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4-12-19 11:40:47
뻔한 K-스포츠 영화는 가라
영화 '1승' 리뷰
오래간만에 볼만한 K-스포츠 영화가 등장했다. 그동안 선보여왔던 K-스포츠 영화들의 뻔한 공식 및 단점을 보완하며 재미를 더한 영화 '1승'이 그 주인공이다.
4일 개봉하는 영화 '1승'은 전직 배구 선수 출신 감독 김우진(송강호)이 해체 위기를 맞은 여자 배구팀 핑크스톰 구단주 강정원(박정민)에게 딱 한 번만 이기면 된다는 제안을 받고 선수들과 1승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신연식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보다 먼저 함께 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제야 개봉하게 됐다.
'1승'의 이야기는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주는 기존 K-스포츠 영화들과 비슷하다. 주목받은 적 없는 선수 출신 감독은 주전들이 대거 이탈하여 후보 선수들만 남은 팀에 관심 없고, 보장된 대학 팀 자리에 가기만 기다리는 상황. 핵심이 빠져나간 팀에 남은 선수들은 오합지졸에 삐걱거렸다. 게다가 관종력이 넘치는 구단주는 감독과 선수들의 스토리를 이용해 시즌권 완판에 목을 매었다. 이른바 전형적인 '안 되는 집' 스포츠 구단이다.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곧바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 3위를 기록했던 팀은 단숨에 꼴찌로 떨어져 밑바닥을 찍고, 비웃음과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는 가운데, 김우진과 핑크스톰은 하나의 계기를 통해 '원 팀'으로 단합하기 시작하고 결국 자신들이 목표하는 바로 달려나가게 된다.

다른 한국 스포츠 영화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1승'은 앞서 언급했던 스토리들을 구구절절하게 늘여놓지 않고 과감하게 생략한다. 그동안 봐왔던 영화들은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을 초반부 내내 설명하는 데에 할애한다면, '1승'은 생략과 편집을 통해 상당 부분 줄였다. 그래서 속공 플레이처럼 속도감이 느껴지고, 영화 시작 30여 분만에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던 배구 경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 '1승'은 역동감과 정교함, 그리고 속도가 강점인 배구 종목의 매력을 생생하게 구현한다. 360도를 커버하는 VR 버추얼리얼리티 기법을 비롯해 스카이 워커(사축 와이어캠), 초고속 카메라 등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쫄깃한 경기로 탄생시켰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완성한 '메가 랠리'는 '1승'의 명장면이라 해도 좋다. 그 외 전력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상대팀 선수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맞춰 전술을 짜는 장면 등은 '머니볼'이나 '스토브리그'에 비견되는 현실성이며, 스포츠 팬들이 좋아할 요소다.
'1승'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또한 영화의 매력포인트다. 저마다 부족한 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한 단계씩 밟고 나아가는 과정이 강정원의 말을 빌어 "스토리가 있다". 이 스토리의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감정 과잉이나 강제로 눈물착즙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적당한 유머도 곁든다. K-신파 알러지가 있는 관객들이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너무 속도감 있게 진행되다 보니 인물들의 변화가 납득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김우진을 포함하여 핑크스톰 선수들이 각성하고 감정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섬세하지 못하다. 마치 딴 사람이 된 것처럼 변모해서 생뚱맞게 느껴진다.
'1승'에서 기성 배우들과 신인 배우들의 시너지를 느낄 수 있다. 주연을 맡은 송강호는 툭하면 조소 섞인 비난을 쏟아내는 20세기 화법이나 김우진의 트라우마 등을 자신처럼 표현하며 "역시 송강호!"라는 찬사를 불러일으킨다. 박정민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재벌 2세 구단주 강정원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했고, 일본에서 온 리베로 유키 역을 소화한 이민지는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그 외 신윤주, 시은미, 차수민, 장수임 등 뉴페이스들 또한 풋풋함 매력을 발산한다.
그 외 여자배구 슈퍼스타 성유라를 연기한 여자배구계 레전드 한유미도 눈에 띄었다. 대사는 많지 않으나, 한유미의 아우라 덕분에 실제 배구경기로 착각하게 만든다. 한유미와 함께 깜짝 출연하는 김연경도 킬포인트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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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공간> - ‘지울수록 선연해지는 슬픔과 마주하다’
이도공간 (異度空間, Inner Senses)
개봉일 : 2003.06.05 / 재개봉 : 2021.07.21. (한국 기준)
감독 : 나지량
출연 : 장국영, 임가흔, 이자웅, 주가령
‘지울수록 선연해지는 슬픔과 마주하다’
2003년 4월 1일, 유명을 달리한 배우 ‘장국영의 유작’ <이도공간>이 19년 만에 롯데시네마를 통해 재개봉했다. 불에 타 유실된 필름을 아주 어렵게 구해 우여곡절 끝에 재개봉에 성공했다는 <이도공간>은 영화의 내용이나 완성도와는 별개로 ‘장국영의 유작’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짊어진 무게가 무거웠던 작품이다. 2003년 장국영이 삶을 마무리 지었을 때, ‘장국영이 이 작품을 찍고 귀신에 씌여, 우울에 빠져 죽음을 선택했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데.. 정말 연관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지만 그들은 이렇게라도 장국영의 죽음을 부정하고, 합당한 이유를 찾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도공간>은 장국영 필모 중에 유일한 공포영화다. 은근 무서운 장면들이 있다는 이야기에 걱정했는데, 몇 장면의 긴장감만 견디면 그럭저럭 괜찮았다. 귀신이나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공포보다 마음 깊이 숨겨뒀던 상처에 대한 두려움에 더 집중한 작품이기에 귀신에 대한 공포감때문에 감상하지 못하고 있다면 잠시 눈 딱 감고!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론 공포보다는 슬픈 영화라는 느낌이 더 강하기도 했다.)
아주 짧은 공포감을 견디고 나면 장국영의 아련하고도 아름다운 눈빛을 마주할 수 있으니.. ‘무섭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이 순간을 놓쳐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이도공간>은 사람이 아닌 영혼에게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짐과 얀의 이야기다. 얀은 자신이 귀신을 본다고 말하며 매일을 공포에 시달린다. 짐은 귀신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 뇌에 저장된 정보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짐과 얀이 마주하게 되는 귀신이란 존재는 ‘귀신’ 그 자체라기보단 오래전에 묻어둔 슬픔과 트라우마, 그리고 외로움의 산물이다. 부모님의 이혼과 반복된 재혼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홀로 살아온 외로운 얀과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알고 싶다며 책에만 집중하고 혼자 살아가는 워커 홀릭 짐. 두 사람은 외로움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허공으로 시선을 돌린다.
누구나 살면서 크게 부끄러웠거나 지독히 슬펐거나 또는 수없이 후회하게 되는 순간을 겪는다. 그런 순간들은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고 오래도록 사람을 괴롭힌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니 “차라리 잊고 싶다”고 생각하며 기억을 지우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본 적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고통은 무작정 지우려 할수록 선연해지기 마련이고 외면하고 묻어두려 할수록 더 무거워진다. 고통에 맞서는 건 분명 아주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한다. 가장 큰 슬픔인 이별 또한 마찬가지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래도록 아파하고 무조건 묻어두기보단 그를 받아들이고 아픈 만큼 그리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또한 무지 어려운 일이지만.. 슬픔이 속에서 곪아 새로운 고통을 만들어내기 전에, 무너져내리기 전에 그 순간과 직면해야 한다.
이도공간 시놉시스
부모의 이혼으로 홀로 남겨진 ‘얀’은 오래된 낡은 아파트로 새로 이사를 온다.
이사 온 첫날부터 아파트에 감도는 이상한 기운에 자신 말고 다른 존재들이 집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고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해하는 자신을 위해 사촌 언니는 정신과 대학교수 ‘짐’을 소개 시켜주고 그녀가 보이는 건 자신의 과거 상처로 인해 비롯된 존재라는 말로 그녀를 안심시켜준다. 서서히 이상한 존재에게서 멀어지며 회복되어 가던 그녀는 ‘짐’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되는데... 하지만 그에게 다가갈수록 ‘짐’은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이성적인 정신과 대학교수 ‘짐’은 같은 동료 교수의 소개로 ‘얀’을 만나게 된다.
모든 현상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녀가 부모의 이혼과 상처로 귀신이란 허구를 만들어냈다고 안심시켜준다. 상담 치료를 한 이후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그녀와 가까워질수록 ‘짐’ 주변에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계속된 불면증에 시달리던 ‘짐’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과거의 사건이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제가 본 건 환상이 아니에요.”
운수 없게도 귀신을 보게 됐다는 얀과 귀신은 뇌가 만들어낸 정보의 집합체라는 짐. 얀은 사촌 형부의 소개로 짐을 만나게 된다. 정신과 대학교수인 짐은 불안에 떨고 있는 얀에게 약이 아닌 우유 캔디와 믿음을 담은 수면제를 건넨다. 모두가 얀을 “미쳤다”고만 말 하는데, 짐은 그들과 다르게 조용히 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얀의 일기장과 사진들을 살펴보던 짐은 얀이 귀신을 보는 건 ‘기억 속 어딘가 숨겨진 문제’때문일 것이라 확신한다. 얀이 마음 깊이 숨겨둔 문제는 어릴 적부터 겪어온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얀의 부모님은 얀이 어릴 때 이혼을 하고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난다. 그녀는 부모님에게 사랑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 애정결핍에서 나온 불안감은 곧 상대를 위한 집착으로 바뀌고 얀은 점점 더 외로워진다. 그리고 죽은 이의 정보를 받아들여 곧 그것을 귀신으로 만들어낸다.
얀은 짐에게 의지하며 천천히 사랑에 빠진다. ‘귀신이라니, 미친 소리하네’같은 말이 아닌 ‘귀신은 없으니 두려워 말라’며 부드러운 눈빛을 보내는 따뜻한 사람. 그런 짐을 두고 어떻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짐도 얀을 만나며 호감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그는 의사와 환자의 사이엔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얀이 자신에게 의존하게 둘 순 없다고 말한다. 가볍게 흘러간 ‘의존’이라는 단어는 짐의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그의 가장 큰 상처에 대한 힌트였다.
“제 친구가 되어주실래요?”
한참을 고민하던 짐은 상처를 극복한 얀을 보고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얀은 짐을 통해 외로움을 채워갔고 한 발짝 더 나아가 자신의 오래된 상처인 부모님과 눈을 맞춘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엄마의 손을 잡는다. 그렇게 얀은 자신을 오래도록 괴롭혔던 외로움과 고통을 극복했고, 더 이상 귀신을 보지 않게 된다.
짐은 얀을 만나며 첫사랑의 죽음 이후로 처음 연애를 한다. 첫사랑인 유에가 죽고 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사랑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은 짐이 외면하고 묻어뒀던 죄책감과 고통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잊기로 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결국 찾아버린 1982년, 유에가 자살하던 그날의 기억. 짐은 끝까지 유에의 죽음을 모르는척하고 싶어 했지만, 그가 마음 깊이 묻어뒀던 소년은 그러지 않길 바랐던 것 같다. 무의식 상태로 집을 뒤지던 짐은 유에의 흔적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유에의 흔적이 담긴 편지와 그녀의 기사가 담긴 신문.
짐은 가장 순수했던 그 시절,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소녀가 자신을 탓하며 바닥으로 추락하는 순간을 목격한다. 너무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이었기에 짐은 아예 그 순간과 유에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만다. 그리고 오래도록 묻어뒀던 고통이 현실로 다시 떠오른 순간, 그것은 공포가 되어 짐을 조여온다.
얀과 짐은 서로에게 ‘기억 속 어딘가 숨겨진 문제’를 직면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 얀은 짐을 통해 부모님을 다시 만나게 되고 짐은 얀을 만나며 첫사랑 유에를 떠올리고 그녀가 울린 알람에 눈을 떠 유에의 흔적을 마주한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다시 마주하고 슬픔과 상실을 인정하는 과정은 고통을 귀신이라는 공포스러운 존재를 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짐은 갑작스레 밀어닥친 기억에 괴로워하며 유에의 귀신으로부터 도망친다.
“난 지금까지 행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내가 무슨 자격으로 행복할 수 있겠어.”
사랑하는 소녀 유에가 나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슬픔과 고통. 짐은 밀려오는 충격에 힘없이 비틀거린다.
부끄럽지만 진심이었던 날들, 찬란한 오후에 함께할 미래를 약속했던 빛나는 순간. “네가 죽으면 함께 죽을 거”라고 말하면서 순수하게 웃던 소년소녀. 유에의 죽음으로 사랑과 약속들이 순식간에 깨지고 짐은 결국 모든 걸 잊는다. 그리고 고통과 더불어 유에와 함께했던 행복했던 순간들도 모두 묻어버린다.
짐은 유에처럼 옥상의 끝에 서서 유에의 귀신을 바라보며 유에와 함께했던 시간을 천천히 떠올린다. 끝은 고통이었지만 결코 되돌릴 수 없기에 더욱 소중한 기억. 그는 우리의 기억이 ‘사라진 아름다움’으로 흔적 없이 흩어지지 않도록 “이제부턴 아무것도 잊지 않을게”라고 다짐한다. 그날 밤, 짐은 괴롭다는 이유로 직면하지 못하고 도망치기만 했던 그리움과 사랑으로 물든 인생의 한순간을 되찾는다. 유에의 흔적이 사라진 자리엔 얀이 서있고, 짐이 유에에게 선물했던 새가 묻힌 무덤가엔 새 두 마리가 앉아있다. 짐을 오래도록 괴롭혔던 슬픔의 색이 옅어지고, 새로운 사랑이 그 기억과 흔적 위에 얹어진다. 오랜 외로움이 버티고 있던 자리에 새로운 인연이 생겼음에도 아직 환한 웃음을 되찾지 못한, 조금은 퍼석한 표정의 짐을 보며 여전히 위태롭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이젠 그의 옆엔 얀이 있으니까. 조금씩 괜찮아질 수 있겠지.
“지금 당장은 무서워도 내일은 웃어넘길 수 있어요. 그렇게 해볼래요?”
이별이나 갑작스레 들이닥친 충격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짐처럼 사랑했던 이가 갑자기 죽음을 선택하는 일을 겪었다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정말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나도 짐과 비슷한 일을 겪으며 “차라리 그를 모른 채 살았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며 모든 흔적을 외면하려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다. 외면한다고 해서 고통이나 슬픔이 사라지는 건 아닌데 그때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다. 이제는 그가 남긴 흔적을 따라 밟으며 건강하게 그리워하고 있지만, 슬픔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건 참 버거운 일이었다. 그렇게 슬픔에 젖어 아팠던 날들을 모으고 또 모으다 보니 결국은 웃으며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오늘이 왔다. 슬픔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금 당장은 무섭겠지만 그렇게 마주한다면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수도, 더 나아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무서워도 내일은 웃어넘길 수 있어요. 그렇게 해볼래요?”
이 대사를 몇 번 곱씹다 보니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이젠 다른 세상으로 떠난 배우 장국영. 그와의 이별은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슬픔이 됐겠지. 하지만 그때의 상처를 극복하고 오늘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실감할 때마다 참 놀랍다. 나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사히 슬픔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보듬으며 살아가는, 용감하고 강한 그대들이 참 멋지다고, 그 마음 오래도록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오래오래 함께 그리워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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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확신이 없을 때, 정성을 담은 영화 한 편
*이 글은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은 후 작성되었으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읽을 때 참고해 주세요 : )
유난히 힘들고 뜻대로 되지 않는 날이 있다. 하루를 곱씹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스스로를 향한 의심이 파고든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나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일까?'
'내일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누군가 슬퍼할까?'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피곤에 지친 눈은 초점을 잃는다. 애써 노력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의심이 해결될 때까지 질문하고 파헤치는 방법도 있다. 영화 <그대 너머에>는 꼬리를 무는 의심을 통해 답을 찾으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영화 <그대 너머에>
영화 <그대 너머에>는 무명의 영화감독 '경호(김권후)'가 첫사랑이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인숙(오민애)'과 그녀의 딸 '지연(윤혜리)'을 만난 후, 기억의 미로에 빠지는 내용을 담았다. 기억과 망각을 소재로 세 명의 등장인물이 인간관계와 스스로의 존재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영화의 철학적 주제와 실험적인 연출을 인정받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소개되었다.
영화는 자칫 신파로 흘러갈 법한 소재를 독특한 창의력으로 풀어낸다. 전체적인 구조부터 장면 하나에 이르기까지 허투루 만든 부분이 없다. 일단 영화의 구조를 살펴보면 전반부와 중반부가 '경호'의 기억이 되풀이되는 듯 반복된다.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전반부와 똑같이 행동하지만, 현재의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기계처럼 움직인다. 마치 '경호'의 존재와 상관없다는 듯 잘 짜인 연극 같이 보인다.
이러한 구조의 대비는 장소에서도 나타난다. 영화의 전반부는 모든 가능성이 열린 야외에서 시작해서 '경호'의 집인 실내에서 끝이 난다. 이야기가 중반부로 들어설 때, '경호'는 실내에서 다시 야외로 이동한다. 충격에 빠진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의'지연'을 따라가는 골목길은 주인공들의 복잡한 기억을 상징한다.
영화의 장면 하나에도 각각의 의미가 숨어있다. 특히 좁은 골목길에서 촬영된 롱테이크 장면과 360도 VR 촬영처럼 다양성 영화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연출이 돋보인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개미의 초근접 접사는 자연 다큐멘터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섬세하게 묘사된 개미 장면은 CG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며 특수렌즈로 살아있는 개미를 직접 촬영해서 만들어졌다.
영화 <그대 너머에>의 '박홍민' 감독은 개미 장면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거리에서 무심코 지나치던 개미를 관찰하는 마음으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존중하는 태도로 영화 제작에 임했다.'라고 답했다.
감독의 말처럼 개미 장면은 <그대 너머에>라는 제목의 의미를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그대'는 사전적 의미로 듣는 이를 높여 이르는 2인칭 대명사로, 세 명의 인물 중 누구를 대입해도 어색하지 않다. 또한 제목에는 그들이 각자가 가진 슬픔과 답답함 너머를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갔으면 하는 응원이 담겨 있다. 영화 속 개미는 장애물에 막히고 넘어지지만, 계속 앞으로 전진한다.
Q. 지금 당신의 모습에 의심이 생기나요?
영화 <그대 너머에>는 연필로 꾹꾹 눌러쓴 편지 한 통 같다. 영화를 보게 될 평범한 존재들을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웠을 창작자의 고뇌와 순수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매 장면마다 담긴 정성스러운 질문을 보며 스스로의 답을 생각하게 된다.
영화 <그대 너머에>를 예고편으로 미리 만나보세요▼
영화 속 세 사람도 나름의 답을 내린다. 딸을 기억하지 못하던 '인숙'은 '딸'이라는 역할이 아니더라도 '지연'을 찾아낸다. 그들은 과거에 '경호'를 만났던 일을 떠올리며 편안한 표정으로 웃음을 짓는다.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경호'는 세상을 초월하여 영원히 시나리오를 쓰는 존재가 된다.
그들의 답이 꽉 막힌 해피엔딩이나 완벽한 답은 아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의심 끝에 찾은 답도 옳은 선택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답을 찾아본 사람만이 자신을 가로막은 장애물 너머로 향할 수 있다.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들고 어디로 가야 할지 삶의 방향을 잃을지라도 다시 전진할 용기를 낼 수 있다. 그렇게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다 보면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리라 믿는다.
그러니 당신이 너무 많이 울거나 자책하지 말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좋겠다.
당신을 힘들게 하는 좌절과 버티기 위한 희망을 고민하는 밤은 생각보다 다정할 테니까.
* 제가 참석한 시사회에는 감독과 배우분들의 무대인사가 있었는데요.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걸 보고 정성스러운 영화라는 확신을 가진 것 같아요.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실 것 같아 '박홍민 감독님의 인터뷰를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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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헌 감독 축구 영화 '드림' 리뷰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드림
(2023.04.26 개봉)
감독: 이병헌
출연: 박서준, 아이유 등
안녕하세요!
오늘은 극한직업, 스물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 축구 영화 '드림' 리뷰를 써 보려고 해요!
드림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축구 선수 홍대,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감독으로 나서게 된다.
열정리스 PD 소민이 다큐 제작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특별한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이들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드림> 줄거리
드림은 실화를 각색한 영화거든요!
실제로 2010년에 열린 홈리스 월드컵이 있었는데요
드림처럼 대회 참가에 필요한 돈이 부족해서 참가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대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 축구 협회 등에서 후원받은 돈으로 겨우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2019년부터 코로나로 인해 잠시 중단되었었는데 2023년부터 다시 홈리스 월드컵이 열린다고 하니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병헌 감독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 뚜렷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스물의 치호와 멜로가 체질의 진주가 생각나는데요
겉으론 멀쩡하지만 어딘가 고장나 있는... 돌I 같은 생각을 하는 캐릭터들이죠
드림에서는 소민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멜로가 체질 영화판 같단 리뷰를 남기셨는데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고...
그 이유가 모든 캐릭터들의 말투가 비슷해서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본 스물,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 드림만 놓고 봐도
캐릭터들이 다 높낮이 없는 일정한 톤으로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팩폭을 말하거든요
물론 그게 웃기긴 하지만 이제는 지겹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같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럼에도 드림이 재미를 놓치지 않을 수 있던 이유는 효봉, 문수 등 새로운 캐릭터를 넣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많은 캐릭터들 각각의 사연을 풀어 주는 데 애썼기 때문이고요
모두가 소민 같은 말투를 구사하는 코믹 영화였다면
사실 2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많이 지루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동진 평론가님의 평을 보았습니다
영화보다 해설가가 해 주는 말이 더 많다였던가??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드림에서 우리가 감동받을 수 있는 부분은 한국팀이 1점이라도 따내는 경기 부분이잖아요?
근데 경기 씬 30분...? 정도를 외국인 해설가의 나레이션과 함께하게 되는데요
그렇다 보니 캐릭터들의 감정을 느끼진 못하겠더라고요
해설가가 말하는 상황 자체(지문)를 이해하고 있을 뿐
머리띠를 쓴 인수가 어떤 감정으로 임하고 있는가, 다리까지 다쳤던 환동이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등
캐릭터에 몰입이 안 되는 거예요...
저 진짜 BGM만 깔아 줘도 우는 애인데 그냥 재미있다~뿐이지 감동적이진 않았어요
저는 이병헌 감독님의 개그 코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예고편을 보고 코믹을 기대했던 것도 있는데
아무래도 실화 기반 스포츠 영화다 보니까 완전히 웃음만으론 갈 수 없겠나 보더라고요...
웃긴 건 정말 예고편으로 보는 장면이 다였고 가끔씩,, 피식거릴뿐
박장대소할 정도로 웃긴 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스포츠 영화로 최고였냐? 그건 또 아녜요
사실 스포츠 영화는 깊은 울림과 함께 여운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슬램덩크가 대표적인 예시겠죠?
저 강백호 빼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 막판 1점에선 숨도 못 쉬고 진짜 눈물이 차올랐거든요
그 정도의 감동을 원하고 보는 게 스포츠 영화인데... 그렇게 보았을 땐 아쉬웠습니다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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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자와 죽은 자, 두 세계를 뒤집어 접목하다
7★/10★
아르투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고고학을 전공한 그는 부장품이 있는 무덤 위에 서면 어질어질해지며 혼절하듯 주저앉는 ‘키메라 상태’가 된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이 놀라운 재주를 가진 남자는 고고학계에 안착하지 못했고, 도굴꾼이 되었다.
이야기는 감옥에 갇힌 아르투가 석방 후 이탈리아 시골 마을로 도굴꾼 동료를 찾아가는 데서 시작한다. 이탈리아 마을에 도굴할 무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르투는 그 마을에 가면 사라진 연인 베니아미나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베니아미나의 언니들은 그녀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돌아오지도 않을 거라고, 심지어 죽었다고 확신하지만 베니아미나의 어머니만은 자기 딸을 잊지 않고/살아 있다고 믿고 찾아다니는 아르투를 반기고 아껴준다.
영화는 아르투가 도굴을 이어가던 중 진귀한 고대 조각상을 찾는 과정과 베니아미나와의 재회를 독창적으로 엮어내 담아낸다. 화면비, 연출 등에서 고전 영화의 느낌을 풍기면서도 이를 능숙하게 변주해 동시대 관객이 그리 생경하게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호흡을 조절한다. 때로는 익살극 같고, 때로는 모험극 같은 영화의 흐름은 낯설면서도 자연스러워 자연히 따라가게 된다.
그러나 제일 흥미로운 건 유물과 연인을 향한 아르투 여정의 궤적이다. 자잘한 부장품만 도굴하던 아르투와 친구들은 고대 신전 속 조각상을 찾는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값어치의 물건이다. 그런데 넋을 잃고 조각상을 바라보던 아르투의 눈앞에서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동료 무리가 밖으로 쉽게 나르기 위해 멀쩡한 조각상을 부숴 머리를 분리한 것. 아르투는 격렬히 달려들어 이들을 제지하지만 동료들은 이전에도 편히 운반하기 위해 이렇게 해오지 않았느냐며 되레 아르투를 책망한다. 혼란도 잠시, 아르투와 동료들은 그들이 부장품을 팔아넘기던 사람들에게 이 조각상을 도둑맞는다. 그러고는 조각상의 떼어낸 머리를 두고 그들과 협상한다. 이 모습을 보고 아르투는 확신한다. 이들이 그를 황홀하게 한 조각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그래서 초연하게 결단한다. 아르투는 손에 든 조각상의 머리를 깊은 호수에 던져버린다. 이 일로 아르투의 동료들은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당연히 그의 생계 역시 어려워진다.
그러나 얻은 것도 있다. 도굴꾼으로 전락한 아르투가 지금까지 해오던 일에 갑자기 거리감을 둔 건 신전 속 조각상의 아름다움을 목격하고 그 참된 값어치를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고고학적, 예술적 가치에 대한 깨달음이 아니다. 죽은 사람들과 함께 묻힌 물건에는 그 사람을 아끼는 주변인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즉 아르투는 자신이 지금껏 물건으로서의 부장품을 훔쳤을 뿐 아니라 그에 담긴 마음까지도 훔쳐왔음을 깨닫는다. 이 깨달음은 아르투를 헤어진 연인 베니아미나에게 인도한다. 가족들도 포기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어머니만이 살아 있다고 믿은 베니아미나, 즉 아르투의 ‘죽은’ 연인에게 가는 길이 이 깨달음으로 열린다.
빈털터리가 된 아르투는 먹고 살기 위해 또 다른 도굴꾼에게 고용되어 땅속에 들어갔다가 홀로 갱도에 갇힌다. 때마침 그에게는 조각상 사건 후 조우한 영혼들에게서 받은 라이터가 있었다. 라이터로 불을 밝히자 지상의 베니아미나가 남긴 흔적이 보인다. 아르투는 그 흔적을 잡고 땅 위로 올라가 베니아미나를 만난다. 이 극적인 만남 직전 아르투가 있던 갱도는 땅속, 즉 죽은 자의 자리고 베니아미나가 있던 땅 위는 산 자의 자리다. 산 아르투가 죽은 자의 자리에, 죽은 베니아미나가 산 자의 자리에 있는 셈이다. 이 장면은 아르투가 조각상의 참된 가치를 알아보고 죽은 자의 세계에 온전히 접속했음을, 즉 죽은 연인을 만날 자격을 획득했음을 보여준다. 아르투가 키메라 상태가 될 때마다 카메라가 360도 수직으로 돌아 땅이 뒤집히는 듯 보이게 촬영한 장면도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뒤집힌 채 맞닿아 있음을, 그가 가진 특별한 능력이 두 세계를 오고 갈 수 있는 잠재력임을 암시한다.
아르투가 두 세계 사이에서 끝내 연인과 재회하지 못한 오르페우스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은 이유는 단지 그가 죽은 자의 세계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베니아미나 어머니의 하녀이자 제자인 이탈리아에게서 현생의 아름다움도 배운다. 집이 없는 이탈리아는 베니아미나 어머니 집에서 쫓겨난 후에 아이와 여자들을 모아 공동체를 꾸려 폐건물에서 새로운 삶을 일궈 나가는데, 아르투는 그녀에게서 수천 년간 땅에 묻혀 있던 조각상만큼이나 찰나의 현생 역시 아름답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배우고 새긴다. 요컨대 아르투는 산 자에게도, 죽은 자에게도 긍정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깨달음으로 ‘죽은’ 연인과 재회해 행복을 맞이한다. 익살맞으면서도 때때로 정곡을 찌르는 연출과 플롯은 관객이 쉬이 영화에 고개를 끄덕이게 해준다. 고전 영화를 연상케 하는 기법으로 고래古來의 문제의식을 현대적 신화로 재현한, 기묘한 매력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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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제94회 아카데미 수상작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드디어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들이 수상을 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상 - 코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코다>가 작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OTT 사상 첫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하게 되었는데요.
영화 <코다>는 24/7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감독상 - 제인 캠피온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감독상은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이 수상을 했는데요.
<파워 오브 도그>는 토마스 새비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1920년대 미국 몬태나를 배경으로 목장을 운영하는 카우보이 '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남우주연상 - 윌 스미스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남우주연상은 영화 <킹 리차드>의 윌 스미스가 수상을 하였는데요.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에서 세계 최강 테니스 제왕 윌리엄스 자매를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 리엄스' 역할을 맡았습니다.
여우주연상 - 제시카 차스테인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은 <타미 페이의 눈>의 제시카 차스테인이 수상하였는데요.
제시카 차스테인 TV 전도사이자 엔터테이너로 활동하며 인기와 명성을 얻은 '타미 페이 베이커' 역을 맡았습니다
남우조연상 - 트로이 코처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남우조연상은 예상했던 것처럼 <코다>의 트로이 코처가 수상하였습니다.
트로이 코처는 <코다>에서 어부이자 농인인 아버지 '프랭크 로시' 역을 맡았습니다.
여우조연상 - 아리아나 데보스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여우조연상 역시 전에 예상한 것처럼 영화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의 아리아나 데보스가 수상을 하였는데요.
아리아나 데보스는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에서 원하는 걸 투쟁으로 쟁취하려고 하는 불같은 성격을 지닌 캐릭터 '아니타' 역을 맡았습니다.
각색상 - 코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코다>가 각색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원작이 있는 경우에는 각본상이 아닌 각색상을 주는데요.
<코다>의 원작은 에릭 라티고 감독의 영화 <미라클 벨리에>입니다.
각본상 - 벨파스트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벨파스트>가 각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벨파스트>는 1969년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를 배경으로 집 앞 골목과 짝사랑하는 소녀,
사랑하는 가족이 전부였던 소년과 사랑스러운 가족의 이야기를 흑백 화면 위로 그려낸 영화입니다.
촬영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듄>이 편집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듄>은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자 전 우주를 구원할 예지된 자의 운명을 타고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이
황제의 명령으로 폴과 아라키스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의상상 - 크루엘라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크루엘라>가 의상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크루엘라>는 뛰어난 패션 감각을 이용해 완벽한 변장으로 도둑질을 하던 '크루엘라'가 꿈에 그리던 남작 부인 브랜드 디자이너로 들어간 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편집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에서는 영화 <듄>이 촬영상에 이어 편집상까지 수상하였습니다.
<듄>에 대한 설명은 위에 촬영상 부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분장상 - 타미 페이의 눈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아카데미에서 분장상은 <타미 페이의 눈>이 수상하였는데요.
<타미 페이의 눈>은 70, 80년대에 남편 짐 베이커와 세계적인 종교 방송망과 테마파크를 세운
TV 전도사 타미 페이 베이커의 흥망성쇠와 구원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미술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의 미술상은 <듄>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영화 <듄>의 미술은 약 17편의 영화에 참여한 아트디렉터 '톰 브라운'이 맡았습니다.
음향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제94회 아카데미의 음향상은 <듄>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영화 <듄>의 음향에는 맥 루스, 마크 만지니, 더그 헴필, 테오 그린, 론 바틀렛이 참여하였습니다.
음악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음악상은 <듄>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듄>의 음악 감독인 '한스 짐머'는
<라이언 킹>, <007 노 타임 투 다이>, <덩케르트> 등 140여 편의 영화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거장이다.
주제가상 - 007 노 타임 투 다이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주제가상은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주제가는 빌리 아일리시와 빌리 아일리시의 친오빠인 피니어스 오코널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요.
빌리 아일리시의 'No Time to Die'는 빌보드 HOT 100에서 16위, 영국에서는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시각효과상 - 듄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음악상은 <듄>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듄>의 시각효과에는 브라이언 코너, 폴 램버트, 트리스탄 마일스, 제드 네프저가 참여하였습니다.
장편 애니메이션상 - 엔칸토: 마법의 세계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바이론 하워드 감독의 <엔칸토: 마법의 세계>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엔칸토>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마드리갈 패밀리의 마법의 힘이 사라질 위험에 처하자, '미라벨'이 나서서 구하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장편 다큐멘터리상 -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장편 다큐멘터리상은 아미르 "퀘스트러브" 톰슨 감독의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는 단지 흑인들의 축제라는 이유로 그 어느 곳에서도 방영되지 못한 '할렘 컬쳐 페스티벌'을 조명한 작품이다.
국제영화상 - 드라이브 마이 카
출처 | 네이버 영화
올해 국제영화상은 많은 분들이 예측한 대로 <드라이브 마이 카>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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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의 전신 하이 스트레인저의 공동 배급 작품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아쉽게도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을 수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개봉을 기다리는 것을 보았는데요.
올해 개봉 예정 중에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그럼 제94회 아카데미 수상작 정리 콘텐츠는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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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
스포가 있습니다.
*
청소년기는 불안하다. '나'밖에 없던 세상에 갑자기 '세계'가 들이닥치기 때문이다.
나와 세계의 간극을 인지하는 동시에 타자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때 우리는 무언가가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거나, 친구와 나를 일치시키기도 한다. 또래집단의 영향력이 가장 강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어떤 감성을 가진 어른이 될지를 좌우한다.
학교폭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데, 가장 마음이 아픈 건 자아가 형성되는 이 시기에 한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렸고, 그것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폭력 뒤에는 트라우마가 남는다.
노래며 영화며 유행처럼 제목이 길다.
직관적이어서 한번에 이해할 수 있긴 하나 이제 사람들이 은유를 이해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편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는 직관적인 듯 보이지만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하기는 어려웠다.
원제인 <All the Bright Places>를 <눈부신 세상 끝에서, 너와 나>로 번역한 건 <보니 앤 클라이드>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번역한 것과 비슷하겠다.
전형적인 하이틴 영화는 아니다.
하이틴 영화라 하면 축제 같은 데서 우연히 만난 청소년들이ㅡ이때 여학생이 모범생이고 남자에게 관심이 없거나, 남학생이 찐따 캐릭터로 무리에서 서열이 낮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ㅡ 어쩌다 보니 사랑에 빠지고, 어쩌다 보니 주변에서 모함하고, 어쩌다 보니 극복하지만, 대입이 그들을 가로막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난관을 다 극복한 후 해피엔딩.
매일 조깅을 하는 시어도어 핀치는 같은 학교 학생인 바이올렛 마키를 만난다.
바이올렛은 다리 난간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다. 당장이라도 뛰어내릴 기세다.
시어도어는 바이올렛을 잘 구슬려 다리에서 내려오게 한다.
바이올렛이 궁금해진 시어도어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친해질 구상을 한다.
하이틴 영화의 상큼하고 기분좋은 부분들이다. 어른들에게서 보이는 질퍽한 욕망 같은 게 보이지 않으니까.
시어도어는 바이올렛의 상처를 본다. 교통사고로 언니를 잃고, 생존자에게서 보이는 죄책감 같은 것들.
시어도어는 마이애미의 아름다운 곳을 소개하는 숙제를 빌미로 바이올렛과 함께 한다.
각종 어려움에 봉착하나, 시어도어는 끈질기다. 여기까지만 보면 시어도어는 굉장히 밝고 에너제틱한 친구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시어도어의 방에는 온갖 문구로 채워진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학교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로 상담을 받고 있지만 불성실하며, 학교에서는 '괴물'이라 불린다.
가끔 사라졌다 나타나는데, 시어도어의 친구들은 '원래 그렇다. 곧 돌아온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바이올렛도 시어도어의 어두운 면들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는 별일 아니라고 할 뿐이다.
이들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의 영상미에 빠지게 된다.
처음으로 갔던 '마이애미에서 가장 높은 곳'. 해발 300미터가 조금 넘는 언덕과 낡은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모습, 꽃과 호수, 낡은 오두막.
내가 선생이라면 그런 곳을 찾으라고 숙제를 내어주었을 것 같다.
아주 가까워진 두 사람. 하지만 학교에서 시어도어 핀치는 여전히 괴물이다.
바이올렛에게 핀치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는 남자애를 핀치가 패버리고, 또 숨어들어간다.
바이올렛은 핀치를 찾아 그의 집에 갔다가, 벽에 붙은 수많은 포스트잇을 본다.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버린 핀치.
바이올렛은 핀치로부터 위로를 받고 상처를 조금씩 치유했던 것처럼 그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핀치는 집안 살림을 다 부술 듯이 던지고는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또 사라진다.
그가 발견된 곳은 둘이 함께 뛰어들었던 호수.
지구 반대편으로 이어져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그 호수에서 시어도어의 운동화와 옷이 발견된다.
말할 수 있는 상처들은 이미 어느 정도 극복한 상처일 것이다.
너무 아픈 것들은 차마 꺼내어 볼 수도 없어서 마음 속 어딘가에 숨겨두고 꽁꽁 얼려버린다. 다시는 꺼낼 수도 없게.
그래서 별 거 아닌 걸로 치부하기도 쉽다.
때로는 상처 많은 사람들이 더 밝아 보인다. 그들은 스스로의 상처를 돌보는 것이 두려워 남의 상처들을 대신 어루만진다.
그리고 우연히 타인에게 자신의 상처를 보였을 때 전속력으로 도주한다.
시어도어는 그런 인물이다.
그러므로 영화에서도 시어도어의 서사가 부족하다.
그의 우울과 불안과 폭력성을 대변해 줄 이야기가 없다.
시어도어가 죽지 않기를 바랐다. 어디선가 나타나서 이제 나도 준비되었으니, 다시 시작해 보자고 말하기를 기다렸다.
100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내내 위태하고 불안했다.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건 폭력적이다.
이런 이유로 우울하고, 혹은 이런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서사가 없을 때, 사회는 우울증 환자를 비난한다.
의지가 부족하다, 남들도 다 그만큼 힘들다, 너만 유난이다, 예민하다.
"깨어 있기"를 간절히 바랐던 시어도어는 깨어 있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깨어 있는 게 대수냐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저 깨어 있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진 힘을 다 쓰기도 한다.
이 영화의 미덕이라 하면, 친구의 자살 후 남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 것이다.
자살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에 빠지지 않고, 바이올렛은 시어도어와 함께 했던 여행을 발표하며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었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그와 함께한 여행의 궤적을 다시 한 번, 그것도 스스로 운전하여 따라간다.
어쨌든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눈부신 세상 끝까지, 너와 내가 함께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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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았지만 너무 아파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영화들이 있다.
아마 나는 다시 이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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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 가족 -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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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잃어버려서 그러는데, 2만 원만 빌려주시겠어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텐트를 집, 밤하늘의 달을 조명 삼아 살고 있는 기우(정일우)와 가족들.
다시 마주칠 일 없는 휴게소 방문객들에게 돈을 빌려 캠핑하듯 유랑하며 살아가던 이들이
어느 날, 이미 한 번 만난 적 있는 영선(라미란)과 다른 휴게소에서 다시 마주친다.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살아가던 고속도로 가족과 그들이 신경 쓰이는 영선.
이 두 번의 우연한 만남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이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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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베이맥스!> 공식 예고편
. 안녕하...??? 안녕하세요! 전 베이맥스예요 (●—●)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베이맥스!] 7월 Coming soon, 막대사탕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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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테랑2> 티저 예고편
THE 찐해진 [베테랑2] 티저 예고편 공개🔥 오라... 황정민 X 정해인이 말아주는 베테랑표 액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