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22 10:58:40
영화에서 마주친 연극
영화 속 연극을 마주하러 떠나봅시다

영화와 가장 비슷하고도 다른 예술,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에디터는 가장 먼저 ‘연극’이 떠올랐는데요.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도 연극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자주 보이곤 합니다.
무대 위를 오르는 배우를, 글을 적어내는 작가를, 극을 완성시키는 연출을 비추기도 하죠.
그럼, 영화 속 연극을 마주하러 떠나볼까요?









Relative contents
-
- 김태혁의 '절찬 상영중' - 아이리시맨
[김태혁의 ‘절찬 상영중’ – 아이리시맨]
평등한 덧없음에 대하여
- 갱스터에게도 봄날은 간다
총(銃)은 칼보다 평등하다. 칼을 무기로 잘 사용하려면 완력이 좋아야 하지만, 총은 방아쇠를 당길 정도의 힘만 있다면 누구나 격발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보다 훨씬 거대한 상대를 총으로 제압할 수 있다. 총이 개입하는 순간 육체적 우위는 드라이아이스처럼 순식간에 기화(氣化)된다. 총싸움에서는 근육의 무게보다 아무 거리낌 없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배짱의 무게가 중요하다. 누구나 총을 쏘려면 쏠 수 있겠지만, 무심하게 총을 갈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방아쇠를 당기는 상상과 실행 사이에는 총신(銃身)의 수억 배에 달하는 까마득한 거리가 있다. 갱스터 무비의 주인공들은 누군가에게 발포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죄책감과 양심에 발포한다. 그들의 사격은 늘 두 번씩 이루어진다. 그 태연한 반복 동작을 보며 관객은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를 느끼게 된다.
영화 <아이리시맨(The Irishman, 2019)>을 연출한 마틴 스콜세지는 누구나 인정하는 갱스터 무비의 대가다. <아이리시맨>은 <디파티드(The Departed, 2006)>, <좋은 친구들(Goodfellas, 1990)>, <비열한 거리(Mean Streets, 1973)> 등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이름을 영화사에 아로새겼던 그의 대표적 갱스터 무비들과 같은 듯 다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전 그의 페르소나였던 로버트 드니로(프랭크 시런 역)가 조 페시(러셀 버팔리노 역)와 함께 예전처럼 극의 중심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여기에 <대부> 시리즈와 <스카페이스(Scarface, 1983)> 등 여러 갱스터 무비에서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연기로 관객들을 겁박했던 알 파치노(지미 호파 역)까지 가세했다. 이처럼 갱스터 무비의 전설들이 힘을 합쳐 범죄, 우정, 배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사실은 일견 <아이리시맨>이 갱스터 무비의 성공 방정식을 재현(再現)하는 영화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리시맨>은 이러한 단편적인 해석을 배반하는 영화다. 1942년생, 한국 나이 79세로 소위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마틴 스콜세지 감독, 로버트 드니로(1943년 생), 알 파치노(1940년 생), 조 페시(1943년 생)는 동년배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풍화작용은 그들의 얼굴에도 깊은 주름의 지류를 형성했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금언(金言)을 비웃으면서 살인을 비롯한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밤의 세계에서 군림했던 갱스터도, 늙는다. 사실은 법이 아니라 '시간 앞에 만인이 평등'하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말처럼 늙은 갱스터를 위한 밤거리는 없다. 시간의 절대적인 힘에 저항해 보려는 걸까. <아이리시맨>은 최첨단 영화 기술 중 하나인 'de-aging'을 활용해 세 주연 배우의 얼굴 주름을 펴서, 마치 초혼(招魂)하듯, 그들의 더 젊었던 시절을 스크린에 소환한다. 그렇게 과거의 영광을 복기해 본들 밤거리를 휘젓던 갱스터의 두 다리는 속절없이 좌표를 휠체어로 옮길 수밖에 없다.
(CG로 도배된 마블 영화는 '시네마'가 아니라고 비판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de-aging' 활용했다는 것은 영화가 당대 최첨단 기술과 친구일 수밖에 없음을 새삼 상기시켜준다.)
<아이리시맨>은 갱스터에게도 봄날은 가기 마련이라고, 덤덤하게 말한다. 인생의 황혼을 지나 밤을 향해 걷고 있는 갱스터 무비의 전설들이, 밤의 고요 속에서, 누구나 '평등한 덧없음'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나직하게 읊조린다. 총성으로 밤의 고요를 깨는 장면들로 점철되기 일쑤인 갱스터 무비가 오히려 밤의 고요를 느끼게 해 준다는 아이러니야말로 <아이리시맨>의 핵심이 아닐까. <아이리시맨>의 엔딩 크레디트를 채우는 'The Five Satins'의 'In the Still of the Night(밤의 고요 속에서)'를 들으며 나는 침묵한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태혁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국내 OTT 시장
8월 13일 진행된 글로벌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디즈니+의 아시아 상륙 소식을 전했습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 싱가포르,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서비스중인 세계 2위의 OTT 플랫폼 디즈니+는 디즈니는 물론, 마블, 픽사 등의 우저작권까지 소유한 거대 엔터테이닝 기업으로, 국내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다양한 디즈니+ 오리지널 작품들을 드디어 올 11월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특히, 마블 스튜디오의 완다비전(Wanda Vision), 로키(Loki), 팔콘과 윈터솔져(The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 스타워즈 시리즈 만달로리안 (The Mandalorian) 등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사실에 많은 국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디즈니+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구독자 수 성장과 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 지역 내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뛰어난 스토리텔링, 우수한 창의성, 혁신적인 콘텐츠 제공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의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맞서는 국내 OTT 플랫폼 또한 만만치 않은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지상파 3사와 SKT의 합작품인 웨이브 (wavve)는 드라마와 예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국내 OTT 플랫폼입니다. <아내의 유혹>, <펜트하우스> 등을 통해 시청률 보증 수표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한 김순옥 작가의 명작관이 있을뿐 아니라, 2021년 7월 20일부터 1년간 HBO와 콘텐츠 계약을 체결하면서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왔는데요. 웨이브에서도 첫 오리지널 영화 제작을 발표하여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2022년 개봉을 목표로 올 8월 크랭크인 예정인 영화 <젠틀맨>은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살인 누명을 벗으려다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는 경쾌한 범죄 오락물로, 주지훈과 박성웅이 캐스팅을 확정지으며 기대를 끌어 올렸습니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한소희의 하차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400억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된 만큼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이에 맞서는 CJ의 '티빙' 역시 예능과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국내 OTT 플랫폼인데요.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물론, 한지민, 임윤아 주연의 영화 <해피 뉴 이어> 등의 공개를 앞두며 승승장구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올 하반기 오리지널 드라마 <내과 박원장>을 통해 또 한번 웃음 폭탄을 떨어트릴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코믹 연기로 파격 변신을 예고편 이서진과 코믹 연기의 달인 라미란이 만난 드라마는 1도 슬기롭지 못한 초짜 개원의의 '웃픈' 의사 생활을 그린 현실 밀착형 코미디입니다.
그리고, 아직 여타 플랫폼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어떤 플랫폼보다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쿠팡플레이 역시 첫 오리지널 코미디쇼 출시를 밝혔는데요. 거침없는 풍자와 패러디, 신선한 유머로 고품격 웃음을 선사할 쿠팡플레이의 첫 오리지널 코미디쇼 <SNL 코리아>는 9월 4일 첫 방송 확정과 함께, 역대급 호스트 이병헌의 출연 소식을 밝혀 화제를 모았습니다. <SNL 코리아>는 신동엽을 필두로 안영미, 정상훈, 김민교, 권혁수까지 오리지널 크루는 물론, 웬디, 김민수, 김상협 등 뉴페이스 크루의 합류로 더욱 업드레이드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디즈니+가 상륙할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OTT 콘텐츠와 함께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
- 소통이란 무엇인가?
2019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대상을 탄 정우성. 사실 수상 당시까지 영화를 보지 않고 무성히 들리는 소문으로만 영화를 판단하고 있어서 과연 받을만했는가? 의심을 했던 수상이었다. 하지만 보고나니 왜 대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 영화 <증인>이 어떠한 주제의식을 함축하고 있는지 잘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증인> 시놉시스
목격자가 있어. 자폐아야
아저씨도 나를 이용할 겁니까?
마음을 여는 순간, 진실이 눈앞에 다가왔다
신념은 잠시 접어두고 현실을 위해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민변 출신의 대형 로펌 변호사 순호.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수 있는 큰 기회가 걸린 사건의 변호사로 지목되자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려 한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의사소통이 어려운 지우. 순호는 사건 당일 목격한 것을 묻기 위해 지우를 찾아가지만, 제대로 된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다. 하지만 그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우에게 다가가려 노력하는 순호,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지우에 대해 이해하게 되지만 이제 두 사람은 법정에서 변호사와 증인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증인>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연기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영화 개봉 직후 김향기와 조승우의 자폐 연기를 비교하는 리뷰들이 많이 올라와서 김향기가 그렇게 연기를 못했을까? 하는 마음에 사실 보기 꺼려졌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김향기는 증인 속 지우의 캐릭터를 정말 매력적으로 잘 표현해냈다. 천재성을 띠고 있는 자폐아적 성향을, 비장애인인척 노력하려는 자폐아의 모습을 굉장히 잘 표현하고 있었다. 과연 이 지우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신과함께에 나온 월직차사라고는 매칭이 안될 정도로 거의 다른 사람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정우성의 연기 역시 담백하고 정말 좋았다. 후반부에 갑자기 민변에서 같이 활동했던 수인과 연결되는 지점에서 캐릭터 붕괴가 온 것만 빼고는 굉장히 담담하게 변호사의 역할을 수행했고, 정우성이 선굵은 연기 뿐 아니라 이런 역할도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작품이었다.
한 편의 소설처럼 마음에 와닿은 대사들
영화 <증인>을 보고 나서 들었던 감정은 영화를 봤다는 느낌보다 잔잔한 감동의 소설책을 읽었다는 감정이 들었다. 그 이유는 마음에 와닿은 대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를 보면 대사 한 마디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카메라 워팅, 특정 장면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머리를 깎는 장면이라던가 영화 <사바하>에서 이재인이 허물을 벗고 등장하는 장면처럼 말이다. 그런게 뇌리에 박히기 마련인데 영화 <증인>은 특정한 장면보다는 대사들이 많이 떠올랐던 작품이었다.
지우 : 신혜는 웃는 얼굴로 나를 이용하고, 엄마는 화난 얼굴로 나를 사랑합니다.
순호 : 괴롭히는 사람은 친구 아니야.
로펌 대표 :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려면 적당히 때가 묻어 있어야 해.순수한 대사들도 많이 있었고,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정말 잘 보여주는 대사들도 곳곳에 있어서 순수함에 힐링받다가 순수함 속에 있는 날카로운 송곳에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 현실에 찌든 대사에 탄식이 나오기도 했었다.
다른 사람의 세계에 다가가다
영화 <증인>을 한 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어떻게 다가가야 하죠?’라고 물었던 인물이 ‘제가 직접 가면 되죠!’라고 대답하는 인물로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지우를 법정에 증인으로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지우와 대화를 하기 위해 담당 검사에게 어떻게 자폐아ㅘ 대화를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물어보는 순호. ‘어떻게 합니까?’하고 물어보던 순호는 지우에게 선물공세와 퀴즈풀기를 통해 점점 친해지고 지우와의 대화에 성공한다.
지우의 목격으로 인해 자신의 의뢰인이 실제 살인범이었음을 알게 되자 변호사자격을 걸고 재판에서 그 비밀을 폭로하며 지우의 증언이 재판에서 활용될 수 있게끔 한다. 그렇게 모든 재판이 끝나고 지우의 생일파티에 놀러 간 그는 방에서 나오지 않는 지우를 엄마가 부르려 하자 ‘아닙니다. 제가 가면 되죠.’라고 말한다. 이런 순호의 성장을 통해서 타인의 세계에 직접 다가가는 것이 소통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잘 알려주고 있었다.
영화 <증인>은 잔잔한 감동으로 힐링을 주었던 작품이었다.
-
- 블랙 위도우, 가족의 의미를 깨닫다
진정한 가족은 그 각각의 관계들을 만들어가면서 생성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태어나면서 자신의 가족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오랜 시간 동안 현재까지 그렇게 생각해 왔다. 실제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생물학적 부모와 강하게 이어져 있다. 부모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주는 우유를 마시고 그들의 품에서 잠이 든다. 아이가 태어나 바로 말을 할 수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아이는 강하게 연결되어, 그 관계는 꽤 오랜 시간 지속된다. 그렇게 지속되는 관계는 쉽게 끊어질 수 없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도 그 관계는 삶의 많은 순간에 영향을 준다. 그들은 태어나서 바로 이어지는 관계지만 그들의 관계가 오랜 시간 이어질 수 있는 것은 그들 각자의 대화와 노력 때문일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 원래의 생물학적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이 있다. 부모에게 버림받았거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고아원에서 자라면서 성인이 되거나, 기회가 있다면 제3자에게 입양을 가기도 한다. 고아원에서 자라든, 아니면 입양을 가서 생활을 하든, 그 모든 관계는 결국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관계다. 그들을 신뢰해야 할지, 그들에게 여러 부분에서 의지해도 될지를 결정하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 번 관계가 끊긴 경험을 한 아이들은 그 마음을 다시 열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이 성인이 되어 만나게 되는 관계들에서도 그런 경향은 그대로 반영된다. 만약 오랜 시간 후 그 관계가 이어졌다면 그들 또한 자신만의 가족을 만들어 낸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연결된 관계가 아닐지라도 그들 사이에서는 신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게 강한 신뢰로 이어진 관계도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으며 최근에는 그런 생각이 확대되면서 가족의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의미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영화 <블랙 위도우>
영화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도 최근 확대된 의미를 가지는 가족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마블 유니버스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로 등장했던 나타샤(스칼렛 요한슨)는 그동안 주변부의 인물이나 관계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나타샤는 초기에 굉장히 차가운 스파이의 이미지로 등장했고 다양한 모습의 역할로 변장할 수 있고 뛰어난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였다. 그는 늘 혼자였고, 조금은 외로워 보였다. 그나마 어벤저스에 속한 다른 영웅들과 신뢰를 형성하여 세상을 구하는 여러 임무들을 하기 바빴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와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사이 시점에서 전개되는 <블랙 위도우>는 나타샤 캐릭터가 등장하는 마지막 영화이자 그의 과거 삶에서 가장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다.
영화 초반에는 나타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보인다. 여동생 엘레나(플로렌스 퓨)와 엄마 멜리나(레이첼 와이즈), 아빠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이 평범한 가족의 모습으로 오하이오에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나타샤의 조금은 무표정한 얼굴을 제외하고는 그저 행복해 보이는 한 가족의 모습이다. 사실은 첩보 활동을 위한 위장 가족이었던 이들은 아주 어렸던 엘레나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그것이 단순한 임무였고 언젠가 끝날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가족의 역할에서 행복해 보인다. 실제로 그 첩보 활동의 마지막 날에 엄마 멜리나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싫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 3년이라는 시간은 나타샤와 옐레나가 한참 성장하던 시기였다. 실제로 생물학적 부모의 존재와는 거리가 있었던 그들에게 그 시기는 입양 후에 만들어진 가족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부모를 선택하지 않았고 부모 역할을 하는 두 사람도 아이들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그들 각자가 느끼기에 그 시간은 좋은 시간이었다. 영화는 오하이오의 첩보 활동이 끝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게 되는데, 영화 초반에 보여지는 나타샤와 옐레나의 유년기 시절은 그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기질과 관계를 만들어낸 시기다. 또한 그 시기 이 가족의 구성원들 사이에 어떤 신뢰가 만들어졌지만 그것이 깨지는 시점 또한 첩보 활동이 끝나는 시기와 동일하다. 가짜 가족이 깨지는 그 사건을 보고 나면, 그동안 마블 시리즈에 등장한 나타샤가 왜 그렇게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고 늘 혼자 힘든 짊을 지고 가려고 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깨져버린 어벤저스, 신뢰하지 못하는 가족
나타샤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시기는 어벤저스 멤버들 간의 사이가 좋지 못할 때이고, 정부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던 시기다. 성인이 된 이후 나타샤가 가장 크게 마음을 열고 신뢰를 했던 사람들이 바로 어벤저스 멤버들일 것이다. 그래서 믿음이 깨진 상황에 처한 나타샤의 표정은 시종일관 어둡고 외로워 보인다. 또한 가장 신뢰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추적하고 배신했다는 생각에 자신의 주변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기에 그가 다시 만나게 되는 동생 옐레나는 이미 신뢰가 깨져버린 과거 가족의 일원이다. 이 두 인물이 영화 속에서 처음 만나서 가장 먼저 하는 건 서로에 대한 경계와 적대적인 전투다. 이 장면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와 불신 그리고 상대에 대한 원망이 담겨있다. 칼을 뽑아 휘두르고 목을 조르며 한참을 다투던 그들은 이내 그 잔인한 행위를 멈추고 대화를 시작한다.
나타샤는 자신의 생물학적인 부모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3년간 보냈던 가짜 부모인 멜리나와 레드 가디언에 대해서는 기억한다. 그 3년간의 좋은 기억 때문인지 그들이 자신들을 이용하고 버렸다는 배신감에 가득 차 있다. 반면 옐레나는 부모를 비롯해 나타샤까지 미워한다. 옐레나에게 나타샤는 그저 자신을 버리고 간 언니일 뿐이다. 영화는 네 가족의 관계가 변화되는 과정을 공들여 묘사한다. 그들이 어색하게 처음 대화를 나누는 과정은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나타샤와 옐리나가 다시 만났을 때 상대를 경계하며 원망을 담았던 것처럼 레드 가디언과 멜리나를 차례로 만나는 장면에서도 이들의 얼굴에는 경계심과 원망이 담겼다. 또 한편으로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따뜻한 기억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대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영화 후반부 엄마와 아빠, 나타샤와 옐레나가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는 장면은 영화가 감정적으로 공들여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들은 모두 마음속에 과거에 대한 응어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차갑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표출되는데 그들이 가짜 가족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가족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비록 나타샤는 시종일관 거리를 두고 차갑게 대하려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가진 진심을 느끼는 여러 짧은 순간들에 시종일관 흔들리는 모습이 화면에 비친다. 시종일관 터프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옐레나도 마찬가지다. 그 식탁에 앉은 이후 옐레나는 말이 없어지고 심지어 눈물이 맺히기도 한다. 그렇게 오랜만에 한 자리에 앉게 된 그들의 머릿속에는 가짜 가족생활을 했던 3년의 따뜻한 기억이 천천히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 장면은 영화에서 던지고자 하는 영화의 주제를 명징하게 드러낸 부분이고, 그런 의미에서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아마도 그 자리에서 그들은 진정으로 서로를 위하는 가족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는지 모른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 나타샤
영화에는 레드룸이라는 집단이 등장한다. 어린 소녀들을 납치하거나 고아인 아이들을 데려와 스파이로 만들 수 있는 아이들을 추려내고 그들의 자궁과 난소를 드러내고 훈련시킨다. 그리고 정신을 조정해 자신이 원하는 일들을 하게 만든다. 그들을 구원하려 하는 건 나타샤와 옐레나고 그들 역시 레드룸의 피해자다. 즉 이미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다른 피해자들을 타인의 추악한 욕망 속에서 구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나타샤와 옐레나에게 그들은 일종의 유사 자매, 즉 가족의 일원으로 볼 수도 있다. 모두 여성으로 이루어진 위도우들은 나타샤의 손에 의해 해방되는데 결국 나타샤가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넓은 의미에서 가족이라고 볼 수 있는 위도우들을 해방함으로써 그 모든 사람들에게 가족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블랙 위도우>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있으며 특히 가족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나타샤가 다시 그 믿음을 되살리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간의 마블 영화들을 보아왔던 관객들은 이미 나타샤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그가 가진 과거를 궁금해하게 되는데 그의 과거까지 다 보고 난 관객들은 나타샤의 마지막 모습이 좀 더 뭉클하게 다가올 것이다. 나타샤에겐 과거의 가족도 유사 가족이고 어벤저스 멤버들도 일종의 가족이다. 나타샤는 과거의 가족을 다시 만나며 나타샤는 그 유사 가족이 진짜 가족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무언가 답을 찾게 된 것 같다. 가족이라는 의미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현대인만큼 이 영화에서 나타샤의 마지막 선택은 그가 결국 그 유사 가족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로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편, 그것이 바로 현재의 사회 흐름이라는 것을 영화가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부다페스트 장갑차 추격신이나 높은 고공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마블 영화답게 박진감 넘치게 구성되어 있다. 태스크 마스터와 나타샤가 벌이는 격투 액션과 옐레나가 보여주는 격투 액션은 사실감 있게 담겨있어 긴장감을 높인다. 그래서 영화 <본 시리즈>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아쉬운 점은 나타샤가 잘하는 타격 액션이 많이 활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태스크 마스터의 특성과 나타샤나 직접 격투하는 장면의 비중이 적고, 그 외에 나타샤가 보여주는 격투 액션이 많이 없어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액션 장면은 극장에서 볼만한 큰 스케일을 보여준다.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의 멋진 퇴장
마지막으로 나타샤를 연기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그 모습 자체가 블랙 위도우가 되었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한 캐릭터로 활약해 온 그의 연기는 향후의 활약이 볼 수 없다는 점을 더욱 아쉽게 만든다. 그가 고공에서 착지할 때 보여주는 포즈는 옐레나에게 항상 놀림당하지만 블랙 위도우의 대표적인 액션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또한 그 포즈를 그대로 따라 하는 옐레나의 모습은 그가 언니 나타샤를 이어 블랙 위도우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직 누가 나타샤를 이어 블랙위도우를 할지 확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누가 해당 역할을 이어갈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찔한 십대>로 2004년 데뷔한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은 <로어>, <베를린 신드롬> 같은 영화를 찍어왔던 감독인데, 이번 <블랙 위도우>를 연출하면서 마블 영화 중 최초로 단독 여성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나타샤와 관련된 유사 가족들로부터 진심을 끌어내는 감정적인 연출도 잘 들어가 있으며, 액션 연출도 박진감 넘치게 들어가 있어 향후 다른 마블 영화의 연출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나타샤의 마지막 모습을 아주 멋지게 마무리했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만족할 만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블랙 위도우 리뷰>
-
- 끝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아이의 마음
끝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아이의 마음
첫 장면부터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프리다는 담담하면서도 위태한 표정으로 폭죽이 터지는 하늘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긴다. 이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이 이렇다. 어딘가를 응시하는 프리다의 얼굴을 비추거나 프리다가 쳐다보는 대상을 비춘다. 가족 중 누구도 프리다가 외롭게 느낄만한 행동을 하지 않지만, 프리다는 그 속에서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끼고 외로워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랑받는 아이인지, 가족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어 한다. 외숙모가 머리를 빗겨주는데 그 빗을 던져버리고, 일부러 신발끈을 못 매는 척 묶어달라고 하며 어른들의 눈치를 살피기도 하고, 아나가 가져온 배추를 자신이 가져온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프리다의 이런 행동들은 아이의 사소한 장난 내지 투정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프리다의 행동이 모두 웃어넘길 정도의 것은 아니다. 프리다는 아나를 숲에 놔두고 돌아와 모른 척하거나, 아나가 물에 빠지는 것을 보고만 있는 등 종종 선을 넘는 행동을 해 아슬아슬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 프리다를 미워할 만도 하지만, 아나는 프리다를 미워하지 않는다. 팔을 다치고도, 물에 빠진 후에도 오히려 계속해서 프리다의 곁에 있으려 하며 자신과 놀아달라고 말한다. 또한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며 가출하려는 프리다에게 자신은 프리다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아나의 사랑과 관심이 프리다의 마음을 움직인 걸까, 한밤중의 가출을 계기로 가족들의 진심을 확인한 뒤, 프리다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보이는 듯하다. 그런데 그렇게 가족들과 화목할 것 같던 프리다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이유를 묻는 가족들의 물음에 연신 모르겠다 답하며 서럽게 운다. 이 울음은 그렇게 확인하던 가족들의 사랑을 급작스레 깨닫게 되어 터진 울음으로도 보이지만, 그보다도 엄마의 죽음을 끝내 인정하고 받아들임고 동시에 터져 나온 울음으로 보인다. 외숙모가 생리통에 힘들어하자 불안해하고, 엄마가 어떻게 죽었는지 들으며 “안 아프실 거죠?”라며 재차 되묻던 프리다의 모습에서 외숙모는 엄마처럼 아프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느끼는 안정감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가족 중 가장 서먹해 보이던 외숙모와 프리다의 관계는 어쩌면 이때부터야 비로소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고 적응하는데 생각보다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한 아이가 ‘엄마의 죽음’이라는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에 적응해가는 고정을 카메라에 섬세하게 담아냈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다의 그해 여름>은 아이의 마음에 폭 들어갔다 나온 것만 같은 인상을 준다. 불안한 시선으로 모든 것을 응시하던 프리다가 안정감 속에서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특별한 배경음악이나 인위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장면이 없음에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프리다의 마음에 공감하며 그 상황에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이 영화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있다. 카를라 시몬 감독은 다른 사람들이 보고 비슷하게 느낄 순간을 영화화하고 싶었고, 자신의 1993년의 여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영화의 배경이 된 카탈로니아의 가로트아 마을은 감독이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며, 프리다가 가출했다 돌아오면서 “너무 깜깜해서 내일 갈 거예요”라고 말하는 장면의 경우, 감독의 경험을 그대로 살린 장면이다. 감독의 이런 자기 경험 투영은 영화의 사실감을 높였다.
또한 감독은 되도록 카메라를 한 장소에 두고 촬영하며, 배우들이 카메라의 시선을 모르게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이런 점은 이 영화의 자연스러움을 배가 되게 했다. 특히나 프리다와 아나의 역할놀이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장면 중 하나다. 여기서 프리다는 엄마를, 아나는 딸을 연기한다. 프리다가 연기하는 인물은 프리다의 엄마로 보인다. 엄마는 몸이 아프다며 딸과 놀아주지 않고 의자에 누워있는다. 이 장면은 프리다의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을지 짐작하게 만들며, 둘의 역할놀이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장면을 포함한 영화의 모든 장면이 자연스럽다.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음에도, 아이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가며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그것을 보고 듣는 관객에게 몰입감을 준다. 프리다의 감정을 그대로 따라가다 마지막 장면을 보며 그와 함께 느낀 감정은 아마도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이런 영화를 볼 때, 좋은 영화는 구태여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곤 한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영시코기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소설 원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스포일러 포함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2022.11.30 개봉)
감독: 미키 타카히로
출연: 미치에다 슌스케, 후쿠모토 리코 등
이치조 미사키 작가의 소설이 원작인'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보고 왔어요. 솔직히 제목 무슨 투바투 노래도 아니고... 길고 못 외우겠고 일본틱하고 그렇잖아요? 영화를 보고 나시면 왜 이런 제목인지 아실 겁니다 진짜 이렇게 딱인 제목이 없어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가장 행복한 오늘을 줄게' '잊고 싶지 않아' 토루와 마오리의 명대사인데요. 어느 대사가 들어가도 딱 들어맞는 제목이죠? 저 대사 두 개가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랍니다.
저는 소설로 먼저 봤다고 했잖아요? 솔직히 소설로 봤을 땐 이렇게까지 깊은 감명은 없었어요. 그냥 뻔하디 뻔한 일본 소설이다 싶었거든요. 선행성 기억상실증이 있는 여주에게 행복한 하루하루를 심어 주는 남자 주인공, 알고보니 그에게는 심장병이......?! 말도 안 되는 3류 드라마 줄거리 아닌가요. 여주의 기억 상실마저도 너무 판타지스러운데 남주까지 심장병 걸려서 죽어 버린다니......
게다가 인기 있는 소설 작가가 남주의 친누나이며,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는 하루하루 버티다싶이 한다는 그런 설정은 왜 넣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네요. 누나가 쓴 소설의 내용이 전개에 등장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마지막에 이즈미를 도와주는 인물일 뿐이거든요.
실제로 그때 별점 세 개 반을 주면서 '일본 소설은 다 거기서 거기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긴 하겠네'라고 코멘트 달았었네요. 그런데 정말 영화로 나올 줄이야...... ㅋㅋㅋㅋㅋ
B급으로 만들었으면 개망했을 스토리인데 연출, 각색, 영상미가 정말 뛰어나서 다 했다 싶은 작품이에요. 포스터부터 영상까지 필름 카메라 느낌으로 찍어서 청춘물 느낌이 나게 한 것도 한몫 하는 거 같고요. 토루와 마오리가 등장할 때마다 햇빛에 솨르륵~ 비추는 남녀 둘의 비주얼이...... 지나쳐... 눈물 날 정도로 잘생기고 예뻐서 더 보고 싶은......
원래 소설에서는 이야기 전개가, 토루 시점 - 마오리 시점 - 이즈미 시점 이런 식으로 넘어가거든요. 시간 순서대로 쭉쭉 흘러가는 느낌인데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이즈미 시점으로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이즈미 시점을 유지해요. 물론 주인공은 토루와 마오리기에 그 둘의 이야기를 포함!
이즈미의 눈으로 이야기를 따라갔기에 더 처지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마무리됐던 듯해요. 현재 - 과거 - 다시 현재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게 완벽한 각색이었다는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일본 영화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유치하지 않게,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나간 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따라올 영화가 없는 거 같아요! 소설을 보셨든 안 보셨든 꼭 한 번씩 관람하셨으면 하는 영화랍니다! 너의 췌장 나는 어제의 너와 등등은 안 봤지만...... 너의 이름은이랑 견주어 보았을 때 비슷한 정도의 감동이긴 해요! 개인적으로는 너의 이름은이 조금 더 우세하지만,,,
실제로 상영한 지 한 달이 다 되었는데도 상영관이 꽉 찰 정도로 관람객이 많았고
(N차 하시는 분들 정말정말 많아 보였음)대부분이 많이 우시더라구요 물론 저도 ㅠㅠ......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재관람의사: ★★★★
-
-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담긴 상징들 #2
환몽(幻夢) CINE 리뷰 2화_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신카이 마코토와 호소다 마모루, 당신의 취향은?
- 환몽이 꼽은 시달소 속 최고의 OST!
- 우리가 시달소를 사랑하는 이유?
- 시달소에 담긴 상징물 3가지의 의미는?
- 시달소 속 최고의 명장면과 한줄평!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나서 마구 생각하고, 마구 떠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시간을달리는소녀 #시달소 #호소다마모루
-
- 윤시내가 사라졌다 리뷰 -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의 진짜 윤시내 찾기 어드벤쳐
-
*해당 리뷰영상은 홍보마케팅사를 통해 저작권 협의가 진행되어 제작된 영상입니다
영원한 디바 `윤시내`가 고별 콘서트를 앞두고 사라졌다?!
전설적인 가수의 실종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20년 간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로 활동해온 순이(오민애)는
`윤시내`와 함께할 뻔한 꿈의 무대도, 일자리도 잃어 좌절에 빠진다.
한편, 사람들의 관심이 고픈 유튜버 `짱하`(이주영)는
라이브 방송 중 우연히 찍힌 엄마 `연시내` 영상의 조회수가 떡상하자
대박 콘텐츠를 꿈꾸며 `윤시내`를 찾는 여정에 따라 나서는데…
동료 가수 `운시내`(노재원)와 함께 가시내, 윤신애, 윤사내까지 모두 만나며
사라진 `윤시내`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시작한 동상이몽 두 모녀는 과연 `진짜`를 만날 수 있을까?
-
- 영화 <탑건 : 매버릭> 그래비티 예고편
“중력을 거스르는 리얼 그래비티 액션” 모두의 한계를 시험할 엄청난 중력에 맞선 전투기와 팀탑건?
-
- 영화 <액션히어로> 메인 예고편
꿈은 액션 배우, 현실은 공무원 준비생인 대학생 주성(이석형)이
우연히 부정입학 협박편지를 발견하고,
액션영화를 찍으며 악당을 때려잡는 정의구현 학식코믹액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