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M2025-03-20 22:40:35
미키 17: 나는 몇번째 '실패작'인가?
<미키 17>
< 미키 17>
나는 몇번째 '실패작'인가?
“당신은 몇 번째 미키입니까?” 친구 ‘티모’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지고 못 갚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미키’. 기술이 없는 그는, 정치인 ‘마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4년의 항해와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한 뒤에도 늘 ‘미키’를 지켜준 여자친구 ‘나샤’. 그와 함께,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과 출력의 사이클에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미키 17’이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자알 죽고, 내일 만나”
-네이버 영화 소개-
도망치듯 떠나온 곳에 파라다이스는 있을리 만무하다.
미키는 자신이 어떤 판단을 한지도 모른채, 우주에서 '실패작'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우주세계의 '미키'에게는 성공이란 없다.
실패를 위해 태어난, 삶의 목적이 실패 그 자체인 삶이다.
이곳이 지옥과 다를 것이 뭔가?
불교의 지옥에서는 사람이 죽지도 않고, 끝없는 고통과 형벌이 계속된다.
끝이 없는 고통의 연속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주도 미키에는 곧 지옥과 같았으리라.
너는 나, 나는 너.
운 좋게 살아남은 미키 17이 돌아온 곳에는 미키 18이 있었다.
분명 나인데, 내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아니것도 아니다.
미키 18과 미키 17 중 어느 미키가 진짜 미키라고 할 수 있을까?
'나'를 정의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가?
단순히 먼저 태어났다고 해서 미키 17이 진짜인가?
이와 비슷한 물음을 하는 재밌는 만화가 있다.
바로,
'오억년 버튼'
사진 출처: https://www.inven.co.kr/board/webzine/2097/149552
지금 당장 버튼을 누르면 오억년간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서 버텨야하고, 오억년을 다 버틴 후에는 버튼을 누른 내가 큰 돈을 벌게되는 간단하지만 복잡한 게임이다.
현재의 내가 오억년을 버틴 기억을 잃었다고해서 내가 오억년을 버텼던게 사라지나?
돈을 받은 내가, 오억년을 버틴 나랑 같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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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해도 머리가 복잡해지는 문제이다.
이 만화와 미키들의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존재하는 하는 한, '진짜'를 정의한다는 것은 정말 해결하지 못할 난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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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나 모두 '나'라면, 그 둘을 어느정도 구분할 기준이 필요하다.
여기서 미키가 선택한 새로운 기준은
'주체성'과 '이타성'
이다.
사람은 주체적이며, 그 어떤 동물들보다 관계적이다.
독재자의 무조건 적인 명령에 굴복하지 않고, 내 삶을 이끌어나가는 주체성과 타인과의 관계, 더 나아가, 이종과의 관계까지 고려하는 이타성이 더 강한 미키가 '진짜' 미키에 조금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기에는 미키 17이 더 '진짜'답다라고 느끼는 것 아닐까.
(이 부분에서는 감독이 주인공을 '미키 17'로 잡은 것은 언급하지 않겠다. 영화의 모든 구조적 장치들이 미키 17을 주인공으로 보이게끔 했기 떄문에 관객이 그를 진짜라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위의 설명은 이러한 연출 부분을 제외하고 말한다.)
자유와 공존.
미키를 끝까지 쫓아오던 빚쟁이, 끝없는 복종을 강요한 독재자 그리고 평생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실패작'으로서의 삶.
이 모든 것들을 떠나보내고 마침내 마주한 자유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자유'야 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하는 마지막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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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 '미키 17'은 인간에서 더 나아가 '공존'을 말한다.
우리는 혐오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대 사람의 혐오.
더 나아가 사람대 동물의 혐오.
심지어 동물은 일방적으로 혐오를 받아내고 있다.
이 영화는 다양한 생명체의 공존과 생태계의 평화를 기저에 강조한다.
우리는 현재 우주로 나아갈 방법을 찾아보기 전에,
지금 당장 맞닥뜨린 지구에서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공존이 곧 인간으로서 가장 존중받으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만으로는 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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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레틱](2025)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긍정 or 부정 (1)
Chapter 2 긍정 or 부정 (2), 두 자아, 상승과 하강
00:00 A24와 헤레틱
00:41 종교와 영화
02:02 신앙 부정
06:15 눈과 나비
07:24 신앙 부정
08:34 두개의 자아
09:11 상승과 하강
10:08 별점 및 한 줄 평
10:26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레틱해석 #헤레틱리뷰 #헤레틱영화 #헤레틱 #헤레틱후기 #영화헤레틱 #휴그랜트 #Hereticmovie #Hereticreview #HughGrant #a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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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손님
이 영화의 주인공은 기상청 직원 케이트(데이지 에드가 존스)다. 평범한 직장인인 케이트. 하지만 이런 케이트에게는 거대한 상처가 있다. 어렸을 때 케이트의 꿈은 토네이도를 공부하는 일이었다.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케이트. 하지만 토네이도에 친구들을 잃고 나서 케이트의 마음에는 거대한 폭풍이 있었다. 하지만 애써 눈 감는다고 해서 뉴스를 안 볼 수가 있나? 여기저기에 들이닥치는 토네이도들.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과 함께 케이트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트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손님은 친구 하비(앤서니 라모스)다. 토네이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케이트. 하비에겐 빵빵한 팀이 있다. 본인과 함께 토네이도를 연구하자고 제의하는 하비. 케이트의 마음이 흔들리고 오클라호마로 향한다. 거기서 만난 토네이도 인플루언서 타일러(글렌 파월)와 함께 사소하게 부딪히는 케이트 일행. 이런 세 사람에게 초거대한 토네이도가 주인공 일행을 습격했다. 토네이도 전문가 세 사람과 각 팀원들은 이 자연재해에 맞서기 시작한다.
반복과 차이
이 영화는 훌륭한 재난물이면서 따뜻한 내면을 다룬 휴먼드라마이기도 하다. 우선 첫째. 영화 자체가 과거라는 모티브를 다뤘다는 점에 있다. 우선 케이트. 케이트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휘둘리는 인물이다. 이 설정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을 토네이도에 의해 잃었으니까. 그럼 극복하고 싶은 내지는 여전히 큰 상처로 남은 과거가 있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있으니 이걸 극복해야겠지? 그런데 영화는 판에 박힌 듯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성장물로서의 장르적인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 영화는 여러 요소를 덧붙였다. 이 성장서사가 1차원적이었으면 영화의 몰입감이 분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뻔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을 재난이라는 배경 하에 섬세하게 붙여놓았다. 글쓴이는 인간관계를 서로 엇갈리게 묘사한 것이 인상 깊었는데, 토네이도를 다루면서 인간 내면에 있어서도 탄탄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영화의 온기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 인간 관계성 묘사는 <미나리>가 연상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불의 이미지를 가족 간의 연대와 병치시킨다는 점에서 극이 문학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했다.
둘째. 이 영화는 인간관계성을 묘사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여러 가지를 덧붙여 관객을 격려한다. 어떻게? 이 영화는 현재의 나를 통해 과거의 나를 극복하는 영화다. 한 마디로 성장서사다. 이 성장서사가 굳이 이런 플롯으로 이어져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영화와 다른 예시인 <데드풀과 울버린>도 일종의 성장영화다. 둘은 과거와 유사점이 없는 사건을 마주하고 진짜 슈퍼히어로가 된다(MCU에 편입한다). 이 <트위스터스>는 <데드풀과 울버린>과 다르다. 오클라호마로 돌아온다는 공간적 설정, 케이트가 과거에 했던 시도, 케이트-타일러의 관계, 다시 찾아온 친구 하비, 어머니의 대사들까지 과거와 묘하게 다른 차이를 반복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 인물의 핵심이다. 그러니까 과거를 현재로 돌아와 다시 겪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점은 정말 중요하다. 왜? 데이비드 흄이 말했듯 필연적으로 과거의 일이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영화는 이 간단한 명제를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토네이도도 휘몰아치고 두 남자도 등장시키고 하비를 핵심인물로 내세우며 과거의 일과 현재의 일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토네이도도 이런 우리의 모습과 별 다르지 않다. 토네이도가 인류에 등장한 지 굉장히 오래됐을 것이다. 그 원인을 몇 백 년 동안 조사해 온 인류라면 그걸 막고도 남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없다. 자연재해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이런 토네이도의 속성은 글쓴이가 앞에 쓴 영화의 핵심과도 닿아있다. 과거에 겪어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오늘은 다르다는 것이다.
보고 듣고 느낀 것
이 영화를 보며 느낀 것은 정이삭 감독의 덕업일치가 느껴진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 보고 듣고 느낀 것이 이야기 외 내적으로 핵심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첫째. 외적인 부분. 어떤 영화 든 간에 연출자가 지닌 과제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점이다. 글쓴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고전적인 향취가 느껴진다. 대표적으로 재난을 보여주는 카메라가 그렇다. 영화 중후반부에 숙박업소에서 일어나는 일이 있다. 이 장면은 스필버그의 <쥐라기 공원>과 <죠스>에서 봤던 연출법이다. 뭔가 기괴한 이미지를 보여준다던가 사운드로 관객들을 휘어잡기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클래식한 이미지들이다. 무언가를 꽉 잡고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을 <타이타닉>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이미지를 2024년에 구현했다. 그리고 영화의 두 주인공 중 하나인 타일러를 묘사하는 방식도 고전적인 섹시가이(?)다. 이 고전적인 섹시가이가 무슨 말이냐. 뭔가 비주얼이 깔끔하지 않다(대표적으로 수염자국). 성격도 잘난 체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나르시시스트다. 하지만 그 내면을 보면 여주인공을 단단하게 사로잡으며 스트레이트로 직진한다. 겉으로 단단한 내면을 그대로 노출하며 직진하는 서양 사나이들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글쓴이는 <매그놀리아>, <탑건>에서 톰 크루즈나 <델마와 루이스>에서의 브래드 피트를 떠올렸다. 두 영화를 참고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당시 시대상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감독이 과거의 것들을 가져온 근거가 된다.
다른 부분. 글쓴이는 이 영화가 자연에 대해서도 어떤 걸 말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는 정이삭 감독이 어렸을 때 경험했던 두 가지가 그대로 핵심이 된다. 첫째는 어렸을 때 구경했던 토네이도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건 ‘어렸을 때 구경했던’이라는 뜻이다. 좀 찾아보면 정이삭 감독이 어렸을 적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낼 때 토네이도를 구경했던 기억이 선명하기도 했고 어느 정도는 동경했다고 전해진다. 이 관점이 영화 안에 그대로 들어가 있다. 토네이도에 도전하는 인간들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자연재해의 공간적 배경인 오클라호마가 <미나리>의 일부 공간과 겹쳐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그 토네이도에 대한 경외감은 엔딩 하이라이트 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토네이도가 이 공간을 공격하고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영화감독이라는 점은 창작자가 ‘이곳’과 토네이도를 동일시시킨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둘은 하나가 되어 <트위스터스>를 보고 있는 관객에게 도착했기 때문에.
토네이도가 뭐게
이 영화에서 글쓴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장르적인 재미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재난영화다. 그럼 그 재난을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 몫을 철저하게 해낸다. 이게 토네이도를 실제로 만들었을 리는 없다. 그건 크리스토퍼 놀런 할아버지가 와도 불가능하다. 그럼 VFX로 구현했다는 의미인데. 이 자세한 부분들을 어떻게 구현했는지는 관객들이 다 다른 장점을 말할 것 같다. 정말 잘 만들어서 토론의 여지가 다분한 토네이도였다는 뜻이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장점은 물건이나 사람이 날아가는 방향이다. 이게 터무니 없으면 맥없이 날아갈 것 같은데 빠른 속도와 정확한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어 아주 생생하다. 이 토네이도가 인물들의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재난 외적인 이야기도 잘 만들었지만 내적인 이야기도 잡았으니 장르물로서 제 역할을 다한다.
하지만 이 장르적인 재미로서의 토네이도는 후반부에 이르러 어떤 변화를 표현한다. 글쓴이가 생각했을 때 이 영화에서의 토네이도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암시하고 있다. 어리면 잘 모른다. 저거 할 수 있겠는데? 객기 부린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상처가 늘어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에게 치유받는다고 했던가. 과거에도 ‘이 것’이었고 지금 현재도 ‘이 것’을 만났지만, 또 둘 중 뭐가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토네이도처럼 피할 수 없이 사람에게 다가오고 강력한 상처를 만든다. 미래를 예측하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영화를 다 본 글쓴이의 입장에서는 토네이도와 ‘그 어떤 것’ 역시 위의 문장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엔딩에서 특히 이것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고. 이 연출이 이물감이 없이 자연스럽다는 점은 재난영화로서의 특징과 변화구를 둔 영화의 선택 둘 다 빛내는 좋은 선택이었다. 흐뭇한 웃음이 저절로 지어진다.
아는 것 그 자체
글쓴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단점은 타일러 일행 묘사다. 구체적으로 영화가 이 인물의 설정을 잘 살린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타일러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이면서 섹시가이다. 그럼 뭐가 필요할까? 비전문가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전문성 중 하나인 경험이 부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영상을 라이브로 송출하는 준비단계에 대한 부분이 더 들어갔어야 했다. 만약 글쓴이가 이 영화의 각본을 썼다면 카메라 장비에 관한 부분을 더 보여주면서 타일러의 과거 서사를 더 넣었을 것 같다. 영화가 불필요한 걸 다 잘라내고 간단한 플롯으로, 고전적인 영웅서사로 질주하기 때문에 이 선택은 당연하게 따라오는 단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런 초거대한 자연재해에도 의외로 무덤덤한 타일러의 행보가 의아하기도 했다. 또 섹시하다는 이미지도 정이삭 감독이 자기 것이 아닌 걸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글쓴이라면 영화에서 타일러의 피지컬적인 능력이나 리더십을 더 부각하는 장면을 넣었을 것 같다. 인물의 개성이 납작하기 때문에 초반부가 진부해진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후반부의 장르 변주가 이 인물의 다양한 내면에서 온다는 점을 생각해 봐서도 그렇다.
영화 잘하시네
<트위스터스>에 대한 글쓴이의 총평은 좋은 장르영화라는 것이다. 초반부가 납작해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영화 전부를 보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미나리>처럼 소담한 이야기를 바란 관객이 있을 수도 있다. 글쓴이는 이 영화가 <미나리>와 비슷하면서 아예 다른 점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미나리>를 넘은 정이삭 감독의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만족스러웠다. 8월 14일 4편의 영화가 대규모로 개봉하며 빅매치가 예고된다. 이 빅매치에서 의외의 복병이 되기 충분한 <트위스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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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전야 / New Year Blues, 2020
지금도 회자되는 <러브 액츄얼리2003>,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2009>, 그리고 <발렌타인 데이2010>의 특징이 있습니다.
한데 모이기 어려운 배우들이 한 영화에 나오는 것과 특정 시즌을 노렸으며, 하나같이 "옴니버스"영화라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새해전야>도 크게 다르지가 않는데, 제목에서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도 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결혼전야2013>를 만들었던 "홍지영"감독을 비롯하여 "이연희"와 "김강우"분도 이번 영화에서 그대로 나오거든요.
속편에 대한 걱정은 잠시, 미뤄두고 영화 <새해전야>는 개봉부터 힘들었습니다.
제목처럼 2020년 12월 30일에 개봉해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계획이었겠지만, "코로나19"로 그러지 못했습니다.
양력으로는 이미, 새해를 맞이한 지 2달이나 흘렀지만 아직 음력으로는 아직이니 부득이하게 "설 연휴"에 맞춰 개봉했는데요.
무엇보다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까지 국내 극장가에서 국내 영화 찾기도 힘들어 내심 이런 영화를 기대했기도 했고요.
'그렇게, 관람한 느낌은 어땠는지?' - 영화 <새해전야>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어느덧, 새해를 앞둔 연말을 보여줍니다.
강력반에서 민원실로 좌천된 '지호'는 이혼 소송 중 '신변보호'를 요구하는 "효영", 일방적인 남자 친구의 이별 통보에 홧김에 아르헨티나까지 오게 된 "진아"는 그곳에서 와인 배달원 "재헌"을 만납니다.
그리고 결혼을 앞둔 패럼릭픽 국가대표 "래환"과 "오월", 국제 커플 "용찬"과 "야오린", 그리고 "용찬"의 누나이자 시누이 "용미"까지 이들은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1. 소재만 바꾸면 쓰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새해전야2021>는 <결혼전야2013>를 만들었던 "홍지영"감독을 비롯해 "이연희"와 "김강우"분이 그대로 나오는데요.
그렇기에 전편을 챙겨봐야 하는 걱정도 잠시 일렁이나 배역들이 이어지는 영화는 아니기에 관객들에게 이런 숙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편을 챙겨본 관객들로서는 영화의 유사함은 지워지지 않을 겁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국제결혼과 위기가 존재하는 커플도 있으니 <새해전야>로서는 이야기가 이어지지도 않는 <결혼전야>와의 비교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도 이런 유사성을 알기에 "시누이" 캐릭터를 새로이 추가하거나 이별이 아닌 "이혼"이라는 소재들을 바꾸는 등 시도들이 보입니다.
물론, 이렇다고 해서 <새해전야>만의 온전한 그림들을 나오지는 않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옴니버스" 즉, 이야기입니다.
국내에서 "옴니버스"는 흥행이 잘 안되는 장르이면서도 어려운 장르입니다.
그나마,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장진"의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가 기록한 255만명임과 동시에 네이버 평점 6.70으로 좋지도 않습니다.
왜,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2. 이야기의 구조가 같다고 복붙을?
이런 이유에는 "옴니버스"라는 장르의 특수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만 본다면, "멀티캐스팅"과 유사하나 "옴니버스"는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개별적으로 전개되는데요.
이야기의 연결도 되지 않아 캐릭터별로 이야기를 봐야 하는 관객들의 피로는 다른 영화에 비해 배가 됩니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러닝타임은 길어지고, 캐릭터들의 설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단면적으로 소개되는데 그칠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단점들이 <새해전야>에서도 그대로, 노출되고 반복됩니다.
각자의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관계에서의 위기를 보여주는데 이에 대한 과정이 좋게 말하면 시원시원하고 나쁘게 말하면 정말 급합니다.
'지호 - 효영'의 경우. 두 캐릭터가 이혼을 겪는 캐릭터들인데 '지호'는 이후 전처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의외로 전처는 이에 '잘 사귀어 보라'라는 응원을 받지만, '효영'은 전 남편에게 위협을 당하는 엇갈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만해도 길게 풀어갈 수 있지만, 영화는 이를 그냥 과감하게 뛰어넘기며 맺어주는 장면으로 마무리합니다.
이런 모습이 "래환 - 오월"에게도 그대로 반복되고, "용찬 - 야오린"에게도 적용되니 동어반복에 관객들은 지쳐가는데요.
그래서인지 "꼭 있어야 했나?'싶은 캐릭터 출연의 당위성까지 흔들립니다.
3. 익숙함이 주는 포근함?
그렇기에 "옴니버스"에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캐릭터들의 동선을 겹치는 우발적인 장면들 넣는데요.
스크린 너머 관객들은 알지만, 극 중 캐릭터들을 모르는 정보의 비대칭으로 만들어지는 재미는 "옴니버스"를 즐기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새해전야>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보이는데, 극 중 "용찬"이 "지호"에게 사건을 의뢰하거나 "래환"의 재활 트레이너가 "효영"이라든지 "오월"과 "용찬"의 누나 "용미"가 서로 아는 사이라든지 말이죠.
하지만 이런 관계들이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같이 화면에 나온다는 것에 그치며, "옴니버스"라서 더 아쉬운 시도에 그칩니다.
영화 <새해전야>의 원제 'New Year Blues'에서 'Blues'는 가벼운 우울증으로 해석됩니다.
극 중에서도 이를 "새해병"으로 "월요병"과 비슷하게 말하는데, 이를 빗대어 본다면 극장에서 본 게 아쉽다고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영화 <새해전야>는 무리 없이 즐기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앞서 언급한 <러브 액츄얼리2003>,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2009>, 그리고 <발렌타인 데이2010>처럼 한없이 가벼우며, "로맨틱 코미디"이라면 무릇 나와주어야 하는 장면들과 상황까지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는 맛이라 냄비에 물부터 올리는 과정처럼 <새해전야>는 신작인데도 익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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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리모터스
살아낸 그 삶 마저 연기였을까?
내 삶은 어디에..
실제의 삶과 연기하는 삶 사이의 간극은 그 안에서도 소모되는 오스카만이 남겨져있었다.
“20분안에 지난 20년을 다 돌아봐야해”
극장에서 자는 관객들, 리무진의 대화를 통한 시대변화
그럼에도 잊지 않겠다는 중간중간의 영화장면들이 인상적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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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둘째 주 개봉작 소개 with 씨네랩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매 주 화요일!
한 주의 개봉작 중에서 여러분께 소개드리고 싶은 작품을
씨네랩이 직접 큐레이션하여 소개드리는 콘텐츠를 시작합니다!
씨네랩에서는 영화/OTT의 모~~든 콘텐츠 정보를 아주 쉽고 편리하게 제공받으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
그럼 씨네랩과 함께하는 1월 둘째 주의 개봉 신작을 소개하겠습니다!
1. 특송
범죄 | 한국 | 108분
감독 : 박대민 | 출연 : 박소담, 송새벽, 김의성, 정현준, 연우진, 염혜란 등
개봉 : 2022년 1월 12일 개봉
배급사 : (주)NEW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어쩌다 맡게 된 반송 불가 수하물에 출처를 알 수 없는 300억까지!
경찰과 국정원의 타겟이 되어 도심 한복판 모든 것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데…
NO브레이크! FULL엑셀! 성공률 100% 특송 전문 드라이버가 온다!"
*관전포인트* : 기생충의 주역인 배우 박소담의 차기작품입니다.
박소담 배우는 속도감있고 화끈한 범죄액션 오락영화로 돌아왔는데요.
먼저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카 체이싱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라고 알려져있습니다.
극의 주된 소재가 되는 자동차 추격신등을 남자 배우가 아닌 박소담 배우의 모습으로 그려내는 점 또한 대단히 설레는 관전 포인트입니다.
예고편을 보면 박소담 배우의 파워풀한 액션과 화려한 드라이빙 실력 등 새로운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줄 예정이어서 박소담 배우님의 팬분이라면 더욱 더, 팬이 아니신 분들도 입덕할 수 있는 매력적인 모습에 흠뻑 빠지실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양각색의 배우진들인데요.송새벽, 김의성, 염혜란, 연우진 그리고 기생충에서 선생과 제자로 만났던 제자 '다송' 역을 맡았던 정현준 배우와의 또 다른 케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송새벽, 김의성 등 국내에서 장르불문 독보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2.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스릴러 | 미국 | 158분
감독 : 리들리 스콧 | 출연 : 레이디 가가,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제레미 아이언스, 알 파치노
개봉 : 2022년 1월 12일 개봉
배급사 : 유니버설 픽쳐스
"처음부터 사랑에 빠졌던 그 이름 구찌.
내 것이 될수록 더욱 갖고 싶었던 이름 누구에게도 뺏길 수 없었던 그 이름 구찌를 갖기 위해 구찌를 죽이기로 했다."
*관전포인트* : 누구나 알법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하
지만 일반 대중들은 잘 알지 못했을 수도 있는 구찌일가의 욕망과 탐욕, 스캔들 등을 다룬 스릴러 영화인데요.
실제로 구찌의 수장이었던 '마우리찌오 구찌'를 청부살인했다고 전해지는 그의 전 아내 '파트리치아'의 실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로 돌아온 리들리 스콧 감독의 최신작입니다.말이 필요없는 거장 감독인 리들리 스콧이 오랫동안 만들고 싶어했다는 구찌 가문의 이야기인만큼 어떻게 영화를 그려냈을지 기대되는 포인트입니다.
마지막으로 실화의 인물을 연기한 초!초초화 캐스팅인데요.레이디 가가는 물론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제레미 아이언스, 그리고 알 파치노 등 말 그대로 할리우드에서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입니다. 그들이 각자의 역할에 맞게 분장을 하고 체중도 증량하고 온갖 노력을 했다고 전해지는 바, 그들의 인생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일 것 같습니다.
3.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드라마 | 미국 | 156분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 안셀 엘고트, 레이첼 지글러, 아리아나 데보스
개봉 : 2022년 1월 12일 개봉
배급사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예전과는 다르게 살고 싶어” 뉴욕 변두리를 장악한 제트파의 일원 ‘토니’(안셀 엘고트)는 어두운 과거를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나도 멋지게 내 인생 살아보고 싶어” 제트파의 라이벌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의 동생 ‘마리아’(레이첼 지글러)는 고향인 푸에르토리코를 떠나 정착한 뉴욕에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에 부풀고 오빠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인생을 찾고자 한다. “널 본 순간 다른 건 무의미해졌어” 무도회에서 우연히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 마리아와 토니. 하지만 뉴욕의 웨스트 사이드를 차지하기 위한 샤크파와 제트파의 갈등은 점차 깊어지고 ‘마리아’와 ‘토니’는 자신들의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함께 하기로 하는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모두를 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관전포인트* :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뮤지컬/코미디 부문)과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86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촬영상)을 수상한 2022년 최대의 화제작입니다.
2022년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다관왕을 차지할 강력한 후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그만큼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할리우드 거장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최초로 도전하는 뮤지컬 영화라는 점과 최고의 안무가, 최고의 오케스트라 지휘자 등의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점도 작품의 완성도가 엄청나다는 예상이 들게 합니다.또한 30,000: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을 연기한 할리우드 신예 배우 '레이첼 지글러'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배우입니다.
배우들의 완성도 있는 연기와 가창력, 그리고 극의 주 뼈대가 되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선율, OST와 배우들의 안무 등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영화로 평가받습니다.4. 프랑스 (FRANCE)
드라마 |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 133분
감독 : 브루노 뒤몽 | 출연 : 레아 세이두, 블랑쉬 가르딘, 벤자민 비올레이
개봉 : 2022년 1월 13일 개봉
배급사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진짜일까? 당신이 보는 나.” 24시간 뉴스채널 간판스타 ‘프랑스 드 뫼르’,
그녀가 있는 뉴스라는 논픽션의 세계에 픽션들이 넘쳐난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그녀의 세계가 무너진다.
*관전포인트* : 2021년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그리고 프랑스의 권위있는 정통영화 매거진 '카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2021년 베스트 5에 선정된 평론가들이 인정한 영화입니다.
또한 프랑스의 거장 감독인 브뤼노 뒤몽 감독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배우인 레아 세이두가 만난 작품으로 충분히 영화의 기대 포인트입니다.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한 바 있는데요. 많은 영화팬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부산국제영화제 월드와이드 프로그래머는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선정작 중 가장 여운이 길었던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그리고 프랑스 영화를 보고싶어하는 영화 관객들이 보시면 실망 안하실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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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이 추천하는 1월 둘째 주 개봉신작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에는 정말 거장 감독의 작품들이 대거 기다리고 있는데요.
극장가가 한 장르 혹은 한 영화가 독식하는 환경이 아닌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각자의 취향에 맞는 각자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보실 수 있는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에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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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팜 스프링스 (2020)
* 본 리뷰는 <팜 스프링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팜 스프링스 (2020)
감독: 맥스 바버카우
출연: 앤디 샘버그, 크리스틴 밀리오티, J.K 시몬스
장르: 로맨스, 코미디
러닝타임: 90분
배급: Hulu (훌루)
개봉일: 2021.08.19 (한국)
휴양지 결혼식, 갇혀버린 두 사람
11월 9일은 팜스프링스 리조트에서 신랑 '에이브'와 신부 '탈라'의 결혼식이 있는 날. 신부 탈라의 친구 '미스티'의 남자친구로 결혼식에 참석한 '나일스(앤디 샘버그)'는 결혼식에서 좌중을 압도하는 축사를 남기며 파티를 유유자적 즐긴다. 마치 이 날을 처음 겪는 게 아닌 사람처럼. 동생의 결혼식에 큰 흥미가 없던 언니 '세라(크리스틴 밀리오티)'는 나일스와 대화를 하며 그에게 끌리게 되고, 뜨거운 하룻밤을 보낼 뻔한다. 동굴 근처에서 사랑을 나누던 사이 갑자기 누군가 나일스에게 화살을 쏘며 죽일 듯이 쫓아오고, 나일스는 그와 함께 동굴로 빨려들어간다. 세라는 영문 모를 상황에 나일스를 걱정하며 동굴로 따라가게 되고, 결국 세라는 나일스와 함께 무한 반복되는 하루에 갇히고 만다.
뻔한 소재를 유쾌하게 비트는 재주
스릴러,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 장르를 불문하고 숱한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었던 '타임루프'는 어느덧 식상해져버린 주제다. 세부적인 줄거리에만 차이가 있을 뿐 타임루프물은 기본적으로 죽음 혹은 잠이라는 장치로 하루가 무한 반복되는 동일한 플롯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해피데스데이>, <러시안 인형처럼>과 같은 작품에서처럼 반드시 죽어야만 하루가 리셋되는 것은 아니지만, <팜 스프링스> 역시 결혼식 당일이 무한반복되는 스토리가 메인이기 때문에 소재 한정으로는 신선함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소재의 한계가 지닌 약점을 가볍고 유쾌한 리듬감으로 보완하며 고전적인 플롯에 근래의 감성을 더한다. 세라가 타임루프 세상에 들어오게 되면서 두 주인공은 환장의 케미를 보여주는데, B급 코미디 영화를 연상케 할 정도로 유머가 풍성하다. 사실상 난장판에 가까운 극 중반부는 판타지 코믹 활극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다채롭고, 인물들에게서는 생동감이 넘친다. 극의 공간적 배경 또한 휴양지 리조트라는 작은 공간으로 제한적이지만, 빠른 속도감을 통한 연출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지루함을 탈피한다. 뻔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임에도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유는 이와 같은 내러티브의 신선함 때문일 것이다.
양산형 B급 코미디 영화와의 차별점
그렇다면, <팜 스프링스>는 그저 단순하게 웃기기만 한 영화일까? 만일 본작이 여타 B급 코미디 영화들처럼 맥락 없이 웃기는 데만 집중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극은 중반까지 오늘만 사는 인생을 즐기기 시작한 주인공들의 코믹한 기행이 중심이지만, 이와 같은 생활에 일명 '현타'를 느낀 세라의 심경 변화를 기점으로 영화의 메시지는 달라진다. 매일매일이 반복되는 평화로운 하루에서 유유자적 하고 싶은 나일스와 달리 세라는 자신의 정상적인 삶을 되찾고자 애쓴다. 양자물리학을 전투적으로 공부하며 스스로 탈출구를 찾으려는 설정은 소재의 클리셰를 깨부수며 신선함을 더한다.
무엇보다 세라는 나일스처럼 휴양지에서의 편안한 하루가 반복되는 삶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자신의 심리적인 고통과 마주하며 다시 제대로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죽지도, 아프지도 않는 영원한 삶을 두고 고독과 허무를 실감하며 시간이 흘러가는 현실을 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영화의 코믹함과 가벼운 전개에 묻혀 인물들의 고뇌가 심각하게 그려지지는 않지만, 영원과 무릉도원 같은 삶이 능사가 될 수는 없으며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만나며 살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가치관을 전한다. 다소 철학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영화가 가진 청량한 리듬감을 잃지 않으며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다. 따라서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팝콘무비로 소비될 영화는 아니라고 본다.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력
주연과 제작을 맡은 '앤디 샘버그'는 SNL의 크루 출신으로 유명한데, <팜 스프링스>에서만큼은 그보다 여주인공 '세라'를 연기한 '크리스틴 밀리오티'의 연기력이 상대적으로 돋보인 것 같다. 무언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듯한 울적한 표정부터 타임루프를 만끽하며 난동을 부릴 때의 광기, 그리고 환히 미소지을 때의 사랑스러움까지. 90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의 영화이지만, 그 시간동안 다면적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극에 활력을 더한다. 코미디로는 빠지지 않는 '앤디 샘버그' 옆에서도 코믹 연기로 우위를 점했다는 것은 '크리스틴 밀리오티'의 열연이 돋보였음을 알 수 있는 지점이다.
물론, '앤디 샘버그'의 존재감이 미약했던 것은 아니다. 하와이안 셔츠와 맥주캔을 들고 다니며 느긋하고 낙천적인 행동들을 영락 없는 타임루프에 갇혀 무념무상이 된 인물 그 자체다. 한량 같은 나일스와 행동력 강한 세라의 정반대의 성격이 대비됨으로써 두 인물의 조화는 더욱 빛을 발하고, 마치 SNL 크루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것마냥 기량을 맘껏 발휘한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언론 시사회에 초청 받아 작성한 게시물입니다 *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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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의 가치를 투영할 수 있는 창(窓), 공감과 교감
타인의 삶 (Das Leben Der Anderen, The Lives Of Others, 2006)
'공감이 불러일으킨 변화에의 욕망'
★★★★
사람은 정말 본질적으로 변하기 어려운 것일까?
‘누군가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드라이만, 하지만 사람들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소’영화 <타인의 삶> / 영화 초반 연극 공연이 끝난 후 파티에서 문화부장관이 한 말우리는 평생 믿어왔던 인생의 가치가 흔들릴 때,
가끔 폭군 또는 성군이 되어가는 자신을 뒤늦게 발견하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이를 두고 다른 사람들은 변했다 하고, 나는 숨겨져 있던 자아를 찾았다고 한다.
주인공 비즐리는 변한 것일까 아니면 자아를 찾은 것일까?
타인의 삶에 깊이 동화되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야 할 만큼
발견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영화는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전 1984년.
동독 비밀경찰(슈타지)인 주인공 비즐리는 당시 최고의 극작가인 드라이만과
그의 연인이자 유명 여배우인 크리스타의 반체제 활동을 감시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는다.
※ 슈타지는 1950년부터 1990년까지 존재했던 동독의 정보기관, 국가보안부의 약칭이다. 반체제 인사 감시 및 탄압, 국경경비, 해외정보수집, 대외 공작 등을 주 임무로 활동한 기관이다.
당시 10만명에 달하는 직원과 20만명의 정보원(비밀경찰)이 있었다고 한다
비즐리는 경찰학교에서 범인을 심문하고 취조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수였다.
그만큼 철저히 뼛속까지 사회주의자이고, 그 신념에 충성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타인의 삶> 스틸컷 / 상관(문화부 장관)으로 부터 감시를 지시받는 비즐리
그는 드라이만과 크리스타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몰래 잠입하여
도청장치를 설치하고 24시간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 내밀한 대화 하나 까지도 놓치지 않고 도청하는 비즐리
그들이 연극계 동료들을 초대하여 파티를 열었던 어느 날,
비즐리가 기록지에 쓴 관찰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후 11시 04분,
두 사람은 선물 포장을 뜯어 보았음.
그런 다음, 육체관계로 예상되는 행위를 했음'
# 감시대상인 극작가 드라이만과 여배우 크리스타
영화 <타인의 삶> 스틸컷누군가에 대해 ‘앎’을 표현하는 영어단어 ‘이해한다(Understand)’는
‘Under(아래)’와 ‘Stand(선다)’로 구성된다.
어찌보면 비즐리는 다락방에서 그들이 집 구조까지 그려가며
그들을 내려다보는 관찰자로서의 ‘앎’(Upperstand)의 상태로 발전해 간다.
영화 <타인의 삶> 스틸컷
그렇게 감시 업무를 충실히 하던 어느 날,
본인의 감시가 상관(문화부 장관)의 사적 음욕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면서
비즐리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타인의 삶에 대조되는 나의 ‘결핍’이 불러일으킨 변화에의 욕망
국가라는 절대적 가치를 단숨에 무너뜨린 비도덕적 권력에 대한 실망감과
그동안 이에 충성하며 복무해 왔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상실감이 커져가던 상황에서,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삶 속에서 전해지는 사랑, 위로, 신뢰와 연민 등
인간적인 모습에 동화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타인의 삶과 비교되는 자신의 ‘외로움’과 ‘결핍’은
자신의 자아를 찾고자 하는 욕망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된다.
그래서,
드라이만과 크리스타가 집을 비운 사이
<브레히트> 시집을 훔쳐와서 읽으며
그들이 느꼈을 감흥에 공감하기도 하고,
푸른 9월의 어느날
싱그러운 자두나무 아래에서
난 그곳에서 창백한 내 사랑
그녀를 품안에 안았다
활홀한 꿈에서 처럼
우리들 위에는 아름다운
여름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한무리의 구름을 보았을 때
구름 무리는 매우 하얗고
무척이나 높이 있었다
그리고 구름에서 눈을 떼었을 때
그곳에 아무도 없었다.
(브레히트 시집에서)
두 사람의 사랑의 속삭임에 흥분하여
난생 처음으로 매춘부를 집으로 불러 욕망을 해결하기도 하고,
'어때 좋았어요?
'제발 좀 더 있어 줘'
(비즐리가 매춘부에게 한 말)
드라이만이 스승에게 받은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베토벤 열정 소나타)
악보를 보며 피아노 치는 장면에서는
가슴 깊이 공감의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레닌이 '열정 소나타'에 대해 한말 생각해봤어
‘내가 그것을 계속 들었다면
혁명을 완수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 음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진정으로 들었던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드라이만이 자살한 선배가 선물했던 베토벤의 열정소나타를 치며 한 말)
이 순간 비즐리는
'그들처럼' 혹은 '그들만큼'은 살고 싶은 욕망,
누군가에 의해 통제 받고 통제 하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끊임없이 분열하는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기에 지금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다.
가슴이 미어터질 듯 저려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 무엇이 그를 이리도 애절하게 만든 것일까?
영화 <타인의 삶> 스틸컷
난 당신을 잘 알고 있어요. 전 ‘관객’이거든요.
어느덧 그들의 전지적 작가 시점의 ‘관객’으로 자리잡은 비즐리는
공감의 경계를 뛰어넘어 그들의 인생에 개입하여 교감하고픈 욕심이 생긴다.
우연히 펍에서 마주친 크리스타에게 말을 걸고
누군가가 그녀를 응원하고 있음을 전하고 싶다.
영화 <타인의 삶> 스틸컷
'우리가 아는 사이 던가요?' (크리스타)
'당신은 절 모르지만 전 당신을 잘 압니다.' (비즐리)
'내가 누군지 안다는 거군요’ (크리스타)
'당신은 저를 모르겠지만 저는 당신을 잘 알고 있어요...
전 '당신의 관객' 이거든요’ (비즐리)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해요. 왜냐면 당신은 당신 그 자체니까..’ (비즐리)
비즐리는 크리스타가 지금의 상황에(문화부 장관의 요구) 타협하지 않고
사랑을 지켜내면서도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자신 있게 나아가도록
지지하고 싶은 것이다.
비즐리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들의 삶에 더욱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감시와 통제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동독치하에서
사랑과 연민, 그리고 공감과 지지로 연결된 주인공들의 삶에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
상호 작용으로 얽힌 타인의 삶 – 나는 또 다른 사람의 타인
세월이 지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나서야
드라이만은 비밀경찰(슈타지)이 오랫동안 자신을 철저히 감시해 왔고,
자신의 인생의 어려운 순간에 개입해서 도와주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그 비밀경찰이 누구인지 정체를 알 길이 없다.
왜냐하면 비밀경찰(슈타지) 기록보관소에 비즐리는
암호명 ‘HGW XX/7’으로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 마지막 장면,
드라이만이 그간의 삶을 엮어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라는 책을 출간한다.
그 책의 서문에 다음과 같은 감사의 문구를 남긴다.
영화 <타인의 삶> 스틸컷
‘감사한 마음을 담아 HGW XX/7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HGW XX/7 gewidmet, in Dankbarkeit.)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한 비즐리,
그 만이 암호명 ‘HGW XX/7’이 자신임을 알고 있을 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그의 얼굴에는 엷은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을 선물로 포장할거냐?는 서점 점원의 물음에
비즐리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아니요, 이 책은 저를 위한 겁니다.(Nein, das ist fuer mich.)”
# 드라이만의 책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 서문에서 발견한 자신의 암호명
영화 <타인의 삶> 스틸컷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의 변화를 도식화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주인공 비즐리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변화가 일어나기 전 비즐리는
타인을 감시하는 권력자로서 탁월한 비밀경찰로 묘사되지만
그 또한 국가권력으로부터 통제와 감시를 받는 자유롭지 못한 존재이다.
따라서 항상 자신을 감시하는 자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끊임없는 갈등과 분열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타인의 삶 속에서 발견한 자유, 사랑, 연민의 감정들은
그를 국가 통제 권력의 시선으로부터 독립을 갈망하게 한다.
이처럼 공감과 교감의 관계가 형성된 타인의 삶은
나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투영할 수 있는 창(窓)이 된다.
그렇기에,
영화는 내내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 같다.
나는 누구를 바라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갈망하고 있는가?
# 영화 포스터
영화 <타인의 삶>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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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나병의 영화정보 #13? ⠀ ?열세 번째 주제? ⠀ ? 영화 티켓 가격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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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레틱](2025)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긍정 or 부정 (1)
Chapter 2 긍정 or 부정 (2), 두 자아, 상승과 하강
00:00 A24와 헤레틱
00:41 종교와 영화
02:02 신앙 부정
06:15 눈과 나비
07:24 신앙 부정
08:34 두개의 자아
09:11 상승과 하강
10:08 별점 및 한 줄 평
10:26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레틱해석 #헤레틱리뷰 #헤레틱영화 #헤레틱 #헤레틱후기 #영화헤레틱 #휴그랜트 #Hereticmovie #Hereticreview #HughGrant #a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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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할 것인가, 제거할 것인가 마지막 샘플을 향한 쫓고 쫓기는 추격전💥 [신세계] [마녀] 박훈정 감독 작품 [폭군] 8월 14일 디즈니+ 단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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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거든요" 돼지의 뇌를 이식한 인간은 인간일까, 돼지일까? ?제 76회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사카모토 유지 각본, ?故사카모토 류이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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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찾아온 토네이도와 함께 옛 기억을 쫓다
다시 찾아온 손님
이 영화의 주인공은 기상청 직원 케이트(데이지 에드가 존스)다. 평범한 직장인인 케이트. 하지만 이런 케이트에게는 거대한 상처가 있다. 어렸을 때 케이트의 꿈은 토네이도를 공부하는 일이었다.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케이트. 하지만 토네이도에 친구들을 잃고 나서 케이트의 마음에는 거대한 폭풍이 있었다. 하지만 애써 눈 감는다고 해서 뉴스를 안 볼 수가 있나? 여기저기에 들이닥치는 토네이도들.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과 함께 케이트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트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손님은 친구 하비(앤서니 라모스)다. 토네이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케이트. 하비에겐 빵빵한 팀이 있다. 본인과 함께 토네이도를 연구하자고 제의하는 하비. 케이트의 마음이 흔들리고 오클라호마로 향한다. 거기서 만난 토네이도 인플루언서 타일러(글렌 파월)와 함께 사소하게 부딪히는 케이트 일행. 이런 세 사람에게 초거대한 토네이도가 주인공 일행을 습격했다. 토네이도 전문가 세 사람과 각 팀원들은 이 자연재해에 맞서기 시작한다.
반복과 차이
이 영화는 훌륭한 재난물이면서 따뜻한 내면을 다룬 휴먼드라마이기도 하다. 우선 첫째. 영화 자체가 과거라는 모티브를 다뤘다는 점에 있다. 우선 케이트. 케이트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휘둘리는 인물이다. 이 설정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을 토네이도에 의해 잃었으니까. 그럼 극복하고 싶은 내지는 여전히 큰 상처로 남은 과거가 있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있으니 이걸 극복해야겠지? 그런데 영화는 판에 박힌 듯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성장물로서의 장르적인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 영화는 여러 요소를 덧붙였다. 이 성장서사가 1차원적이었으면 영화의 몰입감이 분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뻔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을 재난이라는 배경 하에 섬세하게 붙여놓았다. 글쓴이는 인간관계를 서로 엇갈리게 묘사한 것이 인상 깊었는데, 토네이도를 다루면서 인간 내면에 있어서도 탄탄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영화의 온기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 인간 관계성 묘사는 <미나리>가 연상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불의 이미지를 가족 간의 연대와 병치시킨다는 점에서 극이 문학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했다.
둘째. 이 영화는 인간관계성을 묘사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여러 가지를 덧붙여 관객을 격려한다. 어떻게? 이 영화는 현재의 나를 통해 과거의 나를 극복하는 영화다. 한 마디로 성장서사다. 이 성장서사가 굳이 이런 플롯으로 이어져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영화와 다른 예시인 <데드풀과 울버린>도 일종의 성장영화다. 둘은 과거와 유사점이 없는 사건을 마주하고 진짜 슈퍼히어로가 된다(MCU에 편입한다). 이 <트위스터스>는 <데드풀과 울버린>과 다르다. 오클라호마로 돌아온다는 공간적 설정, 케이트가 과거에 했던 시도, 케이트-타일러의 관계, 다시 찾아온 친구 하비, 어머니의 대사들까지 과거와 묘하게 다른 차이를 반복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 인물의 핵심이다. 그러니까 과거를 현재로 돌아와 다시 겪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점은 정말 중요하다. 왜? 데이비드 흄이 말했듯 필연적으로 과거의 일이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영화는 이 간단한 명제를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토네이도도 휘몰아치고 두 남자도 등장시키고 하비를 핵심인물로 내세우며 과거의 일과 현재의 일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토네이도도 이런 우리의 모습과 별 다르지 않다. 토네이도가 인류에 등장한 지 굉장히 오래됐을 것이다. 그 원인을 몇 백 년 동안 조사해 온 인류라면 그걸 막고도 남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없다. 자연재해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이런 토네이도의 속성은 글쓴이가 앞에 쓴 영화의 핵심과도 닿아있다. 과거에 겪어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오늘은 다르다는 것이다.
보고 듣고 느낀 것
이 영화를 보며 느낀 것은 정이삭 감독의 덕업일치가 느껴진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 보고 듣고 느낀 것이 이야기 외 내적으로 핵심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첫째. 외적인 부분. 어떤 영화 든 간에 연출자가 지닌 과제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점이다. 글쓴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고전적인 향취가 느껴진다. 대표적으로 재난을 보여주는 카메라가 그렇다. 영화 중후반부에 숙박업소에서 일어나는 일이 있다. 이 장면은 스필버그의 <쥐라기 공원>과 <죠스>에서 봤던 연출법이다. 뭔가 기괴한 이미지를 보여준다던가 사운드로 관객들을 휘어잡기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클래식한 이미지들이다. 무언가를 꽉 잡고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을 <타이타닉>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이미지를 2024년에 구현했다. 그리고 영화의 두 주인공 중 하나인 타일러를 묘사하는 방식도 고전적인 섹시가이(?)다. 이 고전적인 섹시가이가 무슨 말이냐. 뭔가 비주얼이 깔끔하지 않다(대표적으로 수염자국). 성격도 잘난 체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나르시시스트다. 하지만 그 내면을 보면 여주인공을 단단하게 사로잡으며 스트레이트로 직진한다. 겉으로 단단한 내면을 그대로 노출하며 직진하는 서양 사나이들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글쓴이는 <매그놀리아>, <탑건>에서 톰 크루즈나 <델마와 루이스>에서의 브래드 피트를 떠올렸다. 두 영화를 참고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당시 시대상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감독이 과거의 것들을 가져온 근거가 된다.
다른 부분. 글쓴이는 이 영화가 자연에 대해서도 어떤 걸 말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는 정이삭 감독이 어렸을 때 경험했던 두 가지가 그대로 핵심이 된다. 첫째는 어렸을 때 구경했던 토네이도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건 ‘어렸을 때 구경했던’이라는 뜻이다. 좀 찾아보면 정이삭 감독이 어렸을 적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낼 때 토네이도를 구경했던 기억이 선명하기도 했고 어느 정도는 동경했다고 전해진다. 이 관점이 영화 안에 그대로 들어가 있다. 토네이도에 도전하는 인간들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자연재해의 공간적 배경인 오클라호마가 <미나리>의 일부 공간과 겹쳐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그 토네이도에 대한 경외감은 엔딩 하이라이트 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토네이도가 이 공간을 공격하고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영화감독이라는 점은 창작자가 ‘이곳’과 토네이도를 동일시시킨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둘은 하나가 되어 <트위스터스>를 보고 있는 관객에게 도착했기 때문에.
토네이도가 뭐게
이 영화에서 글쓴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장르적인 재미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재난영화다. 그럼 그 재난을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 몫을 철저하게 해낸다. 이게 토네이도를 실제로 만들었을 리는 없다. 그건 크리스토퍼 놀런 할아버지가 와도 불가능하다. 그럼 VFX로 구현했다는 의미인데. 이 자세한 부분들을 어떻게 구현했는지는 관객들이 다 다른 장점을 말할 것 같다. 정말 잘 만들어서 토론의 여지가 다분한 토네이도였다는 뜻이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장점은 물건이나 사람이 날아가는 방향이다. 이게 터무니 없으면 맥없이 날아갈 것 같은데 빠른 속도와 정확한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어 아주 생생하다. 이 토네이도가 인물들의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재난 외적인 이야기도 잘 만들었지만 내적인 이야기도 잡았으니 장르물로서 제 역할을 다한다.
하지만 이 장르적인 재미로서의 토네이도는 후반부에 이르러 어떤 변화를 표현한다. 글쓴이가 생각했을 때 이 영화에서의 토네이도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암시하고 있다. 어리면 잘 모른다. 저거 할 수 있겠는데? 객기 부린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상처가 늘어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에게 치유받는다고 했던가. 과거에도 ‘이 것’이었고 지금 현재도 ‘이 것’을 만났지만, 또 둘 중 뭐가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토네이도처럼 피할 수 없이 사람에게 다가오고 강력한 상처를 만든다. 미래를 예측하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영화를 다 본 글쓴이의 입장에서는 토네이도와 ‘그 어떤 것’ 역시 위의 문장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엔딩에서 특히 이것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고. 이 연출이 이물감이 없이 자연스럽다는 점은 재난영화로서의 특징과 변화구를 둔 영화의 선택 둘 다 빛내는 좋은 선택이었다. 흐뭇한 웃음이 저절로 지어진다.
아는 것 그 자체
글쓴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단점은 타일러 일행 묘사다. 구체적으로 영화가 이 인물의 설정을 잘 살린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타일러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이면서 섹시가이다. 그럼 뭐가 필요할까? 비전문가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전문성 중 하나인 경험이 부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영상을 라이브로 송출하는 준비단계에 대한 부분이 더 들어갔어야 했다. 만약 글쓴이가 이 영화의 각본을 썼다면 카메라 장비에 관한 부분을 더 보여주면서 타일러의 과거 서사를 더 넣었을 것 같다. 영화가 불필요한 걸 다 잘라내고 간단한 플롯으로, 고전적인 영웅서사로 질주하기 때문에 이 선택은 당연하게 따라오는 단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런 초거대한 자연재해에도 의외로 무덤덤한 타일러의 행보가 의아하기도 했다. 또 섹시하다는 이미지도 정이삭 감독이 자기 것이 아닌 걸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약 글쓴이라면 영화에서 타일러의 피지컬적인 능력이나 리더십을 더 부각하는 장면을 넣었을 것 같다. 인물의 개성이 납작하기 때문에 초반부가 진부해진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후반부의 장르 변주가 이 인물의 다양한 내면에서 온다는 점을 생각해 봐서도 그렇다.
영화 잘하시네
<트위스터스>에 대한 글쓴이의 총평은 좋은 장르영화라는 것이다. 초반부가 납작해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영화 전부를 보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미나리>처럼 소담한 이야기를 바란 관객이 있을 수도 있다. 글쓴이는 이 영화가 <미나리>와 비슷하면서 아예 다른 점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미나리>를 넘은 정이삭 감독의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만족스러웠다. 8월 14일 4편의 영화가 대규모로 개봉하며 빅매치가 예고된다. 이 빅매치에서 의외의 복병이 되기 충분한 <트위스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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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전야 / New Year Blues, 2020
지금도 회자되는 <러브 액츄얼리2003>,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2009>, 그리고 <발렌타인 데이2010>의 특징이 있습니다.
한데 모이기 어려운 배우들이 한 영화에 나오는 것과 특정 시즌을 노렸으며, 하나같이 "옴니버스"영화라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새해전야>도 크게 다르지가 않는데, 제목에서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도 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결혼전야2013>를 만들었던 "홍지영"감독을 비롯하여 "이연희"와 "김강우"분도 이번 영화에서 그대로 나오거든요.
속편에 대한 걱정은 잠시, 미뤄두고 영화 <새해전야>는 개봉부터 힘들었습니다.
제목처럼 2020년 12월 30일에 개봉해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계획이었겠지만, "코로나19"로 그러지 못했습니다.
양력으로는 이미, 새해를 맞이한 지 2달이나 흘렀지만 아직 음력으로는 아직이니 부득이하게 "설 연휴"에 맞춰 개봉했는데요.
무엇보다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까지 국내 극장가에서 국내 영화 찾기도 힘들어 내심 이런 영화를 기대했기도 했고요.
'그렇게, 관람한 느낌은 어땠는지?' - 영화 <새해전야>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어느덧, 새해를 앞둔 연말을 보여줍니다.
강력반에서 민원실로 좌천된 '지호'는 이혼 소송 중 '신변보호'를 요구하는 "효영", 일방적인 남자 친구의 이별 통보에 홧김에 아르헨티나까지 오게 된 "진아"는 그곳에서 와인 배달원 "재헌"을 만납니다.
그리고 결혼을 앞둔 패럼릭픽 국가대표 "래환"과 "오월", 국제 커플 "용찬"과 "야오린", 그리고 "용찬"의 누나이자 시누이 "용미"까지 이들은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1. 소재만 바꾸면 쓰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새해전야2021>는 <결혼전야2013>를 만들었던 "홍지영"감독을 비롯해 "이연희"와 "김강우"분이 그대로 나오는데요.
그렇기에 전편을 챙겨봐야 하는 걱정도 잠시 일렁이나 배역들이 이어지는 영화는 아니기에 관객들에게 이런 숙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편을 챙겨본 관객들로서는 영화의 유사함은 지워지지 않을 겁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국제결혼과 위기가 존재하는 커플도 있으니 <새해전야>로서는 이야기가 이어지지도 않는 <결혼전야>와의 비교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도 이런 유사성을 알기에 "시누이" 캐릭터를 새로이 추가하거나 이별이 아닌 "이혼"이라는 소재들을 바꾸는 등 시도들이 보입니다.
물론, 이렇다고 해서 <새해전야>만의 온전한 그림들을 나오지는 않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옴니버스" 즉, 이야기입니다.
국내에서 "옴니버스"는 흥행이 잘 안되는 장르이면서도 어려운 장르입니다.
그나마,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장진"의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가 기록한 255만명임과 동시에 네이버 평점 6.70으로 좋지도 않습니다.
왜,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2. 이야기의 구조가 같다고 복붙을?
이런 이유에는 "옴니버스"라는 장르의 특수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만 본다면, "멀티캐스팅"과 유사하나 "옴니버스"는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개별적으로 전개되는데요.
이야기의 연결도 되지 않아 캐릭터별로 이야기를 봐야 하는 관객들의 피로는 다른 영화에 비해 배가 됩니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러닝타임은 길어지고, 캐릭터들의 설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단면적으로 소개되는데 그칠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단점들이 <새해전야>에서도 그대로, 노출되고 반복됩니다.
각자의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관계에서의 위기를 보여주는데 이에 대한 과정이 좋게 말하면 시원시원하고 나쁘게 말하면 정말 급합니다.
'지호 - 효영'의 경우. 두 캐릭터가 이혼을 겪는 캐릭터들인데 '지호'는 이후 전처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의외로 전처는 이에 '잘 사귀어 보라'라는 응원을 받지만, '효영'은 전 남편에게 위협을 당하는 엇갈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만해도 길게 풀어갈 수 있지만, 영화는 이를 그냥 과감하게 뛰어넘기며 맺어주는 장면으로 마무리합니다.
이런 모습이 "래환 - 오월"에게도 그대로 반복되고, "용찬 - 야오린"에게도 적용되니 동어반복에 관객들은 지쳐가는데요.
그래서인지 "꼭 있어야 했나?'싶은 캐릭터 출연의 당위성까지 흔들립니다.
3. 익숙함이 주는 포근함?
그렇기에 "옴니버스"에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캐릭터들의 동선을 겹치는 우발적인 장면들 넣는데요.
스크린 너머 관객들은 알지만, 극 중 캐릭터들을 모르는 정보의 비대칭으로 만들어지는 재미는 "옴니버스"를 즐기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새해전야>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보이는데, 극 중 "용찬"이 "지호"에게 사건을 의뢰하거나 "래환"의 재활 트레이너가 "효영"이라든지 "오월"과 "용찬"의 누나 "용미"가 서로 아는 사이라든지 말이죠.
하지만 이런 관계들이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같이 화면에 나온다는 것에 그치며, "옴니버스"라서 더 아쉬운 시도에 그칩니다.
영화 <새해전야>의 원제 'New Year Blues'에서 'Blues'는 가벼운 우울증으로 해석됩니다.
극 중에서도 이를 "새해병"으로 "월요병"과 비슷하게 말하는데, 이를 빗대어 본다면 극장에서 본 게 아쉽다고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영화 <새해전야>는 무리 없이 즐기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앞서 언급한 <러브 액츄얼리2003>,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2009>, 그리고 <발렌타인 데이2010>처럼 한없이 가벼우며, "로맨틱 코미디"이라면 무릇 나와주어야 하는 장면들과 상황까지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는 맛이라 냄비에 물부터 올리는 과정처럼 <새해전야>는 신작인데도 익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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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리모터스
살아낸 그 삶 마저 연기였을까?
내 삶은 어디에..
실제의 삶과 연기하는 삶 사이의 간극은 그 안에서도 소모되는 오스카만이 남겨져있었다.
“20분안에 지난 20년을 다 돌아봐야해”
극장에서 자는 관객들, 리무진의 대화를 통한 시대변화
그럼에도 잊지 않겠다는 중간중간의 영화장면들이 인상적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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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둘째 주 개봉작 소개 with 씨네랩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매 주 화요일!
한 주의 개봉작 중에서 여러분께 소개드리고 싶은 작품을
씨네랩이 직접 큐레이션하여 소개드리는 콘텐츠를 시작합니다!
씨네랩에서는 영화/OTT의 모~~든 콘텐츠 정보를 아주 쉽고 편리하게 제공받으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
그럼 씨네랩과 함께하는 1월 둘째 주의 개봉 신작을 소개하겠습니다!
1. 특송
범죄 | 한국 | 108분
감독 : 박대민 | 출연 : 박소담, 송새벽, 김의성, 정현준, 연우진, 염혜란 등
개봉 : 2022년 1월 12일 개봉
배급사 : (주)NEW
"예상치 못한 배송사고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 어쩌다 맡게 된 반송 불가 수하물에 출처를 알 수 없는 300억까지!
경찰과 국정원의 타겟이 되어 도심 한복판 모든 것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데…
NO브레이크! FULL엑셀! 성공률 100% 특송 전문 드라이버가 온다!"
*관전포인트* : 기생충의 주역인 배우 박소담의 차기작품입니다.
박소담 배우는 속도감있고 화끈한 범죄액션 오락영화로 돌아왔는데요.
먼저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카 체이싱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라고 알려져있습니다.
극의 주된 소재가 되는 자동차 추격신등을 남자 배우가 아닌 박소담 배우의 모습으로 그려내는 점 또한 대단히 설레는 관전 포인트입니다.
예고편을 보면 박소담 배우의 파워풀한 액션과 화려한 드라이빙 실력 등 새로운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줄 예정이어서 박소담 배우님의 팬분이라면 더욱 더, 팬이 아니신 분들도 입덕할 수 있는 매력적인 모습에 흠뻑 빠지실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양각색의 배우진들인데요.송새벽, 김의성, 염혜란, 연우진 그리고 기생충에서 선생과 제자로 만났던 제자 '다송' 역을 맡았던 정현준 배우와의 또 다른 케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송새벽, 김의성 등 국내에서 장르불문 독보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2.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스릴러 | 미국 | 158분
감독 : 리들리 스콧 | 출연 : 레이디 가가,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제레미 아이언스, 알 파치노
개봉 : 2022년 1월 12일 개봉
배급사 : 유니버설 픽쳐스
"처음부터 사랑에 빠졌던 그 이름 구찌.
내 것이 될수록 더욱 갖고 싶었던 이름 누구에게도 뺏길 수 없었던 그 이름 구찌를 갖기 위해 구찌를 죽이기로 했다."
*관전포인트* : 누구나 알법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하
지만 일반 대중들은 잘 알지 못했을 수도 있는 구찌일가의 욕망과 탐욕, 스캔들 등을 다룬 스릴러 영화인데요.
실제로 구찌의 수장이었던 '마우리찌오 구찌'를 청부살인했다고 전해지는 그의 전 아내 '파트리치아'의 실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로 돌아온 리들리 스콧 감독의 최신작입니다.말이 필요없는 거장 감독인 리들리 스콧이 오랫동안 만들고 싶어했다는 구찌 가문의 이야기인만큼 어떻게 영화를 그려냈을지 기대되는 포인트입니다.
마지막으로 실화의 인물을 연기한 초!초초화 캐스팅인데요.레이디 가가는 물론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제레미 아이언스, 그리고 알 파치노 등 말 그대로 할리우드에서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입니다. 그들이 각자의 역할에 맞게 분장을 하고 체중도 증량하고 온갖 노력을 했다고 전해지는 바, 그들의 인생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일 것 같습니다.
3.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드라마 | 미국 | 156분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 안셀 엘고트, 레이첼 지글러, 아리아나 데보스
개봉 : 2022년 1월 12일 개봉
배급사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예전과는 다르게 살고 싶어” 뉴욕 변두리를 장악한 제트파의 일원 ‘토니’(안셀 엘고트)는 어두운 과거를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나도 멋지게 내 인생 살아보고 싶어” 제트파의 라이벌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의 동생 ‘마리아’(레이첼 지글러)는 고향인 푸에르토리코를 떠나 정착한 뉴욕에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에 부풀고 오빠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인생을 찾고자 한다. “널 본 순간 다른 건 무의미해졌어” 무도회에서 우연히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 마리아와 토니. 하지만 뉴욕의 웨스트 사이드를 차지하기 위한 샤크파와 제트파의 갈등은 점차 깊어지고 ‘마리아’와 ‘토니’는 자신들의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함께 하기로 하는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모두를 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관전포인트* :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뮤지컬/코미디 부문)과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86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촬영상)을 수상한 2022년 최대의 화제작입니다.
2022년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다관왕을 차지할 강력한 후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그만큼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할리우드 거장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최초로 도전하는 뮤지컬 영화라는 점과 최고의 안무가, 최고의 오케스트라 지휘자 등의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점도 작품의 완성도가 엄청나다는 예상이 들게 합니다.또한 30,000: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을 연기한 할리우드 신예 배우 '레이첼 지글러'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배우입니다.
배우들의 완성도 있는 연기와 가창력, 그리고 극의 주 뼈대가 되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선율, OST와 배우들의 안무 등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영화로 평가받습니다.4. 프랑스 (FRANCE)
드라마 |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 133분
감독 : 브루노 뒤몽 | 출연 : 레아 세이두, 블랑쉬 가르딘, 벤자민 비올레이
개봉 : 2022년 1월 13일 개봉
배급사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진짜일까? 당신이 보는 나.” 24시간 뉴스채널 간판스타 ‘프랑스 드 뫼르’,
그녀가 있는 뉴스라는 논픽션의 세계에 픽션들이 넘쳐난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그녀의 세계가 무너진다.
*관전포인트* : 2021년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그리고 프랑스의 권위있는 정통영화 매거진 '카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2021년 베스트 5에 선정된 평론가들이 인정한 영화입니다.
또한 프랑스의 거장 감독인 브뤼노 뒤몽 감독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배우인 레아 세이두가 만난 작품으로 충분히 영화의 기대 포인트입니다.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한 바 있는데요. 많은 영화팬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부산국제영화제 월드와이드 프로그래머는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선정작 중 가장 여운이 길었던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그리고 프랑스 영화를 보고싶어하는 영화 관객들이 보시면 실망 안하실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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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이 추천하는 1월 둘째 주 개봉신작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에는 정말 거장 감독의 작품들이 대거 기다리고 있는데요.
극장가가 한 장르 혹은 한 영화가 독식하는 환경이 아닌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각자의 취향에 맞는 각자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보실 수 있는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에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