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17 11:21:01
4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연기 은퇴 고민 밝힌 케이트 블란쳇

<블루 재스민>, <캐롤> 등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기를 그만둘 생각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고 밝혀, 전 세계 팬들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가족들은 눈을 굴리지만,
저는 정말 진심이에요. 제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거든요”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그는 후반 작업 중인 영화 두 편 외에 예정된 프로젝트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올드 가드 2> 7월 3일 공개

2020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던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올드 가드> 후속편이 드디어 공개일을 확정했습니다.
앞서 2022년 8월에 촬영을 마쳤지만, 자취를 감춰 궁금증을 자아냈던 <올드 가드 2>는
오는 7월 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될 예정이며 “강렬한 폭력 장면과 일부 언어 사용”으로
미국영화협회(MPA)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R)등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샤를리즈 테론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내부의 경영진 교체로 인해 후반 작업이 갑작스럽게 중단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편의 감독이었던 지나 프린스-바이스우드가 하자하고, 빅토리아 마호니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드라마 <무빙> 시즌 2 연출 바뀐다, <킹덤> 김성훈 감독 낙점

<킹덤>, <끝까지 간다> 등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디즈니+ 국내 최대 흥행작이었던 <무빙>의 새로운 시즌 연출자로 낙점되었습니다.
현재 <무빙> 시즌 2는 주요 배우들에게 진행 상황을 알리고,
감독 교체 내용 전달 등 촬영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차례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풀 작가는 현재 대본 작업에 몰두 중이며,
오는 5월 프리 프로덕션에 들어가 2026년 3월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24, 제시 아이젠버그 연출 신작 배급 예정

A24가 제시 아이젠버그의 세 번째 연출작의 배급 판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6년 극장 개봉 목표로 한 해당 영화는 뮤지컬 장르로, 줄리안 무어와 폴 지아마티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 외 할리 베일리, 버나뎃 피터스, 몰릭 팬촐리 등이 출연 예정입니다.
전작인 <리얼 페인>과 마찬가지로 제시 아이젠버그도 작품에 출연하며, ‘지역 커뮤니티 극단’이라는 작은 무대를 배경으로,
내성적인 여성이 예상치 못하게 오리지널 뮤지컬의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릴 예정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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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리> 2021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아역배우상 수상!
<미나리> 2021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아역배우상 수상!
이미지 출처: 유튜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트위터
지난 해 오스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휩쓴 <기생충>에 이어 2021년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미나리> 가 골든 글로브 수상 쾌거에 이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과 아역배우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해로 26회째를 맞이하는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는 미국 방송영화 비평가협회(BFCA)에서 주관하며, 지난해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어 <미나리>의 오스카 입성 가능성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이번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는 3월 7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미국시간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 바커행어에서 개최되었으며 골든 글로브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코로나 방역수칙 아래 일부 시상자는 실제 참석하였고 후보자와 수상자는 온라인 참석하였다.
<미나리>는 한인 2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남부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다. 영화 내용에 걸맞게 한국인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국내를 넘어 미국 현지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 수상의 의미가 남다르다.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원더풀한 이야기 <미나리>는 <문유랑가보>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라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이삭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지난 3월 1일, 골든 글로브에서 사랑하는 딸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눈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떠한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Language of Heart)입니다. 저 스스로도 그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물려주려고 합니다. 서로가 이 사랑의 언어를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우길 바랍니다"라고 소감을 밝혀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데뷔작 <미나리>로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아역배우상을 수상한 배우 앨런 김은 "정말 감사해요. 먼저 제게 투표하신 비평가분들과 저의 가족, 정이삭 감독님, 크리스티나 오(프로듀서), 스티븐 연, 더글라스 석(감독 어시스턴트), 켈리, 수산나 송(의상감독), 해리 윤(편집감독), 줄리아 김(캐스팅 디렉터), 한예리, 윤여정 선생님, 노엘 조, 윌 패튼, 마이크, A24, 플랜 B, 그리고 <미나리>를 위해 힘써준 모든 크루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려요. 얼른 다음 영화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나길 바라요. 이건 꿈이 아니겠죠? 꿈이 아니길 바라요"라며 극중 대사를 활용한 귀여운 소감과 함께 눈물을 터뜨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영화에서 배우 윤여정과 특별하고 매력적인 케미를 보여준 그는 특유의 순수한 매력과 함께 감독이 요구하는 것 그 이상을 표현해내는 등 천재적인 연기력으로 워싱턴, 시애틀, 라스베가스 비평가협회상과 골드 리스트 시상식에서도 연기상을 석권하며 전 세계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A24의 차기작인 <래치키 카인즈>(Latchkey Kinds)라는 영화에도 캐스팅되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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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들의 지난 흥행 성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들의 지난 흥행 성적
'그레이트 뷰티'부터 '기생충'까지
3월 3일 국내 개봉을 앞둔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2020)가 최근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고 미국 내 여러 비평가협회 시상식 등에서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SAG 등을 비롯해 소위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시상식도 여럿 포함되어 있는데, <미나리> 개봉을 앞두고 작년 <기생충>의 경우를 떠올리며 몇 년간의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들의 흥행 성적을 간단히 짚어보기로 했다. 전적으로 <미나리> 역시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를 수 있겠다는 전망 때문이다. 물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카데미 수상과 흥행의 상관관계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별로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순서는 지난 연도 순, 통계는 KOBIS 및 BoxofficeMojo, IMDB 기준이다.
<그레이트 뷰티>(La grande bellezza, 2013)
국내 개봉: 2014년 06월 12일
국내 관객 수: 4만 3,060명
전 세계 극장 수익: 2,466만 달러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그레이트 뷰티>는 순 제작비 약 920만 유로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작품. 국내에서는 약 4만 3천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은 2,466만 달러.
<이다>(Ida, 2013)
국내 개봉: 2015년 02월 18일
국내 관객 수: 1만 5,493명
전 세계 극장 수익: 1,115만 달러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의 영화 <이다>는 국내 관객 약 1만 5천 명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 1,115만 달러 정도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재개봉 하기도 했다.
<사울의 아들>(Son of Saul, 2015)
국내 개봉: 2016년 02월 25일
국내 관객 수: 2만 3,148명
전 세계 극장 수익: 665만 달러
라즐로 네메스 감독의 영화 <사울의 아들>은 약 150만 유로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2만 3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은 665만 달러 정도를 벌어들였다.
<세일즈맨>(Forushande, 2016)
국내 개봉: 2017년 05월 11일
국내 관객 수: 1만 1,203명
전 세계 극장 수익: 695만 달러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영화 <세일즈맨>은 국내에서 1만 1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은 약 695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판타스틱 우먼>(Una mujer fantastica, 2017)
국내 개봉: 2018년 04월 19일
국내 관객 수: 7,432명
전 세계 극장 수익: 379만 달러
<판타스틱 우먼>은 순 제작비 확인은 어려웠으나 국내에서 약 7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글로벌 극장 수익은 약 379만 달러로 확인된다.
<로마>(Roma, 2018)
국내 개봉: 2018년 12월 12일
순 제작비: 1,500만 달러
국내 관객 수: 4만 2,569명
전 세계 극장 수익: 114만 달러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으나 국내외 일부 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약 4만 2천 명의 극장 관객 수를 기록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 역시 사실상 집계하는 의미가 없지만, 통계상 114만 달러로 확인된다.
<기생충>(Parasite, 2019)
국내 개봉: 2019년 05월 30일
국내 관객 수: 1,031만 3,086명
전 세계 극장 수익: 2억 5,882만 달러
<기생충>의 흥행 성적은 봉준호 감독 작품이라는 특성상 아카데미 시상식과 결부지어 생각하는 건 국내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다만 해외에서는 북미를 비롯해 순 제작비 대비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북미에서는 외국어영화 중 흥행 역대 4위에 올랐다. 이는 <와호장룡>, <인생은 아름다워>, <영웅>에 뒤이은 성적이다.
이번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3월 1일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4월 25일에 열린다. 작년 <기생충>이 각광받았다는 건 <미나리>에게 있어 굳이 따지자면 긍정적 요인일 수도 부정적 요인일 수도 있다. 일단 향후 시상식 관련 소식들과 결과를 좀 더 지켜보기로 하며, 영화 <미나리>는 곧 시사회를 통해 관람할 예정이어서 며칠 안으로 리뷰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추가:
영화 <미나리> 리뷰 '내밀하고 진솔한 경험이 우리 삶의 놀라운 찬가가 되다'(2021.02.25.)
https://brunch.co.kr/@cosmos-j/1217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동진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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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 영화가 시카고 7인 재판 도중 흑표당의 설립자인 바비 실에게 재갈을 물린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와 관계가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블랙 팬서>가 왜 블랙팬서인지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1966년에 설립된 흑표당(블랙팬서 파티)은 흑백 평등을 추구하고, 공권력에 맞서 무장 방어를 하던 정치정당이자 자경단이다. 1960년에만 17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할만큼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운동(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시기였다. 이 운동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프란츠 파농의 철학이 흑표당 설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흑표당의 정보국장 엘드리지 클리버가 쿠바를 거쳐 알제리 민족 해방 전선(FLN)과 연대를 맺으며 방어적 폭력이 아니라 게릴라적 폭력 저항으로 노선을 바꾼다. 실제 클리버는 소련, 중국, 북베트남, 북한과 교류하거나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J 에드가 후버(마틴 쉰) FBI 국장은 당시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던 'Cointelpro프로그램'에 흑표당을 추가한다. 그 백미가 ‘프레드 햄프턴 암살사건’이다. 프레드 햄프턴(대니얼 칼루야)은 20살의 대학생으로 단순한 흑인 인권 운동의 차원을 뛰어넘어 다인종을 화합시켜 ‘레인보우 연합’을 창설할 만큼 정치력이 출중했다. 이 암살사건은 나중에 공작정치 혹은 기획수사로 판명받게 된다. 13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미국 정부와 FBI가 과잉적 살인이라는 판결을 받아 유족에게 185만 달러를 지급하게 된다.
사캬 킹 감독은 이것을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정치범 사건’과 결부 짓는다.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교 성직자에게 고발해 신성모독으로 기소되어 유대 지방 최고 의회(성전)에 출두했는데, 속주의 최고 의회에서는 사형을 내릴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성직자들은 예수를 정치범으로 몰아 빌라도의 법정으로 보냈다. 유대 장관 빌라도(폰티우스 필라투스)는 당시 예수 같은 종교지도자는 흔했고, 빌라도 입장에서 유대 지방의 토호와 유대교 성직자들 여론에 따라 처형해버렸다. 당시는 민중 소요가 드물지 않게 일어났으며 이에 대한 진압과 지도자의 처형도 드물지 않았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탄압, 이스라엘 팔레스타일 분쟁, 미얀마의 학살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군부독재자들도 정국이 어지러울 때마다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프락치(내부 첩자)를 심어 학림사건, 부림사건 등을 조작했었지 않았는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도 마찬가지다. 제목의 유다는 윌리엄 오닐(라키스 스탠필드)을, 블랙 메시아는 프레드 햄프튼(대니얼 칼루야)을 가리키는 것이다.
영화는 FBI가 심어놓은 내부 첩자(프락치) 오닐의 시선을 따라간다. 언제 자신이 첩자란 걸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면서도 프레드 햄프턴과 함께 하면서 그에게 동화되고 갈등하는 윌리엄 오닐의 심리묘사가 <무간도>, <도니 브래스코> 등 언더커버물을 연상케 한다. 예수 서사를 따라가면서 배신자의 눈으로 본 위인은 불안과 경탄 사이를 종횡무진 활보한다. 그리스 비극 같은 장엄한 분위기에 다니야 칼루야, 라키스 스탠필드, 마틴 쉰, 제시 플레먼스의 연기가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휘어잡는다. 랩처럼 쏟아내는 연설이나 흑인음악을 적절히 활용해서 영화의 리듬이 처지지 않게 보완한 연출도 좋았다.
실화가 주는 무게감이 상당한 가운데, 우리 영화들 <내부자들>, <변호인>, <1987> 등이 떠올랐다. 그만큼 우리나라, 중국, 이스라엘, 미얀마 어디에 적용해도 먹힐 보편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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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역사를 배워야 되는가
< 메이제주데이, 강희진 >
우리나라는 참 많은 역사적 사건이 있었고 그 역사적 사건들 중 많은 이들이 희생당한 전례를 갖고 있다.
기억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보다도 더 큰 힘과 의의를 갖는다. 이들의 기억과 증언은 시간이 지나도 현쟁, 미래에 존재할 것이며 사라지지 않고 보다 더 그 의미를 생생하게 간직할 수 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역사 교육을 받은 이들이라면 4·3 사건의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시험 위주의 수업과 교과서에서는 그 내용을 자세히 다루지는 않지만 짧게나마 이 사건이 존재한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우리가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어야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건 당시 어린이였던, 그리고 지금은 생존하고 있는 70-80대의 생존자들에게 찾아가 그 이야기를 묻고 그들 개인의 경험을 말함으로써 우리는 함께 그 일을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이러한 기억과 증언이 역사 교육의 의의이자 앞으로 한국에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생각해볼 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배우고 기억해야 우리는 그 아픈 기억들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단순히 안타깝고 마음이 아픈 일이라고 읽힐까봐 걱정이 되지만 생존자들의 증언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될지를 꾸준히 생각해보고 싶다.
끝으로 도민들의 생생한 사투리로 제주방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지방에서 자란 이들이 서울과 같은 수도권으로 상경했을 때 공식적인 자리가 아님에도 표준어를 쓰기를 강요당하며 자신의 말을 잃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었다. 말이 갖는 아름다움이 꾸준히 보존되고 그 자체로 존중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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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2021)
* 이 리뷰는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정보
감독: 오키타 슈이치 (요노스케 이야기, 모리의 정원)
출연: 다나카 유코, 아오이 유우, 히가시데 마사히로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38분
국가: 일본
노인에 찾아온 홀로 라이프, 자유를 통해 되돌아본 나의 과거
일흔 다섯의 노인 "모모코(다나카 유코)"는 남편 "슈조(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먼저 떠나보낸 후, 홀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하고 도서관과 병원을 순회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삶은 특별함이나 흥미로울 것이 전혀 없다. 모모코에게는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는데, 아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고 딸도 함께 살고 있지 않아 그녀는 줄곧 혼자다. 그래서인지 영화 초반의 모모코는 어딘가 아프고 우울해 보인다.
말년에 혼자가 된 사람들의 외로움을 반영하듯 모모코의 혼잣말, 또다른 자아를 의미하는 듯한 세 남자의 환영이 등장한다. 이들과 모모코의 대화는 곧 내적 대화를 의미하며 그녀가 과거를 회상할 때마다 이들이 나타난다. 모모코는 정략결혼을 피해 고향에서 도시로 도망온 자신의 과거부터 남편과의 연애, 결혼 생활 등을 떠올리며 삶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을 다시 마주한 지금, 그녀는 자신의 뜻대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편집, 의식의 흐름에 따른 회상의 연속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70대의 모모코 역할을 연기한 '다나카 유코'와 20대 시절을 연기한 '아오이 유우'가 교차되어 등장한다. 과거 회상 장면들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기 보다는 무작위로 떠오르는 모모코의 기억이 의식의 흐름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전개 방식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0대의 모모코는 정략 결혼을 뿌리치고 가족과 고향을 버려둔 채 무작정 짐을 싸서 도쿄로 떠났다. 196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분명 신여성적인 행동이었고 그녀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꿈꾸며 일자리를 구하고 주도적인 삶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게 하는 슈조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버렸고 결국 자신의 꿈을 뒤로한 채 사랑을 택한다. 신여성으로서의 삶을 꿈꿨던 그녀는 결국 평생을 주부로 살았고, 남편이 죽은 후 비로소 해방감을 느꼈다는 것으로 보아 그녀의 인생이 마냥 행복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오이 유우'와 '다나카 유코'는 주체적인 성향의 모모코와 수동적인 현실 삶에 무력화 된 노년의 모모코를 대비토록 하며 모모코가 걸어왔을 세월의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젊은 시절의 모모코가 굉장히 밝고 적극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일깨워 줌으로써 과거의 퍼스널리티를 잃은 현재의 모모코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함께 불러일으킨다.
긴 러닝타임 속 다소 지루한 전개
본작은 취향을 강하게 탈 만한 영화다. 일본 영화 특유의 오글거림과 유치한 감성이 깃들어 있으며 전개 속도도 굉장히 느리고 시종일관 잔잔하다. 특히나 모모코의 머릿 속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어린 장면들은 일본식 B급 코미디의 성격이 강한데, 해당 시퀀스가 등장할 때마다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다. 평이한 전개 속 양념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 위해 가미된 장면들이었을 테지만 적어도 내겐 작위적이고 재미도 없었다.
70대 노인이 자신이 여태껏 살아온 흔적들을 돌아보고, 외로움을 견뎌내 가는 과정은 작품의 느린 전개를 동반한다. 이 자체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지루해질 수 있는데, 2시간 2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인해 따분함은 배로 늘어난다. 시퀀스 하나하나가 길게 늘어지고 불필요한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굳이 러닝타임을 이렇게까지 길게 설정해야 했는지 의문점이 생겼다. 전개가 늘어지기 때문에 감동이나 여운을 느낄만한 스토리가 있더라도 감성에 젖어들기가 쉽지 않다.
고령화+1인 라이프 시대, 당면한 미래의 모습들
영화 줄거리 자체에 대해서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영화 전반에 걸쳐 흩뿌려진 일본식 감성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다만, 주인공 모모코가 처한 삶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로 향하고 있는 현 사회의 양상과 굉장히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은 물론, 현재의 젊은 세대가 노인이 되었을 때의 삶을 맛보기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유발한다. 실제로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노년의 나이에 이르렀을 때, 모모코와 같이 외로움과 무의미한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물론 모모코처럼 가족과의 시간을 오래 보낸 후에 혼자가 된 것이 아닌 젊은 시절부터 1인 라이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노인이 됐을 때의 우울감이 적을 수도 있지만 젊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것과 나이 든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극 후반부에 새로운 결심이라도 한듯 취미를 찾아가고 삶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모모코의 모습은 고령화 시대 속 그와 비슷한 심리 상태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태도에 대한 변화를 자극한다. 물론, 현재의 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변화를 위한 의지를 발휘할 힘이 남아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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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남자의 활어회 같은 입담여행, <트립 투 그리스>
- 트립 투 그리스(The Trip to Greece, 2020)
제작 : 영국, 코미디 │ 감독 : 마이클 윈터바텀
출연 :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03분"소소한 행복감을 계속 선사하던 시리즈를 그리스에서 제대로 마무리한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영국 대표 배우 스티브 쿠건 & 롭 브라이든
환상의 팀워크로 완성한 낭만 가득 여행기
여행이 한결 다채로워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좋은 사람과 함께할 때, 그리고 여행에 대한 풍부한 교감으로 그 깊이를 확장할 때. 영화 <트립 투 그리스>의 두 남자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떠나는 여행은, 그 두 가지 여건을 충족시키는 여행이 아닌가 싶다.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은 영국의 내로라하는 배우이자 입담꾼들이다. 그들이 함께 여행을 시작한 건 <트립 투 잉글랜드>에서였다.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은 이 영화의 영감을 실제 두 배우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얻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유머와 풍부한 지식은 그렇게 ‘트립’ 시리즈가 되어, 잉글랜드에서 이탈리아로, 이탈리아에서 스페인으로, 이번에는 그리스로까지 넘어왔다.
중년 남자 두 명이 떠나는 여행이 그리 재밌을 줄은 미처 몰랐다. 마치 다듬어지기 전의 비방용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끊임없이 주고받는 서로를 향한 짓궂은 장난과 성대모사 등은 기본이고, 그때 그때 여행지에서 떠올리는 노래와 상황극 등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이어진다. 감독이 영감을 받았다던 두 사람의 대화가 어떤 것이었을지 짐작해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해박한 지식 또한 영화를 보는 재미에 한 몫한다. 두 배우의 나이는 50대다. 인생의 절반을 살아오는 동안 켜켜이 그들의 삶에 쌓여온 문화예술과 역사, 미식에 대한 잡다한 지식들은 그들이 끊임없이 농담 같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천으로 적극 활용된다. 물론 영화 촬영을 위해 사전에 전달된 상황과 정보들은 몇 가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소수의 사전 정보를 제외한다면 절반 이상이 거의 두 배우의 즉흥적인 티키타카로 채워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의 정체성은 바로 그 날 것의 힘에 있었다. 여행지를 다니면서, 빼어난 음식을 맛보면서, 두 배우가 떠오르는 대로 아는 대로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대화가 곧 씬이 되고 영화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트립 투 그리스>다.
그러다가도 문득문득 그들이 가족의 구성원이자 가장이라는 느낌을 선뜻 느끼게 하는 대목도 존재한다. 스티브의 아버지는 여행 중 병세가 심해지시는데, 그때마다 아버지의 상황을 아들로부터 듣는 스티브의 모습은 영락없는 50대 가장이자, 누군가의 아들이었다. 롭도 마찬가지다. 그는 시종일관 스티브를 놀리고 개구진 성대모사를 하다가도, 아내나 딸과 통화할 때면 영락없는 애처가 기질을 드러낸다. 두 배우의 사회적인 모습과, 개인적인 면을 둘 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묘미가 더욱 짙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두 배우가 함께 ‘트립’ 시리즈로 호흡을 맞춘 지도 어언 10년. 두 배우의 어디서도 본 적 없던 활어회 같은 형태의 여행을 보고 있자니, 이상은의 <삶은 여행>이라는 노래의 노랫말이 문득 떠오른다.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호흡을 맞추며 보낸 두 사람의 시간 또한 커다란 의미에서 여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봐 /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 50대가 된 두 배우, 두 사람의 관록, 여행과 우정,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라는 뻔하지 않는 여행 테마, 날 것의 대화. 이 모든 요소들이 트립 시리즈를 관통하는 색이자 매력이 아닐까.
<트립 투 그리스>를 끝으로 트립 시리즈는 마무리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 덕에 알게 된 두 배우의 남은 발자취는 두고두고 응원하게 될 것 같다. 삶이라는 여행이 언젠가 끝난다던 이상은의 노래처럼, 두 배우는 서서히 노년이 되어가겠지. 하지만 두 사람을 보고 나면 인생이든 진짜 여행이든, 끝을 향해 가는 여정이 그리 두렵지만은 않아진다.
성격도 꿈도 다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되어주었던 두 사람을 보는 103분 동안 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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