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12-09 08:09:24
초현실적인 폭력을 거스르는 법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영화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한 글입니다.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오늘 시사회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결코 사소하지 않은 용기를 다룬 작품이니, 오셔서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이 영화에 관한 글을 쓰려면, 12월 4일 오전 9시 49분에 발송된 문자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초현실적인 내란 획책이 있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나는 지금 ‘영화 따위’가 문제냐며 퇴근 후 곧바로 어느 집회 현장이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이 문자를 받고 생각이 바뀌었다. 언젠가 사회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가 떠올랐다. 참사 후 가수들이 예정대로 콘서트를 진행하자 비난 여론이 일었다. 그때, 한 음악 평론가가 말했다. ‘그럴 거면 앞으로 음악으로 위로받았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우리는 지금 예술이 ‘하찮아지는’ 시국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현실이 예술을 초월하는 기막힌 상황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예술에서 이 시국을 헤쳐 나갈 용기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보며, 나는 내란범과 그에게 동조하는 세력에 맞설 ‘사소한’ 방법 중 하나를 떠올렸고, 되새겼다.

1985년 아일랜드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는 주인공 펄롱의 걷는 장면이다. 그의 걷는 모습을 비추거나, 그가 걸으면서 마주했을 법한 풍경을 비추는 장면 말이다. 펄롱이 일상적으로 걸으며 마주하는 그 모든 사람과 풍경에서, 그는 정동 소외자다. 펄롱은 다른 사람이 느끼는 대로 느끼지 못한다. 펄롱은 학대당한 가난한 아이에게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어 동전을 건넨다. 수녀원에서 일하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그들이 학대당한다는 낌새를 느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펄롱을 나무란다. 퍽퍽하지만 그런대로 소박한 현재의 안온한 삶을 잃지 않으려면 눈을 감고 그들에게서 마음을 끊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펄롱이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오르막길’이다. 펄롱은 종종 그 길을 오르며 헉헉거린다. 그리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석탄을 배달하는 펄롱은 거친 솔로 손가락과 손톱 구석구석에 낀 석탄 가루를 닦아낸다. 그가 거리에서 보고 느낀 것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흔적도 없이 닦아내야만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듯이. 그러나 펄롱은 헷갈린다. 수녀원에서 본 소녀들에게서 사랑하는 딸들의 모습이 겹쳐 보여서다. 그리고 무엇보다, 펄롱은 그들에게서 고아인 그를 조건 없는 선의로 돌봐준 어른들 덕분에 번듯하게 성장한 그가 마주했을지도 모르는,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본다.

이제 펄롱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에 솔직할 것인가, 모두의 요청에 따라 막강한 영향력의 수녀원에서 일어난 일에 눈감을 것인가. 펄롱은 이 문제를 거창하게 풀어내지 않는다.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가 수녀원에서 마주한 소녀 세라와 함께 걸으며, 수녀원이 아닌 자기 집으로 걸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펄롱은 수녀원에 갇힌 ‘사고 치는 여자’와 ‘사랑스러운 딸’ 사이에 놓인 임의의, 우연적인, 불분명한 구분선을 지워낸다. 자기 자신의 경험과 감각, 감정과 정동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펄롱은 그저 세라의 손을 잡고 길을 걸음으로써 이 일을 해냈다.
이 영화는 실제로 있었던, 아일랜드 수녀원에서 대규모로 자행된 소녀들의 노동력 착취 및 감금, 학대 사건에서 출발한다. 원작 소설을 쓴 클레어 키건에 따르면, 1996년에 마지막 막달레나 세탁소가 문을 닫기 전까지 수녀원에 감금당한 채 강제 노역에 시달린 소녀의 숫자는 최소 만 명에서 최대 3만 명에 달한다. 9천 명의 소녀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감금의 명분은 ‘타락한 여성’의 수용이었다. 우리나라의 형제복지원을 떠올리면 쉬울 것이다.

이 사건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는가? 당연히 화가 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저 현장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질문해보면 막막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 개인이 감당하고 맞서기에는 너무도 거대한 압도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펄롱처럼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변화와 저항을 모색할 수 있다. 자기 감각과 경험을 믿는 것이 출발이다. 물론 이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감각과 경험이 누군가의 삶과 생명, 개별 인간들의 관계성,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 규칙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짓밟는 것으로 지향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대한민국의 내란범들처럼 말이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지에 대한 경험과 감각이 중요할 것이다. 불완전하고 문제투성이일지라도, 우리 일상의 토대를 이루는 연결망을 어떻게 더 확대할 것인지가 기준이어야 한다.
담담한 소박함으로, 평범한 소시민들이 각자와 서로의 삶을 꾸려온 방식으로 초현실적인 폭력을 거스르는 일이 가능하다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말하는 듯하다. 내면에 침잠해 세상을 짊어진 펄롱의 용기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며 따로 또 같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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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백만장자가 되어도 채워지지 않을 단 한 사람의 빈자리
[BIFF 데일리] 백만장자가 되어도 채워지지 않을 단 한 사람의 빈자리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 리뷰
감독: 팟 부니티 팻
출연: 푸티퐁 아싸라타나쿨, 우샤 세암쿰 외
<시놉시스>
할머니 유산을 상속받기 위한 착한 손자 프로젝트! 게임 폐인으로 살던 ‘엠’은 친가 사촌이 할아버지를 간병하고 집을 상속받자, 할머니의 유산을 받기 위해 할머니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새벽 5시부터 죽 장사 돕기, 끝나지 않은 병원 대기 줄 서기를 하며 티격태격하던 할머니와 ‘엠’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영화 리뷰>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2일 개막했다. 영화제 방문이 처음이었기에 떨리는 마음으로 영화 4편을 예매했다. 이 글의 주인공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의 상영 시간은 10월 5일 아침 9시 30분. 내가 부산 방문한지 이틀째 아침이었다. 전 날 술을 마시느라 늦게 잔 까닭에 지연 입장. 심지어 내가 예매한 영화도 아니었던지라 ‘유산을 노리는 손자와 암에 걸린 할머니의 동거’라는 한 줄의 내용만을 알고 부랴부랴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를 보고 나서 지연 입장으로 날린 15분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친구와 길거리에서 오열을 했다. 난 F 80의 인간으로 “울어!!” 하고 만든 영화에 “네!!!”하고 엉엉 우는 타입이다. 그러나 올해는 어떤 영화를 보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나도 이제 씩씩한 어른이 된걸까.. 하고 내심 기세등등하던 내게 이 영화는 아니라고, 넌 여전히 눈물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다.
이 영화는 게임 폐인 철부지 손자인 ‘엠’이 할머니의 유산을 상속 받기 위해 동거를 시작하며 그려진 이야기다. 뻔할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촘촘하고 세세히 평범하게 여겨지는 ‘가족의 사랑’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세 명의 자식을 내보내고 혼자 지내는 할머니 ‘멩주’에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손자 ‘엠’은 그다지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일요일마다 모이는 가족 모임에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던 손자가 이제와서 간병을 하겠다는 이유는 뻔하기 때문이다.
새벽 5시에 죽을 팔러 나가고, 아침마다 보살님께 정성스레 기도 드리던 할머니와, 눈을 뜨고 다시 감을 때까지 게임만 하던 엠은, 갑작스러운 동거에 삐걱거린다. 그러나 그들은 다투기도 화해하기도 하며 시나브로 서로에게 스며들어 간다. 남는 게 시간인 엠과,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의 이야기의 끝은 뻔하다. 그러나 그 뻔함이 결국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는 규칙일지도 모른다.
작 중 엠의 엄마 ‘츄’는 할머니에게 늘 뒷전이다. 엄마를 위해 진학을 포기하고, 새벽 근무로 일정을 바꾸어도 결국 할머니에게 어떤 것도 받지 못한다. 그러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 자신할 수 없지만, 언제나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은 너라는 말을 듣는다. 한정된 시간 속에 가장 함께하고 싶은 사람. 결국 그 말은 누구보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아닐까.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가끔 져도 괜찮다고, 친절한 사람이 어떻게 나쁜 사람을 계속 이기냐고, 도무지 이기지 못하는 것까지 친절함이니 괜찮다고 말한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할머니의 죽음이 ‘호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남긴 재산의 양이나 자식들의 성공이 아니다. 가는 길에 따듯하게 말을 걸어주고, 언제나 내 마음 속의 1위는 할머니라고 말해줄 손자가 있는 것. 자신에게 유산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가 났던 스스로를 후회하고 가는 길에 눈물을 흘릴 자식이 있다는 것. 두고두고 기억이 될 자신의 사랑이 있다는 것. 결국에 그 뻔하고 당연한 진리가 어떤 한 인간의 좋은 엔딩이 된다.
[상영 시간표]
10/3 15:30 CGV 센텀시티 7관
10/5 09: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10/8 16: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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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기예르모 델 토로가 연출한 <프랑켄슈타인>의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오스카 아이작이 연기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첫 모습이 공개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올해 11월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예정인 해당 작품은 델 토로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작품이라고 밝혀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델 토로는 2008년 ComingSoon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프랑켄슈타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보리스 칼로프의 프랑켄슈타인 관련 수집품을 소장하는 등 오랜 시간 이 프로젝트를 구상해 왔습니다. 2018년 유니버설 픽처스가 해당 프로젝트를 취소하며 무산될 뻔했으나, 이번에 넷플릭스를 통해 마침내 실현되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에는 오스카 아이작을 비롯해 제이콥 엘로디, 크리스토프 왈츠, 미아 고스, 찰스 댄스 등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며, 촬영 감독 댄 로스텐이 <미믹>, <크림슨 피크>, <셰이프 오브 워터>, <나이트메어 앨리>에 이어 다섯 번째 협업을 이어갑니다.
로버트 로드리게스 <패컬티> 리메이크 확정
1998년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연출했던 <패컬티>가 리메이크를 확정 지었습니다. 새로운 <패컬티>는 장편 데뷔작 <컴패니언>으로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드류 핸콕이 각본을 쓸 예정입니다. 제작은 <바바리안>의 제작사인 볼더라이트(BoulderLight)가 맡습니다.
<패컬티>는 어느 한 고등학교의 교사들이 외계 기생 생물에 의해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이, 학교가 완전히 점령당하기 전에 힘을 합쳐 저항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조다나 브류스터, 클리어 듀발, 일라이저 우드, 조쉬 하트넷, 셀마 헤이엑 등이 출연한 바 있습니다.
미이케 다카시 <오디션>, 할리우드 리메이크되나
포커스 피처스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 리메이크 제작을 추진 중입니다. 공포영화 <스픽 노 이블>로 호평받았던 덴마크 감독 ‘크리스티안 타프드럽’이 각본과 연출을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디션>은 무라카미 류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아내를 잃은 한 남성이 새로운 배우자를 찾기 위한 가짜 오디션을 열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공포영화입니다.
선댄스영화제, 2027년부터 볼더로 이전 유력
@sundanceorg
영화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영화제 중 하나인 선댄스영화제가 유타를 떠나 2027년부터 유타를 떠나 콜로라도 볼더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볼더 측은 약 3,4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금 공제와 토론토, 칸 영화제처럼 보다 중앙 집중형 영화제 운영 방안을 제시한 것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오래된 소규모 극장들과 영화제를 오가는 셔틀
버스가 선댄스의 매력이었기에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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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말로 봄날의 햇살 같은 이야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편성 : ENA, 16화 완결 │ 장르 : 한국, 법정·드라마연출 : 유인식 │ 극본 : 문지원 │ 등급 : 15세 이상 시청가출연 : 박은빈(우영우), 강태오(이준호), 강기영(정명석), 하윤경(최수연), 주종혁(권민우) 외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과연 봄날의 햇살 같은 이야기
봄날의 햇살.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최고의 단어가 아닌가 싶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봄날의 햇살 같다. 나는 따뜻한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허황되게 동화 같은 이야기에는 극한의 거부감을 느끼는 매우 까다로운 시청자인데, 이 드라마는 영리하게도 그 경계에 머문다. 차별을 향한 혐오의 시선을 녹이는 따뜻함은 있지만, 그것이면 다 된다는 식의 허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작열하지 않고 은은히 내려앉는 봄날의 햇살처럼.
우 to the 영 to the 우.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인 주인공 ‘영우’는 뛰어남과 모자람을 동시에 지녔다. IQ 164로 천재에 해당하는 지능을 가졌지만,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고 소통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어서다. 그래서 그녀는 법전을 달달 외우는 천재성을 보이지만, 남들은 다 통과하는 회전문도 통과하지 못하는가 하면, 자신이 하는 고래 이야기를 남들이 싫어하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영우의 캐릭터는 허황인가 현실인가
그런 영우를 둘러싼 세상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영우를 같은 인격체로 대하는 시선과, 그렇지 못한 시선. 전자는 영우의 천재성과 특별함을 귀히 평가하지만, 후자는 어울리지 못하는 영우의 사회성을 지적한다. 이 드라마는 어쩌면 두 가지 시선 모두를 지녔을 시청자를 영우의 세계관에 데려다 놓으며, 천천히 자폐인을 이해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외부인의 시선이었던 시청자는 어느새 영우의 세계관에 들어와 세상 밖을 보게 된다.
우리는 자폐인에 대해 잘 모른다. <말아톤>에서 본 조승우의 모습이 내게는 유일한 자폐인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자폐를 가지고 과연 변호사라는 유능한 직업을 할 수 있는지. 이게 현실성이 있는 건지. 자폐 스펙트럼 장애도 수많은 결이 나뉜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탓이다. 영우는 실제로 자폐를 앓았던 미국의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을 모티브로 한다. 템플 그랜딘은 영우처럼 취약하고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대학교수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자폐가 사회생활을 전혀 하지 못할 수준의 장애라고 여기는 것도, 어쩌면 우리가 매체를 통해 한정적인 모습만 보아왔기 때문은 아닐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이런 법정 드라마는 처음이지?
이 드라마가 매력적인 것은, 그런 자폐인을 올곧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영우가 좌충우돌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에서도 착실하게 재미가 쌓여간다. 자폐인에게는 편견이 없다. 따라서 어떤 대상에 대한 과도한 연민이나 편향된 잣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점은 공교롭게도 감정을 배제하고 공정해야 하는 변호사의 직업 특성에 특화된다. 그런 시선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영우를 보는 것은 과연 이 드라마의 큰 즐거움이었다. 정의롭되 휩쓸리지 않고, 감정을 덜어내되 치사해지지 않는 공정함. 패소와 승소를 번갈아 하지만 영우가 맡은 여러 가지의 사건들은, 그녀에게도 그리고 시청자에게도 묵직한 교훈을 남긴다.
더불어 이 따뜻한 드라마에서 영우만큼이나 애정이 갔던 캐릭터를 굳이 굳이 한 사람 꼽고 싶다. 단연 ‘정명석’ 변호사다. 영우에게 봄날의 햇살이었던 최수연 변호사도, 그녀를 훌륭히 키워낸 아버지도 좋았지만, 진정으로 영우에게 후광을 안겨준 이는 바로 정명석 변호사가 아니었을까. 대형 로펌 ‘한바다’의 선배 변호사였던 그는, 신입으로 들어온 우영우 변호사를 진심으로 대했다. 장애가 있다고 약자로 취급하지도 않았고, 천재라고 해서 시기하거나 적대하지도 않았다. 그는 선배 변호사로서 후배 변호사가 특정한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로운 시선으로 사견을 풀도록 돕는다. 그런 두 사람의 선하고도 바른 시너지를 보는 것은 또 하나의 묘미였다. 살면서 그런 멘토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인생의 행운일지. 정명석 변호사를 연기한 강기영 배우에게도 인생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모든 차별과 편견을 녹이는 이야기의 힘
세상에는 다양한 결의 변호사가 존재한다는 걸 안다. 주로 권력과 자본의 편에 서서 의뢰인을 담당하는 변호사도 있겠고, 주로 소외계층의 편에 서서 어깨를 내어주는 변호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를 그 둘로만 나누는 것 역시 나의 편견은 아니었을지 이 드라마를 보고 반성하게 됐다. 수임료가 비싼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에게는 정의감이 없을 거라는 생각, 돈과 권력을 가진 의뢰인은 모두 범죄자일 거라는 생각. 하지만 ‘한바다’ 같은 대형 로펌이라고 권모술수가 남발하는 곳은 아니었다. 돈 많은 의뢰인들에게도 억울한 사연은 있으며, 돈 잘 버는 변호인에게도 정의감과 의협심은 존재했다. 다채로운 자폐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로펌과 법정의 세계 역시 다채로웠다. 한바다에 영우와 정명석이 있는 것처럼. 흰고래 무리 속에 외뿔고래가 있는 것처럼.
이것 아니면 저것. 가난하고 착한 변호사와 돈 잘 벌고 부패한 변호사. 비장애인과 장애인.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경계선을 지워나가게 만드는 이 드라마가 유난히 좋았다. 봄날의 햇살은 경계를 따지지 않고 어디에든 공평하게 내려앉는다. 초록색 들판에도, 차가운 아스팔트에도, 흑백논리로 세상을 보려 했던 누군가의 마음에도. 누군가가 이 드라마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그래서 나는 ‘봄날의 햇살 같은’ 드라마라고 하고 싶다. 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세상의 모든 곳에 이 따뜻한 이야기의 햇살이 가 닿기를..., 바라본다.
인스타그램 @wood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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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고 다시 보니 느끼는 부러움
개봉 10주년 기념으로 재개봉한 <위플래쉬>
첫 관람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장편 영화 데뷔작부터 보인 에너지]
영화 <위플래쉬(Whiplash, 2014)>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영화 같은 긴장감과 리듬감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재즈 드러머를 꿈꾸는 주인공 앤드류(마일스 텔러)와 그를 가혹하게 지도하는 플래처 교수의 관계를 중심으로, 열정과 강박, 재능과 노력, 스승과 제자의 의미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음악 영화라기보다 극한의 도전을 통해 성장과 파멸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강렬한 심리극에 가깝다.
셔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연출 스타일과 주제 의식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빠른 컷 편집, 박진감 넘치는 음악 연출, 그리고 집착에 가까운 예술가적 욕망을 탐구하는 인물들. 이는 이후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위플래쉬는 단순한 '음악 영화'라는 틀을 깨고, 한 인간이 목표를 위해 어디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플래처 교수는 분명 악당처럼 보이지만, 정말 그렇게만 단정 지을 수 있을까?
[플래처 교수는 정말 악인이었을까?]
플래처 교수는 악랄하다. 학생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심지어 신체적 폭력까지 서슴지 않는다. 오디션 장면에서 실력 미달인 학생을 무자비하게 쫓아내고, 박자가 어긋난 앤드류에게 의자를 집어던지는 모습은 공포 영화에 가까울 정도다. 그가 내뱉는 대사들은 독설을 넘어 거의 가스라이팅에 가깝다. "최악의 두 단어는 '좋은 연주였어(Good job)'"라며 안주하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고 주장하는 그의 방식은, 일반적인 교육자의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악역'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왜 이런 방식으로 가르치는지를 탐구한다. 플래처의 교육 철학은 “진정한 천재는 한계를 넘어서 탄생한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그는 찰리 파커가 스승의 잔인한 혹평을 듣고 이를 극복해 최고의 뮤지션이 된 이야기를 반복해서 언급하며, 앤드류에게도 그와 같은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그의 가혹한 훈련은 단순한 학대가 아니라, 진정한 천재를 만들어내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론이다. 그래서 그가 입체적이면서도 흡입력있는 캐릭터로 발돋움한다.
그렇다면 그의 방식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앤드류는 플래처의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점점 더 집착적인 인물로 변해간다. 그는 결국 연습에 몰두하다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무대에 오르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혀 좌절한다. 플래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앤드류는 결국 폭발하고, 스스로 음악을 포기하는 길을 택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것이 뒤집힌다. 앤드류는 다시 무대에 서고, 플래처와의 긴장감 넘치는 연주 대결 끝에 기적 같은 연주를 펼친다.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묘한 교감을 나눈다. 플래처는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앤드류는 완벽한 연주로 스스로를 증명한다. 플래처가 원했던 찰리 파커의 탄생 순간이, 앤드류를 통해 실현된 셈이다.
단순히 '악한 스승에게 학대당한 제자가 마침내 성공했다'는 결론이 아니다. 오히려 영화는 그 과정이 옳았는지, 그리고 다른 방법이 없었는지를 묻는다. 플래처의 교육 방식은 천재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앤드류 역시 재능을 꽃피웠지만, 그 대가로 인간적인 관계와 정신적 건강을 희생했다.
<위플래쉬>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성공 서사가 아니라, 예술가의 집착과 광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 앤드류의 폭발적인 드럼 연주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하나의 '도취'에 가깝다. 그는 음악과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르지만, 그 끝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다.
결국 위플래쉬는 플래처 교수의 교육 방식이 옳았는지 그르다는 답을 내리지 않는다.
다만, 예술을 향한 끝없는 집착이 인간을 어디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결론을 내리게 만든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강렬하게 각인시켰으며, 이후 라라랜드(2016), 퍼스트맨(2018), 바빌론(2023) 등의 작품에서도 집착과 꿈, 성공과 희생의 주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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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 크루즈
앞서 북미에서 1억 달러를 넘긴 <탑건: 매버릭>은 해당 부분 "톰 크루즈"의 21번째 작품이 되었다.
특히, 1980년대를 시작해 90년대, 00년대, 10년대, 그리고 2020년대까지 꾸준히 북미 1억 달러 작품을 발표한 유일한 배우이기도 하다. (23년에 개봉할 <존 윅 4>의 "키이누 리브스"도 이에 유력한 후보인데, 동기간 9편뿐이다)
그렇다면, 그의 역사에 있어 첫걸음을 떼어준 작품은 뭘까? - 재밌게도 전작 <탑건>이다.알다시피, "코로나19"로 개봉일이 2년이나 연기되었지만 제작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보통 시리즈를 예고했거나 그렇지 않아도 성공을 했다면, 2-3년의 텀을 두고서 속편이 제작되나 이번 <탑건: 매버릭>은 36년이나 걸렸다.
이런 이유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촬영 기술의 한계였다. (미니어처 혹은 전투기에 실제로 탑승해 찍었다고 하더라...)
그렇기에 기술의 발전과 함께 속편 제작을 제의했으나 "토니 스콧"의 뜻하지 않는 비보에 첫 번째 속편 제작은 그렇게 무산되었다.하지만, 이는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톰 크루즈"는 <오블리비언2013>으로 합을 맞췄던 "조셉 코신스키"감독과 <잭 리처>와 <미션 임파서블>를 함께한 "크리스토퍼 맥쿼리"를 각본가로 섭외했고, 그 시절 함께한 "제리 브룩하이머"를 제작자로 모셔왔다. - 그때의 막내가 의제는 주축이 되어 모였으니 이만해도 영화다!1. 36년의 세월이 만든 가슴 찡함!
블로그에 게시한 6월 개봉작들의 기대 혹은 우려할 만한 점들을 먼저, 언급해 봤다.
해당 작품 <탑건: 매버릭>에 있어 '이 글을 쓰는 필자보다 더 나이를 먹은 전작을 아는 관객들이 있을까?'라는 문제를 지적했다.
결국, "톰 크루즈"라는 배우가 '다시, "매버릭"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나 전편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일부러라도 전작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객들에게는 <탑건: 매버릭>을 보기도 전부터 장벽이 생기는 것이고 이내 '과연, 그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었을까?'라는 고민에 직면한다.결과부터 말하면, <탑건: 매버릭>은 충분히, 남는 작품이다. - 물론, 전편을 보지 않았어도 이야기 전개와 이해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럼에도, 전작을 꼭 챙겨봐야 하는 이유에는 전작의 "오마주"들이 상당히 많아 왠지 모를 찡함을 안겨준다.
어찌 보면, 2-3년의 텀을 두고서 제작되는 속편이 아니라 36년이라는 긴 세월이 만들어낸 오직 <탑건: 매버릭>만이 만들 수 있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아이스맨"의 "발 킬머"까지...)2. 재입대... 아니, 그건 또 싫다
그렇다면, 2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되 단점은 보완하는 것으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손쉬운 숫자이기도 한데, <탑건: 매버릭>은 이를 쉽게 보여준다.
<탑건>이라는 두 글자를 관객들의 가슴에 새겼던 전작의 액션은 이번 <매버릭>에서도 그대로 유효하다.
1인칭 시점 혹은 멀리서나마 전투기만을 보여줘 지금에서 본다면,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전작에 비해 이번 속편은 발전된 촬영 기술들을 보여준다.아슬아슬하게 비행기 사이로 파고드는 곡예비행도 있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마하 10의 장면이다.
비행기의 면들을 타고 흘러가는 공기까지 보여줄 만큼 이 장면은 '<탑건>이 어떤 영화인지를 가장 잘 말해주는 장면이 아닐까?'싶은데, 이렇게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영화이나 놀랍게도 이 영화는 구식스러운 영화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계기판에 적혀진 숫자만으로 땀을 쥐게 만드니까요!3. 사랑하는 방식은 구식 No! It's 클래식, I Got C (Feat. 개코 of 다이나믹듀오) - 거머리 (박명수, 프라이머리)
조금만 더 빠르게 혹은 좀만 더 버텨주길 바라는 등. 레버를 쭉 당겨보는 클리셰적인 장면뿐이고, 이를 연달아 보여주는 데도 속절없이 관객들은 속아넘어가기 일쑤이다.
이런 이유에는 보여주는 액션도 있겠지만, 전제하에 설명되는 상황의 역할이 크다.
물론, 계획대로 풀리지만은 않겠지만 그에 따른 변수까지 친절히 설명하고 이를 실현시키기까지 해 보는 관객들 입장에선 '알고도 당한다'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까?하지만, 이런 칭찬과 달리 캐릭터들 간의 이야기는 아쉬운 점들이 많다.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매버릭"과 "루스터", 죽은 "구스"의 아들이 붙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해당 영화에서도 "행맨"이 이들의 관계를 노출시키는 등 중요하게 보이지만, 생각보다 유야무야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이외에도 "행맨"과 "루스터", 전작 "아이스맨"과 "매버릭"의 관계로 겹치나 이 역시 크게 도드라지지 못하며 마무리된다.4. 이놈들, 아직 아니다!
물론, 이에 있어 항변을 하자면 해당 영화의 부제가 <매버릭>이니 "행맨"의 처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루스터"가 "구스"의 죽음에 "매버릭"과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는 진한 아쉬움이 생긴다.
어찌 보면, "톰 크루즈"는 아직까지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의중이 느껴지는데 관객의 입장에서도 그의 고집은 환영한다!해당 영화에 있어 재밌는 사실을 찾아본다면, 1편의 개봉으로 그 해 공군과 해군의 입대율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질 만큼 홍보가 잘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북미 시사회 현장에서는 공군 입대 상담소까지 꾸려진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도 이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만한 작품이 나올 수가 있을까? - 이에 대한 나의 답은 "절대!"이다.특정 직업군(군인 및 경찰 등)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총기 소유를 할 수 없다. (한다고 해도, 경찰서에 신고하고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해 길에 걸어가는 남자 한 명을 붙잡아도 십중팔구, 총기를 쏘는 것은 물론이고 분해 및 조립을 할 수 있을 만큼 총이 익숙하다.
그만큼 경직적이고 수적적인 구조의 군대를 접했기에 이들이 보여주는 낭만을 낭만대로만 즐길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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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풋하고 싱그러운 남녀의 성장 - <시시콜콜한 이야기>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로스쿨을 보고 이수경 배우의 연기가 너무 인상 깊어서 필모그래피를 훑던 중 보게 된 단편 영화이다.
로스쿨에서 비춰진 냉정한 모습이 아닌 따뜻하고 호기심 가득한, 그리고 이수경 배우만의 수수한하고 청초한 이미지가 너무나도 신선했고, 특히 엄태구 배우가 눈에 들어왔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많이 웃던 배우였나.. 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항상 진지하고 무거운 역할들을 맡아서 그런지 영화를 보면서 생각지도 못한 색다른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영화 줄거리는 감독 지망생이자 시나리오 작가, 도환(엄태구 배우)과 대학생, 은하(이수경 배우)가 지인 추천으로 사설모임에서 만나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소소한 이야기이다. 특히 둘은 공통으로 좋아하는 '글쓰기'란 소재로 서로에게 더 다가가면서 알아간다. 낯도 많이 가리고 옛 연인을 잊지 못한 채 계속 똑같은 시나리오만 쓰던 도환이었는데, 은하를 만나고 나서 별거 아닌 시시콜콜한 대화들을 이어나가 자신의 마음속에 남아있었던 옛 연인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정리할 수 있었고 아예 새로운 테마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계기가 된다. 은하도 항상 궁금했던 '글쓰기'에 대해서 도환한테 '뭐 써요?, 무슨 내용이에요?' 등과 같은 질문을 통해 더욱더 도환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산책하면서 또는 전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궁금해하며 누구는 자신의 과거를 흔쾌히 떨쳐내는, 누구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다가오는 상반된 이미지가 연출되어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임팩트가 강했던 것 같다. 32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이었지만 여름이라는 계절적 배경 덕분에 산뜻하고 시원한 공간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서로가 천천히 밀고 당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그래서 그런지 여운이 더욱더 남았던 것 같다.
32분이라고 못 느낄 정도로 보는 동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고 알차고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제목 그대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다루면서 한 층 더 발전된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등장인물 모두, 그리고 시청자로서 보는 나 또한, 성장할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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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벤져스 1편 삭제씬 총정리
#산돌구름 #어벤져스1 #삭제씬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2021. 04. 0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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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4 마리아 힐 & 오프닝
01:35 외로운 캡틴
03:35 캡틴과 웨이트리스
04:37 경찰 비하인드
05:23 앤트맨 힌트
06:09 너무 오랜만에 찾아왔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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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그 여름의 일주일>
[2021년 3월 26일 넷플릭스 공개]
-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던 10대 소년 윌 호킨스(케빈 퀸)는 결국 법에 어긋나는 짓까지 저지른다.
이제 중대한 갈림길에 놓인 윌. 소년원에 가고 싶지 않으면 크리스천 여름 캠프에 참가해야 한다니.
하지만 캠프에서 겉돌기만 하던 윌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캠프의 단골 소녀(베일리 매디슨)와 사랑에 빠진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가 있을 곳은 바로 여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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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메이의 새빨간 비밀> 티저 예고편
화났을 때 더 귀여운 [메이의 새빨간 비밀] 티저 예고편 공개!
메이 진정해! 아냐 진정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