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4-24 12:41:58
시간의 압축 파일을 풀다.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한겨레
명백하게 내가 '불호'라고 외쳐야 할 작품이었다."왜?"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대답하는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데다가 어떻게 타임라인이 꼬이는 것인지도 보여주지 않는다. 게다가 4화에 걸쳐 한 사건을 설명하는 동안 마치 노래방 간주 점프 마냥 겅중겅중 시간을 건너뛰어 버린다.
그런 것만 있다면 내가 억울하지라도 않지(?). 일 진행 속도가 마치 우리 부장님 수기 사인 한 번 받아내는 속도로 진행 되지를 않나(대충 매우 느리다는 뜻), 사건의 다각화는커녕 내 성격만 다각화되나(?) 싶을 정도의 집요한 원테이크로 사건을 따라가니, 이건 뭐 그냥 나라는 사람에게 안 봐도 된다고 말로 해도 충분할 것만 같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덩그러니 내 마음속 저장이 아니라 저장 공간에 덩그러니 다운되어버린 이 방대한 압축 파일은. 자물쇠가 조금씩 열리는 그 모든 순간동안 내 다리를 초조함으로 떨게 하는 대신, 두려움과 숙연함으로 떨리게 했다. 이보다 더한 공포와 숙연함을 담은 파일은 앞으로도 한동안 보기 힘들 것임을 직감한 사람의 심정으로.
사진 출처:매일 경제
네 시간가량의 작품이 던져놓은 화두들 중 나를 가장 괴롭게 했던 것은 어른들로 대변되는 부모의 무지(無知, 존 스노우)가 과연 면죄부가 될 것인가? 였다.
세 명의 도둑이 있는데 한 명은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 행했고, 다른 한 명은 옆의 걔를 따라왔으며 나머지 한 명은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을 모르고 행동했다 했을 때. 과연 어떤 도둑이 제일 나쁜 놈이냐.라는 문제(?)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 정답(?)은 세 번째 도둑이었으며, 무지라는 것이 얼마나 해로운 것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이 예시가 아니라도 악의 평범성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으로도 알 수 있다.
물론 부모 중 자기 자식이 나쁘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자식들을 위한다는 이유로 먹고 사니즘에 집중하다 보니. 아이들은 다 커 있었을 것이고. 그런 의도로 키우려 하지 않았음에도 제이미(오웬 쿠퍼)는 "그렇게" 커 버린 채였을 테니까.
게다가 이 작품과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될 법한 영화인 [케빈에 대하여]를 보았을 때. 결과적인 참사는 비슷했지만. 과연 이 두 부모가 모두 똑같이(혹은 유사하게라도) 나쁜가.라고 본다면 당연히 제이미의 나머지 가족, 그중에서도 부모님들이 불쌍하게 보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사진 출처:네이버 블로그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지 못했던 제이미의 갇힌 우주를 상징하는 듯한 벽지로 둘러싸인 아들의 방에서 오열하는 아버지(스티븐 그레햄)를 보면서도 처량함이라는 감정이 불쑥 치고 나오지 못했던 이유는. 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무래도 짧은 이 작품의 모든 시간마저도 가해자를 위해서만 할애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해자라고 해서 이런 사정이 있었습니다.라는 말조차 할 수 없게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피해자는 그저 잔인하게 살해되는 모습으로 CCTV와 수사자료 속 모습에서만 존재할 뿐. 피해자의 부모들에게는 말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허락되지 않는다.
물론 제이미의 아버지가 아들을 범인으로 확정 짓게 한 살해 현장에 가서 추모의 의미로 꽃다발을 놓고 오긴 하지만. 오히려 그 말할 수 없는 심정을 먼저 전달해야 했을 곳은 피해자들의 부모였다. 게다가 제이미 마저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피해자를 위한 사과 따위는 준비조차 되지 않은 듯 보였다.
무지를 인정하지만 의도는 없었던 부모와. 제이미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누나는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가기로 한 제이미의 결단이 얽힌 복잡하고도 떨떠름한 사건 앞에서. 나는 제이미의 아버지가 마치 스스로가 화를 내며 파란 페인트로 낙서를 덮어버린 그의 회사용 봉고차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덮으면 안 보일 수는 있지만. 신경질적인 페인트 자국 때문에 원래 있던 낙서가 더 궁금해지는 역효과를 낳는 그의 방식. 결국 해결책이 되지 못해 타야 하는 곳이 아닌 반대편으로만 탈 수 있게 되어버린 반쪽짜리 방식. 그의 눈물이 마치 그 정도의 임시방편 정도로만 보일 뿐이었다.
마치면서
사진 출처:맥스 무비
이렇게 복잡한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나니. 그제야 제목이 눈에 띄었다.
Adolescence.
한국말로 하면 청소년기, 혹은 사춘기에 해당하는 단어를 [소년의 시간]이라는 한국어로 번역해 냈다는 것이 처음에는 마더퍼커 장인을 효자로 만들어 버린 사건처럼 느껴져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시간이라는 것에 압축된 모든 감정들을 풀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요소들이 필요한지를 깨닫자 아보다 더 나은 제목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의 흐름은 담백하다 못해 건조하다고 느낄 정도였기에. 이 부조화에서 오는 복잡한 이 마음을 어찌할 바 모르는 채로. 나는 단 한 사람의 관찰자가 되어, 카메라가 인도해 주는 대로 그저 넋을 놓은 채 작품을 감상해야만 했다.
이 시간에 담긴 의미를 풀어내려면. 나조차도 수많은 시간을 들여 이 드라마를 소화해야 할 것만 같다.
다음 리뷰 예고.
아마도 파과가 될 것.
[이 글의 TMI]
1. 크로와상 너무 맛있다... 버터 최고...
2. 갑자기 에어컨 켜야 할 정도로 날씨 덥다
3. 이번 달 용돈 아직 10만 원 남음 히히
#소년의시간 #필립바랜티니 #스티븐그레이 #애슐리윌터 #에린도허티 #영국영화 #추리스릴러 #넷플릭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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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아이 대신 교복 입고, 연극 무대에 선다
- 장기자랑The Talent ShowCast감독: 이소현Synopsis중년 여성들이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고 극단을 만들었다. 그런데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연극을 그만둘 수가 없다. (출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Review연기 한 번 해본 적 없는 중년 여성들이 모여 극단을 만듭니다. 그들은 수학여행을 앞두고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립니다.이 극단의 이름이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무대에 선 배우들은 세월호에 탑승한 단원고 학생들의 엄마들입니다. 엄마들은 연극이라는 도구를 통해 열여덟의 나이에 시간이 멈춰버린 아이들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연극의 의미는 비단 애도만은 아닙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자아를 되찾는 세월호 유가족의 연극 도전기 <장기자랑>을 보고 왔습니다.⊙ ⊙ ⊙연극, 애도와 욕망의 매개체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은 여생을 살아가야만 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모임에서 시작했습니다. 괴로운 현실을 잊고 싶은 마음에 함께 커피를 배우고 희곡을 읽던 엄마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은 바로 그곳에서 탄생했죠.연극 ‘장기자랑’은 수학여행 장소에 도착하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완결하는 작품입니다. 엄마들은 단원고 교복을 입고 열여덟의 아이들을 연기하죠. 자신들의 아이는 제주도에 도착하지 못했지만, 연극 ‘장기자랑’ 속 아이들은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아이들의 꿈, 성격, 취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인물들을 연기하는 엄마 배우들은 “아프면서도 좋다”고 말합니다.뭐라도 해보려고 시작한 연극, 그 속에서 엄마들은 색다른 감정과도 마주합니다.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는 경험은 아내이자 엄마로 살면서 숨겨왔던 욕심, 욕망, 욕구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주었거든요. 연극을 시작한 뒤, 애진 엄마는 자기주장이 늘어 생전 해본 적 없는 말싸움을 했다고 말합니다. 짜릿한 연극 예술의 마력에 빠진 예진 엄마와 영민 엄마는 하고 싶은 배역을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기도 하고요. 영화 <장기자랑>이 슬픔으로 가득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영화 속에는 연극을 통해 잠시나마 아이를 잃은 죄책감, 공허함, 슬픔에서 벗어나 자아를 되찾는 여정에 오른 엄마들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더 좋은 배역을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며 싸우는 엄마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유가족분들도 우리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네.’ 이 메모를 곰곰이 들여다보다가, 제가 지금까지 안경을 끼고 유가족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유가족은 종일 슬퍼만 할 거야, 유가족은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거야, 유가족은 떠나간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할 거야. 하지만 유가족이라고 24시간 365일 내내 슬퍼만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유가족에게도, 피해자에게도 일상은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더 나은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사회의 몫이죠.사회가 제 몫을 다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연극이라는 매개체로 연대하며 자기 자신을 돌보아내는 엄마들이 대단하고 멋집니다. 감히, 편견의 잣대로 그들을 바라보려 했던 저 자신을 반성합니다.⊙ ⊙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2016년 4월의 그날 아침은 제 머릿속에도 지금도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아침 자습을 하던 중에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학교 재학생들은 바로 다음 주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앞두고 있었고, 저는 1년 전에 같은 회사의 배를 타고 제주도에 다녀왔었습니다. 학교에 가면 곧바로 핸드폰을 제출하는데, 그날은 왜인지 핸드폰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비롯해 핸드폰을 제출하지 않은 몇몇 아이들이 계속해서 세월호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전원 구조’라는 최악의 오보를 두 눈으로 목격하기도 했죠.올해로 벌써 세월호 참사 8주년이 되었습니다. 때때로 나와 비슷한 어른으로 자랐을 친구들을 떠올립니다. 떠나간 사람들은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존재합니다. 엄마들이 연극 무대에서 자신을 ‘OO 엄마’라고만 소개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그렇게라도 아이들의 이름을 한 번 더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죠. 왜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만 했는지를 기억하는 것은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예진, 영만, 순범, 동수, 수인, 윤민이를 비롯한 304명의 이름을.⊙ ⊙ ⊙추신. 처음으로 배리어프리 영화를 보았습니다. 자막을 켜고 시청할 수 있는 OTT 서비스가 많아져 한글 자막은 익숙했지만, 장면 하나하나 꼼꼼하게 해설해주는 내레이션은 꽤 낯설었습니다. 낯섦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도 가끔은 의도적으로 배리어프리 영화를 시청해야겠습니다.Schedule in DMZ DOCS2022.09.25(일)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4관 17:002022.09.27(화)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4관 10:302022.09.27(화)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103호 17:00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 09월 22일 -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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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
마블 스튜디오가 총 5시간 30분에 걸쳐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출연진을 발표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해 큰 화제를 모은 가운데,
<엑스맨> 시리즈의 원년 멤버들이 대거 출연 예정인 점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패트릭 스튜어트의 ‘프로페서 X’, 이안 맥켈런의 ‘매그니토’를 포함하여 레베카 로미즌(’미스틱’), 제임스 마스던(’사이크롭스’),
앨런 커밍(’나이트크롤러’), 캘시 그래머(’비스트’) 등이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새롭게 리부트된 <판타스틱 4>의 바네사 커비(수 스톰), 에본 모스-바크락(더 씽), 조셉 퀸(조니 스톰)과
크리스 햄스워스(토르), 시무 리우(샹치), 톰 히들스턴(로키) 등 총 27명의 출연진을 공개했습니다.
<어벤져스: 둠스데이>는 이전 <어벤져스> 시리즈를 만든 루소 형제가 연출을 맡을 예정입니다.
덴젤 워싱턴, <오셀로> 영화화 주연 확정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오셀로>가 영화화될 예정이며, 공연과 동일하게 덴젤 워싱턴이 ‘오셀로’를 연기할 것이라고
연출을 맡은 케니 리온 감독이 밝혔습니다. 덴젤 워싱턴과 함께 케니 리온 감독이 영화의 연출도 맡을 예정이지만,
공연에서 ‘이아고’를 연기한 제이크 질렌할이 동일하게 출연할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오셀로>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며, 약 40년 만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습니다.이나영&정은채, 드라마 <아너>에서 만난다
*기사 출처: 일간스포츠
배우 이나영과 정은채가 드라마 <아너> 출연 소식을 알렸습니다.
동명의 스웨덴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아너>는 거대한 스캔들이 되어 돌아온 과거와 맞서는 세 변호사의 워맨스를 그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알려졌습니다. 극 중 이나영은 뛰어난 언변과 외모로 대중을 사로잡는 변호사 ‘윤라영’을,
정은채는 위엄과 카리스마를 지녔으며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로펌 대표 ‘강신재’를 연기할 예정입니다.
<아너>는 현재 이나영, 정은채 외의 여성 주연을 포함한 추가 캐스팅을 완료한 후,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공개 채널 및 플랫폼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니 드비토 <장미의 전쟁> 리메이크 예정
1989년에 제작된 대니 드비토 감독의 <장미의 전쟁>이 새롭게 돌아올 예정입니다.
결혼 생활이 파탄 난 부부가 서로를 끝장내려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장미의 전쟁>의 새로운 메가폰은<트럼보>, <밤쉘>을 연출한 제이 로치가 잡았으며, 마이클 더글라스, 캐슬린 터너의 복수심에 불타는 부부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올리비아 콜먼이 연기할 예정입니다.
외에도 앤디 샘버그, 케이트 맥키넌이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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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천우희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4월은 이 배우의 달이다!!'라고 할 정도로 현재 큰 활약을 하고있는 배우죠!
바로 현재 상영 중인 <앵커>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주조연 배우 '천우희'!!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바로 배우 천우희입니다.
그럼, 천우희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천우희 배우는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에서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주연같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이 천우희라서 천의 얼굴을 가졌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매 작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놀랍게 만들었는데요.
독립영화부터 상업영화, 영화에서 드라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배우입니다.
배우 '천우희' 프로필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이름 | 천우희
출생 | 1987년 4월 2일
소속사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데뷔 | 2004년 <신부수업>
별명 | 천둥번개, 개구리, 천의 얼굴
배우 '천우희' 데뷔 과정
ⓒ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천우희 배우는 고등학교 시절 연극반에 들어가면서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연극반 활동을 계기로 대학도 연기과로 진학하였고, <신부수업>으로 2004년에 데뷔하게 됩니다.
배우 '천우희' 대표작
한공주 - 한공주
ⓒ 네이버 영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끝이 보이지 않는 도망을 가는
열일곱살 평범한 여고생인 '한공주'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곡성 - 무명
ⓒ 네이버 영화
사건을 목격한 목격자이자, 미스터리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무명'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웨이브
어느날 - 미소
ⓒ 네이버 영화
가족 없이 외로운 삶을 살게 된 남모를 사연을 지닌 여자,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메기 - 메기
ⓒ 네이버 영화
영화를 진행하는 진행자이자,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멜로가 체질 - 임진주
ⓒ JTBC
감정 기복이 심한 성격을 가졌고, 드라마 보조 작가에서 신인 작가로 데뷔하는
'임진주'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비와 당신의 이야기 - 소희
ⓒ 네이버 영화
현실에 순응하면서 살고 있고, 엄마와 함께 오래된 책방을 운영하는
'소희'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왓챠
앵커 - 정세라
ⓒ 네이버 영화
방송국 간판 앵커이자, 의문의 제보 전화를 받게 되는
'정세라'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극장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송정욱
ⓒ 네이버 영화
사건을 둘러싼 아이들의 담임교사이자,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고 애쓰는
담임 교사 '송정욱'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극장
이상으로 배우 '천우희' #톺아보기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앵커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서
천우희 배우를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그럼 오늘도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도 톺아보기 콘텐츠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٩( ᐛ )و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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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 근래 나왔던 컨저링 영화들 중에서 가장 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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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1981년, 코네티컷 주 브룩필드에서 살고 있는 어니 존슨은 악마에게 빙의되어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만다. 미국 법정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지만 사실 이 일은 악마의 짓이라는 판단을 내린 워렌 부부는 살인사건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렇게 악마의 짓이라는 것은 알게 되었지만, 이 악마를 끌어들인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워렌 부부는 이 사건을 저지른 자가 누군인지를 알아내려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8번째 작품이다. 일단 꽤 재미있게 봤다. 근래 나왔던 '컨저링' 영화들 중에서 가장 괜찮았고, 이제서야 괜찮은 공포 영화를 꺼내놓은 것 같아서 참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역대급 오프닝
우선 오프닝은 끝내준다. 역대 '컨저링' 영화들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매력적이고 놀라운 장면이었는데, 왜냐하면 [엑소시스트]의 오마주부터 시작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의외의 과격함까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내가 '컨저링' 영화들을 너무 순한 시리즈라고만 생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린아이인 데이비드 글라쳇 얼굴에 피가 뿌려지는 장면에서는 꽤 흠칫했고 신부가 집을 올려다보는 장면의 구도나 데이비드가 몸을 기괴하게 비트는 신은 빼도 박도 못한 [엑소시스트]의 오마주라서 정말 반갑고 소름 돋는 시퀀스였다. 물론 이 오프닝이 끝나자마자 영화의 질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하긴 하지만 이 도입부만큼은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거기다 감독인 마이클 차베즈의 연출 또한 꽤 괜찮아서 의외였는데, 알 사람은 다 알다시피 마이클 차베즈는 [요로나의 저주]라는 안일한 졸작을 만든 적이 있는 감독이다 보니 그의 이러한 발전이 의외이기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괜히 보기 좋았다.
영리한 점프 스케어
그런데 사실 이 영화에서 공포를 전달하는 방식은 [요로나의 저주]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저 분위기를 조성해놓다가 빵하고 터트리는 방식, 그러니까 점프 스케어로 가득한데 작지만 큰 차이가 있다면 이 영화에서는 그 점프 스케어를 굉장히 영리하게 잘 사용했다. 비록 패턴 자체는 똑같지만 분위기를 조성해놓는 타이밍에서 긴장되는 음악을 까는 것이 아니라, 뮤트 효과를 넣어서 침묵시킨 뒤 터트릴 때 효과음을 몰빵해 놔서 타이밍을 눈치챈 사람도 놀랄 수밖에 없게 만든다. 거기다 물에 불려진 시체가 로레인을 공격하려는 장면은 점프 스케어가 아닌 분위기로 조이기 때문에 기존 '컨저링'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공포를 느낄 수 있고, 분위기 자체가 워낙 어두워졌다 보니 워렌 부부가 악마와 관련된 사건의 실마리를 밝혀내는 과정이 판타지스럽다기 보단 굉장히 진지해서 몰입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리고 줄거리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워렌 부부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 덕분에 이 두 캐릭터의 서사의 폭이 더 넓어졌고, 피해자 가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1,2편과는 다르게 역대 '컨저링' 영화들 중에서 워렌 부부의 분량이 가장 많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컨저링의 그 느낌 그대로!
그리고 '컨저링' 시리즈 특유의 정서들도 잘 옮겨왔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컨저링' 시리즈라 하면 공포도 공포지만 기본적으로 가족애나 사랑을 중심으로 내세우는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보기 매우 좋은 공포 영화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데,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는 시리즈의 정서인 사랑과 가족애를 전면적으로 내세우면서 이 영화가 '컨저링' 영화임을 제대로 증명한다. 특히 후반부에 에드가 악마 숭배자에게 정신이 세뇌되어 로레인을 공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에드가 자신의 정신을 되찾게 되는 원인이 사랑이고, 신규 캐릭터인 어니와 데비의 사랑까지 넣어서 이러한 정서를 극대화시킨 덕분에 마이클 차베즈 감독이 이 시리즈를 잘 이해한 것 같아서 참 다행일 따름이다. 물론 전작인 [요로나의 저주]에서도 가족애가 중심으로 나오긴 하지만 캐릭터 묘사의 실패로 와닿기는 커녕 오히려 오글거렸는데, 이번에는 나름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이러한 요소를 혹평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컨저링' 시리즈를 안 본 건가?... 아니면 그냥 질린 건가.. 참 의문이다.
개연성은 절망적
그러나 단점 역시 많은 작품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는 개연성 측면에서는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서 머리에 ?를 띄우면서 봐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작중 어니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데비가 왜 사람을 죽인 어니를 계속해서 믿고 사랑하는지에 대한 묘사가 불충분하다. 분명 남다른 애정이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무려 사람을 자신이 보는 눈앞에서 살해한 남자친구를 왜 계속 사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이건 캐릭터 묘사의 실패라고 볼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메인 악역이라고 볼 수 있는 악마 숭배자는 아버지가 신부임에도 불구하고 왜 악마를 섬기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물론 작중에서 어머니가 죽었다는 대사가 나오긴 해서 모친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건 단순 추측에 불구하고, 워렌 부부에게도 그랬던 것처럼 이 악역도 훨씬 더 깊이 있고 설득력 있게 다룰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 외에 아쉬운 점
그리고 데이비드의 몸에 붙어있던 악마를 자신에게 빙의시킨 어니가 어찌 된 일인지 본인이 악마에 빙의되었다는 사실은 까먹는다는 것도 의문이 간다. 물론 악마가 어니의 기억을 컨트롤하고 있다면 개연성에서 크게 어긋나는 대목은 아니지만, 악마가 기억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묘사도 없고 분명 초반부에는 자신이 악마에 빙의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데도 워렌 부부나 타 신부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거기다 초반부에 너무 많이 들어간 페이드아웃도 문제다. 분위기 좀 내려는 건 알겠는데, 페이드아웃이 하도 많이 들어갔다 보니 이야기가 뚝뚝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고 도리어 영화 자체에 몰입을 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악마 디자인이 진부해터진 것도 아쉬웠고, 영화 끝날 때까지 전신을 다 보여주지 않다 보니 영화를 보고 나서도 악마의 디자인이 머릿속에 별로 안 남는다. 한 번쯤은 제대로 보여줄만 한데..
결론
비록 아쉬운 점이 넘쳐나긴 했지만 그럭저럭 볼만했던 공포 영화. 근래 나왔던 '컨저링 유니버스' 영화들 중에서 가장 나았고, 가볍게 즐기기엔 무리가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 그리고 [엑소시스트] 뿐만 아니라 [샤이닝] 오마주도 들어가 있다. [샤이닝]을 단 한 번만 봤어도 알아차리기 쉬울 정도로 대놓고 나오니 해당 영화의 팬이라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평점: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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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AN 데일리] '포크 호러' 그리고 매혹적인 지옥도
‘포크 호러’ 장르에 관한 잔잔한 조망
주술(Sorcery)
‘부천 초이스: 장편’ 섹션
크리스토퍼 머레이 감독
Chile, Mexico, Germany/2023/101min
19세기 말 칠레의 바닷가 마을. 선주민 우이이체푸족 청소년 로사 라인은 한 독일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한다. 그런데 기괴한 일이 발생한다. 집주인이 키우는 양떼가 몰살되고 그 자리에 인디언 매듭이 남겨져 있던 것. 독일인 집주인은 라인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를 말리는 그녀의 아버지를 잔인하게 죽이고 라인을 쫓아낸다. 자신을 ‘기독교도’라 여기는 라인은 슬픔과 혼란 속에서 선주민 어른들을 만나 부족의 세계관과 ‘주술’을 학습한다. 그리고 점령자 백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힘으로 ‘우리’와 ‘그들’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주술〉은 종족, 부족의 전통에서 공포 요소를 끌어오는 포크 호러(Folk Horror) 장르의 영화다. 포크 호러는 누군가(정주민)에게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일이 누군가(점령자)에게는 공포로 다가가는 상황을 토대로 장르의 재미를 쌓아 올린다. 다만 이 영화는 공포나 섬뜩함보다는 잔잔한 흐름 안에 장르적 특징을 녹여내 포크 호러라는 장르가 어떻게 성립되는지를 차분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선주민이 어렵게 획득한 ‘균형’이 권력의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는 한 일시적‧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생각해볼 만하다.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기괴한 매력의 지옥도
2551.02-지옥의 난교(2551.02-The Orgy of the Damned)
‘아드레날린 라이드’ 섹션
노르베르트 파펜비흘러 감독
Austria/2023/82min
도대체 괴상하다 못해 끔찍한, 그럼에도 눈을 뗄 수 없는 이 영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매드맥스〉의 지옥도가 하드코어한 슬랩스틱‧액션‧성인‧코미디로 동굴 안에서 진행된다면 이런 느낌일까?
원숭이 가면을 한 남자가 한 아이를 찾는다(사실 가면은 별 필요가 없다. 가면을 벗어도 원숭이 얼굴이니까). 그는 경찰에 수배 중으로, 그가 찾는 아이는 동굴의 경찰에게 잡혀 혹독한 훈련을 받는 중이다. 쫓기는 동시에 자신을 쫓는 사람들에게서 아이를 뺏어와야만 하는 상황. 도피와 추격이 혼종된 이 여정에서 원숭이 남자는 종합 격투기 시합장, 난음굴을 정처 없이 헤맨다. 이 여정에서 가면을 쓴 또 다른 여자를 만나 ‘구원’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한다. 마침내 한 자리에 모인 원숭이 남자, 아이, 가면 쓴 여자. 이들은 과연 ‘지옥’을 탈출할 수 있을까.
이 영화의 백미는 그로테스크라는 말로는 담아내기 어려운 혼종적 신체‧욕망의 끝없는 연속에 있다. 이들 이미지는 흑백영화의 질감과 만나 기묘한 디스토피아적 생기를 얻는다. 인형‧해골과 섹스하는 사람들, 남성기와 여성기를 갈아 끼우며 행인을 유혹하는 매춘부, 남자들의 그룹 섹스, 귀두 대신 달린 눈알, 수간, 포경수술하지 않은 표피에 잔뜩 낀 구더기, 여섯 개의 풍성한 가슴을 가진 덩치 큰 남자, ‘과한’ 잔인함으로 상대를 유혹하는 사디스트와 마조히스트……. 감독의 머릿속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불쾌한, 그러나 관객을 사로잡는 혼종적 육체와 욕망의 향연이 펼쳐진다.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성별, 종(인간‧동물‧기계), 성적 욕망과 실천, 신체의 경계를 마음껏 난도질해 제멋대로 같다 붙인다. 그리하여 말끔히 분류되지 않는 존재들이 어지럽게(亂) 교류하는(交) ‘지옥’을 창조해낸다. 그러나 이 지옥을 탈출하고 싶지는 않다. 영화 속 세계에 들어가 보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눈을 떼기도 싫다. 영화가 잔뜩 헝클어놓은 관점으로 ‘일상’에 돌아온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가 한가한 안온함으로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잔뜩 비꼴 수 있을 것만 같아서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6월 29일부터 7월 9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진행됩니다. 오프라인 상영 시간표와 온라인 상영작 리스트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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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무지 - 테렌스 맬릭
황무지 - 테렌스 맬릭
많은 영화 목록을 들여다보다,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영화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보기 시작했는데, 이 영화를 '클라이테리온'에서 배급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느리게 움직이는 화면. 단조롭고 물기 없이 메마른 화면의 나열, 미국중북부의 평범한 주, 사우스다코타의 가난한 동네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국(남한)보다 두 배나 넓은 면적의 땅에 인구는 70여 만 명에 불과한 곳으로,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가난한 지역이다.
이른 아침, 쓰레기 청소차가 골목을 지나가면서 두 사람이 집앞마다 쓰레기통을 들어 차에 옮긴다. 청년 키트(마틴 쉰)는 무심한 표정으로 쓰레기통을 옮기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홀리(씨씨 스페이식)의 나레이션으로 진행한다. 홀리는 고등학생이고, 여기 사우스다코다주로 오기 전에 텍사스주에 살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텍사스를 떠나 사우스다코타주로 이주하는데, 홀리의 아버지는 간판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먹고 사는 문제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집도 비교적 깨끗하다.
홀리는 학교에 다니지만, 아직 친구도 없고, 혼자 집에서 곤봉 연습을 하거나 책을 읽는다. 홀리와 키트는 우연히 만나고, 두 사람은 홀리의 아버지를 피해 점점 깊은 관계를 갖는다.
지루하고 심심할 것만 같은 영화는 키트의 돌발적 행동으로 급변한다. 홀리의 아버지는 키트에게 경고하고, 두 사람이 만나지 말라고 말한다. 키트는 홀리의 집에 몰래 들어가 홀리의 가방을 싸고, 홀리의 아버지와 맞닥뜨리자 그를 살해한다. 첫번째 살해다.
놀라운 것은 홀리의 태도다. 자기 아버지가 키트에게 총맞아 죽었지만, 홀리는 놀라지도, 비통하게 울지도 않는다. 다만, 죽은 아버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걱정한다. 키트는 집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다. 그리고 자신의 범행을 녹음한 싱글 LP판을 집앞에 놓고 홀리와 함께 도망한다.
영화의 모티프가 된 실제 사건이 있었다. 1957년 미국 네브라스크주 링컨에서 연쇄살인을 하던 커플이 있었다. 찰스 스타크웨더와 카릴 앤 퍼게이트가 그들인데, 나이가 19살, 13살이었다. 이들은 약 10여 명의 사람을 살해했고, 1959년 찰스는 전기의자로 사형, 카릴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영화의 흐름도 실제 찰스의 범행과 매우 비슷하게 진행한다. 이 영화가 놀라운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두 주인공의 태도가 비정상적으로 차분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을 죽이면서 감정의 흔들림이 없다는 것은, 두 가지 경우로 추측할 수 있다.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지 못하는 싸이코패스이거나, 사회적 관계를 맺지 못한 비정상적인 인물일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이들의 사랑을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들의 행위가 비정상인 상황에서 두 사람이 갖는 감정 역시 '정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키트가 사람을 마구 죽이는 것을 보면서도 홀리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은 그런 점에서 매우 닮았다.
감독 테렌스 맬릭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이후 테렌스 맬릭의 작품들을 보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마쳤으며, 서른 살이 되기 전에 MIT에서 철학과 조교수로 강의를 할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서른 살에 저예산으로 이 영화를 만들어 감독 데뷔를 하자, 헐리우드에서는 천재 감독이 나타났다는 반응이었다. 영화와 관련 없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놀라운 영화를 만들면서 등장한 것이다.
데뷔 작품부터 테렌스 맬릭 감독의 영화는 영상으로 철학을 드러내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만든 모든 작품은 뛰어난 영상 이미지와 그 속에 함축되어 있는 철학적 의미를 모색하는 장치를 내재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의 극단적 무심함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를 생각하면, 영화가 단순히 미장센으로서의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적 상황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사건에서도 그랬지만, 영화에서도 두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심한 태도를 보인다. 열정도, 의욕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좀비'같은 인물인 것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엄청나게 성장하고, 물질문명의 첨단을 달려왔지만, 70년대의 미국은 심각한 딜레마에 놓이게 된다.
베트남 전쟁을 일으켜 그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극심한 자본주의의 폐해에 저항하는 히피운동이 일어나고, 이때부터 미국에는 남미에서 들어오는 마약이 급증하면서 마약중독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너는 왜 노력도 하지 않고 절망하며, 분노하는가'라고 충고하는 건 꼰대가 하는 말이거나, 자본의 비웃음일 뿐이다. 70년대 미국의 청년들 가운데 특히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평생 다른 주로 넘어가지 못한 채 자기가 살던 마을에서 죽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의 '부'는 고르게 퍼지지 않았고,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커졌으며, 욕망의 대상은 주로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집중했다. 발버둥쳐도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에 갇힌 것같은 답답한 상태의 청년들 가운데 일부는 대도시로 떠나고, 일부는 체념하며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극히 일부는 범죄자가 된다.
미국의 평범한 하층민은, 하루 노동을 마치면 집에 돌아와 맥주를 마시며 텔레비전을 본다. 주급을 받으면 월세를 내고, 일주일치 식량을 구입하고, 다시 주중에는 노동을 하고, 주말에는 비 새는 지붕을 고친다.
평생 이렇게 살 것이 뻔하다는 걸 아는 청년들은, 이 삶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고향을 떠나야 한다. 그곳이 어디인지,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어도, 무조건 이 낡고 더러운 고향을 떠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키트는 극단적 방법으로 고향을 떠난다. 그는 영화에서는 보여주지 않았지만, 아마도 자기 부모를 먼저 살해하고 홀리의 집을 찾아온 것일 수 있다. 그렇기에 홀리의 아버지를 아무렇지 않게 살해한 것이고, 계획적으로 홀리를 데리고 떠난 것이 아닐까.
이후, 그가 보여주는 행동은 일관성이 있다. 그를 추적하는 현상금 사냥꾼들을 살해하고, 자기와 함께 쓰레기 청소부로 일하던 동료의 집을 찾아가 그를 죽이고, 그 동료를 찾아온 남녀를 지하실에 가두고 총을 쏜 다음 도망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두 사람은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을 살해한다.
하지만 키트가 죽이지 않은 두 사람이 있는데, 부잣집에 들어가 주인과 하녀를 감금하고 나올 때, 이 두 사람은 살려둔다. 왜 죽이지 않았을까. 부자가 키트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었기 때문에? 저항하지 않고, 신고도 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찰스와 홀리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가난한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모두 죽었다. 오직 부자와 부자의 하녀만 살려두었다. 이것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키트가 살해하는 대상이 특정 계층이나 계급에 있지 않다는 걸 말하는 것일 수 있다.
즉 키트는 20대 청년이지만 대단히 어리석고 무지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냉혹한 싸이코패스가 아니라, 시골 구석에서 배우지 못하고, 사회적 윤리와 도덕에서 비껴 있는 소외된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외'는 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키트는 자신이 '소외'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그것을 자각한다는 것은 사회와 자기의 위치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인데, 키트는 그럴만한 지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가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을 읽으면서 키득거리는 것을 보면, 그가 문맹은 아니라는 것이고, 어느 정도 학교 교육을 받았다는 걸 의미하지만, 그것이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자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증거로 보긴 어렵다.
건조하고 냉담한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테렌스 맬릭의 관점은 키트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다. 감정을 드러내거나 이입하지 않는 것, 그래서 오로지 인물의 행위만을 관찰하면서 인물과 상황을 객관화하고, 관객으로하여금 인물의 감정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장치는 이후 짐 자무시 감독의 '천국보다 낯선'과 같은 작품에서도 나타나는, 철학적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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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임씨를 부탁해 리뷰 - 국민 엄마 김영옥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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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영상은 홍보마케팅사를 통해 저작권 협의가 진행되어 제작된 영상입니다!
남 같은 가족, 가족 같은 남
85세 정말임 여사의 선택은?
85세 대구의 꼬장 할매 정말임 여사는 자식 도움 1도 필요 없다며
인생 2막을 내돈내산 나홀로라이프로 즐기려 했건만 이놈의 몸이 말썽!
오랜만에 외아들 종욱의 방문 탓에 팔이 부러지고,
이 사고로 요양보호사 미선을 들이게 된다.
엄마 걱정에 CCTV까지 들이는 아들과는 마음과 다르게 모진 말만 오가고,
요양보호사는 어쩐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영 맘에 안 든다.
그렇게 마찰과 화해를 반복하던 중 종욱 가족이 불쑥 찾아온 명절날,
묻어두었던 관계의 갈등이 터져버리는데….
가족이 뭐 별거야? 이제 함께 살 테니 “우리 말임씨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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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마야와 3인의 용사> 공식 예고편
판타지 세계를 구하는 짜릿한 모험. 내 안의 용기를 3배로 키워라! 서로 다른 대지에서 온 3인의 용사들, 해골 전사 치미, 수탉 마법사 리코, 용맹한 퓨마 전사 피추. 독수리 전사 마야가 이들과 함께 먼 여정을 떠난다. 고대의 예언을 이루고 전쟁의 신 로드 믹틀란을 막기 위해. 《마야와 3인의 용사》,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지금 알림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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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외계+인> 1부 메인 예고편
올여름 극장가를 뒤흔들 장르 영화의 새로운 넥스트 레벨! 상상을 뒤엎는 세계관과 스토리의 [외계+인] 1부 광야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