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23 15:58:43
4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북미 사로잡은 <마인크래프트 무비> 드디어 한국 개봉!

네모난 세상이 존재한다면...?
온통 네모로 가득한 세상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영화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네모 세상을 스크린에 훌륭하게 구현해 내 북미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과연 국내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그럼 우리도 한번 떠나봅시다!
A MINECRAFT MOVIE 마인크래프트 무비
A MINECRAFT MOVIE

개요: 모험 | 미국 | 101분
감독: 자레드 헤스
주연: 제이슨 모모아, 잭 블랙, 다니엘 브룩스, 엠마 마이어스, 세바스찬 한센
개봉: 2025.04.26.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웰컴 투 오버월드’ 네 모든 상상이 네모난 현실이 된다!
왕년의 게임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폐업 직전의 게임샵 주인이 된 '개릿'과 엄마를 잃고
낯선 동네로 이사 온 남매 '헨리'와 '나탈리' 그리고 그들을 돕는 부동산 중개업자 '던'.
이들은 ‘개릿’이 수집한 ‘큐브’가 내뿜는 신비한 빛을 따라가다 어느 폐광 속에 열린 포털을 통해
미지의 공간으로 빨려들어간다. 산과 나무, 구름과 달, 심지어 꿀벌까지 상상하는 모든 것이 네모난 현실이 되는 이곳은 바로 ‘오버월드’.
일찍이 이 세계로 넘어와 완벽하게 적응한 ‘스티브’를 만난 네 사람은 지하세계 ‘네더’를 다스리는 마법사 ‘말고샤’의 침공으로
‘오버월드’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살아남아야 하는 법!
다섯 명의 ‘동글이’들은 ‘오버월드’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게 되는데…
수없이 쌓아 올린 네모난 세계, 상상을 초월하는 모험이 펼쳐진다!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All We Imagine as Light

개요: 드라마 | 인도 | 118분
감독: 파얄 카파디아
주연: 카니 쿠스루티, 디브야 프라바, 차야 카담
개봉: 2025.04.23.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어둠 속에서는 빛을 상상하는 게 어려워요”
시간을 훔치는 대도시 뭄바이,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프라바, 아누, 파르바티에겐
해결되지 않는 사정들이 있다. 그러나 세 여자의 우정은 작은 빛을 만든다.
곤돌라
Gondola

개요: 멜로/로맨스 | 독일 | 82분
감독: 바이트 헬머
주연: 니노 소셀리아, 마틸드 이르만
개봉: 2025.04.23.
배급: (주)플레이그램

줄거리
조지아의 조용한 산골 마을.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의 새로운 승무원 ‘이바’는
반대편 곤돌라의 승무원 ‘니노’와 자꾸만 눈이 마주친다.
농부와 아이들, 가축과 와인을 실어 나르며 두 사람 사이에 오가던 시선은 장난스러운 몸짓, 체스 한 수, 멜로디 한 조각이 되고
곤돌라가 교차할수록 ‘이바’와 ‘니노’의 관계도 점점 깊어져 가는데…
드롭
DROP

개요: 스릴러 | 미국 | 95분
감독: 크리스토퍼 랜던
주연: 메간 페이, 브랜든 스클레너
개봉: 2025.04.23.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몇 년 만의 데이트에 나선 싱글맘 ‘바이올렛’. 데이트 상대인 ‘헨리’와 즐거운 식사를 하던 도중 같은 레스토랑에 있는 누군가로부터
의문의 메시지를 받게 된다.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며 넘기려는 그녀에게 ‘헨리’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의 아들이 죽는다는 협박이 이어지고
이내 공포에 빠진 그녀는 익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이 안에 있는 모두가 용의자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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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힐링 영화 추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큐레이션 주제는 바로 '잔잔한 힐링' 영화입니다.
이 게시물 혹은 씨네픽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동일 내용의 콘텐츠 게시물에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 적어주신다면 다음 콘텐츠를 올릴 때 여러분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작해볼까요?٩( ᐛ )و
어디갔어, 버나뎃
ⓒ 네이버 영화
synopsis
최연소 맥아더상을 수상한 천재 건축가 버나뎃. 조용히 살고 싶지만 소란스러운 환경 때문에
까칠한 이웃이 된 버나뎃은 가족여행을 준비하던 중 자신이 국제 범죄에 휘말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cine pick!
뉴욕타임즈 84주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 소설 『어디 갔어, 버나뎃』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어디갔어, 버나뎃>은 로맨스 대표작 '비포' 시리즈를 제작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연출하여 인물의 내면을 다채롭고 밀도 있게 그려냈다.
알로, 슈티
ⓒ 네이버 영화
synopsis
매일 바쁜 도시, 지긋지긋한 직장생활, 우울증에 걸린 아내…
우체국장 ‘필립’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따뜻하고 여유로운 남부 프랑스로 전근을 계획한다.
cine pick!
소박하고 소소한 이야기로 스크린 너머 관객에게 온기를 전해주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행복 목욕탕
ⓒ 네이버 영화
synopsis
강하고 멋진 엄마 후타바, 서툴고 철없는 아빠 가즈히로, 사춘기 딸 아즈미, 이복동생
아유코까지 후타바가 이끄는 네 명의 가족은 행복 목욕탕을 운영한다.
cine pick!
제40회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6개 부문 수상하였으며, 그 외에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갓 헬프 더 걸
ⓒ 네이버 영화
synopsis
위태로운 방황의 시기를 겪던 이브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우정과 사랑을 나눈다.
그 시간들을 통해 자신이 정말로 원하고 잘하는 것을 깨달은 이브에게 뜻밖의 위기가 찾아온다.
cine pick!
빈티지한 패션과 색감 그리고 음악이 만나 감성적인 연출로 눈과 귀 모두 즐겁게 만드는
영화이다. 잔잔한 영화이지만,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는 영화이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네이버 영화
synopsis
매사추세츠 퀸시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며 혼자 사는 리. 잔뜩 쌓인 눈을 치우던 어느 날,
형 조가 심부전으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향한다.
cine pick!
버라이어티, 워싱턴 포스트, 데드라인 등 주요 매체에서 2016년 최고의 영화 TOP 10에 선정된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맷 데이먼이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다.
어린왕자
ⓒ 네이버 영화
synopsis
친구 하나 없이 엄마가 짜놓은 인생 계획대로만 살던 소녀는 옆집의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를
통해 다른 행성에서 온 어린왕자의 존재를 알게 된다.
cine pick!
1억 4,500만부 이상 발매된 생텍쥐페리 원작 '어린왕자'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영화
<어린왕자>는 CG 그래픽과 스톱모션을 조합하여 다양한 매력을 선사한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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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비할수록 채워지는 이상한 마법을 손끝으로 느껴본다면
※영화 〈시티 라이트〉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 도시를 떠돌아다니는 한 남자가 있다. 가진 것이라고는 낡고 펑퍼짐한 양복과 맞지 않는 모자, 지팡이뿐인 그가 걸음을 멈추었다. 길모퉁이에서 꽃을 팔고 있는 한 소녀가 있었다. 그에게 부토니에를 사려했을 때 남자는 알게 되었다. 소녀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잠깐의 만남 이후 그는 길 위의 삶을 그만두기로 한다. 대신 자신을 위해 웃어주는 한 사람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는다.
20세기 문화예술을 말할 때 빼놓아서는 안 되는 최고의 예술가이자 감독, 제작자 찰리 채플린의 영화 〈시티 라이트〉는 사랑에 빠진 눈먼 소녀를 지키기 위해 가난한 남자가 벌이는 고군분투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로맨스 장르에는 언제나 두 사람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는 중세 기사도 문학인 ‘로망스’부터 시작되었다. 기사와 귀부인이라는 계급과 신분의 차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플라토닉 사랑을 자아낸다. 닿지 못하는 사랑의 결실은 곧 귀족 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수호하는 매뉴얼이 된다. 명예와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겸손하고 금욕적인 기사도의 원형은 당대의 사회 질서를 지배했다. 이후 로망스가 로맨스 소설로 변화하면서 ‘낭만적 사랑’의 서사가 등장하고, 현대에 와서는 사라진 신분과 계급 대신 다양한 심리적, 물질적 장애물로 세분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가로막은 집안과 신분을 지난 현대의 작가는 사장과 평직원, 북한의 장교와 남한의 유명 배우, 심지어는 도깨비와 인간 사이의 장애물까지 만들어낸다. 독자, 시청자, 또는 관객은 이 미끄러지는 위치와 관계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격차로 발생하는 오해와 편견, 이별과 재회에 이목을 집중한다. 하지만 로맨스 장르의 또 다른 특징은 독자의 바람을 충족시키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사랑과 이별에 갈등하고 위기를 맞는 이들은 결국 절대적인 사랑의 힘이라는 우연 혹은 필연으로 재회하고, 행복한 결말을 이룬다. 롤러코스터처럼 종잡을 수 없는 갈등의 연속에도 이미 독자는 이 바람 잘 날 없는 사랑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은연중에 품는다. 독자는 로맨스 안에서 현실과 다른 환상적 사랑의 결실을 바라기 때문이다.
과거의 로맨스는 주로 우월적 지위의 완벽한 남성이, 그보다 낮은 지위의 선량하지만 수동적인 여자 주인공을 구원하고 해방하는 드라마였다. 이는 현대의 로맨스 장르에서도 여전히 통용되는 법칙이다. 다만 그 안에서 여러 설정과 관계성의 변주를 준다. 앞서 언급했던 도깨비와 인간의 사랑처럼 믿을 수 없는 능력의 탈인간을 남자 주인공으로 설정하거나,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근대의 조선 양반집 여성과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한국계 미국인 남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 로맨스 장르에서 특징 중 하나는 한쪽의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두 사람의 결핍이 서로 마주하며 성장해 동등한 지위를 만든다는 점이다. 이는 시대의 변화에 영향을 더 많이 받은 여성 캐릭터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 이제 로맨스의 여성은 과거의 인습에 따라 ‘도덕적 미덕’을 구현하는 존재로 남아있지 않다. 자신의 욕망과 목표를 정확히 인식하고 주체적 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무조건 선량하거나 씩씩한 캐릭터도 아니다. 좌절과 절망, 탐욕과 부정을 숨기지 않기도 하며,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거침없이 행동한다. 과거 남성과 여성의 구도가 전복되기도 하며 미스터리, 공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확장된 장르의 변용과 해체도 이루어진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현실적 인식과 다양성의 확장이 맞물린 로맨스의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연대와 성장의 길로 함께 들어서는 관계가 된다.
〈시티 라이트〉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마법에 빠진 것처럼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를 관통하는 이 무조건적 선의와 환대의 가치는 유성 영화의 시대에 들어선 1930년대를 마주 선 찰리 채플린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연결된다. 찰리 채플린이 연기하는 남자는 거리를 떠돌아다니며 생활하는 단벌 신사다. 평소처럼 길을 걷다 첫눈에 반한 소녀는 소리만 듣고 우연히도 고급 자동차에서 나오는 부유한 남자와 그를 착각한다. 남자는 당황하지만 소녀의 사정을 이해하고 그를 돕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집도 절도 없는 사정은 본인도 마찬가지기에 여느 때처럼 방황하며 고민을 하던 중 강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한 남성을 구한다. 그는 이 도시의 백만장자였고, 목숨을 살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찰리 채플린을 금세 친구로 사귀고 집으로 초대한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술을 즐기는 이 백만장자는 찰리의 여러 사정을 묻지 않고 통 크게 그를 환대한다. 소녀를 돕기 위해 돈을 건네주기도 하고, 잠자리도 제공해 주는 등 선의를 베풀어 준다. 불의의 사고로 그와의 기억을 잃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성영화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1930년대 음향 기술의 도입에 반기를 들었던 그는 사회의 부조리에도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부의 불평등과 인간의 가치 하락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로써 영화는 사회의 약자들에게 가닿을 수 없는 도시의 불빛에 휘청거리는 소시민을 연기한다. 소녀의 집세와 개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얻으려 했던 그의 노력은 안타까움 속에 담긴 익살스러운 슬랩스틱에 담겨 웃음과 함께 복잡한 감정을 자아낸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 보려는 노력은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경찰에 쫓기는 범죄자 신세가 되어서야 소녀에게 돈을 쥐여줄 수 있던 그의 마음은 오로지 한 곳으로 향한다. 자신도 변변치 않은 현실에도 소녀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는 남자의 일대기는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의 무성영화가 주는 그 울림과 가치를 고집스럽게 지켜내려는 감독 찰리 채플린의 심정과 닮았다.
이 영화를 말할 때 헬렌 켈러라는 인물을 빼놓을 수 없다. 찰리 채플린과 그의 짧은 만남은 영화의 스토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찰리 채플린과 헬렌 켈러는 국가의 억압과 독선에 당당히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내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대중과 미디어에 비치는 헬렌 켈러는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딛고 삶을 이어 온 투혼의 인물’ 정도였다. 모두가 행복한 동화 속 헬렌 켈러의 삶은 그의 스승 설리번 선생님과의 유대관계와 우정, 박애와 사랑의 성녀, 그 정도뿐이다. 정말 그가 어떤 일을 했는지는 철저히 가려지고 윤색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헬렌 켈러는 서른 살까지의 인생까지다. 알려지지 않은 그는 공산주의 사회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였고, 1900년대 초반 미국 사회당에 입당해 여성과 노동자, 유색인종의 권리와 평등을 위해 싸웠다. 여러 신문의 칼럼과 저서로 부정의한 사회로부터 투쟁해 온 헬렌을 보며 사람들은 그가 장애인과 사회복지 운동 외의 다른 운동에 투신하는 것을 싫어했다. 대중이 정해놓은 성스러운 이미지로 ‘숭배’ 해야 하는 ‘천사’가 정치 세력에 옮아 ‘불순한’ 사회운동을 하다니. 견디지 못한 언론은 그를 향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장애인이라는 그의 정체성을 과거에는 ‘삼중 장애의 역경을 딛고 세상에 나온 영웅’으로 추앙했지만 비난의 대상이 된 이후 ‘세상 물정 모르는 장애 여성의 치기’로 격하한 언론의 이중성은 극에 달했다. 장애를 단지 극복해야 할 비정상적 양태로 바라본 편협한 시각은 등을 돌렸을 때 더욱 모진 차별과 비난의 무기로 활용되었다.
찰리 채플린도 같은 곤경에 처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면과 빈곤의 굴레를 풍자와 해학으로 표현한 그의 영화는 냉전 시대의 광풍 앞에 ‘공산주의적 선동’으로 몰린다. 소아성애자라는 근거 없는 가짜 뉴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그는 결국 미국을 떠나 이민을 간다. 여성이자 장애인으로 사회의 진보를 위해 투신했던 헬렌의 삶에 감명을 받은 찰리는 〈시티 라이트〉에서 도시의 불빛을 볼 수 없던, 아니 도시의 따가운 시선에 가려진 한 소녀가 선한 의지와 노력으로 결국 주체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만든다.
이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는 영화사적으로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영화 줄곧 원경에서 시민들의 군상, 그 안의 찰리 채플린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던 카메라는 눈을 뜬 소녀가 그의 얼굴이 아닌 손끝으로 남자를 알아보는 장면에서 또렷이 서로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관객은 무조건적 희생과 사랑의 연대라는, 자본주의와 거리가 멀어 보이던 가치를 묵묵히 이어나간 끝에 마침내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게 되는 두 사람의 표정을 만난다. 고난 끝에 찾아온 행복이 현실이 되기 바라는 감독의 간절함은 참고 참다 마지막에 드디어 시선을 가까이 두는 탁월한 완급조절로 드러난다. 설명을 듣기 전에는 그 의미를 전혀 알 수도 없는 ‘평화와 번영’ 동상 위에서 대범하게 잠을 청하는 유쾌하고 날카로운 찰리 채플린의 시선은 이렇듯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마음을 울리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표출한다.
우리는 사랑과 연대가 가진 힘을 알고 있다. 저 큰 도시 한 구석에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동상 하나 세운다고 그 가치는 실현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몸부림이겠지만, 자신의 곤궁함을 받아들이면서 한 인간의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그의 몸이 오히려 가장 시대의 변화를 추동하는 상징으로 내세울 만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상이 아닌 행동이다. 우리의 진가는 사회에 겉돌고 외면받는 사람들을 포용하고 같은 인간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지난달부터 우리는 서아시아의 한 나라가 무너지는 장면을 바라봤다. 한순간에 억압의 과거로 퇴보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바라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타인을 포용할 만큼 충분히 밝은 도시의 불빛에 비해 비좁은 시민들의 인식은 여러 이유를 들어 세상의 불의와 고통을 애써 외면하고 만다. 사회에 내 집 하나 없이 무시당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해학을 담아 웃음과 눈물을 만든 찰리 채플린은 영화 내내 웃지도 않고 전 세계의 관객을 웃겼다. 어쩌면 우리는 난민과 이주민을 카메라 뒤편에서 남의 일처럼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닫힌 우리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꺼이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줌을 당겨 그들을 만나고 손을 잡는 것이다. 다정함은 세상을 구한다. 그래야 절망 앞에 웃을 수 있고, 선의지를 담은 표정으로 타인을 반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 마침내 행복을 찾은 남자의 이름은 리틀 트램프, 작은 방랑자이다.
※ 이 글은 파랑달의 브런치에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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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들의 해방을 꿈꾸는 작품 8선
제 75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수상작
유럽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19번째 장편 영화 <당나귀 EO>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인 로베르 브레송의 걸작 <당나귀 발타자르>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동물권 문제에 대한 날카롭고 진중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인데요.
10월3일 개봉할 #당나귀EO 와 함께 동물들의 해방을 꿈꾸는 작품 8선을 소개합니다.
인간의 그릇된 행동들로 상처받고 고통받는 동물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당나귀 EO]
cinepick!
가련한 눈망울의 회색 당나귀 EO는 세상의 전부였던 서커스단으로부터 구조된 뒤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긴 여정에 오른다. 평화로운 농장, 훌리건으로 가득한 축구장 공포의 소시지 공장, 쇠락 직전의 저택...다양한 공간을 오가며 겪은 인간 세계는 다정하면서도 잔혹하다.
[더 코브: 슬플 돌고래의 진실]
cinepick!
수중 촬영, 녹음 전문가, 특수 효과 아티스트, 세계적 수준의 프리다이버들로 구성된 이들은 돌고래 학살을 은폐하려는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 참혹한 현장으로 잠입한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cinepick!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주인바라기 ‘맥스’. 어느 날, 자신의 집에 입양견 ‘듀크’가 굴러들어오고 ‘맥스’는 ‘듀크’와 원치 않는 동거를 시작하게 되고 급기야 뉴욕 한복판을 헤메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옥자]
cinepick!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카우]
cinepick!
영국 켄트의 한 낙농장에서 태어나고 자란 젖소 ‘루마’의 아주 특별한 일상과 여정을 따라간다.
[파닥파닥]
cinepick!
자유롭게 바다 속을 가르던 바다 출신 고등어 `파닥파닥`. 어느 날, 그물에 잡혀 횟집 수족관에 들어가게 된다. 바다로 돌아갈 꿈을 버리지 않고 탈출을 시도하는 `파닥파닥`으로 인해 수족관의 평화(?)는 깨지고, `올드 넙치`와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데...
[프로젝트 님]
cinepick!
허버트 박사의 프로젝트를 위해 강제로 어미와 이별한 후 스테파니의 집에 맡겨져 ‘인간의 아이’처럼 길러진다. 허버트 박사 연구팀에게 맡겨지고 수화를 통해 기본적인 단어들을 배우며 놀라운 능력을 선보이지만, 어느 새부턴가 침팬지의 야성을 드러내는데..ㅍ
[프리 윌리]
cinepick!
수족관에서 가장 큰 골치덩어리인 고래와 어머니에게 버림받아 거리에서 방황하는 소년 제시의 만남. 제시는 소년원에 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모든 것을 걸고 윌리를 풀어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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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혁의 '절찬 상영중' - 아이리시맨
[김태혁의 ‘절찬 상영중’ – 아이리시맨]
평등한 덧없음에 대하여
- 갱스터에게도 봄날은 간다
총(銃)은 칼보다 평등하다. 칼을 무기로 잘 사용하려면 완력이 좋아야 하지만, 총은 방아쇠를 당길 정도의 힘만 있다면 누구나 격발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보다 훨씬 거대한 상대를 총으로 제압할 수 있다. 총이 개입하는 순간 육체적 우위는 드라이아이스처럼 순식간에 기화(氣化)된다. 총싸움에서는 근육의 무게보다 아무 거리낌 없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배짱의 무게가 중요하다. 누구나 총을 쏘려면 쏠 수 있겠지만, 무심하게 총을 갈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방아쇠를 당기는 상상과 실행 사이에는 총신(銃身)의 수억 배에 달하는 까마득한 거리가 있다. 갱스터 무비의 주인공들은 누군가에게 발포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죄책감과 양심에 발포한다. 그들의 사격은 늘 두 번씩 이루어진다. 그 태연한 반복 동작을 보며 관객은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를 느끼게 된다.
영화 <아이리시맨(The Irishman, 2019)>을 연출한 마틴 스콜세지는 누구나 인정하는 갱스터 무비의 대가다. <아이리시맨>은 <디파티드(The Departed, 2006)>, <좋은 친구들(Goodfellas, 1990)>, <비열한 거리(Mean Streets, 1973)> 등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이름을 영화사에 아로새겼던 그의 대표적 갱스터 무비들과 같은 듯 다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전 그의 페르소나였던 로버트 드니로(프랭크 시런 역)가 조 페시(러셀 버팔리노 역)와 함께 예전처럼 극의 중심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여기에 <대부> 시리즈와 <스카페이스(Scarface, 1983)> 등 여러 갱스터 무비에서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연기로 관객들을 겁박했던 알 파치노(지미 호파 역)까지 가세했다. 이처럼 갱스터 무비의 전설들이 힘을 합쳐 범죄, 우정, 배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사실은 일견 <아이리시맨>이 갱스터 무비의 성공 방정식을 재현(再現)하는 영화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리시맨>은 이러한 단편적인 해석을 배반하는 영화다. 1942년생, 한국 나이 79세로 소위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마틴 스콜세지 감독, 로버트 드니로(1943년 생), 알 파치노(1940년 생), 조 페시(1943년 생)는 동년배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풍화작용은 그들의 얼굴에도 깊은 주름의 지류를 형성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금언(金言)을 비웃으면서 살인을 비롯한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밤의 세계에서 군림했던 갱스터도, 늙는다. 사실은 법이 아니라 '시간 앞에 만인이 평등'하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말처럼 늙은 갱스터를 위한 밤거리는 없다. 시간의 절대적인 힘에 저항해 보려는 걸까. <아이리시맨>은 최첨단 영화 기술 중 하나인 'de-aging'을 활용해 세 주연 배우의 얼굴 주름을 펴서, 마치 초혼(招魂)하듯, 그들의 더 젊었던 시절을 스크린에 소환한다. 그렇게 과거의 영광을 복기해 본들 밤거리를 휘젓던 갱스터의 두 다리는 속절없이 좌표를 휠체어로 옮길 수밖에 없다.
(CG로 도배된 마블 영화는 '시네마'가 아니라고 비판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de-aging' 활용했다는 것은 영화가 당대 최첨단 기술과 친구일 수밖에 없음을 새삼 상기시켜준다.)
<아이리시맨>은 갱스터에게도 봄날은 가기 마련이라고, 덤덤하게 말한다. 인생의 황혼을 지나 밤을 향해 걷고 있는 갱스터 무비의 전설들이, 밤의 고요 속에서, 누구나 '평등한 덧없음'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나직하게 읊조린다. 총성으로 밤의 고요를 깨는 장면들로 점철되기 일쑤인 갱스터 무비가 오히려 밤의 고요를 느끼게 해 준다는 아이러니야말로 <아이리시맨>의 핵심이 아닐까. <아이리시맨>의 엔딩 크레디트를 채우는 'The Five Satins'의 'In the Still of the Night(밤의 고요 속에서)'를 들으며 나는 침묵한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태혁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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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블루 자이언트' 돌비시네마 시사회 후기
블루 자이언트
23.10.18 개봉
애니메이션, 12세 관람가
일본, 120분
원작: 만화 <블루 자이언트>
출연: 야마다 유키, 마미야 쇼타로, 오카야마 아마네 등
안녕하세요 오늘은 만화책 원작의 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 시사회 다녀온 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무려 코엑스 메가박스 돌비시네마에서 관람해서 ㅎㅎ
사운드 빵빵~하게! 관람하고 왔는데요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밈이 떠오르게 만드는 ㅋㅋ
재즈를 소재로 한 신선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당
“세계 최고가 될 거야, 반드시”
언제나 강가에서 홀로 색소폰을 불던 고등학생 ‘다이’는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에 도전하기 위해 도쿄로 향한다.
“실력이 안 되면 같이 안 할 거니까”
우연히 재즈 클럽에서 엄청난 연주 실력을 뽐내는
천재 피아니스트 ‘유키노리’를 만나 밴드 결성을 제안하고,
“나도 드럼을 칠 수 있을까?”
‘다이’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평범한 대학생이던 ‘슌지’가
열정 가득한 초보 드러머로 합류하면서
밴드 ‘JASS 재스’가 탄생한다.
“전력을 다해 연주하자! 분명 전해질 거야”
목표는 최고의 재즈 클럽 ‘쏘 블루’!
10대의 마지막 챕터를 바친 JASS 재스의
격렬하고 치열한 연주가 지금,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영화 <블루 자이언트> 줄거리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 편은 아니지만
작화, 영상미가 <슬램덩크>랑 맞먹는 수준이었어요
색소폰, 피아노, 드럼을 연주하는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역동적이라고 느껴졌고
연주 내내 주인공들만 보여 주는 게 아니라
관객부터 과거 회상, 외경 등의 그림을 보여 주는데
그게 정말 환상적이더라고요... 짜임새가 좋아요
애니메이션은 일본이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실사랑 비슷한 수준의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라면 분명히 실사로도 낼 수 있을 거 같은데 ㅎㅎ
나온다면 최상의 퀄리티가 아닐까 벌써부터 기대!
다만 줄거리 면에 있어서 큰 갈등이 없는 게 아쉬웠어요
다이가 도쿄로 상경해 색소폰을 부는 것부터
피아니스트 유키노리를 만난 것
친구인 슌지에게 드러머를 제안하는 것까지
너무 순조로운 전개고
오히려 유키노리와 슌지에게 여러 서사가 주어졌어요
특히 드럼에 대해 1도 모르던 슌지가
드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손이 다 까져라 연습하는 것까지
이거 너무나 주인공 서사잖아요
슌지가 주인공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몰아져 있었어요 ㅠㅠ
그리고 유키노리는...
연주회 전 날 큰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손을 잃게 되죠
교통사고 장면 당시 극장 안에 사람들이 막 기겁하고
울고 하셨을 만큼 정말 안타까웠는데,,, ㅠㅠ
결국 연주회는 참여하지 못 하고
앵콜에 나와서 왼손으로라도 다같이 연주하는 게
모두의 눈물을 자아내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어요
다이에게는 가족의 서사가 조금 더 부여됐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곧 개봉하는 '블루 자이언트'!
만화로 이미 너무 잘 된 작품이라
기대하는 분들 많은 거로 아는데 ㅎㅎ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뛰어가자구용
아! 엔딩크레딧 후 쿠키 하나 있습니다
다이와 유키노리의 눈물 나는 에필로그가 나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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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해빠진 데자뷔
이 글은 넷플릭스 [광장]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할 말 많음 주의.
사진출처:다음 영화/윌스미스 씨 그동안 괴롭혀서 미안해요
원작 살리기 진흥회가 있다면 나 같은 인간은 상무 정도는 했을 거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매번 최악의 작품이라며 언급되는 작품은 안타깝게도 책과 동명의 영화인 [나는 전설이다]. 다행스러운 건, 원작이 책이건 웹툰이건 상관없이 2차 창작물인 영화가 만들어질 때마다 고통받아야 했던 이 작품에게도 마침내 대관식(?)을 치를 때가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인 것은 이 불명예스러운 행사에 참석해 버린 내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봐야만 했다는 점에 있겠지. 어휴, 신이시여.
당당하다 못해 윌스미스가 왕관을 씌워 주기도 전에 그의 손에서 냅다 왕관을 낚아채 머리에 얹어버린 넷플릭스발 작품 [광장]은, [나는 전설이다]가 답습한 두 가지 분노 포인트를 정확하게 표방(?)하고 있다. 하나는 원작의 이름과 모티프를 빌려가 놓고 완벽하게 다른 작품으로 해석해 버렸다는 점과. 원작을 안 보았다고 가정한다 하더라도, 결과물이 “그저 그런”수준에 머무르는 작품이었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는 원작을 본 사람이건 안 본 사람이건 가릴 것 없이 화나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마치 가격 비교 사이트에 빠져버린 인간처럼 몇 번이고 원작과의 차이점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데 특효약이 아닐 수 없다. 참내.
사진출처:넷플릭스 공식채널
그렇다면 [광장] 이 첫 번째 분노 버튼인 “어떻게 원작을 본 사람들을 괴롭혔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원작이 가진 많은 임팩트의 지분은 사실 거의 맨 마지막 장면에 있다. 이 점은 이제 어엿한 패배자가 되어 버린(?) 원작소설 [나는 전설이다]도 그러하다. 무려 이 장대한 이야기의 제목을 할애한(혹은 부여한) 마지막 대사(장면)를 위해서. 처음부터 죽자 사자 달리며 쌓아두었던 모든 것들이, 마지막에 가서야 기폭버튼을 누르자 연쇄 다발적으로 터지는 지뢰처럼 사정없이 폭발하고 몰려와서 소위 카타르시스라고 부르는 감정을 맛보게 한다.
이런 경험이, 바로 작품의 제목만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마를 탁 치며 아 명작이지.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게 만드는 포인트이다. 그것은 액션신만 훌륭해서도, 몸값이 엄청난 배우가 나오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능력뿐만 아니라 터뜨려야 하는 지점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만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미친(positive)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렇다. [광장]은 실패한 각색과 디렉팅의 결과 한가득한 작품이며 원작에서 기대했던 그 어떤 것도(남기석 미모 제외) 눈앞에 가져오지 못한다.
사진출처:넷플릭스/남기석 씨.. 아 아니 아니 이준혁 씨 고맙습니다.
인물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웹툰의 첫 회만 보더라도 기준(소지섭)의 분위기가 원작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챌 것은 분명하며, 앞서 말한 기석을 제외하고서는 그다지 마음에 와닿을 만큼 닮았다고 느낄 수 있는 인물이 없다. 안타깝게도 기석은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페이지에도 특별출연이라 명시되어 있으며. 이는 아주 잠깐만 등장하는 인물에게 극의 포커스마저 빼앗기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김 선생(차영도, 차승원)의 등장에 대해 짚어보자면. 원작에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야 그렇다 치더라도(아님), 최근 차승원이라는 배우가 연기했던 캐릭터들과 너무 겹치는 점이 많아서. 광장의 어느 한 장면에서라도 흐음... 서영락 대리.라고 말한다 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분명 배우의 입장에서는 제2의 가능성을 타진해서 만들어진 캐릭터임에는 틀림없으나, 잘 묻어난다거나 연기를 잘하는 것과는 별개로. 연달아 이런 캐릭터로 출연하는 작품들을 접하다 보니 그다지 차별점이 느껴지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사진 출처:보그 코리아
그렇다면 원작을 감상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과연 이 작품이 좋은 작품으로 남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당연히 나의 대답은 아니오. 에 가깝다.. 가 아니라 그 대답 밖에 할 수가 없다.
우선 장르적 특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은퇴한 실력자와 관련된 모든 것, 그러니까 가족이라던가 옆집 꼬마라던가 강아지나 차 기타 등등, 을 건드리는 바람에 줄초상이 나는 영화는 이미 여러 버전으로, 게다가 유니버스 구축까지 잘 되어 있는 상태이며, 그마저도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총격전으로 가득하다.
그런 쪽으로 이길 수 없다면 스토리의 진행이라도 긴박해야 할 텐데 금쪽이 구준모(공명)가 시리즈중반부에서 생을 마감한 후에는. 긴장감의 급격한 감소는 물론, 김 선생과 금손(추영우)의 지분 싸움으로 파워게임의 시프트가 이뤄진다. 그로 인해 피죽도 못 얻어먹은 것처럼 미간 사이에 주름만 잡은 채 겨우 걸어 다니는 듯한 기준(소지섭)의 존재감은 그의 빛났던 명성에 비해 너무도 하찮게 뒤켠으로 밀린다.
그 결과 기준이 한껏 폼을 잡으며 자기가 시작한 일이라는 대사를 내뱉을 때마다 자의식 과잉이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은 물론, 진부하지 않은 구석이 단 한 군데도 없었던 마지막 회에서는 내가 이 시리즈에 줄 수 있는 마지막 관심은 끊이지 않는 헛웃음뿐이었다.
사진 출처:보그 코리아/허준호 배우 만세
영화가 원작과 전혀 다른 작품이 되어 버렸다면, 애초에 원작과 같은 제목(까지는 봐준다 치고)이나 모티프를 쓸 이유가 없다. 그러나 원작에 대한 집착을 떼어놓고 작품을 만든다 하더라도 과연 이것이 최선이었을지. 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에 남는다.
제작자는 그 두 가지 계약에 대한 약속을 모두 지키지 못했고. 그 결과 나는 흔해빠진 데자뷔로 잔뜩 점철된 시리즈 한 편을 눈앞에 둔 채 감흥 없이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
[이 글의 TMI]
1. 게다가 소지섭은 그렇게 얻어맞고 찔리고 심지어 총알 세례(?)까지 받는데 죽지도 않음.
2. 그리고 그렇게 목을 찔리면... 말을 못..... 기도(air way)가 식도보다 앞에 있어....
3. 놀랍게도 나는 가톨릭 신자다. 안 믿기겠지만 어쩔 수 없지(나도 안 믿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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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버린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매번 트러블을 일으키지만
주변 이웃들의 작은 관심과 애정으로 자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한다.
자신의 갱생의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싶어 하는 진지한 청년과도 만난다.
하지만 13년이라는 시간의 공백과 범죄자라는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정상이라 말하는 이 세상은 자신이 소중히 지켜온 것마저 버리게 만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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