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02 16:33:14
1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거인> 김태용 감독과 배우 최우식, 신작에서 재회

2014년에 개봉한 영화 <거인>으로 한국 영화계에 큰 돌풍을 일으켰던 김태용 감독이 신작 <넘버원>(가제)에서 당시 주연을 맡아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던 배우 최우식과 재회합니다.
추석 시즌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넘버원>은 엄마가 해준 집밥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보이는 하민(최우식)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입니다.
<아쿠아맨> 제이슨 모모아, DCU 영화 복귀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가 새로운 DCU 영화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에서 ‘로보’로 캐스팅되었습니다. ‘로보’는 Czarnia 행성 출신의 안티히어로로, 폭력적이고 괴짜 같은 성격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초인적인 힘과 재생 능력을 가진 현상금 사냥꾼이며 혼란과 파괴를 즐기는 캐릭터로 아직까지 대규모 할리우드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적이 없어 관객의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더 배트맨: 파트 II>, 2027년으로 개봉 연기

로버트 패틴슨의 <더 배트맨> 속편이 또다시 개봉 연기를 알렸습니다. 이미 2025년 10월 3일에서 2026년 10월 2일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는 해당 속편은 최종적으로 2027년 10월 1일(북미 기준)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속편 역시 <더 배트맨>을 연출한 맷 리브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1편에 출연했던 조 크라비츠, 앤디 서키스, 제프리 라이트, 콜린 파렐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존 윅> 제작 ‘라이온스게이트’ 매각되나

<존 윅>, <트와일라잇> 등 걸출한 작품을 다수 제작한 ‘라이온스게이트’가 현재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더 크로우>, <메가로폴리스> 등 2024년에 대형 실패작들을 다수 내놓은 ‘라이온스게이트’의 구체적인
구매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스튜디오 고위 관계자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2025년 개봉예정작으로는 <발레리나>, <나우 유 씨 미3> 등이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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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면서 남, 남이면서 가족.
누군가를 잃었다는 상실감도 잠시 현실 앞에 가로막힌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분명히 힘을 들여 돌보았지만 ‘돌봄’이라는 단어는 어떠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자리인 만큼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조금 힘들었다. 물거품과 같은 0인 상태에서 순영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발걸음을 내밀고 혼자 해낼 준비를 한다.
당연하게 믿었던 것들에 의한 배신은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었던 순영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사막을 헤매듯 처음 시작은 너무 어렵고 벅찼지만 길을 찾아 나아가면서 희망의 빛이 보이는 듯했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새로운 곳에서 겪게 되는 사소한 오해와 편견에 지쳤지만 순영의 상황에서 가장 지치고 힘들게 하는 건 가족이라는 존재였다.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남이었고, 남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가족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겉만 이름만 가족인, 붕괴된 가족의 구성을 적나라고 차갑게 드러내는 영화였다.
이젠 문을 열고 같이 땀을 같이 흘려줄 사람과 함께 할 순영의 미래를 응원하고 싶었다. 잇따른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순영의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영화가 한편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쉽지 않은 길에서 쉽지 않은 일을 해내가는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될 영화를 추천한다. 단편영화 순영은 도봉구 성평등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퍼플레이에서 온라인 상영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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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담 웹 |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코마에 빠뜨리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하기 위해 뉴욕 시내를 바쁘게 가로지르는 구급대원 '캐시 웹'(다코타 존슨). 여느 때처럼 교통사고 때문에 다친 시민을 돕던 그녀는 강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동료 '벤 파커'(아담 스콧)의 도움 덕분에 간신히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 캐시는 미래에 일어나는 일을 먼저 보는 환영에 시달리고, 미래의 사고와 비극을 먼저 알았지만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져든다.
그러던 중 그녀는 거미처럼 천장을 기어 다니는 적 '이지키얼 심스'(타하르 라힘)가 세 여학생 '줄리아'(시드니 스위니), '아냐'(이사벨라 메르세드), '매티'(셀레스터 오코너)를 죽이는 미래를 목격한다. 그들을 구하려다가 싸움에 말려든 캐시는 미처 몰랐던 이지키얼과의 악연을 발견하고, 그를 막기 위해 '마담 웹'으로 각성한다.
<마담 웹>, SSU 최악의 자충수
<아이언맨>과 <어벤져스>로 슈퍼 히어로 영화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MCU. 이에 다른 스튜디오들은 MCU의 성공 방정식을 허겁지겁 벤치마킹했다. 그 결과 2010년대 할리우드에는 시네마틱 유니버스 열풍이 불었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을 앞세운 DCEU, 고질라와 킹콩을 내세운 몬스터버스, 프랑켄슈타인이나 드라큘라 같은 고전 괴물을 엮어 만든 유니버셜의 다크 유니버스 등이 연달아 출범했다.
SSU(소니의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도 후발주자 중 하나다. 소니 픽처스는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MCU에 출연하는 상황을 활용해 스파이더맨의 빌런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꾸렸다. 시작은 좋았다. 톰 하디의 <베놈>이 월드와이드 8억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포문을 열었다. <베놈 2>와 <모비우스>로 MCU와의 연계를 시도하며 세계관도 확장했다.
하지만 SSU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았다. <베놈> 시리즈와 <모비우스>의 경우 비주얼은 화려하나 서사의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또 MCU와의 연계에만 목을 맬 뿐, 스파이더맨을 언제 어떻게 등장시킬지 확실한 로드맵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개된 신작 <마담 웹>은 끝내 SSU를 혼수상태에 빠트렸다. 히어로 영화로서도, SSU의 일원으로서도 무엇 하나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녀들의 보호자를 꿈꾸다
히어로 영화의 구성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영웅으로 거듭나는 서사, 빌런과의 대립, 액션을 비롯한 볼거리. 안타깝게도 <마담 웹>은 셋 중 하나도 갖추지 못했다. 우선 <마담 웹>은 새 히어로의 당위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물론 히어로 영화로서의 콘셉트는 존재한다. 모성애를 중심으로 여성 서사를 풀어나간다. 그러나 콘셉트의 설득력이 부족했다.
입양아로 자라난 캐시는 평생 친엄마를 원망했다. 그녀가 아마존에서 만삭의 몸으로 거미 연구를 진행하다가 출산 직후 사망했기 때문. 하지만 캐시는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의 기원을 파헤치던 중 미처 몰랐던 진실을 발견한다. 엄마가 자기 희귀병을 고치기 위해 거미 연구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는 사실을. 이에 그녀는 엄마의 모성애와 희생정신을 본받고, 거미에게서 받은 예지 능력을 활용하기로 결심한다.
더 나아가 캐시는 자기처럼 가족 문제로 고통받는 소녀들을 보살피고, 그들이 히어로로 거듭나는 길을 알려주는 멘토로 거듭난다. 그렇게 그녀는 엄마가 정신병원에 갇힌 줄리, 부모가 불법이민자라 추방당한 아냐, 사업가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매티와 한 가족이 된다. 이러한 여성 서사를 강조하는 장치도 여럿이다. 캐시의 아버지에 관한 언급이 전무한 점, 이지키얼 심스와 벤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가 여성인 점이 대표적이다.
설득력 없는 시나리오
하지만 <마담 웹>의 헐거운 각본은 영화의 콘셉트와 히어로의 신념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캐시와 나머지 세 캐릭터가 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순전히 우연이다. 캐시는 미래에 히어로가 될 세 캐릭터가 이지키얼 심스에게 살해될 미래를 '우연히' 목격하고, 이에 그녀들을 구해준다. 도망치던 중 캐시는 셋 모두와 '우연히' 마주친 인연이 있고, '우연히도' 셋 모두 가족 무제가 있음을 깨닫는다.
계속되는 우연 외에 캐시가 이들에게 그토록 강한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 세 소녀가 캐시를 엄마처럼 신뢰하는 이유는 제시되지 않는다. 그들이 서로 유대감을 쌓는 서사도 얕다. 식당에서 다른 남자애들과 눈이 맞아 노는 장면, 캐시가 CPR를 알려주는 장면 정도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의 유지, 희생정신울 계승하겠다는 결심은 공허해진다.
그 결과 <마담 웹>은 러닝타임 116분 중 첫 20분만 흥미롭다. 캐시가 예지 능력을 처음 깨닫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플래시백과 포워드를 오가는 편집 덕분에 꽤 신선하다. 그녀가 예견한 비극을 못 막았다며 자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캐시와 벤 파커의 티키타카도 다른 세 소녀와의 대화에 비하면 합이 잘 맞는다. 기승전결 중 기가 가장 눈길을 끄는 부작용이 발생한 셈이다.
역할이 없는 빌런
이에 더해 빌런 이지키얼은 별다른 존재감이 없다. 히어로 영화에서 빌런은 히어로를 위기에 빠트린다. 그는 히어로를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피폐하게 만든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히어로는 빌런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더 굳은 신념을 지닌 영웅이 된다. 배트맨이 조커를 만난 후에 다크나이트가 되듯이. MCU의 스파이더맨이 그린 고블린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사람들의 선함을 믿고 싸웠듯이.
이지키얼의 경우 마담 웹의 아치 에너미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예지 능력을 갖고 있는 마담 웹은 자기 능력을 활용해 미래를 바꾼다. 반면에 이지키얼은 예지 된 미래를 바꾸려고 발버둥치지만 끝내 실패한다. 즉, 그들의 운명과 자유 의지의 차이점을 대조하는 식으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물론 미래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히어로 영화에서 신선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데드풀 2>,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 모두 같은 문제를 다뤘기 때문.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이지키얼 때문에 캐시의 엄마가 죽었으니, 둘의 대립을 감정적으로 격화시킬 수도 있었다. 자유와 통제라는 가치의 충돌을 배경으로 우정 싸움을 다뤘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처럼.
하지만 <마담 웹>은 이지키얼에게 이렇다 할 플롯을 전혀 부어하지 않는다. 애초에 그가 왜 캐시의 엄마에게 접근해서 거미를 훔쳤는지, 훔친 거미를 어떻게 활용해서 뉴욕을 주름잡는 거물이 됐는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 이 모든 이야기를 관객이 직접 추측하고, 유추해야 한다. 이처럼 빌런이 평면적이고, 플롯 상의 도구로만 느껴지다 보니 <마담 웹>은 긴장감이 현저히 부족하다.
볼품없는 액션
심지어 세 번째 구성 요소인 볼거리도 미흡하다. 히어로 영화에서 액션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 단지 화려함 때문이 아니다. 액션은 히어로와 빌런의 대립이 절정에 달했음을 암시하고, 또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영화와 관객이 맺은 암묵적이고 장르적인 약속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액션 대신 원더우먼의 일장연설로 클라이맥스를 채운 <원더우먼 1984>가 당혹스럽다고 실망스럽다는 혹평을 피하지 못했던 이유기도 했다.
<마담 웹>의 액션은 일단 분량이 부족하다. 기차역, 식당, 뉴욕 시내와 부두에서 펼쳐지는 시퀀스 4개가 전부다. 액션의 구성도 인상적이지 않다. 캐시가 먼저 본 미래를 피하는 전개가 되풀이되기 때문에 긴장감이 없다. 캐시를 제외한 나머지 세 주인공이 히어로로 각성해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도 없고, 전작인 <베놈>과 <모비우스>에 비해 CG도 어색하다. 종합하면, 히어로 영화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액션도 보여주지 않는다.
어찌 보면 이 대목이야말로 <마담 웹>의 가장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 애초에 SSU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으니까. 사실 <베놈> 시리즈나 <모비우스>에서도 영웅이나 안티 히어로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빌런과 싸워야 하는 동기나 원인도 뚜렷하지 않았다. 배우들의 열연과 CG에 힘입은 액션과 비주얼만이 강점이었다. 그런데 <마담 웹>은 SSU의 마지막 미덕조차도 갖추지 못했다.
SSU에 비수를 꽂다
더 나아가 <마담 웹>은 존재 의의조차 의문이다. 쿠키 영상조차 없기 때문. <베놈 2>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홈>과 연결되는 쿠키 영상으로 기대감을 키우며 실망스러운 완성도를 상쇄한 바 있었다. <모비우스>도 벌쳐와 모비우스의 만남을 보여주며 SSU의 미래를 궁금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마담 웹>에서는 쿠키 영상도 없고, 극 중에서도 스파이더맨이나 다른 빌런을 암시하려는 시도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이쯤 되면 소니가 극장 개봉을 선택한 이유도 의문이며, 자연히 SSU가 치러야 할 대가도 꽤나 가혹해 보인다. SSU를 향한 얼마 안 되는 신뢰와 기대치마저 무너뜨렸으니, 다음 주자인 <크레이븐 더 헌터>와 <베놈 3>의 전망은 밝으래야 밝을 수가 없다.
Dreadful 끔찍한
지금이야말로 OTT를 활용할 타이밍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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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때마다 다른 감상이 나오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대해 많이 접하지 못했을 때 어렸을 적 바로 떠오르는 작품은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다. 한 작품을 많이 보지 않는 편임에도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는 계속해서 볼만큼 익숙하면서도 묵혀두고 찾아보고 싶은 작품이다.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시놉시스
소녀가 마법에 걸린 순간, 꽃미남 마법사의 성문이 열렸다!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마녀의 저주로 인해 할머니가 된 소녀 '소피' 절망 속에서 길을 걷다가 거대한 마법의 성에 들어가게 된다.그곳에서 자신과 마법사 하울의 계약을 깨주면 저주를 풀어주겠다는 불꽃악마 캘시퍼의 제안을 받고 청소부가 되어 ‘움직이는 성’에 머물게 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 이 이후로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면의 성장으로 젊음을 되찾다
소피가 황무지 마녀의 질투로 인해 90살 할머니로 변해버리면서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렸을 때는 황무지 마녀가 언제 마법을 풀어주나 하다가 마녀가 치매 걸린 할머니로 변해버리고, 하울과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면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를 다시 보면서 할머니에서 다시 원래의 소녀로 돌아가는 것은 하울의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주체를 회복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피는 아버지가 물려준 가업을 그대로 이를 생각만 하고 스스로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자 동생이 언니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조언을 한다.
90살 할머니가 된 소피 역시 수동적으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스로 일을 찾아나서고 본인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점점 성장을 해나간다. 그 성장을 보여주는 장면은 설리먼과의 대면신이 아닐까 싶다. 솔직하게 자신이 본 하울을 설명하면서 전쟁에 대한 자신의 의견까지 덧붙일 줄 아는 독립적인 여성임을 표현하고 있었다. 이처럼 내면의 성숙이 완성되면서 소피는 다시 원래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지만 머리색만큼은 백발의 모습 그대로 남는다. 이는 아마 할머니였을 때의 내면 성숙을 이룬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가 싶다.
새로 시작하기 위해 파괴한다는 것
어렸을 때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하울과 소피가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이었다. 그때 인생의 회전목마 ost가 흘러나오기도 하고 굉장히 판타지적이어서 뇌리에 박힌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소피가 하울의 성을 부시는 장면이었다. 하울을 살리기 위해서, 성을 쫓는 설리먼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 소피는 이 성 자체를 파괴하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캘시퍼에게 연료로 주면서 무너진 성을 다시 일으킨다.
현재 상태에서 이 기반을 가지고 움직일 수 없다면 그 기반을 무너트리고 새로 시작하면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장면이었다.
가족의 의미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그저 하울과 소피의 사랑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보면서 느낀 것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피를 따르는 마르크는 마법을 배우는 어린아이로 아직 손길이 필요한 존재다. 그렇게 소피는 마르크에게 할머니로서 엄마로서 누나로서 존재하게 되고 마음만은 소녀인 소피에게 치매에 걸린 황무지 마녀는 고민을 털어놓고 잠깐은 기댈 수 있는 할머니로서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그토록 하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했던 캘시퍼 역시 자신의 쓰임을 알아주는 소피와 하울에게 다시 돌아간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졌다.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볼 때마다 작품의 해석이 달라지는 듯하다. 놓쳤을 장면을 다시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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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줄거리 결말은?
제가 얼마 전에 영화를 보고 왔어요!!영화를 보면서 맛있는 팝콘도 먹으면서 즐거운 영화관람을 하고 왔는데
영화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라는정말 기이이이이인~~ 영화를 보고 왔어요 왜 아바타 안 보고 이거 봤어요?! 라고 물어본다면! 영화 시간이 이게 맞았어요... 하하?! 그래서 그냥 보고 왔어요~
기본 정보장르 : 로맨스, 멜로, 드라마감독 : 미키 타카히로각본 : 츠키카와 쇼, 마츠모토 하나출연진 : 미치에다 슌스케, 후쿠모토 리코개봉일 : 2022.11.30평점 : 7.90기획 의도"카미야 토오루에 대해 잊지 말 것"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는'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소녀 '마오리'"내일의 마오리도 내가 즐겁게 해줄 거야"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무색무취의 평범한 소년 '토오루'매일 밤 사랑이 사라지는 세계,그럼에도 불구하고,다음 날 서로를 향한 애틋한 고백을 반복하는두 소년, 소녀의 가장 슬픈 청춘담여담일본에서는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라는 열풍이 대단하다고 한다. 역대 일본 로맨스 영화 '러브레터'에 이어 흥행 2위라는 성적을 거머줬다. 한국에서 반응은! 초반에는 입소문으로 퍼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모두의 기억 속에 사라져 조금의 뒷심을 발휘하면서 몇 개 없는 상영관에서 상영 중에 있다.후기 및 결말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결말을 살펴보자면 마오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극복하며 점차 기억을 하기 시작한다.하지만 토오루는 심장마비로 죽어서 더 이상 볼 수가 없어지며 그동안의 일기장에 적어뒀던 토오루를 기억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나는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책이 원작인지 몰랐다. 아니..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냥 영화 시간 때가 맞는 게 이 영화라서 본 것이지만?~ 나름 재미있었고 살짝 슬펐고! 그럭저럭! 지금 시기에 딱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영화에 가장 중요한 쿠키는 없었다!아바타가 강세인 요즘~ 상영관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라는 영화 한편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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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4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육사오>의 개봉부터
독립 영화 <말아>, <코코순이>의 개봉까지!
그럼 8월 넷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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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육사오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113분
감독: 박규태
출연: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등
개봉: 2022.08.24
배급: 씨나몬(주)홈초이스, 싸이더스
줄거리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당첨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
관전 포인트
코미디 연기로 유명한 배우들의 총출동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육사오>.
시사회로 영화를 미리 본 관객들의 평도 대부분 좋아 많은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파도 없고 웃음 타율 좋은 영화이다.
불릿 트레인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26분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브래드 피트, 조이 킹, 애런 존슨 등
개봉: 2022.08.24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줄거리
운이 없기로 유명한 킬러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는 초고속 열차에 탑승해
의문의 서류 가방을 가져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생각보다 쉽게 미션을 클리어한 후 열차에서
내리려는 그를 가로막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전세계에서 몰려든 초특급 킬러들!
열차에서 내릴 수 없다면 목숨을 걸고 가방을 지켜야만 한다.
과연 '레이디버그'는 무사히 열차에서 내려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까?관전 포인트
유명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와 <데드풀 2>,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만나 화제를 모은 작품!
주연으로 조이킹, 애런 테일러 존슨, 브라이언 헨리 배우 등이 나오며, 특별 출연으로 산드라 블록, 채닝 테이텀, 로건 레먼까지
등장해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큐브
ⓒ 네이버 영화
개요: 스릴러 | 일본 | 109분
감독: 시미즈 야스히코
출연: 스다 마사키, 오카다 마사키, 안 등
개봉: 2022.08.24
배급: (주) 디스테이션
줄거리
이유도 모른 채 텅 빈 정육면체의 공간에서 깨어난 사람들.
알 수 없는 규칙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방을 넘어
탈출하려 하지만 숨겨져 있던 함정에 의해 하나 둘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다.
가까스로 살아 남은 6명의 생존자,
살아남기 위해선 함정을 피할 수 있는 규칙을 찾아내야만 하는데…관전 포인트
밀실 호러 장르 레전드로 손 꼽히는 영화 <큐브>가 25년만에 공식적으로 리메이크 허락이 나게 되었고,
스릴러, 공포 장르로 유명한 일본에서 제작하게 되었다. 또한, 스다 마사키, 오카다 마사키, 안 등
탄탄한 출연진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귀멸의 칼날: 아사쿠사 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3분
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출연: 하나에 나츠키, 키토 아카리 등
개봉: 2022.08.25
배급: BoXoo 엔터테인먼트
줄거리
귀살대에 입대한 탄지로는 매일 소녀가 실종된다고 하는 마을로 향한다.
혈귀의 냄새는 나지만 그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가운데, 새로운 소녀에게 혈귀의 손이 다가온다.
그다음으로 탄지로가 방문한 곳은 아사쿠사. 화려한 도시와 즐비한 상점에 당황하는 탄지로는 그곳에서 혈귀의 냄새를 찾아낸다.
그 냄새는 인간을 혈귀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자 탄지로의 숙적이기도 한 키부츠지 무잔의 것이었다.
이윽고 탄지로의 앞에 타마요와 유시로가 나타나는데…관전 포인트
한국에 두터운 팬층을 가진 <귀멸의 칼날> 시리즈.
스페셜 극장판 중 두 번째 시리즈인 <귀멸의 칼날: 아사쿠사 편>에 이어
세 번째 시리즈인 <귀멸의 칼날: 장구저택 편>이 개봉할 예정이라고 하니
정주행을 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번 편부터 관람한다면 좋을 것 같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 네이버 영화
개요: 로맨스 | 노르웨이 | 128분
감독: 요아킴 트리에
출연: 레나테 레인스베, 앤더스 다니엘슨 리 등
개봉: 2022.08.25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의학을 공부하던 스물아홉 율리에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걸 찾아 세상으로 나온다.
파티에서 만난 만화가 악셀과 사랑에 빠진 율리에,
하지만 삶의 다른 단계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걸 원했고 조금씩 어긋난다.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율리에는 인생의 다음 챕터로 달려나간다.관전 포인트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개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며
작풍성을 입증한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한국에서도 벌써 SNS 상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코코순이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125분
감독: 이석재
개봉: 2022.08.25
배급: 커넥트픽쳐스(주)
줄거리
1942년 5월, 조선군사령부의 제안으로 일명 파파상, 마마상 부부가 전국을 돌며 취업을 빌미로 부상 병사들을 돌볼 여성을 모집해
부산, 대만, 싱가포르를 거쳐 미얀마에 위치한 일본군‘위안부’ 수용소로 보낸다.
1944년 8월, 연합군과 중국군에 밀린 일본군과 붙잡힌 조선인 여성들은 연합국의 포로가 되어 통역도 없이 일어와 영어로 심문 받은 후 인도 각지로 흩어진다.
그리고 발견된 이들 조선인’위안부’ 20명에 대해 기록한 미 전시정보국 49번 심문보고서에는 “조선인’위안부’는 돈 벌이에 나선 매춘부”라는 것.
20명 중 행적을 알 수 있는 단 한 명, ‘코코순이’라는 이름의 단서를 추적해 왜곡된 기록 속에 감춰진 진실을 밝힌다!
관전 포인트
영화 <코코순이>는 KBS 탐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의 촬영팀과 제작팀이 참여하고,
이석재 기자가 연출을 맡은 르포무비이다. 2022년 올해는 미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통과
15주년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기림의 날)' 공식 제정 10회차가 되는 해이기도 해
2022년 영화의 개봉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말아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76분
감독: 곽민승
출연: 심달기, 정은경, 우효원
개봉: 2022.08.25
배급: 인디스토리
줄거리
전염병 유행으로 집에만 콕 박혀 있는 청년 백수 ‘주리’
배고픔도 실연의 아픔도 모두 집에서 해결한다
어느 날 자취방을 부동산에 내놓았다는 연락과 함께
엄마의 김밥집을 운영하라는 미션이 주어지는데…관전 포인트
영화 <말아>는 팬데믹 상황을 이야기 안에 담아 시대적 상황에 맞추며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하였다.
심플한 스토리와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난 심달기 배우가 만나 더욱 특별하며 싱그러운 청춘 영화가 탄생했다.
OTT 공개 예정작
서울대작전
ⓒ 넷플릭스
개요: 액션 | 한국 | 138분
감독: 문현성
출연: 유아인, 고경표, 이규형, 박주현 등
공개: 2022.08.26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1988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액션 질주극
관전 포인트
배우들의 끈끈한 케미스트리와 짜릿한 카체이싱 액션이 매력적인 영화!
게다가 1988년을 그대로 재현해 그 시대 감성까지 자극하게 될 영화이다.
이미 출중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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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2020)> 리뷰
고백한다. 뉴욕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도(어쩌면 그렇기 때문일지도) 나는 이 도시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다. 우뚝 솟은 마천루에 온갖 신경을 빼앗기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어쩐지 내 안의 허영심을 충족시켜줄 것만 같은 세계적인 도시. 괜히 맥북이나 고풍스러운 책 한 권을 들고 센트럴 파크에 앉아 있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곳.
온갖 정보가 발달해 사실 뉴욕 지하철은 한국의 것보다 못하고, 뉴욕이든 서울이든 결국 서양화된 도시이기에 생각보다 ‘그럴싸한 건’ 없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음에도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적 이미지는 내게서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영화 속 주인공 조안나(마가렛 퀄리)는 어떨까.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가 개봉한 시점에서 고작 몇 년 지나지 않았던 시절의 미국에서 자란 조안나는, 더군다나 작가 지망생이기까지 하다. 좁은 플랫에서 원고와 싸우고, 카페에서 글을 쓰는 친구들과 예술적 교감을 나누며 청춘을 개척하고픈 열망을 지닌 청춘. 그에게 뉴욕이 어떤 의미였을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나 역시 일정 부분 그런 꿈이 있기에, 더욱더.
조안나가 뉴욕에 있게 된 건 우연과 운명의 합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안나가 이토록 오래 머물게 될 줄은, 조안나도 그의 친구 제니(세아나 커스레이크)도 짐작하지 못했으므로. 잠시 머물고자 했던 뉴욕이었으나 조안나는 안정적이되 심심하기만 한 버클리에서 뉴욕으로 아예 거처를 옮긴다. 충동적인 결정이었던 듯 보이나 그는 빠르게 적응한다. 다만, 많은 이들이 오가는 대도시는 이방인에게 열린 공간이지만, 열려있다는 것이 늘 환대의 의미와 동일하진 않다는 것을 조안나가 깨닫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렇듯 마이 뉴욕 다이어리(원제: My Salinger Year)는 주인공 조안나의 여정을 따라가는 성장 드라마다. 평범한 건 싫고, 특별해지고 싶다는 치기 어린 소망을 품은 주인공이 마주한 뉴욕이라는 흥미로운 공간. 그는 새로운 사랑을 찾기도 하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하지만, 그의 이름으로 렌트를 구한 집은 어딘가 어설프고, 작가를 꿈꾸는 그가 하는 일은 팬레터에 기계적으로 답장을 보내는 일에 불과하다. 이윽고 조안나는 결심한다. 진심이 담긴 팬레터에 'JD 샐린저 씨는 팬레터를 받지 않습니다, ' 따위의 무의미한 대답을 타이핑하는 일을 지속할 수 없다고. 그러자 언뜻 잔잔해 보였던 일상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조안나가 일하게 된 곳은 마가렛(시고니 위버)의 작가 에이전시다. 마가렛은 조안나를 고용하는 순간부터 단호하게 말한다. 작가(지망생)는 자신의 비서로 고용하지 않는다고. 조안나는 김이 샐 법도 한데, 복도에 걸린 애거서 크리스티나 스콧 피츠제럴드의 사진에 전율을 느낀다. 실망도 하지만, 조안나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 마가렛이 자신을 알아봐 주고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아주 하지 않았던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조안나는 자신이 읽어본 적도 없는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매혹된 이들에게 경직된 답장을 쓰던 중 그들의 진심에 성심성의껏 답하기 시작한다. '홀든'이라는 주인공의 이름도 적극적으로 인용하며 제법 그럴싸하게 쓰기도 하고, 절박해 보이는 학생에겐 교훈적인 답장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답장을 받은 이가 뉴욕 사무실까지 찾아와 되묻는다. 내 진심이 담긴 편지를 멋대로 읽어본 당신의 답장이 규격화된 답장보다 더 나을 이유가 무엇이냐고.
조안나 래코프라는 이름이 소녀의 입술 밖으로 튀어나온다. 우스꽝스러운 이름이라고 했다. 빈정거림이 분명한데도 조안나는 그 말에 반박하지 않는다. 자신은 허락되지 않은 대화에 끼어든 이방인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가 사라지고 조안나는 복도를 걷는다. 조안나의 소망 중 하나가 '특별해지는 것'이었다는 것을 상기해보자. 그는 뉴욕이라는 메트로폴리탄에서 작가라는 단독자가 되고자 버클리의 삶을 버렸고 버클리에서 만났던 남자 친구와는 연락을 줄였다. 그러나 조안나의 손에 남은 건 무엇인가? 그는 등단한 시인이라는 것을 감췄고 영혼에 반하는 일을 주 업무로 삼았다. J.D. 샐린저가 그에게 당신은 작가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시인이라고 얼떨결에 대답했던 조안나는 하루에 15분씩 자신만의 글을 쓰긴커녕 타인의 삶을 흉내 내어 답장하는 일만 지속하고 있었으며, 상사인 마가렛에겐 조안나라는 유능한 비서로 인식되기보단 '샐린저에게 익숙한 환경'으로 인식될 뿐이었다.
조안나가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뉴욕에 와서조차 오래도록 읽지 않았다는 건 적지 않게 흥미롭다. 업무를 진행하며 왜 샐린저의 팬들이 이 책에 그토록 집착하는지 궁금했을 법도 한데 말이다. 그러나 이 지점이야말로 지금껏 조안나의 성장이 지연된 이유일 것이다. 그는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그 심장부로 파고들지 않았다. 워싱턴으로의 짧은 귀향과 돈(더글라스 부스)의 부재를 경험한 후에야 조안나는 자신이 돈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대니얼(콤 피오레)의 죽음을 통해서야 조안나는 인간 마가렛을 알게 된다.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것과, 뉴욕에서 일상을 이어가는 것은 허영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진 모르겠으나 작가라는 꿈을 이뤄주진 못한다. 꿈은 외면을 모방하는 것만으로 성취할 수 없는 것이므로.
타인의 마음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 깊은 곳까지 살펴본 조안나는 우울을 떨치고 나아갈 동력을 얻었다. 친구 제니가 뉴욕을 떠나는 것을 배웅하며 연인이었던 돈과 동거한 공간을 떠나지만, 그것이 버클리로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후임자가 나타날 때까진 맡은 업무를 모두 하겠다고 말한 만큼, 조안나의 출근은 순식간에 중단되지 않는다. 하지만 카메라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원고를 소중히 든 조안나를 똑똑히 비춘다. 뉴요커 건물에 도착한 조안나의 원고가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 우리는 모르지만, 감독은 스크린을 통해 조안나를 작가로 호명했다. 그렇기에 관객은 알 수 있다. 샐린저가 말했듯 조안나는 이제 매일같이 자신만의 글을 쓸 것이라는 걸. 꿈에 그리던 모습으로 거듭났다는 사실을.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자전적 에세이를 바탕으로 하기에, 영화의 마지막은 너무나 당연한 결말이었다. 그럼에도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까닭은 영화 곳곳에 녹아 있는 인간적인 유머와, 90년대의 뉴욕을 겪어본 적 없는 나까지 향수에 젖게 만드는 따뜻한 스크린의 색감 때문이 아닐지. 무시무시하고 악랄한 악역이나,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의 끔찍한 사건 없이도 인간은 성장할 수 있다. 그저 조금만, 조금만 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한다면, 우리 역시 조안나처럼 20대를 따스하고 애틋하면서 한편으론 엉뚱하고 우습기도 한 시절이었다고 회고할 수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한 후, 주관적 견해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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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5 젠더 이슈
05:09 뮤지컬 이유
07:16 별점 및 한 줄 평
07:35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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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사쿠사 키드> 공식 예고편
"난 코미디언이다, 이 자식아!" 감독, 각본: 게키단 히토리 / 주연: 오이즈미 요, 야기라 유야 / 주제가: 쿠와타 케이스케 도쿄 아사쿠사 극장가를 상징하던 전설의 스승과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청춘을 건 젊은 제자. 끈끈한 유대로 맺어졌던 두 사람이었으나, 결국 결별의 시간이 찾아오는데. 기타노 다케시가 한 명의 코미디언으로 탄생하기까지, 웃음과 눈물로 가득했던 그 청춘의 나날들.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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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빈의 소원> 영원한 로빈 예고편
2014년 8월 11일. 할리우드의 명배우이자 코미디언인 로빈 윌리엄스가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다.
특유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관객을 울고 웃게 하며
꿈과 희망의 아이콘 같았던 배우였기에 전세계 영화 팬들은 충격이 더 컸다.
하지만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무성한 소문과 다르게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가 바라던 진짜 소원은 무엇이었는지
이제 그의 죽음에 둘러싸인 소문과 진실에 대한 그의 이야기가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