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6-06 13:59:44
6월 1주차 최신 씨네 뉴스 1호
제임스 건이 새로운 슈퍼맨의 방향을 밝혔다.
📮 6월 1주차 씨네뉴스가 어김없이 도착했습니다!
벌써 6월이라니 🫢🫢
“슈퍼맨 vs 괴수?” 제임스 건, ‘고질라-1.0’에서 영감 받았다!
💥 제임스 건 감독이 새 슈퍼맨 영화의 모티브로 ‘고질라 -1.0’을 꼽았습니다.
이번 ‘슈퍼맨’에는 거대한 카이주(괴수)도 등장하며 시각적 스펙터클은 물론,
인간 드라마를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건의 슈퍼맨은 2025년 7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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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슈퍼맨 vs 괴수? 제임스 건, ‘고질라’에서 영감 받았다
❷ 드니 빌뇌브 걸작 '그을린 사랑',6월 25일 4K 리마스터링 재개봉
❸ '왕의 남자' 상상마당 20주년 특별상영…이준익·이준기 GV 진행
❹ 스칼렛 요한슨, 8년 만에 한국 방문 논의 중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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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에서 죽었다 살아난 스팸의 이야기
* 영화 줄거리, 결말 스포일러 포함
우선, 쓰기 전에 사담이지만 이 영화가 크리에이터가 되고 씨네랩에서 쓰는 첫 리뷰이다.
블로그에는 여러 영화 리뷰들이 있지만, 어쩐지 첫 리뷰는 새 마음으로 새로 적고 싶었다.
영화를 본 후 딱 드는 감상은, 이 영화 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는데?였다.
내가 봉준호 감독의 모든 영화를 다 그리고 자세히 본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흔히 봉준호 하면 기대하는 스토리의 깊이감, 숨 막힘이 이 영화에서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설국열차도 그렇고, 최근 흥행한 기생충도 그렇고 초반에는 조금 라이트 하게 시작하여 주제를 이끌며 더욱 깊게, 깊게 들어가지 않는가.
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볼 때마다 느낀 점은 봉준호는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아주 작은 초점을 통해 더 깊이깊이 끌고 가며, 결국엔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을 경계하거나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기생충은 "지하철 냄새" 같은 부분에서, 괴물은 장소인 한강에서 특히나 한국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정서와 맞물리며 울리는 무언가가 존재했다. 다만 미키 17은 장르부터 배경까지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SF의 것이라 그런지 몰라도 흔히 내가 보던 봉준호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분명 미키 17에도 우리가 알던 봉준호의 것은 존재했다. 미키 17은 어쩐지 우리가 전에 봤던 봉준호의 영화들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주제가 많이 섞여있는 세미 통합판 같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주제의 포괄성
이 영화에서 어라라? 했던 것은 한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노동계층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듯싶다가, 어떤 섣부른 과학기술의 발전과 윤리의식의 부재도 다루고, 인간성, 악독한 권력 계층 후에는 생명권과 동물에 대한 존중도 주제로 나온다. 한 영화에 많은 내용이 녹아들어 있다는 것은 다르게 보면 그만큼 한 얘기에 다양한 주제를 넣은 지루할 틈 없는 영화라고도 생각되는데, 또 다르게 보면 조금은 복잡하거나 정신없게 느끼는 사람도 분명 존재할 것 같았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리뷰를 써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보아서 더 그랬는데 그래서 지금 어느 부분에 초점을 두어야 하지?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노동계층과 미키 17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좋았던 부분이 확실히 존재한다. 미키 17이 노동계층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다. 나는 원작인 미키 7을 보지 않았고, 또 영화를 볼 때 원작과 영화 사이 연결고리를 찾는데 열중인 사람도 아니다. 따라서 지금 내가 짚는 부분이 원작과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에서 미키 17이 노동자로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현대의 노동자와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것이 나에게는 참 재밌는 포인트였다.
특히나 미키 17은 다른 미키들에 비해서(잘 나오지도 않았지만) 우리가 흔히 사회에서 인지하는 노동 계층과 닮았는데, 돈을 못 벌었으니 이것은 자본주의에 적응하지 못한 벌이라고 여기는 부분이나 권력자에게 의견을 표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부분,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까지... 현대 사회의 수긍하는 노동자상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그래서 체제에 반항하는 미키 18이 더욱 이질적이거나 독특하게 그려진 것 같았다. 미키 17은 자신을 맛있는 고기라고 표현한다거나 죽어도 되는 존재라고 묘사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들을 소모품, 대체품 등으로 부르곤 한다. "죽는 기분은 어때?" 가끔은 조롱이고 가끔은 진심인 이 말은 미키가 저 우주선에서 가장 하층의 소모품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정작 미키가 없으면 우주 밖으로 나갈 염두도 못 냈을 거면서. 유일하게 이를 막거나 안쓰럽게 보는 것은 그의 여자친구인 나샤 뿐이다.
미키가 돈이 없다고 해서, 혹은 그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해서 그가 인간이 아닌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키는 꼭 실험 쥐처럼 혹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스팸으로 취급된다. 나는 "스팸"이라는 이 단어가 미키를 그리고 노동자를 권력자들이 어떻게 보는지를 너무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똑같고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것. 불량 식품이지만 삶에서 필요한 것. 후에 권력자가 그에게 "너도 죽는 것이 무섭니? 그럼 너도 인간인 거구나."라는 말에 미키 18의 표정이 흔들린 것도 평소엔 그런 대접을 받지 않았음을 그리고 은연중에 미키 자신도 자신을 리필돼도 되는 존재라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현대의 노동계층을 투영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애초부터 미키가 노동자이기도 하고. 특히나 전문직이나 기술직보다는 우리가 블루칼라라고 부르는 육체노동자들의 모습과 같다. 어느 목적을 위해서 미키를 소모품 즉 스팸으로 생각하며 갈아치우려는 권력자 그리고 그 밑 연구직, 기술직의 모습이 노동자가 죽어도 나 몰라라 하는 현대의 누군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멀티플을 경계하는 모습조차 노동자들을 통제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으로도 보였다. 미키를 방사능에 노출시키고, 제일 먼저 바이러스를 마시게 하고 정체 모를 외계 생물체가 있는 곳에 던졌음에도 그가 인간일 수도 있겠다는 것을 최후에야 안 권력자가 우스울 뿐이다. 그래서 권력자가 원 앤 온리 엘리트 제시카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미키가 몇 번째 미키인지 궁금해하지 않는 것일 테다.
누가 원주민인가이 영화에서 다음으로 인상 깊은 것은 바로 이 대사다.
"얘네가 망할 외계인인 게 아니라 우리가 외계인인 거지!"
어디에나 통용될 법한 뼈가 있는 대사다. 특히나 이 영화가 할리우드를 겨냥하고 나온 영화인 것을 생각하자면 "원주민" 대사에 움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영화의 외계인은 우리가 알법한 고생대...? 그전으로 되돌아가서 곰 벌레 같은... 그런 생물체를 닮았다. 겉으로 봤을 때는 아메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지능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물론 인간이 그들을 말살시키자고 마음먹은 것은 그 때문이 다는 아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혹은 타 생물에 대한 존중이 없는지는 괴물이나 옥자에서도 충분히 봉준호가 다룬 내용이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도 마음먹고 다루어졌다. 특히나 지구의 환경을 망친 주범이 다른 행성까지 가서 그 나라의 환경을 다 망친다는 것은 꼭 <빠삐용>이 생각나기도 하고, 어찌 보면 인간이 만든 SF 영화에서 나오는 흔한 전개다. 인간은 늘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이 영화의 엔딩이 더욱 판타지같이 그려지는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인간이 사는 모든 터전에 공생은 없다. 우리의 지구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얼마나 많은 전쟁과 학살을 겪고도 그 조그마한 자원을 위해 무의미하고 잔인한 사투를 벌이는지 알고 있다. 미키 17에 마샤와 카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아는 그 인류라면 그 세계는 얼마 안 가 망가질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결말이 더욱 SF처럼 와닿았다. 미키의 트라우마로 남은 빨간 버튼이 엔딩에서는 제대로 미키의 복사 기기를 터트렸듯이, 그들은 인간사에 남은 트라우마를 동화처럼 터트렸다. 인류가 아직 발전하지 않았을 때의 터전인 동굴에서 그곳의 원주민과 농사를 가꾸며 사는, 꼭 책 <사피엔스>의 예정된 절망이 오지 않은 시절의 이야기 같다.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이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에 나오는 꼭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권력자 부부가 기어코 그 생물체를 학살하기 시작해서 인류나 그 외계인 둘 중 하나는 멸망하는 것이 어찌 보면 예정된 시나리오인데 영화는 아주 화목하게 권력자의 목을 베고서 아기도 엄마의 품으로 돌려주었다. 그들은 생각 외의 평화를 찾았다. 하지만 나는 이 결말이 관객이 생각하는 스토리를 엉성하게 만드는 포인트라 하더라도 만족했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영화에서는 그 권력자가 당선에 실패한 것으로 나오지만, 현실은 그런 권력자들이 깃발을 잡는다. 사람들은 허황되고 편향된 것에 쉽게 홀리고 영화 속 마샤만큼 이성을 잘 잡고 있지 않다. 그래서 기생충의 기우가 꿈꿨던 꿈이 실현된 영화도 몇 개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 나의 조그마한 소망이 있었나 보다. 심신이 지치니 해피엔딩이 좋다. 그들이 언제까지 해피할지는 모르지만 영화관에서 한대 맞은 머리로 나오는 멍한 기분을 느끼지 않은 것이 내심 좋았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스토리와 결말 그럼에도 이러한 주제들을 다뤄줬다는 것부터 고맙다. SF라는 장르가 쉽지 않은 것을 모두가 알고 특히나 자연스러운 CG를 만들어내는데 들인 공, 그리고 매끄러운 연출과 지루할 틈 없는 전개까지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비주얼이 참 좋았다. 이런 평 조금 저급할지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영화는 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젊은 배우들의 비주얼이 훌륭해서 눈이 즐거웠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내심 사심이 들어간 평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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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왈로우> 리뷰
영화 「스왈로우」(2020)의 주인공인 헌터(헤일리 베넷)는 남편인 리치(오스틴 스토얼)와 함께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되고 헌터는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먹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게 된다. 행복하리라 예상했던 결혼 생활은 답답한 생활의 반복이다. 리치의 가족으로부터 지극히 이방인으로 대우받고 단지 대를 잇기 위해 필요한 존재로 여겨지는 헌터에게 가족 간의 유대감은 고사하고 어떠한 (감정적인) 출구도 제공되지 않는다. 탈출구 없는 결혼 생활과 원치 않아 보이는 임신으로 헌터는 이식증을 앓게 된다. 영화는 헌터가 겪는 이식증을 헌터의 생활과 맞물려 제시함으로 병을 앓는다는 느낌보다 신비로움에 이끌려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생활의 유일한 탈출구를 찾은 듯 보이게 한다. 그러면서도 이식증의 자기 파괴적인 성격을 쾌락과 고통을 넘나드는 헤일리 베넷의 연기로 드러내며 스릴러적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영화는 이식증이 발병하기 전 공허하고 단조로웠던 헌터의 삶과 대비된 그 이후의 삶을 화려해진 집의 공간과 빠른 템포로 마치 안정적이고 건강한 헌터를 보는 듯한 정서를 불어넣어 관객이 안정감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도록 한다. 그러나 영화는 관객들이 이식증을 들킬까 마음을 졸이던 순간들을 그리 길게 끌지 않는다. 이 영화가 진정으로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헌터의 이식증이 리치에게 발각된 이후 드러나는 헌터의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이식증으로 인해 받게 된 심리 상담에서 불현듯 그의 과거가 드러나며 영화는 관객에게 이식증을 앓는 헌터에 집중하기보다 선행해 존재하던 헌터라는 한 인간을 다시 처음부터 이해하도록 한다. 헌터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의 과거를 심리 상담가에게 말한다. 헌터의 엄마는 강간범의 소행으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하였고 종교적 이유로 임신중절을 선택하지 않았다. 헌터 자신의 의지로는 통제할 수 없던 이 과거를 헌터는 ‘많이 생각하여’ 극복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거가 리치에게 밝혀진 이후 헌터가 보인 심각한 불안 증세와 이식증의 재발은 아직 헌터가 그 과거의 영향력 안에 있음을 보여준다. 헌터는 결혼생활 중 임신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 이식증이 발병되었다. 헌터에게 이식증은 주체성과 자율성을 증명하는 행위이자 억압적 상황에서 하나의 감정적 배출구로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원치 않던 임신을 한 후, 억압적 상황에 대한 반영이 이식증의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에 주목해볼 수 있다. 임신의 과정에서 먹는 행위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헌터는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는다. 부푼 배를 보고도 행복해 보이지 않던 그는 사실 자신에 대한 어떠한 의견도 주체적으로 표명하지 못하는 억압의 상황에서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거부감을 이식증으로 발병시키고 그 잘못된 쾌락에 더 빠져듦으로 일종의 투쟁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헌터의 엄마와 헌터의 통화 내용, 그에 따른 헌터의 반응으로 유추해봤을 때 헌터의 엄마가 (의도적이라 확신할 순 없지만) 헌터의 동생을 헌터보다 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헌터의 엄마는 자신이 의지가 아닌 종교적인 이유로 임신중절을 선택하지 않았다. 헌터를 어쩔 수 없이 출산한 엄마에게 헌터는 자신의 딸인 동시에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제공한 강간범을 연상시키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엄마와의 관계에서 헌터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누군가의 온전한 의지로 탄생된 필연적 존재’와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자라났을 것이다. 따라 헌터는 자신의 존재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지는 경험에 대한 결핍이 있었고 이 관계에 대한 집착이 낳은 결과가 리치와의 관계이다. 그가 자신 때문에 행복해했기에 그의 모든 선택을 따랐고 그를 사랑했을 것이다. 이 사랑의 관계는 결국 관계에서 헌터를 수동적인 존재가 되도록 했고 억압적이고 고립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게 했다. 헌터는 혼자 지내게 된 모텔에서 리치에게 진심을 털어놓는다. 이제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흘러가는 상황을 맞이한 헌터는 더 이상 이질적인 것(흙)을 삼켜내지 못한다.
다른 가족에게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헌터는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의 집으로 간다. 강간범의 흔적으로만 그를 바라보았던 타인의 시선에 대한 수많은 경험들은 헌터에게 헌터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도록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자는 자신을 탄생케 한 아버지였을 것이다. 마침내 헌터가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권리로 그 물음을 던졌고 아버지라는 작자는 대답했다. 헌터는 헌터가 그를 닮지도 않았음을, 그가 가진 비열한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헌터는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드디어 확인받았다. 헌터는 누구의 흔적으로서도 아닌, 누구에게 사랑을 주어야 하는 존재도 아닌 ‘헌터‘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헌터가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상황에서 내린 첫 번째 선택은 임신중절이다. 헌터가 가진 아이는 마치 헌터를 닮았다. 누군가의 간절한 의지로 생겨난 존재가 아니다. 헌터의 선택에는 배 속의 존재가 자신과 같은 운명을 반복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겼을 것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생기는 비극의 굴레를 끊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헌터뿐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스릴러적 분위기로 시작하였으나 곧 드라마로 전환되어 주인공인 헌터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아닌 그의 삶에 주목한다. 헌터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여성이 겪는 이타적이고 고립된 결혼생활부터 임신중절 선택까지 현재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여러 상황과 정서를 영화에 반영했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한 여성이 과거를 극복하고 주체성을 획득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헌터의 출생부터 마지막 헌터의 선택까지 이 이야기는 중점적인 주제로서 임신중절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말한다. 헌터가 자신에 대한 결정, 통제권을 생물학적 아버지 앞에서 온몸으로 부르짖은 뒤 행했던 일이 임신중절이었다는 사실은 단지 임신중절의 선택권을 임신을 한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이가 행사했다는 의미를 가질 뿐이다. ‘현실의 반영‘인 영화는 임신중절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다루었고 더불어 ‘반영의 현실’인 영화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이 이야기를 모든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시키며 같은 상황에 놓여있을지 모르는 또 다른 여성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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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점을 뒤집는 천재감독의 명대사
천재? 괴짜? <이터널 선샤인> <무드 인디고> 등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씨네필들을 사로잡은 미셸공드리 감독.
공드리 감독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비주얼, 음악과 영상의 조화, 섬세하고 깊이 있는 대사들로
관객의 마음을 훔치는데요.
미셸 공드리의 영화 제작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공드리의 솔루션북>이 8월 14일 개봉합니다.
<이터널 선샤인> 2005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 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요?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무드 인디고> 2014
VIVID 칵테일을 제조하는 피아노를 발명해 부자가 된 콜랭과 당대 최고의 철학가 장 솔 파르트르에게 빠진 그의 절친 시크. 두 사람은 우연히 클로에와 알리즈를 만나게 되면서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시작한다.
PASTEL 서툴지만 진실된 고백으로 클로에와 결혼에 성공한 콜랭. 반면 시크는 알리즈와 함께 파르트르의 강연에 다니고, 그의 물건을 수집하는 등 값비싼 열정을 이어간다.
MONO 그러던 어느 날, 콜랭은 클로에의 폐에 수련이 자라고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고, 치료를 위해 전재산을 바치기에 이른다. 한편, 시크는 콜랭이 결혼자금으로 건넨 돈마저 파르트르 물건 수집에 모두 써버리고, 이런 그에게 알리즈는 점점 지쳐간다.
COLORLESS 사랑하는 이를 위해 난생 처음 험난한 노동을 시작한 콜랭과 우상에 미쳐 사랑을 등진 시크. 마침내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환상은 색을 점점 잃어가는데…
<수면의 과학> 2006
삭막한 현실에서 벗어나 꿈 속에서 살고픈 드리밍 보이 ‘스테판’. 짝사랑하는 옆집 그녀 ‘스테파니’가 영혼의 짝이라 확신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기란 꿈처럼 쉽지가 않은데… 꿈꾸는 모두를 위한 ‘스테판’의 Sweet Dream!
<마이크롭 앤 가솔린> 2016
작고 소극적이지만 섬세한 예술가, 마이크롭 ‘다니엘’.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가솔린 냄새 풀풀 풍기는 괴짜 모험가, ‘테오’. 첫만남에 서로의 특별함을 알아 본 소년들은 영혼의 단짝이 된다.
단조로운 일상에 지쳐가던 중, 길고 긴 여름방학을 맞아 다니엘과 테오는 프랑스 전국을 누비는 로드 트립을 계획한다. 가진 건 고철상에서 주운 잔디깎이 모터와 널빤지뿐. 우여곡절 끝에 제법 그럴싸하게 완성된 시크릿 드림카! 낭만 없이 볼 수 없는 미운 열여섯의 깜찍발칙한 반항이 시작된다.
<공드리의 솔루션북> 2014
영화감독 마크는 자신의 새로운 걸작이 제작자들 때문에 망할 위기에 처하자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숙모가 있는 마을로 탈출한다. 머릿속에 쏟아지는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실행하기 시작하는 마크.
세계가 인정한 천재 감독과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감독을 동시에 해내는 그는 영화의 완성이 늦어지자,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솔루션북’을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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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과 긍정 사이, 작별과 만남 사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그렇게 유난을 떨어?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나 자신에게 반문할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찬란했던 순간, 나 역시 있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내 글을 옮기고 싶었다는 메일을 봤을 때나 선거에 참여했던 기억은 그 누구의 것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것이다. 또 있다. 정신병에 신음하던 순간. 이걸 이겨내기 위해 했던 노력들. 그것도 나의 기억 속에서 빛나는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아무와도 맺지 않은 약속에 관한 것이다.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생각이 따르는 대로. <시네마 천국>을 쓰려고 했던 본래의 계획을 부숴 새롭게 다른 걸 쓰고자 한다. 난 21살이 돼도, 22살이 돼도, 23살이 되고 만남은 쉬운데 이별은 너무나도 어렵다. 떠나보낸다는 건 필연적으로 많은 후회를 풀게 되니까.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으니 나를 더 괴롭게 만든다. 난 그래서 약속했다.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하는 걸로. 그게 어떤 방식이든, 또 무엇이든.
<졸업>은 이별에 관한 영화다. 러닝타임이 22분 정도인 짧은 단편영화다. 또, 제주대학교 영화동아리 <시네필>이 처음으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멀쩡히 돌아가는 메가박스도 영업 종료시킬 정도로 제주는 영화를 제작하기에 그렇게 원활한 곳이 아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작품 중에 기억에 남는 거 그나마 <낙원의 밤> 정도? 근데 그것도 올해 나와서 그렇지 대부분 해녀에 횟집에 썼던 소재만 써서 영화 소개에 '제주'만 들어가도 접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같이 스무스하게 녹아들게 만들 순 없는 걸까?
이 작품 <졸업>은 제주라는 장소적 특성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제주라는 장소가 영화와 찰떡이다. 뭐 이건 필연적으로 이 사람들이 제주대학교 재학생들이니까 제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겠지? 그리고 텀블벅으로 150만 원인가 받고 제작한 작품인데 비행기 타고 장소 섭외하고 그런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것이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자는 이런 장소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를 십분 잘 활용한다. (물론 이것을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이 영화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상실의 이미지'가 제주의 바닷소리, 풍광과 함께 시너지가 잘 나는 편이다. 혼자서 바다를 걸어본 적이 있는가? 바다는 넓고 행복한 사람들은 주위에 한가득인데 나 혼자만 덩그러니 있으면 외로움이 심해진다. 이렇게 낯이 애매하게 진 바닷가에서 두 친구가 손을 잡고 걷는 장면이 있다. 그 대화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내가 그렇게 행동했으면 달라졌을까?' 하는 가정일 것이다. 친구 중 한 명인 예원이는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 대화는 현실성이 없다. 대사만 봐도 현실의 허전함을 강조할 수 있는데, 바다는 보여주고 배경은 페이드 아웃하는 연출법으로 통해 인물들이 상실로 인해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연출이다. 이렇게 이런 처연함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제주라는 장소적 특성(바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결합해 영화의 무거운 정서를 이끌어나간다.
또 이 영화는 성숙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별. 어렵다. 이 '이별, 어렵다.'라는 말을 쓰자마자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었다. 근데 진짜 그 사람들이랑 이별한다고 하면 인생이 어려워질 것 같다. 이 이별이라고 하면 사별도 있고 결별도 있고 뭐 가지각색으로 있겠지. 근데 이별이 정말 아픈 이유는 행복했던 추억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떻게 잊어. 난 그것들을 잊으라고 한다면 격하게 싫다고 반응할 자신 있다. 가슴에 품어라. 마음으로 잊어라. 말은 쉽지. 근데 그게 쉽게 되면 사람이 아니다. 인간의 기억이 그렇게 쉽게 잘라낼 수 있으면 기계지 그게. 내 주치의 선생님도 '생각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한 적이 있으니 정신건강의학적으로도 보장된 사실인 것이다. 물론 나는 '잊으라'라고 독려하는 이별에 관한 영화들을 좋아한다. 잊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잊으라는 뭐 그런 거.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이제 그만 끝낼까 해>와 같이 '이젠 정말 앞으로 나아가는 거 어때?'라는 말은 나에게 또 다른 힘이 되었다. 반대의 맥락에서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 <매그놀리아>인데, 이 작품은 인물이 완벽하게 잊어서 성장하는 순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냥 엔딩신에 여자 주인공이 빙긋이 웃는 장면으로 영화를 끝낸다. 이 <졸업>은 후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순간으로 돌아가 계속해서 물을 수밖에 없다. 그게 최선이었니? 그게 됐다면 넌 내 옆에 있었을까?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리움이 심해져 사람을 더 아프게 할 것이다. 그 상처들을 무조건 잊는다는 게 과연 능사일까. 아닐 것이다. 돌아본다는 건 완벽하게 지나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매일이 고통스러운 인물에게 어려운 문제다. 그 사람을 정말 사랑했으니까 그렇게 자주 뒤를 돌아볼 것일 테니까. 아쉬우니까 미련이 생기는 것이니까. 이 영화는 삶에서 계속되는 난제에 대해 '니 잘못 아니야. 고마웠어'라는 말 한마디를 건넨다. 단적으로 딱 잘라서 잊으라는 말보다 더 사람 냄새가 나는 화법을 쓰는 것이다. 나는 상실의 아픔을 잊기에는 너무 어리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 아주 소중한 원동력이 되는 것인데, 그걸 다 잊기에는 나는 여전한 애새끼다. 이런 나 자신을 긍정해줘서 좋았다.
물론 아쉬운 지점이 있다. 중반부 와랑와랑에서 두 주인공이 술 마시는 장면에서 남자가 '너 그거 정신병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근데 내가 아는 정신질환 중에 지나간 일을 돌이켜보며 힘들어하는 병 같은 건 없다. 각본의 사려 깊음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얼핏 보면 디테일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사항이나 호흡이 느리다는 호불호 갈림의 요소도 영화의 진정성을 살린다는 점에서 왜 단점으로 지적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히려 강점이 되는 부분인 것이다. 좋은 예술이 뭘까? 나는 영화를 분석적으로 보는 것에는 재주가 없다. 그냥 좋으면 좋다고 감상을 풀어쓰는 사람이다. 이 <졸업>은 풀어서 쓰기 좋은 작품이다. 사람의 마음도 분석적으로 다 보기엔 어렵지 않나.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디테일한걸 굳이 풀지 않는다. 애초부터 어렵기 때문이다. 이별, 작별. 뭐 그런 순간들을 풀어쓰기에는 다들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날 것의 대사들과 이미지들로 인물들의 내면 한 단면을 보여준다.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그게 우리가 뭘 보고 좋다!라고 느끼는 이유 아닌가? 이런 연출법은 <메기>나 <꿈의 제인>에서 봤던 방식이다. 따라서 한국 독립영화들을 많이 봐 자연스레 배운 연출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누구나 마음속에 잊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살아온 것에 비해 사소한 것들을 놓쳤다는 회한에 사실 일상이 많이 아쉬운 사람이다. 그래서 아직 몇 가지를 이별하지 못했다. 또 내가 정말 사랑했던 순간들이 나를 떠나고 있는 것 같다. 불안한 게 많은 내 성격이라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은 것일 수도 있겠지. 근데 점점 예감이 현실이 된다는 생각은 나를 더 괴롭게 만든다. 이런 나에게, 또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 나는 '그냥 그것들 다 잊지 말아라'라고 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단적으로 잊고 산다는 것은 더 비현실적인 것 같다. 그러니까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 정말 그 회한이 필요한 순간이 올 때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쓰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픔을 아픔이라고 생각하면 아픔이겠지. 난 근데 그것 때문에 내 즐거운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해서 잊고 싶지 않다. 정해종 시인의 시 구절이 생각난다. <엑스트라>에서 이 시인은 '더 이상 지나간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라고 썼다.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지나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 그 대신, 지금 나와 함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해라. 그게 우리를 만드는 모든 것이겠지. 난 정말 멀어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 분명해서, 아직도 여기서 살고 이곳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이별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고 싶다. 그게 만남과 이별을 긍정하는 아주 좋은 방식이 될거라고 믿으니까. 뭐 확신할 순 없지만 각본가가 이 극을 썼던 방식이자 내가 글을 쓰는 이유고 이 뭐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바탕이다.
현재 '시네필'의 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EWNJ4JOK5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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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한국에서 왔고, 이름은 '윤여정' 입니다.
지난 오스카 이후 441일이 지난 후에야 열린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결과가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안에서 열린 지난 시상식과는 달리, 할리우드 최대 이벤트인 본 시상식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오프라인으로 개최되었습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맹크>가 10개 부문 노미네이트로 가장 많은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으며,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장편 데뷔작 <더 파더>와 샤카 킹의 전기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가 담긴 <미나리>,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 다리우스 마더의 <사운드 오브 메탈>, 애론 소킨 감독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 작품상을 포함하여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한, 에메랄드 페넬 감독의 데뷔작 <프라미싱 영 우먼> 또한 작품상을 포함하여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상’ 후보에 오른 작품들의 저력을 과시하였습니다.
관심이 집중되던 부문 중,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바로 <노매드랜드> 였습니다. <노매드랜드>의 출연 배우이자, 실제 노매드인 '스웽키'와 함께 참석한 클로이 자오 감독은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거머쥐며, 이날 시상식의 히로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전 감독상 수상자인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시상자로 등장하였기에, 오스카 최초로 두 명의 동양인 감독이 등장하여 의미 있는 장면을 연출되었습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여,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에 이어 이 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 감독이 되었는데요. 클로이 자오 감독의 차기작은 마블의 <이터널스>이기에,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바입니다.
그리고, 모두의 염원대로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미나리>의 제작사인 플랜 B의 설립자이자 배우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로 나서 윤여정 배우를 호명하였는데요. 윤여정 배우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국 BAFTA에서의 수상소감에 이어, 이번에도 '촌철살인' 수상소감을 전세계에 전했습니다. 먼저, 본 영화의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를 만나게 되어 영광이라는 말을 전한 뒤,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많은 유럽 사람들이 내 이름을 여영 혹은 정이라고 부르지만 모두 용서해드리겠습니다"라고 그녀 다운 수상소감을 전해 또 한 번 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뒤 이어, 그녀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언급하며, 배우들 모두 각자의 영화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 해냈기에, 우리는 '경쟁'일 수 없다.고 말해 모두를 배려하는 연륜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또 한번 윤여정 배우가 전세계 시상식을 휩쓸며, 전세계에 '한국' 영화를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전세계 박스오피스 5위에 달하던 한국 영화계가 이를 기점으로 다시 살아나길 바라며, 오늘 오스카를 빛낸 이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결과
- 작품상
★ 노매드랜드
더 파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맹크
미나리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감독상
★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어나더 라운드>
데이빗 핀처, <맹크>
정이삭, <미나리>
에머랄드 펜넬, <프라미싱 영 우먼>
- 남우주연상
★ 안소니 홉킨스, <더 파더>
리즈 아메드, <사운드 오브 메탈>
채드윅 보스만,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게리 올드만, <맹크>
스티븐 연, <미나리>
- 여우주연상
★ 프란시스 맥도맨드, <노매드랜드>
비올라 데이비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앤드라 데이,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
바네사 커비, <그녀의 조각들>
캐리 멀리건, <프라미싱 영 우먼>
- 남우조연상
★ 다니엘 칼루야,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여우조연상
★ 윤여정, <미나리>
- 각본상★ 에머랄드 펜넬, <프라미싱 영 우먼>
- 각색상★ 플로리안 젤러&크리스토퍼 햄튼, <더 파더>
- 촬영상
★ <맹크>
- 편집상★ <사운드 오브 메탈>
- 미술상
★ <맹크>
- 의상상★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분장상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음악상
★ <소울>
- 주제가상
★ "Fight For You",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음향상
★ <사운드 오브 메탈>
- 시각효과상
★ <테넷>
- 국제 장편영화상
★ <어나더 라운드>, 토마스 빈터베르그
- 장편 애니메이션상
★ <소울>, 피트 닥터
- 단편 애니메이션상
★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윌 맥코맥
- 단편 영화상
★ <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 트라본 프리
- 장편 다큐멘터리상★ <마이 옥토퍼스 티처>, 제임스 리드
- 단편 다큐멘터리상
★ <콜레트>, 안소니 지아치노
다시 한번,
올해 오스카를 빛낸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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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나의 혼인잔치: 언약(Before the Wrath/ 2020/ 미국)
(이미지 출처: 네이버이미지)
<비유의 핵심>
가나는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 근처의 고지(高地) 마을. 갈릴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한 예수는 그의 첫 번째 기적을 가나의 한 혼인잔치에서 일으켰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그 기적과 상관이 없다. 그런데 왜 예수는 첫번 째 기적을 하필 혼인잔치에서 행했던 것일까. 아마도 예수를 신랑, 성도를 신부에 견주어 세상 끝날 예수의 재림 때에 펼치게 될 '혼인잔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현대 미국인들은 예수의 재림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고 심지어 그 약속 자체를 믿지 않는 이들이 많다는 통계로 영화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독교국가로 세워진 미국이 이러하니 기독교와 상관이 없는 나라들의 사정이 어떠할지는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세상의 끝날에 예수가 재림할 때 천국에서 벌이게 될 기쁨의 잔치를 왜 '혼인잔치'에 비유했던 것일까. 이 영화는 바로 이 질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수 당시 그의 제자들은 모두 갈릴리 지역의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혼인잔치'에 비유된 천국잔치가 어떤 것인지 가장 잘 이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갈릴리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혹은 다른 나라의 성도들은 예수를 신랑으로 맞이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할 것인지 알기 위해 갈릴리 지역의 혼인풍습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
영화는 갈릴리의 혼인풍습에 대한 최근까지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학자들, 목회자들과 인터뷰를 함으로써 성경 본문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던 혼인잔치 비유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관객들은 다음과 같은 아리송한 성경의 내용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하게 된다.
예수의 신부가 되기 위해(구원 받기 위해) 성도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재림의 때를 하나님만 안다고 하는 것인지,
하나님만 아는 그 재림(예수와 성도의 혼인잔치)의 때를 위해 성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휴거를 왜 '들림 받는다'고 표현하는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혼인잔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거절당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많은 기독교인들은 재림의 때에 일어날 혼인잔치에 대해서보다는 고단한 세상살이에서 벗어나게 해 줄 드라마틱한 들림 받음(휴거)이 '언제' 일어나게 될 것인가에 대해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잊을만 하면 "몇년 몇월 몇일에 휴거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단이 나타나 성도들을 미혹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분명히 말한다. 성도들이 이해하려고 해야 하는 것은 혼인잔치 비유의 목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집중해야 할 것은 그 일이 이루어지는 '때'가 아니라 예수의 신부가 되기위한 성도들의 '준비'라고 말이다.
인류 역사이래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는 성경이라고 하니 꼭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해도 성경에 약속된 예언 중 클라이맥스로 꼽히는 재림 때의 천국 혼인잔치가 도대체 무엇인지 쉽게 설명한 이 영화를 한번 보시기를 권한다. 콘텐츠가 생성된 지역의 문화를 알면 그 콘텐츠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진리임을 알려주는 영화이기도 하다(©2021. 최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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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6] 주눅들어있는 평범한 가장의 본 모습, 노바디
존윅의 각본가가 존윅 시리즈를 기획한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영화 노바디 입니다.
전반적으로 존윅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집에 침투하는 적을 제압하는 액션 장면도 그렇고,
다양한 격투장면은 존윅을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확실히 이 제작진의 인장이 확실히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조금 다른 점은 가족과 아빠의 가정 내 위치에서 소외당하는 모습을 넣어서 가족적인 감정도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고 가족에게도 그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죠.
다른 것 보다 액션이 좋습니다.
존윅 시리즈를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려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물론 있는 영화죠.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끝까지 봐주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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