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4-10-29 12:22:53
괜찮아! 잠시 멈춰도, 틀려도
- <괜찮아, 앨리스>(2024)


한국 사회는 어린 시절부터 끝없이 달리게 만든다. 어쩌면 급속한 성장을 경험했던 어른들은 빠르게 달리는 것이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들의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교육을 통해 더 빨리 달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달리다 보니, 교육 시스템 자체가 효율성과 결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형성되었고,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성장이 정상적인 과정으로 느껴지게 된다.
영화 <괜찮아, 앨리스>는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꿈틀리 인생학교의 사람들을 보여주며, 우리가 지금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를 던진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2016년에 설립되었으며, 설립자는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이다. 이 학교는 1년간 기숙 생활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삶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 사회의 일반적인 교육과는 다르게, 이 학교에서는 '멈추기'를 권장하며, 그 멈춤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첫 번째 감정] 아이들의 혼란
영화 속 아이들은 지금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그저 앞으로 달리는 것에 지친 아이들이다. 그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치고 대학 입시에 매달리며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이러한 삶에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다. 달리기만 하는 이 생에 회의감을 느끼던 아이들은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의 삶을 다시 계획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이들을 열차에서 떨어진 '낙오자'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영화는 묻는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이들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잠시 시간을 주어, 자기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가? 우리는 아이들이 잠시 멈추어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히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을 돌아보게 만든다.
아이들은 달리기만 하는 삶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목표는 중학교 입학, 고등학교 입학, 대학교 입학, 취업, 결혼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목표에 도달하면 또 다른 목표가 주어지며,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생각할 여유를 갖지 못한 채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간다. 이렇듯 주어진 목표들만을 따라가던 아이들이 혼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을 줄이고, 아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은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
[두 번째 감정] 설립자의 안타까움
꿈틀리 인생학교의 설립자인 오연호 대표는 한국 사회의 교육 현실을 깊이 고민하며 이 학교를 세웠다. 그는 덴마크의 애프터 스콜레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에 이러한 전환기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다. 애프터 스콜레는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1년 동안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전환기 학교로, 학생들이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길을 갈지 고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연호 대표는 덴마크를 여러 차례 방문하며, 그곳에서 아이들이 더 많은 선택과 고민을 스스로 하도록 돕는 교육 과정을 보게 되었고, 이는 꿈틀리 인생학교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어린 학생들이 너무 일찍 경쟁에 내몰리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현재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마주한 경쟁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과거의 부모들이 겪었던 경쟁이 '성장'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끊임없는 평가와 비교 속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잠시 멈추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설립된 공간이며, 오연호 대표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세 번째 감정] 아이들의 희망
꿈틀리 인생학교의 과정을 마친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가고 있다. 그들은 각자의 꿈을 꾸며,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마음속에 자라나는 것은 '희망'이다. 영화는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비추며,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찾아가고 있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어쩌면 이 아이들에게 1년간의 시간이 없었다면, 그들은 여전히 앞만 보며 달리기만 했을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을 하고, 사회의 요구에 떠밀려 살아가며, 마음속의 혼란과 우울을 결코 떨쳐내지 못한 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1년간 아이들에게 멈춤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며,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이 메시지는 단순히 타인이 전하는 위로가 아니다. 아이들은 스스로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며,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에게 이러한 말을 건네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는 희망을 키워나간다. 이러한 희망은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영화는 이 과정을 아름답고 진솔하게 그려냈다.
<괜찮아, 앨리스> 가 던지는 질문
<괜찮아, 앨리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아이들은 자신만의 모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자신만의 모험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갔던 것처럼, 현재의 아이들도 다양한 모험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그러한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영화 속 꿈틀리 인생학교의 학생들은 비록 소수일지라도, 그곳에서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으며, 이는 그들의 삶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이 중요한 시기에 공부만을 강조하며, 아이들이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은 아이들을 병들게 할 뿐이다. 꿈틀리 인생학교와 같은 공간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꿈틀리 인생학교는 계속해서 운영되어야 한다. 달리기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꿈틀리 인생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괜찮아, 앨리스>는 관객들에게 지금의 교육 시스템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영화는 '괜찮아'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통해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야 할 사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며,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고민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괜찮아, 잠시 멈춰도 돼'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0OQgQlPHg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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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5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주지훈 배우 주연 범죄 오락 영화 <젠틀맨>의 개봉부터
제주의 전설과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 <아일랜드>의 공개까지!
그럼 12월 다섯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젠틀맨
ⓒ 네이버 영화
개요: 범죄 | 한국 | 123분
감독: 김경원
출연: 주지훈, 박성웅, 최성은 등
개봉: 2022.12.28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줄거리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
관전 포인트
색다른 설정과 스피디한 전개,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매력인 영화 <젠틀맨>은 연기력부터
화제성까지 다 잡은 배우 주지훈, 박성웅, 최성은이 출연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레이지 컴페티션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스페인, 아르헨티나 | 115분
감독: 가스톤 두프라트, 마리아노 콘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개봉: 2022.12.28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한 억만장자가 80세 생일 기념으로 자신의 명성을 더 널리 알릴 불세출의 걸작 제작을 기획하고,
이에 천재 감독, 월드 스타, 연기 거장이 모여 영화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관전 포인트
영화 제작 과정을 담아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정식 상영 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했을 때 뛰어난 영상미와 OST로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메모리아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콜롬비아, 타이 등 | 136분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배우: 틸다 스윈튼 등
개봉: 2022.12.29
배급: 찬란줄거리
알 수 없는 소리에 이끌린 한 여성의 여정을 그린 시네마틱 사운드 오디세이.
관전 포인트
제74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이자 국내 영화제 전석 매진 행렬을 기록한 영화
<메모리아>. 거장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8년 만에 국내에 선보이는 신작이라
관객들의 이목이 더욱 집중된다.
아일랜드
ⓒ 티빙
개요: 판타지 | 한국 | 12부작
연출: 배종배우: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 등
공개: 2022.12.30
OTT: 티빙줄거리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판타지
액션 드라마
관전 포인트
제주도를 배경으로 제주도의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이다. 화려한 영상미부터
각양각색 개성으로 중무장한 캐릭터들의 열연이 드라마의 매력을 더하였다.
화이트 노이즈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미국 | 135분
감독: 노아 바움백배우: 아담 드라이버, 그레타 거윅 등
개봉: 2022.12.30
OTT: 넷플리스줄거리
일상적인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려 애쓰는 오늘날 미국 가정의 모습을 담은 블랙 코미디
관전 포인트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 매력인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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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각과 기억 사이에서 갈등하는 방관자
이 글은 영화 [리멤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가거나 인용 시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주세요.
포르셰와 권총 사이;삶과 죽음, 그리고 두 가지의 꿈
사진출처:다음 영화
[리멤버]에서는 정 반대의 개념들이 많이 등장한다. 삶과 죽음이 그러하고, 기억과 망각이 그러하며, 친일파의 부(Richness)와 그렇지 않은 자 들의 궁핍도 그러하다. 이런 개념들은 그저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이고 부딪치고 충돌하며 영화에서 갈등을 만들어낸다.
이 많고 많은 극단의 대립을 영화는 크게 포르셰(인규)와 권총(필주)의 모습을 빌어 설명한다.
붉은 포르셰는 누구나 가질 수 없다. 특히 인규(남주혁)에겐 허황되고 이뤄질 수 없는 꿈에 가깝지만. 행여 실수로라도(?) 포르셰를 사게 될지도 모르는 그 희소에 가까운 희망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영위해야 하는 삶의 결정체가 스포츠카이기도 하다.
이는 필주(이성민)에게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
포르셰는 포기하고 싶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뛰고 있는 심장처럼 붉었고. 또한 누가 봐도 허무맹랑하지만 자신은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하는 목표이기도 했다. 그랬기에 필주는 자신의 지리멸렬한 삶을 그저 놓아버릴 수 없었다.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잊고 싶었지만. 아직 그러기엔 너무 일렀다.
그에 반해 권총은 필주에게는 죽음이었고. 망각하려는 것이 아닌 망각의 과정 속에서도 잊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목표에 가까웠다. 잊음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삶에서도 몇십 년 묵은 응어리는 자신의 뇌리에서 잊힐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인규는 포르셰를 보며 열광한다. 그러나 필주에게 삶은 그저 자신의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필주에겐 이런 총이 생의 후반부를 바쳐 이루고 싶은 꿈이었지만. 인규에게는 그저 위험해 보이는 낡은 목표에 불과했다.
번쩍번쩍한 삶은 자꾸 죽음과 과거의 기억을 잊으라며 빛나는 포르셰의 형태로 필주를 유혹하지만. 죽음마저도 초월한 남자의 의지는 결국 작동이 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고대 유물 같은 총이 몇 번에 걸쳐 방아쇠를 당기게 만들었다.
방관자에게 찾아오는 대물림의 비극;지금의 우리도 겪고 있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필규는 점점 인규의 삶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인규의 삶은 (친일파로 대변되는) 악이 근절되지 않거나 불합리한 일을 좌시(외면) 했을 경우 역사는 반복되며, 그 속에서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대를 이어 고통받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규는 소외되었고 약했으며, 선택의 여지는 열심히 살 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처음엔 안심시키는 말처럼 내뱉었던 문장이었다. 인규 너에게는 아무 피해 없게 하겠다는 말은.
그러나 인규에게 같은, 혹은 비슷한 뉘앙스의 문장을 몇 번이고 내뱉는 동안 필규는 점점 진심을 실어야 했다.
필주는 더 이상 방관자로서의 삶을 살지 않기로 마음먹었고. 인규가 그런 삶을 조금이라도 짧게 살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소명을 반드시 이뤄야 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사적이라 할 수 있는 복수가 인규의 삶을 하루아침에 바꿔놓을 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악의 고리 하나쯤은 끊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나가 끊어지고 나면, 힘의 불균형이 이뤄져 늦더라도 결국은 완전히 이런 고통이나 악의 세습도 이뤄지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2022년 현재에도, 슬슬 끊어지기 시작하는 악연의 고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노동자의 피를 흰 천으로 가린다 하여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무성의하게 진행된 보상 아닌 보상은 장례식장에 팥으로 만든 음식을 들이게 만들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머리를 조아린다 하여 사과했으니 이제 괜찮을 것이라며 생각하고 넘어갈 사건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방관자의 자세로 뒷짐을 진 채 이러다 사그라든다는 태도를 취한다면, 다음번에 기계에 빨려 들어가게 될 대상은 내가 될 것이다. 필주 또한 방관자가 견뎠어야 할 마음의 무게를 그렇게 인생을 바쳐 갚았다.
방관자가 치러야 할 대가는 그렇게도 길고 무거웠다.
결과와 과정의 딜레마;영화를 보며 속이 시원해야 하는가.
사진출처:다음 영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바스터즈]에서는 가상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치 독일을 말 그대로 불살라버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런 가상의 처벌은 영화를 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주는 카타르시스를 불러왔다.
그러나 리멤버의 어조는 조금 더 무겁다. 과정이 중요한지. 아니면 결과로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저울에 떡 하니 올린다. 그 어떤 곳으로 저울이 기울어진다 해도 두 덩어리의 생각이 마음 위에 올려진 것은 변함이 없기에 영화를 보며 마음이 조금씩 무거워진다.
문제는 영화가 메시지를 설명하는 방법이 불친절하다는 데 있다.
인물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으며, 모든 설정을 영화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 그러니 인규가 멋들어지게 포르셰를 몰아붙인다 해도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박진감 넘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병에 걸린 필주는 [메멘토]나 [살인자의 기억법]처럼 기억의 왜곡 한 번 없이 스스로의 임무가 완성될 때까지 그 어떤 것도 잊지 않는다.
그 결과, 직설적이다 싶을 정도로 명확한 메시지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전달 방식 때문에 너무도 빨리 관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버리고. 그 이후의 시간들은 그저 자신의 메시지를 재확인하는 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영화는 최악의 케이스는 피했다. 바로 메시지도, 전달 방식도 최악인 경우 말이다.
책임을 지라는 것은 데이터 센터에 일어난 화재에 통감하며 사퇴하라는 뜻이 아니며. 사과의 형태로 만원도 되지 않는 포인트를 지급하는데 끝나는 것이 아닐 텐데도. 한국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 귀여운 라이언을 필두로 한 이 회사는 메시지도, 방식도 최악인 형태의 사과를 했다. 위안부에게 사죄하라는 요구에 그 당시의 시세로 몇십 엔을 지불한 일본 정부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악의 실수를 저지른 담당자들은, 다음 세대의 피해자에 해당하는 인규의 대사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좋지 않은 결과에는 사퇴(필주의 경우는 죽음)가 아닌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시시하고 치사하게 등을 보이며 그 사태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이 영화처럼 메시지라도 마음에 와닿게 했었어야 했다.
마치면서
매번 말하지만.
나는 이성민 배우가 “뜨기”만을 죽어라 바란 사람 중 하나다. 분명 작은 역할이었던 그가, 점점 지변을 넓혀가며 변두리에서 중앙에 가까운 자리에 서는 순간을. 내 인생의 일부분을 할애하며 기다려왔고, 그렇게 맞이한 좀 더 밝은 곳에 서 있는 배우의 모습에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가운데 토막의 자리는 여러 이름의 책임감도 함께 요하는 자리였다. 주연으로 나선 영화들에서 거뒀던 성적들은 그다지 좋지 않았고. 나는 행여나 그가 밀려날까 봐 조마조마했다.
비록 배역이고 그 또한 연기의 일부였겠지만. 이성민 배우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80대 노인이 되는 동안 거쳐야 했을 시간과 고난만큼 잘 씹어 삼켰고, 그 결과 영화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연기 내공의 변주를 보여준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내뱉는 말 한마디에도 눈물을 쏟게 만들 만큼.
물론 이번 영화가 훌륭한 영화냐라고 묻는다면. 애석하게도 좋고 나쁨의 경계에 있는 외나무다리에서 몇 번이고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빠질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그의 연기는 이 불친절하고 비겁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보여주는 영화를 멱살 잡고 끌고 간다. 그 모습은 때론 애처롭지만, 자신의 어깨에 놓인 짐의 무게를 완벽히 이해한 자의 책임감을 비추기도 한다.
완벽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영화의 말미에서 안도와 아주 조금의 행복이 섞인 얼굴로 입가에 미소를 흘리던 필주에게서 무언가를 이제 승화시킨 듯 한 이성민 배우의 홀가분함도 함께 보이는 듯했다.
[이 글의 TMI]
최근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주말에 있었던 이태원 참사는 아픈 마음과 함께 그런 사태에서 드러난 인간 양상에 대한 분노로 인해 정말 힘들었다.
이 사건 속에 존재한 방관자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으며. 기대했던 모습보다 훨씬 더 처참할 것이라는 것을.
상처받고 힘든 모든 분들에게 평안이 조금씩이라도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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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살기 위해 오늘을 죽이는 사람들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플랜 75(Plan 75), 2022
일본 / 드라마 / 113분
감독: 하야카와 치에
미래를 살기 위해 오늘을 죽이는 사람들, <플랜 75>
75세 이상 고령자에게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지원하는 제도, ‘플랜 75’가 국회를 통과한다. “심각해지는 고령화 문제를 대처할 방안”이란 일본 정부의 덧붙임은 “넘쳐나는 노인이 청년의 앞길을 막고 있다”며 총으로 노인들을 죽이고 자살한 한 청년의 유언과 노인들에게 오랫동안 은밀히 분노의 손가락질을 겨눴던 사람들의 속마음이 합일되어 파생된 결과다. 플랜 75는 정부의 단독 결정이 아닌 국민 과반수의 직접적이면서도 암묵적인 동의로 탄생했다. 나의 죽음을 나보다 제삼자가 먼저 논의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인데, 이보다 더 소름 끼치는 건, 플랜 75를 전례 없는 문제 해결의 묘수로 믿는 과반수 안에 고령자가 적잖게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플랜 75는 간편하다. 가족의 동의나 건강진단 결과가 신청자의 발목을 잡지 않는다. 죽음 이후의 과정도 일사천리로 평범하게 진행된다. 신청자의 조건은 딱 하나, 자기 의사에 의한 결정(신청)이다. 신청 후엔 다양한 정부 서비스가 제공된다. 준비금 10만 엔을 받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세하고 단호한 필수조건들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 감시 없이 신청자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신청자를 위한 맞춤 콜센터도 운영된다. 심리상담소 역할을 하는 콜센터는 신청자의 마지막 날 전까지 함께 한다. 또한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신청을 취소할 수 있다. 신청과 신청을 취소하는 일 모두 본인의 자유다. 이미 죽을 날짜를 받은 한 할머니는 플랜 75 홍보 방송에 나와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 선택할 수 없었지만, 죽을 때만큼은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그 점이 좋았다”라고. 플랜 75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미래를 지키기 위한 (저물어 가는) 세대의 숭고한 결정이란 순풍을 타고, 신청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출처: 영화 <플랜 75> 스틸컷(다음)
어떤 일이든 직접 경험해봐야만 그 일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 여기서 판단은 결정, 선택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도 판단하고 선택하려면, 플랜 75 안에 들어가 보는 수밖에 없다. 플랜 75를 샅샅이 해부하고, 이를 투명하게 전시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영화 속 인물들처럼 말이다. 서비스 대상자 ‘78세 미치’와 7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신청받는 ‘시청 직원 히로무’, 신청자와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콜센터 직원 요코’ 그리고 죽은 자의 유품을 처리하는 ‘이주노동자 마리아’. 이들은 플랜 75의 뼈대가 드러난 설계도를 세상에 속 시원하게 내보인다. 그것이 자의였는지, 타의였는지는 중요치 않다. <플랜 75>에서 유일하게 강제 적용된 조치였다는 것만 알아두자.
플랜 75에 대해 고령자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인터뷰한 할머니처럼 긍정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격렬하게 부정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거리를 두고 일상을 사는 데만 집중하는 자가 있다. 78세 미치는 맨 마지막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호텔 객실 청소일을 하며 살고 있다. 미치는 삶을 긍정한다. 몇 장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창문을 열고 떠오르는 해를 고스란히 마주하는 모습과 낙상사고를 당한 친구(이네코)로 인해 호텔에서 잘리고 모든 동료가 불만을 터트리며 떠날 때 홀로 개인 사물함 앞에 서서 정중히 감사 인사를 표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삶이지만, 외로움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지내고 있었다. 따라서 그녀는 꿋꿋하게 구직 활동에 힘쓴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이 아니라 일상을 지키는 생존 수단이었다. 그러나 결국, 미치 또한 플랜 75에 가입한다. 마음을 나누던 친구(이네코)의 고독사를 직접 접한 탓이고, 집이 철거될 예정인데 구직 활동을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가 고령이었기 때문이며, 결정적으로 굶주린 자신에게 시청 직원 히로무가 무료 급식(플랜 75 홍보 목적)을 건넨 탓이다. 미치는 과반수가 찬양하는 순리대로 준비금을 받고, 콜센터 직원(요코)을 배정받는다. 과반수 안에 포함된 미치를 통해, 일반화할 순 없지만 그들이 왜 자기 생을 내놓는 것에 동의했는지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출처: 영화 <플랜 75> 스틸컷(다음)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상담을 통해 직접 신청서를 받는 일 말고 직원 히로무에게 주어진, 특별한 다른 일은 없었다. 수천 장의 신청서를 받으면서 단 한 번도 신청서에 적히지 않은 그들의 삶의 이력을 궁금해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연락이 끊겼던 삼촌이 그의 앞에 앉아 상담도 없이 신청서를 불쑥 내민 순간 히로무의 가슴은 요동친다. 삼촌은 과거 건설업자였다. 전국을 다니며 터널과 댐을 만들었고, 시간이 날 때마다 헌혈을 했다. 길거리 청소를 하는 지금도 그에게 헌혈은 일과였다. 히로무는 뭔가가 단단히 잘못된 느낌을 받는다. 다량의 헌혈증은 그가 나이와 상관없이 국가를 위해 일했고, 여전히 일하고 있으며 모두를 위해 행동하는 국민, 한 사람임을 의미했다. 따라서 헌혈증이 쓰레기통에 버려져도 삼촌의 업적과 흔적은 세상에 고스란히 남을 게 분명했다. 그는 범법자도 악인도 아닌 평범한 본인과 같은 인간이니까. 그것은 관심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히로무는 플랜 75의 끝을 몰랐다.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자의 죽음이 무엇을 남기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 그가 아는 것이라곤 플랜 75의 신청 조건뿐이었다. 히로무는 광고판에 날아드는 토마토를 맞으며, 산업 폐기물을 처리하는 회사가 플랜 75의 유골을 취급한다는 사실을 마주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두려움과 기시감에 휩싸인다.
아픈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급이 센 유품정리사로 일하기 전, 이주노동자 마리아의 직업은 요양보호사였다. 과거엔 살아있는 노인들을 따뜻한 눈과 마음으로 보살폈으나 지금은 죽은 노인들의 옷을 벗기고 유류품을 수거하기 바쁘다. 현금이나 고급 시계 같은 것들을 자기 주머니에 넣으며 어차피 죽은 사람에겐 필요 없으니 이렇게 그들을 기억하자고 우기는 동료를 따라, 마리아 역시 떠난 자들의 것을 훔친다. 그리곤 어찌 됐든 본인은 ‘노인’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고 열심히 합리화한다.
콜센터 직원 요코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정 좌석에 앉아 신청자 한 명당 15분 동안 감정은 배제하고 열심히 입만 움직인다. 지나친 감정적 대처와 신청자 대면 금지만 지키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이다. 하지만 미치와의 통화를 특별하게 느낀 요코는 만나고 싶다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리고 미치의 한결같은 삶의 태도를 대면한 순간, 동요한다. 긴 대화를 나눠주어 고맙고 잘 지내라는, 오직 미치만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인사엔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플랜 75의 보이지 않던 장막이 손끝에 닿는 순간이다.
출처: 영화 <플랜 75> 스틸컷(다음)
커튼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병실 침대에 눕는 히로무 삼촌과 미치. 담당 직원은 간호사 복장과 유사한 옷을 입고 두 사람에게 울렁증을 막아주는 약을 건넨다. 친절함도, 냉정함도 아닌 도통 모르겠는 직원의 미소가 미치가 보는 마지막 장면이 될 참이었다. 서서히 온몸에 힘이 빠지며 눈이 감기는 미치, 그 순간 커튼 사이로 히로무 삼촌과 눈이 마주친다. 또렷했던 그의 눈동자가 점점 흐릿해지더니 이내 툭 아래로 떨어지자, 미치는 극한의 두려움에 호흡기를 떼어내고 몸을 벌떡 일으킨다. 한발 늦게 온 히로무는 온기가 느껴지는, 그러나 더는 숨을 쉬지 않는 삼촌을 마주한다. 미치가 죽은 자들에게서 벗어날 때 히로무는 마리아의 도움으로 삼촌 시신을 빼돌린다. 마리아 또한 더는 견딜 수 없음을 깨닫고, 도망치듯 자전거를 타고 그곳을 빠져나온다.
플랜 75는 완벽한 통제와 촘촘한 계획, 그리하여 대부분 만족하는 결과를 끌어냈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늘어났고 고령화로 인한 사건·사고도 줄었다. 정부가 신청 조건을 65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가로 내놓을 정도니, 플랜 75는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영화는 처음부터 플랜 75가 잘못된 방식임을 노골적으로 노출했다. 자발적이며 비강제적이고, 자유로우며 신청자를 향한 따뜻한 지원들로 채워진 플랜 75는 묘수가 아닌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악수란 사실을 말이다. <플랜 75>는 단순히 영화의 집중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청년의 유언을 총소리 전에 흘린 것이 아니다. 그의 자살로 인해 시작된 플랜 75가 결국 다시 우리에게 총을 겨눌 것임을 미리 경고한 것이다.
출처: 영화 <플랜 75> 스틸컷(다음)
인간은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계속 살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그 상황을 지배한다. 동시에 앞선 목적과 같은 이유로 본인들이 만든 상황에 지배당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플랜 75는 인간의 나약함에서 탄생한 집단적 합리화가 계속 연장되었기에 흥행에 성공했다. 신청서를 받던 히로무에서 요코를 거쳐 유품을 정리하는 마리아까지, 그 누구도 75세가 기준이 된 이유와 왜 이들만 죽어야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본인들이 내는 세금으로 지급되는 준비금에 조건이 왜 붙지 않는지, 콜센터는 왜 대면은 금지하고 전화 서비스만 진행하는지, 진짜 이유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를 하면서, 정작 폭탄을 미치와 같은 이들에게 넘겨버렸다. 끝까지 모르는 척하며 미치와 같은 이들을 플랜 75에 마구잡이로 집어넣었다. 과반수가 찬성했다는 명분을 앞세워 모두를 위한 결정이라 자위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자발적으로 지배당하길 선택했다. 그러나 아무리 부정해도 삼촌의 미래는 히로무의 미래였고, 미치의 뜀박질은 요코와 마리아가 이어받게 될 게 분명했다.
해서 영화는 타인의 일이 나의 일이 되는 순간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미치는 물론이고 세 청년, 이들을 훔쳐보는 관객까지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마치 우리가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라도 되듯 고집스럽게 장막을 둘러싼 거짓과 폭력을 응시하게 했다. 플랜 75의 균열을 대놓고 보여주며 인간이, 인간을 위해 직접 설계한 집단 살인 계획을 어긋나게 했다. 죽음의 장소에서 벗어난 미치가 다시 떠오르는 해를 마주하며 미소 짓는 순간이었고 어둡기만 했던 관객의 얼굴에도 빛이 스며든 때였다. 마침내 플랜 75의 장막이 내부에서 걷힌 것이다.
출처: 영화 <플랜 75> 스틸컷(다음)
<플랜 75>는 관객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면서도 희망이 깃든 안도를 전달한다. ‘3의 법칙’이 관객에게 제대로 작용했기에 가능했다. 숫자 3은 사회 심리학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개인에서 집단으로 전환되는 기준점으로 세 명 이상이 되는 순간 개인들의 힘은 집단의 힘이 되어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감독은 처음부터 이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확실하게 이용했다. 나약한 인간들의 움직임(플랜 75)이 아니라, 진짜 악수를 진짜 묘수로 바꾸는 방법에 더 집중했다. 그 방법을 행하는 자가 나약한 인간인 동시에 충분히 스스로 깨닫고 변할 수 있는 인간들임을 강조했다. 플랜 75의 탄생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처럼, 소멸도 얼마든지 실행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오직 인간(나)만이 용기를 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음을, 히로무와 요코, 마리아 그리고 미치를 통해 전달했다. 결국 우리의 현재를 바꾸고 미래를 지킬 수 있는 건, 당사자인 우리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도망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시대에서, 유일한 강제조치가 유일한 해결책이 된 이때 영화는 묻는다, 우린 대체 어떤 인간인지, 어떤 집단에 속해있으며 어떤 개인으로 살고 있는지.
아, 미래를 위해 오늘을 죽이는 인간들의 끝은 굳이 묻지 않기로 하자. 답은 ‘히로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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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이라고 믿고 싶었을 뿐
한 가족이 단란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여름 휴가를 즐기는 그들에게 걱정이란 없어 보인다. 여름 휴가가 끝나면 아늑한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한 날들은 어딘가 위태로워 보인다. 아이들은 밤마다 잠에 들지 못하고, 그들은 근처 냇가에서 놀다가 황급히 들어가야 했으며 총소리인지 비명소리인지 모를 오묘한 소리가 집 주위를 맴돈다. 시각은 벽으로 차단했지만 소리는 막을 수 없기에 환상적인 정원을 보면서도 이 집안을 감도는 전체적인 불안은 필연적이다. 그들이 자의적으로 만들어낸 천국은 겉보기에 천국으로 보였겠지만 위선과 불안으로 점철된 지옥이었다.
1. 인간성이 없는 천국은 정말 천국인가
그녀, 헤트비히의 엄마는 이렇게 좋은 집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린 딸이 자랑스럽다. 그만큼 그 집은 주위 인간들에게 부러움을 살만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곳에 온 뒤부터 잠에 들지 못한다. 매일 밤 무엇이 불타고 있는지 그녀도 짐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는 일정보다 더 일찍 그곳에서 빠져나온다. 그 모습이 다분히 인간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라면 그런 상황에서는 도망치고 싶어야 맞는 것이다. 하지만 헤트비히와 그녀의 가족들은 그 곳을 천국이라고 생각하고 평생 눌러앉을 것처럼, 전원 생활인 것마냥 생활한다. 이런 그들의 모습은, 어딘가 고장난 사람들처럼 보인다. 아무리 나치 사상에 물들어 이념이 사고를 가로막고 있다고는 하나,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은연 중에 다 알고 있을 텐데, 삐뚤어진 이념은 이렇게 사람을 망가뜨리는 걸까.
그들에게 유대인이란 하등한 존재이기에 죽어 마땅한 존재였던 걸까. 그런데 왜 나치들이 유대인들을 못죽여 안달난 그 모습은 우월감보다는 열등감으로 보일까. 도를 넘은 우월감은 열등감이라고 했던가. 사실 다큰 성인이 그런 곳에서 행복해하면서 살고 있다면 뭐 저런 미친 인간이 다 있나 하겠지만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가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에서 천국이라고 믿으며 양육하는 모습에서 이들은 인간성을 규정하는 퓨즈가 하나 나간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무리 유대인이 열등하고 죽어마땅하다고 생각했어도 웬만하면 쉬쉬하면서 안보이게 죽이지, 저렇게 시야만 막아놓고 귀만 열어놓으면 아이들은 별의별 상상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정말 몰랐을까. 그게 정말 부모의 모습일까.
2. 엔딩씬에 대한 해석
엔딩씬에 대한 해석이 내 안에서 확립되지 않고 있다. 루돌프가 하는 구역질은 반인륜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구역질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어떤 리뷰에서 나치의 만행을 후손들이 닦는 것으로 묘사함으로써, 아직도 후손들이 대가를 치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가 아닐까 라는 의견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직도 나는 아우슈비츠에 있는 나치들이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보다. 어떻게 하면 가스실에서 여러명을 죽일 수 있을까 고민한다는 사람의 진짜 내면 속에는 '이러면 안된다'는 마음의 소리도 있었다는 것을 보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그의 구역질을 자신에 대한 구역질로 해석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3. 그 외의 상징들
이 영화는 시각보다는 청각에 집중하게 되는 영화이지만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지점이 많다. 영화 속에서는 적외선 카메라로 노동자들을 위한 음식을 숨기는 소녀를 찍었다. 그 연출이 굉장히 혁신적이라고 생각했다. 은밀해야만 하는 행위를 찍어야하니, 적외선 cctv를 보는 것 같은 연출이 그 은밀함을 배가시킨 것 같다. 그리고 가족들이 사는 그 집의 구조도 잘 짜여진 사육장 같기도 했다. 매일 밤 방문을 걸어잠글 때에 단계별로 차근차근 방을 돌아다니며 잠글 때에 동물 사육장에서 동물이 도망가지 않도록 하나하나 문단속 하는 사람 같았달까. 그만큼 여러 레이어로 구성된, 잘 정리된 집같지만 어딘가 자유로움이 느껴지지 않는 구조하며 그곳에서의 가족들의 행동마저 군인 같다. 루돌프의 군인 성향이 그 곳에 배어들어간 것일까 생각했다.
N차 관람의 의사가 있는데, 보면 볼수록 소름이 끼칠 것 같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해석하느라 바빠 어찌저찌 보았는데 다음에 본다면 과연 진짜 내가 진득하게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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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처럼 천천히 잠식당하는 영화
** 씨네랩의 초청을 받아 관람한 시사회입니다.
더 웨일
개봉 : 2023.03.01
감독 : 대런 아르노프스키
등장인물 : 브랜든 프레이저, 세이디 싱크 외
평점 : ⭐️⭐️⭐️⭐️
너무 많은 생각들과 느낌들이 스쳐지나간다.
상처를 낸 건 되돌릴 수 없다.
에세이처럼 고치고 고쳐서 완벽하게, 실수가 없게 만들수가 없는 것이다.
딸인 엘리는 아빠를 증오하고 미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빠를 떠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이기에. 사악하다는 말까지 듣는 엘리이지만 그 안에 채워진 것은 분명히 결핍된 사랑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보이는 엘리는 많은 문제가 있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보이지만 나는 영화 안에서 엘리가 매우 안쓰럽기도 했다. 8살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가장 가까운 가족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큰 상처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를 사랑하는 것은 변함없다. 사람은 참 신기하다. 관심 없고 아무도 없어도 잘 살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라는걸 사람들은 솔직히 말하지 못한다. 가족간의 감정이 골이 깊고, 아직까지 셋의 마음 속을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이미 상처받은 마음을 풀 실마리조차도 보이지 않는 상황들 속에서 서로는 흘러간다.
더 웨일은 연극이 원작인 영화이다. 그런만큼 영화의 연출도 어딘가 연극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마치 세트장처럼 집 안에서만 진행되는 영화와 카메라 움직임이 원래라면 두 쇼트로 나눌 것 같은 부분들을 의도적으로 이어서 찍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물들이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리액션 쇼트가 되거나 하는 부분도 찾아볼 수 있었다.
더 웨일은 기대하고 본 영화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좋은 영화였다. 나도 많이 울었기도 하다. 왜 인생연기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바다처럼 천천히 잠식당하는 영화였다. 나라면 혼자 볼 것 같다. 혹은 친구들과 이 영화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 하다. 왜 혼자 볼 것 같다고 생각했냐면 영화는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을 신경쓰며 보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혼자 우직히 앉아 솔직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충분히 눈물흘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더 웨일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인물의 평가가 천차만별일 것 같다. 딸인 엘리부터, 엘리의 엄마, 전도사(인줄 알았던 남자), 피자 배달부, 심지어 온라인 강의를 듣는 친구들까지 모습이 다양하다. 인물을 잘 만든 영화는 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더라도 나중에 돌아봤을때 나도 이 인물이었다면 나라도 그랬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가족을 버리고 떠난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나라도 그랬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위 말은 영화가 충분히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해두자.) 아무튼 그런 면에서는 캐릭터를 외적이든, 내적이든 잘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에 대해 주인공이 후회하고,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하게되는 행동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양한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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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8월 셋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이번 주는 흐린 날씨가 이어질 것 같은데요.흐린 날은 역시 집에서 영화를 보면 딱 좋은 날인 것 같습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놉>의 개봉주 주말의 관객 수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헌트> (NEW)▶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가 7월 둘째 주와 동일하게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숨 막히는 심리전으로 몰입감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은 <헌트>.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이들의 케미 덕분에 영화의 매력이 더해졌다.
주말 동안 (8월 19일~8월 21일) 관객 수 71만 4,74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04만 2,16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망명을 신청한 북한 고위 관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한 안기부 해외팀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 ‘김정도’(정우성)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 ‘동림’ 색출 작전을 시작한다. 스파이를 통해 일급 기밀사항들이 유출되어 위기를 맞게 되자
날 선 대립과 경쟁 속, 해외팀과 국내팀은 상대를 용의선상에 올려두고 조사에 박차를 가한다.
찾아내지 못하면 스파이로 지목이 될 위기의 상황, 서로를 향해 맹렬한 추적을 펼치던 ‘박평호’와 ‘김정도’는 감춰진 실체에 다가서게 되고,
마침내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게 되는데……2. <한산: 용의 출현> (-)▶ 8월 둘째 주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한산: 용의 출현>.
'한친자'라는 <한산: 용의 출현> 팬덤이 만들어지기까지 했으며,
계속되는 입소문과 함께 700만을 향해가고 있는 중이다.
주말 동안 (8월 19일~8월 21일) 관객 수 34만 3,51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71만 1,67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놉> (NEW)▶ 흥행작 <겟 아웃>, <어스>의 감독인 조던 필 감독의 신작인 <놉>.
한국에서도 흥행한 작품이기에 신작인 <놉>에 대한 기대도 무척이나 높았다.
다만, 관객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평이 다수 올라오며 이번 주에는 조금 더 낮은 순위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주말 동안 (8월 19일~8월 21일) 관객 수 15만 7,97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5만 3,83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거대하고, 주목받길 원하고, 미쳤다.
나쁜 기적이라는 것도 있을까?▶씨네픽의 이번 주 114회 예측 이벤트는 <놉>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유저분들이 예측해주신 영화 <놉> 의 8월 19일, 8월 20일, 8월 21일의 관객 수 스코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놉>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2%, 여성 38%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 30대가 동일한 비율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40대, 50대, 10대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놉>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30대 후반 여성과(167,895명)과 40대 초반 여성(183,713명)이었습니다.
또한 <놉>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6.3%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놉>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탑건: 매버릭> (-)▶ 6월 말에 개봉한 <탑건: 매버릭>이 8월 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순위를 지키고 있다.
주말 동안 (8월 19일~8월 21일) 관객 수 9만 6,69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86만 5,81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비상선언> (▼2)▶ 개봉 주에 2위를 차지한 <비상선언>은 이후 점차 순위가 떨어지며 8월 셋째 주에는 5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개봉 전 기대가 높았던만큼 영화의 신파 요소나 무리한 설정 등이 마이너스 요소로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주말 동안 (8월 19일~8월 21일) 관객 수 5만 7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02만 69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Dragon Ball Super: Super Hero>이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하면서 8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많은 변동이 일어났다.
8월 셋째 주에 4, 5위를 차지했던 <Thor: Love and Tunder>, <Nope>이 순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주말 동안(8월 19일~8월 21일) <Dragon ball Super: Super Hero>의 매출액은 20,100,100 (한화 약 268억)의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8월 5일 ~ 2022년 8월 7일)1.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2,010만 달러 (누적 2,010만 달러)2. <Beast> 1,157만 달러 (누적 1,157만 달러)3. <Bullet Train> 800만 달러 (누적 6,898만 달러)4. <탑건: 매버릭> 585만 달러 (누적 6억 8,337만 달러)5. <DC 리그 오브 슈퍼-펫> 577만 달러 (누적 6,748만 달러)...씨네픽의 8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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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불호가 갈린 베놈 완결판 액션(?)드라마 / 액션보다는 브로맨스 / 라스트 댄스 / 감동적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베놈: 라스트 댄스"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엔드크레딧 전에 1개, 끝나고 1개, 총2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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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공식 예고편
함께라서 가능했던 생존. 20세기에 일어난 가장 놀라운 어느 실화를 바탕으로 한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의 영화, #안데스설원의생존자들. 2024년 Oscars® 국제영화상 부문 스페인 출품작으로 선정된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일부 극장에서 12월,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1월 4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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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페셜 티저 영상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MCU의 새로운 멀티버스가 온다,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페셜 티저 영상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