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4-01 11:44:14
3월 다섯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파묘> 1위 재탈환
개봉직후 1위에 올랐던 <댓글부대>를 꺾고 <파묘>가 1위를 재탈환했습니다.
1100만을 앞두고 있는 파묘의 흥행질주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국내박스오피스]
영화 <파묘>가 신작 공세에도 주말 극장가에서 1위를 지켰습니다. <댓글부대>는 개봉 당일 <파묘>를 제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나, 하루 만에 1위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1100만을 앞두고 있는 <파묘>의 관객몰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한편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가 23만여 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3위에 올랐습니다.
[북미박스오피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가 개봉 3일 만에 8000만 달러의 스코어를 달성하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영화는 상상초월의 거대한 위협에 맞서 힘을 합친 고질라와 콩이 몬스터버스사상 최강의 팀업을 펼치는 액션 블록버스터로 국내에서도 외화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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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로부터 '무민'을 그려내다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쓴 글입니다.
*글에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무민’ 캐릭터는 알고 있었지만, 책과 만화를 읽어 본 적은 없는 내게 무민 작가의 삶을 다룬 영화 〈토베 얀손 〉은 꽤 놀라웠다. 나는 캐릭터에 그를 창조한 작가가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하얗고 동그라며 귀여운 트롤인 무민을 그린 작가 역시 아기자기하고 아담한 성품의 온화한 인물이었을 거라 막연히 짐작했다. 그러나 완벽한 편견이었다. 토베의 삶은 격정적이었고, 무민은 굴곡진 그녀 삶의 순간들을 오롯이 품은 넓고 깊은 캐릭터였다.
영화 〈토베 얀손〉은 토베가 삶의 가장 중요한 두 영역인 일(예술)과 사랑 모두에서 실패를 겪었다고 말한다. 먼저 예술이다. 누군가는 무민이 토베 사후에 인기를 얻은 것도 아닌데 왜 그녀가 예술 영역에서 실패했다고 말하는지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토베에게 예술적 성취는 유명세의 문제가 아니었다.
토베의 아버지는 핀란드의 유명한 조각가였다. 토베가 아버지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길 꿈꿨다면 조금은 수월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만약 그랬다면 무민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토베는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아버지는 그런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고 둘은 자주 갈등을 겪었다. 결국 토베는 집을 떠나 2차 세계대전의 폭격으로 엉망이 된 허름한 집을 구해 홀로서기를 시도한다.
토베는 무민으로 성공을 거둘 때까지 빈곤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런데 무민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어도 기뻐하지 않는다. 토베가 무민을 ‘본업(그림)’에 방해되는 시시한 낙서, 제대로 된 예술이 아닌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무민은 생계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자신에게 사인을 받은 후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는 씁쓸한 토베의 표정은 그녀가 무민에 느끼는 거리감을 잘 보여준다.
그다음은 사랑이다. 영화 마지막에 토베가 평생을 함께할 레즈비언 파트너 투티키를 만났다는 언급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영화가 비추는 생애 기간에 토베는 늘 사랑의 실패자였다. 토베의 사랑이 향하는 첫 번째 대상은 사회주의를 주창하는 유부남 국회의원 아토스다. 그는 다정하고 사려 깊으며 토베를 이해해준다. 그런데 토베가 아토스를 사랑하는 동시에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긴다.
토베의 두 번째 사랑은 헬싱키 시장의 딸, 연극 연출가, 레즈비언인 비비카다. 비비카는 저돌적으로 토베를 유혹하여 사로잡는다. 아토스는 비비카에게 마음을 빼앗긴 토베를 보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그는 토베와 비비카 사이에 사랑이 싹트는 걸 견디기 어렵다. 한 명의 마음속에 두 명을 향한 마음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에게 생경하다. 아토스와 토베의 관계는 점차 소원해진다.
문제는 비비카와의 관계도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데 있다. 바람둥이인 비비카는 속박받는 관계를 싫어한다. 욕망이 이끄는 곳을 따라다니는 그녀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그런 비비카에게 상처 받은 토베는 충동적으로 아토스에게 청혼하기도 한다. 동성애 사랑 실패의 보상으로써 이성애 결혼으로 도피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토베의 양심은 이러한 도피가 오래도록 지속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청혼에 행복해하는 아토스를 보며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아토스는 또 한 번 좌절한다. 둘이 한 때 사랑하는 사이였기에, 아토스의 좌절은 토베의 좌절이기도 하다. 사랑의 실패는 쌓여만 간다.
비비카를 향한 토베의 마음은 그 이후로도 오래 이어진다. 토베가 최종적으로 비비카를 단념하는 건 그녀가 영원히 자기 손에 잡히지 않을 사람이란 걸 분명히 깨달은 후다. 토베는 비비카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여러 파트너 중 한 명으로 머무는 것을 견딜 수 있을 만큼은 아니다. 토베가 평생을 함께할 연인 투티키를 만나는 건 이 모든 혼란과 상처가 지나간 후다.
요컨대, 토베 얀손은 예술가를 지향했으나 도달하지 못했고, 사랑을 갈구했으나 안착하지 못했다. 이중의 실패는 경제적 윤택과 그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자기만의 세계에 침잠하게 만들었다.
무민의 힘은 여기서 나온다. 토베는 좌절과 고난의 순간에 틈틈이 무민을 그렸다. 스너프킨은 아토스, 토프슬란과 비프슬란은 각각 토베 자신과 비비카를 형상화한 캐릭터라고 한다. 항상 파이프를 물고 있는 스너프킨과 둘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하는 토프슬란·비프슬란은 모두 토베가 가장 깊게 사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착안한 캐릭터였다. 무민은 토베 삶의 모든 순간에 깃들어 있다.
무민이 끝내 토베와 세상을 화해시킨다는 점이 흥미롭다. 늘 세상에 거부당했던 토베는 자기 내면의 분노, 좌절, 고집, 사랑, 행복의 감정을 쏟아 무민을 창조했다. 얄궂게도 그런 무민은 토베를 밀어낸 세계에서 환대받는다. 토베가 열렬히 갈망했던 대상은 토베를 외면했지만, 자신이 부정당했다는 마음을 담아 먹고살기 위해 만든 캐릭터는 토베에게 오래도록 지속될 명예를 선물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는 토베로부터 삶이란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임을 배운다. 이처럼, 때때로 ‘실패한 삶’은 예술이 된다. 생애사의 중요한 대목을 전부 담아내야 한다는 전기 영화의 의무감이 헐거운 감정선으로 이어진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옹호하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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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 2023>
<더 스퀘어>에 이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신작 <슬픔의 삼각형>을 보고 왔습니다. 다소 충격적인 포스터처럼 이런저런 괴소문이 자자한 영화 중 하나인데, 오늘 리뷰에서는 영화는 어떤지부터 시작해서 영화가 담고 있는 것들과, 또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볼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다뤄볼 예정입니다.
우선 전작인 <더 스퀘어>가 예술가의 위선과 특권의식을 다뤘다면 <슬픔의 삼각형>은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젠더와 계층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의 삼각형은 마치 계급을 나타날 때 삼각형을 떠올리게 하는데, 영화는 내내 이것을 전복시키면서 대담하고 강렬한 풍자를 이어갑니다. '온갖 위선과 무지로 뒤덮인 상류층이 계급이 전복된 사회가 찾아온다면 과연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독특하고도 과감하게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이 인상적입니다. 더불어서 영화는 마르크스 등의 어록을 언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개념을 직접적으로 이용해서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를 탁월하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매우 심오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려워서 재미없지 않습니다. 저도 영화 내내 몇 번이나 웃었던 것 같은데, 그 정도로 굉장히 독특하고 흥미로워서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세 개의 챕터로 나누어진 2시간 반으로 꽤나 긴 편인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게 됩니다. 시사회에서도 정말 많은 분들이 웃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는데, 영화 중반부에 그 유명한 구토 장면이 나옵니다. 이 구토는 상류층의 위선을 가장 강렬하게 풍자하는 요소로 영화적으로 굉장히 중요하지만 비위가 약하신 분들이라면 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반쯤 스크린을 바라보지 못한 것 같은데, 빈속에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 장면만 주의하신다면 영화 전체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보실 수 있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히 훌륭합니다. 우디 해럴슨부터 시작해 해리스 디킨슨, 샬비 딘 모두 훌륭하지만 영화 3장부터 등장하는 돌리 데 레온의 연기가 특히나 인상 깊습니다. 스포일러로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영화가 어떠한 지점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말로는 형용하지 못하는 표정을 짓는데, 그 장면에서 이어지는 엔딩은 강렬합니다.
영화가 함유하고 있는 주제가 최근 많은 영화들에서 다뤄지고 있기도 하고, 본 영화에서 어떠한 독특한 지점이 있는 것도 아니라 그리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많이 다뤄진 것뿐이지 여전히 유효한 주제기 때문에 독창적인 변주만 있다면 저는 만족이네요. 감독의 전작인 <더 스퀘어>를 보고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루벤 외스틀룬드 특유의 유머 스타일이 있는데, 그걸 알고 보면 더 재밌어요.
이 영화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작인 <더 스퀘어>보다 좋았네요. 시사회에서 나눠준 굿즈도 전부 마음에 들었고요. ㅎ
+) 샬비 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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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되지 않은 마음이 한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
- 자유로웠던 생활 속에 갑작스레 닥쳐온 의무와 책임은 불행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매개체가 된다. 웃음이 가득했던 표정은 무미건조함으로 가득한 모습이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혼란 속에서도 당연한 사랑은 존재할까. 어떤 사랑은 보편적인 상황에서 바라봤을 때,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렇게 절대적이지 않은 모성애와 결핍이 마찰하며 일으키는 충돌을 보여주는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소개한다.
대비되는 붉은 색으로 가득한 주변, 겹치는 모습과 누군가 소외된 채로 웃음으로 가득한 집이 비친다. 계속해서 비춰주는 빨간 빛, 과거와의 연결 고리가 조금씩 좁혀진다. 뜨겁게 피어오르는 사랑과 한순간의 실수로 벌어진 결실, 그리고 불행의 서막을 번갈아 가며 보인다. 에바를 비추는 거울에 케빈이 있듯 오직 그를 남긴 채 모든 것이 사라졌다. 오직 그들만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순간에 피어오른 뜨거운 사랑으로 인한 계획되지 않은 임신과 고통스러운 출산이 이어지며 괴로움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리고 에바는 육아와 집안일 그리고 일을 동시에 하게 되며 그 감정은 극대화 된다. 모두 그가 한 선택이지만 괴로운 것도 사실이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 앞에서 "난 네가 태어나기 전에 더 행복했어"와 같은 말을 하며 후회 하는 모습을 드러내는 반면 사회에서 바라보는 모성애를 주입한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다. 툭하고 나오지 않은 사랑의 힘은 노력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사랑하지 않는 친절함은 독이 되었고 사랑하던 모든 것들은 사라졌으니 "나는 너에게 묻고 싶단다. 왜, 대체 왜 그랬니?"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모르겠어요." 이런 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케빈과 에바의 마찰은 평범하지 않은 성장 과정에 의해 더욱 극대화 된다. 아버지와는 원만한 관게를 유지하면서도 에바와는 전혀 그렇지 않은 모습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무미건조함이 가득한 가운데 케빈이 에바로부터 큰 애정을 느꼈던 순간이 찾아온다. 몸이 심하게 아파 간호를 받게된 케빈은 엄마의 품에 안겨 '로빈 후드'라는 책을 읽는다. 그 생각이 현재로 이어져 맞지 않는 어릴 때의 옷을 입고 활을 쏘는 취미를 가진다.
삐뚤어진 애정은 잘못된 방식으로 더해가 멀면서도 가깝고 싶은 마음이 극대화 된다. 그 예민한 감정으로 사랑하지 않았던 마음을 읽었던 것이다. 몇년 전에 영화를 봤을 때는 망가져 가는 케빈의 모습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바라보니 부정적인 무언가를 해서라도 애정을 갈구하는 결핍된 모습이 보였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에바도 케빈을 마주하며 케빈 자체의 모습과 자신을 바라보게 된 건 아닐까. 평범하지 않은 케빈에게도 거대한 애정이 쏟아졌다면 어떤 모습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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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일차원적인 초상화 <스펜서>
영화 <재키>의 감독으로 알려진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다룬 <스펜서>로 2022년 3월 1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더욱이, 한국 기준 3월 28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될 예정인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해당 영화로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되면서 더욱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에 대한 언급은 비교적 조용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는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새로운 이야기(출처 네이버)를 다룬다. 20살의 어린 나이에 13살 많은 찰스 왕세자와 결혼하여 15년 만에 이혼하고, 1년 뒤인 1997년 8월 36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다. 오히려 지금까지는 그녀의 ‘죽음’에 많은 초점을 두었지만 드디어 다이애나가 겪었던 ‘생’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가 나온 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화를 했다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영화화한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 다른 내용을 선보일 예정이라면, 중요한 요소는 영화적 요소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연출의 포인트는 다이애나 스펜서의 ‘감정’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며칠 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왕실 밖의 점점 발전하는 카메라 렌즈를 든 파파라치들, 다이애나를 압박하는 왕실 내의 사람들, 다 드러난 외도를 지속하는 남편.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다이애나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는 있지만 친절하지 않은 영화적 설명에 상황 파악만 남길 뿐 감정이입으로 넘어가기에는 아쉬운 연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틴은 열연을 펼친다. 지금까지 보이던 퇴폐미는 밝은 왕실의 분위기 속 그림자처럼 보이고 뭘 걸쳐도 힙하게 보이는 그녀의 스타일은 당시 왕실의 스타일을 잘 소화해내던 다이애나를 재현하기에는 충분했다. 다이애나의 분위기는 충분하게 느껴지지만, 다이애나가 놓인 상황 속 다이애나의 ‘반응’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이애나가 느꼈을 압박들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잔인한 갈등과 고통들이 영화에서는 더욱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영화적으로 풀어낼 때에는 더욱 섬세한 연출이 필요했다는 의견이다.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시기 또한 의문이다. 왕실에 합류하고 겪어온 연대기 속 다이애나의 고통이 아니라, 크리스마스라는 특정 일부 기간, 며칠 간의 이야기인데 영화를 보는 동안 그 이유에 대해 찾기 어려웠다.
다시 말해, 사실상 실화를 각색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토리텔링이 풍부한 상황이 전달된 것도 아니고 다이애나의 감정에 집중된 것도 아니고, 남은 것은 그저 다이애나의 재현이라는 의견이다.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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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小雪)부터 대설(大雪)까지 영화롭게
소설(小雪) 과 동시에 찾아온 강추위에 벌써 겨울이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요즘! 어느덧 올해가 한 달여 남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데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2021년이 가고 새로운 해를 맞는다는 생각에 아쉬우면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왔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합니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수도, 마냥 아쉬워할 수도 없으니 남은 2021년을 행복하게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길거리에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우리의 마음을 크리스마스 바이브로 가득 채워줄 '영화'가 있다면 다가오는 겨울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씨네픽이 겨울에 의한, 겨울을 위한 겨울의 영화들을 준비해보았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겨울 바이브 가득 담은 영화들을 함께 만나볼까요?
잇츠 CINE PICK!!
<러브레터>(Love Letter), 1995
드라마, 멜로/로맨스 | 일본 | 117분
감독 : 이와이 슌지 | 출연 :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 9.39 (네이버 관람객)
오늘에서야 다시 꺼내봅니다. 당신이 머문 곳에서…
“가슴이 아파 이 편지는 차마 보내지 못하겠어요.”
첫사랑을 잊지 못했던 그녀, 와타나베 히로코
“이 추억들은 모두 당신 거예요.”
첫사랑을 알지 못했던 그녀, 후지이 이츠키
씨네 pick : "아직까지 <러브레터>를 뛰어넘는 일본 멜로 영화를 보지 못했다" (맥스무비 정유미 기자) 라는 평을 입증하듯, <러브레터>는 국내에서 무려 5번이나 재개봉된 명작입니다. '겨울'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하며 절대 잊혀지지 않을 명대사를 남기기도 한 영화는 포스터만으로도 겨울의 설렘이 느껴지는데요. 여러분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어떤 하루에 <러브레터> 속 오타루의 겨울이 따스한 온기를 채워주길 바랍니다.
<윤희에게>(Moonlit Winter), 2019
멜로/로맨스 | 한국 | 105분
감독 : 임대형 | 출연 : 김희애, 김소혜, 성유빈, 나카무리 유코
⭐️ 9.23 (네이버 관람객)
다시 날 가슴 뛰게 만든 그 말
"윤희에게, 잘 지내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씨네 pick : 얼마전 개봉 2주년을 맞은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는 그 어떤 영화보다 잔잔하면서도 여운이 깊은 영화인데요. 겨울의 오타루와 '편지' 그리고 필름 카메라까지 <러브레터>와 비슷한 소재를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감정을 그려내는 <윤희에게>는 겨울을 담아낸 시 한 편을 본 듯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꿈을 꾸셨나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지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는 요즘, <윤희에게>를 감상하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멜로/로맨스, 드라마, SF | 미국 | 107분
감독 : 미셸 공드리 | 출연 :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 9.26 (네이버 관람객)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 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요?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씨네 pick : 이 영화 추천이 식상하다고 느껴질 수는 있어도, 영화가 식상하다고 느낄 일은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싶은 명작 <이터널 선샤인> 입니다. 여름만 되면 공포 영화가 개봉하는 것처럼, 겨울엔 특히 '사랑'과 관련된 영화가 많은 것 같은데요. 겨울 감성이 사랑이라는 감정과 맞닿아 있어서일까요? 겨울이라는 계절은 절절한 사랑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 같습니다. 요즘 여러분의 감정은 어떤 상태인가요? 우리 과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2003
멜로/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 영국, 미국 | 130분
감독 : 리차드 커티스 | 출연 : 휴 그랜트, 리암 니슨, 콜린 퍼스, 엠마 톰슨,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 9.24 (네이버 관람객)
크리스마스에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로맨틱한 고백
사랑에 상처받은 당신을 위해,
사랑하지만 말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사랑에 확신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선물이 찾아옵니다.
씨네 pick : <러브 액츄얼리> 라는 제목만 들어도,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의 전주가 자동으로 재생되는 마법! 음악뿐 아니라, 스케치북 고백, 영국 명배우들의 열연 등 <러브 액츄얼리>는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정말 많은 영화인데요. 위 영화들이 말그대로 '겨울 영화'라면 <러브 액츄얼리>는 보다 크리스마스 영화에 가깝습니다. 선물상자 같은 포스터처럼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는 크리스마스에 봐야하는 정석 같은 영화이기도 하죠. "To me, this film is PERFECT"
<미져리>(Misery), 1990
스릴러, 공포, 드라마 | 미국 | 104분
감독 : 로브 라이너 | 출연 : 제임스 칸, 케시 베이츠
⭐️ 9.03 (네이버 네티즌)
'미저리'란 이름의 순애보적 여인상을 등장시킨 대중 소설 시리즈로 여러해 동안 인기를 누려온 소설가 폴 셸던(제임스 칸)은 연작 속의 여주인공이 죽는 마지막 완결편을 끝으로 시리즈를 마감하고, 오랫 동안 쓰고자 했던 진지한 작품 완결 후 차를 몰아 뉴욕을 출발한 폴은 산 길을 채 벗어나기도 전에 휘몰아쳐 온 눈보라를 만나 길 밖 벼랑으로 핸들을 꺾고 만다. 심한 부상으로 의식 불명이 된 폴을 때마침 구해내는 수수께끼의 인물 애니 윌킨스(캐시 배이츠)는 미저리 시리즈의 애독자로 폴의 재능을 동경해 온 간호사 출신의 여자다. 애니의 집으로 옮겨져 그녀의 헌신적인 간호로 의식을 회복하는 폴. 그러나 그의 몸은 양다리가 참혹하게 부러지고 어깨마저 심하게 다친 처참한 상태다. 애니는 눈보라로 길이 막혀 그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으며 전화마저 불통이어서 외부에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눈이 녹고 길이 뚫려도 애니는 폴을 병원에 보내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마을에 나가 미저리 시리즈의 최신판을 사다 읽은 애니는 마지막에 미저리가 죽는다는 걸 알고 폴에게 분노의 광기를 발산하는데...
씨네 pick : 겨울 로맨스 영화에 질린 당신을 위한 추천작! 진눈깨비도 아니고 폭설을 볼 수 있는 진정한 겨울 영화 <미저리>는 작년 보기 힘들었던 눈을 가득 볼 수 있는 영화인데요. 사실 '눈'은 로맨스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지면, 스릴러의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 눈보라 치는 날, 밖에 나가면 큰일 나는 이유! 이 영화에 다 있습니다. 눈 오는 날엔 꼭 집에 있기로 해요.
여러분은 올해 첫눈을 보셨나요? 아직 못 보셨다고요?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엔 첫눈이 아니니까요~
아직 보지 못한 첫눈을 기다리며, 씨네픽 추천 겨울 영화와 함께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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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과 긍정 사이, 작별과 만남 사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그렇게 유난을 떨어?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나 자신에게 반문할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찬란했던 순간, 나 역시 있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내 글을 옮기고 싶었다는 메일을 봤을 때나 선거에 참여했던 기억은 그 누구의 것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것이다. 또 있다. 정신병에 신음하던 순간. 이걸 이겨내기 위해 했던 노력들. 그것도 나의 기억 속에서 빛나는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 아무와도 맺지 않은 약속에 관한 것이다.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생각이 따르는 대로. <시네마 천국>을 쓰려고 했던 본래의 계획을 부숴 새롭게 다른 걸 쓰고자 한다. 난 21살이 돼도, 22살이 돼도, 23살이 되고 만남은 쉬운데 이별은 너무나도 어렵다. 떠나보낸다는 건 필연적으로 많은 후회를 풀게 되니까.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으니 나를 더 괴롭게 만든다. 난 그래서 약속했다.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하는 걸로. 그게 어떤 방식이든, 또 무엇이든.
<졸업>은 이별에 관한 영화다. 러닝타임이 22분 정도인 짧은 단편영화다. 또, 제주대학교 영화동아리 <시네필>이 처음으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멀쩡히 돌아가는 메가박스도 영업 종료시킬 정도로 제주는 영화를 제작하기에 그렇게 원활한 곳이 아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작품 중에 기억에 남는 거 그나마 <낙원의 밤> 정도? 근데 그것도 올해 나와서 그렇지 대부분 해녀에 횟집에 썼던 소재만 써서 영화 소개에 '제주'만 들어가도 접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같이 스무스하게 녹아들게 만들 순 없는 걸까?
이 작품 <졸업>은 제주라는 장소적 특성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제주라는 장소가 영화와 찰떡이다. 뭐 이건 필연적으로 이 사람들이 제주대학교 재학생들이니까 제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겠지? 그리고 텀블벅으로 150만 원인가 받고 제작한 작품인데 비행기 타고 장소 섭외하고 그런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것이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자는 이런 장소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를 십분 잘 활용한다. (물론 이것을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이 영화를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상실의 이미지'가 제주의 바닷소리, 풍광과 함께 시너지가 잘 나는 편이다. 혼자서 바다를 걸어본 적이 있는가? 바다는 넓고 행복한 사람들은 주위에 한가득인데 나 혼자만 덩그러니 있으면 외로움이 심해진다. 이렇게 낯이 애매하게 진 바닷가에서 두 친구가 손을 잡고 걷는 장면이 있다. 그 대화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내가 그렇게 행동했으면 달라졌을까?' 하는 가정일 것이다. 친구 중 한 명인 예원이는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 대화는 현실성이 없다. 대사만 봐도 현실의 허전함을 강조할 수 있는데, 바다는 보여주고 배경은 페이드 아웃하는 연출법으로 통해 인물들이 상실로 인해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연출이다. 이렇게 이런 처연함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제주라는 장소적 특성(바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결합해 영화의 무거운 정서를 이끌어나간다.
또 이 영화는 성숙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별. 어렵다. 이 '이별, 어렵다.'라는 말을 쓰자마자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었다. 근데 진짜 그 사람들이랑 이별한다고 하면 인생이 어려워질 것 같다. 이 이별이라고 하면 사별도 있고 결별도 있고 뭐 가지각색으로 있겠지. 근데 이별이 정말 아픈 이유는 행복했던 추억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떻게 잊어. 난 그것들을 잊으라고 한다면 격하게 싫다고 반응할 자신 있다. 가슴에 품어라. 마음으로 잊어라. 말은 쉽지. 근데 그게 쉽게 되면 사람이 아니다. 인간의 기억이 그렇게 쉽게 잘라낼 수 있으면 기계지 그게. 내 주치의 선생님도 '생각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한 적이 있으니 정신건강의학적으로도 보장된 사실인 것이다. 물론 나는 '잊으라'라고 독려하는 이별에 관한 영화들을 좋아한다. 잊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잊으라는 뭐 그런 거.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이제 그만 끝낼까 해>와 같이 '이젠 정말 앞으로 나아가는 거 어때?'라는 말은 나에게 또 다른 힘이 되었다. 반대의 맥락에서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 <매그놀리아>인데, 이 작품은 인물이 완벽하게 잊어서 성장하는 순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냥 엔딩신에 여자 주인공이 빙긋이 웃는 장면으로 영화를 끝낸다. 이 <졸업>은 후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순간으로 돌아가 계속해서 물을 수밖에 없다. 그게 최선이었니? 그게 됐다면 넌 내 옆에 있었을까?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리움이 심해져 사람을 더 아프게 할 것이다. 그 상처들을 무조건 잊는다는 게 과연 능사일까. 아닐 것이다. 돌아본다는 건 완벽하게 지나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매일이 고통스러운 인물에게 어려운 문제다. 그 사람을 정말 사랑했으니까 그렇게 자주 뒤를 돌아볼 것일 테니까. 아쉬우니까 미련이 생기는 것이니까. 이 영화는 삶에서 계속되는 난제에 대해 '니 잘못 아니야. 고마웠어'라는 말 한마디를 건넨다. 단적으로 딱 잘라서 잊으라는 말보다 더 사람 냄새가 나는 화법을 쓰는 것이다. 나는 상실의 아픔을 잊기에는 너무 어리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 아주 소중한 원동력이 되는 것인데, 그걸 다 잊기에는 나는 여전한 애새끼다. 이런 나 자신을 긍정해줘서 좋았다.
물론 아쉬운 지점이 있다. 중반부 와랑와랑에서 두 주인공이 술 마시는 장면에서 남자가 '너 그거 정신병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근데 내가 아는 정신질환 중에 지나간 일을 돌이켜보며 힘들어하는 병 같은 건 없다. 각본의 사려 깊음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얼핏 보면 디테일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사항이나 호흡이 느리다는 호불호 갈림의 요소도 영화의 진정성을 살린다는 점에서 왜 단점으로 지적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히려 강점이 되는 부분인 것이다. 좋은 예술이 뭘까? 나는 영화를 분석적으로 보는 것에는 재주가 없다. 그냥 좋으면 좋다고 감상을 풀어쓰는 사람이다. 이 <졸업>은 풀어서 쓰기 좋은 작품이다. 사람의 마음도 분석적으로 다 보기엔 어렵지 않나.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디테일한걸 굳이 풀지 않는다. 애초부터 어렵기 때문이다. 이별, 작별. 뭐 그런 순간들을 풀어쓰기에는 다들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날 것의 대사들과 이미지들로 인물들의 내면 한 단면을 보여준다.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그게 우리가 뭘 보고 좋다!라고 느끼는 이유 아닌가? 이런 연출법은 <메기>나 <꿈의 제인>에서 봤던 방식이다. 따라서 한국 독립영화들을 많이 봐 자연스레 배운 연출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누구나 마음속에 잊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살아온 것에 비해 사소한 것들을 놓쳤다는 회한에 사실 일상이 많이 아쉬운 사람이다. 그래서 아직 몇 가지를 이별하지 못했다. 또 내가 정말 사랑했던 순간들이 나를 떠나고 있는 것 같다. 불안한 게 많은 내 성격이라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은 것일 수도 있겠지. 근데 점점 예감이 현실이 된다는 생각은 나를 더 괴롭게 만든다. 이런 나에게, 또 우리에게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 나는 '그냥 그것들 다 잊지 말아라'라고 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단적으로 잊고 산다는 것은 더 비현실적인 것 같다. 그러니까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 정말 그 회한이 필요한 순간이 올 때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쓰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픔을 아픔이라고 생각하면 아픔이겠지. 난 근데 그것 때문에 내 즐거운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해서 잊고 싶지 않다. 정해종 시인의 시 구절이 생각난다. <엑스트라>에서 이 시인은 '더 이상 지나간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라고 썼다.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지나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 그 대신, 지금 나와 함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해라. 그게 우리를 만드는 모든 것이겠지. 난 정말 멀어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 분명해서, 아직도 여기서 살고 이곳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이별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고 싶다. 그게 만남과 이별을 긍정하는 아주 좋은 방식이 될거라고 믿으니까. 뭐 확신할 순 없지만 각본가가 이 극을 썼던 방식이자 내가 글을 쓰는 이유고 이 뭐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바탕이다.
현재 '시네필'의 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EWNJ4JOK5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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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차티드 시놉시스
'네이선(톰 홀랜드)'과 '설리(마크 윌버그)'가 함께 트레저헌터로
인류 역사상 최고의 미스터리와 보물을
찾아나서는 액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영화
언차티드 영화 정보
감독: 루벤 플레셔
제작: 아비 아라드, 찰스 로븐, 알렉스 가트너
각본: 아트 마컴, 맷 할로웨이
출연: 톰 홀랜드, 마크 월버그, 안토니오 반데라스
장르: 액션
제작사: 컬럼비아 픽처스, 플레이스테이션 프로덕션, 너티 독, 아라드 프로덕션, 아틀라스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소니 픽처스 릴리징, 소니 픽처스 코리아
촬영 기간: 2020년 3월 16일 ~ 2020년 10월 29일
촬영 감독: 정정훈
개봉일: 미국 2022년 2월 18일
원작: 너티독의 언차티드 시리즈
제작비: 1억 2,0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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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결말포함된 영상이니 시청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엽문4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의 사용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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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잘리카투> 메인 예고편
푸줏간(도축장)에서 도망친 물소가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닌다. 마을 남자들은 폭주하는 물소를 잡기 위해 나서고 이웃 마을 남자들까지 몰려들자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진다. 평화롭던 마을은 물소를 제압하려는 남자들로 인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버리고, 인간과 짐승의 구분이 사라져 버린 물소 사냥은 점차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광기로 변해간다.
※ 잘리카투(또는 살리카투) JALLIKATTU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수확축제인 퐁갈에서 진행하는 전통있는 집단 경기다. 황소를 남자들 무리 속에 풀어놓으면 참가자들은 황소의 등에 올라타서 최대한 오래 버티거나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는데, 이 과정에서 살벌한 장관이 펼쳐진다. 리조 조세 펠리세리 감독의 <잘리카투>는 잘리카투 경기를 묘사하는 영화는 아니다. 확실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