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1-04-13 15:51:52
장르가 된 멜리사 맥카시, 마침내 슈퍼히어로 되다
넷플릭스 영화 〈썬더 포스〉(2021)
멜리사 맥카시는 〈스파이〉(2015), 〈고스트버스터즈〉(2016), 〈해피타임 스파이〉(2018)에서 비슷한 배역을 연기해 왔다. 터프하고 강인하며 우스꽝스럽지만 결국 우당탕탕 모든 걸 해결하는 여전사. 하지만 이 반복은 질리지 않는다. 그녀가 상징하는 캐릭터 설정 자체가 풍자의 역할을 하며 할리우드의 정형화된 관습과 캐릭터를 비틀기 때문이다. 멜리사 맥카시가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멜리사 맥카시는 〈스파이〉에서는 CIA 현장요원으로 활동했고, 〈고스트버스터즈〉에서는 유령 사냥꾼으로 변신했으며, 〈해피타임 스파이〉에서는 형사로 분해 소수자의 상징인 ‘퍼펫(인형)’과 진한 우정을 나눴다. 그녀의 도전에는 늘 ‘뚱뚱한 백인 여자’가 마주할 만한 어려움이 발생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유쾌함을 무기로 이를 돌파해 나갔다. 그리고 넷플릭스 영화 〈썬더 포스〉에서 그녀는 마침내 슈퍼히어로가 되었다.
〈썬더 포스〉 스틸컷 ⓒ넷플릭스
여성 영웅, 흑인 영웅, 성소수자 영웅 등을 주인공으로 한 히어로 무비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과연 그런 영화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멜리사 맥카시를 떠올린다. 그녀는 정형화된 장르의 주인공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주인공을 바꾸는 일이 문화적 헤게모니를 교체하는 일의 전부일 순 없지만 좋은 시작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관점에서, 영화 〈썬더 포스〉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두 여성 히어로가 시카고를 위협하는 빌런들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좇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잘 만든 영화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 멜리사 맥카시와 투톱을 맡은 옥타비아 스펜서의 화면 장악력도 다소 아쉽다.
멜리사 맥카시 혼자 고군분투하며 영화의 빈틈을 메꾸지만 어딘가 헐거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뚱뚱하고 유쾌한 여성 파이터 멜리사 맥카시’라는 장르를 이어가려면 조금 더 완성도 있는 영화가 필요하다. 멜리사 맥카시가 자신이 쌓아온 커리어와 이미지에만 의존하지 않는 ‘좋은 영화’를 다음 영화로 선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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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7월 둘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7월 셋째 주에도 22일을 제외하고 비 소식이 있다고 하니다들 우산 잘 챙기시고! 감기 조심하세요:)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7월 둘째 주 개봉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탑건: 매버릭> (▲1)▶ <토르: 러브 앤 썬더>의 개봉으로 2위를 차지했던 <탑건: 매버릭>이 1위를 재탈환하였습니다.
SNS에서 계속 입소문이 퍼짐과 동시에 N차 관람을 하는 관객이 늘어나며 1위를 재탈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7월 15일~7월 17일) 관객 수 70만 2,33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73만 3,83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2. <토르: 러브 앤 썬더> (▼1)▶ 탑건의 역주행으로 7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에서는 2위를 차지하게 된 <토르: 러브 앤 썬더>.
7월 첫째 주와 비교했을 때 3배 가량 줄어들었는데 개봉 이후 <토르: 러브 앤 썬더>의 평이 많이 갈리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블 팬이 다수 있는 한국이라 그런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7월 15일~7월 17일) 관객 수 39만 8,40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49만 3,88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헤어질 결심> (-)▶ 7월 첫째 주와 동일하게 3위를 차지한 <헤어질 결심>. 관객 수는 7월 첫째 주보다 아주 살짝 증가하였다.
저번 주와 모두 비슷하지만, 한 가지 추가된 점은 손익 분기점을 돌파했다는 점입니다.
주말 동안 (7월 15일~7월 17일) 관객 수 20만 7,25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24만 7,178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09회 예측 이벤트는 7월 둘째 주 주말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7월 2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대부분의 유저분들이 <탑건: 매버릭>의 1위를 예상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1,2,3위 정답자 비율이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이번 예측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박스오피스 1위를 30% 이상의 많은 유저분이 예측에 성공하셨고, 그다음으로 3위, 2위 순으로 많이 맞춰주셨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110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명탐정 코난: 할로윈의 신부> (NEW)▶ 13일 개봉한 <명탐정 코난: 할로윈의 신부>가 4위를 차지하였습니다.
7월 둘째 주 개봉한 영화만 두고 봤을 때는 관객 수 1위를 차지한 영화입니다.
주말 동안 (7월 15일~7월 17일) 관객 수 14만 8,55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1만 6,747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극악무도한 폭파범 ‘플라먀’에 의해 교묘한 함정에 빠진 아무로 토오루!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진 ‘플라먀’,
유일한 단서는 아무로 토오루가 그의 경찰 동기들과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하루.
이와 동시에 결혼식의 신부가 된 경시청의 사토 형사는 불길한 예감을 감출 수 없는데…
5. <범죄도시 2> (▼1)▶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 1000만 영화인 <범죄도시2>가 11주 동안 박스오피스를 지키고 있는데요.
다만, 7월 첫째 주와 비교했을 때 관객 수가 절반 가량 하락했습니다.
주말 동안 (7월 15일~7월 17일) 관객 수 3만 5,52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265만 9,06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Where the Crawdads Sing>이 개봉과 동시에 3위를 차지하면서 7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의
3, 4위 영화가 모두 한 단계씩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7월 첫째 주 5위였던 <Jurassic World Dominion>이 순위 밖으로 밀려 나갔습니다.
주말 동안(7월 15일~7월 17일) <Thor: Love and Thunder>의 매출액은 46,000,000 (한화 약 607억)의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은 233,271,136(약 3,079억)원을 달성했습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7월 15일 ~ 2022년 7월 17일)1. <토르: 러브 앤 썬더> 4600만 달러 (누적 2억 3300만 달러)2. <미니언즈2> 2,600만 달러 (누적 2억 6,256만 달러)3. <Where the Crawdads Sing> 1,700만 달러 (누적 1,700만 달러)4. <탑건: 매버릭> 1,200만 달러 (누적 6억 1,796만 달러)5. <엘비스> 760만 달러 (누적 1억 620만 달러)...씨네픽의 7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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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 워커
스페이스 워커
러시아 우주과학 영화. 1963년, 쏘련은 미국과 냉전 체제를 유지하면서 우주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우주과학에서는 러시아가 앞서고 있는 상황. 미국은 1965년 5월까지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미 유리 가가린이 1961년 4월 12일, 지구인으로는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했으며 지구 궤도를 도는데도 성공했다. 유리 가가린은 1968년 일곱 번째 우주비행에 나섰다가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미국이 우주 경쟁에 뛰어든 직접적 사건은 쏘련의 스푸트니크호 때문이다. 쏘련은 1957년 10월 4일,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 곧바로 11월 3일에 스푸트니크 2호를 쏘아올리면서 그 안에 개를 태웠다. 미국은 1958년 1월 30일, 겨우 5kg짜리 위성 익스플로러 1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하지만 며칠 뒤인 2월 3일, 쏘련은 과학 탐사위성 스푸트니크 3호를 쏘아올리는데, 이 위성의 무게는 1.3톤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미국은 초조하고 심하게 열 받은 상태였고, 쏘련은 충분히 앞서가고 있었지만, 미국의 기를 완전히 꺾어놓으려는 시도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계획이 바로 '유인우주선'이었다.
이 시기의 쏘련과 미국은 냉전 상태로 군비 경쟁과 우주 경쟁에 동시에 뛰어들어 서로의 체제가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 이미 매카시즘 광풍이 불어 미국의 정치, 문화,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진보적 지식인을 공산주의자로 좌표를 찍어 내쫓거나 감옥에 보내거나 불명예 퇴진을 강요했다. 한국에서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존재했던 '블랙리스트'가 미국에서는 이미 이 시기에 존재했다.
1962년에는 쏘련의 미사일이 쿠바에 설치되고 있는 걸 미국 정보기관에서 탐지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발칵 뒤집혔고, '공산주의의 위협'이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공포를 미국인들이 실감하는 사건이었다. 미국 정부로서는 이런 사태를 쏘련과의 군비, 체제 경쟁으로 끌어들여 미국 - 자본주의 -의 우월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우주 경쟁에서 러시아는 초반에 확실한 승기를 잡고 있었다.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는 미국이 먼저 발표했는데, 이미 쏘련의 유리 가가린이 우주 비행에 성공한 만큼, 이번에는 우주인이 지구 궤도를 돌면서 우주 유영을 하는 단계로 나가야 하는 과제가 부여되었다. 쏘련은 앞서 가고 있었지만, 미국이 바짝 뒤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번 우주 유영 프로젝트에서도 앞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개발 팀에서는 정상적으로 우주선을 만든다면 1967년이 되어서야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쏘련 당국은 1965년 3월까지 앞당기라고 주문한다. 개발 팀장은 쏘련 정부의 입장과 실제 개발을 담당한 과학자들 사이에서 일정을 조절해야 하는 압박을 느낀다.
최초의 우주 유영 비행사는 두 명이 선정되었고, 베랄예프 중령과 레오노프 소령이 그들이다. 쏘련 최고의 공군조종사이자 우주인인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우주 유영 우주선 보스호드 1호는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이제 2호를 쏘아 올리기 직전이다. 사람을 태우지 않은 시험 발사는 성공했지만, 우주인을 태워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개발 팀장은 1965년 3월의 일정에 맞출 수 없다고 상부에 보고한다.
하지만 두 우주인은 불완전한 우주선이라도 타겠다고 팀장에게 말하고, 두 사람의 의지를 확인한 팀장은 보스호드 2호에 두 사람을 태우고 발사한다. 1965년 3월 18일 오전 10시, 미국보다 한 발 앞선 시도였다.
이 우주선 발사는 세계 최초의 시도였기에, 생방송으로 쏘련 연방에 방송되었다. 보스호드 2호는 지구 궤도에 도달해 마침네 레오노프 소령이 기체에서 나와 최초의 우주 유영을 한다. 이 장면 역시 생방송으로 중계되었으며, 레오노프는 당시 공산당 서기장이던 브레즈네프와 직접 통화한다.
우주 유영은 성공했으나 다시 우주선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레오노프는 거의 죽을 고비를 넘긴다. 우주복은 뻣뻣하고, 팽창해서 팔이 잘 구부러지지 않았고, 에어록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우주복의 팔다리의 관절이 접히지 않아 몹시 고생한다. 여기에 에어록 문이 닫히지 않아 수동으로 어렵게 닫아야 했고, 레오노프는 에어록에서 산소가 소진되어 기절하걸 벨라예프가 살린다.
우주선은 지상 관제소와 통신을 유지하지만 일시적 사각지대가 있고, 이곳을 지날 때는 통신이 끊겨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보스호드 2호는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궤도를 그려야 하는데, 연료 문제로 22시간 동안 지구를 12바퀴 돌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렇게 서서히 돌면서 대기권을 향해 내려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 우주인은 산소중독의 위험에 놓인다. 에어록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새나와 우주인들이 산소중독을 일으킨 것이다. 지상관제소에서는 원인을 발견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주인이 직접 수리를 해야만 했다. 이미 두 사람은 산소 중독이 시작되고 있었다. 게다가 우주선이 사각지대로 접어들고 있어서 지상관제소에서도 통제할 수도, 상황을 알 수도 없는 위험한 시간이었다.
다행히 레오노프는 새고 있는 산소 문제를 해결하지만, 이번에는 자동착륙 유도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우주선을 수동으로 조정해 지구 궤도에 진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우주선을 수동으로 조정한 것도 이번이 최초였으며, 아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벨라예프는 우주선의 각도를 지구에 맞추고 엔진을 가동한다. 하지만 아주 작은 움직임만으로 하강 각도가 7도 정도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처음 계획했던 착륙지점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내리게 된다.
이때 지상관제소에서는 자동착륙 유도장치가 작동하지 않고, 우주인이 수동으로 우주선을 조작하다 쏘련 땅이 아닌, 미국이나, 중국 땅에 떨어지면 쏘련의 우주 정보가 새나가게 되니 우주선을 추락시키고 두 우주인을 사망하는 것으로 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개발팀장은 단호하게 반대한다.
우주선이 수동으로 지구를 향해 내려오는 과정에서 대기권을 지나며 우주선 몸체가 차츰 분리되고, 공기마찰로 연소되는데, 우주선은 이런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고 무사히 땅에 착륙한다. 이미 내려올 때 각도 차이로 착륙지점과는 매우 먼 곳에서 내리게 되는데, 이들이 떨어진 곳은 허허벌판, 깊고 깊은 숲속이었다. 영하 35도에 폭풍이 몰아치는 극한 상황에 놓인 두 우주인은 우주에서 겨우 살아 돌아왔지만 지구에서 다시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
두 우주인은 구조를 위한 활동을 하지만, 너무 넓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벌판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어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이 두 우주인을 살린 사람은 아마추어 무선사였고, 이 사람의 전화를 받은 지상관제소에서 위치를 확인하니 사할린 숲속으로 밝혀진다. 그 사이에 쏘련 당국은 두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하다 사망했다는 뉴스를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주선이 착륙해서 무려 9시간이 지나서 두 사람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생존과 귀환은 쏘련 연방 최고의 뉴스가 되었으며, 두 사람은 영웅이 되었다. 이 영화를 만들 때, 실제 주인공인 레오노프가 자문을 했으니 사실성이 높은 거라 생각한다.
러시아 우주과학 영화는 미국 헐리우드에 비해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지지만, 내용은 훌륭하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기 어려운 긴박한 순간들로 이어진다. 때로 쏘련의 체제를 홍보하는 듯한 내용도 잠깐 등장하지만,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우주탐사를 하는 쏘련 과학자들과 우주인의 노력이 돋보이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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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진짜로 봐야 할 건...
돈 룩 업
줄거리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와 그의 담당 교수 랜들.
이들은 여느 때처럼 관측을 하다가 엄청난 크기의 혜성이 지구로 날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보고에 보고를 거쳐 소식은 대통령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지만, 대통령은 별것 아니라는 듯 그들을 집무실에서 내보낸다.
결국 이 급박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토크쇼까지 나가게 되지만,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인기 스타의 스캔들뿐.
대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을까?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짜로 봐야 할 건...
숨은 의미 찾기
“미안한데 모든 대화를 재치있고 매력적이고 호감 있게 할 순 없는 거예요.
어떨 땐 할 말을 제대로 전해야 하고 듣기도 해야 해요.”
거대한 혜성이 충돌한다는데도, 토크쇼는 가볍고 즐거워야 한다는 mc들에게 민디는 소리친다. 이성적이고 침착하게, 그들의 장단에 맞춰주려던 시도는 처참히 실패해버린다. 민디는 공포에 절은 눈빛으로 카메라를 쳐다보며 디비아스키가 울면서 했던 말을 반복한다. 지구가 파괴된다는 소식은 재밌으면 안 된다고, 무섭고 불편해야 한다고.
영화에 등장한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들에 대한 풍자는 차치하고,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바로 대중들이다. 지구 멸망에 대한 이슈를 누군가는 선동하고, 누군가는 이용하고, 누군가는 조종하고 있다. 이 영화를 넷플릭스로 시청했을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들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따르는 해석보다는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이들에 대한 해석이 훨씬 중요하고 긴박하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쿨’한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몰두하는 사람을 ‘덕후’라고 부르며 그들의 말과 행동을 ‘오글거린다’는 단어로 일축한다. 쿨하지 못하고 지질한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냉혹하다. 길게 늘여 쓴 글씨들과 렌즈를 밀착해서 찍어낸 사진들은 우스운 취급을 받는다. 그런 것들은 너무 뜨겁거나 본격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그보다는 훨씬 더 짤막한 글과 멀리서 찍은 몇 장의 사진들을 선호한다. 이른바 ‘세 줄 요약’이 되어 있지 않으면 쳐다도 보지 않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왜? 그런 것은 ‘쿨하지 않’으니까.
이른바 ‘쿨’해지기 위해선 주변을 면밀히 살피지 않아야 하고, 상대에 크게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한다. 한 마디로 세상에 무심하면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나 쿨해서 냉방병에 걸릴 지경이다. 아무도 고개를 들지 않는다. 모두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한 탓에 날아오는 혜성을 눈치채지 못한다. 아니, 사실은 눈치채지 못한 게 아니다. 정작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혼자 있을 때면 속으로 안절부절하면서도 거울 속 진실을 바라보기는 두려워 핸드폰 화면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가?
디비아스키와 민디의 말마따나 모든 것이 ‘쿨’해서는 안 된다. 때론 오글거릴지라도 뜨거워야 하며 구질구질하더라도 물고 늘어질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것들이야말로 우리를 진실에 접근하도록 도와주고,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실화…가 될지도 모를 이야기"
포스터의 문구는 유머 넘치게도 영화가 실화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걸 마냥 우습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 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내가 속한 세상에 열심히 관심을 가지려고만 한다면, 영화가 실화가 될 거란 우려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영화 속에서 우리의 시야를 가리려고 하는 모든 인물들을 걷어내고 본질을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 그럼에도 영화가 실화가 될까 걱정스러운 이유는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에 있다.
“우린 그 혜성이 주는 일자리에 찬성이야.”
거대 기업 ‘배시’의 창립자인 ‘피터 이셔웰’의 말 한마디에 혜성의 궤도를 돌리려던 계획은 전면 무산된다. 그 대신 엄청난 양의 광물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이 혜성의 가치를 다시금 판단하게 되고, 인류는 이 혜성을 지구에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몇몇 사람들은 그 혜성이 지구를 멸망시킬 것이라 우려하지만, 대부분은 배시와 정부에서 하는 광고를 보고 마음을 돌린다. 혜성에서 얻은 광물들로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고, 지구를 더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그 광고를 보고.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에베레스트 산만한 크기의 혜성이 시시각각 지구로 다가오고 있다. 그 정도 크기면 인류가 이루었던 모든 업적들은 산산조각 날 것이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사라질 것이다. 그런 순간조차 혜성을 돈으로 환산해 소유하겠다는 오만한 생각은 인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늘 자연을 인간의 것으로 생각하고 제멋대로 파괴하고 부수어서 인간에게 유리한 모습으로 꾸며오지 않았던가. 자연을 마음대로 다루고 조종할 수 있다고 믿었던 과거가 만들어놓은 현재를 보라.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남극은 녹아내리고, 섬이 잠기고 있다. 혜성이 지구에 닿는 순간 미래는 없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끝없는 욕심 때문에 자신들이 만든, 아니, 누군가가 속길 바라며 만든 환상 속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이쯤에서 제목을 살펴보자. 대체 왜 ‘돈 룩 업(Don’t loook up)’일까? 영화 내용에 따르면 제목은 ‘저스트 룩 업(Just look up)’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고개를 숙이고 앞에 놓인 길을 보세요. 그리고 한 발을 내디디세요.
한 발 또 한 발, 하루 또 하루.”
대통령인 '올리언'은 연설한다. 아마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늘에 다가오는 진실을 올려다보지 않는 대신, 텔레비전을 들여다 보라는 소리니까. 조금 재치 있게 보자면, 올리언이 외쳤던 구호를 굳이 제목으로 쓴 이유는 비꼬기 위해서다. ‘그래, 그냥 그렇게 평생 진실을 외면하면서 핸드폰이나 들여다보고 사세요.’ 하고 말이다. 올려다보지 말라는 말을 통해 역설적이게도 올려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제목이다. 실제로 제목이 ‘저스트 룩 업’ 이었다면 너무 단순해서 재미가 없었을 것 같은데, 감독의 유머 감각이 돋보인다. 하지만 제목에서의 ‘돈 룩 업’은 조금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몇몇 나라에서 혜성 궤도를 바꾸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결국 배시의 계획이 성공하기를 바라야 하는 때가 오고야 만다. 배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당일, 디비아스키와 민디는 뉴스도, 하늘도 바라보지 않은 채 집으로 향한다. 내내 하늘을 바라보라고 외쳤던 그들이지만, 그날만큼은 하늘 위의 혜성이 아닌 둘러앉은 가족들을 바라본다. 그저 소중한 사람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소소한 우스갯소리를 하며 대화를 나눌 뿐이다.
“아무 일 없는 듯 굴어도 되지만 이건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일.
축하하든 울든 기도하든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어떻게든 바로잡아.
내일은 오지 않을지 모르니까.”
‘돈 룩 업’이라는 제목은 올리언의 연설과 같이 미래를 보고 전진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극 중 라일리 비너의 노래 가사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더불어 민디가 홀로 외롭게 죽을 것이라는 피터의 예측과 다른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피할 수 없는 진실을 쳐다보며 발만 동동 구를 바에야,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조금이라도 더 눈을 맞추는 것은 어떨까.
그 눈빛과 마음을 영원히 잊지 않도록 가슴에 담는 것이, 어쩌면 지구 멸망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닐까.
이것은 우주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감상평
‘우주’라는 주제는 내가 그다지 좋아하는 분야는 아니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열심히 수업 궤도를 따라가려 애썼지만 결국 어느 한순간에 놓쳐버렸고, 다른 학생들이 열심히 이름이나 숫자와 싸우고 있을 때 나는 그냥 무심히 모든 것을 포기해버렸다. 특별히 우주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 거라면 ‘수금지화목토천해’만 외워도 그만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허블 망원경이니 뭐니 하는 것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기에, 우주를 관측할 만한 호기심이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주와 관련된 영화나 소설은 가끔 챙겨 본다. 실제 우주를 내다 보기엔 어렵고 광활한 것들도 작품 안에서는 축약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우주 속에 있는 사람을 확대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가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주야장천 쏟아내기만 했다면 딱히 즐거운 시청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지구에서 우주로 나가는 이야기가 아닌,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이야기였다. 한 발 더 들어가서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것이 나의 신경을 자극했고, 덕분에 제법 즐겁게 영화를 시청했다.
영화는 결국 ‘케빈 인 더 우즈’와 비슷한 결말을 맞이한다. 보통의 영화와 달리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며 끝난다. 이런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현실적이라서보다는, 겸허히 사랑하는 이들과 마지막을 함께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이미 일어난 일들에 대해 후회하고 되돌리려는 쓸모없는 노력을 하기보단,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맞으니까.
덧붙여서, 마지막 쿠키 영상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올리언의 아들인 제이슨이 홀로 폐허가 된 지구에서 핸드폰을 바라보며 ‘구독과 좋아요’를 외치는 모습 말이다. 어쩌면 진짜로 최후의 인류는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오싹함과 결국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구나 하는 깨달음. 어쩌면 본편을 축약한 쿠키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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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 넷플릭스를 떠나는 명작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벌!써! 말복이네요
정~말 안갈 것 같았던 여름의 끝이 보일랑 말랑 하는 요즘.
거리두기 4단계도 연장되어 더욱 더 무기력해지는 듯 하는데요.
매달 알려드리는 넷플릭스 공개/종료작 잘 참고하고 계신가요?
씨네랩 홈페이지에는 더 세세하게 나와있으니, 참고 하시길 바랄게요!
자 그럼, 넷플릭스 8월 종료작!
함께 보러가실까요?
1. 분노의 질주 : 더 익스트림
액션,범죄,스릴러ㅣ미국,일본,프랑스,캐나다ㅣ136분
08.11 종료 예정
"마침내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온 리더 ‘도미닉’(빈 디젤)과 멤버들.
그러던 어느 날, 멤버들은 도미닉이첨단 테러 조직의 리더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함께
사상 최악의 테러를 계획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리더의 배신으로 위기에 놓인 멤버들은한때 팀을 모두 전멸시키려 했던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까지 영입해
최악의 적이 되어버린 도미닉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앞두게 되는데…"
2. 월드워Z
드라마, 스릴러, SF, 액션, 모험ㅣ미국ㅣ115분
08.13 종료 예정"전 세계 이상 기류… 거대한 습격이 시작된다!
의문의 항공기 습격, 국가별 입국 전면 통제,
국경선을 둘러싼 높은 벽,
세계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정체불명 존재들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인류의 대재난에 맞설 최후의 적임자, 제리
군인 출신으로 전시 경험이 풍부하고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UN 소속 조사관 제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가까스로 가족들과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이제껏 본적 없는 인류 최대의 위기 앞에
대재난에 맞설 최후의 적임자로 지목된다
생존률 제로, 최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마침내 제리는 전 세계를 위협하는 거대한 정체들과 직면하게 되고,
그들의 끊임없는 공격에 맞서 필사의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과연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는 인류 최후의 대재난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3. 피아니스트
드라마, 전쟁ㅣ프랑스,독일,폴란드,영국,네덜란드ㅣ148분
08.15 종료 예정"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명한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한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다 폭격을 당한다.
이후 유태인인 스필만과 가족들은 게토에서 생활하지만,
결국 수용소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게 된다.
가족들을 죽음으로 내보내고 간신히 목숨을 구한 스필만은
허기와 추위, 고독과 공포 속에서 마지막까지 생존을 지켜나간다.
나치의 세력이 확장될 수록 자신을 도와주던 몇몇의 사람마저 떠나자
완전히 혼자가 되어 자신만의 은신처에서 끈질기게 생존을 유지하는 스필만.
어둠과 추위로 가득한 폐건물 속에서 은신생활 중 스필만은 우연찮게
순찰을 돌던 독일 장교에게 발각되고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주가 될 지도 모르는 순간,
온 영혼을 손끝에 실어 연주를 시작하는데…."
4. 버드맨
코미디, 드라마ㅣ미국ㅣ119분
08.21 종료 예정
"슈퍼히어로 '버드맨'으로 할리우드 톱 스타에 올랐지만
지금은 잊혀진 배우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 그는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한다. 대중과 멀어지고
작품으로 인정받은 적 없는 배우에게 현실은 그의 이상과 거리가 멀다…
재기에 대한 강박과 심각한 자금 압박 속에,
평단이 사랑하는 주연배우(에드워드 노튼)의 통제불가 행동들,
무명배우의 불안감(나오미 왓츠),
SNS 계정하나 없는 아빠의 도전에 냉소적인 매니저 딸(엠마 스톤),
연극계를 좌지우지 하는 평론가의 악평 예고까지..
과연 ‘버드맨’ 리건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인가…"
5.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코미디, 드라마ㅣ미국ㅣ109분
08.31 종료 예정"최고의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 기적 같이 입사했지만
‘앤드리아’(앤 해서웨이)에겐
이 화려한 세계가 그저 낯설기만 하다.
원래의 꿈인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딱 1년만 버티기로 결심하지만 악마 같은 보스,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일하는 것은 정말 지옥 같은데…!!
24시간 울려대는 휴대폰,
남자친구 생일도 챙기지 못할 정도의 풀 야근,
심지어 그녀의 쌍둥이 방학 숙제까지!
꿈과는 점점 멀어지고.. 잡일 전문 쭈구리 비서가 된 '앤드리아'
오늘도 ‘미란다’의 칼 같은 질타와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에 고군분투하는 ‘앤드리아’
과연, 전쟁 같은 이곳에서 버틸 수 있을까?"
6. 솔트
액션, 스릴러ㅣ미국ㅣ99분
08.31 종료 예정"러시아 정보원이 그녀를 이중 첩자로 지목하자
에블린 솔트 (안젤리나 졸리) 는CIA 요원으로서의 명예와 조국을 지키기 위해
포위망을 피해 도주한다.남편을 보호하고 또한 CIA 동료들보다
한 발 앞서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솔트는 그 동안 공작원으로서 익힌 모든 기술을 동원하는데…"
7.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판타지, 미스터리ㅣ미국ㅣ127분
08.31 종료 예정"할아버지의 죽음의 단서를 쫒던 ‘제이크’ 는
시간의 문을 통과해 놀라운 비밀과 마주한다.
시간을 조정하는 능력을 가진 ‘미스 페레그린’ 과
그녀의 보호아래 무한 반복되는 하루를 사는
‘특별한 능력의 아이들’,그리고 그들을 사냥하는 보이지 않는 무서운 적 ‘할로게스트’
미스 페레그린과 제이크를 비롯한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할로게스트’ 에 맞서야 한다.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들의 대결이
팀버튼의 마법같은 상상력으로 펼쳐진다."
8. 적과의 동침
드라마, 스릴러ㅣ미국ㅣ98분
08.31 종료 예정"미모의 여인 로라(줄리아 로버츠 분)는 부자에다 미남인 남편 마틴(패트릭 버긴 분)이
극도의 결벽증에다 심한 의처증까지 있는 지 모르고 결혼한다.
어느날 로라는 마틴을 속이고 수영을 배우러 다닌다.
그러다 남편과 이웃집 의사의 요트를 타고 밤에 바다로 나가게 되는데,
풍랑을 만나 로라가 실종된다.
남편 마틴은 로라가 익사한 것으로 단정하고 장례까지 치른다
그동안 준배해 두었던 소지품을 챙긴 뒤
결혼 반지를 변기에 버리고 도망친다.
한편 로라는 낮선 지방에서 이름을 사라로 바꾸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그녀는 그곳 대학 연극 교수 벤(케빈 앤더슨 분)을 알게 되고
곧 그의 사랑을 받게 된다.
그후 어머니를 공갈로 협박한 마틴은
그녀의 거처를 알게 되고 주변을 탐색하는데..."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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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최근 지지부진한 마블은 <더 마블스>로 위기를 면할 수 있을까요? <더 마블스>의 예매율이 34%를 돌파하면서 예매율 1위에 올라섰는데요. 12년만에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 <만추>와 <곤지암>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의 독특한 신작까지 같이 만나보아요.
더 마블스
The Marvels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SF | 미국 | 105분
감독: 니아 다코스타
출연: 브리 라슨, 테요나 패리스, 이만 벨라니, 박서준 등
개봉: 2023.11.08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캡틴 마블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냉혹한 크리족 리더 ‘다르-벤’의 영향으로 세 명의 히어로는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서로의 위치가 뒤바뀌게 된다. 뜻하지 않게 우주와 지구를 넘나들게 되는 예측 불가하고 통제 불가한 상황 속, ‘다르-벤’은 지구를 포함해 캡틴 마블이 고향이라고 부르는 수많은 행성을 모두 파멸시키려 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인 팀 ‘마블스’는 하나로 힘을 모으는데… 함께,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역대급 파장을 일으킬 마블의 NEW 팀업이 시작된다!
CINE PICK!
<더 마블스>는 전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MCU의 신작으로, 우리나라에선 박서준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큰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그는 노래로 모든 의사소통을 하는 행성 알라드나의 지도자이자 캡틴 마블의 파트너 얀 왕자 역을 맡아 캡틴 마블과 신선한 케미를 발산한다고 합니다. 또한 89년생의 신인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젊은 감독으로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MCU가 현재의 상황을 타파할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뉴 노멀
NEW NORMAL
ⓒ 네이버영화
개요: 스릴러 | 한국 | 113분
감독: 정범식
출연: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피오, 하다인 등
개봉: 2023.11.01
배급: (주)바이포엠스튜디오
시놉시스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오늘, 당신의 공포는 일상이 된다
2023년을 사는 여섯 명의 인물이 각 챕터 주인공이 돼 극을 이끄는 옴니버스 영화
CINE PICK!
일상을 파고든 공포를 그려낸 영화 <뉴 노멀>은 <기담><곤지암> K-호러 마스터 정범식 감독의 스릴러 영화로 <뉴 노멀>은 서스펜스가 가미된 스릴러 장르이자, 로맨스, 블랙 코미디 요소가 곳곳에 더해져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예측불가한 감정을 끌어낸다고 합니다.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펴지훈 등 엄청난 캐스으로 신선한 앙상블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입니다.
만추 리마스터링
Late Autum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대한민국 | 113분
감독: 김태용
출연: 현빈, 탕웨이 등
개봉: 2023.11.08
배급: 에이썸 픽쳐스
시놉시스
수인번호 2537번 애나. 어머니의 부고로 3일간의 휴가가 허락된다. 그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인 훈. 장난처럼 시작된 둘의 하루. 시애틀을 잘 아는 척 안내하는 훈과 함께, 애나는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호기심이던 훈의 눈빛이 진지해지고 표정 없던 애나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 오를 때쯤, 누군가 훈을 찾아 오고 애나가 돌아가야 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CINE PICK!
CGV가 로맨스 명작으로 손꼽히는 영화 <만추>를 단독 재개봉한다고 합니다. 2011년 개봉 당시, 현빈과 탕웨이의 여운이 남는 스토리로 관객과 평간의 사랑을 받은작품입니다.
괴인
a Wild Roomer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19분
감독: 이정홍
출연: 최경준, 박기홍, 이소정, 안주민, 이기쁨 등
개봉: 2023.11.08
배급: 영화사 진진
시놉시스
운전을 하던 목수 ‘기홍’은 자신의 차 지붕이 찌그러진 걸 우연히 발견한다 공사 중인 학원 앞에 세워 둔 차 위로 누군가 뛰어내린 사실을 알게 된 ‘기홍’은 범인을 찾자는 집주인 ‘정환’의 부추김에 늦은 밤 학원으로 향하고, 신원 미상의 인물이 창밖으로 도망치는 것을 목격하는데… “누군가 창밖으로 뛰어내린 밤부터 모든 것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CINE PICK!
설명할 수 없는 관계의 미스터리를 다룬 영화 <괴인>은 자신의 차 지붕이 찌그러진 것을 알게 된 목수 ‘기홍’이 범인을 찾으러 나서며 벌어지는 일상의 균열을 다루며 실제 어디선가 살고 있을 법한 사람들을 내세워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일을 스크린에 담았습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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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 입장' 빼고 나머지 다 한 느낌
과제 같은 느낌. 글을 쓰는 건 임무 같은 느낌이 강하다. 물론 재밌어서 하는 것도 있다. 창작의 재미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이런 걸 꾸준히 하는 거겠지? 재미있으니까. 재미는 인생의 엄청 중요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잘 나가는 축구선수가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도 하는 거고. 누구는 매너리즘에 빠져 우울증도 하고 그런 거겠지. 실패 자체가 나만 기억하고 남들은 신경 안 쓴다는 속성을 일찍 깨달으면 좋은 게 많은 것 같다. 알아도 신경 쓰이긴 하지만 뭐라도 얻으면서 사는 게 최고인 것 같다.
물론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떤 장르에서 뭐가 실패하면 한국영화는 분명 성장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 <헤어질 결심>과 <소설가의 영화>가 나온 것이 아닐까? 질척이는 걸 빼고 누벨바그 향 첨가한 한국영화가 좋은 작품의 자양분이 된 건 참 뿌듯한 일이다. 그래서 극장에 자주 가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 내가 세상이랑 소통하는 재미도 얻고 함께 성장하는 것만큼 뿌듯한 건 얼마 없다. 그래서 이 뿌듯함을 얻는 연장선상에서, 어떤 글에는 정말 솔직하게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고 생각한다. 다들 고생하셨겠지만 아닌 건 아니니까. 평생 연예인 얼굴 보고 살 팔자도 아니고 비판받아야 할 건 오로지 감독과 제작자뿐인 걸 아니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기로 한다. 이번 주 금요일,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영화 하나를 발표했다. 엥? <베이비 드라이버> 아니야? 아니었다. 살짝 비튼 영화 하나가 공개됐다.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할 때 누구나 최악이 된다> 보고 싶다고 생각이 여러 번 들었던 <서울 대작전>이다.
혼란기 바로 직후
나라가 바뀌었다. 대통령이 바뀌었다. 신군부의 맨 위에서 군인들을 지휘했던 전두환이 물러났다. 어지러운 대한민국. 1988년이 되고 예정되어 있던 서울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에 있다. 그런데 어지럽던지 안 어지럽던지 우리의 주인공 동욱에겐 알 바 아니다. 해외에서 외국 돈 달달하게 벌고 있는 동욱. 이제 적당히 벌었는지 한국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귀국행 비행기를 탄 동욱. 집에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정장 입은 남자가 동욱을 불렀다. 어이! 동욱은 화들짝 놀란다. 고개를 두리번 휘젓는 동욱. 친구 복남의 차를 타고 어딘가로 이동한다.
아지트에 도착한 동욱. 그런데 몸을 피했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었다. 아지트에서 고기 굽고 있는데 난데없이 양복의 남자가 찾아왔다. 일당을 장악하는 남자. 남자는 자기를 소개한다. 안평욱 검사는 공항부터 동욱 일당을 쫓아오고 있었다. 금세 동욱 일당의 범죄사실을 지적하며 ‘지금 당장이라도 기소할 수 있어’라고 겁박한다. 그러고 미션을 전달하는 안 검사.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사채시장의 대모인 강인숙의 운전기사가 되라고 주문한다. 검사의 진짜 임무는 전 대통령이 어떻게 비자금을 쌓아왔는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어려운 과제에 당면한 동욱. 동욱과 친구들은 임무를 해결하고 전 대통령을 감옥에 넣을 수 있을까?
익숙한 맛
5공화국 직후의 대한민국이 영화의 소재다. 사실 이런 맛은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다. 대표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시작해서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뤘던 소재들이다. 또 한때 복고 열풍이 불었던 때도 있었던 만큼 나 같은 90년대 후반생들도 이 시절 한국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들국화부터 이선희, 송골매와 장국영까지 국내외 문화예술계가 꽃피웠던 당시의 대한민국. 이 영화는 다른 작품과 다를 바 없이 그때 고증에 철저하다. 일단 1988년 대한민국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소재가 가장 도입부에 등장하는 것은 박정희 정권이 퇴장하고 난 후에도 외국과 교류했던 한국의 세태를 묘사하는 좋은 수였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이 권력에서 바로 퇴진하지 않았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후에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두 분의 대통령이 집권하고 난 후에 두 범죄자의 법적 처벌이 이루어졌던 것이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집권이 곧바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설정의 치밀함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또 김성균 배우가 연기한 이현균 캐릭터는 군인이다. 군사정권이 퇴진한 이후 군인 출신 정치인이 권력자 곁에 있을 수 있을까? 싶지만 위에서 쓴 부분과 비슷한 맥락으로 현실성을 덧붙인 설정이 됐다. 정치현실에 대해서 허술해 보이지만 리얼리티를 남겨둔 설정을 유지한 셈이다. 또 이 외에도 1988년 당시의 나이키 조던 시리즈나 코디 스타일, 음악, '오우삼'으로 대표되는 홍콩 느와르 등등 시각적, 청각적 고증은 고생을 많이 한 티가 난다. 이 영화에서 보여줬던 감독의 역량보다 더 한 미술팀의 열일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현대사의 단면을 잘라 구현한 설정은 러닝타임의 중반부를 돌아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후술 할) 맹숭맹숭한 전반부가 끝나면 영화의 톤이 급변한다. 끔찍하게 묘사된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 영화의 설정이 좀 더 내밀하게 제시된다. 그리고 톤이 바뀌고 난 후인 이 중반부의 한 시간이 아마 감독이 의도했던 영화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시대극과 스릴러의 중간지점에서 나름의 균형감각을 가지며 후반부까지 질주한다. 예고편만 보면 <베이비 드라이버>를 교묘하게 본뜬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이 <서울 대작전>은 <베이비 드라이버>랑 다른 맛이다. 같은 것이라곤 운전 잘하는 주인공 빼곤 없다는 거? 오히려 <베이비 드라이버>보단 <택시운전사>의 2022년 버전에 좀 더 가깝다. 차량 액션부터 군부세력에 대한 쓴소리까지. 기본적인 틀은 나름 신선하게 설정을 잘 한 듯 보인다. 이에 힘입어 문소리라는 큰 배우의 캐스팅은 굉장히 주요하게 작동한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구는 헛스윙 스트라이크
첫 번째 시퀀스다. 유아인 배우가 내려서 어떤 제스처를 취한다. 이때 보여준 제스처만 봐도 느낌이 안 좋아진다. 바로 다음, 조력자 롤을 맡은 배우가 동욱에게 문서를 전해준다. 그리고 동욱이 문서를 볼 때 선글라스를 살짝 내린 채로 문서를 본다. 오케이. 이것도 살짝 올드한 느낌이 드는데 그럴 수 있어. 직후 동욱이 ‘오 마이 갓뜨’라고 말한다. 거의 3~4년 만에 ‘오 마이 갓뜨’라는 영화, 드라마 대사를 들어본 것 같다. 그리고 그 3~4년 전에도 2018, 2019년의 최근작 영화를 봐서 들은 게 아니다. <논스톱>같이 00년대 초반에 인기 있던 작품을 보다 그 멘트를 들은 기억이 있다. 뭐 영화 배경이 1988년이니까 예전에 쓰던 말을 넣는 건 별 일 아닐 수도 있다. 과거에 대한 고증이 다른 영화와 차이점이 될 정도로 강점으로 작동하는 영화니까. 근데 관객은 2022년에 이 영화를 본다. 굳이 이 대사가 아니어도 시대상에 대한 고증이 더 꼼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올드한 연출이 제일 첫 시퀀스부터 들어가니 중반부까지의 모든 러닝타임이 헐거우며 조악하기까지 하다. 일단 유아인 배우 옆에 있는 준기 역이 “형이 여기 나가는 게 꿈이잖아요!”라며 차 엔진 소리 ‘우우웅~’을 입으로 낸다. 김무열 배우 닮은 남자다움에 가벼운 역을 하니 뭔가 안 어울리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영화의 전체적으로 써져 있는 올드한 디렉팅에 대사 쓰는 방식까지 너무 과거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닌 ‘그냥 과거 영화’ 느낌이 강하니 보기가 힘들어진다. 이런 고루한 느낌은 러닝타임 내내 반복된다. 중반부에 무게감이 생기긴 하는데 그 무게감 중간중간마다 끊임없이 제시되니 집중을 깬다.
두 번째도 헛스윙 스트라이크
바로 다음 시퀀스로 넘어간다. 동욱, 준기 형제가 한국으로 귀국했다. 옆에서 복남이 형제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첫 번째 대사. “이게 누구여. 누구누구 아니여?”다. 그리고 카메라가 복남을 가까이서 찍는다. 음.. 뭐 이상한 대사는 아니다. 그런데 좀 많이 올드하다. 1988년에 나올 법한 인물 소개가 그대로 쓰였다. 다음 장면에서 윤희가 등장한다. 박주현 배우가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며 등장한다. 윤희는 동욱의 동생이다. 그럼 준기의 누나가 되겠지? 윤희가 준기의 볼을 꼬집으며 “우리 준기, 잘 지냈어?”라고 묻는다. “누나 보고 싶었지?” 뭔가 이질감이 든다. 너무 익숙하게 많이 봐서 이질감이 드는 느낌이다. 이 부분까지 극초반부니 일단 참고 나머지 130분을 보기로 한다.
남매가 그렇게 오랜만에 조우한 후에 카메라는 어떤 인물에게로 옮겨간다. 모피 코트를 입은 남자가 마이크에다 준기, 동욱 형제를 환영하고 있다. 노래를 간단하게 부른다. 조명이 휘황찬란하다. 윤희 한 숨 쉰다. “저 또라이.” 남자가 대사를 말한다. “동욱, 준기 형제님. 어서들 오십시오.” 유아인 배우가 남자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이 슬쩍 웃는다. 남자는 자기를 소개한다. 보니까 이 인물 이름이 ‘우삼’이다. 설마 영화감독 오우삼을 오마주 한 건 아니겠지? 우삼의 바로 다음 대사를 보니 아마 맞는 것 같다. “아, 그럼 귀국 선물이 없다 이 말씀?” 어.. "이 말씀"이라고? 굉장히 오랜만에 듣는 것 같다. 음. 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다. 이 기시감 때문에 인물들이 다 뻔하기도 하지만 오랜만이기도 해서 어색함까지 느껴진다.
정확히 다섯 명의 인물 등장 신을 쭉 썼다. 이 어색한 인물 연출은 러닝타임 내내 쭉 이어진다. 이 다섯 명이 영화에 사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인물들 모두가 올드해서 첫 시작을 굉장히 이상하게 끊은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제시한 인물의 내면이 중후반부까지 주요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의 메인 주인공은 유아인 배우가 맡은 동욱 역이다. 동욱 역에게 어떤 특성이 있어서 중반부에 이어지는 '인물을 관통하는 질문'에 그렇게 대답할 근거가 생긴다. 그런데 이 동욱이라는 캐릭터에게 이런 설명이 없다. 그냥 단지 좋게는 밝게 나쁘게는 유치하게만 묘사해서 이런 이중적인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단순히 이 사람들이 구면이고 예전에 인연이 있다는 것만 알기 때문에 사채업의 큰 손의 뒤를 캐는 예리함과 주도면밀함이 느껴지지도 않다. 금세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들이 생각난다. <오징어 게임>에서 성기훈 캐릭터가 도망가고, 어머니에게도 궁색 맞은 캐릭터를 설정해 관객에게 ‘이 사람은 이렇게 무책임한 인간’이라는 묘사를 했던 것을 기억하는 관객이 많을 텐데, 이런 방식은 좀 고리타분하다고 느꼈다. 또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음악과 운전을 결합해서 베이비의 운전 실력을 묘사했던 방식과 멀리 떨어졌다는 점에서 이 작품과 괜히 비교하게 된다.
이렇게 주인공 5인방이 다 조악한 방식으로 소개되기 때문에 첫인상이 안 좋다. 캐릭터성을 강조한 액션 영화에서 인물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초장부터 어색하니 균열이 어긋나는 것이다. 이런 불안정한 인상은 영화 러닝타임 중반까지 내내 지속된다. 이 어색하고 따로 노는 톤은 유아인, 고경표 같은 베테랑들도 피하지 못했다. <지옥>에서 내면에 분노를 가진 채로 운명론적인 삶을 살아가던 사이비 교주, <헤어질 결심>에서 일에 진심이지만 살짝 유머러스한 경찰을 보기엔 좀 많이 낯설다. 아. 대신 오정세 배우가 연기한 안 검사 역은 초장부터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이 인물은 극의 톤을 바꾸는 굉장히 중요한 반환점이 된다. 이때 처음 등장부터 발성과 억양으로 인물들을 휘어잡기에 극의 강약 조절을 부여하는 역할이 된다. 이 사람이 등장하면 뭔가 모르게 긴장이 되는 것이다. 또 문소리 배우가 맡은 역할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다. 이 강 회장 역은 전 대통령 부역자로서 비겁하고 저열한 인간이다. 그런데 이중적인 측면에서 인간적인 면모도 있다. 이 인간적인 면모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혹은 아닌가? 가 극에서 긴장감을 부여하는 두 번째 방식이 될 것이다. 살짝 뻔한 것 같지만 당연히 어렵다. 문소리라는 큰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중압감 있는 역할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인물 연출이 이 베테랑도 비켜나가지는 못했다. 조명을 쓰는 방식이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 인물에게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 강하다. 이렇게 인물에게 불협화음이 느껴지는데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이 부분이 평범하게 쉭 지나간다. 특히 이 인물이 극후반부에 감정연기를 하는 걸 보면 이렇게 소박하게 안 해도 될 대사들이라고 생각했다. 더 터트려도 되는 연기를 해야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텐데 인물이 느낄 감정에 비해 대사들이 죄다 간단하다. 배우가 들끓어 오르는 연기로 소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정세 배우 역시 다른 역할이 뽐내는 이질감 때문에 이 배우의 호연에 집중이 안 된다. 연기는 분명 잘했는데 뭔가 깔끔하지 못한 것이다.
3구도 역시 헛스윙
이런 식으로 인물 연출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쪽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별로 안 느껴진다. 사실 중후반부도 그렇게까지 서스펜스가 엄청나지는 않았다. 군사정권의 잔혹함이 어느 정도 사려있다 뿐이지 전체적으로 유치한 톤이 끝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배우의 개인기에 의존한 러닝타임의 강약 조절 실패 때문에 솔직히 많이 지루하다. 박주현 배우의 사랑스러움과 유아인-문소리-오정세 배우의 카리스마로도 덮어지지 못한 것이다. 극후반부에 인물 두 명이 감정을 드러내는 신에서는 두 배우의 테크닉이 느껴지기는 한다. 그런데 대사 중에 '엥' 싶었던 부분이 있다. 구체적으로 쓰면 스포일러가 될 것이니 여기다 쓸 수는 없다. 예를 들자면 <명량>에서 "미래 후손들이 우릴 잊어버리면 후레자식들이지"를 2022년 버전으로 듣는 느낌이었다. 또 초중반부에 안 검사와 주인공 일행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장면이 있다. 이거 좀 모순적이다. '내가 소맥이란 걸 개발했다'라는 말로 퉁 치는데, 그냥 어디서 주워 들었다고 하는 게 차라리 더 나을 뻔했다. 또 하이라이트 신에 '알잖아. 내가 운전은 이찌방인 거'라는 말이 나오는데 감정 몰입이 확 깬다. 배우들의 연륜이 감정선을 끓어 올리다가 대사 때문에 중간에 끊겼다. 이런 식으로 인물과 갈등관계를 어디서 본 것처럼 설정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산만한 톤이 유지되는 건 치명적이다. 영화를 본 후세대를 지나치게 의식한 느낌? 오히려 이 느낌이 <응답하라> 시리즈와의 차별점을 크게는 꼽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그러니까 배우들이 분명 연기를 잘하는데 영화는 딱히 연기를 잘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중반부를 넘어가서 군부의 위협이 들어가는 부분부터는 보는 재미는 있는 케이퍼 무비임에도 좋은 평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은 중반부까지 안 보고 그냥 껐을 것 같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작전
물론 이 영화에는 진심이 담겨 있을 것이다.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유아인 배우는 그중에서도 상대 배우와 감정을 집중시키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들쭉날쭉 종잡을 수 없는 영화의 톤 중에서 이 정도의 재미도 찾을 수 있었던 건 이 배우의 경험치 덕이다. 그런데 유아인 배우의 열정으로도 숨길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바로 준기 역의 모든 것이 이상하다. 다들 들쭉날쭉 다른 영화를 연기하는 와중에서도 유독 튀었다. 지나치게 오버하는 느낌이 강하다. 안 그래도 오그라드는 영화의 톤에 오버하는 연기가 주인공 옆에 있으니 보기 어려운 영화의 난이도를 더 높인 셈이다. 그리고 배우 이미지랑도 안 맞았다. 이 배우의 다른 사진들을 찾아보면 엄청 잘생겼다. 아이돌 출신 중에서도 깊이 있게 잘생긴 미남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메이크업 방식 자체가 박주현 배우의 동생이라는 설정에 어긋나 보인다. 시각적인걸 중요하게 생각해서 고증에 진심이었던 영화가 배우 코디부터 실패하면 몰입이 안 된다는 걸 몰랐던 걸까? 잘생긴 미남 아이돌을 어깨가 좁아 보이게 코디한 건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물론 이런 불균형이 배우 본인의 책임은 아니다. 박주현 배우 같은 경우도 이 영화에서 좀 따로 논다. 몸을 쓰는 게 어색한 느낌? 근데 이런 단점을 상쇄할 만큼 캐릭터가 사랑스러웠나? 그건 아니다. 아예 납작했던 인물의 개성을 박주현 배우의 그나마의 매력으로 이끌었다 뿐이지 캐릭터의 특성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윤희 역이 아니라 그냥 박주현 역 같다. 박주현 배우의 드라마 <인간실격> 잠깐 본 게 전부지만 이 분은 이런 식으로 연기했을 것 같다. 이는 신선한 얼굴이었던 박주현 배우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 뿐만 아니라 김성균 배우도 좀 연극 톤 느낌이 강하다. 이 배우가 군인 역을 맡으면 할 것 같은 연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연기 잘했다. 근데 이런 연기 보려고 이 영화 보는 거 아니다. 어차피 김성균 배우 좋은 연기자인 거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럼 뭔가 새로운 게 있어야 하는데 <범죄와의 전쟁>에서 봤던 모습에서 목소리 톤만 높은 방식이라 첫 대사부터 식상하다. 이 캐릭터에서 기억에 남는 건 강 회장과의 독대 신이다. 이 외에는 그냥 '김성균 배우가 군인 역할을 맡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이 작품이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를 희생시킨 영화인 것은 굉장히 아쉽다. 케이퍼 무비에 캐릭터 개성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볼까? 감독의 영화 해석이 중심인 게 아니라 배우의 인기나 매력으로 극을 주파하니 이런 아쉬운 단점이 생기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따로 놀게 영화가 느껴지는 것 때문에 뻔한 답을 골랐던 각본이 더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긴장감을 넣는 연출은 했는데 서스펜스는 안 느껴지고. 어쩐지 예상대로 딱딱 이어지고. 심지어 다른 장면에서 이 배우가 이 대사를 치고 어떤 역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면 바로 그대로 이어진다. 연기도 어디서 본 것 같다. 이야기 흐름? 카메라 워킹? 좀 예전에 보던 방식이다. 카체이싱을 껍데기로 군사정권의 위선과 모순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그렇게 단순히 착한 영화를 만드는 게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금은 2022년이다. 마석도 형사가 악당들 두드려 패고 톰 크루즈가 저세상 액션으로 관객을 800만 관객 동원하는 게 요즘 세상이다. 단순히 인기 있는 래퍼 섭외해서 카메오로 넣고. 연기 잘하는 남자 배우 섭외해서 원톱 주연 놓고. 역사의 흑막을 묘사해서 보편적으로 나쁜 놈 만들고. 매력 있는 배우 섭외해서 히로인 포지션에 놓고. 이런 어디서 본 것 같은 기획은 많은 비판을 받기 충분하다. 한국영화의 팬으로서 아쉽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마이 네임>같이 작가주의적인 성향을 유지하며 개성 있는 영상물을 만드는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그게 과연 전부일까, 하는 생각은 든다. 의도고 뭐고, 관객들은 재미있는 걸 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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