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4-10-29 12:22:53
괜찮아! 잠시 멈춰도, 틀려도
- <괜찮아, 앨리스>(2024)


한국 사회는 어린 시절부터 끝없이 달리게 만든다. 어쩌면 급속한 성장을 경험했던 어른들은 빠르게 달리는 것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들의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교육을 통해 더 빨리 달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달리다 보니, 교육 시스템 자체가 효율성과 결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형성되었고,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성장이 정상적인 과정으로 느껴지게 된다.
영화 <괜찮아, 앨리스>는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꿈틀리 인생학교의 사람들을 보여주며, 우리가 지금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를 던진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2016년에 설립되었으며, 설립자는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이다. 이 학교는 1년간 기숙 생활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삶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 사회의 일반적인 교육과는 다르게, 이 학교에서는 '멈추기'를 권장하며, 그 멈춤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첫 번째 감정] 아이들의 혼란
영화 속 아이들은 지금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그저 앞으로 달리는 것에 지친 아이들이다. 그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치고 대학 입시에 매달리며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이러한 삶에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다. 달리기만 하는 이 생에 회의감을 느끼던 아이들은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의 삶을 다시 계획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이들을 열차에서 떨어진 '낙오자'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영화는 묻는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이들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잠시 시간을 주어, 자기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가? 우리는 아이들이 잠시 멈추어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히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이들은 달리기만 하는 삶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목표는 중학교 입학, 고등학교 입학, 대학교 입학, 취업, 결혼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목표에 도달하면 또 다른 목표가 주어지며,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생각할 여유를 갖지 못한 채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간다. 이렇듯 주어진 목표들만을 따라가던 아이들이 혼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을 줄이고, 아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은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
[두 번째 감정] 설립자의 안타까움
꿈틀리 인생학교의 설립자인 오연호 대표는 한국 사회의 교육 현실을 깊이 고민하며 이 학교를 세웠다. 그는 덴마크의 애프터 스콜레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에 이러한 전환기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다. 애프터 스콜레는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1년 동안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전환기 학교로, 학생들이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길을 갈지 고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연호 대표는 덴마크를 여러 차례 방문하며, 그곳에서 아이들이 더 많은 선택과 고민을 스스로 하도록 돕는 교육 과정을 보게 되었고, 이는 꿈틀리 인생학교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어린 학생들이 너무 일찍 경쟁에 내몰리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현재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마주한 경쟁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과거의 부모들이 겪었던 경쟁이 '성장'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끊임없는 평가와 비교 속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잠시 멈추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설립된 공간이며, 오연호 대표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세 번째 감정] 아이들의 희망
꿈틀리 인생학교의 과정을 마친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가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꿈을 꾸며,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마음속에 자라나는 것은 '희망'이다. 영화는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비추며,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찾아가고 있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어쩌면 이 아이들에게 1년간의 시간이 없었다면, 그들은 여전히 앞만 보며 달리기만 했을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을 하고, 사회의 요구에 떠밀려 살아가며, 마음속의 혼란과 우울을 결코 떨쳐내지 못한 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1년간 아이들에게 멈춤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며,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이 메시지는 단순히 타인이 전하는 위로가 아니다. 아이들은 스스로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며,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에게 이러한 말을 건네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는 희망을 키워나간다. 이러한 희망은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영화는 이 과정을 아름답고 진솔하게 그려냈다.
<괜찮아, 앨리스> 가 던지는 질문
<괜찮아, 앨리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아이들은 자신만의 모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자신만의 모험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갔던 것처럼, 현재의 아이들도 다양한 모험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그러한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영화 속 꿈틀리 인생학교의 학생들은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곳에서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으며, 이는 그들의 삶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공부만을 강조하며, 아이들이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은 아이들을 병들게 할 뿐이다. 꿈틀리 인생학교와 같은 공간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꿈틀리 인생학교는 계속해서 운영되어야 한다. 달리기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꿈틀리 인생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괜찮아, 앨리스>는 관객들에게 지금의 교육 시스템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영화는 '괜찮아'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통해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야 할 사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며,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괜찮아, 잠시 멈춰도 돼'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0OQgQlPHg1g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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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KY 데일리] 관조하는 삶, 사랑하는 삶
#제20회BIKY기획기사 (프로그램: 비키 유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감독 라파엘라 카멜로
브라질 출신 작가 및 감독
2019년, 선댄스 영화제 단편 <Desires of the Flesh> 비아리츠 라틴아메리카 영화제 및 뉴디렉터스/뉴필름영화제 수상
2023년 <The Beads>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
36회 드레스덴 국제단편영화제에서 골든홀스맨 상 수상
2021년, 베를린영화제 탤런트 부문 라틴아메티카 프로그램에 선정
2023년, ‘브라질 차세대 탤런트 10인’ 선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눈으로 보이지 않는>은 브라질-칠레 공동제작 작품으로 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국가 Brazil, Chile
제작년도 2025
상영시간 90분
관람등급 +12
프리미어 KP
시놉시스
병원에서 만난 두 소녀의 우정담. 글로리아(10세)는 간호사로 일하는 엄마로 인해 방학을 병원에서 보내게 됩니다. 병원 곳곳을 다니던 소녀는 소피아라는 또래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증조할머니로 인해 병원에 오게 되었습니다. 두 소녀의 만남은 외로운 장소였던 병원을 우정의 장소로 변화시킵니다. 두 소녀의 마음은 점점 밖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이들의 소망이 이뤄집니다.
(정보: BIKY)
바람에 흩날리는 숲처럼
영화는 바람에 흩날리는 숲을 올려다보는 시점 샷으로 시작된다. 살아 숨 쉬는 ‘생’의 이미지인지, 하늘로 향하는 ‘사’의 이미지인지 모를 숲은 신이 전환될 때 잦은 횟수로 반복된다. 이중노출의 형태로 겹쳐지는 ‘자연’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관조의 이미지로 기능한다.
죽음에 관한 고찰
이야기는 열 살 소녀 글로리아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다 컸다고 생각하는 글로리아는, 간호사로 일하는 엄마와 함께 병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증조할머니로 인해 병원에 온 또래 소녀 소피아를 만난 글로리아는, 그녀에게 새로운 옷을 주겠다며 병원 창고로 향한다. 어른들은 흔히 어린 아이에게 죽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멀리 떠났다’, ‘여행을 갔다’는 식으로 돌려서 표현한다. 유품이 아닌 분실물로 생각했던 글로리아는 ‘죽은 사람의 물건일 수 있는데 소름끼치지 않냐’는 소피아에 어른들의 거짓말을 마주한다. 지하에 있는 시체의 존재 역시 알게 된 글로리아는 처음으로 ‘사’의 실체와 마주하고 입원실에서 자신을 반겨주는 어르신들이 모두 머지 않아 죽음을 맞게 될 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두려움은 가슴 한가운데에 상처로 발현된다.
두려움보다는 자연스러운 것
소피아의 증조할머니 대사를 통해 감독의 시선을 드러낸다. ‘죽음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물론 좋진 않지만.’ 삶이란 본래 그런 것이라며, 죽음은 언젠가 다가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한다. 자연의 섭리로 삶을 관조하는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으로, 결국 남는 것은 주변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따듯하게 아껴 주었는지뿐이라고 강조한다. 소피아의 엄마는 죽음을 앞둔 할머니를 끌어 안고 눈물을 흘린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성장한 두 아이
글로리아와 소피아 모두 스스로를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아이들이다. 소피아는 트랜스여성이다. 상점 주인에게는 ‘아들은 그냥 죽었다’고 말하지만, 글로리아에게는 자신의 원래 이름이 남자였고 자신의 성별이 바뀌었음을 고백한다. 글로리아는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던 돼지를 떠나보내자 가슴 한 가운데 상처가 치유된다. 소피아는 자신의 이전 이름, 즉 이전의 영혼을 인정하고 시골 어른들과 함께 영혼을 위로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받아들인 두 아이는 한 단계 성장한다. 결말부 글로이아는 돼지를 소피아는 십자가를 스케치북에 그리고 영화가 마무리된다. 삶과 죽음, 그리고 정체성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두 아이의 우정 성장물로서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상영일정
2025.07.10.(목) 13:00 인디플러스
2025.07.14.(월) 18:30 소극장
2025.07.16.(수) 16:00 사하구청 대강당
BIKY 2025. 07. 08. (화) ~ 2025. 07. 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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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울> 가장 픽사다운 위로를 어른들에게 건네다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제이미 폭스)’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할 기회를 잡는다. 인생의 목표를 이룰 수 있어 잔뜩 흥분한 바로 그 순간, 그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인간으로 태어날 자격을 획득한 영혼들에게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그는 지구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티나 페이)’의 멘토가 된다. 수많은 위인들도 가르침을 주는 데 실패한 영혼 22와 함께 조는 지구로 돌아가 프로 뮤지션이 되고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여러 공통점을 갖는다. 픽사는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해야만 하는 시기나 사건을 특정 소재 안에 담아 풀어낸다. 예를 들어 <온워드>는 마법, <코코>는 망자의 날, <토이스토리>는 장난감, <인사이드 아웃>은 감정을 통해 제각기 성인식, 사별, 유년기, 사춘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픽사는 늘 선택된 소재와 관련된 환상의 공간을 선보이며, 그곳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토이스토리 3>에서 청년이 된 앤디가 장난감들과 아름답게 이별한 것처럼 현실에서의 위로, 성장, 그리고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픽사 애니메이션은 유달리 어른들에게 감동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각각의 작품이 다루는 시기나 사건을 경험한 이들에게 픽사 애니메이션이 선사하는 환상 속 현실의 울림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피트 닥터 감독의 신작 <소울>은 픽사의 DNA가 가장 뚜렷하게 발현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소울>이 직접적으로 다루는 시기는 삶의 이전과 이후다. 영화의 주된 배경 역시 태어나기 전과 죽음 후에 영혼이 마주해야 하는 환상의 공간이다. 그러나 <소울>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의 탄생과 죽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탄생과 죽음은 수단일 뿐, 무엇보다도 현재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본질에 가깝다. 이는 셸리 케이건 예일대학교 교수가 본인의 저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영혼이 실재하든 안 하든)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라고 내린 결론과 일맥상통한다. 갑작스럽게 죽기 직전에 처한 조와 지구로 내려가기를 거부하는 영혼 22가 함께 뉴욕에서 모험을 펼치며 지난 삶의 과오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을 발견하며, 당장 그들이 마주한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학교 음악 교사로 일하지만 언제나 재즈 밴드로 활동하는 프로 뮤지션을 꿈꾸던 조는 동경하는 아티스트와 클럽에서 멋진 즉흥 연주를 펼치며 실력을 인정받지만, 매일 공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공허함을 떨쳐내지 못한다. 지구로 내려가는 것을 거부하던 영혼 22 역시 조의 몸을 통해 처음으로 삶이 무엇인지를 체감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부정당한 뒤 삶의 의욕을 잃고 괴물로 변해버린다. 그러던 와중에 둘은 단풍나무 씨앗으로 대표되는 순간의 아름다움,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마주한 후에야 진정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인생은 무언가 거창한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을 즐길 때 의미가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영화의 구성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영화 음악의 활용 방식이 대표적인 예시다. 사실 <소울>에서 재즈 음악의 비중은 개봉 전에 이루어진 프로모션과 그로 인한 기대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초반부 재즈 클럽에서의 연주 장면, 뉴욕에서 펼쳐지는 조와 22의 여정, 일상의 소중함을 조가 깨닫는 장면을 제외하면 재즈 음악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의 ost로도 유명한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의 스페이스 음악을 주로 들려주며, 이는 제2의 <라라 랜드>를 기대한 이들에게는 약간의 실망으로도 이어진다.
그러나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한 바를 생각하면 기대와 다른, 재즈 음악 영화를 표방하면서도 분량 면에서 재즈를 많이 들려주지 않는 <소울>의 행보는 필연적이다. 햇살을 맛보고, 단풍나무 씨앗을 손에 쥐고, 재즈가 아닌 일상의 이야기를 미용사와 나누고, 또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상의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은 조에게 재즈는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에 오히려 더 소중하며, 그렇기에 그는 클럽에서의 연주 후에도 남은 공허함을 채울 수 있다. 이러한 조의 서사처럼 영화 역시 전체적으로 재즈를 배치하지 않으면서 역으로 재즈 음악의 의미도, 예상과는 달랐던 ost도, 영화 1분 1초까지도 모두 즐기고 기억에 남길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재즈 음악을 들려줄 때에는 즉흥 연주와 다른 연주자와의 하모니에 중점을 두며 지금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자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이외의 장르를 통해서는 영혼들의 세계와 조의 절실함, 22의 좌절감까지도 생생하게 제시한다. 이렇게 <소울>은 스브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트 닥터 감독이 말한 대로 영화 음악의 장르 선택과 배치를 통해 가장 직관적으로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한다.
또한 <소울>은 두 주인공 안에 현대인들의 처지를 녹여내며 관객들이 영화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유도한다. 조와 22는 전혀 다른 유형의 인물처럼 보인다. 한 명은 확실한 인생의 목표를 지닌 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열정으로 가득하다. 반면에 다른 한 명은 지구에서 태어나지 못할 정도로, 또 본인도 지구에 갈 생각이 없을 정도로 열정이 부족하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결국 둘은 확신을 갖지 못해 우울하다는 같은 문제 상황에 처한 이들이다. <피로사회>의 표현을 빌리면 조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는 지구에서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해 "자기 자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인간"이라서 우울하며, 22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강제된 자유로부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낙오한 인물이다. 열정이 있는 이와 아닌 이,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인물과 시작조차 두려워하는 인물이라는 차이 이면에는 "(삶을) 보는 법에 대한 특별한 교육"을 받지 못해 사색적 삶을 누리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성과를 내야 하고, 그 성과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긍정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비록 양상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자신의 목적에 치여 함몰되어 가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스스로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다르지 않고, 따라서 관객들은 영화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조와 22라는 캐릭터가 현실을 반영하듯이, 주 배경으로 묘사되는 공간도 현실의 비유로서 감정이입과 공감에 큰 도움을 준다. 지나치게 열정에 집착하여 괴물이 된 영혼들이 떠돌아다니는 공간인 어둠의 구역을 보자. 지나친 열정 때문에 주식 거래에 미쳐버린 한 남자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 결과 두 주인공과 같은 문제를 겪는 인물이다. 이때 이 남자와 22처럼 자신의 삶을 잃고 괴물이 되어 버린 이들이 '문윈드'와 같은 개인의 도움에 의해서만 구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어둠의 구역은 개인이 스스로를 하나의 부품이자 도구로 여기게 하며 실패할 경우 재도전의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 사회상의 반영이다.
또 다른 배경인 '태어나기 전 세상'도 현실의 그림자를 반영한다. 이 곳은 언뜻 영혼들의 성장과 배움의 공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갖추어야 한다는 조건들을 정해놓고 그 조건을 맞춘 영혼만 지구에 갈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은 개인의 개성을 인정하기보다는 엇비슷한 인간상을 만드는 공장이나 다름없고, 그 공장에서 낙오한 22와 같은 영혼이 괴물이 되는 것을 방치하는 대목에서는 특정 스펙과 조건으로 삶의 성공과 실패가 재단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러한 공간들의 특성과 인물들이 처한 어려움을 연관 지어 생각해보면 현재의 사회구조를 만드는 데 공헌한 과거의 위인들로부터 22가 아무런 가르침을 얻을 수 없었던 이유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소울>이 픽사 애니메이션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영화는 <업>처럼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지 못하며, <토이 스토리>처럼 십수 년 후에도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뭉클함을 선사하지도 못한다. 또한 육신과 영혼의 관계, 죽음과 삶의 관계, 죽음이 갖는 의미 등 다소 현학적인 소재로부터 매 순간 마주하는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도출하는 데 있어서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영리하고 효과적이지만 주제나 소재가 갖는 깊이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떨쳐버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울>은 픽사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작품이다. 사실 영화의 다양한 목적과 기능 중 하나가 현실에서의 도피인 만큼, 현실의 아픔과 불편함까지도 영화 안으로 끌고 들어온 <소울>의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할리우드를 꿈의 공장이라고 부를 만큼 영화는 현실과 다른 세상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건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가 제공하는 위안과 위로가 단지 현실 회피와 환상의 충족을 담당할 뿐이라면 영화는 마약과 다를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힘이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언제나 끝이 나기 때문에 영화는 관객들을 그들의 현실로 되돌려 보내야만 하고, 그렇기에 결코 현실에서 완전히 도망치라고 말할 수 없다.
결국 영화는 도피처가 아닌 피난처이자 안식처이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충전소 혹은 주유소다. 그렇기에 앞서 살펴봤듯이 환상 속의 세계를 펼쳐 보이지만 언제나 현실로 되돌아오는 것을 잊지 않는 픽사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큰 기대와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삶에 지쳐 자기 자신을 원망하고 비난하며 황량한 사막을 떠도는 이들을 향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냉철한 성찰과 비판의 메시지도 남기는 <소울>이 유독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자 가장 픽사다운 영화일 수 있는 이유다.
<소울>은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간 후 테리가 "영화는 끝났어. 이제 집에 가"라고 말하는 쿠키 영상으로 끝난다. 이는 마치 <데드풀>에서 데드풀이 왜 아직도 앉아 있냐면서 혹시 다음 편 떡밥을 기대한 건 아니냐며 약 올리는 것만큼이나 유머스럽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한 장면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는, 매 순간을 귀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의 마무리이기 때문일까? 실컷 환상의 세계를 맛보고 그 감흥에 취해 있을 관객에게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는 이 대사마저도 다시금 현실을 살아갈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렇게 <소울>은 현학적이고 깊이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직접 가슴에 와 닿는, 가장 픽사스러운 격려와 위로를 전해주는 영화로 남는다.
O(Outstanding, 특출함)
마블이 <아이언 맨>을 넘어서야 한다면, 이제 픽사는 <소울>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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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포스터
2차 송환(The 2nd Repatriation)
South Korea/2022/156min/김동원 감독 작품
북한에서 지령을 받고 남한에 파견되었다 검거되어 오랫동안 전향하지 않은 사람을 비전향 장기수라 한다. 수십 년간 감옥 생활을 한 이들 중 일부는 양국의 협의를 거쳐 북한으로 돌아갔다(1차 송환).
〈2차 송환〉의 주인공 김영식은 ‘전향 장기수’다. 즉 그는 오랜 수감 생활 끝에 북한의 사회주의 사상을 ‘버렸고’ 이후 석방되어 쭉 남한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김영식이 정말 전향한 것은 아니다. 모진 고문과 끝을 알 수 없는 수감 생활이 그를 지치게 해 전향서를 썼을 뿐이다.* 김영식이 2000년에 발표된 6‧15 남북 공동 선언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내용의 어깨띠를 매고 지하철을 돌며 선전 활동을 하고, 자신을 촬영한 감독의 이전 영화가 민족의 아픔을 다루지 않았다며 혀를 차는 모습에서도 그가 여전히 외세에 의한 민족 분열에 커다란 분노를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십 년의 수감 생활과 그 이후 또 수십 년의 남한 생활. 영화는 남북한의 경계에 선 장기수들의 이야기를 천천히 펼쳐낸다. 언젠가 북한에 돌아갔을 때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을 강제 전향시킨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놓은 노인, 송환을 위해 남한에서 만난 부인과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인 노인,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동시에 어느새 익숙해진 남한 생활에 마음이 복잡한 노인, 남편이 ‘계속 남아서 싸워라’라고 말할지 ‘얼른 고향으로 돌아와라’고 말할지 상상해보는 노인 등등. 한 시민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는 김영식의 주장에 혀를 찬다. ‘쓰라린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놈만 저런 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장기수가 상상조차 어려운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는 점에서 이 비난은 공허하다.
2차 송환을 신청한 장기수 46명의 복역기간을 합치면 898년이다. 장기수들은 죽기 전 고향 땅을 밟아보겠다는 마지막 바람으로 이 시간을 버텼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절에도, 엄혹했던 시절에도 이들의 기다림은 늘 뒷전으로 밀렸다. 남북한의 위정자들이 늘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먼저 고민했기 때문이다.
2차 송환 운동은 20년 넘게 이어졌다. 그사이 많은 장기수가 세상을 떠났고 생존자 대부분은 90대가 되었다. 장기수 문제는 도대체 언제쯤 남북관계의 시급한 의제로 취급될 수 있을까? 영화의 내레이션이 말하듯 누군가는 장기수를 ‘빨갱이’라 부른다. 다른 누군가는 ‘국가와 민족을 운운하는 국수주의자’, ‘그저 불쌍한 노인네’라고 말한다. 하지만 감독은 장기수를 당당하고 치열하게 삶을 살아간 사람으로 보자고 제안한다. 공감한다. 나 역시 ‘민족의 아픔’과 ‘미제‧일제 척결’을 외치는 김영식보다 오랜 세월 집요함으로 자기 삶을 꾸려온 김영식이 더 좋았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장기수 2차 송환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길 바란다.
*사회주의 여성운동가 김진언의 구술사를 담은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양경인, 2022)에는 남한 당국이 비전향 장기수를 어떻게 고문했는지가 잘 나와 있다.
*이 글은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 받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기자단으로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제는 9월 29일까지 이어지며 상영작은 온오프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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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너무 더워 에어컨 틀어주고 싶은 영화
너무 더운 여름..
무한도전 속 ’여름 너무 더워!!‘를 외치던 장면이 머릿속에 맴도는 요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에어컨을 절로 틀어주고 싶은 영화들을 가져와 봤습니다.
여러분 모두 더위와 냉방병 조심하시길 바랍니다!☀️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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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과 어울리는 영화.zip
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저번 주까지만 해도 날씨가 쌀쌀했는데
이번 주에는 제법 따스해 봄기운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꽃이 만개한 길거리를 볼 수 있겠죠?
그래서 봄을 맞이해 봄에 보기 좋은 영화를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4월 이야기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대학에 진학한 후, 고등학교 때 짝사랑한 선배를 마주친 우즈키.
사랑을 꿈꾸는 스무 살 소녀의 순수한 로맨스
cine pick!
<러브 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선보이는
두 번째 사랑 이야기.
설렘, 아련함이 마음속에 가득 남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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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시즌
봄날은 간다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복잡한 서울을 도망치듯 떠나온 혜원.
평화로운 고향에서 따스함을 새로이 느낀다.
자연의 소소한 기쁨 속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는 사이,
어느새 사계절이 지나 봄이 오고.
cine pick!
두 배우의 최고의 작품이자 리즈 시절을 담은 영화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진한 여운이 남는 영화.
Streaming Service
넷플릭스, 웨이브, 쿠팡플레이
초속 5센티미터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초등학교 친구였던 타카키와 아카리는 졸업과 동시에 헤어지게 된다.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이 남은 두 사람은 반년 만에 다시 연락하게 되고,
폭설이 내리던 어느 밤, 타카키는 아카리를 찾아 나선다.
cine pick!
영화를 보는 내내 각자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영화.
영상미까지 뛰어난 영화이다.
Streaming Service
웨이브, 왓챠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인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폴은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해 그녀가
키우는 작물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cine pick!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너무 예뻐서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도 감상할 수 있는 영화.
Streaming Service
웨이브, 왓챠
갓 헬프 더 걸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위태로운 방황의 시기를 겪던 이브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우정과 사랑을 나눈다.
그 시간들을 통해 자신이 정말로 원하고 잘하는 것을
깨달은 이브에게 뜻밖의 위기가 찾아온다.
cine pick!
빈티지한 색감, 음악, 패션이 만나
눈과 귀 모두 즐거운 영회.
잔잔하지만,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는 영화.
Streaming Service
웨이브, 왓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우연히 발견한 인기 여학생의 비밀.
외톨이 남학생은 그렇게 그녀와 가까워진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함께한 후, 그는 알게 된다.
그녀의 무언가가 마음속에 살아남았음을.
cine pick!
포스터와 스틸컷에서부터 느껴지는 봄의 기운.
제목만 보면 뭔가 무섭게 느껴지지만,
제목이 무슨 뜻인지 영화를 통해 꼭 확인해 보자!
Streaming Service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리틀 포레스트
출처 | 네이버 영화
synopsis
복잡한 서울을 도망치듯 떠나온 혜원.
평화로운 고향에서 따스함을 새로이 느낀다.
자연의 소소한 기쁨 속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는 사이,
어느새 사계절이 지나 봄이 오고.
cine pick!
담백함과 수수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위로와 힐링이 필요하다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Streaming Service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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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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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쏠 때마다 빗나가는 웃음사망꾼
지난 30일 개봉한 신작 '아마존 활명수'를 보고 있노라면, 과거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격했다가 '웃음 사망꾼' 타이틀을 얻게 된 박명수가 떠올랐다. 이후 '무한도전'의 '웃음 사냥꾼이 간다' 특집을 통해 재기를 노렸으나, 웃음을 노린 포인트들이 하나같이 불발탄처럼 터지지 않아 폭삭 망했기 때문이다.
'아마존 활명수'도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웃기려고 있는 대로 긁어와 계속 활시위를 당기지만, 번번이 웃음 과녁에서 빗나간다. 그러다 보니 관객들의 텐션과 집중력은 점점 떨어지고 믿고 보는 호감 배우들마저 비호감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현상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럼, J.B. 올리베이라)을 만나 제대로 한 방을 노리는 이야기다. 특히 1626만 명 관객을 동원했던 코믹 영화 '극한직업'의 주역인 류승룡, 진선규, 배세영 작가가 '아마존 활명수'로 재회해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인이라면 참을 수 없는 스포츠 종목 양궁을 선택한 건 좋았다. 여기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마존 풍경, 그곳을 누비는 전사 3인방을 스크린 안에 담는 것도 꽤 신선했다. 그러나 참신함은 여기까지였다.
연출을 맡은 김창주 감독이 코미디 장르를 잘못 이해한 것 같다. 영화 속 캐릭터들을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표현한 게 문제다. 주인공 조진봉을 맡은 류승룡은 그간 쌓아온 내공을 토대로 캐릭터에 입체화시키려고 하나 설정이 에러였다. 집과 회사에서 구박받는 무능력 캐릭터여도 저마다 색깔이 있을 텐데, 웃음 욕심 때문인지 닥치는 대로 섞다가 시대착오적인 캐릭터로 변질됐다. 주인공부터 몰입감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그의 서사나 변화에 관심도가 떨어진다. 이와 맞물려 빵식이나 아내(염혜란), 빌런까지도 무색무취다.
같은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전반부와 후반부 분위기가 너무나 다르다.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코미디에서 갑자기 스포츠물로 변모하더니 장르적 클리셰를 통해 긴장감과 감동으로 메꾸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아마존 전사 3인방과 이들이 처한 상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조진봉 캐릭터는 주변인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 때문에 코믹 연기에 일가견 있는 류승룡, 진선규의 연기는 영화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든다. 코미디를 쉽게 생각한 감독의 안일함이 불러온 대참사인 셈.
그나마 기억에 남는 건 '부채표 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과의 컬래버레이션 광고, 그리고 아마존 3인방으로 분한 브라질 배우들이다. 신선한 캐스팅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겨우겨우 영화를 숨 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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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다비전이 차려놓은 마블의 탄탄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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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3. 16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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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6 화이트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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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캡틴마블2 & 시크릿 인베이젼
04:33 숙제타임!
06:03 닥터 스트레인지 & 스칼렛 위치
09:41 여러분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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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터널스가 풀어줄 숙제들
#이터널스 #이터널스예고편 #마동석
2021. 05. 2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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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이터널스 궁금하지?
00:45 어벤져스와의 관계
02:42 아이언맨 in 인도
03:32 타노스급 뉴 빌런
04:47 타노스와의 관계
05:16 왕좌의 게임 삼각관계
06:14 이터널스가 가장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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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폴레옹> 티저 예고편
거대한 소용돌이의 시작? 압도적 전율 #티저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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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티저 예고편
피터 파커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가 있는 뉴욕 생텀 생토럼으로 향한다. 갑자기 분위기 겨울왕국인 생텀에서 웡은 어디론가 떠나고 '닥스'는 이 세상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의 존재를 잊기위한 마법을 시작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파이더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