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4-11-13 22:22:58
자신을 마주하지 못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같은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라일리'

라일리는 촉망받는 미식축구 선수이다. 학교에서도 주목받는 인기남인 데다 운동선수로도 각광받고 있는 그의 삶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카웃해가겠다는 학교도 있으니 그의 삶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그런데 아무도 말하지 못한 그의 핸드폰 속 세계에는 남자들의 몸자랑으로 가득한데....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정말 모호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저 자신의 삶의 방식에 불만이 없기 때문에 정체성에 대해 깊이 탐구할 생각도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는 미식축구 선수로서 아드레날린이 가득한 삶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연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그의 삶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암이라는 친구와 안면을 트게 되면서 그의 온전했던 삶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1. 잘 짜여진 운동선수의 삶 속 어울리지 않는 그의 정체성
흔히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 남자의 행동이 다분히 여성스러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사회가 규정한 기준보다 여성스럽다고 해서 전부 다 게이도 아니거니와 사회가 규정한 기준에 맞다고 해서 게이가 아닌 것도 아니다. 라일리는 학교에서도 인기 많은, 소위 주류 문화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남성미가 뿜뿜하는 운동선수였기 때문에 더 의심하지 못했다.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게이는 여성스러운 남자들의 모습으로 많이 어필되어 왔는데, 그런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겉보기에 그는 착하고 인기많은 이성애자 남자 같아 보였다. 항상 아버지에 의해 운동 위주의 삶을 살아왔던 그였기 때문에 그는 커가면서 자신의 취향을 잘 알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이 해야할 역할을 알아서 잘 연기한 착한 아들이었던 것이다.
그는 그에게 주어진 환경적 이득을 포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인기도 많고, 가족들에게도 사랑받는 아들이었던 이 포지션을 그는 포기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사람은 결국 환경의 노예라서, 좋게 말하면 잘 짜여진 생활이고, 나쁘게 말하면 통제적인 환경에서 자신을 향한 기대를 놓아버리기엔 그는 너무 어린 나이이기도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똑바로 마주하기엔 그를 둘러싼 환경이 그를 두렵게 했고, 그렇다고 무시하기엔 그의 정체성이 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져 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의 모습이 참 보면 볼수롤 안타까웠다.
2. 리암이라는 존재
라일리의 온전한 삶에 돌을 던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리암으로, 학교에서 게이라는 사실이 꽤나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정체성을 직시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라일리와는 다르게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한다. 라일리는 자신이 살고 싶은 삶에 자신의 정체성은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혼란을 느꼈지만 리암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이니 긍정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오히려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통제적인 삶을 살던 라일리에게 그의 존재는 꽤나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몸은 리암에게 끌리고 있으면서도 이성은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라일리의 위선적인 태도는 리암을 질리게 했지만 라일리에게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고 생각한다. 아직 자신에게 솔직할 수 없는 그에게 한 번 정도는 해야할 일종의 몸부림이었다고나 할까. 그는 그를 둘러싼 환경을 뚫고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3. 남의 시선보다는 내 자신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메시지
이 영화는 쿨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온 라일리의 자아 찾기 프로젝트와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언제나 부모님을 위해서 자신을 숨기고 친구들과의 평가에 신경쓰면서 자신에게 가장 소홀했던 사람이었다. 보다보니,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LGBTQ영화이지만 '자신을 가장 신경쓰면서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뭐, LGBTQ라고 하면 대단한 메시지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성소수자들도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기에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세상의 주류 문화에 치여 자신을 돌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괜히 미안해졌다.
내 정체성에 대해 깨달았지만 내 자신을 표현하지 못함에서 나오는 슬픔을 나같은 이성애자들이 어떻게 이해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영화 속에서만큼은 라일리의 여자친구가 그를 온전히 이해할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소수자들이 라일리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고 있을 것이고, 온전히 나 자신이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고통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가장 먼저 귀기울여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내 마음에 귀 기울이는 것이 '이기적이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럴 땐 이기적이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고 싶을 때 추천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 내가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 지는 모르겠다. 내가 그들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도 위선 같고, 그들에게 공감한다는 말을 하는 것도 너무 재수없어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내 주변에 라일리 같은 친구가 있다면 라일리의 여자친구와 같은 포지션에 있고 싶다. 그렇게 그들의 정체성을 편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최선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극장을 나왔다.
이번 '서울프라이드영화제'를 다녀오면서 내가 봐왔던 영화들의 범주가 더 넓어진 것 같아 좋았다. 물론 그전에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LGBTQ를 봐오긴 했지만 더 다양한 성수수자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되어 내 상식 선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여러 생각들이 스쳤다. 이번 영화제를 다녀오면서 나같은 이성애자들은 어떤 태도를 정립하는 것이 소수자들에게 존중을 표시하는 길일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너무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 같고, 너무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것도 과해보일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한 발치 떨어져서 그들의 삶에 민폐가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결론이었다. 적당한 수준의, 선을 넘지 않는 무관심을 표시하는 것, 그것이 곧 답이 아닐까.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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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작이 3개 이상인 배우 모아보기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차기작이 세 개 이상인 배우를 한번 살펴볼까 하는데요!
벌써 차기작이 세 개 이상이 뜬 배우에는 과연 누가 있을까요?
그럼,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준혁
ⓒ 에이스팩토리
차기작 목록
<소방관>
<범죄도시3>
<비질란테>
차기작 관련 소식
<범죄도시3>
광역수사대 괴물형사라고 불리우는 '마석도'의 범죄 소탕 작전을 담은 영화로 2편의 개봉과
더불어 3편 제작 확정 기사가 났다. 이준혁 배우는 <범죄도시3>의 메인 빌런을 맡았고,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도 빌런을 연기한다고 한다.
<비질란테>
올해 공개 예정인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준혁 배우는
DK 그룹의 부회장이자 '비질란테'의 설계자인 '조강옥' 역을 맡았다.
임지연
ⓒ 넷플릭스
차기작 목록
<더 글로리 파트2>
<마당이 있는 집>
<국민사형투표>
차기작 관련 소식
<더 글로리 파트2>
3주 연속 넷플릭스 전 세계 TOP 10 TV(비영어) 순위권에 등극한 더 글로리의 파트 2가 3월
10일 공개된다고 지난 18일에 공개했다. 파트 2에서는 본격적인 동은과 연진의 싸움이
시작되며, 모든 떡밥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민사형투표>
드라마 <국민사형투표>는 2023년 5월 SBS에서 방영 예정인 드라마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임지연 배우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국 5년 차 경위 '주현' 역을 맡았다.
장동윤
ⓒ 동이컴퍼니
차기작 목록
<롱디>
<내 남자는 큐피드>
<악마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오아시스>
차기작 관련 소식
<롱디>
영화 <롱디>는 사회초년생 도하와 인디 뮤지션 태인이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박유나 배우가 상대역으로 출연한다. 영화는 2021년에 크랭크업하였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하는 드라마로 정신건강의학과로 처음 오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장동윤 배우와 더불어 박보영, 연우진, 이정은 배우가 출연할 예정이다.
전여빈
ⓒ TVING
차기작 목록
<너의 시간 속으로>
<거미집>
<하얼빈>
차기작 관련 소식
<너의 시간 속으로>
<너의 시간 속으로>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리메이크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돌아가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을 만나며 벌어지는 타임슬립 로맨스이다.
<거미집>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리는 영화이다. 전여빈 배우는
영화 <거미집>을 제작하는 '신성필림'의 재정 담당을 맡은 일본 유학파 여성 '신미도'역을
맡았다.
전종서
ⓒ 데이즈드
차기작 목록
<모나리자와 블러드문>
<웨딩 임파서블>
<발레리나>
차기작 관련 소식
<모나리자와 블러드문>
배우 전종서의 할리우드 첫 진출작이자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은
<모나리자와 블러드문>은 핏빛처럼 붉은 달이 뜬 어느 날, 위험한 힘을 지닌 '모나'가 병원에서
탈출하고 새로운 자유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판타지이다.
<발레리나>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는 이충현 감독의 영화로 전종서 배우와 두 번째 호흡을 맞추며
화제를 모았다.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가 가장 소중했던 친구 ‘민희’를 위해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복수극을 그린 넷플릭스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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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EO'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렵다면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연출, 폴란드 영화, 제75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수상작, 예지 스콜리모프스키의 영화로는 국내 최초로 극장 개봉하는 작품 등의 정보에서 일반 관객들,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너무도 많은 시대를 살고 있는’ 그들을 유혹할만한 요소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당나귀 EO의 시점으로 서커스단에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뒤 농장, 축구장, 소시지 공장 등 다양한 인간 세상을 여행하며 (다양한 인간들로 인해) 기쁨과 고통, 행복과 재앙, 선의와 멸시 등을 겪는 당나귀 EO의 긴 여정을 차분하게, 내적으로 잔혹하게 그려내는 이 작품은 우리가 어릴 적 보고 들었던 ‘우화(寓話)’를 떠올리게 한다.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에 작품은 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의 공생, 공존의 화두를 덧붙이고 인간 세상의 이면에 대한 고발을 아름다운 미장센과 입체적인 사운드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제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하는 카피와 함께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는 당나귀 EO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보고 밝고 명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상상하는 이들 또한 많을 것이다. 이에 당신이 상상하는 그런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만난다면, (함께 본 이의 감상처럼) 불편하지만 낯설고 새로운 영화를 통해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한다. 아직 만나지 못한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 <당나귀 발타자르>가 무척 궁금하다.
editor. 민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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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4월 둘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해리 포터> 드라마화 논의 중
ⓒ 네이버 영화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해리 포터>가 영화에 이어 드라마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드라마는 동명 원작 소설 시리즈와 동일하게 총 7시즌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또한, 미국과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고하며 많은 팬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 작가 조앤 롤링은 이에 대해 "해리 포터는 영국의 재산이고, 그 뿌리에 충실해야 한다"며 반박하였다고 합니다.
디즈니 <모아나> 실사화로 제작
ⓒ 네이버 영화디즈니에서 영상을 통해 2016년에 개봉된 애니메이션 <모아나> 실사 영화 제작 확정 소식을 알렸습니다. 영상 속에는 애니메이션 <모아나> 속 '마우이' 역을 맡았던 드웨인 존슨이 등장하였고, "자신의 문화와 민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디즈니와 파트너들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제작진과 출연진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잭 블랙, <스쿨 오브 락> 리유니언 예고
ⓒ 네이버 영화배우 잭 블랙은 인터뷰에서 <스쿨 오브 락> 20주년을 기념하여 리유니언 계획이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잭 블랙은 "내가 <스쿨 오브 락>을 촬영했을 당시 아이들은 10대였고, 지금은 모두 30대가 되었다. <스쿨 오브 락>의 모든 멤버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며 만남에 대한 기대를 보였습니다. 또한, 잭 블랙은 이번 만남에서는 SNS를 100% 활용하여 사진과 영상을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리끌레르 영화제, 배우 특별전 라인업
ⓒ 샘컴퍼니, 매니지먼트mmm, 씨제스 스튜디오올해 마리끌레르 영화제에서는 배우 배두나, 박정민, 전여빈, 유태오가 직접 선택한 작품을 상영하고, GV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배우 배두나는 <고양이를 부탁해> <공기인형> <코리아>를 상영하고, 그중 <공기인형>으로 GV를 진행합니다. 배우 박정민은 <반장선거> <앰부배깅> <세상의 끝> <유령(신촌좀비만화)>를 모아 단편전을 열 예정입니다. 배우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를 상영 후 GV에 참석해 이야기 나눌 예정이며, 배우 유태오는 감독 데뷔작인 <로그 인 벨지움>를 상영하여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배우 특별전 외에도 다양한 GV 행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구체적인 상영 일정과 GV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화제 소식은 마리끌레르 웹사이트와 SNS에서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류승완 감독 신작 <밀수>, 7월 26일 개봉
ⓒ 네이버 영화류승완 감독의 신작 <밀수>가 7월 26일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 범죄 활극입니다.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하였습니다.
<베테랑> <베를린> <모가디슈>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다큐 <풀카운트>, 4월 26일 공개
ⓒ 디즈니+
<풀카운트>는 대한민국 최초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참여하여 치열한 승부의 세계와 시즌 비하인드를 담은 스포츠 다큐멘터리입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최초로 프로야구 전체 구단이 참여하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풀카운트>는 단순히 경기 현장 기록이 아닌, 치열한 시즌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구단 선수와 감독뿐만 아니라 구단주, 전략분석관, 응원단장, 열혈 팬 등 다양한 시선과 라커룸, 더그아웃 등 경기장 밖의 이야기는 야구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풀카운트>는 4월 26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CGV,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기념 특별전 개최
ⓒ 네이버 영화
워너브러더스는 1923년 4월에 창립해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CGV에서는 워너브러더스 100주년을 기념해 SF 영화 4편을 선정해 재상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선정된 4편의 영화는 바로 <레디 플레이어 원>, <인셉션>, <블레이드 러너: 더 파이널 컷>,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입니다. 특히 <블레이드 러너: 더 파이널 컷>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추구했던 의도를 담은 최종 편집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덧 일주일에 반절이 지나갔네요. 곧 주말이 다가오니 조금만 더 힘내서 시간을 보내봅시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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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스 어픈 어 타임 타미 페이 인 아메리카
착하게 사는게 맞나? 아니면 그냥 나쁜 놈으로 죽는게 맞나? 인생에 정답은 없는거 나도 알지. 그런데 사실 살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 진짜 100:0의 과실이 나에게 벌어졌다고 치자. 그럼 상대에게 욕 시원하게 할 수도 있다. 멀쩡히 걸어가는데 갑자기 누가 주먹질을 하면 당연히 기분 나쁘다. 그럴 때 참으면 그게 더 신기하다. 이런거 생각하면 적당히 나쁜 놈이 좋은게 아닐까 싶다. 이 검은 머리 짐승을 다 참고 이해해주면 내 속만 열불난다. 근데 또 악하게 사는건 별로인 것 같다. 어제 엄마랑 TV보다 오은영 박사가 '남을 지적하는 것은 우월감, 그러니까 열등감에 의한 것'이란 말을 하시는 걸 봤다. 내가 열등감에 찌든 놈이라는 걸 드러내기는 당연히 싫으니 그냥 좋은게 좋은거다~ 식으로 넘기는게 생을 사는 현명한 방식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로 삶은 A거나 B로 나뉘어지지 않는다. 그게 방법이 다 있으면 다 그쪽만 따라 갔을 것이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역시 내가 힘들 때 기댈 사람만 있으면 이 세상은 내가 나쁘건 좋건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왕에 사람들 등쳐먹으며 사는건 좀 아니다. 사람 신뢰라는 것이 정말 큰 의미일 때가 있다. 그 신뢰는 힘들 때 기댈 존재가 되서 보내는 것도 있다. 근데 그걸 이용해서 착한 척을 하며 남 등골 뽑아먹으면 그게 뭔 의미가 있어? 어차피 시간 지나면 다 들통날 일일텐데. 금새 대통령 선거에 나왔던 어떤 아저씨가 생각이 난다. 모두가 아는 결말을 혼자서만 누리고 사는 그 아저씨 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지구 반대편에 이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이미 있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타미 페이의 눈>이 그 사람에 대한 영화다.
여러모로 하느님이 점지해준 운명
타미 페이는 미국 어느 곳에 사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던 그녀. 대학도 종교 관련한 학교에 갔다. 어느 날 한 목사가 설교하는 곳으로 가게 되는데, 거기서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다. 그 목사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남자의 이름은 짐 베이커다. 내면의 깊은 이야기도 할 정도로 친구가 된 짐과 타미 페이. 같은 학교에서 연애를 하면 안 된다는 룰을 어기고 연애에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다. 개신교 신자인 둘은 그동안의 행보를 살려 목사로 일하게 된다.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자 팀인 두 사람. 짐 베이커는 훤칠한 외모와 청산유수 화술로, 아내 타미 페이는 인형극과 긍정적인 에너지로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선풍적인 지지를 받았던 둘. 당시에는 작은 방송국이었던 CBN이지만 어쨌든 CEO 패트 로버트슨에게 '자니 카슨 쇼'와 비슷한 프로그램의 호스트 제의를 받게 된다. 이때 CBN에서 만든 프로그램 이름은 <700 클럽>. 이 TV 프로그램을 기점으로 짐과 타미 페이 부부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며 종교적으로 성공한 전도사가 되는데, 이 둘의 흥망성쇠를 다룬 것이 영화의 소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예 추천을 못할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짐 베이커와 타미 페이의 설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사건들을 영화로 삼았기 때문에 당연히 그 당시의 시대상을 묘사하는 장면들이 구석구석 보인다. 이런 디테일의 승리는 분명히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타미 페이와 짐 베이커의 첫 만남을 묘사하는 신이 있다. 이때 만났던 장소가 아마 개신교 대학으로 보이는데, 이때 폰트를 60~80년대 미국 TV에서 볼 법한 걸 사용했다. 또 이 영화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을 받기도 했는데, 이 상의 가치가 충분했다. 당시에 유행했을 법한 화장법과 원래 타미 페이가 갖고 있었던 과한 비주얼까지 매일 4~7시간 분장한 보람이 있다. 그 이외에도 PTL에서 방영됐던 광교의 묘사나 카메라 워킹까지 섬세한 장면 구성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어렸을 때 TV에서 봤던 동화처럼
영화를 보고 먼저 떠올랐던 것은 <흥부전>이었다. 흥부전과 이야기가 유사하다는 뜻이 아니다. 흥부전의 이야기는 평이하다. 착한 흥부는 제비를 도와줘서 부자가 되고, 나쁜 놀부는 제비를 이용해서 망한다. 지금 2022년에 보면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 한 5억 개쯤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이 좋은 일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타미 페이의 눈> 역시 그런 느낌으로 안정적이기만 하다. 인물의 내면을 깊게 묘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쉽다. 사실 이 영화를 보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의 엔딩을 아마 재생 누르기도 전에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타미 페이와 짐 베이커라는 이름이 현재까지 유명한 게 아니므로 이 사람들이 어떤 선택지를 골라 전락했는지는 그렇게 유추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좀 예상이 가는 엔딩을 가진 영화라면 '어떻게 전락하나'와 '왜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나'를 자세하게 묘사해야 극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무슨 중요한 행동을 할 때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도 분명 있지만 거의 대부분 각자의 생활환경과 성장과정을 반영하게 되지 않나. 영화는 그런 묘사가 좀 부족하다. 이러다 보니 그냥 평범하게만 극이 진행된다. <서프라이즈>에서 볼 수 있는 자료화면 같은 느낌이었다. 어차피 영화화시켜 이야기로 만들 것이면, 더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극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 최적화된 게 아닌가 싶다.
가령 <나이트메어 앨리>에서는 후반부 주인공이 '제발 날 떠나지 마'라는 말을 아내에게 전한다. 매번 떠나기만 했던 그의 내면의 공허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대사였다. 이런 공허함의 모티브는 영화 내내 이어진다. 항상 사람들에게 관심받아야 하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반복하기 싫고. 그런 '밑바닥에서 왔다'는 절실함이 극 전체를 이끄는 것이다. 반면 이 작품은 '독실한 개신교인 타미 페이'로 시작해서 실화에 기반한 엔딩으로 끝난다. 기껏해야 어머니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유년시절만 제시될 뿐, '왜 타미 페이가 그런 선택을 하는가' '짐 베이커는 왜 그래야만 했는가' '극 중 동성애에 대한 대립이 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 흥미롭게 팠다면 더 깊게 느껴질 이야기를 그냥 '그땐 그랬다' 식으로 쓱 넘겨버린다. 이런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이야기들을 생략하니 짐 베이커와 제리가 '굳이?'싶은 구석이 생기는 것이다. 뭐 나름 연출 의도라고 볼 수는 있겠으나 좀 뜬금없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또 <타미 페이의 눈>이라고 제목을 지을 거면 타미 페이가 포착한 삶의 굴곡을 묘사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사실 극에서 '타미 페이가 보는 눈'이 극에서 주요하게 작용한 지점이 거의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독특한 화장법만 눈에 띄었지 극의 차별점이나 개성이 도드라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원작 다큐멘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꼭 무조건 <타미 페이의 눈>이 제목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극 전체의 플롯이 제목을 받쳐주질 못하니 각자가 따로 노는 느낌이 짙다.
배우들의 변신은 찐이야
다 따로 노는 듯한 영화여도 배우들은 배역과 혼연일체가 되었다. 일단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위너가 된 제시카 차스테인은 어마어마했다. 난 오리지널 한국인이라 타미 페이가 뭐하는 인간인지 모른다. 그래서 억양을 사전에 듣고 간 게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배우가 인터뷰같이 실제로 대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직접 들은 건 이번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발표할 때가 처음이었다. 이 수상소감의 제시카 차스테인과 <타미 페이의 눈>에서의 배우는 그냥 다른 사람이다. 또 분장도 있으니 '이 사람 제시카 차 스테 인임'이란 생각이 단 조금도 들지 않는다. 극 자체의 무난함과 평이함을 차스테인의 감정연기 하나만으로 이끌어 가는 느낌이 들 정도다. 파트너 앤드류 가필드 역시 좋았다. 좀 비실비실한 비주얼이나 당시 미국의 스탠딩 코미디에 나올 법한 화술까지 아마 이 작품으로서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가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직업이 특성상 매일 방긋방긋 웃어야 하는 첫인상의 선함을 후반부까지 잘 이끈다. 다른 배우 빈센트 도노프리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이 아저씨는 뭘 하든 (<데어데블> 시리즈의) 킹핀으로 보인다. 머리를 기른 채로 출연했지만 말하는 억양이나 눈빛이 난데없이 옆의 사람 두들겨 팰 것 같은 뉘앙스가 느껴졌다. 아마 나만 그럴 테니 난 빨리 <데어데블> 시리즈를 지워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 영화를 보시고 난 다음 포털 사이트에 '타미 페이'라고 검색하면 뭐 안 나온다!
'짐 베이커'로 검색하시길 바란다!
이왕에 보신다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후자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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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마약 혐의' 이선균 배우 숨진 채 발견.. 향년 48세
<노량> 개봉 6일 만에 누적관객수 200만 돌파
<노량: 죽음의 바다>가 개봉 6일만에 누적 관객수 200만 명을 넘겼습니다. 올해 부진한 한국 영화의 흐름을 <서울의 봄>과 <노량: 죽음의 바다>가 바꾸며 연말에 극장가를 달구고 있습니다. '노량'은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렸습니다.
god, 25주년 기념 첫 공연실황 영화 개봉
에이전시 아이오케이컴퍼니에 따르면, <지오디의 마스터 피스 더 무비>가 내년 1울 중 전국 CGV 50개관에 걸린다고 합니다. 전날 CGV 공식 SNS에 공연 실황 일부와 멤버들의 코멘터리가 담긴 스폿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지오디 멤버들은 “인생의 반 이상을 지오디로 살아오면서 이 다섯 명은 죽을 때까지 안
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섯 명이 함께 있을 때 제일 든든하다”고 밝혔습니다.
조니 뎁, 영화 출연료로 8400억 수입
배우 조니 뎁이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영화 출연료로 6억 5,000만 달러를 벌어 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엡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최고 흥행배우 반열에 올랐으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7,500만
달러를 벌어들여 단일 영화로는 최고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영화 <나 홀로 집에> 케빈 가족, 미국 상위 1% 부자
미국의 온라인 주택정보회사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영화에 나오는 집의 은색 외관은 미국에서 집값이 비싼
지역 중 하나인 시카고 북부 일리노이주 위네카의 링컨 애비뉴 671번지에 있는 실제 집과 똑같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이 집을 1990년 기준 소득이 3억9천만원 이상이어야 해당 집에서 살 수 있었을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의 봄>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
<서울의 봄>이 누적관객수 천만명을 넘기면서 올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습니다.
전날 올해 첫 1000만 영화인 <범죄도시>가 1068만 명, <서울의 봄>이 1073만 명을 넘어서면서
한국영화로는 22번째 천만영화를 기록하며 한동안 누적관객 기록 경신을 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배우 이선균 성북구 공원에서 숨진채 사망
마약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배우 이선균 씨가 27일 성북구 공원 안 노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주차된 차량 안 운전석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혼자 발견됐는데, 앞서 경찰은 당일 오전 10시 12분쯤
매니저로부터 이선균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속사측은 고인의 장례에 대해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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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영속하는 사랑의 힘
DIRECTOR. 에밀리 므크르티치안
CAST. 시라누시 사르크샨, 스베틀라나 하루투냔, 가야네 함바르줌얀, 소세 발라사냔
SYNOPSIS. <사라진 공화국>은 전쟁의 여파와 또 다른 위협에 직면해 있는 미승인 국가 아르차흐의 네 여성을 따라간다. 그들이 새로운 삶을 일구어 가던 중 다시 발발한 전쟁은 그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놓는다. 이 영화는 그들의 생존과 회복력뿐 아니라 잃어버린 조국을 지키기 위한 스토리텔링의 영속적인 힘을 포착한다.
이 영화 제목을 처음 인지한 건 뉴스 기사를 통해서였다. 영화 상영을 중단하라는 메일이 수백 통씩 전주국제영화제로 날아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대체 뭐길래? 프로그램 노트에 "아르메니아의 시각을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던 영화였다. 다시 말해 이 영화를 보기 전후로 많은 조사와 공부가 필요하다는 의미였으므로, 한정된 시간 안에 볼 영화를 고르다 보니 일단 지나쳤던 영화였다.
두 번째로 인지한 건 이 영화를 보고 나온 지인들이 A4용지 한 장씩을 쥐고 착잡한 표정으로 다가왔을 때였다.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당연히) 상영을 중단하지 않았다. 민성욱 집행위원장의 말마따나 "팔레스타인의 관점에서 만든 영화를 상영한다고 이스라엘 국민들이 이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여러 분쟁 지역의 영화를 상영할 때도 상대국에서 이처럼 행동했던 적은 없었다". 아제르바이잔 대사관과 잘 조율하겠다는 말이 결국 입장문 한 장을 배부하는 선으로 결정된 모양이었다. 친구들이 보여준 A4용지에는 다소 묵직한 단어들이 적혀 있었다.
이 영화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보존과 주권을 훼손하고 아르메니아의 영토적 주장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아르차흐’라는 명칭으로 언급되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대해 말하자면, 이는 국제법의 기본 규범과 원칙에 위배되며, 가라바흐 지역을 아제르바이잔의 불가분의 영토로 인식해 온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도 맞지 않습니다. 이는 심지어 아르메니아에 의해 불법 점령되었던 시기에도 일관되었던 입장이었습니다.
더욱이 이 영화는 반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선전내용을 담고 있으며, 민족주의, 분리주의, 극단주의, 군국주의, 복수주의 등을 조장합니다.대체 뭘 어떻게 하면 '민족주의, 분리주의, 극단주의, 군국주의, 복수주의'를 조장할 수 있나? 굉장한 영화다. 그래서 봤다. 알지도 못하는 국가의 이야기를 그렇게 보게 되었다. 1991년,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나서 나보다 일찍 저물어 버린 나라. 그리고 거기 살아가는 놀라운 여자들의 이야기를.
감독은 처음 이 영화를 기획할 때 어떤 생각이었을까? 모르긴 몰라도 이 완성물과 꼭 같은 형태는 아니었을 것이다. 영화 촬영 도중에 전쟁이 터졌고 나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촬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미래를 맞이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극영화보다 더 극적인 현실이다.
영화는 여성 4명을 따라간다. 지뢰와 불발탄을 제거하는 NGO에서 일하면서 두 딸을 키우는 스베타. 시장 출마에 처음 도전하는 정치인 시라누쉬, 여성 센터를 운영하는 가야네,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유도선수 소세. 네 사람의 삶은 각자의 방식으로 분주하고 또 아름답다.
스베타는 비록 업무 현장에서 매일 죽음의 공포를 맞닥뜨리지만 (불발탄 제거 작업은 기계로 할 수 없다. 하나하나 수작업이다.) 딸들과 함께 농담을 하고 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낸다. 시라누쉬는 카메론 디아즈 닮은 미소를 환하게 지으며 선거 팸플릿을 나눠주고 사람들을 만나지만, 해당 선거에서 당선된 여성은 0명이다. 가야네는 의자 뺏기 게임으로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있는 행사 현장에서도 심각한 내용의 여성 사례 상담 전화를 받고 있으며, 이따금 협박의 공포를 느끼기도 하지만 계속할 거냐는 물음에는 채 눈물도 못 닦은 얼굴로 '그럼요'라고 답한다. 줄줄이 달린 메달과 함께 슬플 때 꼭 함께한다는 인형을 보여주는 소세의 모습은 그의 굳건한 정신이 동시에 섬세하고 소소한 것들에도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 괴로움과 불안이 섞여들어 있어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유영하는 강인함이 보인다. 강철 같은 강인함보다는 강물 같은 강인함이다. 하지만 이들의 그 강인한 일상은 전쟁으로 휘청인다.
아르차흐 공화국이라는 이름을,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정리해 보자. 아르차흐는 고대부터 아르메니아 왕국의 일부로 존재해 왔던 땅이다. 그러나 소련은 아르차흐를 아제르바이젠의 지방으로 편입해 버린다. 거대한 소련의 붕괴가 다가올 즈음, 그러니까 1988년부터 아르메니아계 주민들과 아제르바이젠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1991년 아르차흐 공화국은 독립을 선언했고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았다. 1994년 이제 더이상 소련이 아닌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이 되었으며, 이후 아르차흐 지역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기를 쥔 지역이 되었다.
이들은 아르차흐 공화국을 선포했고, 정부, 군대, 선거 제도를 별도로 운영했다. 여기에는 아르메니아의 실질적 지원도 있었다. 그러다 이 영화가 촬영되던 중인 2020년, 또 다시 전쟁이 시작됐다. 아제르바이잔의 공격과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주둔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아르메니아로 피난 길에 올랐다. 2022년 아제르바이잔은 수도를 봉쇄했고, 거의 1년에 가까운 봉쇄 끝에 2023년 9월 군사작전이 마무리되었다. 2024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모든 헌법과 기관들이 해체된다는 선언이 나왔고, 2023년 아르차흐는 더이상 국가가 아니게 되었다.
많은 경우 분쟁의 씨앗은 당사자가 아닌 타의, 주로 거대한 힘에 의해 뿌려지는 듯하다. 이 경우에도 아르메니아 입장에서는 소련이 멋대로 그은 선에 당한 셈이고, 아제르바이잔도 한번 국경선에 들어온 지역을 포기할 의사가 없었다. 그러나 소련은 붕괴되었고 러시아는 여전히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르차흐는 현실 주체로서 힘을 잃었다.
삶과 사람과 도시를 사랑했던 여자들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죽음의 가능성을 가까이서 느꼈기에 소중한 이들을 잃을까봐 약해져 있던 스베타는 다시 딸들을 지키기 위해 직업을 찾고 있고, 시라누쉬는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며 마이크를 들다가 이제는 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집회에서 외치는 첫 마디가 전쟁 규탄이 아닌, 우리의 존재를 인지recognize하라는 명령인 것은 마음이 아프다.) 가야네는 여전히 여성 센터를 운영하지만, 상담 상대들의 반응은 달라졌다. 가정 내 차별과 여성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내담자의 첫 문장이 "도시를 그렇게 잃어버리고 나서..."인 경우가 많아졌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소세의 삶이다. 인형과 메달을 가까이 하던 유도선수, 메달리스트를 꿈꾸던 여자는 이제 총을 가장 가까운 친구 삼은 군인이 되었다. 과거를 회상하던 얼굴에 눈물이 흐를 때, 감독은 소세를 깊이 끌어안는다. 그 모습은 마치 영화의 역할처럼 보였다. 아름다웠던 과거를 되돌려 보여주고, 우리가 갈 미래가 그 과거와 닮아 있길 바라며 길을 보여줄. 그렇게 끌어안아 위로해줄. 현실 주체의 힘은 약해져도 이야기는 영속한다. 여자들의 삶도 이야기 안에서 사랑의 빛을 덧입을 것이다.
그 사랑이 눈에 보이는 순간이 영화에 있었다. 노란 양초였다. 스베타가 착잡한 얼굴로 하나하나 불을 밝혀 컵에 넣던, 노랗고 길다란 양초. '더 이상 기도하고 싶지도 않고, 꿈도 없다'고 말하는 소세가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던 장소에도 똑같은 양초가 불을 밝히고 있었다.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촛농과, 그럴 때마다 하나씩 더해지는 빛. 거기서 느껴지는 곡진한 사랑. 세상 곳곳에서 분쟁 소식이 매일 더해지는, 이 야만의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는 어쩌면 더없이 촛불을 닮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미친 세상에서 우리는 나날이 기억해야 한다. 파워게임의 주체가 아닌, 사랑이 담긴 이야기만이 영속한다는 사실을.
2025.05.02 메가박스 전주객사 5관
2025.05.03 CGV전주고사 8관
2025.05.07 CGV전주고사 8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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