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5-02 12:13:53
5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왕가위 차기작 '생 로랑'과 함께 선보일 예정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생 로랑은 ‘생로랑 프로덕션’을 설립하여 패션 영역을 넘어 영화계에도 발을 들이고 있는데요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는 “나는 수년간 나에게 영감을 준 모든 훌륭한 영화계
인재들과 함께 일하고 싶었고 그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고 싶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왕가위 감독 뿐만 아니라 <네이키드 런치>와 <크래시> 등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유스> <그레이트 뷰티> 등으로 유명한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과 작업을 함께한다고 합니다.
‘생 로랑’과 거장 감독들의 조합,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너무 기대가 되는데요?
드웨인 존슨 상습적 태만 논란
더 랩(The Wrap) 기사에 따르면 드웨인 존슨의 아마존 프라임 영화 <레드 원>의 예산이 최근 몇 달 동안 2억 5천만 달러로 급증했다고 하며, 이에 대한 책임은 존슨에게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드웨인 존슨은 평균 7-8시간 촬영장에 늦었고, 때때로는 나타나지 않아 5천만 달러의 비용을 증가시켰다고 합니다.
<범죄도시4> 500만 관객 돌파
영화 <범죄도시4>가 일주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속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 시리즈 최다 일일 관객수, 최단기간 500만 관객 돌파 등 올해 개봉작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4~6일 어린이날 연휴를 앞둔 만큼 <범죄도시4> 흥행세는 더욱 거세질것으로 보입니다.
왕가위 신작 X 생 로랑과 협업
최근 장편 영화 제작 배너를 시작한 프랑스 쿠튀르 ‘생 로랑’이 왕가위 감독의 차기작과 함께한다고 합니다.
줄거리와 캐스팅 등 세부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왕가위 감독은 전작 <일대종사> 영화 이후 10년만에 영화를 선보이게 됩니다.
김윤석 X 구교환 <폭설>
영화 <소리도 없이>로 제 41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차지한 홍의정 감독이 배우 김윤석과 구교환이 캐스팅된 영화 <폭설>에 합류합니다. 역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 심리 스릴러 <폭설>은 박선우 감독이 연출을 맡다가 최근 영화 제작사 ‘루이스 픽처스’에서 홍의정 감독을 공동감독으로 선정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전주국제영화제가 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개막식을 열었습니다.
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독립과 대안이라는 가치 아래 많은 영화를 관객에 선보이고 있다"면서 "영화에는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과 감정을 담고 있다. 이런 영화를 통해서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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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잘만든 수작인데 빛을 보지못한 숨겨진 비운의 명작
안녕하세요 빛을보지못한 숨겨진 명작을 찾아서....첫번째 2007년작 영화:스카우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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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만에 돌아온 슈퍼배드 4 / 메가 미니언즈의 탄생 / 미니언즈 없는 슈퍼배드는 없다!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슈퍼배드 4" 후기입니다.
*메가 미니언즈의 재롱이 담긴 쿠키영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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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스토어웨이>
[2021년 4월 22일 넷플릭스 공개]
3인의 승무원을 싣고 화성을 향해 떠난 우주선.
우연히 그곳에 탑승한 불청객 때문에 생명 유지 장치가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자원은 점점 떨어져 가고, 이제 치명적인 결과만이 기다리고 있다.
힘겨운 선택 앞에, 그들은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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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엘리오> 티저 예고편
2024년 봄, 디즈니와 픽사가 선사하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여러분을 소환합니다?? 지구 소년 '엘리오'의 은하계 모험 [엘리오] 티저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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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외상센터 | 키치함으로도 가리지 못한 자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동 각지의 전쟁 지역을 누비며 외상 경력을 쌓아 온 천재 외상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보건복지부 장관 '강명희'(김선영)는 공석이 된 한국대 외상외과 교수직에 백강혁을 추천하기로 결정한다. 취임 당시 공약도 지킬 겸, 백강혁의 능력을 활용해 정치적 입지도 넓힐 겸. 백강혁도 주저 없이 교수직을 수락한다. 자기 꿈이었던 중증외상센터를 만들어 보기 위해서.
백강혁은 항문외과 펠로우 '양재원'(추영우), 외상외과 간호사 '천장미'(하영), 마취과 레지던트 '박경원'(정쟁광)와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만,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대학병원 중증외상팀은 환자를 살릴수록 적자를 늘리는 눈엣가시이니까. 백강혁의 성과가 커질수록 병원장 '최조은'(김의성), 기획조정실장 '홍재훈'(김원해), 대장항문외과장 '한유림'(윤경호)과 병원 경영진도 그를 제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기 시작한다.
<중증외상센터>의 두 대들보
한국 넷플릭스에는 전통 아닌 전통이 하나 있다. 설날이나 추석 명절마다 히트작을 하나씩 배출한다는 것. <오징어 게임>, <수리남>, <살인자ㅇ난감> 등이 이 계보에 속한다. 물론 전통이 깨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2025년 설날에는 이 계보에 한 작품이 추가된 듯 보인다. 동명의 웹소설을 영상화한 <중증외상센터>가 예상치 못한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지난 설 연휴에 공개된 <중증외상센터>는 그 이후로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국내 1위를 유지했고, 1월 5주 차에는 비영어 TV쇼 부문 1위까지 기록했다. 철저히 한국을 배경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라는 점, 주지훈을 제외하면 두드러지는 유명 배우가 없다는 핸디캡을 극복했기에 더욱 놀라운 성과다.
<중증외상센터>가 사랑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익숙한 메디컬 드라마에 웹소설 특유의 분위기를 불어넣었다는 것. 원작을 먼저 접한 시청자도, 드라마로 처음 접한 시청자도 만족하는 중간선을 찾은 덕분에 <중증외상센터>는 뻔하지만 키치하다. 특히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유쾌함이 눈길을 끈다. 그 뒤로 애써 숨겨둔 한국 의료계에 대한 자조 덕분에 <중증외상센터>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각인되기 때문이다.
뻔하디 뻔하다
사실 <중증외상센터>는 게으른 작품처럼 보일 여지도 충분하다. 한국 메디컬 드라마의 클리셰를 연상시키는 대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백강혁의 설정은 <태양의 후예>를 연상시킨다. 중동 지역 용병과의 인연 덕분에 손쉽게 위기를 탈출하는 전개나, 군인 못지않은 신체적 능력을 지녔다는 설정을 보면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을 하나로 합쳤을 때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탄생한 것처럼도 보인다.
주인공과 병원 경영진 간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 시점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경영진과 의료 관점에서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인의 시각 차이는 단순히 옳고 그름을 가를 수 없기에 언제나 흥미로운 대립이다. 병원이 환자 치료를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당위는 원론적으로 옳지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먼저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설득력을 지니고 있으니까.
그 외의 스토리라인도 수 차례 접한 내용의 연속이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의사가 오히려 부상을 당하는 전개는 어러 메디컬 드라마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위기다. 특별한 수술 실력을 지닌 교수가 자기 뜻에 맞는 전문의나 전공의를 찾아내고, 그들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이 플롯은 <낭만닥터 김사부>,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물론 <중증외상센터>는 익숙함에 기대기만 한 드라마가 아니다. 색다른 지점도 존재한다. 우선 가시적으로는 로맨스의 부재가 대표적이다. 백강혁은 병원 내 그 어떤 인물과도 로맨스를 펼치지 않는다. 악연에서 인연이 될 것처럼 보이던 천장미 간호사와도 철저히 동료로 남는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얼핏 애틋한 감정을 지닌 관계성을 보여주는 순간이 종종 있지만, 그들의 감정선이 로맨스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신파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엿보인다. 사실 백강혁이 의사가 된 계기는 눈물 가득하게 풀어낼 수 있다. 어릴 적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병원장을 보고 감동받아서 그처럼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으니까. 하지만 드라마에서 백강혁은 신파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는다. 양재원을 외상외과로 꼬시기 위해 '휴머니즘'적으로 접근하거나, 마지막으로 병원장을 설득할 때 활용할 뿐이다.
환자들을 보여주는 방식도 기존 메디컬 드라마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중증외상센터>에서 환자는 한순간도 극을 주도하지 않는다. 그저 주인공들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거나 수술법을 익혀야 할 케이스 혹은 그들이 극복해야 할 역경의 기능을 맡을 뿐이다. 각 환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들의 과거사가 얼마나 불운하거나 안타까운지에 대해서 드라마는 일절 관심을 표하지 않는다.
가리지 않고 강조하기
<중증외상센터>의 특징은 근본적인 차이점을 암시하기에 더욱 흥미롭다. 웹소설을 어떻게 영상화해야 하는지 일종의 교보재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웹소설 원작을 안일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반 소설이나 시나리오와는 문법 자체가 다른 웹소설의 특징을 살리기보다는 기존의 틀에 맞게 각색하여 웹소설만의 분위기를 가급적 지워왔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표적이다. 회귀물을 한국형 아침 드라마 틀에 끼워 맞춘 나머지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미래를 안다는 이점을 활용해서 회장과 대적하는 주인공을 보여주는 대신, 단순히 상속 유산을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재벌 가족극의 일원으로 묘사해 버렸으니까. 장단점을 떠나서 웹소설만의 매력을 거세한 셈이다. 이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기존 틀로 웹소설을 해석하다가 중심을 잃는 경우는 결코 낯설지 않다.
<중증외상센터>는 다르다. 원작의 장르적 쾌감까지도 드라마라는 매체에서 구현하려 애쓴다. 일례로 한 에피소드 안에 여러 환자와 사건을 쏟아내면서 일시정지할 틈을 안 준다. 환자가 한 번 등장하면 여러 회차에 걸쳐 그의 서사를 보여주는 기존 드라마 작법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는 대화 중심으로 사건을 간략히 서술하면서 기승전결을 짧은 분량 내에 끝내는 웹소설 작법을 드라마 작법으로 반영했다고 볼 수도 있는 사례다.
웹소설에 충실해도 충분하다
이에 더해 대리만족 서사의 비중이 큰 웹소설의 특성도 놓치지 않았다. 남성 독자가 많은 웹소설은 주인공의 사회적 성공을 통한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다. 여러 이해관계가 뒤엉켜 복잡한 현실과는 달리 웹소설 속 주인공은 거의 즉각적으로 성장하고, 악역에게 복수하며, 사회적인 추앙을 시원하게 쟁취한다. 이러한 사이다 행보로부터 독자들은 즉각적인 쾌감을 맛볼 수 있다.
드라마 속 백강혁은 거의 완전무결한 만화적 캐릭터다. 그는 남들이 온갖 장비를 동원해도 눈치조차 채지 못하는 환자의 부상 정도를 눈과 귀만으로도 알아낸다. 민간군사기업 소속 요원들에 버금가는 신체적 능력도 지녔다. 그러다 보니 역경을 겪는 상황이 많지 않다. 혼자 힘으로도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계략을 손쉽게 타파할 수 있으니까. 그나마 드라마 말미에 화재 현장에서 당한 부상이 가장 큰 위기인 정도다.
사이다 같은 웹소설 특유의 분위기와 톤을 영상 매체에서도 고스란히 재현해 냈기에 <중증외상센터>는 기존의 한국 메디컬 드라마와는 차별화된다. 다른 드라마, 넷플리스 오리지널 시리와는 다른 특유의 키치함이 느껴지는 지점인 셈이다. 일종의 이정표라고 할 수도 있다. 웹소설 고유의 감성과 톤을 약화하지 않고 강조하더라도 시청자를 매료할 수 있다는, 가장 대중적인 방증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유쾌함 속 자조, 단맛 뒤 씁쓸함
다만 <중증외상센터>의 키치함이 마냥 달지는 않다. 단맛 다음에 찾아오는 씁쓸한 여운이 유달리 길다. 한국 사회의 현실이 유달리 쓴 탓이다. 사실 환자의 생명보다 수익을 우선시하는 병원 경영진이나 정치권을 비판하는 장면은 한국 메디컬 드라마에서 숱하게 등장했다. 세 시즌에 걸쳐서 중증외상센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호소한 <낭만닥터 김사부> 같은 사례도 있다.
하지만 한국 의료계는 여전히 그림자가 짙다. 아덴만 여명 작전을 계기로 이국종 교수가 각광받은 15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중증외상이나 필수과 의료 현장 여건이 개선되었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악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강혁이라는 슈퍼 히어로를 꿈꾸는 <중증외상센터>의 유쾌함은 자조의 다른 얼굴처럼 보인다. 백마 탄 초인 외에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반어법인 셈이다.
요컨대 <중증외상센터>는 진통제다. 아픔이나 염증의 원인을 알고도 해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니, 굳이 들여다보는 대신 백강혁이라는 초인을 내세운 메디컬 판타지로 잠시 고통을 잊게 하는 셈이다. 이에 더해 진통제 효력이 다하는 순간에는 환상과 현실의 간극을 극대화하면서 직설적인 비판보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유쾌함 속 자조, 단맛 뒤 찾아올 씁쓸함이 곧 <중증외상센터>만의 소구력이 아닌가 싶은 이유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매체의 경계를 넘나든 키치함 가득한 메디컬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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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웨일/The Whale, 2023>
작년 9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이어서 오랜만에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아카데미에서의 수상 여부도 궁금했던 <더 웨일>입니다. 그나저나 이번 주에 <타르>도 그렇고 <서치 2>도 그렇고 볼 게 많은데 주말에 일정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서치 2>는 다음 주에 관람할 거 같네요.
하여튼 <더 웨일>은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 작품이라는 점에서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애로노프스키 감독 작품은 <블랙 스완> 한 작품 밖에 관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블랙 스완>은 꽤나 강렬하고 지독한 영화였거든요. 그래서 조금 긴장을 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무겁고 지독한 스타일의 영화는 아닌 편입니다. 그럼에도 쉬운 영화는 아닐뿐더러 여러모로 서늘하게 다가오는 부분들도 있더군요. 딸과 아내를 버리고 동성 연인을 택했지만 연인이 사망한 뒤 폭식증에 시달리며 죽음 앞둔 찰리가 자신의 딸과 화해하기 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뒤 자기 파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의 모습을 그리면서 삶을 살 때 고치고 또 고치며 진실되게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죠. 더불어서 애로노프스키의 가족 영화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도 합니다.
영화를 이야기할 때 브렌든 프레이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작품의 그 자체처럼 보이기도 하는 브렌든 프레이저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진실한 연기를 펼칩니다. 개인적으로 <미이라> 시리즈를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브렌든 프레이저를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그가 이렇게 복귀해서 너무 기쁘더군요. 여러 가지 일이 겹치면서 실제로 자기 파괴적인 삶을 살기도 했던 브렌든 프레이저가 그간의 삶에 대해 울분을 토하듯 선사하는 연기는 깊게 빠져들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영화 내 이야기를 떠나 그의 삶의 일부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굉장히 제한적인 공간임에도 상당히 동선이 많고 카메라의 워킹이 독특하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연극을 원작으로 하더군요. 연극적인 느낌이 강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272kg이라는 소재는 찰리 스스로 느끼는 자신에 대한 역겨움을 관객들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느끼게 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인상적인 부분이 많긴 했어요.
다만 아쉬움도 있었는데 다소 과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고, 여러 인물에 대한 묘사가 조금 부족하거나 모호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딸과의 관계에 대한 묘사가 약간 애매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기도 했는데 이 때문인지 몰라도 클라이맥스에 대한 몰입감이 오히려 떨어지기도 하는 단점을 야기하기도 하더군요. 더불어서 그리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 플롯과 주제의식이 몇몇 사람들에게 조금은 평범하고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달까요.
걸작이라고 평할 수는 없는 영화이지만 훌륭한 영화고, 이와는 별개로 브렌든 프레이저의 연기는 이견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카데미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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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직진으로 달리는 쾌감’
남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임규남
‘규남’의 탈주를 막기 위해 추격하는 정보기관인 북한 보위부 장교 리현상
먼저 탈북한 어머니와 동생을 만나러 규남의 탈주 계획에 동승하려는 김동혁
구교환x이제훈 주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하여 흥행에 성공시킨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쫓고 쫓기는 추격 액션을 통해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일 예정!
내일을 향한 질주 오늘을 위한 추격 <탈주>와 7월 첫째 주 개봉예정작 같이 보아요
탈주
Escape
개요: 액션 | 한국 | 94분
감독: 이종필
주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중사 ‘규남’은 미래를 선택할 수 없는 북을 벗어나 원하는 것을 해 볼 수 있는 철책 너머로의 탈주를 준비한다. 그러나, ‘규남’의 계획을 알아챈 하급 병사 ‘동혁’이 먼저 탈주를 시도하고, 말리려던 ‘규남’까지 졸지에 탈주병으로 체포된다. ‘규남’이 본격적인 탈출을 감행하자 ‘현상’은 물러설 길 없는 추격을 시작한다.
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개요: 드라마 | 일본 | 124분
감독: 빔 벤더스
주연: 야쿠쇼 코지
개봉: 2024.07.03.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는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일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그는 카세트 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잔을 마시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가 소원한 조카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만천과해
The Invisible Guest
개요: 범죄, 스릴러 | 중국 | 106분
감독: 남동협
주연: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횽, 우현
개봉: 2024.07.03.
배급: 오드 AUD
시놉시스
부와 명예를 가진 유명 사업가의 아내 ‘조안나’는 전 연인 ‘밍하오’와 밀회 중 잔인한 밀실 살인 사건에 휘말리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절벽 끝으로 내몰린 그녀에게 형사 ‘정웨이’가 찾아온다. ‘정웨이’는 ‘조안나’에게 무죄를 입증할 유일한 사람은 본인뿐이라며 거래를 제안한다. 조작된 증거를 뒤집을 수 있는 제한 시간은 단 2시간. 진실에 다가설수록 더욱 미궁 속에 빠져드는 무죄 입증 스릴러!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
Violet Evergarden: The Movie
개요: 애니메이션, 드라마, 판타지 | 일본 | 140분
감독: 이시다테 타이치
더빙: 이시카와 유이, 나미카와 다이스케
재개봉: 2024.07.03.
배급: ㈜라이크콘텐츠
시놉시스
친애하는 길베르트 소령님, 오늘도 또 당신을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무엇을 보든 무엇을 하든 당신이 떠오릅니다. 시간이 지나도 당신과 보냈던 기억은 선명하게 되살아납니다. 당신은 날 곁에 두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제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고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또 편지를 쓰게 됩니다. -언젠가 이 편지가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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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놓쳤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7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어디까지 보셨나요?
여러분이 놓쳤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7편을 준비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넷플릭스와 함께 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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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난한 이야기에 영화의 개성을 부여하는 윤여정의 마법
우연히 만난 선물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한국 최고의 건축가 조민서(윤여정)이다. 강연 중인 민서. 바글거리는 사람들과 함께 한 공간에 있다. 비단 최고의 위치라는 건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다. 화려한 삶을 즐기고 있다. 존경받는 민서. 강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호텔의 관리자가 민서에게 “뷔페 드시고 가실래요?”라고 묻는다. 거절하는 민서. 혼자 집으로 돌아간다. 넓은 집 적적한 민서를 기다리고 있는 건 민서의 반려견 완다다. 아들에게 전화해 보는 민서. 어머니의 근황이 단 조금도 궁금하지 않다는 듯이 그냥 전화를 끊어버린다. 밥 하기도 귀찮다.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민서. 이 민서의 라이더로 진우(탕준상)가 배정된다. 특별한 만남이 시작됐다. 안면이 트인 진우와 민서.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반려견 완다와 함께 시작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싱글남 민상(유해진)이다. 혼자 사는 민상. 민상은 깔끔한 타입이다. 깔끔한 타입이라는 점은 자기 소유의 건물에 세 들어있는 진영(김서형)에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미다. 진영은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온갖 반려동물들이 모여드는 진영의 동물병원. 건물 여기저기에 동물들의 흔적들이 깔려있기 때문에 온갖 고통을 다 받고 있다. 그러나 민상에게 어마어마한 손님이 찾아온다. 바로 한국 최고의 건축가 조민서다. 공간 설계를 기획하는 일을 하는 민상에게 민서는 굴러들어 온 호박과도 같다. 좋아! 나 저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그러려면 수의자인 진영이 너무나도 필요하다. 민상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도그보다 '데이즈'
이 영화가 제목이 ‘도그데이즈’인것과 다르게 다루고 있는 것은 인간 군상이다. 물론 반려동물들을 다룬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 영화는 인물들이 이끈다는 점에서 휴먼드라마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관점에서 강아지와 등장’인’ 물을 투 트랙으로 끌고 가는 각본 역량과 연출이 좋았다. 글쓴이가 이에 근거를 대고 싶은 것은 김서형 배우가 맡은 진영 캐릭터와 윤채나 배우가 맡은 지유 캐릭터다. 진영은 수의사다. 이 수의사라는 직업이 동물들을 다룬 영화에서 중요한지는 두 말하면 손 아프다. 하지만 핵심은 이 캐릭터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점인데, 이 인물에게 장르적인 재미 하나를 붙이면서 그 설정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사회적인 주제와 맞물린다는 점은 좋은 선택이 빛을 발한 부분이다. 또 지유 캐릭터가 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켜볼 만하다. 이 캐릭터가 가진 고유한 특성이 있다. 이 특성이 영화에서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쉽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가진 장점 중 하나다. 또 이 캐릭터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이런 입장에 놓여본 관객의 입장에선 또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글쓴이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행위의 속성을 손쉽게 설명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인물의 관계를 반려동물과 사람의 사이로 치환시킨 것이다.
하지만 반대측면에서 이 영화가 반려동물들의 세계를 깊숙하게 다루지 못했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이 영화가 다루는 문제 중 어떤 것들은 윤리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논의하는 것이 이 영화의 목적이라면 좀 더 탄탄하게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대표적으로 영화 중반부에 진영과 민상이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한데, 이 부분에서 드러나는 한 쟁점이 갑자기 확 들어온다. 근데 이 두 사람 중 하나 민상이 반려동물과는 영 친하지 않았다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다룬 것이 설득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작 이 문제를 암시하는 것은 다른 캐릭터다. 그러니까 영화 자체가 이 문제를 다루기는 했지만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에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영화가 파편화된 것처럼 느껴진다. 각각의 소재들이 하나로 어우러지지 못하는 것이다.
이 점은 윤여정 배우가 맡은 조민서 캐릭터에서도 읽을 수 있다. 사실 앞서 쓴 바 그대로 이 영화는 강아지를 통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잡고 있다. 이게 핵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핵심이다 하더라도 강아지들에 대한 내용이 어느 정도는 더 들어가야 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있다. 민서와 강아지가 어떤 사이고 무슨 관계인지를 더 비추는 것이다. 이는 민서의 서사가 과연 영화에서 어떤 것을 차지하는가? 와도 이어진다. 민서가 이야기의 핵심이 되어 극을 이끄는 것 치고는 윤여정 배우의 개인기에 많은 부분을 의존한다. 글쓴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이 부분에 있어 약간 모순적이긴 하지만, 한 편으로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윤여정 배우의 캐릭터가 한 대사라고 해도 크게 이질감이 없었을 듯하다. 뿐만 아니라 이현우, 다니엘 혜니 배우가 끌고 가는 이야기에서 장르를 바꾸는 선택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 장면들은 큰 이질감이 되어 JK필름의 전작 <영웅>이 생각나 진부하게 느껴졌다.
생명을 따스하게
이 영화가 따스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생명에 대해 따뜻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야기를 구성할 때 인물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화법을 선택했다. 이 화법은 이 영화에서 특정 인물의 입에서 나오는 대사 한 줄에서도 느껴진다. 그리고 정아(김윤진), 선용(정성화) 캐릭터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설정에서도 읽을 수 있다. <도그데이즈>는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영화의 큰 줄기를 차지하는 두 요소를 중심으로 강아지들을 함부로 대하는 조금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다. JK필름의 영화들이 억지 감동을 위해 캐릭터들을 지나치게 희화화한다던가 희생시킨다던가 하던 단점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이는 동물들을 바라보는 윤리적인 거리감을 잘 지켰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극후반부 엔딩으로 이뤄지는 귀결이 납득 가능하다는 장점으로도 이어진다. 무슨 말이냐? 이 영화의 엔딩은 덜컹거리는 부분이 많다 하더라도 설득력이 있다. 만약 이 인물들 중 누군가가 강아지를 괴팍하게 다뤘다면 이 인물들이 이런 동선으로 구성될 거라고 생각이 잘 안 든다. 연출과 플롯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그냥 작곡가도 K-POP 작곡가입니다만
물론 약간 작위적으로도 느껴지는 부분이 없진 않다. 바로 이 영화를 소개할 때 나타나는 문구 두 줄이 있다 ‘K-POP 작곡가’라는 문장과 ‘MZ 라이더’다. 뭐 이 두 단어를 쓰지 말라는 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굳이 이 두 개가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나 싶다. ‘라이더’와 ‘작곡가’여도 충분한데, 이 부분을 굳이 지적하는 이유는 이야기에 별 상관없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1차원적인 접근을 암시하고 있는 듯 하기 때문이다. 홍보 카피가 아닌 영화 내적으로 들어간다. 정아가 가진 모성이 이야기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이 모성을 이런 관계에서 가지는 것이 당연히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이 인물에 이입하기 쉽진 않다. 이 장면 앞에 누군가와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만으로 이 인물이 이런 사람이라는 걸 파악하긴 어렵다. 이 감정이입의 어려움은 정아라는 왠지 모르게 ‘K-POP’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1차원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다룬 ‘모성’과 K-POP’은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작곡가라는 직업적 특성(그것도 K-POP)과 부모라는 설정이 이야기에서 중요했다면 이 두 소재에 더 힘이 들어가야 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강아지들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갔다는 점 역시 아쉽다. 왜 이 세계관엔 강아지만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어떤 영화에선 앵무새도 등장하는데, 고양이가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생명에 대해 다룬 영화치고 강아지만 등장하는 건 좀 의아했다. 이렇게 일부 소재를 힘 없게 다루는 방식 역시 JK필름의 수많은 전작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이다. 적당히 문화생활하는 40-50대를 타깃 삼고 기획한 영화의 느낌이 강하다.
또 이 영화를 마무리한다는 측면에서 민상이라는 인물은 의문부호가 있다. 물론 이 사람이 따라가고 있는 영화 내의 흐름이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우리 일상생활에도 이런 사람 많다(심지어 글쓴이도 이래 본 적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인물이 이런 캐릭터였다면 전반부에서 이에 대한 묘사를 더 던져주고 주고 시작할 필요가 있다. 아니 오히려 이 인물의 이런 성격을 굳이 이렇게 보여줄 필요가 없다. 글쓴이는 그런 연출 방식과 장면이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 이야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 같은 장면이 오히려 사족처럼 느껴진 것이다.
성장형 제작자?
이 영화는 JK필름의 향이 묽은 작품이기도 하다. 글쓴이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팬이라면 ‘JK필름’이라는 단어를 잘 알고 있다. 신파라는 요소를 한국영화계에 유행시킨 공이 큰 윤제균 감독의 제작사 JK필름. <해운대>부터 <공조 : 인터내셔날>까지 인위적인 전개로 영화팬들과 대중들에게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20/30대의 관객들 중 JK필름의 영화를 싫어하는 경우가 몇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실 JK필름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봐도 그의 향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굳이 찾자면 있지만 무난하게 따스하고 재미있고 강아지가 귀여운 영화가 된 것이다. 글쓴이는 윤제균 감독을 위시한 JK필름의 관계자 분들이 많은 비판을 숙고해서 시나리오를 받은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 생각 외의 전개가 어느 정도는 있고 이는 분명한 강점이니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도 무난하게 볼 만하다. 특히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시는 분들은 오열할 만한 장면이 몇 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윤여정이라는 배우의 카리스마다. 우리 모두 윤여정 배우가 한국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족적을 남겼던 영화 <미나리>보다 이 <도그데이즈>에서의 연기가 훨-씬 훌륭했다. 이 인물은 카리스마가 있고, 카리스마 이면에 깔려있는 어떤 정서가 있다. 그 정서는 진우를 대할 때 진정성이 되어 행동의 근거가 된다. 이 서사 아래 이야기를 이끌거나 영화의 제작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지점에서도 윤여정 배우는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 두 가지는 사실 좀 상충되는 부분이 어느 정도는 있는데, 이 인물이 중심으로 플롯을 끌고 가다 보니 이입하는 데 있어 큰 무리가 없다. 배우가 영화에 강력한 탄력을 만든 것이다. 윤여정 배우가 연기하는 것 같지 않다고 느낀 장면도 몇 있는데 글쓴이만 체감할 건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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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부탁해 / 2001
나는 연말이 되면, 자꾸만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고 싶어진다. 한 해의 마무리에는 꼭 당신들의 올해 끝얼굴을 함께 마주봐야 편안해지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가족이 아닌 오랜 친구들에게 무언가 복고하는 감정을 느끼는 걸 보면, 우리가 놓고 온 중요한 것이 자꾸만 더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그걸 당신들의 얼굴을 통해 알고 싶어하지만, 몇 해를 보고 또 보아도 공허한 마음은 계속 커져간다. 우리가 잃어버린 그것이 무언지는 아무도 알려 하지도, 알 수도 없다. 정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인지, 나 혼자 길을 헤매는 건지도 영문 모를 일이다.
왜 난 이제 네 얼굴을 깜박깜박 들여다보면 더 슬퍼지는 걸까? 지금의 나는 몹시 충분한 사람인데도 당신들과 마주하고 나면 반토막이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걸까? 즐겁고 공허한 양가적인 마음이 스무살 때부턴 계속 이어져왔다. 더 알고 싶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던 때가 그리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꼭 손을 쥐고만 서 있었던.
“스물셋.. 아니 늦어도 스물 넷에는 꼭 이 영화를 봐야 해. 더 늦으면, 이 영화는 볼 수 없거든. 아무리 봐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걸?”
먼저 이 영화를 본 H언니가 내게 당부하며 말해주었다. 참. 세상에 그런 영화가 어디있어? 라는 생각과 호기심으로 가볍게 보았다. 언니의 말은 정말이었다. 나는 정말로 서른에 이 영화를 보았다면 후회했을거야, 언니. 해주와 지영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안간힘을 썼을거야.
<고양이를 부탁해>. 이 영화는 고등학교 때 절친이었던 다섯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느덧 졸업을 하고 스물이 되어버린그녀들. 각자의 삶이 지고 있는 각기 다른 무게를 감당해내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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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는 증권사의 계약직 직원이다. 이른 나이에 일찍이 좋은 직장에 취업한 해주는 자신의 직장을 자랑스러워 하며, 더욱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낮추며 열심히 일한다. 상사의 무시, 성희롱 등을 견디면서도
해주는 꿋꿋이 해낸다.
해주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직장, 자신의 외모, 또 자신의 가정사 등. 어른이 된 해주는 더이상 친구들에게 예전만큼의 관심을 쏟지 않는다. 대신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맞춰 열심히 나아가기에 급급하다. 우리의 사회초년생들의모습과 다를 바 없는 해주. 너무도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해주의 방식만이 이 사회에선 어린 우리가 살아남는방법일지도 모른다.
해주와 가장 친했던 지영. 지영은 집이 가난하다. 부모는 일찍이 여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여러 종이를 겹쳐 대충지은 듯한 집에서 사는 지영은 직장에서 잘린 후, 매일을 생활고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지영에게는 삶이 지옥이다. 자신의 가난이 끔찍히 싫고, 벗어나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세상은 자꾸만 그녀를 단념시킨다.
그럼에도 꿈을 갖고 있는 그녀. 지영은 텍스타일 아트에 관심이 많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는 지영. 매일 같이한 칸씩 색을 칠해나간다.
또 다른 친구인 태희. 태희의 집은 큰 찜질방을 운영한다. 부유한 집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가는 태희는 자신보다 못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다. 매일 같이 장애인 봉사활동을 나가고, 그 봉사활동에서 만난 지체장애인의 시를 대신 써주며 사랑하기도 한다. 지나치는 작은 것에도 동정을 갖는 태희. 그런 그녀는 자신에게 올곧은 길만 요구하는 집안이 힘들다. 자꾸만 멀리 떠나고 싶어하는 태희.
그런 태희는 다섯 친구의 관계가 소중하다. 고등학생 때 친구였던 이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유일하게 노력하는 인물이다. 자신만 이 관계에 항상 노력하고, 마음을 쏟는 게 서운하지만 결국 또 모든 걸 도맡아하고 있는 그녀. 그녀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들어슬퍼진다.
해주: 미안하다. 이거 오늘까지 꼭 해야한다는데. 낸들 어쩌냐? 야. 내 생일이라서 안된다고 그럴 순 없잖아.
태희: 왜 맨날 내가 전해야 하는건데? 일일히 연락해서 약속 잡는게 얼마나 신경 쓰이는 일인지 알아? 결국 나만 연락하잖아 매일.
해주의 생일로 오랜만에 모이게 된 다섯 친구들. 하나씩 해주에게 선물을 건넨다. 비류,온조는 뽕브라를. 태희는 립스틱. 세 친구들은 스무살에 걸맞는 선물을 준다. 지영은 길에서 주운 고양이를 해주에게 준다. 자신이 열심히 손수 그린 텍스타일 포장지로감싼 상자에 담아.
선물이야. 이름은 티티야. 예쁘게 키워.
이 장면이 결국 친구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장면이란 생각이 든다. 해주는 지영의 선물을 받고는 당장 포장지를 찢어버린다. 지영의 정성과 꿈이 담긴 텍스타일 그림은 해주에겐 그저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짓. 돈도 안 되는 쓸모 없는 낙서에 불과하다. 그 찢어진 그림을 들어 지영에게 말을 거는 태희.
태희: 이거 네가 그린 그림 맞지? 야. 멋있는데? 근데 이거 하나하나 다 그리려면 조금 지루하겠다.
태희는 항상 버려지고 찢긴 것을 주워 다시 봐준다. 정확히는 봐주려고 노력하지만, 하지만 그 공감은 전적으로 상대를 위로해주지 못한다. 그저 씁쓸히 웃어보이는 지영. 친구들의 관계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다섯 중에서도 해주와 지영은 더욱 친했다. 같은 무리에서도 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는 듯, 두 사람은 그런 특별한 사이였다. 그렇지만 성인이 된 후,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히며 너무도 달라져버린 둘. 지영은 고등학생 때와 다를 것 없이 해주에게 진심이지만, 해주는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엔 벌써 어른이 된걸까. 자꾸만 지영의 마음에 흠집을 내는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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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 야 서지영. 진짜 놀랬다? 난 네가 나한테 고양이 선물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지영: 예쁘게 키워.
해주: 근데 너 요새 뭐해?
지영: 뭐 좀 생각하느라고. 그냥 있어.
해주: 생각? 무슨 생각?
지영: 유학 가면 어떨까 생각 중이야. 요즘 텍스타일 공부하는 사람들 외국으로 다들 나가잖아.
해주: 유학은 뭐 아무나 가니? 돈이 있어야 가지. 그러지말고, 이 언니가 알바 자리 소개해줄테니까 용돈이나 벌어서 학원이나다녀보던지 해. 어때?
(지영은 밖으로 나가버린다.)
해주: 야.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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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의 회사에 찾아온 지영. 자신이 준 고양이를 버려버린 해주이지만, 마지막으로 그녀를 믿어보기로 한다. 하지만 흘리듯 한말을 기억할리 없는 해주. 지영은 몇시간을 지하철 역에 앉아 기다린다. 너무도 달라진 둘의 관계.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이 똑같은 경험을 하며 같이 울고 웃던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이제는 서로가 무엇을 하고 사는지도 잘 모르게 된 둘. 각자가 처한 환경은 이제 너무도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그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멀어져버리는 옛 친구들. 서로를 향한 마음의 크기는 다르고, 서운함은 쌓여만 가고 편한 존재라는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주게 된다.
서로가 없으면 안 될 것만 같았던 우리가, 사회의 발을 맞추기 위해 그렇게 쉽게 멀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슬프고 연약하게 느껴졌다. 그녀들의 등 뒤로 보이는 “좋은 여행, 영원한 추억”이라는 문구가 자꾸만 눈에 띄었다. 우리에게 영화가 하는 말 같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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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래된 집이 가라앉기 시작한 지영. 지영이 처한 현실처럼 그녀를 압박해오기 시작한다. 점점 좁아지고 설 곳이 없어지는 지영. 여기저기 일을 구해보다 태희에게 결국 돈을 빌리게 된다.
그런 지영의 부탁에 자신의 전단지 알바를 반 나눠주곤
돈까지 빌려주는 태희.
태희: 저 사람들은 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아 맞다. 까먹기 전에. 여기 돈.
지영: 고마워. 언제까지 주면 돼?
태희: 그냥. 돈 생기면 갚아.
근데 어디에 쓰려 그래?
지영: 그냥 좀 필요해서. 그런 얼굴로 쳐다보지 좀 마.
태희: 네가 전화해서.. 의외였다?
지영: 그래? 내가 그렇게 전화를 안했나?
태희: 우리 모일 때는 맨날 내가 먼저 연락하지. 네가 먼저 연락한 적 한 번도 없었잖아.
졸업하니까 애들이랑 멀어지는거. 그게 젤로 섭섭하다?
학교 다닐때가 정말 좋았었는데. 매일 만나다가 떨어져 지내니까 이젠 만나도 별로 할 얘기도 없고.
개인적으로 태희의 이 대사가 마음에 와닿았다. 매일 보던 사이가, 단지 물리적으로 멀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우리들은 이렇게 변해버리는 건가? 라는 서운함을 스무살 때 너무 큰 혼란으로 겪었다. 서로를 낱낱이 알던 때와는 달리, 몇 달만에 만나 간간히 그동안의 일상을 전하는 것은 꽤 우리의 졸업이란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반갑고 자꾸만 텅 비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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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길에서 노숙자를 만난 지영과 태희.
지영: 아까 그 거지 말이야. 난 솔직히 그렇게 될까봐 좀 무섭다?
태희: 글쎄, 난 무섭단 생각은 안 해봤고. 가끔 그런 사람들 보면 궁금해서 따라가보고 싶기는 하다? 매일 뭐하면서 지내는지. 아무런 미련 없이 자유롭게 떠돌아지낼 수 있다는 건 좋은 거 아닐까?
지영: 그걸 자유라 그러니? 난 그렇게 생각 안해. 그렇게 다니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떡해.
태희는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연민을 보이는 선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의 입장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한다. 그건그녀가 그런 입장이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항상 부족함 없이 자란 태희는 거지, 외국인 노동자들, 고기잡이 배를 보며 “자유”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영은 가난을 안다. 그것이 자유가 아닌 보이지 않는 감옥이라는 현실의 쓴 맛을 직접 겪어본 인물이다. 지영에게 그것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 그 자체이기에, 자꾸만 지영은 걱정한다. 당장 집이 가라앉으면 어떡하지? 저러다무슨 일을 당하면 어떡하지? 하고서 말이다.
결국 마음뿐인 연민을 가진 이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다 가지고 남은 여유로 남들을 돌보는이들과, 진심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입장을 아는 이의 차이가 무언지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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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지나고, 또 다시 만나기로 한 친구들. 이번에도 역시 태희의 제안으로 약속은 진행된다. 지영은 해주와의 저번 일로 아직마음이 상해 더이상 해주를 보고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건 상관 없이, 그저 지기와 가까운 곳에서 효율적으로 만나고 싶어하는해주. 각 인물들의 성격이 다 드러난다.
지영: 꼭 그래야해?
태희: 한 달에 한번씩은 꼭 만나줘야 한다고. 그래야 우리 우정에 금이 안가지.
해주: 우정? 참.
비류, 온조: 아. 그럼 말이 또 달라지지.
해주: 근데 언제 인천까지 가니. 니네가 서울로 오면 안돼?
비류, 온조: 하여튼 얘는 꼭 지 생각만 한다니까.
지영: 난 해주한테 가는 거면 안 가.
태희: 우리 넷이 서울을 가는게 낫니. 너 하나가 인천을 오는 게 낫니?
해주: 너희 넷이 서울로 오는거 !
결국 인천에서 만난 다섯 친구들. 시작부터 지영은 해주와 말도 섞지 않으며 둘의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태희: 야. 너 지영이한테 왜 그래 자꾸. 학교 다닐 땐 너네 둘이 제일 친한 사이였잖아.
해주: 예전에 친한 사이였다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니? 현재가 중요하지.
태희: 현재? 그래서, 현재 너한테 중요한 게 뭐야?
해주: 옷이다. 왜!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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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서로가 소중하지만, 서로가 가장 중요하진 않게 되어버린 우리들. 이건 결국 나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스물을 겪은 청춘들이 알게 된 씁쓸함일 것이다. 다섯 친구들이 인천에서 쇼핑을 하며 각자 둘러보는 장면은 결국 아무리 친구여도, 자신의 인생은 혼자 살아가야 하는 것이란 뜻인 것처럼 느껴져 씁쓸한 웃음이 지어졌다.
해주와 지영이, 태희처럼 미래에 대한 고민과 꿈으로 가득차 멀리 떠나버리기도, 현실에 안주하기도 하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동안에 종종 만나 서로를 바라봐주는 따듯함은 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지금의 내 나이는 어쩌면 가장 혼란스럽고, 바쁘며 치열한 나이인지도 모른다. 졸업의 끝과, 새로운 시작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그 속에 걸쳐있는 우리들. 앞으로도 우리가 더 멀어진다는 건 변함 없는 사실이겠지만, 문득 생각나면 서슴없이 연락하고 언제나열여덟처럼 깔깔대며 철없는 소리만 하는 우리이길 바란다. 다들 나와의 여행을 영원한 추억처럼 계속한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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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가 지영에게 한 말이 자꾸만 남는다.
태희: 지영아. 나는 니가 도끼로 사람을 찍어 죽였다 그래도 니편이야.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해. 나 너 믿어.
가끔은 해주였고, 또 가끔은 지영이었으며 종종 태희였던 모든 방황하는 스물에게 보내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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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잘만든 수작인데 빛을 보지못한 숨겨진 비운의 명작
안녕하세요 빛을보지못한 숨겨진 명작을 찾아서....첫번째 2007년작 영화:스카우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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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만에 돌아온 슈퍼배드 4 / 메가 미니언즈의 탄생 / 미니언즈 없는 슈퍼배드는 없다!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슈퍼배드 4" 후기입니다.
*메가 미니언즈의 재롱이 담긴 쿠키영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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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스토어웨이>
[2021년 4월 22일 넷플릭스 공개]
3인의 승무원을 싣고 화성을 향해 떠난 우주선.
우연히 그곳에 탑승한 불청객 때문에 생명 유지 장치가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자원은 점점 떨어져 가고, 이제 치명적인 결과만이 기다리고 있다.
힘겨운 선택 앞에, 그들은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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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엘리오> 티저 예고편
2024년 봄, 디즈니와 픽사가 선사하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여러분을 소환합니다?? 지구 소년 '엘리오'의 은하계 모험 [엘리오] 티저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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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외상센터 | 키치함으로도 가리지 못한 자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동 각지의 전쟁 지역을 누비며 외상 경력을 쌓아 온 천재 외상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보건복지부 장관 '강명희'(김선영)는 공석이 된 한국대 외상외과 교수직에 백강혁을 추천하기로 결정한다. 취임 당시 공약도 지킬 겸, 백강혁의 능력을 활용해 정치적 입지도 넓힐 겸. 백강혁도 주저 없이 교수직을 수락한다. 자기 꿈이었던 중증외상센터를 만들어 보기 위해서.
백강혁은 항문외과 펠로우 '양재원'(추영우), 외상외과 간호사 '천장미'(하영), 마취과 레지던트 '박경원'(정쟁광)와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만,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대학병원 중증외상팀은 환자를 살릴수록 적자를 늘리는 눈엣가시이니까. 백강혁의 성과가 커질수록 병원장 '최조은'(김의성), 기획조정실장 '홍재훈'(김원해), 대장항문외과장 '한유림'(윤경호)과 병원 경영진도 그를 제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기 시작한다.
<중증외상센터>의 두 대들보
한국 넷플릭스에는 전통 아닌 전통이 하나 있다. 설날이나 추석 명절마다 히트작을 하나씩 배출한다는 것. <오징어 게임>, <수리남>, <살인자ㅇ난감> 등이 이 계보에 속한다. 물론 전통이 깨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2025년 설날에는 이 계보에 한 작품이 추가된 듯 보인다. 동명의 웹소설을 영상화한 <중증외상센터>가 예상치 못한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지난 설 연휴에 공개된 <중증외상센터>는 그 이후로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국내 1위를 유지했고, 1월 5주 차에는 비영어 TV쇼 부문 1위까지 기록했다. 철저히 한국을 배경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라는 점, 주지훈을 제외하면 두드러지는 유명 배우가 없다는 핸디캡을 극복했기에 더욱 놀라운 성과다.
<중증외상센터>가 사랑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익숙한 메디컬 드라마에 웹소설 특유의 분위기를 불어넣었다는 것. 원작을 먼저 접한 시청자도, 드라마로 처음 접한 시청자도 만족하는 중간선을 찾은 덕분에 <중증외상센터>는 뻔하지만 키치하다. 특히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유쾌함이 눈길을 끈다. 그 뒤로 애써 숨겨둔 한국 의료계에 대한 자조 덕분에 <중증외상센터>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각인되기 때문이다.
뻔하디 뻔하다
사실 <중증외상센터>는 게으른 작품처럼 보일 여지도 충분하다. 한국 메디컬 드라마의 클리셰를 연상시키는 대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백강혁의 설정은 <태양의 후예>를 연상시킨다. 중동 지역 용병과의 인연 덕분에 손쉽게 위기를 탈출하는 전개나, 군인 못지않은 신체적 능력을 지녔다는 설정을 보면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을 하나로 합쳤을 때 백강혁이라는 인물이 탄생한 것처럼도 보인다.
주인공과 병원 경영진 간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 시점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경영진과 의료 관점에서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인의 시각 차이는 단순히 옳고 그름을 가를 수 없기에 언제나 흥미로운 대립이다. 병원이 환자 치료를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당위는 원론적으로 옳지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먼저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설득력을 지니고 있으니까.
그 외의 스토리라인도 수 차례 접한 내용의 연속이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의사가 오히려 부상을 당하는 전개는 어러 메디컬 드라마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위기다. 특별한 수술 실력을 지닌 교수가 자기 뜻에 맞는 전문의나 전공의를 찾아내고, 그들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이 플롯은 <낭만닥터 김사부>,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물론 <중증외상센터>는 익숙함에 기대기만 한 드라마가 아니다. 색다른 지점도 존재한다. 우선 가시적으로는 로맨스의 부재가 대표적이다. 백강혁은 병원 내 그 어떤 인물과도 로맨스를 펼치지 않는다. 악연에서 인연이 될 것처럼 보이던 천장미 간호사와도 철저히 동료로 남는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얼핏 애틋한 감정을 지닌 관계성을 보여주는 순간이 종종 있지만, 그들의 감정선이 로맨스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신파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엿보인다. 사실 백강혁이 의사가 된 계기는 눈물 가득하게 풀어낼 수 있다. 어릴 적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병원장을 보고 감동받아서 그처럼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으니까. 하지만 드라마에서 백강혁은 신파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는다. 양재원을 외상외과로 꼬시기 위해 '휴머니즘'적으로 접근하거나, 마지막으로 병원장을 설득할 때 활용할 뿐이다.
환자들을 보여주는 방식도 기존 메디컬 드라마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중증외상센터>에서 환자는 한순간도 극을 주도하지 않는다. 그저 주인공들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거나 수술법을 익혀야 할 케이스 혹은 그들이 극복해야 할 역경의 기능을 맡을 뿐이다. 각 환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들의 과거사가 얼마나 불운하거나 안타까운지에 대해서 드라마는 일절 관심을 표하지 않는다.
가리지 않고 강조하기
<중증외상센터>의 특징은 근본적인 차이점을 암시하기에 더욱 흥미롭다. 웹소설을 어떻게 영상화해야 하는지 일종의 교보재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웹소설 원작을 안일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반 소설이나 시나리오와는 문법 자체가 다른 웹소설의 특징을 살리기보다는 기존의 틀에 맞게 각색하여 웹소설만의 분위기를 가급적 지워왔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표적이다. 회귀물을 한국형 아침 드라마 틀에 끼워 맞춘 나머지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미래를 안다는 이점을 활용해서 회장과 대적하는 주인공을 보여주는 대신, 단순히 상속 유산을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재벌 가족극의 일원으로 묘사해 버렸으니까. 장단점을 떠나서 웹소설만의 매력을 거세한 셈이다. 이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기존 틀로 웹소설을 해석하다가 중심을 잃는 경우는 결코 낯설지 않다.
<중증외상센터>는 다르다. 원작의 장르적 쾌감까지도 드라마라는 매체에서 구현하려 애쓴다. 일례로 한 에피소드 안에 여러 환자와 사건을 쏟아내면서 일시정지할 틈을 안 준다. 환자가 한 번 등장하면 여러 회차에 걸쳐 그의 서사를 보여주는 기존 드라마 작법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는 대화 중심으로 사건을 간략히 서술하면서 기승전결을 짧은 분량 내에 끝내는 웹소설 작법을 드라마 작법으로 반영했다고 볼 수도 있는 사례다.
웹소설에 충실해도 충분하다
이에 더해 대리만족 서사의 비중이 큰 웹소설의 특성도 놓치지 않았다. 남성 독자가 많은 웹소설은 주인공의 사회적 성공을 통한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다. 여러 이해관계가 뒤엉켜 복잡한 현실과는 달리 웹소설 속 주인공은 거의 즉각적으로 성장하고, 악역에게 복수하며, 사회적인 추앙을 시원하게 쟁취한다. 이러한 사이다 행보로부터 독자들은 즉각적인 쾌감을 맛볼 수 있다.
드라마 속 백강혁은 거의 완전무결한 만화적 캐릭터다. 그는 남들이 온갖 장비를 동원해도 눈치조차 채지 못하는 환자의 부상 정도를 눈과 귀만으로도 알아낸다. 민간군사기업 소속 요원들에 버금가는 신체적 능력도 지녔다. 그러다 보니 역경을 겪는 상황이 많지 않다. 혼자 힘으로도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계략을 손쉽게 타파할 수 있으니까. 그나마 드라마 말미에 화재 현장에서 당한 부상이 가장 큰 위기인 정도다.
사이다 같은 웹소설 특유의 분위기와 톤을 영상 매체에서도 고스란히 재현해 냈기에 <중증외상센터>는 기존의 한국 메디컬 드라마와는 차별화된다. 다른 드라마, 넷플리스 오리지널 시리와는 다른 특유의 키치함이 느껴지는 지점인 셈이다. 일종의 이정표라고 할 수도 있다. 웹소설 고유의 감성과 톤을 약화하지 않고 강조하더라도 시청자를 매료할 수 있다는, 가장 대중적인 방증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유쾌함 속 자조, 단맛 뒤 씁쓸함
다만 <중증외상센터>의 키치함이 마냥 달지는 않다. 단맛 다음에 찾아오는 씁쓸한 여운이 유달리 길다. 한국 사회의 현실이 유달리 쓴 탓이다. 사실 환자의 생명보다 수익을 우선시하는 병원 경영진이나 정치권을 비판하는 장면은 한국 메디컬 드라마에서 숱하게 등장했다. 세 시즌에 걸쳐서 중증외상센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호소한 <낭만닥터 김사부> 같은 사례도 있다.
하지만 한국 의료계는 여전히 그림자가 짙다. 아덴만 여명 작전을 계기로 이국종 교수가 각광받은 15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중증외상이나 필수과 의료 현장 여건이 개선되었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악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강혁이라는 슈퍼 히어로를 꿈꾸는 <중증외상센터>의 유쾌함은 자조의 다른 얼굴처럼 보인다. 백마 탄 초인 외에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없다는 반어법인 셈이다.
요컨대 <중증외상센터>는 진통제다. 아픔이나 염증의 원인을 알고도 해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니, 굳이 들여다보는 대신 백강혁이라는 초인을 내세운 메디컬 판타지로 잠시 고통을 잊게 하는 셈이다. 이에 더해 진통제 효력이 다하는 순간에는 환상과 현실의 간극을 극대화하면서 직설적인 비판보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유쾌함 속 자조, 단맛 뒤 찾아올 씁쓸함이 곧 <중증외상센터>만의 소구력이 아닌가 싶은 이유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매체의 경계를 넘나든 키치함 가득한 메디컬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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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웨일/The Whale, 2023>
작년 9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이어서 오랜만에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아카데미에서의 수상 여부도 궁금했던 <더 웨일>입니다. 그나저나 이번 주에 <타르>도 그렇고 <서치 2>도 그렇고 볼 게 많은데 주말에 일정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서치 2>는 다음 주에 관람할 거 같네요.
하여튼 <더 웨일>은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 작품이라는 점에서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애로노프스키 감독 작품은 <블랙 스완> 한 작품 밖에 관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블랙 스완>은 꽤나 강렬하고 지독한 영화였거든요. 그래서 조금 긴장을 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무겁고 지독한 스타일의 영화는 아닌 편입니다. 그럼에도 쉬운 영화는 아닐뿐더러 여러모로 서늘하게 다가오는 부분들도 있더군요. 딸과 아내를 버리고 동성 연인을 택했지만 연인이 사망한 뒤 폭식증에 시달리며 죽음 앞둔 찰리가 자신의 딸과 화해하기 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뒤 자기 파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의 모습을 그리면서 삶을 살 때 고치고 또 고치며 진실되게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죠. 더불어서 애로노프스키의 가족 영화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도 합니다.
영화를 이야기할 때 브렌든 프레이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작품의 그 자체처럼 보이기도 하는 브렌든 프레이저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진실한 연기를 펼칩니다. 개인적으로 <미이라> 시리즈를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브렌든 프레이저를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그가 이렇게 복귀해서 너무 기쁘더군요. 여러 가지 일이 겹치면서 실제로 자기 파괴적인 삶을 살기도 했던 브렌든 프레이저가 그간의 삶에 대해 울분을 토하듯 선사하는 연기는 깊게 빠져들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영화 내 이야기를 떠나 그의 삶의 일부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굉장히 제한적인 공간임에도 상당히 동선이 많고 카메라의 워킹이 독특하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연극을 원작으로 하더군요. 연극적인 느낌이 강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272kg이라는 소재는 찰리 스스로 느끼는 자신에 대한 역겨움을 관객들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느끼게 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인상적인 부분이 많긴 했어요.
다만 아쉬움도 있었는데 다소 과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고, 여러 인물에 대한 묘사가 조금 부족하거나 모호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딸과의 관계에 대한 묘사가 약간 애매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기도 했는데 이 때문인지 몰라도 클라이맥스에 대한 몰입감이 오히려 떨어지기도 하는 단점을 야기하기도 하더군요. 더불어서 그리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 플롯과 주제의식이 몇몇 사람들에게 조금은 평범하고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달까요.
걸작이라고 평할 수는 없는 영화이지만 훌륭한 영화고, 이와는 별개로 브렌든 프레이저의 연기는 이견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카데미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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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직진으로 달리는 쾌감’
남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임규남
‘규남’의 탈주를 막기 위해 추격하는 정보기관인 북한 보위부 장교 리현상
먼저 탈북한 어머니와 동생을 만나러 규남의 탈주 계획에 동승하려는 김동혁
구교환x이제훈 주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하여 흥행에 성공시킨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쫓고 쫓기는 추격 액션을 통해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일 예정!
내일을 향한 질주 오늘을 위한 추격 <탈주>와 7월 첫째 주 개봉예정작 같이 보아요
탈주
Escape
개요: 액션 | 한국 | 94분
감독: 이종필
주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개봉: 2024.07.03.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중사 ‘규남’은 미래를 선택할 수 없는 북을 벗어나 원하는 것을 해 볼 수 있는 철책 너머로의 탈주를 준비한다. 그러나, ‘규남’의 계획을 알아챈 하급 병사 ‘동혁’이 먼저 탈주를 시도하고, 말리려던 ‘규남’까지 졸지에 탈주병으로 체포된다. ‘규남’이 본격적인 탈출을 감행하자 ‘현상’은 물러설 길 없는 추격을 시작한다.
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개요: 드라마 | 일본 | 124분
감독: 빔 벤더스
주연: 야쿠쇼 코지
개봉: 2024.07.03.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는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일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그는 카세트 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잔을 마시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가 소원한 조카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만천과해
The Invisible Guest
개요: 범죄, 스릴러 | 중국 | 106분
감독: 남동협
주연: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횽, 우현
개봉: 2024.07.03.
배급: 오드 AUD
시놉시스
부와 명예를 가진 유명 사업가의 아내 ‘조안나’는 전 연인 ‘밍하오’와 밀회 중 잔인한 밀실 살인 사건에 휘말리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절벽 끝으로 내몰린 그녀에게 형사 ‘정웨이’가 찾아온다. ‘정웨이’는 ‘조안나’에게 무죄를 입증할 유일한 사람은 본인뿐이라며 거래를 제안한다. 조작된 증거를 뒤집을 수 있는 제한 시간은 단 2시간. 진실에 다가설수록 더욱 미궁 속에 빠져드는 무죄 입증 스릴러!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
Violet Evergarden: The Movie
개요: 애니메이션, 드라마, 판타지 | 일본 | 140분
감독: 이시다테 타이치
더빙: 이시카와 유이, 나미카와 다이스케
재개봉: 2024.07.03.
배급: ㈜라이크콘텐츠
시놉시스
친애하는 길베르트 소령님, 오늘도 또 당신을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무엇을 보든 무엇을 하든 당신이 떠오릅니다. 시간이 지나도 당신과 보냈던 기억은 선명하게 되살아납니다. 당신은 날 곁에 두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제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고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또 편지를 쓰게 됩니다. -언젠가 이 편지가 당신에게 닿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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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어디까지 보셨나요?
여러분이 놓쳤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7편을 준비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넷플릭스와 함께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