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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턴트맨이 느낄 모든 감정
겉에서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가고 또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엄청나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들의 노력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하나의 흐름에 묻히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그리고 일상을 산다. 물론 적정한 금전적인 대가를 연봉으로 지급받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의 완성이나 성공은 눈에 띄는 몇몇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그런 숨은 노력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직장에서도, 예술가의 영역에서도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 제작 현장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그중에서도 스턴트맨은 배우를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촬영하는 일을 한다. 일반 대중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한다. 그들의 일은 무척이나 위험하지만, 그들이 누군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중에게는 알려지기 어렵다. 영화 <스턴트맨>은 그렇게 숨겨져 있던 스턴트맨의 노력과 고민을 담는다.
첫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주는 긍정적 기운
주인공 콜트(라이언 고슬링)는 업계에서 훌륭한 스턴트맨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유명한 배우들의 스턴트 더블을 맡는데, 그중에서도 특급 스타인 톰(아론 테일러 존슨)의 대역을 주로 맡고 있다. 콜트는 늘 위험한 장면을 마무리하고 나면, 엄지를 척하고 올린다. 어딘가는 다치고 아플 텐데도 일단 큰 사고가 없었다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일단 주변을 안심시킴으로써 영화 촬영 현장의 긴장을 줄인다. 기본적으로 그들의 마음속엔 영화 촬영 현장에 대한 존중이 포함되어 있다.
영화에서 그가 스턴트 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크게 위험한 액션 장면을 촬영해야 할 때, 그는 일단 모든 장비가 괜찮음을 확인하고, 스턴트 직전 심호흡을 여러 번 한다. 그렇게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은 그는 ‘오케이’를 말하며, 사인한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그가 스턴트를 시작한다. 차가 구르고 폭탄이 터지고, 점프를 뛰는 다양한 스턴트가 끝나고 나면, 주변이 조용해진다. 그때만큼은 모두가 스턴트맨의 안위에 신경 쓰고 있다.
안전요원들이 스턴트맨의 안전을 확인하고 나면, 스턴트맨은 엄지 척을 한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헬멧을 벗고 살짝 미소를 보인다. 그 이후 촬영 현장엔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가득해진다. 스턴트맨이 촬영 현장에 다시 긍정의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기본적으로 스턴트맨은 긍정적이다. 아마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위험한 스턴트 장면들을 무사히 마치고, 또 주변에도 그런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하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런 스턴트맨의 긍정적인 기운을 관객에게도 전달하고 있다.
두 번째 감정 - 스턴트맨이 분노를 느끼는 이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스턴트맨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일에 집중한다. 촬영현장에서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태도다 좋지 않아도, 같은 장면을 수십 번 반복해서 찍어도 그들은 크게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 주인공 콜트도 마찬가지다. 몇 번이고 몸에 불이 붙고 몸이 바위에 던져저도 엄지 척을 보이며 계속 그 행위를 반복한다. 이 영화의 설정상 콜트는 자신이 사랑하는 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 스턴트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건 스턴트맨으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직업 정신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스턴트맨을 크게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최고의 스타로 등장하는 톰이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톰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스턴트 더블인 콜트의 액션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다. 자신이 최고의 스타라는 것을 본인도 잘 아는 듯한 그의 거만한 모습은 스턴트맨에 대한 태도로 이어진다. 그는 그의 스턴트 더블이 자신이 만든 그늘에서 활동하는 노동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인 파티를 할 때 스턴트 더블에게 위험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여러 번 위험한 스턴트를 반복해서 시키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스턴트맨에 대한 존중은 없다. 톰은 모든 스턴트맨들의 액션 장면들을 자신이 했다고 이야기하고 다닌다. 모든 액션 장면을 본인이 직접 연기했다는 인터뷰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무척 거만하고 무책임해 보인다. 모든 스턴트맨들은 그의 거만함에 분노한다. 하지도 않은 연기를 자신이 했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누가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특히 이 영화에서 톰은 스턴트맨을 거의 소모품처럼 취급한다. 스턴트맨이 사고를 당하면 바로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버린다. 기존 스턴트맨에게는 어떤 위로도 없다.
세 번째 감정 - 스턴트맨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
영화 <스턴트맨> 에는 로맨스가 포함되어 있다. 콜트와 조디의 얼굴에는 사랑이 있다. 조디는 촬영감독이었고, 현재는 새로운 영화의 연출을 맡았다. 콜트가 큰 사고로 일을 계속하지 못하게 되면서, 조디와 잠시 멀어졌지만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잊지 못한 상태다. 거의 2년 만에 다시 영화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당황스러움이 동시에 보인다.
조디는 콜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콜트는 촬영장에서 늘 최선을 다했고, 그 모든 위험한 스턴트 촬영을 하고서도 늘 괜찮다는 말을 먼저 전했다. 촬영감독이었던 조디는 그 모든 장면을 보면서 콜트의 따뜻함과 전문성을 발견했다. 업무적은 전문성도 서로의 마음을 이끌었지만, 무엇보다 모두에게 보이는 존중감과 태도는 조디가 사랑에 빠지게 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스턴트맨은 모두 전문적이고 긍정적이다. 한 장면, 그것도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의 촬영을 위해 방법을 연구하고 집중한다. 수십 번을 굴러 떨어지는 자동차 안에서 나오면서 엄지 척을 하는 그들을 관객이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영화는 관객도 수많은 스턴트맨들과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이런 감정은 결국 주인공인 콜트와 조디의 사랑을 응원하는 큰 동력이 된다.
영화 <스턴트맨>은 영화 촬영장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하지만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스턴트맨의 고충과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콜트와 조디의 러브스토리에 악당 노릇을 하는 배우를 등장시켜 다양한 액션 장면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까지 살짝 추가하여 보여주면서 진짜 이들의 얼굴을 드러내 놓는 영화다. 그들이 작업에 임할 때 갖게 되는 감정, 그들을 이용한다고 느낄 때 갖게 되는 감정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을 극에 녹여내면서 결국은 모든 스턴트맨을 응원하고 사랑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연출한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 본인이 스턴트맨 출신이다. 전작은 <존윅> 1편과 <아토믹 블론드> 같은 다양한 액션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그가 겪었을 감정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카체이싱, 근접격투, 총격전 같은 다양한 액션 장면들이 로맨스 장면들과 적절하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무척 즐겁게 영화를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영화의 스틸컷은 [왓챠]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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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성과 모성애에 관한 시선과 뒤따르는 감정의 파고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나의 눈부신 친구’의 작가 엘레나 페란테이 집필한 나쁜 사랑 3부작 중 한 편인 ‘잃어버린 사랑’을 원작으로 우리에게 배우이자 제이크 질렌할의 누나로 친숙한 매기 질렌할이 첫 연출과 각본을 맡아 제94회 아카데미 3개 부문 후보를 포함해 전 세계 영화제에서 103개 부문 노미네이트,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포함한 37개 수상을 거머쥔 영화 로스트 도터 리뷰입니다. 그리스의 휴양지를 찾은 비교문학 대학교수 레다가 젊은 엄마 니나를 만나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로 그들의 행동과 모습을 통해 여성성과 모성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보수적이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인간의 욕망에 충실한 파격적인 여성을 그리는 작가의 솜씨가 여성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을 만나 책을 통해 개인이 혼자 떠올려보는 상상이 아닌 큰 스크린으로 다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짜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엄마, 딸, 여성이라면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여백을 남겨주는 미묘함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합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로스트 도터 정보 및 출연진
따님들 어렸을 땐 어땠어요?
다양한 언어에 대한 비교문학을 공부하는 대학교수 레다는 홀로 그리스의 작은 해변 도시로 휴가차 방문합니다. 별장 관리인 라일과 해변 관리 아르바이트 윌의 친절에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가에서 그녀만의 호젓한 휴가를 만끽할 줄 알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저택에 사는 대가족이 몰려와 해변을 차지하면서 그의 심기는 점점 불편해집니다. 그리고 그들 중 어린 딸 엘레나와 함께 나온 니나에게서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눈을 뗄 수 없게 됩니다. 15년 전 두 딸을 키우며 워킹맘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식을 얻고 키우는 즐거움보단 괴로움,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성취욕 등이 충돌하던 그때를 말이죠.
예고편│ Trailer
원제 : The Lost Daughter│감독·각본 : 매기 질렌할
원작 :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잃어버린 사랑
출연진 : 올리비아 콜맨, 다코타 존슨, 제시 버클리, 피터 사스가드, 폴 메스칼, 에드 해리스 외 多
장르 : 드라마│상영 시간 : 122분
국가 : 미국, 영국, 이스라엘, 그리스│등급 : 15세 관람가
평점 : 기자·평론가 6.75, 왓챠피디아 예상 3.2, 로튼 토마토 신선도 94% 팝콘 50%, IMDB 6.7, 메타 스코어 86점
개봉일 : 2022년 7월 14일
여성들의 앙상블, 그들의 섬세한 메시지
원작을 쓴 엘레나 페란테가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은 굉장히 직선적으로 느껴지는데, 마치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인 룰처럼 여겨왔던 모종의 합의를 깨부수는 형태로 접근합니다. 이러한 미묘하고 비전형적인 심리묘사의 중심되는 레다를 돋보이는 것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올리비아 콜맨으로 묵직한 존재감으로 드라마임에도 묘한 긴장감을 만들며 중심을 잡아주죠. 그리고 여성에서 엄마라는 위치로 옮겨가며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작품의 상징적인 의미인 여성성과 모성애를 둘러싼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니나를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 명인 다코타 존슨이 맡아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이징 스타라 할 수 있는 아일랜드 배우이자 가수인 제시 버클리로, 누군가는 이기적으로 볼지 모르지만 부모 이전에 한 여성이자, 인간으로 솔직한 젊은 레다를 맡아 완벽하지 않아 더 일반적이라 느낄 수 있는 열연을 펼칩니다. 세 명의 출중한 배우들과 현장 경험이 많은 감독이 만들어낸 앙상블은 이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충분한 메시지를 완성시킵니다.
# 로스트 도터 평점
애들이 없으니 어떻던가요?
교수이자 번역가인 주인공은 작은 해변 마을에 도착해 햇빛 아래서 휴식을 취하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그녀를 둘러싼 상황들은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세상과 주변 사람들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자기중심적으로 강박적인 행동에 이상한 것의 중심은 그라는 걸 쉽게 깨달을 수 있죠. 그렇게 작품은 한 여성이 다른 여성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욕망과 충동에 이끌려 자유를 갈망했던 기억들을 통해 현재의 불안한 감정에 대한 수수께끼를 천천히 풀어갑니다. 이러한 현재의 장면들은 20년 전 레다의 삶이 겹쳐지는 신비롭고 긴장된 묘사를 통해 개인의 성취욕과 자신에게 매달리는 두 딸을 양육하는 것에 애쓰지만 점차 지치고 짜증이 쌓여 압도당해버린 한 여인의 과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죠.
‘82년생 김지영’처럼 근래 한국독립영화에서 종종 사용되는 산후우울증이지만, 그녀가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묘사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으로 점차 깊이 빠져들고 마는 늪처럼 그려집니다. 일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남편이 등장하지만, 자신의 무게에 짓밟혀 질식되어가는 모습은 끝끝내 극단적인 일탈을 불러오고 외형적으로 꿈꾸던 목표에 도달했죠. 하지만, 그녀에게 남은 죄의식은 다른 형태로 현재를 잠식해가고 자신이 밟아왔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같은 니나에게 감정을 투영할수록 문제는 복잡하게 꼬여갑니다. 결국 소소한 사건들이 이어져 점차 더 자신을 갉아먹는 과거에 옥죄어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고 그 모습을 통해 완벽한 해답보다 관객들에게 답을 구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죠.
사람들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니나의 현재 모습과 결부되어 두 인물이 묘하게 평행선을 이루면서 양육의 모습과 당시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살 것 같습니다. 반대로 지금까지 관습적으로, 묵시적으로 내려오는 무게감이 주인공의 충동적인 행동들이 불편하거나 꺼림칙할지도 모르죠.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어둠이 있듯 어쩌면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이자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인간적 캐릭터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매기 질렌할은 첫 연출임에도 원작의 색을 잘 이어 인형을 통해 과오를 속죄하고자 하는 행동들, 다시금 상기되는 배꼽의 상흔, 흘러나오는 음악들(특히, 가사 의미가 투영된 본조비의 Livin' on a Prayer)까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다양하고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한 세 배우의 연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특히,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일에 대한 성취, 성적 욕망 등에 빠져든 제시 버클리는 ‘멘’이랑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아마 남성 관객이 100% 공감과 이해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들이라 출산과 육아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여성 관객이라면 감정적으로 많이 와닿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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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정서 학대
개봉 전 스크리너 시사회로 먼저 관람하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인생에서 꽤 중요한 존재다. 우리 모두는 갓 태어났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엄마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 먹을 것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것을 알려준다. 다른 무엇보다 엄마라는 존재가 주는 정서적 안정감은 굉장히 중요하다. 사랑이라고 하는 그 감정은 부족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애정결핍이 되고, 너무 넘치면 애정 과잉이 되어 한 사람의 성향을 만드는데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우리가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대부분은 따뜻함과 포용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엄마의 사랑은 넘치든 모자라든 큰 영향을 준다.
그럼 엄마에게 아이란 무엇일까. 사실 아직까지 현대사회에서도 엄마는 전통적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육아에 대한 부담을 아빠와 사회 제도가 약간은 보조해주지만 여전히 엄마에게 육아의 부담의 무게가 좀 더 있다는 건 사실이다. 그렇게 엄마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커리어의 일부를 포기하거나 아예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태어난 초기에 대부분의 엄마는 혼란스러워하고 고민도 많아진다. 그 상황에서 아이를 교육하고 또 사랑을 주게 되는데 여기서 각 엄마들의 사랑의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어떤 방식은 조금 과격할 것이고, 어떤 방식은 한없이 부드러울 것이다. 그 강약은 엄마도 아이도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그 사랑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엄마가 딸에게 주는 사랑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
영화 <비올레타>는 한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 이야기 속에는 엄마인 한나(이자벨 위페르)가 딸인 비올레타(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에게 주는 사랑의 방식이 그려진다. 영화 초반 비올레타의 모습에서 엄마는 그저 그리운 존재다. 증조할머니와 같이 생활하고 있는 그는 주로 외부 활동을 하고 가끔씩 찾아오는 엄마를 볼 때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잠깐의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집 밖으로 나가는 엄마 한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비올레타의 모습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한나는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카메라로 누군가를 찍는 등 예술 쪽 관련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마로 인한 감정적 부재는 있지만 비올레타는 학교에서 크게 문제가 없는 아이였다. 증조할머니의 보살핌과 기도를 받으며 어느 정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주변에 특별히 나쁜 친구들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상황 그대로 자랐어도 어느 정도 일반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문제는 엄마 한나가 좀 더 적극적으로 비올레타를 찾아오기 시작한 이후 벌어진다. 동료 미술가인 에른스트(드니 라방)에게 카메라를 받은 이후 한나는 여러 모델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작품들을 작업해나간다. 일반인 중에서 모델을 선택하는데, 그가 선택한 모델 중 한 명이 바로 비올레타다.
한나는 비올레타에게 보고 싶었다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딸이 사진의 모델이 되는 길을 이끈다. 비올레타에게 그 사랑이라는 말은 한없이 달콤한, 자신이 그렇게 원했던 엄마의 사랑이다. 문제는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거기서부터 의심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딸을 찾아오지 않다가 갑자기 매일 찾아오는 엄마가 말하는 사랑이 얼마나 진실된 것일까. 그런데 비올레타는 그렇게 엄마가 자신을 원한다는 그 자체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린다. 그만큼 그동안 받지 못한 엄마의 사랑은 달콤하다.
엄마가 주는 사랑과 비올레타가 원하는 사랑 사이의 괴리
사실 영화 속 엄마 한나가 요구하는 수준이 단순히 이쁜 옷을 입고 사진 촬영을 몇 번 하는 정도라면 보는 관객들도 모녀의 관계와 활동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 한나는 계속적으로 사진의 수위를 높여간다. 아직 중학교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비올레타는 엄마의 요구에 맞추어 어른 옷을 입고 화장도 짙게 한다. 그때부터 비올레타는 학교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게되고,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이 되거나 따돌림을 당한다. 거기에 심한 노출 사진까지 찍게 되면서 비올레타는 하기 싫은 일과 엄마의 사랑 사이에서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엄마 한나의 논리는 간단하다. 자신의 작품을 완벽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모델은 딸 비올레타고, 그와 함께 작업했을 때 그가 일하는 예술계에서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이 인정받고 돈을 버는 것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비올레타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건 비올레타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성인이 되지 않은 어린 소녀에 불과한 비올레타는 엄마가 찍는 사진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엄마의 사랑이 필요했지만 그 사랑은 자신의 신체를 드러내고 그것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사랑에 숨겨진 폭력은 결코 외면할 수 없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엄마와 함께 하는 건, 공포와 짜증이 된다. 아이에게 그 상황은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고 자기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도 없다. 그러니까 엄마에게 떨어지면 사랑받지 못하고 유일한 가족이 되어버린 한 사람과 멀어지게 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엄마와 같이 있으면 자신의 치부가 외부에 공개된다. 아이는 도망갈 곳이 없다. 최악의 경우, 죽음만이 그 탈출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시 한번 질문할 수밖에 없다. 엄마에게 아이란 무엇일까. 엄마에게는 아이로 인해 여러 가지 넘어야 할 장벽이 생긴다. 경력에 단절이 생긴다거나 아예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남편이 없고 혼자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건 더 큰 벽이 된다. 영화 속 한나는 비올레타를 모델로 사진을 찍으면 딸과 시간을 보내며 딸이 원하는 사랑을 충족시켜 줄 수 있고, 자신의 커리어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한 가지는 비올레타는 아직 성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자신이 생각한 사랑과 커리어의 균형은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 영화 안에서 엄마 한나에게 아이는 자신의 안정과 출세를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린다. 즉, 아이가 만든 사회의 장벽을 아이로 넘으려고 결정한 것이다.
너무나 이기적인 엄마 한나의 사랑
영화 <비올레타>를 다 보고 나면 엄마 한나가 내뱉는 ‘사랑’이라는 말이 굉장히 폭력적이고 일방적으로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안기는 비올레타의 모습에서는 측은함과 분노를 느낀다. 사실 부모가 된 모두가 하는 실수 중에 하나일 것이다. 부모는 아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무언가를 교육시키고 또 함께 하지만 그것은 아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부모의 사랑이 필요해서 아이는 그저 부모가 원하는 대로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온전히 다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처음에는 그들이 생각했을 때 아이를 위한 놀이나 교육을 시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아이에게 가장 적절한 길을 찾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고, 아이를 위한 사랑일 것이다.
엄마 한나는 그 사랑을 이용했다. 어쩌면 딸에게 주는 사랑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몰랐던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한나의 아픈 과거가 드러난다. 하지만 그런 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나가 비올레타에게 했던 나쁜 사랑을 정당화할 수 없다. 한나는 비올레타에게 계속 사랑한다고 소리치지만 비올레타에게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니고 멀리 도망치게 만드는 아픈 말이 되어 버린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분노가 치미게 되는 건, 그런 한나의 이기적인 사랑 방식 때문일 것이다. 그에게 아픈 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용서할 수 없는 건, 영화 맨 마지막 비올레타의 행동을 통해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영화 <비올레타>는 2011년에 만들어져 칸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영화다. 또한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드니 라방의 뛰어난 연기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비올레타 역의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도 성공적인 데뷔를 했던 영화다. 이 영화에서 특히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 영화를 연출한 에버 이오네스코 감독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이다. 자신의 엄마가 어린 시절 자신을 촬영했던 경험을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는 감독은 그것의 특징적인 아픔을 영화적 이야기로 재구성하여 <비올레타>를 완성했다.
영화 <비올레타>는 비록 만들어진지 10년이 지났지만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부모가 주는 사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아이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행해지는 강요는 오히려 아이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모든 부모가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 적정한 선을 찾아 지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게 계속 질문하면서 좀 더 좋은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부모도 아이도 한나와 비올레타의 길을 걷지는 않을 것이다. <비올레타>는 그 사랑의 방식이 잘못 이루어진 모습을 잘 보여준다. 특히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조금 아프더라도 이 영화 관람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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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개봉 기대작.zip
안녕하세요!
벌써 2022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중 기대작을 중심으로
작품을 모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٩( ᐛ )و
화이트 노이즈
ⓒ 네이버 영화
SYNOPSIS
불확실한 세상에서 사랑과 죽음, 행복의 가능성이라는 인류 보편의 수수께끼와
씨름하는 동시에 일상적인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려 애쓰는 오늘날 미국 가정의 모습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
CINE PICK
<화이트 노이즈>는 돈 드릴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넷플릭스 화제작 중
하나이다. 제7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정식
개봉일은 12월 7일이고, 넷플릭스 공개일은 12월 30일이다.
더 메뉴
ⓒ 네이버 영화
SYNOPSIS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코스 요리를 즐기기 위해 외딴 섬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을 방문한
커플이 최고의 셰프가 완벽하게 준비한 위험한 계획에 빠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CINE PICK
할리우드 대세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와 니콜라스 홀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 더 메뉴>는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으로 국내외
언론과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정식 개봉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아바타: 물의 길
ⓒ 네이버 영화
SYNOPSIS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CINE PICK
2009년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신드롬을 일으켜 외화 최초로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아바타>의 속편이 13년 만에 개봉하며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는 IMAX 3D, 돌비 시네마 등 다양한 포맷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뮤직 바이 시아
ⓒ 네이버 영화
SYNOPSIS
마약중독자였던 '주'가 자폐 환자 이복동생 '뮤직'과 재회한 이후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CINE PICK
<뮤직 바이 시아>는 '스노우 맨', '샹들리에', '언스토퍼블' 등 다수 히트곡을 탄생시킨
세계적인 팝스타 시아가 각본과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에는 시아가
가지고 있던 음악적 개성이 담긴 10곡의 OST가 삽입됐다.
지옥의 화원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 받는 세계,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나오코가 싸움에 휘말리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피스 코믹 액션.
CINE PICK
일본의 천재 개그맨이라고 불리는 바카리즈무가 각복을 썼으며, 지난 여름에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화려한 액션과 허를
찌르는 웃음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영웅
ⓒ 네이버 영화
SYNOPSIS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CINE PICK
<영웅>은 오리지널 캐스트 정성화 배우를 시작으로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실력파 배우들의 가슴을 울리는 뜨거운
시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한국 영화에서 한번도 시도된 적 없는 현장 라이브
녹음 방식으로 배우들의 열연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젠틀맨
ⓒ 네이버 영화
SYNOPSIS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
CINE PICK
흥신소 사장이 누명을 벗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게 되는 독특한 설정과 나쁜 놈을
응징하는 과정을 통쾌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크레이지 컴페티션
ⓒ 네이버 영화
SYNOPSIS
한 억만장자가 80세 생일 기념으로 자신의 명성을 더 널리 알릴 불세출의 걸작 제작을
기획하고, 이에 천재 감독, 월드 스타, 연기 거장이 모여 영화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CINE PICK
해외 유수의 영화제 및 2022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며 뜨거운 반응을
받았던 화제작 <크레이지 컴페티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연기파 배우들이 맡아
폭발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극에 빠져들게 만들 것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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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엘 코엔의 <트레지디 오브 맥베스>
애플과 A24는 12월 25일 극장, 1월 14일 애플 TV 플러스에서 프리미어 공개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전 희곡을 조엘 코엔이 새롭게 각색한 "트레지디 오브 맥베스"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흑백으로 촬영한 코엔은 스코틀랜드 연극에서 맥베스 경 역할의 덴젤 워싱턴과 레이디 맥베스 역의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출연한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에 대한 권력을 얻기 위한 그 부부의 살인적인 책략과 그로 인한 광기로의 추락을 뒤따르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불길한 분위기의 예고편은 하늘을 선회하는 크고 검은 새들의 흩어진 영상들, 사막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맥베스, 땅에서 왕관을 들어올리는 손, 그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맥베스 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 속 유일한 대화는 마녀의 목소리이며, 연극의 가장 상징적인 대사 중 하나를 말한다.
덴젤 워싱턴과 맥도먼드가 출연진에 합류하는 것은 물론 코리 호킨스, 브랜단 글리슨, 모제스 잉그램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트레지디 오브 맥베스"는 코엔의 솔로 감독 데뷔작으로, 코엔과 그의 형제 에단 코엔없이 프로젝트를 지휘한 첫 번째 작품이다. 그러나 그의 아내 맥도먼드는 코엔 형제의 영화 '블러드 심플'과 '파고'에 출연했고 글리슨은 '카우보이의 노래'에 출연했다. 맥도먼드는 클로이 자오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노마드랜드'에서의 출연했고, 이 작품으로 그녀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코엔의 작품은 오손 웰즈가 감독하고 주연한 "맥베스"와 구로사와 아키라의 사무라이 버전인 "거미의 성"을 포함한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 중 하나이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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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 花束みたいな恋をした, 2021
'코로나19'가 있었지만, 일본은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자국 영화 흥행을 갈아치울 만큼 호황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서 내렸다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재밌는 건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정체성입니다.
아시다시피, 일본 영화에서 실제 배우들이 나오는 건 만화의 실사화 혹은 리메이크인데 이 영화는 "오리지널 각본"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평가와 흥행(6주 연속 1위) 마저 좋았으니 이 영화를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리무라 카스미"의 팬이기에 그녀를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것을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었고요.
이런 긍정적인 요소들만 모아둔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어땠는지? -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집으로 갈 막차를 놓친 21살의 대학생 "무기"와 "키누"는 우연한 만남을 가집니다.
시간은 집으로 갈 아침 첫 차까지 였지만, 의외로 취미가 맞았고 말하는 것도 통하며 그들은 어느새 연인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가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어느새 그들은 서로에게 모진 말만을 내뱉는 남들만도 못하는 사이가 되는데...극장에서 꽃다발들 받을 준비하세요.
1. 아무런 선입견 없는 일본 로맨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 영화에서 실제 배우들이 나오는 건 만화의 실사화 혹은 리메이크로 원작을 먼저, 살펴보게 만듭니다.
이런 이유에는 해당 영화들이 원작과 이야기를 크게 바꾸지 않으려는 것도 있지만, 분위기가 어떤지를 살펴보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로맨스"가 오그라든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보려는 관객들과 안 보려는 관객층을 갈라두는데요.
그런 점에서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어려운 입지에 서있는 영화입니다.
앞전부터 쌓아온 "일본 로맨스"의 부정적인 선입견과 원작이 없으니 사전적으로 파악할 수 없으니까요.그러니 내 맘대로 해도 되는 거죠?
앞서 부정적인 요소들이 존재했지만, 이를 모르는 관객들은 해당 영화만으로 즐길 수 있으니 오히려 좋은 게 아닐까요?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을 즐길 수 있는 요소는 필자만 겪어보지 못한 현실적인 로맨스입니다.
일본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순정만화체의 로맨스만 선보이다 현실적인 로맨스로 그동안의 "클리셰"가 깨지는 신선함을 다가왔을 것이고, 국내에서는 이런 유의 로맨스가 드라마로 많이 선보였던 만큼 익숙할 겁니다.
그런 점에서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앞서 언급한 부정적인 요소들이 없는 "제로(0)"에서 볼 수 있습니다.2. 국가를 막론하고, 가장 보편적인 로맨스
그래서인지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은 낯선 일본 영화임에도 익숙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뜨거웠던 연애 초기와 다르게, 서서히 식어가는 과정은 제목의 "꽃다발"이 서서히 시들어가는 것을 이들의 연기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를 연기만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연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꺾어 신어도 편안한 "운동화"가 이제는 뒤꿈치가 까질 정도로 아픈 "구두"로 변하는 것처럼 이들의 관계에도 변화가 있다는 것을 장면으로 보여주거든요.
그렇기에 영화는 '똑같다는 것이 축복인지 불행인지?'를 관객들에게 건네옵니다.사랑? 에라 모르겠다
흔히, "사랑은 잔인한 감정"이라고 일컫는데 이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행복으로 느끼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있어 "변화"는 괴로우나 이게 정착되면, "적응한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랑"은 나보다는 너를 생각하고 내가 겪는 고통을 너의 행복함을 나의 행복함으로 받아들이는데요.
그렇기에 너의 결점도 좋게 받아들이는 "콩깍지가 씌었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죠.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에서는 이런 과정이 없을 정도로 "무기"와 "키누"의 달달함을 뽐내며 이를 축복으로 받아들이게 하지만, 이내 식어가는 과정에서 불행임을 자각하게 만듭니다.3. 우리는 빙빙 돌기만 한 건 아니었어
앞서 "사랑을 잔인한 감정"으로 설명한 만큼 타인의 결점도 좋게 받아들이는 "콩깍지가 씌었다"라는 말은 너의 그런 모습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극 중 한 선배의 죽음에 "무기"는 공감해 주길 바라지만, "키누"는 그렇게 하지 않는데, 이런 이유에는 이들에게 그 선배의 기억은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미, 콩깍지가 벗겨진 이들에게 이를 버티기에는 사랑은 또 하나의 잔인함으로 다가서니 영화는 앞서 말한 '똑같다는 것이 축복인지 불행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꼭 제자리걸음이 아니야!
그렇게, 서로의 이별을 암묵적으로 결정한 그들은 "관람차를 타본 적이 없다"라는 말로 이를 탑니다.
영화는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그리고 낮은 곳으로 되돌아가는 "관람차"로 들이 사귄 4년을 말하려 합니다.
이에 내린 "무기"와 "키누"는 처음 만났던 식당과 그 자리로 가려 하지만, 이미 누군가 앉아있어 부득이하게 다른 곳으로 갑니다.
그리고 몇 년 전, 자신들과 똑같은 입장의 남녀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이 장면만 본다면, '이들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지?'라는 회한의 눈물로 보이겠지만 이 장면은 그 이상의 감정을 토로합니다.4. 끝내 다시 올라타지 못한 이들...
영화에서 "무기"는 그림을 그리는 취미가 존재하는데, 그림은 자신의 손으로 나오는 것으로 통제성이 강합니다.
관계가 깊을 때와 다르게, 관계가 틀어지는 순간부터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들의 관계가 이들의 의지에 떠난 것을 빗대어 말하면 "관람차"에 타는 것은 이들의 의도이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건 온전히, "관람차"의 역할일 겁니다.
관람차가 이들을 높은 곳과 낮은 곳으로 데리고 그만큼 좋은 시간과 나쁜 시간도 있었을 테니 결코, 제자리걸음만 걸어간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런 무수한 순간들을 반복하고 같이 겪었지만, 관람차를 다시 같이 탈 힘이 없다는 것에 눈물을 보인 게 아닐까요?나도 꽃다발 같은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맞이한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엔딩은 끝끝내 지워지지 않았던 일본 영화스러움이 살짝이나마 나옵니다.
마치, <라라랜드>에서의 "미아"와 "세바스찬"의 재회처럼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이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분명히 아쉬운 점으로 보일만도 하지만, 이미 이 영화에게 콩깍지가 제대로 씌워진 이 마당에 이는 큰 결점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이미,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부터가 큰 꽃다발을 받은 거랑 똑같거든요.※ "무기"역의 "스다 마사키"분에게서 왠지, "박정민"배우분의 모습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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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2022년 1월 1주 신작 영화
[WEEKEND CHOICE MOVIE] #왓챠#왓챠신작 #왓챠영화#왓챠2022
#브로드처치 #니시아적영요 #월광변주곡 #나의직장상사는코미디언 #러덜리스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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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필 정체를 숨기고 조용히 지내던 동석이형을 건드린 깡패 ㅋㅋㅋ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영화에취한다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allwey01
사용중인 이어폰 : 저지연 무선이어폰 GTW270 hyb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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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뉴 암스테르담 시즌 1> 공식 예고편
뉴 암스테르담 공립 병원의 원장으로 부임한 굿 윈 박사.
그는 병원의 해묵은 관료주의를 깨부수기로 결심하고,
부임 첫 날 부패한 의사들을 대거 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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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잘리카투> 메인 예고편
푸줏간(도축장)에서 도망친 물소가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닌다. 마을 남자들은 폭주하는 물소를 잡기 위해 나서고 이웃 마을 남자들까지 몰려들자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진다. 평화롭던 마을은 물소를 제압하려는 남자들로 인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버리고, 인간과 짐승의 구분이 사라져 버린 물소 사냥은 점차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광기로 변해간다.
※ 잘리카투(또는 살리카투) JALLIKATTU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수확축제인 퐁갈에서 진행하는 전통있는 집단 경기다. 황소를 남자들 무리 속에 풀어놓으면 참가자들은 황소의 등에 올라타서 최대한 오래 버티거나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는데, 이 과정에서 살벌한 장관이 펼쳐진다. 리조 조세 펠리세리 감독의 <잘리카투>는 잘리카투 경기를 묘사하는 영화는 아니다. 확실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