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2-28 12:28:48
눈물없이 보기 힘든 어른과 아이의 관계를 그린 영화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아이와 어른의 관계를 그린 영화들
오늘 추천작들은 혈연관계가 아닌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형성된 어른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을 가지고 왔는데요. 위탁모, 조폭, 엑스맨, 유모 등 혈연이 아니더라도 끈끈한 관계로 형성된 의미가 깊은 영화들 같이 만나보아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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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출 필요가 없는, <로스트 도터>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스트 도터 The Lost Daughte, 2021
미국, 그리스, 드라마, 122분
감독: 매기 질렌할
감출 필요가 없는, <로스트 도터>
<로스트 도터>는 매기 질렌할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자 여성이 여성의 삶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작품이다. 하지만, 여성이 숨기고 싶어 하면서도 분출하고 싶어 하는 감정'을 포착하고 이를 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그들만이 갖고 있는 특수한 상황과 당연하다 여겼던 지침서(가령 모성애라든지, 또 모성애라든지-)를 강제로 품어야 했던, 여성의 심리를 어떠한 생략과 축약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나 페란테 작가가 '잃어버린 사랑'(<로스트 도터>의 원작)을 영화화하는 조건으로 매기 질렌할 감독의 연출을 요구한 건, 이러한 원작의, 나아가 영화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남성이 여성의 언어를 해체해 보여주는 것보다 여성이 여성의 언어를 해체할 필요 없이 쭉 늘여놓는 것이 감정적 동요와 이해를 더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키는 법이니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주는 매력보다, 방법이 갖는 의미를 음미하는 게 <로스트 도터>를 보는 첫 번째 각도다.
출처: 영화 <로스트 도터> 스틸컷(다음)
고요한 해변에 돌연 보트가 침범한다. 이미 해변을 점령한 대가족의 막무가내식 태도도 눈감아줬는데, 자기 집 앞마당에 차를 끌고 들어오듯, 보트를 밀고 들어오다니. 모처럼 그리스로 휴가를 온 레다의 심기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평온한 하루를 모아서 그동안 쌓여있던 피로를 풀고자 했는데, 쉽지 않다. 레다는 그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백색소음으로 생각하며 차분히 휴가를 즐기려 노력한다. 하지만, 자꾸만 시선이 불청객들 사이로 향한다. 니나와 엘레나, 젊은 엄마와 어린 딸이 서로에게 꼭 붙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레다는 격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깊게 묻어놨던 기억이 불쑥 가슴 밖으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니나와 엘레나의 모습과 젊었던 레다와 어린 두 딸(비앙카, 마사)의 이야기는 시도 때도 없이 겹쳐진다. 엘레나가 니나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떼를 쓸 때, 비앙카는 레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엄마의 머리를 때린다. 엘레나가 갑자기 해변에서 사라졌을 땐, 바다에서 마사를 안고 애타게 비앙카를 찾는 (패닉 상태에 빠진) 레다의 모습이 펼쳐진다. 레다는 자꾸만 젊었던 때로 돌아가 두 딸이 자신을 얼마나 힘들고 지치게 했는지 떠올린다. 그럴수록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끝까지 휴가를 휴가답게 보내고자 한다. 과거를 생각하고 싶지도, 또 얽매이고 싶지도 않았던 레다는 고집스럽게 휴가를 즐긴다. 그러나 그녀의 계획은 니나와 엘레나가 눈앞에 나타난 순간, 공중분해됐고 결과적으로 실패한다.
레다는 잠에 빠져있다가 침대를 점령한 매미에 화들짝 놀라고, 해변에서 자리를 바꿔 달라는 캘리(니나의 형님)의 부탁을 거절하고 욕을 먹는다. 그날 저녁엔 누군가가 던진 솔방울에 등을 크게 다치기도 한다. 관리인의 추파를 불편해하면서도 여자로서의 욕망을 참지 못해 벙찐 유혹을 날리고 도망친다. 사라진 엘레나를 잘 찾아주고는 엘레나의 인형을 훔쳐와 아이를 돌보듯 인형을 품고 있기도 한다. 인형을 잃어버린 엘레나가 엄마(니나)와 가족들을 미치게 만드는 걸 보고도 레다는 "찾을 수 있을 거예요"라 말하며 침묵한다. 대체 레다는 왜 이러는 것일까. 휴식을 즐긴다고 해놓고 왜 이리 예민하고 초조해하는 걸까. 나아가 왜 그렇게 자신을 포함한 타인에게 못되게 구는 걸까. 답은 정해져 있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고, <로스트 도터>는 이를 숨기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출처: 영화 <로스트 도터> 스틸컷(다음)
젊은 시절의 레다는 일곱 살 비앙카와 다섯 살 마사를 두고 집을 나갔다. 자신의 진짜 가치를 알아봐 주고, 존재 이유를 본능적으로 일깨워 준 남자에게 주저 없이 뛰어들었다. 불륜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됐다고 정당화하지도 않았다. 그저 즐기고 또 누렸다. 아이들과 통화를 하고 나면 매번 참았던 (속마음을 비집고 나오던) 말들을 쏟아냈다. 정제되지 않은 말은 레다에게 자유로, 해방으로, 망가졌던 나를 다시 원상 복귀하는 방법으로 이어졌다. 그녀에게 불륜은 도덕적인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였다. 그렇기에 두 딸을 버린 일은 나를 온전히 존중해주는 사랑을 위한 일이라 말해도 무방했다. 그리고 니나는 그때의 레다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영화의 두 번째 각도는 니나와 레다가 서로를 끊임없이 의식하는 지점에서 더 눈에 띄고 그리하여 관객이 모성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로스트 도터>는 레다의 과거를 그녀가 스스로 자백하기 전까지 드러내지 않는다. 레다가 끊임없이 과거의 기억에 허우적대는 모습을, 숙소에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등대의 불빛과 바닷바람과 함께 노출한다. 비앙카와 마사를 홀로 키워야 했던 레다가 점차 이성의 끈을 놓을 때마다 현재의 레다에겐 태풍이 불어닥친다. 과거의 정신적 고통이 현재의 신체적 고통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모든 것에 지쳐버린 니나의 눈에서 중년의 레다는 그때의 파편들이 비바람과 함께 몰려오는 걸 느낀다. 그녀는 니나를 이해하고 동정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혐오한다. 현재의 니나와 과거의 자신을 잇는 걸 멈추지 못하는 스스로를 답답해하면서도, 그 짓을 그만두지 않는다. 레다는 두 딸을 버렸던 자신의 선택을 바닷물에 쉽게 흘러보낼 수는 없었다. 이미 쓰인 이야기를 다시 고쳐 쓸 수 없는 것처럼, 레다는 몸에 새긴 선택의 결과들을 지울 수 없었다. 솔방울에 맞은 상처를 굳이 치료하지 않은 점이 대표적이다. 레다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죄다 자신에게서 출발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출처: 영화 <로스트 도터> 스틸컷(다음)
모성애. <로스트 도터>에서 모성애는 감출 필요가 없는 이야기다. 너무 많이, 또 빈번하게 여러 인물과 사건, 장치, 나아가 상징으로 쓰이는데, 전부 사실적이고 날카로워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무뎌지기 힘든 화두이기도 하다. 어렵게 임신한 캘리에게 당신도 아이를 낳아보면 알 거라는 마치 저주와 같은 말을 내뱉는 레다부터 레다 자신과 현재 미치기 일보 직전인 니나, 레다가 엄마에게 받았던 인형(미나), 엘레나의 인형, 솔방울, 인형 속에 든 지렁이, 끊기지 않은 과일 껍질까지 영화에서 모성애는 다양한 형태로 속을 내보인다. 엘레나가 인형을 끝까지 잊지 못하는 이유는 자식을 향한 맹목적이고 헌신적인 엄마의 사랑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비앙카가 레다에게 과일 껍질로 뱀을 만들어 달라 조르는 행위와도 일치한다.
작품 세계에서 등장하는 모든 것이 '모성애'로 연결됨에도 불구하고, 우린 모성애를 인간의 본능이라 선뜻 말하기 어렵다. <로스트 도터>가 말하는 모성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확인받을 수 없는 것이다. 간단하게 영화가 품은 모성애일 뿐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건, 현실 속 모성애도 같은 껍데기와 내용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선천적이고 즉각적으로 인지되는 인간의 습성 중 모성애는 무엇일까. 차곡차곡 쌓여가는 감정이나 규칙들의 합인가? 처음부터 생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인가? 모성은 여성에게 어떤 자기 확신과 자기만족을 주는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레다의 말처럼,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마음이다. 알 수 없지만,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 알아도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레다에게 모성은 자기 발목을 잡는 사랑이 되었을까.
모성과 '나'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 레다가 끝내 어린 두 딸을 두고 집을 나간 건, '나는 늘 나인가'란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스트 도터>가 지속적으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레다의 얼굴에 집중하는 것 또한 물음에 대한 일종의 해석본(세 번째 각도)이다. 복잡 미묘한 니나의 표정과 모성에 확신하는 캘리의 태도까지 여성에게 모성은 '나'를 만드는 하나의 요소다. 또한 모성은 일방적인 표현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가 서로에게서 주고받는 표현으로 작동된다. 정석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요소란 건 분명하지만, <로스트 도터>는 모성이 여성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 가를 조명한다. 모든 엄마가 모성을 똑같은 각도와 동일한 태도로 인지하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부 개인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모성을 뒤틀거나 자신만의 모양을 찾는다. 그리하여 모성은 경험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고, 경험했다고 해도 오롯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채울 수 없다.
출처: 영화 <로스트 도터> 스틸컷(다음)
따라서 "절 나쁘게 생각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부탁하면서 "지나가긴 해요?"라 묻는 니나의 말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다. 여러 갈래로 퍼져나가 상반된 시각을 제시한다. 레다가 자신을 이기적인 엄마라고 소개하고, 니나에게 훔친 인형을 돌려주며 "난 비뚤어진 엄마니까요"라며 자조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레다는 니나를 함부로 나쁘게 판단할 수 없다. 자기 자신조차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뚤어지고 이기적인 엄마라 말하지만, 그녀는 그때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자식을 끔찍한 부담이라 말하던 레다는, 본인의 판단으로 선을 넘었고, 그 결과 허울뿐인 자유를 얻었다.
여성에게 모성이 들어오는 순간, 엄마란 존재가 불쑥 튀어나와 존재감을 발휘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기치 못한 사건도, 좋지 않은 징조도 아닌 자식을 낳은 여성이라면 반드시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미 엄마의 자식이었을 내가 느끼는 불변의 것이다. 레다는 엄마의 존재를 처음부터 부정했다. 그녀에게 엄마는 엄마의 의무를 저버린 여성이었다. 따라서 두 딸에게만큼은 좋은 엄마가 되겠다 다짐했고, 잠시 동안 그녀는 '나'를 제외하고 '엄마'가 됐다. 엄마가 '나'를 이루는 수많은 자아 중 하나임을 인식하지 못했다. 결국 현실에 치이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검열했고, 그 힘마저 빠져나가자 질식할 것 같다며, 엄마이길 포기했다. 엄마로 일할 능력이 되지 않아 그만두겠다는 듯이 말이다.
마치 엄마가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인 듯이.
<로스트 도터>가 말하는 모성애는 다양하다. 레다는 모성을 한때 악으로 설정했다. 다른 것은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지만, 모성은 그럴 수 없는 범주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본 니나는 레다의 모성을 모성이라 부르지 않는다. 범죄이자 태만이었다. 딸의 인형을 일부러 훔쳤다는 레다를 보며, 순간 니나는 그녀에게 이해받기를 거부한다. 왜? 니나의 모성은 다른 지점에 있다. 그렇다면, 니나의 모성은 켈리가 가진 모성과 같은가. 아니다. 그들의 모성은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이 없다. 각자의 모성이 남기는 진득한 진액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출처: 영화 <로스트 도터> 스틸컷(다음)
각도를 세우고 끝을 달리던 영화는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모성으로 여성을 이해할 수 있는가? 아니다. 하지만, 여성만큼 모성을 이해할 존재는 없다.
(남성들의 역할이 크지 않아도 충분히 영화가 풍성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작품은 여성에게 놓인 현실과 그들의 입장, 그리고 그들이 분출하는 감정에 주목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인간이 괴로운 이유는 자신이 선택한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짓을 하고, 어떤 말을 해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책임을 지고 나서는 또 어떤가. 잊을 수 있는가? 잊을 수 있었다면, 레다는 해변에서 니나와 엘레나를 보고도 인자한 미소를 흘리고 말았을 것이다. 니나가 들고 있던 긴 핀에 찔릴 일도 없었겠지. 그리스를 떠나지 못하고 해변 자갈밭에 쓰러지는 레다의 뒷모습. 관객은 레다가 흘리는 피를 보며 그녀가 선택한 모성애의 결말을 봤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레다는 그런 상흔을 갖고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두 딸의 엄마로 살았고, 앞으로도 살 예정이다.
레다는 스스로 긴 형벌을 준 셈이다.
마치 끊어지지 않게 깎은 과일 껍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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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고통을 낳지 않기 위한 아들과 아버지의 선택.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주제를 무겁고 잔잔하게 잘 풀어낸 <나를 죽여줘>는 원작 연극 <킬 미 나우>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개봉 전부터 전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 10월 1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완전하지 않은 다섯 사람을 중심으로 그들의 감정을 솔직하고 또 섬세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 보통의 삶을 바랐던 아들과 그를 마주 보는 아버지의 시선을 통해 전개되어 어떤 결말로 마무리될지 상상할 수도 조차 없다. 섬세한 연출과 묵직한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흡인력 있는 영화 '나를 죽여줘'를 소개하려 한다. 과연 연극을 어떻게 영화에 풀어냈을까.
지체 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민석은 현재의 사춘기를 겪으며 혼란스럽기만 하다. 현재에게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성에 대한 호기심과 독립이라는 두 단어가 현재에게도 자연스럽게 찾아온 것이다. 그렇게 낯선 현재의 성장은 갈등으로 이어져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과 멀어지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리고 현재를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이 무엇일지 생각하던 민석은 여러 갈래의 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하지만 인생은 예기치 못한 상황의 연속이라 했던가. 어느 날, 민석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죽는 것과 다름없는 고통 속에 갇힌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게 더 많아지는 순간이 민석에게도 닥쳐오게 된 것이다.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괴롭고 더욱 몽롱해지며 예민해져 가는 자신의 모습에 민석은 현재에게 독립을 권하고 독립을 원하던 현재는 아빠의 곁에 머물기로 한다. 그뿐만 아니라 동생 하영과 현재를 돕는 활동보조인 기철 그리고 민석의 오랜 연인인 수원까지 모두 모여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게 된다. 짧지만 매우 강렬한 따뜻함이 마지막과 맞닿으며 묵직하게 다가온다. 함께 할 수 없는 날이 가까워지며 자신의 생을 결정할 중요한 선택을 앞두며 큰 혼란에 빠진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민석은 현재를 낳음으로써 또 다른 테두리 안에 들어가게 된다. 낳은 순간부터 새장에 갇힌 건 단연 현재뿐만이 아니었다. 민석을 비롯한 사람들이 그 새장에 갇히며 기존의 삶을 밖에 두고 새장 안에 들어와야만 했다. 감출 수 없는 상처와 어떤 결핍은 완벽하지 않은 우리의 모습과 참 닮아있었지만 이 삶을 영유하는 방식이 조금은 달랐다. 그리고 그 선택에 관한 질문에 뚜렷한 대답을 건네 주지는 않지만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건네준다. 자신의 생을 결정할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슨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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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마음으로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태어나길 잘했어 시사회에 참석했습니다!
지금까지 세자매, 축복의 집 등등 여러 독립영화들을 봤었는데 대부분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이번에도 제목만 밝은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고 긍정적인 편이어서 가볍게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감독님이 영화에 애정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포스터 뒤에부터 감독님의 손편지를 읽으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 보기 전 무대인사때부터 배우들과 친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 느낌이 영화에도 녹아있었다. (๑・̑◡・̑๑)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의 분위기하고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분위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독립영화만 느낄 수 있는 바이브와 편하게 볼 수 있어서 기분좋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내가 생각하는 독립영화의 감성 그대로여서 좋았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꽤 긴편이라 살짝 늘어지는 부분도 있다. 또한 절정 부분이 약하게 끝나서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가장 재밌었던 장면은 춘희와 주황의 데이트 씬이었다. 서로의 결핍을 보듬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주황과 춘희의 어수룩하지만 솔직한 모습에 나도 같이 어색했다가 설렜다가 했다. 태평소 부는 주황은 뜬금없어서 웃겼음.
기획적으로도 어린 나와 지금의 내가 만나서 '내가 나를' 치유해준다는 설정도 좋았다. 나를 위로해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다. 이 영화의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사실 맞지 않을까. 내가 힘든건 내가 가장 잘 알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다른 사람이 위로해주기보단 나를 통해서 나를 알아가고 치유해간다는 설정이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나를 꼭 안아주고 싶어
주황
<태어나길 잘했어>
평점 6.5 점!
한줄평
나에게 꼬옥 안아주면 돼
-파노라마 이가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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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팀 버튼 감독의 신작 <비틀쥬스 비틀쥬스>가 오는 9월 4일 개봉합니다.
이번 영화는 '비틀쥬스' 시리즈의 36년 만의 후속작으로, 제 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되었습니다.
<비틀쥬스 비틀쥬스>에서는 원작의 주연이었던 마이클 키튼과 위노나 라이더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웬즈데이>의 제나 오르테가가 출연하고, 캐서린 오하라, 윌렘 대포, 모니카 벨루치 등 화려한 캐스팅이 돋보입니다.
비틀쥬스1988
원작 <비틀쥬스>는 1,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7,37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둔 작품으로, 팀 버튼 감독과 마이클 키튼, 위노나 라이더에게 큰 인기를 안겨준 영화입니다. 이번 신작은 한국에서 시리즈 최초로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입니다.
비틀쥬스 비틀쥬스
Beetlejuice Beetlejuice
개요: 코미디, 판타지, 공포 | 미국 | 105분
감독: 팀 버튼
주연: 마이클 키튼, 위노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 제나 오르테가, 모니카 벨루치, 윌렘 대포, 저스틴 서룩스
개봉: 2024.09.04.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유령과 대화하는 영매로 유명세를 타게 된 ‘리디아’와 그런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10대 딸 ‘아스트리드’. 할아버지 ‘찰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족들은 함께 시골 마을에 내려간다. 유령을 보는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아스트리드’는 방황하던 중 함정에 빠져 저세상에 발을 들이게 되고 딸을 구하기 위해 ‘리디아’는 인간을 믿지 않는 저세상 슈퍼스타 ‘비틀쥬스’를 소환한다.
이루지 못한 ‘리디아’와의 결혼을 조건으로 내민 ‘비틀쥬스’. 이번엔 ‘아스트리드’가 ‘비틀쥬스’를 다시 저세상으로 보내야 하는데···. 저세상 슈퍼스타 '비틀쥬스'와 Z세대 반항아 '아스트리드'! 산 자와 죽은 자, 누가 남을 것인가!
안녕, 할부지
My Dearest Fu Bao
개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 한국 | 95분
감독: 심형준, 토마스 고
주연: 푸바오, 아이바오, 러바오, 루이바오, 후이바오, 강철원, 송영관, 이세현
개봉: 2024.09.04.
배급: ㈜바른손이앤에이
줄거리
선물로 찾아온 만남, 예정된 이별 푸바오의 중국 귀환 일정이 결정되고, 사랑하는 이들의 아쉬움이 커져만 간다 마침내 다가온 이별의 순간, 푸바오의 행복을 위해 애써 담담해 보였던 강바오와 송바오 역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헤어질 때를 알기에 매 순간 진심이고 애틋했던 그들 1354일, 그동안의 못다 한 이야기 안녕, 그리고 안녕…
원맨
N THE LAND OF SAINTS AND SINNERS
개요: 액션, 범죄, 스릴러 | 아일랜드 | 106분
감독: 로버트 로렌즈
주연: 리암 니슨, 케리 콘돈
개봉: 2024.09.04.
배급: 이화배컴퍼니㈜
줄거리
전설의 킬러, 그가 다시 돌아온다! 과거를 묻고 은퇴하는 베테랑 청부살인업자. 테러리스트들이 그의 마을에 들이닥친다. 게다가 어린 소녀를 학대하는데… 지킬 것이 생겼다. 정체가 탄로났다. 처음으로 남을 위해 다시 총을 드는데… 그의 분노가 폭발한다!
52헤르츠 고래들
52-Hertz Whales
개요: 드라마 | 일본 | 136분
감독: 나루시마 이즈루
주연: 스기사키 하나, 시소 쥰, 쿠와나 토리, 오노 카린, 미야자와 히오. 카네코 다이치
개봉: 2024.09.04.
배급: 해피송
줄거리
마음의 상처를 숨긴 채 작은 바닷가 마을의 외딴 집에서 살고 있는 ‘키코’. 비 오는 어느 날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어린 소년을 만나게 된다. 목소리를 잃어버린 소년의 SOS를 알아챈 순간, ‘키코’는 그녀의 SOS를 들어준 ‘안고’를 떠올리게 되는데… “딱 한 명 내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52헤르츠 고래들의 희망과 구원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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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을 받아들인 자에게 열리는 다음 라운드
클라우드 (Cloud, 2024)
폭력을 받아들인 자에게 열리는 다음 라운드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스릴러, 액션
러닝타임 : 124분
감독 : 구로사와 기요시
출연 : 스다 마사키, 후루카와 코토네, 오구다이라 다이켄, 오카야마 아마네, 쿠보타 마사타카
개인적인 평점 : 3/ 5
쿠키 영상 : 없음
“하여간 특이해”, “이상한 애네”
한국인들의 사랑이 시작되는 대표적인 시그널로 통하는 말이다. 나도 이렇게 사랑에 빠졌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에.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는 언제나 불분명하고 의아하고 이상하다. 그런데 그래서 다시 찾게 된다. 잠시 헛웃음이 나게 하다가도 금세 진지함을 보이는 그의 영화엔 미묘한 매력이 있다.
<클라우드>는 특히 이런 미묘함과 혼탁함이 빛나는 영화다. 주인공 요시이를 맡은 배우 스다 마사키는 혼탁함과 의아함이라는 애매한 요소들을 매력으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는 몇 수 앞의 감정을 꿰뚫어 보는 듯한 신묘한 연기를 펼치며 영화 곳곳에 느껴지는 결핍을 메꿔내고 마치 솜사탕을 만들 듯 영화의 몸집을 몇 배로 불려내는 저력을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자면 <클라우드>는 아무에게나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스다 마사키를 좋아하는 관객에겐 큰 고민 없이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 요시이는 리셀러다. 그는 낮에는 옷을 깔끔히 세탁하고 다림질하는 세탁 공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엔 구김살이 가득한 불법 리셀러 라텔로 활동한다. 그는 오직 감에 의지해 물건을 사재기하고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며 돈을 번다. 요시이의 물건이 비싸게 팔리는 요행이 반복될 때마다 그의 통장엔 숫자가 늘어나고 동시에 라텔을 향한 증오도 늘어난다.
세탁 공장 일과 리셀러를 병행하던 요시이는 최근에 사재기한 치료기로 크게 돈을 벌고 공장을 그만둔다. 그리고 한적한 호수 근처 저택을 임대한 후 그곳을 사무실 겸 연인 아키코와의 보금자리로 꾸민다. 요시이는 지금보다 더 큰돈을 벌길 바라며 사노라는 직원 한 명을 고용하고 더욱 본격적으로 리셀러 활동을 이어간다.
그 사이 온라인에선 리셀러, 사기꾼 라텔을 혼내주자는 피해자 모임이 생겨나고 누군가는 라텔을 향한 분노를, 누군가는 목적지가 없는 분노를 쏟아내며 하나의 팀을 조직한다. 이들은 라텔을 잡는 게임에 참가한 파티원이 되어 상식을 웃도는 폭력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요시이는 살아남기 위해 이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었던 결단을 내리게 된다.
<클라우드>는 ‘액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감독의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액션 스릴러 장르의 영화로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몽롱한 꿈같은 작품이다. 이게 말이 되나 싶다가도 왜인지 말이 되는 것 같고 이런 놈들이 존재할까 싶은데 또 비슷한 놈들을 어디선가 본 것만 같다. 무지향성의 분노와 폭력, 집착이 범람하는 이 이상한 세계가 어쩐지 낯설지 않아 더 찝찝하고 흥미롭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각자의 이상한 집착을 가진 참가자들이 모인 게임
요시이, 아키코는 돈과 물건에 대한 집착, 사노는 고용주 요시이와 그의 변화에 대한 집착, 괴한 무리는 자신의 분노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다는 착각과 집착을 갖고 있다. 이들은 이런 집착을 충족하기 위해 엉망으로 벌려둔 상황을 대략 ‘보상이 걸린 한 판의 게임’ 정도로 정의하고 합리화하며 곧 죽어도 자신의 폭력과 실수엔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요시이는 이 사달의 시작점인 리셀러 일을 그저 ‘아무리 말이 안 되는 물건이라도 살 사람이 있으면 팔리는 것, 그냥 도둑잡기 게임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괴한들을 자신의 업보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을 비난하고 경멸한다.
다른 곳에서 뺨 맞고 요시이를 잡으러 온 괴한들은 정확한 이유 없이(이 무리에서 요시이에게 제대로 된 사기를 당한 사람은 없다) 요시이를 죽이려는 이 상황을 그냥 모르는 사람들과 벌이는 게릴라 게임 또는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행하는 것이라 여기며 자신들의 폭력을 합리화한다.
이 상황에 끼어든 사노와 아키코는 사심을 채우기 위해 요시이를 새로운 측면으로 이끌거나 그를 이용할 계획을 세우며 함께 게임의 엔딩을 향해 달려간다.
요시이에게 열린 다음 라운드
평화로운 숲속과 어울리지 않는 총성이 이어지는 상황. 총을 든 괴한들과 사노는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눈다. 그런데 사노의 옆에 딱 붙은 요시이는 총을 쏘지 못하고 그저 사노의 뒤를 어색하게 따라다닌다.
요시이는 라텔로 활동하며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긴 했지만 신체적으로 누군가를 해한 적은 없었고 실제로 누굴 죽일 마음도 없었다 요시이는 이 상황에서도 누굴 죽이겠단 마음보다 물건을 챙기는 게 먼저다. 요시이가 1라운드에서 나무 막대기를 깔짝이며 상대를 기절시키고 있는 초보라면 요시이를 제외한 사람들은 다음 라운드에서 칼을 들고 상대를 죽이는 고수라고 할 수 있다. 타카모토는 가족을 죽인 살인범이고 다른 괴한들은 요시이가 숨었던 오두막의 관리인을 죽이고 유기한 동조자다. 사노는 과거를 알 수 없지만 총기를 다루는 어두운 일을 했음이 분명하고 아키코는 돈을 위해 요시이를 죽일 마음이 있다.
사노가 묶여있던 요시이를 풀어주는 순간, 요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순간 사노의 팔을 의지하지만 바로 손을 떼고 “원래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말하며 사노와 한발자국 정도 떨어진다. 그리고 괴한들을 설명할 땐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인생의 패배자라고 말한다. 요시이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이유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괴한, 사노와는 다른 사람임을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자 요시이도 1라운드를 넘어 사노와 다른 이들이 머물고 있는 다음 라운드로 이동한다.
요시이는 사노를 겨누고 있는 토도야마 (이온전자 치료기 사장)를 발견하고 사노를 구하기 위해 총을 쏜다. 사노는 요시이에게 총 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냐며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요시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 대신 타카모토를 잡기 위해 밖으로 달려나갈 때 사노의 속도에 맞춰 함께 달려가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요시이는 결국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폭력을 받아들였고 그는 이제 사노와 같은 선상에 서있다.
마지막까지 함께 상황을 정리한 요시이와 사노는 비현실적인 하늘의 입구로 달려간다. 사노와 함께 새로운 라운드에 진입한 요시이는 이제 자신이 원했던 원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 폭력에 물든 사람과 폭력에 물들지 않은 사람의 삶은 같을 수 없으니까.
비정상적인 폭력성을 쏟아내는 괴한들, 폭력을 부추기던 사노,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고 변한 요시이. 이 들의 모습이 그다지 놀랍고 낯설지 않다는 점이 이 영화가 남기는 가장 큰 찝찝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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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담함과 무관심의 시대에 도시 청춘들의 삶과 사랑
스리랑카 내전을 피해 생판 처음 보는 여인과 소녀를 데리고 가족으로 위장한 채 프랑스에 온 된 타밀 반군의 전사였던 주인공이 거짓으로 꾸려진 가족들을 지키는 또 하나의 전투를 치르는 과정을 담은 2015년 ‘디판’을 통해 68회 칸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올해로 일흔에 접어든 노장 자크 오디아르가 프랑스 차세대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셀린 시아마, 레아 미지위와 함께 작업한 신작 영화 파리, 13구 리뷰입니다. 배경이 되는 다인종 다문화 주거 지역의 이름 ‘Les Olympiades’라는 원제를 사용하는 만큼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을 상징하고, 특히 성적인 면에서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그들을 비춥니다. 무엇보다 흑백이라는 특징은 우리가 떠올리는 파리의 일반적인 이미지에 변화를 꾀하면서도 반대로 어느 대표 도시에도 적용될법한 묘한 현실감을 부여해 현시대를 관통하는 시대극의 형태를 완성시켰다 할 수 있죠. 더불어 이런 시각적 효과와 현대 사람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은 3편의 단편 그래픽 노블을 하나처럼 매끄럽게 연결시켜 충분히 매력적인 플롯을 선사합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영화 파리, 13구 정보
난 연애할 생각 없어
일단 자고 본다는 자유로운 연애 철학의 콜센터 직원 에밀리, 할머니가 물려주신 집에 여자 룸메이트를 구하는 광고를 내지만 이름만 여자인 카미유가 찾아오고 그의 매력에 빠져들어 사랑을 나누고 룸메이트 사이가 됩니다. 그녀는 그와 좀 더 발전된 관계를 원하지만, 그는 그저 파트너라고 선을 그어버리고 이후 같이 일하는 단기 교사를 종종 집으로 데려오기까지 하죠. 결국 그의 새로운 여자친구에게 질투를 느낀 에밀리의 훼방은 그와 다툼으로 이어지고 다른 집으로 이사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지방에서 삼촌과 부동산 일을 하다 30대 늦깎이 법대생이 된 노라, 나이가 많은 그녀를 반겨주는 사람은 없었고 친해지기 위해 금발 가발을 하고 간 개강파티에서는 야동 사이트의 앰버 스위트라는 BJ로 오인받으며 온갖 추파와 소문에 휘둘립니다. 결국 학교 생활이 힘들어질 정도가 된 그녀는 파리에서 일을 알아보던 중 잠시 교사 일을 그만둔 카미유와 함께 부동산에서 일하게 되죠. 그러면서 자신으로 오인되었던 앰버와도 친구처럼 친해지고, 카미유와도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어느 날 중국 부동산 고객이 찾아오며 카미유는 에밀리에게 통역을 부탁하고 이후 그가 지인 교사의 파티에 둘 모두를 초대하게 되면서 상황이 이상해지는데...
예고편│ Trailer
원제 : LES OLYMPIADES, PARIS 13TH DISTRICT│감독 : 자크 오디아르│각본 : 자크 오디아르, 셀린 시아마, 레아 미지위│원작 : 에이드리언 토미네의 그래픽 단편집 Killing and Dying│출연진 : 루시 장, 노에미 메를랑, 마키타 삼바 외 多│장르 : 멜로/로맨스, 드라마│상영 시간 : 105분│개봉일 : 2022년 5월 12일│국가 : 프랑스│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평점 : 관람객 7.48, 네티즌 7.67, 기자·평론가 7.0, 왓챠피디아 3.6, 로튼 토마토 신선도 82% 팝콘 60%, IMDB 7.1, 메타 스코어 76점│수상 내역: 74회 칸 경쟁부문 초청 및 사운트랙상, 57회 시카고 국제(특별언급상), 47회 세비야 유러피안(여우주연상)│시청 가능 서비스 : 현재 극장 상영 중
# 영화 파리, 13구 평점
널 사랑했어 지금도 사랑하고
우리는 젊은 세대들의 데이트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아주 많이 접해왔기에 이런 덧없는 사랑놀이를 그리는 것에 형식적이고 진부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룸메이트 여성을 찾는 중 카미유는 여자 이름만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두 사람과 성인 BJ로 잘못 식별되어 삶이 뒤틀리는 노라가 예상치 못한 우연을 빙자한 오해를 통해 관계가 형성되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대부분의 일상에서 오해라는 부분들을 연속되고 사람들은 그저 그들의 하루의 또 다른 무작위적인 방향이라 생각하기에 다시 연결되고 떨어져 나가기를 반복하며 각각의 관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감독은 이러한 부분에서 문제를 삼기보단 그들을 이해하고 노력하는 시선으로 젊은이들의 성적인 활동을 단편적으로 보며 다음 번 방황이 지금보다 더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임을 그들의 독특한 관계와 일상으로 풀어나갑니다.
충분한 학벌에도 텔레마케팅이나 웨이트리스 같은 일들을 하며 알츠하이머에 걸린 할머니에게는 대리인을 보내고 어머니에겐 거짓 전화를 하는 에밀리, 연애의 감정은 금방 사라진다고 믿는 이기적인 교사 카미유, 30대 법대생의 부푼 꿈이 일순간에 무너진 뒤 원인이라 볼 수 있는 앰버와 뜻밖의 관계로 발전하는 노라까지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를 사용하며 옴니버스 같은 묘한 교집합으로 클리셰 한 부분을 피해 갑니다. 원작의 제목처럼 죽음과 유사한 상징의 이별, 우울, 정체성의 혼란 같은 톤을 유지하면서도 각자의 직업에서 가져오는 13구 지역의 사회적 이미지까지 다양하게 끌고 와 외적인 확장까지 보여주죠. 더불어 솔직하게 전면으로 드러낸 성생활의 이야기와 인물 간의 대화, 흑백이라는 영상미와 감각적인 편집들, 아티스트 RONE의 세련된 오리지널 스코어까지 사랑이 이뤄지고 사라지는 평범해 보이지만 독특한 멜로의 순간을 담아냅니다.
‘걸후드’와 ‘쁘띠 마망’,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같은 흠잡을 데 없는 스토리를 만든 셀린 시아마와 2017년 ‘아바’로 주목받은 레아 미지위, 노장 자크 오디아르가 이루어낸 협업의 결과물입니다. 그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유지한 듯한 캐릭터들의 설정과 이를 연기한 루시 장, 노에미 메를랑, 마키타 삼바는 순간순간의 서로 다른 감정과 생각, 행동들을 훌륭한 앙상블을 선보입니다. 한편으로는 투박하고 뻔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캐릭터와 배우, 스토리의 매력이 잘 어우러진 사랑에 대한 어떤 순수한 마법의 연장선상을 그릴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청춘들의 사랑 또한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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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저링3 - 악마?가 시켰다'보기 전 확인할 공포?의 연대기 - 컨저링 유니버스 정주행?
영화 흥신소 - 알고보면 쓸데없이 재밌는 영화리뷰
워렌부부의 퇴마기인 '컨저링'으로부터 시작된 공포의 세계관을 재미있게 알아보자
컨저링 유니버스
개봉순
컨저링(2013) - 애나벨(2014) - 컨저링2(2016) - 애나벨 인형의 주인(2017) - 더 넌(2018) - 요로나의 저주(2019) - 애나벨 집으로(2019)시대순
더 넌(1952) - 애나벨 인형의 주인(1955) - 애나벨(1967) - 컨저링(1971) - 애나벨 집으로(1972) - 요로나의 저주(1973) - 컨저링2(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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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리뷰/소개]시간이 흘러도 이 영화가 좋은 이유
#집으로#집으로리뷰#추석개봉영화
추석을 맞이하여 재개봉하는 영화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좋은 영화는 좋은 영화인가 봅니다. 여러분의 기억을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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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스케이터 걸> 공식 예고편
[2021년 6월 11일, 넷플릭스 공개]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기분이다.
인도의 시골 마을에 사는 10대 소녀 프레르나에게 처음으로 생긴 꿈.
전국 스케이트보드 챔피언십에 나가고 싶다.
그 길이 매우 험난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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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담스 패밀리 2> 메인 예고편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호러블리 아담스 패밀리에게 닥친 최대 위기.
아이들은 사춘기에 접어들고, 권태로운 가족 분위기에 위기를 느낀
아빠 ‘고메즈’와 엄마 ‘모티시아’는 가족들의 화합을 위해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그랜드 캐니언까지 미국을 가로지르는 가족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어쩐지 태생부터 남달랐던 ‘웬즈데이’의 놀라운 비밀이 밝혀지면서
‘웬즈데이’의 사춘기는 절정에 이르고,
아담스 패밀리의 여행은 점점 더 신나고, 점점 더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