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3-11-27 12:15:40
두 번 다시 봄이 빼앗기지 않기를
영화 '서울의 봄' 리뷰
영화 '서울의 봄'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가 떠올랐다. 일제강점기에 쓰인 저항시로 알려져 있긴 하나, 영화 속 내용에 대입해도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줬다. 시대만 다를 뿐 우리가 빼앗긴 것이 비슷해서였던 것 같다.
'서울의 봄'은 10.26 사태 이후 유신체제가 붕괴되고 찾아온 서울의 봄, 그리고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났던 197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역사가 스포'이기에 이미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고 이 영화가 어떤 스토리인지는 조금만 찾아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궁금했다. 김성수 감독이 실화 바탕으로 제작한 '서울의 봄'을 통해 관객들에 보여주고 싶은 게 무엇일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서울의 봄' 안에서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살린 건 박정희 전 대통령뿐이다. 하지만 당시 사건에 책임 있는 인물들은 이름만 살짝 바꿨을 뿐 그대로 박제한다. 모두가 다 아는 전두광(황정민)의 비주얼이나 육사 동기이자 친구인 노태건(박해준)과의 대화에서 묻어 나오는 대표 어록들이 강렬하게 박힌다.
특히 김성수 감독과 '서울의 봄' 제작진은 전두광을 필두로 한 조직 하나회를 전면에 부각시킨다. 당시 적과 아군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12월 12일 그날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또 엔딩에서 하나회의 단체사진을 박제해 서울의 겨울을 몰고 왔던 장본인이 전두광 한 명만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들은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자축하기 위해 남겼겠으나, 후세의 사람들은 이를 머그샷으로 기억한다.
하나회뿐만 아니라 1979년 12월 12일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또 다른 이들도 조명한다. '별들의 잔치'임에도 장성들의 뒷목 잡게 만드는 무능함, 악몽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싸우려고 했던 이들을 정치색을 넣지 않고 드라이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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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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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름한 펍에서 피어난 연대의 용기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의 특효약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는 것입니다. 집, 카페, 도서관, 기차 안, 공원 벤치, 친구 집...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과 머무르느냐에 따라 감각과 생각은 각기 다르게 작동합니다. 그렇게 모든 공간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자연스러운 믿음이 생겼죠.
'이 영화'의 중심에도 특별한 힘이 있는 한 공간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는 다투고, 분개하고, 배척하다가 결국에는 합일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연대의 물꼬가 열리는 이곳의 이름은 바로 '올드 오크(The Old Oak)'입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나의 올드 오크>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나의 올드 오크>는 2024년 1월 국내 개봉 예정작입니다.
나의 올드 오크
The Old Oak
어느 날, 시리아 난민들이 영국 북부의 작은 마을로 이송되면서 동네의 분위기가 수선스러워집니다. 마을 어귀의 허름한 펍 ‘올드 오크'에 모인 주민들은 이방인에 대한 반발심을 쏟아내고, 주인장 'TJ'는 따뜻한 맘씨에도 손님을 놓칠세라 한 발짝 떨어져서 관망하기를 택합니다. 그러던 중 한 마을 주민에 의해 아끼던 카메라가 망가진 시리아 소녀 '야라'를 만나고, ‘TJ’는 오랫동안 굳게 닫혀있던 가게 뒷방의 문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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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일부 마을 주민들은 동네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들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표출합니다. "망할 외국인", "난민수용소", "거지꼴" 등의 님비(Not In My BackYard) 발언도 서슴지 않습니다. 심지어 '야라'의 가족과 우정을 쌓아가는 'TJ'를 향해 위선적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하죠. 그들의 이러한 적개심은 '올드 오크'에서 마구 터져 나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마을 전체에 남은 공적 공간이라고는 허름한 펍인 '올드 오크'가 유일하거든요.
그들이 내세우는 난민 혐오의 근거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일 공간마저 모조리 없앨 만큼 마을의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방인들로 인해 동네의 집값과 가치가 더 떨어진다는 겁니다. 내 가족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고, 사는 게 퍽퍽한 와중에 누가 누굴 챙기냐는 논리였죠. 실은 그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마저도 무너져가는 가게를 수리할 돈이 없는 처지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주장대로 이곳은 이방인을 받아줄 마땅한 곳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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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배타적으로 굴 수밖에 없다는 마을 주민들의 아우성이 무색하게도, 원주민과 이방인 사이에는 부정할 수 없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마을은 오래전 광부들이 모여 살던 탄광촌이었습니다.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활기를 잃어버린 마을은 서서히 메말라갔고, 사람들이 떠나자 마을의 집값과 가치는 떨어졌습니다. 즉, 원주민(탄광 노동자)과 이방인(전쟁 피해자)은 모두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이미 생명력을 상실한 지 오래인 동네에 등장한 난민들은 그저 문제의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더 손쉬운 약자였던 셈입니다.
광부 노조가 겪은 이전 세대의 아픔에 공감한 '야라'는 원주민과 이방인을 가르지 않고, 마을에 힘을 불어넣을 방법을 제안합니다. 바로 광부 노조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던 '올드 오크'의 닫힌 방을 열고, 시대를 뛰어넘어 약자를 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힘들 때일수록 돕고 살자던 그 시절의 캐치프레이즈 "함께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When you eat together, we stick together)"를 내걸고 말이죠. 함께함으로써 할 수 있게 된다는 희망으로 가득한 '올드 오크'에서 원주민과 이방인은 조금씩 섞여 들어갑니다. 이렇게 이 영화는 편가름보다 중요한 연대와 포용의 힘을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이방인을 헐뜯고 배척하던 장소에서 약자들이 함께하는 커뮤니티가 된 '올드 오크'. 영화는 식사 준비를 위해 아무렇지 않게 '올드 오크'를 드나드는 시리아 사람들 사이에서 왠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끼며 눈치를 보는 마을 주민들을 비춥니다. 포용을 위선으로, 배척을 당위로 여기는 사람들이야말로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유토피아의 이방인이라는 메시지가 느껴졌던 장면이었습니다.
⊙ ⊙ ⊙
나보다 더 약한 사람에게 화살을 겨누는 것을 알량한 위안으로 삼는 사회, 약자가 약자를 더 혐오하는 사회, 서로 돕고 사는 것을 위선으로 치부하는 사회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러한 모습이 이토록 당연해진 건지,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한국 사회의 모습이 겹쳐 보여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올드 오크'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원주민과 이방인의 대립을 그려내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용기, 연대, 저항의 가치를 조명하는 작품, <나의 올드 오크>. 갈림길 하나 없이 오로지 디스토피아로 향하는 길만이 쭉 뻗어 있는 듯한 오늘날, ‘우리’가 될 용기, ‘우리’를 위한 연대,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저항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합니다. 노동자 계급의 이야기를 능숙하게 전하는 켄 로치 감독의 지난 영화들을 감상하며 연말을 보내고, <나의 올드 오크>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위해 용기내고, 연대하며, 저항하는 한 해를 다짐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Summary
영국 북동부의 폐광촌에서 오래된 펍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는 어느 날 마을로 들어선 낯선 버스에서 사진작가가 꿈인 소녀 ‘야라’를 만난다. 마을 주민들은 불쑥 찾아온 ‘야라’네 가족과 다른 사람들을 반기지 않지만 ‘TJ’와 ‘야라’는 ‘올드 오크’에서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 켄 로치
출연 : 데이브 터너, 에블라 마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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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작이 5개 이상인 배우 모아보기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차기작이 다섯 개 이상인 배우를 한번 살펴볼까 하는데요!
벌써 차기작이 다섯 개 이상인 배우에는 과연 누가 있을까요?
그럼,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교환
ⓒ 나무엑터스
차기작 목록
<길복순>
<탈주>
<D.P. 시즌2>
<신인류 전쟁: 부활남>
<기생수: 더 그레이>
차기작 관련 소식
<길복순>
영화 <길복순>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 작품으로 전도연, 설경구, 이솜 배우와 함께 구교환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2021년 12월에 크랭크인했다.
<탈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종필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로 이제훈과 구교환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탈주>는 철책 반대편의, 내일이 있는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임규남과 그를 막아야 하는 보위부 장교 리현상의 목숨을 건 탈주와 추격전을 담았다. 2022년 상반기 크랭크인 예정이다
<신인류 전쟁: 부활남>
<신인류 전쟁: 부활남>은 웹툰 '부활남'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만년 취준생 석환이 죽은 뒤 3일 후, 부활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영화이다. 아직 다른 배역 캐스팅과 관련된 소식은 없다.
안은진
ⓒ 빅보스엔터테인먼트
차기작 목록
<시민 덕희>
<올빼미>
<연인>
<종말의 바보>
<나쁜 엄마>
차기작 관련 소식
<시민 덕희>
영화 <시민 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40대 주부가 온갖 방법을 다 써서 보이스피싱 조직 두목을 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배우 등과 함께 출연한다.
<올빼미>
영화 <올빼미>는 조선 인조시대를 배경으로 청나라에서 돌아온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일을 담은 영화이다. 유해진, 류준열, 박명훈, 안은진, 김성철 배우가 영화에 출연한다.
<종말의 바보>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200일, 눈앞에 예고된 종말을 앞두고 혼란에 빠진 세상과 남은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아인 배우와 안은진이 주연을 맡았다.
신혜선
ⓒ YNK엔터테인먼트
차기작 목록
<그녀가 죽었다>
<타겟>
<용감한 시민>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밀랍인형>
차기작 관련 소식
<그녀가 죽었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SNS 인플루언서 집 안에 몰래 들어간 남자가 그녀의 죽음을 알게 된 후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이다. 신혜선과 변요한 배우가 주연을 맡았으며, 캐스팅이 완료되면 최대한 올해 안에 크랭크인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한다.
<용감한 시민>
영화 <용감한 시민>은 한때 복싱 기대주였지만, 기간제 교사가 된 소시민이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참아야만 하는 불의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신혜선과 이준영 배우가 주연을 맡았고, 올해 4월 5일 크랭크업을했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며 19회차 인생을 살아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이다.
주지훈
ⓒ 에이치앤드
차기작 목록
<사일런스>
<피랍>
<젠틀맨>
<지배종>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
차기작 관련 소식
<사일런스>
영화 <사일런스>는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선균과 주지훈 배우와 함께 김희원, 문성근, 박주현 배우 등이 출연한다.
<젠틀맨>
영화 <젠틀맨>은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로 명을 벗고자 검사 행세까지 하게 된 흥신소 사장 '지현수'와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검사 '김화진'이 악의 축 '권도훈'을 잡기 위해 공조를 벌이는 범죄 오락 영화다. 영화는 작년 12월 5일 크랭크업했다.
<지배종>
<지배종>은 인간의 식탁에서 피 흘리는 고기가 사라진 새로운 ‘인공 배양육의 시대’를 그리는 드라마이다. <비밀의 숲> 시리즈, <라이프>, <그리드> 이수연 작가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다.
이현우
ⓒ 어썸이엔티
차기작 목록
<영웅>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2>
<드림>
<도그데이즈>
<오늘도 사랑스럽개>
차기작 관련 소식
<영웅>
영화 <영웅>은 뮤지컬 영화로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담았다. 이현우 배우는 유동하 역을 맡았다.
<드림>
영화 <드림>은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작품으로 선수 생활 최대 위기에 놓인 축구선수 ‘홍대’와 생전 처음 공을 잡아본 특별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홈리스 월드컵 도전을 그린 유쾌한 드라마를 그린 영화다. 박서준, 이지은(아이유)와 함께 출연한다.
<도그데이즈>
영화 <도그데이즈>는 반려견 덕분에 예기치 않게 엮인 이들의 기분 좋은 인생 반전 스토리를 담은 작품으로 윤여정, 유해진, 다니엘 헤니 등과 함께 출연한다. 영화는 3개월 간의 촬영을 마치고 크랭크업했다.
배두나
ⓒ 샛별당엔터테인먼트
차기작 목록
<바이러스>
<다음 소희>
<리벨 문 1부>
<리벨 문 2부>
<죽이는 이선생>
차기작 관련 소식
<바이러스>
영화 <바이러스>는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진 가운데 바이러스 숙주인 여성과 연구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이다. 배우 김윤석과 함께 주연을 맡았다.
<다음 소희>
영화 <다음 소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고등학생 소희가 겪게 되는 사건과 이에 의문을 품는 형사 유진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장 개봉 전, 여러 영화제에 미리 공개를 하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죽이는 이선생>
드라마 <죽이는 이선생>은 범죄자를 단죄하는 킬러와 그 킬러의 뒤를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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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엑시트 결말 줄거리 등장인물 | 조정석 임윤아 주연
재난 영화 좋아하시나요?!
수많은 재난 영화 중에서도
짠 내가 물씬 풍기는 영화 엑시트가 있습니다.
조정석이라서 더욱더 짠 내 듬뿍 났고,
"따따따 따따 따따따따!"를 배웠던 영화 엑스트
그럼 영화 엑스트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재난, 코미디, 스릴러, 어드벤처, SF, 액션
감독 / 각본 : 이상근
출연진 : 조정석, 임윤아
개봉일 : 2019년 07월 31일
평점 : 8.99
스트리밍 : tvN , NETFLIX, Wavve, Whatch
기획 의도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와
만나게 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등장인물
이용남 | 조정석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산악 동아리 에이스였지만
졸업을 한 지금은 장기간의 백수생활로
누나에게 구박받고 조카에게 무시당하고
철없는 사촌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취준생
정의주 | 임윤아
용남의 동아리 후배이며, 과거 용남의 고백을
받았으나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며 거절했었다.
여담
개봉 전 많은 이들이 B급 감성의 코미디로
여겼으나, 시사회와 개봉 후 관람객 평이
상당히 좋아 킬링타임 용으로 즐기기 좋다.
영화 엑시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들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상당히 좋았다.
2019년 영화를 하나 꼽으라면
엑시트를 선정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과
인기가 대단하여 수상할 수 있는 기록은
싹 쓸어 담았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엑시트 결말
용남(조정석)과 의주(윤아는) 옥상에서
자신을 구출할 줄 알았던 희망이 사라지자
다른 건물로 이동하기 위해 종량제 봉투와
고무장감을 꽁꽁 싸맨 채 다른 건물로 이동한다.
아버지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용남과 의주를
드론으로 확인하며 실시간 중계방송에 내보낸다.
방송을 본 사람들은 각자 드론을 날리며
유독가스가 두 사람에게 못 오게 막아내며
간신히 구조가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윤아와 조정석의 조합 때문인지
짠내의 절정으로 나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가
탄생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절대
잊지 못하는 장면 "따따따! 따따! 따따따따!!!"`
아직 영화 엑시트를 접하지 못했다면
추천드리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습니다~
한줄평 : 위급상황 시 외쳐야 하는 말
따따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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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왓챠에서 볼만한 학교 폭력을 다룬 영화들 BEST 7
넷플릭스 왓챠에서 볼만한 학교 폭력을 다룬 영화들 BEST 7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볼만한 영화시리즈입니다. 요즘 벌어지는 '학교폭력 폭로사태'라는 테마에 맞춰서 '피해자' 관점에서 학교폭력을 다룬 영화들을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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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절의 너 (少年的你·2019)
[줄거리] 빚쟁이 어머니와 떨어져 홀로 대입을 준비하는 고3 천니엔(주동우)와 어린 시절부터 홀로 길거리에서 생활한 샤오베이(이양천새)는 둘 다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사랑을 키워가지만...
<소년 시절의 너>는 20세기 홍콩영화처럼 학원폭력을 과잉된 정서로 전시한다. 과잉된 연출 방식이 노리는 것은 ‘입시제일주의’를 주입하려는 어른들을 정 조준한다. 교육의 목적이 자기 계발이 아니라 지위 상승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어른들은 중국 아이들에게 ‘계층에 대한 욕망’을 주입한다. 그 아이들은 친구를 존중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보다는 자신이 밟고 올라서야 할 ‘경쟁자’로 취급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청소년이 전 세계에서 행복도가 가장 낮은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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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 (The King Of Pigs·2011)
[줄거리] 회사 부도 후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인한 ‘경민(오정세)’은 자신의 분노를 감추고 중학교 동창이었던 ‘종석(양익준)’을 찾아 나선다. 소설가가 되지 못해 자서전 대필작가로 근근히 먹고 사는 종석은 15년 만에 찾아온 경민의 방문에 당황하는데...
소위 ‘일진’, ‘짱’, ‘캡’, ‘학교 통’이 폭력으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돼지의 왕>은 힘 센 학생의 횡포에 침묵으로 동조하는 아이들은 ‘돼지’라고 묘사하며 학교 폭력의 이면에 대한 성찰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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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Bleak Night·2010)
[줄거리] 한 소년이 죽었다. 평소 아들에게 무심했던 소년의 아버지(조성하)는 아들의 갑작스런 공백에 매우 혼란스러워하며 뒤늦은 죄책감과 무력함에, 아들 기태(이제훈)의 죽음을 뒤쫓기 시작한다. 아들의 책상 서랍 안, 소중하게...
10대 소녀보다 더 예민하고 섬세한 소년들의 갈등과 균열을 이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릴 수 있을까? <파수꾼>은 명확한 해답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래 집단 내의 암묵적인 권력관계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예민하고 복잡하다. 단순해보였던 역학관계의 복잡성과 통제불능성을 보여주면서, 견고해보였던 권력구조가 생각보다 허술하고 붕괴되기 쉬움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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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告白·2010)
[줄거리] 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에서 어린 딸 ‘마나미’를 잃은 여교사 ‘유코’(마츠 다카코)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학생들 앞에서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딸을 죽인 사람이 이 교실 안에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고백>은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가해자로 드러나는 학생들은 결국 부모들의 무관심 또는 과도한 관심에 의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학교 폭력'이란 게 결국 기성세대가 떠안아야할 문제라고 확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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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Our Twisted Hero·1992)
[줄거리] 40대의 한병태는 회사를 그만 두고 시작한 지 1년 된 학원 강사다. 사회 속의 권력, 암투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쇄된 학원 공간에서 소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병태에게 어느날 국민학교 동창생인 황영수로부터 최선생(신구)의 부음 소식을 듣는다. 그런 그에게...
"일진"인 엄석대와 그 패거리가 한병태를 "왕따"로 만들고, 복종시킨 다음에는 "빵 셔틀"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은 수십년 전 작품임에도 오늘날 교실 내에서의 폭력의 본질이 무엇인지 매우 정확히 바라보고 있다. 집단따돌림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 스스로가 아니라 결국 어른들과 공권력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한편, 영화는 원작보다 훨씬 더 현대사에 빗대어 어떤 대상을 비판한다. 영화가 비판하려는 대상은, 엄석대 밑에서 부조리에 순응한 자들이 때때로 그 앞잡이 노릇까지 하면서 질서를 수호하려 했던 ‘독재에 순응한 구성원’들이 일말의 반성도 없이 끈 떨어진 권력에 손가락질 하는 군중심리이다. 이때 가장 모자라 보이는 친구 영팔이 ‘니네들도 나쁘다’며 울먹인다. 부조리는 엄석대가 옳지 못함을 알면서도 대항하기를 포기해버렸던 ‘이름 모를 녀석’들에 의해 유지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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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 (Spirit Of Jeet Keun Do - Once Upon A Time In High School·2004)
[줄거리] 1978년 말죽거리의 봄, 현수(권상우)는 강남의 정문고로 전학온다. 정문고는 선생 폭력 외에도 학생들간 세력다툼으로 악명높은 문제학교. 이소룡 열혈팬이라는 이유로 금새 죽고 못사는 친구가 된 모범생 현수와 학교짱 우식(이정진). 하교길 버스안에서 올리비아 핫세를 꼭 닮은...
<말죽거리 잔혹사>는 <비트>나 <친구>처럼 남학생들의 폭력세계를 다뤘지만, 사내들의 의리와 우정을 찬양하는 영화가 아니다. 내적으로는 영웅(역할모델)이 필요한 십대 사고방식을 탐구한다. 청소년기에 유독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기 때문이다.
외연은 어떠한가? 독재 체제는 모든 국민들이 독재자 개인을 위해 움직여주기를 바라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자기 자신을 위해 행동한다. 권력에 저항하는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불합리와 불의가 횡행한다. 교실 내의 권력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은 비겁한 어른들을 닮아가거나 폭력에 호소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학교 X까라 그래!”라는 대사가 유달리 사이다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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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映画 聲の形·2016)
[줄거리] 초등학생 시절 그 애를 정말 많이도 괴롭혔다. 청각 장애가 있던 그 여자애는 늘 웃기만 했지. 그때의 잘못을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용서받을 자격 따윈 없겠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사과할게. 너무 늦지 않았다면...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할까? 관객들은 가해자 이시다의 사과를 지켜보면서 타인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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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 돈으로 엮일 때
극장에서 <멋진 하루>(2008)를 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돈으로 엮이는 사랑 이야기가 많이 나오겠구나.’ 헤어진 남자 친구 병운(하정우)에게 떼인 350만 원을 받기 위해 그와 오롯이 하루를 함께 하는 희수(전도연)를 마주했을 때 (영화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현실 속 사랑은 그리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이 과정을 통해 비로소 과거의 자신에서 벗어나는 희수의 해방을 보기는 했지만, 그 연결고리가 ‘돈’이라는 건 한편으로 씁쓸했다. <은빛살구>를 봤을 때, 17년 전 느꼈던 이유 모를 씁쓸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청약이 당첨되어도 걱정이다. 일생일대 결혼을 앞두고 최고의 행운을 얻은 정서(나애진)는 계약금 마련을 위해 엄마 미영(박현숙)을 찾아가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대신 미영은 과거 이혼한 아빠 영주(안석환)가 직접 쓴 차용증이 붙어 있는 색소폰을 건넨다. 하는 수 없이 떼인 돈을 받기 위해 고향 동해에 간 정서는 아빠와 아빠의 가족과 조우한다. 그곳에서 떼인 돈을 받기 위해 노력하던 중 이복동생 정해(김진영)와 유대하고, 예비 신랑인 봉성(박경현)을 동해로 불러들인다.
<은빛살구>는 보통의 가족영화와는 다르다. 콩가루 집안을 그리거나(<고령화 가족>) 누구나 알고 있지만, 외면했던 가족의 내홍을 들춰내거나(<장손>) 하는 다수의 가족 영화와 그 궤를 달리한다. 이 작품은 온전히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의 신세를 져야 하는 청년 세대의 현 상황을 소개하면서 혈연이 아닌 돈으로 엮인 가족이란 공동체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정서가 부모의 이혼 후 고향인 동해를 찾아간 건 오로지 아버지에게 떼인 돈을 받기 위해서다. 이 낯선 조우에 딸도 아빠도 그리고 아빠의 새 식구도 불편하기 짝이 없을 터. 오랜만에 딸을 본 아빠는 혈육임에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애증의 관계에 놓은 이들이라도 가족이라 하기엔 냉기가 철철 흐른다.딸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아버지는 그 돈을 맨 입으로 주지 않기 위해 본의 아니게 날을 세운다. 정서를 괴롭히는 건 아버지만이 아니다. 정해 또한 이복 언니인 정서를 통해 자신의 대학 등록금을 미리 받아내려 하고, 봉성도 청약 아파트를 얻기 위해 알게 모르게 정서를 압박한다. 정서의 엄마 또한 딸을 시켜 돈을 받아오게 시켰으니, 뭐 이 집안은 피가 아닌 돈으로 엮인 게 맞다.
물론, 정해와 친자매처럼 지내고, 봉성이 동해로 내려와 아버지에게 눈도장을 찍으려 노력하고, 가까운 관광지로 가족 여행을 가는 등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을 겪는 정서는 잠시나마 아버지로 인해 겪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과거의 순간을 잊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가족들의 안위보다 자신의 욕망에만 한없이 투명한 아버지의 냄새를 맡는다. 가까이하기도 싫은 그 냄새를 말이다.
극 중 떼인 돈 받아내기 프로젝트는 결국, 아버지, 가족 관계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고, 아직도 옭아매진 그 혈연이란 족쇄를 끊으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특히 이 부분에서 영화는 가족을 뛰어넘어 사회 제도로서 그 영역을 확장, 정서를 통해 돈과 평온한 삶을 위해 불온한 일을 넘길 것인지, 아니면 힘든 상황에 놓일지언정 떳떳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결단을 내린다. 매번 아버지(또는 가족)에게 흡혈 당한 정서가 도리어 흡혈하는 대상으로 역전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통쾌함과 시원함을 안긴다. 후반부 자신은 아버지처럼 냄새를 풍겨가며 안온한 삶을 살아가기 싫다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정서의 모습은 임팩트 있게 다가온다.
가족이란 보편적인 주제를 ‘돈’이란 소재와 결부시켜 표현하려는 의도는 새로움을 전한다. 하지만 그 새로움이 도리어 영화를 낯설게 받아들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는데, 특히 가족이나 사회에서 정해진 제도를 타파하는 것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상쇄하는 건 배우들의 힘이다. 극을 이끌어 가는 나애진은 불안함으로 점철된 정서를 입체감 있게 그려내는데, 아버지와 가족, 세상을 모두 못마땅하게 여기는 반골 기질과 서늘한 표정이 압권이다. 왜 이 작품으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배우상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이에 버금가는 안석환의 연기는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묘한 매력으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호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싸늘한 시선으로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착하게 살면 맛이 없지. 건강해라” 정서와 기차역에서 헤어질 때 내뱉는 이 대사는 꼭 눈여겨보길 바란다.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첫 장편을 내놓은 장만민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서울에서 바쁘게 살아가던 정서가 우연히 꺼낸 가족사진에 묻은 먼지를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는 마음에 대해 관객분들도 같이 상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영화를 설명했다. 사랑보다 돈으로 엮인 이 가족사, 그리고 이 관계를 타파해 가며 진정한 해방일지를 적어 내려간 정서를 보면서 다시 한번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길 바란다. 그 먼지의 맛이 볼품없어도.
사진 제공: ㈜마노엔터테인먼트
평점: 3.5 / 5.0
한줄평: 가족의 목덜미를 물어야 비로소 가능한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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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은 여운을 남기는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들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눈 깜짝할 새에 또 한 주가 빠르게 지나가고 어느덧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번 주말은 모두 어떻게 보낼 계획이신가요? 여러분의 고민을 줄여드리기 위해 씨네랩은 오늘도 재미있는 영화추천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미국의 천재적인 영화감독이자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Charlie Kaufman)의 작품들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카우프만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유명인의 머릿속에 들어가는 통로를 발견하기도 하고(존 말코비치 되기), 세상 사람들 모두의 목소리가 똑같이 들려 괴로워하거나(아노말리사), 이별의 고통 때문에 기억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기도 합니다(이터널 선샤인). 카우프만의 매력은 인간의 다양한 욕망과 그로부터 비롯된 자아의 분열을 그만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것인데요, 기괴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카우프만의 작품세계에 한번 빠져들고 나면 좀처럼 헤어 나오기 어려우실 거랍니다.
찰리 카우프만은 누구?
ⓒ FILMMAGIC
먼저 찰리 카우프만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카우프만은 원래 1990년대 초부터 후반까지 TV 코미디 시리즈와 시트콤 시리즈의 작가로 활동하다가, 1999년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각본을 쓰며 전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창작자로 떠올랐습니다. 해당 작품으로 그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뒤이어 <어댑테이션>, <이터널 선샤인> 등의 각본 작업으로 꾸준히 사랑받던 카우프만은 2007년 <시네도키, 뉴욕>을 통해 드디어 감독으로 데뷔하는데요, 안타깝게도 비평가들의 극과 극을 달리는 상반된 평가, 열악한 극장 성적으로 인해 이후 영화 제작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쓰는 족족이 제작에 실패하는 고배를 마시던 카우프만은 감독 데뷔 8년 만인 2015년, 듀크 존슨과 함께 애니메이션 영화 <아노말리사>를 공동 연출하는 데 성공해 해당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장편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후 카우프만은 2020년 장편소설 <Antkind>를 출간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를 통해 다시 한번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었습니다.
올해 1월 카우프만은 삼성이 기획한 'Filmed #withGalaxy'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을 활용해 촬영한 단편영화 <자칼과 반딧불이>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영화와 관련된 한 인터뷰에서 차기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라이언 고슬링을 염두에 두고 쓴 각본이 있으며, 라이언 고슬링이 실제로 제작 및 출연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이 무사히 성사되어 두 사람의 협업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영화팬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없겠네요 :)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들
존 말코비치 되기(1999)
Being John Malkovich
ⓒ Microsoft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존 쿠삭, 카메론 디아즈, 캐서린 키너, 존 말코비치 등
장르: 판타지, 코미디
러닝타임: 112분
불경기에 부르는 곳이 없는 인형술사 크레이그. 생계는 아내 로테에게 맡긴 채 거리에서 인형극을 하다가 행인에게 얻어맞는다. 절망에 빠져 새 일을 찾기로 한 크레이그는 어느 날 주특기인 손놀림으로 '레스터 회사'에 서류정리 사원으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회사는 뉴욕시의 한 빌딩인데 7과 1/2층(7층과 8층) 사이에 사무실이 위치하는 기괴한 곳이다. 첫날부터 동료 여직원 맥신에게 반하지만 그녀는 냉담하고, 낙심한 그는 어느 날 서류를 정리하다 사무실의 캐비닛 뒤에 숨겨진 문을 발견한다. 문을 열고 작은 통로 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어둡고 습기 찬 터널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은 바로 배우 '존 말코비치'의 뇌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다!
15분 동안 존 말코비치의 뇌 속에 머물 수 있고, 그의 감각을 모두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크레이그가 이 사실을 로테와 멕신에게 알리자 맥신은 통로를 이용해 돈을 벌려하고, 로테는 통로에 직접 들어가 해방감을 느낀다. 얼마 뒤 맥신이 말코비치를 유혹하러 갔다가 그 안의 로테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게 된 크레이그는 질투에 사로잡혀 로테를 집에 감금하고 말코비치 속으로 들어간다. 한편, 말코비치는 이상함을 느끼고 맥신의 뒤를 밟았다가 사람들이 돈을 내고 통로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분노하지만, 곧 머릿속을 점령한 크레이그에게 조종당하고 마는데...
자아의 성질과 영혼의 실존 말이야,
내가 과연 나일까? 말코비치가 말코비치일까?....
이 관문이 얼마나 골치 아픈 형이상학적 문제인지 모르겠어?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는 영화 <그녀>로도 유명한 스파이크 존즈가 연출, 찰리 카우프만이 각본을 쓴 1999년도 영화입니다. 인형을 조종하는 남자가 우연히 배우 존 말코비치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 판타지로, 이루지 못한 꿈과 욕망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려는 남자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카우프만이 시나리오를 완성했을 당시에 할리우드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내용은 기발하지만 영화로 만들기 어렵다'라며 제작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에게 시나리오가 닿았고, 코폴라가 자신의 사위였던 스파이크 존즈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며 두 사람의 협업이 시작되게 되었다네요. 두 사람은 이 영화로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독특한 카메라 워킹 또한 이 영화의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현실의 인물들을 비출 때 일반적인 눈높이로 고정되어 있던 카메라가 주인공들이 말코비치의 몸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핸드헬드를 활용한 1인칭 시점 숏으로 바뀌어 관객들 역시 말코비치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어댑테이션(2002)
Adaptation.
ⓒ 네이버 영화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메릴 스트립, 크리스 쿠퍼, 틸다 스윈튼 등
장르: 드라마, 코미디
러닝타임: 114분
<존 말코비치 되기>로 명성을 얻은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은 괴짜 난초 수집가 존 라로쉬(크리스 쿠퍼)에 관한 저널리스트 수잔 올리안(메릴 스트립)의 논픽션 책 <난초도둑>을 각색하라는 주문을 받는다. 소심하고 사색적인 찰리는 각색이 풀리지 않자 신경쇠약을 일으키는데, 찰리의 경박한 쌍둥이 동생 도날드(니콜라스 케이지 1인 2역)는 시나리오 강좌에서 배운 상업영화 공식에 맞춰 써낸 스릴러 각본이 비싼 돈에 팔리는 쾌거를 올린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찰리는 경멸해 온 시나리오 강좌를 청강하고 원작자가 숨긴 진실을 찾기 위해 올리안과 라로쉬의 뒤를 밟는다.
머리카락을 자르자. 머리칼이 많은 척 남들을 속이면 안 돼...
비참하잖아. 그냥 자신감을 갖자. 여자들도 그런 거 좋아하지.
남자도 매력이 필요해. 살아 있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할 거 같아.
호르몬 때문인가. 그럴지도 몰라.
호르몬 불균형하거나 뇌에 문제가 있어서 불안이 생기는 거지.
치료받아야 해. 그런데 못생긴 건 어떻게 하지.
그건 치료도 안 될 텐데...<어댑테이션>은 <존 말코비치 되기>에 이어 스파이크 존즈와 찰리 카우프만이 다시 한번 손을 잡은 영화입니다. 수잔 올린의 소설 <난초도둑>을 각색한 작품으로, 찰리 카우프만은 이 작품을 통해 허구의 인물이자 자신과 똑같이 <존 말코비치 되기>로 명성을 얻은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가 책 <난초도둑>의 각색 작업 중 고뇌에 빠져 상상과 일상이 혼합되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내용이 모두 허구일까요?
찰리 카우프만이라는 각본가는 실재하고, <난초도둑>도 실재합니다. 게다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책의 원작자인 '수잔 올린', 난초 수집가 '존 라로쉬' 모두 실제 인물이죠. 그러나 영화 속 찰리 카우프만이 상상하고 쓴 것처럼 수잔과 존은 내연 관계였던 적이 없으며 카우프만의 쌍둥이 형제 도날드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이렇듯 영화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강박에 시달리는 찰리를 중심으로 진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창작의 고통 속에서 분열하는 시나리오 작가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문학 작품 원작의 영화를 떠올렸을 때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의 독특한 접근이죠. 실제로 원작자 수잔 올린은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고 전하면서도 '삶과 집착'이라는 책의 주제에 충실함과 동시에 갈망, 실망과 같이 더욱 미묘한 부분들에 대한 통찰을 담은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해요.
영화 <어댑테이션>과 책 <난초도둑>에 등장하는 '유령 난초'는 정서경 작가가 쓴 한국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도 등장합니다. 너무나 다른 성격의 작품들이지만 인간의 욕망과 개인의 파멸, 성공, 갈등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할 지도 모르겠네요. 함께 감상하며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터널 선샤인(2005)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 네이버 영화
감독: 미셸 공드리
출연: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등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SF
러닝타임: 107분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요?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제발 이 기억만큼은 남겨 주세요,
이것만큼은...<이터널 선샤인>은 만드는 영화마다 환상적이고 독특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미셸 공드리와 찰리 카우프만이 협업한 두 번째 작품입니다. 미셸 공드리 감독은 뮤직비디오와 광고 연출로 먼저 주목을 받은 뒤 영화 <휴먼 네이처>로 영화감독 데뷔를 했는데요, <휴먼 네이처>가 찰리 카우프만과의 첫 번째 협업 프로젝트였으나 그리 좋은 평을 듣지 못했고, 두 번째로 함께한 작품인 <이터널 선샤인>이 두 사람 모두의 커리어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흥행과 비평 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고,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공드리와 카우프만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제목인 '이터널 선샤인'은 영화에서 나오듯 알렉산더 포프의 시 'Eloisa to Abelard'의 한 구절인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무구한 마음의 영원한 햇빛)'에서 인용했다고 해요. 주연 배우로는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했으며 전체적인 줄거리는 헤어진 뒤 서로의 기억을 삭제하지만 결국 또다시 사랑에 빠지고 마는 연인의 이야기입니다. 괴롭게 만드는 기억으로부터 도망치는 것, 망각하는 것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사랑에 관해서,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에 대해서 찰리 카우프만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터널 선샤인>의 주인공 조엘은 연인이었던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던 중 결국 참지 못하고 제발 멈춰 달라고 애원하죠. 영화는 헤어진 연인을 완전히 잊고 싶기도 하고, 또 영원히 기억하고 싶기도 한, 연애가 끝난 뒤 복잡하게 꼬여버린 사람의 심리를 기괴하리만치 환상적인 영상미와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냅니다. 반복되는 연애, 사랑, 실패. 그럼에도 눈물 나게 아름다웠던 그때의 우리를 기억한다면 그 지긋지긋한 인생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되죠. <이터널 선샤인>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인생영화로 손꼽히며 개봉 이래 오랫동안 회자되는 로맨스 영화인 이유는 사랑을 경험해 본 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소재를 그 누구도 시도한 적 없었던 방식으로 아름답게 그려낸 찰리 카우프만의 글과 이를 뒷받침해 준 미셸 공드리의 뛰어난 연출력 덕분일 것입니다.
시네도키, 뉴욕(2008)
Synedoche, New York
ⓒ 네이버 영화
감독: 찰리 카우프만
출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캐서린 키너, 새디 골드스타인, 미셸 윌리엄스 등
장르: 드라마, 코미디
러닝타임: 123분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사는 연극연출가 케이든. 교외에서 지역 극장을 운영하는 그의 삶은 황량해 보인다. 화가인 아내 아델은 자신의 경력을 쌓고자 어린 딸 올리브를 데리고 그를 떠나버린다. 묘하게 솔직해서 마음이 끌리는 극장직원 헤이즐과의 새로운 관계는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생의 무상함에 괴로워하던 그에게 거대한 연극무대를 올릴 일생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는 뉴욕의 창고에서 실물 크기의 도시를 만들어 자신의 삶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극으로 올려 잔인하리만큼 정직하고, 진실된 인생을 그려볼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연극 속의 삶과 케이든의 실제 삶의 경계가 뒤엉키며 그가 맺은 모든 관계들은 한계에 다다르게 되는데…. 케이든은 과연 이 위대한 예술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어요.
그리고 이들 중 아무도 엑스트라는 없어요.
그들 모두는 자기 나름의 이야기를, 삶을 살고 있어요.
그래서 그들 각자의 삶은 주목받아 마땅해요.<시네도키, 뉴욕>은 그간 각본 작업만 하던 찰리 카우프만의 감독 데뷔작인데요, 제6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첫 선을 보였고 이후 토론토, 시카고, 오스틴, 런던, 시체스 등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에 연이어 초청되며 평단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BBC 선정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20위에 랭크되었던 <시네도키, 뉴욕>은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난해하기로 손꼽히며, 그만큼 관객 평이 크게 갈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강박에 사로잡혀 사는 연극 연출가 '케이든'의 연극 그 자체인 삶과, 또 삶 그 자체인 연극을 소재로 했으며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사건들을 거치며 늙어가다가 끝내 죽음에 이르는 주인공 역할은 2014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안타깝게 사망한 명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맡았습니다.
영화의 제목 중 일부인 '시네도키 Synedoche'는 사물의 한 부분으로써 그 사물 전체를 가리키거나, 그 반대로 전체로써 부분을 가리켜 비유하는 것을 뜻하는 '제유'라고 합니다. 찰리 카우프만의 이야기가 자주 그러하듯, <시네도키, 뉴욕>에서도 현실과 극의 경계는 수없이 여러 번 허물어지고 시공간 역시 제멋대로 왜곡됩니다.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영화이기 때문에 두 번, 세 번 볼수록 의미가 남달라 지는 작품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요, 외로운 삶 속에서 끝없이 투쟁하는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노말리사(2015)
Anomalisa
ⓒ 네이버 영화
감독: 찰리 카우프만, 듀크 존슨
출연: 제니퍼 제이슨 리, 데이빗 듈리스, 톰 누난 등
장르: 애니메이션, 코미디, 판타지
러닝타임: 90분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고객을 어떻게 대할까]라는 저서로 존경받는 작가 '마이클 스톤'은 일상에 찌들어있다. 전문적인 고객서비스에 대한 연설을 위해 신시내티로 출장을 간 프레골리 호텔에서 마이클은 인생의 반려자가 될지도, 되지 않을지도 모를 제과회사 세일즈 담당자 '리사'를 만나면서 자포자기의 권태로운 삶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데...
인간이란 무엇일까요?
아픔은 무엇일까요?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누구에게나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아노말리사>는 찰리 카우프만이 2005년에 썼던 희곡을 원작으로 만든 스톱 모션 방식의 성인 애니메이션 영화인데요,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르는 등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 '마이클'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같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병인 '프레골리 증후군'과 유사한 정신병을 앓고 있습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가 똑같은 남자 목소리로 들리는 것입니다. 아내와 아들도 있고 커리어적으로도 훌륭한 삶을 살고 있지만 더없이 외로운 마이클은 출장을 간 곳에서 우연히 다른 사람들과 다른 목소리를 가진 여자 '리사'를 만나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아노말리사>의 주인공은 찰리 카우프만의 손에서 탄생한 여러 캐릭터가 그러하듯 고독과 망상, 불안함에 빠져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끝까지 보고 나서의 감상이 관객마다 천차만별일 것으로 느껴지는 영화인데요, 찰리 카우프만의 다른 영화들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작품 역시 만족스럽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매우 정교한 스톱모션 기술 또한 이 영화의 백미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만이 낼 수 있는 미묘한 분위기가 영화의 메시지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제 그만 끝낼까 해(2020)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 Vulture
감독: 찰리 카우프만
출연: 제시 플레먼스, 제시 버클리, 토니 콜렛, 데이빗 듈리스 등
장르: 드라마, 공포, 스릴러
러닝타임: 134분
우리는 언제 만난 걸까. 언제까지 만나게 될까. 새로 사귄 남자 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여자. 그의 부모님이 사는 외딴 농장에 가는 길.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흔들린다.
자신의 죽음이 필연적임을 아는 동물은 인간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동물들은 현재에 산다.
인간은 그럴 수 없기에 희망을 발명한 거다.<이제 그만 끝낼까 해>는 찰리 카우프만이 2020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스릴러 공포 영화입니다. 찰리 카우프만이 처음으로 호러 장르에 도전한 작품이기도 하며, 캐나다 작가 '이언 리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시 플레먼스가 주인공 '제이크' 역을, 제시 버클리가 '제이크의 여자친구' 역을, 토니 콜렛과 데이비드 슐리스가 각각 '제이크의 부모님' 역을 맡아 열연을 선보였습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소 찝찝할 수 있는 우울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주인공들은 서로 아귀가 맞지 않는 대화를 나누고, 시간과 공간은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알 수 없게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에 다다르면 여자 주인공이 줄곧 읊조렸던 "이제 그만 끝낼까 해"의 의미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기이한 현상들의 전말이 밝혀집니다. 전개 방식 자체만으로도 영화적 성취가 큰 작품이며, 찰리 카우프만의 전매특허인 뒤틀린 인간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제시 버클리와 제시 플레먼스, 그리고 정말 압도적인 토니 콜렛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이렇게 찰리 카우프만의 영화 여섯 편을 만나 봤는데요, 어떠셨나요?
이미 카우프만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처음 접해보시는 분들께도 좋은 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재미있는 영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고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우리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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