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2025-05-05 21:12:45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라 불러도 좋을까
드라마 <콩트가 시작된다>를 보고
<콩트가 시작된다>라는 작품을 처음 만난 건 3년 전이었다. 이른 나이에 꿈을 이룬 자들의 이야기가 범람할 때, 이 작품은 누군가 보기에 ‘실패자’라고 불릴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당시 내 삶도 ‘실패자’의 삶에 가까웠다. 괜찮은 대학을 나와 주변인들이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소식이 왕왕 들릴 때,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그 일에 미친 듯이 매달렸다. 실제로 목표에 도달할 뻔한 순간들이 쌓이며, ’조금만 더‘라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 어쩌면 그 시간에 이 작품을 만난 건 운명적인 일이었다.
<콩트가 시작된다>는 ’맥베스‘라는 이름으로 콩트 트리오 활동을 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룬다. 10년을 활동해도 무명을 벗어나지 못한 이들. ’딱 10년만 해보자‘라는 약속에 따라, 정해진 이별의 수순을 밟는 것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다. 콩트에 대한 사랑과 미련은 이들의 발목을 붙잡지만, 현실을 마주하며 콩트를 관둔다. 결국 이 작품은 예견된 ’실패‘의 서사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동시에 꿈과의 이별이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는 것, 무언가를 충분히 사랑했다면 그 시간은 빛나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설득시키는 작품이다.
2022년 매회 웃음과 눈물을 가져다 준 첫 감상의 기억이 생생하다. 작품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금세 두 번째 감상을 했던 기억 또한 남아있다. 이들의 시간은 작품 속에 완결되어 남았지만, 나의 시간은 계속 흐르기만 했다.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실패‘와 ’방황‘의 고통들을 마주하며, 이 작품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다. 그러나 작품을 다시 찾자 더이상 서비스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조차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작품과도 ‘이별’을 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마치 갓 서른이 된 나를 반기는 것처럼 다시 찾아왔다. 그 시절의 꿈과 이별 아닌 이별을 하고, 또다른 선택의 분기점에 놓인 나에게 다시 돌아온 <콩트가 시작된다>. 또다시 무심결에 재생 버튼을 눌렀고, 순식간에 재감상을 마쳤다.
감동은 여전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의 감상은 조금은 달라졌다. 사랑이 만드는 미련으로 인한 갈등에도 맥베스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를, 연습을 멈추지 않는다. 슌타는 말한다. ”앞으로는 맥베스 졸업을 향하는 헤어짐이 슬프지만 찬란한 나날이 기다리고 있다”. 예견된 이별에도 이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해산을 앞두고 팬이 된 나카하마의 모습도 조금은 달리보였다. 이전에도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대사는 나카하마의 대사였다. 전 직장에서 큰 상처를 받은 나카하마는 이렇게 말한다. “솔직히 지금도 열심히 하는게 무서워서 대충 할 수 있는 건 대충 하고 있어요. 열심히 하다가 상처받는 게 무서워서 ... 그래도 쓸쓸해요.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억누르는 날이 올 거라곤 생각도 못 했고,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 쪽을 선택한 적도 없었으니까”. 작품의 가장 핵심 인물인 하루토는 나카하마가 먼저 취업을 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선배라고 부른다. 그러나 어쩌면 나카하마는 열정과 이별을 먼저 경험한 선배가 아니었을까.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의 작년이 겹쳐 보였다.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조금은 다른 길을 선택했고, 마냥 무력한 시간을 보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이들은 앞으로 나아가기를 선택한다. 이것은 등장인물들이 홀로 선택한 것은 아니다. 하루토는 은연 중에 자신을 ‘실패자’라고 여기는 인물이다. 준페이처럼 물려받을 가게가 있는 것도, 슌타처럼 과거의 성공의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닌 그는 끝없이 방황한다. 콩트로서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낮추기도 한다. 그러나 슌타는 콩트로 성공하지는 못했더라도, 우리를 응원해주는 이들이 남아있다면 우리는 성공한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한다. 나카하마도 마찬가지다. 갓 팬이 되어 맥베스의 해산의 순간까지를 함께 한 나카하마는 그들의 콩트를 통해 다시금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 마음을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작품의 말미에 이르러 하루토는 나카하마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한 사람이 진심으로 우리를 지켜봐 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같은 사람들은 힘을 낼 수 있어”. 이들은 절대 실패한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을 온 마음 바쳐 사랑해본 사람은 무엇이든 해낼 수 있으며, 이들은 맥베스로서의 활동은 졸업했으나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서른이 된 나는 많은 것을 포기했다. 어쩌면 포기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울지 모른다. 맥베스처럼 미치도록 사랑한 것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살아내며, 내가 진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우습게도 주변인들은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을 나는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새로운 선택을 해보려 한다. 과거에 선택했던 꿈도 그렇다. 나는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더 사랑하는 것을 찾았기에, 나는 포기가 아니라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 꿈이 어떤 결말에 이를지는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꿈을 꾸는 나의 삶은 반짝인다.
Relative contents
-
- 10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10월 둘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는데 이번 주부터는 최저 기온이 2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추워진다고 하니 따뜻하게 입고 외출하시길 바랍니다!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주말 박스오피스 영화 순위'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
.
.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인생은 아름다워> (▲1)
▶ 10월 첫째 주에 2위를 차지했던 <인생은 아름다워>가 1위에 등극했습니다. 개봉 14일째인 10월 12일을 시작으로 1위를 유지하며 역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좌석 수가 개봉주에 비해 많이 줄어든 상황 속에서 더 높은 좌석판매율을 기록했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14일 ~ 10월 16일) 관객 수 12만 4,15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82만 9,737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공조2: 인터내셔날> (▼1)
▶ <공조2: 인터내셔날>은 5주 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다 6주 차에 2위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평일 동안 <인생은 아름다워>와 각축을 벌이다 주말에 결국 아쉽게 1위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14일 ~ 10월 16일) 관객 수 11만 2,87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77만 2,99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2> (▲1)
▶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는 그동안 국내에서 개봉한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과 시리즈 최초로 선보인 미스터리 장르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14일 ~ 10월 16일) 관객 수 8만 1,34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55만 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22회 예측 이벤트는 10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에.에.원>과 <공조2>를 1위로 많이 예상해주셨는데, 둘째 주 1위는 <인생은 아름다워>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3위의 경우 딱 세 분만이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라고 예측을 해주셨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23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오펀: 천사의 탄생> (NEW)
▶ 레전드 공포영화로 불리는 전편에 이어 13년만에 등장한 속편 역시 다양한 관객층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14일 ~ 10월 16일 관객 수 7만 34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0만 4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줄거리
엄청난 비밀을 숨긴 사이코패스가 에스토니아의 정신병동을 탈출, 부유한 가족의 실종된 딸 ‘에스더’로 사칭해 미국에 온다.
재회의 기쁨도 잠시, 어딘지 낯선 딸의 정체를 눈치챈 엄마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에스더와 맞서는데...
5. <정직한 후보2> (▼3)
▶ 개봉주부터 상위권을 유지하던 <정직한 후보2>가 개봉 3주 차에 5위로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전편에 비해 아쉬운 평점으로 관객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10월 14일 ~ 10월 16일) 관객 수 5만 8,65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83만 5,42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Halloween Ends>가 1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첫째 주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모든 영화가 한 단계씩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The Woman King>만 4위를 계속 유지하고, 순위 변동으로 인해 <Don't Worry Darling>이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Halloween Ends>는 주말 동안(10월 14일 ~ 10월 16일) 매출액은 41,250,000 (한화 약 593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할로윈 엔드> 4,125만 달러 (누적 4,125만 달러)
2. <스마일> 1,240만 달러 (누적 7,116만 달러)
3.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 738만 달러 (누적 2,275만 달러)
4. <더 우먼 킹> 369만 달러 (누적 5,974만 달러)
5. <암스테르담> 289만 달러 (누적 1,959만 달러)
.
.
.
씨네픽의 10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한국에서 보통 가족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보통이 아니다. 이 가족도, 이 영화도, 그리고 감독도. 소위 우리나라 중상류층 가족의 민낯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극대화한 한 <보통의 가족>은 스토리만 보면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수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럴 듯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쌓인 고정관념을 벗어던지듯 감독은 보란 듯이 날 선 사회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사랑의 변화 과정을 유려하게 보여줬던 감독은 가족의 변화 과정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보통 가족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걸 하나씩 소개하는 것처럼.
잘나가는 변호사 재완(설경구)과 그의 두 번째 아내인 플로리스트 지수(수현), 자상한 대학병원 소아과 의사 재규(장동건)와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NGO 활동가, 치매 걸린 시어머니의 간병까지 도맡아 하는 연경(김희애)이 저녁 식사 자리를 함께한다. 한 배에서 나왔어도 성격이 전혀 다른 형제는 물론, 자신보다 어린 형님(?)을 모시는 것 자체가 싫은 연경과 그런 동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지수 사이엔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진다. 이들은 보통의 가족처럼 겉과 속이 다른 채로 평온하게 저녁을 즐긴다. 하지만 두 부부는 자녀들의 범죄 장면이 담긴 CCTV를 뉴스에서 보게 된 이후 점점 삶의 나락을 경험한다.
<보통의 가족>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가면을 쓸 뿐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을 허진호 감독이 맡은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라고 답한 바 있다. 감독의 초기작을 본 이들이라면 그가 꾸준히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탐구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초기작인 <봄날은 간다> <행복> 등만 봐도 그렇게 변하다는 사랑을 주제로 이 감정에 빠진 순간과 이후 무던해진 순간 속 인물의 다름을 확실히 보여준다. 마치 사랑의 유예기간이 끝나면 사람은 본색을 드러낸다는 것처럼, 두 영화의 인물들은 결국 후회를 할지언정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4명의 인물 또한 보통의 가면을 쓰지만, 결국 후반부 추악한 본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변호사, 의사, NGO 활동가 등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 따른 가면을 쓴 인물들은 그에 따른 부와 명예, 그리고 권위를 갖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마주한 자식들의 범죄는 이들의 삶에 위기로 작용한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고, 자식을 위해 이성을 잃는 등 겉으로는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한 듯 보이지만, 결국 이들은 자신들이 쌓아놓은 명성에 큰 타격이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보통의 가족>의 원작 소설 <더 디너>는 이탈리아, 미국, 네덜란드에서 무려 세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허진호 감독은 인간의 이중성을 다룬 원작의 내용을 오롯이 가져오면서도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문제를 가져오며 차별화를 꾀한다. 학군, 학폭, 입시 경쟁, 부를 통한 사회 양극화까지 다룬 감독은 관객의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낸다. 특히 범죄 사건과 이를 무마하려는 두 부부의 모습은 자식 가진 부모라면 충분히 이해 가면서도 이들의 도덕적 해이에 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갖게 되는 등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가치관과 위치에 따라 달리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 사건은 스크린 안과 밖 사람들의 두통을 유발한다.
감독은 이 딜레마를 계속해서 관객에게 전하는데, 네 명의 인물을 바꿔가면서 ‘당신이라면 범죄를 저지른 자식들을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마치 빈틈만 보이면 연신 잽을 날리는 것처럼, 감독이 던진 이 질문은 중반부를 지날수록 그 강도가 세지며, 결국 관객은 카운터 펀치를 맞는다.
그 동력은 아귀가 딱딱 맞는 감독의 밀도 높은 연출력에 기인한다. 장면마다 은유와 복선을 심어 놓은 감독의 치밀함은 왜 이제야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세공력이 대단하다. 초반 재벌 2세가 벌인 교통사고가 후반부 이 가족과 충격적인 결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 구조는 관객 입장에서 흥미로운 동시에 충격 그 자체다. 부감숏과 창밖에서 인물들을 보여주는 카메라 워킹을 통해 이들의 행태를 더욱 객관적으로 보려는 의도적 연출과 현악기를 활용해 부모들의 불안한 심리를 보여주는 장면 또한 인상 깊다. 간간히 블랙코미디가 짙은 유머를 집어넣으며 이들을 희화화하는 부분도 잊지 않는다. 물론, 극한 결말로 가기 위한 포석이 자칫 인위적으로 보이는 건 옥에 티지만, 영화 전체 완성도를 저해할 정도는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처럼 빈틈이 없다. 각기 다른 이중성의 면모를 연기로 승화시키는 네 배우의 내공은 대단하다. 전반부와 후반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격한 감정을 토해내는 김희애, 장동건, 움찔하는 감정을 부여잡고 이성적 판단으로 이 상황을 보려는 설경구, 가장 늦게 가족에 합류해 이 가족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관객의 눈을 대신하는 수현의 연기는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리며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총 3번의 저녁 식사가 나오는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무너지고, 야비하고, 자기합리화에 이견 다툼을 벌이는 모습은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하며 인물들의 추악한 민낯도 비춘다.
<보통의 가족>이 그리려는 건 가면 속 가려진 인간의 본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 살다 결국 부와 명예를 가진 기성세대가 자신이 이룬 것들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부조리함 또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 중 하나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부모라면 자식들에게 어떤 걸 전해야 할까? 일단 네 인물처럼만 안 하면 될 것 같다.사진제공: 하이브미디어코프
평점: 3.5 /5.0
한줄평: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한국 가족 군상극
-
-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놀라운 세계
내가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현실에서 잠시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순간이 좋아서다. 2시간으로 옆 동네에서 저기 먼 우주까지 가 볼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다양한 세계의 이야기 속엔 아름다운 사랑도, 가늠할 수 없는 슬픔도, 소소한 행복도 있고…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들도 존재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가질 수 있는 일상의 환기성에 큰 기쁨을 느끼다 보니, 영화를 보는 동안 긴장하고 있는 상태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돈을 내고 왜 고통을 당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스릴러나 공포물을 극장에서 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내가 <메멘토>를 극장에서 본 것은 지금 생각해도 무슨 이유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영화가 있을 수 있다니.’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며 받았던 충격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걸 만든 감독은 천재구나.”
당시만 해도 배우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감독까지 찾아보는 편은 아니었으므로, 천재적인 신인 감독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십년 뒤, 나의 인생 영화를 만났다. <인셉션>
무더운 여름, 등골이 서늘해진 느낌으로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와 ! 이거 만든 사람 천재구나”
집에 돌아와 처음으로 감독을 검색해 보며, <인셉션>을 만든 감독이 <메멘토>를 만들었음을 알게 되었다. 내 입에서 천재구나라는 말이 두 번 나오게 한 감독. 아…뭔가 반가웠다. <다크 나이트> 자칫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히어로물까지도 자신의 색을 잃지 않는 사람.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라는 메멘토의 대사처럼, 깊은 인상을 남겨준 그 두 번의 강렬한 경험의 기억은 <인셉션> 이 후, 나에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모든 작품을 믿고 보는 영화계의 최애 브랜드로 만들어 주었다. 좋아하지 않는 소재의 영화를 만들더라도 보고 싶은 감독.
솔직히 <인셉션> 이 후 나의 최애 감독이 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모든 작품이 다 최고였다고 말할 수 는 없다.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전쟁영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덩케르크>를 보게 만들고, 그가 만든 영화를 잘 이해 하고 싶어서 물리학 책을 찾아 보게 되는 것. 그리하여 내가 잘 안다고 생각 했던 것에서 낯섦을 발견하는 일 뿐만 아니라,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나의 관심사가 뻗어나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나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영화라는 매개로 나에게 선물 한 것들은 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그의 신작 <오펜하이머>를 기다리는 이유는 그런 것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다른 세상으로 떠나게 만들어 주는 2시간의 경험을 넘어 영화 이후, 나는 어떤 인사이트를 받게 될지, 그래서 나는 또 어떤 것을 탐구하게 되고 관심사를 확장해 나가게 될지 … 영화로 인해 내가 만나게 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
- [JIFF 데일리] '마라맛 이야기' 시켰는데 순한 맛을 받았어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마라맛 이야기>는 코로나19가 창궐했던 팬데믹 기간에 벌어진 한 가족의 칠리소스 판매기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감독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코로나19가 바꿔놓았던 삶의 풍경이 어떻게 코미디 영화로 재탄생했을지 궁금해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네, 여기까지는 있어 보이는 답변이었고요. 이 영화를 고른 진짜 이유는 다름 아닌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그제는 마라샹궈, 어제는 마라 떡볶이, 오늘은 마라 토스트를 먹은 제가 어떻게 <마라맛 이야기>라는 제목을 못 본 체하겠습니까. 누가 번역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매력적인 번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칠리소스'를 만드는 가족에 관한 영화이고 영어 제목도 <Chilli Laugh Story>인 만큼, 사실 '칠리맛 이야기'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타당했을 텐데 말이죠. 아마도 저뿐만 아니라 마라맛에 열광하는 수많은 전주국제영화제의 관객들이 이 제목에 홀려 극장에 들어서지 않았을까 예측해 봅니다.
마라맛 이야기
Chilli Laugh Story
팬데믹 이후 늘어난 집밥 수요를 노려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아들 '코바'와 칠리소스를 만드는 탁월한 솜씨를 가진 엄마 '리타'는 온라인으로 칠리소스를 판매하기로 합니다.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싶었던 엄마와 코로나19로 직장에서 잘릴 위기에 처한 아들은 가족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죠.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자 이런 걸로 돈을 벌 수 있겠냐며 콧방귀를 뀌던 아빠 '앨런'도 자연스럽게 사업에 합류했습니다. 그렇게 '코바'네 가족은 봉쇄령이 내려진 도시의 한 가정집 식탁에서 매일같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고추를 손질하고 칠리소스를 만들어 포장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봉쇄, 재택근무, 비대면 사회 등 공통된 경험을 갖게 됐습니다. 어느새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4년째가 된 지금,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낯선 사회 풍경을 영화로 재현하는 움직임이 하나둘씩 눈에 띕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은 모두가 겪은 일이기에 국적, 인종, 성별,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마라맛 이야기>도 코로나19 이후 오손도손 한 집에 모여 사는 가족의 일상을 다룸으로써 관객의 공감과 웃음을 유발하는 작품 중 하나죠.
영어 제목이 'Chilli Story'가 아니라 'Chilli Laugh Story'인 것만 봐도, 이 작품이 지향하는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는데요. <마라맛 이야기>에는 '코로나19 유머'라고 부를 법한 코미디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천 명이 넘게 온 파티에서는 감염되지 않았는데, 쓰레기 줍기 봉사하러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한탄이라든가, 직장에서 잘리면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 된다는 농담을 주고받는 젊은 커플의 모습 같은 것들이 그렇죠. 마트에 간 남편이 여자 종업원이 끼워준 비닐장갑을 그대로 착용한 채 귀가하자, 아내에게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비닐장갑을 낀 것이라는 변명을 내뱉는 모습도 우리 모두에게 코로나19라는 공통된 경험이 있기에 웃을 수 있는 장면입니다.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면 한때 스마트폰을 왱왱 울려댔던 코로나19 재난 문자를 활용한 재치 있는 엔딩 크레딧 디자인을 볼 수도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재난 문자의 당황스러움을 정말 오랜만에 느껴 보았어요. 이렇듯 <마라맛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인의 공통 분모를 사용한 재치로 가득합니다.
⊙ ⊙ ⊙
'코바'네 가족은 칠리소스 사업을 꾸려가면서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가족 간의 갈등과도 마주합니다. 맹목적으로 집을 사고 싶어 아들의 명의로 대출까지 신청한 엄마 '리타', 허세와 수다를 멈추지 못하는 눈치 없는 아빠 '앨런', 대기업의 속셈에 부당하게 사업 아이디어를 빼앗긴 아들 '코바', 무관심한 아들 대신 동생 가족에게 관심을 쏟는 고모 '웬디'까지. <마라맛 이야기>는 성행하는 가족 사업의 뒤편에서 빼꼼 고개를 내미는 가족 간의 갈등들을 묘사합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가족과 붙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커뮤니티 등에 평소엔 몰랐던 가족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했죠.
하지만 이 영화는 또 금세 갈등과 긴장을 감싸 안아줍니다. 기복이 있고 때로는 주저앉을 수도 있는 게 인생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함께 뭉쳐 이겨내는 것이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통해서 말입니다. 가족의 사랑과 변화무쌍한 인생의 길흉화복이라는 뻔한 주제는 코로나19라는 시대적 배경을 만나 색다른 방식으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영화의 메시지는 엔딩곡에도 그대로 담겨 있는데요.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이니,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꼭 한 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 ⊙ ⊙
홍콩과 중국 문화권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유머들도 있고, 오직 웃기기 위해서 넣은 19금 개그나 불필요한 대사들도 많아서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는데요. 그렇지만 가족의 사랑과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은 일상을 연결하여 재치 있는 영화로 재현해 냈다는 데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제목에 이끌려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물씬 드네요. 그러나 이름값 하는 작품은 아니라는 점, '마라맛'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순한 맛'에 가까운 이야기라는 점, 잊지 마세요!
Summary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사무직 노동자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바는 어머니가 직접 만든 소스를 온라인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가족 간의 갈등이 다시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 간의 일상적인 줄다리기는 칠리 소스보다 매운 맛으로 변한다. (출처: 전주국제영화제)
Cast
감독: 코바 쳉
출연: 정중기, 양영기, 러이적온, 오군여
Schedule in JIFF
2023.04.29(토) CGV전주고사 2관 11:00
2023.05.01(월) CGV전주고사 1관 10:00
2023.05.05(금) CGV전주고사 1관 17:30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 04월 27일 - 05월 06일
-
- <더 배트맨> 자기 자신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탐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알프레드(앤디 서키스)'의 조력을 받고 '제임스 고든 경위(제프리 라이트)'와 협력하며 어둠 속에서 고담시의 범법자들을 응징해 온 '배트맨/브루스 웨인(로버트 패틴슨)'. 그는 고담 시장 선거를 앞두고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폴 다노)'가 연쇄 살인을 벌이기 시작하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리들러가 남긴 단서를 쫓아 '캣우먼(조 크라비츠)', '펭귄(콜린 파렐)', '카마인 팔코네(존 터투로)'를 차례대로 만나며 증거와 정황을 파악하던 배트맨. 그러나 수사를 계속할수록 그는 모든 증거가 자신과 자신의 부모님의 가려진 과거를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가운데, 배트맨은 개인적인 복수와 공적인 정의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선다.
팀 버튼의 <배트맨>부터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또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관객들과 함께 한 배트맨. 이처럼 슈퍼 히어로의 대명사로 통하는 배트맨이지만, 사실 그의 역할은 일반적인 슈퍼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과는 달랐다. 그간 배트맨 영화는 배트맨/브루스 웨인만큼이나 그의 빌런들에게 적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쏟아 왔다. 실제로 펭귄과 베인, 라스 알 굴 같은 수많은 캐릭터들은 지금도 관객들의 뇌리에 남아 있으며, 특히 그의 숙적인 조커의 경우에는 단독 영화로도 흥행과 비평 양 측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전까지의 배트맨 영화가 하지 않았거나 미처 못했던 일을 대신하는 맷 리브스 감독의 <더 배트맨>은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조커>(2019)의 그림자가 진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다채롭게 장르를 바꾸어가며 영웅이기 이전에 한 인간인 2년 차 배트맨의 내면과 심리를 진득하게 풀어내는 <더 배트맨>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탐정 영화로서 <더 배트맨>
너무나도 익숙한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를 들여다보기 위해 <더 배트맨>이 선택한 방법은 간단하다. 배트맨 고유의 정체성, 곧 탐정이라는 정체성을 고찰하는 것이다. 애초에 DC 코믹스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디렉티브(탐정) 코믹스에서 배트맨 탐정으로 처음 등장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는 원형으로의 회귀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영화는 리들러의 범죄 현장으로부터 경찰들과 과학수사 요원들도 놓치는 여러 단서들을 침착하지만 신속하게 포착하고, 이를 토대로 리들러의 목적을 추리하는 배트맨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비춘다.
동시에 영화는 배트맨의 탐정 활동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그가 겪는 부작용과 피해도 공들여 묘사한다. 특히 작중 탐정 배트맨이 프로파일러에 가깝게 묘사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탐정 영화로 출발한 <더 배트맨>이 심리 스릴러를 거쳐 종국에는 히어로 영화로서 마무리될 수 있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 내리는 날씨와 암부가 짙은 배경을 통해 살려낸 누아르적 분위기가 이 영화의 특장점으로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반부에 브루스 웨인은 자신이 그림자 속에 숨어 있을 거라는 범죄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자신이 바로 그림자라고 독백한다. 그 말대로 배트맨은 고담 시의 다른 경찰들과 달리 범죄자적 사고(thinking like a criminal)에 능하다. 그는 철저히 범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지식과 기술을 이해하고 이용하며, 범죄자들의 특정한 욕구, 경험, 그리고 관념을 쫓을 줄 안다. 이는 돈 미첼 시장의 집을 감시하는 리들러의 시점과 캣우먼을 관찰하는 배트맨의 시점이 연출된 방식이 동일한 이유다. 그래서 고든이 풀지 못하는 리들러의 수수께끼를 오직 배트맨만이 풀고, 그만이 리들러가 숨겨놓은 힌트를 찾아내고 해석할 수 있다.
심리 스릴러로서 <더 배트맨>
하지만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라는 <선악의 저편> 속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대로, 프로파일러인 배트맨은 악을 들여다보다 깊은 고통을 겪는다. 범죄자의 입장이 되어서 범죄자의 심리를 통해 사건을 해석할 때 프로파일러의 자아는 방향을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작중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 활동에 매진하느라 재벌이자 기업인으로서의 공적인 삶과 브루스 웨인으로서의 개인적 삶의 끈을 놓아버린다. 또 밤이 익숙해진 결과 낮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고, 또 자신의 정체가 밝혀질 까 봐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더 배트맨>은 배트맨과 다른 캐릭터 간의 '관계성'을 마치 거울처럼 활용해 탐정 영화에서 심리 스릴러로 자연스레 장르를 전환시킨다. 특히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프로파일러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범죄자나 피해자에게 전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영화가 브루스 웨인의 내적 갈등과 고통을 그가 쫓고 만나고 대화하는 주변인들에게 투영시켜 외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는 배트맨의 수많은 빌런과 조력자들이 한 영화 속에 빼곡히 등장해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진실을 사이에 둔 채 변화하는 브루스 웨인과 팔코네의 관계, 또 그와 알프레드의 갈등과 봉합은 액션신 없이도 강렬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배트맨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계기를 보여주는 배트맨과 리들러의 관계다. “나는 복수다”라고 되새기며 범죄자들을 제압하던 초반부의 배트맨. 그런 그 앞에 선 리들러와 그의 추종자들은 자신들에게 무관심했던 고담시를 향해 마치 '외로운 늑대(lone wolf)'처럼 그저 복수하는 것뿐이라고 대답한다. 그 순간 부모님의 죽음으로 인한 두려움과 복수심을 범죄자들에게 쏟아내며 해소하던 배트맨은 자신의 모습이 그가 혐오하는 범죄자들과 결코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배트맨이 어떤 존재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앞에 선다. 이에 더해 그와 캣우먼과의 로맨스도 같은 맥락에 위치한다. 사적인 복수와 공적인 정의를 동일시하던 배트맨과 달리 그 둘이 완전히 항상 같지는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캣우먼 역시 배트맨으로 하여금 그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고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영웅 서사로 귀결되는 <더 배트맨>
이처럼 배트맨이 리들러의 수수께끼로부터 스스로에 대한 의심, 고민, 갈등을 마주한 순간, <더 배트맨>은 장르를 심리 스릴러에서 히어로 영화로 바꾼다. 그 질문과 고뇌에 대한 답, 곧 영웅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배트맨을 비추기 위함이다. 배트맨은 리들러와 그의 추종자들을 보면서, 또 캣우먼과 자신의 차이를 자각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한다. 리들러의 수수께끼와 캣우먼의 인생사를 통해 자신의 사적 복수와 공적 정의가 같은 의미일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공포의 상징이었던 배트맨은 자신을 가득 채우고 있던 분노와 복수심을 떨쳐내고, 희망의 상징으로 변모하고 또 성장한다.
그래서 홍수가 고담시를 덮치고, 시민들이 위기에 빠진 절체절명의 순간에 배트맨은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스스로를 어둠과 복수에 동일시하며 그림자 속에 머물던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그림자 밖으로 나와 누구보다도 먼저 시민들을 구하러 나선다. 사람들에게 손을 건네고, 어둠 속에서 조명탄에 불을 붙여 길을 인도하고, 어둠에 갇힌 이들을 환한 빛이 비치는 바깥으로 이끌어 준다. 계속해서 누군가의 발자취만 쫓던 그가 다른 이들을 위해 먼저 발자취를 남겨주며, 공포의 화신이 아닌 영웅으로 자리매김한다.
배트맨의 영웅 서사는 앞뒤로 신화적 표상이 가득하기에 더욱 풍성하게 느껴진다. 리들러의 살인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함께 들려준다. 이 노래의 가사가 그리스도이자 메시아인 예수의 탄생을 마리아에게 알려주는 내용임을 생각해보면, 영화의 오프닝은 리들러의 악행으로부터 배트맨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듯 보인다.
이는 <더 배트맨>의 묵시록적인 결말부와도 직결된다. 요한 묵시록은 일곱 번의 재앙이 일어난 후에 예수가 재림하고 신의 나라가 도래할 것을 약속한다. 그런데 마침 일곱 대의 차에서 일어난 폭발로 인해 고담시는 구약 성서의 내용과 노아를 연상케 하는 홍수에 휩싸여 버렸고, 그 순간 배트맨은 사람들을 구하며 영웅으로 성장한다. 그래서 영리한 수미상관을 보여주는 <더 배트맨> 속 영웅의 성장은 누아르 장르의 어둡고 진득한 분위기가 더해져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플롯을 빛내는 영리한 연출
한편, 맷 리브스 감독의 유려하면서도 직관적인 연출은 배트맨의 각성과 성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준다. 예를 들어 이 작품에서는 인물의 시점이 상당히 중요하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리들러의 시점에서, 배트맨의 시점에서 대상을 관찰하고 지켜보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다. 이때 배트맨의 시점에 주목해보면, 그의 시야가 점점 넓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망원경이나 카메라 등의 도구를 이용해도 배트맨은 초점이 맞지 않거나 흐릿한 시야에 갇혀있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시야는 점점 뚜렷해지면서 넓어지며, 마지막 순간에 그는 가장 높고 탁 트인 공간에서 고담 시의 모든 것을 조망할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흥미로운 연출 방식이다. 우선 복수심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도 고통에 빠트릴 정도로 범인을 쫓는 일만 집착하던 한 탐정이, 자신의 한계를 깨고 영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직관적으로 담아내기에 영리하다. 또한 배트맨이 부모님의 죽음과 관련해 알 수 없는 과거에 괴로워하던 것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확실한 과거를 알지 못해도 브루스 웨인이 집착과 미련을 내려놓고 순간 답답하던 시야가 넓게 트이는데, 이정면은 마치 진실을 확신하지 못해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때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다고 말하는 듯 보인다.
또한 긴 러닝타임 때문에 느슨해지려는 찰나마다 등장하는 강렬한 액션신도 인상적이다. 특히 한 템포를 쉬고 본격적인 액션을 보여주는 예열의 미학이 돋보인다. 관객을 순간적으로 작중 범죄자 혹은 빌런의 입장에 서게 만들면서 배트맨을 마주하는 그 두려움과 공포감을 온몸으로 함께 맛보게 하여 배트맨이 왜 공포의 상징인지를 단숨에 납득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다섯 개의 액션 시퀀스 중에서 전복된 펭귄의 시점에서 배트맨을 보여주는 펭귄과의 추격전이 유독 뇌리에 각인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더 배트맨>에 단점이 없지는 않다. 일단 전반적으로 최근 트렌드와는 동 떨어진 스타일의 영화인 점이 호불호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결정적인 단점이다. 단순히 절대적인 영화의 시간이 길거나 볼거리(액션)나 스토리의 강약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니다. 몇몇 캐릭터들의 서사가 과연 적합한지 의문이 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메인 빌런인 리들러의 경우 그의 범행 과정은 상당히 복잡한 데 비해 그의 동기는 상대적으로 평면적이라서 그 괴리감이 적지 않다. 배트맨의 성장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인 캣우먼의 활용법 역시 그녀의 존재감과는 별개로 아쉬움이 남는다. 배트맨의 이야기와 별도로 전개되는 개인적인 서사가 다소 과한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트릴로지의 시작을 알리는 <더 배트맨>이 지나칠 수 없는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배트맨 영화 중에서도 유달리 이질적이고, 세계관 연계에 집중하는 근래 많은 슈퍼 히어로 영화들과 달리 묵직하고 우직하게 히어로 본연의 의미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신선함을 선사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배트맨>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고 논쟁이 되기에 오히려 특별한, <로건>과 <조커>의 뒤를 잇는 모험적인 히어로 영화의 비장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새로운 배트맨 케이브로의 깊고 어둡고 진득한 초대
-
- 인간은 모순 속에서 피어난다, 영화 <토베 얀손>
무민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해서 무민 책들도 많이 가지고 있고, 만화책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무민을 만든 토베 얀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본한다고 해서 굉장히 기대를 했던 영화 <토베 얀손>. 사실 무민이라는 캐릭터와 이야기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그 캐릭터를 만들어낸 토베 얀손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는 완전 무지했던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무민의 탄생비화와 무민에 대한 이야기를 또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 <토베 얀손> 시놉시스
“난 인생이란 멋진 모험이라고 믿어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 토베는 삽화 의뢰로 알게 된 연극 연출가 비비카와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자신의 캐릭터 ‘무민’을 연극 무대에 올리고 시청 벽화를 그리며 인정받기 시작한 토베 하지만 비비카는 파리로 떠난다. ‘무민’ 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그녀의 진짜 이야기를 만난다.
가장 가까운 존재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
영화 말미에서 토베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토베는 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던 중 어머니로부터 책자 하나를 전달받는다. 아버지는 토베가 예술가로서 능력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며, 만화 작가로서 작업을 하는 토베에게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그랬던 아버지였지만 토베 몰래 토베가 투고하는 신문사에서 매주 발간되는 토베의 무민 이야기와 토베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하나 다 스크랩을 해두고 보관해오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토베. 그간 그토록 아버지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이제서야 눈으로 보게 되어 눈물을 흘리고 만다. 이 장면을 보면서 한 사람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일깨우는 데 가장 가까운 사람의 인정과 칭찬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놓치 못했던 관계를 끊어내고 성장하다
토베가 늘 불안함에 쌓여있었던 이유도 바로 아버지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토베는 그런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고 아버지의 길만을 강조하는 아버지 밑에서 충분한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워나가지 못했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을 인정해주는 존재였던 남자 아토스와 여자 비비카. 그들을 놓고 싶어도 놓지 못한 이유는 그들은 토베에게 자신을 인정해준 첫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유품을 받고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기 시작한 토베는 드디어 스스로 비비타와의 관계를 끊어낸다. 프랑스에서 재회하고 다시 이어지는 듯 하지만 그 관계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스스로 자립한 느낌이 들어서 인상적이었다.
무민처럼 사랑스러운 인생만을 살아간 것은 아닌 토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사실 나는 토베 얀손에 대해 무민을 만든 작가라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귀여운 생명체를 만들어낸 작가이기에 토베 얀손의 작품 역시 사랑스럽고 귀엽지 않을까 하는 시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는 굉장히 무겁게 흘러간다. 토베의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과 자신의 상황에 무서움을 느끼는 듯한 bgm. 내가 기대했던 따뜻함과 귀여움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울함이 지배를 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었던 나의 개인적인 기대와는 영화의 흐름이 달라 이 부분은 조금은 실망스러웠지만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의 토베 얀손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잘 전달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비비카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는 당신 아토스라며 당당하게 말하는 토베. 그리고 그 두가지 사랑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자유로운 토베. 자신의 삶이 어떻게 될지 무서움을 느끼며 굉장히 유약해보이지만, 그 행동에 있어서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 토베. 어찌보면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는 한 인간, 한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내서 인간은 모순을 갖고 살아가는 것임을 그 속에서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성장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토베 얀손>은 추석 연휴를 맞이하기 전 잔잔하면서도 섬세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
- 「매트릭스4」에스파 로 알아보는 '거울' 의 의미ㅣ매트릭스4 리뷰ㅣ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ㅣAespa Dreams come true | 윈터 | 카리나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리뷰 / 매트릭스4 리저렉션 리뷰
+ 아이돌 에스파 블랙맘바, 넥스트레벨, 세비지, 드림즈컴트루
+ Aespa Black Mamba Next Level, Savage, Dreams come true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
- 9월 3주 최신 개봉영화(기적, 보이스, 어시스턴트, 영화의거리, 극장판 포켓몬스터)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9월 3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기적 #보이스 #어시스턴트 #영화의거리 #극장판포켓몬스터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
-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2> 공식 예고편
더 스케일이 커진 홈즈가 온다. 《에놀라 홈즈 2》,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첫 번째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고 기쁨에 찬 에놀라 홈즈(밀리 바비 브라운). 유명 인사인 오빠 셜록(헨리 카빌)의 발자취를 따라 탐정 사무소를 연다. 그런데 여성 탐정으로 사건을 따내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냉혹한 어른의 세계를 받아들이고 사무소의 문을 닫으려던 찰나, 돈 한 푼 없는 성냥 공장 소녀가 에놀라에게 첫 정식 사건을 맡긴다. 바로 사라진 자매를 찾아달라는 것. 하지만 사건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것으로 드러난다. 런던의 부패한 공장과 화려한 음악 공연장, 초상류층의 사교계, 그리고 셜록이 사는 베이커 스트리트 221B까지, 위험천만한 새로운 세상에 던져진 에놀라. 치명적인 음모의 불길이 번지기 시작하는 가운데, 에놀라는 친구들, 그리고 셜록의 도움으로 미스터리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 게임은 다시 시작됐다! 해리 브래드비어와 잭 손이 원안을 작성하고 해리 브래드비어가 연출을, 잭 손이 각본을 맡은 《에놀라 홈즈 2》. 새로운 아군과 적군이 등장할 이번 작품에는 밀리 바비 브라운, 헨리 카빌, 데이비드 슐리스, 루이 파트리지, 수전 워코마, 아딜 액터, 샤론 던컨 브루스터, 헬레나 본햄 카터가 출연한다.
-
- 영화 <실 : 인연의 시작> 런칭 예고편
열두 살에 만난 첫사랑 '렌'과 '아오이'
한눈에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고 보듬어주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함께 있어 즐거웠던 시간도 잠시 '아오이' 가족이 쫓기듯 떠나면서 헤어지고 만다.
"운명의 실"이 있다고 생각해"
'아오이'가 준 소원팔찌를 8년 동안 간직한 '렌'
어느 날 소원팔찌가 끊어지고 두 사람은 운명처럼 재회한다.
그 후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지만 그때마다 서로의 곁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있어 엇갈리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