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5-01-12 18:40:57
다음에 또 구하러 와줘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리뷰
SYNOPSIS.
무성영화 시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스턴트맨 ‘로이’는 같은 병원에 입원한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와 친구가 되고, 매일 다섯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를 해준다. 이야기는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면서 ‘알렉산드리아’를 신비의 세계로 데려간다.
POINT.
✔️ '우리는 모두 펩시를 마시죠' 하면서 전세계를 오가는 축구공을 담았던 옛날 광고를 아시나요? 그 광고의 감독이 전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를 담아온 영화를 기대하시면 됩니다. 전세계 18개국에서 촬영했다네요.
✔️ CG를 쓰지 않고 촬영한 전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모습은 딱 지금 극장에서 보아야 합니다. "압도적인 영상미"라는 진부한 표현에 고개를 끄덕이는 경험.
✔️ 두 주연 배우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리 페이스의 목소리와 표정, 그리고 실제로 대본 속 상황이 사실인 줄 알고 연기했다던 카틴카 언타루의 모습.
✔️ 이야기와 영화에 바치는 헌사. 이야기 혹은 영화가 나를 "구했다"고 느낀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사랑하실 수밖에 없을 것.

끝나는 순간 시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지는 영화가 있다. 여러 의미에서 이 영화도 그러하다. 장엄한 세계 곳곳의 풍광을 배경으로 풍성한 이야기가 겹겹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 하며 처음 볼 때와, 영화를 이미 보고 내용을 알고 볼 때 다른 감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흑백 "영화" 같은 장면들. 멈춘 듯한 풍경 속에서 슬로우가 걸린 역동적 몸짓들. 이는 타이틀 이후 병원의 장면들로 이어진다. 병원의 아이들 또한 멈춘 듯한 풍경 속에 있다. 어떤 아이는 고요하게 눈망울에 슬픔을 올리고, 어떤 아이는 악 쓰듯 우는 곳에서, 알렉산드리아만이 아이들이 고유하게 갖는 감각을 유지한 채 병원을 두루 탐험하고 있다.

그곳에서 로이와 알렉산드리아는 서로를 발견한다. 그림자가 거꾸로 맺히는 것을 보며 (언젠가 영화가 될 이야기를 찾듯) 헤매고 있던 알렉산드리아와, 그의 이름에서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로이는, 어떻게 보면 영혼이 닮아 있는 사람들이다. 어디서든 이야기를 찾아내고야 마는 사람들. 언제든 앉은 자리에서 곧바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들. 애쓰지 않아도 이야기를 캐낼 수 있고, 상상 속에서 장엄한 풍경까지 그려낼 수 있는 사람들.

그러한 존재들이라고 해서 세상살이가 녹록하다는 보장은 없다. 로이는 이야기에 기꺼이 뛰어들었다가 상처 입고 절망한 존재다. 두 사람 모두 추락(the fall)을 경험하면서 이 병원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들의 추락은 단순히 신체의 추락과 부상만이 아닌, 이야기의 실패와 거기서 기인하는 영혼의 절망과도 연결되어 있다. 로이는 영화 판에서 더이상 스턴트를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사랑의 서사도 실패했다. 알렉산드리아는 아직 너무 어린 탓에 아버지와 집을 잃은 모종의 사건을 온전한 서사로 정리하지 못한 채, 조각난 상처를 어딘가에 안고 있다. 서로를 발견한 것은 어쩌면 이들 안의 추락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이야기는 곧 의기투합한다. 로이는 절망으로 가는 길에 도움을 받고자, 알렉산드리아에게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려준다. 이야기 속 악당, 이름부터 끔찍하다는 뜻인 오디어스(odious)는 이야기 초입에서 마치 신과 같은 속성을 갖는다. 무소부재(omni-present)하고 전지전능하다. 전심으로 가리고 막아도 뚫고 들어오며(인도인), 사람을 지배하고(오타 벵가), 법과 제도 위에 군림하며(루이지), 내밀한 소망까지도 모두 알고 있다(찰스 다윈). 더 끔찍한 것은 오디어스 본인에게 아무 유익이 없는, 나비 날개 같은 소망을 부수는 행위를 굳이 하는 자라는 점이다. 오디어스는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오는 불행, 추락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오디어스의 뜻대로 서로를 죽고 죽이는 대신 각자의 특기를 살려 오디어스에 저항한다. 그러나 온전한 절망, 온전한 추락으로 향하겠다는 마지막 '소망'마저 좌절되면서, 로이는 자신의 절망을 이야기에 투영하고 오디어스를 향한 저항은 허무하리만큼 쉽게 끊어져 간다. 잔인한 죽음을 차례차례 목도하며, 로이는 그 죽음이 자기 차례까지 오기를 기다려 이야기를 끝내려 한다.

그때 알렉산드리아가 이야기에 뛰어든다. 로이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을 즐겁게 듣고 있었지만, 알렉산드리아도 그림자로 장난을 치고 눈을 한쪽씩 깜빡거리며 언젠가 영화가 될 것들을 일상에서 보는 존재였다. 더 이상 구하러 올 사람이 없는 이야기에 씩씩하게 뛰어든 알렉산드리아는 로이를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반복해서 사랑을 말함으로써, 그리고 이야기 속 투영된 로이의 존재(She loves "you")를 명명함으로써 이야기를 구원한다.

이야기 속에서 짐승 소리를 내며 무수하게 몰려들었던 오디어스의 부하들은 물론, 신의 속성을 가진 것처럼 느껴졌던 오디어스 본인조차 결국 한 작은 사내가 된다. 절망은 결국 걷어낼수록 작아져 마침내 한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된다.
그렇다면 절망을 걷어내고 우리를 구하는 것은 누구인가. 해피엔딩이 없는 이야기라면 기꺼이 그 안에 뛰어들어 스스로 해피엔딩을 만들어내는 존재. 서사를 사랑해서 세상을 구하는 존재. 이야기 안에 자기를 다 던지는 존재.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시 서로를 명명하여 끝내 다시 살아가게 하는 존재.
누군가에게는 영화로, 누군가에게는 영화에 전심을 다한 (스턴트 배우를 비롯한) 영화인으로, 누군가에게는 이야기로, 또 누군가에게는 사랑으로... 읽힐 그 존재. 영화 <더 폴>은 우리에게 그 존재를 데려온다. 때로는 패기 있고 멋지지만 때로는 좌절하며 쓰러져도... 괜찮다. 우리 안의 짐승 같은 절망이 나를 어둡게 덮칠 때, 기꺼이 나의 이야기에 뛰어들어 나를 구해줄 무언가(혹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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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투명한, 그래서 담백한 작별 일기
서른네 살의 존과 그의 네 살 난 아들 마이클. 엄마는 없다. 마이클을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고향이 그립다며 러시아로 떠났다. 존은 창문 청소부다. 큰돈을 벌진 못하지만 단골도 있고, 그가 일을 할 때면 동네 주민들이 마이클을 돌봐준다. 요컨대, 엄마가 없다는 걸 빼면, 존과 마이클은 별다를 것 없는 가족처럼 보인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다. 존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다. 존은 입양기관 직원과 함께 마이클을 입양 보낼 가족을 찾아다닌다. 기준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평범한 가족(normal family)이면 좋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신이 마이클에게 줄 수 없는 것을 줄 수 있는 가족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마음에 드는 가족이 쉽게 나타날 리가 없다. 여러 가족이 마이클 입양 의사를 밝혔지만 존이 보기엔 다 어딘가 부족하다. 집이 과하게 깔끔하고 완벽하다거나, 성격에 결함이 있어 보인다거나, 이미 양육하는 아기가 너무 많다거나, 아이를 인형처럼 여기는 것 같다거나 등등. 존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입양기관 직원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많은 가족을 소개해줬음에도 존은 마이클을 어느 가족에 입양 보낼지 결정하지 못한다.
이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프지만, 존에게는 하나의 과제가 더 있다. 존은 마이클에게 죽음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줘야 한다. 마이클이 죽음을 이해해야 왜 아빠와 헤어져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네 살짜리 아이에게 죽음의 의미를 어떻게 가르쳐줘야 할까? 아빠가 죽은 딱정벌레처럼 움직이지 않는 딱딱한 상태가 되어버린다는 걸 마이클이 이해할 수 있을까?
〈노웨어 스페셜〉이 흥미로운 건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우선 존이 어떤 가족에게 마이클을 입양 보내는지를 살펴보자. 영화의 마지막, 존은 이혼한 싱글 여성을 마이클의 새 가족으로 최종 선택한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원치 않는 임신을 했으나 임신 중지를 하지는 않았고, 출산 후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이를 위탁가정에 보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된 그녀는 입양을 원했으나 남의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남편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이혼한 채 혼자 지내는 중이었다.
영화를 보며 존의 최종 선택을 유추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아픔과 현 상황을 꾸밈없이 털어놓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거짓 포장은 없었다. 싱글 여성이 입양에 불리한 조건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아이를 원하는 마음만은 진심이라고 담담히 고백했다.
존은 마이클을 ‘정상가족(normal family)’에 입양 보내고 싶어 했다. 그런 존의 마음을 움직인 건 무엇이었을까? 마이클이 엄마의 사랑도 느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존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들여 마이클을 양육했지만, 싱글 대디는 규범 ‘바깥’의 존재이기에 늘 존의 마음 한편에 아픔을 남겼다. 존은 여자의 간절한 마음이 마이클에게도 있을지 모를 상처를 보듬을 수 있을 거라고 짐작한 것 같다. 혼자이기에 더 진한 사랑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더불어 존은 그녀의 ‘부족함’을 보는 대신, 그녀의 마음을 보았다. 정상가족이라는 규범은 누군가에게 수치심을 남기지만, 진심 어린 사랑은 그 수치심을 거슬러 결핍 있는 자들을 결속시켜주고 그럼으로써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아픔 속에서 피어나는 다정한 강인함. 이것이 마이클을 원하는 여자의 얼굴, 표정, 말투, 몸짓, 태도에서 존이 읽어낸 것이다. 정상가족이라는 규범에 상처받아온 존이 또 다른 상처를 응시함으로써 스스로의 아픔을 승화하는 것이다.
영화가 빛나는 또 다른 지점은 존과 마이클을 카메라에 담는 방식이다. 시놉시스만 들었을 때는 영화에 별 기대가 없었다. 오히려 인습적이고 뻔한 장면으로 눈물을 강요하는 영화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앞섰다. 하지만 기우였다. 영화는 단 한 번도 감정을 강요하는 법 없이 사랑하는 아들과의 작별을 앞둔 아빠의 감정을, 어린아이가 아빠의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처 입은 자들끼리의 만남과 치유를 덤덤히 그린다. 제목(Nowhere Special)부터 그러하듯, 거창한 의미나 심오한 해석의 여지를 숨겨두지도 않는다. 처음부터 보여줄 것은 이것밖에 없다는 듯 투명하게, 그래서 담백하게 작별의 과정을 담는다. 지속하고 싶은 관계가 중단될 수밖에 없는 누군가에게 〈노웨어 스페셜〉의 잔잔함이 큰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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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이 우리에게 부른다
8번째 지브리 영화는 <모모노케 히메>다. 8번째까지 보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 얼추 지브리 영화들의 특징들을 느낄 수 있었다. 주체적인 여성상을 통해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를 힘차게 이끄고, 바람과 풀, 하늘 등과 같이 자연주의 모습을 지브리 특유의 따뜻한 색채와 편안한 OST로 꾸며 세월이 지나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연출을 한다. 게다가 몇몇 작품은 단순히 자연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생태주의 관점으로 자연에 대한 감사함과 인간의 욕심으로 생긴 잘못을 독창적이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생태주의 관점과 인본주의 사상을 자연스럽게 넣어 현대에 일어나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창의 있게 표현한 작품은 <모모노케 히메>라고 생각한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모모노케 히메> 네이버 스틸컷
생태주의
서론에서 말했듯이 필자는 <모모노케 히메>가 인간과 자연에서 드러나는 갈등과 싸움을 독창적이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저지른 무분별한 자연 훼손으로 피해받는 숲의 수호신들이 더 이상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인간들과 싸우는 내용에서 에보시네 마을은 사철을 녹여 철을 만드는 제철 작업을 하는 마을이기에 더더욱 높은 열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왕의 명령으로 숲을 수호하는 사슴 신의 목을 베기 위해 각 마을의 사냥꾼들과 병사들이 저지르는 만행은 근대 사회에 산업 혁명으로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했던 인간의 만행을 생각나게 하는 모습들이다. 그리고 이런 인간의 만행을 저항하는 자연의 모습도 흥미롭게 연출한다. 모로 일족이라는 거대한 흰 들개 무리와 대장 옥코토누시가 이끄는 멧돼지 집단이 인간과 전투를 펼치는데 마치 오늘날 자연 훼손으로 먹이가 없어진 서식지에서 마을 인가로 내려오는 야생 멧돼지나 들개를 연상하게 만든다.
이런 두 집단의 갈등 속에서도 중립자가 있으니 바로 아시타카다. 인간이 저지르는 자연 훼손에 대한 잘못을 따지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생각하는 인물로 후반에 옥코토누시 집단과 에보시 마을의 전투에서 아시타카는 양측을 모두 도와주고, 에보시가 끝내 자른 사슴 신의 잘린 목을 용서를 구하며 다시 사슴 신에게 바치는 모습에서 보기만 해도 숨이 가쁜 노력들을 보여준다. 아시타카가 이런 행동을 보여주는 이유는 처음 나고신이 재앙 신으로 돼서 마을에 피해를 입을까 봐 어쩔 수 없이 수호신을 죽여야만 했던 자신의 잘못을 치르기 위한 회개일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산을 지켜야 하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
죽음과 태도
<모모노케 히메>는 죽음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아시타카가 활과 칼로 적의 머리와 팔이 떨어져 나가는 걸 서슴없이 보여주고, 숲의 수호신인 사슴 신마저 생명을 불어넣고 앗아갈 수도 있다는 설정을 보면 생명의 순환이라는 고리에서 죽음은 당연히 다가올 수 있는 절대적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이란 걸 드러내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나오는 건 역시 인간의 모습이다. 특히 에보시 마을의 지도자 에보시가 그렇다. 자연의 입장에선 자연을 훼손하고, 무기와 화약으로 계속해서 공격을 해오는 일종의 테러집단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에보시 마을 주민의 입장에서는 사철을 녹여 철을 만들며 여성들까지도 일자리를 만들어준 은인이자 마을의 현자와 다름없는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다. 이 때문에 두 집단의 중립자인 아시타카는 에보시를 죽이는 거보단 에보시를 챙기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에보시가 저지른 잘못이 있기 때문에 목이 잘린 사슴 신의 폭주 속에서 목이 잘린 모로가 최후의 일격으로 그녀의 팔을 앗아가는 공격을 한다. 죄에 대한 벌을 내린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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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어 아이즈 텔> 감성 장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오감을 일깨우는 눈부신 로맨스!
<유어 아이즈 텔> 감성 장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오감을 일깨우는 눈부신 로맨스!
출처 : 더쿱/리틀빅픽쳐스
눈을 감아도 선명하게 보이는 사랑 <유어 아이즈 텔>로 일본 최고의 감성 장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이 돌아와 다시금 극장가에 감성 로맨스 신드롬을 일으킬 것을 예고한다. 영화 <유어 아이즈 텔>은 마음을 닫아버린 남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가 그리는 아름답고 눈부신 로맨스.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감독이자 최고의 감성 장인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실력을 입증한 그는 뮤직비디오, 광고,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2005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재팬에서 베스트 비디오 상을 받는 등 일본 최고의 비주얼 아티스트임을 증명했다. 2010년, 동명의 일본 대표 청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소라닌>을 통해 성공적으로 장편 영화 데뷔 신고식을 치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이후 요시타카 유리코와 첫 호흡을 맞췄던 <우리들이 있었다> 전편과 후편을 비롯해 <양지의 그녀>, <입술에 노래를>,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나다> 등을 선보이며 일본을 넘어 전 세계를 휘어잡는 최고의 감성 로맨스 장인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이번 <유어 아이즈 텔>은 감각적인 영상미를 만들어내는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집약된 작품으로, 단연 필모그래피 최고의 작품으로 등극할 예정이다. 송일곤 감독, 소지섭, 한효주 주연의 <오직 그대만>이 입증한 탄탄한 멜로 드라마에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풍부한 예술성이 결합해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로 탄생한 <유어 아이즈 텔>은 원작의 명성을 뛰어넘는 올봄 최고의 감성 로맨스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관객들이 시각적인 것 이상의 정보를 얻기를 원했다”라며 “영화는 보는 것이지만, 영화 속 내용을 만지거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랬다”라고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아카리’(요시타카 유리코)가 주인공인 만큼 영화로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게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한, “이 영화는 단순히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라기보다, 궁극적으로는 과거의 죄를 용서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며 보다 성숙한 사랑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감독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3월 최고의 데이트 무비로 등극할 <유어 아이즈 텔>에 이어 ‘체리마호’ 신드롬의 주역 아카소 에이지가 출연한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를 통해서도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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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스 페로스 (Amores Perros) 리뷰
아모레스 페로스 / Amores Per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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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평 /
이 작품이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감독의 데뷔작이라는게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잘만든영화이다.
3개의 옴니버스가 이렇게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다니!
역시 명감독은 시작부터 다르구나..
1. 옥타비오와 수잔나
옥타비오와 수잔나의 관계가 솔직히 도덕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난 옥타비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자신이 예전부터 사랑했던 여자가 내 형이랑 결혼했는데, 형이라는 자식은 가족도 제대로 돌보지도 않고 심지어 부인을 막대하기까지 하다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막대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지켜보면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는 상상도 안된다...
2. 다니엘과 발레리아
그들의 고통은 카르마인 것 같다.
본인의 이기적인 사랑을 위해서 가족을 버렸는데 이정도 고통은 감수해야되는거 아니야?
3. 엘 치보와 마루
자신의 신념때문에 가족을 버려놓고 뒤늦게 후회하는 엘 치보..
사실 영화를 볼 땐 엘 치보가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본인이 가족 버려놓고 딸을 그리워하는 아빠인척, 항상 가족을 생각했던 아빠인척하네;' 약간 이런 마인드였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싶다.
그 당시 역사적인 부분을 생각해봐도, 자신의 신념을 위해 가족을 포기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누군가에겐)영웅들이 얼마나 많은가..그 영웅들과 엘 치보의 차이점은 목적 달성 성공/실패 일뿐..
뒤늦게 후회하고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한 엘 치보를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특히 마지막에 가족 사진을 바꾸고 전화를 하는 장면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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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개'의 존재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3개의 옴니버스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이자 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등장인물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개를 대한다.
옥타비오는 개를 이용하고, 리치는 개를 사랑하며, 엘 치보는 개를 보살핌의 대상으로 여긴다.
난 그들이 개를 대하는 방식에서 그들의 삶에 결핍되어 있는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엘 치보와 개들의 관계가 그 부분을 제대로 보여준다.
엘 치보가 진심으로 개들을 대하고 보살펴 주는 모습은 그가 자신의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미안함에서 나온 행위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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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았을 땐 개나 사람이나 별반 다를거 없고, 여기 나온 인간의 삶 또한 개 못지 않게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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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Amores Perros에서 Amore는 사랑을 Perro는 개의 뜻을 지닌다.
개를 통해 사랑을 이해하는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 제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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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영어 제목도 꽤 흥미롭다.
Love's a bitch.
진짜 사랑 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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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꽃과 면사포
영화는 푸른 새벽, 아름답게 정돈된 정원에서 시작된다. 흰 드레스를 입은 채 장미를 꺾는 금발머리 소녀 엠마는 하인에게 명령하고 긴 복도를 걸으며 자신의 신분을 소개하고는 난생 처음 겪는 이별을 준비한다.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의 <엠마>는 원작인 제인 오스틴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힘든 일 없이 살아가던 엠마가 가까운 가정교사와 헤어지는 큰 변화를 겪으며 시작하고, 완벽히 계획해둔 일들이 어그러지는 가운데 자기 자신을 찾아간다. 그러는 동안 인물들은 색색의 벽과 촛불의 따뜻한 조명, 태피스트리 사이를 우아하게 움직이며 능청스러운 유머를 구사한다. 제인 오스틴이 쓴 여성의 이야기, 안야 테일러 조이가 표현한 매력적인 캐릭터,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이 꾸민 아름다운 화면과 재치있는 농담이 모인 작품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고전이나 예전에 쓰인 이야기를 재해석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아주 과감한 각색을 시도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빨간머리 앤>은 원작에서 현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 성장하는 소녀들이 힘을 얻을 만한 지점을 이끌어내어 새로운 세대의 성장 이야기로 만들었고,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또한 70년대 작품의 시점을 뒤집어 여성들의 이야기로 다시 썼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을 보는 동안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주인공인 ‘조’가 결혼을 선택하는 결말이 실제로 그의 선택인지 혹은 소설의 출판을 위해 쓴 내용일 뿐인지 명확히 하지 않은 점이다. 그런 점에서 <엠마>가 결혼식을 올리는 엔딩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진다. 영화 내내 응원하고 지지한 것은 엠마가 편견을 걷어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쌓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이었지, 이제 스물 한 살인 그가 좋은 남자를 찾아 ‘진짜’ 안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엠마가 마침내 찾아온 평화에 안도하는 표정을 짓는 와중에도 면사포에 가로막힌 채 영화가 끝나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고전 작품의 재해석이나 시대극을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은 욕망과 맞닿아 있다. 조금은 클리셰적인 스토리일지라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세계와 규율을 소개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가치를 답습하기만 한다면 작품이 금세 늘어지거나 답답해지고 만다고 생각한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루이자 메이 올콧의 소설은 아무리 늘어나도 부족하지 않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영상으로 만나더라도 기대감을 가지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엠마>의 미장센과 캐릭터들이 구사하는 유머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충실히 재현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이틀리가 저택을 포기하고 하이버리의 주인으로서의 엠마를 존중하기로 결정한 데에 만족해야 하는 결말과, 엠마에게 성찰이나 반성이 필요할 때 나타나서 윽박을 지르는 연출 또한 그렇다.
이런 아쉬움은 아름다운 화면과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먼저 주인공 ‘엠마’를 맡은 안야 테일러 조이와 ‘해리엇’을 연기한 미아 고스가 주고받는 호흡이 훌륭하다. 초반에는 신분이 낮은 해리엇이 엠마를 어떻게 대할 지 몰라 쩔쩔매고 후반에는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엠마가 해리엇 앞에서 크게 당황하고 만다. 이전에 조금은 신비롭거나 긴장된 역할을 통해 보았던 두 배우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연기를 지켜보는 것이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이었고, 특히 안야 테일러 조이의 당황해 흔들리는 눈빛이나 어떤 상대든지 긴장감있게 대화를 연결해 나가는 능력이 돋보였다.
연기도 좋았지만 역시 <엠마>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화면을 채우는 요소들이다. 엠마는 어린 나이에 하트필드의 안주인 역할을 하는데,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엷은 분홍빛, 푸른빛의 벽과 카펫이 그의 집임을 알려준다. 반대로 나이틀리가 상속받은 저택은 수많은 그림과 거울로 채워졌고 가구며 조각상이 모두 덮여 있어 그가 등장함과 동시에 집안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배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인물들이 이 공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다. 엠마가 벽난로를 등지고 거울을 옆에 둔 채 옷을 갈아입다가 치마를 걷어 올려 다리에 불을 쬐는 장면이나, 나이틀리가 방에 뛰어 들어와 예복을 벗어 던지고 바닥에 누워 버리는 장면, 엠마의 아버지가 찬 바람을 막으려 응접실 한 가운데에 수많은 파티션을 놓고 앉아 있는 장면 같은 재치있는 연출과 자연광, 촛불 조명이 영화의 성격을 만들어낸다.
이런 점 덕분에 인물 관계가 복잡해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순간에도, 영화가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즐기면서 볼 수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촛대나 주인공의 머리장식, 커튼과 태피스트리 무늬를 구경하면 되니까. 아무리 절망적인 스토리라도, 어떠한 새로움도 없는 영화라도 일말의 아름다움을 찾았다면 즐길 수 있는 내게는 커다란 만족을 준 작품이었다. ‘뭐가 문제인가, 자려고 누우면 생각나는 장면을 선물해 준 영화인데!’ 하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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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충격적인 '반전' 결말의 외국 영화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충격적인 '반전' 결말의 외국 영화들
안녕하세요, 영소남입니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날씨 속에선 충격적인 반전 영화를 보며 스릴감을 느끼는게 딱 좋은데요. 그래서 오랜만에 준비해보았습니다. 제가 살면서 본 외국 반전 영화들 중에 가장 최고였고 인상깊었던 20편의 반전 영화 모음집을요. 반전 영화를 찾으신다면 본 리스트 속 20편의 영화 어떠신가요? 아마도 굉장한 만족감을 느끼며 여러분도 충격을 받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서는 개봉 순서대로 나열 해보았습니다 !
• 본 글엔 스포일러가 자체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 여러분이 생각하는 영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반전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야곱의 사다리, 1990
감독/ 애드리안 라인 출연/ 팀 로빈스 등
드디어 이 영화를 소개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거의 반전 영화의 시초라고 보시면 될 듯한 <야곱의 사다리>인데요. 정말 영화의 반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핵심 공포는 자꾸 사람처럼 생기지 않은 일그러진 얼굴의 환상, 환각 같은 걸 현실처럼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결말과 반전을 위해 정신 이상자들이 경험하는 것들을 주인공이 경험을 한다던지, 환상과 꿈, 현실을 오고가며 무엇이 진짜인지 헷갈리게 한다던지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쌓아가며 특별함을 선사해주는데요. 좀 오래된 영화이지만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긴장감 하나는 일품인 영화이니 꼭 한번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세븐, 1995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등
여러분은 이 영화 <세븐>의 반전이 다른 영화들에 비하여 약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7대 죄악에 맞춰 범죄를 실행하는 어느 살인마의 치밀함과 그 살인마를 쫓는 두 형사의 쫄깃한 이야기가 잘 버무러지고, 후반부에 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반전까지 더해져 완벽한 미스터리/스릴러 영화가 탄생했다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이 결말을 예상한 분들도 조금 있었습니다. 저는 마지막 케빈 스페이시의 대사를 듣고 굉장히 충격이었던 기억이 있는데 혹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화 <세븐>의 반전이 많이 약했던 것 같나요?
유주얼 서스펙트, 1995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스티븐 볼드윈 등
90년대에 이런 말이 있었죠. 90년대 최고의 반전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와 <식스 센스> 두 영화 중에 한 편이다. 저는 이 두 편의 영화를 접하기 전 이 말을 듣고 "에이 그래도 요즘 반전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옛날 영화들을 보면서 충격을 먹겠어?"라고 생각한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난 뒤에 저는 요즘 반전 영화들을 볼 때보다 더 충격을 먹고야 말았죠. 영화를 아직 안보신 분들이라면 주인공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보시고, 영화 속 인물들과 함께 추리해보거 생각하시며 보시면 더 재밌을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범인을 알고 보아도 충격을 먹었다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
더 게임, 1997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숀 펜 등
<세븐>, <파이트 클럽>을 모두 본 후, 여운이 너무 길게 남아서 두 편의 영화 감독인 데이빗 핀처의 다른 영화들은 무엇이 있을까 하다가 찾아보게 된 영화 <더 게임>. 처음부터 끝까지 끝나도 끝난 게 아닌 영화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릴 것 같은 영화인데요. 영화는 제목과 같이 인생이 바뀌게 되는 위험한 게임에 뛰어들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반전이라는 큰 재미도 있으나 <더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갑자기 맞이하게 되는 게임으로 인해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한 남자의 이야기 과정을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유발 시키는 연출로 심리를 자극하는 점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하지만 이 영화 <더 게임>의 결말은 약간의 호불호 갈릴 수도 있습니다.
식스 센스, 1999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브루스 윌리스 등
<식스 센스>,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도 모든 사람들이 반전의 내용을 알고 있는 작품이죠. 아마 반전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을 찾는게 더 힘들겁니다. 저 역시 반전을 알고 보았고요. 앞서 <세븐>과 <유주얼 서스펙트>, <야곱의 사다리>, <혹성탈출> 등의 영화가 나왔을 때에도 '반전'이 하나의 장르가 되진 않았는데 이 영화가 나오고 나서 하나의 장르가 탄생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반전과 결말 자체가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감동까지 주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지금까지 유명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브루스 윌리스의 감정적인 연기가 환상적이었죠.
파이트 클럽, 1999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세븐>부터 시작하여 <파이트 클럽>까지 90년대 중 후반을 사로 잡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작품들..! 정말 관객들을 상대로 반전 게임을 진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무엇보다 사물을 이용하지 않고 인물의 심리를 이용한 반전을 일으킨다는 점이 데이빗 핀처 감독 영화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단순한 두 남자가 만나 열정을 불태우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결말은 상당히 큰 충격을 안겨주었는데요. 초반 부와 후반 부의 분위기와 이야기 흐름이 극과 극이라 굉장히 긴장감 있게 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에드워드 노튼의 데뷔작 추리 범죄 반전 영화 <프라이멀 피어>도 보시는걸 추천해드리고 싶군요.
메멘토, 2000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가이 피어스 등
<인터스텔라>, <인셉션>도 좋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중 가장 많이 보고 많이 접했던 영화 <메멘토>, 이 영화의 결말을 알고 보아도 되냐고요? 됩니다. 색다른 촬영방식과 특이한 영화적 구성, 그리고 결말로 향하는 궁금증이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니까요. 아마 첫번째 보았을 때랑 두번째 보았을 때 바라보는 자세와 느낌은 다를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처음엔 이 점이 충격이었다면 다음엔 또 이 점이 충격적일 겁니다. 한번 보고는 절대 모든 걸 알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거든요. 이게 바로 놀란 감독의 장점이죠. 그저 관람이 아닌 내가 영화에 직접 들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또한 별로 아는 사람이 없지만 역시 충격적이었던 <프레스티지>도 꼭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디 아더스, 2001
감독/ 알레한드로 출연/ 니콜 키드먼 등
빛을 보지 못하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두 아이와 그런 아이들을 홀로 지키며 어둠 속에서만 살아가는 여인에게 3명의 새로운 하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디 아더스>. 많은 분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식스 센스> 이후에 최고의 반전 영화라고 불리울만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비록 신선한 소재에 비하여 생각보다 지루한 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그 부분도 나중엔 떡밥이 되면서 마지막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는 작품입니다. 왜 최우수 호러상을 받은지 알게 될거에요. 또한 이 작품이 리메이크 되어 재탄생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디 아더스>만의 어둠을 현대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군요.
엑스텐션, 2003
감독/ 알렌산드르 아야 출연/ 마이웬 등
누가 살인자고, 누가 피해자 인가? 벗어날 수 없는 두 소녀와 한 남자, 세 사람의 이야기 속 비밀을 파헤쳐가면서 최고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영화 <엑스텐션>, 이 영화는 마냥 살인자가 나와 사람들을 찔러 죽이는 슬래셔 무비가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알 수 없는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보여 주면서 관객들도 영화에 완전히 몰입시켜주는 작품입니다. 정말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다른 스릴러 영화들 속 스릴감은 별거 아니다 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데요. 영화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까 마지막 결말에서 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본지 오래 됐어도 반전은 아직도 새록새록한..!
아이덴티티, 2003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존 쿠삭 등
반전 영화들 중에 최고의 광기를 보여주는 영화인 <아이덴티티>. 영화를 보다보면 후반 부에 반전이 여럿 나오게 되는데 몇 개는 예상이 되지만, 마지막 반전 만큼은 예상하기 힘든 영화이죠. 영화 속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주는 재미와 그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부터 일어나는 살인 사건들, 그 모든 것들이 초 중반 부를 이끌어 나가고, 후반 부터는 도대체 이 살인사건은 어떻게 끝을 맺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결말을 추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걸 예상해도 진정한 끝은 예상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꼭 한번 이 영화를 보면서 결말을 예측해보시길 바랍니다.
나비 효과, 2004
감독/ 에릭 브레스 출연/ 애쉬튼 커쳐 등
얼마 전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콜>.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바로 이 <나비 효과>라는 작품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자신의 행동으로 바뀐 과거로 인해 미래가 바뀐다?라는 게 굉장히 비슷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영화를 오늘 다시 보았습니다. 역시 명작이더군요. 여러분도 가끔 다시 그때 그 과거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나요? 영화 <나비 효과>는 그에 대한 즐거운 답변을 주지는 않지만 과거로 돌아가 내가 잘못한 부분을 바꾼다 해도 미래에선 새로운 잘못된 부분이 생겨난다는걸 깨닫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이 영화의 결말을 보며 제대로된 소름을 겪어보셨으면 좋겠고, 메세지 역시 느껴봤으면 합니다.
스켈레톤 키, 2005
감독/ 이안 소프틀리 출연/ 케이트 허드슨 등
"뒷통수 한방 세게 후린 것 같은 결말이다"라는 영화의 평만 보아도 궁금증에 한번 보고 싶게 만들어주는 영화 <스켈레톤 키>. 영화 내에서 주어지는 정보와 떡밥으로는 절대 이 영화의 반전을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말 아무리 추리를 해보고 아무리 예상을 해보아도 모두들 단 한가지를 놓치고 아예 다른 길로 반전을 예상을 한다고 하더군요. 영화를 볼때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다른 예상을 하면서 보는게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자칫하면 화가날 수도 있는 엔딩을 이리 안정적이게 표현했다는 것에 감탄하고 싶네요. 영화 <겟아웃>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스릴러 영화입니다
미스트, 2007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출연/ 토마스 제인 등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추리 영화랑은 거리가 먼 영화 <미스트>. 이 영화 속에 추리할만한 요소는 안개는 어디서 나온 것이며, 안개 속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정도 뿐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결말 부분에 있습니다. 아주 그냥 관객의 멘탈, 주인공의 멘탈, 모두의 멘탈을 휘어잡으면서 머리가 띵 해지는 결말이었죠. 아마 오늘 소개하는 영화들 중에 이 영화만큼이나 안좋는 충격을 준 영화는 없을 겁니다. 그정도로 찝찝한 영화이고 결말로 인해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린 영화이기 때문에 아직 못보신 분들은 각오 단단히 하고 보셔야 될겁니다. 허무하고 죽고싶은 그 짧은 순간.. 주인공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트라이앵글, 2009
감독/ 크리스토퍼 스미르 출연/ 멜리사 조지 등
이해가 안가는게 있어도 일단 끝까지 봐야되는 영화 <트라이앵글>. 그 끔찍한 결말과 마주하게 된다면 그 진실이 밝혀지게 된 순간에 다가오는 미친 공포는 어떤 영화와도 비교하기가 힘들죠. 무엇보다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봐야하는 영화입니다. 만약 자식들이 있다면, 여러분이라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선택할 수 있었을까요? 마주하기 싫은 일을 계속 맞이하게 된다면 그보다 큰 악몽이 어디있을까요? 타임루프물 안에 공포가 들어간다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영화인 만큼 기존의 영화들과 다른 신선함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트라이앵글', 제목 진짜 잘 지은듯!
오펀: 천사의 비밀, 2009
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베라 파미가 등
'비밀은 꼭 지켜드리겠습니다', 밝혀지면 너무 강한 스포일러가 되거든요. 영화를 보면서 정말 이 결말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한 결말을 보여주어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영화 <오펀: 천사의 비밀>. 누구에게나 다 비밀은 있지만, 이토록 놀라운 비밀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겠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깊었기 때문에 더 몰입하며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쩜 그 상냥하게 생긴 얼굴에서 그런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영화를 본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서늘하네요. 군대에서 전역하고 나면 이 영화 꼭 한번 다시보며 그때 그 충격에 빠져보고 싶습니다.
셔터 아일랜드, 2010
감독/ 마틴 스콜세이지 출연/ 마크 러팔로 등
미쳐가는, 미쳐있는 사람들만 존재하는 셔터 아일랜드, 여러분이라면 사건 수사를 위해 이 끔찍한 곳을 들어갈 수 있으신가요? 돋보이는 반전과 돋보이는 이야기 구성, 그 두가지 장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사람까지 미치게 만들어주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난다면 정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처음보면서 그저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 환자로 몰아가는 듯한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결말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있는데요. 최근에 개봉한 '판타지 아일랜드'..? 그 영화랑은 전혀 다른 아일랜드로 구성되어 있으니 혼자서 이 섬으로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그을린 사랑, 2010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루브나 아자발 등
반전도 훌륭하지만 절대 이 영화가 반전만으로 훌륭한건 아니죠. 영화를 다 보고난다면 탈진할 정도로 미친 몰입감을 선사해주는 연출과 충격으로 두 번 보고싶지는 않지만 절대로 잊혀질리가 없는 영화 <그을린 사랑>인데요. 전개 속도는 느리지만 그 느린 전개 속도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강력하고도 슬픈 이야기를 몸소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컨택트>와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 당신은 천재적인 감독이자 예술적인 감독인 것 같아요. 현재 제작 중인 <듄>은 어떤 충격을 주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나를 찾아줘, 2014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등
이 영화는 단순한 납치 영화가 아닙니다. 단순한 영화였으면 본 리스트에 올라오지도 않았겠죠.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보며, 제목이 '나를 찾아줘'라길래 또 무슨 자아로 인해 반전을 주려나?하기도 하고 남자 주인공에 시선을 따라 이야기 전체적인 흐름을 보았는데, 전혀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영화를 다 보고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결말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보았던 저는 큰 충격이었던 기억이 남아있는데요. 예상할 수는 있지만 너무 뻔하기 때문에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던게 결말인 게 너무 놀라웠습니다. 벤 에플렉의 인생작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타임 패러독스, 2014
감독/ 마이클 스피어리그 출연/ 에단 호크 등
진짜 영화내내 뒤바뀌는 이야기 구성, 그리고 휘몰아치는 반전으로 인해 충격의 충격을 주는 영화 <타임 패러독스>. 에단 호크와 사라 스누크의 두 시점을 집중해서 영화를 바라보면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스토리 라인을 잘 잡아놓았기 때문에 이처럼 많은 반전들이 나와도 납득이 가고 충분히 이해가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은 지루할 수 있어도 그 지루함을 견뎌낸다면 그 지루했던 과정이 나중엔 퍼즐조각으로 이어진다는 걸 깨닫게 된다면 아, 처음부터 집중해서 봐야 더 큰 충격을 느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실겁니다. 영화를 보며 입을 몇번 막았는지 모르겠네요.
인비저블 게스트, 2016
감독/ 오리올 파울로 출연/ 마리오 카사스 등
드디어 마지막 반전 영화입니다. 미친 연출력으로 인하여 마지막까지 휘몰아쳐 긴장감을 주는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인데요. 초반에 반전 한번, 중반에 반전 한번, 마지막에 큰 반전 한번까지 탄탄한 과정과 짜임새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입니다. 영화가 약 106분의 러닝타임이지만 비록 느껴지는건 체감상 1시간 정도 영화를 본 것만 같이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영화이죠. 아마 오늘 소개한 영화들 가운데선 가장 인지도가 낮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더 바디>에서는 아쉬웠던 연출 부분을 잡아내는 센스까지 보여주어 더 소름돋는 영화가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소개하지 못해서 아쉬운 반전 영화는 <쏘우>, <더 바디>, <베리드>,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등의 굉장히 많습니다. 위 20편의 영화가 재미있었다면 저 영화들도 한번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콘텐츠는 네이버블로거 영소남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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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메인 예고편
미국에 이민 와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