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12-09 08:09:24
초현실적인 폭력을 거스르는 법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영화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한 글입니다.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오늘 시사회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결코 사소하지 않은 용기를 다룬 작품이니, 오셔서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이 영화에 관한 글을 쓰려면, 12월 4일 오전 9시 49분에 발송된 문자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초현실적인 내란 획책이 있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나는 지금 ‘영화 따위’가 문제냐며 퇴근 후 곧바로 어느 집회 현장이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이 문자를 받고 생각이 바뀌었다. 언젠가 사회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가 떠올랐다. 참사 후 가수들이 예정대로 콘서트를 진행하자 비난 여론이 일었다. 그때, 한 음악 평론가가 말했다. ‘그럴 거면 앞으로 음악으로 위로받았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우리는 지금 예술이 ‘하찮아지는’ 시국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현실이 예술을 초월하는 기막힌 상황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예술에서 이 시국을 헤쳐 나갈 용기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보며, 나는 내란범과 그에게 동조하는 세력에 맞설 ‘사소한’ 방법 중 하나를 떠올렸고, 되새겼다.

1985년 아일랜드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는 주인공 펄롱의 걷는 장면이다. 그의 걷는 모습을 비추거나, 그가 걸으면서 마주했을 법한 풍경을 비추는 장면 말이다. 펄롱이 일상적으로 걸으며 마주하는 그 모든 사람과 풍경에서, 그는 정동 소외자다. 펄롱은 다른 사람이 느끼는 대로 느끼지 못한다. 펄롱은 학대당한 가난한 아이에게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어 동전을 건넨다. 수녀원에서 일하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그들이 학대당한다는 낌새를 느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펄롱을 나무란다. 퍽퍽하지만 그런대로 소박한 현재의 안온한 삶을 잃지 않으려면 눈을 감고 그들에게서 마음을 끊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펄롱이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오르막길’이다. 펄롱은 종종 그 길을 오르며 헉헉거린다. 그리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석탄을 배달하는 펄롱은 거친 솔로 손가락과 손톱 구석구석에 낀 석탄 가루를 닦아낸다. 그가 거리에서 보고 느낀 것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흔적도 없이 닦아내야만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듯이. 그러나 펄롱은 헷갈린다. 수녀원에서 본 소녀들에게서 사랑하는 딸들의 모습이 겹쳐 보여서다. 그리고 무엇보다, 펄롱은 그들에게서 고아인 그를 조건 없는 선의로 돌봐준 어른들 덕분에 번듯하게 성장한 그가 마주했을지도 모르는,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본다.

이제 펄롱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에 솔직할 것인가, 모두의 요청에 따라 막강한 영향력의 수녀원에서 일어난 일에 눈감을 것인가. 펄롱은 이 문제를 거창하게 풀어내지 않는다.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가 수녀원에서 마주한 소녀 세라와 함께 걸으며, 수녀원이 아닌 자기 집으로 걸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펄롱은 수녀원에 갇힌 ‘사고 치는 여자’와 ‘사랑스러운 딸’ 사이에 놓인 임의의, 우연적인, 불분명한 구분선을 지워낸다. 자기 자신의 경험과 감각, 감정과 정동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펄롱은 그저 세라의 손을 잡고 길을 걸음으로써 이 일을 해냈다.
이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아일랜드 수녀원에서 대규모로 자행된 소녀들의 노동력 착취 및 감금, 학대 사건에서 출발한다. 원작 소설을 쓴 클레어 키건에 따르면, 1996년에 마지막 막달레나 세탁소가 문을 닫기 전까지 수녀원에 감금당한 채 강제 노역에 시달린 소녀의 숫자는 최소 만 명에서 최대 3만 명에 달한다. 9천 명의 소녀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감금의 명분은 ‘타락한 여성’의 수용이었다. 우리나라의 형제복지원을 떠올리면 쉬울 것이다.

이 사건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는가? 당연히 화가 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저 현장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질문해보면 막막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 개인이 감당하고 맞서기에는 너무도 거대한 압도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펄롱처럼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변화와 저항을 모색할 수 있다. 자기 감각과 경험을 믿는 것이 출발이다. 물론 이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감각과 경험이 누군가의 삶과 생명, 개별 인간들의 관계성,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 규칙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짓밟는 것으로 지향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대한민국의 내란범들처럼 말이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지에 대한 경험과 감각이 중요할 것이다. 불완전하고 문제투성이일지라도, 우리 일상의 토대를 이루는 연결망을 어떻게 더 확대할 것인지가 기준이어야 한다.
담담한 소박함으로, 평범한 소시민들이 각자와 서로의 삶을 꾸려온 방식으로 초현실적인 폭력을 거스르는 일이 가능하다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말하는 듯하다. 내면에 침잠해 세상을 짊어진 펄롱의 용기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며 따로 또 같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Relative contents
-
- 원하는 일에는 꼭 이유가 없어도 돼
줄거리
깊은 전통을 가진 스코틀랜드의 연합 부족 던브로크. 퍼거스와 엘리노어 사이에서 난 첫째 공주 '메리다'. 빨갛게 타오르는 천연 곱슬모를 가진 메리다는 어릴 적부터 말타기와 활쏘기를 좋아했다. 퍼거스는 그런 딸에게 활을 선물하기도 했지만, 왕비인 엘리노어는 메리다가 철저히 운명을 받아들여 공주로 살길 원한다.
메리다의 나이가 차자, 엘리노어는 다른 연합 부족과의 결혼을 서두른다. 자신들의 첫째를 메리다와 결혼시키기 위해 던브로크에 모인 '맥킨토시', '딩월', '맥거핀' 부족. 메리다는 그들보다 뛰어난 활쏘기 솜씨를 선보이며 결혼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다가 결국 엘리노어와 싸우게 된다.
성을 뛰쳐나간 메리다는 숲에서 자신을 이끄는 도깨비불을 따라갔다가 마녀의 집을 방문한다. 그녀는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목걸이를 마녀에게 건네며, 엄마와 자신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 마법을 요구한다. 마녀는 작은 케이크 하나를 건네고, 성에 돌아온 메리다는 그것을 엘리노어에게 건넨다. 그러자 갑자기 엘리노어가 곰으로 변했다?
감상 포인트
1. (개인적이지만) 영어 발음이 쫜득쫜득하고 재밌어서 좋았다.
2. 메리다와 엘리노어가 함께 성장한다는 점에서 좋은 영화.
3. 무난하게 볼만한 가족 애니메이션.
감상평
영화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정해진 대로, 주어진 대로 사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이 이끄는 대로 운명을 만들어가라는 것이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는 의미에서 영어 원제목은 [Brave]라고 할 수 있겠다.
메리다는 디즈니에서 만든 여타 공주들과는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은 두 가지의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데 반해, 메리다는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싫다고 완강하게 거부한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메리다는 그저 사춘기 반항 청소년에 불과하다는 혹독한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메리다가 자신이 싫은 것을 '싫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싫은 것에 'NO'라고 얼마나 완강하게 말할 수 있었던가?
우리는 'YES'만을 강요당했던 세상에서 이제 거절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메리다가 무엇을 할지, 활이나 쏘고 말이나 타면서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건지 갈피가 안 잡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 아닌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일평생 하고 살 거란 믿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우리의 삶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것들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천천히 살아가며 그것들을 누리고 즐기면 된다. 그러니 메리다가 '대체 뭐해 먹고 살 건지'를 우린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메리다는 목표의식이나 책임감은 없지만, 일단 현재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용기다. 꼭 무언가를 이루어야만, 무언가를 책임져야만 성공한 삶은 아니다.
나 한 사람만 만족시켜도 충분히 성공했다는 것을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메리다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
- [극장에서 본] 볼륨의 숫자는 더 높아질 수 있는데...
국내에서의 "스페이스 오페라", 즉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다.
단적인 예시로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23>만 하더라도, 그렇다!
14년에 개봉한 1편은 134만명에 그쳤으며, 17년 2편은 273만명으로 2배로 늘어났지만 400-500만명을 국내에서의 통상적인 마블 성적임을 감안한다면...
그럼에도, "기라성"과 같은 선배들과 나란히 어깨를 하는 이유엔 신나는 볼륨 믹스가 있다! - "Redbone"의 "Come and Get Your Love"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은 "마블"을 떠나 역대 최고 시작이다.여전히, 온 우주 수호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앞에 새로운 적이 나타나고 이 과정에서 "로켓"이 크게 다치고 만다.
이에 술로 식음을 전폐했던 "피터"는 "로켓"을 살리기 위해서,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말해주지 않았던 "로켓"의 과거를 알게 되는데...1. 완벽해질 수 있을까?
이번 3편을 말하기 앞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23>시리즈는 "마블(MCU)"내에서도 가장 독특한 작품이다. - 음악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이런 이유에는 이들의 출신 성분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인데,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등의 주인공들이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던 것과 다르게, 해당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전과들이 수두룩하다.
어찌 보면, "피카레스크(악당들만 나오는 장르)"에 해당되나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는 성공적인 사례와 앞서 언급한 "POP"으로 차별화를 할 수 있던 게 아닐까? - 그리고, 어딘가 나사가 빠진 이들의 모습이 친숙하기도 하거니와...여기에 화려한 비주얼까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23>시리즈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간단하게 설득되나 이게, 전부는 아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인류에게 불을 전달한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는 신들에게 받은 선물을 동물들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인간"의 차례가 다가오자 전달해 줄 선물이 떨어진다. - 이게,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전달해 주는 계기가 되고 만다!
'한낱 신들조차 실수를 범하는데, 인간이라고 실수를 안 할 수가 없다'라는 게 아니라 이렇게 본다면, 동물보다 인간이 더 결격 사유가 많은 존재가 아닐까?그런 점에서 영화가 관객들에게 말하고자는 바를 투영하는 메인 빌런들의 존재가 의미심장하다.
2편의 "에고"와 이번 3편의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던 캐릭터들로 완벽을 요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 방법과 과정에 있어 자신들의 결함을 노출시켜 이미, 자신들의 결점을 인정한 "가디언즈"와의 대결 레퍼토리를 구축시킨다.2. 늘어져도 좋다!
무엇보다 대결에 있어 힘과 힘의 대결도 좋으나 그에 걸맞은 "동기", 즉 "프로모"는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물론, "플래시백"으로 교차되는 형식으로 늘어지기도 하나 이번 3편에서의 "로켓"의 과거담은 관객들의 마음을 동요케 만든다.
여기,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악독함까지 단순한 모습들이나 벌써부터 이들의 대결을 기대하게 만든다.
근데, 이런 메인들에 비해 기대했던 "아담 워록"의 부진함은 마음에 걸린다.지난 2편에서 "복수"를 다짐한 "아이샤"의 비밀 병기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캐릭터이나 진정한 흑막으로 등장하는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위상에 희생된다.
물론, "일찍 나와서 완성이 덜 되었다"라는 설명을 덧붙여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래려 하나 "빌드업"이 자꾸만 생각나 마음에 걸린다.
결국, "로켓"이라는 박힌 돌을 빼내기엔...· tmi. 1 - 쿠키 영상은 2개이다!
-
- [JIFF 데일리] '마라맛 이야기' 시켰는데 순한 맛을 받았어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마라맛 이야기>는 코로나19가 창궐했던 팬데믹 기간에 벌어진 한 가족의 칠리소스 판매기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감독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코로나19가 바꿔놓았던 삶의 풍경이 어떻게 코미디 영화로 재탄생했을지 궁금해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네, 여기까지는 있어 보이는 답변이었고요. 이 영화를 고른 진짜 이유는 다름 아닌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그제는 마라샹궈, 어제는 마라 떡볶이, 오늘은 마라 토스트를 먹은 제가 어떻게 <마라맛 이야기>라는 제목을 못 본 체하겠습니까. 누가 번역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매력적인 번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칠리소스'를 만드는 가족에 관한 영화이고 영어 제목도 <Chilli Laugh Story>인 만큼, 사실 '칠리맛 이야기'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타당했을 텐데 말이죠. 아마도 저뿐만 아니라 마라맛에 열광하는 수많은 전주국제영화제의 관객들이 이 제목에 홀려 극장에 들어서지 않았을까 예측해 봅니다.
마라맛 이야기
Chilli Laugh Story
팬데믹 이후 늘어난 집밥 수요를 노려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아들 '코바'와 칠리소스를 만드는 탁월한 솜씨를 가진 엄마 '리타'는 온라인으로 칠리소스를 판매하기로 합니다.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싶었던 엄마와 코로나19로 직장에서 잘릴 위기에 처한 아들은 가족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죠.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자 이런 걸로 돈을 벌 수 있겠냐며 콧방귀를 뀌던 아빠 '앨런'도 자연스럽게 사업에 합류했습니다. 그렇게 '코바'네 가족은 봉쇄령이 내려진 도시의 한 가정집 식탁에서 매일같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고추를 손질하고 칠리소스를 만들어 포장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봉쇄, 재택근무, 비대면 사회 등 공통된 경험을 갖게 됐습니다. 어느새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지 4년째가 된 지금,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낯선 사회 풍경을 영화로 재현하는 움직임이 하나둘씩 눈에 띕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은 모두가 겪은 일이기에 국적, 인종, 성별,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마라맛 이야기>도 코로나19 이후 오손도손 한 집에 모여 사는 가족의 일상을 다룸으로써 관객의 공감과 웃음을 유발하는 작품 중 하나죠.
영어 제목이 'Chilli Story'가 아니라 'Chilli Laugh Story'인 것만 봐도, 이 작품이 지향하는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는데요. <마라맛 이야기>에는 '코로나19 유머'라고 부를 법한 코미디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천 명이 넘게 온 파티에서는 감염되지 않았는데, 쓰레기 줍기 봉사하러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렸다는 한탄이라든가, 직장에서 잘리면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 된다는 농담을 주고받는 젊은 커플의 모습 같은 것들이 그렇죠. 마트에 간 남편이 여자 종업원이 끼워준 비닐장갑을 그대로 착용한 채 귀가하자, 아내에게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비닐장갑을 낀 것이라는 변명을 내뱉는 모습도 우리 모두에게 코로나19라는 공통된 경험이 있기에 웃을 수 있는 장면입니다.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면 한때 스마트폰을 왱왱 울려댔던 코로나19 재난 문자를 활용한 재치 있는 엔딩 크레딧 디자인을 볼 수도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재난 문자의 당황스러움을 정말 오랜만에 느껴 보았어요. 이렇듯 <마라맛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인의 공통 분모를 사용한 재치로 가득합니다.
⊙ ⊙ ⊙
'코바'네 가족은 칠리소스 사업을 꾸려가면서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는 가족 간의 갈등과도 마주합니다. 맹목적으로 집을 사고 싶어 아들의 명의로 대출까지 신청한 엄마 '리타', 허세와 수다를 멈추지 못하는 눈치 없는 아빠 '앨런', 대기업의 속셈에 부당하게 사업 아이디어를 빼앗긴 아들 '코바', 무관심한 아들 대신 동생 가족에게 관심을 쏟는 고모 '웬디'까지. <마라맛 이야기>는 성행하는 가족 사업의 뒤편에서 빼꼼 고개를 내미는 가족 간의 갈등들을 묘사합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가족과 붙어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커뮤니티 등에 평소엔 몰랐던 가족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했죠.
하지만 이 영화는 또 금세 갈등과 긴장을 감싸 안아줍니다. 기복이 있고 때로는 주저앉을 수도 있는 게 인생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함께 뭉쳐 이겨내는 것이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통해서 말입니다. 가족의 사랑과 변화무쌍한 인생의 길흉화복이라는 뻔한 주제는 코로나19라는 시대적 배경을 만나 색다른 방식으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영화의 메시지는 엔딩곡에도 그대로 담겨 있는데요.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이니,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꼭 한 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 ⊙ ⊙
홍콩과 중국 문화권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유머들도 있고, 오직 웃기기 위해서 넣은 19금 개그나 불필요한 대사들도 많아서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는데요. 그렇지만 가족의 사랑과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은 일상을 연결하여 재치 있는 영화로 재현해 냈다는 데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제목에 이끌려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물씬 드네요. 그러나 이름값 하는 작품은 아니라는 점, '마라맛'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순한 맛'에 가까운 이야기라는 점, 잊지 마세요!
Summary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사무직 노동자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바는 어머니가 직접 만든 소스를 온라인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가족 간의 갈등이 다시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 간의 일상적인 줄다리기는 칠리 소스보다 매운 맛으로 변한다. (출처: 전주국제영화제)
Cast
감독: 코바 쳉
출연: 정중기, 양영기, 러이적온, 오군여
Schedule in JIFF
2023.04.29(토) CGV전주고사 2관 11:00
2023.05.01(월) CGV전주고사 1관 10:00
2023.05.05(금) CGV전주고사 1관 17:30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 04월 27일 - 05월 06일
-
- 무지에서 연대로, 삶을 치유하는 복합 처방전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성소수자를 혐오하던 남자가 에이즈에 걸린 후 나라에서 불법인 약물을 얻기 위한 여정이다. 자신이 혐오하던 것을 어쩔 수 없이 마주할 수밖에 없다면 어떨까. 근본적으로 우리는 왜 혐오하게 되는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무지'해서 이다. 내가 속하지 않은 준거집단을 비난·비판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타 집단을 혐오하며 내집단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혐오에 쉽게 편승하고 동조하며 집단 속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결집한다. 주인공 론도 성 소수자의 혐오를 집단의 스포츠로 즐겼다. 론이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건 대부분 성 소수자들이 걸리는 에이즈에 걸리면서부터다.
론이 에이즈에 걸린 것을 한 기점이라고 한다면, 이 기점 전에는 론은 술·마약 등 당장 현재의 쾌락만 추구하며 미래도 목적도 없이 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살 수 있는 날이 3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론은 에이즈를 공부하고 삶의 목적이 생기며 도리어 활력을 찾았다. 또 론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반자 레이언도 생긴다. 론은 성 소수자인 레이언과 손을 잡는 것마저 기피하다가 종국에는 끌어안으며 온기와 위로를 나눈다. 이와 같이 삶의 목표와 사람 간의 온기가 론의 인생을 30일에서 2,557일 7년으로 연장한 것 아닐까. 론의 노력으로 '복합 약물 요법'이 상용화되면서 에이즈 걸린 사람들의 삶을 영위하게 해줬다. 복합적 약물 복용뿐 아니라 복합적인 삶의 의미와 목적과 당위가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해준다고 느꼈다. 삶이 아름다운 이유도 삶이 다채롭기 때문이기에.
-
- 속편이 나올만한 재미였던가?
2020년, 아직 "코로나19"가 극장에 오지않았던 마지막 주간 국내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한 영화 <정직한 후보>는 총 153만명의 관객들을 불러모았다. - 이는 본 작품의 손익 분기점(150만명)이기도 하다.
그리고, 해당 작품으로 '41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라미란 배우'는 소감 도중 <정직한 후보2>의 제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참고로, <정직한 후보>는 2014년과 18년에 개봉한 동명의 브라질 영화의 판권을 구입해 제작된 영화이다.
문제는 해당 브라질 영화가 1997년 "짐 캐리"주연의 <라이어 라이어>의 표절을 시인했다는 것이다.전작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똑 떨어진 전직 3선 국회의원 "상숙"은 그 길로 고향에 들어온다.
늘 그렇듯이 정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고 싶지만 '거짓말을 못하는 솔직함'으로 이미,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 쉽지않다.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뜻하지 않는 사고에 뛰어들어 공석이 된 "강원도지사"를 보궐선거로 당선되어 다시 부활을 꿈꾼다.
그러나, 재임을 앞둔 시점에 다시 한 번 '거짓말을 못하는 솔직함'이 재발되는데...1. 늘리고, 넓히는 속편의 규칙
최근 국내 극장가에 "후속편"이 많이 보이는데, 그 중 <정직한 후보>는 흥행도 흥행이지만 상징성이 있는 작품이다.
앞서 말했듯이 "코로나19"의 확산을 앞둔 마지막 국내 극장가에 개봉한 박스오피스 1위와 손익 분기점을 동시에 기록한 정통성이 또 어디있나?
아무튼, 적통을 이어받은 <정직한 후보2>는 1. 규모는 키우고, 2. 가짓수는 많아지는 여타 속편들이 해오던 규칙을 따라간다.전작을 넘어 시리즈의 정체성인 '거짓말을 못하는 솔직함'은 주인공 "상숙"외에도 그녀의 비서관 "희철"에게도 나타난다.
극 중. "북한"과 인접한 "강원도지사"라는 특수성에 맞는 몇몇 에피소드들도 "상숙"과 "희철"의 랠리로 점입가경으로 만드는데, 이런 얼어붙는 상황들이 관객들의 웃음을 더 이끌어내는 데에 성공한다.
이외에도 새로이 등장하는 캐릭터 시누이 "만순(aka. 포니)"을 맡은 "박진주"분의 웃음 타율도 꽤 높다!2. 야는 착혀, 착하기만 혀...
하지만, 문제는 해당 장면들의 웃음과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 아니, 못한다.
제목만 살펴보더라도, 본 작품이 '어떻게, 웃음을 만들어내는지?'는 눈에 빤히 보인다.
결국, 관건은 "후보"라는 타이틀롤에 맞는 특수성으로 여타 작품과의 차별화를 두어야만한다. -착하기만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짐 캐리"의 <라이어 라이어, 1997>가 단순히, "짐 캐리"의 코미디 영화라서 생각하나?<라이어 라이어, 1997>는 하루 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는 "변호사"의 해프닝을 다룬 작품으로 "승소"는 커녕 "패소"의 위기에 직면하나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변호사법 제26조(비밀유지의무)에는 '변호사 또는 변호사이었던 자는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항목이 있다.
결국, 하지 말아야하는 것이 명확한 기준으로 제시되어 어떻게든 하지 않으려 '난리블루스'를 피우는 상황에 처한 "짐 캐리"가 재밌다는 것이다!3.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 - 무소불위 (無所不爲)
그런 점에서 해당 작품에 등장하는 "국회의원"과 "도지사"는 자유롭다.
"벌금형"으로 의원직을 상실되지 않는 이상.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으로 이를 해야한다는 여론이 있어도 국회에서 합의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무엇보다 해당 영화에 나오는 "정력"과 같은 말장난은 상당히, 순하다. - 2008년 당시.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말을 했다.
그렇기에 전작에선 "선거"라는 과정에서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다면, 이번 속편에서는 그런 모습조차 없다.결국, 흔하게 보였던 "정재계 커넥션"을 꺼내들어 반전으로 작용해야할 악당 캐릭터들을 "클리셰"에 갇히게 만든다.
주인공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또 한 번의 반성을 겪게 만드니 발전없는 모습만을 보여줘 아쉬운 한숨을 짓게 만든다.
물론, 바로 나오는 쿠키 영상과 함께 3편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주나 높아진 영화 값만큼이나 한껏 올라간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어렵지 않을까?· tmi. 1 - 결국, 희대의 명언(?)을 남긴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자진 사퇴'하셨다.
-
- 예술이 된 두 번의 도둑질
7★/10★
두 번의 도둑질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예술이 되었다. 영화 〈킴스 비디오〉 이야기다. 킴스 비디오는 19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에서 운영되었던 비디오 대여점의 이름이다. 한창일 때는 회원 수가 25만 명에 달했고, 7개의 지점이 있었으며, 그중 한 지점의 소장 비디오 숫자는 5만 5천 점이나 됐다. 5만 5천이라는 숫자는 여느 대여점이나 가지고 있던 비디오로 채워진 것이 아니다. 킴스 비디오의 컬렉션은 특별했다. 직원을 전 세계 영화제에 파견해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는 영화를 수집해왔기 때문이다. 즉, 그 어떤 비디오 대여점도 킴스 비디오의 소장품을 갖고 있지 못했다. 때문에 킴스 비디오는 영화광들의 성지였다. 그리고 동시에 경찰의 표적이었다. 저작권 계약 없이 불법으로 비디오를 대여했기에 경찰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FBI가 찾아온 적도 있다. 여기까지가 첫 번째 도둑질에 관한 이야기다.
킴스 비디오는 어느 날 소리소문없이 문을 닫았다. 직원조차 폐업 사실을 몰랐다. 문제는 소장품이었다. 사장인 김용만 씨는 이들을 이탈리아의 살레미로 보냈다. 수년이 흘렀다. 킴스 비디오가 있던 곳을 지나는 뉴욕 시민 중 몇몇은 그 자리에 비디오 대여점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킴스 비디오〉의 두 감독은 결심한다. 킴스 비디오의 소장품이 현재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 그리고 김용만 씨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추적하기로. 여기서부터 두 번째 도둑질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김용만 씨는 살레미를 예술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제안을 듣고 소장품을 이탈리아로 보냈다. 그러나 시장이 바뀌고 마피아가 깊숙이 연루된 복잡한 지역 정치 상황 속에서 처음의 사업 계획은 뒷전으로 밀렸다. 수만 점의 비디오는 열악한 환경에 그대로 방치됐다. 이에 두 감독은 두 번째 도둑질을 계획한다. 엉망으로 보관된 소장품을 다시 뉴욕으로 가져올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일부 소장품을 미국으로 반출한 이들은 김용만 씨를 찾아 자신들의 계획을 알리고, 결과적으로는 살레미 당국 역시 여기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김용만 씨에게 자신들이 한 일을 설명하며 설렘과 두려움, 긴장이 가득한 목소리로 카메라 뒤에서 헐떡대는 감독의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비디오/영화가 원해서 이 일을 벌였다’라는 감독의 변명에는 진정성이 있다. 심지어 두 감독이 비디오를 빼돌리는 과정마저 영화적이다. 두 감독은 영화적 환영에 사로잡혀, 그러니까 ‘예술’을 근거로 두 번째 도둑질을 벌였다.
이처럼 〈킴스 비디오〉에서 도둑질과 예술의 경계는 흐려지고 포개진다. 김용만 씨와 두 감독은 ‘모든 창작은 이전 창작물에 빚지고 있다’는 일반적인 수준에서가 아닌, 실제 범죄를 통해 예술을 구축했다. 〈킴스 비디오〉의 잘못을 고발하겠다는 게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예술과 법이 서로 다른 차원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과 법에는 각각의 논리와 체계가 있다. 그리고 이 둘은 종종 충돌한다. 〈킴스 비디오〉가 보여주듯, 때때로 우리는 이 충돌에서 슬쩍 예술의 손을 들어줘야만 한다. 예술은 법의 세계를 담아낼 수 있지만, 법은 예술의 세계를 담아내지 못한다.
영화는 예술에 관한 또 다른 질문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수많은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대에, 왜 두 감독은 킴스 비디오의 컬렉션을 다시 뉴욕으로 가져와 그것에 공적 가치를 부여하려는 것일까? 소장품의 가치가 단지 희소성에만 있을까? 김용만 씨는 살레미에서 자신의 컬렉션이 방치된 상황을 접하고는 “슬프지만 그들은 자신이 뭘 가졌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는 두 감독 역시 공유하는 생각이다. 〈킴스 비디오〉가 던지는 질문은 여기에 있다. 무엇이 예술인가, 예술은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해나갈 것인가,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예술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양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그들이 옹호하고자 하는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하겠지만, 누군가는 스트리밍의 시대에 그런 소장품은 보관소 자리를 그럴듯하게 차지하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없다고 단정할 것이다. 어찌 됐든 영화의 경계와 정의가 근본적으로 재구성되는 시대에, 〈킴스 비디오〉는 영화와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의 답을 내놨다. 그것도 꽤 매력적으로.
-
- 원작의 기대에 못미친 오컬트 블록버스터 / 퇴마록 애니메이션 / 원조 퇴마소설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퇴마록"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엔드크레딧 전에 하나 있어요~
-
- 디즈니플러스 한국 출시 확정!! 주토피아2도 제작 확정!? ?❤️? 열일하는 디즈니와 닉와일드 성우 정재헌 그리고 주토피아 이야기 | 씨네마사지?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네마사지 인스타그램 구독
??https://www.instagram.com/cine_massage/
EP.30
꿀보이스 정재헌 성우님과 함께하는 주토피아 리뷰 두번째 시간!
출연
황보 라이언 정재헌
-
- 영화 <애니멀 킹덤> 2차 예고편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는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 판타지” 세계 유수 영화제를 사로잡은 가장 경이로운 미스터리 판타지 드라마✨ [애니멀 킹덤] 2차 예고편 대공개༚✧˳⁺⁎! 2025.01.22 극장 대개봉
-
- 넷플릭스 <수리남> 공식 예고편
속이면 살고 속으면 죽는다 거짓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왕국 그리고 목숨을 건 생사의 비즈니스 살아남는 자 누구인가 실제로 있었던 가장 위험한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