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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E1, 블랙핑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블랙핑크 : 세상을 밝혀라'을 봤다.
한국의 대중가요에서 특히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세계로 퍼져나가는 음악을 K-POP으로 부른다. 많은 아이돌 그룹이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BTS와 블랙핑크가 단연 돋보인다.
나는 아이돌, 아이돌 그룹에 거의 관심이 없다. 내가 '꼰대'이라서 그렇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음악 취향과 음악성이 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지금도 항상 듣는 음악이 2NE1이다.
투애니원은 이미 공식 해체한 그룹이다. 그룹 리더인 '박봄'도 이제 30대 중반이 되었으니, 이들도 나이 들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투애니원의 음악이 참 좋다. 여느 걸그룹과 확실하게 다른 음악, 음악 자체가 일단 좋고, 멤버 네 명 - 박봄, 산드라박, 씨엘, 민지 - 의 개성도 뚜렷하고, 노래, 춤, 의상 모두 훌륭하다.
투애니원이 처음 등장할 때를 기억한다. 그때가 데뷔였다는 건 몰랐지만, 2009년, 아내와 영화를 보러 코엑스에 있는 메가박스에 가서 영화관 자리에 앉아 있었고, 곧이어 광고가 나왔다. 그 광고 가운데, 빅뱅과 네 명의 여성 그룹이 나왔고, 이들이 부른 노래는 '롤리팝'이었다. 나는 그 광고가 투애니원의 데뷔곡인지 몰랐지만, 매우 감각적이고 인상 깊은 노래여서 지금도 좋아한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투애니원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듣게 되었다. 투애니원의 노래는 강렬하고 통쾌하다. 여성 아이돌 그룹 가운데서 거의 유일하게 '걸크러시' 모습을 보여주었고, 네 명의 보컬과 춤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었다.
투애니원은 7년 동안 활발하게 활동했고, 지금은 각자 따로 활동하지만, 다시 뭉칠 가능성도 있다고 들었다. 지금 유튜브의 '투애니원 공식 계정'에는 구독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이들의 음악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나 역시 '2NE1'의 팬이다.
블랙핑크의 등장은 투애니원보다 더 화려하고 완벽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들이 연습생 때부터 데뷔, 데뷔 이후의 월드투어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사람들이 말하듯 블랙핑크는 '2NE1'의 '럭셔리 버전'이라고 봐도 좋겠다. 같은 YG 소속이고, 2NE1의 음악을 프로듀싱한 '테디'가 블랙핑크의 음악도 프로듀싱했다는 점에서, 블랙핑크는 2NE1의 유전자를 거의 그대로 복제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들이 연습생 시절에는 함께 연습하던 동료들이 20-30명 정도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탈락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결국 지금의 블랙핑크 네 명 - 지수, 제니, 로제, 리사 - 이 남았다. 이들의 가창력과 안무는 당연히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미모도 빼놓을 수 없는데, 노래, 춤, 외모까지 완벽하게 갖춘 아이돌 그룹 가운데 블랙핑크는 단연 톱이라고 생각한다.
블랙핑크가 보여주는 성과는 정말 대단하다. 2NE1도 훌륭했고, 여전히 훌륭하지만, 블랙핑크는 선배인 2NE1의 어깨 위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지금 세계를 주름잡는 K-POP의 물결을 타면서 블랙핑크는 실력과 함께 운도 좋은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2NE1이 '걸크러시'의 모습을 조금 더 강하게 드러냈다면, 블랙핑크는 화려하고 '럭셔리'한 컨셉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힘 있는 춤과 도도함, 강렬한 사운드와 화려한 안무는 팬들을 매혹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2NE1과 블랙핑크의 음악은 매우 비슷하다. 강렬한 비트를 배경으로 깔고, 네 명으로 구성된 멤버, 메인 보컬, 서브 보컬, 메인 힙합, 메인 안무를 담당하는 멤버가 있고, 격렬하면서 힘찬 안무, 네 명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당당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 등, 프로듀서가 같고, 지향하는 음악이 일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블랙핑크는 2NE1의 모습을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킨 걸그룹이다.
블랙핑크는 아이돌 걸그룹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들이 만들고 있는 기록은 모두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고'들이다. 한국의 대중음악 수준이 세계 최고라는 건 기분 좋고 자부심을 가질 일이다. 한국의 예술가들이 이제는 세계를 향해 더 활발하고, 멋지게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가능성이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
2NE1, 블랙핑크 - 2
블랙핑크가 만들고 있는 놀라운 기록들은 분명 긍정적이다. 한국 대중가요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그로 인한 유무형의 자산이 확대, 확산하고 있는 건 분명 우리나라에게도 좋은 현상이다. 그럼에도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다.
2NE1이나 블랙핑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연예산업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한, 기획사와 아이돌, 걸(보이)그룹의 소비, 성상품화 등에 관한 문제 의식이다.
'기획사'로 불리는 연예 기획회사는 아이돌 뿐 아니라 연예인들과 계약을 하고,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회사를 말한다. 연예 기획사는 장르에 따라 구분되는 특징이 있어서, 가수들만 관리하거나, 영화배우만 관리하는 방식으로 특화되어 있다. 대형 기획사는 장르에 관계 없이 가수, 배우, 탤런트, 개그맨 등과 계약을 맺기도 한다.
대중연예인이 이름 있는 기획사에 소속된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형 기획사에 유명 연예인이 많이 소속되어 있으면, 기획사의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명 연예인이 기획사를 먹여 살기기도 한다. 작은 기획사에 소속한 무명 연예인이 어느 날 갑자기 스타가 되고, 많은 돈을 벌면 작은 기획사는 스타가 된 연예인 한 명의 힘으로 성장해 중형, 대형 기획사로 성장할 수 있다.
연예기획 사업은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투기적 성향을 갖는다. 연예인이 되려는 사람은 많지만, 이들 가운데 스타가 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설령 유명한 연예인이 된다 해도 아이돌, 아이돌 그룹의 경우, 활동 기간이 길지 않아 연예기획사는 아이돌(그룹)이라는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게 된다.
모든 자본주의의 상품이 그렇듯, '아이돌' 역시 하나의 '상품'이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상품도 있지만, 특수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상품도 있다. 공장에서 만드는 상품은 노동자의 '노동'이 투입되면서 잉여가치가 생산된다. 즉, 노동자의 노동이 잉여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반면 연예산업은 노동자의 역할이 사라지는 대신 - 기획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당연하고 - 연예인은 그 자신이 '상품'이 된다는 점에서 특수한 형태의 '상품'이다. 기획사는 자신이 고용한 특수한 형태의 노동자에게 투자한다. 기획사는 건물, 토지, 돈을 가지고 있으며 이 자산을 바탕으로 자신의 '상품'이 될만한 대상을 찾는 것이다.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는 연예인은 특수한 형태의 노동자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으며 일하지 않지만,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거나, 연극, 연기를 하거나 공연을 하면 그에 대한 일정한 대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자신이 '자본'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노동자다.
이들이 '특수한 형태의 노동자'인 이유는, 자신의 재능으로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노동자가 아닌, 자본가(건물주), 부르주아가 될 확률이 다른 노동자보다 높기 때문이다. 연예인이 되고픈 청소년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들 가운데 스타가 될 확률은 0.1%도 안 된다. 그렇기에 더욱 '스타'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것이다.
기획사(자본)의 입장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이들은 재능 있는 청소년을 발굴해서 혹독한 연습생 과정을 거쳐 데뷔시키는데, 이 과정이 짧게는 몇달이지만 길게는 십년도 걸리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통 2-3년에서 5-6년 사이에 연습생 과정을 마치고 솔로 또는 그룹으로 데뷔하는데, 데뷔부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그들의 노래가 많이 팔리고, 아이돌(그룹)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기까지는 또 시간이 필요하다.
기획사는 자신의 '상품'인 아이돌(그룹)을 대중에게 알리려고 다양한 방식의 홍보, 마케팅, 로비를 펼친다.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하고, 유튜브 채널을 만들며, 오프라인의 다양한 행사-대학, 잔치, 지역 등-에 출연해 얼굴과 이름, 노래를 알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뉴페이스 '상품'은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연예기획사의 요구와 주문에 따라 일정을 소화한다.
기획사에서는 새로운 상품이 충분히 '판매'될 것인지 빨리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판매'는 방송출연, 음반(디지털 포함) 판매, 대중의 소구력, 인지도, 각종 행사 스케줄의 종류와 양 등을 말한다. 즉, 기획사가 아이돌(그룹)에 투자한 총비용와 이윤을 합한 매출 이상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면 아이돌(그룹)은 계속 활동할 수 있으며, '스타'가 될 확률이 높다.
반면 기획사의 예상보다 반응이 낮은 아이돌(그룹)은 일찍 폐기해 지출을 가능한 적게 만든다. 기획사는 '상품(아이돌(그룹))'은 꾸준히 만들고 있으므로, 상품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면 미련없이 폐기한다. 오로지 자본의 논리만이 '연예 시장'에서 통용되는 건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돌'은 인간으로의 존엄과 권리가 종종 침해당하게 된다. 단적으로 기획사와 아이돌 사이의 계약조건이 불공정하게 이루어져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고, '갑'인 기획사의 의도를 '을'인 개인이 반박하거나 항의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럼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불공정한 계약과 처우,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연예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성공했을 때 받는 결과가 극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예시장이나 스포츠시장은 그런 점에서 같다.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상품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혹독한 반면, 성공 가능성은 낮고, 성공하지 못하면 아무런 대가가 없지만, 일단 성공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부와 명예를 누리기 때문이다.
연예 시장에서 기획사의 역할은 재능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시장의 상황에서 자본을 투입해 홍보, 마케팅을 동원해 성공하는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재능만 있다고 성공하지 못하는 연예시장에서 홍보와 마케팅은 결국 자본을 대량으로 투입해야 하고, 자본의 규모에 비례해 아이돌(그룹)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아이돌(그룹) 가운데 여성이 많은 이유는 가부장 사회와 깊은 관련이 있다. 남성 중심, 남성 우월주의 사회에서 여성은 늘 '대상화'된다. 여성은 '사회적 소수자'이면서 '사회적 약자'이기에 남성보다 더 많이 '성적'으로 소비되는 대상이 된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비율로 '성 상품'으로 판매되는데, 이것은 가부장, 남성 우월주의 사회에서 안정된 직업이나 직장의 자리를 남성들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는 불공정, 불평등한 구조가 원인이다. 즉, 여성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성'을 판매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는 것이 사회적 불평등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해야 하고, 성 착취와 성별 불평등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여성의 '성 상품화'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여성도 나타난다. '성'을 상품화 하는 것이 평범한 노동을 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편하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한 일부 여성은, 체제의 한계 - 가부장제, 남성 우월주의 사회 - 를 빠르게 인정하고, 그 체제 안에서 순응하며 자신의 재능이나 '성'을 상품으로 판매하려는 전략을 세운다.
연예기획사에 수많은 청소년이 몰려드는 것도 이런 이유와 맞물려 있다. '스타'로서의 성공과 막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다는 장미빛 미래와 자신의 재능을 상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 이런 욕망을 부추기는 자본의 논리, 평범한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등이 결합해 연예 시장은 더욱 경쟁이 치열해진다.
아이돌(그룹), 특히 여성 아이돌(그룹)의 경우, 그들의 노래와 춤이 경쟁적으로 선정성을 띄는 것은 명백히 자본의 논리를 반영하는 현상이다. 남성 아이돌도 어느 정도 선정적이긴 해도, 그들이 '남성'이라서 '성적대상화'는 여성 아이돌에 비해 덜 하다.
여성 아이돌(그룹)은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데, 이것을 남성 아이돌(그룹)과 비교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남성 아이돌(그룹)도 옷을 벗고 맨몸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드문 경우고, 여성 아이돌(그룹)은 거의 예외 없이 짧은 치마, 짧은 바지, 배와 배꼽이 보이는 짧은 옷, 속옷처럼 보이는 바지와 상의를 입고 노래하고 춤춘다.
이 현상은 두 가지 이유가 변증법적으로 결합한 결과인데, 연예기획사에서는 여성 아이돌(그룹)을 '상품'으로 판매하기 위해 가장 보기 좋은 디자인으로 만든다. 그것은 기본이 되는 노래와 춤을 제외하면, 외모, 화려하고 개성 있는 의상, 대중의 선망과 욕망을 자극하는 패션과 화장, 이미지 메이킹을 만들어간다. 여기에 아이돌 자신도 연예인으로 성공하고픈 욕망과 대중의 관심을 받기 위한 노력, 선망의 대상이 되려는 의지, 대중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는 압력 등의 기제를 통해 스스로 몸을 드러내게 된다. 즉, 아이돌의 노출은 기획사의 이윤추구를 위한 목적, 대중의 욕망, 아이돌 자신의 욕망을 위한 의지가 결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쯤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발적 성매매', '자발적 성상품화'에 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경우, 우리 모두(여성과 남성)는 이 문제에 대해 속고 있거나 무지하기 때문에, 본질을 모른 채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걸 볼 수 있다.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섹스, 임신, 출산에 있어서 여성 스스로 주체적으로 판단, 결정하는 걸 말한다. 즉, 외부의 힘에 의해 압력을 받아서는 안 되며, 법과 제도에 의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보호받아야 한다. 이것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자신의 '성'을 외력(폭력)에 의해 유린당할 수 있으므로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사회에도 있다.
반면, '자발적 성매매'나 '자발적 성상품화'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의미도 다를 뿐 아니라, 본질에서 매우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어떤 여성이 스스로 몸을 노출할 권리는 있다. 또한 자기의 '성'을 판매할 권리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오로지 여성 자신의 판단과 결정인지는 사회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2천년 전, 예수가 활동하던 시기에도 '성매매'를 하는 여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즉, 체제를 불문하고 여성이 '성'을 판매한 것을 두고 여성은 자신의 '성'을 파는 것을 좋아하고, '성'을 팔아서 쉽게 돈을 번다고 비난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모르는 무지한 발언이다.
여성이 '성'을 팔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가부장제, 남성우월주의 사회가 되면서 여성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차별당하면서 발생한 불평등에 원인이 있다. 이 차별은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하고, 농사를 지으면서부터다. 농사를 짓는다는 건, 인류가 집단생활을 시작하고, 가축을 기르며, 정착해서 안정적 거주지를 확보하고, 농산물의 수확을 통해 잉여생산물이 발생했다는 걸 뜻한다.
잉여생산물은 필연적으로 계급의 발생으로 이어지고,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뉜 집단은 생산성이 높아지고, 잉여생산물이 늘어나면서 집단화, 도시화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소유물은 남성이 차지하고, 여성은 남성의 보조적 관계 또는 피착취 관계로 전락한다.
이런 양상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더욱 첨예하고 격렬하게 드러나는데, 자본주의는 자본이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해서 이윤을 확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의 사회질서에서 소외된 여성은 자본주의에서 소외와 착취라는 이중의 고통 속에 놓이게 된다.
여성의 인권과 처우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며, 남성에게 소외당하는 존재이고, 자본에 착취당하는 노동자이면서, 남성 우월의 불평등 구조에 억눌린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여성이 주체적으로 '성'을 판매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오로지 여성의 주체적 결정인가는 의문이다. 사회 속 여성, 특히 가부장, 남성우월주의, 자본주의라는 두 개의 거대한 바위에 짓눌린 여성이 선택하는 결정이 '주체적'일 수 있을까. 여성은 태어나 자라면서 자기도 모르게 남성의 세계관을 주입당하고, 남성의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훈련을 받는다. 그것이 여성의 잘못은 아니지만, 여성이 불평등의 피해자라는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왜곡된 결론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남성도 '성'을 판매하기는 한다. 여성과 마찬가지 이유로. 그것은 쉽고 빠르게 돈을 벌려는 목적이다. 즉 남성이나 여성이 '성'을 파는 것은 자본주의라는 체제의 압력에 의한 행위이며,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없는, 개인을 착취하는 구조에 기인한다는 사실이다.
'자발적 성상품화' 역시 같은 구조를 갖는다. 스스로 자기의 성을 상품화한다고 생각하는 개인은, 자기의 선택과 결정으로, 주체적 행위를 한다고 믿지만, 자신의 능력과 개성을 표현하는 것과는 달리, 성상품화는 거의 모두 사회적(자본) 압력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단지 개인은 자신의 욕망과 사회적(자본) 압력을 구분하기 어렵고, 그 둘의 이해가 상충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선택으로 여길 뿐이다.
많은 아이돌(그룹)이 노출이 많은 의상으로 무대에 서서 선정적인 춤을 추는 것은, 그들 자신의 의지라기 보다는 사회적(자본) 압력, 대중의 욕망, 그리고 그 압력과 욕망에 조응하는 아이돌 개인의 욕망과 자기최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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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동안 미세먼지가 정말 심했는데요.ㅠ 주말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내셨는지요?
이번 주는 날씨가 다시 추워진다고 하니,
여러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씨네픽과 함께 매주 한 주의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할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면서, 이번 주는 11월 19일, 20일, 21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관객 스코어 분석입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장르만 로맨스>(▲8)
▶지난 17일 개봉한 한국 영화 <장르만 로맨스>가 이번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오랜만에 한국 영화의 박스오피스 1위 소식인 것 같은데요. 모처럼 반가운 소식입니다! :)
19일~20일 관객 수 23만 3081명을 동원하며 마블 영화 <이터널스>를 제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는데요,
누적 관객 수는 현재 33만 1653명입니다.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출신 감독 조은지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으로
'영화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작품' 입니다.
과연 <장르만 로맨스>의 정상 질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기대됩니다!
2위. <이터널스>(▼1)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개봉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오던 마블 영화 <이터널스>입니다.
<이터널스>는 같은 기간동안 22만여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개봉 이후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는 284만 6432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과연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할 수 있을까요?
3위. <듄>(-)
▶주말 박스오피스 3위는 전 주 순위와 동일한 <듄>입니다.
같은 기간(19~21일)동안 주말 관객 수 9만 1344명을 동원했으며, 충 누적 관객 수는 134만 4613명입니다.
좌석 판매율은 16.2%로 주말 박스오피스 1,2를 차지한 작품들에 비해서 더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오히려 배정된 스크린 관 수에서는 티켓 판매율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씨네픽은 이번 주 75회 예측 이벤트는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11월 19일~21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수를 예측하고 가장 가까운 숫자로 관객 수를 예측한 정답자분들에게 상금을 드리는 이벤트인데요.
먼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이번 주 <프렌치 디스패치>의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면 여성 63%, 남성 37%로 여성 관객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45%로 가장 많이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30대가 3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대와 30대의 합한 비율이 총 76%로 <프렌치 디스패치>의 주 소비자층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렌치 디스패치>의 주 관람 연령층은 20,30대 젊은 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제75회 씨네픽 예측 이벤트 <프렌치 디스패치> 스코어 게임의 20/30대 참가자 분들이 예측한 관객 스코어는 어떻게 됐을까요?
▶<프렌치 디스패치> 스코어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의 20/30대 비율은 78%로 무려 80%에 가깝습니다.
▶실제 <프렌치 디스패치> 주말 관객 스코어는 24,783명으로 씨네픽 참가자 상위권 예측 정답자 비율(오차범위 +- 10,000)은 16%입니다.
제 75회 예측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상금을 받으신 정답자분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씨네픽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를 진행하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
4위. <강릉>(▼2)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전 주에 비해 두 계단 하락한 <강릉>이 차지했습니다.
<강릉>은 주말 관객 수 4만 2156명을 기록, 총 누적 관객 수는 28만 937명을 기록했습니다.
5위. <디어 에반 핸슨>(NEW)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새롭게 진입한 <디어 에반 핸슨>이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4만 1027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7만 3174명을 기록했는데요.
<디어 에반 핸슨>은 유니버설 픽처스의 배급 작품으로 인생 뮤지컬 영화로 손꼽히는 있는 '라라맨드'와 '위대한 쇼맨'의 음악 제작진이 모든 노래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작품입니다. 에미상, 그래미 상, 토니상을 석권한 배우 벤 플랫과 할리우드 명배우 줄리안 무어, 에이미 아담스 등이 출연했습니다.
<디어 에반 핸슨>은 ' 누군가 자신을 돌아봐 주길 바라는 소년 에반 핸슨이 한 통의 편지에 '코너'의 절친으로 오해 받고, 아들을 잃은 코너의 부모님을 위해 추억을 지어내면서 희망을 파장을 일으키게 되는 따뜻한 드라마 영화입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11월 19일 개봉한 <Ghostbusters: Afterlife>가 차지했습니다.
주말 동안 $44,000,000(한화 약 522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또한 $44,000,000(한화 약 522억)입니다.
국내에서는 12월 1일 개봉 예정 중에 있으며 빌 머레이, 그리고 앤트맨의 주인공 폴 러드 등이 출연할 예정이라고 하니,
예전의 고스트버스터즈를 추억하고 있는 관객분들에게 좋은 소식일 것 같습니다! :)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여전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Eternals(이터널스)>입니다.
주말동안 $10,825,000(한화 약 128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지금까지 총 누적 매출액은 $135,817,163 한화로 약 1,611억원입니다.
<Clifford the Big Red Dog>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4위는 새롭게 진입한 <King Richard>입니다.
<King Richard>는 레전드 테니스 플레이어인 세레나 윌리엄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윌리엄스 자매의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 그리고 윌리엄스 자매에 대한 이야기로 알려져있습니다.
씨네픽이 준비한 박스오피스 분석 시간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도 더욱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면서,
오늘도 힘차고 행복하게 시작하시고 한 주동안 건강하세요! :)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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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두둥실 휘감은 무지개 너머, 영화 <오즈의 마법사>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유명한 작품일수록 잘 읽어보지 않게 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대충은 아니까? 다른 고전도 유명한 문구만 알면 '뭐. 전혀 모르는 건 아니니까'하면서 넘기듯이. 책 자체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얕고 넓은 교양으로만 관심이 있어서 그럴 거다. 오즈의 마법사도 비슷하다. 아, 오즈의 마법사? 알지 알지. 도로시,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 나오는 그 이야기. 아, 그리고 영화 OST에는 좋아하는 <Somewhere over the Rainbow>도 나오고. 주디 갈랜드가 도로시로 나오잖아. 윈드오케스트라에서 벌써 두 번이나 OST를 연주하기도 했어. 하지만 내용을 더 깊이 물어본다면 하다못해 오즈가 어떤 인물인지조차 잘 모르는 게 들통날 것이다. 그러다 드디어 읽어볼 마음이, 기회가 생겼다. 오랜만에 할 일 없는 일요일 저녁. 넷플릭스도 왓챠도 동하지 않는 저녁, 책장에 꽂힌 <오즈의 마법사> 책을 꺼내 들게 된 것이다.
네 다음 1939년생(!)
아차 싶었다. 선물 받아놓고 너무 고이 모셔놔 버렸네. 동화니까 술술 읽힐 테니 부담 없이 펼쳤다. 책 표지와 군데군데 들어가 있는 일러스트도 소담하니 반가웠다. 책이 좋아지는데 일러스트도 크게 한몫했다. 정말 동화 같았으니까. 얼마 되지 않아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책만 읽으니 아쉬워 영화도 같이 보았다. 그래, '그' 주디 갈랜드가 도로시로 나오는 그 영화 <오즈의 마법사>. 1939년에 이만한 작품을 만들었으니 문화유산에 기재될 만하다. 우리가 일제강점기일 때 어느 곳에선 이런 판타지 영화가 제작되었다니! 물론 지금 CG를 생각하면 이게 무슨 대수냐 싶겠지만 다시 눈을 비비고 제작연도를 생각해보자. 1939년. 지금 어떻게 영화가 제작되는지 보다 그때 어떻게 찍었을지가 더 궁금할 지경이다.
누가 혹은 무엇이 그녀를 아프게 했는가
물론 문화유산이 된 것은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다. 도로시를 통해 희망을 노래하는 이야기지만 실제론 도로시에게 주어진 건 괴롭힘과 약물, 다이어트를 강요한 어두운 현실. 주디 갈랜드는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을 후회했을까? 성공은 역시 독이 묻은 행운이었을까? 그녀의 입장은 알 수 없지만 영화는 그녀가 출연하지 않았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하게 초반부터 나오는 그녀의 <Somewhere over the Rainbow>, 얌전한 버전의 스칼렛 오하라를 보는 듯한 당돌하면서 귀여운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모른다. 슬픈 얘기를 많이 듣고서 봐서 그런가 간혹 투덜거리면서 봤다. 아니, 얼굴이 어때서, 체구가 어때서! 왜 못생기고 살이 쪘다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는지! 좋기만 한데. 그냥 좋은 게 아니라 대체 불가능하게 좋은데! 카메라가 문제였을까, 사람들의 눈이 문제였을까? 심지어 그녀의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한데. 우리에게 수많은 웃음과 행복을 주고 본인은 불행했을 주디 갈랜드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면, 그 와중에 어딘가 찜찜했다면 그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영화와 책의 기본적인 구성은 거의 비슷하다. 도로시는 강아지 토토와 함께 토네이도로 집째(!) 날아와 버렸다. 도로시는 고향인 캔자스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친구 3인방 허수아비는 뇌를, 양철 나무꾼은 심장을, 겁쟁이 사자는 용기를 갖고 싶어서 함께 오즈를 찾아가게 된다. 오즈는 소원을 들어줄 테니 서쪽의 마법사를 없애라는 조건을 달았고 약속을 지켰더니 알고 보니 위대한 마법사는커녕 도로시와 집이 멀지 않은 서커스 극단 마술사. 오즈의 실체는 실망스러웠으나 모두들 원하던 것을 가지고 도로시는 토토랑 같이 집에 돌아온다. 참으로 행복한 이야기.
그러나 차이점이 명백히 존재한다. 갈등구조. 위기를 대처하는 방법. 그리고 그들이 원하던 소원. 책에는 특별한 갈등구조가 있지는 않으며, 장애물이 있다 해도 함께 노력해서 고비를 넘긴다. 이미 3인방은 뇌와 심장과 용기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왜 당신들만 몰라!) 뇌가 없는 허수아비가 고민의 순간 해결책을 찾아낸다거나,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이 발밑에 벌레를 다치게 할까 봐 안간힘을 쓰고, 용기가 없다는 사자가 깊은 물살을 점프해서 친구들을 데려다주고 위험할 땐 '크오와왕'하면서 위협도 할 줄 안다. 이쯤 되면 내 머리와 몸통과 내면에 있는 것은 뇌인가, 심장인가, 용기인가. 실제로 오즈가 서쪽 마녀를 없앤 대가로 준 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이 밖에 서로에게 의지하며 위기를 헤쳐나갔다는 점, 그리고 각자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 또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 약간 잔인하기는 하다. 양철 나무꾼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굳이 40번의 도끼질로 40마리의 늑대를 죽였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반면 영화는 갈등구조를 뚜렷하게 표현하기 위해 서쪽 마녀를 지속적으로 악역으로 입력시킨다. 책에서 읽을 땐 그저 오즈가 서쪽 마녀를 없애야지만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는 일종의 '퀘스트'에 불과했는데 영화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종종 나와서 도로시와 3인방을 괴롭히고 염탐한다. 큰 위기는 외부의 도움을 받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에메랄드 시로 가기 전에 양귀비꽃 들판 장면이다. 책에서는 도로시, 토토와 겁쟁이 사자가 양귀비 냄새에 취한 걸 보고 양철 나무꾼과 허수아비가 바쁘게 열 일 하고, 어쩌다 친구가 된 쥐 친구들의 도움을 보태 빠져나왔다. 영화에선 나무꾼과 허수아비는 그저 '어쩌지'를 반복하다가 북쪽 마녀가 뾰로롱 분홍색 비눗방울을 타고 와서 눈을 내려주면서 해결된다. 거 참, 예쁜 장면이긴 했지만 김 빠졌다. 4인방의 활약이 궁금했지, 북쪽 마녀님이 눈을 내리는 걸 기대하진 않았으니까.
"그럼 저한테 뇌를 못 주시나요?"
허수아비가 물었습니다.
"너는 뇌가 필요 없어. 매일 새로운 걸 배우고 있으니까. 아기들이 뇌가 있다고 많이 아는 건 아니잖아. 경험을 통해서만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단다. 세상을 오래 살수록 경험도 많이 쌓이는 법이야."
(중략)
"그러면 내 용기는요?"
사자가 걱정스레 물었습니다.
"내가 보기에 넌 이미 용기 있는 사자야. 너에게 필요한 건 용기가 아니라 자신감이야. 생명이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위험에 처하면 두려워하기 마련이지. 그런 두려움을 이기고 위험에 맞서는 것이 바로 진정한 용기란다. 그런데 넌 그런 용기를 이미 많이 가지고 있잖아."
(중략)
그러자 양철 나무꾼이 물었습니다.
"내 심장은요?"
"글쎄, 그건 말이지. 네가 심장을 갖고 싶어 하는 게 오히려 잘못인 것 같아. 심장은 사람들을 대부분 불행하게 만들거든. 그 사실을 알면 심장이 없는 걸 행운으로 여길 텐데. "
- p. 234-236
<오즈의 마법사>의 핵심. 즐거운 소원 성취 시간이다. 오즈는 허수아비, 사자, 양철 나무꾼에게 "네가 원하는 건 이미 너에게 있거나 딱히 받을 필요가 없는 거야"라는 식의 답변을 한다. 뇌가 없어도, 용기가 없어도, 심장이 없어 보여도 이미 다 제 기능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 역시 당사자에게 믿음을 더해주는 정도다. 허수아비에게는 왕겨와 핀, 바늘로 만들어진 뇌(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를 것)를 주고, 양철 나무꾼에게는 겉은 비단에 속은 톱밥인 심장을 넣어주고, 사자에겐 마치 초록색 병에 든 액체를 접시에 놓고 이걸 마시면 용기로 변한다고 하면서 만족스러운 선물을 준다. <어린 왕자> 뺨칠 설득력 아닌가. 자, 네가 원하는 뇌도, 심장도, 용기도 여기 있어.
어디 보자, 자네에게 필요한 건 말일세
"당신이 약속한 양철 나무꾼의 심장은 어떻게 되는 거지? 또 약속한 겁쟁이 사자의 용기는? 허수아비의 뇌는?"
"누구나 뇌를 가질 순 있어. 그건 열등하고 소모적이야. 땅이나 바다에서 사는 모든 겁쟁이 하등 생물이 뇌를 가지지. 내가 있던 곳의 대학에선 모두가 위대한 사상가로 태어난다네. 그들이 졸업을 하면 네 것보다 나을 바 없는 뇌로 깊은 생각을 해낸단다. 네가 갖기 못한 건 졸업장이야. 따라서 나에게 갖춰진 지적인 권위와 '대학위원회의 공식적인 인정'에 따라 여기 당신에게 영예로운 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바이네."
"사자, 자네는 용기가 없어 도망간다는 망상에 빠져있지. 지혜와 용기를 착각하는 거야. 내가 있던 곳의 영웅을 얘기해주자면 해마다 그들은 도시 한복판에서 퍼레이드를 벌인다네. 그들은 자네와 다른 게 없어. 자네가 갖지 못한 것은 메달이야. 마녀에게 맞선 특출난 용맹과 뛰어난 공적으로 자네에게 훈장을 수여하네. 자넨 전설적인 용사임을 기억하게."
"양철 친구, 자넨 심장을 원하지. 심장이 없는 건 엄청난 행운이라네. 심장은 완벽히 만들어지지 않는 한 실용적일 수가 없다네 내가 있던 곳에 매일 선행만 하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네. 사람들은 그를 '선행자'라고 불렀지. 하지만 그가 큰 심장을 가진 건 아니었어. 자네가 갖지 못한 건 단지 표창장이야. 따라서 자네에게 친절에 대한 감사로 기꺼운 마음으로 존경과 애정의 선물을 주겠네. 그리고 기억하게, 감성적인 친구여. 심장은, 자네가 얼마나 사랑하느냐보단 얼마나 자네가 사랑받느냐가 중요하다네"
-영화 <오즈의 마법사> 中
영화에서는 당사자의 믿음과 안도를 위한 선물이라기보다 타인에게서 인정받을 수 있는 증명용으로서 선물을 주었다. 허수아비에게 뇌라는 게 있는 건 쉽지만 '위대한 사상가의 똑똑한 뇌'를 주고자 박사학위를 주고, 사자에게도 보통 크고 작은 용기가 아닌 '영예로운 용기'를 뜻하는 메달을, 양철 나무꾼에게도 그냥 콩닥거리는 심장 말고 '착한 심장'을 가진 걸 보여주려고 심장 모양으로 똑딱거리는 시계를 표창장이라며 준다. 사실 저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실제 현실이라면 박사학위와 메달과 표창장에 껌뻑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여태까지 지켜오던 동화적인 이야기가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아 아쉬웠다. 박사학위와 메달, 표창장이 다 무슨 소용인가. 그걸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그럼 그들은 다시 뇌와 용기, 심장이 없는 존재란 말인가. 누구를 위해 증명해야 하는가. 게다가 저 박사학위는 잘못하면 학위 위조에 걸릴지도 모른다! 저 메달, 저 표창장 역시 공신력이 있는 것인가? 사기꾼 아니랄까 봐 선물도 사기로 준 건 좋은데 나중에 뒤탈이 있을 만한 선물이다. 오즈가 착한 사람이면서 나쁜 마술사라고 본인이 한 말이 맞는 말인가 보다. 마술사가 현실적이면 나쁜 마술사지, 안 그런가?
집이 천국입니다
우리의 도로시는? 도로시랑 토토는 정말 고생 많았다. 물론 우연찮게 못된 마녀를 제거해주는 대단한 일을 하고 왔지만 말이다. 다른 친구들이 선물을 받을 때 속으로 참 애간장을 많이도 태웠고. 애당초 책에선 은색 구두였고, 영화에서는 빨강 구두였던 마녀의 구두 사용법만 알았어도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도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아서 그녀는 구두를 구두의 용도로만 썼고 고생 끝에 집이 천국이라는 쉬운 결론을 얻었다. 영화가 더 김 빠지는 건 도로시가 짐작건대 아픈 와중에 꿈을 꾼 것처럼 표현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처음에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을 만났을 때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냐는 말을 하는데 그게 복선이었다니! 병문안 온 아저씨 삼인방이라나! 세상에, 이게 다 꿈이라니 너무 서운하지 않나. 진짜 갔다 왔는데! 하면서도 집이 천국이라는 도로시 얼굴은 보기 좋지만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면에서 책의 전개와 결말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영화는 책으론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선사한다. 도로시의 집은 흑백이나 갈색이었던데 비해 오즈의 나라에서는 총천연색으로 비친다. 갑자기 모든 게 색깔이 생겼을 때의 그 아름다움이란! 또 도로시만큼이나 토토를 잘 부각해주었다. 강아지를 괴롭힐 때마다 도로시는 돌직구를 날리는 프로 강아지 사랑꾼이었고, 토토 역시 원작에는 없던 위기의 순간 도로시를 구하는데 크게 일조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저 작은 강아지 토토가 매우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어떻게 영화를 찍었을까 싶을 정도. <Somewhere over the rainbow>라는 언제 들어도 좋은 주디 갈랜드의 노랫소리에 깨알같이 손을 주는 토토의 귀여움까지 확인할 수 있고, 오즈의 세계를 예쁜 원색으로 꾸며놓고 노래와 춤이 가득한 축제로 만들어주었으니까. 마지막으로 <Ding-Dong, The Witch Is Dead>, <Follow the Yellow Brick Road>, <If I Only Had A Brain> <We're Off to See the Wizard>처럼 아기자기한 수록곡이 중독적으로 귀를 맴돈다.
김동인의 <무지개>라는 소설에서는 무지개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존재다. 조금만 더 가보자고 하다가 눈 깜짝할 새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린 소년들이 넘쳐난다. 그 이야기 속 무지개가 위험하고 절대 만날 수 없는 존재였다면 오즈의 마법사 속 무지개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진짜 무지개였다. 위험하지도 않고 희망을 주는 좋은 무지개. 꿈이든, 꿈이 아니었든 어떤가. 영화 속 도로시에겐 자려고 하면 생각나는 중요한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마음이 둥실 휘감겨서 무지개 너머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사자, 오즈와 함께 하는 기분인걸. 감사해야겠다. 무지개를 손에 움켜잡으려는 게 문제지, 무지개 너머를 꿈꾸는 건 아무 문제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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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삶이 한 편의 영화다
어느 날, 단란한 한 가족이 화목하게 영화관으로 들어간다. 부모는 아직 미취학 아동인 아이에게 영화라는 환상의 세계를 경험해 주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날, 아이는 기차와 자동차의 충돌 장면을 너무 인상깊게 보고야 만다. 그 장면이 공포가 될 때까지 계속해서 곱씹는다. 아이에게 영화가 준 첫인상은 공포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에게 영화는 어느 순간 즐거움을 넘어 취미가 되었고, 더 이후에는 단순한 취미가 아닌 꿈이 되었다. 그렇게 그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영화"라는 매체는 점점 그에게 크게 자리잡아 간다. 이 영화는 훗날 유명한 영화 감독이 될 것이 자명해 보이는 한 남자의 유년 시절을 엿보게 만드는 영화다. 마치 거장 영화 감독의 내밀한 과거를 훔쳐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1. 예술이라는 알 수 없는 세계에 사는 사람들
샘의 인생에서 슬픔과 기쁨을 모두 함께 한 게 바로 영화다. 그의 삶 속의 장면들을 모아 그만의 영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일련의 가공이 들어갔다 할지언정 그의 영화는 곧 그의 삶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엄마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속으로 삭이고 있을 때에도, 사귀던 여자에게서 매정한 말을 듣고, 이별을 통보받았을 때도 그는 항상 그가 연출한 영화와 함께 했다. 그의 상황이 최악을 달리고 있을 때에도 그의 영화는 언제나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즐겁게 했지만 정작 그의 삶은 그가 만든 영화와 판이하게 달랐다. 영화가 상영되는 와중에 관객이 된 사람들과 샘의 표정에서 이 간극을 느낄 수 있다. 그에게 예술이란 삶의 한 부분이 되었지만 그가 점점 예술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갈 수록 그의 현실은 점점 불안정해진다. 예술을 하겠다는 말은 안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선택하겠다는 뜻을 내포한다. 그의 인생에 산재되어 있는 불안정은 결국 그의 영화 속의 소재로 승화되어 결국 작품이 될 것이다. 샘의 큰할아버지가 했던 말씀처럼, 예술은 마음을 찢어내면서 자신을 갈아넣어야 비로소 완성할 수 있는 대서사시인 것이다.
여행이 안정적인 삶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쾌락을 느끼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면, 예술인들은 매일 같이 이런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해하면 될까. 매일 같이 불안정 속에서 해매이는 그들은 매일 같이 쾌락을 동반한 불안을 느끼기에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는 정신과를, 더한 쾌락을 주기 위해 그들이 마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니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사람들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예술가들을 동경하지만 내가 그들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내 자신을 한 번 더 이해하게 되었다. 한 때 나는 내 자신이 꽤나 기질적으로 특이하다고 생각해 예술가를 꿈꿔 본 적도 있었지만 현재의 나는 생각보다 평범하고, 안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같이 불안정 속에 나를 던지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다. 오히려 안정적인 삶에 지쳐 잠시 쾌락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내 마음과 내 소소한 일상을 망가뜨려 가면서까지 예술을 할 생각을 없다. 그만큼 나에겐 현실이 가장 중요하다. 마치 샘의 아버지처럼 말이다.
2. 모두가 주인공인 샘의 영화들
샘은 가족들을 수시로 찍으며 홈비디오 형식의 영화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학창 시절 내내 많은 친구들을 자신의 영화에 동참시킨다. 애리조나에서의 친구들과 함께 전쟁 영화도 찍어보고, 인종 차별로 괴롭히던 캘리포니아의 일진들도 그의 영화에 출연한다. 심지어 한 일진은 자신을 영웅화시켰다고 화를 내고 끝내 울기도 한다. 이 사건은 시절이 시절인 만큼 그 때의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과 배우를 분리시켜 생각하지 못하던 시대임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샘에게 영화는 '각색된 우리들의 삶'이다.
현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약간의 과장이나 관점 체인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영화는 완벽하게 우리의 삶을 묘사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는 우리들의 꾸며넣은 가짜의 삶이냐라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라고 하겠다. 영화는 진짜와 각색 그 사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거나 경악시킬 중간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샘은 자신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현실적 팩트를 다 살리진 않았지만 오히려 각색한 덕에 감정적 전달을 확실히 했다고 생각한다. 결국 스필버그는 영화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하나하나가 결국은 영화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극장에서 보는 그 영화는 우리네의 삶을 그저 살짝 각색해 다시 선보였을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다.
3. 꿈이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삶은 빛난다.
이 영화는 꿈을 가진 모든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샘은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고, 샘의 아버지는 내 가족이 안온하게 사는 것이 꿈인 것처럼 각자의 꿈의 크기와 온도는 다르다. 심지어 샘을 괴롭히던 일진도 꿈이 있었던듯하다. 아마도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꿈이 있는 모든 사람의 삶은 빛난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었지만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샘의 엄마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다. 가족을 떠나 살긴 했지만 그녀가 온전하게 주도적인 삶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이혼은 어쩌면 그녀에겐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선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게 감정에 매몰되어 사는 삶이 완전히 이해되진 않지만 무엇인가 자기주도적으로 살고자 한 선택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내 삶은 온전히 내 것이야"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의 인생을 그저 지켜보는 것보단 관객에게 주체적으로 살아가라고 독려하는 감독의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 성공한 한 남자의 우당탕탕 우여곡절을 지켜보며 내가 너무 조급해하고 있음을 되새기게 되었다. 나도 꿈이 있으니 언젠가 어떻게든 빛날 수 있겠지. 그 꿈을 놓지만 않는다면, 꿈이 상상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근접하게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내 잊었던 꿈을 되새길 수 있어서 거장 영화감독의 삶을 엿보며 잠시 행복했다.
4.총평
영화가 잔잔한듯 있을 건 다 있다, 내용에서 기가막힌 반전은 없지만 모든 장면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 찍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인물을 담는 구도, 심리묘사 시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방법까지, 다음에 관람할 땐 카메라 구도를 유심히 볼 것 같다. 아, 가장 웃겼던 대사는 일진이 자신이 울었던 걸 발설하면 죽는다고 하니, 말은 안하겠지만 영화로라는 만들수도 있을 거라는 대사였다. 이 대사로 이 장면은 실제 사건일 거라는 생각과 동시에 결국 영화가 되었으니 그 일진의 실존 인물은 이 장면이 얼마나 웃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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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어린이에게서 비롯한 이토록 거대한 세계
파편들의 집/A House Made of Splinters
시몬 레렝 빌몽 감독/Denmark, Finland, Ukraine, Sweden/2022/88min
‘국제장편경쟁’ 세션
보육원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그 마음의 결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인근 어딘가의 보육원. 나는 이 영화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흔이 새겨져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부모의 알코올 중독과 폭력 등으로 보육원에 온 아이들은 전쟁 전부터 있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영화는 보육원의 몇몇 아이들이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우정, 기대, 갈망, 희망, 슬픔, 실망……. 하나의 결로 묶어내기 어려운 여러 감정이 아이들의 얼굴에 묻어난다. 누군가는 엄마를 기다리고, 누군가는 다른 위탁가정으로 가는 친구를 떠나보내며, 누군가는 동생들과 함께 다른 보육원으로 옮기지 못해 눈물을 흘린다. 오랫동안 보육원에서 일한 선생님은 보육원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고 말한다. 문제 발생, 아이의 보육원 입소, 아이의 성장, 성장한 아이들이 삶에 지쳐 부모처럼 술을 시작, 아이 출산, 부모와 같은 문제 발생, 그들 자녀의 보육원 입소……. 비극의 패턴은 세습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카메라가 아이들의 얼굴을 향한다는 점이다. 보육원에서 그 나이에 경험하기에는 지나치게 버거워 보이는 어떤 감정들과 씨름하는 아이들의 얼굴 말이다. 이들의 얼굴이야 말로 보육원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문제에 관한 논의에서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얼굴일 것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피터 위어 감독/USA/1989/128min
‘선생님 특별전: 쌤과 함께’ 섹션
교육이 서비스가 된 시대의 학교
오래전 봤던 영화를 굳이 영화제에서 다시 본 이유는, 요즘 학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기 위해서였다. 학교가 점수, 대학, 성공의 도구인 사회에서는 삶을 가르치려는 스승과 그를 따르는 제자들이 바보가 된다. 실제로는 그 반대인데도. 학교를 성공을 위한 서비스 기관이라 생각하니, 서비스 종사자에게 만연한 갑질이 학교로도 넘어오는 것이 아닐까. 돈을 내면 높은 사람이 되어 대접받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문제고, 학교가 서비스 기관이 된 것도 문제니 ‘스승’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의 자리가 학교에 남아날 리가 없다. 차라리 ‘공무원 마인드’로 학교에 다녀야 정신이 건강해지는 사회. 비록 비극적으로 끝났을지라도, 학교와 스승이 함께 고양되는 영화 속 장면은 현실에서 이제 더는 불가능한 것일까.
꿀꿀/OINK
마샤 할버스타드 감독/Netherlands/2022/70min
‘도담도담극장’ 세션
우리 식탁 위 맛있는 ‘반찬’의 과거
한 채식주의자 가정. 과거 소지지를 만들었던 할아버지가 느닷없이 찾아오고, 손녀 밥스에게 새끼 돼지를 선물한다.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속내를 의심하지만, 밥스는 선물받은 꿀꿀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유대를 키워 나간다. 그러나 이내 할아버지의 검은 속내가 밝혀진다. 좋은 환경에서 키운 꿀꿀이를 소시지 대회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것. 밥스는 친구, 가족과 함께 할아버지에게서 꿀꿀이를 지키고 채식 소시지로 대회에서 우승한다. 우리 식탁 위의 맛있는 반찬이 그전에는 무엇이었는지를 환기하는 어린이 애니메이션.
이너 차일드/Inner Child
손민영 감독/Korea/2023/95min
‘국제장편경쟁’ 세션
영구치는 새로 나지 않는다고 말하자, 소년이 눈물을 흘린다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난 주호. 영구치가 흔들리는 것 같다는 느낌에 그 자리에서 또 새 이가 자라느냐고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가 다정히 주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영구치는 다시 나지 않는다고 알려준다. 주호는 눈물을 흘린다. 유치의 자리를 영구치가 대신했듯, 리셋해버리고 싶은 상황이 자기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군인 관사에 사는 주호는 동네 형 일택의 눈에 든 후 괴롭힘을 당한다. 그러나 주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주호에게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인 아빠가 부대장인 일택의 아빠에게 머리를 숙이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주호는 이 문제를 자기 혼자 해결해야 함을 깨닫는다. 그러나 손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머뭇거리다 올바르게 처신하지 못해 두 명의 친구마저 잃을 위기에 처한다.
감독은 언젠가부터 소년들의 서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이 영화를 기획했다고 한다. 소년들이 마주한 세계는 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폭력에 갇힌 사회다. 영구치 이후에 새로운 이는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주호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을까. 자신을 괴롭히는 그 무엇 하나 제대로 풀어낼 수 없는, 감당하기 힘든 폭력의 문제를 내면에 품고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사회 속에서.
아마 글로리아/Àma Gloria
마리 아마추켈리 감독/France/2023/83min
개막작
특유의 섬세함으로 아이의 성장과 동시대 돌봄 회로의 역학을 함께 고민케 한다
클레오는 어릴 때부터 자신을 돌봐준 글로리아를 엄마처럼 따른다. 글로리아도 그런 클레오를 무척 아낀다. 그런데 글로리아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연락이 온다. 글로리아의 어머니는 글로리아를 대신해 그녀의 자식을 돌봐주고 있던 터였다. 이제 글로리아는 자기 자식을 돌보러 고향으로 가야만 한다. 글로리아가 떠난 후 내내 그녀를 보고 싶어 하던 클레오는 방학을 맞아 글로리아가 사는 곳으로 향한다. 글로리아는 클레오를 반가이 맞는다. 그러나 글로리아의 아들인 세자르는 클레오가 반갑지 않다. 오히려 애정 어린 말과 몸짓을 주고받는 글로리아와 클레오를 보며 소외감을 느낀다. 정작 친자인 자신은 받아본 적이 없는 엄마의 돌봄이 다른 아이에게 향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한 세자르의 기분이 좋지 않은 건 당연하다. 그러던 와중 글로리아에게 손녀가 생긴다. 이번엔 클레오가 소외감을 느낄 차례다. 글로리아의 관심을 앗아간 아기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것. 그리고 글로리아와 클레오는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더욱 다정하고 끈끈해진다.
이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돌봄 회로를 비틀어 의미를 생산한다. 부국/부자 지역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은 자신이 일할 동안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고, 빈국/빈곤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녀를 양육할 돈이 필요하다.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사람들은 이들을 고용해 돌봄 공백을 매우고, 빈국/빈곤 지역의 여성들은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그들을 정서적으로 방치하는 데서 오는 죄책감을 견뎌야만 한다. 정작 자기 노동의 종착지였던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이처럼 삭막한 돌봄 회로에서 소중한 친밀성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클레오와 글로리아가 서로를 진정으로 아끼듯이, 세자르가 클레오를 조금씩 수용해 가듯이, 클레오가 글로리아의 손녀를 향한 질투를 걷어내고 성숙해지듯이. 〈아미 글로리아〉는 특유의 섬세함으로 아이의 성장과 동시대 돌봄 회로의 역학을 함께 고민케 하는 수작이다.
플래닛 B/Planet B
피터르 반 에크 감독/Belgium, Netherlands/2023/74min
‘지‧평‧선(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선)’ 세션
새로운 세대의 감수성과 급박한 문제의식
열세 살 친구인 보와 루카. 이들은 기후 위기 활동가다. 플라스틱 공장이 들어설 숲을 점거하고, 지금 당장 행동할 것을 촉구하며 거리의 차를 멈춰 세우며, 동료 활동가들과 치열한 논의를 전개하기도 한다. 2022년의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상영작 〈애니멀〉을 보면서도 느낀 거지만, 서구에는 기후 위기 문제에 천착하는 청소년 활동가가 참 많다. 다른 사회 운동에 비해 유독 그런 듯하다. 새로운 세대의 감수성과 급박한 문제의식이 기후 위기에 대항하는 정치와 행동을 벼려내는 데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일 테다. 머리로는 이해한다면서도 일상의 변화에는 지극히 보수적인 어른들보다 청소년 활동가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단 생각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태어난 그들의 행동과 생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며 변화를 요구할지 기대하게 된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는 9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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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WFF 데일리] 흡연하는 페미니스트라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영화
8★/10★(신수원 감독 작품, 2021년, 108분, 한국.)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의 역사를 기록하는 영화, 영화에 대한 영화의 계보를 기록한다면 어떤 영화가 포함될까?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시네마 천국〉부터 혁혁한 공로를 세웠으나 소외되어온 흑인의 기여를 영화사에 기입하겠다는 야심을 품은 최근의 〈놉〉까지 다양한 영화가 떠오른다.
그리고 여기, 〈오마주〉가 있다. 〈오마주〉는 종종 ‘홍일점’ 대접을 받았으나 대체로 빛 좋은 개살구로 취급되었던 여성 영화인에게 바치는 헌사다. 여전히 영화계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시대 여성 영화인들을 향한 연대의 마음을 담은 영화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중년의 여성 영화감독 지완이다. 지완은 세 편의 영화를 연출했으나 흥행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집에서는 ‘꿈꾸는 여자랑 살면 외로워진다’는 핀잔을 받거나 돈 되는 일을 해보는 게 어떠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지완이 여기서 별다른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가족의 말이 지완에게 모욕이 아닌 일상이란 의미다.
그러던 지완에게 영상자료원에서 일 하나가 들어온다. 1960년대에 활동한 한국의 두 번째 여성 영화감독인 홍재원 감독의 〈여판사〉* 상영회를 준비 중인데 필름 상태가 좋지 않으니 복원해달라는 의뢰였다. 〈여판사〉는 판사로 일했던 여성이 남편에게 독살당했다는 실제 사건에 모티프를 얻어 제작된 영화였다. 홍재원 감독은 결말을 바꾸어 주인공이 좋은 판사인 동시에 효부로도 인정받았다는 영화를 만들었다. ‘슈퍼우먼’을 강요하는 상상 속 세계에서나마 ‘단죄’ 당한 여성을 복권시켜준 것이다. 현실의 홍재원 감독은 혹시나 모를 불이익에 절친한 동료에게조차 자신에게 딸이 있음을 밝히지 않았을 정도로 고독하게 영화 작업을 이어갔지만 말이다.
지완은 어렵게 〈여판사〉의 대본을 구하고 성우와 후시녹음을 하며 영화의 사운드 공백을 채워나가는 등 복원 작업에 매진한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하다. 영화가 뚝뚝 끊긴다. 중간에 잘린 부분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검열 때문이다. 검열당한 장면이 대단히 파격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페미니스트 관객이라면, 홍재원 감독의 옛 여성 동료인 필름 기사가 복원해낸 이 장면에서 기품 있는 뒷모습으로 담배를 피우는 화면 속 주인공과 함께 흡연하고 싶어 견딜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대와 맥락에 따라 담배는 저항과 연대의 상징이 된다.
〈여판사〉의 잊힌 조각들을 맞춰나가는 과정에서 지완은 홍재원 감독에게서 자신을 본다. 홍재원 감독 역시 여성이 소수자인 영화판에서 힘겹게 버티며 세 편의 영화를 찍었다. 힘들었지만 적게나마 자신의 곁을 지키는 동료 여성들이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좋은 아내, 엄마이자 좋은 감독이어야 했다. 지완과 놀랍도록 닮은 데가 많다.
지완은 두렵다. 홍재원 감독을 향한 연대의 마음과 동시에 현실에 대한 공포가 샘솟는다. 홍재원 감독은 세 번째 영화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영화를 찍지 못했다. 그 시절 그녀와 함께 영화를 작업했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1960년대와 2020년대가 겹치기 시작한다. 지완은 세 번째 영화가 흥행에 처참히 실패했고, 오랜 세월을 함께 작업한 동료 여성 PD는 눈물 흘리며 그 영화를 끝으로 영화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지완은 남편‧아들과 다정하게 투닥거리지만 그들이 지완의 꿈을 응원해주지는 않는다. 자궁에 큰 혹이 생겨 자궁적출 수술을 받기도 한다.
영화계 여성 선배를 발견했다는 기쁨과 공포의 혼재 속에서 지완은 깨닫는다. 멈추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지완을 다잡는 건 지완 자신뿐만이 아니다. 〈여판사〉를 복원하며 가슴으로 깊게 공명한 홍재원 감독, 그리고 이제는 노쇠해진 그녀의 여성 동료도 지완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자네는 끝까지 살아남아.” 지완에게 여러 여성의 삶과 꿈이 포개진다. 이제 지완은 혼자가 아니다. 끝내 히트작은 만들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지완은 영화를 계속함으로써 무언가가 변화했음을, 그리고 그 변화는 바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낸 여성 선배들에게 빚진 것임을 기억하며 영화를 만들 것이다. 존경과 헌사로서의 ‘오마주’. 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그녀가 언젠가 후배 여성 영화인들에게 받을 것이기도 하다.
여성 영화의 계보와 여성이 영화를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것이 〈오마주〉의 전부는 아니다. 〈오마주〉에는 어쨌든 무언가를 만들어놓는 것의 중요성도 담겼다. 지금은 아무도 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하찮은’ 결과물이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가 닿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판사〉가 그러했듯 성실하고 뜻있는 후배에게 발견되는 일은 극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록을 남기는 일은 중요하다. 누군가는 그 시대를 다르게 살아냈음을 나 자신에게, 언젠가 만나게 될 이름 모를 후배에게 증언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벅차오를 정도로 감동적인 이 영화는 잊힌 창작자들에게,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창작자들에게 진한 위로와 연대의 계기로 다가갈 것이다.
*〈오마주〉가 참고한 홍은원 감독의 〈여판사〉는 한국고전영화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SWIFF)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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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 중국 사상과 불교가 가득한 SF영화 | 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 | 매트릭스4 리뷰 | 매트릭스4 해석 | 매트릭스 리저렉션 해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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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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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트로트는 인생이다> 메인 예고편
줄거리
트로트 가수 ‘신하’(김경진, 김동찬)는 최근 고민이 많다
아무리 신곡을 내고 홍보를 해도 그들을 찾는 무대는 없다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던 이들은 신입 멤버를 영입해
시대에 맞는 트로트 혼성 그룹 ‘뉴-신하’를 결성하기로 한다
때마침, 연습생 기간만 6년… 이제는 희망을 잃은
아이돌 지망생 ‘지원’(장소영)이 운명처럼 나타나는데!
희망찬 내일을 꿈꾸는 이들의 좌충우돌 도전기!
우리들은 무대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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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웬디> 메인 예고편
‘피터팬’ 탄생 110주년 기념,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시각의 All New ‘피터팬’!기찻길 옆, 작은 식당이 세상의 전부인 소녀 ‘웬디’는
내면에 차오르는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매일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가 나타나고
‘웬디’와 쌍둥이 형제 ‘더글라스’, ‘제임스’를 이끌고 여정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어른이 되지 않고 영원히 어린이로 살 수 있는
신비로운 섬에 도착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