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07-01 07:37:25
카메라는 무엇을 하는가, 그리고 할 수 있는가
영화 〈다섯 번째 방〉

자기만의 방.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누구도 돌볼 필요 없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 가족과 함께 사는 여성들이 여간해서는 갖기 어려운 공간. 〈다섯 번째 방〉은 카메라를 든 딸이 자기만의 방을 찾아 나서는 엄마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여성이 집, 공간, 가족과 맺는 관계를 위태로울 정도로 솔직한 자기/가족 고백과 함께 드러내 보인다.
딸(감독)은 조부모 때부터 50년간 산 2층 주택에서 자랐다. 엄마가 할머니의 양보로 집에서 가장 넓은 안방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아빠가 사업이 망한 후 일용직으로 근근이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엄마가 집에서 유일하게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방에서 안방으로 옮긴 엄마는 자기만의 방을 얻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엄마는 집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가사노동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다른 많은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집에서 가사노동은 분담되지 않고 아빠와 할머니가 엄마에게 ‘도움’을 주는 일로 여겨진다. 프리랜서 상담가, 강사로 일하는 엄마는 수시로 드나드는 가족 때문에 업무를 준비할 때조차 일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한다.


엄마는 이 집에서 수십 년을 살았는데도 늘 ‘얹혀사는 사람’, ‘빌붙어 사는 사람’이라 느꼈다. 집의 주인이자 (시가) 가족의 일원이라는 감각을 갖지 못했다. 할머니 명의로 된 집이 언젠가는 부부의 집이 되리라는 믿음이 엄마를 버티게 한다. 엄마에게 집의 상속은 단순히 재산의 문제가 아니라 주인 됨과 가족의 일원이라는 감각, 나아가 오랜 시간 시부모를 모시고 가족을 부양한 데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그러나 이 믿음이 무너진다. 감독의 고모이자 엄마의 시누이 중 한 명이 할머니에게 집의 상속 지분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현재 사는 집에서는 평생 ‘나’로서 존재하지 못할 거라는 엄마의 불안이 증폭된다.*
자기만의 방을 향한 엄마의 여정이 본격화된다. 모든 가족이 쉬이 오가던 안방 대신 2층으로 올라가 작업실을 꾸리는 것. 그러나 층의 분리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 아빠는 이전처럼 수시로 엄마의 작업실에 드나들고 엄마의 답답함도 점점 커진다. 할머니가 가꾸는 2층 텃밭 한편에 허브를 심는 것조차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엄마에게서 결혼 후 쭉 살아온 집이라는 공간이 엄마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엄마는 어느 순간 판단을 내린다. 이 집에서는 자기만의 공간을 가질 수 없다고.

1층 구석의 첫 번째 방, 경제력을 획득한 이후의 두 번째 방(안방), 작업실로 꾸민 세 번째 방(2층 방)에 이어 빌라로 이사해 네 번째 방을 마련하는 엄마. 영화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지만, 엄마의 짐에 여러 살림살이까지 포함된 것을 보면 엄마가 단순히 상담실만 꾸리기 위해 빌라로 온 것 같지는 않다. 때때로 폭력적으로 구는 아빠를 달래고 중재하는 일에 지친 엄마는 직업 활동뿐 아니라 가족을 돌보고 중재하는 데 소모된 자기감정을 지키기 위해서도 네 번째 방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자기만의 방으로서 다섯 번째 방이 제시되지 않는 이유는 다섯 번째 방은 앞으로 엄마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의 방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그려내는 서사는 오래됐지만 해결되지는 않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화두일 공간과 정체성의 문제를 질문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허나 더 흥미로웠던 건 영화에서 카메라가 맡은 역할이었다. 영화의 빌런은 명백하다. 물질적, 감정적으로 엄마에게만 기대면서도 때때로 폭력적으로 굴고 엄마의 직업적, 인격적 경계를 수시로 침범하는 아빠. 그런 아빠의 모습을 딸인 감독이 담아낸다. 집의 상속 지분을 자신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고모에게도 물려준다고 선언하는 할머니에게 서운함을 표현하는 엄마, 장인어른의 장례식장에서 만취해 다른 가족과 다툼을 벌이는 아빠를 다그치는 엄마, 가족회의에서 다른 가족 구성원이 아빠에게 그의 폭력적인 모습을 성토하는 순간 등등에 감독과 카메라는 함께 존재한다. 그가 카메라를 든 감독인 동시에 가족의 딸이기 때문이다.

이때 카메라는 수동적, 객관적 관찰자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딸과 카메라는 하나가 되어 기록하는 동시에 개입한다. 딸/카메라는 엄마를 응원하지만 아빠를 이해하고 용서하기는 어렵다. 영화에는 거칠게 행동하는 아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공개하는 일에 대한 딸/카메라의 고민이 묻은 장면이 종종 나온다. 특히 인상적인 건 장례식장에서 엄마와 말다툼하는 아빠의 모습을 찍은 촬영본을 아빠에게 직접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빠는 그 장면을 보며 멋쩍게 웃으며 ‘네 영화에서 난 항상 악당이다’라고 말한다. 딸/카메라가 아빠에게 객관적 성찰의 계기를 주는 것이다. 딸/카메라에 영향받는 건 엄마도 마찬가지다. 다음 방을 찾아 나서는 엄마의 여정 매 단계에 딸/카메라가 함께한다는 데서 가족에게 거리감을 두려는 엄마가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을 거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요컨대 딸/카메라는 엄마의 목소리를 증폭하고 아빠에게 성찰을 촉구하며, 엄마가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을 촉진한다. ‘관찰하기만 하는 카메라’가 아닌, 카메라가 행위자 역할을 한 영화는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이처럼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며 서사의 동력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카메라의 역할과 능력에 관한 유의미한 참조점이 되어줄 영화다.
*고모의 생각과 입장도 궁금하다. 엄마가 집을 물려받을 수 있다고 믿는 데에는 남편이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세 딸 중 한 명이 부모에게 집에 대한 권리 중 일부(25%)를 요구한 것이 과연 그렇게 잘못이기만 할까 싶었다. 가부장적 가족관계, 상속 관계에서의 을들의 부딪힘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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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타쿠 콜렉션] 이제 정말로 살아갈 이유가 없다면요?
나는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었다.
아니 떨어지고 있었다.
한없이
한없이
한없이
...............
......
...
아 썅 ! (왜 안 떨어지지?)
꿈꿀 수 없는 날의 답답함 - 최승자
제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학부 시절 제가 참 좋아했던 모 교수님께서는 동화창작 수업 시간에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소설과 동화의 차이점이 뭔지 아세요?”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답이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동화는 소설과 달리 주인공을 벼랑 끝으로 내몰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동화에선 주인공이 궁지에 몰리더라도, 반드시 그 위기를 타개할 기회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홀로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커다란 어려움 속에 있더라도 그의 곁에는 반드시 그를 돕는 조력자가 있으며, 결국엔 주인공이 다시 딛고 삶을 이어갈 용기와 힘을 준다는 것이 교수님의 설명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다가 종종 상처 입고, 주저앉기도 합니다. 대개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일어나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언젠간, 일어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불쑥 그 때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는 무엇도 이어갈 수 없을 때, 모든 불행이 든 상자의 뚜껑이 열려버렸지만 신화 속 이야기완 달리 밑바닥에 한 톨의 희망도 남아있지 않을 때 우린 도대체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할 영화는 <더 폴: 디렉터스 컷>입니다. 1920년대 할리우드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바빌론>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스크린 뒤에서 그야말로 “갈려나가는” 구조였습니다. 주인공 로이는 이 시대의 스턴트맨으로,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스턴트 씬을 촬영하다 하반신이 마비된 청년입니다. 직업을, 건강을,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한순간에 잃어버린 로이는 병원에서 한 아이를 만납니다. 바로 과수원에서 오렌지를 따다 떨어져 쇄골이 부러진 알렉산드리아입니다. 알렉산드리아는 5살 남짓의 소녀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로이는 알렉산드리아에게 모험 이야기를 들려주며, 약국에서 모르핀을 가져오게 할 계획을 세웁니다. 로이는 당장 그것 말곤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로이는 알렉산드리아를 앉혀두고 모르핀을 위한 대서사시, 죽음을 위한 천일야화를 지어냅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이야기가 이어지며 병원에서 만난 두 인물은 점차 이야기 속 인물과 동화됩니다.
※ 영화 <더 폴: 오디어스와 비밀의 문>, <더 폴: 디렉터스 컷>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질게 말하자면, 로이는 형편없는 어른입니다. 그가 새파랗게 어린 청년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다섯 살 남짓의 어린 아이를 끌어들여 약국에서 모르핀을 훔쳐오게 하고, 결국 큰 부상을 당하게 만든 데다가, 이야기에 몰입한 아이 앞에서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을 가차 없이 해하기도 하니까요. 그는 여지없이 나쁜 어른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에게 손가락질할 수 없습니다. 그가 도저히 견뎌낼 수 없는 절망 가운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로이에겐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나갈 의지도, 이유도 없습니다. 모르핀을 삼킨 후 아무런 영문도 모르는 아이에게 ‘내가 잠들면 나가고, 내일은 오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그가 다친 마음을 짜내어 베풀 수 있는 최대의 친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가 비추는 로이의 상황은 마치 주인공의 비극적인 죽음만을 앞둔 소설의 결말부 같습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삶과 닮은 이야기의 결말부를 빚어냅니다. 힘을 합쳐 악에 맞서려던 무법자들에게 군대를 보내 차례로 죽입니다. 이야기 속의 무법자들은 도망칠 기력도 잃은 채 무참히 하나둘씩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들의 죽음에는 다른 개연성이 없습니다. 평온한 죽음조차 성취하지 못한 로이 자신이 그저 한없이 떨어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니, 로이는 이미 떨어지고 있죠. 이처럼 충격적인 비극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듣던 알렉산드리아가 울부짖으며 왜 등장인물들을 전부 죽이는 거냐고 물을 때, 로이는 마침내 대답합니다. “이건 내 이야기니까.”
이에 알렉산드리아는 지지 않고 대답합니다. “내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리고 말을 이어갑니다. “죽이지 말아요.” 아무 것도 모를 줄 알았던 어린 아이가 로이를 붙들고 말합니다. 마치 로이의 모든 생각을 다 안다는 듯이요.
로이는 결국 죽이지 않기로, 죽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살아가기로 합니다. 타셈 싱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후 로이가 마음을 바꾸어 다시 자살을 시도했을지, 재활 후 마침내 다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되었을지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말했지만, 죽음을 결심했던 로이가 알렉산드리아의 간절한 호소에 마음이 흔들린 것은 사실이었죠. 그리고 관객 중 한 사람인 저는, 로이가 살아갈 의지를 되찾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그의 이야기는 비극적인 결말이 예정된 소설이었지만, 이 소설을 동화로 읽어내는 눈을 가진 청자가 있었습니다. 로이에게 별이 총총한 밤, 나비를 닮은 섬, 헤엄치는 코끼리, 끝도 없는 사막에 대해 듣자마자 선명히 그려낼 수 있는 청자였죠. 로이가 도움을 청할 사람 하나 없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불쑥 손을 내밀어 그의 이야기를 동화로 바꿔준 건 다름 아닌 5살 꼬마 알렉산드리아였습니다. 물 한 모금 찾아보기 힘든 사막에서 적에게 둘러싸여 조롱당할 때 이야기를 뚫고 나타나 손을 묶고 있던 밧줄을 풀어주고 적을 물리칠 총을 쥐어주기도 했죠. 알렉산드리아는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끊임없이 로이의 영혼을 구원하는 시도를 합니다. 성당에서 가져온 성체를 건네고, 부상을 딛고 살아가는 로이를 그려 선물하는 등, 허공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로이를 계속해서 평지로 밀어냅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어떠한 희망도 볼 수 없을 때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우리와 가까운 사람이 이러한 절망 속에 빠져 있다면 우린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모든 비극을 동화로 보는 눈을 가지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잘 살펴보면 우리의 손 닿는 곳에는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조력자가 있고, 그 손을 잡으면 다시 힘을 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살아갈 이유도, 여력도 동나버린 최악의 순간도 동화의 한 구간일 수 있으니까요. 우리 곁에 남아있는 기적은 아주 작고 힘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요. 우리가 이 연약한 손을 발견하기만 한다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조력자는 우리를 단숨에 들어올려 살아나가게 할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제작한 타셈 싱 감독은 한국에서의 예상치 못한 흥행에 힘입어 지난 2월 내한했는데요. "이 영화가 처음 공개됐을 때는 아무도 원하지 않아서 자비를 들여 개봉했다"며 2006년 최초 개봉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아기를 낳았는데 모두가 그 아기를 보고 못생겼다고 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의 여러분이 내 아기에게 예쁘다고 해주었고, 아이가 날아다닐 수 있게 해주었죠.”라고 감격하여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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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더 폴>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험란하다 못해 다소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모티브가 된 불가리아 영화 <요호호> (YO HO HO, 1981)의 판권을 구매하는 데에 15년, 장소 섭외에 17년, 주인공을 찾기까지 7년, 실 촬영 기간 4년 반이 소요되었으며, 제작 비용 6,500만 달러의 상당 부분은 타셈 싱 감독의 사비였습니다..CF와 뮤직비디오 연출로 유명했던 타셈 싱 감독은 그간 벌어둔 돈을 모두 영화 제작에 쏟아 부었으며, 본인의 결혼자금까지 털어 투자했다고 전해집니다. 감독의 모든 것을 걸고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작품은 개봉 당시엔 크게 주목 받지 못했으며,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디렉터스 컷 개봉 이후 한국 관객들 사이의 입소문으로 인해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인정 받기 시작했습니다. 전세계 28개국의 로케이션을 돌며 어떠한 특수효과도 없이 완성해낸 이 경이로운 영화는, 제작 과정의 수고를 다 알지 못하더라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경탄의 감정을 줍니다. 어떠한 경지를 넘어선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상처 입은 영혼을 구하는 서사의 감동이 뇌를 찌르는 영화, <더 폴>이 여러분에게도 소중한 기억이 되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사진:
네이버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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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의 바람에 몸을 맡기다.
이 글은 영화 [콘클라베]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문, 단절, 내부의 적.
사진 출처:다음 영화
차세대 교황 프로듀스 101을 진행하는 동안, 단장인 로렌스(랄프 파인스)를 비롯한 추기경들은 성당에 갇혀 있게 된다. 공명정대한 결과를 위해 엄격한 과정을 견뎌내는 추기경들의 여정이 사뭇 답답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건하며 사명감마저 느껴진다.
영화를 통틀어 가장 견고해야 할 설정인 이 "단절"은 (물론 제목 자체에서도 쉽게 알 수 있지만) 굳게 닫힌 문으로 대변되고, 물 샐 틈 하나 없이 모조리 굳게 닫혀 있다 못해 봉인까지 되어 있는 문들을 보고 있자면, 알게 모르게 인물들이 겪고 있을 긴장감이 얼마나 클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문은 외부와의 단절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내가 고립되거나 무언가를 숨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 속의 회의들은 거의 모두 밀실(?)에서 이뤄지는 반면 로렌스가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은 복도에서 이뤄지는 것 또한 그러하고. 비밀을 가진 후보들과의 진실게임(?)이나 서거한 교황의 숨겨둔 진실을 파헤치는 일도 모두 방으로 침입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영향을 받을 만한 외부와의 단절을 위해 등 뒤로 세상을 가린 채 문을 쾅하고 닫았건만. 진정 자신들이 조심했어야 할 것들은 그 안에 함께 있는 추기경들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목을 옥죄며 천천히 함께 썩어가고 있었지만. 로렌스마저도 그 냄새가 자신들의 갇힌 세계에 퍼질 때까지 알지 못했다.
냄새를 감지한 된 순간부터 로렌스의 귀에는 누군가 문을 쾅쾅 쳐대는 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안에 갇힌 자신들인지. 아니면 밖에 있는 자신들인지는 알 수 없었으리라.
다수와 소수, 차별을 그리는 법
사진 출처:다음 영화
또한 영화는 다수와 소수로 대변할 수 있는 메시지를, 아름다움이라는 치사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주로 인물들의 배치, 움직임의 방향, 혹은 의복으로 이뤄진다. 이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전해지는 메시지 덕에 영화를 보는 동안 그들의 입장차이, 의견의 일치 정도 등을 헷갈리지 않게 습득하고 따라갈 수 있다.(오히려 여러 버전으로 불리는 이름이 더 헷갈릴 지경)
이 아름다운 선물을 보는데서 오는 기쁨이 매우 커서, 종잡을 수 없는 추기경들 사이의 암투 속에서도 숨 쉴 수 있는 틈이 충분히 생긴다. 마치 크게 내뱉은 심호흡 후에 다시 잠수하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이 와중에도 직업병이 도져버린 내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차별 혹은 구별을 볼 수 있는 장면을 말하라 한다면, 가만히 서 있는 추기경들 사이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수녀들의 모습을 비출 때 라고 할 것이다.
마치 적혈구와 백혈구 사이를 조심해서 돌아다니는 수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말 한마디 제대로 꺼낼 수 없는 수녀들의 처지도. 단 한 번의 눈길도 그들에게 주지 않는 추기경들의 모습도. 그러면서도 정적임과 동적임으로 표현되는 그들의 움직임도. 이 영화가 말하려는 점을 압축해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그 장면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이 신(Scene)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바람, 이 모든 폭발의 시작.
사진 출처:다음 영화
폭동에 의해 이 완벽하다 생각했던 밀실(?)에 틈이 생기고 난 후. 가장 먼저 이곳으로 넘어온 것은 다름 아닌 바람조각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로렌스는 크고 견고한 문으로 성추문이나 매점매석 같은 큰 것들만 막아내면. 교황이 될 자를 쉽게 고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람은 아주 사소하지만 모든 썩은 냄새들을 품에 안고 유유히 등을 보이고 멀어지면서 그에게 큰 물음을 던졌다.
자격. 그리고 변화를 대하는 마음가짐.
극 중 로렌스는 콘클라베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괴로워했다. 공적인 임무는 물론이고 자신이 성직자로서 가진 의심까지 안은 채 그 어떤 인물보다도 쓸쓸하며 갇힌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작은 공기의 날갯짓 덕에, 그 누구보다 스스로에 대해 단언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순간부터. 로렌스는 묘하게 안정되고 편안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분명 불청객이라 생각했을 바람이었지만. 그 덕에 자신이야 말로 스스로가 갇혀 있는 콘클라베 안에서 두꺼운 문을 부수고 나올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거북이를 고이 풀어(?) 주고, 수녀들에게도 따스한 시선을 던지는 모습에서. 로렌스의 성직자 생활이 다시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가 확신을 의심하는 과정에 언제나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제목인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로 (열쇠로) 잠글 수 있는, 혹은 잠근 방을 의미한다.
[이 글의 TMI]
1. 어제 산 타는 바람에 몸살 나서 오늘 하체 못함.
2. 이틀만 회사 나가면 이번 주 끝!!
3. 당근 5킬로 샀음. 라페 가즈악!!
#콘클라베 #영화리뷰 #최신영화 #랄프파인즈 #에드바르트베르거 #영화리뷰어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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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구와 현실은 이어진다.
“영화는 일상의 지루한 부분들을 편집한 인생이다.” 다소 상투적이지만 낭만적인 명언을 본 적 있었다. 어느 독립영화관 유리창에 붙어있던, 마치 그 말에 증명이라도 하듯 불규칙적이고 역동적으로 휘갈겨진 문구에는 큰 감동이 있었다. 그 자리에 서서 유리창을 한참 바라보며, 어둡고 차가운 유리창 너머의 현실을 동시에 느끼며 과거를 돌아보았다. 어릴 때부터 영화 보는 걸 좋아했고, 더욱 깊이 빠져들수록 영화는 현실을 위한 예술이자 그만큼 공부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가치는 조금씩 변질되어 이내 현실에서 도피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었고 나를 최종적으로 기다린 것은 패기 있는 문구의 그림자가 씌어진 차가운 현실이었다. 특히나 대학교 졸업을 앞둔 현재 영화 속 인물들의 고민은 더 이상 허구가 아니었다. 하고 싶은 것에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선택은 하나부터 신중해야 하며, 그 반대로 현실적인 고민은 유예 없이 불어나고 있다. 특히나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영화는 <결혼, 하겠나>였다.
<결혼, 하겠나>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으로 가득 찬 영화다. <결혼, 하겠나>의 주인공 선우는 언젠가 교단에 올라설 것을 목표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청년이다. 녹록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선우는 평생 사랑할 사람을 만났고 이내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작은 것에서도 큰 기쁨을 느끼는 그 둘은 상상으로나마 큰 것에서 큰 기쁨을 느꼈고, 상상이 망상처럼 불어나든 말든 아무런 상관없이 웃을 수 있었다. 선우의 아버지가 급작한 뇌출혈로 쓰러지지 않았더라면.
이때부터 <결혼, 하겠나>는 자수성가형 이야기를 뛰어넘어 특정한 장르적 요소를 더해간다.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선우는 기초생활수급자 제도를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제도에 선정되기까지 하나둘 차질이 생기며 웃음을 유발한다. 간발의 시간차 혹은 딱 하나 중요한 물건을 놓쳐서 차질이 생기기도 하고, 의식불명인 아버지나 첫째 바라기인 할머니와의 답답한 의사소통은 재미를 주면서도 동시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힘을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웃음이 속 시원하게 나오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 일종의 해학적인 웃음일 뿐, 영화 속 현실과 그 현실에 살짝씩 겹치는 나의 모습에서 그 웃음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역설적으로도 <결혼, 하겠나>는 재난영화의 모습 역시 갖춤으로써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재난영화에서 기본적으로 중요한 요소를 몇 가지 꼽을 수 있다. 극단적 상황에서 발휘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찰, 원인불명의 공포, 그리고 고유의 시각적인 경험까지 주로 언급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든 명과 암이 있기 마련이지만 재난과 같은 상황에서 입체적인 면모란 사치로 오해되기 쉽상이고, 되려 극단적인 사상이 극단적인 상황에 맞물려 힘을 얻고 권력을 남용함으로써 타인의 색깔을 배척한다. 오랜 인류의 역사가 그러하듯, 그리고 그것의 성찰 역시 순환의 역사이듯 우리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 일상적 재난이 얼마나 많은가. 사회의 근간인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서로의 갈등마저 부추기는 태도, 소수자들은 목소리를 외치는 상황만으로도 혐오의 대상이 되고, 그 모든 이면을 담아낼 열정을 가진 예술인들은 가지가 잘려 나가고 있다. <결혼, 하겠나>는 그중에서도 ‘가난’이라는 재난에 주목한다.
경제학을 공부하면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전제가 있다. 인간의 욕심은 무한하고 자원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 속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선택의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를 판가름하기 위해 무게를 재는 것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뿐이고 우리는 갈등한다. 타인의 선택을 가로막으면서까지. <결혼, 하겠나>에서 다행이면서도 무서웠던 점이 있었는데, 작중에서 악인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 누구도 본인의 욕심 이상을 위해 타인의 자유를 함부로 훼손하지 않음은 물론, 타인의 슬픔에 기꺼이 공감하고 그것의 무게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가난 앞에선 모두가 제 몫이라도 챙기는 데 급급할 뿐이다. 그 좁은 선택의 폭에서 타인이란 얼마나 중요할까. 마치 수년 전 우리가 직접 겪었던 팬데믹처럼. 재난영화 특유의 원인불명의 공포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등장인물들은 정체불명의 전염병에 시달리듯 서로의 거리를 물심양면으로 유지한다. “모질지 못하면 계속 가난하게 산다”라는 선우의 큰아버지 대사처럼. 영화의 등장인물은 모두가 피해자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결혼, 하겠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여자친구 지은의 상상 속 결혼식이었다. 꽃이 가득한 언덕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둘러싸인 둘의 모습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고, 앞으로의 걱정 따위는 별일 없을 것이라 자신하는 듯 당당한 발걸음조차 너무나도 아름다워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극이 시작될수록 현실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고 조금씩 웃음은 줄어들었다. 오히려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없다는 당연하고도 쓸쓸한 진리를 상기하게 된다. 당연하게도 결혼식 장면은 허구이다. 그 허구가 환상적으로 아름다웠고 현실과의 괴리를 만들었기에 영화를 다 본 시점에서 결혼식 장면은 비극처럼 보였다. 과연 허구란 망상일 뿐이고, 비극이 될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우리는 허구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허구는 현실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 심지어 허구의 그림자를 담은 이 영화조차 허구인데. 현실을 허구로 대체하려는 삶은 얼마나 위태로울까. 하지만 동시에 허구이기에 가능한 것들도 있다. 현실이 아니기에 부담 없이 꿈을 펼칠 수 있고 완벽한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방향은 되어줄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그것이 예술이라면 큰 부담 없이 현실에 대한 타인의 시선을 따라갈 수도 있다. 그렇게 세상의 다양한 각도를 경험하고 공감하며, 때로 비판함으로써 풍부한 자아를 갖추게 된다. 물론 이 모든 창작의 긍정적인 면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선 균형이 중요하다. 나의 삶과 예술의 균형, 상상과 괴리의 불의에도 당연한 이치라고 태연하게 넘길 수 있는 자세 말이다. 영화는 허구이지만 사회의 사각지대에 주목하려는 그 힘은 이 세상에 실존하고, 영화에 위로받고 공감하고 힘을 얻는 것 또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계절만 맞으면 쉽게 볼 수 있는 핑크뮬리처럼, 아무런 대가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것들에서도 그들은 다른 것을 보았다. 상상 속의 결혼식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지만, 어떤 현실이 길을 가로막을지 결코 알 수 없지만. 그들은 꿈을 간직한 채 서로를 믿고 나아가기로 한다. <결혼, 하겠나>는 팍팍해진 삶 속에서 예술을 놓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를 포함해 불안한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젊은 세대에게 용기를 불어넣을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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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빈, 이솜, 강유석배우 넷플릭스 제작의 <택배기사> 캐스팅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영화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과 영화 개봉작들의 이벤트 소식과 굿즈 일정을 소개드리는 콘텐츠입니다!
이번 주 영화계 소식을 다 같이 알아보실까요?
1. 넷플릭스 제작 확정 <택배기사> 김우빈, 이솜, 강유석 출연
<택배기사>는 2018년 아시아필름마켓에서 E-IP피칭 어워드를 수상한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입니다.
현재 우리 일상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택배기사'라는 현실적인 존재를 모두의 생존을 책임지는 특별한 존재로 재탄생시킨
독특한 발상으로 주목받았다고 전해지는데요.
<택배기사>의 연출은 <마스터>를 연출했던 조의석 감독이 맡을 예정이며 <마스터>, <스물>, <기술자들>,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등
영화/드라마를 막론하고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김우빈이전설의 택배기사 5-8을 맡았습니다.
<마스터>에서 연출자와 배우로 만났던 조의석 감독과 김우빈 배우가 다시 이 작품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또 한번의 호흡이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오직 택배기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전설적 존재 ‘5-8’을 선망하는 난민 소년 사월은 배우 강유석으로 최종 캐스팅 확정이 됐으며,
사월의 생명의 은인이자 사월을 식구처럼 돌보는 군 정보사 소령 설아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소공녀>, 드라마 <모범택시> 등에 출연했던 이솜 배우가 맡았습니다.
전설적인 택배기사와 택배기사를 꿈꾸는 소년, 그리고 사월을 두고 ‘5-8’과 얽히는 군인 등 기존에 볼 수 었었던 소재와 캐릭터인만큼 기대됩니다.2. 1월 12일 <특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하우스 오브 구찌> 개봉
1월 12일(수) 모처럼 극장가에는 볼만한 작품들이 대거 개봉했습니다.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박소담 원톱주연의 카 체이싱, 오락 액션영화인 <특송>,
그리고 명품 브랜드 구찌의 일가를 다룬 작품 <하우스 오브 구찌>입니다. 과연 이번 주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어느 작품이 될까요?
1.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번째 뮤지컬 영화이기도 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전체 예매율 1위를 탈환하며 기분좋게 시작했습니다.
최근 기분 좋은 소식도 덩달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최근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3관왕을 석권하며
2022년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다관왕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하우스 오브 구찌> 또한 행보가 만만치 않습니다.
극 중 구찌를 사랑하고 청부살해 의뢰하여 죽인 여인 '파트리치아'를 연기한 레이디 가가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으로 레이디 가가는 전 세계 유수 시상식 17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여우주연상 등 4개의 수상을 확정해
다가올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3. 영화 <특송>은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입니다.
박소담 배우의 원톱 주연과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카 체이싱 장면과
송새벽, 김의성, 염혜란 등의 다채로운 배우들의 연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큼 박스오피스가 순위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3. <드라이브 마이 카> 누적 관객 수 3만 돌파!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가 독립·예술영화 부문에서 3주 연속 정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누적 관객 3만명을 이미 돌파했다고 하는데요!
일본 영화계의 새로운 거장으로 떠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 영화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또한 전미비평가협회상 시상식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에서 이름을 바꾼 비영어 부문 작품상을 차지했습니다.
그야말로 연일 수상행보를 보이고 있는 엄청난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가
과연 2022 오스카시상식에도 국제장편영화상 메인 후보에 올라 수상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4. 이번 주 (1월 12일~1월 15일) 영화계 이벤트 &굿즈 증정 일정
1월 12일(수)
1월 13일(목)
1월 14일(금)
1월 15일(토)
1월의 둘째 주 영화계 소식과 이벤트(굿즈) 소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소식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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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선택이 만든 현재, 이단 헌트의 마지막 선택
이단 헌트(톰 크루즈)는 첫 번째 이야기인 <미션 임파서블>에서 모든 팀원이 죽는 경험을 한다. 완벽했던 팀이 한순간에 사라졌고, 그는 그 죽음의 책임자처럼 몰렸다. 누명을 벗기 위해,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다시 팀을 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미션은 3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단은 줄곧 달리고, 매달리고, 뛰어내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지며 세상을 지키는 선택을 반복해왔다.
이단은 팀원이 희생되는 것에 무척 예민하다. 아마도 첫 이야기의 시작에서 모든 팀원이 죽는 것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트라우마가 전 시리즈에 이어진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는 시리즈 내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뛰지만, 그 여러 미션 속에서 팀원이나 자신의 주변 사람이 다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해왔다. 그게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당시에 크게 고려하지 않았지만 그 수많은 선택들이 이번 시리즈에서 총합이 되어 결과로 나타난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빌런인 AI 엔티티는 셀 수 없이 많은 가능성을 보게 되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들을 보지는 못한다. 그 인간만의 선택은 이단 헌트가 주도하게 되고, 그래서 관객들은 그의 선택을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다.
[첫번째 감정] 이단의 선의
시리즈 전체를 보면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이단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이단은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직업으로서 IMF라는 조직에서 첩보원 활동을 하지만, 그가 하는 대부분의 임무는 세상을 위기에서 구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시키는 일뿐만 아니라,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나 적이 나타나면 그것도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미션 임파서블> 이라는 영화 시리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장면은 아마도 이단 헌트가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일 것이다.
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린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는 스스로 선택하여 극단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차가운 배링해 깊은 바다속으로 들어가고, 비행기에 맨몸으로 매달린다. 그의 선의가 특히나 이번 영화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왜냐하면 이번 영화에선 그의 팀을 제외하면 그의 선의를 믿어주는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AI가 만들어낸 극단적인 상황속에서 다른 인물들은 최대한 공격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구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단은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선택을 생각해낸다.
그건 이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어쩌면 이단 스스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선택에 대해서 이단은 망설이지 않는다. 희생되는 사람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만 있다면 그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시리즈에서 가장 이단의 선의가 돋보인다. 지난 30년동안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이단도 나이가 들어왔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이단의 얼굴을 보면 세월이 느껴진다. 이제 조금은 힘들어보이는 그 외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던의 에너지는 변함없이 선의를 위해 불타오른다.
[두번째 감정] 이단의 믿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특별한 이유는, 이단이 혼자 싸우지 않기 때문이다. 벤지와 루터를 비롯해, 그의 곁에는 늘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단은 그들을 깊이 믿는다. 그 신뢰는 언제나 양방향이다. 벤지는 이단의 달리는 길을 위해 가장 정확한 타이밍으로 문을 열고, 루터는 목숨을 걸고 해킹을 감행한다. 그들은 수많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살아남았다.
이 믿음은 단순하게 동료애라고 할 수 없다.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 함께할수록 더 강해지는 연대다. 이단은 그 믿음을 전제로 어떤 결정도 감행한다. 팀을 믿기에 절벽에서 뛰어내릴 수 있고, 위험한 공간으로 스스로를 내던질 수 있다. 이 믿음이 없다면, 이 미션은 단 한 번도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강력한 믿음은 때로 이단의 약점이 되기도 한다. 그 믿음 때문에 그는 누구보다도 상처받고, 더 쉽게 무너진다. 하지만 그건 동시에 그의 가장 강력한 힘이다. 믿음과 선의, 이단의 두 가지 무기는 AI조차 예측할 수 없었던 선택을 이끌어낸다. 이단은 이번에도 그 믿음으로 세상을 구하고, 자신의 세계를 지킨다.
[세번째 감정] 이단의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는 이 시리즈에서 종종 감춰져 왔다. 하지만 이단은 늘 사랑을 품고 있었다. 그는 약혼자가 있었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관계를 끊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밀어낸다. 그게 이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 이단이 약혼자와 재회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 찡하다. 그 순간에도 이단은 말을 아낀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말한다. 여전히 상대방의 안전을 바란다고.
그 이후, 이단이 보여주는 모든 행동은 일종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동료에게, 팀원에게, 그리고 자신이 책임졌던 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은 영화 속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누구보다도 그들을 아끼고, 지키고자 한다. 그래서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도 그는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팀원을 먼저 생각한다. 세상을 구하는 것보다, 동료를 지키는 것이 먼저인 사람. 그게 이단 헌트다.
사랑은 결국 그가 가진 모든 감정의 원천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말하지 않지만, 늘 사랑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그는 그 사랑으로 선택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바로 그 사랑이다. 이단은 이번에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방식으로 미션을 완수한다.
마지막 선택은 모든 선택의 총합이다
<파이널 레코닝>은 제목 그대로, 지금까지의 모든 미션에 대한 결산이다. 처음부터 함께해온 사람들, 첫 시리즈의 떡밥들, 그리고 이제는 사라져버린 약속들까지. 모든 것이 이 이야기 안에 있다. 이단은 과거의 선택들로 인해 지금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또 새로운 선택을 한다. 그건 실패의 결과가 아니라, 모든 과정이 낳은 새로운 시작이다.
지금의 우리 모두의 현재는 과거의 선택이 만든 결과다. 그 선택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그땐 그게 최선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단의 미션은 언제나 불가능했지만, 그는 그 불가능한 임무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선택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이단 헌트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결국 이단 헌트에 대한 헌정이다. 그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이 여정을 이렇게 정성껏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다.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시리즈가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톰 크루즈의 얼굴로 끝나는 영화
액션의 스케일은 시리즈 사상 최고다. 비행기에 매달리고, 절벽을 오르고, 잠수함으로 들어가는 장면들 모두가 놀랍다. 하지만 이 영화가 진짜 대단한 이유는, 톰 크루즈의 얼굴 때문이다. 그 얼굴엔 모든 선택이 담겨 있다. 고통도, 후회도, 믿음도, 사랑도. 그 모든 것이 담긴 얼굴이 이단 헌트라는 인물의 마지막 선택을 대변한다.
사이먼 페그, 빙 라메스, 헤일리 앳웰 등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팀원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영화는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강력한 빌런 대신, AI라는 무형의 존재를 빌런으로 삼은 점도 흥미롭다. 인간의 감정이란 무엇인지, 선택이란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아이맥스로 촬영된 영화이기에, 아이맥스 혹은 4DX로 감상하면 이단의 마지막 선택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끝까지 함께해줄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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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주차, 최신 씨네뉴스
파타야 공대생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한 <범죄도시4>
본작의 최종 보스인 백창기는 역대빌런 장첸, 강해상, 주성철,리키보다더 강력한 빌런인 '백창기'역을 김무열 배우가 맡으며 기대를모으고 있습니다.
<파묘> 660만명 돌파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영화 <파묘>가 개봉 11일 만에 600만 관객 고지를 밟았습니다. 개봉 3일째에 100만, 4일째 200만, 10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며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보입니다. <파묘>가 천만 영화가 된다면,최민식은 <명량>에 이어 두번째 천만을 기록하게 됩니다.
송중기 주연 <로기완>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영화 3위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이 공개 3일만에 글로벌 TOP10 영화 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했습니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삶의 끝에 선 이방인에게 전하는 위로를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따듯한 이야기 입니다.
<범죄도시4> 4월 24일 공개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4>가 다음 달 24일 공개된다고 합니다. 영화는 형사 마석도가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와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김무열이 백창기를, 이동휘가 장동철을 맡으며 새로운 빌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3월 27일 공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새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이달 국내 공개됩니다. 일본의 젊은 거장으로 불리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기업이 마을 주변을 글램핑 장소로 개발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작품으로 제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작품입니다.
방탄소년단 슈가 삼자대면 콘서트, 영화관에서 만난다.
슈가의 앙코르 콘서트 실황 영화가 4월 10일 국내 CGV에서 개봉합니다. 이번 실황 영화는 슈가의 월드투어 피날레를 장식한 앙코르 콘서트 현장을 담으며 IMAX 특별관에서 상영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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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블랙 팬서 : 와칸다 포에버> 메인 예고편
"보여줘, 우리가 누구인지." 11월, 다시 시작될 '와칸다'의 위대한 여정 마블의 2022년 피날레를 장식할 압도적인 블록버스터!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메인 예고편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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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페셜 에고편
영화를 더욱 즐길 수 있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페셜 예고편 공개 [Spinning Globe - 요네즈 켄시]를 풍부한 극장 사운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