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3-01 15:40:53
메시지가 옥천 허브에 간선 하차 되었습니다
영화 [미키 17]리뷰
이 글은 영화 [미키17]과 원작인 소설 [미키7]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론부터 말하겠다.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중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가 될 것이다. 그리고 영화가 말하려는 메시지는, 안타깝게도 목적지인 내게 오지 않고 엉뚱하게 옥천 허브에 가 있다는 것도. 말해야겠다.
영화 타이틀이 나오기 전 까지의 시퀀스에서는 전율이 일었다. 원작보다 더 어두운 분위기로 컨셉을 잡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자마자. 슬그머니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감독 특유의 코미디적인 요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장면들은 꽤 희귀한데다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원작에서 이름을 개자식으로 바꾸어도 별 이질감이 없을 것 같은 베르토(참고 1)를 티모(스티븐 연)로 바꾸어 연출한 것에서는 조금 의아했지만. 아마도 같은 “처지”출신의 친구들이 직업적인 차이에 의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변주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뭐 그러려니 했다. 마샬 부부를 아예 대놓고 용산 부부가 생각나게 할 정도로 풍자하면서 그 모습 또한 극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쓰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것들이 해놓은 짓거리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라니)에서도 아마 말하려는 것이 명확하니, 그 두 사람이 ”그런 꼬라지“로 존재하는구나. 를 느낄수도 있었다.
원작자도, 그리고 봉준호 감독도. 영화로 만든다면 무조건 들어가게 할 것이라 말했다는 바이러스 실험 장면도 좋았다(참고2). 원작에서처럼 나샤의 존재로 인해 그 애틋함도 잘 살린데다 익스펜더블의 삶을 살고 있는 미키들의 실상을 정말 우울하고도 잔인하게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다.
어떻게 보면 아주 기본적인 틀은 원작과 엄청 크게 다르지는 않다(?)단지 그 대비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감독이 설정에서 조금 더 매만졌다 정도로 느끼게 하거나. 그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머물렀으니까. 물론 앞부분에서.
안타깝게도 내가 느낀 영화의 문제점들은 이 원작부분을 제외한 곳에서 시작된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문제점은 감독이 원작에 끌린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이 영화, 그리고 원작에는 감독이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미키 17]은 설국열차처럼 자원이 한정된 공간에서설국 열차와 기생충에 등장하는 지도층(부유층)의 우월의식 때문에 아무 계획이 없는 송강호 가족 같은(?) 미키들이 뛰고 구르다가 괴물인줄 알았던 옥자 덕에 목숨을 구하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다. (게다가 금방이라도 따끈한 양갱이 나올 것 같은 용광로(?)까지 나온다!!)
그렇다.
감독이 해왔던 전작들의 거의 모든 세계관이 다 담겨 있는데 웅장하다고 느껴지기는 커녕 산만하고 이리저리 부딪치는 바람에, 안그래도 식량 배급이 여유롭지 않은 미키17의 살이 더 빠질 것만 같이 혼란스럽고 진빠지게 만든다. 원작에서 느꼈을 문제의식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감독이 해답으로 내어 놓은 영화 중반부의 변주는 그 어떤 감흥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게다가 초반부에 진지 노선을 타겠다고 꿋꿋하게 선언을 해 버린 탓에. 미키의 얼빠진 표정은 이제 웃음을 짓게 만들지도 못한다.

중반부가 만들어 낸 설정으로 메시지를 주는 것에 급급하려다보니, 정작 강조되었어야 할 “나는 누구인가”는 먼 발치에서 미키 18과 나샤를 쳐다보는 미키 17마냥 발만 동동 구르며 어찌할 바를 모른채 덩그러니 놓여져 있게 된다. 후반부가 되어서야 잊고 나온 가스렌지 불 처럼 아맞다! 모드가 되어 미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마저도 본질이 많이 흐려져 있다.
원작에서의 미키는 돈도, 쥐뿔도.게다가 가오도 없는 밑바닥 인생이지만.영화에서 묘사한 테세우스의 배에서 부서지면서도 계속 살아남은 벽돌 한 조각 같은, 자신의 정신(영혼)을 지키기 위해서 잘난 친구 베르토보다도 더 확실하게 목적을 쟁취하려 애썼다.
그러나 미키 17은 그 마지막 남은 영광마저도 여자친구 나샤로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권력층에 위탁해버리는 양상을 보인다. 베짱좋게 마샬과 반물질 버블로 딜을 치던 그의 모습도 볼 수 없고, 싹퉁바가지 베르토의 눈탱이에 주먹을 꽂는 모습도 볼 수 없다. 미키는 여전히 조금은 쭈글쭈글하고, 비실비실한 채로 이제 자신을 옥죄던 것이 없어졌다고 웃지만. 그 행복은 그가 온전히 만들어내지 못한 탓에 언제든 변질될 수 있는 불안감을 안은 것 처럼 보인다.
분명 내게 오기로 약속된 메시지이건만. 안타깝게도 모든 것이 얽혀 언제 내게 올 지 도통 알 수 없다는 옥천 허브에 갖혀버린 것 처럼. 영화의 진짜 메시지는 다른 것들에 둘러쌓여 찾아내기 힘들어진 채 여전히 나를 기다리게만 하고 있는 기분이다.
참고 1. 원작에서 베르토는 모든 것에 만능이면서 신체적으로도 우월한 존재로 나온다. 미키가 그에게 느끼는 열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베르토는 미키들의 죽음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어마어마한 샹놈임.
참고 2. 영화화 된다는 말이 돌자마자 출판된 개정판에는 원작자와 감독의 대담이 함께 실려있는데, 두 사람 모두 바이러스 실험 관련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14장(기억이 맞다면)을 넣을것이라 했다고 한다. 나도 그랬어. 왜냐면 어떤 바이러스인지 나도 알고 싶었거든(직업병)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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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신세경, 왜 서촌으로 갔을까 (with 아름다움)
Ott 앱인 Seezn 오리지널 영화인 어나더 레코드가 공개되었어요.
다큐멘터리인 이번 영화는 배우 신세경의 고민과 함께
조용하고 아름다운 서촌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서촌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도 볼 수 있죠.
마치 그들 옆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체 리뷰를 봐주세요!!
제 Rabbitgumi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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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흥신소] 가정방문 스릴러 '더 게스트'
피해라 이 영화
더 게스트
-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홀로 남은 집 낯선 여자가 나를 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데...일순간에 게스트 하우스로 변해버린 우리 집... 불편한 가정방문이 낳은 비극 이 영화 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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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턴트맨> 장르 풀코스 예고편
턴트맨인 그는, 다른 모든 스턴트맨처럼 영화를 위해 폭발에 터지고, 총에 맞고, 충돌하며, 창문을 통과하고,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커리어가 끝날 정도의 심각한 사고를 겪고 돌아온 이 근로 영웅은 스턴트 일을 계속 하면서 실종된 영화배우를 추적하여 음모를 해결하고 평생의 사랑을 되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과연 잘 될 수 있을까요? 실제 스턴트맨 출신이며 [불릿 트레인], [데드풀2], [아토믹 블론드], [분노의 질주: 홉스&쇼] 블록버스터 감독이자 [존 윅], [바이올런트 나잇] 프로듀서 데이비드 리치의 가장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스턴트맨]은 새롭고 유쾌하고 박진감 넘치는 올스타 액션 스릴러이며 액션 영화 자체와 이를 제작하기 위해 영화 비하인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제작진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입니다. 콜트(라이언 고슬링; 오스카상 후보자/ 바비, 라라랜드, 드라이브)는 1년 전 스턴트 일을 하면서 부상을 입고 정신적 & 신체적 건강에 집중하기 위해 업계를 떠났지만, X인 조디(에밀리 블런트; 골든 글로브상 수상자/ 오펜하이머,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카리오)가 감독을 맡은 블록버스터 영화 촬영 현장에 복귀하게 되고 주연 배우가 실종되는 상황에 휘말리게 됩니다. 영화의 무자비한 프로듀서(한나 웨딩햄; 에미상 수상자/ 테드 라소)가 스타배우 톰 라이더(에런 존슨; 골든 글로브 수상자/ 불릿 트레인)가 사라진 사실을 스튜디오와 언론에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동안 콜트는 조디를 다시 매료시키고자 노력하며 영화의 가장 화려한 스턴트 액션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실종된 스타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깊어지면서 콜트는 그 어떤 스턴트보다 더 위험하고 악랄한 범죄 음모에 휘말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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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7번째 날> 메인 예고편
12살 소년이 부모와 누나를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세상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며칠 후, 신임 사제 다니엘은 대주교의 부름을 받고 베테랑 구마사 피터 신부를 만나 살인범으로 지목된 소년 찰리를 만나러 간다.
찰리는 가족을 죽인 건 자신이 아니며 밤마다 정체 모를 남자가 찾아왔었다고 고백한다.
한편, 피터 신부는 찰리를 보며 25년 전 그를 악몽에 빠뜨렸던 강력한 악령을 떠올린다.
마침내 다니엘과 피터가 그들의 목숨을 건 구마 의식을 시작하자 찰리를 괴롭혀 온 악마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 절대 악이 깨어난다
신이여, 우리를 악에서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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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자 | 자기 설계도마저 잃어버린 설계자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그의 치밀한 설계가 조력자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을 만나면 경찰도, 검찰도, 그 누구도 사고가 사실 철저한 계획 살인임을 알아내지 못한다. 어느 날, 영일은 새로운 의뢰를 받는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인 '주성직'(김홍파)을 죽여달라는 주성직의 딸 '주영선'(정은채)의 의뢰. 영일과 팀원은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신중히 설계에 돌입한다.
그런데 막상 작전을 개시하자마자 예기치 못한 변수에 계획이 흔들리고, 영일은 국내 최고의 설계자 '청소부'가 움직였음을 눈치챈다. 과거 '청소부'에게 동생 '짝눈이'(이종석)를 잃은 바 있는 영일. 이제 그는 '양경진'(김신록)을 필두로 한 경찰의 수사를 피해 의뢰와 복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한다.
설계자가 설계도를 못 그려
리뷰 작성법을 배울 때도, 기사를 작성할 때도, 자기소개서나 논문을 쓸 때도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설계도를 먼저 그려라." 글감이 될 주제를 정했다면 그와 관련된 모든 아이디어를 먼저 펼쳐 놓고, 글의 순서를 짜라. 이때 전체 흐름에서 불필요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아무리 아까워도 과감하게 버려라. 그래야만 작가의 의도가 하나의 글로 응축되어서 일관성 있게 독자에게 전달될 테니까.
이요섭 감독의 신작 <설계자>는 이 가르침을 정확히 역행한다. 여러 아이디어는 분명 눈길을 끈다. 영일과 청소부 중 누가 더 그럴듯하게 사고를 꾸미는지를 추적하는 범죄극은 긴장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더해 사고를 설계할 줄 알지만 정작 자기 팀원의 사고사를 막지 못한 설계자의 자괴감을 지켜보는 심리극도 흥미롭다.
하지만 정작 그들을 어떻게 엮어낼 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결과 <설계자>는 범죄극과 심리극 사이에서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린다.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 개입하면서 역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배우들의 열연이 헛되이 느껴질 정도다. 자연히 '믿고 있는 진실을 언제나 의심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도 덩달아 빛을 보지 못한다.
자격미달 범죄극
<설계자>라는 제목을 보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조의석 감독의 <감시자들>이다. 둘은 내용도 비슷하다. 주인공이 경찰과 범죄자라는 차이는 있지만,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특정 팀의 작전과 역할을 조명한다는 큰 줄기가 같다. 실제로 <감시자들>은 상공에서 도시를 훑는 듯한 신선한 연출로 호평받았다. 현장 팀장, 미행 전문가, CCTV 전문가, 천부적인 기억력을 지닌 요원이 합을 맞춘 깔끔한 액션을 보는 재미도 상당했다.
안타깝게도 <감시자들>의 미덕까지는 닮지 못했다. 일단 '설계자'라는 콘셉트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초반부까지는 나름대로 재기 있는 상황이 연출된다. 타깃을 어떤 상황으로 유도하고, 어떤 방식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어떻게 도주하며 증거를 지울 것인지 그 얼개를 대략적으로나마 보여준다.
하지만 중반부부터는 설계된 사고를 연이어 제시할 뿐, 그 사고들의 설계도는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자살이나 교통사고를 끌고 온 뒤 알고 보니 전부 청소부의 설계였다는 식의 무책임한 전개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좀처럼 긴장감이 깃들지 않는다. 누가 그 사고를 어떻게 계획한 것인지를 추적하는 것도 범죄극으로서의 재미일 수 있었는데, 그 가능성을 스스로 저버린다.
이에 더해 팀으로서 움직이는 재미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리더인 영일과 변장 담당자인 월천 외에는 각자 전문 영역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경험의 유무에 따라 맡는 역할이 달라지지만, 정작 경험이 가장 많아서 신뢰를 받는 재키는 가장 중요한 작전을 망치는 데 일조한다. 심지어 후반부에 가서는 굳이 팀으로 움직일 이유도 없어 보인다. 영일 혼자서도 온갖 사고를 꾸며내는데 통달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너무 얕은 심리 스릴러
그렇다고 해서 설계자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것도 아니다. 영일은 분노와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누구보다도 지키고 싶었던 동생 짝눈이가 청소부의 설계로 인해 목숨을 잃어햐 했기 때문. 그래서 그는 청소부를 찾아내기 위해 의심스러운 사고를 항상 추적한다. 이는 자기 설계가 또 한 번 무너지고 점만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자 그가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는 영일과 짝눈이의 관계를 납득시키지 못한다. 그들의 관계는 표면적으로만 제시된다. 짝눈이는 영일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족이다. 설계자 일을 할수록 세상사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은 영일에게도 짝눈이는 유일하게 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존재다. 그는 모르핀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재키를 꾸준히 보살필 정도로 심성이 착하니까.
그런데 이 관계는 너무 단순하게 묘사된다. 영일과 짝눈이 사이에 있었던 두세 가지 사건은 플래시백으로 되풀이될 뿐이다. 그나마 재키가 짝눈이를 그리워하는 대사를 몇몇 더하지만, 그 내용마저도 러닝타임 내내 도돌이표다. 자연히 영일에게 짝눈이의 죽음이 그토록 큰 아픔인지 공감하기 어렵다. 그 결과 심리극으로 급전환하는 중반부부터 영화는 급격히 서스펜스를 잃고 템포가 늘어진다.
공중에서 사라진 메시지
물론 <설계자>의 지향점을 유추할 단서는 있다. 마지막 플래시백에 따르면 영일과 짝눈이는 단순한 가족 관계가 아니다. 짝눈이는 설계자 일을 그만두려 한다. 일을 할수록 의심과 편집증이 깊어지는 영일을 보면서 인간적으로 살고 싶은 욕구가 깊어졌기 때문. 영일은 그런 짝눈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괴롭고 불편해도 의심을 거듭하며 진실을 추구할지, 아니면 진실에 눈 감더라도 편안한 삶을 누릴지.
이렇게 보면 극 중 다른 캐릭터는 영일과 짝눈이의 심리 상태를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하는 장치다. '하우저'(이동휘)를 필두로 한 유튜버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영일의 설계가 절반 정도 성공한 주성직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를 만들어 노출시키고,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회색 지대를 만든다. 그 안에서 배신자와 진실을 찾아낼지 말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영일과 월천이 충돌하듯이.
그 연장선상에서 주영선은 관객의 시점을 대표한다. 그녀는 아버지 주성직의 죽음과 관련해 언론의 집요한 추적에 시달리며 불안해한다. 또 무엇이 진실인지 좀처럼 확신을 갖지 못한다. 미디어의 과잉 이미지가 빚어낸 현대 사회의 확증편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인 셈이다. 이를 통해 <설계자>는 '진실은 있지만, 그것을 숨기려는 이들이 존재하고, 진실을 알기 위해 그들과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듯하다.
다만 여러 단서 간의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짝눈이는 흩어져 있는 모든 캐릭터와 플롯을 한 데 이어 줄 유일한 연결고리다. 그런데 정작 그의 서사가 단편적으로 비치고 있으니 <설계자>의 여러 아이디어와 메시지는 하나의 이야기로 응축될 수가 없다. 하우저, 주영선을 비롯해 보험사 직원들이 자주 등장하는 지점과 영화가 급격히 동력을 잃는 시점이 겹치는 게 우연이 아닌 이유다.
청소부는 대체 누군데
이 모든 문제는 메인 빌런인 청소부를 활용하는 방식에 집약되어 있다. 청소부의 정체와 관련된 반전은 <설계자>의 메시지에 힘을 더한다. 모든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영일은 청소부가 사실 존재하지 않았으며 자기는 그저 망상에 빠졌을 뿐이라고 좌절한다. 그렇게 그는 모든 사고를 의심하려는 노력을 그만둔다. 바로 그 순간 만족스러워하는 청소부의 정체가 드러나며, 영화는 영일처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최근 작품 중에는 <댓글부대>와 유사한 그림인 셈이다. 반전을 통해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순간적으로 무너뜨리고, 사회적인 메시지에 힘을 더한다. 그런데 이 반전은 성과에 비해 대가가 너무 크다. <댓글부대>는 반전을 준 후에 분량이 충분하지는 않아도 관객의 의문을 최소한 해소하려는 노력은 보여줬다.
반면에 <설계자>는 반전을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도 두지 않았다. 청소부는 영일을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뜨렸지만, 영화만 보면 청소부가 어떻게 그 설계를 성공시켰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반전을 위한 반전일 뿐, 러닝타임 내내 품은 의문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범죄극으로서도, 심리극으로서도 완결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그렇게 <설계자>는 제목이 무색하게도 마지막까지 설계도를 찾지 못했다.
Dreadful 끔찍한
아이디어만으로는 건물을 못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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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은 킥, 영화는 후킹!
음식에서 킥(kick)은 기본적인 맛에 자극을 더해주면서 전체적인 요리의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영화에서 후킹(hooking)은 초반에 관객의 관심을 강하게 끌어들이는것을 의미합니다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킥'이 중요하고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후킹'이 중요하죠.
오늘은 킥과 후킹 모두를 잡은 맛도리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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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덤 프로젝트 / The Adam Project, 2022
갑작스러운 "라이언 레이놀즈"의 휴식 선언은 놀라우면서도, 한 편으로 납득이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에도 <킬러의 보디가드 2>와 <프리 가이>, 그리고 <레드 노티스>까지 3편의 영화와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의 더빙까지 했으니까요. (이 중 <프리 가이>와 <레드 노티스>는 속편 제작이 확정되었다)
근데, 이런 발언과 달리 그는 여전히 작업 중이었나 봅니다.
<데드풀 3>의 작업 중에도 이번 3월 11일에 "넷플릭스"에 공개한 <애덤 프로젝트>는 <프리 가이>의 "숀 레비"감독과 함께한 2번째 작품인데요.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영화 <애덤 프로젝트>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2050년,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조종사는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어디론가 도망을 치는데요.
그리고, 2022년 학교에서 한 아이는 얻어맞고 정학을 당하고는 집에 홀로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집 앞에 있는 숲에서 아까 그 피를 흘리는 조종사가 아이의 눈앞에 나타나는데요.
당황도 잠시, 조종사는 익숙한 듯이 집안을 찾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이와 조종사 모두 "애덤"이기 때문인데...'또드풀'이 나선다!
1. 다른 메뉴도 잘하는 분께서...
앞서 말했듯이 남들은 1년에 1편 개봉하기도 어려운데도 "코로나19"에 그것도 <킬러의 보디가드 2>와 <프리 가이>, <레드 노티스>, 그리고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의 더빙까지 더 바쁘게 보낸 "라이언 레이놀즈"입니다.
근데, 이런 바쁜 활동과 다르게 관객들이 그에게 느껴는 피로도는 분명히 존재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나왔던 영화 모두가 하나같이 똑같은 캐릭터들인데, 사실 이런 문제점은 <데드풀2016>이후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는바입니다.이제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데드풀"로 읽힌다.
물론, 하나같이 다른 제목들과 다른 내용인데도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의 유사함은 지울 수가 없는데요. (하다못해 "피카츄"마저 "데드풀"로 만들었으니...)
이런 이유에는 조심스레, 연기를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팬들이 있겠지만 사실 그는 연기를 꽤 하는 배우입니다.
잘생긴 얼굴에 맞게 "로맨틱 코미디"도 잘하나, <베리드2010>만봐도 그의 연기력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실 겁니다. (그래서, 살짝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2. 어딜 가도, 데드풀이구나!
그럼에도, <애덤 프로젝트>를 기대한 이유에는 이를 연출한 감독이 <프리 가이>의 "숀 레비"감독이기 때문입니다.
<데드풀>과 <킬러의 보디가드>를 제외하고는 성공적이었던 결과물임을 생각하면, 이들의 <애덤 프로젝트>는 충분히 그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결과부터 말하면 익숙한 "데드풀(?)"이 나온 오락 영화이었습니다.다양한 '데드풀(?)'들이?
앞서 말했듯이 영화 <애덤 프로젝트>는 2050년과 2022년의 "애덤"이 사로 과거에서 만나 미래를 구하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여기서, 보이는 "라이언 레이놀즈"는 여전히 "데드풀(?)"인데 재밌는 건 이를 연기한 아역배우의 연기입니다.
극 중 똑같은 "애덤"이기에 똑같은 모습은 곧 똑같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 점에서 그를 연기한 '알렉스 말라리 주니어'의 연기력은 '추후 어떤 영화에 나올지?'를 충분히 기대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마크 러팔로"가 아빠이니까, 피는 못 속이겠죠)3. 그래도, 아는 맛은 포기 못하지!
무엇보다 <애덤 프로젝트>는 "시간 여행"을 다룬 작품입니다.
여기에 이야기를 점점 듣다 보면, "가족"과 연관된 작품으로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극 중 아빠를 잃은 "애덤"을 시작으로 아내를 잃은 "애덤", 남편을 잃은 "아내", 그리고 일이 바빠서 가족을 잊은 "아빠"까지 이 모든 결핍들을 "시간 여행"으로 해결하는 모습이 소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생각 외로 흥미진진합니다.복잡함은 잠시, 미뤄두고...
흔히, 작품에서 "시간 여행"을 사용하면 번복하지 말아야 하는 규칙들로 극의 긴장감을 불러 모으지만 어려움을 호소하게 만듭니다.
그런 점에서 <애덤 프로젝트>는 어려움은 미뤄둔 채,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극 중 22년의 "애덤"이 50년의 "애덤"에게 "멀티버스"의 개념을 말하지만, "영화를 너무 봤구나"로 정리하는데요.
이외에도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연상시키는 "자기봉", <터미네이터> 등의 언급은 "데드풀(?)'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유머까지 가벼이 즐기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결국, "숀 레비"는 <데드풀 3>의 감독으로 결정되었다.
: 재밌는 건 <프리 가이>를 "디즈니"가 만들어둔 <데드풀 3>의 가이드라인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그럴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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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을 찾기 위한 네 친구의 모험
*개봉 전 시사회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십 대 시절을 지나면서 조금씩 만들어진다. 부모과 가족의 영향을 받고, 더 크게 보면 국가의 영향을 받는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성장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은 한국 부모 밑에 자란 한국 사람이 된다. 너무나 당연한 정체성 인식과정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가족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을지 몰라도 국가적인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다가 다른 나라로 간 경우나 다른 나라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온 경우에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기게 된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다른 나라인 미국으로 건너갔다면 그 사람은 한국 사람일까. 아니면 미국 사람일까. 과거와 달리 다른 나라로 간 이민자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그 이민자의 자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확립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이도저도 아닌 자신에 대해서 더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 끝에, 결국에는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자신의 뿌리가 어디인지 찾아가게 된다.
아시아계 미국 입양인 오드리의 이야기
영화 <조이 라이드>는 어린 시절 미국 부모에게 입양된 오드리(애슐리 박)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오드리는 아주 어린 시절 중국에서 미국 부모님에게 입양된다. 어린 시절에 우연히 만나게 된 중국계 이민자 가정의 롤로(셰리 콜라)는 오드리와 중국계 아시아인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더욱 가깝게 지내게 된다. 가장 친한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주변의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같이 이겨내고 의지하면서 성공적인 성장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의 학장시절의 주요 순간을 짧은 편집을 통해 보여주면서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경쾌하게 보여준다. 이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시아계 미국인이로서 겪게 되는 일들이 어떤 것인지, 그 모든 경험이 결국 그들을 어떤 어른으로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면서 두 인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영화에서 가장 중심이 된 인물은 오드리다.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변호사가 된 그는 직장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알파걸이다. 그런 그는 상사로부터 중국에 있는 고객과의 계약을 따오라는 지시를 받고 친구 롤로와 함께 중국으로 향한다. 여기에는 롤로의 친척인 데드아이(사브리나 우)와 오드리의 대학 친구인 캣(스테파니 수)도 동행한다. 오드리의 중국 고객은 가족의 존재를 강조하며 며칠 뒤에 있을 파티에 오드리의 엄마와 같이 참석하라는 요구를 하게 되고, 그 일이 실행되었을 때 계약서에 서명을 하겠다는 답을 듣게 된다.
하지만 오드리는 아주 어린 시절에 입양되어 생모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이때부터 오드리와 세 친구들은 오드리가 입양될 때 관여된 입양기관에 찾아가는 것을 시작으로 생모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영화가 보여주는 네 친구의 여정은 무척 경쾌하다. 영화는 입양 기관에 가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과 한국, 미국을 오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코믹한 설정과 약간의 성적인 코드를 이용한 웃음코드가 오드리의 무거운 상황을 희석시킨다. 또한 그들이 중국의 문화나 분위기를 관찰하고 본인들이 끌리는 이성과 어울리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도 다른 인종과 관계없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는, 다르지 않은 존재라는 것도 보여둔다.
네 아시아계 미국인의 로드무비
이들은 모두 아시아계 미국인들이다. 그중에서 오드리는 입양되어 진짜 부모를 모르는 인물이다. 그러니까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그동안 무시했거나 신경 쓰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인 다른 친구들보다 더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미국인 부모 밑에서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 표현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오드리는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중반 그가 중국의 문화나 한국의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왠지 모를 친숙함을 느끼는 모습에선 그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이 드러나게 된다.
오드리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오드리와는 다르게 자신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는 확고하게 알고 있다. 중국에 친척이 있고 중국어도 꽤 능숙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드리는 중국어를 하지 못하고,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도 낮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모습은 그의 부모가 어떤 모습일지, 그 부모를 만난 오드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영화의 전반부는 미국에서, 중반부는 중국에서, 후반부는 한국에서 진행된다.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되는데, 미국에서의 오드리는 그야말로 미국인처럼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그가 중국으로 넘어가 중국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왠지 모를 친근함을 느낀다. 그렇게 그는 중국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중국인의 사고와 행동을 받아들인다. 그가 느끼는 친근함 때문인지 중반부의 친구들은 모두 마음이 한없이 풀어져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상태가 된다. 그러다 한국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오드리의 생모에 대한 비밀이 드러나면서 중국 친구들과의 갈등이 심화된다. 그렇게 나쁜 일들이 연속으로 벌어지는 후반부에서의 오드리는 한국인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오드리가 느끼는 정체성이 변화할 때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변하고, 그가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찾은 이후에 그 모든 혼란은 정리된다. 영화 <조이 라이드>는 그런 이야기 구조를 통해서 오드리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한편으로 영화 중반부에 포함된 성인 코미디 장면이 조금은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이면서 여성인 그들이 당당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고 행동한다는 측면에서 그들의 당당함이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오드리의 정체성에 따라 변하는 친구들과의 관계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은 네 친구가 파리로 함께 여행을 가서 밥을 먹는 장면이다. 그 마지막 식사가 인상적이다. 프랑스 파리의 식당에서 중식과 한식 요리를 먹으며 한국 맥주와 소주를 마시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각자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자신만의 정체성을 언제든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온갖 종류의 인종과 국가가 뒤섞여 사는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정체성을 알고 드러내면서 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를 연출한 아델 림 감독은 과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과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각본을 썼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아시아계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를 계속 작업해 온 것이다. 자신도 경험했을 정체성의 혼란을 영화 <조이 라이드>에 그대로 담았고, 그 혼란을 우울하게만 보여주지 않고 경쾌한 코믹 로드무비 형태로 설정하여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오드리 역을 맡은 애슐리 박은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으며, 캣 역의 스테파니 수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주연을 맡았었다. 이 두 배우를 포함해 코미디언으로 알려진 롤로 역의 셰리 콜라와 데드아이 역의 사브리나 우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아시안계 미국인 네 명이 주연을 맡아 이끌어가는 영화라는 점이 영화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영화 속 오드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의 진짜 모습을 알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내면 깊숙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을 생모를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고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내고 만다. 영화에서 그가 정체성을 발견하는 과정과 발견 이후의 모습이 무척이나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미국 이민자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조이 라이드>는 다양한 웃음코드를 보여주고 있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따뜻하고 경쾌한 영화다.
*본 포스팅은 배급사로부터 소정의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내용은 주관적인 의견을 반영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영화의 스틸컷은 [배급사]로부터 전달받았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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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5월 둘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이번 주는 맑고 따뜻한 봄날씨가 예상된다고 하는데요.다만, 이번 주에도 일교차가 심하다고 하니 겉옷 챙기셔서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의 개봉 주 주말의 관객 수'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은 마블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많은 마블 팬을 보유한 나라인데요.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박스오피스 순위인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5월 13일~5월 15일) 관객 수 83만 8,90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90만 6,526명을 돌파하였습니다.셋째 주에는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2. <범죄도시2> (NEW)▶ 아직 개봉 전인 <범죄도시2>가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였는데요.
개봉 전 주말 프리미어 유료 상영회가 열리며, 개봉 전부터 박스오피스 순위권에 들게 되었는데요.
개봉 전부터 뜨거운 반응과 호평이 연달아 나오는 것으로 보아,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5월 13일~5월 15일) 관객 수 17만 1,73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8만 2,93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가리봉동 소탕작전 후 4년 뒤, 금천서 강력반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전일만’(최귀화) 반장은 현지 용의자에게서 수상함을 느끼고,
그의 뒤에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강해상’(손석구)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은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역대급 범죄를 저지르는 ‘강해상’을 본격적으로 쫓기 시작하는데...3. <배드 가이즈> (▼1)▶ 가족 관람객을 사로 잡은 드림웍스의 <배드 가이즈>가 둘째 주에 누적 관객 수 30만명을 돌파하였는데요.
주말 동안 (5월 13일~5월 15일) 관객 수 5만 8,83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3만 85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씨네픽의 이번 주 100회 예측 이벤트는 5월 2주 차 박스오피스(순위) 예측입니다. 한 주동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5월 2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박스오피스 1위 순위를 가장 많은 분들이 맞혀주셨고,
그다음으로 3위, 2위 순으로 많이 맞춰주셨습니다. 90% 이상의 사람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예측에 성공하였는데요. 이에 비해 2위와 3위를 맞춘 비율이 굉장히 적었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98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3주 동안 박스오피스 TOP 5 순위권 안에 들었는데요. 저번 주말 순위를 유지해 4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5월 13일~5월 15일) 관객 수 2만 3,72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9만 3,16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 (▼2)▶ <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은 두 단계 내려가 5위를 차지하였는데요.
이번 주 개봉 예정작을 생각했을 때 셋째 주에는 TOP 5 순위권 밖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말 동안 (5월 13일~5월 15일) 관객 수 1만 9,18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37만 7,22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국내 박스오피스와 동일하게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가 차지했습니다.
또한,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성적과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성적은 하나 빼고 모두 동일하였는데요.
<Firestarter>가 개봉하면서 순위권에 올라갔고, <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가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습니다.
주말 동안(5월 13일~5월 15일)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의 매출액은 $61,003,000 (한화 약 783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총 누적 매출액은 주말 매출액과 동일하게 $291,862,523 (한화 약 3,747억)을 기록했습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5월 6일 ~ 2022년 5월 8일)1.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6,100만 달러 (누적 2억 9,186만 달러)2. <배드 가이즈> 689만 달러 (누적 6628만 4,000만 달러)3. <수퍼 소닉2> 455만 달러 (누적 1억 7,570만 달러)4. <파이어스타터> 382만 달러 (누적 382만 달러)5.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330만 달러 (누적 4,710만 달러)...씨네픽의 5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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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걸 왜 봐요마 소다팝 마이 리틀 소다 팝!
이 글은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엘르/넷플릭스
5분만 참으면 된다.
그러면 웬만한 뮤지컬 뺨치는 퀄리티의 노래들도, 이 세상 만으로도 모자라서 저세상까지 호령하는 아이돌들도. 게다가 왕크왕귀의 정석답게 왕발로 쓰러트린 것들에 집착하는 더피도 모두 누릴 수 있게 된다.
사실 최근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었던 [퇴마록] 덕분에 한동안 마음에 드는 작품은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제목에다 떡하니 케이팝이라는 말이 박혀 있어서 거부감이 좀 컸던 것도 부인하지는 않겠다. 설상가상으로 재생버튼을 누르자마자 얼토당토않은 소다팝 타령을 해대는 바람에 살짝 위기가 왔지만, 정말로 딱 5분이다. 그것만 넘기면 된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생각해 보면 반가운 점(?)들이 참 많은 작품이다. 한국적인 색채가 가득하기 때문에 그다지 씹어 삼키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샤이니 이후로는 아이돌의 계보에서 멀어진 나 같은 사람들에게도 부담감 없는 노래와 콘셉트(소다팝 제외)이었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에 대한 편견이 서서히 사라져서, 보면서 꽤 몰입할 수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한국 사람들을 제외하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요소들을 가득 담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이질감을 전형적이지만 언제나 먹히는 서사와 구조로 안정화시켰다. 게다가 고리타분함을 피하기 위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먹히고" 있는 한국형 아이돌의 모티프를 차용한 셈이다.
사진출처:미주 중앙일보
이 절묘함은 작품이 가진 확실한 차별점이 된다. 그리고 그 차별점은 신선함이 되어 이 낯선 것들로 가득한 작품의 배경인 한국, 더 크게는 한국 문화(불교 포함)에 대한 궁금증까지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우리는 사자 보이즈가 갓끈 돌리는 것에 가장 열렬한 물개박수를 치는 관중들이 되는 동시에 저걸 나는 알고 있다.라는 자부심 비슷한 것 마저 느낄 수 있게 된다.
분명 소다팝이 울려 퍼질 때 머리를 싸매며 꺼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말했던 나였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니 나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리는 내가 싫어요마 소다팝 마이 리틀 소다팝.
[이 글의 TMI]
1.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웃겼던 것은 HAN의원이었음.
2. 더피 시무룩해할 때 나도 같이 시무룩해짐.
3. 그래도 저승사자한테 가터벨트는 너무한 거 아니오.
#케이팝데몬헌터스 #메기강 #크리스아펠한스 #아덴조 #안효섭 #메이홍 #김윤진 #켄정 #이병헌 #넷플릭스 #OTT #애니메이션 #판타지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영화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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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신세경, 왜 서촌으로 갔을까 (with 아름다움)
Ott 앱인 Seezn 오리지널 영화인 어나더 레코드가 공개되었어요.
다큐멘터리인 이번 영화는 배우 신세경의 고민과 함께
조용하고 아름다운 서촌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서촌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도 볼 수 있죠.
마치 그들 옆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체 리뷰를 봐주세요!!
제 Rabbitgumi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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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흥신소] 가정방문 스릴러 '더 게스트'
피해라 이 영화
더 게스트
-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홀로 남은 집 낯선 여자가 나를 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데...일순간에 게스트 하우스로 변해버린 우리 집... 불편한 가정방문이 낳은 비극 이 영화 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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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턴트맨> 장르 풀코스 예고편
턴트맨인 그는, 다른 모든 스턴트맨처럼 영화를 위해 폭발에 터지고, 총에 맞고, 충돌하며, 창문을 통과하고,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커리어가 끝날 정도의 심각한 사고를 겪고 돌아온 이 근로 영웅은 스턴트 일을 계속 하면서 실종된 영화배우를 추적하여 음모를 해결하고 평생의 사랑을 되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과연 잘 될 수 있을까요? 실제 스턴트맨 출신이며 [불릿 트레인], [데드풀2], [아토믹 블론드], [분노의 질주: 홉스&쇼] 블록버스터 감독이자 [존 윅], [바이올런트 나잇] 프로듀서 데이비드 리치의 가장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스턴트맨]은 새롭고 유쾌하고 박진감 넘치는 올스타 액션 스릴러이며 액션 영화 자체와 이를 제작하기 위해 영화 비하인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제작진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입니다. 콜트(라이언 고슬링; 오스카상 후보자/ 바비, 라라랜드, 드라이브)는 1년 전 스턴트 일을 하면서 부상을 입고 정신적 & 신체적 건강에 집중하기 위해 업계를 떠났지만, X인 조디(에밀리 블런트; 골든 글로브상 수상자/ 오펜하이머,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카리오)가 감독을 맡은 블록버스터 영화 촬영 현장에 복귀하게 되고 주연 배우가 실종되는 상황에 휘말리게 됩니다. 영화의 무자비한 프로듀서(한나 웨딩햄; 에미상 수상자/ 테드 라소)가 스타배우 톰 라이더(에런 존슨; 골든 글로브 수상자/ 불릿 트레인)가 사라진 사실을 스튜디오와 언론에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동안 콜트는 조디를 다시 매료시키고자 노력하며 영화의 가장 화려한 스턴트 액션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실종된 스타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깊어지면서 콜트는 그 어떤 스턴트보다 더 위험하고 악랄한 범죄 음모에 휘말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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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7번째 날> 메인 예고편
12살 소년이 부모와 누나를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세상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며칠 후, 신임 사제 다니엘은 대주교의 부름을 받고 베테랑 구마사 피터 신부를 만나 살인범으로 지목된 소년 찰리를 만나러 간다.
찰리는 가족을 죽인 건 자신이 아니며 밤마다 정체 모를 남자가 찾아왔었다고 고백한다.
한편, 피터 신부는 찰리를 보며 25년 전 그를 악몽에 빠뜨렸던 강력한 악령을 떠올린다.
마침내 다니엘과 피터가 그들의 목숨을 건 구마 의식을 시작하자 찰리를 괴롭혀 온 악마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 절대 악이 깨어난다
신이여, 우리를 악에서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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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자 | 자기 설계도마저 잃어버린 설계자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그의 치밀한 설계가 조력자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을 만나면 경찰도, 검찰도, 그 누구도 사고가 사실 철저한 계획 살인임을 알아내지 못한다. 어느 날, 영일은 새로운 의뢰를 받는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인 '주성직'(김홍파)을 죽여달라는 주성직의 딸 '주영선'(정은채)의 의뢰. 영일과 팀원은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신중히 설계에 돌입한다.
그런데 막상 작전을 개시하자마자 예기치 못한 변수에 계획이 흔들리고, 영일은 국내 최고의 설계자 '청소부'가 움직였음을 눈치챈다. 과거 '청소부'에게 동생 '짝눈이'(이종석)를 잃은 바 있는 영일. 이제 그는 '양경진'(김신록)을 필두로 한 경찰의 수사를 피해 의뢰와 복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한다.
설계자가 설계도를 못 그려
리뷰 작성법을 배울 때도, 기사를 작성할 때도, 자기소개서나 논문을 쓸 때도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설계도를 먼저 그려라." 글감이 될 주제를 정했다면 그와 관련된 모든 아이디어를 먼저 펼쳐 놓고, 글의 순서를 짜라. 이때 전체 흐름에서 불필요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아무리 아까워도 과감하게 버려라. 그래야만 작가의 의도가 하나의 글로 응축되어서 일관성 있게 독자에게 전달될 테니까.
이요섭 감독의 신작 <설계자>는 이 가르침을 정확히 역행한다. 여러 아이디어는 분명 눈길을 끈다. 영일과 청소부 중 누가 더 그럴듯하게 사고를 꾸미는지를 추적하는 범죄극은 긴장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더해 사고를 설계할 줄 알지만 정작 자기 팀원의 사고사를 막지 못한 설계자의 자괴감을 지켜보는 심리극도 흥미롭다.
하지만 정작 그들을 어떻게 엮어낼 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결과 <설계자>는 범죄극과 심리극 사이에서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린다.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 개입하면서 역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배우들의 열연이 헛되이 느껴질 정도다. 자연히 '믿고 있는 진실을 언제나 의심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도 덩달아 빛을 보지 못한다.
자격미달 범죄극
<설계자>라는 제목을 보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조의석 감독의 <감시자들>이다. 둘은 내용도 비슷하다. 주인공이 경찰과 범죄자라는 차이는 있지만,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특정 팀의 작전과 역할을 조명한다는 큰 줄기가 같다. 실제로 <감시자들>은 상공에서 도시를 훑는 듯한 신선한 연출로 호평받았다. 현장 팀장, 미행 전문가, CCTV 전문가, 천부적인 기억력을 지닌 요원이 합을 맞춘 깔끔한 액션을 보는 재미도 상당했다.
안타깝게도 <감시자들>의 미덕까지는 닮지 못했다. 일단 '설계자'라는 콘셉트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초반부까지는 나름대로 재기 있는 상황이 연출된다. 타깃을 어떤 상황으로 유도하고, 어떤 방식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어떻게 도주하며 증거를 지울 것인지 그 얼개를 대략적으로나마 보여준다.
하지만 중반부부터는 설계된 사고를 연이어 제시할 뿐, 그 사고들의 설계도는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자살이나 교통사고를 끌고 온 뒤 알고 보니 전부 청소부의 설계였다는 식의 무책임한 전개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좀처럼 긴장감이 깃들지 않는다. 누가 그 사고를 어떻게 계획한 것인지를 추적하는 것도 범죄극으로서의 재미일 수 있었는데, 그 가능성을 스스로 저버린다.
이에 더해 팀으로서 움직이는 재미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리더인 영일과 변장 담당자인 월천 외에는 각자 전문 영역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경험의 유무에 따라 맡는 역할이 달라지지만, 정작 경험이 가장 많아서 신뢰를 받는 재키는 가장 중요한 작전을 망치는 데 일조한다. 심지어 후반부에 가서는 굳이 팀으로 움직일 이유도 없어 보인다. 영일 혼자서도 온갖 사고를 꾸며내는데 통달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너무 얕은 심리 스릴러
그렇다고 해서 설계자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것도 아니다. 영일은 분노와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누구보다도 지키고 싶었던 동생 짝눈이가 청소부의 설계로 인해 목숨을 잃어햐 했기 때문. 그래서 그는 청소부를 찾아내기 위해 의심스러운 사고를 항상 추적한다. 이는 자기 설계가 또 한 번 무너지고 점만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자 그가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는 영일과 짝눈이의 관계를 납득시키지 못한다. 그들의 관계는 표면적으로만 제시된다. 짝눈이는 영일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족이다. 설계자 일을 할수록 세상사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은 영일에게도 짝눈이는 유일하게 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존재다. 그는 모르핀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재키를 꾸준히 보살필 정도로 심성이 착하니까.
그런데 이 관계는 너무 단순하게 묘사된다. 영일과 짝눈이 사이에 있었던 두세 가지 사건은 플래시백으로 되풀이될 뿐이다. 그나마 재키가 짝눈이를 그리워하는 대사를 몇몇 더하지만, 그 내용마저도 러닝타임 내내 도돌이표다. 자연히 영일에게 짝눈이의 죽음이 그토록 큰 아픔인지 공감하기 어렵다. 그 결과 심리극으로 급전환하는 중반부부터 영화는 급격히 서스펜스를 잃고 템포가 늘어진다.
공중에서 사라진 메시지
물론 <설계자>의 지향점을 유추할 단서는 있다. 마지막 플래시백에 따르면 영일과 짝눈이는 단순한 가족 관계가 아니다. 짝눈이는 설계자 일을 그만두려 한다. 일을 할수록 의심과 편집증이 깊어지는 영일을 보면서 인간적으로 살고 싶은 욕구가 깊어졌기 때문. 영일은 그런 짝눈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괴롭고 불편해도 의심을 거듭하며 진실을 추구할지, 아니면 진실에 눈 감더라도 편안한 삶을 누릴지.
이렇게 보면 극 중 다른 캐릭터는 영일과 짝눈이의 심리 상태를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하는 장치다. '하우저'(이동휘)를 필두로 한 유튜버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영일의 설계가 절반 정도 성공한 주성직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를 만들어 노출시키고,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회색 지대를 만든다. 그 안에서 배신자와 진실을 찾아낼지 말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영일과 월천이 충돌하듯이.
그 연장선상에서 주영선은 관객의 시점을 대표한다. 그녀는 아버지 주성직의 죽음과 관련해 언론의 집요한 추적에 시달리며 불안해한다. 또 무엇이 진실인지 좀처럼 확신을 갖지 못한다. 미디어의 과잉 이미지가 빚어낸 현대 사회의 확증편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인 셈이다. 이를 통해 <설계자>는 '진실은 있지만, 그것을 숨기려는 이들이 존재하고, 진실을 알기 위해 그들과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듯하다.
다만 여러 단서 간의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짝눈이는 흩어져 있는 모든 캐릭터와 플롯을 한 데 이어 줄 유일한 연결고리다. 그런데 정작 그의 서사가 단편적으로 비치고 있으니 <설계자>의 여러 아이디어와 메시지는 하나의 이야기로 응축될 수가 없다. 하우저, 주영선을 비롯해 보험사 직원들이 자주 등장하는 지점과 영화가 급격히 동력을 잃는 시점이 겹치는 게 우연이 아닌 이유다.
청소부는 대체 누군데
이 모든 문제는 메인 빌런인 청소부를 활용하는 방식에 집약되어 있다. 청소부의 정체와 관련된 반전은 <설계자>의 메시지에 힘을 더한다. 모든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영일은 청소부가 사실 존재하지 않았으며 자기는 그저 망상에 빠졌을 뿐이라고 좌절한다. 그렇게 그는 모든 사고를 의심하려는 노력을 그만둔다. 바로 그 순간 만족스러워하는 청소부의 정체가 드러나며, 영화는 영일처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최근 작품 중에는 <댓글부대>와 유사한 그림인 셈이다. 반전을 통해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순간적으로 무너뜨리고, 사회적인 메시지에 힘을 더한다. 그런데 이 반전은 성과에 비해 대가가 너무 크다. <댓글부대>는 반전을 준 후에 분량이 충분하지는 않아도 관객의 의문을 최소한 해소하려는 노력은 보여줬다.
반면에 <설계자>는 반전을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도 두지 않았다. 청소부는 영일을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뜨렸지만, 영화만 보면 청소부가 어떻게 그 설계를 성공시켰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반전을 위한 반전일 뿐, 러닝타임 내내 품은 의문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범죄극으로서도, 심리극으로서도 완결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그렇게 <설계자>는 제목이 무색하게도 마지막까지 설계도를 찾지 못했다.
Dreadful 끔찍한
아이디어만으로는 건물을 못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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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은 킥, 영화는 후킹!
음식에서 킥(kick)은 기본적인 맛에 자극을 더해주면서 전체적인 요리의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영화에서 후킹(hooking)은 초반에 관객의 관심을 강하게 끌어들이는것을 의미합니다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킥'이 중요하고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후킹'이 중요하죠.
오늘은 킥과 후킹 모두를 잡은 맛도리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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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덤 프로젝트 / The Adam Project, 2022
갑작스러운 "라이언 레이놀즈"의 휴식 선언은 놀라우면서도, 한 편으로 납득이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에도 <킬러의 보디가드 2>와 <프리 가이>, 그리고 <레드 노티스>까지 3편의 영화와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의 더빙까지 했으니까요. (이 중 <프리 가이>와 <레드 노티스>는 속편 제작이 확정되었다)
근데, 이런 발언과 달리 그는 여전히 작업 중이었나 봅니다.
<데드풀 3>의 작업 중에도 이번 3월 11일에 "넷플릭스"에 공개한 <애덤 프로젝트>는 <프리 가이>의 "숀 레비"감독과 함께한 2번째 작품인데요.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영화 <애덤 프로젝트>의 감상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2050년,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조종사는 빗발치는 총알을 피해 어디론가 도망을 치는데요.
그리고, 2022년 학교에서 한 아이는 얻어맞고 정학을 당하고는 집에 홀로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집 앞에 있는 숲에서 아까 그 피를 흘리는 조종사가 아이의 눈앞에 나타나는데요.
당황도 잠시, 조종사는 익숙한 듯이 집안을 찾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이와 조종사 모두 "애덤"이기 때문인데...'또드풀'이 나선다!
1. 다른 메뉴도 잘하는 분께서...
앞서 말했듯이 남들은 1년에 1편 개봉하기도 어려운데도 "코로나19"에 그것도 <킬러의 보디가드 2>와 <프리 가이>, <레드 노티스>, 그리고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의 더빙까지 더 바쁘게 보낸 "라이언 레이놀즈"입니다.
근데, 이런 바쁜 활동과 다르게 관객들이 그에게 느껴는 피로도는 분명히 존재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나왔던 영화 모두가 하나같이 똑같은 캐릭터들인데, 사실 이런 문제점은 <데드풀2016>이후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는바입니다.이제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데드풀"로 읽힌다.
물론, 하나같이 다른 제목들과 다른 내용인데도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의 유사함은 지울 수가 없는데요. (하다못해 "피카츄"마저 "데드풀"로 만들었으니...)
이런 이유에는 조심스레, 연기를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팬들이 있겠지만 사실 그는 연기를 꽤 하는 배우입니다.
잘생긴 얼굴에 맞게 "로맨틱 코미디"도 잘하나, <베리드2010>만봐도 그의 연기력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실 겁니다. (그래서, 살짝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2. 어딜 가도, 데드풀이구나!
그럼에도, <애덤 프로젝트>를 기대한 이유에는 이를 연출한 감독이 <프리 가이>의 "숀 레비"감독이기 때문입니다.
<데드풀>과 <킬러의 보디가드>를 제외하고는 성공적이었던 결과물임을 생각하면, 이들의 <애덤 프로젝트>는 충분히 그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결과부터 말하면 익숙한 "데드풀(?)"이 나온 오락 영화이었습니다.다양한 '데드풀(?)'들이?
앞서 말했듯이 영화 <애덤 프로젝트>는 2050년과 2022년의 "애덤"이 사로 과거에서 만나 미래를 구하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여기서, 보이는 "라이언 레이놀즈"는 여전히 "데드풀(?)"인데 재밌는 건 이를 연기한 아역배우의 연기입니다.
극 중 똑같은 "애덤"이기에 똑같은 모습은 곧 똑같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 점에서 그를 연기한 '알렉스 말라리 주니어'의 연기력은 '추후 어떤 영화에 나올지?'를 충분히 기대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마크 러팔로"가 아빠이니까, 피는 못 속이겠죠)3. 그래도, 아는 맛은 포기 못하지!
무엇보다 <애덤 프로젝트>는 "시간 여행"을 다룬 작품입니다.
여기에 이야기를 점점 듣다 보면, "가족"과 연관된 작품으로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극 중 아빠를 잃은 "애덤"을 시작으로 아내를 잃은 "애덤", 남편을 잃은 "아내", 그리고 일이 바빠서 가족을 잊은 "아빠"까지 이 모든 결핍들을 "시간 여행"으로 해결하는 모습이 소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생각 외로 흥미진진합니다.복잡함은 잠시, 미뤄두고...
흔히, 작품에서 "시간 여행"을 사용하면 번복하지 말아야 하는 규칙들로 극의 긴장감을 불러 모으지만 어려움을 호소하게 만듭니다.
그런 점에서 <애덤 프로젝트>는 어려움은 미뤄둔 채,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극 중 22년의 "애덤"이 50년의 "애덤"에게 "멀티버스"의 개념을 말하지만, "영화를 너무 봤구나"로 정리하는데요.
이외에도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연상시키는 "자기봉", <터미네이터> 등의 언급은 "데드풀(?)'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유머까지 가벼이 즐기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결국, "숀 레비"는 <데드풀 3>의 감독으로 결정되었다.
: 재밌는 건 <프리 가이>를 "디즈니"가 만들어둔 <데드풀 3>의 가이드라인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그럴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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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을 찾기 위한 네 친구의 모험
*개봉 전 시사회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십 대 시절을 지나면서 조금씩 만들어진다. 부모과 가족의 영향을 받고, 더 크게 보면 국가의 영향을 받는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성장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은 한국 부모 밑에 자란 한국 사람이 된다. 너무나 당연한 정체성 인식과정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가족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을지 몰라도 국가적인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다가 다른 나라로 간 경우나 다른 나라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온 경우에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기게 된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다른 나라인 미국으로 건너갔다면 그 사람은 한국 사람일까. 아니면 미국 사람일까. 과거와 달리 다른 나라로 간 이민자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그 이민자의 자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확립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이도저도 아닌 자신에 대해서 더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 끝에, 결국에는 인생의 어느 순간에 자신의 뿌리가 어디인지 찾아가게 된다.
아시아계 미국 입양인 오드리의 이야기
영화 <조이 라이드>는 어린 시절 미국 부모에게 입양된 오드리(애슐리 박)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오드리는 아주 어린 시절 중국에서 미국 부모님에게 입양된다. 어린 시절에 우연히 만나게 된 중국계 이민자 가정의 롤로(셰리 콜라)는 오드리와 중국계 아시아인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더욱 가깝게 지내게 된다. 가장 친한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주변의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같이 이겨내고 의지하면서 성공적인 성장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의 학장시절의 주요 순간을 짧은 편집을 통해 보여주면서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경쾌하게 보여준다. 이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시아계 미국인이로서 겪게 되는 일들이 어떤 것인지, 그 모든 경험이 결국 그들을 어떤 어른으로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면서 두 인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영화에서 가장 중심이 된 인물은 오드리다.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변호사가 된 그는 직장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알파걸이다. 그런 그는 상사로부터 중국에 있는 고객과의 계약을 따오라는 지시를 받고 친구 롤로와 함께 중국으로 향한다. 여기에는 롤로의 친척인 데드아이(사브리나 우)와 오드리의 대학 친구인 캣(스테파니 수)도 동행한다. 오드리의 중국 고객은 가족의 존재를 강조하며 며칠 뒤에 있을 파티에 오드리의 엄마와 같이 참석하라는 요구를 하게 되고, 그 일이 실행되었을 때 계약서에 서명을 하겠다는 답을 듣게 된다.
하지만 오드리는 아주 어린 시절에 입양되어 생모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이때부터 오드리와 세 친구들은 오드리가 입양될 때 관여된 입양기관에 찾아가는 것을 시작으로 생모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영화가 보여주는 네 친구의 여정은 무척 경쾌하다. 영화는 입양 기관에 가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과 한국, 미국을 오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코믹한 설정과 약간의 성적인 코드를 이용한 웃음코드가 오드리의 무거운 상황을 희석시킨다. 또한 그들이 중국의 문화나 분위기를 관찰하고 본인들이 끌리는 이성과 어울리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도 다른 인종과 관계없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는, 다르지 않은 존재라는 것도 보여둔다.
네 아시아계 미국인의 로드무비
이들은 모두 아시아계 미국인들이다. 그중에서 오드리는 입양되어 진짜 부모를 모르는 인물이다. 그러니까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그동안 무시했거나 신경 쓰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인 다른 친구들보다 더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미국인 부모 밑에서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 표현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오드리는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중반 그가 중국의 문화나 한국의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왠지 모를 친숙함을 느끼는 모습에선 그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이 드러나게 된다.
오드리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오드리와는 다르게 자신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는 확고하게 알고 있다. 중국에 친척이 있고 중국어도 꽤 능숙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드리는 중국어를 하지 못하고,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도 낮다.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모습은 그의 부모가 어떤 모습일지, 그 부모를 만난 오드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영화의 전반부는 미국에서, 중반부는 중국에서, 후반부는 한국에서 진행된다.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되는데, 미국에서의 오드리는 그야말로 미국인처럼 사고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그가 중국으로 넘어가 중국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왠지 모를 친근함을 느낀다. 그렇게 그는 중국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중국인의 사고와 행동을 받아들인다. 그가 느끼는 친근함 때문인지 중반부의 친구들은 모두 마음이 한없이 풀어져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상태가 된다. 그러다 한국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오드리의 생모에 대한 비밀이 드러나면서 중국 친구들과의 갈등이 심화된다. 그렇게 나쁜 일들이 연속으로 벌어지는 후반부에서의 오드리는 한국인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오드리가 느끼는 정체성이 변화할 때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변하고, 그가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찾은 이후에 그 모든 혼란은 정리된다. 영화 <조이 라이드>는 그런 이야기 구조를 통해서 오드리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한편으로 영화 중반부에 포함된 성인 코미디 장면이 조금은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이면서 여성인 그들이 당당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고 행동한다는 측면에서 그들의 당당함이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오드리의 정체성에 따라 변하는 친구들과의 관계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은 네 친구가 파리로 함께 여행을 가서 밥을 먹는 장면이다. 그 마지막 식사가 인상적이다. 프랑스 파리의 식당에서 중식과 한식 요리를 먹으며 한국 맥주와 소주를 마시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각자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자신만의 정체성을 언제든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온갖 종류의 인종과 국가가 뒤섞여 사는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정체성을 알고 드러내면서 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를 연출한 아델 림 감독은 과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과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각본을 썼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아시아계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를 계속 작업해 온 것이다. 자신도 경험했을 정체성의 혼란을 영화 <조이 라이드>에 그대로 담았고, 그 혼란을 우울하게만 보여주지 않고 경쾌한 코믹 로드무비 형태로 설정하여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오드리 역을 맡은 애슐리 박은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으며, 캣 역의 스테파니 수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주연을 맡았었다. 이 두 배우를 포함해 코미디언으로 알려진 롤로 역의 셰리 콜라와 데드아이 역의 사브리나 우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아시안계 미국인 네 명이 주연을 맡아 이끌어가는 영화라는 점이 영화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영화 속 오드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의 진짜 모습을 알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내면 깊숙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을 생모를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고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내고 만다. 영화에서 그가 정체성을 발견하는 과정과 발견 이후의 모습이 무척이나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미국 이민자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조이 라이드>는 다양한 웃음코드를 보여주고 있어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따뜻하고 경쾌한 영화다.
*본 포스팅은 배급사로부터 소정의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내용은 주관적인 의견을 반영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영화의 스틸컷은 [배급사]로부터 전달받았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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