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09-23 07:31:08
다시 〈부당거래〉의 세계에 갇힌 류승완
영화 〈베테랑2〉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류승완이 가진 위상을 고려했을 때, 〈베테랑2〉는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다. 먼저 주제다. 〈베테랑2〉는 수년 전부터 범람하는 사적 제재물의 연장에 있다. 신자유주의 사회 이후 공동체 붕괴 속도는 가팔라졌고, 법과 공권력은 시민들의 법 감정을 충족하기에는 솜방망이처럼 가벼웠다. 단지 능력과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권력 친화적으로 뼛속까지 썩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적 제재 장르물은 법과 공권력은 만인에게 평등하게 집행된다는 믿음이 깨진 곳을 파고들었다. 〈베테랑2〉와 직접 비교되는 〈비질란테〉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하나하나 언급하기도 벅찰 정도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이 문제를 다루었다. 심지어 2022년 작 〈경관의 피〉는 법의 테두리에서 범인을 잡는 경찰과 수단과 방법을 가라지 않고 악인을 검거하는 경찰의 대립을 다뤘다는 점에서 〈베테랑2〉의 문제의식을 한참 앞서 선보인 바 있다. 대중의 원한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찰이 마주한 딜레마라는 〈베테랑2〉의 문제의식이 영화 초반부터 도드라졌을 때 실망스러웠던 이유다. 이미 익숙한, 심지어 자극적‧선정적으로 활용되다 소진된 소재에 왜 굳이 류승완까지 뛰어들었을까 싶어서다. 몇몇 인상적인 액션신과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는 돌파할 수 없는 기시감을 내내 떨칠 수 없었다.
정작 흥미로웠던 건, 이 영화가 류승완이 지향하는 세계를 드러내 보인다는 점이었다. 〈부당거래〉에서 그는 감히 손댈 수 없는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구축한 법 기술자의 문제를 다뤘다. 체념과 무력감을 자아내는, 우리가 어떤 세계를 살고 있는지에 대한 냉소적 조망이었다. 그러나 〈베테랑〉에서는 이를 통쾌함과 짜릿함이 깃든 분노로 전환했다. 조태오(유아인)라는 희대의 악역과 그를 때려잡는 평범한 경찰 서도철(황정민)의 이야기는 〈부당거래〉가 그려낸 세계와는 분명 달랐다.
〈베테랑〉에서 류승완이 ‘무엇’으로 〈부당거래〉의 닫힌 세계를 돌파했는지에 주목해보자. 서도철이 거악 조태오와 맞설 때 가진 무기는 몸과 깡뿐이었다. 대중문화 담론으로 영역을 확장해보자면, 신자유주의 시대의 착취와 경쟁 격화로 초토화된 기존의 남성 연대를 지탱해온 건 ‘의리’였다. 굳이 김보성 배우의 캐릭터로 자리 잡은 ‘의리’ 열풍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즈음의 한국영화는 구원을 갈구하며 고뇌하는 남성 캐릭터의 독무대였다. 우정, 민족, 돈, 정의, 여성을 매개로 한 남성 연대를 모색한 이 시기의 영화는 이른바 ‘두 글자 영화’, ‘세 글자 영화’ 등으로 불리며 범람했다. 그중에서도 류승완의 〈베테랑〉이 천착한 건 몸과 깡이었다. 조태오에 비해 모든 게 열세인 서도철이 이들을 무기로 끝내 승리하는 영화의 서사에서, 평범한 남자라면 ‘누구나’ 단련하거나 가질 수 있는 몸과 깡은 분명 길 잃은 채 좌절하는 남성 주체에게 짜릿하고 통쾌한 위무로 다가갔을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시간이 흘러 〈베테랑2〉가 나왔다. 서도철은 여전히 몸과 깡으로 싸운다. 그러나 류승완은 그에게 하나의 무기를 더 준다. 바로 소시민의 평범한 윤리다. 전작에서는 하나하나 규정을 지켜가며 수사해야 하는 상황에 서도철이 답답함을 느끼고 이를 은근슬쩍 위반하며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 심지어는 누군가의 규정 '악용'으로 서도철이 곤경에 몰리는 장면도 있었다. 그런 서도철이 이번에는 원칙과 상식의 수호자로 돌아왔다. 서도철은 법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데 불만인 평범한 소시민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공권력의 일원으로서 이 조류에 휩쓸리기보다는 원칙에 입각한 직업윤리를 택한다. 공권력을 사적 제재의 수단으로 삼는 경찰(정해인)에 대적하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부당거래〉의 검사들이 그러하듯 서도철이 기성 체제의 수호자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물론 차이는 있다. 〈부당거래〉의 검사들이 지키고자 한 건 자기 기득권이었지만 서도철은 법과 공권력에 담긴 상식을 옹호하고자 한다.
〈베테랑2〉는 이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유독 공을 들인다. 이 영화에서 범죄자보다 더 악질적인 존재로 제시되는 인물군은 자극적인 가짜뉴스만 유포하며 수익을 내는 유튜버, 마찬가지로 폭력적인 방식으로 범죄자를 사적으로 처벌하고자 하는 ‘의인’ 등이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그에 마땅한 죗값을 치르지 않는 건 문제지만, 그들을 합법적인 방식을 거치지 않고 처벌하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소시민 서도철의 가족 이야기가 전편에 비해 더 자주 등장하고, 극의 서사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전작에서 가족은 서도철이 현실에 발을 걸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부수적 장치 정도로 활용됐지만, 이번에는 서도철이 지키고 보호해야 할 핵심 대상이라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서도철이 직업윤리를 배반하지 않으면서도 끝내 가족을 지켜내고 체제를 교란하는 악인을 검거하는 데서 직업적 상식을 지키는 일이 사회의 ‘근간’인 가족을 지키는 일로 확장되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사건을 해결한 서도철이 냉랭하던 아들과 라면을 끓여 먹고, 그의 아내가 무심한 듯 부자父子에게 다가와 어우러지는 장면은 서도철이 고군분투 끝에 지켜낸 직업윤리가 가족을 지키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강하게 환기한다. 불합리하더라도 자기 영역에서 직분에 맞는 윤리를 지키며 가정을 지키는 어느 소시민 남자의 윤리는 이렇게 몸과 깡 이후 서도철의 새로운 무기가 된다.
단순한 선악 구도에서 몸과 깡만을 무기로 강자를 들이받는 소시민의 이야기는 판타지일지언정 쾌감을 안겨준다(〈베테랑1〉). 하지만 칼로 무 자르듯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현실에서는 자기 윤리를 붙잡고 지탱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베테랑2〉). 그런 서도철에게 류승완은 소박한 정의로 소박한 삶을 지키는 남자야말로 가장 위대한 남자라는 위안을 건넨다. 일상의 작은 정의야말로 〈부당거래〉의 폐쇄적 세계와 〈베테랑〉의 판타지적 승리가 채워주지 못하는 허탈함을 온전히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영화가 치열하게 모색한 남성성의 길이 돌고 돌아 다시 도달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가 평범한 남성 가장이 답으로 제시될 수 있는 시대인가? 〈부당거래〉의 부조리한 세계는 과연 그토록 ‘쉽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일까? 그것도 감독이 전작 〈밀수〉에서 선보였듯 여성들의 억눌린 목소리와 가려진 노동이 이제 막 포괄적 사회 공론장에 진입한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류승완 감독이 그토록 돌파해내고자 한 〈부당거래〉의 세계는 〈베테랑2〉로 인해 출구 없는 세계임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서도철에게는(그리고 남성들에게는) 다른 길이 필요하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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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사가 곧 가족사, 가족사가 곧 개인사
장재현감독의 <검은 사제들>은 한국에서 오컬트영화가 흥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감독이 오컬트장르에 대해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던 그의 데뷔작을 통하여, 장재현감독은 장르영화감독으로서의 입지를 톡톡히 다졌다. <검은 사제들>부터 <사바하>에 이르기까지 장재현감독은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해 나갔고, <파묘>는 동양의 오컬트를 한국사에 녹아내었다. 거기에 마치 <사일런트 힐>을 연상시키는 크리처물을 더하여 장재현표 오락영화의 새로운 시도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묘>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러하다. 묫바람이 잘못 든 집에 이장을 하게 된 장의사, 무당, 풍수사가 위험한 무언가를 만나게 되면서 이를 헤쳐나가는 이야기이다. 영화는 총 6장으로 이루어지며 전반부에는 동양의 오컬트로 전개되다가 '무언가'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면서 영화는 크리처물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한국을 넘어 동양 전체의 영역으로 문화가 확장되어 극을 전개해 나간다. 더불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특징을 활용하여 극의 개연성과 당위성, 캐릭터의 특성에 부여한다. 극 중 빌런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본군들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인물들은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하였다는 것에서 한국인들의 공통적인 '한'을 이야기의 뼈대로 세운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영화 <파묘>는 크리처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후반부에서부터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검은 사제들>에서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던 악마의 존재가 <파묘>에서는 얼굴까지 클로즈업되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크리처물에 낯선 관객들은 유치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초반부에는 고전 오컬트물이 떠오른다면, 후반부에는 영화 <더넌>이라든지 <사일런트 힐> 같은 영화들이 떠오른다는 것인데 <사일런트 힐>에는 있는 긴장감이 <파묘>에서는 다소 약하다.
다만 이는 영화 <파묘>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피할 수 없는 단점으로 보이기에 이것으로 작품이 이렇다, 저렇다 하고 논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시나리오가 극의 당위성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장르의 전환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그렇다고 장르가 완전히 전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계획 하에 이루어진 선택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파묘>는 장재현감독의 오컬트 3부작이라는 것과 한국에서 오컬트장르영화를 잘 만들어내는 감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자체가 꽤 큰 의미를 지니는 바이다. 물론 작품성이 부족하다면야, 영화의 의의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오컬트영화를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대하는 감독의 자세가 연이어 괜찮은 작품을 뽑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 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종합적으로 녹여낸 영화 <파묘>의 결말은 동화책과도 같은 결말로는 끝나지 않기에 오히려 완벽해 보인다. 영화의 결말을 우리나라 역사로 치환해 본다면 이 영화가 왜 구태여 그러한 선택을 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인 공통의 상처인 일제강점기가 영화의 소재로 쓰이지 않는 날은 아마 오지 않을 것이다. 가족사가 곧 개인사이자 개인사가 곧 가족사가 되는 공포를 영화 <파묘>는 영리하게 사용하면서도, 이를 단순히 유희적 소비로만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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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신념이 만들어낸 다소 싱거운 지옥도
똑같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행동한다. 누군가에는 기쁜 일이, 누군가에는 슬픈 일, 누군가에게는 분노가 치미는 일이 되는 것처럼. 인풋은 같은 데 아웃풋이 다른 건 사람마다 상이한 믿음 때문이다. 도대체 믿음이 뭐길래. 만약 그 믿음이 그릇된 것으로부터 잉태되었고, 신념으로 뒤바뀐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계시록>은 뒤틀린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물음의 답을 내놓는 영화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오늘도 열심히 신도들과 예배를 진행한 개척 교회 목사 민찬(류준열)은 여학생을 쫓아 교회로 들어온 의문의 사내 양래(신민재)를 발견한다. 예배가 끝난 후 민찬은 신도를 늘릴 생각으로 양래와 이야기하던 중 그의 발에 채워진 전자발찌를 확인한다. 맞다. 양래는 성범죄자다. 민찬은 그 사실을 알고도 양래에게 자주 오라고 권한다. 죄를 회개하라는 의미의 말을 전하며. 이후 민찬에게 큰 사건이 벌어진다. 갑자기 자녀가 사라진 것. 민찬은 양래를 의심하고, 그의 뒤를 쫓는다. 그리고 외진 고갯길에서 양래와 몸싸움을 벌이다 살인을 저지른다. 자책도 잠시, 이 모든 게 죄인을 단죄하라는 신의 뜻으로 여긴 그는 이 사실을 은폐한다. 정말 신의 뜻일까? 우연은 톱니바퀴처럼 물리고 민찬은 의심조차 받지 않는다. 단, 양래로 인해 친동생이 목숨을 끊은 후 악몽에 시달리는 형사 연희(신연희)만 빼고.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세상은 그 믿음을 강요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상호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계시록>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누구인가? <사이비>부터<지옥>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그릇된 믿음으로 잉태된 다양한 군상들을 그린 감독 아닌가. 이번에도 그는 목사 민찬, 형사 연희, 성범죄자 양래를 주축으로 이 주제를 스크린에 옮긴다.
세 사람 중 가장 중심에 있는 건 민찬이다. 개척 교회 목사로서 하느님을 모시는 일에 유념 없는 그의 마음은 한순간 혼탁해진다. 발단은 양래와의 만남 때문이지만, 이미 그의 마음엔 아내의 불륜으로 인해 배신감, 더 큰 교회의 담임 목사를 내심 바라는 욕망이 그득하다. 실수로 양래를 살해한 후, 그토록 바랐던 큰 교회 담임 목사 기회를 부여받자 그의 마음은 이내 이기심으로 뒤덮인다. 그리고 자신이 욕망하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를 잘 보여주는 건 매 순간 우연한 사건과 눈에 보이는 신의 계시다. 이를 오롯이 믿는 그는 ‘신의 계시’라는 명목하에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에 이른다. 이후 그에겐 실제 진실은 중요치 않게 된다. 그가 믿는 게 곧 진실이기 때문이다.연희 또한 양래의 범죄에 의해 스스로 세상을 떠난 동생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그 무거운 마음은 환각을 낳으며 자신을 갉아먹는다. 어쩌면 그가 권양래를 쫓는 이유는 마음의 짐을 덜고, 편안히 살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권양래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아비의 폭력과 학대로 인해 깊은 상처가 생겼고, 그로 인해 잉태된 외눈박이의 공포로 인해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인도한 자신이 행동을 타당화한다.
이처럼 세 사람은 시작은 다르지만, 결국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진실을 외면하고, 편의상 자신이 만든 허상을 맹목적으로 믿으며 살아간다. 결국 자기 합리화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사는지도 모른 채 이들은 바보같이 상대방을 탓하며 스스로 더 깊숙한 늪에 잠긴다. 후반부 세 사람이 만나 육탄전을 벌이는 롱테이크 장면은 이를 잘 보여주는 지옥도이자 우리의 현실이다.
극 중 민찬의 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계시’의 주체는 신이 아닌 본인 자신이다. 감독은 이들을 통해 점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이 아는 게 진실인 것처럼 여기는 현실 속 사람들의 행태를 꼬집는다. 이전 작품과 달리 최대한 CG 사용을 자제한 것만 봐도 감독이 이 영화에서 리얼리티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를 알 수 있다. 마치 영화는 거울 효과 치료 영상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를 계속해서 보게 만드는 힘의 근원은 류준열이다. 그는 목사임에도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왜곡된 세상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인물을 연기한다. 불안한 영혼이 소유자였다가 계시라는 명목하에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행해야 한다는 신념이 잡힌 후 변화하는 표정은 소름~~! 차 안에서 아내의 간음을 실토하게 하는 장면이나 신도들 앞에서 벌이는 광거이러니 퍼포먼스는 강렬한 임팩트를 전한다.
그럼에도 <계시록>은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달린다. 세 인물로 점철된 잘못된 신념의 말로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컸던 나머지 개연성과 짜임새 부분이 덜컹거린다. 더 중요한 주제를 위함이라고 믿고 또 믿으며 지켜보지만, 초반보다 축 늘어지는 스토리의 긴장감은 단점이 된다. 여기에 연기나 장면이 아닌 대사를 통해 주제 의식이나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 세련되지 못한 것도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지옥도의 비극으로 마무리하지 않는다. 대신 연희를 통해 자신이 만든 허상을 깨뜨리고 벗어날 기회를 제공한다. 이 장면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점차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자체로 의미는 있다. 극 중 등장하는 범죄 심리학자인 교수는 연희를 보고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만든 허상 말고, 진실을 보자고. 어쩌면 이 교과서적인 대사는 연희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하는 말일 수 있다.
사진 제공: 넷플릭스
평점: 3.0 / 5.0
관람평: 잘못된 신념이 만들어낸 다소 싱거운 지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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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혁명’과 공공재의 우화
이 ‘조용하고’ 따뜻한 로맨스 혹은 우화에서 곤돌라는 사랑의 장소이자 우정의 장소, 연대의 장소, 전유의 장소, 연결의 장소다. 영화에는 대사가 없다. 그래서 자막도 없다. 우리는 외화를 보고 있지만, 시선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 자유로움의 틈새로 동화 같은 어느 유럽 시골 마을의 풍경이 들어온다. 아니, 곤돌라를 타고 스크린에서 관객에게로 도달한다.
이바는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의 새로운 승무원으로 일한다. 곤돌라에서 일한다는 건, 마을의 모든 연결망의 중심에 선다는 의미다. 곤돌라가 없다면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교류는 없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는 관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이 조의를 표할 수 있는 건, 곤돌라가 가능케 한 위와 아래의 연결 덕분이다.
이바가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거나 올라갈 때, 가운데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이 있다. 또 다른 승무원 니노다. 두 사람이 곤돌라의 승무원으로 일하는 한, 이 마주침은 강제된 것이다. 피할 길이 없다. 몇 번의 수줍은 혹은 어색한 교차 이후 두 사람은 이 무료한 반복을 조금씩 다르게 채워나가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체스를 둔다. 체스판은 곤돌라의 위쪽 정류장에 있다. 곤돌라가 한 바퀴 돌아야 이바와 니노가 말을 움직일 수 있으므로, 체스 게임은 한없이 길어진다. 두 사람의 체스를 매개로 연결된 시간도 그만큼 길어진다. 체스를 하며 두 사람은 무료하기만 한 곤돌라에서 다음 수를, 서로의 얼굴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곤돌라의 ‘강제된’ 마주침이 설렘으로 변한다.
곤돌라에는 아이들이 탄다. 농부와 마을 주민이 탄다. 가축과 와인도 실어 나른다. 이 다채로운 승객들은 이바와 니노가 맺은 관계성을 더욱 확장한다. 차가운 기계일 뿐이던 곤돌라가 인간의 온기를 품는다.
이 변화가 싫은 사람도 있다. 곤돌라를 운영하는 남자는 곤돌라의 목적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에게 곤돌라는 이윤을 안겨주는 생산수단이어야만 한다. 돈을 낼 수 없는 사람은 당연히 승차가 거부된다. 사장은 이바와 니노가 곤돌라로 온 마을을 연결하는 게 불만이다. 그래서 체스판을 발로 차버린다. 또 하나의 불만이 있다. 사장은 이바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다. 그래서 날로 친밀해져가는 두 사람과 마을 사람들이 더 눈꼴사납다. 이바와 니노의 곤돌라는 이윤 축적과 이성애 욕망 충족의 두 영역 모두에서 곤돌라의 ‘소유주’를 배반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바와 니노의 관계는 점점 깊어진다.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 반복되는 일상에 차이를 기입하고, 서로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사소한 행동들에서 깊은 친밀감이 피어난다. 니노가 남몰래 항공사 승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위기를 맞기도 한다. 이바가 배신감을 느끼는 이유는 니노의 비밀이 두 사람이 곤돌라에서 차근히 형성한 친밀한 관계의 바깥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곤돌라의 반복되는 회전 속에서 만들어온 두 사람의 관계성은 그새 위기를 넘길 만큼 충분히 단단해져 있었다. 서로를 향한 분명한 마음을 확인한 이바와 니노는 사장에게서 곤돌라를 탈취, 전유해 이를 오롯이 두 사람을 위한 것, 나아가 온 마을을 위한 공공재로 바꿀 계획을 꾸민다. 두 사람을 비롯한 온 마을 사람이 함께한 이 작전에서, 마침내 이바와 니노의 친밀성은 결실을 이루고 곤돌라는 자본주의적 용도를 박탈당한 채 공공의 것이 된다. 〈곤돌라〉는 기계의 차가운 속성에 다채로운 정치적 상상력을 곁들인다. 그리하여 의미 없는 반복에 지친 사람들에게 일상의 공허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혁명의 따뜻함을 품은 산뜻한 공공재의 우화로 거듭난다. ‘따뜻한 혁명’이라는 형용모순은, 적어도 이 영화에서만큼은 현실성을 잃지 않는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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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살아 숨쉬는 따스함
테크노 사피엔스가 보편화된 사회 안의 한 가정을 조명하는 영화, 애프터 양은 특별하지만 잔잔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가족과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은 어떤 작별의 인사도 남기지 않은 채 작동을 멈춘다. 제이크는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으나 여전히 작동하지 못하는 양을 뒤로한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여 그의 기억 속을 보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애벌레에겐 끝이지만 나비에겐 시작이다.”
나무, 바람, 그 외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그의 기억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보면 볼수록 따뜻해지는 기억이 거리를 두고 있던 가족의 틈을 메우며 당연하다고 느꼈던 가족이라는 단어에 물음표를 찍는다. 가족이라는 단어만으로 존재했던 서로의 거리는 양이 작동을 멈춰 그의 기억을 바라보고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다가오는 따스함을 마주한다. 그를 기억하게 만드는 노래, 장소, 얼굴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다.
어떤 도구로 쓰임을 시작한 ‘양’은 그들에게 있어서 ‘인간’이 아닌 그저 ‘안드로이드’로 남는 순간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만들었지만, 결코 그들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어떠한 선이 느껴진다는 것이 왠지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들의 거리는 ‘양’에 의해 좁혀졌으나 과연 ‘수단’과 ‘도구’로 쓰이지 않았을까. 인간보다 더 인간 답지만 인간은 아닌 그를 바라보면 ‘인간다움’이라는 단어가 인간에게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어떤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보다는 그동안 정의되어 온 현재의 인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들지만, 이것 또한 사람의 초점에서 바라보고 내리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아시안에 대해 신비로움이 걷히지는 않은 모양새에 다소 실망감을 끼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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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5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8월 5주 개봉영화!
리미트 Limit , 2022
한국형 범죄 스릴러의 새로운 패러다임
영화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범죄 스릴러입니다.
기존의 범죄 스릴러가 사건의 타깃과 그 타깃을 추격하는 일방적인 관계를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리미트"는 사건을 쫓던 중 범인이 대상을 변경하는 '타깃 스위치'라는 과감한 설정을 통해 순식간에 모든 상황이 역전되는 예측불허한 전개를 이끌어냅니다.
"리미트"는 일본 추리 소설의 대가 故 노자와 히사시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한 탄탄한 스토리텔링에 한국인의 감성을 더해,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에게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압도적인 서스펜스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범죄 스릴러!
추천영화 "리미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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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맨틱 에러: 더 무비 Semantic Error , 2022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의 극장판
영화 "시맨틱 에러: 더 무비"는 컴공과 '아싸' 추상우의 완벽하게 짜인 일상에 에러처럼 나타난 안하무인 디자인과 '인싸' 장재영,
극과 극 청춘들의 캠퍼스 로맨스를 극장판으로 확장한 작품입니다.
"시맨틱 에러: 더 무비"는 8주 연속 왓챠 TOP 10 1위,
OTT 콘텐츠 트렌드 1위, 왓챠피디아 평점 4.5점 등 기록적인 수치를 세우며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인데요
영화 역시 일찌감치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어 예매 오픈 1분 만에 전 상영 회차가 초고속 매진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개봉을 앞두고 열린 프리미어 상영회까지 예매 오픈 직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성격부터 스타일까지 완벽하게 다른 두 사람의 가슴 설레는 캠퍼스 로맨스!
추천영화 "시맨틱에러: 더 무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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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다운 SUNDOWN , 2021
봉준호 감독이 뽑은 2021년 최고의 영화
영화 "썬다운"은 한 남자의 일탈이 불러온 예측 불가능한 실존의 미스터리를 그린 작품 입니다.
멕시코 해변으로 휴가 온 부유한 영국인 '닐'의 알 수 없는 일탈이 불러온 끔찍한 사건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로,
202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작으로 선정되어 전세계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습니다.
칸영화제 3관왕과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워대상을 수상한 멕시코의 젊은 거장
'미셸 프랑코' 감독과 '팀 로스', '안티크라이스트','샤를로트 갱스부르'가 만나 서늘한 서스펜스 미스터리를 만들 예정입니다.
엄청난 흡입력으로 찬사 받은 팀 로스의 연기력!
추천영화 "썬다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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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법칙 첫 번째,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생의 법칙 첫 번째,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최근 한국에서 대만영화 리메이크작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개봉했다. 대만원작이 워낙 팬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원작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두 영화 모두 보지 않아 비교할 수 없었지만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작은 드물뿐더러 평이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원작을 먼저 보기로 결정했다. 원작영화를 본 현재 시점에서 ‘과연 한국판이 원작의 흥행 포인트를 잘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로맨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혹은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로 나뉜다. 물론 아름다운 외적 요건을 갖춘 주인공은 로맨스의 필수 요건이다. 다시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결국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야기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대만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잘 만든 로맨스 영화다. 영화라는 장르가 비주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환상적 이미지를 잘 활용하면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절히 배치했다는 말이다.
영화는 제목에 충실하다. 감독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대만의 배경을 그대로 반영한다. 원작 소설의 작가이자 영화의 감독인 구파도는 실제 1994년 ‘그 시절’의 대만과 ‘우리’들을 그대로 소환한다. ‘늑대 7’을 오마주한 영화의 첫 장면, 션자이와 커징턴이 2년 만에 전화를 하는 계기가 된 ‘921 대지진’뿐 아니라, 극 중 인물들이 즐기는 음식과 놀이, 음악은 세대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영화가 한국에 처음 개봉했을 때는 중화권에서만큼의 큰 흥행을 하지 못했다. 국가 간 시대배경적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 관객이 사소한 디테일을 이해할 수 없더라도 같은 아시아권인 만큼 문화적 차이가 서구권만큼 크지 않다. 따라서 개봉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14년이 지난 후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영화는 국경을 넘더라도 변하지 않는 인생의 법칙을 전한다.
인생의 법칙 첫 번째,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겁이 나는 걸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솔직해지기 어려운 이유는 그만큼 그 사람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가 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인간을 비롯한 세상의 만물은 모두 미추를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멀리서 보았을 때는 하나의 형태가 뚜렷해 보이는 법이다. 션자이는 말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시작하기 전 설레는 감정이라고. 정말 사귀고 나서는 좋았던 감정이 많이 사라져 버린’다고. 아직 맞닿지 못한 마음은 포장지를 풀지 않은 물건과도 같다. 아름답게 포장된 마음을 두고 션자이와 커징턴은 서로에게 다가갈 용기를 내지 못한다.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결국 포장을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법칙 두 번째, 인생은 타이밍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운명의 흐름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운명을 이겨내려면 유일하게 션자이와 사귄 아허처럼 용기를 내거나 만화가로 성공한 후지웨이처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운명은 언제나 주인을 앞서간다. 션자이는 자신의 마음이 적힌 풍등을 커징턴에게 전하지 못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서로를 먼저 떠올리지만 션자이는 이미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있다. 결국 운명의 흐름에 따라간 션자이와 커징턴은 서로가 함께할 평행세계를 상상으로만 남겨둔다.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은 아름답지만 씁쓸하다. 어른이라는 무게는 시간이 흐를수록 용기를 내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완전한 아름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포장을 뜯지 않은 물건은 먼지만 쌓이다 언젠가 버려질 뿐이다. 아허의 말처럼 ‘유치하다’라고 말하며 커징턴을 보고 웃는 션자이는 분명 아름답다. 하지만 격투대회가 끝나고 커징턴과의 싸움으로 눈물을 흘리는 션자이 또한, 아름답다. 상처가 난다고 해도 용기를 낼 수 없을까? 다시 뒤돌아 눈물을 닦아주고 용서를 빌며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을까? 언젠가 다 닳아버린대도 시작하지 못한 사랑은 후회로 남기에 당신은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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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흥신소-라떼극장] "아침엔 도시락 대신 교양을 먹어야지..."
영화 흥신소 - 라떼극장 EP.10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영화 "품행제로"에서 소중한 추억을 떠올려보자품행이 바닥인 문덕고 캡짱 중필
교내 불법사업과 청춘사업에 매진하는 동안
캡짱의 자리를 위협하는 라이벌이 등장하는데...세운상가 옥상에서 구매한 빨간비디오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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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함께 추락하는 영화, 문폴
재난 영화 전문 감독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신작 문폴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번엔 달이 추락해 지구와 충돌하게 되는 재난을 담고 있죠.
재난 전문 감독의 영화답게 달이 지구와 가까워지면서 다양한 재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많은 재난 장면들이 이미 과거에 본 적이 있죠?
그래서 기시감이 많이 들고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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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길복순> 1차 예고편
제73회 베를린 영화제 초청작 죽을 때까지 숨길 것. 숨기지 못한다면 죽일 것.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킹메이커》 변성현 감독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3월 31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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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말 먼 곳>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진우, 그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며 조용했던 날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