 자연스럽게 영화과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저는 신문방송학과나 영화 영상학과나 비슷한 계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부터 영화 좋아했잖아. ‘ ‘아버지와의 추억이 어렸을 때부터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거였잖아’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나름 영화관의 에티켓을 어린 나이부터 알고 있었다는 자부심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영화라는 게 어린 나이에 멋있어 보였어요. ‘나 영화해.’ ‘나 예술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멋있어 보여서 그렇게 시작했던 것 같아요. (웃음) 돌아보면 우연히 운 좋게 시작한 직업이 저에게 잘 맞고 행복을 느끼며 일을 해서요. 그 당시에 저에게 영화과를 제안해 준 친구에게 정말 고맙네요.
Q. 그럼, 엄청 영화가 하고 싶었던 시네필은 아니었겠네요
A. 네, 어릴 때는 시네필은 전혀 아니었어요. 그냥 아버지가 보고 싶은 영화를 따라가서 보는 정도. <해운대> <디 워> 그런 영화 있잖아요. 누구나 보는 영화들.
Q. 그럼, 영화는 대학교에 가서 많이 보게 된 건가요?
A. 대학교 입시 준비를 할 때 영화를 진짜 많이 봤고 대학교 가서는 처음에는 찍느라 바빠서 영화를 안 봤는데 찍기 시작하다 보니까 레퍼런스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느꼈기에 그 당시에는 영화를 찾아서 봤던 것 같아요.
Q. 입시 준비하면서 보는 영화나, 연출 공부에 도움이 되는 영화는 일반 관객이 봤을 때 좋은 영화랑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촬영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영화를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A. 어려운 질문이네요. 촬영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정말 많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굉장히 좋게봤습니다. 로저 디킨스 감독의 <1917>,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버드맨> 작품도 좋은데, 저는 기술력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감히 제가 따라 할 수 없는 영화다’ 그런데 특히 <기생충>이 좋았던 점은 촬영이 보이지 않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관객들이 ‘와 이 영화 촬영 진짜잘했다’라고 생각이 드는 영화도 좋지만, 제가 원하는 영화는 관객들이 촬영이 보이지 않는 영화를 찍는 게 목표였거든요. <기생충>에서수많은 무빙이 있고 수많은 앵글이 바뀌는데 이 무빙들이 ‘어? 카메라가 이렇게 움직인다’가 아니라 관객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동시켜주는 무빙들이 정말 많은 거예요. 그걸 보고, 제가 많이 착안했던 것 같아요. 아, 보여주고 싶은 장면들을 컷이나 이런 게 아니라 무빙이나포커스 이동으로써 관객들의 시선을 이동시켜 줄 수 있는 게 좋은 촬영인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 홍경표 촬영 감독님 작품을 그때 찾아봤던 것 같아요.
Q. 촬영 감독이 가져야 할 덕목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제가 졸업 영화도 찍고 그 외 작품들도 찍으면서 느꼈던 건 ‘포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는 것이었어요. 저는 포기를 잘하는 사람이 촬영을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컷마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맞지만 모든 현장이 그렇듯이 시간에도 쫓기고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본인이 계획한 게 무너져 내리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럴 때 본인이 이건 포기하면 안 된다. 이건 포기해도 된다. 라는 결정을빨리 내릴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인물에 대한 바스트샷을 찍는데, 무빙이 살짝 못 따라온 거예요. 근데 사실 찍는 사람만 보이는 정도의 실수인데 예전이었으면 ‘아, 이거 안 된다’라고 연출 감독님이나 배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 무빙이 지금 마음에 안 들었다. 한 번만 더 가자’라고 이야기했을 텐데, 연차가 쌓이면서는 전체를 조금 더 보게 된 것 같아요. 제작 시간을 고려해 보면 이 영화, 작품을 완성 시키는 게 더 우선이기 때문에 ‘이 바스트샷보다 내가 그 뒤에 힘써야 할 부분이 있으니까, 거기에 더 집중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그 컷에 대한 욕심을 포기를 했는데 나중에 편집을 붙여놓으니까 괜찮은 거예요. 그 부분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그 부분을 만약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배우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걸 원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집중을 하다 보니까 그게 안 보이는 거예요. ‘아, 내가 이걸 포기를 한 게 잘한것 같다’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그 이후에도 포기를 하냐 안 하냐에 대한 결정을 빨리 내리고 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포기에 대한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니, 어렵고 책임감이 따르는 선택이네요. 혹시 감독님의 MBTI는 뭔가요?
A. 대학생 때는 ENFP가 나왔었는데 졸업하고 일을 하면서 INTJ로 바뀌었어요. (웃음) 아무래도 객관적이어야 하는 시선들도 많이 필요하고, 촬영 현장에서는 항상 모든 상황에 대해 계획을 해야 하거든요. 제가 지금 모시고 있는 감독님한테도 항상 듣는 게 이런 상황이 놓였을 때연출 감독님한테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라고, 말할 때, 그것 말고도 두세 가지의 대안을 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항상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계획적으로 사람이 변한 게 아닌가 싶어요. (웃음)
우연히 관심을 가지게 된 일이 즐겁고 행복해서, MBTI마저 바뀌어 버린 형정훈님.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열심히 영화를 보고, 원하는 촬영 방법에 관해 공부하고 완성도 있는 작품을 위해 촬영감독으로써 해야 할 일과 책임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이제 영화를 볼 때 기술적으로 잘 찍은 촬영과 관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촬영이 어떻게 다른지 눈여겨보게 될 것 같아요. 다음 주엔 실제 촬영 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다음 주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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