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4-11-13 22:22:58
자신을 마주하지 못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같은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라일리'

라일리는 촉망받는 미식축구 선수이다. 학교에서도 주목받는 인기남인 데다 운동선수로도 각광받고 있는 그의 삶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카웃해가겠다는 학교도 있으니 그의 삶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그런데 아무도 말하지 못한 그의 핸드폰 속 세계에는 남자들의 몸자랑으로 가득한데....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정말 모호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저 자신의 삶의 방식에 불만이 없기 때문에 정체성에 대해 깊이 탐구할 생각도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는 미식축구 선수로서 아드레날린이 가득한 삶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연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의 삶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암이라는 친구와 안면을 트게 되면서 그의 온전했던 삶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1. 잘 짜여진 운동선수의 삶 속 어울리지 않는 그의 정체성
흔히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 남자의 행동이 다분히 여성스러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사회가 규정한 기준보다 여성스럽다고 해서 전부 다 게이도 아니거니와 사회가 규정한 기준에 맞다고 해서 게이가 아닌 것도 아니다. 라일리는 학교에서도 인기 많은, 소위 주류 문화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남성미가 뿜뿜하는 운동선수였기 때문에 더 의심하지 못했다.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게이는 여성스러운 남자들의 모습으로 많이 어필되어 왔는데, 그런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겉보기에 그는 착하고 인기많은 이성애자 남자 같아 보였다. 항상 아버지에 의해 운동 위주의 삶을 살아왔던 그였기 때문에 그는 커가면서 자신의 취향을 잘 알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이 해야할 역할을 알아서 잘 연기한 착한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환경적 이득을 포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인기도 많고, 가족들에게도 사랑받는 아들이었던 이 포지션을 그는 포기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사람은 결국 환경의 노예라서, 좋게 말하면 잘 짜여진 생활이고, 나쁘게 말하면 통제적인 환경에서 자신을 향한 기대를 놓아버리기엔 그는 너무 어린 나이이기도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똑바로 마주하기엔 그를 둘러싼 환경이 그를 두렵게 했고, 그렇다고 무시하기엔 그의 정체성이 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져 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의 모습이 참 보면 볼수롤 안타까웠다.
2. 리암이라는 존재
라일리의 온전한 삶에 돌을 던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리암으로, 학교에서 게이라는 사실이 꽤나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정체성을 직시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라일리와는 다르게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한다. 라일리는 자신이 살고 싶은 삶에 자신의 정체성은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혼란을 느꼈지만 리암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이니 긍정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오히려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통제적인 삶을 살던 라일리에게 그의 존재는 꽤나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몸은 리암에게 끌리고 있으면서도 이성은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라일리의 위선적인 태도는 리암을 질리게 했지만 라일리에게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고 생각한다. 아직 자신에게 솔직할 수 없는 그에게 한 번 정도는 해야할 일종의 몸부림이었다고나 할까. 그는 그를 둘러싼 환경을 뚫고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3. 남의 시선보다는 내 자신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메시지
이 영화는 쿨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온 라일리의 자아 찾기 프로젝트와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언제나 부모님을 위해서 자신을 숨기고 친구들과의 평가에 신경쓰면서 자신에게 가장 소홀했던 사람이었다. 보다보니,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LGBTQ영화이지만 '자신을 가장 신경쓰면서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뭐, LGBTQ라고 하면 대단한 메시지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성소수자들도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기에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세상의 주류 문화에 치여 자신을 돌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괜히 미안해졌다.
내 정체성에 대해 깨달았지만 내 자신을 표현하지 못함에서 나오는 슬픔을 나같은 이성애자들이 어떻게 이해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영화 속에서만큼은 라일리의 여자친구가 그를 온전히 이해할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소수자들이 라일리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고 있을 것이고, 온전히 나 자신이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고통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가장 먼저 귀기울여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내 마음에 귀 기울이는 것이 '이기적이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럴 땐 이기적이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고 싶을 때 추천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 내가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 지는 모르겠다. 내가 그들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도 위선 같고, 그들에게 공감한다는 말을 하는 것도 너무 재수없어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내 주변에 라일리 같은 친구가 있다면 라일리의 여자친구와 같은 포지션에 있고 싶다. 그렇게 그들의 정체성을 편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최선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극장을 나왔다.
이번 '서울프라이드영화제'를 다녀오면서 내가 봐왔던 영화들의 범주가 더 넓어진 것 같아 좋았다. 물론 그전에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LGBTQ를 봐오긴 했지만 더 다양한 성수수자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되어 내 상식 선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여러 생각들이 스쳤다. 이번 영화제를 다녀오면서 나같은 이성애자들은 어떤 태도를 정립하는 것이 소수자들에게 존중을 표시하는 길일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너무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 같고, 너무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것도 과해보일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한 발치 떨어져서 그들의 삶에 민폐가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결론이었다. 적당한 수준의, 선을 넘지 않는 무관심을 표시하는 것, 그것이 곧 답이 아닐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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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마지막 주 영화 한줄평] <아네트>
8월의 시작과 함께 찾아온 A24의 대작 <그린 나이트>의 언배시사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그린 나이트>를 보고 오신
'씨네랩' 연구원 분들의 한줄평, 한 번 확인해볼까요?
1. <그린 나이트>
<홀리 모터스> 이후 9년 만의 귀환
다시 영화의 세계로 관객들을 불러모을
2021년 칸영화제 개막작 & 감독상 수상 <아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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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 보고 싶은 특별한 세계관을 가진 영화 TOP4!
호기심을 시작으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인 영화들이 있습니다. 특히 무한한 상상력으로 기상천외한 공간에 초대해 주는 애니메이션은 독보적인 스토리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의 마음에 즐거움과 따뜻함을 심어줍니다.
특별한 상상력을 담아 지금껏 본 적 없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애니메이션의 풍성한 이야기들! 코로나로 지쳐있는 분들을 위해 무의식의 세계부터 꿈속 세계까지 작품마다 고유한 세계관을 가진 영화 4편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애니메이션 드림팀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모험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요?
1. 무의식의 세계 <인사이드 아웃>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 다섯 가지 감정(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 감정의 신호를 어느 때보다 바쁘게 보내지만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고 '라일리' 마음속에 큰 변화가 찾아오게 되자 '라일리'의 예전 모습을 되찾기 위해 엄청난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머릿속 본부로 돌아가는 모험을 담아냈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은 당시 11살이었던 딸의 머릿속과 변화하는 감정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라는 독창적 세계관을 탄생시켰습니다.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하는 신선한 발상은 물론 잊혀진 기억들이 버려지는 ‘기억 쓰레기장’ 등 기상천외한 무의식의 세계를 선보이며,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한번 쯤 상상은 해봤지만 눈으로 본 적 없는 세상 이야기를 통해 우리 내면의 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단순한 즐거움뿐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존재 이유에 대한 이해를 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2. 사후세계 <코코>
출처: 네이버 영화
멕시코 전통 명절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코코>는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댔다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곳에서 만난 의문의 사나이 헥터와 함께 하는 모험을 담았습니다.
사후세계라는 흥미로운 배경에 화려한 색감과 감성적 음악 등 먼저 떠나보낸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하는 황홀한 여정으로 어린이층 관객은 물론이고 성인층 관객들에게도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떨쳐내고 여기에 흥겨운 음악들과 가족애, 꿈을 향한 열정까지 섞이기 어려워 보이는 재료들을 완벽하게 조합해 최고의 평가를 이끌어냈습니다.
3. 태어나기 전 세상 <소울>
출처: 네이버 영화
딸에 대한 관심으로 제작했던 피트 닥터 감독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이어 이번엔 아들 성격의 호기심을 시작으로 탄생된 영화 <소울>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지구에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가 함께 떠나는 특별한 모험을 그린 영화입니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서 태어나게 된다는 픽사의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누구도 본 적 없고, 상상한 적 없는 ‘태어나기 전 세상’이라는 세계에 저마다 개성 넘치는 영혼 캐릭터들이 등장해 흥미로운 이야기와 볼거리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몬스터 주식회사>, <업>,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 감독과 함께 캠프 파워스가 공동 연출을 맡았고 <인사이드 아웃>과 <코코> 제작진을 필두로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인크레더블 2>, <토이스토리4>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높은 완성도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영화 <소울>은 12월 25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현재 코로나 여파로 내년 1월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4. 미지의 꿈속 세계 <드림빌더>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드림빌더>는 자상한 아빠와 귀여운 햄스터 '비고'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소녀 '미나'가 일상의 변화로 '비고'를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우연히 발견한 꿈속 세상에서 꿈을 만드는 드림빌더를 만나 '비고'와의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동안 본 적 없는 ‘미지의 꿈속 세계’를 담은 영화 <드림빌더>는 세상의 모든 꿈을 만드는 존재들의 비밀스러운 활약을 예고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토이 스토리 2>, <니모를 찾아서> 등 세계 최정상 애니메이션 제작진의 의기투합으로 화제를 모은 이번 작품은 모두가 잠든 밤,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꿈의 세계를 발견한 소녀 '미나'와 드림빌더의 판타지 드림 어드벤처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꿈의 공간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해 눈길을 끕니다. 독특한 소재와 예측 불가한 전개 속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재미를 예고한 영화 <드림빌더>는 내년 2월 개봉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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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여인의 향기 / Scent of a Woman: 복기와 맞수 그리고 빛
/ 원본 출처 블로그로 가시면 제가 걸어둔 링크 영상들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
[리뷰] 여인의 향기 / Scent of a Woman: 복기와 맞수 그리고 빛
크리스마스에 고향에 가기 위해 부활절 연휴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고등학생 찰리(크리스 오도넬 분)은 교내 아르바이트 게시판을 보고 찾아간 집에서 퇴역한 장교 프랭크 슬레이드(알 파치노 분) 중령과 만나게 된다.
/ 네이버 소개 /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한 가지의 능력을 잃으면 다른 한 가지의 능력을 얻는다.
여섯번째 감각이라고 할까.
극 중의 슬레이드도 여섯번째 감각을 가지고 있다.
'여인의 향기'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후각은 물론, 청각이며 미각이며 그 어느하나 특출나지 않은 감각이 없다.
이 특출난 감각들이 모여 슬레이드만의 '여섯번째 감각'이 만들어진다.
이를 통해, 그는 맹인임에도 불구하고 비장애인이 보지 못하는 세계를 들여다 본다.
사람들을 꿰뚫어보고 파악할 수 있는 슬레이드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절대 볼 수 없는 한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프랭크 슬레이드'가 누구인지 전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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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고의 남자였다.
여러번의 군 경험과 중령이라는 타이틀은 그를 더욱 빛나게 했다.
불의의 사고로, 화려한 타이틀을 갖고 있던 그가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시력마저도.
이제 프랭크 슬레이드는 누구인가?
타이틀빼고는 그가 누구인지 그 자신조차 설명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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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의 '여섯번째 감각'을 활용하여 추억을 회상하고 기억을 복기한다.
그는 뉴욕으로 돌아가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다시금 밟아본다.
어떤 결말이 있을지 알고 있는채로.
그러나 그가 예상하지 못한 수가 있다.
바로 '찰리'이다.
찰리는 그의 복기를 흐트려놓기 시작한다.
예상대로 흘러가지 못하게 방해를 한다.
마지막 한 수만 두면 결과가 완성되는데도, 찰리는 그 마지막 한 수를 안간힘을 써서 막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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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in the dark! I'm in the dark here!"
어둠 속에 있는, 그리고 어둠 속에 있어야만 하는 흑돌 슬레이드의 마지막 한 수를 방해하는 백돌 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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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는 그가 예상하지 못한 수를 뒀다.
죽일거라고 협박하면 포기할 줄 알았는데 이 녀석은 포기할 줄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똑같은 처지였을지도.
똑같이 죽기살기로 허우적대고 있었기에 맞수가 붙은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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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는 가난한 집안의 아들이다.
잃을게 없기에 그만큼 줏대있을 수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줏대가 있기에 잃을게 없듯 행동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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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서로를 구원했다.
서로의 눈동자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했다.
구원 이후의 삶,
이보다 향기로운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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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에는 틀린게 없다.
틀린 것 마저 탱고이다.
삶도 마찬가지.
삶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그러니까 틀린 것 같아보여도 그저 지나가보자.
그것마저 삶이니.
저 장면은 내가 꼽는 꽤나 슬픈 장면이다.
모든 의욕을 상실한채 살던 슬레이드가 자랑스럽게 뽑내는 탱고가, 행복해하는 그의 모습이, 삶을 향한 처절한 울음소리 같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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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알 파치노를 좋아해서 그가 출연한 영화들을 꽤나 봤는데, 이 영화에서의 연기가 단연 1등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눈동자 초점 하나 흔들리지 않는 시각장애인 연기가 정말로 대단하다. 그리고 앞서 올린 첫번째 클립 속 연기도 감탄만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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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있으니 꼭 다들 봐주셨으면 하는 영화.
"여인의 향기"
5점 만점에 5점 드립니다.
올 해 첫 '못 일어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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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수없이 추락하는 사람들, 붙잡지 않는 사람들?
숨 막히는 일상, 아무리 노력해도 더 나아지지 않는 현재. 그보다 더 막막한 것이 또 있을까. 끝없는 굴레와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늪에서 살아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라우라 카헤이라 감독의 데뷔작 <추락에 대하여>는 이민 노동자의 현실과 시스템의 사각지대에서 위태위태하게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에서 상영되는 작품으로 '독립적이고 도발적인, 새로운 시선을 드러내는 영화'에 걸맞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정보
라우라 카헤이라
Laura CARREIRA
United Kingdom, Portugal
2024
104min
DCP
Color
Fiction
12세 이상 관람가
Korean Premiere시놉시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물류창고에서 피커로 일하는 포르투갈 이민자 오로라의 이야기. 광대한 유통 센터와 고립된 자신의 침실 사이 굴레에 갇힌 오로라는 소외감과 외로움으로부터 자기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떤 기회든 잡으려 한다.
영화리뷰
오로라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물류창고에서 피커로 일한다. *피커(picker)란 고객의 주문에 따라 창고에서 상품을 찾아내는 작업자를 뜻한다. 우수사원으로 뽑힐 정도로 성실하지만 늘 빠듯한 생활의 연속이다. 집세, 생활비, 유류비를 다 내고 나면 남은 돈이 없어 잼에 빵을 발라 먹거나 그마저도 없어 과자를 '훔쳐' 먹을 때도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그녀의 유일한 위안이 되는 건 휴대폰 화면 속의 수많은 동영상이다.
위태위태하게 일상을 유지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애써보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면 뭔들 못하겠는가. 삶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이끌고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물러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이 순간, 오로라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오로라는 수많은 노동자 중 한 명이다. 실제로도 많은 청년들이 생활고로 인해 목숨을 끊는 일이 다수 발생했고 며칠 전, 함께 대화를 나누던 사람의 부고 소식을 듣기도 했다. 그 후, 오로라는 고객이 주문한 노끈을 발견하여 상품 바코드를 조작해 노끈 대신 베이킹 책을 발송하기도 한다. 절대적인 '을'로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락을 막아보려 하지만 그녀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조차도 지켜낼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지킨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개인의 힘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고질적인 사회적인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영화 속의 '오로라'는 끝없이 추락하지만 올라갈 길이 없어 막막한 모습이다. 보는 이 마저도 답답할 만큼 희망도, 해결책도 마련되지 않는다.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 노동자의 어려움과 더불어 현대인의 단절의 모습을 깊이 있게 담아냈지만, 구체화되지 않는 비극에 조금은 지루해졌다. 어떠한 방식으로 헤쳐나가야 할지, 또 어떻게 힘을 합쳐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지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그럼에도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노동자의 하루, 그리고 무기력함과 고립으로 물들어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잘 다루어내고 있어 인상 깊었다. 돈도 없고, 무기력한 현대인. 그 단어는 참으로 익숙하다. 벼랑 끝에 내몰려 '추락'의 선택에 내몰린 이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현실적이어서 씁쓸해진다. 벌면 벌수록 마이너스가 되어가는 통장,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구조적인 가난은 우리가 극복할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정서적 고립. 소통에서 고립되며 스마트폰 속의 쇼츠 그리고 릴스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이 비쳐보였다. 반복되는 노동과 벗어날 수 없는 가난, 고립과 무기력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벼랑 끝에 서있다. 그래서 더는 누군가가 추락의 선택에 내몰리지 않도록 더 이상 외면하지 않아야 하며, 근본적인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영스케줄
2025.05.0110:00
CGV 전주고사 2관
2025.05.02
20:00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2025.05.03
10: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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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고 싶은데 도와주렴”… 절제하지만 축축해진다
죽음을 선택하겠다고 가족이 말했다.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7일 개봉하는 <다 잘된 거야>(감독 프랑수아 오종)는 이 같은 상황을 관객이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영화다. 한 인간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존엄사를 바탕으로 한다. ‘죽음의 권리’라는 뜨거운 주제를 던져놓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영화에서 죽음에 대해 논쟁적인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작별을 앞둔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고, 딸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담아내는 것을 중점에 뒀다.”는 오종 감독의 말처럼,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아버지와 이를 받아들이는 두 딸의 일상이 다양한 감정으로 풀어진다. 당황, 슬픔, 분노, 안도, 웃음 같은 감정들이 모녀간에 수시로 교차한다. 그 사이를 오가는 관객은 예정된 상실에서 오는 야속함보다는 지금 곁에 있는 누군가를 더 떠올리게 될 것이다.
엠마뉘엘(소피 마르소)은 아버지 앙드레(앙드레 뒤솔리에)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는다. 그는 어릴 때 앙드레와 사이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아픔을 진심으로 걱정한다. 앙드레는 조금씩 회복하지만 이제 85세를 맞이하는 그의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얼굴에는 마비 증상이 왔고 식사도 대화도 예전 같을 수 없다. 앙드레는 그런 자신을 답답해한다. 제대로 생활하지 못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엠마뉘엘은 어느 날 병원을 찾았다가 앙드레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 “끝내고 싶으니 도와주렴.” 엠마뉘엘은 기겁해 병실을 나오고 앙드레는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엠마뉘엘은 고민 끝에 앙드레를 돕기로 한다. 스위스의 한 안락사 업체에 알아내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한다.
이별할 날을 미리 안 채 맞이하는 매일매일은 감정적으로 무거울 것 같지만 오종 감독은 최대한 담담한 시선을 유지한다. 엠마뉘엘이 일상을 잘 보내는 장면이 그렇다. 친구들과 생일파티도 하고 권투도 배우러 간다. 두 모녀가 다투기도 한다. 오히려 곳곳에 심겨 있는 조용한 유머가 관객의 긴장을 해소한다. 앙드레와 두 딸이 앙드레의 죽을 날을 결정하는 장면이 그렇다. 둘째 딸 파스칼(제랄딘 팔리아스)이 “3월엔 제 생일이 있잖아요”라고 말할 때 마치 ‘죽는 것도 어렵네…’라고 생각하는 듯한 앙드레의 표정이 재미있다. 그러다 하는 말. “(손자) 라파엘의 (음악) 연주는 보고 가야겠다.”
마지막이라는 순간은 쏜살같이 빨리 오는 법이다. 자의로 이뤄지는 이별의 무게감도 피할 수 없다. 앙드레가 해맑게 웃을수록 관객의 마음이 조금씩 무너지는 이유다.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들릴 때마다 관객의 마음 한구석이 축축해지는 걸 막을 도리가 없다. 엠마뉘엘이 스마트폰으로 녹화하는 영상에서 앙드레가 “충만한 인생이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잊기 힘들다. 그럼에도 마지막이라는 순간이 예고되었기에 오히려 상대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과 과정이 생겨나고 때문에 이별과 상실을 겪더라고 괜찮다고 영화는 말해주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제목을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이를 보는 관객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자칫 감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영화이지만 절제미가 돋보이는 건 배우들의 연기 덕택이다. 엠마뉘엘을 연기한 소피 마르소는 소리 없이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 단단한 얼굴을 지닌 그가 아무리 슬피 울어도 결코 처절하지는 않다. 앙드레 역의 76세 배우 앙드레 뒤솔리에의 모습은 진하게 남는다. 때로는 뻔뻔하고 짜증을 내던 그가 얼굴을 풀고 미소를 지을 때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뒤솔리에는 앙드레를 연기하기 위해 뇌졸중 후유증에 대해 의사에게 여러 번 설명을 들으며 준비했다. 연기할 때는 머리를 밀고 마비된 얼굴 표현을 위해 2시간가량 걸리는 분장도 했다. 12세 관람가.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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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SF영화
많은 기억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저장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떤 기억들은 저장해 두고 시간이 될 때마다 그 기억을 꺼내 떠올린다. 마치 영상이 재생되듯이 그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그때 느꼈던 감정, 촉감에 집중한다. 어떤 기억은 아주 행복하고 어떤 기억은 아주 고통스럽다. 이렇게 기억들은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저장된다. 의식적으로 이 기억을 저장하고 싶다고 해서 모두 저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순간들은 어느 순간 지나고 보면 잘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한다. 모든 경험 중 아주 특별한 기억들만 남아 오랜 시간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된 기억들은 모여서 기억 속 과거가 된다. 종종 과거를 떠올리고 그 순간을 다시 돌아본다. 과거를 돌아보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누구나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과거의 특정한 기억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기도 한다. 때론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좋은 길잡이가 되지만 현재의 삶을 방해하기도 한다. 특히나 과거의 행복한 순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순간부터 현재는 불행해지고 살아가야 할 동력이 줄어든다. 과거의 기억 속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현재보다는 과거의 영광을 생각하며 현재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현재는 불행해지고, 과거에의 집착은 더욱 심해진다.
과거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 <레미니센스>
영화 <레미니센스>는 과거의 기억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 속 레미니센스는 과거의 특정 기억을 떠올려 그때의 감정이나 촉감을 좀 더 디테일하게 느끼게 해주는 기계다. 일종의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도와주는 기계라고 할 수 있다. 이 과거로의 여행을 돕는 인물은 닉(휴 잭맨)이다. 닉은 이 기계에 들어간 의뢰자들을 음성으로 안내하여 안전하게 과거를 느낄 수 있게 인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닉은 동료인 와츠(탠디 뉴튼)와 함께 그 가게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해결하고 있다. 그가 가게를 운영하며 만나는 고객들은 대부분 과거의 행복한 기억에 반복해서 머무르려 한다. 꽤 다양한 사람들이 그 과거에 접속하는 모습은 꽤 흥미롭게 느껴진다.
초반에 보이는 닉은 꽤 이성적이지만 공감능력이 있는 인물이다. 고객들이 과거에 너무 빠지는 것에 대해서 주의를 주거나 우려점을 충분히 전달해주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고객이 있다면 어느 정도는 금전적인 할인도 해준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고객으로 등장하는 메이(레베카 퍼거슨)를 만난 이후 그는 새롭게 만난 메이와 많은 공감과 감정을 공유한다. 과거 행복한 기억이 별로 없는 듯 보였던 닉은 메이를 만난 이후 그만의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간다. 그가 그렇게 현재의 좋은 기억들을 과거로 쌓아둘 수 있었던 것은 과거보다는 현재에 좀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현재 눈앞에 있는 메이라는 여인에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그는 과거에 함몰된 영화 초반의 다른 등장인물들과는 다르게 보인다.
하지만 어느 순간 메이가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중반 이후 닉도 점점 과거에 집착하게 된다. 메이와의 순간들을 다시 느끼기 위해 기계에 스스로 접속하고 몇 번이나 반복하면서 자신의 연인이 떠나간 이유를 찾으려 애쓴다. 그래서 아주 이성적으로 보였던 닉은 점점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현재보다는 과거에 머무르며 그 행복한 순간들을 다시 경험한다. 다만 사라진 연인이 왜 말도 없이 떠났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찾는 것이 주요 목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남아있긴 하다.
이성적인 닉이 과거에 집착하게 되기까지
옆에서 그를 돕는 와츠 역시 과거에 접속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아예 자신의 과거를 차단하고 있는 인물이다.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와츠는 과거의 기억을 완전히 단절시킴으로써 현재를 억지로 살아가는 인물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가 살아가는 현재는 꽤 공허해 보이고, 그가 들이키는 술은 그 공허함을 달래는 도구로 보인다. 그는 과거의 미스터리를 푸는 닉을 돕지만 그가 다시 현재를 살아가길 설득한다. 하지만 과거를 단절한 본인의 현재가 공허함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설득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사실 영화가 풀어가는 메이의 미스터리는 꽤 흥미롭다. 닉과 같은 시선으로 메이를 바라봤던 관객들은 그가 왜 사라졌는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지를 동일한 감정으로 따라가게 한다. 하지만 그렇게 발생하는 미스터리는 영화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영화는 메이에 대한 약간의 반전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어서 다소 맥이 풀리게 한다. 또한 영화의 말미에 닉이 선택하는 어떤 모습은 그가 현재를 살아가지 않고 과거에 머무르는 것인데, 이런 닉의 선택 또한 초반에 그가 보여준 모습과 반대되는 모습이어서 영화가 가진 전체적인 주제와도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영화는 전반적으로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며 걸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마지막 닉의 모습은 과거에만 함몰된 것처럼 보여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화에서 온전히 현재를 살아갈 기회를 얻은 인물은 와츠뿐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부패한 경찰이나 재벌, 심지어 주인공 닉까지 모두 현재를 살아갈 기회를 얻지 못했거나 스스로 포기한다. 하지만 와츠는 단절했던 과거를 다시 회복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고, 그가 스스로 만든 현재에도 동료인 닉을 끝까지 보살핀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영화의 주제를 대변하는 인물은 닉 보다는 와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설정에 몇 가지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영화의 배경은 미래의 플로리다다. 도시의 일부가 바닷속에 잠기면서 도심지의 건물들의 저층은 대부분 물속에 잠겨있고, 일부 잠기지 않은 길은 차가 다니지만 대부분은 작은 보트로 이동을 한다. 또한 해가 진 이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낮과 밤이 바뀐 도시처럼 보인다. 도시 건물의 저층 대부분이 물에 잠겨있는 모습은 이전에 보아왔던 완전히 물에 잠긴 도시의 모습과는 차별화되고 그 나름의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며 시선을 끈다. 과거를 시각적으로 영상화하여 제삼자가 볼 수 있다는 점도 새로운 설정이다. 과거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기억을 화면으로 터치하여 보는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레미니센스>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만들어진다. 과거의 모습이 3차원으로 구현되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억을 하고 있는 본인이다. 즉,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레미니센스라는 기계 안에 연결되어 있어야만 영상으로 구현과 저장이 가능하다.
신선한 세계관 속에 영화의 주제의식과 모순되는 캐릭터의 선택
영화 <레미니센스>는 꽤 신선한 설정과 세계 관위에 구축된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우리가 이미 많이 보아온 SF의 세계관을 살짝 비틀어 조금 색다른 배경을 보여주고 있고, 영화 안에서 보여주는 과거 구현 기술도 좀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어 그 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담고 있다. 그러니까 SF 영화답게 미스터리와 액션, 시각적 화면 그리고 철학적인 주제가 복합적으로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담고 있는 마이애미의 모습은 꽤 아름답고 닉과 메이, 와츠 같은 주요 등장인물들도 꽤 매력적이다. 또한 영화의 주제를 담아낼 수 있는 인물로 만들기 위해 적절하게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보인다.
이렇게 잘 구현된 세계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시종일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다른 방향으로 캐릭터가 소비되면서 그 주제의식이 희미해지고 말았다. 이 영화의 세계관을 구상한 리사 조이 감독은 유명한 SF 드라마 <웨스트 월드>의 세계관을 매력적으로 구성한 경험이 있다. 그는 <웨스트 월드>의 감독, 각본까지 담당하면서 꽤 훌륭한 주제의식과 세계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보여주었다. 이번 첫 장편 연출작인 <레미니센스>에서도 그가 가진 뛰어난 구상 능력을 확인할 수 있지만, 영화 주제를 이야기하는 측면에서의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리사 조이 감독은 앞으로 다양한 스튜디오들과 함께 더 많은 SF영화나 드라마를 연출할 예정이어서 그가 만들어갈 세계관으로 어떤 이야기를 보여 줄지 기대하게 만든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 영화가 해피엔딩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닉은 메이에게 행복한 이야기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해피엔딩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더 슬프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 이야기에 메이는 그럼 중간까지만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어쩌면 닉은 메이의 부탁과 마찬가지로 그 중간까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끊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과거에 집착하면 현재가 어떤 식으로 망가지는지를 계속 이야기했다. 그 주제 의식 아래서는 닉의 마지막 모습은 배드 엔딩일 것이다. 하지만 닉과 메이의 관점에서 본다면 적어도 그들에게는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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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주 최신 개봉영화(건파우더 밀크셰이크, 쇼미더고스트, 리스펙트, 좋은 사람, 내가 날 부를때)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9월 2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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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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