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02-19 07:57:50
죽음을 강제당하는 노인들
영화 〈소풍〉, 〈플랜 75〉


노인이 주인공인 두 영화가 같은 날(2월 7일) 개봉했다. 한국 영화 〈소풍〉과 일본 영화 〈플랜 75〉. 플롯, 캐릭터, 감성, 질감 등 많은 것이 다른 영화지만 두 영화에는 공통점도 있다. 우리 사회가 ‘노인’이라는 기표의 내용을 어떻게 채우고 있는가? 노인은 그 앞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두 영화가 공유하는 질문이다. 지금껏 살아온 삶의 맥락이 소거된 채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주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다는 자괴감만 남은 현실. 이것이 과연 노인에 대한 온당한 대우일까? 두 영화가 이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는지를 따라가보자.
먼저 〈소풍〉이다. 여성 노인 은심의 집에 갑자기 아들네 가족이 들이닥친다. 사업상 어려움을 겪는 아들은 은심의 보험이나 집을 처분해 목돈을 마련하고 싶어 하는 눈치다. 파킨슨병이 시작되어 몸에 불편을 느끼면서도 아들이 이때다 싶어 요양원 이야기부터 꺼낼까 봐 이를 전하지 않은 은심은 때마침 찾아온 고향 친구 금순을 따라 60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고향에서는 금순과 우정을 더 단단히 다지고, 고향을 야반도주하듯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마주하며, 자신을 짝사랑했던 태호와 재회해 지금껏 누리지 못한 행복한 시간을 만끽한다. 그러나 행복 속으로 불쑥불쑥 끼어드는 노환과 질병은 이들에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일깨운다. 은심과 금순은 얼마 남지 않은 생애 동안 자신이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그 일을 매듭 지은 후 소풍을 떠난다.

그들이 마무리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자식에게 부담 주지 않기다. 영화는 계속 부모에게 무언가를 바라기만 하는 자식들을 부정적으로 재현한다. 노인들이 기댈 데 없이 홀로 건강을 돌봐야만 하는 현실의 문제를 담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두 노인은 결국에는 자식들에게 가진 것을 모두 넘겨준다. 사업이 망해 고꾸라지는 아들(은심), 평생 한 번이라도 가족과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은 장애인 아들(금순)은 두 노인이 자식들에게 모든 재산을 넘기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간 소풍의 장소. 바다 옆, 아름답지만 날카롭게 깎인 절벽에서 은심과 금순은 손을 잡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의 발걸음이 자식에 대한 ‘책무’를 다했다는 뿌듯함을 만끽하기 위함인지, 해야 할 일을 다 했으니 친구와 함께 세상을 등지겠다는 뜻인지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고 영화는 마무리된다. 자녀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노환과 질병이라는 자기 문제에서는 자식에게도, 국가에서도 받아낼 것이 없다는 듯 홀가분한 얼굴이다. 그러나 노인이 가족과 사회 모두에게 ‘부담’이기만 한 사회에서 이들의 삶이 ‘소풍’일 수 있을까? 노인에게 행복한 삶이 가능함을, 그들의 고난이 사적인 영역에 방치되었음을 보여준 영화는 두 노인의 강요된 퇴장을 ‘아름답게’ 포장하여 자신이 제기한 비판적 함의를 재빠르게 회수한다. 모든 걸 퍼주고도 ‘부담’이 되길 거부하는 노인의 삶을 아름다운 ‘소풍’에 비유함으로써 말이다.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더한 〈플랜 75〉에서도 노인이 사회의 ‘부담’인 건 마찬가지다. 영화는 울분에 찬 청년이 노인을 살해하는 범죄 현장과 범인이 자살하며 스스로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노인 돌봄에 필요한 ‘비용’에 청년 세대가 극단적 반감을 가지는 것은 미래의 일도, 일본만의 일도 아니라는 점에서 섬뜩한 오프닝이다. 사회 갈등이 증폭되자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다. 정책 이름은 ‘플랜 75’. 75세 이상 노인 중 신청자에 한해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내용이다. 기묘한 정책이다. 정책은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플랜 75는 공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을 사적으로 책임지라는 일에 공적 권력을 동원한다.

78살의 미치는 고민이 깊다. 혼자 사는 그는 호텔에서 청소하며 생계를 이어왔는데 최근 고령의 노동자가 작업 중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비슷한 일이 재발할까 두려운 호텔에 의해 해고당한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재취업은 쉽지 않다. 게다가 미치의 집은 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러던 와중 정부는 플랜 75가 큰 정책적 효과를 거두었다는 데 고무되어 신청자 연령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한다. 결국 미치는 플랜 75를 신청한다. 여기서 우리는 〈소풍〉과 같은 질문을 마주한다. 자식에게 모든 걸 넘겨주고 아무런 공적 부조를 받지 못하는 삶을 ‘소풍’으로 포장하는 일은 자발적인가? 플랜 75, 즉 죽음을 선택하는 미치의 결정은 자발적인가?
두 영화에서 세 노인이 내린 선택은 강제된 자율이다. ‘노인을 부양하는 데는 비용이 들고, 그건 우리 모두에게 부담이야’라고 말하는 사회에서 ‘존경받는 노인’으로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려면 내려야만 하는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다. 왜 국가가 노인을 방치하냐고 항의하는 자는 미래 세대를 걱정하지 않는 ‘이기적’ 노인이 되도록 이미 담론 지형이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존엄’하고 ‘품위’ 있는 마무리는 강제된 역할 기대 혹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소풍〉과는 달리 〈플랜 75〉에서는 미치가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철회하고 삶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이 장면의 배경을 은은하게 빛나는 햇빛으로 하여 노인을 ‘비용’, ‘부담’이 아닌 ‘인간’으로 대하는 사회의 모습을 상상케 한다. 같은 주제를 다루어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는 두 영화는 노인이 ‘비용’이자 ‘부담’인 시대의 분위기를 공통적으로 포착해낸다. 〈플랜 75〉의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이 실제로 도래하기 전에 〈소풍〉이 그려내는 현실을 다르게 해석하고 풀어낼 고민이 필요하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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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으로 가득찬 '랑종' , 2021 나홍진 감독작품
영화 '곡성'에 관한 리뷰는 블로그에는 없지만, 제임스 완의 컨저링 유니버스만큼 좋아하는 나홍진 감독의 프로덕션이자, 슬프고 잔혹한 태국 영화 '셔터'를 만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랑종'이 개봉 초읽기에 들어간 연휴. 원래는 친구와 고요하고 평화로운 산책을 할 계획이었으나, 포스터를 보자 말할 수 없는 이끌림에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다급히 양해를 구해본다.
'나 오늘 정말 보고싶은 영화가 있는데, 같이 봐줄래? 근데 공포 영화야...'
장르는 공포 영화가 맞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관에서 같이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드물어서 거의 혼자 보는 편인데, 사실 이 영화는 혼자 보기에는 좀 자신이 없었다. 그만큼 기대도 커서였을까. '곡성'을 영화관에서 세 번이나 본, 감독의 미끼를 제대로 물어버린 유약한 나로선 글쎄. 그냥 거부할 수가 없었다. '랑종'은 랑송~이라는 발음이 더 가까운 태국어로, '무당'을 말한다. 영어 제목은 'the medium',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 주고 악령이 씌인 것을 해결해 주는 '영매'의 직역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포스터를 보니 'every faith will be challenged'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역시, 영화의 스포성이 느껴지는 강렬한 글귀다.
그렇다면, 곡성 2탄 격인 '랑종'은 어떤 영화일까? 우선,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나홍진 감독의 연출과 반종 감독의 촬영은 참 스마트하다. 무대가 태국의 이산이라는 곳으로 옮겨졌지만, 동남 아시아 특유의 스산하고 어두운 느낌과 함께, 한국이 무대였던 '곡성'과 별반 다르지 않을 인간의 욕망들, 가족간의 비밀, 그리고 삐뚤어지리만치 간절한 모성애를 그리고 있다. 영화의 구성은 '블레어 위치'와 '파라노말 액티비티', 그리고 일본 영화 '온다'를 적절히 섞은 것 같은 포맷이지만 - 이 영화의 구성 운운하는 것 자체가 스포일 수 있다!- 그것들을 불식 시키는 "힘"은 내림 무당을 하는 Nim의 싸와니 우툼바라는 배우와, 그녀의 조카 역인 Ming의 나릴야 쿤몽콘켓이라는 배우 (심지어 첫 스크린 데뷔작이라고 한다)의 열연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왕 이렇게 밝힌 거 시원하게 써 보자. 자려고 누웠다가 다시 뭐에 이끌리듯 일어나서 이렇게 기억을 몇 자 남기는 이유는 영화가 강렬해서였다. 곡성이 그랬듯 랑종도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소름이 돋는다. 이미 내 머릿 속에는 한 번 더 영화를 보러 가야지하는 계획이 세워져 있다. 나는 어쨌든 감독의 미끼를 제대로 물었다. 영화는 페이크 다큐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것이 영화 - 허구의 이야기- 라는 것을 아는 것이 최고의 반전인 듯 하다. 그만큼 모든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러웠고, 정말로 동남아 발리 깊은 산중, 혹은 태국의 사원 같은 곳에서 본 듯한 사람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리라. 동남아는 일본만큼이나 많은 사물에 깃든 신을 모시는 듯 하다.
발리가 신들의 섬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신들이 있고, 발에 채일 만큼 많은 신밥 - 제물- 과 꽃이 길마다 널브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는 아름다웠지만, 숲이 우거진 곳들은 한 낮에도 스산했고 밤의 리조트는 더할나위 없이 괴괴했으니. 랑종의 무대가 된 태국의 북동부라는 '이산'도 아마, 그러한 분위기의 동네가 아니었을까. 그런 스산함이 마치 스크린으로 나와 번지는 듯 했다. 영화관 안에서는 그런 풍경에서 번진 잉크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았다.
Nim은 원래 언니 Noi가 받으려고 했던 신을 대신 받는 운명에 놓였었다. 그녀가 모시는 신인 바얀은 여성만 허락하여 몸을 싣는 신이며 사람들을 굽어살펴 준다고 나온다. 바얀의 실체는 오로지 세습무인 Nim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 그 위로 올라가는 무당들을 위시한 의식을 통하여 세상에 그 영향력을 미친다. '믿는 자에게 보이고 느껴지는 신'. 감독은 이렇게 첫번째 물음을 던진다. '무엇을 믿고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 믿음이 견고한지에 대해.
Noi라는 여성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는 세습무가 아닌 여성으로서의 삶을 강렬히 원했기에, 정해진 운명을 거슬러 결혼을 했고 슬하에 딸과 아들을 두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아들에 뒤를 이어 남편도 사망하고, 그의 장례식장에서 여러 불가사의한 일들의 시초가 발견된다. Nim과 Noi의 위로는 Manit이라고 하는 오빠가 있으며 그에게는 또한 갓 태어난 아들 Pong이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Ming은 바로 그 Noi의 남겨진 외동딸이며, Nim과 Manit의 조카인 셈이 된다. 장례식장에서 술을 마시고 도박(화투와 같은)을 하는 것을 보니,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실소가 드는 것도 잠시, Ming이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언행을 높인다. 삼촌에게 성적으로 나를 원하는 거 아니냐는 암시를 주고 있다. 그러나 그날 밤, Nim이 본 것은, 망자를 응시하는 자다 깬 조카의 모습이었다.
다큐 형식을 빌린 인터뷰가 계속 될 수록, 무당으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인 Nim과, 거부하여 카톨릭으로 살아가는 Noi/ Ming의 모습이 대조된다. 어딘가 모르게 조금씩 삐뚤어져 가는 Ming, 화를 참지 못하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며 웃고, 멍하니 있다가 다시금 괜찮아지는 일도 잠시, 회사에 출근한 그녀의 하혈이 시작된다. Noi는 그런 모습이 반복되는 딸을 보고, 자신이 신을 받으려다 거부했던 때를 생각하며, 그녀의 상황이 악화되기 전 신내림을 받자고 한다. 물론 엄마가 생각했던 신은 좋은 신, 동생의 몸에 깃들어 있던, 바얀이라는 신이었다. 하지만 한 순간이라도, 조금만이라도, Nim의 이야기를 듣고 행동을 했더라면, 딸은 먼 길을 가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녀의 모성애는 견고하다 못해, 딸의 모든 상황을 자신이 책임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에, 참을 수 없이 답답함이 느껴졌다. 왜 하혈일까? 왜 성적인 것에 집착하는 모습을 Ming 에게서 보여줄까 ? 여성의 자궁은 아이를 생산하는 곳이다. 그곳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상처받게 하는 건, 대를 끊어 가족의 씨를 말려버리겠다는 보이지 않는 '것'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빙의되기 전 Ming의 꿈 이야기는 무서웠다. 빨간 옷을 입고 피칠갑을 한 사내가 든 칼, 그 아래로 나뒹구는 사람의 머리들이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인터뷰는 복선에 불과했다. '무당이 되는 것에 관심 없다'며 철없는 또래의 모습을 부각시킨 초반의 대사도 뒤에 가서는 복선이 되고 말았다. 결국 '그것'은 도래하고야 말았다. 권선징악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너무나도 잔혹한 방식으로.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악령에게 잠식당한 Ming의 영혼은 Mac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갈망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열연은 아름다운 여배우로서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 같이 그로테스크했다.
... 약 한 시간 정도의 시각, 청각적 혼란이 지나가고 난 후...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질문을 한다. '믿음은 정말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내가 믿고 있는 어떤 절대자의 힘에 대해, 운명에 대해, 믿는 만큼 사람은 강해지는 것 같다. 믿는 만큼 사람은 때로, 우매해지는 것 같다.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는 피비린내 나는 모성애, 그리고 신가물, 나만은 피해가고 싶은 영매라는 운명에 맞서는 인간의 세속적인 욕망들. 알 수 없는 죄책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빠져든 카톨릭 교회의 형광색 십자가가 어지러워 보였다.
인간의 믿음 뒤에 숨겨진 추악한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가끔 그것들을 보지 않고, 인정하지도 않으려 한다. 직면해 보면 별 거 아닌 거일 수도 있는데. 나에게는 이 영화가 공포라기 보다는 슬픔에 가까웠다. 가족 사이의 타부에 대하여, 인간의 운명에 대하여, 슬프게 가라앉는 물안개마냥 돌 날아오듯이 질문이 던져지니까. 시각적으로 신선하게 놀라우니까. 촬영 감독들은 리얼리티를 위해 시나리오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관객의 입장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사실감은 바로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며칠 내로 한 번 더 보러 가야지. 그럼 또 다른 것들이 보이고 이 글도 조금 더 다듬을 수 있겠지. 백중이 있는 음력 칠월 첫날에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길거리에서 갈곳 없는 영혼들을 달래주려 종이 돈을 태우고 향을 피우는 사람들이 조금 남달라 보였던 동남아에서의 오늘.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를 친구와 손 꼭 붙잡고 볼 수 있어서 행복했던 날. 첨부할 사진은 많은데 일단 먼저 글부터 올려보는 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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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주 차 씨네랩 개봉작 추천작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벌써 3월의 첫째 주가 지나갔네요.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지만.
기대하고 있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합니다.
그럼 오늘도 어김없이 여러분께 개봉작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3월 둘째 주에는 어떠한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개요: 드라마 | 한국 | 117분
감독: 박동훈
출연: 최민식, 김동휘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쇼박스줄거리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 그는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간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이학성’은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수학을 가르쳐 달라 조르는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한지우’에게 올바른 풀이 과정을 찾아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이학성’ 역시 뜻하지 않은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관전 포인트
3년 만에 돌아온 배우 최민식, 250대 1 경쟁률 뚫고 발탁된 김동휘의 만남.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를 주로 출연했던 배우 최민식이
감성적인 영화에 나온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쉬리> 이후 22년 만에 이북 사투리를 연기하는 최민식 배우의 모습 또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영화의 메인 음악인 '파이(π) 송' 커버 영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파이(π) 송'이란 원주율인 파이의 숫자를 음표로 삼아 만들어진 곡입니다. 커버 릴레이는 벌써 무려 1000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들까지 각자 자신을 '수포자'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을 배경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수학을 모른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위로와 격려가 되는 따뜻한 영화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블랙라이트
개요: 액션 | 미국 | 104분
감독: 마크 윌리엄스
출연: 리암 니슨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주)퍼스트런줄거리
언더커버 요원들을 관리하는 FBI 비공식 요원 ‘트래비스’(리암 니슨)는 한 요원의 사망으로 조직의 충격적인 비밀과 마주한다!
추악한 악행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하나! 모든 걸 끝내기 위한 그의 마지막 미션이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리암 니슨 x <분노의 질주: 홉스&쇼> 제작진
<테이큰>을 시작으로 액션배우로 자리 잡은 배우 리암 니슨의 출연,
거기에 더불어 <분노의 질주: 홉스&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제작진이 영화에 참여해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또한 전문가에게 FBI에 관한 조언을 받아 무기를 활용한 액션 장면을 촬영하였기 때문에 캐릭터의 사실성이 높을 거라 예상합니다.
카체이싱과 리암 니슨의 액션에 주목하여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월드 히어로즈 미션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4분
감독: 나가사키 켄지
출연: 오카모토 노부히코, 야마시타 다이키 등
개봉: 2022월 3월 9일
배급사: (주)스마일이엔티줄거리
전 세계 개성 보유자 섬멸을 목표로 하는 수수께끼 조직 휴머라이즈. 그들이 각국에 설치한 '이디오 트리거 밤'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세계 선발 히어로 팀이 결성된다! 세계 각국의 프로 히어로와 유에이 고교 히어로과 학생들이 소집되어 각 지역에서 폭탄 회수 임무를 맡게 되는데…
엔데버 사무소에서 인턴 중인 미도리야, 바쿠고, 토도로키는 오세온에서 작전 수행 중,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미도리야는 이를 계기로 만난 운반책 소년 로디와 함께 경찰, 빌런의 공격을 받으며 전국에 지명수배된다.
한편, 휴머라이즈의 지도자 플렉트 턴이 범행을 예고하며 세계는 패닉에 빠지고, 히어로 팀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위험을 무릅쓰고 폭탄 회수에 나서는데…
제한 시간은 단 2시간! 전 세계와 히어로들의 미래가 '그들' 손에 달렸다!
관전 포인트
로튼 토마토 신선도 86%, 관객 점수 95%
누적 발행부수 6,500만 부를 돌파하고, 전 세계의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나의 히어로 아케데미>!
티저와 스페셜 포스터 공개만으로도 사람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스텔스 슈트', 프로 히어로들까지 총출동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첫날 흥행 수익은 3억 엔으로 전작보다 2배가 넘는 수익을 달성했고, 총수입은 $46,567,849 달러(한화로 약 574억)를 돌파했습니다.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
개요: 드라마 | 핀란드 | 82분
감독: 티무 니키
출연: 마리아나 마야라 등
개봉: 2022월 3월 10일
배급사: (주)슈아픽처스줄거리
난치병인 다발 경화증으로 시력과 기동성을 잃은 야코는 연인 시르파와 전화로 원거리 연애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혈액염을 앓고 있는 시르파로부터 치료를 위한 약을 쓰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야코는 천 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에 사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서 안전한 집을 벗어나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나는데...
관전 포인트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는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고,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된 작품입니다.
이름부터 굉장히 독특한 이 영화, 감독의 연출에서도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요.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 영화이자,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영화입니다.
레벤느망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100분
감독: 오드리 디완
출연: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 등
개봉: 2022월 3월 10일
배급사: (주)영화특별시SMC줄거리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관전 포인트
심사위원 만장일치,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은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클로이 자오 감독, 버지니아 에피라 배우, 사라 가돈 배우, 사베리오 코스탄조 감독 등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여러 언론으로부터 극잔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선정한 2021년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씨네랩의 개봉작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영화와 함께 즐거운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또 새로운 개봉작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안녕!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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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부터 이어진 스파이더맨 사가에 대한 헌사
샘스파, 어스파, 톰스파 모두를 하나의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기발한 장치, 멀티버스
2002년부터 시작되어 2021년까지 이어진 스파이더맨 실사화 영화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이 오랜 기간 동안 시리즈에 변화가 없지는 않았으며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이자 속칭 샘스파, 마크 웹 감독의 어스파, 존 왓츠 감독의 톰스파까지 총 2번에 걸친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 변화는 각 시리즈마다 본연의 특색을 가지고 있도록 하여, 스파이더맨이란 공통된 소재를 가지고 있을 뿐 등장하는 스파이더맨의 성격이 천지차이일뿐더러 등장하는 빌런들도 전혀 겹치지 않는 등 별개의 시리즈로 보아도 무방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개개인별로 어떤 시리즈를 특히 더 좋아하는지와 같이 선호도의 차이만 있을 뿐 세 스파이더맨 시리즈 모두를 좋아한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세 시리즈의 스파이더맨과 수많은 빌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으면 너무 좋겠다'와 같은 팬들의 염원은 무시 못 할 정도로 거대해졌습니다.
하지만 배경도, 주인공도, 빌런도 모두 다른 세 시리즈를 한곳으로 모이게 하기 위한 합리적이면서도 마땅한 장치가 그동안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단순 팬들을 위한다는 명분만으로 세 작품을 모으기에는 아무리 히어로 무비라고 할지라도 "왜 세 명의 스파이더맨과 빌런들이 한곳에 모이게 되었는가?"란 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납득이 가능한 해답, 다시 말해 서사의 핍진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하 노 웨이 홈)은 MCU의 히어로 중에서 치트키 수준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등장시킴으로써, 더 자세히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을 통해 평행우주의 개념인 멀티버스를 사용함으로써 핍진성도 가지면서 세 작품을 한 데 모을 수 있는 훌륭한 명분을 만들어냈습니다! 아무리 최근에 MCU의 멀티버스로 무리한 세계관 확장 시도와 그에 따라 생긴 여러 문제들이 산재해 있지만 이는 차치하고, <노 웨이 홈>만으로 한정 짓는다면 멀티버스를 적절하고 완벽하게 활용했습니다.
스파이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시작점,
멀티버스로 핍진성과 흥미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오랜 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들만 모아놓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최악일 수도
감상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영화이지만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물론 영화 전부가 또렷하게 기억날 수는 없겠지만, 이들은 대부분 감상 도중에 강한 인상을 남겼던 씬들을 중심으로 기억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때 <노 웨이 홈>은 앞선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인상 깊은 씬들을 차용하여 그대로 사용하거나, 혹은 적절하게 변형하여 오마주 형식으로 영화에 등장시킵니다. 가령 <스파이더맨 2>에서 오토 옥타비우스와 피터 파커가 "잘 지내니?"와 "노력하고 있죠"란 대사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장면이 <노 웨이 홈>에서 동일한 배우가 동일한 대사로 안부를 묻는 장면으로 다시 등장함으로써 <스파이더맨 2>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관객에게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그 외에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의 피터 파커가 그웬 스테이시를 철탑에서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를 <노 웨이 홈>에서 추락하는 MJ를 구출하는 적절한 변형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씬을 통해 톰스파뿐만 아니라 다른 스파이더맨들 또한 들러리 역할에 그치지 않고 성장의 주체로서 표현한 점을 호평하고 싶습니다.
전작들과의 연계성에 기반한 측면에서 호평하고 싶고 리뷰에 다루고 싶은 부분들이 차고 넘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톰스파는 피터 파커란 일반인으로서, 혹은 스파이더맨이란 히어로로서 전혀 성장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점이 스파이더맨의 아이덴티티 부재와 더불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곤 했습니다. 하지만 <노 웨이 홈>에서 MCU 스파이더맨이 극중 사건들로 발생한 상실이란 아픔을 겪고, 이를 통해 비로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게 된다는 스파이더맨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여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도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팬들을 위한 헌사가 가득 담겨 있을지언정 어디까지나 <노 웨이 홈>의 주인공은 톰스파입니다. 영화의 모든 서사가 톰스파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수많은 과거의 존재들이 가지고 있는 위상에 가려지지 않도록 적절하고 영리하게 그들을 배치했습니다. 이처럼 관객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줌과 동시에 톰스파의 부족한 면들을 채우면서 마무리 지었단 점에서 <노 웨이 홈>은 톰스파 트릴로지를 넘어 2002년에서 시작된 스파이더맨 실사영화 시리즈의 피날레를 훌륭하게 장식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이어진 호평들은 어디까지나 샘스파, 어스파를 모두 감상한 관객들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 앞선 시리즈들을 단순 감상한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영화들이 극장에 개봉했을 적에 극장에서 감상했던 경험이 있는, 다시 말해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던 관객들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평가입니다. <노 웨이 홈>은 성장을 주된 테마로 하고 있는 만큼 그들과 함께 성장한 관객들에게는 이전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장면들이 이 영화에서 성장했거나 노쇠한 배우들을 주축으로 다시 보였을 때 감회가 남다릅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앞선 시리즈들을 한 번에 몰아서 감상한,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함께 성장해 오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이 장면을 여기서 다시 사용했구나'라고만 생각할 뿐, 이와 같은 오마주에 대해 큰 감흥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즉 <노 웨이 홈>은 오랜 스파이더맨 실사영화 팬들에게 바치는, 그들만을 위한 영화일 뿐 일반 관객층들을 위한 영화는 아닙니다. 어찌 보면 MCU의 진입 장벽을 무지막지하게 높여버리는 데 일조한 작품 중에 하나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어쭙잖은 팬들은 나가떨어지도록 하고, 진성 팬들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상 깊은 장면들을 활용한 오마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면서, 톰스파의 성장 서사를 훌륭하게 담아낸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피날레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스파이더맨 팬들만의 잔치일 뿐, 새로운 입문자들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만점을 줄 수 없도록 만드는 최악의 오점, CG
이 영화는 서사와 관련된 오마주 외에도 액션에 관련해서도 종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들이 가지고 있는 액션에 대한 오마주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홀로 웹슈터를 사용하지 않고 몸에서 거미줄이 나가는 샘스파에 대해 펼쳐지는 어스파와 톰스파의 질문 공세, 또는 샘스파가 그린 고블린을 내려다보는 자세는 <스파이더맨 1>의 유사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각 스파이더맨 별로 웹 스윙 이후 착지하는 자세를 각 시리즈별 시그니처 자세로 그대로 표현하는 등 이전 영화들의 크고 작은 액션들을 오마주 하여 이 영화의 액션들로 편성하였습니다. 물론 <노 웨이 홈>이 오마주한 액션들로만 이뤄져 있는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수많은 빌런들이 본인만의 특색을 뽐내면서 등장한 후 벌이는 전투씬들을 비롯해 자유의 여신상을 배경으로 하여 스파이더맨들이 협공하여 빌런들을 하나씩 격퇴해 나가는 이 영화만의 익숙함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액션들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액션이 매끄럽기 위해서는 액션을 뒷받침하는 CG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이라 할지라도 섬세하거나 정교하지 않은 CG 작업물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 찰나의 순간에 느껴지는 위화감은 절대 무시하지 못하며, 이는 곧이어 보여지는 액션의 몰입에 적지 않은 방해 요소가 됩니다. 이때 <노 웨이 홈>은 단순히 어색한 정도를 넘어 정말 실망스러운 엉망진창인 수준의 CG가 한두 번도 아니고 수없이 등장합니다. 아무리 서사, 핍진성, 오마주 등의 구성이 좋을지라도 이 영화의 근본은 액션에 있습니다. 그 근본을 제대로 신경 쓰지는 못할망정 저품질 수준의 끔찍한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선 좋은 평가를 다 깎아먹게 만듭니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20년을 아우르는 모든 스파이더맨 실사영화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품인데도 작품의 퀄리티를 신경 쓰지 않았다는 부분이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불러일으킬 지경입니다. 한 가지 단적인 예를 들자면 위 단락에서 언급했던, 이 영화의 피날레격 액션인 자유의 여신상 액션 시퀀스의 배경은 어두컴컴한 밤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빌런 일렉트로의 특징상 어두운 배경이 필요함을 감안하더라도 어색하고 성의 없는 CG를 조금이라도 감추기 위한 얄팍한 처세 목적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액션도 오마주 하면 뭐 하나, 그 액션의 품질이 저품질인 것을
MCU의 고질적인 CG 문제가 만들어낸 최악의 결과물
마지막으로 본문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언급하고 싶었던 내용들에 대해 짧게 짚고 이번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윌렘 대포의 그린 고블린은 19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소름 끼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얼굴이 가면에 가려져 있던 <스파이더맨 1>과 달리 <노 웨이 홈>에서 맨얼굴에 담겨 있는 광기를 직접 직면하니 더 공포스러웠고 강렬했습니다. 두 번째로, 샘스파와 어스파의 테마들을 적절하게 편곡함으로써 그 당시의 영화에 담겨있던 분위기를 훌륭하게 가져온 마이클 지아키노의 노고가 정말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세세한 설정 오류와 함께 빌런들의 비중 분배가 아쉬웠습니다. 물론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다는 측면이 있지만 조금이라도 활약하는 부분을 보여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끝내 사라지지 않습니다.
장장 20년에 걸친 스파이더맨 사가의 마무리 격인 작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완벽한 영화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근본에서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조그마한 핸드폰 화면에서도 이렇게 심하게 체감되었는데 IMAX와 같은 대형 스크린에서는 얼마나 더 눈에 띄었을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부분들이 정말 좋았기에 스파이더맨 사가의 마지막 작품을 IMAX로 접하지 못했다는 점이 정말 아쉽습니다. 여러분들은 <노 웨이 홈>이 어떠셨나요? :)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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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덩어리로 파헤친 가족의 양면성
종종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 소재라서 그런지, 몰입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완성도가 훌륭하다 할 순 없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은 시청자들이 중도하차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기엔 괜찮은 작품이다.
'선산'은 교수 임용을 앞둔 윤서하(김현주)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년 전 이맘때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선보였던 이야기꾼 연상호 감독이 기획 및 각본을 맡았고, 연상호 감독 밑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했던 민홍남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방법', '괴이', '지옥' 등 한국형 오컬트로 두각을 드러냈듯, '선산' 또한 초반부에는 무속신앙을 앞세워 오컬트 뉘앙스를 풀풀 풍기며 보는 이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여기에 미스터리함을 몇 스푼 추가하며 분위기를 확실하게 조성했다. 윤서하 주변인들이 괴이하게 죽어나가고, 접신한 것인지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는 이복동생(김영호)의 존재, 그리고 피칠갑이 된 윤서하 집 현관문이 그랬다.
하지만 오컬트는 '선산'의 포장지에 불과했고, 포장지를 벗겨낸 뒤 드러난 진짜 알맹이는 '가족'이다. 인간이 세상으로 태어나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회'가 가족인데, 평소에는 안정적이지만 상속 등으로 인해 갈등과 분쟁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 가족의 양면성과 상반된 모습을 본격 풀어낸다.
주인공인 윤서하는 유년시절부터 불안정한 가족 구조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가족'에 대해 끊임없이 갈구해 왔던 인물이다. 남편 양재석(박성훈)의 부도덕한 일을 알면서 감내했던 것도, 생전 처음 보는 이복동생과 상속 분할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음에도 그를 끝까지 밀어내지 못했던 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듯했다.
이와 맞물려 이복동생 김영호의 가족사, 윤서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을 쫓는 형사 최성준(박희순)의 가족사까지 연이어 뻗어 나오면서 가족 이야기를 강화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연상호 감독은 장르를 불문하고 '가족'을 이야기 주제로 삼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잘 모르는 '가깝고도 먼 가족' 이야기를 전달한다.
주제의식은 분명하나, 초중반에 비해 후반부에 다소 힘이 부치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선산을 포기하지 않으면 화를 입을 거라는 김영호의 기행이 반복될수록 호기심보다는 질리는 느낌이 강했고, 후반부 반전 카드로 숨겨둔 '금기' 패를 꺼내 보이는 방식을 등장인물의 구전으로 흘려 맥이 풀린다.
뒷심이 부족한데도 완주할 수 있었던 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과 여러 인물들의 숨은 사연, 자연스레 이어지는 메시지까지 세련되진 않아도 우직하게 틀을 잘 유지하면서 전개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생동감 있게 불어넣는 배우들의 연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중 극 전체를 잡아끌고 가는 김현주의 존재감은 믿음직스럽고, 특별출연이긴 하나 초반부 몰입도를 끌어올린 박성훈도 인상 깊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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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OTT 종료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0월의 첫째 주, 모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한 달이 시작되면, 새롭게 공개되는 콘텐츠에 대한 설레임도 가득하지만,
떠나보내야 하는 콘텐츠들도 많기에 아쉬움이 남는데요.
그래서 10월이 지나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넷플릭스와 왓챠의 종료 예정작을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다들 놓치지 마시고 원하는 콘텐츠를 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캐빈 인 더 우즈
10.24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숲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친구들은 GPS에도 잡히지 않는 마을을 발견한다.
그들은 짐을 푼 외딴 오두막과 기이한 물건으로 가득 찬 지하실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된다.
cine pick!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0%, IMDB에서 8점 대를 받으며
SNS부터 모든 리뷰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오싹한 공포 영화 한 편 어떠신가요?
매드 맥스
10.31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사회 질서가 무너진 가까운 미래. 폭력과 범죄로 얼룩진 도로를 달리는 정의로운 경찰 맥스.
무법자들의 손에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도 맥스는 멈추지 않는다. 복수에 눈이 멀어 미쳐버릴 때까지.
cine pick!
매드 맥스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이며,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시초 중 하나로 꼽히는 명작이기도 하다.
제작비가 40만 달러였지만,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정도로 히트친 작품이다.
고전 액션, 카체이싱 영화가 궁금하다면 이 영화 추천드립니다!
죠스
10.31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탐욕스러운 거대 백상어가 아미티섬을 위협하는 가운데,
경찰서장과 해양학자, 반백이 된 상어 사냥꾼이 백상어를 잡으러 나선다.
cine pick!
영화 사상 처음으로 흥행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신조어를 탄생 시킨 영화이다.
그 당시 신예 감독이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세계적인 흥행 감독이 된 명작이다.
영화는 안 봤더라도 누구나 아는 <죠스>의 메인 테마곡!
메인 테마곡은 알지만, 아직 <죠스>를 보지 못했더라면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죽어야 사는 여자
10.31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친구이자 앙숙인 두 여자가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여기엔 알려지지 않은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는 것도 곧 깨닫는데.
cine pick!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백 투 더 퓨처> 시리즈를 연출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작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을 정도로 시각적으로 뛰어난 영화이다.
고질라
10.31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가족을 잃은 아버지와 아들. 15년 후 괴생명체 무토의 존재를 알게 된다.
놈이 고치에서 부화해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신호를 들은 고질라 역시 기지개를 켠다.
괴수 대 괴수의 전투. 전 세계가 초토화된다
cine pick!
고지라 시리즈의 50주년 기념작이며, 고지라 시리즈의 두 번째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이다.
소재가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괴수, 판타지, 재난과 같은 소재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리멤버 미
10.05
왓챠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이혼가정의 타일러는 무관심 속에서 성장하던 중 형마저 잃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
충동적으로 끼어든 싸움에 경찰서로 끌려가고, 보석금으로 풀려나지만 분노는 여전하다.
cine pick!
그냥 봤을 때, 결말 보고 나서 다시 한번 봤을 때, 각각의 장면이 다르게 느껴지기에
두 번 보면 좋은 영화이다. 사랑, 가족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치어 댄스
10.05
왓챠 종료 예정작
ⓒ 네이버 영화
synopsis
짝사랑하는 축구 부원을 응원하기 위해 치어 댄스에 도전한 히카리.
연습이 시작되지만 치어 댄스 부는 형편없는 실력으로 인해 학교로부터 해체 통보를 받는다.
cine pick!
누구나 한번 쯤 봤을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각기 다른 매력을 펼친 영화이다.
실제 고등학교 치어 댄스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이며,
따듯한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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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왓챠 추천작 - <판문점 에어컨>
이번 주 추천작은 왓챠 단독 스트리밍 중인 단편영화 <판문점 에어컨>. 왓챠에는 서울독립영화제나 미장센단편영화제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어 좋은 평가를 받은 독립 단편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이 제법 많다. <판문점 에어컨>도 그중 하나로, 꽤 오래전에 봤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꺼내보게 되는 매력이 있는 영화. 2018년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으며, 이태훈 감독이 연출하고 양광운 작가와 각본을 공동 작업했다. 발표된 지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이곳저곳에서 꾸준히 사랑받으며 상영을 이어오고 있는 영화기도 하다.
<판문점 에어컨>은 제목 그대로 판문점에 위치한 에어컨이 고장 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무더운 날씨의 여름 땡볕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최전방의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 세워진 UN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의 에어컨이 고장나고, 이 에어컨을 고치기 위해 수리기사가 출동한다. 문제는 에어컨의 실외기가 북한 쪽에 있다는 것. 수리기사는 난감해하지만, 곧 체념하고 조심스레 북쪽 땅을 밟아 고장 난 실외기를 향해 몸을 기울인다.
이태훈 감독은 미장센단편영화제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S사의 에어컨 실외기가 판문점에 있는 사진을 보고 그 사진 한 장에서부터 온갖 상상의 나래를 뻗어나갔다고 말했는데, '판문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상징성이 있어서인지 몇 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단지 '에어컨 수리'라는 해프닝이 벌어짐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흡입력있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영화의 무대가 된 판문점 T2라는 공간은 단 한 번도 동시에 열린 적이 없어서, 남쪽이 들어가면 북측이 닫아야 하고 북측이 들어오면 남측이 닫아야만 하는 규칙이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이 공간은 '바람'이 통할 일이 전혀 없다는 뜻인데, <판문점 에어컨>은 해프닝이 마무리되는 영화의 마지막에 이 문을 활짝 열어두고 에어컨 바람 그러니까 '인공의 바람'이 필요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 생긴 그대로의 공간으로 열어두어 남북 그리고 남북을 둘러싼 대외적인 관계의 인위성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덥고 답답한 공간은 닫힌 문을 활짝 열면 그만이지만, 그럴 수 없는 공간이 바로 판문점, 그리고 휴전 중인 두 국가의 대치선이다. <판문점 에어컨>은 남북이 끌어안고 있는 아이러니함을 판타지적인 장면들의 중첩으로 소화하는 동시에, 코미디 장르의 단편 영화가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재미 또한 놓치지 않는다. 10년 후에 다시 보아도, 수작이라 느껴질 만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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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영화 VIP 시사회란??
?씨나병의 영화정보? ⠀ ?첫번째 주제? ⠀ 영화 VIP 시사회가 궁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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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낙원의 밤>
《신세계》《마녀》박훈정 감독의
가장 섬세하고 우아한 감성 누아르낙원의 섬, 제주에 어둠이 내린다 《낙원의 밤》
4월 9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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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나는 그루트다 시즌 2> 공식 예고편
나무나무 작고 소중한 초특급 귀요미 히어로 그루트가 왔다? 디즈니+ 오리지널 단편 [나는 그루트다] 새로운 5개의 단편, 9월 6일 단독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