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18 11:50:45
11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속편으로 돌아온 글래디에이터, 국내 박스오피스 1위

24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 Ⅱ>가 주말 관객 수 31만 명, 누적 관객 수 44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약 4,300억 원의 높은 제작비 대비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편의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제작된 <글래디에이터 Ⅱ>가 과연 기존 시리즈와 같은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미에서는 오는 22일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지난 6일에 개봉했던 <청설>이 누적 관객 수 52만 명을 돌파하며 여전히 2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배우 박신양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사흘>은 누적 관객 수 15만 명으로 3위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애초 '오컬트' 영화로 홍보가 된 것과 달리, '부성애'에 초점을 맞추어진 내용이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미에서는 크리스마스 영화가 강세입니다. 국내에서는 누적 관객 수 5만 명에 그쳤던 <레드 원>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레드 원>은 드웨인 존슨을 비롯해 크리스 에반스, 루시 리우, J.K. 시몬스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하며 제작비가 2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영화입니다. 북미 프리뷰 당시 250만 달러라는 저조한 수익을 올리며,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리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현재 누적 수익 약 3,4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1, 2위를 차지했던 <베놈: 라스트 댄스>와 Ever>은 한 계단씩 내려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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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러서 먹고 사는 일상, 한일 양국의 '리틀 포레스트'
길러서 먹고 사는 일상, 한일 양국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 vs. 일본의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계절마다 생각나는 자신만의 '몇 장면'이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 눈이 오면 뒷산에서 비료 포대를 타고 신나게 눈썰매를 탔던 일이나 봄이 되면 엄마랑 언덕에 가서 냉이와 쑥을 캤던 일, 정월 대보름에 논에서 쥐불놀이했던 일 등 소소하지만 행복한 추억들이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는데요. 여러분들은 이렇게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추억이 있으신가요?
사람들의 이런 마음을 대변하듯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느끼게 해 줍니다. '김태리의 삼시세끼'라고 불릴 정도로 그저 땀 흘려 일하고 매 끼니를, 그것도 밭에서 얻은 신선한 식재료들로 해 먹는 것이 전부인 이 영화가 인기인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인기에 더불어 영화의 원작인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 두편으로 나눠 개봉했던 영화가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로 묶여 재개봉하기도 했습니다.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의 주인공 이치코 역을 맡은 하시모토 아이
'리틀 포레스트'를 먼저 본 후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을 본 저로서는 두 영화가 같은 점도 많지만, 또 다른 점도 많다는 걸 느꼈는데요. 이 영화들이 어떻게 같고도 다른지 비교해봤습니다. (참고.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의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모리 준이치 감독의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
추억과 사연이 함께 하는 음식들
두 영화에선 참 많은 음식이 등장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생각나는 시원한 식혜, 가을에 수확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밤 조림, 잘 딴 감을 깎아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말린 곶감, 추운 겨울, 눈 치울 때 생각나는 수제비 등 끊임없이 나오는 음식에 침샘이 자극됩니다. 공복에 봤다간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를 듣게 되니 부디 공복엔 보지 마시길.극 중 이치코(하시모토 아이 분)가 봄 감자로 만들어 먹는 감자 샐러드 레시피
원작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은 1년 동안 도호쿠현 코모리에서 직접 밭을 일구고 요리하는 자급자족 생활을 했고,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4번의 크랭크인과 4번의 크랭크 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영화 안에 자연 그대로의 사계절을 담아 관객들에게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선사하고 싶었다 전했는데요. 그와 더불어 먹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요리하는 즐거움,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그 두 가지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해 줍니다.
두 영화의 차이점
'리틀 포레스트'에서 극을 이끌어 가는 이는 혜원(김태리 분)입니다.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에서는 이치코(하시모토 아이 분)로 등장하죠. 한국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혜원의 친구들 재하(류준열 분)와 은숙(진기주 분) 역시 일본판에서 각각 유타(미우라 타카히로 분), 키코(마츠오카 마유 분)로 등장합니다.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김태리 분, 가운데)과 그녀의 친구들 은숙(진기주 분, 왼쪽), 재차(류준열 분, 오른쪽)
혜원과 이치코 모두 도시생활에 지쳐 자신의 고향으로 내려와 자급자족 생활을 하는 것이 이 두 영화의 큰 흐름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를 풀어가는 관점은 조금 다릅니다.
먼저 일본판의 경우 농사를 짓고 요리를 해 먹는 장면 위주로 극이 흐릅니다. 일본 특유의 섬세함이랄까요? 농사짓는 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몇 번 보다 보면 농사짓는 법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농사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농사처럼 정직한 직업은 없다고 하죠.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도 아마 이 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 밖에 요리를 위해 생선을 잡아 내장을 발라내는 장면이나 닭을 해체(?)하는 장면들은 다소 자극적이어서 저렇게까지 자세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의 주인공 이치코가 집 앞의 눈을 치운 뒤 먹는 일본식 수제비 핫토
반면 한국판에서는 인물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집니다. 혜원은 서울 생활에서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온 고향에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재하와 은숙이 있죠. 그리고 엄마도요.
이런 관계들을 중심으로 음식이 등장합니다. 남자친구에게 싸다 주던 도시락, 화가 날 때 재하·은숙과 함께 먹은 알싸하게 매운 떡볶이, 어릴 적 친구들에게 따돌림받을 때 엄마가 해주던 달콤한 크렘 브륄레까지.
한집에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식구(食口)라고 하죠. 한집에 함께 살진 않지만 끼니를 함께 함으로써 같이 먹는 밥의 행복을 전합니다. 소박한 한 끼와 그 한 끼가 선사하는 따듯한 위로. 식사 시간이 30분이 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휴식을 선사하죠.
각자 다른 아주 심기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에서 이치코가 만든 가을 호두 밥 도시락
결말도 다릅니다. 아주 심기를 위해 고향을 떠났던 혜원은 1년 동안 깊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 준비를 합니다. 자신이 처음 내려왔던 것처럼 다시 홀로 돌아옵니다. 다시 돌아온 집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죠.
일본판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치코는 고향을 떠났다 5년 후 다시 돌아옵니다. 혜원보다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녀의 옆에는 남편이 있습니다. 친구 유타와 키코는 결혼해 단란한 가정이 되었구요.
'아주 심기'는 농사에서 더는 옮겨 심지 않고 완전하게 심는다는 의미입니다. 혜원도 이치코도 아직 젊은 나이이니 또다시 흔들릴 수 있겠지만, 도종환의 시처럼 다시 흔들리면 어떻습니까. 좀 더 단단해지겠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도종환-'흔들리며 피는 꽃' 중에서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수리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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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가 가진 '진짜' 마법의 비밀
우리는 종종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할 때, <구체적으로 바뀌는 것의 실체>는 무엇인가.
'무엇이 바뀌어야'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인가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편, <해리포터 : 죽음의 성물>에서, 해리포터는 볼드모트를 무찌르고 드디어 '새로운 세계'를 여는데 성공한다.
해리는 어떻게 볼드모트를 무찌를 수 있었을까. 해리가 가진 그 어마어마한 힘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이었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해리포터의 '진짜 마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부활의 돌'을 어떻게 깨웠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부활의 돌'이 담긴 '스니치'
부활의 돌은 세 가지 죽음의 성물 가운데 하나이다.
1) 천하무적 지팡이, 2) 투명망토, 그리고 3) 부활의 돌,
이 세가지 성물을 가진 자가 가장 막강한 마법의 힘을 갖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지팡이나 투명망토는 일단 얻기만 하면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지팡이는 휘두르면 되고, 망토는 뒤집어 쓰면 된다.
그런데 부활의 돌은 다르다.
부활의 돌이 '작동'이 되려면, '나는 끝에서 열린다(I open at the close)'라는 말을 이해해야만 한다.
나름 작동설명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작동설명서를 이해하지 못해 해리포터는 오랫동안 부활의 돌을 작동시키지 못하고 스니치 안에 보관만 하고 있었다.
해리포터 힘이 완성되는 핵심 키는 바로 이 부활의 돌을 깨우는 것이다.
세 가지 성물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 가장 강력한 마법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팡이, 투명망토의 사용은 쉽지만, 부활의 돌의 사용은 가장 까다롭게 되어 있다.
그래서 부활의 돌을 깨우는 것이 해리포터 마법의 완성에 가장 핵심 열쇠가 되는 것이다!!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 해리포터는 드디어 부활의 돌을 작동시킨다!
해리가 '나는 끝에서 열린다'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기 직전, 무슨 일이 있었나.
해리포터는 어느 지점에서 이 까다로운 부활의 돌 작동 설명서를 이해하게 되었나.
죽기 직전 해리포터에게 자신의 '눈물'을 담아가게 하는 '스네이프'
해리포터는 스네이프와 오랜 원수지간이었다. 해리포터는 스네이프를 진심으로 증오하고 있었다.
볼드모트에 의해 스네이프가 죽게 되는 장면을 지켜보던 해리포터는, 스네이프의 소원대로 죽어가는 스네이프의 눈에서 눈물을 담아간다.
스네이프의 '눈물'을 '펜시브'에 넣어 스네이프의 '기억'을 보게 되는 해리포터
해리포터는 원수같은 스네이프지만, 죽어가는 스네이프의 마지막 부탁을 모른척 하지 않는다.
해리포터는 스네이프의 눈물을 펜시브에 넣어, <스네이프 관점의 이야기>를 오롯이 체험하게 된다.
(*펜시브 : 특정 사람의 기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 도구, 그 사람의 머릿속에서 직접 추출한 기억이나 눈물 등을 넣으면, 그 사람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된다)
해리포터의 엄마 릴리를 진심으로 사랑한 스네이프
해리포터는 '스네이프의 이야기'를 체험하게 되면서,
스네이프가 자신의 엄마 릴리를 얼마나 진심으로 사랑했는지,
자신이 절대 선이라고 믿고 있던 아빠 제임스가 스네이프와의 관계에서는 악당이었다는 것,
스네이프가 자신의 엄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가장 어려운 임무를 맡고 있었다는 것,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해리포터를 항상 지켜주고 있었다는 것 등을 알게 된다.
해리는 자신이 지금까지 진실을 왜곡해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보이는 것만을 전부라고 믿으며 그 속에 감춰진 또 다른 진실에 대해서는 외면해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지금껏 스네이프와의 관계에서 고수하고 있던 '관계에 대한 이해 체계'를 완전히 바꾸게 된다.
스네이프와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 것이다.
상대방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 체계에 '왜곡'이 일어났음을 알아차리고, 그 왜곡을 '수정'했을때, 비로소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 새로운 세계가 열릴 수 있는 길에 대한 '확신'이 서게 된다.
부활의 돌을 깨우고, 볼드모트에게 자발적으로 '죽임'을 당하러 가는 해리포터
해리포터의 죽으려는 결심, 스스로 볼드모트 앞에 나아가겠다는 결심은 ‘좌절'이나 ‘절망'이 아니었다.
그 길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죽음이 아닌 새로운 삶임을 증명하는 일인 것이다.
해리포터는 스네이프의 기억을 통해, 스네이프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볼드모트를 무찌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신이 서게 된다.
해리포터가 그토록 미워하고 증오하던 '스네이프'의 이야기를 통해,
볼드모트를 무찌르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진짜 힘을 얻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진실'을 알아볼 수 있는 힘,
더이상 진실을 왜곡하지 않을 힘,
진실을 감당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어디로부터 기인하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해리포터가 가진 진짜 힘의 비밀, 바로 '원수라 여기는 사람의 이야기를 왜곡없이 온전히 이해하고,
그 관계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넘어서 새로운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던, "진짜 사랑"이다.
해리포터와 덤블도어
언젠가 덤블도어는 해리포터에게 말했었다.
너의 가장 큰 힘은 바로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그것이 너와 볼드모트의 결정적 차이라고.
해리포터는 실망했었다. '무슨 사랑이 나의 가장 큰 힘이란 말인가'. 어떻게 사랑으로 볼드모트를 무찌른단 말인가.
해리포터는 아직 몰랐었다. '진짜 사랑'이 얼마나 하기 어려운 것인지!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근본 힘이 된다는 것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 호감가는 사람, 나와 문제가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나는 얼마든지 그 사람의 사정, 그 사람 관점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제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다. 내가 비호감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 이야기는 듣기 싫다. 관심도 가지 않는다. 궁금하지 않다. 입을 떼기도 전에 비하하고 싶다. 의심하고 싶다. 평가절하하고 싶다.
왜곡시키고 싶다. 어떻게든 나쁜놈으로 몰고가고 싶다.
보이는 것만 보아서는 '진짜 사랑'할 수 없다.
내 눈에 보고 싶은 것만 보아서는 '진짜 사랑'할 수 없다.
내 눈에 보이지 않던 것, 내가 보고 싶지 않던 것, 내가 외면하던 것,
그것을 볼 수 있는 용기가 있을 때, '진짜 사랑'도 가능해 진다.
부정적인 측면을 넘어서 새로운 경지를 볼 수 있을 때,
관계 속 '부활의 돌'을 작동시킬 수 있을 때,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 때, 새로운 세계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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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말 대중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제목을 봤을 때는 우리가 알고 있는 흥부전을 각색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흥부전이 창작된 배경을 설명한 작품이었다. 당시 탐관오리들이 창궐하는 상황 속에서 백성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나라를 조금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 작품은 탄생했다. 이러한 기회 의도 좋았지만 초반 흥미로운 진행에 비해 영화의 부제와 딱히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작품이 전개되어서 고개가 갸우뚱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시놉시스
아무도 몰랐던 형제, 흥부와 놀부. 양반들의 권력 다툼으로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 가던 조선 헌종 14년.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는 어릴 적 홍경래의 난으로 헤어진 형 ‘놀부’를 찾기 위해 글로써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한다.모두가 알고 있는 형제, 조혁와 조항리. 수소문 끝에 형의 소식을 알고 있다는 ‘조혁’을 만나게 된 ‘흥부’는 부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며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존경 받는 ‘조혁’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한편, 백성을 생각하는 동생 ‘조혁’과 달리 권세에 눈이 먼 형 ‘조항리’의 야욕을 목격한 ‘흥부’는 전혀 다른 이 두 형제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탄생한 ‘흥부전’은 순식간에 조선 전역에 퍼져나가고, 이를 지켜보던 ‘조항리’는 그를 이용해 조선을 삼킬 음모를 계획한다.
대중 문화의 힘을 엿보다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자를 초반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대중 문화의 힘이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는 남녀의 치정 소설을 쓰며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흥부와 이를 바탕으로 마당극이 형성되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민중들의 힘을 깨달은 양반들은 연흥부를 이용해 <정감록 외전>을 만들어내라고 지시한다. 자신들의 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 민심의 힘을 이용한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양반들의 모습에 환멸을 느낀 흥부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형제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름을 딴 흥부전으로 탄생시키면서 양반들을 풍자한다.
흥부전을 접한 양반들은 격노하고, 어떻게든 자신들에게서 돌아선 민심을 무마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양반들이 백성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사실상 민심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 민심의 힘을 대중 문화를 통해 잘 구현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캐릭터들은 왜 갑자기 죽을까?초반 조선시대의 대중 문화를 보여주면서 흥미를 이끌었지만 급격히 그 집중도가 떨어지게 된 계기는 캐릭터들이 너무 갑자기 죽어 나갔기 때문이다. 갑자기 선출이가 납치되고, 조혁이 붙잡혀 오고, 그리고 1분이 채 되지 않아서 조항리에 의해 단칼에 죽는다.
어떠한 설명 없이 훅훅 죽어나가서 당황스러웠다. 그저 기존 영화의 난폭한 양반 컨셉을 잡고 갑자기 이성을 잃은 조항리가 자신의 동생과 선출이를 왕의 명령도 없이 본인 손으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죽여버린다. 물론 해당 장면에서 왕이 존재하지만 그 왕 위에 있는 조항리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절대 권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자신이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최대한 절제한 상태로 왕이 있는 상태에서 왕을 제압하고 군졸들에게 죽이라고 명령을 하는 것이 훨씬 더 그 느낌을 잘 자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영화에서 표현된 방식은 그저 본인 화에 못이겨서 갑자기 사람들을 죽인 생뚱맞은 장면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영화의 부제와 후반부 내용이 연결되는 것일까?이 작품의 부제는 영어가 훨씬 더 와닿다는 느낌이다. 한국어 부제는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고, 영어로는 The revolutionist 혁명가 이다.
부제가 글로 세상을 바꾼자 였다면 결말이 그렇게 나면 안되는 것일 아닐까? 결말에서의 모습은 글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초반 영화의 내용 부제대로 글의 힘을 잘 보여준 전개였다. 하지만 후반부의 흐름은 글의 힘이라기 보다는 그냥 일반적인 대중 봉기에 불과했다.
물론 흥부전 2탄을 준비하면서 그것을 이용해 조항리를 제압하는 내용이었지만 이는 글의 힘만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폭력도 함께 진행되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글이 부각되지 않아서 차자리 영어 부제처럼 혁명가가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자>는 후반 전개와 개연성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다소 많은 편이었지만 흥부전의 이야기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조선시대 말기의 대중 문화가 어떠한 힘을 가졌는지 엿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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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 설계해서 대참사가 났네
'설계자'에서 빛나는 건 강동원의 '비주얼'이다. 이 말은 즉슨, 영화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설계부터 잘못해서 결국 대참사가 난 꼴이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요즘 개봉한 영화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99분)인데 배우 라인업은 꽤나 화려하다. 강동원을 비롯해 이미숙, 이무생, 이현욱, 김신록, 탕준상, 이동휘 등 연기로는 날고 긴다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탄탄한 배우진이지만, 이 영화의 서사와 소재가 문제다. 팀플레이를 예상하긴 했지만, '선수 입장' 급의 구성으로 '영화 제작 시 하지 말아야 할 요소'를 저지르고 말았다. 소재도 마찬가지다. 부패한 공직자, 영혼을 판 기자, 비자금 논란 등 다른 작품에서 숱하게 다뤘던 소재이기에 기시감이 강하다. 그래도 살인 청부업자로 등장하는 강동원은 그나마 신선하긴 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스릴러 장르의 생명인 긴장감이 점점 느슨해지고 지루함이 짙어진다. 의뢰받은 건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되는 데다, 받아들여야 하는 정보값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 그래서인지 대사도 투머치하고, 어느 시점부턴 극 중 유튜버들이 전기수처럼 전달한다. 심지어 이들은 비중 있는 것처럼 등장했지만, 막상 기능적 역할에 불과했다.
고증(?) 면에서도 허점이 많다. 초반에 제법 그럴싸하게 설계했던 살인과 달리 뒤에 벌어지는 일들은 우연이 일어나야만 성립되는 허술함이 드러난다. 그래서 반전을 주어도 크게 터지지 못하고, 결말 또한 허망하다. 이걸 보려고 99분이라는 시간을 할애했나 싶을 정도로 현타를 느낀다.
서사가 부실하니 캐릭터들도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쏟아지는 정보값에 비해 인물 간 관계성 또한 매력적으로 비치지 않는 속 빈 '깡통' 케미를 그릴뿐이다. 여러 질문과 의문점을 남기려 애쓰지만, 관객들에게 크게 와닿진 못한다.
'설계자'를 이끌어 갈 주연 배우 강동원의 장악력 또한 아쉽다. 영화 장르나 설정상 주인공에게 몰입해 그가 보고 믿는 것들을 따라가게 만들어야 했으나, 영화 속 영일의 생각과 반응을 따라가기엔 쉽지 않다. 맞지 않은 옷을 입어서인지 좀처럼 몰입할 수 없다. 그나마 이무생, 김신록만 눈에 띄었을 뿐, 다른 배우들도 존재감을 피력하진 못했다.
결국 '설계자'는 설계를 잘못한 바람에 부실한 공사로 인해 와르르 무너지는 대참사를 일으켰다. 게다가 음모론만 잔뜩 늘어놓고는 극을 마무리해 갑론을박만 일으켰다. 여기서 '갑론을박'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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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에 몰아보기 좋은 로맨스 시리즈 영화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정신없이 지내오다 보니 어느덧 2월 중순에 접어들었네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해 기념하는 밸런타인 데이도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로맨스 영화들을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주말 동안 몰아보시라고 특별히 시리즈 영화들로 준비해 왔으니까요,
주말 계획 아직 세우지 않으신 분들 모두 집중!
혼자 봐도, 애인과 봐도, 친구들과 깔깔깔 웃으며 봐도 너~무 재미있는 로맨스 시리즈 영화 추천 시작합니다!
'브리짓 존스' 시리즈
1.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
2.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2004)
3.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2016)
ⓒ 네이버 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는 헬렌 필딩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지극히 평범하고 때때로 엉뚱한 사고도 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을 내세워 많은 여성 관객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은 작품입니다. 영국 고전 소설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모티브로 해 극 중 남자주인공 역을 맡은 콜린 퍼스 이름이 <오만과 편견>의 남자 주인공 이름과 같은 '마크 피츠윌리엄 다아시'입니다. 게다가 콜린 퍼스는 실제로 영국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다아시 역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기도 했죠.
ⓒ 네이버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1편의 주된 줄거리는 여느 때처럼 홀로 새해를 맞은 서른두 살 ‘브리짓’이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두 남자 '내 여자에게만 다정한 스윗남 마크(콜린 퍼스)'와 '사랑에 직진하는 바람둥이 다니엘(휴그랜트)'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는 내용입니다. 여자 주인공 르네 젤위거의 통통 튀는 매력도 귀엽지만 콜린 퍼스와 휴 그랜트의 코믹하면서도 설레는 연기가 로코 팬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기 충분하답니다. 눈 내리는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엔딩 키스신도 명장면이죠!
ⓒ 네이버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2편에도 1편의 주역들이 모두 출연해 마크와의 순탄치 않은 연애를 시작한 브리짓, 그리고 그런 브리짓 앞에 나타나 이젠 믿음직한 남자가 되겠다며 그녀의 마음을 또 한번 뒤흔드는 다니엘의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2편이 개봉하고 나서 한참 뒤인 2016년에 공개된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는 늦은 나이에 임신했으나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몰라 고군분투하는 브리짓 존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작들에서 마크 역을 맡았던 콜린 퍼스가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해 반가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패트릭 뎀시가 새로운 남자 잭 퀀트로 등장해 신선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4편도 현재 제작 중이라는 소식이 있으니, <브리짓 존스>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행복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겠네요!
'비포' 시리즈
1. 비포 선라이즈(1996)
2. 비포 선셋(2004)
3. 비포 미드나잇(2013)
ⓒ 네이버 영화, <비포 선라이즈><비포 선라이즈>는 비포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기차에서 만난 두 젊은 남녀 셀린과 제시가 오스트리아와 비엔나를 무대로 하루 동안 일어나는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느 대학생인 셀린(줄리 델피)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는 할머니를 만나고, 가을 학기 개강에 맞춰 파리로 돌아가는 길에 옆자리의 독일인 부부가 시끄럽게 말다툼하는 소리를 피해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그곳에 서서 제시(에단 호크)라는 미국인 청년과 우연히 얘기를 나누게 됩니다. 둘은 서로가 통하는 면이 있음을 알고 좀 더 서로와 대화하며 알고자 기차에서 함께 내려 도시를 배회합니다.
ⓒ 네이버 영화, <비포 선셋>여름 즈음 두 남녀가 기차에서 만나 비엔나 곳곳을 여행하며 낮부터 밤, 일출시간까지 벌어지는 일들을 실시간처럼 다뤄 해외여행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나고 싶다는 청춘 남녀들의 로망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인생철학부터 사랑, 성적 욕구, 죽음, 교육, 인간관계에 대한 서로 간의 대화가 인상적이며, 영화 시작부터 엔딩까지 두 사람의 대화가 계속 이어지는데, 이러한 구성은 두 후속작에도 이어집니다.
두 번째 작품인 <비포 선셋>은 <비포 선라이즈>로부터 9년 후, 제시와 셀린의 재회를 그린 영화입니다. 셀린과의 만남을 바탕으로 자전적 소설을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제시와 파리에 살며 환경운동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셀린의 만남을 보여주며, 제시가 타야 하는 비행기가 떠나기 전인 몇 시간 동안 두 사람이 파리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네이버 영화, <비포 미드나잇>비포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비포 미드나잇>은 <비포 선셋> 이후 함께 살고 있는 셀린과 제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성공적인 작가로 발돋움한 제시가 작가들의 커뮤니티에 초청받아 그리스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게 되는 내용으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의 끊이지 않는 대화가 영화의 전반을 이루고 있습니다. 더 이상 풋풋한 커플은 아니게 되어버린 두 사람 사이의 갈등과 그럼에도 여전한 사랑의 존재를 담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세 편의 영화 중 가장인상 깊게본 작품이랍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1. 트와일라잇(2008)
2. 뉴문(2009)
3. 이클립스(2010)
4. 브레이킹 던 Part 1(2011)
5. 브레이킹 던 Part 2(2012)
ⓒ 네이버 영화, <트와일라잇>트와일라잇 시리즈는 한때 할리우드에 유행했던 영 어덜트 소설 원작 영화들의 붐을 일으킨 작품이자 최고 흥행작입니다. 미국 소설가 스테퍼니 마이어(Stephenie Meyer)가 출판한 동명의 연작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각 시리즈의 제목은 주인공 벨라와 달을 의미하는 에드워드와 태양을 의미하는 제이콥, 세 사람의 상황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먼저 1편은 트와일라잇(Twilight)으로, 어둠이 시작되는 황혼 무렵을 뜻합니다. 에드워드(달)를 만나기 시작하는 벨라의 상황을 상징하며, 영화 속에서는 두 사람의 첫 만남과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 네이버 영화, <뉴 문>2편인 <뉴 문>에서는 달빛이 사라지는 때, 즉 초승달을 뜻하며 에드워드(달)와 헤어지고 그리워하는 벨라의 상황을 상징합니다. 뱀파이어인 에드워드가 인간인 벨라가 자신 때문에 위험해지는 것을 우려해 그녀를 떠나고, 에드워드를 그리워하는 벨라가 무모한 행동을 벌이며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어지는 3편과 4편에서는 벨라가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뱀파이어가 되며, 에드워드와 가정을 꾸려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 네이버 영화, <이클립스><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전세계적으로 히트하며 OST가 유행하기도 하고, 주인공 벨라와 에드워드를 연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은 이 작품을 통해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이 실제로 연인 관계인 것이 알려지며 더욱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었죠. 현재는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넘나들며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들입니다.
'키싱 부스' 시리즈
1. 키싱 부스(2018)
2. 키싱 부스 2(2020)
3. 키싱 부스 3(2021)
ⓒ 네이버 영화, <키싱 부스><키싱부스> 시리즈는 작가 베스 리클스의 동명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트릴로지입니다. 첫 번째 작품의 시놉시스는 이러합니다. "첫 키스를 해버린 엘, 그것도 학교의 인기 넘버원하고! 하지만 그는 넘봐선 안 될 사람. 그와 사랑에 빠지면 평생의 단짝을 잃게 된다. 새가슴 엘의 선택은?" 주인공 '엘'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단짝으로 함께 성장한 '리'가 있는데요, '엘'은 '리'의 형인 '노아'를 짝사랑하고, 그와 키스까지 하지만 절친과 절친의 형제는 절대 넘보면 안 된다는 두 사람 사이의 규칙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됩니다.
ⓒ 네이버 영화, <키싱 부스>2편과 3편에서는 각각 대학에 진학해 '노아'와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된 '엘'의 이야기와, 대학 두 군데에 합격한 후 남자친구인 '노아'와 절친 '리' 중 누가 있는 곳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기에 접근성이 좋고 러닝타임이 짧은 만큼 가볍게 즐기기 좋은 영화들입니다. 통통 튀는 하이틴 로맨스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
1.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2018)
2. P.S. 여전히 널 사랑해(2020)
3.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2021)
ⓒ 네이버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P.S. 여전히 널 사랑해><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제니 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라나 콘도어, 노아 센티네오 주연의 넷플릭스 하이틴 로맨스 영화입니다. 주인공 '라라 진'이 짝사랑했던 남자들에게 적었지만 부치지는 못했던 다섯 통의 편지가 그 주인들에게 전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편지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남자 주인공 '피터'가 전 여자친구의 관심을 돌려놓기 위해 질투를 유발하고자 '라라 진'과 계약서를 쓰고 가짜 연애를 시작하며 도리어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싹트는 내용입니다.
ⓒ 네이버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2편과 3편 역시 두 사람의 사랑과 갈등, 성장을 담고 있으며, 주인공 '라라 진'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설정 덕분에 한국의 문화가 영화 여기저기에 등장해 국내 팬들 입장에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3편에서는 '라라 진'이 한국 여행을 하는 내용이 나와 한국을 배경으로 촬영된 장면이 많습니다. <키싱 부스>와 함께 넷플릭스 하이틴 로맨스 영화의 양대산맥으로 인기를 끌었던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한번쯤 보시길 추천드려요 :)
마음을 간질이는 로맨스 영화가 필요하셨던 분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달달한 영화들과 함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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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를 볼 시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수능이 끝난 뒤 절망의 감정이 아직도 선명이 기억난다. 걱정했던 수학을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생각하며 안도했던 것도 잠시 4교시 외국어영역 마킹을 하며, 이십 번대부터 한 칸씩 미뤄 쓴 걸 알았을 때 이미 시험 종료가 임박했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손을 들어 새 답안지를 요청했지만, 다시 처음부터 마킹을 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잘 못 된 걸 알았지만, 고칠 시간이 없다는 것. 잘 못된 걸 안 채로 제출해야 하는 상황은 아쉬움보다는 자책감이 컸다. “내가 왜 그랬을까?”에서 시작해 “나는 왜 이럴까.” “나는 형편없어.”까지 자꾸 나를 몰아세웠다.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닫고, 멍하게 앉아 있었다. 이상하게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냥 혼이 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부모님께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까?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 답안지를 잘못 썼다는 것은 그냥 시험을 망친 아이의 변명 같이 느껴질 뿐이었으니까. 가채점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끝나버린 시험, 아니 끝나버린 인생인걸.이라는 심정이었달까.
입을 꾹 다물고, 40권이 지나서야 완결되는 만화책, 람세스나 로마인이야기 같은 호흡이 긴 소설책, 고2, 고3에 나온 비디오를 쌓아두고 보며, 현실 세상에서 멀리 떠나곤 했다.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현실은 잊혀졌고,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오래 떠돌다 현실로 돌아왔을 때, 문득 우주 먼지 같이 작은 존재인 나의 고민이 하찮게 느껴져서 ‘아무렴 어때’라는 마음이 들었고, 무한한 시간 속에서 수능이라는 찰나가 인생의 끝이 아니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게 되는 마법을 경험한 뒤, 힘든 마음이 찾아올 때, 무작정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은 아니지만, 수많은 인생의 날들 중에 컴퓨터를 열어 24시간 정도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시리즈 영화들을 보기 시작했다.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는 것도 좋고, 취향도 중요하지만 이럴 때만큼은 가능하다면 현실과 접점이 없는 영화를 고른다. 세계관이 확실한 영화들. 나를 다른 곳,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스토리에 빠져들게 할 영화들이다. 최근에 새로 나온 시리즈들 중엔 디즈니플러스에서 <문나이트>나 <완다비전> <로키>도 즐겁게 보았지만, 그래도 역시 최애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시리즈> 다.
반지의 제왕은 호흡도 길고 서사가 방대하여 오랜만에 보아도 다시 보이는 장면도 많고, 웅장한영상속에서 스토리에 빠지기가 좋고, 해리포터 시리즈는 내가 호그와트 재학생이 된 기분을 가지고 그 세계에 완전히 몰입해서 보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랄까. (영화를 보며 주인공과 함께 마법 수업 속 주문을 외워야 함)
‘영어 답안 따위 뭐 어때.’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초연해졌을 때,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놓았다. 한참을 심각하게 듣고 계시던 아빠가 말씀하셨다. “4교시 끝날 때 알아서 다행이네. 1교시에 그랬으면 얼마나 마음이 더 힘들었겠냐. 운도 실력이다 생각하고 성적 맞춰서 일단 학교는 원하던 곳이 아니라도, 가고 싶은 과를 가서 배우고 싶었던 공부를 해봐. 그러고 나서 다음을 생각하렴.”
그렇다.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고, 인생은 망하지 않았다. 별일 아니라는 말을 들으니, 별일 아닌 게 되었다. 학교의 이름보다는 하고 싶은 공부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나아가 보겠다는 다짐은, 그 후에도 좌절감이 생길 때마다 중요한 기준점이 되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더없이 기쁜 결과라면 조금 더 행복감을 누리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걱정하거나, 내일을 생각하기에 앞서 우선 나를 쉬게 했으면 좋겠다. 나를 둘러싼 작은 공간에 레펠로 이니미쿰(Repello Inimicum)* 주문을 걸어 두고 ‘충분히 애썼어. 정말 수고했어.’ 나를 돌보는 시간을 보내길. 모든 수험생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레펠로 이니미쿰(Repello Inimicum)
어느 한 장소를 적으로부터 방어하는 마법. 라틴어 Repello와 Inimicus(적)의 합성어로,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2부에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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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라는 매게체가 주는 시각적 청각적 황홀경의 최대치
*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10월 27일 개봉하는 작품 ‘아네트’의 돌비시네마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예술가들의 도시 LA,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는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에게 무대는 계속되지만, 그곳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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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 리뷰」당신이 느꼈을 점을 세세하게 담아냈습니다ㅣ스포주의ㅣ자막을 위주로 봐주세용ㅣSweet home reviewㅣ
?"스위트홈 리뷰(*스포주의)"
뭐 저는 고민시 배우가
발레하는 거 봤으니까 만족입니다^^*- "스위트홈" 시놉시스1
세상을 차단하고 방 안에 틀어박힌 10대 소년. 현수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인간이 괴물로 변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아직은 사람이니까. 이웃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 "스위트홈" 시놉시스2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는 그린 홈이라는 낡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점차 그린 홈에 관한 비밀을 깨닫는다.
왜곡된 인간 욕망을 여러 가지 형태로 투영하면서 인류를 몰아내려는 괴물이 그린 홈을 둘러싸고 있으며, 자신을 포함해 그린 홈 주민들은 그 괴물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스위트홈" 정보
공개일: 2020년 12월 18일
화수: 10부작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StudioN
장르: 호러, 크리처, 생존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연출: 이응복
극본: 홍소리, 김형민, 박소정
출연: 송강, 이진욱, 이시영, 박규영, 고민시, 고윤정
원작: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
시청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관람불가
#스위트홈_리뷰 #스위트홈리뷰 #스위트홈_고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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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선산> 공식 티저 예고편
선산을 상속받게 된 순간, 불길한 일들이 시작되었다. 《지옥》《부산행》 연상호 기획/각본 미스터리 스릴러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 1월 19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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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 메인 예고편
오랫동안 비어있던 집을 팔기 위해
아름다운 토스카나에서
뜻밖의 한 달 살기를 시작한 아버지와 아들
이탈리아에서의 낭만적인 일상이
잊고 있던 두 사람의 행복을 되찾아주고
새로운 사랑도 가져다 주는데…
우리 여기서 다시 시작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