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9-28 10:38:12
'당나귀 EO'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렵다면
영화 <당나귀 EO> 리뷰
예지 스콜리모프스키 연출, 폴란드 영화, 제75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수상작, 예지 스콜리모프스키의 영화로는 국내 최초로 극장 개봉하는 작품 등의 정보에서 일반 관객들,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너무도 많은 시대를 살고 있는’ 그들을 유혹할만한 요소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당나귀 EO의 시점으로 서커스단에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뒤 농장, 축구장, 소시지 공장 등 다양한 인간 세상을 여행하며 (다양한 인간들로 인해) 기쁨과 고통, 행복과 재앙, 선의와 멸시 등을 겪는 당나귀 EO의 긴 여정을 차분하게, 내적으로 잔혹하게 그려내는 이 작품은 우리가 어릴 적 보고 들었던 ‘우화(寓話)’를 떠올리게 한다.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에 작품은 인간과 동물, 동물과 인간의 공생, 공존의 화두를 덧붙이고 인간 세상의 이면에 대한 고발을 아름다운 미장센과 입체적인 사운드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제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하는 카피와 함께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는 당나귀 EO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보고 밝고 명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상상하는 이들 또한 많을 것이다. 이에 당신이 상상하는 그런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만난다면, (함께 본 이의 감상처럼) 불편하지만 낯설고 새로운 영화를 통해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한다. 아직 만나지 못한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 <당나귀 발타자르>가 무척 궁금하다.
editor. 민병채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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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절 인연, 슬프고도 아름다운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정의는 '모든 인연은 때가 있다'는 것이다. 한 때 불타오르던 연인 관계도 언젠가는 시들고, 영원히 친구일 것만 같았던 우정도 소원해지는 시기가 온다. 그래서 모든 인간 관계에 큰 미련을 두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이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피엔드' 속 이 청춘들의 고뇌에 공감했던 이유는 뭘까. 인간관계에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그들의 세상이었던 끈끈한 우정이 사라져가는 걸 보면서 마음 아파한 이유가 뭘까. 나도 한 때 느꼈던 감정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의 현재가 너무 아름다워 잃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마치 다 커버린 자식을 보면 '더 크지 말고 아이로 남아있어 주렴'하는 부모의 마음처럼. (자식도 없는 주제에 참 주책인 것 같기도...)
둘 중 가장 어른스러운 사람은 누구였을까
코우, 유타 두 친구는 소꿉친구였다. 어렸을 때부터 언제나 함께였던 친구. 그들의 공통 분모는 음악이었고, 어떤 이유에서든 음악적 취향을 공유한다는 데 있어 그들은 서로를 이해했다. 아니, 서로를 이해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인생에는 몇 번의 기로들이 있다. 그 때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도 바뀔 수도 있지만 내가 속한 무리가 달라질 때가 있다.
코우는 재일 한국인으로서 일본에서 교묘하게 배척당하는 소수 집단이었고, 유타는 그저 one of 일본인이었다. 겉보기에는 다르지 않아도 국가 권력 앞에서 항상 코우가 성가신 과정을 통해 사회에 자신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내어야 했기에 코우가 사회에 느꼈을 반감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유타는 '이미 너는 내 사람'이라는 사고에 갇혀 코우가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 같다. 고등학생인 유타 뿐 아니라 이런 오류는 어느 나이대의 사람이든 범할 수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오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타도 보이는 것처럼 마냥 철 없기만 하진 않는다. 유타를 보며 느꼈던 점이 있다는 '굉장히 외로운 사람이구나'하는 점이었다. 가정에서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 외로움을 친구들로부터 풀어내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가며 지금처럼 자주는 보지 못할 친구들에게서 조금은 독립했어야 할 자신을 코우의 행동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코우 또한 유타의 겉만 보고 유타는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유타가 가장 생각이 깊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겉모습은 가장 아이같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친구들을 위해 희생타를 날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이도 유타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상을 바꿔야만 한다고 격하게 주장했던 코우가 자신의 장학금 문제와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마지막에 주저하는 모습에서 유타의 행동과 대비되기도 했다. 유타는 일본 사회에서 소수로 핍박받지 않는 자신이 희생해야만 흔들리는 우정을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유타를 보며 가장 밝은 척하는 사람이 속에 가장 깊은 어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도 표현이 센 반항적인 사람일수록 속 안에 감추고 있는 상처가 많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스친다.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한 때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내가 알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멀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들이 서로를 이해할 때의 웃음을 기억하고 있는 제 3자의 사람으로서, 이들의 관계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을 조금 안타까워했던 것 같다.
코우는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의 전부였던 음악보다는 점점 더 사회에 반항하는 Rebel의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싶고, 유타도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냐는 코우의 말을 긍정적으로 승화해 점점 음악에 삶을 바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장면에서 육교에서 헤어지는 그들을 보며, 서로의 길을 응원하며 언젠가는 또 음악으로 같은 길에서 만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들의 시절은 끝났을 것 같지만 그저 관계성의 밀도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항상 만나야만 우정의 증명이었던 것 같은 시절에서 자주 만나지 않아도 가늘고 길게 우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 그렇게 둘은 서로 부딪히고 애정하며 다음 단계의 관계로 넘어간 것 같다. 그렇게 성장한 것이다. 분명히 이들의 우정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다시 '시절인연'이라는 말로 돌아와서, 모든 인연은 때가 있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시절인연'은 한 시절을 공유한 관계성도 언젠가는 끝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안 될 것 같다. 상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움직이며 나도 그를 보며 변하고 그도 나를 보며 변할 수 있는 건강한 관계라면, 아주 친밀했던 한 시절이 끝나게 되더라도 다음 국면에서도 다른 밀도의 관계성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끝난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우정이 다시 태어난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그들의 청춘이 아름다워 보인다면 내가 늙어버린 걸까
영화 속 배경은 미래적이지만 정치나 사회제도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보며 근미래도 뭐 별다를 것 없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학생들을 규제하기 위해 '판옵티콘' 개념까지 나오는 걸 보니 안전과 질서라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독재는 어디까지 규범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걸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런 세상을 왕따라도 시키듯이 보이지만 자신들만의 낭만을 구축해가는 학생들이 그저 예뻐보였던 것은 내가 나이가 들어버렸기 때문인가 하는 반성 아닌 반성도 하게 된다. 영화에 '젊은 사람들이 세상을 포기했다'라는 뜻의 대사가 나오는데, 너무 부패해버린 세상에서는 세대가 극단적으로 나뉘는 것 같다. '망한 세력을 다시 일으키자는 세력'과 '우린 망했으니 이제 즐기자'라는 세력. 세상이 온전하지 못해 코우와 유타의 우정이 빗나간 것은 아닐까 괜히 사회 탓도 해본다. 두 사람의 사회에 대한 시각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처음에 두 사람을 포함한 학생들이 너무 예뻐보였던 건 사회고 뭐고 다 제쳐두고 음악만 있으면 통일이 되는 그들의 순수함이 예뻤던 것 같다. 따지지 않고 그저 좋아하는 일에 돌진할 수 있는 무모함, 그것이 젊다는 뜻 아닐까. 물론 나이가 들어서 무모해지는 것도 굉장히 응원한다. 왜냐하면 나이가 차서 무모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고 내린 결정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날의 무모함은 세상이 태클걸지 않는, 무모해도 까방권이 생기는 시기다보니 약간의 부러움과 함께 맘껏 무모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각자의 길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는 길목에 선, 코우와 유타,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삶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잘 가다가 다시 모였을 때는 더 성숙해지며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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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처럼 펼쳐지는 자백, 끊임없이 수렁에 빠진 진실.
리메이크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에 원작을 먼저 만나보고 영화 '자백'을 관람하기로 했다. 리메이크 특성상 기존 원작을 따라가려는 모습을 보이는 영화가 굉장히 많아서 기대감을 한껏 낮추고 갔다. 막상 영화를 보니 흐름의 묵직함이 몰입감을 더하고 연극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책을 보는 것처럼 페이지가 굉장히 빠르게 넘어간다. 낯선 지역의 모습이 아닌 현실에 있을 법한 모습이 영화에 담기고 원작을 해치지 않으며 자신이 그리고 싶은 이야기를 잘 풀어낸 영화 '자백'을 소개한다.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호텔로 향한 유민호는 그곳에서 습격을 당한다. 깨어나 보니 함께 있던 김세희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범인은 사라진 상태였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그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를 만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을 말하는 듯 하지만 빈틈은 또다시 떠오르는 진실로 인해 끊임없이 벌어지며 두 개의 사건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드러난다. 그와 연결된 그날의 진실은 함정일까 누명일까. '고통 없는 구원은 없다'라는 말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작용처럼 느껴진다.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일련의 고통인걸까 라는 물음을 뒤로한 채, 익숙한 장면에 반전을 주고 그 반전에 싸늘함까지 더해져 이야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영화의 분위기가 연기처럼 흩어지다가 어떤 형태로 머무른다. 그가 감추고 있는 진실이 알듯 말듯 좁혀지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자백이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는 것일지 거짓을 숨기기 위한 거짓일지는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메이크 영화를 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원작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원작 '인비저블 게스트'는 이야기의 흐름과 선에 주목했다면 영화 '자백'은 감정에 주목한다. 따라서 원작을 감상하고 보아도 다른 느낌을 주기에 상당한 몰입감을 쥐어준다.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진지한 고민과 생각이 곳곳에 담겨 디테일을 살리고 원작과는 다른 부분들을 살려 몰입감을 더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통해 살아 숨 쉬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감정이 너무 솟구친 탓에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중반부부터 흐트러지는 이야기에 몰입감이 깨진다. 연극 같은 영화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 빈틈을 채우면서도 뭔가 해결되지 않은 느낌이 유독 찝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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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 알고리즘] ‘여행과 사랑’, 낯선 곳에서의 당신
[무비 알고리즘 Movie Algorithm]:
‘온더플로어’만의 컨텐츠, [무비 알고리즘]에서는 다양한 영화들을 하나로 묶어본다. 너무나 달라보이는 영화들. 하지만 영화 하나하나를 조금씩 살펴보면, 우리는 그것들에게서 어떠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이번 무비 알고리즘의 연결고리는 ‘여행’과 ‘사랑’이다. 지금부터 여행과 사랑이라는 연결고리로 묶인 네 편의 영화들을 살펴보자.여행 가기 전날 밤 잠에 들기전의 설렘, 여행지에 도착해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면서 느끼는 행복,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면서 떠나온 땅들을 바라볼 때의 아쉬움. 이처럼 여행이 만드는 설렘과 행복, 그리고 아쉬움은 사랑이 가진 그것들과 너무나 닮아있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 되어버린 우리들. 우리가 여행 속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이 있겠지만, 이것들 중에 가장 특별한 감정은 단연 사랑일 것이다. 낯선 이가 느낄 차가운 공기, 그 속에서 더욱 뜨거웠던 그 둘만의 시간을 소개한다.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
- 영화: 비포 선라이즈 (1995)
-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 출연진: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안드레아 에커트 外
‘단 하루를 위해’
달리는 기차 안, 싸우는 독일인 커플을 보며 똑같은 감정을 느낀 ‘제시 (에단 호크 分)’와 ‘셀린 (줄리 델피 分)’. 각각 미국과 프랑스에서 온 그들은 같은 기차를 타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는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었다. 우연한 기회로 대화를 나누게 된 그들은 짧은 순간이지만 서로에게 흥미를 갖게 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도착한 기차, 원래라면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는 셀린은 함께 내리자는 제시의 제안에 그들은 함께 비엔나를 여행하게 된다. 비엔나에서 보내는 단 하루, 그들은 비엔나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잊지 못할 감정을 갖게 된다.
‘떠나가기에 더 간절한’
여행과 사랑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트릴로지>였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은 모두 일관되게 제시와 셀린이 여행지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다룬다. 기차 안 스치듯한 만남에서 시작해 평생의 연인이 되어가는 그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18년의 세월동안 그들 곁에서 살아갔다는 생각마저 든다. <비포 선라이즈>가 <비포 트릴로지> 중의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해당 작품을 최고의 작품으로 뽑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감히 생각하기에는 두 사람의 첫 시작이 여행이 가지는 풋풋함과 설렘, 그 로망을 가장 잘 드러내서는 아닐까 싶다.
작품 속에서 제시와 셀린은 하루동안 비엔나의 다양한 장소들을 돌아다닌다. 허나 비엔나의 아름다운 풍경들은 어느 순간이 되면, 우리의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는데 그 이유는 제시와 셀린의 대화에 빠져들게 되어서이다. 가벼운 농담에서 시작하여 죽음과 인간, 그리고 사랑까지. 능글맞고 현실적인 제시와 섬세하고 이상적인 셀린의 표현과 말은 극과극이라고 할 정도로 너무나 달랐다. 그러나 그들 모두 꾸밈 없이 솔직했다. 영화를 보면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하루만에 저렇게 사랑을 느끼고 가까워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카페에 앉아 친구에게 전화하는 형식을 빌려 서로에게 뜨거운 사랑을 말하는 이들을 보며 그 마음은 금방 바뀌게 되었다.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시간을 보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껴진다.
영화의 마지막, 각자의 기차에 탄 제시와 셀린은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는다. 행복한 미소와 감은 눈. 아마 그 의미는 평생 다시 겪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그 하루를 꿈속에서나마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서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냉정과 열정 사이 Calmi Cuori Appassionati>
-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2001)
- 감독: 나카에 이사무
- 출연진: 타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유스케 산타마리아 外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밀라노에 살고 있는 두 이방인 '준세이 (다케노우치 유타카 分)'와 '아오이 (진혜림 分)'. 그들은 일본에서 만나 서로를 너무도 사랑했지만, 그 기억을 묻어둔 채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오해와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멀어진 이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재회한 그들은 다시 서로에게 끌리게 되지만, 이미 각자의 삶에는 다른 사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준세이는 그림 복원을 배우며 ‘메미 (시노하라 료코 分)’와 동거 중이고, 아오이는 마빈 (왕민덕 分)’과 안정적인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준세이와 아오이는 서로를 향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과연 그들은 결국 10년 전 연인이었던 시절 아오이의 30번째 생일에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고 다시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
‘냉정을 이기는 것’
<냉정과 열정 사이>는 수많은 한국 관광객을 이탈리아 피렌체으 ‘두오모 성당’으로 이끈 대표적인 일본의 로맨스 영화이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섬세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특히, 원작 소설은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라는 남녀 작가 두 명이 신문에서 2년간 각각 ‘아오이’와 ‘준세이’의 입장이 되어 교대로 연재한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만큼 다소 단조로워 보이는 형식임에도,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을뿐더러 깔끔하게 이야기가 구성되었다. 결국 관객들은 10년의 세월동안 일어난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과 애틋한 감정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두 인물의 비극적인 상황과는 반대되게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의 풍경은 아름답게 묘사된다. 두오모 성당, 아르노 강변, 밀라노의 거리 등 낯선 이의 얼굴과 함께하는 이국적인 풍경은 준세이와 아오이의 사랑 이야기를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엔야 (Enya)’의 특별한 음악과 ‘요시마타 료 (Yoshimata Ryo)’의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은 영화의 깊이와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특히, <'The Whole Nine Yards'>와 같은 두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명곡들은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도 <냉정과 열정 사이>의 준세이와 아오이라는 캐릭터 모두 감정선이 요동치지 않아 표현하기가 어려움에도 이들을 연기한 두 배우의 연기는 훌륭했다. 다케노우치 유타카는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내면에 열정을 간직한 준세이를 잘 소화했고, 진혜림은 잔잔해보이지만 강인한 아오이의 매력을 충실히 표현했다.
빛 바랜 추억을 복원하는 준세이, 영롱한 사랑을 세공하는 아오이. 10년의 시간, 점점 더 멀어지는 그 간극을 뛰어넘은 그 사랑의 힘의 원천은 서로의 존재가 갖는 믿음과 이끌림인듯 하다.
<김종욱 찾기 Finding Mr. Destiny>
- 영화: 김종욱 찾기 (2010)
- 감독: 장유정
- 출연진: 임수정, 공유, 이청아 外
‘세상 모든 종욱들’
뮤지컬 무대 감독 ‘지우 (임수정 分)’는 인도 여행에서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하고, 결국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운영하는 ‘기준 (공유 分)’에게 의뢰를 하게 된다. 기준은 꼼꼼함과 집요함으로 '김종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하지만, 이는 쉽지가 않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김종욱'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이상형과 딱 맞는 그때의 그 남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찾으면 찾을수록 오히려 자신의 옆에서 티격태격하며 늘 함께 있는 기준에게 마음이 끌린다. 한편, 기준은 융통성 없고 답답한 지우를 구박하면서도, 그녀의 첫사랑 찾기를 진심으로 돕는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기준은 '김종욱'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게 되고, 지우에게 이 단서를 가져간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될까.
‘내 곁에 누군가’
영화는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적인 흐름을 따라간다. 앞서 본 <냉정과 열정 사이>가 시종일관 잔잔함을 바탕으로 여운을 준다면, 해당 작품은 발랄함과 유쾌함을 통해 즐거움을 선물한다. 해당 영화 역시 원작을 갖고 있는데 동명의 뮤지컬이 그 원작이다. 이를 통해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오는 음악으로 뮤지컬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영화적 연출도 놓치지 않았다. 첫사랑 찾기라는 소재에 더해 ‘공유’와 ‘임수정’이라는 로코 (로맨틱 코미디) 장인들의 연기도 볼만 하다. 공유는 그 특유의 장난기 있는 목소리로 '한기준'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와 츤데레 매력을 선보이고, 임수정은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서지우'역을 맡아 로코퀸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이들의 연기와 얼굴합은 영화의 즐거운 요소이다.
영화는 판타지적 요소보다는 첫사랑에 대한 현실적인 연애 감정에 집중한다. 뮤지컬은 극적인 효과를 위한 장치일뿐, 실질적으로 영화가 관객에게 유도하는 방향은 첫사랑에 대한 환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에 대한 고찰이었다. 호두과자를 하나 안 먹고 남겨두는 이유를 묻는 기준의 말에 ‘끝을 안내면 좋은 느낌 그대로 두고두고 남는다’라고 답하는 모습. 사실 김종욱씨의 모든 것을 알면서도 끝일까, 실망할까 두려워 알면서도 모른 척 김종욱을 찾지 않은 지우.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이를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경험을 투영하며 영화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공유와 임수정이 나오는 인도 ‘조드프루’ 지역의 회상신과 같이 국내외 여행지에서의 풍경은 아름다웠고 로케이션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감미로운 OST나 대사 등 누군가에게는 오글거리는 장면들도 많았다. 그러나 ‘김동욱’, ‘신성록’, ‘김무열’, ‘정준하’ 등 익숙한 스타들을 카메오로 볼 수 있고 영화 내내 나오는 특유의 유머는 “나 이런 게 좋아하네”라는 말을 자동으로 나오게 한다.
여행지에서 만난 누군가를 찾기 위해, 또 다른 여행을 떠난 두 사람. 그들의 원래의 목표였던 ‘김종욱 찾기’는 어느새 맥거핀이 되어버렸고 그들에게는 여행 속 항상 함께했던 서로가 너무나 큰 의미로 남게 되었다.
<해피 투게더 Happy Together>
- 영화: 해피 투게더 (1997)
- 감독: 왕가위
- 출연진: 양조위, 장국영, 장첸 外
‘나랑 같이 있어줘’
홍콩 반환을 앞둔 1997년, "우리 다시 시작하자"라는 하보영 (장국영 分)의 말 한마디에 이끌려 여요휘 (양조위 分)는 그와 함께 홍콩의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아르헨티나까지 오게 된다. 두 사람은 이과수 폭포를 함께 보러 가기로 약속하지만,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다른 피부색의 두 이방인에게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요휘는 탱고 바에서 일하며 힘겹게 생활을 이어가는데, 그러던 어느 날, 보영이 심하게 다친 채 아휘 앞에 다시 나타난다.
아휘는 보영을 간호하며 다시 한번 그에게 마음을 열지만, 보영의 변덕스러운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보영은 아휘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며, 쉽게 떠났다 쉽게 돌아온다. 안정적인 관계를 원하는 아휘는 그런 보영에게 지쳐가면서도, 그를 쉽게 놓지 못한다. 그러던 와중 새롭게 일을 한 식당에서 ‘장 (장첸 分)’을 만나게 되는 등, 새로운 사건이 일어난다. 혼란에 빠진 아휘와 보영의 관계. 과연 그들의 끝에는 서로가 있을까.
왕가위 감독에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준 해당 영화는 그의 독보적인 세계를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켰다. 감독의 특징인 즉흥적인 연출과 미장센, 다양한 상징들은 영화 내내 끊임없이 살아 숨쉰다. 먼저 작품의 구성은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는데 초기에는 장국영이 아닌 ‘유덕화’가 보영의 역할이었고, 이과수 폭포로 가는 로드 무비가 원래의 구성이었다. 또한 아휘의 이성 연인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작품은 제작 내내 변화를 거쳤다.
왕가위의 영혼의 파트너 ‘크리스토퍼 도일’이 담당한 촬영 역시도 정해진 대본 없이 촬영된 장면들이 많다. 일례로 보영과 아휘가 갈등하고 다투는 장면에서 활용된 흔들리는 핸드헬드 카메라는 인물들의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관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클로즈업을 통해 아휘의 슬픔과 고독, 보영의 불안과 후회 등 복잡한 감정들을 전달한다. 흑백, 붉은색, 녹색, 노란색 등의 활용을 통한 강렬한 색채 대비 역시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과 혼란스러운 감정을 상징한다. 특히, 흑백의 색은 현실의 고단함과 과거를, 컬러의 색은 현재를 상징하며 붉은색과 노란색은 열정과 불안, 녹색은 희망과 고독을 나타낸다..
‘구름 사이 봄햇살’
<해피 투게더>는 단순한 동성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이방인의 고독, 불안정한 관계와 엇갈린 운명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감독은 영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상징과 장치들을 활용하여 이러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작품 내내 관통하는 상징적 이미지인 아래로 쏟아지는 이과수 폭포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아휘의 방 안에 놓인 이과수 폭포 스탠드는 두 남자가 함께 이루고자 했던 꿈, 이상향을 상징한다. 반면, 결말에 보영 없이 혼자 이과수 폭포에 도착한 아휘가 직접 맞이한 거대하고 압도적인 이미지는 아휘의 공허함과 상실감을 극대화한다 작품 내내 등장하는 여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보영의 여권을 숨긴 아휘의 행동은 상대를 구속하고 옭아매려는 욕망의 표현이다. 여권은 곧 자유와 이동의 가능성을 상징하는데, 이를 빼앗음으로써 강압적 수단을 사용해야만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그들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작품의 후반, 아휘와 보영만큼이나 큰 영향력을 보여준 인물은 첸이었다. 자신이 정한 선을 넘지 않으면서 아휘에게 다가가는, 그리고 "귀가 눈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첸. 이러한 첸의 행동과 대사는 아휘가 보영과의 관계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만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진정한 감정과 욕망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첸은 아휘가 스스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찾는데 있어서 그의 성장을 돕는 희망의 상징이자 방향이 되었다.
영화의 제목이자 가수 ‘터틀즈 (The Turtles)’의 목소리로 마지막을 장식한 그 말 "해피 투게더". 이는 역설적이게도 두 주인공의 불행하고 엇갈린 사랑을 의미한다. 함께 있지만 진정으로 행복하지 못하고 외로웠던 두 사람,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의 답은 어느새 우리의 몫으로 넘겨졌다.
‘사랑하게 될거야’
여행을 떠나면 우리는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속으로 빠져든다. 그렇게 나와 당신은 의지할 곳, 의지할 것 하나 없는 이방인이 된다. 너무나 낯선 그 곳, 그 다른 색의 눈들이 만든 시선들은 너무나 차가워 우리는 그 눈들을 피하려 애를 쓰곤 한다. 그렇게 경계하는 눈들을 피하고 한 숨을 돌리고 나면 보이는 어느 누군가. 그 누군가에게서 당신은 냉기를 식혀줄 가장 뜨거운 바로 그것, ‘사랑’을 느끼게 된다. 끝이 두렵다고 여행을 떠나지 않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여행의 끝이 언제나 해피엔딩은 아닌 것처럼, 뜨거웠던 사랑의 끝이 아쉽고 또 아플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못 볼 지나간 풍경들을 놓쳤다고 괴로워하기 보다는, 자그마한 용기를 내어 사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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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타란티노 입문기
이은경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하 <원스... 할리우드>)는 나를 쿠엔틴 타란티노의 세계에 처음 입문하게 해준 작품이다. 작년 어느 날, 동아리 단체 톡방에서 한 회원이 이 영화를 추천해주기 전까지는 감독과 그의 영화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나름 유명한 영화들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
내가 <원스... 할리우드>를 보게된 결정적인 요인은 주연 배우들이다. 무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조합은 안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
특히 나는 중년이 된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무척 궁금했다. 나에게 디카프리오는 여전히 파릇파릇한 20대 청년의 모습으로 멈춰있었고 그가 30세의 나이에 찍은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내가 본 그의 마지막 연기였다. 어쩌면 일부러 안 찾아봤을 수 있다. 전설로 기억되고 있는 그의 유년시절을 나는 아직 보내줄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원스... 할리우드>는 넷플릭스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던 덕분에 쾌적한 환경(좋은 화질과 좋은 자막)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었다.
러닝타임은 2시간 40분으로 꽤 길었고 후반 전까지 전개가 빠르지 않고 여유롭게 진행된다. 감독의 몇몇 팬들의 리뷰를 보면 타란티노답지 않게 지루하다라는 말이 나왔으나 나는 감독이 연출한 60년대 미국 할리우드 모습을 마치 전시회 온듯 감상하다보니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믿고 보는 두 주연배우의 농익은 연기력은 역시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었다. 작품 속 릭 달튼(디카프리오)과 클리프(브래드 피트)의 케미도 의외로 굉장히 좋았다. 둘이 같이 있는 장면보다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더 비중있게 나오기는 하지만 둘이서 연기할 때나 혼자 연기할 때나 영화를 이끄는 힘이 똑같이 강하게 느껴졌다. 대배우들의 롱런은 다 이유가 있는듯 싶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69년의 할리우드다.
영화 극초반부터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언급되면서 벌어질 사건을 암시해준다. 그 사건의 모티브는 할리우드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꼽히는 맨슨 패밀리의 폴란스키 가 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둔 대신 실제와 허구를 적절하게 섞어서 역으로 살인범에 복수하는 통쾌한 이야기로 변신했다. 일종의 '대체역사극'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의 사건을 예로 들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영화로 만들되, 피해자 옆집의 두 남자가 범인을 잡아 죽이는 이야기로 각색한 셈이다.
극과는 달리 샤론 테이트가 살해당한 사건이라는 걸 알게 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현실감없는 끔찍한 사건이었기에 이것이 실화라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그녀의 죽음으로 사건이 정리된 매정한 현실에 그저 슬퍼할 따름이었고 50년 늦게나마 마음 속으로 애도를 표했다.
영화 속 샤론 테이트의 모습은 항상 행복하게 그려졌다.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할리우드의 풍경은 평화롭다. 그녀가 거리를 거니는 아름다운 모습과, 극장에서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보며 박장대소하는 관객들의 모습 등, 당시를 살아보지않은 사람이라도 향수가 생기는 듯한 장면들이었다. 자신의 출연 장면을 보고 웃는 관객들을 보며 진심으로 뿌듯해하는 샤론 테이트의 모습은 보는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이처럼 타란티노는 그녀를 그저 억울한 희생자가 아닌 재능과 열정을 갖춘 '배우'로 보여주길 원했다고 한다. 그가 영화인을 얼마나 진중한 자세로 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맨슨 패밀리라는 범죄집단은 찰스 맨슨과 그의 추종자들로 구성되어있다. 맨슨에게 살인 명령을 받은 추종자들은 ‘히피’들이다.
1960년대의 미국 히피 운동은 가존 사회 질서를 부정하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며, 물질 문명을 부정하고 자연을 중시하는 운동이다.
온갖 좋은 이야기들은 다 포함되어있지만 막상 그들의 문화를 들여다보면 반항이라고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영화 속 히피도 문란하고 퇴폐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우리나라에서의 반항과 미국에서의 반항은 그 레벨이 달라보인다.
정신나가보이는 찰스 맨슨의 모습도 잠깐 나오지만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살인자에게 분량을 내주지 않은 것은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맨슨 패밀리가 릭 달튼의 집을 습격하는 장면부터 사건이 극단으로 치닫는다.
극 중 맨슨 패밀리의 표적은 폴란스키의 집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끌고 온 자동차 소음에 짜증이 난 릭이 이들에게 고함을 지르자 릭의 집으로 타깃을 변경한다. 여기서 영화 <이웃사람>에서 주차 문제로 마동석과 살인자인 이웃이 대면하는 장면이 떠올라서 섬뜩함을 한번 느꼈다.
결국 맨슨 패밀리 일당은 타깃을 잘못 골라서 클리프와 그의 개, 릭의 화염방사기로 죽임을 당한다.
잔잔하게 흘러가더니만 영화 전반에 억제돼있던 피칠갑의 본능이 후반에 몰아서 터져나왔다. 하지만 액션이라기보다 그냥 내키는대로 패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다.
온갖 비명과 피범벅과 무언가 뜯기고 찔리는 소리가 난무한 장면은 보는 나까지도 고통스러웠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맨슨 패밀리가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당해야 할 명분이 없어보여 과격하게 느껴지겠지만 사건을 아는 사람들은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
실제 사건에서 맨슨 패거리가 저지른 범행은 그보다 더 극악무도했기에 이제보니 감독이 오히려 화를 많이 참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폭력 장면을 만들내는 것이 바로 타란티노 감독의 특기다. 그러나 그의 폭력 장면은 눈에 보이는 잔혹함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속의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그 맥락을 이해했다면 그의 영화를 단순히 폭력적이라고 비난하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할 것이다.
릭과 클리프를 동원한 복수전을 다 치룬 후 영화는 완전히 무사한 폴란스키 가의 샤론 테이트 부부와 릭 달튼의 만남으로 막을 내린다. 타란티노는 할리우드를 훼손한 그 날 밤을 지우고, 대신에 릭이 샤론을 만나 꼭 안아주는 전개를 이어갔다. 릭과 스피커로 대화하는 그녀의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오면서부터 다시 할리우드에 평화가 찾아왔다. 폭풍같던 복수전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샤론을 재등장시켜서 그녀와 그녀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위로를 담아냈다.
비록 영화는 감독이 지어낸 판타지 세계였지만 영화를 보는 3시간 동안 만큼은 아름답지도, 재밌지도 않은 현실에 벗어나 이상적인 세계를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물론 실제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 말이다.
비록 배경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봐서 더 재밌게 못 본게 아쉽지만 꼭 아는 지식이 없더라도 명배우들의 연기와 연출과 재밌는 대사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통쾌하고 유쾌하지만 워낙 잔인해서 호불호가 갈린다. 나는 다행히 극호였고 넷플릭스와 왓차를 병행해가면서 시중에 올라온 감독의 작품들을 모조리 찾아봤다. 그래서 비위가 좋고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타란티노의 모든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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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기록과 해석의 순간
OVERVIEW
2018년 브라질, 우연히 손에 넣은 16mm 필름에 담겨 있던 낯익게 느껴지지만 먼 곳에서 온, 그리고 오래 전에 촬영된 기이한 이미지들에 충격을 받아 이 영상의 기원을 조사하기로 한다.
REVIEW
이 영화의 감독 자나이나 나가타는 오래된 16mm 영사기 점검을 위해 릴을 하나 구입했는데, 선물로 작은 필름 롤이 함께 들어 있었다. 이 롤에는 196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가족이 휴가를 보내는 19분 분량의 홈무비가 담겨 있었다. 감독은 이 발견의 순간부터 컴퓨터를 떠나지 않고 인터넷과 모든 도구를 동원해 이 휴양지 이미지의 실제 배경을 알아내는 조사에 착수한다. 무해한 필름 롤과 아마추어 이미지가 주는 정보로 단순한 인터넷 검색에서 끝날 줄 알았던 이 특별한 수사 스릴러 형식의 영화는 결국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시기 일어난 인종과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드러낸다. (문성경)
"사적인 영화"는 감독이 영사기 점검용으로 "릴+사적인 영화"라는 제품을 온라인 구매하면서 시작된다. 릴과 함께 들어있던 19분 가량의 영상은 누가 봐도 가제 그 이상이 될 수 없을 것만 같은 제목의, 출처 불명의 무성 필름이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이미 편집한 영상이었다. 즉 어떤 의도가 이미 반영된 기록물이었다.
검은 화면에서 타이핑되는 글씨로 시작한다. 타각타각 소리와 함께 화면에 타이핑되는 속도대로, 관객은 감독이 겪은 정보를 고스란히 따라간다. 이 영화는 19분의 풋티지 영상, 그리고 영상 속 정보의 조각을 찾아 따라간 감독의 여정을 관객이 고스란히 따라가게 한다. 영화 <서치>에서 딸을 찾는 아빠의 탐색전을 흥미진진하게 본 사람이라면, 다음 장면을 궁금해 하며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단순하게 크루거 국립공원이다. 얼핏 사파리에 가서 재미있었던 시간을 담은 기록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감독이 설치한 음악이 고조되면서 계속 의문을 갖게 만든다. 끼긱끼긱 퉁겨지다 득득 긁히며 끊어질 듯 말 듯한 현, 퉁퉁 불규칙적으로 쏟아지는 타음이 불안을 고조시킨다. 기린이 걸어가거나 원숭이가 움직이고 가젤이 뛰고 물 안의 하마들이 지나가는 그 자연스러운 장면들조차 불안해 보인다. 그러면 궁금해진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 영상을 편집했을까? 코끼리의 걸음이 왜 반복되고 있을까? 앉아 있는 사자를 왜 재차 비출까? 사파리인데 조금도 경쾌하지 않다.
불안 안에서 궁금해하고 있노라면 전통 옷차림을 한 사람들의 춤이 나온다. 사파리에도 있던 백인 아이가 춤을 지켜보며 슬며시 화면을 지나간다. 불안한 예감은 어두운 냄새를 맡는다. 도시의 길거리와, 현란한 복장의 인력거꾼과, 놀이기구가 있는 해안 도로와, 푸르게 어두운 아쿠아리움, 잔디밭, 사람들, 부유한 옷차림의 백인들과, 들판의 오두막들... 영상이 나아갈수록 어둡고 불편한 감각이 느껴진다.
감독은 꼼꼼하고 성실하게, 차곡차곡 파고든다. 영리한 구성을 따라가다 보몀 어느새 불안은 경악이 된다. 생각지도 못한 얼굴과 이름들을 마주하게 된다. 평화로운 여행의 기록일까 싶었던, 아니 실제로 상당 부분 그랬을 이 영상에는 착취의 역사가 배어 있다. 타인의 피를 팔아 제 배를 불린 사람들의 기억이 스며 있다. “사적인 영화“는 역설적이게도 전혀 사적이지 않은, 역사 교과서에 길이 실릴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보다 보면 궁금해진다. 사적인 기록은 정말 사적인가? 기록은 언제까지 "사적"일 수 있는가? <안네의 일기>가 그랬듯, 기록은 서랍 안에 있을 때만 사적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읽히면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고, 가끔은 작가가 상상도 하지 못한 의미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안네가 일기를 쓸 때 안네가 차마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을 것처럼, 19분의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한 이가 이 영화를 상상했을 리 없다. 그냥 값비싼 취미였는지도 모른다. 코끼리가 걷는 장면이 반복되는 게 단순히 재미있어서 별 생각 없이 했는지 모른다. 아이의 미소를 사랑해서 계속 담다 보니 모인 영상들인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의도였든, 영상엔 단순히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것만 담기지 않았다. 길 가다 불려와 쭈뼛거리며 카메라 앞에 선 여자의 얼굴에 어린 경계와 불안, 그 자리를 피해보려고 얼굴을 가리는 사람, 환하게 웃는 백인 아이 옆에서 현란한 옷을 입고 등짝보다도 커다란 모자를 쓰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인력거를 끌어야 하는 사람.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분리되어야 한다고 허울 좋은 단어를 끄집어내면서도 착취의 순간에는 옆에 있는 걸 불편해 하지 않았던 누군가들의 얼굴. 영국 여왕처럼 차려입은 여자들과 말쑥한 정장을 한 남자들의 만찬, 연설.
마치 그 대조를 의도한 작품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데, 19분의 영상 바깥에서도 동일한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감독은 영상이 촬영된 시점에서 서서히 현재까지 이야기를 끌어온다. 역사가 이 영상이 찍히던 시절의 남아공을 지독한 인종차별의 시절로 기록함에도, 어떤 이들은 해안도로와 수영장과 원색의 옷자락과 환한 미소에서 풍기는 부유한 기운을 잃어버린 천국으로 기억했다. 없던 추억까지 제조해 버리는 힘이 있는 밴 모리슨의 음악을 배경 삼아, "비티지"하고 "레트로"한 색감 속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그러나 모두에게 추억의 풍경일까? 다른 누군가에게도 천국이었을까? 영화는 희생을 담아내지 않고도 희생의 얼굴을 비춘다. 그렇게 누군가의 풍요롭고 여유로운 사적인 기록은 공적인 역사의 순간으로 읽힌다.
다큐멘터리가 역사적 순간을 말할 때, 한 축이 기록이라면 다른 한 축에는 해석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영화는 해석을 통해 기록과 해석의 존재 의의를 동시에 비춘다. 기록을 읽어내는 과정에 관객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동참시키고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우리를 내려놓고 묻는다. 1960년대의 일에서 지금 여기 우리는 과연 자유로운지. 여전히 허울 좋은 말에 가려진 차별과 격리로 누군가를 투명하게 만드는 시도들은 없는지. 그 현실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눈은 어디에 있는지. 영리한 영화는 이렇게 존재 의의를 스스로 증명한다.
2023. 04. 28 19:30 메가박스 전주객사 9관 (172)
2023. 04. 30 14:00 메가박스 전주객사 9관 (338)
2023. 05. 05 17: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0관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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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4월 둘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웅남이>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 차지
ⓒ 네이버 영화
해외 배급을 맡은 CJ ENM과 박스오피스 베트남에 따르면, 박성광 감독의 영화 <웅남이>가 베트남에서 개봉 3일 만에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고 합니다. <웅남이>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입니다. <웅남이>는 지난 7일 개봉된 대만을 시작으로 베트남에서도 개봉하며, 국내의 코믹 신드롬을 해외에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허광한, 백상예술대상 시상자로 내한
ⓒ 네이버 영화
<상견니>로 국내에서도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 허광한이 오는 4월 28일 개최되는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의 유일한 외국 배우 시상자로 초청된 배우 허광한 주연 영화 <메리 마이 데드 바디>는 국내에서 5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음 소희>, 해외 영화제 연이어 수상 쾌거
ⓒ 네이버 영화
배우 배두나와 김시은 주연작 <다음 소희>가 제45회 크레떼이유 국제 여성 영화제 젊은 관객 부문 최우수 장편 영화상, 제3회 랭스 폴라 스틸러 영화제 심사위원상, 제21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한편, <다음 소희>는 프랑스에서도 현지 유력 언론 매체들로부터 찬사를 얻었고, 개봉 2주 차에 51,68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상영관 수가 확대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이선균·주지훈 주연 <탈출>, 칸 국제영화제 초청
ⓒ CJ ENM
이선균·주지훈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가 오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었습니다. 영화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신과 함께> 시리즈의 연출을 맡았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굿바이 싱글>을 연출한 김태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트와일라잇>, TV 드라마로 제작
ⓒ 네이버 영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소설, 영화 시리즈 <트와일라잇>이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미국 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드라마 <트와일라잇>은 라이온스케이트에서 개발 중이며, 원작자인 스테파니 메이어가 제작에 참여하고,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 5편의 프로듀서였던 윅 갓프레이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엘리멘탈>,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
ⓒ 네이버 영화
영화 <엘리멘탈>은 불, 물, 흙, 공기인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엘리멘탈>은 <업>, <인사이드 아웃>, <소울>에 이어 4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입니다. <엘리멘탈>은 개봉 전부터 놀라운 작품성과 독창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주 만에 매출 1조 원 돌파
ⓒ 네이버 영화
닌텐도 인기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영화화한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개봉 18일 만에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영화는 미국 포함 아메리카·유럽·호주 등에 개봉한 후 23일까지 누적 매출 8억 7,183만 달러(약 1조 1,63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제작비 1억 달러의 8배가 넘는 기록입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오늘(26일) 국내 개봉하였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곧 주말이 다가오니 조금만 더 힘내서 시간을 보내봅시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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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13] (브런치작가/영화리뷰/결말X) 아이를 잃은 부부가 상실감을 극복하는 방법
1월초 그녀의 조각들 이라는 영화가 넷플릭스에 공개 되었습니다.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아이를 잃은 부부가 그 상실감을 어떤 태도로 극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에요.
바네사 커비가 출산 과정의 비극을 겪은 마사로 나오는데, 연기가 굉장히 좋습니다.
이 영화는 바네사 커비의 영화입니다.
지난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타기도 했죠. 그저 액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로만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그런 선입견을 보기 좋게 날려보리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영화 초반 30분정도 출산 과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그 출산 과정에 대해 관객들에게 직접 보고 판단해보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죠.
영화는 그 초반이후 주인공들이 상실감을 대하는 모습을 대비시키며 결론으로 나아갑니다.
마지막 마사의 법정 발언 장면은 그렇게 전달된 내용이 감정적으로 발산되는 장면입니다.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Rabbitgumi 채널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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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와 태형 시사회에 가다! 영화 마이뉴욕다이어리 시사회 후기 | 씨네마사지 ?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네랩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시사회에 초대 받은 황보와 태형
이들이 본 마이뉴욕다이어리는 과연 어땠을까...?
*시사회 초대는 영화 전문 플랫폼 [씨네랩]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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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노트르담> 메인 예고편
한물 간 건축가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모드.
툭하면 애인과 싸우고 찾아오는 전남편과는 여전히 오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잊고 있던 옛사랑까지 나타나 혼란스러운 가운데 노트르담 성당 산책로 복원 사업이라는 중대한 프로젝트까지 맡게 되고..
일과 사랑, 육아까지 그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모드의 행운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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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공개일 발표 예고편
[2021년 7월, 넷플릭스 공개]
북방 여진족 부락의 후계자 '아신'의 이야기와 생사초의 비밀을 담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