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24 09:53:33
자연 앞에서 인간의 태도를 묻는 영화
자연과 인간
❣️[Cinelab Curation]❣️
아직 4월임에도 낮 기온이 20도가 훌쩍 넘어가는 요즘,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벌써 걱정입니다…🥲
어제는 지구의 날이었죠.
오프라인에서는 건물 소등 캠페인을 하고, 온라인에서는 메일 삭제 운동을 하는 등 지구의 날을 맞아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리고 이번에 내한한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서는 자이로밴드를 회수하고, 페트병에 담긴 물의 반입을 금지하는 등 친환경적인 공연을 위해 노력한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이렇듯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이 취해야 할 행동을 고민하고, 그 방법을 찾아나가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이번 큐레이션을 통해 자연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고민해 보면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건강한 미래를 그려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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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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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버 허드의 빈자리를 채운 대신 느껴졌던 것
내가 아쿠아맨이올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틀란티스의 왕 아쿠아맨 아서(제이슨 모모아)다. 전작에서의 모험이 끝났다. 그리고 메라(앰버 허드)와 결혼에 성공했다. 옆에는 예쁜 부인이 있고 내 왕국이 있다. 아틀란티스가 선정한 가장 성공한 남자가 된 아서. 왕국을 이끌면서 아버지가 된다는 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이런 아서에게 도사린 위기가 있었다. 아버지가 아쿠아맨에게 당했다. 복수심에 불타는 블랙 만타(아히야 압둘 마틴 2세). 신 박사(랜들 박)와 함께 블랙 트라이던트를 손에 넣은 것이다. 더 어두워지는 블랙 만타. 남극에 봉인된 코닥스 왕을 구출해 아틀란티스를 무너트리려고 한다.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
이 영화가 다루는 소재 중 하나는 이상기후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문제가 슈퍼히어로물에 자주 등장하지 않아서 그렇지 소재 자체는 이 장르에 등장하기 딱 좋다. 그야 우리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거니와 현세태 우리가 처해있는 시급한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이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이 이 문제를 아쿠아맨이 다뤄야만 했던 이유를 잘 설정했다. 아쿠아맨이 살고 있는 아틀란티스는 해저 왕국이다. 바다와 지구온난화 문제는 뗄래야 땔 수 없는 관계라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이 인물의 서사에서도 지구온난화 문제의 핵심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이는 영화 초반부에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아쿠아맨의 서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고 전작을 보면 더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으니 시리즈물의 의의도 놓지 않은 셈이다. 또 시각적으로도 여러 소재가 등장한다. 그냥 단순히 가족영화의 일부분으로서 짠하고 등장한 인물이 아닌 아기 캐릭터, 또 초반부에 공간적 배경이 되는 빙하 등 소재를 담는 그릇이 이 영화에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영화가 지구온난화 문제를 깊숙하게 탐구한다고 보긴 어려운 감이 있다. ‘왜 아쿠아맨이 다루는가’는 탄탄하게 설정했어도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역할에는 부족한 것이다.
호러적 상상력
또 이 영화는 감독 제임스 완의 상상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공간적 배경은 두 곳이다. 아쿠아맨이 살고 있는 아틀란티스와 제목에 등장하는 ‘로스트 킹덤(잃어버린 왕국)’이다. 우선 아틀란티스를 묘사하는 방식은 아쿠아맨과 메라를 코디하는 방식(?)과도 유사하다. 형형색색의 빛나는 아틀란티스가 세상 화려한 이 부부와도 잘 어울린다. 대표적으로 아틀란티스의 국회정도 되는 공간이 영화에 등장한다. 또 아틀란티스 국민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장면도 있다. 이 두 장면에서 영화는 어디서 처음 본 것들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이 화려한 것들을 보여주는 카메라워킹도 심해를 다룬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처럼 움직인다. 이런 연출법은 본작이 가진 인공성을 두드러지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서사를 이끄는 데 있어 나름 근거가 된다. 우리가 3D 영상매체를 친숙하게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글쓴이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90년대 후반대생인 글쓴이는 <서든어택>이 기억에 생생하다. 뭔가 어색하지만 나름 3D의 구실을 갖췄던 이 <서든어택>처럼 이 영화는 우리에게 친숙한 언어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간단한 화법 덕에 후반부에 아쿠아맨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을 받아들이기 쉽다.
또 제임스 완 감독의 근본이 호러 장르에 있다는 것이 이 영화에 잘 나타나는 편이다. 사실 감독이 이 영화에서 보여준 장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1차원적으로 ‘아쿠아맨 짠! 지구온난화 쨘!’하고 끝냈으면 2023년 말의 관객들에게 욕먹기 딱 좋을 것이다. 이야기 전개가 얕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장르 비틀기로 서스펜스를 만들기도 하고, SF물로서의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이 영화에서 긴장감이 들어갈만한 요소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자그마한 구멍도 감독 개인의 개성으로 주파한다. 특히 해양 생물이 개성이 강하면서도 끔찍하다. 글쓴이는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연상됐는데, 제임스 완 감독이 샘 레이미처럼 뻔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나타났다.
오랜만에 액션
글쓴이가 생각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장점은 액션이다. 이 영화에서 액션이 자주 나오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봤던 슈퍼히어로 영화의 액션 중에서는 개성이 선명하다. 왜? 바로 맨몸액션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봤던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 중에 맨몸액션이 등장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마블과 DC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Volume 3>, <더 마블스>, <플래시>까지 그린 스크린과 함께 화려한 액션을 펼쳤다. 이 영화도 CG가 들어가는 부분이 분명 있긴 하지만 액션 자체는 맨몸으로 스피디하게 보여준다. 전작에서 <아쿠아맨>이 수중 액션으로 극찬받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제임스 완이 시리즈의 전통을 유지한 셈이 된 것이다.
뚝딱거리는 인형놀이
이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우려한 바 자체는 잘 해결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어떤 것을 우려할까? 바로 메라의 서사다. 이 영화 이전에 담당 배우 앰버 허드가 거대한 스캔들에 휘말렸다. 사생활에 관대한 할리우드라도 차마 참을 수 없는 몇 기사들이 나왔다. DC의 운영진들이 이를 의식하고 분량에서 배제했다는 결정을 여러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글쓴이는 이 점을 가장 먼저 신경 쓰고 봤다.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이거 앰버 허드 없는 빈자리가 좀 크게 느껴질 것 아닌가’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메라 서사는 깔끔하다. 오히려 이상기후 문제를 옴이라는 인물과 함께 해결한다는 점이 주제와 이야기 구조가 어울리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제임스 완이 가진 영화연출가로서의 능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편집, 각본, CG, 음향 등 극 중 많은 요소에서 뭔가 날것의 티가 난다는 건 영화의 큰 단점이다. 이야기의 박력이 극을 이끄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성격이 섬세한 관객이라면 이물감이 느껴질 만한 요소가 많다. 글쓴이 개인적으로는 바다와 인물이 함께 있는 것이 매치가 잘 안 됐다. 편집도 마찬가지. 갑자기 너무 길던가 뚝 끊기던가 왔다 갔다 흔들린다. 이야기도 (메라와 상관없는 부분에서) 분량이 갑자기 늘어진다. 뭐 이런 것들이 역시 영화를 관람하는데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완성도의 측면에서는 아쉽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이야기의 캐릭터의 측면에서도 급조한 느낌은 여전히 이어진다. 가장 큰 문제는 빌런이다. 내내 강력한 카리스마를 풍기다가 갑자기 인물 서사가 끝나는 감이 있다. 이 인물이 작 중 어떤 소재와 관련이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야기의 밀도 측면에서 구멍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또 주인공 아쿠아맨에게 행동 당위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좀 있다. 가령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무기상에서 슈퍼히어로로 전직하는 계기를 극 중에서 전부 설명한다. 또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에서도 인물의 성격을 탄탄하게 묘사하고 2차 대전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이 영화의 아쿠아맨은 성격 묘사와 행동의 근거가 빈약하다. 동생과의 협력이나 인류에 대한 코멘트가 어느 정도 더 있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제이슨 모모아가 멋있고 배우 액션 연기 좋으니 슈퍼히어로다’의 결론으로 향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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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코엔 형제 영화. 오래 전,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내용이 조금 황당해서 코엔 형제의 영화로는 조금 실망스러운걸, 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내가 본 수 많은 영화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취향의 영화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코엔 형제'를 든다. 좋아하는 감독도 많고, 훌륭하고 뛰어난 작품도 많지만, '내 취향'은 '코엔 영화'다. 코엔 형제의 영화는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 볼수록 매료되는 특이한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한번만 보고 그만두지 않고, 조금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고, 또 얼마의 시간이 흘러 다시 보면, 같은 영화임에도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모든 훌륭한 영화는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데,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영화들이 그렇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도 그렇다. 관객은 영화를 처음 볼 때 주로 이야기(서사)를 따라가게 된다. 이야기만 따라가는 것도 벅찰 때가 많아서, 영화의 여러 요소들 - 미장셴, 음악, 배우, 미술, 의상, 배경, 촬영, 음향 등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것 - 을 꼼꼼히 살필 여유가 없다.
훌륭한 작품은 이야기도 훌륭하지만, 앞에서 말한 영화 요소들을 하나씩 세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영화 마니아들은 한 영화를 열 번, 스무 번 이상도 보는데, 나는 코엔 형제 영화를 모두 여러 번 봤지만, 특히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를 몇 번씩 보면서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이 영화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도 처음 봤을 때와 지금 다시 본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코엔의 영화는 역시 훌륭했다. 다만 내가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것 뿐이었다. 주인공 에베레트 율리시즈 맥길의 이름은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이의 희랍어 이름이다.
영화 타이틀에서도 밝혔듯이 이 영화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기본 모티프를 가져왔다. 즉, 주인공 오디세이아가 트로이 전쟁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고 험난한 과정을 1937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새롭게 해석해 만든 코미디 영화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서양 문학의 원형이며, 영웅 서사의 시작이고, 서양의 모든 문학 작품에 영향을 준 중요한 작품이다. 오디세이아는 영웅이며, 그가 고향(집)으로 귀향하는 과정은 '영웅 서사'의 모델이다. 즉 영웅은 수많은 고난과 비극을 겪으며 시간과 공간을 뚫고 귀향하는데, 이때 영웅이 겪는 고난은 모험이 되고, 영웅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며, 비극은 영웅의 내면을 단련하는 과정이 된다.
영웅은 불사조가 아니기 때문에,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지만, 그때마다 도와주는 인물이 등장하고, 영웅은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이런 기본 틀을 가지고 분석하게 되면, 기독교의 중요한 인물인 '예수'도 오디세이아적 영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수는 탄생부터 특이하다. 처녀의 몸에서 태어나는데, 그것도 마굿간이다. 그는 자라면서 아버지를 쫓아 목수가 되지만, 곧 집(고향)을 떠나 사막에서 신을 만난다. 영웅의 고난이 시작되는 것이다. 예수는 고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쫓겨나 여기저기 떠돌며 자신의 신념을 설파한다. 그를 따르는 사람도 있지만, 가는 곳마다 예수를 비난하고 비웃으며 돌멩이를 던지는 사람들이 더 많다.
결국 예수는 유다의 배신으로 로마군에게 잡혀 골고다 언덕에서 죽는데, 사흘만에 부활한다. 예수가 죽을 줄 알았던 가족들은 살아온 예수를 보고 놀라고, 예수는 해야 할 일이 있다며 사라진다. 고난과 비극을 겪으며 성장하는 영웅의 서사와 매우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율리시즈는 죄를 짓고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그는 함께 쇠사슬로 묶인 두 명의 동료-피트, 델마-와 함께 탈출한다. 이들은 달리는 기차를 타려다 실패하고, 기차 선로를 고치는 수레를 발견하고 올라탄다. 수레를 끄는 사람은 흑인 노인인데, 맹인이다. 이 노인은 세 사람을 향해 이상한 말을 하는데, 노인은 영웅의 앞길을 예언하는 예언자라는 걸 알 수 있다. 세 사람은 자신의 운명이 어떨지 모르는 상태에서, 예언자의 말을 알아들을 리 없다.
셋은 숲속을 헤매다 우연히 피트의 사촌 워시를 만난다. 그곳에서 쇠사슬을 끊고, 밥을 얻어 먹으며 하룻밤을 보내는데, 워시가 현상금이 탐나서 추격대에게 이들의 위치를 알린다. 고난이 시작된 것이다. 헛간 건물을 포위하고 항복하라는 추격대를 피해 달아날 때, 워시의 어린 아들이 도와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영웅을 돕는 것이다.
이들이 다시 숲속을 지날 때, 흰옷을 입은 마을 주민들이 수십 명 강물 있는 곳으로 걸어오더니 강에서 세례식을 시작했다. 세 명 가운데 두 명 - 피트, 델마 -은 그 장면을 보고는 목사에게 달려가 세례를 받는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이제 신에게 용서를 받았으므로 결백하다고 외친다.
세 명은 다시 시내 가게에 들렀다가 다른 사람 자동차를 훔쳐 타고 가는데, 중간에 흑인 토미 존스를 태운다. 토미 존스는 기타 가방을 들고 있었고, 자기가 지난 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대신 기타 연주를 배웠노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악마는 백인이며, 눈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명백한 메타포다. 흑인은 영혼을 팔아야만 살 수 있는 미국 사회현실을 비꼬고 있는 것이다.
토미 존스는 티샤맹고에 가면 깡통에다 대고 노래하고 기타를 치면 돈을 준다는 말을 들었노라고, 그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한다. 세 사람도 토미 존스의 말을 듣고 함께 가기로 한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허허벌판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 WEZY였다. 이 방송국은 미시시피주 밸리 파크에 세트로 지었고, 193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율리시즈와 세 명은 방송국으로 들어가 대놓고 말한다. 여기가 깡통에다 대고 노래하면 돈 주는 곳이냐고. 방송국이라야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사장 혼자 운영하는 곳이었고, 싱글 레코딩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가 있는 곳이었다. 사장은 눈이 잘 보이지 않았기에, 이들이 백인인지, 흑인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다만, 옛날 노래를 불러달라고 주문한다. 그렇게 나오는 노래가 '슬픔에 잠긴 남자(I Am A Man Of Constant Sorrow)' 다. 이 노래는 남부에서 오래 불리운 전통 음악으로 음악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알고 있고, 좋아한다는 건 분명하다.
이 음악이 처음 방송을 통해 알려진 건 1913년이었고, 처음 노래를 부른 사람은 딕 버넷(Dick Burnett)이었다. 최초의 노래 제목은 'Farewell Song'으로 발표되었고, 나중에 Man of Constant Sorrow 로 바뀌었다가 이 영화에서처럼 I Am A Man Of Constant Sorrow 라는 제목이 되었다. 1928년에 Emry Arthur가 녹음을 했고, 이후 이 노래는 The Stanley Brothers, 밥 딜런, 주디 콜린스, 피터 폴 앤 메리 같은 유명한 가수들이 불렀으며, 빌보드 차트 85위까지 오른 기록이 있다.
그러니까, 영화의 배경인 1937년이라면 이 노래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최초의 가수였던 딕 버넷이나 스탠리 브러더스의 노래는 창법이 옛날 방식이어서 흥겹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율리시즈와 친구들이 부른 - 이들은 노래하는 팀 이름을 급조했는데, '밑바닥 아이들'이라고 했다 - 노래는 슬픈 가사이면서 리듬은 흥겹다. 메인 보컬인 율리시즈(조지 클루니)가 부른 목소리는 조지 클루니 본인이 아니고, 포크 가수인 Dan Tyminski의 목소리다.
이들이 부른 노래에 기분이 좋아진 방송국 사장은 각각 10달러씩을 주면서 계약했고, 이들은 거액 10달러를 받아 몹시 기분이 좋았다. 방송국에서 나오는 길에 건물 앞에서 우연히 잘 차려 입은 백인들을 만나는데, 이들은 미시시피 현 주지사 페피 오데니얼 일행이었다.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라디오 유세를 하려고 방송국에 들른 것이다.
세 명은 토미 존스와 헤어저 다시 길을 떠나고, 중간에 혼자 은행강도를 하다 도망치는 조지 넬슨을 만난다. 조지 넬슨과 읍내에서 은행을 털고, 조지 넬슨은 밤에 갑자기 훔친 돈을 세 명에게 모두 주고 숲속으로 사라진다.
세 명은 차를 훔쳐 길을 떠나다 피트가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서 목욕을 하는 세 명의 여인을 발견하고 달려간다. 세 명의 여인은 고혹적인 모습으로 세 남자를 유혹하고, 이들은 정신을 잃는다. 여기서 세 명의 여성이 '인간'인지, 요정인지, 악마인지 확실하지 않다. 나중에 율리시즈는 이 여성들을 두고 '바빌론의 창녀들'이라고 비난한다. 이들이 깨어났을 때, 피트만 사라졌고, 피트가 입었던 옷에서 개구리가 나오자 피트가 개구리로 변한 것이라고 델마가 말하며, 개구리를 소중하게 데리고 다닌다.
율리시즈와 델마는 식당에서 우연히 사기꾼 대니얼 티그를 만난다. 성경을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는 이 사기꾼은 두 사람을 때려눕히고 돈을 빼앗아 달아난다. 이 시간, 피트는 추격자들에게 잡혀 고문당하고 다시 감옥으로 끌려간다. 사기꾼에게 강도를 당해 돈을 다 뺐긴 율리시즈와 델마는 트럭을 얻어 타고 길을 가다 우연히 죄수들과 노역을 하고 있던 피트를 발견하고 놀란다.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온 율리시즈는 아내와 딸들을 만난다. 아내는 내일 약혼자와 결혼식을 한다고 말하고, 율리시즈는 아내의 약혼자 버논 월드립과 싸우다 얻어 맞기만 하고 쫓겨난다. 율리시즈와 델마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 단체관람을 하러 온 죄수들 사이에서 피트를 발견한다. 그날 새벽, 피트를 구한 두 사람. 율리시즈는 피트와 델마에게 보물은 없었고, 자기가 거짓말을 했다고 자백한다. 탈옥한 이유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세 사람은 보물보다 값진 우정을 확인한다.
그리고 다시 숲속에서 우연히 KKK단 집회를 발견하고, 그 집회에 잡혀온 토미 존스를 구출한다. 이들이 읍내 마을회관에서 분장을 하고 노래하는데, 여기서 다시 I Am A Man Of Constant Sorrow 가 흘러나온다. 사람들의 열광적이고 폭발적인 반응에 놀라는 세 사람. 이들이 방송국에서 녹음한 노래가 그 사이 엄청난 히트를 한 것이다.
이때 KKK 집회에서 돌아온 주지사 후보 호머 스톡스가 노래하는 네 명을 지목하며, 그들은 백인이 아니고, 유색인종이며 없애야 하는 것들이라고 소리지른다. 호머 스톡스는 개혁적 인물로 알려졌지만, 알고보면 인종주의자에 백인우월주의자였던 것이다.
반면, 현 미시시피 주지사이면서, 선거에서 매우 불리했던 페피 오데니얼은 '밑바닥 아이들'의 인기에 편승해 시민들의 환심을 사고, 즉석에서 네 명의 죄를 사면한다. 이들이 마을회관에서 나오자 은행강도 조지 넬슨이 체포되어 거리를 지나가는데, 자기가 전기의자에 앉아 죽을 거라고 떠든다.
율리시즈는 아내와 다시 사이가 좋아졌지만, 다시 결혼식을 하려면 집에서 반지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다. 율리시즈는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고향집으로 가는데, 그곳에서 추격자들에게 다시 체포된다. 율리시즈와 동료들이 주지사에게 사면을 받았다고 말하지만, 추격자들은 이들을 교수형으로 죽이려고 밧줄을 묶는다. 이때 계곡을 따라 급류가 쏟아져 내리고, 율리시즈의 고향집은 물에 잠긴다. 이곳에 댐이 생긴다는 뉴스가 있었다. 그렇게 다시 구사일생한 율리시즈와 친구들은 도시에 있는 율리시즈의 아내를 만나고, 처음 탈옥했을 때 만났던 기차 선로 수레를 끄는 흑인 노인이 다시 등장해 서서히 멀어지는 장면으로 끝난다.
등장하는 배우들은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데, 조지 클루니는 나무랄 데 없는 미남이지만, 존 터투러(피트), 팀 블레이크 넬슨(델마)의 표정 연기는 압권이다. 여기에 시작 부분에 잠깐 나온 흑인 노인, 은행강도 조지 넬슨, 방송국 사장, 아내의 약혼자 버논 월드립, 성경 사기꾼 존 굿맨 등 배우들 각자 개성 있는 연기로 영화가 다채롭게 채워지는 걸 알 수 있다.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은 포크송, 컨트리송들인데, 특히 남부 미시시피가 흑인들이 많이 살던 지역이고, 과거에는 목화 농장이 많던 지역이라 흑인들의 노동요가 발달한 지역답게 흑인 음악과 블루스에서 파생하는 컨트리 음악, 포크 음악이 낯설지 않고 우리의 정서와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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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개봉 예정 일본 영화.zip
안녕하세요!
오늘은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중 '일본' 영화를 중심으로
기대가 되는 작품을 모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٩( ᐛ )و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 네이버 영화
SYNOPSIS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여고생 ‘마오리’와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남고생 ‘토루’의 풋풋하고도 애틋한 사랑 이야기.
CINE PICK
한국 누적 판매부수 40만 부를 돌파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화제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연출한 츠키카와 쇼 감독이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옥의 화원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 받는 세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나오코가
싸움에 휘말리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피스 코믹 액션.
CINE PICK
일본의 천재 개그맨 바카리즈무가 각본을 쓰고, 슈퍼 루키 루키 나가노 메이, 히로세 아리스가
출연하여 화제를 모은 작품 <지옥의 화원>.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서 첫
공개를 하며 폭발적인 호평을 받아 관객상에 해당하는 넷팩상을 수상하였다.
어웨이크
ⓒ 네이버 영화
SYNOPSIS
프로 장기 기사의 꿈을 포기한 청년이 AI 장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새롭게 도전하는 내용의
영화.
CINE PICK
인간과 인공지능의 장기 대국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실화를 재구성하여 만들었기에
사실적이며, 몰입감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이슈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관심 갖고 관람할 것 같다.
스즈메의 문단속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일본 각지의 폐허를 무대로, 여고생 ‘스즈메’와 수수께끼 의자가 함께 재해의 원인이 되는 ‘문’을
닫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펼치는 초대형 어드벤처 게이트 로드 무비.
CINE PICK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를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일본 개봉 첫 주말에 133만 명 관객을 동원하며 신카이 감독 작품 역대 오프닝
스코어를 갱신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
CINE PICK
누적 발행 부수 1억 2000만 부를 돌파한 명작 '슬램덩크'의 새로운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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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한정된 공간에서 액션을 능숙하게 연출한 점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후반에 등장하는 에이리언 최종 보스를 충격적이고 기괴한 새로운 형태로 그려내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국내에서는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누적 관객 수 120만 명을 넘기며 1위에 올랐고, <파일럿>은 425만 명을 넘기며 2위를, <늘봄가든>은 20만 명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북미에서는 <데드풀과 울버린>이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밀어내고 다시 1위에 올라섰습니다. 국내에서 196만 명을 기록한 <데드풀과 울버린>은 북미에서만 5억 8,88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이로써 <데드풀과 울버린>은 <조커>를 누르고 역대 R등급 최고 흥행작 반열에 올랐습니다.
<데드풀과 울버린>에 뒤이어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2위, <잇 엔드 위드 어스>가 3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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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메탈, 일상과 사회의 불안함을 극복하다
감독: 리타 바그다디 / Rita Baghdadi
출연: Lilas Mayassi, Shery Bechara, Maya Khairallah
시놉시스: 베이루트 외곽에서 활동하는 릴라스와 그녀의 스래시 메탈 밴드 멤버 셰리, 마야, 알마와 타티야나에게는 큰 꿈이 있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기대를 품고 참가한 영국의 음악 축제도 그들의 생각대로 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던 릴라스는 붕괴 직전의 레바논을 목격한다. 설상가상으로 릴라스와 동료 기타리스트 셰리의 복잡한 우정에도 금이 가기 시작하고... 밴드, 국가, 꿈 모두가 위기에 처한 릴라스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사이렌' 속 레바논의 한 뉴스 앵커는 스래시 메탈 밴드, 슬레이브 투 사이렌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흔히 메탈 음악은 무거운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당신들은 일상적인 소재를 가사로 다루냐고. 그러자 리더인 릴라스는 이렇게 답한다. 조부모들이 태어난 이래로 레바논은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레바논에서 사는 일상만으로도 충분히 무거운 주제라고 생각한다고. 이 문답은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리타 바그다디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사이렌'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
일상에 힘을 주니 사회가 보인다
사실 '사이렌'이 단지 릴라스와 셰리를 비롯한 밴드 멤버들의 개인사만 보여주려는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은 도입부에서부터 알 수 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만큼, 이 작품에 레바논의 정치사회적 현실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있음은 명백하다.
그런데 영화는 레바논의 사회적 문제점을 직접 묘사하지는 않는다. 대신 밴드 멤버들의 일상에 주목한다. 돈이 되지 않는 밴드가 영국 글래스턴베리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에 가서 유명세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나 릴라스가 동성 연인을 두고 어머니와 벌이는 갈등이 스크린을 채운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학교에서 음악 교사로도 일하는 랄라스의 모습, 앨범에 들어갈 노래의 키나 템포를 놓고 세리와 릴라스가 충돌하는 것도 그들의 일상을 장식한다.
하지만 일상 자체가 고통이라는 릴라스의 말대로, 힘을 주지 않아도 스쳐 지나가는 그들의 일상에서는 레바논의 사회적 문제가 엿보인다. 좀처럼 성공하기 힘든 메탈 밴드의 현실은 표현의 자유조차 보장될 수 없는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의 사회문화적 측면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릴라스와 엄마의 말다툼도 동성애를 사회악으로 치부하는 억압적인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 릴라스와 셰리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여성밴드는 대타가 없다"는 말은 여성으로서 메탈 밴드에서 활동하는 것이 얼마나 비주류적인 활동인지를 보여준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시위대 옆에서 주인공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기에 오히려 일상과 사회가 연결되는 지점은 흥미롭다. 이러한 다양한 갈등 덕분에 '사이렌'은 다큐멘터리지만 극영화 같기도 하다.
일상과 사회를 잇는 메탈 밴드와 음악
물론 영화의 의도가 직설적으로 엿보이는 장면이 없지는 않다.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고를 다루는 대목이 그렇다. 이 사고는 레바논의 정치와 경제를 모두 혼란에 빠트린 대형 사고였고, 순전히 사고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테러인지도 아직 불명확하다. 이때 영화는 릴라스와 셰리의 갈등을 이 사건과 곧장 이어 붙인다. 그저 일상적일 수 있는 갈등이 모이고 모이다 보면 레바논의 수도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거대한 폭발처럼 커질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처럼.
바로 이 지점에서 메탈 밴드와 그들의 음악이 갖는 힘이 존재감을 발휘한다. 깊어지던 릴라스와 셰리의 충돌은 진솔한 대화 이후 더 끈끈한 우정으로 모습을 바꾼다. 이렇게 밴드 내의 반목이 사라지자 그들이 준비하는 앨범의 트랙 리스트는 멤버 모두가 만족할 만한 명곡으로 채워진다. 밴드가 하나 되자 그들의 문제는 해결된다. 혼자라면 무서울 검고 어두운 터널도 함께 걸으면 그렇지 않듯이.
그래서 무너진 신전을 배경으로 오케스트라와 합동 공연을 펼치는 슬레이브 투 사이렌의 모습 역시 상대적으로 짧게 지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인상적이다. 혼란스러움과 불안함, 우울함이 가득한 일상을 극복하듯이 다양한 문제가 산적한 레바논 사회도 전진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렬한 메탈 합주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거대하고 화려한 무대를 꾸미는 슬레이브 투 사이렌이 보이는 엔딩 크레디트 덕분에 그 믿음은 더욱 강해진다.
그들이 '사이렌의 노예'인 이유
특히 밴드 멤버들이 다름 아닌 사이렌의 노예라는 점에서 그 믿음은 더욱 특별하다. 본래 사이렌은 그리스 신화 속 등장하는 괴물이다. 상반신은 여성, 하반신은 새의 모습을 한 이들은 지중해의 한 섬에서 감미로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해 잡아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직 오디세우스만이 돛대에 자신을 묶은 채로 사이렌의 노래를 들어 유혹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이렌과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괴물에 불과했던 사이렌의 존재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집으로 돌아가려는 오디세우스는 기존 질서를 회복하려는 영웅이다. 그렇기에 그를 유혹해 파멸시키려는 사이렌의 존재는 기존의 질서를 전복하려는 모든 타자를 상징한다. 동성애자나 여성 메탈 밴드 멤버,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시위대처럼. 즉, 사이렌의 노래는 그저 사회를 위협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당당히 발화하는 주체, 억압되고 무시당했지만 언제나 사회 안에 잠재되어 있던 주체의 목소리이자 힘의 가능성이다. 이것이 '사이렌'의 메탈 음악에 담긴 진짜 힘이자 의미다.
그래서 '사이렌'이라는 노래를 들려주는 영화는 제목부터 마지막 크레디트까지 한 톨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다.
Schedule in JIMFF
2022-08-14 20:30 CGV 제천 1관
2022-08-15 16:30 메가박스 제천 1관
2022-08-16 20:30 의림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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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창의 서리로 표현된 두 여자의 사랑 이야기
유리창의 서리로 표현된 두 여자의 사랑 이야기
영화 <캐롤> 리뷰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시놉시스] 당신의 마지막, 나의 처음..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사랑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볼까해서 제목만 보고 시작한 영화 <캐롤>. 겨울옷을 입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과 캐롤이라는 영화 제목이 크리스마스 이야기라고 넘겨 짚고 보기 시작했지만 캐롤은,,, 내가 생각한 캐롤 음악이 아닌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그래도 계절적 배경은 눈내리는 겨울, 크리스마스이긴 했다. 영화 <캐롤>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두 여자, 캐롤와 테레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강한 끌림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다영화 캐롤은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굉장히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테레즈와 캐롤의 첫만남에서 굳이 이렇게 오랫동안 대사도 없이 서로의 모습을 찍어야 했을까 할 정도로 굉장히 긴 시간을 테레즈의 시각에서 캐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할애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왜 저렇게 빤히 고객을 쳐다보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게 만들고, 캐롤과 테레즈의 평범한 대화 속에 오묘한 감정들이 전달되면서 이 둘이 서로에게 강한 끌림이 있음을 설명해준다.
더불어 클로즈업을 많이 활용하면서 상대에게 빠진 사람이 상대의 이목구비를 하나씩 뜯어보듯이 특정 부위만을 클로즈업 해서 보여주고,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등 한 사람이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하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카메라 워킹을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하고 있어서 테레즈와 캐롤의 관계가 점차 깊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리창에 낀 서리로 관계의 거리감을 표현하다
영화 캐롤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유리창에 낀 서리 연출이었다. 캐롤과 테레즈가 아직 친해지기 전, 호감만 있었을 때 함께 탄 차에서는 서리가 껴서 창문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하지만 함께 여행을 시작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진심임이 드러나고나서는 불투명한 장막을 사이로 그들을 비추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과의 이혼과정에서 양육권을 빼앗길 위기가 닥치자 캐롤은 테레즈를 떠나고 마는데, 테레즈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의 창문에서 다시 서리가 낀 모습을 볼 수 있고, 시간이 흘러 테레즈를 길가에서 본 캐롤 역시 서리가 낀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다. 그리고 캐롤이 자신의 감정을 다시 깨닫고 테레즈에게 고백을 하지만 그 현장에서는 거절은 한 테레즈가 친구들과 함께 파티장에 가는 장면에서도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을 서리 낀 창문을 통해 비춰준다.
이렇게 서로가 소원해졌을 때에는 불투명하고 잘 보이지 않는 매체를 통해 이들을 보여주고 있고, 서로를 향해 진심을 표현하고 사랑을 할 때는 서로를 가리는 매체가 없게끔 표현한 것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영화 캐롤은 두 여자의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캐롤은 남편과 딸이 있는 여성이었고, 테레즈는 자신에게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만난 이후 본능적으로 끌리는 마음때문에 테레즈는 혼란스러워하고, 캐롤은 이를 남편에게 숨기고자 한다.
캐롤은 아마 자신이 여성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듯 싶다. 하지만 남편과의 이혼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이 알려질 경우 양육권을 지킬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를 숨기려고 했고, 테레즈는 이렇게 강한 끌림은 처음이어서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에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테레즈는 캐롤과 함께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버리고 양육권을 찾기 위해 떠난 캐롤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 사랑을 복합적으로 느낀다.
캐롤은 딸 린디와의 관계를 지속하고자 테레즈와의 관계를 정리했지만, 결국 이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결정임을 깨닫고 본인에게 불리할 수 있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자신의 이러한 정체성으로 양육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양육권을 포기하겠지만 린디를 한달에 한 두번 볼 수 있는 권리는 나아게 달라고 요청한다. 린디에게 떳떳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영화 <캐롤>은 서로를 향해 빠져들어가는 연출이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결국에는 이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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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빛나는 순간> 메인 예고편
“제 이름은 고진옥, 제주 해녀입니다”
‘바다에서 숨 오래 참기’로 기네스북에 오른 제주 최고의 해녀 진옥(고두심)
성질도, 물질도 제주에서 그를 이길 사람이 없다.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
하지만 진옥의 반응은 냉담하다.
경훈은 진옥의 마음을 열기 위해 그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하고,
진옥은 바다에 빠진 경훈의 목숨을 구해준 이후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졌음을 알고 경훈에게 마음을 연다.
제주 그리고 해녀의 삶에 깊숙이 들어가게 된 경훈
그런 경훈을 통해 진옥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을 마주하기 시작하는데…
당신을 만나고 비로소 알게 된,
내 인생의 빛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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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톰과 제리>
생쥐 제리는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게 될 뉴욕의 한 고급 호텔로 이사를 오게 되고, 이벤트 플래너 카일라는 제리를 잡기 위해서 고양이 톰을 고용한다. 하지만 우당탕탕 사고뭉치들의 역대급 대소동은 카일라의 커리어는 물론 결혼식과 호텔까지도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