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6-30 17:30:59
6월 5주차 <대사 한 줄, 영화 한 입>
“앞으로 행복하길 바란다.” <동경이야기, 오스야스지로>
한 주의 시작을 여는
대사 한 줄🎞️, 영화 한 입🥠
안녕하세요, 씨네픽지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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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행복하길 바란다.”
혹시 썸네일만 보고 아셨나요?
바로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 이야기(1953)>입니다.
움직임 없이 정면으로 담아낸,
카메라를 응시하며 건네는 이 말 한마디가
괜히 마음 한켠을 건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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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후 남편을 잃은 며느리 노리코에게
시아버지가 새 출발을 권하며
고마움을 전하는 장면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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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 이야기》(1953)는
패전 직후 일본을 배경으로
부모와 자식, 도시와 시골 사이의
조용한 거리감을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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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시선의 다다미 쇼트,
흑백 화면 속 인물들의 조용한 표정들이
말보다 더 많은 감정을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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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이번 주도, 작은 위로와 함께
내 마음을 잘 챙기는 한 주 보내시길 바랄게요 🌿
영화 속 인상 깊은 대사 있으시면
댓글로 같이 나눠주세요 💬
다음 주엔 영화의 한 줄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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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4주차 개봉작, 공개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3월 넷째 주 수요일도 잘 지내고 계시나요?
이번 주부터는 극장과 OTT 공개(개봉) 예정작을
한 번에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3월 넷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뜨거운 피출처 | 네이버 영화
개요: 범죄 | 한국 | 120분
감독: 천명관
출연: 정우, 김갑수, 최무성 등
개봉: 2022월 3월 23일
배급사: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주)키다리스튜디오줄거리
부산 변두리 작은 포구 '구암'의 절대적인 주인 '손영감’(김갑수), 그의 밑에서 수년간 수족으로 일해온 '희수'(정우)는 무엇 하나 이뤄낸 것 없이, 큰돈 한번 만져보지 못한 채 반복되는 건달 짓이 지긋지긋하다. 1993년, 범죄와의 전쟁 이후 새로운 구역을 집어삼키기 위해 물색중인 영도파 건달들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구암’에 눈독을 들이고, 영도파 에이스이자 ‘희수’의 오랜 친구 '철진'(지승현)이 '희수'에게 은밀히 접근한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희수’는 갈등하고, 조용하던 ‘구암’을 차지하려는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이 시작되는데...
관전 포인트
23일 기준, 예매율 31.2%를 돌파한 <뜨거운 피> 영화 <고령화가족>의 원작자 천명관 작가의 감독의 데뷔작이다. <뜨거운 피>는 김언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기 때문에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면서 봐도 재밌을 것 같다. 또한 이미 여러 작품에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정우, 김갑수, 최무성, 지승현, 이홍내 배우가 만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벨파스트
출처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98분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주드 힐, 케이트리오나 발피, 주디 덴치 등
개봉: 2022월 3월 23일
배급사: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맑은 날이면 골목에 나와 음악과 함께 춤을 추고 해질녘엔 큰 소리로 아이들을 불러 저녁을 먹는... 모두가 서로의 가족을 알고 아끼던 1969년의 벨파스트. 종교 분쟁은 벨파스트 사람들을 불안과 공포에 빠뜨리고 가족과 짝사랑하는 소녀, 그리고 벨파스트의 골목이 전부였던 9살 버디의 세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관전 포인트
239번 노미네이트되고 그중 45상을 수상한 작품 <벨파스트>. 27일 열리는 오스카에서도 7번 노미네이트되어 어떤 상을 수상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 영화는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내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물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사운드트랙 #1
출처 | 디즈니+ 코리아 인스타그램
개요: 음악 | 한국 | 4부작
감독: 김희원
출연: 박형식 한소희 등
공개: 2022월 3월 23일
스트리밍: 디즈니플러스줄거리
20년 지기 절친인 두 남녀가 2주 동안 한 집에 ㅁ물게 되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로맨스 뮤직 드라마.
관전 포인트
디즈니플러스는 드라마 공개에 앞서 미리 음원을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선공개했다. 노래를 미리 들은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함과 동시에 기대감 또한 커져갔다. 두 남녀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지, 또 미리 공개된 음악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초점을 맞춰 드라마를 보면 재밌을 것 같다.
킹 리차드
출처 | 네이버 영화개요: 가족 | 미국 | 144분
감독: 레이날도 마르쿠스 그린
출연: 윌 스미스, 언자누 엘리스, 사니야 시드니 등
개봉: 2022월 3월 24일
배급사: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이미 아이가 태어나기 2년 전, 78페이지에 달하는 챔피언 육성 계획으로 무장한 리차드 윌리엄스는 두 딸 비너스와 세레나를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두 소녀는 아버지의 불굴의 헌신, 그리고 어머니의 균형 잡힌 시각과 면밀한 통찰력 아래 컴튼의 형편없는 테니스 코트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연습을 거듭하며 부정적 예측과 전혀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던 불리함을 극복해 나간다. 불굴의 결단력과 조건 없는 믿음으로 가장 위대한 두 명의 전설적 스포츠 선수를 탄생시킨 한 가족의 감동적인 여정.
관전 포인트
<킹 리차드>는 134번의 노미네이트, 41번 수상으로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오스카에서 6부문 노미네이트가 돼 어떤 상을 수상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 영화는 윌리엄스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 바탕 영화이다. 실제 이야기를 먼저 알아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거스트 버진
출처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스페인 | 129분
감독: 호나스 트루에비
출연: 잇사소 아라나, 이자벨 스토펠 등
개봉: 2022월 3월 24일
배급사: 엠엔엠인터내셔널
줄거리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8월의 마드리드 대부분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나지만 33살의 에바는 마드리드에 남기로 한다. 그녀는 축제로 들뜬 도시를 거닐고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자문한다.
관전 포인트
현재 <어거스트 버진>은 토마토 신선도 91%로 굉장히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 영화는 칼로비바리영화제에서 FIPRESCI 상과 스페셜 멘션 상을 수상했고, 그 외에 다른 영화제에서 3번 수상을 하였다. 내가 누구인지, 자신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다.
파친코
출처 | Rotten Tomatoes
개요: 드라마 | 한국 | 8부작
감독: 코고나다, 저스틴 전
출연: 이민호, 김민하, 윤여정, 정은채, 정웅인 등
공개: 2022월 3월 25일
스트리밍: 애플 티비 플러스
줄거리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이 대하드라마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꿈과 희망을 기록한다.
관전 포인트
총 8부작으로 이루어진 <파친코>. 1~4화는 영화 <콜럼버스>의 감독 코고나다, 5~8화는 영화 <푸른 호수>의 감독 저스틴 전으로 나누어 제작했다. 두 감독의 연출이 매끄럽게 연결됐을지가 궁금하다.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윤여정, 이민호 배우가 출연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스 에이지 : 벅의 대모험
출처 | 디즈니+ 코리아 인스타그램 / 유튜브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81분
감독: 존 C. 돈킨
출연: 사이먼 페그, 우카시 암부카, 빈센트 등
공개: 2022월 3월 25일
스트리밍: 디즈니플러스줄거리
거대한 빙하 아래 숨겨져 있던 세상 `잃어버린 세계`의 와일드한 애니멀 히어로 `벅`과 그에게 복수를 꿈꾸는 공룡 `오슨`의 불꽃 튀는 대결과 모험을 담은 스펙터클 어드벤처
관전 포인트
6년 만에 나온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6번째 영화이다. 전 시리즈였던 5편의 성적이 좋지 않아, 이번 6번째 시리즈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인 벅의 목소리는 앞선 시리즈와 동일하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레디 플레이어 원>의 주연을 맡았던 '사이먼 페그'가 연기했다.
브리저튼 시즌 2
출처 | 넷플릭스 인스타, 유튜브
개요: 로맨스 | 미국 | 8부작
감독: 크리스 벤 듀즌
출연: 피비 디네버, 레게 장 페이지 등
공개: 2022월 3월 25일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진실한 애정과 끈끈한 유대로 맺어진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 그들이 런던의 상류사회에서 사랑과 행복을 향한 여정을 떠난다. 줄리아 퀸의 베스트셀러 소설 시리즈 원작.
관전 포인트
넷플릭스 유튜브에 공개된 <브리저튼> 시즌 2 예고편이 공개 13일 만에 398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조회 수에서 알 수 있듯이 <브리저튼>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즌 2는 브리저튼 가문의 장남인 '앤소니'가 주인공인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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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에서 죽었다 살아난 스팸의 이야기
* 영화 줄거리, 결말 스포일러 포함
우선, 쓰기 전에 사담이지만 이 영화가 크리에이터가 되고 씨네랩에서 쓰는 첫 리뷰이다.
블로그에는 여러 영화 리뷰들이 있지만, 어쩐지 첫 리뷰는 새 마음으로 새로 적고 싶었다.
영화를 본 후 딱 드는 감상은, 이 영화 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는데?였다.
내가 봉준호 감독의 모든 영화를 다 그리고 자세히 본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흔히 봉준호 하면 기대하는 스토리의 깊이감, 숨 막힘이 이 영화에서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설국열차도 그렇고, 최근 흥행한 기생충도 그렇고 초반에는 조금 라이트 하게 시작하여 주제를 이끌며 더욱 깊게, 깊게 들어가지 않는가.
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볼 때마다 느낀 점은 봉준호는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아주 작은 초점을 통해 더 깊이깊이 끌고 가며, 결국엔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을 경계하거나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기생충은 "지하철 냄새" 같은 부분에서, 괴물은 장소인 한강에서 특히나 한국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정서와 맞물리며 울리는 무언가가 존재했다. 다만 미키 17은 장르부터 배경까지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SF의 것이라 그런지 몰라도 흔히 내가 보던 봉준호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분명 미키 17에도 우리가 알던 봉준호의 것은 존재했다. 미키 17은 어쩐지 우리가 전에 봤던 봉준호의 영화들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주제가 많이 섞여있는 세미 통합판 같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주제의 포괄성
이 영화에서 어라라? 했던 것은 한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노동계층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듯싶다가, 어떤 섣부른 과학기술의 발전과 윤리의식의 부재도 다루고, 인간성, 악독한 권력 계층 후에는 생명권과 동물에 대한 존중도 주제로 나온다. 한 영화에 많은 내용이 녹아들어 있다는 것은 다르게 보면 그만큼 한 얘기에 다양한 주제를 넣은 지루할 틈 없는 영화라고도 생각되는데, 또 다르게 보면 조금은 복잡하거나 정신없게 느끼는 사람도 분명 존재할 것 같았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리뷰를 써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보아서 더 그랬는데 그래서 지금 어느 부분에 초점을 두어야 하지?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노동계층과 미키 17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좋았던 부분이 확실히 존재한다. 미키 17이 노동계층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다. 나는 원작인 미키 7을 보지 않았고, 또 영화를 볼 때 원작과 영화 사이 연결고리를 찾는데 열중인 사람도 아니다. 따라서 지금 내가 짚는 부분이 원작과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에서 미키 17이 노동자로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현대의 노동자와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것이 나에게는 참 재밌는 포인트였다.
특히나 미키 17은 다른 미키들에 비해서(잘 나오지도 않았지만) 우리가 흔히 사회에서 인지하는 노동 계층과 닮았는데, 돈을 못 벌었으니 이것은 자본주의에 적응하지 못한 벌이라고 여기는 부분이나 권력자에게 의견을 표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부분,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까지... 현대 사회의 수긍하는 노동자상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그래서 체제에 반항하는 미키 18이 더욱 이질적이거나 독특하게 그려진 것 같았다. 미키 17은 자신을 맛있는 고기라고 표현한다거나 죽어도 되는 존재라고 묘사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들을 소모품, 대체품 등으로 부르곤 한다. "죽는 기분은 어때?" 가끔은 조롱이고 가끔은 진심인 이 말은 미키가 저 우주선에서 가장 하층의 소모품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정작 미키가 없으면 우주 밖으로 나갈 염두도 못 냈을 거면서. 유일하게 이를 막거나 안쓰럽게 보는 것은 그의 여자친구인 나샤 뿐이다.
미키가 돈이 없다고 해서, 혹은 그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해서 그가 인간이 아닌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키는 꼭 실험 쥐처럼 혹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스팸으로 취급된다. 나는 "스팸"이라는 이 단어가 미키를 그리고 노동자를 권력자들이 어떻게 보는지를 너무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똑같고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것. 불량 식품이지만 삶에서 필요한 것. 후에 권력자가 그에게 "너도 죽는 것이 무섭니? 그럼 너도 인간인 거구나."라는 말에 미키 18의 표정이 흔들린 것도 평소엔 그런 대접을 받지 않았음을 그리고 은연중에 미키 자신도 자신을 리필돼도 되는 존재라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현대의 노동계층을 투영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애초부터 미키가 노동자이기도 하고. 특히나 전문직이나 기술직보다는 우리가 블루칼라라고 부르는 육체노동자들의 모습과 같다. 어느 목적을 위해서 미키를 소모품 즉 스팸으로 생각하며 갈아치우려는 권력자 그리고 그 밑 연구직, 기술직의 모습이 노동자가 죽어도 나 몰라라 하는 현대의 누군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멀티플을 경계하는 모습조차 노동자들을 통제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으로도 보였다. 미키를 방사능에 노출시키고, 제일 먼저 바이러스를 마시게 하고 정체 모를 외계 생물체가 있는 곳에 던졌음에도 그가 인간일 수도 있겠다는 것을 최후에야 안 권력자가 우스울 뿐이다. 그래서 권력자가 원 앤 온리 엘리트 제시카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미키가 몇 번째 미키인지 궁금해하지 않는 것일 테다.
누가 원주민인가이 영화에서 다음으로 인상 깊은 것은 바로 이 대사다.
"얘네가 망할 외계인인 게 아니라 우리가 외계인인 거지!"
어디에나 통용될 법한 뼈가 있는 대사다. 특히나 이 영화가 할리우드를 겨냥하고 나온 영화인 것을 생각하자면 "원주민" 대사에 움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영화의 외계인은 우리가 알법한 고생대...? 그전으로 되돌아가서 곰 벌레 같은... 그런 생물체를 닮았다. 겉으로 봤을 때는 아메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지능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물론 인간이 그들을 말살시키자고 마음먹은 것은 그 때문이 다는 아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혹은 타 생물에 대한 존중이 없는지는 괴물이나 옥자에서도 충분히 봉준호가 다룬 내용이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도 마음먹고 다루어졌다. 특히나 지구의 환경을 망친 주범이 다른 행성까지 가서 그 나라의 환경을 다 망친다는 것은 꼭 <빠삐용>이 생각나기도 하고, 어찌 보면 인간이 만든 SF 영화에서 나오는 흔한 전개다. 인간은 늘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이 영화의 엔딩이 더욱 판타지같이 그려지는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이 사는 모든 터전에 공생은 없다. 우리의 지구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얼마나 많은 전쟁과 학살을 겪고도 그 조그마한 자원을 위해 무의미하고 잔인한 사투를 벌이는지 알고 있다. 미키 17에 마샤와 카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아는 그 인류라면 그 세계는 얼마 안 가 망가질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결말이 더욱 SF처럼 와닿았다. 미키의 트라우마로 남은 빨간 버튼이 엔딩에서는 제대로 미키의 복사 기기를 터트렸듯이, 그들은 인간사에 남은 트라우마를 동화처럼 터트렸다. 인류가 아직 발전하지 않았을 때의 터전인 동굴에서 그곳의 원주민과 농사를 가꾸며 사는, 꼭 책 <사피엔스>의 예정된 절망이 오지 않은 시절의 이야기 같다.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이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에 나오는 꼭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권력자 부부가 기어코 그 생물체를 학살하기 시작해서 인류나 그 외계인 둘 중 하나는 멸망하는 것이 어찌 보면 예정된 시나리오인데 영화는 아주 화목하게 권력자의 목을 베고서 아기도 엄마의 품으로 돌려주었다. 그들은 생각 외의 평화를 찾았다. 하지만 나는 이 결말이 관객이 생각하는 스토리를 엉성하게 만드는 포인트라 하더라도 만족했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영화에서는 그 권력자가 당선에 실패한 것으로 나오지만, 현실은 그런 권력자들이 깃발을 잡는다. 사람들은 허황되고 편향된 것에 쉽게 홀리고 영화 속 마샤만큼 이성을 잘 잡고 있지 않다. 그래서 기생충의 기우가 꿈꿨던 꿈이 실현된 영화도 몇 개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 나의 조그마한 소망이 있었나 보다. 심신이 지치니 해피엔딩이 좋다. 그들이 언제까지 해피할지는 모르지만 영화관에서 한대 맞은 머리로 나오는 멍한 기분을 느끼지 않은 것이 내심 좋았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스토리와 결말 그럼에도 이러한 주제들을 다뤄줬다는 것부터 고맙다. SF라는 장르가 쉽지 않은 것을 모두가 알고 특히나 자연스러운 CG를 만들어내는데 들인 공, 그리고 매끄러운 연출과 지루할 틈 없는 전개까지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비주얼이 참 좋았다. 이런 평 조금 저급할지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영화는 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젊은 배우들의 비주얼이 훌륭해서 눈이 즐거웠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내심 사심이 들어간 평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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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 리차드>가 흑인을 위한 정치일까?
‘철저하게 계획하고, 노력하여, 꿈을 현실로 만들라’는 말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기분이 드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거부감이 먼저 든다. 세상이 계획한 대로, 노력한 대로, 꿈꾸는 대로 굴러가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부유한 백인과 가난한 흑인은 같은 계획을 품고, 같은 노력을 기울여, 같은 꿈을 항해 나아가도 다른 결과를 마주할 확률이 크다. 아무리 치열해도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사회‧문화‧경제적 부조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오력’을 향한 조롱, ‘능력주의’에 대한 회의는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킹 리차드〉는 다른 길을 간다. 현실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대신 더 철저하게 계획하고, 노력하며, 꿈꾼다. 주인공은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레나 윌리엄스의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다. 리차드는 두 자매가 태어나기 전부터 테니스 선수로 키울 것을 ‘계획’했다. 그것만이 딸들이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 불우하게 자란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가족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리차드는 이웃 주민에게 아동학대 신고를 받을 만큼 열정적으로 두 자매를 훈련시킨다. 딸들이 혹독한 경쟁 시스템에서 소모되다 버려질 것을 우려하여 유명 코치와 스폰서, 에이전트의 제안을 모두 물리치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끝내 자신이 꿈꾸던 것을 이뤄낸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리차드의 ‘계획’이 성공했다는 것.
리차드와 비너스, 세레나의 이야기가 갖는 의미는 복합적이다. 인종 정치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들은 분명 흑인의 꿈을 증폭시켰다. 세 부녀가 ‘백인 스포츠’인 테니스에 낸 균열은 그들을 보고 테니스 선수를 꿈꾸기 시작한 흑인들로 인해 더 커질 수 있다. 그럼으로써 흑인이라는 이유로 과잉진압을 당하거나 총에 맞지 않는, 마약과 폭력에 빠지는 않는 삶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흑인에게 다른 미래가 있음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 부녀의 기적적인 성공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을 갖는다고 할 수는 없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강한 의지와 용기, 노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건 소수에게만 허락된 ‘기적’이다. ‘하면 된다’의 주술은 모두에게 빛나는 미래를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나 소수만이 기적의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이 소수의 존재가 기적을 꿈꾸며 계획‧노력하지만 성공하지는 못할 사람들의 공허한 기다림을 양산한다. 이것이 바로 신자유주의의 통치술이다.
지금껏 흑인이 주인공인 영화는 대체로 두 가지 길을 걸어왔다. 첫 번째는 〈킹 리차드〉처럼 흑인 개인의 성취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두 번째는 집단으로서의 흑인의 문제와 그들을 위한 정의에 주목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흑인이 차별을 받는다는 건 영화가 그리는 공통적인 현실이지만,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두 영화가 서로 다른 답을 내놓는 것이다.
물론 현실은 이 둘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성공한 흑인도 언제나 피부색으로 환원되어 독해될 가능성이 있고, 흑인을 위한 정의를 추구하는 운동도 뛰어난 개인의 역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흑인 영화의 범주적 구분이 아닌 해석이다. 영화가 흑인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집중하기보다는 사회적 수용의 측면에 집중함으로써 영화 스타일에 한정되지 않는 다채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이 요청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윌리엄스 가족의 노력과 이 이야기를 재생산하여 전파하는 일을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계획, 노력, 꿈은 소중하고 그들이 만들어낸 성취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것이 ‘덜’ 계획하고 노력하며 꿈꾼 자들을 향한 비난의 근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또 다른 계획‧노력‧꿈에 대한 폄하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결국 〈킹 리차드〉가 할리우드의 문법과 방식으로 풀어낸 세 부녀의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지는 우리 사회의 몫이다. 왜 이들이 재능과 꿈을 가졌음에도 남들보다 더 철저하게 계획하고 노력해야만 했는지에 주목하여 계획‧노력‧꿈을 평등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할지, ‘결국 하면 된다’는 부조리한 명제의 반복에 그칠지는 영화를 소비하는 사회의 역량에 달렸다. 이는 영화 제목의 ‘King’을 리차드의 헌신에 대한 존중을 담은 표현으로 이해할지, 성공하지 ‘못한’ 절대다수를 발아래 두는 왕의 의미로 해석할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인종적 정의의 방법론에 관한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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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인한 고요함, 그 아름다움
*본 리뷰는 영화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너무 오래 붙어있으면 모든 것을 당연하게 느낀다. 더러는 익숙해지면 소중함을 잊고 무뎌진다고도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은 익숙함은 그것과 다르다. 사랑을 표현하는 모든 몸짓과 눈빛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것이다. 레오와 레미는 그런 친구다. 함께 들판을 뛰어놀고 살결을 맞대고 잠드는 것이 당연한. 그리고 누구도 두 사람의 사이를 규정짓거나 한계를 만들어두지 않았다.
그런 각별한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사회로 나서면서부터이다.
아이들이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과 특정한 성 정체성에 대한 강요를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공간은 보통 학교이다. 부모 혹은 발달된 미디어의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불특정 다수의 또래의 집단 속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서 비롯된 성 정체성의 혼돈에 비하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클로즈]는 이런 고요한 혼돈 속에서 단단해지는, 성숙해지는 한 소년의 모습을 섬세하고도 아름답게 만들어낸 영화였다.
레미는 거친 말투로 친구들과 농담을 던지며 축구를 하기보단 옹기종기 모여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며 미소를 짓는 편이다. 구르고 부딪히고 넘어지는 아이스하키 대신 적막 속에서 소리의 울림을 느끼는 클라리넷 연주를 즐기는 편이다. 그렇기에 유독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당한다.
레오는 그런 레미와 묶여서 같은 부류로 취급받는 것에 굉장히 발끈한다.
이전까지는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었던 레미와의 관계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레오는 그제야 레미가 여타 다른 남자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마저도 그들의 세계 속에 포함된 적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오는 또래 소년들이 하는 것들을 즐기고 싶어 하면서도 레미와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에 착잡한 감정을 느낀다.
두 친구가 완전히 등지게 되는 사건은 레오가 레미를 늘 기다리던 길목에서 기다리지 않으면서부터이다.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레미가 레오의 아이스하키 연습장에 찾아오면서부터이다. 레미는 자신과는 달라지려고 애쓰는 레오에게 다가가기 위해 묻는다.
"나도 아이스하키 배울까?"
레오는 침묵한다. 그건 레미가 자신과 다른 남자아이들의 교집합에 발을 들이미는 것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나, 그보다 더 직접적으로는 질문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또래 아이들이 하는 행위를 따라 한다고 해서 결코 자기 자신이 그들과 같지는 않음을 알아버린 것이다. 레오는 여전히 레미와 닮아 있었다. 시끄러운 소리보다 고요함 속에 있는 것이 더 잘 어울렸던 것이다.
레오는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고, 그래서 레미를 완전히 떠나기로 한다.
비극적이게도 레오가 레미를 떠나려고 결심한 순간, 레미는 세상과 등지기로 결심한다. 영원히.
레미를 잃은 상실감 속에서 레오는 괴로워한다. 하지만 죄책감 탓에 남들에게 괴로운 제 모습을 티 내지 못한다. 특히 레미의 엄마에게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고 싶은 동시에 망설인다. 레오 역시 자신의 아들이라고 말했던 레미의 엄마는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레오에게 계속해서 묻는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그 애를 밀어냈어요."
레오의 고백에 레미 엄마는 괴로워한다. 레오를 차에서 쫓아내고 울지만, 이내 도망가 버린 레오를 쫓아가 안아준다. 그 포옹은 자신의 또 다른 아들이었던 레미에게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의 시선에 부딪히며 멍들고, 자신의 감정에 흔들리다가 깨어져 버린.
레오의 가족은 꽃 농장을 운영한다. 영화 전반적으로 레오가 부모님을 돕는 모습이 나온다.
성적 고정관념을 가진 어떤 이들은 종종 여성성을 꽃에 비유하곤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레미'라는 사람을 대변하기 위해 꽃을 보여준다. 레미는 고요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울림을 가지고 있는, 묵묵히 자라나는 꽃을 닮았다. 허나 너무 일찍 꺾여버린 것이다. 자의에 의해서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레오는 레미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아이스하키에 몰두한다. 조용한 것을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침묵 속에 있으면 자꾸만 레미가 떠오르고, 보고 싶었다. 꽃밭을 내달리던 한때의 아름다움이 너무나 강렬해서, 그 고요함이 너무나 달콤해서 레오는 괴로웠다.
자신이 사랑했던 그 모든 세상을 놓아버렸던 선택을 후회했다.
텅 비어버린 레미의 집을, 그 어느 때인가 가족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던 그 집을 바라보며 레오는 허전함을 느낀다. 하지만 따스한 햇살 아래, 다시 만발한 꽃 사이에 서서 그들의 강인함을 느낀다. 그 순간을 통해 레오는 비로소 꽃이 된다. 한때는 자신이 부정하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레오는 폭풍우를 이겨내고 새싹을 틔운다. 언젠가는 레오 역시 아름답게 만발할 것이나, 그대로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지고 힘겨운 싸움을 하더라도 끝끝내 저문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는 강인한 꽃이 되기를.
*이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하여 작성된 리뷰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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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면서 커피를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하루하루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영화’가 갖는 의미는 꽤나 크다. 상영시간이 끝날 때까지 외부로부터 단절된 채로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영화와 함께 시간을 흘려보낸다는 부분에서 많은 현대인들은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위로를 받기도 하고, 마모된 감정이 회복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좋은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은 꽤나 많은 부분에서 삶의 질을 높여주기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간을 향유하며 복합적인 향과 맛을 음미하며 마시는 커피 한 잔 역시 영화 못지않게 높은 만족감을 주는데, 그래서 오늘은 커피 하면 떠오르는 영화 세 가지를 추천해볼까 한다.
<커피 오어 티>
감독 : 데렉 후이 / 출연 : 류호연, 팽욱창, 윤방
줄거리 : 도전하는 스타트업마다 10전 10패! 번아웃 직전의 이과형 창업덕후 ‘웨이 진베이’ 대륙 횡단 새벽 배송을 꿈꾸며 고향으로 컴백한 무한 긍정의 예체능형 배달덕후 ‘펑 시우빙’ 2천 년 보이차 고장에서 나홀로 스X벅X! 마이웨이 바리스타 문과형 커피덕후 ‘리 샤오췬’ 깡시골 윈난에서 의기투합한 극과극 세 청춘의 난리법석 스타트업이 시작된다!
<커피 오어 티>의 배경은 독특하게도 ‘커피’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중국의 깡시골 ‘윈난’이다. ‘잎 차’ 점유율 부동의 1위 중국. 특히 녹차 점유율은 압도적이고, 윈난지역의 ‘보이차’는 최상의 품질로 유명한 고급차이다. 하지만 작품의 주인공(진베이, 시우빙, 샤오췬)들은 이 윈난에서 저마다의 꿈과 열정을 쏟아 청년들이 모두 떠난 윈난의 저물어가던 ‘잎 차 사업’을 ‘커피 사업’으로 탈바꿈시킨다. 스타트업 덕후지만 10전 10패의 진베이,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고 정이 많지만 정작 사업분석은 전혀 모르는 배달 덕후 시우빙, 자기만족으로 커피를 재배한다고 하지만 커피 농장 사이즈도 남다르고, 누구보다 인정받고 싶어 하는 커피덕후 샤오췬까지. 누군가에게 커피는 하나의 비즈니스 혹은 한 잔의 음료라는 의미에서 그치지만, 이 세 청춘에게 커피는 꾸준한 도전의 첫 수확이고, 성실함을 보상받는 인정이며, 사랑하는 누군가와의 화합이다. 디테일하진 않지만 커피나무를 심고 생두가 익어 수확을 하며 커피 원두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련의 과정은 마치 청춘과도 닮아있다. 처음엔 큰 가치를 갖지 못하지만, 로스팅을 하면서 점차 깊은 풍미와 향을 지니게 되는 생두.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우리 모두가 아직은 생두이지만 어디서 재배가 되고 어떻게 로스팅되냐에 따라 풍미와 향, 깊이와 무게감이 달라지기에 <커피 오어 티>를 보며 언젠간 내가 원하는 향과 깊이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담백한 자극을 받아보면 어떨까.
- 추천 -
추천 카페 : 안밀 (낙성대역)
카페 특징 : 처음 카페를 들어가면 직원의 안내를 통해, ‘안밀’이라는 카페 자체를 음미하는 방법을 들을 수 있으며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져 전시회장에서 커피를 즐기는 기분까지 들게 만든다.
추천 메뉴 : 필터커피 Hot (필터커피 특성상 시즌이나 날씨에 따라 라인업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타이페이 카페스토리>
감독 : 허우 샤오시엔 / 출연 : 계륜미, 임진희
줄거리 : 누구나 꿈꿀 법한 따스하고 평화로운 공간인 두얼의 카페가 오픈했다. 그녀의 오랜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진 것!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뜸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카페를 운영하던 여동생 창얼은 개업선물로 받은 잡동사니들의 물물교환을 제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카페는 타이페이의 명소로 자리잡는다. 처음엔 탐탁지 않아 하던 두얼도 35개의 비누에 담긴 35개의 도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 남자와 마음을 주고 받게 되고, 마침내 36번째 이야기를 찾기 위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하는데…
‘타이베이 영화제작 펀드’로 조성되어 타이베이시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 <타이베이 스카페타리>. 국내에서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통해 많은 팬이 생겼던 ‘계륜미’가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었는데, 작품 속 대부분의 장면이 촬영되었던 두얼과 창얼의 카페는 영화를 위해 지어진 공간이 아닌,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 영춘역 쪽에 실제로 운영되는 카페라는 부분 역시 화제가 되었다. 영화의 시작부터 작품은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하나의 회사원처럼 소개한다. 익숙하게 포터필터를 결합해 샷을 내리고, 커피 퍽을 버린 뒤, 노즐을 한번 닦아주고 스팀을 쳐서 카페라테를 만드는 모습(바리스타의 시선으로 봤을 때 거품양이 라테보단 카푸치노가 맞다고 생각되지만). 마치 회사원이 외부 업체와 컨택하고 미팅을 잡고 보고서를 써서 상사에게 제출하는 모습과 다를 게 없다. 물론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디저트 역시 어떻게 찍어야 먹음직스럽게 보이는지도 넌지시 알려주는, 미래의 카페 창업자에게도 도움이 될법한 장면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간질간질 곁들이는 로맨스, 고즈넉한 공간 다정한 사람들, 자매의 꿈과 사랑이 한데 어우러지는 과정을 보면 금방이라도 커피 향과 달콤한 빵냄새가 가득한 감성카페에 와있는 듯하다. 또한 관객들에게 던지는 몇몇 질문들은 꽤나 달콤한 꿈을 꾸게 만들기도, 조금 씁쓸한 현실을 직시하게도 만드는데, 카페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도 닮아있는 부분이 많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손님의 입장에서 카페는 큰 걱정과 문제없이 섬세하게 커피를 내리며 시간을 향유하는 예술가처럼 보인다면,정작 카페업을 하는 이들에게 그 공간은, 재료비와 인건비, 빨리 메뉴를 준비해야 하는데 재료가 떨어지지 않게 발주도 넣으면서 위생도 신경 써야 하는 전쟁터 그 자체. 아, 물론 필자를 포함한 모든 바리스타가 비극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 추천 -
추천 카페 : 아이덴티티커피랩 (합정역)
카페 특징 : 음료를 재주문 시 1000원씩 할인이 들어가서, 처음엔 커피를 즐기다 재주문할 때는 논카페인 메뉴를 즐기는 것 역시 추천한다. 특히 에스프레소와 라떼가 일품이다.
추천 메뉴 : 에스프레소 (쿠키와 곁들이면서 씁쓸함과 달콤함을 같이 즐겨보는 걸 추천한다.)
<퍼펙트 데이즈>
감독 : 빔 벤더스 / 출연 : 야쿠쇼 코지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는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일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그는 카세트 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잔을 마시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가 소원한 조카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매일매일을 반복하는 삶 속에서 기뻐하고 설레하며 찰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도쿄의 청소부 ‘히라야마’. 그의 삶은 매시간 매분 매초마다 계획이 짜여있는 것처럼 촘촘하다. 하루를 보낸다는 표현보다 하루를 해낸다는 표현이 더 가까울 만큼 크고 작은 그만의 루틴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히라야마’는 사색을 즐기고 여유를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이다. 출근하기 직전엔 어떤 올드팝을 들을지 고민하며 시간도 보내고, 이젠 꽤 비용이 드는 취미인 필름카메라로 햇살을 찍고, 가볍게 술도 즐긴다. 그런 ‘히라야마’가 집 밖을 나와 처음으로 시작하는 루틴은 바로 집 앞 자판기에서 캔커피 뽑아마시기. ‘히라야마’가 항상 마시는 캔커피는 산토리의 캔커피 브랜드 보스의 카페오레. 한국의 레쓰비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카페에서 막 제조된 시원하고 진한 카페라테도 좋지만, 아주 가끔은 적당히 시원하면서 가볍고, 은은한 단맛이 묘하게 계속 찾게 되는 시기가 있다. 생각해 보면 보스의 카페오레는 ‘히라야마’의 삶과도 닮아있는 구석이 꽤나 있다. 특별한 자극으로 가득 차있기보단 은은하고 연한 느낌부터 시작해, 비싼 가격 대신 접근성과 대중성이 높아 꼭 필요한 카페오레는 큰돈을 벌진 못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해주는 청소업 종사자 ‘히라야마’의 삶과도 닮아있다. 커다란 프로젝트를 끝낸 하루도 완벽한 하루지만, 커다란 사건 사고 없이 뜨는 해와 저무는 해를 모두 보며 소소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역시 완벽한 하루이듯, ‘히라야마’에게 카페오레는 일상의 한 순간을 부담스럽지 않게 채워주고, 근무의 시작을 알리는 첫 루틴인 셈이다.
- 추천 -
추천 카페 : 카페 꼬메노 (건대입구역, 어린이대공원역)
카페 특징 : 주택가 골목사이에 작은 간판에 숨어있는 맛집인데, 내부는 은은한 조명에 가득 찬 식물, 고소한 원두향이 가득해서 퍼펙트 데이즈의 ‘히라야마’처럼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기에도 좋다.
추천 메뉴 : 카페오트라테 (카페오트라떼는 커피의 쓴 맛을 귀리우유가 고소하고 은은한 달콤함으로 잡아줘서 돌아서면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디저트는 많지 않지만 그 대신 퀄리티를 높인 티라미수는 달콤, 촉촉, 쌉싸름함까지 고루 느껴지는 추천 메뉴이다.)
‘좋은 영화’ 한 편은 ‘좋은 스승’ 한 명에게 가르침을 받은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그리고 ‘맛있는 커피’ 한 잔은 ‘날 이해해 주는 친구 한 명’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이 콘텐츠가 부디 좋은 영화 한 편과 좋은 커피 한잔 같이 작은 여유와 미소를 건네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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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 그 자체인 남자와 멋을 아는 영화의 역대급 질주
어린 시절 또래 친구들과 달리 차에 큰 관심이 없던 아이는 자라 운전까지도 관심이 없더니 면허까지 등을 돌린다. 그런 소년이 유달리 관심있던 것이 바로 F1 레이싱 경기였다. 경기를 꾸준히 챙겨본 적도, 응원하는 팀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TV를 돌리다 F1 중계방송이 있으면 뉘어있던 자세를 고쳐 앉아 집중했다. 규칙을 몰라도 스피커 너머로 터질 듯한 굉음 소리가 이목을 사로잡았고, 팍팍 터져가는 아스팔트 조각들 뒤로 레이서들의 가쁜 숨소리와 땀방울이 경이로웠다. 운전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가냘픈 생각은 중고교 시절 원심력과 중력이라는 간단한 과학상식만으로도 부숴져 그들은 우상이 됐다.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한 생각은 작은 충격에도 날라가버리는 차량과 그 잔해들을 보며 치유됐다. 처음 F1 레이싱 카의 소름과 흥분을 체감하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해 나에겐 F1과 관련된 구설수나 스캔들, 사건들 등에도 아직까지 그 스포츠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고, 이를 영화로 접했을 때의 기대감은 이미 상상 초월이다. 지금껏 영화 <포드 v 페라리>, 영화 <카> 시리즈, 영화 <스피드 레이서> 등 수 많은 레이싱 영화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레이싱의 감흥을 모두 채우기란 역부족이었다. 이번 영화 <F1: 더 무비>가 개봉하기 전까지 말이다.
영화 <F1: 더 무비>는 할리우드 산업이 쓸 수 있는 자본의 총량을 모두 모아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인 상업영화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 만들어낸 올 상반기 최고의 상업영화가 아니었을지 감히 추측한다. 그만큼 엄청난 촬영 방식과 볼거리들 그리고 편집, 또한 다소 무난하고 빈번한 감이 없지 않은 스토리라인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엄청난 배우 라인업 등이 영화를 풍성하게 했다. 멋, 차림새, 행동, 됨됨이 따위가 세련되고 아름다움이라는 뜻의 본 단어는 어쩌면 영화 <F1: 더 무비>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된다.
영화는 영화 <탑건: 더 매버릭>을 촬영한 조셉 코신스키가 감독을 그리고 해당 작품을 촬영한 모든 스태프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었다. 이전 작에서도 영화적으로 가장 찬사를 많이 받은 부분은 전투기의 움직임을 촬영한 롱 쇼트 그리고 전투기에 직접 올라타 연기하는 배우들의 표정을 클로즈업으로 다루며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실제 F1 레이서들은 훈련하는 과정에서 속도와 중력을 버티기 위해 목 단련을 많이 하는 만큼 경기를 치르며 겪는 긴장과 압박 그리고 하중되는 피로도 등을 목과 몸으로 느낀다고 한다. 이러한 점들을 영화는 전작에서 촬영한 방식과 마찬가지로 다루어 관객을 이입시켰다. 또한 F1 경기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인 5번의 빨간불이 들어오고 모두 꺼지며 시작을 알리는 출발신호를 영화가 다룬 방식이 흥미롭다. 영화의 중반부 사고 이후 복귀한 '조슈아'와 주인공 '소니'가 출발선에 서 신호를 기다릴 때 영화는 마치 차량의 좌측을 중심으로 오버 더 숄더로 촬영했는데, 재밌는 점은 화면을 분할해 각 인물들이 탄 두 차량 모두를 프레임 속에 비춘다는 것이다. 본 장면을 통해 출발 신호와 함께 달려나가는 것은 차량만이 아니라 함께 긴장 중이던 관객도 포함됐다. 나아가 이전 장면들부터 영화는 계속해서 같은 팀이면서 동시에 치열한 라이벌 관계 속의 두 인물을 경쟁구도로 비췄는데, 이를 비슷한 모양의 차량과 비슷한 구도 속 다른 인물과 다른 상황이라는 식의 구도로 표현한 점은 본 작품이 뛰어난 점 중 하나이다.
영화는 가히 역대 레이싱 영화 중 가장 시원하고 멋있는 레이싱 장면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굉장한 연출과 촬영을 통해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영화의 초반부부터 본인들이 앞으로 다룰 레이싱 씬들에 대해 관객에게 으름장 놓듯 영화는 시작부터 터질 듯한 영화적 에너지와 음향으로 관객을 집중시킨다. 특히 놀라운 점은 F1 차량에 대한 이해도와 F1 경기 자체에 대한 이해도라고 생각된다. F1 차량은 기본적으로 최대한 빠른 속도를 구사하기 위해 바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차량이 바람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바람을 타면서 더 잘 나아가게끔 설계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차량 전면부와 후면부의 윙들 양쪽 하단의 장치들, 타이어의 상태나 각 타이어별 상황에 맞는 기능 등이 경기에서 중요해지는데, 영화는 단순히 달리는 차량이나 레이서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차량의 여러 장치들과 기능들이 작동하는 순간을 담아내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했다. 더불어 레이서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수석 코치와 같이 피트 내에서의 인원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면서 F1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관객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모터스포츠 세계에 입문하고 싶게 했다. 물론 영화의 이러한 점 때문에 차량의 기술 내지는 전략과 관련해 전문 용어들이 빈번히 등장하고, 몇몇 씬들에서는 'DRS(드래그 감소장치(Drag Reduction System). 전자 제어 부품에 의해 공력 파트를 실행시켜 강제로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장치)'와 같은 장치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용어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하여 영화의 흐름에 방해되는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이에 반해 스토리라인은 다소 밋밋한 편이었다. 감독의 이전 작품을 떠올려본다면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많으며, 전작이 아니더라도 불의의 사고로 비주류였던 주인공이 기회를 얻고 여러 갈등과 고난 끝에 결국 승리 내지는 우승을 챙긴다는 다소 '클리셰'스러운 구조를 가진다. 물론 클리셰가 있다고 하여 옳지 못하다는 점은 아니지만 영화의 흐름과 결말이 어느 정도 예상되고 그렇기에 후반으로 갈 수록 갈등이 깊어짐에도 진부해지거나 지루해진다. 영화의 플롯은 지나치게 소니라는 인물에게 의존적이다. 소니라는 인물이 다시금 주류 인물이 되는 이야기, 같은 팀의 어린 유망주 선수를 지도하는 이야기, 팀 전체에 놓인 위기를 풀어내는 이야기 모두를 소니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생각해볼 점은 그 방식 모두 그다지 창의적이거나 이 영화만의 개성이 엿보이지 않다는 점이다. 장르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선수의 트라우마와 각종 사고를 대동하고, 트럼프 카드와 얼음물과 같은 선수의 루틴을 사용해 관객을 설득시키고자 했으나 설득보다는 이해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F1 선수들의 훈련 모습이나 시설, 차량 설계 내지는 전략 등을 최대한 멋스럽게 살려내 관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앞서 언급한 레이싱 씬들을 통해 어쩌면 창의적이면서도 위험한 스토리라인을 사용하기보다 다소 진부하지만 안정감있는 플롯을 바탕으로 삼고, 그 위를 화려한 연출로 덮으면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치밀한 계산이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영화 <F1: 더 무비>를 촬영하는데 최소 3억 달러, 6월 26일 기준 한화로 4063억 8800만원이 투자됐다. 우리나라 1년 총 예산을 어림잡아 600조라 한다면 총 예산의 0.06%를 이 영화를 위해 사용했다는 뜻으로 엄청난 양임을 가늠할 수 있다. 혹자는 이에 대해 이 정도 투자금이라면 당연히 잘 만드는 것이 맞고, 당연히 영화가 재밌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할 수 있다. 물론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꽤 있어왔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영화 <F1: 더 무비>는 말 그대로 '돈 값하는' 영화였다. 모터스포츠를 잘 모르는 관객도 즐길 수있는 멋 그 자체인 배우 브레트 피트부터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막스 베르스타펜부터 샤를 르레르와 같은 현역 F1 선수들까지도 출연했으며, 실제 피트월을 촬영해 극의 분위기와 몰입감을 더했다.
어떨 때에는 카메라의 촬영법이나 편집법, 앵글의 위치와 대사의 의미 분석 등에 집중하다 보니 영화를 오로지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스스로 의심된다. 영화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는 것이겠고, 분석할 수 있기에 더 즐길 수 있는 것도 맞지만 그만큼 영화에 몰입하는 게 아니라 화면 속 비춰지는 세상은 허구라는 것을 인식하고 관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본 작품은 오랜만에 어깨 위의 모든 짐을 다 내려놓게 만들면서 나 또한 한 명의 레이서로서 함께 달리는 것만 같은 기분을 들게 한 작품이었다. 더불어 어떨 때에는 충분한 기대감을 갖고 영화관에 방문하면, 그 영화관 속 스크린에는 정말 내가 기대한 그게 틀어졌으면 하는 소망과 우려가 생긴다. 이번 영화 <F1: 더 무비>는 정확히 그 지점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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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주 최신개봉영화(특송, 하우스 오브 구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청춘적니,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
[WEEKEND CHOICE MOVIE] 2022년 1월 2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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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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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자산어보>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호기심 많은 '정약전'은 그 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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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토르 : 러브 앤 썬더> 30초 예고편
토르와 함께하는 우주 최고의 '갓'매치! ❤️+⚡ 올 여름 가장 짜릿한 사랑과 강렬한 액션을 만나고 싶다면 7월 6일, 극장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